※ 성격 #학구파 — 내가 학문적 업적을 남기는 거인은 되지 못할지라도, 언젠가 거인이 딛고 올라갈 디딤돌의 일부는 될 수 있겠지. #역지사지 — 세상에 자기가 모르는 사이 일거수일투족을 주시당하는 걸 유쾌해할 생명체가 어디 있을까. #진지함 "제가 매사 진지하게 반응하니까 어린아이나 동물이 잘 따르는 것 같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서 걱정 — "저, 익히 아시겠지만, 인간은 연기라는 것도 합니다. 제가 한 말이 다 거짓말이면 어쩌시게요?" #둔감 — 매력적이라니?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용이 인간을 속일 가능성과는 무슨 상관인지 도무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겁 많음 — 흑룡이 느릿하게, 그러나 확실히 거리를 좁혀 섰다. 저도 모르게 허리춤의 칼에 손이 갔다. #부끄럼 많음 — 이렇게 시선이 집중되니 눈 둘 데를 모르겠다. 발개져 가는 얼굴을 두 손으로 반나마 가리고는 파란 눈동자를 내리깔았다.
※ 기타 * 크레티스 왕립 대학을 졸업하고, 왕립 연구소의 연구원이 되었음. 산 리노에서는 똑똑이 소리를 듣고 살았으나 대학 진학 및 연구소 입소 이후 주변에 박학다식하고 다재다능한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고 본인이 범인에 가까움을 받아들이는 중. * 술에 약하다. 상황에 따라 와인 한 잔에도 취해 버릴 정도. 다행히 술버릇은 자는 것인 듯. * 크레티스 왕국의 국교는 에티스 교이지만 신앙심은 얕음. 절대신의 존재가 언제든 재현 가능한 방법으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함. * 3남 2녀 중 막내. 본가는 크레티스 왕국 남부에 있는, 산 리노라는 시골 마을임. 파벨 가문은 이 마을에서 대대로 농장을 경영 중. * 부모님은 결혼해서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시는 눈치이나 결혼이나 출산이 연구의 장애물이 될까 봐 고사 중. 말이 나올 때마다 오빠들과 언니가 다 결혼했고 조카들도 있으니 자기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냐고 얼버무림. * 테마곡(?) https://youtu.be/9JEPxcrG6cU
외모 : 키 205cm, 몸무게 82kg의 상당한 거체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표범을 연상시킬 정도로 얇고도 탄탄한 근육을 보유하고 있어 외유내강의 몸체를 보여주고 있다. 피부색은 전체적으로 건강한 색채를 띈 살구빛 피부를 지니고 있으며, 가벼운 가르마를 준 깔끔한 댄디컷의 검정색 머리카락에 더불어 적황색의 눈동자는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반짝이고 있어 권태에 찌든 다른 용들과는 가치관 자체가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즐겨입는 옷은 하얀색 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입고 다니는 편이며, 요람 정식 예복으로는 군청색 바탕의 각종 기하학적 무늬가 양각된 조끼에 짙은 바다색 로브를 걸치는 편, 다만 실제로 그렇게 패션 감각은 좋지 않은지 정령들의 말에 따르자면 가끔씩 해괘한 복장을 입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용의 형태를 취하였을때는 다른 용들에 비해 상당한 거체—대략 다른 용들보다 1.5배 크기—에 상반신은 인간의 그것을 닮었으며 하반신은 다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꼬리가 뱀의 그것마냥 매우 길어, 마치 거대한 뱀을 연상시키는 듯 하다. 날개 또한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우월한 신체스펙 때문인지는 몰라도 크게 부각되는 편은 아닌 듯 하다.
성격 : 기본적으로 다른 이들에 대해 많이 다정다감한 편이며, 오랜세월을 살아가며 감정에 대해 무미건조해진 동족들에 대해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감정이 풍부한 편이다. 이보다 앞서서 각종 사물과 현상에 대해 탐구심이 뛰어난 편이며 이로부터 시작된 각종 예측은 꽤 잘 들어맞는 편, 주변에 대해 항상 배려하는 태도를 잊지 않으며 이러한 성격은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일으키는 등, 여러가지 트러블에 휘말리게 한다. 다른 용들에 비해 상당히 소탈한 편, 실제로도 요람 위에 자리잡은 그의 레어를 살펴보면 금붙이나 사치품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있는 사치품이나 보석류는 전부 대다수 연구용이나 개발비로 벌어둔게 대다수라고 한다. 그 마저도 가끔씩 그의 성향을 알고 방문한 드워프들에게 기술적이나 마공학적 자문을 해주거나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양방향 거래에 가까운 행위로 이루어지는 편.
기타 : - 종을 초월한 친우가 조금 있는 편, 대다수의 공통점이라면 전부 그와 같은 종족을 넘어선 생각을 가진 이단아들이라고 한다.
- 반면으로 서술했다 시피 동족들과는 매우 사이가 좋지 않다. 서로 죽자고 달려드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매우 무관심하다 못해 얼굴도 보고 살지 않는 편, 여성 동족들에겐 나름 인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고압적인 태도에 학을 떼서 지금은 완전히 솔로 인생으로 연구나 요람 확장에만 힘을 쓰는 중
- 요람 내부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닌, 레어 주변의 환경도 신경 많이 쓰는 편, 실제로도 레어 주변을 날아다니거나 돌아다니는 가고일과 골렘들 대다수는 생태계의 환경에 미치지 않을 정도로 활동하면서, 그의 명령에 따라 상시 생태계 확인에 나서는 등, 최대한 안정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고.
- 자신의 이질적인 형태에 대해 자신의 혈통을 조금 신경쓰는 편, 내부적으로는 다른 용들과 다를 바 없는 육신이라고 하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이형인 육체는 신경 쓰일수 밖에 없다는 듯 하다. 하지만 역으로, 이러한 육체기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편으로는 만족하고 있다고.
>>4 도서관을 봤으니 이번엔 주거 구역이 궁금하네요ㅎㅎ 그런데 시점상으론 이튿날인 걸까요, 아니면 식사 후? >>5 첫 레스라면 0레스인가요? 블랑님이 레아한테 하는 질문일까? 했습니다:) 또 레아의 이름을 로마자로까지는 생각 안 했었는데 로마자가 적혀 있어서 이런 것도 신경 쓰셨구나 했고요ㅎ (찍어 보긴 했는데 아니면 어떤 거일지는 짐작이 안 되네요^ㄷ^a)
>>10 그 사이에 리빙아머들이 거주 구역에 레아가 묵을 방을 따로 준비해 줬으려나요? 블랑님의 방은 당연히 있겠지만 본모습으로 잔다면 거주 구역이 거대한 굴에 가까울 거라고 넘겨짚어서 별도의 방이 있을까 의문이었거든요 근데 블랑님한테 이종족 친우가 있는 만큼 손님 방도 있겠구나 했습니다ㅎㅎ 그럼 이튿날로 넘어가도 괜찮을 거 같아요:)
그리고 둘 다 맞았다니 뿌듯하군요 레아가 저 질문에 뭐라고 답하려나 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전 일전에 영상 업로드하신 거처럼 [스포일러] 부분도 뭔가 기능을 활용하신 건가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나 보네요ㅎㅎ 용족 중에서는 이질적인 외모도 그렇고 출생의 비밀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정신이 들었을 땐 책상에 엎어진 채였다. 화닥닥 일어나 보니 <카다로스 제국사>와 그걸 베껴 적던 양피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숙취(?)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산을 탄 탓인지 책상에 엎드려 잔 탓인지 삭신도 쑤셨다. 마법 기사의 안내를 받아 이 방에 들자마자 필사를 서둘렀던 거 같긴 한데, 베껴 적은 건 고작 열 페이지 남짓이다.(그나마도 제대로 베껴 적었을지 미지수다.) 앓는 소리와 한숨이 함께 나왔다. 얼마 못 가 뻗었나 보네. 천재일우의 기회는 앞으로 한 달뿐인데.
흑룡이 뜻을 물리지 않을 거라며 내기까지 걸긴 했지만 레아는 여전히 회의적이었다. 첫째로 자신이 이곳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신이 안 왔고, 둘째로 흑룡이 기대한 몫(그게 무엇인지 오리무중임은 차치하고라도)을 못할 경우를 미리 대비하는 편이 안심이 됐다. 설령 그런 문제를 다 제친다 해도 1달 넘게 머물면 골치 아파진다. 어쨌거나 자신은 왕립 연구소 소속이다. 그런데 여기 계속 머문다면 연구소에선 사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면 사실상 학계와는 연이 끊어지게 되고 내 기록이 학계에서 검증받을 기회도 사라질 텐데, 진위를 검증받지 못한 기록이 과연 학술 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만! 레아는 머리칼을 마구 헝클이더니 손빗으로 대강 다듬어서 묶어 올렸다. 고민하고 앉았을 때가 아니다. 지금은 흑룡의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면서 그에 관한 정보를 기록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고 밤에는 제국사 필사본 만들기에 전념하자. 계획한 대로 해내려면 시간을 잘 쪼개고 집중해야 한다. 당장은 그것만 생각하자.
그러나 그 다짐은 일어나자마자 산산조각 났다.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갈아입을 옷이.. 없다? 당연했다. 가방에 챙겼던 건 부싯돌과 다용도 칼 말고는 진흙뿐이니까. 그 기막힌 상황에 실소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 1달은 조사하겠다는 계획하에 그 암벽을 타면서, 속옷 한 벌 안 챙긴 거야?? 제정신인가?!?! 악 하고 비명이 나올 뻔한 걸 입을 틀어막고 주저앉았다. 이거야말로 꿈이다! 악몽이야!! 하지만 볼을 치니 따갑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쑤시고 속이 쓰린 것도 똑같다. 쪼그리고 있어 봤자 시간 낭비다. 레아는 멍청하다고 하기도 부족한 과거의 자신을 저주하며 일어섰다.
그래서 어떻게 수습한다? 어쩌긴 뭘 어째? 기숙사에 돌아가서 챙겨와야지. 하지만 그랬다간 꼼짝없이 하루를 공친다. 안 그래도 모자란 시간이 산만 타다 날아가는 거다. 더구나 흑룡에게 뭐라고 말할지도 문제였다. 옷을 전혀 안 챙겨와서라고는 죽어도 말 못 해.. 그런 건 상상만 해도 민망하다 못해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그러다 보니, 방에서 나왔을 때 레아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눈은 수면 부족으로 충혈된 데다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분노와 당혹감으로 물기가 그렁했고, 얼굴은 온 몸의 피가 그리 쏠리기라도 한 것처럼 새빨갛게 익어 버렸으며, 표정은 그야말로 우거지상이었으니까. 그런 가운데 마음속에서는 의구심이 새어 나왔다. 역시 인간형 호문클루스를 만들 땐 다른 사람을 골라야지 않을까? 이렇게 나사 빠진 실수를 하는 인간을 본땄다가 무슨 사달이 나라고?
흑룡의 하루는 언제나 따뜻한 우유 한잔으로 시작한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았을때, 술은 마시는 편이지만 연초는 피우지 않으며,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과 수면기의 계산을 들어서 수면기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의 규칙적인 잠으로 그 모든 것을 벌충해내고, 항상 아침저녘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서 하루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전혀 용답지 않은 모습으로 행동을 하는게 그였다. 언제나 그에게 있어서 이 모든 일과는 연구로 직행되는 것이며, 이 자그마한 규칙적인 생활로 하여금 생활에 활력을 넣는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이렇게 함으로서 수면기에 접어들어야 할 상황에 그는 활동을 할수 있었고. 우유 한모금을 마심과 동시에 인간계로 몰래 다녀온 가고일이 신문 한부를 가져다 준다. 항상 새벽같이 움직이는 편대 설정형 가고일 중 하나는 당번제로 돌아가며 그가 설정해둔 지시사항에 따라 신문을 한부 몰래 가져 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었다. 물론 인간들이 사는 왕국에는 대마물 결계가 쳐져 있었겠지만, 그정도에 대해 방비를 하지 않았다면 마법의 대종사라 불리우는 용이라고 할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 일과를 대강 정리하려던 찰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여인이 방문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눈안에 들어왔다.
'....?'
세상에,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분명히 여러가지 복지는 다 해준걸로 기억하는데, 그가 잠깐 벙찐 눈으로 여인을 바라보며 온갖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뭐 인간계에 애인이라도 두고 온건가, 아니면 뭐 소중한 물건을 여기 숲 근처에서 잃어버린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이내 자신의 사람이 될 여인에게 멋쩍게 웃으면서 자리를 권하였다. 그가 권한 자리에는 그가 지금 먹고 있는 토스트와 베이컨이 갓 내온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따스한 김을 내뿜고 있었다.
"몰골이 말이 아닌것 같다만, 일단 식사라도 좀 하고 생각을 하시게."
그렇게 자리를 권하며 그가 토스트를 한점 입에 물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버터가 잘되었다고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신이 생각 한 것 이상으로 풍미가 굉장해 이것만으로도 만찬이라 불릴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입안에 있던 토스트를 목 너머로 넘긴 다음 언제나 처럼 껄껄 웃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인에게 입을 열었다.
"크런치 모드라고 한다지? 자신을 혹사시켜가며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말이야. 몸을 갈아넣어가면서 까지 최대한 능률을 올리겠답시고 벌이는 어리석은 짓을 지칭하더군."
그가 재차 목 너머로 따뜻한 우유를 넘겼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속안으로 퍼져나가며 심신을 안정시켰고, 자그마하게 뚫어둔 구멍으로부터 햇빛이 들어와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렇게 놓고 보니 완전 정반대였다. 깔끔한 차림으로 규칙적인 아침을 보낸 용과 제대로 정리도 못한채 아침을 겨우 맞이한 여인, 하지만 그 둘의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이곳에서 지내는 연구자들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동료로서, 또 상사로서 그녀에게 마땅히 조언을 줘야 하는게 맞다고 떠올리며 그는 입안에 퍼지는 고소한 우유의 풍미를 느끼며 입을 열었다.
"항상 재정비를 해야하는 게 중요하다네, 시간에 쫒긴다고 일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애시당초 시간이 부족한게 아니라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네, 일단 심호흡을 하고, 따뜻한 식사와 음료를 즐기며, 가볍게 몸을 씻고 천천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먼저 떠올리게. 참, 필요한 것이 있다면 상사에게 직접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 상사는 그대에게 분명 명령을 내리겠지만, 그만큼 그대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니까 말일세."
그렇게 말하는 와중, 그는 무언가 가장 중요한 것을 까먹었단 사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지금 그가 무엇을 떠올려야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용이 건망증 안걸린단 놈 나와.'
이런 것도 기억 못하는데 어디서 건망증이 안걸린단 말이 나오는건데.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는 용이었다.
//많이 늦었습니다아아아!!
..... 적은 글을 보니 진짜 잘 어울리는 상사와 부하 직원이네요, 한명은 고용하면서 자기소개를 까먹었고, 한명은 1달간 외근중인데 생필품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 블랑 너! 자기소개도 까먹은채 잘난척 하지 말라고!!(?)
기숙사에 다녀와야겠다는 소리를 어떤 식으로 꺼내야 좋을지 고민하며 안 떨어지는 걸음을 억지로 옮기는데 평소 같았으면 맛있겠다고 절로 군침이 돌았을,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가 코에 스몄다. 그러나 지금은 어쩐지 그 냄새가 식욕을 불러오는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비릿하고 니글거리는 느낌이었다. 여기 와서 먹은 거라곤 와인뿐인데, 숙취 때문인지 머릿속이 복잡해서인지는 모르나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어쨌거나 흑룡은 토스트와 베이컨과 우유가 정갈하게 차려진 테이블에서 레아를 맞이했다. 갓 나온 듯 김이 채 가시지 않은 음식들과 함께 생각지 못한 물건이 눈에 띄었다. 신문? 이 산 속(산 위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산의 한가운데)에?? 그러고 보니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의 양도 인간이 먹기에나 적당한 정도다. 얼핏 보면 그저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아침 풍경 같지만, 그의 거대한 본체를 생각하니 위화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덩치가 큰 생명체는 그만큼 많이 먹어야만 생존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용은 저만큼만 먹어도 되나? 엄청나게 효율적인 신체구나.
그때 흑룡이 사람 좋게(용에게 붙이기는 어색하지만, 정말 인심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이었다.) 웃더니 뭔가 꿰뚫어본 듯 말을 꺼냈다. 감정이 주체가 안 될 것 같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확실히, 쫓기는 기분이었다.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기회이고, 원래라면 내게 주어질 행운이 아니라고 느꼈으니까. 그러니까 뭐든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고, 퍼져 있을 때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려 했다. 하지만, 흑룡의 말을 들을수록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쳤다. 체력 하나는 자신 있었거니와(연구자로서 레아의 최대 장점이 체력일 거라고 말한 연구원 동기도 있었다.) 녹초가 될 만큼 강도 높은 노동을 하진 않은 터라 어이없지만, 지친 건 지친 거다. 1달을 약속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이 꼴이라니,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어쩌면 처음부터 몸에 안 맞는 옷이었는지도.
왕립 대학에 입학하고 한동안 떨치기 힘들었던 콤플렉스가 떠올랐다. 처음엔 당연히 좋았다. 왕국 최고의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동기들과 교류할수록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전공 지식에 해박했고 교양도 풍부했다. 예술, 마법, 검술 같은 재주가 이미 상당한 경지에 이른(개중 한 가지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이룬) 이도 있었다. 이런 대단한 사람들과 나란히 할 자격이 내게 있는 걸까? 내 입학이 일종의 착오는 아니었을까? 그렇게 느끼면서도 대학을 떠나지는 못했다. 졸업하면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기회가 아까웠으니까. (실제로 버틴 덕에 졸업해서 왕립 연구소의 연구원까지 됐다.) 동기들처럼 잘나질 수는 없다고, 동기들은 동기들이고 나는 나라고 받아들이고자 애쓸 때 다짐했는데. 앞으로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지는 뱁새 꼴이 날 자리엔 가지 말자고. 그래 놓고 또 이러고 있네, 버티면 얻을 수 있는 성과가 탐나서.
결국 손가락에 눈물이 묻어났다. 손끝으로 눈을 주무르듯 누르며 코를 훌쩍이고 숨을 골랐다. 막혔던 코가 어느 정도 뚫리자 마음도 가라앉는 것 같았다. 내려놓자. 물론 여길 제대로 조사하고 기록할 기회를 포기하는 건 미치게 아깝다. 모르긴 해도 두고두고 후회하겠지, 어쩌면 평생 후회할지도. 하지만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인지 의심하며 지내는 건 이젠 싫다. 더구나 흑룡이 기대하는 것 중 하나인, 인간형 호문클루스의 모델로도 나는 부적합하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자고 만드는 건데 오늘처럼 나사 빠진 실수를 언제 또 할지 모르는 내가 모델이 되는 건 경우가 아니지 싶다. 용은 개체마다 특성이 제각각인 것 같으니 다른 용을 찾아보자. 그땐 제발하고 옷가지 정도는 제대로 챙기고. 레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고는 품에서 요람의 출입증을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
"하루 만에 번복하자니 면목이 없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적임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되새기기도 싫은 멍청한 실수를 말하자니 부끄러워 얼굴이 탈 것 같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를 똑바로 밝히지 않는 한 납득하지 못할 테니까.
"전 원래도 이 산에서 1달은 머물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여벌의 옷은 전혀 챙기질 않았습니다. 용에게 들킬 가능성이 적도록 위장해야 한다는 생각만 앞서서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아니, 이렇게 들켰으니 하나조차 몰랐던 겁니다. 용님이 계획하는 호문클루스는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존재이고, 1%의 불확실성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존재 아닙니까. 그런 존재를 저처럼 언제 어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할지 모르는 인간을 본따 만들면 여러모로 곤란하리라고 생각됩니다."
내 단점은 빼고 장점만 이식할 수 있다면 또 모를까. 잠시만, 이식? 그러고 보니 생명체에겐 영혼이 있지 않나? (사후에는 육신을 떠난 영혼이 절대신께 심판받는다는, 에티스 교의 교리가 떠올랐다.) 그 영혼을 호문클루스에 이식하면, 부활이란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신성 모독적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터무니없는 발상이지만, 호문클루스를 만드는 것도 쉽다는 이 용이라면 의외로 할 수 있을지도?
"..혹시 생명체의 영혼을 호문클루스에 이식할 수는 없습니까? 그게 가능하면 용님이 부활을 도모해서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 뭐람? 하지만 갈 땐 가더라도 할 말은 해야지. 흑룡은 자신과 꼭 같은 특성을 지닌 호문클루스일지라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불안해했다. 하지만 특성이 똑같은 존재가 아니라, 아예 자기 자신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름 물으면 블랑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한데 레아가 널뛰기를 합니다(._.) 상황은 개그였으나 내적으로는 개그가 아니었던 탓이려니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가 말없이 신문을 펴든채 여인의 말에 귀기울인다. 여인의 속을 알고 있는건지 아닌지 그는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금 따스한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여인은 알까, 아주 미세한 각도로 때문에 지금 그녀는 본인이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표정을 읽을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즉 지금의 그는,
"정말로, 그게 속마음이라 생각하는가?"
——미소 짓고 있었다. 그 미소는 마치 많이 그리운 감정이 섞인, 마치 예전의 자신을 보는 느낌이었다. 갇혀셔 무엇을 해야 할까, 막연히 안개에 갇혀서 무엇을 해야하는 것일까, 처음으로 자신이 요람을 세울때의 시행착오를 느낌이었다. 마력만 때려박으면 안정적인 구조를 세울줄 알았다고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였다가 결국 전부 무너졌던 그 과정 말이다. 그렇게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결국 이 곳을 만들었다. 다른 이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스스로의 방안을 연구하여 이 요람을 만들어 내는데에 성공하였다. 처음으로 이 큰 공간을 만들면서 그는 용이라는 종족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무너졌고, 과연 자신이 걱정하는 미래에 대비할 수 있을지도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무언가 착각하는 것이 있군, 그대는 적임자가 맞네. 자네가 못한다면 결국 내가 본 시점의 현재 인간들은 아무도 내가 할 일을 감당하지 못할것이야."
그가 신문을 접고 천천히 우유를 한모금 다시 마신다음 손뼉울 가볍게 쳤다. 동시에 그의 신호를 받은 리빙아머 한 구가 천천히 다가와 그의 지시사항을 다시 받아들였고, 그것을 잠시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가 빙긋 웃으며 리빙아머를 가리켜보였다.
"원래 리빙아머는 전투형 물건일세, 반면 그대가 이 요람에서 본 리빙아머들은 전부 가사 전반 담당이지 않았나? 저거 전부 내가 조작한 것일세, 저거 하나 제대로 조작시키는데 거의 5년이 걸렸고 말이야. 근데 말이야, 과연 제대로 움직인건 몇년인지 아는가? 1년이야, 1년! 그 전까지는 모래를 요리로 만들어도 이것보다는 맛있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네!! 하하하하!!"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이 용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아주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떠올릴 답변이었으나, 용으로서 자존심이 있기에 입으로 내지 않을법 했지만, 결국 그는 인간들이 말하는 소위 '거인'이라는 존재였다. 그 누구라도 포용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일수 있는 큰 인물, 바로 그는 그런 존재였다.
"내가 어제 한 말에 번복하는 것이다만, 결국 모든 것은 불확실성에서 시작되는 것일세, 우리가 불확실한 것에 대비를 하는것은 어디까지나 최대한의 방도야,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지. 우리는, 신이 아닐세."
어느새 다가온 그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입을 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신실한 신자에게 축복을 내리는 신과도 같았으며, 역으로 문제에 막힌 학생을 격려하는 지도 교수와도 같았다. 그러고서는 잠시 그녀의 대답에 대해 생각하지도 못했다는 듯이 그 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떠올렸고, 마침내 그의 입에서 폭탄 발언이 떨어졌다.
"진짜 여기 있으면 안되겠는가, 생각도 못한 여러가지 사안을 주는군, 어떻게 보면 생각의 지평을 계속 넓혀주고 있으니, 내 어찌 탐을 안낼수가 있겠는가."
여인이 만약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면, 용의 두 눈동자에 새겨진 탐욕이라는 강한 감정을 느낄수 있을 것이리라.
//괜찮아요!! 심적 부담이 굉장할건 대충 짐작하고 있었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이 용은.... 아무리 봐도 유능한 대학원생 지망자를 다른 교수놈들에게 뺏길까봐 안달복달 난 교수님 읍읍
>>20 블랑왈 '자존심 덩어리들이니 하찮은 놈들이 답변해봤자 알아들을수나 있냐고 답변할지 모른다'라고 할 거 같네요:) 블랑이 용답지 않게 온선하고 존중감이 높은 것도 한 몫 하겠지만요!!
황당해할 줄 알았다. 약속을 이렇게 쉽게 깨냐고 타박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멍청한 실수까지 고백했다. 내 하자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말을 뒤집을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이해할 것 같아서. 그런데 흑룡은 지극히 차분하고 부드럽게, 그게 정말로 속마음이냐고 물었을 뿐이다. 속마음? 모르겠다. 용의 생태와 습성에 대해 조사하고자 나왔고, 흑룡이나 이 요람이 (이대로 포기하면 일평생 후회할 것임이 자명한) 더없이 매력적인 조사 대상인 것은 맞다. 그러나 여기 머물기 위한 조건(흑룡의 비서로 일하는 것이며 흑룡이 만들려는 인간형 호문클루스의 모델이 되는 것)이 자신으로서는 감당이 안 되는 것이나, 다시는 자격 없이 어디 머문다는 자격지심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것도 진심이었다. 나아가서는 왕국의, 그러니까 인간들의 학계(인간 세상과 무관한 용에게야 인간들의 학계 역시 대단찮을 수 있지만)에서 자신의 기록이 신용할 만한 것이라고 인정받고 싶은 포부 역시 진심이었다. 사실 여부 정도는 학계에서 검증을 받은 기록이어야, 학문적인 업적을 세우는 거인들이 참고해 주든 말든 할 거 아닌가. 즉 흑룡의 제안은 레아에게 매우 매혹적인 동시에 소화하기 버겁고 인간 학자로서의 포부와 관련된 불안도 야기하는 것이었다.
이 복잡한 심경을 간파한 건지 전혀 모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신문에 가려지다 했다가 얼핏 엿보인 흑룡의 얼굴엔 (레아의 착각이 아니라면) 미소가 배어 있었다. 단순히 흥미나 즐거움이 아니라, 어딘지 애틋하고 정겨운 빛이 드러난 미소였다. 그는 그런 얼굴로 레아 외에는 적임자가 없단다. 갑갑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기대하는 원인이 뭔지 감도 안 왔다. 그의 목적 중 레아가 유일하게 파악한 것인 호문클루스의 모델감은 왕립 연구소에 가면 눈 감고 골라도 자신보다는 나은 이가 뽑힐 것(연구원 중에 1달을 외출하면서 옷가지 한 벌 안 챙기는 바보는 없었으니까)이고, 인간이 연구해 온 자료 중 가치가 높은 걸 엄선해서 확보하고자 한다면 어느 자료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알아볼 안목이 있는, 박학다식한 인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 많은 인간 중에 하필이면 레아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도대체 뭘까?
아무래도 개운치 않은 기분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데, 흑룡이 문득 마법 기사에게 뭔가 지시를 하더니 그 기사를 가리켰다. 그러고서 하는 이야기는 완전히 딴소리 같으면서도 묘한 데가 있었다. 전투가 목적인 개체였구나. 어쩐지 갑옷을 입은 것 같은 외형이더라니. (무슨 재료를 어떻게 했기에 모래보다 맛없다 싶은 요리가 나왔을까 하는 가벼운 호기심도 일었지만 그는 이내 사그라들었다.) 수년간 가사 노동을 맡도록 개량한 끝에 1년 전에야 성과를 거뒀다라, 용만큼이나 능력이 있어도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시행착오는 거칠 수밖에 없는 과정이니 낙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추측하던 중 그만 흠칫했다. 어느새 흑룡이 다가와 레아의 어깨에 손을 얹어서였다. (한편으론 외형뿐만 아니라 손길의 부드러움이며 체온까지 사람 같은 것에 놀랐다. 이런 이가 실은 집채 몇 개는 쌓아 둔 것처럼 거대한 흑룡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까?) 그러나 그도 잠시, 레아가 저지른 멍청한 실수에 대한 위로 같은 흑룡의 말이 다시금 상념을 불러왔다. 미래가 불확실한 이상 아무리 대비해도 한계는 있다.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래서 더 문제다. 안 그래도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처럼 무슨 터무니없는 실수를 할지 모르는 호문클루스를 투입하는 게 과연 합당한 처사일까? 합리적인 조치만 해도 변수를 모조리 막을 수는 없지만, 그런 만큼 비합리적인 조치는 더더욱 피해야 하지 않을까?
역시 안 되겠다고 답하려는 찰나, 그야말로 얼이 나갈 것 같은 말이 돌아왔다. 생각난 김에 해 본 소린데, 꺼내고서는 (용이 웬만한 건 다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만큼) 이미 시도해 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이야. 레아는 흑룡의 눈길(이전까지는 피해야 할 것 같은 순간에도 자꾸만 보게 되던)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석양빛 눈동자가 흡사 불꽃처럼 이글거려 마주볼수록 묘하게 압박감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피해도 그의 시선이 고정된 것은 확연히 느껴졌고, 그럴수록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뭐라고 해야 전달이 될까? 레아는 무릎맡에 둔 두 손을 맞잡고 한참 숨을 골랐다. 계속 있고 싶은 이유와 그러기 싫은 이유를 차근차근 정리해 보자.
"가능만 하면 1달은 여기 있고 싶습니다. 용님과 요람에 대해 기록하면 용족 연구에 보탬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용님이 맡기시려는 업무가 뭔지 제가 아직 파악하질 못했습니다. 용님이 만드시려는 인간형 호문클루스의 모델이 되거나, 요람에 둘 자료를 선별하고 관리하는 일 정도일 거라고 막연히 짐작할 뿐입니다. 그런데 전자는 저보다 조심성 있고 준비성 있는 인물이 어울릴 것 같고, 후자는 유의미한 자료를 선별할 안목 즉 인간의 여러 학문에 소양이 있는 인물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제 짐작이 틀렸다면 어째서 저를 적임자라고 보시는지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그와 별개로, 전 인간 사회와 완전히 동떨어져 지낼 자신은 없습니다. 애초에 전 학계, 그러니까 인간 사회의 인정을 받길 바라는 인간입니다. 용족을 조사하자고 나온 것도 학계에서 인정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였고요. 그러니 만약 왕립 연구원 직을 포기해야 한다면, 여기 평생 머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사 길어! 확인하자마자 쓰기 시작했는데 오래 걸렸네요8ㅁ8 느리고 느린 내 곰손(._.)... 레아는 쭈굴 모드인데 블랑님은 오히려 고평가를 해 주니 신기하지 말입니다 과연 투잡 요구에는 어떻게 응대할지 궁금해집니다ㅎㅎ
그녀의 말에 고개를 주억인다. 마치 모든것을 이해하는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그 또한 인간에 대해 연구한 그들─같은 인간, 혹은 인간을 닮은 이종족들─의 결과물들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까 자기들과 다르게 그들은 모두 사회를 구성하면서 살아간다고 기록 되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그들이 있는 곳이, 즉 사회라는 울타리가 바로 그녀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닐까, 당연한 이야기였다. 물론 이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겠지만, 최소한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들의 존재는 사회를 만들어 몸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 온 것이니까. 그 순간 그가 요람의 전체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였다. 왜 자신이 이곳의 이름을 요람이라고 지었는가, 모든 것이 갑작스레 종말로 이끌어지더라도, 시작의 장소가 되어 많은 이들의 갈 길을 제시하고, 또 스스로의 가능성을 젖혀 나아가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중이 어찌되었건 지금은 자신이 요람의 주인이었다. 당연히 가능성을 열어 젖혀나갈 이 자그마한 소녀에게 자신이 힘이 되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그 순간 그의 손이 가볍게 그녀를 이끌어간다. 아주 자그마한 목소리로, 그는,
"텔레포트(Teleport)."
아주 잠깐, 공간을 뛰어 넘었다. 요람의 거주구역 가장 최 외곽 지역인 테라스, 자연의 경관에 완전히 위장되기라도 한 듯, 정갈하지만 아주 간소한 지형이 에르네스트 산 지형 전체에 어우러지듯 꾸미게 만들어 레어가 눈에 잘 안띄게 함은 물론이요, 반대로 그들에게는 아주 넓고도 웅장한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분명 걸어올 만한 거리였지만, 굳이 공간을 뛰어넘어서 이곳까지 온 것은 단지 그녀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리라.
"그대가 처음 왔을때를 기억하는가?"
기억이 안 날수가 없으리라, 자신이 이렇게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아마 그 광경은 그녀에게도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광경이었을테니까. 한참 키가 차이 나는 그녀의 머리위에 손이 얹혀진다. 따스한 온기와 함께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리라.
"그대는 용에 대한 연구를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하였지, 물론 그것이 헛된 노력일 수도 있었겠지만 자네는 그 실낱같은 가능성에 대해 매달리고 또 있는 힘껏 열어 젖혔다네. 그대는 두려워하지 않았어. 아주 자그마한 그 가능성을 스스로가 붙잡은 거야. 물론 내가 어제 말한대로 우연에 우연이 겹친 운명도 있었겠으나, 그 운명을 만든 것도 결국 자네의 가능성을 믿고 나아간 일이지. 그것은 절대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이제서야 그가 그녀를 그토록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것만 같았다. 아무리 속물적인 일이더라도,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더라도, 결국 본인의 연구만 중시하는 것이라도, 그녀는 스스로 가능성을 개척해나가는 것을 지금 이 눈 앞의 용에게 증명해보였다. 그것은 숭고한 의지다. 용으로서 그가 흉내만 낼 수 있을뿐인, 그녀만의 찬란한 빛이었다. 자각은 하지 못했겠지만, 그녀는 이미 충분히 그에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도 남았다는 것이다. 그녀의 고민에 대해 그는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갔다.
"원하는 대로 하거라. 나는 그대를 막지 않았다. 이 곳은 요람이다. 유년기의 어린 아이가 빠져나가 스스로 걸어나갈 길을 개척해나가는 곳이다. 그러니까 자네가 이곳에 왔을때 처럼, 있는 힘껏 문을 열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대는 이미 내게 자격을 증명하였고, 언제든지 돌아와 쉬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니까."
//조금 진지하게 말하자면, 요람은 절대로 능력을 보고 뽑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진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우수한 이들만을 골라 뽑아 넣고 그랬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요람의 취지는 그런 데에 있지 않아요. 오히려 레아같이 아주 자그마한 가능성에라도 매달리고, 또 스스로 개척나가며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갈등해가며 나아가는 이들이야 말로 요람에 적합한 인물이니까요. 괜히 고평가 하는게 아니랍니다 :) 그러니까 용님은 원하는대로 베풀어드립니다! 말이 대학교수지, 엄청 관대한(?) 분이라니까요?(????)
흐미 자고 일어났더니 완전 각 잡고 쓰신 거 같은 정성 가득한 답레가..:O!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보조 맞추려면 저도 정신 차리고 제대로 써야겠는데 제가 너무 곰손이라 오늘 내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간간이 썰풀이나 Q&A 비슷한 거라도 하면 재밌겠다 싶긴 한데 내키실지, 설 당일이라 짬이 나실지 모르겠네요(._.) 아무튼 평온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31 그렇군요! 제가 과문해서 혼과 백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마는.. 하긴 영생이 그렇게 쉬우면 것도 김새겠어요 좌절하고 고생하는 과정이 나오는 편이 더 흥미로울 거 같습니다 (사실 그런 과정을 이미 거친 뒤는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ㅎㅎ)
용을 동물종으로 간주하고 연구하는? 동물학 연구자 정도로 설정했었고 닥치고 그거만 보는 막무가내(?) 캐로 생각했던지라 전공 분야 외의 연구도 시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레아가 호기심은 많은 편이니 (카다로스 제국사에 관심을 가졌듯이)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싶어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에 떠오른 질문은 스레 내용보다는 외적인 건데요, 자유 상극에서 완전 묻힌 레스였는데 이어 주신 계기가 뭐였는지 궁금합니다:)
>>32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오히려 레아가가 제대로 맹점을 찌른게 맞아요, 블랑쿤은 지금 자신이 오래사니까 무슨일이든 할수 있겠지, 했는데 이게 나중에 들춰놓고 보니..... 으으으음..... 이걸 뚜껑을 열어보니 '허미 이게 뭐시당가?'라는 상황까지 오게 될껄요?
음, 역시 대학원생 하나 뽑으려고 최대한 머리 싸매길 잘한걸수도 읍읍..... 일해라 조교야 니 일하는게 내 일해주는거란다!!(?)
아 그거요? 사실 저 복귀연어입니다! 그래서 승냥이마냥 자유 상극 어장(스레)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어? 이게 왜 묻혔지? 하고 건져냈는데 그게 SSR이었네요!! 사실 시일이 엄청 지난거라 안계실줄 알고 이럴줄 알았음 조금만 더 일찍 올걸 이란 고민도 꽤 했고요 ㅋㅎㅋㅎ
>>33 옹~ 그거 뿌듯한데요! 연구자 컨셉이랑 어울리는 면모가 드러난 것도 같고ㅎㅎ 블랑님의 개고생이 예상됩니다만 그래도 프랑켄슈타인 같은 비극 없이 원만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본인 전공 분야가 아니면 본격적인 연구가 아니라 여가 활동의 일종으로, 재미로 보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큰데 그래도 도움이 될라나요? 아 그리고 원래 목적이 용에 관한 동물학적 정보 수집이다 보니 레아가 물음표살인마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을 거 같고 심하게는 번식 같은 프라이빗한 질문까지 (필터링은 나름 하겠지만) 던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러면 블랑님이 많이 난감하려나요?
아이고야 SSR이라니..^ㄷ^a 즈이 애(?)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D 말 나온 김에 안물안궁 TMI해 보자면.. 연구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보니 콘텐츠가 더 나올지 모르겠고 캐 연출 등에서도 빼박 밑천 털릴 거 같아서 원래는 아쉽지만 1:1은 안 하는 게 낫겠다 했습니다 그러다 못내 아쉬움이 남아서 여쭌 건데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감사했고 지금은 그때 말씀드리길 잘한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여가 활동을 해도 도움된다며 익스큐즈하는 사장님(?)이라니 ㄹㅇ 꿈의 직장 (넵 부러운 저는 루저입니다ㅠ) 근데 아무리 그래도 사회화된 성인인데 번식이란 표현을 대놓고 사용하기야 하겠습니깤ㅋㅋㅋㅋㅋ 레아가 블랑님을 할아버지 용으로 오해하고 있기도 한지라 그렇게는 안 묻지 싶습니다ㅎ 암튼 질문 러쉬도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연구로 골치 썩던 블랑님이 숨 돌릴 타이밍에 물음표살인마한테 시달리는 하드코어(?)가 예상됩니다 힘내라 용님 (._.).. 아 그러고 보니 레아가 용족은 개체별로 차이가 크다고 짐작하고 있는데 그래서 다른 용도 찾아가서 조사해 보고 싶다고 하면 블랑님이 뭐랄라나요?
그리고 즉석으로 이어가는 거니 설정이 치밀하면 오히려 이변이죠!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될 겁니다 잘 부탁드려요!!
>>36 1. 오피셜은 맞습니다, 하드웨어는 만들기 쉬워요. 하드웨어'만'....... 블랑쿤도 그래서 하드웨어 만들기만 쉽다고 말하다가 이제 그걸 혼을 붙여 넣으려는 순간...... (먼산)
2. 오히려 좋아할 겁니다, 그런거 되게 좋아해요. 고민상담이라던가 의견 나누는것도 전부 좋아해요. 자존심 내세우는 것 보다는 술한병 가져다 놓고 그건 ㄱ네 ㄴ이네 이런 짓을 하면서 이바구 나누고 격해지면 마나봉인 한다음 드잡이질(?)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드워프 쪽이랑 친분이 깊어요
3. 허허허허헣..... 언제라도 좋으니 설정붕괴 이런 부분은 바로 지목해주세요 참고해소 레스를 고치던가 수정하던가, 안이면 설정이라던가 다 풀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거 블랑이 용을 많이 까는 내용이긴 한데.... 막말로 용들은 오래 살면서 망각을 잘 안하다보니 기록으로 남길 생각을 드럽게 안해요. 그래서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다행이란게 있다면 용들잋남기는 심장, 즉 드래곤 하트에 용이 남긴 기억들이 모두 기록 되어 있어서.... 그게 기록이라면 기록이겠네요
+로 그래서 자기네들이 쓰는 문자도 딱히 없습니다 만들라면 만들겠지만 필요하다는걸 못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인간들이 만든 대륙공용어를 가져다 쓰는경우가 많아요.
그럼 혼 말고 인격을 복제한 호문클루스는 쉬운 게 오피셜인가요 아니면 하드웨어까지만 쉽고 인격 복제는 역시 어려운 게 오피셜인가요:O?
물음표살인마도 오히려 좋아할 거라니 놀랍네요 덕분에 저는 팝콘잼이겠습니다만ㅋ (드잡이질은 레아가 목격한다면 당황해서 뻘뻘거릴 거 같습니다만) 그런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는데 레아가 다른 용을 찾아가서 조사해 보고 싶다고 해도 만류하지 않는 건가요?
용의 심장이라.. 2천 살이 넘은 블랑님이 청년용이니 큰 이변이 없는 한 하나 얻기까지 4천 년은 걸리는 답 없게 희귀한 템이겠네요 거기 있다는 기억은 사실상 용의 생전 기억일 테니 뭐가 됐든 신비스러운 방법으로만 확인할 수 있을 거 같고요 레아가 용의 문자나 책을 접할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되겠네요 그래도 언어는 가능하려나 아니면 용들은 언어도 음성 말고 텔레파시 같은 거라 인간식으로는 전달이 불가능하려나 궁금해집니다ㅎㅎ
궁금한 점은 이렇게 여쭐 테니 부담 갖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제 레스에서 어색하거나 앞의 레스 오독한 거 같은 내용 있으면 알려 주시고요 어떻게든 되겠죠:)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38-39 아 또 건망증.. 쪼꼬미 운디네를 비롯한 정령들 사교성이 매우 좋던데(메타적으로는 흥 생기라고 배려해 주신 거라 짐작합니다만) 혹시 레아한테 추가됐으면 하는 설정이 있으셨나요? 별 생각없이 의심할 여지라곤 1도 없는 범상한 인간 가문 출신으로 정했는데 돌이켜보니 혹시나 해서요 (어째 물음표살인마는 레아 말고 제가 되는 기분이군요 (._.)...)
1. 하드웨어(호문클루스) 제작은 쉽습니다. 다만 이 하드웨어를 만들었으면 소프트웨어(혼이나 주문 의식 등)를 넣어줘야 하는데, 이게 저단위 소프트웨어(즉 간단한 주문,의식, 일정한 복잡하지 않은 행동 양식)은 이식이 간단하지만 고급 윈도우(즉 혼이나 고단계급 정신 이식)같은 경우 붙여넣기 수준이 아닌 재조정 단계가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에요! 거기에 아마 나이나 복구 계열을 생각하면 강철의 연금술사 같이 어느정도 생명 연장의 예시를 집어 넣어야 하는데 그 경우까지 생각해야 하는 것이겠죠!!
2.아 그걸 서술을 빠트렸네요!! 말리지는 않을껍니다! 다만 본인도 용들과 사이가 많이 좋지 않아서 들켰을 때 자동으로 요람으로 복귀 시켜주는 그런 주문 몇가지만 걸어주는 것으로 대비만 해주겠죠..... 전력으로 커버하겠지만 아마 사이가 안좋은 관계로 허헣....
3. 처음에 레아를 만났을때처럼 육성 대화도 가능하고 서로 싸우거나 멀리있을때는 텔레파시 같은 원거리 통신도 가능합니다. 물론 정신파장, 즉 주파수를 맞춘다면 인간과도 소통이 가능해요. 실제로 나중에 가면 이걸로 본의아니게 과거 기억도 나올껍니다.
>>41 아 참 그거 생각을 못했네요!! 레아주가 짐작한게 맞긴 하지만, 그 부분은 레아주가 편한대로 맞춰드릴께요!! 레어에 찾아온 오랫만의 손님이라 정령들이 과잉반응 해줬다는 것도 좋고, 진짜 사실 알고보니 몰랐던 무언가가 있을수도 있고, 핏줄이 좋은쪽으로 있었다는 것도 가능하고....!! 뭐든 오케이입니다!!
그런 부분은 걱정하는게 어려울거 같은데요!! 다만 우리 소중한 레아가 어야둥둥해줘야죠 ㅋㅎㅋㅎ 레아가는 아가야.... 응애, 소중이 해줘야해....!!
>>42 답변 감사합니다 호문클루스 제작이 중요 이벤트가 될 거 같아서 기대되고요 그리고 만약 레아가 다른 용 조사하러 가 버리면 블랑님은 물가에 애 내놓은 심정이 되겠군요 (._.)...재밌겠다??!? (나쁨 주의)
제가 자유 상극 때의 육성 대화는 인간의 언어라고 간주해 버렸어서 ㅎㅎㅎ 용들끼리의 육성 대화가 있다면 그 발음을 최대한 인간의 공용어에 가깝게 옮기는 것(nice to meet you의 발음을 나이스투미츄 식으로 적어 버리듯이?)도 좋은 연구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 봤습니다ㅎㅎ 블랑님의 과거 기억이라면~ 역시 출생의 비밀일까요? (출생의 비밀이 있을 게 틀림없다고 확신 중)
정령 쪽은 혹시나 제가 기대하시는 바를 깬 건 아닌가 저어되어 여쭌 겁니다 따로 바라시는 설정이 없으시다면, 자유 상극 때 서술해 주신 마음이 깨끗해서 친근해한다 정도가 무난해 보입니다 전반적으로는 평범이인 게 레아한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ㅎㅎ
1. 레아가라고 둥가둥가 했더니 진짜 애가 되부렀..... 생각해보니까 아이들은 마음이 맑으니 어..... 정령들이 좋아할만 하겠네요. 바로 납득(?)했습니다!!
2. 오 생각도 못했네요 그런건! 아마 그거 주제로 해서 연구자료 제출하면 블랑군이 아마 눈에 불을 켜고 진짜 요람 정식 취직 하지 않겠냐고 묻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 태생은 어.... 꽤 한참뒤에 나올지도 모릅니다. 사실 기억도 못하는 거라.... 아마 진짜는 헤츨링 시절이 아니지 않을까요?
2. 헤츨링이면 꼬마시절 맞긴 합니다. 다만 이제 탄생 비화 이런건 없어서 스포일러 정체는 안나오는 걸로 후후훟후
3. 그게 사실 노린점이었어요
내기의 승패가 중요하게 보이게 함으로서 역으로 상대가 내기에 얽매이게 만드는 것, 이긴다면 승리의 조건으로 레아가를 합법적으로 붙잡을 수 있고, 진다면 승패 번복을 요구 하면서 새로운 내기를 걸어 레아가를 한번 더 묶어 두는 것. 거기에 이미 내기 승패에 신경 쓰인다면 충분히 상대에게 내기 자체를 집중하게 만든 셈이니 그걸 이용할수도 있 읍읍읍
사실상 거절이었다. 자신이 적임자가 아니라면 당장 그만둘 것이고, 적임자여도 1달만 머물겠다는 소리니까. 그때 문득 흑룡이 걸었던 내기가 떠올랐다.
─ 내기해도 좋네. 그대가, 나의 제안을 거절하는게 빠를지, 아니면 내가 의견을 철회하는 것이 빠를지 말일세.
─ 자네가 이기면 이번 제안을 없던 것으로 하고 내가 이기면 자네는 이 요람에서 지내는 것이네.
기가 막혔다. 시한부 기회일 게 뻔하다 여겼기에 별 고려 없이 넘겼는데 따져 보니 이건 흑룡이 제안을 취소하든 고집하든 그의 뜻만 관철되는 판이다. 자신이 먼저 그만두겠다고 밝히면 흑룡의 승리라 자신은 요람에 머물러야 하고, 흑룡이 제안을 취소하면 당연히 그의 제안은 없던 일이 된다.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거였는데 덮어놓고 수락해 버렸구나, 바보같이. (하기야 상대는 용이다. 당장 살해당하지 않는 것만도 감지덕지인데 자신에게 선택권 따위 있을 리가!)
그러면 어떻게 되지? 왜 고용되었는지 모르는 채, 내가 필요한 존재인지 아닌지 계속 의심하며 지내야 하나? 아니면 저쪽이 필요하다니 아무렴 어떠냐며 뻔뻔해져도 되나? 그런다 쳐도 학계와의 단절은 어쩌나? 연구해 봤자 학계로부터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러고도 목숨은 부지되니 행운이다 해야 하나? 농락당한 자신이 한심하고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가 두렵고 앞으로 벌어질 일이 불안해 온몸이 떨렸다. 허물어지지 않고 앉아 있는 자신이 타인 같고 아뜩할 지경이었다.
그 떨림을 가라앉힌 건, 레아의 손쯤은 덮고도 남도록 큼직하면서도 너무나도 살며시(흡사 제게 떨어지는 눈송이를 있는 그대로 보존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레아의 손끝을 잡아끄는 손이었다. 뒤이어 레아가 저도 모르게 일어선 순간,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바위 절벽에 뿌리 내린 나무가 무슨 난간처럼 가지를 뻗은 어딘가. 그 위로는 레아가 아등바등 기를 쓰고 올랐던 기암괴석의 산마루가, 아래로는 에르네스트 산의 짙디짙은 수풀이,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과 맞닿은 채 펼쳐져 있었다.
얼이 나간 채 두리번거릴 때 흑룡이 물었다, 여기 처음 왔을 때를 기억하냐고. 평범한 상황이면 바로 전날의 일을 기억 못 할 리 있겠냐만 지금은 그 하루 전이 너무도 까마득한 예전처럼 느껴졌다. 그렇다 해도 에르네스트 산에 함부로 범접하지 말라는 건 이 더러운 돌 비탈 탓일 거라고 치를 떨었던 순간이 없던 게 되지는 않지만.
입을 여는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데 큼직한(흑룡의 본체를 생각하면 자그마한이라고 해야 할까?) 손이 좀 전처럼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레아의 머리를 덮었다. 그러고 이어진 말에 참았던, 아니, 왕립 연구원이 되고서는 묻힌 줄 알았던 감정들이 북받쳤다. 기라성 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내 영역을 일구는 게 과연 가능할까? 내 수준으로 연구를 계속하다 제 앞가림 하나 못 하는 인간으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체력이 좋고 뭐고도 자기 합리화에 불과한 건 아닐까? 그렇게 의심하면서도 매달렸고, 그러면서 다른 진로를 모색할 배짱이 없어서 하던 대로 하려는 건 아닌지 또 의심했다. 흑룡이 해 주는 말은 그랬던 세월의 화답 같았다, 네 영역은 확실히 있다는, 그러니 그대로 나아가도 된다는. 결국 레아는 주위고 상황이고 다 잊고 쪼그린 채 목 놓아 울어 버렸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쉬다 못해 그르렁거리는 듯한 메아리를 의식하고서야 레아는 자신의 분별없는 처신을 깨달았다. 얼굴이며 팔이며 무릎은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쪽팔려. 이래서야 완전히 애잖아. 흑룡이 용족인 점(용족 치고도 고령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르신과 애 정도도 아니고 까마득한 윗대 조상과 후손쯤 된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연구원까지 된 성인인데! 수습하기엔 이미 늦었으나 달리 어쩌겠는가? 되는 대로 얼굴을 훔치기를 반복한 끝에 일어섰다. 다리가 저려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고 기력이 없어 서 있기 버거웠지만, 난간처럼 뻗어 있는 가지를 쥐고 버텼다.
"....ㅅ" 너무 잠겨서 말소린지 가래 끓는 소린지 모르겠다. 레아는 헛기침을 되풀이해 목청을 가다듬은 뒤 다시 말문을 열었다. "실례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전보다는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면 어디까지 얘기된 거지? 원하는 대로 하라는 건 왕립 연구원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일 듯하고, 흑룡이 자신을 적임자로 평가했던 건 (레아 스스로는 미련한지도 모른다고 회의했던) 집념 때문인 듯하다. 그 두 가지는 명쾌해진 반면에 그가 자신에게 맡기려는 업무가 뭔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는 앞으로 어쩔지 결정하기 어렵다. 그만두겠다고 밝히면 내기에서 진다는 점이나 흑룡이 자신의 결정쯤은 얼마든지 묵살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그렇다. 레아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며 말을 이었다.
"앞서 하신 말씀은 저를 적임자로 보신 원인이 제 집념 때문이고 요람에서 일하더라도 왕립 연구소에서 사직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 같습니다만,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입니까?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 어떤 의미의 말씀이신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용님이 '제1 서고 관리자 겸 수석 비서'에게 맡기고자 하는 업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생 크리 끝나자마자 작성해 봤는데 역시나 드럽게 오래 걸리네요(._.)... >>27에 올려 주신 영상의 음악 틀고 써 봤습니다만 그 레스에 담긴 정성이 아깝지 않은 답레여야 할 텐데요;;
>>50 1. 다른 지성체가 요람에서 일하게 되면 블랑님이 삼촌 말고 직장 상가 같아질 거란 말씀이신가요:O? 2.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ㅎㅎ 3. 블랑님 묘합니다 운명을 믿지만 운명론자는 아니라니ㅎㅎ 아 혹시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는 카더라와 비슷하게(?) 미래는 99%의 운명과 1%의 도전이라는 태도일까요?
>>53 곰손요? 엄청 빠르실 때도 있어서 놀란 적이 더 많은데요 아무튼 앞 레스에서 공 들이셨던 보람을 느끼셨길 바람다ㅎㅎ 그리고 관전자 스레는 답변 달고 왔습니다! 써 주신 답변도 정독해 봐야겠네요:) 그나저나 레아가...가 레아+아가라는 뜻이었나 보군요 간혹 '레아가가' 같은 부분 보이면 레스 고치시는 과정에서 조사가 하나 더 들어간 건가? 했는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이 컸다고 해서 어른인 것은 아니다. 자기안의 벽을 스스로 허물고 나서는 것으로 한 사람의 인생은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그 벽이 어떤 것인지는 오직 본인들 만이 알수 있는 길, 그것을 타인이 허물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단 한번, 자그마한 틈새로 파고들어 빛을 보여 주는 것은 가능했다. 타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정도 뿐, 하지만 여기서 사람은 갈리는 것이다. 한 발자국 나아갈지, 아니면 그대로 빛을 등지고 도망갈지를. 도망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도망 갈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사람으로선 당연한 것이니까. 하지만 눈 앞의 소녀는 달랐다. 스스로 벽을 깰 준비도 되어 있었고 자신의 능력도 충분했다. 오직 그 자신감이 부족하여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주저 앉아 있었을 뿐이니까, 그렇다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건 당연히 자신이 되어줘야겠지.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이 들지만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함으로서 한명을 일으켜 세운다면 그것이 더 큰 이득을 불러올테니까, 그렇다면 마땅히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실례는 무슨. 다만 그대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네."
후들거리는 다리는 마치 갓 태어난 아기 사슴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붙잡아 주지도, 마법을 써서 자리를 마련하지도 않았다. 그의 눈가로 아주 흐뭇한 미소가 걸린다. 그것은 마치 세상에 태어난 아기를 향한 아버지의 눈빛이었고, 드디어 한 발자국 딛은 소녀의 성장을 바라보는 스승의 눈빛이었다. 그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 싶었다.
─축하한다, 드디어 너는 네 의지로 이 곳으로 나선것이다. "생명의 일생은 싸워나가는 것일세, 지금 이 자리에서 그대는 다시금 그대의 의지를 다진 것이야. 이제 그 마음을 잊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지."
고개를 끄덕여주며 그가 천천히 공기로 형태를 잡은채 자리에 앉는다. 모르는 이가 보면 허공에 앉은 것 처럼 보이지만, 이미 그는 공기로 만든 의자에 걸터 앉은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본래라면 그녀에게도 자리를 내주는 것이 맞겠지만, 지금의 이 기념비적인 상황에서는 어느정도 예의를 존중해주는 것이 좋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미소를 지어보였고, 마치 연봉협상을 하는 영주와 가신의 모습 마냥 이제는 완전히 진정하고 자신감을 가진 그녀의 모습에 가볍게 웃어주며 입을 열었다.
"자네가 이해한 바가 맞다네, 자네는 그저 자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주게. 그게 내가 오히려 원하는 바일세. 원하는 것을 연구하고 그 성과를 기록하여 이곳에 모두 남기고 그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필요하다면 요람의 자료도 써도 된다네."
오히려 대외 활동을 권장하고 싶은게 용의 입장이었다. 그녀가 높은 자리에 앉을수록 그녀가 가져오고 생각해낼 연구의 질은 더욱더 높아지고 그것은 이 요람을 더욱더 풍요롭게 할 것이며, 그녀가 연구 과정에서 얻어낸 의견은 자신에게 종합되어 요람을 발전 시킬 수 있는 내용이 될 것이다. 이렇게 순환되고 고이지 않게 된 정보는 계속 요람의 썩어갈지도 모를 지식들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가 원하는 활동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리라. 그러던 와중 그녀의 이어지는 질문에 그가 천천히 허공에 빛의 왜곡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나간다. 반구형을 중심으로 다시 아홉개의 갈래로 뻗어나가는 거대한 가지들을 보며 그녀는 깨달을수 있으리라. 이것이 바로 요람의 전체 지도라는 것을. 용은 천천히 가장 거대한, 그녀가 보았던 요람의 메인홀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곳이 바로 제 1 서고일세. 자네는 이곳의 사서가 되는 것이야. 하지만 사서라고 해도 자네가 기존에 하던 일, 즉 연구의 연장선상일세, 도서의 분류 작업이나 서고 정리등의 일은 전부 자네 휘하에 배치될 리빙아머들이 해줄 테니까. 게다가 자네가 일한다고 하면 정령들도 다같이 달려들어 일하려고 하던거 같은데.... 이미 유능한 부하 직원들이 생겼군 자네."
그가 빙그레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재차 입을 열어나가기 시작한다. 마치 이미 채용에 합격한 신입에게 무슨 업무를 분담할지 미리 알려주는 사수의 기분이 이러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며 그는 재차 입을 열었다.
"직속 비서 또한 자네의 업무의 연장선상에 놓고 보면 된다네. 자네는 앞으로 들어올 요람 인원들의 연구내용을 정리하고 그것을 나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야. 어쩌면 가장 어려울 임무일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아마 수많은 견해와 자료들을 접하게 될테니 좋은 기회가 되겠지. 그리고 또한 자네의 시선으로 바라본 부분을 나에게 말해주면 된다네. 아무래도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나에겐, 자네같은 시선은 크나큰 도움이 될테니까. 그정도 뿐이네."
그가 손을 내뻩자 그녀의 품안에 들어있던, 그가 건넨 요람의 출입 허가증이 그의 손으로 날아든다. 동시에 그의 손끝으로 금색 마력이 조금씩 모여들고, 손가락을 뻗어 무언가를 새기려던 찰나, 그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스쳐지나갔다.
'잠깐.' "그러고 보니, 그대의 이름이 어떻게 되었지.....?"
그전에 서로 자기 소개를 했던가? 그의 머릿속으로 아까전부터 느껴지던 위화감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것이 현실화 되자 그의 등뒤로 식은땀 한방울이 흘러내리는 감각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멍청이, 역시 똑똑한 사람일수록 어디 한구석 나사가 빠진다는건 거짓말이 아닌듯 싶었다.
1. 역으로 가족같이 지내야 할 겁니다!! 아마 다들 블랑이랑 성격이 비슷해서.... 재미는 있을꺼에요!! 다만 어.... 음..... ㅎㅎㅎㅎㅎㅎ..... 난장판과 수라장이 예상됩.... 2. 운칠기삼(運七技三)이 더 적절할지도요, 아니 정확히는 블랑 입장에선 운삼기칠(運三技七)이 맞을 꺼에요. 언제나 운명이 이끌어갈 확률이 있다지만은 결국 그것을 풀어가는 것은 사람의 노력이라고 보는거고요. 3. 에이 항상 고민하시고 어떻게 쓰셔야할지 고민의 노력이 보이는걸요! 언제나 열심히 받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가 손을 내뻩자 그녀의 품안에 들어있던, 그가 건넨 요람의 출입 허가증이 그의 손으로 날아든다. 동시에 그의 손끝으로 금색 마력이 조금씩 모여들고, 손가락을 뻗어 무언가를 새기려던 찰나, 그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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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손을 내뻩자 그녀의 방 안에 있어야 했던, 그가 건넨 요람의 출입 허가증이 그의 손으로 쥐어진다. 어지간해서는 몸에 지니고 다녀야 별탈이 없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몇번 몸으로 체득하고 나면 아마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항상 지니고 다닐꺼라고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마나를 집중 시켰다. 동시에 그의 손끝으로 금색 마력이 조금씩 모여들고, 손가락을 뻗어 무언가를 새기려던 찰나, 그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스쳐지나갔다.
// 1. 내정된 지성체가 아닌, 아마 블랑 친구들(이라 적고 연구자료 운송가들)이 올꺼에요!! 아마 별다른 일이 없다면 이 사람들이 레아가의 후임이 될꺼에요!! 물론 그 아이들도 호문클루스로 전직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2. 그렇죠!! 블랑에게 있어선 운명은 때로는 흐름에 편승해야겠지만서도 동시에 극복을 해야하는 무언가인겁니다!!
그가 손을 내뻩자 그녀의 방 안에 있어야 했던, 그가 건넨 요람의 출입 허가증이 그의 손으로 쥐어진다. 어지간해서는 몸에 지니고 다녀야 별탈이 없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몇번 몸으로 체득하고 나면 아마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항상 지니고 다닐꺼라고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마나를 집중 시켰다. 동시에 그의 손끝으로 금색 마력이 조금씩 모여들고, 손가락을 뻗어 무언가를 새기려던 찰나, 그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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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손을 내뻩자 아침 식사 테이블 위에 있어야 했던, 그가 건넨 요람의 출입 허가증이 그의 손으로 쥐어진다. 어지간해서는 몸에 지니고 다녀야 별탈이 없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몇번 몸으로 체득하고 나면 아마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항상 지니고 다닐꺼라고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마나를 집중 시켰다. 동시에 그의 손끝으로 금색 마력이 조금씩 모여들고, 손가락을 뻗어 무언가를 새기려던 찰나, 그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스쳐지나갔다.
//안이에오 안이에오
제가 자기직전이라 레스 수정을 성급하게 한것도 있어서 생긴 일이니까 사과는 제가 드려야 해오...... 나란 멍청이 똥멍청이..... , ,)
높은 벼랑에 불어닥친다기엔 너무나 부드러운 바람이 땀을 식혀 주었다. 젖어서 이마며 목덜미에 들러붙었던 머리칼이 차츰 떨어져 나가는 감각이 시원했다. 이런 청량감도 햇살이 쨍한 덕에 느껴지는 거겠지만. 레아는 바로 내리꽂히는 햇볕으로 부신 눈을 깜박였다. 언젠가 태양이 학문적 진리와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따스한 온기로 기운을 북돋으면서도 막상 바라보려고 하면 제대로 응시할 수가 없다는 점이나, 그런데도 똑바로 보고픈 충동을 불러온다는 점이 닮았다고. 언젠가는 태양을 오롯이 보는 순간이 올까?
그런 공상이 떠오를 찰나 흑룡의 당부가 돌아왔다. 일생이 싸움이라, 맞는 말이다. 삶은 픽션이 아니다. 마음 하나 바꿔먹거나 성과를 거둔 걸로 각성해서는 나머지는 볼 것도 없이 착착 헤쳐나가는 결말 따위 없다. (그런 게 있었다면 흑룡 앞에서 정신 놓고 울지도 않았겠지, 왕립 연구원이 된 것으로 그간의 불안이 말끔히 가셨을 테니.) 심기일전하자는 다짐 역시 할 때의 희망에 비해 효과는 그리 길지 않고, 극복한 줄 알았던 갈등도 언제 다시 타오를지 모른다. 그러니 '세월의 화답' 역시 오래지 않아 빛이 바래겠지만, 그래도 나는 태양을 보고자 시도할 것 같다. 이제까지처럼 믿음과 의심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그때, 흑룡이 허공에 앉은 게 눈에 띄었다. 시각이 의심스러워지는 모습에 일순 눈이 똥그래졌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마법으로 진짜 별게 다 되는구나.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한심하게 흐트러진 꼴을 보이기 싫었던 자신의 심정을 이 용이 헤아려 줬음을, 그래서 자신이 비슬거리는 것도 못 본 척해 준 거라는 사실을. 속내를 들킨 게 멋쩍으면서도, 뭐든 할 수 있다시피 하면서 일개 인간의 자존심까지 배려해 주는 속 깊음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그는 레아가 이해한 게 맞다더니 원하는 걸 연구해서 인간 사회에 알리길 바란단다. 입이 딱 벌어졌다. 요람에 있는 자료도 써도 된다고? 얼핏 보기에도 인류가 이제까지 남겨 온 기록물 중 어지간한 건 구비된 거 같던데, 거기서 용족에 관한 연구 자료를 추려서 용족 연구사만 정리해도 논문 하나 나오겠다! 아, 아니다. 용족의 언어나 문자도 알아보고 싶은데, 내가 읽거나 볼 수 있는 양식일지 모르겠네. 그러나 1달 뒤를 생각하자 들떴던 마음이 싹 식었다. 여기가 아무리 노다지라도 그 끔찍한 바위 절벽을 오르내리며 출퇴근하는 건.. 끔찍하기 이전에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농담이 아니라 출퇴근하다 과로사할지도.
그 태세 전환이 간파될세라 눈길을 발치로 돌리려는데, 공중에 빛을 물감으로 쓴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역시나 용의 마법인 모양이다. 예쁘다. 한 번 만져보고 싶을 정도다. 그렇게 넋을 놓고 있는 사이 빛의 그림은 가지가 아홉 개인 나무 같은 형상이 되었고, 용은 그중 나무 줄기를 연상시키는 반구형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사서라지만 인간 사회의 도서관 사서와는 은근 다를 것 같다. 인간 사회의 도서관과 달리 책을 읽거나 빌리러 오는 이가 드물 거고, 도서 분류나 서고 정리도 마법 기사들이 한대고.... 잠시만, 정령이 뭐? 뜨악해졌다. 왕립 연구소에서 일부 임원이 장래나 연구소 생활을 볼모로 말단 연구원들에게 잡다한 일을 떠넘기던 게 떠올랐다. (이리저리 치이며 난 임원이 되더라도 저러지 않겠노라 치를 떨던 연구원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것도.) 그나마 연구소 임원은 연구원들의 앞길을 지원할 힘이라도 있지, 난 정령들한테 해 준 것도 해 줄 것도 없는데 그들에게 도움받는다? 완전 착취잖아. 미소 띤 흑룡 앞에서 떨떠름해 있는 게 좋은 처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마주 웃어지지가 않았다.
그래도 설명을 듣지 않을 수는 없어 떠름한 얼굴로나마 귀를 기울이려니, 흑룡은 앞으로 들어올 자료의 내용을 정리하고 의견을 말해 달란다. 정리하면 하려던 연구 계속하고, 제1 서고의 기존 자료 관리하고, 새로 들어오는 자료의 내용을 요약하면 된다는 건가? 그 정도면 1달은 어찌어찌 해낼 것 같지만.. 걱정되는 부분을 짚지 않을 수는 없었다.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씀드릴 게 더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이곳에서 왕립 연구소로 출퇴근을 하게 된다면 그.. 인간에게는 매우 험준한 돌 비탈을 오르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게 집념으로 가능한 영역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대로 답례할 수 없는 한 정령에게 신세를 지는 건 사양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입장을 정리했을 쯤, (이젠 더 놀랄 게 없는 듯한데도) 믿기지 않는 일이 또 일어났다. 분명 아침 식사가 차려졌던 테이블 위에 두었던, 요람의 출입증이 어느새 흑룡의 손아귀에 든 것이었다. 뒤이어 그의 손끝에 황금빛으로 찬란한 기운이 모이는가 싶더니, 전혀 뜻밖의 질문이 날아왔다. 이름? 낯이 홧홧해져 두 손으로 얼굴을 반나마 가렸다. 세상에 용이 그뿐인 게 아닌 이상 당연히 이름이 있을 법한데 그 생각을 못 했구나. 어색한 상황 탓인지 그때껏 훈훈하던 햇살도 어쩐지 따갑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런 순간은 질질 끌수록 더 민망하기 마련이라, 결국 마른세수로 이마부터 턱까지 죽 쓸어내린 뒤 대꾸했다. 흑룡을 바로 보기까지는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지만.
"산 리노에 있는 파벨 가문의 레아라고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용님도 성함을 알려 주시겠습니까?"
// >>60 두 번이나 수정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잠은 푹 주무셨나 모르겠네요 숙면은 건강에 중요하니까요 그나저나 드디어 통성명을 하겠군요 이 뻘한 분위기라니(._.)ㅋ
"레아, 좋은 이름이군. 북쪽 언어로는 여주인, 제국에서는 초대 황제의 어머니가 그 이름을 썼지. 영광된 이름이기도 하고."
그렇게 답변하며 그의 손이 유려하게 뻗어나간다. 부드럽고 힘차게 하나의 예술품을 표기해나가기라도 하듯이 그의 손은 한글자 한글자를 심혈을 기울고 적어나가고..... 그런 마른 세수를 하는 모습을 보지도 못한채 최대한 자신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블랑의 모습은 일견 최대한 집중하는 모습이기도 했지만, 사실 속은 미친듯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처음 만났을때 빠르게 통성명부터 했어야 하는 것인데 왜 그 과정을 까먹어서...... 분명 알고 지내는 용─사이는 좋지 않지만─들은 죄다 용이 건망증따윈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자신은 그런 것을 까먹은 것일까. 그는 등 뒤로 흘러내리는 식은 땀이 숨을 최대한 고르면서 자신의 초조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여유로움을 연기하며 그녀의 이름을 심혈을 기울여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름을 하단에 새겨 넣으며 자신의 실수를 최대한 들키지 않게 미소를 머금으며 소녀의 앞에 카드를 내밀었다. 두명의 이름을 새겨넣은 카드는 모든 기능이 해금되었다고 알리기라도 하듯이 은은한 석양빛으로 반짝였고, 소녀가 카드를 받아들길 기다리며 그는 천천히 자기 소개를 하였다
"당연히 내 이름도 이야기 해야겠지. 그것이 예법이니까. 흑룡, 블랑누아르라고 하네만 많은 이들은 나를 블랑이라고 부르지, 나 또한 블랑쪽이 부르기 편하다고 여기니 블랑이라고 불러주길 원하네. 아 그렇다고 늙은 존재 취급도 사양이네. 나는 그대 단명종이 흔히들 말하는 '한창때'니까 말일세."
그렇게 자기 소개를 간략히 마치고 나서야 그는 천천히 소녀에게 내밀었던 카드에서 손을 떼어냈다. 카드에서 손을 떼자 카드는 자체적인 마력이 있다는 듯, 가볍게 공중에 부유한채 남아 있었고, 그는 그것을 바라보며 빙긋 웃은채 카드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저번에는 단순히 요람에서 지내게 될까봐 세공을 하지 않았네만, 자네의 목적을 안 이상 이제는 그 출입증의 정식 기능을 알려주겠네. 첫째로 이제 그 카드는 오직 레아, 그대만 쓸수 있는 물건이 된 것일세. 갱신을 할 용도로 내가 잠깐 가지고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외에는 그대가 항시 지니게 되겠지. 몸에 항상 지니고 다니게 그대의 몸에서 1m 이상 벗어나게 되면 자연스레 그대의 품으로 돌아가겠지."
소녀가 원하는 대답은 전혀 하지 않은채, 그는 오직 카드의 부가적인 설명만을 이어갈 뿐이었다. 왠지 모르게 독선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태도같았지만 그 모든 것은 마치 대비를 해뒀다는 듯한 모습에 그가 얼마나 그 카드의 세공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일 것이리라.
"두번째, 그 카드는 요람으로 직접 연결되는 마법진이 있다네. 마력이 없더라도 상시 마력이 충전되는 축적형 마법진을 추가, 개량한 형태라 못해도 하루정도 쓰지 않으면 3번 정도 바로 요람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야. 물론 역으로 다시 돌아갈 공간을 미리 정해둔다면 그곳을 지점 연결 설정으로도 가능하겠지. 지점 설정은 나만 할수 있겠지만, 그 부분은 다음 설명을 듣고 생각해보는 걸로 하지."
요컨데 쌍방향으로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뜻이리라. 물론 어쩔수 없이 지점 설정에는 그가 동반해야하겠지만, 그래도 요람으로 오고 가는 시간이 대폭 단축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아까전 레아가 가졌던 의문에 직접적으로 답변을 한 셈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 카드에 내 마력을 심었네. 그말인 즉, 그 카드를 매개체로 나와의 정신 파장을 맞춘 다음 나랑 원거리에서나마 대화가 가능하게 된 셈일세. 이상으로 카드에 대한 기능을 모두 설명했네만, 혹시 궁금한 점이 있나?"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다가온 실프와 운디네가 그의 옆에서 멀뚱히 레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어린애들이 자신의 언니를 올려다보는 시선으로, 그들은 레아를 주시하고 있었고, 블랑은 망설이지 말라는 듯이 천천히 그녀들에게 손짓을 해보였다. 동시에 환하게 웃은 두 아이들이 쪼르르 다가가 여인의 곁에 서서 마치 자기자리라도 된 듯이 소녀의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아 까르르 웃었다. 마치 그 모습이 하나의 가족 같아 보였는지, 어느새 용의 입가에는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64 앗 아앗..8ㅁ8 날리면 눈물 나죠 장문일수록 더더욱ㅠㅠ 현타 오져서 관두고도 싶으셨을 텐데 오늘 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요, 북쪽 언어라는 건 인간 공용어와는 다른 언어를 생각하신 거죠? (혹시 이종족의 언어인가요?) 그리고 레아가 속한 크레티스 왕국 말고, 제국으로 염두에 두신 나라가 있나요? 인간 사회의 나라라면 레아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카다로스 제국은 오래 전에 망한 나라다 보니 떠오르는 나라가 없어서요^ㄷ^a..
>>66-67 흐미 실제로 있는 말이었나요? 전 그냥 판타지적인 설정인 줄 알았습니다^ㄷ^a.. 근데 무려 지도라니 ㅎㄷㄷ 있으면 저야 더 실감 나겠습니다만 블랑주님이 너무 번거로우신 거 아닌가요? 혹시라도 힘드시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국이 어느 나라인지 레아가 감을 잡을 만한 정보만 있으면 되니까요:)
>>69 음..글쎄요 세계 설정은 거의(사실상 전혀(._.)..) 안 했어서 어렵군요^ㄷ^a..
일단 에르네스트 산은 자유 상극에서 왕국 수도의 북쪽을 감쌌다고 썼었고(나라 이름은 시트 만들면서 정했지만 수도 이름은 안 정했어요 나올 일 없겠거니 해섴ㅋㅋㅋㅋㅋㅋ), 본 스레에서 요람을 세계의 끝이라고 언급하시기도 했으니 크레티스 왕국은 나머지 나라들보다 북쪽에 있는 게 어울릴 듯합니다.
그리고 대륙이 북반구에 있다고 치면 다른 나라보다 추운 편이라 목축업이 성행하고 침엽수림이 넓으면 목재도 대표적인 특산물일 수 있지 싶네요. 덤으로 레아의 고향인 산 리노 마을은 그나마 남쪽이라 농작물도 재배한다 정도? 제국이 따로 있다면 딱히 강대국은 아닐 거 같고 북쪽 변두리 국가쯤으로 취급될 듯합니다
그래도 레아네 나라니 학문 연구는 활발한 편이라고 하고 싶은데요, 그건 뭐 크레티스 왕국으로 떨어져 나오기 이전 시기에 수도가 학자들의 집결지였던 전통이 있다 식으로 끼워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국 발바리아(Vaalbaria) : 대륙 2대 제국 중 하나이자 3강국(발바리아, 케놀라인, 크레티스) 중 하나, 보통 제국을 이야기 한다면 이곳을 일컫는다. 현 대륙내에서 가장 오래된 국가이며 황가가 황금룡의 핏줄을 이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국가로서 대륙의 문화는 이곳에서 태동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융성한 국가이다. 모든 대륙의 공용어로 사용되어지는 공용어 또한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될 것이다.(현대 포지션으로는 잉글랜드의 역사를 가진 미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가로서의 나이도 많고 2대 제국중 한군데인 동제국 케놀라인(Kenorline)이랑 국력차이도 약 1.3배 가량 차이가 나요.)
북부연합 로렌타(Laurenta) : 통칭 부족연합, 대륙민이 부르는 멸칭은 야만족, 보통 북부를 칭하면 이들을 일컽는다. 정해진 국가의 형태가 아닌, 북부의 유목민과 산악민족이 왕국동맹(크레티스, 아크타(Arcta), 파노시아(Panosia))의 탄압에 맞서 연합을 꾸린게 시초로 출신 답게 산악전과 게릴라전에 특화되어 있다. 공용어를 유일하게 쓰지 않는 지역이며, 독자적인 문화 발전과 체계를 잡고 있다.(지구로 따지자면 몽골/신강/위구르 통합 국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대에는 중국에 통합되어 있지만 여기선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보시면 되요.)
이정도면 충분하시겠죠? 혹시 필요하신 궁금증이 있다면 질문 주세요!! 단 현대만큼 과학 문물이 발전한게 아닌, 포지션상으로 그러한 국가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편하실꺼에요!!
발바리아 제국이 제일 오래된 국가라고 했잖아요? 카디로스는 그럼 언제 존재했느냐! 카디로스는 발바리아랑 처음 태동한 3국중 하나에요!! 카디로스는 처음 발바리아랑 대립구도를 세웠지만 내부적 문제에 시달리다가 제풀에 지쳐서 발바리아랑 마지막 결전에 패배, 그대로 사분오열됩니다! 그중 제일 큰 덩어리를 황인종(여기선 소수민족으로 고유 문명(저희가 생각하는 동아시아 문명)이 차지해 새로운 제국을 세우는데 이게 캐놀라인이에요
자신의 이름을 평하는 말에 레아는 내리깐 눈을 깜박였다. 할머니가 존경하는 분의 성함에서 한 글자 뺀 이름이라고 들었는데, 그분이 혹시 로렌타 출신이었을까? 어릴 적 할머니께 들었던 얘기를 되짚어 봤지만 가물했다. 그나저나 발바리아 시조의 어머니랑도 같은 이름이라니 너무 거창하잖아! 부르거나 쓰기 편한 이름이라고 좋아했는데 농장주 딸내미인 연구원한테 붙기엔 영 안 어울리는데? 아니, 그보다 무슨 용이 로렌타 어까지 알고 있담? 발바리아의 역사도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고. 인간보다 인간 세상에 더 해박한 용이네.
혀를 내두르는 사이 묘한 침묵이 감돌아 고개를 들어 보니, 흑룡이 손가락으로 출입증에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 집중한 눈빛과 섬세하면서도 힘차게 움직이는 손은 일생일대의 역작을 완성하기 직전인 예술가를 연상시켰고, 출입증을 에워싼 영롱한 빛은 신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겼다. 어쩐지 숙연해진 채 지켜본 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보란 듯 출입증을 내밀었다. 자신의 이름과 '블랑누아르'라는 글자가 새겨진 출입증에는 선연하면서도 그윽한, 흑룡의 눈동자처럼 석양을 닮은 적황색 빛이 감돌았다. 이어지는 말에 따르면 블랑누아르는 흑룡의 이름이란다. 독특하네. 흑룡이면서(심지어 본체는 뭐든 집어 삼킬 것 같은 암흑 같은 인상인데) 이름은 하양까망이라니. 그도 모자라 당사자는 하양이라고만 불리는 걸 선호한다니 더 묘했다.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이 오래 살라는 의미로 일부러 엉뚱하거나 천한 이름을 붙였다는데, 혹시 용족에게도 비슷한 풍습이 있나?
그에 대해 질문해 보려는데 생각도 못했던 말이 이어졌다. 한창때? 그러니까, 용족 중에서는 젊은 편이라는 건가? 어안이 벙벙했다.
— 나는 내가 그대에게 말한, 내가 생각하는 마지막이 오지 않길 바라는 존재 중 하나일세. 차라리 이 모든 것이 노망난 늙은이의 미친 짓이라고 치부해도 좋을 정도지.
술이 덜 깼을 때이긴 해도 분명 그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를 늙은이라고 하기에 용족치고도 고령인가 보다 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지라 어떤 표정을 지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용에게도 이름이 있으리라는 점을 간과했을 때보다 더 어색했다. 당황해서일까? 실례에 가까운 말이 불쑥 나와 버렸다.
"반려자나 자식도 없으십니까?"
방정맞은 입을 치고 싶어졌다. 어디로든 숨을 수 있었다면 숨었을 것이다. 용족의 짝짓기나 번식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조사하고 싶긴 했지만, (흑룡이 고령의 용족인 줄 알았을 때는 자식은 물론 손주까지 있을 법하다고 추측해서) 언제고 물어볼 생각이기도 했지만, 이 타이밍에 꺼내는 건 너무 뜬금없잖아. 너무 노골적으로 말을 꺼내 버려서 실례했다고 사과하기도 모양새가 나쁘다. 이를 어째?
세상 다 외면하고픈 창피함과 난감함을 걷어 간 건 출입증이 생명체라도 된 듯 스스로 공중 부양 하는 광경이었다. 여기서 온갖 기상천외한 일을 겪어서 이젠 놀라는 것도 우스울 지경인데도 꿈 같다. 고개가 절로 내저어질 찰나 흑룡이 출입증의 기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분실 방지를 위해서인지 1m 이상 떨어지면 레아에게 돌아오게도 해 놨단다. 1달간은 계속 지니고 다니라는 건가? 하지만 1달 뒤엔? 여기에서 연구소로 출퇴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흑룡이 여기에서 일하라는 제안을 무른다면 상관없는 문제이긴 하다만)
이의 제기를 하고 싶으면서도 어쩐지 그의 말을 자를 엄두는 나지 않아 머뭇거리는데, 귀가 확 뜨이는 소리가 나왔다. 여기와 연구소를 순식간에 오갈 수 있다는 건가? 아까 눈도 깜짝하기 전에 이 바위 절벽으로 옮겨 온 것처럼? 엄청나다! 지금 연구소로 가도 되냐고 물으려 했지만, 그의 설명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원거리에서 대화? 그런 게 가능해? 어떻게? 한꺼번에 쏟아진 초자연적인 정보에 그저 얼떨떨했다. 한동안 제 묶은 머리를 배배 꼰 끝에야 물어야 할 게 정리가 되었다.
"정신 파장을 맞춘다는 게 어떤 개념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방법을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리고 요람 외의 돌아갈 지점은, 지금 설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막무가내라고 나무라도 할 말 없는 요구였지만 어쩔 수가 없다. 획기적, 아니, 기적적인 출퇴근 방법이 기대되는 건 둘째 치고, 당장 옷을 챙겨와야 하니까. 그래도 흑룡의 설명을 듣기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인지라 긴장감에 몸이 뻣뻣해졌다.
그때 전날 조우했던, 어린아이 같은 외양의 정령 둘이 이쪽으로 와서는 레아를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목 아프겠다. (영적 존재가 인간처럼 통증을 느낄지 여부를 모르면서도) 높이 차를 줄여 볼 심산으로 쪼그려 앉는데, 흑룡이 뭔가 권유하듯 정령들에게 손짓을 했다. 다음 순간 두 정령은 각자 레아의 머리와 어깨에 자리 잡더니 쾌활하게 웃었다. 청아한 웃음소리에 묘하게 마음이 풀어졌다. 반면에 무게는 안 느껴지다시피 했다. (그러고 보니 전날 정령이 술을 깨워 줄 때도 무게감은 못 느꼈던 것 같다.) 마음이 훈훈하긴 흑룡도 마찬가지였는지 (안 그래도 키 차이가 많이 나는 데에다 쪼그려 앉기까지 했더니 표정은 잘 안 보였지만) 그가 흐뭇한 듯 한마디 보탰다. 나 자체가 보답? 어떻게? 아니, 지금은 그게 사실일지라도 착취가 될 위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순수한 호의는 상대의 태도라든가 상황에 따라 다치기 십상이니까.
"어.. 인간 말 알아들을 수 있어요?" 레아는 두 정령을 번갈아 보며 말을 꺼냈다. 말이 통해야 할 텐데. 아니면 몸짓이라도 해야 하나? 하지만 정령에게 어떤 몸짓이 통할지는 감도 안 온다. 별 수 없이 되는 대로 지껄였다. "낯선 사람인데 반겨 주고 도와도 주겠다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인간은 타인의 호의를 고마워하다가도 그걸 당연한 권리로 착각해 버리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음.. 그래서 속상해질 수도 있으니까, 다른 인간의 일을 나눠 해 주지는 않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마무리도 생각하셨던 거 같은데 길어질 삘로 이어 버렸네요;; (옷 가져와야 해요 옷 8ㅁ8..)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a 자기 소개 초면에 까먹은 거 정도야 되게 사소한 실수인데 블랑님 너무 긴장했네요ㅎ(그러면서도 포커페이스ㅎㅎ) 혹시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걸까요?
>>79 아뇨 아뇨 괜찮아욬ㅋㅋㅋㅋ 오히려 이런거 좋아해욬ㅋㅋㅋㅋㅋ 왜 겉으로 보면 완벽하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ㅇ런거에 약하다던가, 아니면 어디 맹한 구석이 있다던갘ㅋ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잘 찌르셨어욬ㅋㅋㅋㅋㅋㅋㅋ 계속 진지하면 재미없는데 이런데에서 개그를 챙겨가야죸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블랑도 지금쯤이면 '아.... 멍충..... 내가 내 무덤을 팠구나' 이럴껄욬ㅋㅋㅋㅋ 답레 적어올께욬ㅋㅋㅋㅋㅋ
잠깐동안 레아의 말에 디버프에 당한 것 마냥 벙쪄있던 블랑이었다. 나름 완벽 초인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런 그라도 이런 뜬금없이 기습적으로 가해진 여인의 한마디엔 당해내지 못했다는 듯, 당황스러운 듯 입을 뻐끔거릴 뿐이었다. 이걸 뭐라고 그래야 하는 걸까, 연장자로서 그런걸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고 따끔하게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그의 머리속을 미친듯이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그가 스스로의 무덤을 파버렸다고 생각하며 그는 이 업보에 가까운 상황에 대해 감내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숨을 고르고 재차 입을 열었다.
"레아, 그대도 봐서 알겠지만 내 용의 모습은 보편적으로 그대들에게 알려진 모습과 상당히 이질적이지. 어찌보면 마물의 그것과도 가까운 인상이네만 그런 모습으로 결혼은 좀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은가? 그런 그대야말로 인간들 사이에선 꽤 사랑받을 상이네만 그대는 소위말하는 연애 같은 건 해본적 있는가? 있다면 좀 설명을 부탁하네."
선물로 그런 좋은걸 줬다면 그정도 정보쯤은 내게 줄 수 있는것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 반, 아까전에 급소에 찔려서 당황한 감정을 치우는 악의적인 장난기 반을 담아 레아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그였다. 알고 있다. 그녀가 아까 한 말이 절대로 그녀 본심이 아니라는 것 쯤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급소에 찔린 칼이 전혀 아픈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까 이건 어떻게 보면 정당방위였다. 솔직히 인간들 시선으로 맞춰준다고 인간들 사이에선 삭아 없어질 만큼의 무언가일텐데, 그걸 놓고 늙은이라고 한걸 이렇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던 그였지만, 어쨋든 가벼운 복수겸 그는 조금 짖궃은 질문을 던긴 것이었다. 하지만 장난은 장난, 설명은 설명, 소녀의 질문에 대해 당연히 답변은 해줘야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 것일까. 그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인 뒤 천천히, 차근차근 여인의 말에 조심스럽게 답변을 해주기 시작하였다.
"이번엔 잠깐 도와주도록 하지."
그가 가볍게 다시한번 마나를 모아내기 시작한다. 가벼운 수준의 마나였지만 동시에 카드에 새겨져 있던 마법진에 연동이 가해졌고, 그것을 확인한 그는 천천히 눈을 감은채 정신을 조금 집중하였다. 순간, 레아의 머릿속으로 그가 파고 들기라도 하듯이 천천히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들리는가?]
레아가 당황할 새도 없었다. 왠지 장난 치는 것 같아서인지는 몰라도 머릿속으로 울려오는 목소리엔 장난기가 다분히 실려있었다. 레아의 반응을 살피지 않은채, 그는 천천히 설명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당황하지 말게. 마음의 평정을 찾고 천천히 파장을 맞추는 것이야. 조금 집중하면 카드가 알아서 인도해줄 것이니까. 원리를 설명하자면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파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서로 조율해서 동기화 시켜 서로 멀리 있더라도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 일단 자네가 답변을 듣고 나면 다음 작업에 착수 할 수 있도록 하겠네.]
그가 눈을 살짝 뜨자 어느새 그녀의 주변으로 정령들이 더 모여들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행동하건 간에 이미 그녀가 마음에 들은 정령들은 마치 맛집투어라도 온 관광객이 되기라도 한것인지 어깨와 머리에만 자리 잡고 있던 두 아이들 외에도 온갖 동물형, 인간형 정령들이 모여들어 그녀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단지 처음 온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아마 그녀의 깨끗한 마음씨가 그것에 발 맞춰서 그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은 그 마음 하나에 그녀에게 친근감을 느낀채 같이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나쁘지 않은 소질이로군. 정령들에게 저토록 사랑 받는것도 쉬운 일은 아니거늘.'
//완벽주의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문헌속에서 사람들이 용을 어떻게 보는지 아니까..... 그걸 최대한 보여주려고 하는 부흥심리가 아닐까욬ㅋㅋㅋㅋㅋ 의외로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용님이라고요!! 참고로 진짜 저거 꽤 있던 일입니다! 저희 교수님이 많이 똑똑하셨는데.... 자주 양말 짝짝이로 신고 다니셨어요(....)
흑룡의 얼굴에서 (인간으로 변신한 상태에서는 줄곧 머금고 있던) 온화하면서도 여유로운 미소가 걷혔다. 결례임은 말을 꺼낸 순간 절감했으나, 당황한 기색이 너무도 가감없이 드러나니 당혹스러울 지경이었다. 설마 짐작보다 더 젊나? 인간으로 치면 청소년에 가깝다거나? 이제라도 사과하고 화제를 돌려야 할 것 같은데 머리가 안 돌아간다. 목구멍도 어쩐지 뻣뻣하게 굳은 느낌이었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흑룡이 표정을 수습하더니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로 답변했다. 속이 뜨끔했다. 레아가 확인한 기록에서 용의 모습이 제각각이긴 했지만 생김새가 그와 비슷한 용은 없었다. 그래서 용의 외형은 의외로 개체마다 다른가 보다 했는데, 그의 말을 들으니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여느 인간과 다른 외형을 지닌 인간이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고충에 시달리거나 백안시되듯이, 용족도 외형이 다르면 동족들과 갈등을 겪는 걸까? 그제야 레아는 자신의 부주의가 예상보다 큰 결례였음을 깨달았다.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고 희로애락이나 고민이 없으란 법은 없는데, 조사 대상으로만 여긴 나머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자극해 버렸구나. 앞으로는 용도 인간처럼 마음이 상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겠다. 레아는 두 손을 모아 쥐고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한 소릴 했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그러나 사과한 직후 이번에는 레아가 화끈 익고 말았다. 호감형이라는 얘기를 종종 듣긴 했지만 사랑받을 상이라니, 좀 과하다. 게다가 연애 경험이라니? 당장이라도 얼굴을 가리고픈 것을 주먹을 꼭 쥐고 참았다. 앞서 자신이 질문했을 때, 흑룡은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더 곤혹스러웠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 만큼 제대로 대답하는 게 도리일 거다. 그래서 눈을 감고 한숨을 몇 번 내쉰 다음, 단숨에 말을 끄집어냈다.
"용족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인간에게 연애는 혼인의 전 단계에 가깝고, 혼인 후에는 자식의 출산과 양육도 당연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애 제안을 받거나 누군가에게 연심(戀心)을 품었던 적이 있기는 합니다만, 뒤따르는 책임을 짊어질 자신은 없어서 연애를 해 보지는 않았고 앞으로 할 생각도 없습니다."
말하는 동안 심장 고동이 귀를 메웠고, 숨결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뜨거웠다. 이렇게 구구절절이 얘기한 적이 있던가? 부모님께는 적당히 얼버무렸고, 친구나 동기에게는 연애에 빠졌다간 연구를 계속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둘러댔다. 물론 그도 거짓은 아니었지만, 연구원이 되지 못했어도 연애는 마다했을 것 같다. 연애가 혼인의 전 단계로 간주되는 한 얼마 못 가 한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포기할지 말지의 기로에 놓일 테니까. (인간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던가? 레아가 언니와 올케를 비롯한 기혼자들을 보면서 얻은 교훈이 그것이었다.) 그렇다곤 해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밝힌 건 앞서 흑룡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가책 때문일까, 아니면 그가 인간의 혼인과는 아무 상관없는 존재이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성실한 대답이 되었길 바라며 레아는 숨을 가다듬었다.
레아의 답에 납득한 걸까? 흑룡은 어깨를 으쓱이며 도와주겠다더니 다시금 마법을 쓰기 시작했다. (무슨 마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짐작됐다.) 그러자 허공에 떠 있던 출입증 주위로 빛 알갱이가 맴돌았고 이윽고 귀에 꽂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머릿속의 기억이나 상상이 생생해진 것 같은 소리가 울렸다. 화들짝 놀라 돌아봤으나 흑룡은 명상에 잠긴 이처럼 눈도 입도 닫은 채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레아가 어쩌고 있는지 다 보고 아는 것처럼 당황하지 말라며 (소리라기도 애매하고 아니라기도 애매한 소리로) 이 현상의 원리를 설명했다. 하지만 난감했다. 고유한 파장을 조율한다니? 흑룡은 집중하면 출입증이 파장을 맞추도록 인도해 줄 것이라 했지만, 어떤 대상에 집중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수업 내용을 통 못 알아듣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그러던 중 출입증에 새겨진 신비스러운 문양을 궤도 삼아 움직이는 듯한 적황색 빛에 시선을 빼앗겼다. 다음 순간 머리가 지끈하며 몸이 어딘가로 떨어지는, 아니, 자신이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 같은 감각이 엄습하더니 사방이 고요해졌다. 동시에 지금이라면 그에게 육성이 아닌 소리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라곤 없는데도 강렬한)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하는 겁니까?]
그러나 그 상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어느샌가 모여들기 시작한 정령들에게 신경이 쏠려서였다. 레아의 머리와 어깨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소녀 같은 정령은 레아의 말을 알아듣기는 한 건지 태평하기 그지없고, 나머지 정령들도 전날의 만찬에서처럼 레아를 둘러싸고 앉았다. 허탈했다. 착취를 자초하지는 말라고 기껏 말해 줬더니..
"사람 말을 좀 들어요.. 내가 호구 잡으려 들면 어쩌려고!?"
인간 말은 못 알아듣는 걸까? 레아는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흑룡을 바라보았다. "정령은 인간 말을 못 합니까? 그런 거면 인간한테 호구 잡히지 말라고 말 좀 전해 주십시오."
//현생 크리로 늦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늦는다는 레스라도 남길걸 그랬네요8ㅁ8... 개그 분위기도 오래 유지 못하고 진지진지 열매를 먹어 버렸고요(._.)a (레아가 매사 진지한 타입이다 보니;;) 정신 파장을 맞추는 과정 연출도 의도하신 바에 부합하는지 모르겠습니다^ㄷ^; 그나저나 블랑님은 용의 정석(?)이 되고자 하는 건가요? 이레귤러이면서 묘한 구석이 있네요ㅎㅎ
사실 그는 좋은 스승은 아니다. 만약 좋은 스승을 꼽으라면 동제국, 케놀라인에 있는 그 미친 여자가 가르치는데는 더 능숙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리 대야에 곡주(穀酒, 곡식으로 빚은 술)를 대낮에 퍼 마시고, 앉은 자리에서 돼지 반마리는 가뿐히 해치우는, 곱상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은 언행을 보였지만 그녀의 가르침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으니까. 그는 그렇게 자신에게 전음(Telepathy)를 보내는데 성공한, 전신에 정령들을 주렁주렁 메달고 있는 소녀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인이 지금에 와서 마법을 배우기엔 충분히 늦었다. 그만큼 마나에 익숙해지는데는 자질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마도구의 사용은 이야기가 달랐다. 지금 자신이 만든 마도구를 사용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녀 본인은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쌓아올린 지식과 끈기로 빚어져 단련된 정신력은 그것을 덮고도 남는 것이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좀더 생활에 유용한 마도구의 시제품을 만들어서 그녀에게 테스트 작동을 부탁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결국 전신에 주렁주렁 정령을 매단채 자신에게 구조신호를 보내는 여인을 보고선 박장대소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푸하하하하!!1 자네가 좋다고 따라다니는데 그냥 일이라도 좀 시켜주게!! 그냥 그 아이들은 자네가 단순히 신기한 걸수도 있고 마음에 들어서 그런걸 수도 있으니 자네도 같이 어울려주면 된다네!!"
보통 저렇게 정령들이 메달린다면 계약을 맺고 행동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지금의 여인은 딱히 그런거에 대해 알 필요는 없어 보였다. 언젠가 자신에게 필요하게 된다면 스스로 배우게 되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느새 리빙아머가 가져온 머그컵에 담긴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웃음을 진정시키며 향을 음미하였다. 확실히 발바리아 남부 지역에서 만든 놈이라 그런것인지는 몰라도 그 향이 일품이라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공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정령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그 한가운데에서 그는 여인을 잠깐 지긋이 쳐다보다가,
-따콩. "아까전에 그건 장난이었네. 당황했을지언정 나는 딱히 신경 안쓰고 있고. 내가 어제 한 이야기 기억 안나나? 나는 생각보다 털털한걸 좋아하고 격식 차리는 걸 안 좋아한다네."
어느 새 이마에 딱밤 한대가 가볍기 스쳐지나간다. 어느새 진지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장난스러운 기분이 드는 온화한 미소가 깃들어 있었고, 딱밤 맞은게 아프지 않냐는 듯 실프가 이마에 대고 입김을 불어주며 운디네가 조심스레 손으로 쓰다듬어준다. 그런 가족같은 모습을 보면서 그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천천히 미소를 그려보였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 아침에도 그랬지만,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네. 어깨에 힘을 빼고 침착해지게나. 안보이던게 보일테니까. 그건 그렇고...."
그가 턱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자네도 어지간하구만. 그럴때는 한번쯤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솔직히 그대 얼굴은 객관적으로 봐도 꽤 괜찮은 편이니까 말이지. 차갑고 도도한 면과 다르게 왠지 털을 바짝 세운 소동물이나, 왠지 지켜주고 싶은 인상이라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아름답지 않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게나."
..... 남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용은 여인의 외모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물론 자유로이 연구를 하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사귀는 것정도는 나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기도 좋았을테고 여러가지로 생각할 만한 것들도 공유하면서 재밌게 즐겼을테니까.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남의 인생에 함부로 간섭하는 것은 절대로 좋은 일이 아니니까, 그저 딱 엇나가지 않을 정도로만 개입하고 이야기 하는게 좋은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박수를 친 뒤, 주변을 환기 시키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보자고. 집으로 가자고 했던가. 좌표를 좀 불러주게."
그러고서 동시에 자기도 같이 가려는 듯 로브를 챙겨 입는 그였다.
//매우 훌륭했어요!! 묘사 진짜 잘해주셨어요!! 블랑이 좋은 스승이 아닌데, 레아가 좋은 학생이네요!! . .) 정석.... 이라기 보다는 그래도 레아가 용을 연구하러 왔으니 그럴듯한 표본은 되어 주어야지 좋은 상사가 아닐까요?!(아님)
//>>85 엄마야 답레 너무 늦게 달아서 낯이 없었는디 2시 넘어서 이으셨어:O! 고생하셨습니다8ㅁ8 그리고 어울리는 분위기였다니 다행입니다:) 판타지 쪽 잘 몰라서 상상하면서도 이런 게 맞나 쫄렸거든요 근데 맙소샄ㅋㅋㅋㅋㅋㅋ 자료 제공을 위한 살신성인(?)이었나요?!?
케놀라인에 있다는 좋은 스승은 역시 용이려나요? 블랑님이랑 교류가 제법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궁금하네요 정령들이 은근 재미 붙인 거 같습니다:) 묘사되는 모습들이 애기애기하다 보니 레아가 진짜 호의를 둘리로 알아 버리면 어쩌려고 저러나 살짝 걱정도 되는군요 한편 블랑님은 쿨하군요ㅎㅎ 저라면 아픈 데를 찔린 기분도 들었을 거 같은데 편하게 넘어가는 게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요 (레아가 긴장한 게 보여서 풀어 주려는 의도도 있으려나요?) 또 차갑고 도도한 면이라는 언급도 뭔가 신기했습니다ㅎㅎ 레아가 그렇게도 보일 수 있군요 (← 이으면서는 잘 모름다 ㅋㅋ)
아 참 여쭈려던 건 이거였는데! 좌표는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위도 경도 생각하신 거 맞나요? 그거면 제 역량으론 지도 없이는 가늠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ㄷㅠ;;
>>87 칭찬 감사합니다! 덕분에 신나네요~ 어색하지 않았다니 다행입니다:D 용이 아니라 엘프였군요:O 근데 성격이 어떻기에 미친 여자라고 회상되는지.. 일단 회상한 부분만 보면 불같기는 해도 뒤끝없이 시원시원할 것 같은데요ㅎㅎ 세월이 강력하긴 해도 누구나 상처를 웃어넘길 수 있게 되는 건 아닐 테니 블랑님이 건강하긴 건강한 듯합니다:) 근데 수명을 깎아 가며 당장 하자고 나선다는 건.. 설마 레어 밖으로 나가 블랑님을 당첨 복권이라고 보고 있는 여성 용과의 연애를 시도한다는 건가요 ㅇㅁㅇ;;;;;
본격 용비게이션이군요! 장소 언급 정도로 서술해 보겠습니다! 참 답레는 아마 저녁~밤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서 시간을 딱 말씀드리지는 못하겠네요 8ㅁ8..)
간단하게 말하자면 대화나 해볼까 해서 찾아온 블랑이랑 알수 없는 시비가 붙어서 대로 마시던 술 대야 그대로 한방 휘두르는 그런.... 남자같은 여편네입니다
아뇨 아뇨 아뇨 물리적으로요, 나중에 나오겠지만 드워프들이랑 마공학 엔진 만들다가 레어 반쯤 날려먹고, 요람 공사하는 도중에 이 기능 넣으면 어떨까? 필요는 없는데 멋지구리한걸? 하고서 무너지는 바람에 사상자나 부상자는 없었지만 요람 공사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는 등의 그런 해프닝이 있었어요, 드워프들 + 블랑 = 사건사고 24시 라는 공식도 읍읍
제대로 한 거라는 답에 긴장이 풀렸다. 레아는 주저앉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처음이라선가 마법 재능은 꽝이어선가 엄청 기 빨리네. (기력도 기력이지만 무엇보다 영혼이 어딘가로 빨려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원거리 대화 두 번 했다간 몸살 나겠다! 이거 익숙해질 순 있나? 아직 공중에 떠 있는 출입증을 보며 좀은 막막해할 찰나, 무슨 얼음 주머니라도 얹힌 듯 머리가 서늘해졌다. 정신 파장을 맞추는 데 정신이 팔렸을 때 배었던 땀을, 머리 위의 정령이 식혀 준 모양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정령들도 남은 어깨에 앉거나 팔에 매달려서(영적 존재여서인지 그렇게 올라타도 무겁기는커녕 직접 보기 전엔 올라온 줄도 몰랐다.) 무슨 정령으로 만든 망토라도 걸친 것 같은 꼴이 되어 있었다.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샜다. 세상에, 정령술사들은 이런 일을 겪어 가며 일하나? 설상가상, 흑룡은 말 좀 전해 달라는 소릴 듣고도 도리어 폭소하며 그냥 일을 시키고 어울리면 된단다. 한숨이 나왔다. 누가 함께 지내는 사이 아니랄까 봐 용이나 정령이나 무방비한 게 똑같다. 나도 몰라. 당사자가 하겠다면 타인이 어쩌겠어? 그러다 질리면 안 오든가, 아무튼 알아서 하겠지. 체념(?)하고 일어서는데 낭패감이 머리를 스쳤다. 이 정령들, 인간 말을 모르는 거 같은데, 그럼 무슨 수로 일을 시켜? 기가 차서 웃음도 안 나왔다.. 라고는 해도 쬐그만 영들이 즐거운 듯 다닥다닥 앉거나 매달린 건 역시 귀엽다. 레아는 다시 한 번 체념(?)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뭐, 최소한 적적하진 않겠지.
한편, (그 소란 통에 마법 기사가 흑룡에게 전한) 갓 내린 듯한 커피의 그윽하면서도 달콤한 향도 마음을 가라앉혔다. 의자가 투명(?)해 허공에 앉은 것 같은 점이 어색하긴 해도 푸른 하늘을 따라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 나무에 에워싸인 바위 절벽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커피를 음미하는 흑룡의 모습은 실로 운치가 있었다. 화가가 봤다면 좋은 모델이라고 반색하며 어떻게든 화폭에 남기려 들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림에 서툰 레아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너무 빤히 바라본 탓일까? 흑룡이 커피를 마시다 말고 일어서더니 레아를 내려다보았다. 어쩐지 장난 치다 딱 걸린 기분이라 (키 차이가 상당한데도 새삼 시선을 끄는) 그의 고운 눈을 피하려던 순간, 그의 손끝이 이마에 가볍게 부딪혔다. 그리고 레아가 채 손을 대기도 전에 정령들이 아프지 말라는 듯 입김을 불고 손으로 감쌌다. 레아는 올리려던 손을 내리며 정령들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흑룡의 말을 곱씹었다. 장난이었다라, 용을 줄곧 조사 대상으로만 여겼던 것을 반성하고 시정하기로 다짐했던 게 일순 부질없게 느껴졌다. 그러나 장난을 준비하는 소년 같으면서도 어쩐지 산 리노의 아버지나 큰오빠를 연상시키는 미소(아마도 정령들을 향한 것으로 짐작되는)와 마주하자, 앞서 저지른 무례의 여파가 우려만큼 크지는 않다는 점이 마음 놓였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제대로 사과하려던 거라 해도 그건 내 사정이고, 당사자가 원하지 않았다면 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던 거라고. 그런 모습이 경직되어 보였을까? 흑룡이 어깨에 힘을 빼라고 덧붙였다.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바짝 긴장했구나, 나. 하긴 어제오늘 일어난 일이 평생 겪은 일보다 더 파란만장하니 그럴 수밖에.
자세를 바로 하는데 흑룡이 좀 전보다 진지한 표정을 띠며 턱을 쓸었다. (턱을 어루만지는 건 흑룡의 버릇인 듯했다.) 무슨 얘길 하려고 저러나 기다리자니, 좀은 싱거운 화제가 나왔다. 경험이라, 하기야 경험이 삶의 자양분이 된다는 얘기는 여기저기서 거의 상식처럼 오르내리곤 한다. 그러나.... 레아는 생긋 웃어 보였다.
"제 경험 쌓자고 다른 이의 감정과 시간을 낭비시켜서야 되겠습니까."
그렇게 흘려 넘기고 싶었으나, 이어지는 말에 그만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제도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지만 이 용, 인간의 외모에 대한 평가를 꽤나 직설적으로 한다. 용족은 저런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아니, 그보다 '객관적으로'? 저건 인간의 미적 기준에 따른 표현일까? 아니면 종족과 무관한 표현? 레아는 그의 시선을 막으려는 듯 얼굴을 반나마 가리고 용족의 미적 기준에 대해 묻는 게 감정을 상하게 할 여지가 있을지 따져 봤다. 사적인 영역에 관한 질문은 아니니 비교적 안전할 것 같다. 그래서 얼굴을 가렸던 손을 내리고 그를 올려다봤다.
"어제도 궁금했는데 용족의 미적 기준은 어떻습니까? 용족과 인간이 전혀 다르게 생긴 만큼 미적 기준도 상당히 다르리라 생각했는데, 말씀을 듣다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블랑님이 인간의 미적 기준을 잘 알고 하시는 말씀인지, 아니면 용족도 미적 기준이 인간과 비슷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화제를 돌리고 나니 동요했던 마음이 좀은 차분해졌다. 홧홧하던 낯도 제법 식었다. 그때 흑룡이 기숙사의 좌표를 알려 달라며 깊은 바닷물을 연상시키는 빛깔의 로브를 걸쳤다. 훤칠하면서도 건장한 체격이 로브에 감싸이자 신비스러운 멋까지 돋보였으나, 그 모습을 감상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기숙사가 어디 있는지야 알아도 좌표, 즉 위도와 경도는 외우지 못했으니까. 그렇다고 크레티스 왕립 대학으로 가기를 청하자니 정문에서 기숙사까지는 도보로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레아는 난감한 빛을 감추지 못한 채 애꿎은 머리칼을 배배 꼬다가 떠듬떠듬 대답했다.
"...크레티스 왕립 대학의 송골매 고개..로 가 주실 수... 있으십니까?"
기숙사와 대학 캠퍼스를 가르는 고개라 출근 지점으로 정하기엔 딱이다. 거기서 기숙사까지는 금방이니 옷을 챙겨오기도 편하다. 다만 송골매 고개가 정식 지명이 아니라 교직원, 학생, 인근 주민 사이에서나 통용되는 지명이라는 게 문제다. 이 정도 정보만으로 과연 이동이 가능할까?
// >>89 엘프는 근접전에 약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ㅎㅎ 그 엘프는 무려 실전형 전투에 능하군요! 당장 확보할 수 있는 무기를 휘둘러 공격XD!! (틀림) 아아, 제가 오독했었네요 지금 요람에서는 그런 사고가 없어야 할 텐데요 (다시 무너지면 그간 모아 놓은 자료들이..... N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 )
실제로 용의 미적감각은 자신이 보더라도 이상하긴 했다. 실제로 자기애, 소위 인간들이 말하는 나르시즘에 빠진 용들의 경우가 그렇게 많았었고, 그것은 대다수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용들이 그렇게 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자신은 잘생겼다기 보다는 특이하게 생겼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여러가지를 보게 되었으니까. 실제로도 자신은 인간이나 드워프들이 건축한 건축물이라던가, 그들이 소위 말하는 미녀들이라던가 등의 여러가지 기준들을 보면서 아름다움의 기준은 모두 상대적이라는 것이라고 볼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말한 '객관적'이라는 개념이 조금 뒤바뀐 것도 사실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서는 철회할 이유 따위는 없었다. 그것이 객관적이 아니라고 해봤자 자신의 시선으로 보았을때는 어차피 그녀가 아름답다는 기준에는 부합하는게 맞았으니까. 그렇기에 한점 부끄러움 없이 그녀에 대한 소감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고. 그는 그렇게 생각을 끝맺으면서 아직도 전신에 주렁주렁 정령들을 메달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벼운 너털웃음을 흘리고는 천천히 손뼉을 쳐 정령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 꼬맹이들, 일단 나중에 놀게해줄테니까 잠깐만 둘이서 시간을 보내게 해주겠니?" - 우우!! 치사해!! - 언니랑 더 놀게 해줘! "나중에 놀게 해준대도, 나중에. 그리고 너희 레아 말 못알아듣는 척 하지 말아주렴. 얼마나 당황했겠니."
이것으로 정령들이 전부 레아의 말을 알아듣고 있었다는 게 증명되었다. 그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자신에게 시위하는 정령들을 가벼운 손짓으로 흩어보낸 뒤 그녀의 말에 천천히 눈을 감는다. 머릿속으로 순식간에 대륙 전도가 펼쳐지고, 동시에 크레티스 왕국의 전도로 범위가 좁혀진다. 한번더 소거법을 펼치며 수도로 정신이 집중되고, 재차 정신을 집중하니 왕립대학의 모습이 그려진다. 생각보다 큰 크기에 잠시간 여러가지를 대조해보자, 본관과 거주지로 통용되는 곳의 전경이 눈에 잡힌다. 하지만 생각보다 장애물─나무, 바위, 혹은 산짐승 등─이 많았다. 공간마법이란 상당히 위험한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도 게이트 위에다가 어떠한 물건도 두지 못하도록 주변에 소거 마법을 자주 펼치지 않던가. 아주 조그마한 장애물이라도 만약 그곳에 공간마법을 펼쳤다간. 자신은 어떻게 해내더라도 레아는 상당히 위험할 것이었다. 그러니까 고개의 초입부로 추측되는, 본관 방향보다는 기숙사 쪽인 출구 초입부를 향해 펼치는 것이 낫겠다 싶어 그는 천천히 레아의 손을 붙잡았다. 보드라운 감촉에 더해 느껴지는 필기구를 자주 쥐어 박혀버린 굳은 살의 감촉에 그는 역시 그녀가 노력파라는 것을 재차 깨달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직장 상사가 가정방문을 해보는 걸로 하겠네. 아 물론 난 투명화 마법을 쓸테니 나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걸로."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가 천천히 공간을 접었다. 어차피 최단 거리로 압축할 것이기에 그곳으로 체스말 옮기듯 옮기는 것 보다는, 이미 지정된 좌표로 데칼코마니를 펼치듯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았다. 물론 왕도 주변으로 수많은 결계가 쳐져 있었지만 그가 누구인가, 바로 마법의 조종이라 일컫어지는 용이 아니던가. 그렇게 잠깐 눈을 감았다 뜬 사이, 어느새 한 야트막한 고개의 초입부에 도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가볍게 눈을 찡긋이며 그가 장난 반, 웃음기 반을 섞어 입을 열었다.
"도착했다네, 이곳이 맞는가? 그게 아니라면 다시 한번 더 좌표를 잡아야 하니 신중하게 살펴보게나."
//어.... 어떻게 아셨지!!!(아님) 다행히 지금 요람은 완성되자마자 온갖 마법을 떡칠해서 운석이 떨어져도 요람은 안전하답니다!!
>>91 지금은 요람이 튼튼하다니 다행이네요:) 적어도 운석이 떨어져서 닥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선 안전!!
현생 크리로 오늘은 답레를 달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8ㅁ8(아직 불확실하지만 혹시나 해서 말씀드립니다.) 그래도 궁금한 게 많아져서(._.).. 몇 가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ㅎㅎ
1) >>90에서 정신 파장 맞추기에 힘들어하는 서술을 좀 넣었는데 혹시 설정과 충돌되는 부분이 있나요?
2) 정령술사는 정령과 계약해야 정령을 다룰 수 있는 거 같은데 계약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요? 계약 조건이라든기 한 개체하고만 계약이 되는 건지 여러 개체와도 계약이 되는지라든가 계약할 때 속성 제한 같은 게 있을지 궁금하네요ㅎㅎ (그와 별개로 정령들한테 사기당한(??) 레아 지못미 (._.).. 니가 제일 허술해;;)
3) 레아의 연애관(제 경험 쌓자고 다른 이의 감정과 시간을 낭비시켜서야 되겠습니까.)을 듣고 블랑님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85에서 연애의 장점을 경험자처럼 얘기하는데 정작 본룡은 모솔(??)인 게 뭔가 묘하더라고요ㅎㅎ)
4) 공간을 접는 마법에 관한 서술 보면서 신기했는데요, 그 마법은 텔레포트랑 어떻게 다른 건가요?
5) 블랑님이 투명화 마법을 쓰겠다고 했는데 이동 직후에 이미 투명 마법을 쓴 상태인가요, 아니면 현재는 모습이 보이는 상태인가요?
>>92 아마 그때쯤이면 요람을 차원 틈새에 보내놓지 않을까요!! 최대한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1) 안이오, 제가 표현을 잘했다고 한게 그거에요. 용이나 마법사들은 배운직후 계속 쓰기에, 그것도 자기 손발처럼 움직이기에 당연히 힘이 안들어가는데, 레아는 마법도 모르고, 그마저도 용이 만들어준 마도구를 이용해 사용하는거잖아요? 그러니까 어려운게 당연한거에요!! 왜 타자들이 배트 휘두르는 거랑 저희가 휘두르는거랑 같다 보시면 됩니다!!
2) 이 세계관 정령사들은 사실 1~2속성 특화나 특수개체 특화로 나뉘어요!! 그래서 계약을 할때 꽤 신중한 편이고요! 다만 레아는 요람에서 상대적으로 정령들에게 인기인이 된 셈이라 아마 지금 계약한다고 하면 받아줄거에요! 물론 유지하는데 마나가 들어가서 마나량이 쪼끔 아쉬운 지금 시점에선 전투용이라기 보단 호신용이나 작업용이 어울리겠지만요!!
3) '이상하다, 책에서 읽을땐 그랬는데..... 특이케이스도 있는걸로 봐선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러고보니 [결혼은 미친짓이다]라는 책도 있었으니, 음 그렇겠군.' 하고 납득해버렸습니다. 즉 그런걸 책으로만 배운게 블랑이다보니 그걸 또 자신있게 내뱉어버린 우리의 허당 룡쨔마(....)
개체 특화로 부르는 정령이 일반적으로 속성 특화로 부르는 정령보다 더 고위급이거나 더 셀 거 같네요ㅎ 계약할 때 정령사가 정령한테 제공하는 건 마나 정도일까요? 아니면 뭔가 다른 이득도 제공해야 할까요? 그리고 레아뿐만 아니라 저도 궁금한 게ㅋ 정령사가 알할 때 정령들이 레아한테처럼 매달리고 그럴라나요? (그러면 정령사 왠지 불쌍해 보일 거 같고ㅋㅋㅋ)
이론만 알고서 권유했다니 (인생이든 용생이든 실전일 텐데:O!!) 아직 젊어서인가 위험한 구석이 있네요..(._.)a
그러시군요 그럼 이동하는 데 텔레포트를 쓰지 않고 공간마법을 써야 했던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텔포보다 더 까다로운 마법 같은데 어째서 공간마법을 시전했는지 알고 싶었거든요:)
마나 없이 계약하면 안 되겠네요(데려와 놓고 쫄쫄 굶기면 그 무슨 만행입니까..) 레아와 정령 계약은 연이 없는 것으로ㅋㅋ 암튼 설정해 주신 바에 따르면 인간 사회에서 마법 재능이 있는 사람 중에서만 영적 능력 유무를 검사하는 게 자연스러워져서 좋습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 모자란 건 모자라다고 인정하고 털어놓는 게 하자가 되지는 않는데.. 블랑님이 어떤 의미로는 애송이(?)인 셈이군요ㅎㅎ
아, 제가 궁금했던 건 텔포로도 공간을 뛰어넘는 게 가능한데도 공간마법을 사용한 게, 텔포로 뛰어넘을 수 있는 거리에 제약이 있거나 좌표를 정확히 알거나 가 본 적 있는 장소에만 시전 가능하다거나 하는 제약이 있어서인가였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구체화해서 여쭐걸 그랬네요(._.)a
1. 그래서 제가 레아는 요람 안에서 정령들하고 놀라고 요람인에는 마나가 많아서 정령들이 상시 거주중이라는 것도 살짝 넣었지요! 이건 조만긴에 한번 떡밥을 풀어드리겠습니다!!
2. Exactly!! 맞아요! 사실 블랑은 따지자묜 20대 중후반이니까요!! 나중에 명대사로 "인정하고 싶지 않군, 젊은 날의 치기라는것을...." 이라는 것도 내뱉을 예정입니다. 이걸 아신다면 건ㄷ... 읍읍
3. 아 공간마법의 좌표는 다 필요해요. 사실상 저렇게 블랑이 소거법으로 하나하나 그림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상으로는 x y z 축으로 어느정도 계산을 끝내가며 하는거니까요. 그걸 안하면 허공에 던져진다던가, 아니면 위치하는 곳의 반대편으로 간다던가, 실수로 땅 깊숙한데 박아버린다던가 등의 심각한 문제가 생겨서..... 게다가 블랑의 특이한 시전법과 [스포일러] 덕에 이런 기행도 가능한겁니다. 그럼 왜 드래곤들은 막 좌표 지정 제대로 안하고 텔포를 시전하느냐 하면, 그네들은 유희 하면서 막 바깥으로 나돌아다니고 그랬잖아요(.....)
>>97 아 블랑님이 따로 밥을 주나 했는데 요람이 밥 천지인 곳이었군요(팽팽 놀아도 밥이 굴러다니다니 정령에겐 지상 락원?!) 그리고 또 궁금한 게 정령이 용족의 음성 언어도 알아들을까요? 블랑님이 정령한테 일 시켜도 된다는 대목에서 (레아는 연구원 생활을 떠올리며 정령 착취를 걱정했지만) 저는 일전에 말씀드린, 용족의 음성 언어를 인간의 문자로 옮겨 적는 작업에서 정령의 도움을 받으면 교차 검증이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미숙한 면을 인정하고 성장할 예정이라는 말씀이시군요 못 하는 게 없어 보였지만 성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 어떤 면에서 얼마나 성장할지 궁금하네요:)
그럼 텔포랑 공간마법은 효과, 시전 시 따르는 제약, 이동 가능 거리 등에서 별 차이가 없는 말씀이신가요:O?
1. 아 그거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그거 참고로 이론 세운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실존 검증을 한 사람들은 없을테니까 그거 증명하면 학계에도 큰 파장이 일긴 할꺼에요.
2. 아이러니 하지만, 요람을 만든 이가 요람에서 성장하는 셈이니까요.
3. 굳이 따지자면 공간 접는게 상위 호환이긴 하지만요. 실제 효능은 비슷하거나 같지만, 안정성은 이쪽이 훨씬 높습니다. 텔레포트의 경우는 좌표 지점이 더 정확해야하고 이쪽의 경우는 대칭 이동이라서 좌표지점이 조금 어긋나더라도 목표지점은 확실히 이동가능한 방식이라서요. 게다가 Z축으로는 절대로 뒤틀리지 않아서—물론 블랑은 안전을 위해 Z축을 계산 합니다— 땅속 깊은 곳에는 쳐박힐 일은 없어요!
흑룡의 답변은 레아의 외모에 대한 평가가 인간의 관점을 헤아린 결과가 아니라 자신이 느낀 바라는 의미 같았다. 그러나 답변을 듣고 보니 질문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물었어야 했다. 인간 기준에 잘생겨 보이는 용이 용족 사이에서도 잘생겼다고 여겨질 것인가? 반대로 용족 사이에서 잘생겼다고 평가되는 인간은 인간에게도 잘생겨 보일 것인가? (모든 인간이 동일한 미적 기준을 지닌 건 아니듯이 용족도 개체마다 미적 기준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있을 것 같았다.) 다시 말해, 특정 종의 외형을 평가할 때 용족과 인간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가? 그것이 정말로 궁금한 점이었으나, 재차 질문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표현해야 이 의문이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전달될지 정리하기 어려웠으므로.
그때 흑룡이 정령들에게 인간의 말로 자리를 비켜 달라 청했다. 그도 모자라 정령들 역시 인간의 언어로 반발했다. 날 속였어?!? 기가 막혔다. 용은 연기를 안 할 것 같냐던 흑룡의 반문도 떠올랐다. 용에게나 정령들에게나 고양이 생각하는 쥐였네. 주제 파악이 되자 비로소 한숨이 폭 쉬어졌다. 내가 제일 무방비하구만.. 내 걱정이나 하자.
배신감(?)을 수습하는 사이 흑룡은 정령들을 돌려보내고는 명상을 시작한 이처럼 고요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러나 마법에 까막눈인 자신이 봐도 단순한 명상은 아님이 명백했다. 정말 송골매 고개도 갈 수 있을까? 아까 순식간에 이리로 옮겨 온 것처럼? 반신반의하던 중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흑룡에게 손을 잡힌 탓이다. 여기로 이동할 때 살며시 잡아끌던 것과는 달리 흑룡은 제 손아귀에 폭 감싸이게끔 레아의 손을 움켰다. 이 손을 크다고 해야 하나, 작다고 해야 하나? 아니, 변신한 모습인데 손이라고 할 수 있나? 감각과 실재의 괴리가 혼란스러웠다. 실재적 진실은 감각으로는 지각되지 않는 영역에 있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감각과 완전히 동떨어진 진실이 과연 존재할지 의심했는데, 그 의심이 정면으로 반박되는 기분이었다. 감촉이며 온기며 악력이 아무리 사람 같아도 그는 용이니까. 그것만도 정신없는데 등골이 오싹해지는 말이 들렸다. 가정 방문? 내 방에도 들어오겠다고? 속옷도 챙겨야 하는데? 더구나 다른 연구원도 쓰는 방인데 그 연구원의 사생활은?!
거의 비명을 지를 뻔한 순간, 눈앞의 모든 것이 찌그러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익숙한 오르막길이 보였다. 가장자리의 인도에는 침엽수가 난간처럼 줄지어 있고, 가운데는 마차나 말이 오가도록 포장된, 그리고 길가엔 벽돌로 지은 기숙사가 줄지어 있는, 송골매 고개의 어귀였다. 진짜 왔네. 얼이 나가 있는데, 위쪽에서 낯익은 이가 내려오는 게 보였다. 구름처럼 몽실몽실할 것 같은 짧고 검은 머리, 짧고 동글동글해도 탄탄해 보이는 체형, 왕립 대학 소속 교수자(敎授者)의 정복인 푸른색 숏 케이프, 신학과(神學科)의 라민 선생님이다.
"쌤! 라민 쌤!!"
신이 나 총총거리며 언덕을 올랐다. 얼굴엔 절로 함박웃음이 걸렸다.
// 늦었습니다.. ㅇ>-< 블랑님이 투명화를 시전할지 상호 작용도 시도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등장만 시켜 봤습니다:)
>>103 의외로 외출도 종종(?) 하는군요. 아ㅋㅋ 전 또 발표가 일상 같은 용어인 줄 알았네요(._.)a 논문 작성과 제출만 떠올렸지 학회는 생각도 못했는데 확실히 학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근데 증거물을 블랑님이 만들어 주면 카다로스 제국사는 필사할 필요가 없게 되려나요? 그거도 레아의 1달 목푠데ㅎㅎ)
// >>101에서 제가 파악하지 못한 내용이 생겨서 질문 남깁니다. >>55에 따르면 요람의 메인홀이 제1서고인데, 제가 듣기로 총류는 백과사전, 어학사전 같은 책을 포괄하는 분류여서요. 근데 메인홀에 사전 류만 있을 거 같지는 않고(._.).. 총류가 무엇을 가리키는 용어인지 알 수 있을까요?
>>104 사실 생각한 것중 하난데 만약 시간이 없어서 필사를 못했다고 내기에서 졌다고 말하면 "오늘까지였나? 그게?" 하면서 눈앞에서 순식간에 리빙아머들을 시켜 필사 시킨 다음 "자, 타임컷이군." 하고 [강제로] 이긴거 처리 시키려고 했던 것도 생각했었..... 읍읍
>>105 여기서의 총류는 좀 다른 의미에요. 보통 도서는 들어오는 순간 분류가 시작되잖아요? 요람은 들어오는 서적의 양이 좀 되다보니 처음 배치되기전의 모든 서적은 전부 총류로 분류되고, 아침마다 블랑이 읽는 신문 같은 것들도 전부 보존 마법이 걸려서 총류로 배치 되요. 백과사전은 물론 지방의 토속 간행물 같은게 있다면 그것도 전부 총류고요—이건 현실 총류도 비슷해요—.
마법 기사들이 순식간에 필사본 완성해 주는 거 좀 쩌네요:O 편리하겠다ㅎㅎ 근데 내기 승패 조건은 블랑님이 채용 제안을 철회하느냐 or 레아가 채용 제안을 고사하느냐뿐이었던 거 같아요 필사본은 레아가 자기 연구가 지어낸 내용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한 간접 증거를 마련하고자 1달 안에 써야지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새로 들어와서 아직 분류하지 않은 자료를 가리키는 명칭이었군요 따끈따끈한 문헌을 접할 수 있겠네요 (재밌을 거 같은데 그게 업무가 되면 저는 나가떨어질 듯요ㅋ)
인간에게 공간접기를 같이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대한 안전하게 자신의 마력을 최대한 조율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위험이 있을줄은 몰라가지고 많이 걱정했는데 그래도 실패하지 않고 제대로 이곳으로 온 것이다.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하며 그는 이번 결과 또한 돌아가면 일지에 기록해놔야겠다고─용임에도 인간에게 영향을 크게 받아 기록물을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로브의 후드를 뒤집어 쓰고 옷깃을 조심스럽게 여며두었다. 이곳까지 공간마법을 사용했는데에 대한 흔적도 최대한 지우면서 그는 천천히 여인의 손을 놔주고는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았다. 학교라는 곳을 문헌이나 문서로만 접한 그였다. 충분히 호기심이 갈법 했지만 그는 주변의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충분히 정돈 된 도로는 마차가 오갈정도로 폭이 크고, 가운데에는 방향표시가 되어 있어서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게끔 한 것 같다. 동시에 연구원 기숙사와 교수 전용 숙소까지 확실히 정비 되어 있으며 규모나 관리면에서 볼때 왕국 최고의 시설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듣자하니 크레티스가 두 제국─발바리아, 케놀라인─의 뒤를 이은 강국이라 들었는데 아마 그 강함은 잘 정비된 교육환경과 교육에서 나오는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나쁘지 않군, 오랫만에 유희라도 해보고 싶지만. 그건 나중에 일단락하고서.'
당장에 첫번째 직원 교육도 제대로 끝내지 못한 시점이다. 이제야 처음으로 요람에 한명 들어왔는데 어느정도 익숙해질때까지는 자신도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숨을 고르던 찰나, 그는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마나를 모은 뒤 조심스레 자신의 몸에 둘러 마치 위장막을 씌우듯 자신의 전신에 두르기 시작했다. 어제 레아가 자신의 레어에 올라왔을때, 그때의 진흙을 덮어쓰던 모습이 생각나서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투명마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전신에 마나를 두름으로서 사방으로 난반사 되는 불투명한 거울을 자신의 세포단위로 두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리할 것이다. 물론 보통의 마법사들은 그런 비효율적인 것 보다는 아예 벽을 세워서 사용한다는 느낌이 많았지만, 자체적으로 마나가 넘쳐 흐르는 종족이 용이 아니던가, 그들이 부리는 마법의 위력을 생각하면 인간상태에서의 그러한 능력은 누워서 빵을 던져 입안에 넣은뒤 우유까지 한번에 들이키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이었다. 이제는 조용히 해야할 시간이었다. 투명화 마법이라고는 하지만 목소리나 그런것까지 전부 막아주는 것은 아니었고, 또 실제로 부딪히면 맞는것도 그대로였으니까, 제대로 없는 듯이 위장하지 않으면 그만큼 의심받기 쉬울 것이고 그때는 진짜 우선순위로 도망가야 할 수도 있었다. 따지자면, 지금의 자신은 유희를 즐기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제대로된 신원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이들의 눈에 지금 띄인다면 자신은 그렇다 쳐도, 레아는 확실하게 곤경에 처할 수도 있었다.
[지금부터 나는 투명화 상태에서 말하지 않고 전음으로만 조용히 이야기 하겠네. 말이 가정방문이지, 자네가 있는 방안에는 들어가지 않을 예정이니 그렇게 알아두게, 혹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만나도 좋고 말이지.]
그가 저 멀리 다가오는 교수에게 달려가는 레아를 보며 전음을 보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는 자신을 만났을때의 불안감이나 긴장감이 아닌 함박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흐뭇하게 바라보며 흘러가는 듯이 그 또한 전음으로 한마디를 남기는 것은 덤이었다.
자신을 알아본 듯 손을 흔드시는 라민 선생님께 달음질하는데 흑룡의 목소리(귀에 들리는 음성이 아니니 메시지라고 해야 적절할까?)가 머릿속에 들어찼다. 자연히 돌아봤으나 흑룡은 이미 모습을 감춘 뒤였다. 감쪽같다. 마법을 쓰겠다고 듣고서 보는데도 전혀 모르겠네. 한편으로는 레아가 기겁했던 문제를 헤아려 준 것이며 만날 사람 있으면 만나라는 말이 고마웠다. (원래라면 일을 했어야 하는데 나와 버린 거라 볼일만 마치고 돌아가는 게 도리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말이라도 고마운 게 사라지지는 않았다.) 아까 흑룡이 가르쳐 준 방식으로 감사 인사라도 전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잠시 생각했으나, 영혼이 빨릴 것 같던 순간을 되새기자 도저히 출입증을 꺼낼 엄두가 안 났다. 아쉬운 대로 고개를 꾸벅해 보이고는 다시 선생님께 달려갔다.
- "? 뭐하니?"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도리질을 치고 웃어 보였다. 누가 봐도 인간으로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외형이라 흑룡이 모습을 감춘 게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당사자가 그러기로 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티 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라민 선생님이 놀란 소리를 냈다.
- "너 얼굴이 왜 이래? 무슨 일 있니?"
"아...."
생각해 보니 끔찍한 몰골이겠다. 잠은 못 잤지, 정신 줄 놓고 한참 울었지, 전음인가 해 보려다 영혼 나갈 뻔했지, 그러고 보니 이리로 단숨에 오는 통에 멀미라도 났는지 (야외라 빠르게 가시고 있긴 하다만) 속도 좀 메슥거렸다. 사람 꼴이 아니겠네. 멋쩍어 얼굴을 가리면서도 뭉클했다. 라민 선생님은 늘 이랬다. 왕립 연구소에 지원하기 전 학자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상담했을 때도 선생님은 레아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가 아니라, 학자가 되면 만족하겠는지를 물으셨다. 그러고는 학자가 되고 말고보다 중요한 건 본인의 행복이라며, 진로를 어떻게 정하든 소소한 즐거움 챙기고 욕 나올 일 피하면 그만이라고도 하셨다. 그때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이제는 그 말만으로 불안감이 달래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예 듣기 전에 비하면 여유라는 게 생긴 것도 같다.) 그런 분이라 이번에도 내가 괜찮은지부터 물으시나 보다.
"..요새 일이 좀 빡셌어요." 거짓말은 아니지? 어제부터 피로감이 장난 아니긴 하니까. 선생님의 눈길을 슬쩍 피하며 올려 묶은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다 손뼉을 쳤다. "참! 저 저 왕립 연구원 됐어요!"
- "그래? 일은 즐겁고?"
역시나 선생님다운 물음이다. 어제까지였다면, 아니, 바로 오늘 에르네스트 산의 전경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질문에 어쩔 줄 몰랐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나중에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확실히 대답할 수 있다. 즐겁다고. 계속하고 싶다고. 그래서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잘됐구나. 그렇다고 무리하진 말고."
"네!!"
마음 같아선 다른 얘기도 더 하고 싶고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도 알고 싶지만, 할 일이 있으니 그러지는 못하겠다. 선생님도 퇴근길이신 거 같고. 이만 가 보겠다고 꾸벅 인사하고는 (아마도 흑룡이 있으리라 짐작되는) 처음 섰던 위치로 되돌아가는데 뜻밖의 메시지가 머릿속을 쟁쟁히 울렸다. 학교 구경? 학교가 아니라 이 나라가 생기기 전부터 살았을 거 같은 용이 학교 구경을 못 해 봤다고? 뭔가 허무한 기분이었지만 못할 일은 아니었다. 어쨌든 1달간은 흑룡이 자신의 고용자인 만큼 그의 요구에 따르는 건 업무의 연장일 테니까. 다만 학교 생활이래 봤자 강의 듣고,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전부라는(동아리라도 들었으면 또 모르겠다만) 건 난감했다. 특히나 연구원쯤 되면 연구원 전용 연구실(다른 연구원과 공동으로 쓰는 곳이다.)에서 작업하거나 조교 업무를 처리하는 게 고작이고, 업무를 1달간 유예해 둔 레아는 더더욱 보여 줄 게 없는 상황이었다.
"구경하실 만한 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가 화들짝 입을 막고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라민 선생님은 교직원 기숙사로 향하느라 바빠 못 들으신 모양이다. 만약 들으셨다면 누구한테 말하는 거냐며 레아의 상태를 걱정하셨겠지. 그걸 생각하니 등골이 쭈뼛해지는 기분이었다.
// 레아가 차갑고 도도한 감이 있나 싶어서 말랑 모먼트를 넣어 보았습니다!! 근데 학교 구경을 하고 싶다니 블랑님 귀여운 데가 있으시네요:)
>>111 매번 감사합니다!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고요. 전쟁사 재밌겠는데요! 자유상극에서 카다로스 제국사에 막장드라마를 넣었던지라ㅋㅋ 전쟁사와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됩니다! 재미는 역시 막드죠XD (아님)
>>114 주말인데 고생이 많으십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내일부터 4일 정도는 현생 때문에 답레를 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니ㅇ>-<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놀자고 하는 거지 숙제 아니잖습니까 (물론 뒷내용이 무지 궁금하긴 합니다만 저도 뒷내용 빨리 못 드리면서 재촉재촉 열매 먹는 건 상도덕이 아닌지라..8ㅁ8) 정 안 되면 가볍게 썰풀이나 if성 놀이도 가능할 거고요
여쭙고 싶은 건.. 학교 구경을 한다면 뭐가 좋을까요? 전 학식, 공동 연구실, 중앙 도서관, 연못이나 폭포 같은 교내의 주요 조경 시설 정도밖에 안 떠오르네요(._.)..(아이디어 빈곤 ㅠㅠ;;) 축제 기간이면 먹거리 파는 노점이라든가 공연이라든가 경품 걸린 놀이라든가 불꽃놀이라든가 풍등 날리기 같은 걸 되는 대로 막 넣어 볼 텐데요..
>>116 앜ㅋㅋㅋㅋㅋ 학식 먹는 용인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 맙소사!! 평소에도 인간으로 변신해서 지내니 재미 삼아 몇 년 다녀 볼 수도 있었을 텐데 확실히 집돌이는 집돌이네요:) 그러고 보니 교내에 인간 행세 하면서 노는 용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용끼리는 알아볼 수 있으려나요?
>>121 고상하지 않게 표현해서 그렇지..... 고상하게 표현하면 서로 돌려까기를 시전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랑 본인이 이것저것 취미생활로 꽤 많은걸 해봤기야 했는데....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했는데..... 마치 갈매기와 돼지를 섞어서 돼지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상상을 했더니 갈매기 머리에 돼지 몸통을 섞은 끼룩꿀이 나온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실제로 모래로 요리한게 더 먹을만 할거 같다고 표현할 정도였으니 읍읍
그러고 보니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공간을 접어 이동하기 전에 서둘러 가벼운 청결 마법이라도 부려 최소한의 단장은 시켰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에 그가 가볍게 이마를 자신의 손바닥으로 친다. 어제 옷에 그렇게 했던 것처럼─물론 그마저도 완전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조금 더 신경 썼다면 새 옷 같이 해줄 수는 있었지만─가벼운 정화라도 써줬다면 이렇게 추레한 몰골까지는 되지 않았을텐데. 다음번에는 조금 더 유의를 해줘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천천히 그녀의 발걸음의 보폭에 맞춰 천천히 걸어나갔다. 그렇게 별것 아닌 생각을 하면서도 그는 곧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기를 잘했다고 생각 한 것인지 이내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저렇게 작은 새 같이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그녀의 인상에 어울린다 느끼는 것인지 몰라도, 아마 그녀가 자신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여 보이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자신이 지금 그녀의 상관이라면, 지금 이 눈앞의 교수는 그녀의 부모나 다름 없는 은사라고 생각한 것인지, 나름의 존경심을 담아서 그는 천천히 교수를 향해 고개를 숙여보인다.
'어쩌면, 당신 같은 분 덕에 이 소녀가 올바른 길을 걸었을지도 모르는 것이겠지.'
그 순간 그가 잠깐 고개를 돌린다. 잠시간이지만 저 멀리 본관 쪽에서 무언가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굳이 신경은 쓰고 싶지 않았다. 용과 용 사이에서 유희 중에는 절대로 건들지 않는다가 불문율이었으니까. 굳이 그쪽에서 시비를 건다고 상대를 해주고 싶지도 않고, 게다가 자신은 유희가 아닌 그저 개인적인 호기심과 용무 때문에 온 것이니 괜한 꼬투리가 잡힌다면 여러가지 의미로 머리가 아픈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큰 마법을 사용하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레아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와중 자신의 말에 걱정이라도 한 것일까? 조용히 중얼 거리는 말에 그는 레아 본인이 아직 전음을 받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카드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파장을 맞추는 것에 대해 힘들어함을 떠올리고는 손을 들어 조용히 레아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다시 한번 전음을 보내기 시작한다.
[대답할 필요 없이 듣기만 하거라. 일단 그대의 용무를 본다음 천천히 보도록 하지. 어차피 숨을 돌리기 위해 이 곳에 온 것도 있고, 그대가 사는 곳을 한번쯤은 보고 싶었으니까.]
그와 동시에 아주 잠깐 마력장을 걷어내며 그의 오른손과 얼굴만 잠깐 드러나보인다. 마차 장난스레 웃으며 윙크를 하는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도 인간미가 드러나 보였고, 둥둥 떠다니는 손은 검지만을 치겨든채 마치 조용히 하라는 듯한 제스쳐만을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다시 전체적인 모습이 마력장에 감춰짐과 동시에 그는 다시 자취를 감추었고 아까전의 비현실적인 광경만이 아직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뿐이었다.
헐 진짜로 답레 다셨.. 제가 4일은 잇기 힘들다고 말씀도 드렸고 늦은 시간이라 달릴 줄 몰랐는데 8ㅁ8!! 새벽까지 고생하셨군요 감사합니다 ㅠㅁㅠ!! 게다가 용들의 신경전도 곧 나올 거 같아 기대됩니다:D!! 격식 차리는 거 안 좋아한다는 블랑님이 보이지도 않는데 인사까지 하다니 뭐랄까.. (말로 잘 표현이 안 되는데) 왠지 숙연해지네요 품격 있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읽으면서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127 아이구야 감사합니다! (무리하신 건 아닌가 모르겠고..;;) 컨디션은 괜찮으신가요? 상대 용님의 나이랑 성별이랑 성격이 궁금해지는군요~ 블랑님이랑은 험악한 사이인지 단순히 교류만 꺼리는 사이인지도요! (팝콘잼'w') 암튼 기대됩니다! 또 블랑님이 레아한테 살뜰하게 마음 쓰는 것도 잘 보여서 개인적으론 그거도 관전 포인트 삼고 있습니다ㅎㅎ (레아는 아직 블랑님한테 기여한 게 1도 없다시피한데 마음 좋은 사장님이에요 :D!!)
>>128 컨디션은 언제나 오케이입니다! 걱정 안끼칠 정도로 조절중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나이는 40여년 차이로 동생이고 여자인데..... 블랑 말로는 시건방집니다. 농안까고 거의 서로 마주보면 한쪽은 팔짱끼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고 블랑쪽은 주머니에 손 넣고 가만히 노려보는데.... 뭐랄까, 더 나이든 용 들 말로는 말꺼내기 어려울정도로 공기가 얼어붙는다고..... 참고로 상대용은 저희가 생각하는 공룡 체형 + 큰 날개라서 약 천년전에 블랑 레어에 와서 깽판치다가 블랑 주먹에 얻어맞은 전적도 있습니다
그런 용이군요ㅎㅎ 용족 수명을 생각하면 40년 차이 정도는 개월 수 차이로 간주해도 될 것 같은데 동생이라니 너무 깐깐한 기준 아닌가요ㅎㅎ 혹시 그거에 빡쳐서 사이가 나빠진 걸까요..? 아니면 설마.. 성장 후에 블랑님이 당첨 복권 같아서 호감을 표현했다가 무안당해서 원한(?)이 생겼다거나?!? (아무리 그래도 남의 집에서 깽판이라니 성격이 좋다고는 못하겠지만요ㅡㅡ;; ) 한편 황금용이라니 발바리아의 시조랑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도 기대됩니다ㅇㅂㅇ!! 그런데 용의 색깔에 어떤 기능이 있나요? 색깔에 따라 능력치나 고유의 힘 같은 거에 차이가 있다거나?
노동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투자였군요ㅎㅎ 레아가 밥값(?)하는 직원이 되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라민 선생님이 뒷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멀어져 마음이 놓였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뭘 보여 줘야 대학을 구경시켰다고 할 수 있을까? 대학 특유의 자유롭고 학구적인(그러면서도 다소 서툴고 치기 어린 감도 있는?) 분위기를 선보이자면 각종 강의의 청강이, 레아를 비롯한 연구원들의 일상을 소개하자면 공동 연구실 구경이, 학교의 생활 환경을 직관적으로 드러내자면 교내 식당에서의 식사가 어울리겠지만, 그것들은 대학이나 연구원에 뜻을 품은 경우에나 알맞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용은 잘은 몰라도 인간보다 인간 세상에 더 해박한 모양이라 인간의 강의는 시시하게 느낄 것 같고, 공동 연구실로 가자니 용족의 예상 서식지 지도나 용족 상상도를 진짜 용에게 보이는 게 어쩐지 낯부끄러웠다. 하다 못해 식사도, 교내 식당에서 파는 것보다는 용이 몇 년간 조작했다는 마법 기사가 만든 게 더 입에 맞을 것 같다. 그럼 뭘 보여?
답이 안 나와 묶은 머리를 배배 꼬는데, 정수리에 온기가 덮였다. 뒤이어 따스한, 그래서 심신이 나른해질 정도로 가슴을 저릿하게 울리는 메시지가 머릿속을 메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부담을 덜어 주려는 배려가 물씬 느껴지는 메시지였다. 감동한 것도 같고 의아한 것도 같은 미묘한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 용은 처음부터 의문이 안 들 수 없을 만큼 자신에게 너그러웠다. 거처를 침범해 일거수일투족을 엿보려 했는데도 오히려 환대해 주고, 흘려 넘길 수 있는 말도 경청하며 고평가해 준 데다, 채용 제안을 하고 나서는 폐부까지 파고드는 격려는 물론 갖가지 소소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새삼스러운 의문이 떠오를 찰나, 간이 떨어질 것 같은 충격이 닥쳤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그의 얼굴과 손만 나타난 것이다. 터져 나온 비명은 어찌어찌 틀어막아 소리나마 줄였으나, 숨을 잘못 들이켰는지 (둥둥 뜬 손이 조용이 하라는 듯 움직인 게 무색하게) 딸꾹질이 요란하게 나왔다. 가슴을 두드려도, 한동안 숨을 참다가 침을 넘겨도 소용없었다. 그렇게 정신이 없다 보니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던 것도 깜박하고 어거지로 말을 끄집어내 버렸다.
"..딸꾹! 저, 숙소부터..딸꾹! 다녀오..딸꾹!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 냅다 숙소로 달렸다. 쪽팔려. 얼굴이 뜨거워서 볼에다 날것을 올리면 익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쉬지 않고 달리는 와중에도 딸꾹질은 계속 나왔고, 심지어 방에 들어 가쁜 숨을 몰아쉬는 사이에도 그치지 않았다. 그나마 방을 함께 쓰는 연구원은 외출 중이라 그쪽의 시선을 의식하진 않아도 되는 게 다행이었다.
제발 좀 그쳐라. 레아는 단숨에 물을 한 컵 들이키고 옷가지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에 익은 만년필도 가죽 케이스에 넣어 챙겼다. 왕립 대학에 합격했을 때, 부모님이 큰 맘 먹고 골라 주신 최상품이다. 야영할 때 쓰다간 망가질까 봐 안 챙겼는데.. 이제는, 가져가고 싶었다. 망가질 걱정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1달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해도 요람에서 쓰고 싶었다. 도구를 바꾼다고 일을 더 잘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
한창 다른 일에 정신을 판 덕일까? 중간중간 환장하게 나오던 딸꾹질이 어느새 멎어 있었다. 레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빵빵해진 가방을 메고 기숙사를 나왔다. 그러나 나오고 보니 쎄하다. 냅다 달려버려서 흑룡이 어디 있을지 모르겠다! 따라왔다면 자신의 돌발행동에 당혹스러웠을 게 딱하고, 아니라면 투명하게 몸을 숨긴 이를 찾아야 하니 낭패다. 레아는 구겨지는 인상을 어쩌지 못하고 제 이마를 짚었다.
// 어제 너무 무리하신 거 같기도 하고 운 좋게 짬이 나기도 해서 답레 써 봤습니다(._.)!! (다음 주는 이러기 힘들 거 같으니8ㅁ8 느긋하게 이어 주셔도 됩니다!)
>>131 아.. 하긴 그러네요 여러 가지로 악연이라면 복잡한 사이겠군요 황금색인데도 발바리아와는 무관하다니 놀랐네요 그럼 용의 종족? 일족? 분류는 색깔과 무관한 건가요? (블랑님 종족이 블랙 드래곤이라 앞의 색상도 관계 있을 줄 알았는데요ㅎ)
레아가 계속 신세만 지고 있는 거 같은데 밥값을 한다고 여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도덕엔 기브 앤 테이크가 필수이니께) 레아가 좀 더 분발하길 바랍니다ㅎㅎ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아주 작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그것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저 소소하고도 작은 무언가를 원하는 것이다. 그저 한가롭게 교정을 거닐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았고,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만족할 것이었으며, 각자의 열정을 살려서 그들의 앞길을 밝히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좋을 것이다. 혹여나 연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은 어떻게 행하는지도 실물로 직접 본다면 큰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작은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식사를 시작할때도 누군가 냅킨을 뽑을때 어느 방향으로 뽑을지 결정하는 것처럼 자그마한 씨앗에서 태동한 그것들은 마침내 발아하고 잎을 내는 것이다. 자신이 발아시킨 씨앗의 모습과, 다른이들이 발아시킨 씨앗의 모습이 다를게 분명한 것처럼 그들의 행동을 바라보고 그 결과를 내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는 크나큰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용이라고 해서 많은 것을 알고는 있지만 모든 것을 아는 것은 분명히 아닐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순식간에 달려나가는 여인의 모습에 헛웃음을 들이켰다.
'이런, 장난이 지나쳤군.'
조만간 같이 일하게 될 유능한 인재인데 더해, 근 1300년에 가까울 정도로 만나지 못했던 인간─아인종을 제외하고─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장난기가 돌아 그런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과했던 모양이었다. 물론 쫒아 갈 수는 있겠지만은, 그래도 먼저 달려나간 김에 천천히 이곳을 걸으며 아주 잠시간의 바깥 공기의 상쾌함을 느끼며 천천히 걸음을 걸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온화한 표정 한가운데에 천천히 금이 가고 마침내 나타난 냉막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걸 만난 표정이 지어지며 천천히 그가 투명화를 풀어낸다.
"...... 유희중 아니었나?" "그러는 그쪽이야 말로, 유희에 관심 없던 거 아니었나?"
아주 잠시간동안이지만,
대기가 흔들렸다.
─────────────────────
마침내 그가 마무리를 짓고 천천히 전신에 투명화를 건다. 분명히 소란이 있었지만 아까전과 같이 아주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며 흔들렸던 대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잔잔해져 있었다. 투명화를 걸면서 천천히 냉막한 표정을 지우고 다시 아까전과 같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그려보인다. 그래, 어차피 저쪽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다. 어차피 유희중 아니던가. 게다가 하는 생동을 봐선, 복장과 함께 유추해보면 그저 생도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자신과 레아랑 부딪힐 일은 크게 없을 것이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기숙사를 바라 보았다.
"늦지는 않았나."
다행히 사람이 좀 있었기 때문일까,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그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표정을 그렸다. 늦지 않았기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까, 그는 잠시간 미소를 그린채 가만히 입구를 바라보며 기둥에 기대고 있었고 마침내 어디 피난 가는 것 마냥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온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눈을 감고 다시 한번 파장을 맞추기 시작했다.
[지금 정문의 기둥에 기대고 서있다네. 그대가 물건을 가지고 나올때까지 시간을 낼겸 천천히 기숙사 주변 구경을 하고 있었으니 걱정 말게. 자네가 내가 준 카드를 몸에 지니고 있는 한 다행히 그대를 따라 갈 수 있으니까 말이지.]
물론 위치만 추론 가능할 뿐,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을 하는지는 제대로 모른다. 오직 자신의 마력을 추적해서 다가갈 뿐이었으니까. 그래도 그정도만 하더라도 충분히 제 역할은 다 할 것이라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그녀의 근처에 다가 선 다음, 그녀만 들릴 정도로 아주 작게 속삭여 주었다. 아까전의 일을 최대한 떠올리지 않으며, 속으로 감정을 모두 삼켜낸 그였기에, 레아가 알 일은 절대 없으리라.
// 아이구 너무 무리하시는거 아니신지..... 천천히 이어주세요!! 어차피 지금 답레를 달은 이유는 저기 짝대기 사이에 있었던 일에 관해서 나중에 독백식으로 적어두려는거니까요!! 다행히 지도 만들시간까지 확보된 셈이니 천천히 답레 적어주시면 됩니다!!!
일족에 가까운데 보통 혼성 결혼에 가까워요. 부모중에 마력이 강한 쪽의 색을 타고나는 식이다 보니 용 색이 여러가지로 존재해요!! 그래도 다들 쪽수가 적다보니 건너건너 가다보면 꽤 아는 경우도 있고요. 발바리아를 세운 금룡, 즉 골드드래곤의 경우에는 현재 금룡 중에서 꽤 연배가 있는 쪽이고, 지금 싸운 쪽은 옛날 다른 금룡의 혈통을 타고난 쪽인셈이죠. 블랑이 꽤 특수 케이스지만 이건 스포일러이니 꽤 나중에 이야기 해드리는걸로!!
아유, 여러가지로 레아를 통해 연구도 하고 일지도 적고 하고 있습니다!! 레스에는 안적을 뿐이지!! 꽤 흥미진진하게 적고 있는 편이라고요!!
>>133 헐 답레 빠르셔..:O! >>121에서 용들이 무슨 초딩 같다고 웃었는데 확실히 말투만 고상해져도 긴장감이 달라지는군요! 나오기만 하고 짤린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독백으로 써 주신다니 어떨지 궁금하네요:)
적대적인 용님은 발바리아의 용과 혈통상 아예 무관계는 아니지만 혈족 관계를 따지고 들면 남남이나 다름없는 정도인 걸까요? 그리고 발바리아를 금룡이 세운 건가요, 아니면 금룡과 인간의 혼혈인 반인반용이 세운 건가요? (그 이전에 용과 인간의 이종교배가 가능한지를 여쭤야 하려나요ㅋ) 금룡이 직접 세운 거면 유희차 인간계에 나왔다가 황제 자리까자 먹은 뒤에 인간 놀이 지겨워져서(?) 사망 위장을 하고 빠져나왔으려나 상상해 봤습니다:) 블랑님은 특수 케이스라 그래서 시트에 [스포일러]가 있나 보군요 부모 중에 흑룡은 없었던 걸까요? (+ 말씀드리다 보니 흑룡이나 금룡이 능력상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해졌습니다'w')
으앜ㅋㅋㅋ 일지에 적고 있다니 뭔가 쑥스럽군요 이제 만난 지 이틀째이긴 해도 어떤 내용일지 보고 싶어집니다:D!! 남의 일기는 보는 맛이.. (아님)
후자가 정답입니다!! 발바리아 제국의 초대황제는 금룡이에요!! 그래서 용과 인간의 혼혈인데 그래서 발바리아 황가는 대대로 뛰어난 재능을 하나씩 타고난답니다!! 아 자꾸 풀면 들통나는데....!! 일단 이건 확실히 하고 갈께요!! 흑룡계통에 혈통인자 또한 용의 그것은 맞아요!! 다만 태어났을때의 [스포일러] 때문에 [검열 삭제] 되어서 [사전 검수 완료]로 태어난 겁니다!!
지금 나온 금룡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Exactly!! 정답입니다!! 진짜로 그정도 포지션이에요!! 오죽하면 블랑이 저 금룡을 깔때 "네 일족에는 고결한 정신이 깃들었지만, 너는 구역질날 정도의 무언가가 잠들고 있구나."라고 할 정도니까요
나중에 정령들이 몰래 가져다 주는걸로 한번 썰풀이나 해볼까요 ㅋㅋㅋㅋㅋ 아마 레아가 들어온 기점으로 블랑이 레어 나갔다 들어오는 횟수가 잦아질 예정이라
>>139 말이 좋아 대빵이지 폭탄 돌리기로군요ㅋㅋ 그래도 현직 대빵한테 원한 샀다가 폭탄 돌리기 당하면 곤란하니까 현직 대빵 말을 잘 들을지도요(?) 설마 전임자가 폭탄 돌리기 하든가 말든가 그냥 쌩까기도 하려나요? 용 대빵이 뭘 근거로 블랑은 용 맞음 땅땅 했을지도 궁금하네요ㅎㅎ
어 일기 보면 곤란해할 건 생각했어도 그쪽으로는 생각 못했네요 (._.)a 일기면 안 읽을 테니 걱정 없는 것으로..ㅋ (??) 그나저나 정령들 문맹이었군요?! 아니면 설마 놀리려고 글자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려는 걸까요?:O
>>137 금룡이 자기 혈통? 유전자가 대를 이어 내려가도 옅어지지 않게 했다는 것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발바리아 황실이 대를 이어 내려갈수록 혈통의 1/2은 용인 인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 같습니다(자식을 2명씩만 가진다고 해도 2대에 2명, 3대에 4명, 4대에 8명, 5대에 16명, 6대에 32명..)
그러면 반인반용인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나 버리고, 그런 세계에서 용족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여겨질 수 있을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용족 연구가 불필요하다면 레아의 설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으니까요)
농담이 아니라 서로 나만 아니면 돼!! 라고 외치는 상황이라 말 안듣고 뻗대는게 일상입니다. 걸리면 귀찮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로드도 용이니까 로드가 억지로 말하면 듣는 척은 하거든요. 그리고 나름 외압에서는 단결하는 편이라서.... 그리고 전대 로드가 생각외로 합리적인 편이라 용들이 맞다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 블랑의 진짜 정체를 아는건 전대와 현대 로드, 본인이 끝입니다!!
하급 정령들은 놀랍게도 문맹입니다!! 이제 좀 성장한 중상급 정령들은 전부 글자를 읽을줄 알지만요!! 정령왕이랑 정령여왕이 있긴 한데..... 걔네는 드래곤 두마리랑 정면으로 맞다이 까도 우위를 점할수 있다고만 읍읍
예리한 지적이신데요! 하지만 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재능을 전부 개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용의 피를 잇는 것은 황가 내부에서 황가의 비밀 의식을 치룬 이들만이 피를 이을 수 있어요! 무슨 소리인고 하니, 황가의 의식을 치루는 것은 오직 다음대 황제 뿐입니다. 혈통이 새어나갈거 같지만 새어나가지 않는 이유중 하나지요. 그외에는 재능을 개화하더라도 다음세대에는 용의 피를 남겨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게 저희는 발바리아 황가가 용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게 겉으로 티는 안나요. 즉, 세상사람들은 그저 발바리아 황가가 자신들의 정통을 위해서 '금룡의 자손이라고 하는거구나.'라고 생각할 뿐이죠. 실제로도 발바리아 황가가 용인이라는 건 발바리아 황가, 그중에서도 발바리아를 계승하는 적자들만 알고 있는 극비 사항중 극비 사항이에요
>>142-143 전임 용제가 블랑은 용 맞음 땅땅해서 나머지 용들도 그렇다고 인정했다는 말씀이시죠? 그런데 블랑의 외형이 여타 용과 다른데도 전임 용제가 블랑은 용 맞음 땅땅한 근거는 뭐였나요? 블랑의 정체를 전임 용제도 안다면 용 맞다고 판단한 근거가 혹시 [스포일러]와 관련된 무언가인가요? (뜬금없이 블랑이 모종의 프로젝트에 실험체로 동원됐던 건 아닌가 하는 망상도 스쳤습니다 ^ㄷ^;;)
사람 말 못 알아듣는 척했던 것과 달리 문맹은 찐이었네요:O 같이 사는 큰 친구(??)의 일기 내용이 궁금했던 애기들이군요ㅎㅎ (이해됩니다 남의 일기 읽기 개꿀잼.. 긍데 그럼 안 되죠 ㅠㅠㅋㅋㅋㅋㅋㅋ)
황금용의 유전자 계승은 황제한테만, 그러니까 유전자 계승을 가능하게 하는 비밀 의식을 치른 뒤에만 진행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확실히 용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듯합니다. 다만 비밀 의식을 주관하는 건 황제뿐일 것 같은데 그러면 황제가 돌연사하거나 전사하는 경우, 반란으로 인해 황제나 후계자가 바뀌는 경우 같은 돌발 상황이 일어나면 비밀 의식이 불가능해져서 유전자 계승이 무산될 것 같아요ㅠ 발바리아의 역대 황제들이 저런 문제에는 어떻게 대비했을까요?(._.)a 한편으로는 (건국 신화를 보면 신의 자손이네 천손이네 약을 파는 경우가 많다 보니) 발바리아 황제들이 실제로 용의 혈통을 잇고도 그 사실을 극비로 했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ㅇㅅㅇ!!
어후 스포일러를 파고 드시려 하다니 밑천을 떼먹으시려고...!!! 일단 생명체는 고유 마나 파장이 있다고 했었죠? 이게 흔히들 말하는 주파수 같은 개념인데 일단 이 주파수도 권역에 따라 비슷하게 맞는 파장들이 있어요! 이 고유 마나 파장을 기반으로 다른 종족인지 아닌지 판별이 가능해요! 이게 1차! 2차는 피로 검증하는 방식인데 보통 용들끼리는 색이 다르더라도 피가 섞이거든요. 블랑은 이 두가지에 모두 해당됐어요. 게다가 로드가 직접 검증한거고 반발이 있더라도 '그럼 너희가 직접 검증해'라는 말이 나올테니 논란은 수그러드는 셈이죠!!
그래서 황제들은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재능을 개화한 형제를 한명 더 대동시켰어요. 그 과정에서 형제들은 최소한도로 혈통을 잇는 방법을 극비로 전수 시켰지요. 즉 황제의 혈통을 잇는 방법을 아는건 황제 기준으로 황제와 황태자. 그리고 황제의 형제가 되는 셈이지요. 그리고 그걸 아셔야 합니다. 발바리아에서는 황제가 제일 강하고 성품도 어질어야 해요. 그래서 황태자가 된 인물들은 소위 말하는 '초인'이라고도 일컫어 집니다. 괜히 대륙의 3분지 1을 장악하고서 수천년간 유지된게 아니에요.
>>145 하하..^ㄷ^a 파고들었다기보다 >>135에서 태어났을때의 [스포일러] 때문에 [검열 삭제] 되어서 [사전 검수 완료]로 태어난 거라고 하시니까 괜히 매드사이언티스트가 떠올라서요ㅋ 암튼 그 정도면 용은 맞겠네요ㅎㅎ
유전자 보존을 위한 스페어 타이어(??)가 있는 셈이군요 그런데 황제의 친동기이면서 비밀 의식도 알고 자기도 재능이 있으면 자기 말고 조카가 제위에 오르는 게 억울해진 나머지 일을 쳤을 만도 한데 황제가 신뢰를 배신당하는 불상사는 없었나 보군요 역대 황제들은 사람 보는 안목도 쩔었나 봅니다
답레는 못 이으면서 물음표 살인마만 하고 있으니 영 민망하네요ㅠㅠa 그런데도 친절히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47 매드사이언티스트를 떠올려선지 블랑님의 찐정체는 용족의 흑역사(??)와도 관련 있을 거 같지 말입니다'w' 스포일러 안 내켜 하시니 여기까지만 상상하고 멈추겠습니다ㅎㅎ
그 정도 결속력이면 무슨 야쿠자나 마피아 수준 아닙니까ㅎㄷㄷ 그렇게나 유대가 강하면 황위 다툼으로 난리가 나기는커녕(당사자는 아니더라도 주위 부추김으로 난리 나는 경우도 없진 않을 텐데 그 걱정도 없겠습니다!) 황족들이 황실을 지탱하는 든든한 백이 되어 줄 거 같군요 게다가 수천 년 동안 초인 같은 황제만 즉위했을 정도면 발바리아가 아직 대륙을 통일 못 한 게 미스테리일 지경인데요:O (황제가 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개인인 이상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긴 하겠습니다만)
그거도 그거지만 메인스트림에 가까운, 블랑님이 레아를 관찰하면서는 하는 연구도 궁금하군요 (자유상극에서 레아가 자기 통해 인간 연구 해도 된다고 답하려던 때에는 인간에 관한 자료는 이미 충분하니 괜찮다고 했었는디ㅎㅎ) 인간 일반의 특성을 탐구하는 거라기보다는 레아라는 개별 개체의 특성에서 뭔가 포착하려는 걸까나요?:)
1. 키메라나 그런건 아닙니다!! 이건 확실해요!! 블랑은 순수혈통 용이 맞고요!! 다만 이 형태는 추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2. 황제는 황족들의 권위를 내세워주고 황족들은 황제의 든든한 지지기반이 되어줍니다. 가장 이상적인 중앙집권 국가의 형태지요. 그리고 웃기게도 잘난놈 다구리의 법칙은 여기서도 일맥상통합니다. 세계 3분지 1을 가지고가는 패권국은 맞으나 사방에서 왕국 동맹이랑 캐놀라인 제국을 비롯해 곤드나(Gondna) 해상 연방등이 국가적으로 견제를 하고 있는지라.... 팽창정책 한번 잘못 펼쳤다가는 세계대전이 일어날껍니다
3. 수많은 이들이 인간에 대해 연구하고 또 서로를 관찰했다고는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니까요! 물론 천태만상이 바로 인간군상이라 하지만 그 중에서 자신의 안목이 정말 정확했는지도 알고 싶어서 이 연구일지가 시작된겁니다!!
저는 별 생각 없이 카다로스를 초대 황제가 대륙의 6할이나 먹어 부린(그랬다가 2대째에 분열되어 망했다고 하긴 했지만요) 대제국으로 설정해 버렸던 터라,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반인반용 황제가 대륙의 1/3만 차지하고 말았다는 게 의외였나 봅니다 (세상 일이란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텐데 말입니다ㅎㅎ)
말씀 듣고 보니 일기 같은 사생활 기록이라기보다는 사견이나 감상을 배제하고 진짜로 일어난 사건만 정리한 기록 같을 듯하네요:) 정령들이 문맹이 아니라서 읽었더라도 얼마 못 가 노잼(??)이라며 덮었겠습니다ㅋㅋ
1. 일단 말씀하신거에 기반으로 카디로스는 대륙의 절반을 먹고, 당시 발바리아는 지금보다 조금 더 작은 강국이었지만, 2대째부터 태자 책봉 과정애서 내란이 일어나 1차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마지막 건곤일척의 승부로 발바리아를 침공, 발바리아는 수도 근교까지 패퇴하였으나, 발바리아 근교의 대삼림 지역에 몰아넣은 카디로스측 20만 대군을 싹 태워서 격파, 카디로스측이 알지 못하게 보급로 라인 파괴와 더불어 포위 섬멸 작전을 달성해 카디로스 측에 막대한 사상자와 포로를 잡았고, 받아낸 배상금과 영토를 기반으로 제국으로 일어섬. 카디로스는 그후 내부분열로 인해 지금의 지도를 형성시키게 되는데 그중 가장 크고 핵심적인 땅을 캐놀라인 공국이 흡수, 제국으로 거듭나게 됨.
결국 인간 나라가 졌군요 흑흑ㅠㅠ (하기야 용 vs 인간 이전에 나라가 콩가루가 됐으니 안 지는 게 이상..(._.)a)
그러고 보니 >>133에서 황금용 씨를 생도라고 하신 거, 대학생 코스프레 중이라는 의미로 이해해도 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나중에 레아가 수업 조교를 맡는 강의의 수강생이거나 청강생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레아랑 조우하면 어떤 느낌일지 꽤나 궁금한지라ㅎㅎ) 어떨까요:D? 황금용 씨도 폴리모프한 모습은 얼빠 숱하게 홀릴 미인상일라나요?
잉? 당연히 감상이나 의견은 배제하고 사실적 정보 위주로 기록했을 줄 알았는데 어째 반응이 그건 아니라고 암시하시는 거 같은데요ㅋㅋㅋ 이러시면 궁금해져 버리지 말입니다!!
1. 넵 대학생도입니다!! 현재 다니는 학과에서 퀸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겉으로보기엔 서글서글하고 둥글둥글한 고양이 같은 귀염상에 자세히 보면 성숙미와 요염함이 돋보이는 여성입니다. 목소리 자체는 꽤 달콤하고 부드러운 편인데, 그 안에 왠지모를 섬찟함이 감돈다고 하지요. 그래서 그 아이를 만난 직후 블랑이 레아를 꽤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154-155 역시나ㅋㅋㅋ 레아가 블랑님 변신한 모습 감상(?)하면서 앞으로 외모가 눈에 띄게 잘난 인간이 보이면 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부터 들 거 같다고 그랬는데 그에 부합하는 사례 하나 추가군요XD! 사례 둘만으로 일반화하는 건 무리수지만요:) 걱정이라.. 용 입장에서 인간은 별거 아닌 존재라 황금용 씨가 굳이 건들 동기는 없겠거니 생각했는데 블랑님한테 억하심정이 많다면 분풀이 삼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군요ㄷㄷ (레아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려 용한테 악감정을 사 버렸다?! ㅇㅁㅇ;;;)
ㅋㅋㅋㅋ 그리 말씀하시니 연구 기록일지 찐일기일지 헷갈리잖습니까ㅎㅎ 슈뢰딩거의 일기(??)를 깔 기회가 과연 있을지..!!
헐 아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라 찍어 봤는데 ㄹㅇ이었군요:O 팔왕의 난도 섞으셨고ㅎㅎ 스톰트루퍼는 저는 모르는 거라 찾아보니 스타워즈의 깡통로봇(._.)a..이나 독일의 돌격 부대를 가리키는 말 같네요 전쟁사를 섞으셨다면 후자이려나요?
1. 드래곤들도 나르시즘이 굉장히 강한편이라서욬ㅋㅋㅋ 물론 지들 취향도 확고한지라, 지금 현대 로드는 유희중이지만, 종족은 리자드맨으로 활동중입니다.
2. °◇° 삐약삐약(스턴건 맞음)
3. Great!! 독일 돌격부대는 단순하게 깡무식한 화력을 쏟아붙는 중화기를 비롯한 장비들을 인간이 이용해 전투하는 돌격부대였지만 발바리아의 스톰트루퍼들은 보통 2인 1개조, 16인 1분대, 4분대 당 1소대로 구성되어집니다. 이들의 역할은 독일 스톰트루퍼랑 비슷해요. 강력한 화력을 이용해 전진에 전진을 거듭하며 전장의 최후방까지 침투해 말그대로 전선 전체를 개난장판으로 뒤집어 놓는 역할을 했죠. 보통 2인은 기병과 마법사로 이루어지며, 마법사는 보통 배리어 한번에 나머지는 전부 공격마법을 투사하도록 해놨고, 기병들은 그들을 데리고 전선 한가운데를 돌파하고, 돌파하고서도 백병전으로 전투할 수 있게 대다수 마나를 검에 두를수 있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즉 돌격대이지만 초 고급 인력으로 이루어진 와일드 카드라 봐도 될꺼에요
>>160-161 앗! 쓰시기 힘드시면 무슨 얘기 주고받았는지만 대강 알려 주셔도 되는데요! 줄글 쓰는 거 은근 기 빨리니까요.. 8ㅁ8 (근데 그 엘프님도 그렇고 화끈한 NPC(?)를 왕왕 등장시키시네요:)! )
청색이 물도 얼음도 아니군요?! 반전:O 흑색이 땅인 것도 꽤 의외입니다(흑색이면 막연히 암흑 마법 같은 걸 맡겠거니 했습니다ㅎ) 그럼 흑룡은 농사가 잘 되게 도울 수도 있으려나요?ㅎㅎ 두 가지 색을 타고나는 경우는 두 속성 다 잘 쓰겠군요 그러면 색이 1개인 용보다 더 강하려나요?
링크해 주신 곡 들어 봤습니다! 경쾌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이라 블랑님이 기 죽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꿋꿋이 가는 게 떠오르는군요 생각난 김에 저도 레아랑 어울릴 거 같은 곡 남겨 봅니다~ (전 영상을 통으로 첨부하는 법은 모르겠어서 링크로..ㅋ) https://youtu.be/Tpz99Tyt1B0
서글서글하고 둥글둥글한 고양이 같은 귀염상에 자세히 보면 성숙미와 요염함이 돋보이는, 금발을 스트레이트 펌 스타일로 다듬어 지나가던 사람이 한번쯤은 눈여겨볼 만한 외모를 가진 여성과, 그와 정반대 되는 조금은 순하지만 전체적인 선이 살아있는 흔하다면 흔하지만 자세히 보면 미남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사내, 그 정 반대 되는 존재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또한 정 반대였다. 한쪽은 오만함과 자만심이 넘치는 미소였고, 한쪽은 얼어붙다 못해 경멸감이 서려 있는 무표정이었으니까.
".... 유희중이었으면 그낭 지나갈 것이지. 왜 찾아온거지. 유희중에는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건 금기일텐데." "호오? 너야말로, 용이 유희 외에 이러한 곳에 오는 건 아무래도 암묵적으로나마 허가되지 않은 일이니까." "내가 뭘 하건 널 무시한 시점 부터 내 일에 관여할 이유는 없을텐데?" "그러는 너야말로, 지금 걸리는 게 있어서 그런거 아닌가?"
두 사람이 천천히 다가선다. 다가설수록 공기가 급속도로 무거위고 사방의 마나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순식간에 사방팔방으로 마나로 뭉쳐진 공기탄이 수십여발이 생성, 사출, 충돌을 반복하면서 충격파를 쏟아내었다. 충격파의 여파때문일까, 날카로운 돌맹이 하나가 블랑의 얼굴을 스쳐지나가고, 빈틈을 파고든 소녀의 공기탄 한발이 그대로 블랑의 어깨에 직격한다. 하지만 블랑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허리춤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은채 여인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칫...."
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일까, 어느샌가 여인의 손에는 날카로운 금속제 나이프가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워져 있었으며, 아주 익숙하다는 듯이 블랑의 미간과 하복부, 드래곤하트가 있는 명치 어림께를 노리고 날아든다. 그마저도 블랑은 공간을 접어서 자신을 통과해 자신의 뒷편 바위에 부딪히게 만들뿐이었지만 말이다. 공방을 주고 받으며, 손해는 분명 블랑이 봤는데, 여인은 블랑의 그 경멸감 어린 표정에 짜증이라도 난다는 듯이 이를 아득, 깨물며 말했다.
"네놈 낯짝은, 몇백년이 지나도 마음에 안들어." "..... 개인적인 욕망때문에 미래를 위한 유산을 갈취하려던 년에게 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잘난척하기는."
그러나 여인도, 블랑도 알고 있었다. 이 이상으로 날뛴다면 분명 골치아픈 족속들이 이곳으로 올 것이다. 둘 다 약점이 확실히 잡힌 이상, 더 나아갔다간 둘다 손해가 클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각자의 감정이 스쳐지나간 자리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심지어 여인의 마나로 이루어졌던 나이프 조차, 이미 그 효력을 다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칼이 부딪힌 자국만이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다채롭게 전개할꺼면 이러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표현 하는게 좋을 거 같으니까요!!
실제로 흑룡의 레어가 자리 잡았던 대지는 지맥이 크게 활성화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카더라요, 그게 진실일지는 모르지만요. 네, 효율이 무지 좋습니다. 정확히는 다른 색상이라고 다른 마나를 쓰지 못하는게 아니라 그 계열 마나가 효율이 좋은거에요. 그래서 브레스도 보통 그 계열 속성을 따라가는 방식이고요.(땅속성 브레스의 경우는 강렬한 충격파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린 드래곤과의 차이점이라면 그린 드래곤은 풍압으로 찢어버리고, 흑룡은 충격파로 뭉개버린다는 느낌이 강하겠네요.) 두개의 속성을 받아들인 경우는 한번에 두 속성 브레스를 쏟아낸다던가, 그 두가지 마나 장악력을 이용해 여러가지 효율성을 추구할수도 있는 셈이죠.
아!! 링크는 그냥 주소창 www.youtube.com 링크를 통으로 해서 하단 유튜브 링크하기에 붙여넣으시면 됩니다!! 모바일도 앞에 m. 이 부분을 www.로 고치면 올릴 수 있어요!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안 와 한숨만 내쉬는데 다시 한 번 흑룡의 메시지가 머릿속을 울렸다. 레아의 돌발 행동에도 불구하고 출입증 덕에 큰 문제는 없었던 모양이다. 온갖 마법에 능한 용답게 자신의 마력을 담은 물체도 손쉽게 추적하나 보다. 어쨌든 곤란하지는 않았다니 다행인데, 정문 기둥? 뻔히 들었지만 눈을 비비고 봐도 기둥 언저리엔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진짜 감쪽같네. 불쑥 손을 뻗어 보고픈 충동이 드는 걸 묶은 머리를 움키며 억눌렀다. 인적이 드물었던 언덕길과 달리 기숙사는 오가는 기숙생이 제법 있는 터라 투명한 물체(?)의 존재로 이목을 끌었다간 난감해질 것 같았다. 문제는 또 있었다. 학교 구경을 하쟀으니 어디로 갈지 알리기는 해야겠는데, 이래서야 무슨 말을 못 꺼내겠다. 허공에다 말을 거는 괴상한 몰골로 보일 거 아냐?
레아는 입맛이 쓴 표정을 띠었다가, 마침 들어오는 다른 기숙사생을 피해 기둥 맞은편의 벽에 등을(정확히는 가득 채워 묵직해진 가방을) 기댄 뒤 출입증을 꺼냈다. 이번엔 좀 덜 힘들어야 할 텐데. 그러면서 출입증의 신비스러운 문양을 주시하자니 (그의 눈동자 색을 닮은) 불꽃 같기도 하고 노을 같기도 한 적황색 빛이 다시금 선연해지며 움직였다. 그러고 보니 흑룡인데 마력(으로 추정되는 빛)은 검은색이 아니라 적황색이네. 용의 색과 마력의 색은 상관이 없는 걸까? 아니지. 집중. 집중.. 그러나 잡념(빛이 궤도 삼은 문양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도 궁금했다.)이 그치질 않아 영 집중이 안 됐다. 결국 다 집어치우고 빛이 문양을 도는 횟수를 세기로 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이윽고 두통과 함께 처음에 겪었던, 영혼이 빠져 나가는 것만 같은 감각이 엄습했다. 자칫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 불안해질 만큼 또렷한 감각이었다.
그나마 이후는 수월했다. 빛의 바다에 잠기기라도 한 것처럼 온통 적황색 빛이 일렁이는 동시에 다른 소리는 일절 들리지 않는 고요한 상태, 처음 시도했을 때와 똑같다. 아니, 다르다. 뭐가 다른지 구체적으로 짚지는 못하겠지만 분명 처음과는 달랐다.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평온한 느낌은 비슷한데, 이번엔 묘하게 어딘가 어색했다. 돌멩이로 인해 생긴 물둘레가 채 가시지 않은 물 같달까? 별일 없었다 말해 줬긴 하지만, 역시 내가 갑자기 가 버린 게 곤란했던 걸까? 순간 제 불찰을 사과하고픈 마음이 솟았으나 참았다. 설령 곤란했다 해도 굳이 밝히지 않은 것은 내가 알아채는 건 원치 않는다는 뜻일 테니까. 그걸 굳이 아는 척해 버리는 건 내 께름칙함을 덜려는 짓에 불과하다.
그래서 원래 전달하려던, 학교에서 돌아볼 곳이나 알리기로 했다. 내가 사는 곳(연구실 정도면 '사는' 곳이라고 해도 어울린다.)을 보고 싶다니, 공동 연구실과 교내 식당이 그나마 무난하겠다. 사실 그 두 곳과 기숙사와 강의 조교를 맡을 경우 가게 되는 강의실 말고는 가는 데가 없다시피 하니까.
[구경하실 만한 거리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주로 연구실에 머물고 식사는 교내 식당에서 해 왔습니다. 일단은 그리로 안내하겠습니다.]
메시지가 좀 길어졌을 뿐인데 기운이 쭉 빠졌다. 이거 힘들다. 진짜 힘들어. 용족의 언어도 이렇게 파장이란 걸 맞춰야만 익혀지는 거라면 안 배우고 말지 싶어질 정도다.. 라고는 해도 막상 기회가 생기면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싶어지려나? 용족의 언어가 어떤지 아직 모르고 가르쳐 준다는 이도 없는 마당에 고민하는 스스로가 싱거워 레아는 픽 웃어 버렸다. 그와 별개로 대책은 있었으면 좋겠다. 메시지를 전할 때는 어디 이동하지도 못하는데 그가 투명한 채이면 다른 의사소통 수단도 마땅치 않으니 아무래도 곤란하다.
[정신 파장이라는 거, 좀 더 쉽게 맞출 수는 없습니까..?]
//전음 2번 만에 힘에 부쳐 하는 마도구초짜 레아 되겠습니다(._.).. 그리고 >>133 보면서 레아는 전혀 모르는 게 나을지를 궁리해 봤는데요, 텔레파시를 보낼 때 정신 파장을 맞추다 보면 뭔가 낌새를 챌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서 그쪽으로 서술해 봤습니다 원치 않으시는 방향이라면 말씀해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164 와~ 엄청 많은 내용이 담긴 것 같은 독백이에요!! 말 몇 마디 시비조로 나누고 말 줄 알았는데 진짜로 싸움 날 뻔했다ㅇㅁㅇ;;; 금용 누님 무섭군요('m').. 블랑님 얼굴도 긁히고 어깨도 맞았는데 괜찮은 건가요8ㅁ8? 아니면 드래곤이라 돌멩이나 마나탄 쯤은 맞아 봤자 생채기조차 안 나려나요:|? 공간 접기라는 게 이동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공격당하는 찰나에도 시전 가능한 거였군요ㅎㄷㄷ(공간 접기가 땅속성과 관련이 깊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ㅎ) 직원 대할 때랑 딴판으로 살벌한 블랑님 말투도 놀랐습니다. 금용 씨가 왜 저렇게까지 블랑님을 질색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성격 나빠, 누님 :O..) + 덤으로 황금용 씨가 나이프 꺼낼 땐 용이면서 왜 나이프를? 했다가 마지막 문장 보고서야 아 금룡이 자기 마력으로 만든 칼이었구나 했습니다ㅎㅎ 혹시, 이번 일상에서 학교 돌아다닐 때 레아도 금용 씨를 볼 일이 있을까요? 아니면 반대로 금용 씨가 레아를 발견한다거나?
>>165 블랑님네 집인 에르네스트 산이 수도 북쪽이니까 크레티스 왕국 수도(이름 아무거나 붙일까요8ㅁ8..?)는 농사가 잘..이 아니라 추운 나라잖아!! 금광이나 다른 지하 자원 광맥이라도 튼실했으면 좋겠네요. 제가 과문해서 충격파의 개념은 모릅니다만^ㄷ^;; 땅속성 브레스면 중력에 짓눌려서 땅에 짜부되는 걸 상상했는데 비슷하려나요? 지금 용 대빵은 2개 색이라고 하셨으니 되게 쎈 용이겠네요
방법도 알려 주셨으니 영상 다시 한 번 올려 볼까요?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올려 보기 전엔 모르겠다는 점에서 슈뢰딩거의 영상이군요ㅋ)
아프지만 저 뒤에 치료마법 돌려서 회복했습니다! 생각보다 멀쩡해요!! 그리고 블랑의 육체를 보시면 아세겠지만 육탄전에 특화된 모습이다보니 고통도 잘 참는 편이고요! 근육통 수준으로 아프겠지만 딱히 큰 문제는 없을꺼에요!! 그리고 저렇게 공간 관련 기술을 제대로 쓸수 있는건 오직 블랑이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가능한겁니다!! 는 이미 다 불어버린 기분인데 이거 맞....겠죠?(먼산) 그리고 네, 가능성 있습니다. 애시당초 몸을 마나로 두른,싱태라 블랑이 뒤에 서있는거 보고 눈치 챌 가능성이 더 높아요.
아 그리고 제가 현 대륙에서 강대국 3개중 하나로 크레티스를 꼽았는데, 네 맞아요. 지하 광맥이 풍부하고 삼림자원이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이종족 친화 정책이 가장 잘되어있는 캐놀라인 다음으로 이종족 거주 비율이 높다고 설정했습니다. 그만큼 온갖 지식이 모여드는 것도 한몫했죠. 넵, 땅속성 브레스는 중력광선 비슷하게 쏘는 방식인데, 추가로 울림이 제일 커서 영향권 밖에서도 정신적인 방면으로 큰 피해를 입혀요, 전의를 억눌러버린다던지, 그 함성에 잠식당해 광란을 일으킨다던지. 그래서 문헌상에선 흑룡을 광룡(미칠 광)이라고도 일컫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부정확하다! 싶으면 올리기 전에 테스트 한번 눌러보세요!! 누르기 전에 본인이 어떻게 올리게 될지 미리 확인이 가능하답니다!!
>>168 안 아픈 게 아니라 참은 거였군요ㅠㅠ >>164에서 그냥 주머니에 손 넣고 있었대서 진짜 안 아픈가 긴가민가 했는데.. 고통을 잘 참든 못 참든 아프면 서러우니 몸조리 잘해야겠습니다!! 아 그 부분 모르겠고 나오기 전까진 깨끗이 포기했습니다 언젠간 나오겠거니..(._.)a ..진짜로 금용 누님의 어그로를 끌어 버리겠군요 누님 미물인 인간 말고 블랑님이랑 직접 담소 나누십..8ㅁ8a (그 화끈한 성향으로 보아 무리)
중력 + 음공인 셈일까요? 영화에서 악 써서 유리 깨는 연출은 얼핏 본 것도 같습니다ㅋ 인간인 레아는 잘못 휘말리면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될 거 같은지라ㅎㅎ 본 스레에서 브레스까지는 나올 일은 웬만하면 없었으면 좋겠군요
그래도 블랑 입장에서는 크게 다친것도 아니라 크게 신경 안쓸껍니다! 다만 이제 앞으로 여기서 다닐 레아를 좀 걱정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계속 저 금룡이랑 부딪히고 다닐테니까.... 꽤 시달리지 않을까 크게 걱정할꺼에요!!
비슷합니다!! 어디까지나 인간들이 세운 가설이지만, 일각에서는 흑룡들은 의지, 즉 마나를 부리는 힘이 여기서 크게 발현된다고 연구 한 이들이 있어요. 흑룡들의 포효를 정면으로 들은 증언들을 최대한 가능한 만큼 모아서 연구한 결과, 자연계의 정점에 도달한 자들이 약소한 이들에게 보여주는 공포라 생각했지만, 역으로 알 수 없는 힘이 있어서 듣는 이들로 하여금 이렇게 행동하게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연구 일지가 있지요. 다만 어디까지나 가설이라서 지금은 어딘가에 파묻혀 있겠지만요.
답 작성하고 왔습니다!!
다만 오늘은 제가 조금 바빠서..... 답레가 쬐까 늦을꺼에오!! 기다리지 마시구 주무세요!!
>>170 헐.. 한창때라고 몸 너무 막 굴리는 거 아닙니까:( 건강은 젊을 때부터 챙겨야 합니다!! 좀 개드립입다만 그래도 같은 용한테 공격당한 거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을 거 같지 말입니다(._.).. 금용님이 보고 계셔, 는 굉장히 무서울 거 같긴 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초월적 존재의 어그로를 끈 셈이니요 한낱 인간으로선 대비할 방도도 마땅치 않고ㅠ 블랑님과 처음 만난 순간 못지않게 공포스럽지 않을까요8ㅁ8 (금용 누님은 말보다 주먹이 앞설 거 같아서 무섭지 말입니다('m').. )
용이 포효까지 할 정도로 어그로를 끌고도 생존한 인간이라니 운이 좋네요:O 근데 제가 말씀하신 부분을 명확히 파악하질 못했는데.. 흑룡의 마력에 지성체의 정신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는 건가요? 암튼 그런 운 좋은 인간 덕에 남은 기록은 굉장히 희귀할 거 같아서 레아도 확인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 봤습니다!! 용들이 부러워지더군요ㅋ 역시 삶이든 게임이든 양학이 제맛이죠(응?) 근데 전대 대빵은 대체 왜 제 수명이랑 인간네 나라를 맞바꾼..;;;; 게다가 아기로 폴리모프 ㅎㄷㄷ(인간 아기의 기저귀 차는 생활, 근육 발달 덜 되어서 물건 잘 못 집고 뒤집기 하다 몸살 앓는 신세 같은 걸 다 ㄹㅇ로 겪..ㅇㅁㅇ;;;;) 그 정도면 유희가 아니라 제2의 삶인데요?! 흑마법이 신성력에 가깝다는 것도 놀랐고요(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랑 정반대ㅋㅋ) 게다가 신성력을 쓰는 용이 언데드라니 반전 2배:O.. 근데 언데드 용은 스스로 살아난 건가요 네크로멘서 같은 이가 사역하는 건가요?
아이고 오늘 독백도 쓰셨잖습니까 덕분에 이미 재밌었습니다:D! 다만 레아가 낌새 챈 부분은 수정 안 해도 괜찮을지요:O?
아유 괜찮습니다!! 블랑은 튼튼해요!! 막말로 동급 용이랑 다이다이 뜨고서도 잘 버티는 만큼 튼튼해요!! 그리고 회복 마법 다 걸어서 이제는 멀쩡합니다!!
모든 용은 마나에 의지를 담을수 있습니다!! 그 기술의 정수가 바로 브레스, 즉 숨결인거고요!!
블랑이랑 비슷한 겁니다. 인간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할겸 그렇게 살아가다가 인간의 그것에 감화되어서, 그리고 종국에는 자신보다 한순간을 살아갈 자신의 자손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거죠. 괜히 블랑이 고귀한 정신이라 한게 아니에요. 흑마력과 신성력은 의외로 유사한 구조인게, '힘을 바란다'라는 구조에요. 신성력은 신성한 존재에게 기도하는 행위로 힘을 빌려 그 힘을 대행하는 것이고, 흑마법은 제물을 바치는 행위로 그 힘을 휘두르는거니까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 유사성으로 인해 드래곤들은 사용가능하지만, 굳이? 라는 느낌이 강하죠 언데드 드래곤은..... 드래곤들이 스스로 금기시 하는 영역 중 하나라 이 부분은 조금있다 레스로 적으며 설명을....
전음을 보내오는 레아의 모습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채─어차피 투명한 모습이라 보이지는 않을테지만─가만히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마나량이 적은 것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잘 따라오고 있었다. 언령, 의지를 녹여내어 대기중의 마나를 이용한 능력, 어쩌면 이 과정에서 그녀도 터득할 수 있을지 몰랐다. 물론 그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만큼 노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를 쳐줄수 있는 부분이었다. 잠깐이지만 마법으로 치료한 어깨가 살짝 욱씬 거렸다. 이미 치료는 끝났으나 잠깐의 뻐근함은 어쩔수 없다는 것일까. 게다가 같은 용에게 공격받은 것이다. 쉽게 넘어간다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역으로 대수로운 상처가 아닐수도 있었다. 순간의 도발에 넘어간 것은 정신수양이 부족함 때문만은 아니겠지. 그러한 상념때문일까? 그녀와 공명하는 파장이 아주 잠시간 흔들렸고, 그 흔들림이 그녀게 닿는 순간 그는 퍼뜩 정신이 든 것인지 그를 조심스럽게 감추며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그녀의 말에 쾌활한 어조로 전음을 이어 나갔다.
[거 좋군! 두군데 다 부탁하겠네!!]
학창시절이라는 것이 없는 용의 삶, 즉 지금 이들은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당연히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어떠한 일이라도 별로 실망하지 않을 것이며, 아마 어떠한 악조건의 상황이더라도 즐길 수 있을 것이리라. 그것이 바로 그였으니까. 항상 새로운 경험에 대해 받아들이고 학습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여인의 투정이 들려온다. 힘이 빠진 듯, 아니면 오랜시간 동안 운동을 한 듯한 탈력감이 섞인 음성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러하였다. 그녀는 마나가 적기도 적거니와 이러한 마도구─심지어 제대로 충전도 되어 있지 않은 듯 했다─를 사용해본 적이 드물었을 테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린 다음 가볍게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고, 그 움직임에 따라 마치 이끌려가기라도 하듯이 그의 손으로 출입증이 쥐어진다. 손톱을 살짝 날카롭게 세운 다음 순식간에 그의 손이 마법진을 고쳐나가기 시작했고, 아주 잠시간의 고안 끝에 그는 조심스레 소녀의 손에 출입증을 쥐어주고는 전음을 이어나갔다.
[생각해보니 그대가 이걸 많이 해보지 않았다는 걸 생각 못했군. 일단은, 정신파장을 수렴하는 기준을 내가 아닌 자네를 기준으로 맞췄네. 이것으로 조금은 힘든게 줄어들겠지. 그리고 그대의 마나를 사용한다는 감각이 아닌, 이 출입증안에 담긴 마나를 사용한다는 감각으로 해보게나. 아마 조금 더 편해질 것이야.]
그렇게 조언을 덧붙인 그녀에게 조금 가까이 다가서는 그였다.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일까? 그는 천천히 정신을 집중시켜서 그녀와의 파장을 동기화 시켰고, 이내 익숙해졌다는 듯이 그녀에게 마저 입을 열었다.
[자네, 지금 배우는게 사실 엄청 빠른거네. 사실 말하자면 우리는 이걸 몇천년은 해온 족속들이야. 우리만큼 잘하는 게 이상한 것이지. 그러니까 조금 힘들어도 운동한다는 느낌으로 배워나가게나, 이걸 완벽히 익혀낸다면 아마 정신력도 많이 늘어나게 될것이고 장시간 연구해도 많은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되겠지. 하루 10분정도라도 익숙해져보게나.]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그는 레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 주었다. 조금만 힘내보자는 뜻의 격려어린 손짓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조금은 걱정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이 학교에는 이미 그녀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도 이번 유희는 이 학교의 대학생도로서 활동하고 이름을 떨치는 것이 목표인 듯 싶었다. 그렇다면 차후에 그녀가 레아와 마주친다면..... 아니다, 지금은 이러한 걱정을 하기엔 너무나도 이른 시기였다. 그렇게 상념을 떨쳐 내며 그는 천천히 미소를 머금은채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 그럼, 일단 왕복지점부터 설정하는게 어떤가? 그게 주 목적이었던것 같은데. 생각해둔 곳이라도 있는가?]
>>172-173 블랑님 멀쩡하다셨는데 답레에선 어째서..8ㅁ8!? (저 언급을 넣을 수 있어서 잇기 더 편해졌다고 하신 건가 짐작만 해 봅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브레스에 마나를 제어하는 힘인 의지가 담겨 있어서, 브레스를 맞은 지성체는 공포나 광란에 빠질 수 있다..는 걸까요?
인간의 어떤 면에 감화된 걸까요? 제각기 자기 삶을 살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집념? 근데 확실히 미묘하긴 하네요, 전임 용 대빵이 황제가 되고 자기 유전자? 능력?을 자손들에게 두고두고 이식한 결과 발바리아는 번영했지만, 반대 급부로 다른 나라는 크든 작든 발바리아에 치일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타격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았을 테니까요 (당장 20만 대군이 이릉대전처럼 쓸렸고 말입니다.) 국가간 대립이나 전쟁에서 이득을 보는 쪽이 있으면 손실을 보는 쪽도 있기 마련임을 생각하면 전임 용 대빵의 처사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지 개인적으론 의문입니다. 하긴 그러니 명줄이 날아갔겠습니다만.. 그런데 명줄을 날리는 주체는 누구인가요? 용 대빵 위에 또 다른 존재가 있는 건가요? (그러고 보니 >>164에서도 '골치아픈 족속들'이라고 언급된 이가 있었는데 그네들은 누구인지요?) 그러고 보니 흑마법도 제물을 바치는 행위라고 하셨는데 제물을 받는 주체는 누구인가요? 그리고 언데드 드래곤 = 드래곤이 금기시하는 영역이라면, 누가 사역하는 게 아니라 용이 마음먹으면 셀프로 될 수 있는 거 맞나요?
1. 아무리 치료는 해놨어도 치료후의 뻐근함이 남은겁니다!! 타격 자체는 크지 않아요!! 그리고 좀 과민하게 반응한 것도 있고요!!
2. 조금 설명이 길어지겠지만 천천히 말씀드릴께요!!
마법을 사용한다는 개념은 [언어를 통해 의지를 발현]하고, 그 [의지로 하여금 마나를 움직]이며, 그 [술식에 맞게 전개되는 과정]인겁니다! 즉 브레스는 여기서 언어를 통해 의지를 발현해, 체내에 축적된 고농도의 마나와 대기중의 마나를 모아 내뱉는 방식인 겁니다! 예를 들자면 레드드래곤의 브레스의 경우에는 [모조리 태워주마!!], 혹은 [모두 불타올라라!!]라는 의지를 숨결에 담아 낸거고, 그 과정에서 마나는고온, 고압의 화염을 발생시키는 거라 보시면 되요!! 다른 브레스도 마찬가지이고요!!
3. 자기 삶을 살아가면서도 끝까지 굴하지 않는,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면서도 남을 위해 살아가려는 자들을 보며 지낸 결과입니다. 결국 물론 마지막에서 그러한 결정 때문에 전대 로드는 현 시점으로부터 5년뒤 수면기에서 깨어나 수명의 반이 날아가게 된 셈이죠. 인간을 통해 올바른 정신을 보고 그에 맞춰 행동하였으나, 결국 그 끝에 자신의 자손들을 너무 위한 나머지 용으로선 해선 안될 행동을 한 셈인거죠. 물론 본인도 이에 대해 긍정했고 다른 용들의 처벌에 응하여, 자신의 수명을 잘라버리는 벌을 받게 된거죠.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적으로 변해버린 용인 셈이네요, 서술하고 보니. 용의 대빵이라기 보다는 그저 대표하는 격인거고, 사실상 거의 선출직에 가까운 셈이라 이 마저도 용들이 원한다면 처벌이 가능해요, 발언권은 새끼를 갓 벗어난 1천살 이상부터 발언권이 생기고요. 골치아픈 족속들은 >>164 레스에서 수명이 지긋하신 고룡분들입니다. 용은 마나를 머금고 세지는 만큼 일정 나이가 지나기 전까지는 계속 힘이 세지고,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쇠락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수명을 자연으로 환원한다는게 큰 벌이고요. 그만큼 쇠락하는 시기가 빠르게 찾아오는 셈이니까요. 흑마법의 대상은 다른 차원, 즉 마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간들이 흔히 말하는 지옥의 개념이 이곳에 속하지요. 현계와 다르게 댓가만 준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힘은 확실하게 건네준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도와 믿음을 댓가로 힘을 건네는 신성력하고도 일맥 상통하는 셈이죠. 다만 신성력의 경우엔 이러한 성향때문에 힘이 강하지 않지만 안정적이며, 현계에 부합하는 힘을 주는 셈이고, 흑마법은 반대로 강하고 확실한 힘을 주지만, 그만큼 불안정하고 현계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겠네요.
역시 관찰력이 좋으시네요. 정답입니다. 자존심이 강한 용들이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 초연한 용들이지만, 아주 가끔씩, 이레귤러같은 느낌으로 자신의 죽음에 대해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용들이 있어요. 제가 윤회 전생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 윤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에너지가 자연으로 환원되요. 이게 지금 이 차원에서 계속 반복해가며 에너지를 순환 시키는 방식이고, 이게 차원을 안정화 시키는 방식이고요. 그래서 이 세계에는 마나를 활용할줄 아는 이들이 많아지고 또 이종족 중에서도 영웅이 나타나고 죽는 이유가 이 때문이에요. 다만 그만큼 강력한 힘과 의지를 가진 용이기에 오히려 자신의 죽음을 거부하면 강한 사념을 지닌 언데드가 되는데 이게 바로 자신의 육체를 담볼로 한 언데드가 되는 거에요. 물론 이는 일정 경지에 이른 마도사(리치)나 기사(데스나이트)에도 통용되는 경우인데, 드래곤의 경우에는 훨씬 더 위험하다는 차이점이 있죠. 죽고 싶지 않다는 의지와 그것이 환원될 에너지를 지옥에 넘기는 것으로 수명을 연장시키고 강대한 마나를 얻어내는 것, 바로 이게 언데드 드래곤이 탄생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는 중립을 표방하는 용들에게 있어서 매우 추악한 행동이기에 금기시되는 것이고요.
>>175 1) 저는 보면서 생각이 좀 많아졌습니다ㅎ 워낙 미세한 변화라 레아가 눈치 못 챌 것 같다가도, 아무리 그래도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이긴 해서 수상하게 여길 거 같기도 하고, 수상하게 여긴다고 해도 블랑님이 내색하기 싫어하니까 선 넘지 않으려고 넘어갈 거 같다가도, 아무래도 께름칙해서 못 참고 괜찮냐고 물을 것도 같고.. 그래서 고민됩니다ㅡ"ㅡ;;
2) ..어렵군요 솔직히 반이나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_.) 마나라는 에너지로 특정한 효과를 구현하는 게 마법이고, 시전자가 의도한 효과를 내는 마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방법에 따라야 하며, 그 방법은 입 밖에 내든 속으로만 하든 언어 표현(캐스팅)을 하는 거...정도로 간주해도 될까요?
3) 확실히 옳은 일이나 타인을 위해 자기 자신마저 희생할 수 있는 인간을 목격하면 저라도 경외감부터 들 것 같습니다 다만 전쟁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있는가에 제가 회의적인 편이다 보니 (자기의 자손에게 용족의 힘을 남긴 것 이전에) 발바리아라는 나라를 건국하고 영토를 확장하는 과정부터가 정의에 부합할지 다소 의문입니다 발바리아라는 나라가 건국되지 않았다면 그럭저럭 살았을 인간 중에 죽거나 장애를 입거나 다치거나 가족 혹은 재산을 잃은 이가 숱하게 나왔을 것 같아서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까지 제가 접한 정보만으로는 (극단적인 표현입니다만) 전임 용 대빵을 자신이 편애하는 인간 집단의 앞길만 터 준 용으로 볼 여지도 있어 보입니다 발바리아가 다른 국가보다 정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 요소는 뭐가 있을까요?
4) 그렇군요. 스스로 언데드가 될 수 있고 언데드는 수명이 한정적이지 않다면, 블랑님이 영혼 이식 실험에 실패할 경우 언데드 용이 되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대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봤는데 그건 당사자가 안 원하겠네요:(
5) 아, 맞어. 관전 스레 답변 보고 놀랐습니다. 블랑님이 수백 년 더 기다릴 거라고 하셨을 때 전 당연히 다른 조수감의 등장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이해했는데 레아의 환생을 기다린다는 의미였나요ㅇㅁㅇ?! 환생을 할지, 한대도 언제 어느 지역에서 할지, 에르네스트 산 근처에서 한다고 해도 지성체로 환생할지 아무 보장이 없는데도요? (에르네스트 산에 서식하는 개미 군집 중 1마리로 환생할지도.. ㅎㄷㄷ )
1.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입니다! 무시하고 지나치셔도 되고 아니면 그냥 이야기를 꺼내셔도 이야기는 확실히 진행되거든요!! 그냥 대놓고 물어보시면 아마 웃으면서 대답해줄 껍니다!!
2. 아주 정확합니다! 마법사들이 괜히 마나에 대해 연구하고 이해도를 높인다는 개념도 여기서 나오면 되요!!
3. 그건 저도 정확하게 말할 수 없어요. 사실 레아주가 보는 관점에서 보는 이야기도 정답이거든요. 그리고 전대 로드도 이거 때문에 후회를 많이 하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지금도 괴로워 하는 중이거든요. 세종대왕이 문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형제들에게 중책을 맡기면서 힘을 실어주다가 결국 단종이 폐위 되는 상황이 왔듯이 본인도 결국 자신이 생각한 정의와 정신이 퇴색될게 분명하다는 걸, 유희가 끝나고서, 문책 도중에야 깨달은 것이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준 힘을 거두기엔 그만큼 자신의 후손들도 소중했고, 더더군다나 자신의 마음 속에서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누군가를 희생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전대 로드는 결국 그렇게 댓가를 치루게 된겁니다. 그리고 결국 언젠가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렇게 올바르지 못한 정신을 이은 그 후손들도 아마 패망하게 되지않을까요. 그것이 아마, 오직 자신의 가족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행동했던 전대 로드에게 주어질 최악의 결말인 셈이고요.
4. 가장 먼저 생각해보았으나, 아무리 미래를 생각해보아도 그것만큼 가장 어리석고도 추악한 행위가 없기 때문에 본인이 가장 먼저 폐기를 제안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5. 그래도 상관없었을 껍니다. 블랑에게 있어서 시간이라는 것은 많은 상황이니까요. 조바심을 낼 필요 없이 하나 하나, 차근히 준비하면서 제 1석을 공석으로 비워두고 기다리고 있었을꺼에요.
기력이 달리는 걸 억지로 버티는 와중에 흑룡의 격려가 울렸다. 언령? 그게 뭐지? 혹시 용족의 언어?? 암담해졌다. 진짜 이런 방식으로 익히는 거야? 아, 주님. 살려 주세요. (신앙심이 얕은 레아였지만 궁해지면 이렇게 절대신을 찾곤 한다. 라민 쌤의 강의를 통해 깨달은 사실-신앙심이 무엇에든 기대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에 부합하는 행태다.)
그때 적황색 빛의 바다에 전해져 오던 미묘한 파동이 사라졌다. 뒤이어 마냥 유쾌하다는 듯한 반응. 짙어지는 위화감에 그만 물음이 튀어나와 버렸다.
[괜찮으신 겁니까?]
아차 싶었다. 흑룡의 반응은 흔들림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명백한 신호였다. 그런데 굳이 캐묻다니, 선 넘은 짓 아닌가.
[실례했습니다! 어쩐지 무리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져서..]
고양이 걱정하는 쥐네, 또. 온갖 일을 손쉽게 해치울 수 있는 존재가 도대체 뭘 해야 무리라고? 어이가 없어 한숨이 나오는데도 찜찜함이 가시질 않았다. 이제까지 흑룡은 레아가 어처구니없이 무례한 질문을 했던 순간을 제외하고는 늘 여유만만해 보였다. 그런 이가 미미한 정도일지라도 동요했다면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 순간, 레아는 자신이 인간인 주제에 무려 용을 걱정하고 앉았는 원인을 깨달았다. 이 용,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무리해 버릴 거 같은 느낌이 물씬 난다!)
그가 아침에 말했던 크런치 모드라도 언급해 볼까 하는 찰나, 기운이 쭉 빠지고 눈앞이 부예졌다. 시야가 돌아왔을 땐(적황색 빛의 바다가 아니라, 기숙사 문앞이 보이는 상태였다.) 출입증이 허공에 떠 있었다. 그런 채로 무늬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 아무래도 흑룡이 무슨 조치라도 취하는 모양이었다. 화들짝 주위부터 살폈다. 강의 직전 시간이 지났는지 다행히 지금은 오가는 이가 없지만, 이거 누가 보기라도 했다간 낭패 아냐? 몸으로 가리려 해 봤으나, 레아의 키보다 더 높이 떠 있는지라 여의치가 않았다. 사실 가려졌대도 한 방향이라 누가 다른 방향에서 나타나면 소용없을 것 같다. 어쩐다? 궁리 끝에 레아는 출입증 주위로(흑룡이 있을 법한 위치는 피해서) 손을 뻗어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자신이 마법을 시전하는 걸로 여겨 줬으면 해서였다. 근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맞나? 흉내도 뭘 알아야 내지..
다행히도 오래지 않아 흑룡은 레아에게 출입증을 건네 주었다. 이 순간도 자신이 마법을 쓴 것처럼 보이길 바라며 레아는 이어지는 설명에 집중했으나, 얼마 못가 난관에 부딪혔다. 내 마나가 아니라 출입증의 마나를 사용한다? 마나 그거 어떻게 쓰는 건데? 마법에 까막눈이다시피 한 레아로서는 가늠하기 통 어려운 설명이었다. 탄식이 절로 나왔다. 마법 재능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마법을 배울 수 있었을 거고, 그랬으면 지금보다는 잘 알아들었을 텐데.
의기소침한 기분을 알아챘을까? 그가 격려하듯 토닥이더니 레아는 빨리 배우는 편이라며, 하루 10분 운동한다는 느낌으로 익혀 보란다. 운동이라, 확실히 운동 뺨 치긴 한다.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30분은 내리 달린 것처럼 진이 빠졌으니까. 그래서인지 어제부터 제대로 먹은 게 없어서인지 속이 텅 빈 감각도 쓰리도록 와닿았다. 눈꺼풀도 무거운 게 이 자리에 쪼그려도 바로 잠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할 건 해야지. 레아는 남은 손으로 눈을 문지르고 숨을 골랐다. 그런 뒤 출입증의 무늬를 응시하며 말 좀 전해 달라고 입속말로 중얼거리고는(출입증의 마나를 쓴다는 게 어떤 건지 상상도 안 됐던 탓에 출입증을 사람처럼 대해 버린 것이다.) 할 말을 떠올렸다.
[용학 공동 연구소 앞으로 설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
제대로 전달이 됐을지 모르겠네. 그래도 일단 걸음은 옮겼다. 안내든 지점 설정이든 그리로 가야 할 수 있을 테니까.
3) 문책당하는 시점에라도 가족에게서 힘을 거두었더라면(말씀하시는 거로 보아 용의 힘을 잃으면 사망하는 것 같긴 합니다만, 그때쯤엔 가족의 수나마 적었을 테니..) 지나친 개입이 불러온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텐데, 그건 자신의 안위를 위해 타자를 희생시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저지렀던 일의 뒷수습일 텐데, 그걸 포기해 버린 셈이군요.... 수명을 내놓는 벌을 기꺼이 받은 것도 보기에 따라서는 다른 형태의 이기심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습니다
4) 저는 기억과 능력과 성격이 유지만 된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블랑님은 질색하는군요..(._.) 마계와 한번 얽히면 어떤 식으로든 변질되는 게 시간문제여서일까요?
5) 아니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그렇지 환생체를 기다리다니요8ㅁ8? 말이 좋아 환생체지 기억도 없고 성격부터 능력까지 싹 다른 개체일 텐데요, 설마 개미로 환생하면 개미를 비서 삼는 겁니까?!? ㅇㅁㅇ;;;;;
1. 저걸 공부하는 학생들은 머리가 깨질라 칼껄요....? 사실 설명하는 저도 이게 제대로 된 설명인지 모루겟소요(....)
2. 그런 당신을 위한 한마디, 이 세계는 인과율이 매우 확실합니다.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하고 그 죗값을 치루지 아니하였다면, 그 결과는 분명히 돌아옵니다. 본인이 죗값을 치루었다고 생각하더라도 말이죠. 범죄를 지은 부모의 자식이 될지, 아니면 그 형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요.
3. 질색팔색 할수밖에 없는게..... 어..... 2번의 대답과 마찬가지로, 이 세계는 인과율이 매우 쎄게 돌아오는 편이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 불가능해요(.....) 게다가 언데드가 되면 일단 목숨 연장은 되거든요? 네,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장은 됩니다. 그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라는게 문제죠.
4. 개미로 환생했다면 '아, 이런, 실패 했군, 뭐 시간은 많으니까 좀 더 기다려볼까. 어차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을테니....' 이런 마인드로 다음 생을 기다려주지 않을까요!
>>180-182 답변 보고서 바로 작성 시작했는데 워낙 곰손이라 늦었습니다 ㅠㅠ;;;; 헐 주사위 기능이 있군요? 나도 해 봐야지 .dice 1 100. = 43 근데 뭐로 굴리신 겁니까? 연구소에 뭐가 있다 없다인 것인지?
1) 레아를 마법알못으로 설정하길 잘한 거 같습니다..(._.)
2) 세상에 전임 용 대빵 정도면 인과율을 모르지 않을 텐데도 그런 선택을 했던 겁니까?! 하계(?)에 놀러 나갔다가 자기파멸적 행보를 연속한 것이.. 비극 주인공 같군요
3) 원숭이 손 같은 겁니까? 대놓고 바란 거만 이루어지고 나머지는 다 어그러지는.. 그런 식이면 언데드 드래곤이나 리치나 데스나이트들의 말로도 딱하겠군요
4) 헐.. 언제 지성체( 중에서도 레아 같은 끈기파 너드)로 환생할 줄 알고 기다립니까?! 그러느니 다른 지성체 중에 레아 같은 타입이 있나 찾는 게 100배는 빠를 것 같습니다..ㅇ>-<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제가 개체가 한번 죽으면 환생이고 뭐고 연속성 같은 거 없다는 파여서인 듯합니다^ㄷ^a)
그의 머리를 타고 들어오는 레아의 걱정에 그가 턱을 쓰다듬으며─보이지는 않겠지만─고개를 주억거린다. 그 아주 잠시간의 그 흔들림을 잡아내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는 것일까, 괜한 걱정을 시킬까봐 일부러 감추었건만 아무래도 최근에 연구만 한다고 감정 다스리기 같은 명상을 게을리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명상이 필요한 것은 레아 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레어에 돌아가면 자신도 하루에 1시간 정도는 명상을 하면서 정신 수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면기야 조절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런 것은 아무래도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꽤 힘든 것이 될테니까.
[아닐세, 아니야. 오히려 그대가 무리를 하는 것 같군. 일단 나중에 설명해줄테니까. 오늘은 목표한 일만 하는 걸로 하지.]
생각해보니 그녀가 한번도 마도구를 써봤다는 가정도 안했던 사실을 자각하며 그는 늘 그렇듯 자신의 이마를 장심으로 치며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자신이 잠깐 외출했을때 마도구는 귀족들의 전유물이 되어 있었고 아직 서민들에게는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마도구의 존재만을 알고 있을뿐 제대로된 사용법을 알고 있는 것은 귀족을 제외하면 얼마 되지 않은 게 현 상황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내며, 돌아가게 되면 마나의 개념과 마도구 사용법부터 가르쳐야 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용을 알려면 그 근간이 되는 마나도 공부해야 할테니 오히려 일석이조가 아닐까?
[그러고보니 자네, 식사는 어떻게 할 셈인가? 몸의 피로와 정신적인 부분은 내가 지금 잠깐 도와준다 치더라도....]
그랬다. 자신은 밥을 안먹어도 된다지만,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연약하디 연약한 여인은 인간이었다. 섭식을 함으로서 체력을 보충하고 잠을 잠으로서 기력을 보충하는, 그러한 일련의 생체활동을 함으로서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명, 그렇기에 조금은 의지를 해도 상관 없을텐데, 스스로의 의지로 이렇게 움직이는 것을 보다보면 참으로 대견하기도 하고,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였다. 정신력은 그래도 나름 단단한 것 같지만 육체가 그걸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그녀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조금은 쉬어도 괜찮으련만, 그녀가 조금 서두른다는 생각에 그는 잠시간 쓰게 웃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는 알까? 지금 그가 향하는 곳에, 아직도 악연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 호오....."
금빛 물결이 출렁이며 뱀같은 눈동자가 빛난다. 활동하기 편한 복장이었지만 여인의 몸매는 가리지 못한다는 듯 나올데 나오고 들어갈데 들어간 체형을 과시하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에 주면 남학생들이 한번씩은 돌아보고 갈만한 화려한 외모,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날카로운 비수같은 색채는 그 이상의 위험을 과시하기라도 하는 모습이었다. 여인은 잠시간 혀로 입술을 가볍게 핥으며 저 먼 곳을 응시하였다. 아까전에 잠깐 느꼈던 굴욕감이 목구멍 안으로 치밀고 들어오자 욕지기가 고개를 들이밀었지만 그녀는 참았다. 지금은 유희중이었고 자신은 이 학교에서 용모가 단정하고 품행이 ㅇ올곧은 절벽위의 꽃이었으니까.
"이리스! 거기서 뭐해! 곧 수업 시작하겠다!" "응! 알겠어! 금방 갈께!"
아까전의 날카로운 감정이 거짓말이라는 듯 금방 사그라든다. 그녀는 아까전의 과민 반응이 거짓말이라도 되는 것 마냥 그것을 속 안으로 감추었고, 이내 동기들이 하는 말에 짐짓 쾌활하고 부드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손에 교과서를 든채, 잠시간 짜증나는 악연과 함께 감지되는 미약한 존재를 느끼기라도 하는 듯 그 방향으로 아주 잠깐 시선을 주다가 이내 등을 돌리며 수업에 서두르는 생도들 마냥 용학 공동 연구소를 향해 걸음을 총총 옮겼다.
>>184 헐 금용 누님 용학 전공:O?! 기왕 하시는 거 데이터 좀 많이 남겨서 아예 네임드 학자가 되어 버리시란!! (??) 연구소에서 마주칠지 아니면 누님이 강의 들으러 갔으니 엇갈릴지 모르겠군요 뭔 일이 터질지 궁금한데(졸지에 어그로 끌어 버려서 무섭지 말입니다..('m') ) 오늘은 답레를 못 달 거 같습니다 (현생 혐생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그래도 이을 때 참고하고자 몇 가지 여쭈려는데요 1) 블랑님이 목표한 일만 하자고 한 게 혹시 워프 포인트만 설정하고 요람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인가요? 학교 구경 안 하고? 2) >>178에서 레아가 마지막에 출입증한테 빌면서(;;) 전하려던 말은 안 전해진 건가요? 방법이 틀렸다거나?
그리고 잇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궁금해진 거 하나 추가요 블랑님 밥 안 먹어도 됩니까?! 생명체인데 식사 안 하고 생존이 가능해요??
>>185 1) 전임 용 대빵의 스불재로군요 양학하고 놀려다가 뭔 꼴이야.. 가족과 후손을 최우선시했던 양반이니 발바리아가 멸망하고 발바리아 황가가 몰락해 가는 걸 보면서도 수명 날아가서 능력이 약해진 상태라 아무 조치도 못 취하는 게 가장 큰 부메랑일지 그보다 더 강력한 부메랑이 있을지 궁금하군요
2) 추한 건 둘째 치고 무서워서라도 언데드 못 되겠습니다.. 앞서 언데드가 된 양반들은 몰라서 된 걸까요 알고도 자기는 괜찮겠거니 하고 된 걸까요?
3) ..헐 가챠거리 천지인데 레아의 영혼(?)만으로 가챠를 하는 건 시간과 자원이 아무리 많아도 각 안 나오는 선택 같은데요;; 레아의 영혼이 깃든 환생체가 레아 같은 끈기파 너드인 동시에 요람의 보안도 다시 뚫는 우연이 또 일어나기 전에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먼저 올지도 모릅니다 ㅇ>-<
1. [인간들 따위가 용에 대해 얼마나 공부를 했다고 이런 이상한 연구소나 설립한거지, 같잖네.] 이런 마인드입니다! 호기심 반, 깔봄 반이 섞인 눈빛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요!!
1-1. 아 그부분은 지금 이거 답변 하고 수정해드릴께요!! 그 부분 묘사가 조금 빠졌네요!! 죄송합니다!! 미스테이크!! 1-2. 제대로 전해졌습니다!! 이것도 조금 더 설명 추가해드릴께요!! 방법과 결과는 맞는데 블랑 입장에선 조금 더 세련되게 해도 된다는 견해가 빠졌네요!!
2. 아! 정확히는 식사가 아예 필요 없다기 보다는 마나 자체가 계속 활동 에너지를 만들고 있는거에요!! 그냥 몸안에 드래곤하트가 공기중의 마나를 사용해 핵융합 원자로 마냥 열량 에너지를 내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그렇게 체외로 배출된 마나는 다시 공기중으로 다시 분산되어서 순환 구조를 만드는거에요! 식사를 하면 효율은 좋아지지만 굳이 필요한가? 란 개념이고요.
그리고 이미 블랑은 밥묵었....(.....)
1. 그래서 나중에 이것도 좀 풀어볼 생각입니다. 과연 범죄를 지은 부모의 자식도 그것을 이어받게 되는지, 올곧은 가르침을 이어받은 자식이 그것을 왜곡시킨 방향으로 받아들이면 어떻게 성장되어지는지 말이죠.
2. 죽음이란 미지의 공포 앞에서는 패닉에 휩쌓이면 뭐든 못할까요. 그래서 고룡들은 대다수가 항상 정신 수양에 힘을 쏟는 편입니다. 그래야지 어떠한 공포에도 그것을 극복할테니까.
3. 오히려 꽤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요? 아마 그 결말을 보지못해 아쉬워 하면서 눈을 감을수도 있어요. 수천년, 수만년이 지나 요람의 첫번째 문을 여는게, 그리고 가장 먼저 냅킨을 집게 되는게 레아일거라고 생각하며 유쾌함 반, 아쉬움 반으로 기대하며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거죠.
[아닐세, 아니야. 오히려 그대가 무리를 하는 것 같군. 일단 나중에 설명해줄테니까. 오늘은 목표한 일만 하는 걸로 하지. 정 안되면 학교 소개도 다음번에 부탁하겠네.]
출입증에 말을 거는 듯한 행동을 보며 그는 잠시간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이내, 생각해보니 그녀가 한번도 마도구를 써봤다는 가정도 안했던 사실을 자각하며 그는 늘 그렇듯 자신의 이마를 장심으로 치며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사실 그녀가 행동하는 방법이 절대 틀린 것은 아니었다. 말로써 표현함으로 제대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내고 그것은 의지가 되어 마도구를 작동시켰을테니까. 하지만 제대로 배웠다면 조금 더 세련되게, 머리속 생각으로 카드속 저장된 마나를 이끌어내 작동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제서야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멀지 않은 옛날─그래 봤자 레아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었다.─자신이 잠깐 외출했을때 마도구는 귀족들의 전유물이 되어 있었고 아직 서민들에게는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마도구의 존재만을 알고 있을뿐 제대로된 사용법을 알고 있는 것은 귀족을 제외하면 얼마 되지 않은 게 현 상황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내며, 돌아가게 되면 마나의 개념과 마도구 사용법부터 가르쳐야 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용을 알려면 그 근간이 되는 마나도 공부해야 할테니 오히려 일석이조가 아닐까? 그것을 떠나 지금의 그녀의 모습은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었다. 그럴만도 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을때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채 패닉에 있었을테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았다고는 하지만 처음 시도하는 것들에 준비도 없이 한번에 성공 했고, 그 과정에서 동반된 정신적 탈력감은 무조건 한계치까지 그녀를 몰아붙였을 가능성이 높았다. 생각해보니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러하였다, 인간의 시선으로 최대한 배려를 했다지만은, 그것이 진정으로 인간에게 걸맞은 배려였을까? 억지로 이렇게 그녀를 몰아붙인 것은 아닐까? 조금은 많이 걱정이 되기 시작한, 아직은 젊디 젊은(?) 용의 모습이었다.
[그러고보니 자네, 식사는 어떻게 할 셈인가? 몸의 피로와 정신적인 부분은 내가 지금 잠깐 도와준다 치더라도....]
>>187-188 내용 보충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하는 블랑님의 면모가 좀 더 디테일해졌군요! (사실 레아의 피로도는 저부터가 서술을 제대로 못했었어서 할 말 없..ㅇ>-< )
1) 금용 누님 아니 용족 입장에선 우스꽝스러울 것 같긴 합니다ㅎㅎ >>132에서 레아가 어딜 구경시키나 고민했던 이유 중에 그런 점도 있고요ㅎㅎ (그러니까 기왕 오신 거 미물인 레아는 신경 쓰지 마시고^ㄷ^a 제대로 된 데이터 남게 활약 좀 하셔야..ㅋㅋ) 2) 밥 먹은 거야 알았습니다만(나 나도 토스트8ㅁ8ㅁ8ㅁ8ㅁ8!!!! ) 밥을 안 먹어도 된다는 언급이 보여서 안 먹고도 생존이 가능한가 하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생존 가능하군요 좋겠다!!
1)) 잘못한 당사자 말고 자식이 대가를 치르는 건 뭔가 억울합니다만, 전임 용 대빵의 경우 잘못의 결과물이 자식이기도 하다 보니 난감한 데가 있군요 자식 겉 낳지 속 낳는 거 아니라고 양육자의 의도와 다르게 자란 자식이 어떻게 되는가도 관전할 만한 부분 같습니다 2)) 인정요 오히려 안 죽을 방도가 있는데도 끝끝내 안 택하는 용들이 대단한 거겠습니다 3)) 헐.. 블랑님 왜 그래요8ㅁ8;;? 아무리 유능하고 적임자라고 판단했대도 그렇지, 스카웃하고 싶은 인재1한테 무슨 용생을 걸다시피 합니까ㅇㅁㅇ;;;;? 환생할 경우 종, 성격, 능력 등이 전혀 다른 개체가 되고 전생의 기억도 없다면, 영혼이라는 거에 연연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가족이나 소울메이트처럼 극도로 친밀하거나 대체 불가능한 사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레아는 어디로 봐도 블랑님한테 그런 존재가 아닌 듯한데 말입니다.. 혹시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다른 영혼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 같은 게 있는 건가요?
1))) 레아가라는 애칭 보고 좀 고민했던 것입니다만.. 혹시 자유 상극이나 본스레에서 블랑님을 대하는 레아가 많이 어린애 같았나요? 너무 애 같은 캐는 안 굴리고 싶은데 말입니다^ㄷ^;; 2))) 블랑주님도 이 스레 굉장히 즐겨 주시는 거 같아서 늘 감사합니다!! 이건 그러다 보니 궁금해진 건데요, 어떤 부분에 흥미가 있으신 건지요? 그리고 제가 1:1 제안 드렸을 때 ㅇㅋ하시면서 기대하신 서사가 있나요? (TMI 해 보자면 저는 뒷얘기, 그러니까 블랑님이랑 요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나 레아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설정해 주시는 이 세계의 속사정도 이거저거 들을수록 흥미가 생기고 있고요ㅎㅎ)
1. 그게 불합리하다고 느낄수 있겠지만 결국 흔히들 말하는 그런 이기적인 행동이 결과물이 어떻게 돌아오는지에 대한 가장 가혹한 형벌에 가깝다고 볼수 있지 않을까요.
2. 가챠게임에서! SSR이 떴는데!! 그것만 있으면 파티구성 30퍼 이상은 하고 들어가는데!! 그게 눈앞에 들어왔다가 사라졌습니다!! 레아가 눈앞에서 진짜 그렇게 거절했으면 눈이 뒤집히지 않았을까욬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첫 가챠 대박이네 하면서 좋아했는데..... 그게 눈앞에서 사라지면 미친듯이 아쉽지 않을까욬ㅋㅋㅋ
1) 레아가가 사실 입에 짝짝붙고 나이상으로 그래서 장난 반으로 부르긴 했는데 기분이 안좋으시다면 그만두겠습니다!! 그런건 절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2) 아유, 복귀하자마자 어디 참여하기도 애매하고 싶어서 천천히 1:1 자유상황극을 살펴 봤는데 눈에 띄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언가 아쉽게 끊긴것 같기도 해가지고 다시 살펴봤는데.... 그게 그렇게 됐네욬ㅋㅋㅋ 서사는 크게 생각한 것도 없어요! 사실 지금 설정 적어가는 것도 뇌내에서 거의 즉흥적으로 꺼내다 적는 방식이라서요!! 보고 싶은 서사라면.... 처음엔 솔직하게 없었는데요. 지금에 와선 제 기준에선 과연, 블랑과 레아가 스스로, 혹은 아직 인지 하지 못했어도,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진짜 순수한 의도의 정의를 가지고 어디까지 갈수 있을까 보고 싶어서, 라고 하고 싶네요. 솔직히 미래 같은거, 신이 아닌 이상 모르지만 각자만의 이상과 정의를 가지고 나아가는거, 아름답다고 생각하잖아요?
1. 그렇긴 합니다 낳음당한 이들이 딱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그럼 발바리아는 전임 용 대빵의 수면기가 끝나는 5년 뒤부터 헬게이트 열리는 겁니까? :(
2. 슬롯머신 한 기기에서 대박 딴 뒤로는 아무리 꼴아도 그 기기에서만 돌리는 뭐 그런 겁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래서 도박은 정신건강에 해롭.. (???)
1) 앗!! 감사합니다8ㅁ8!! 애정 가져 주시는 거 같아 감사하면서도 레아가 너무 철딱서니처럼 보여서 나온 애칭인가 불안했거든요 애 같지는 않다니 마음 놓입니다8ㅂ8ㅂ8ㅂ8!!
2) 각자의 이상과 정의라, 그런 건 확실히 간지가 나지요 현생의 저야 이상과 정의가 독으로 작용하는 게 더 무서운 소심이입니다만 그래도 이상을 안고 폭사(...)하는 이들 덕에 세상이 나아지는 건지도 모르니까요 근데 블랑님은 확실히 이상을 품으면 똑바로 전진할 거 같은 인상입니다만 즈이 애는..ㅋㅋ 그런 걸 지녔다기엔 본인 자리를 찾기에 급급한 소시민이라^ㄷ^a 장차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고요 암튼 매번 잘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m(_ _)m
3) 한편 메타적으로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178에서 레아가 블랑님을 저도 모르게 무리해 버릴 거 같은 타입이라고 여긴 건 용 관상(?)을 잘 본 걸까요, 헛다리일까요? ㅋ
1. 아직 당분간은 예정에 없습니다. 일단 로드가 깨어난 후 5년 뒤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과연 얼마나 가련지는 저도 모르겠네요!!(무책임)
2. 슬롯머신보다는 가챠에 가깝죠. 잭팟이 터진다고 레아가 수십명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가챠나 도박이 해로운 문명은 맞습니다!!
1) 어우 울지마요, 제가 아가 울린거 같아서 기분이 묘해욧, 하지만 그래도 진짜 아가는 아니고 오히려 어른스럽고 의연해서 블랑도 시시때때로 놀라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돌리세요!! 부담가지지 마시고!!
2) 레아는 아주 좋은 억제제입니다. 항상 나아가려는 자가 있으면 억제하는 사람도 곁에 있어야 하는 법이거든요! 그래서 블랑이 더 적임자로 보는거에요, 의견에 동조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조금은 소극적인 안목으로 낮은 위치에서 바라봐주고 숨을 고를 타이밍을 만들어줄 만한 인재, 그러면서도 꾸준히 자신만의 방안을 모색해고 생각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것이 바로 지금 블랑이 레아를 선택한 이유에요. 급진적으로 움직이는 개혁은 반드시 성공하는게 아니니까요.
3) 2)에서 한 대답과 아주 일맥상통하네요. 정답입니다! 정의감도 있고 나름대로의 추진력도 있으며 주변에 무신경하다 못해 오시하는 용들과 다르게 기본적으로 옆집에 사는 형과 같이 주변에 상냥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또 그걸 뒷받침할 일신의 능력도 충분히 있지만, 그들을 위해서, 혹은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에 대해서 무엇이든 하려고 나서다가 본인이 다치는 경우가 빈번하거든요. 실제로도 지금 나오게 될 여성 금룡과의 문제도 거기서 비롯되어진걸요!
아차 싶은 실수를 했는데도 되돌아온 걱정에 얼떨했다. 흑룡의 말대로였다. 이미 기진맥진했고 눈은 자꾸만 감겼다. 하지만, 그의 배려를 선뜻 받아들이긴 어려웠다. 기껏 베풀어 준 진수성찬 안 먹었어, 카다로스 제국사 필사한답시고 제대로 안 잤어, 아침에 토스트도 안 먹었어, 그래 놓고 울기는 아주 작정하고 곡을 했어.. 다 제가 자초한 건데 고용자에게 푸념하면 웃기지 않은가. 게다가 학교에 온 것도 자신이 옷을 챙기고 연구소를 편히 오갈 수 있게끔 흑룡이 마음 써 준 것이다. 그런데 연구소와 식당 구경이라는 사소한 일조차 안 하고 돌아간다? 도리가 아니다. 레아는 이를 악물고 가방끈을 붙들었다. 어깨에 쏠렸던 무게가 손에 덜어지며 좀은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는 출입증을 더욱 힘주어 움키면서 말을 전해 주길 기원했다. 문명에 닿지 않은 원시 부족의 종교 의식 같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효과가 있으면 그만이다.
[두 군데 정도야 다닐 만합니다. 게다가 연구소는 이동 지점으로 설정할 곳이기도 하잖습니까.]
다만 식사는 어쩌겠냐는 질문은 조금 난감했다. 식당에서 먹으면 되겠거니 했지만, 당장 식당으로 가기엔 동선이 안 나왔다. 식당만 가고 만다면 여기서 직행하는 게 편하다만, 식당에서 연구소로 가려면 산자락을 빙 둘러 오르거나 마의 108계단을 올라야 했으니까. 그러다 보니 끼니를 거른 것에 항변하듯 허기가 심해져 이제는 속이 쥐어짜이는 느낌이었지만, 식당으로 향할 엄두는 안 났다. 그래서 출입증을 다시 꼭 쥐고 '의식'을 재개하려는데, 또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 학교 구경 하자고 가는 거니 그도 먹기는 먹어야 할 텐데, 이렇게 모습을 감춘 상태로 식사를 했다간 이목이 집중될 게 뻔했다. 이거도 마법인 거처럼 위장이 될까? 아니면 정령을 데리고 다니는 거로라든가? 이런저런 궁리로 산만해진 나머지 이어지는 메시지는 듣지 못한 채, 레아는 '의식'을 시도했다.
[식당에서 먹으면 됩니다만.. 모습을 감추신 채로 드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해졌을까? 모르겠지만 계속 걸었다, 말이 안 전해졌더라도 제 걸음이 어쨌든 가겠다는 의사 전달은 되었길 바라며. 지쳐서 처지는 탓인지, 언덕을 오르는 사이 몇몇 사람이 레아를 앞질러 갔다. 이 정도면 그는 아예 느긋하게 걸어도 되겠다. 좋아해야 하나? 실없는 생각이 스칠 쯤, 익숙한 갈림길이 나왔고 버릇처럼 발길이 왼쪽 오르막길로 향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밝은 회색의 마공학과 건물-지금은 학교를 떠난, 레아를 응원해 준 친구가 다녔던-이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공학과 건물과 대조라도 이루려는 것처럼 새까만, 용학 공동 연구소 건물이 나타났다. 순간 눈앞이 핑 도는 듯해 멈칫했다가, 눈을 꾹 감고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은 뒤 출입증을 쥐었다. ('의식'이라고 비유하긴 했지만 매번 말 전해 달라고 중얼거리기도 머쓱했다. 차차 익숙해져야 할 텐데.)
[여기가 공동 연구소입니다.]
사지가 무거운 와중에도 너무 싱겁게 느껴졌다. 아니, 무슨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선 채로 잠들어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기억나는 걸 이것저것 주워섬겼다.
[원래는 가장 강력한 용이 황금용이라는 전설을 반영해서 황금색을 입힐 예정이었는데, 그러면 발바리아의 황가를 추종하는 거 같지 않냐며 까만색을 입혔답니다. 이 나라는 대지에 축복을 내려 주는 흑룡의 나라라면서요.]
처음 들었을 때는 증거가 불확실한 전설로 황금색을 칠하려던 것도, 발바리아 의식해서 검정색을 칠한 것도 어이없었지만, 그와 동행 중인 지금은 묘했다. 이 나라, 진짜로 흑룡의 나라일까?
[생각해보니 그런 문제가 있군. 솔직히 투명한 모습에서는 조금 그러니까.... 대안은 금방 떠올려 볼테니까 일단 몸조리부터 조금만 하지.]
투명한 무언가가 식기를 들고 밥이 허공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상상한 것일까, 꽤나 해괴망측한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에 헛움을 터트리고는, 시선을 옮긴 곳에 있는 위태위태한 여인의 모습에 잠시간 고개를 내저었다. 소녀의 노력은 가상하였지만 그만큼 자신의 몸이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 것일까. 최소한 몸을 아껴줬으면 좋겠는데, 그는 조심스레 고개를 내저으며 천천히 술식을 전개해보기 시작한다. 이정도의 마나 사용이라면 아마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으로서는 다른 대책도 없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점점 익숙해져가는 레아의 모습에 고개를 조심스럽게 끄덕이며 작게 마법을 걸어주었다
"Reinforce(강화), lightweight(경량화)"
다행히 주변으로 듣는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레아가 그만큼 자신에게 신경써주는데 목소리를 최대한 작게 해서 그녀에게 천천히 마법을 걸어준다. 하루정도간 대상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강화와 더불어 짊어지고 있는 짐의 무게를 덜어주기 위한 경량화까지, 이정도면 아무리 신체가 약한 그녀더라도 하루정도는 버틸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긴다. 단채색의 건물과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모습에 그가 경이로운 시선을 보인다. 용들에게는 이러한 문화가 없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타고난 존재]이기에 이러한 일이나 노력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야말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의 정 반대가 아닐까 싶었다. 사회를 구축하고 서로가 서로의 모자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뭉치려든다. 태생적으로 [타고나지 못한 이]들이 모여서 이러한 군집체를 만들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그들의 저력이 아닐까. 그렇기에 전대 로드도..... 아니다, 이것은 지금에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면 레아는 좋아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는 자신들의 치부일 수도 있는 문제니까.
[호오.]
그녀가 보여주는 검정색의 거대한 건물을 바라보며 그가 천천히 재질을 살펴본다. 그러고보니 에르네스트 산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검은색 대리석이 나오는 산지가 있다고 들었다. 그 근처에 흑룡 한마리가 거주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자신과 활동 범위가 겹치지는 않아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 또한 상당히 특이한 성격이라는 것만 기억하는 블랑이었다. 물론 산지가 산지라 조금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어차피 아마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에르네스트 산에서도 채굴될 수 있으니 그것은 차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리라. 그러던 와중 레아의 말에 그가 잠시간 고민을 한다. 분명 크레티스 왕국부터 해서 왕국 동맹이 있는 곳에는 흑룡들이 많았다. 실제로도 자신들이 머물만한 기암괴석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아마 그렇게 된것이지 않을까? 물론 그 과정에서 차가운 대지를 선호하는 화이트 드래곤들과 영역이 자주 겹치는 불상사가 없잖아 있었지만, 결국에는 서로 귀찮았는지 서로의 관계에 신경쓰지 않고 각자 머물곳에 머물게 된 경우를 떠올리며 그가 웃음을 짓고는 이어서 이야기를 넘겼다.
[발바리아 제국마냥 혈통을 잇지는 않았겠다만, 그래도 부정할수 없겠지, 북부 지역에 자리잡은 산맥들을 떠올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네. 정말..... 괜찮은 디자인이야.]
목소리에서 만족감이 느껴진다. 어쩌면 인간들이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떠올릴수 있어서인 걸 지도 몰랐다.
[그래서 어느 지점에 설정해주면 되겠는가? 되도록이면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 좋겠다는 게 내 의견이네만. 그대가 원하는대로 해주겠네.]
>>19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네요 이제 2일(...) 그래도 뭐 마감 있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가도 되겠죠 뭐Xd 그런데 블랑님이 발바리아 황가에 용의 혈통이 이어졌다고 얘기해 주는 건가요? 레아야 발바리아 황가가 용의 후예라는 게 진짜였냐며 희귀 정보라며 신나겠지만, 블랑님은 전대 로드와 관련된 부분은 함구하겠다는 입장 같아서요
제대로 전해졌구나! 안도감이 들면서도 긴가민가했다. 비몽사몽한 탓인지 머리로 파고드는 전언이 꿈결 같았다. 이미 잠들어 버린 걸까? 하지만 몸은 움직이는 거 같은데. 출입증도 제대로 쥐고 있는 거 같고.
그때, 시야가 햇살에 감싸인 듯 환해지더니 몸 구석구석에 따스한 기운이 스몄고, 직전까지 몽롱했던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의식이 또렷해졌다. 가방도 옷을 꽉꽉 채운 게 실감이 안 나도록 가벼워졌다. 얼떨떨한 가운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른 학과의 건물이나 중앙 도서관 등이 산자락과 어우러진 정경이 훤한 오르막길. 흑룡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그래서 식당에서 어째야 하나 고민했던 거지만) 누가 부린 조화인지는 물을 것도 없었다. 레아는 출입증을 두 손에 모아 쥐고 말이 전해지길 기원했다.
[감사합니다.] 떠올리고 보니 뭔가 아쉬웠다. 고마운 건 지금의 조치만이 아니니까. [처음의 무례를 양해해 주신 것부터 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신 것, 흐트러진 꼴을 보였는데도 격려해 주신 것, 여러 면에서 살뜰히 살펴 주신 것 모두..]
떠올리다 보니 혼란스러워졌다. 이게 적절한 언사일까? 그는 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했는데. 그러나 이미 전해졌다면 어쩌겠는가. 레아는 심호흡을 하고 덧붙였다.(덧붙이고자 말을 떠올렸다는 것에 더 가깝겠다.)
[딱딱하게 구는 걸 꺼리심은 압니다만, 인간 중에는 감사의 표현을 중시하는 이도 있나 보다고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말을 떠올렸는데도 심신이 한결 가뿐했다. 한순간에 이렇게 쌩쌩해지다니, 기적 같네. 좀 전의 빛도 빛이지만, 생각해 보면 그가 출입증을 손본 이후로는 말을 전해도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충격은 안 닥치는 덕도 크지 싶다. 마법으로 대체 어디까지 가능한 걸까? 자신에겐 미지의 영역인 힘에 새삼 감탄하며 속도를 붙여 걸었다.
그런데 정작 그 힘을 부리는 흑룡은 엉뚱하게도 연구소 건물에 흥미가 생긴 눈치였다.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감탄사는 전해져 왔으니까. 어리둥절했다. 용족에게 인간식 건축물은 별반 필요가 없을 것이고, 설령 필요하다 해도 그의 요람부터가 연구소와 비교도 안 되게 거대한데, 이유가 뭘까? 인간들이 이런 것도 만든다고 신기해하기엔 인간 사회를 너무 잘 아는 이 같아서(아침 식사 테이블에서 흑룡이 무려 신문을 읽고 있던 것도 떠올랐다.) 더 의아했다.
그러나 이내 그 의문이 무색해지는 메시지가 뇌리를 강타했다.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야? 발바리아가.. 어쨌다고?! 입이 딱 벌어지게 충격적인 내용이다 보니, 흑룡에게 북부의 산악 지대가 선호될 것이라는 귀띔이나 그가 연구소의 색상이 흑룡을 본딴 것에 흥미를 가졌다는 점은 (분명 유의미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졌다. 어쩐지 아찔한 심정으로 레아는 출입증을 쥐었다. 기분 탓인지 손이 떨리는 것도 같았다.
[혈통이라니, 발바리아의 선전이 진짜였습니까? 그러면 용족과 인간의 혼혈이 존재한다는 겁니까? 종이 다른데요?!]
인간과 신체 구조가 비슷한 종족이면 몰라도 용족과의 생식이라니, 어떤 원리로 가능한 건지 상상도 안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학계가 발칵 뒤집히지 않을까? 오싹한 전율이 이는 와중에 새로운 의문이 솟았다. 선전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그걸 대대적으로 입증해서 주변국의 기를 누를 수도 있을 법한데, 발바리아에서 그런 시도는 안 했던 걸까? 아니면 시도했는데 효과를 못 본 걸까? 이것도 좀 물어보자. 레아는 출입증을 더 힘주어 움켰다.
[그런데 왜 여태 전설로만 여겨지는 겁니까? 혹시 그 사정도 아십니까?]
그랬다가 이동 지점에 관한 물음에 흠칫했다. 일단은 그것부터 해야겠구나. 눈에 덜 띄는 곳이라, 레아는 연구소 건물 뒤편의, 나무가 듬성듬성 심긴 가운데 비교적 평평한 위치에 자리 잡았다. 산줄기를 등진 건물이라 이쪽으로는 오는 이가 드물 것 같았다.
>>200 압!! 200레스 먹어 보려고 했는데!! (유치함 주의) 그간 제가 많이 늦었지 않습니까..ㅇ>-< 마감도 없으니 말씀대로 천천히 가시죠!!
답레 쓰느라 세세하게 읽다 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많네요:D 195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식기를 들고 밥이 허공에서 사라지는 모습이라고 구체화하신 거 보고 현웃 터졌습니다ㅋㅋ 그리고 마법 만세!!! (나도 마법 쫌!! 8ㅁ8ㅁ8ㅁ8ㅁ8... ) 또 새로운 용의 존재도 암시되었네요 이번엔 흑룡이라, 근데 언급된 내용으로 보아 블랑님과는 면식이 없는 것도 같습니다?
그 외에 195와는 관련성이 떨어지지만 궁금해진 게 >>173에 나온 '언령'이 뭔가요? 레아가 걱정하는 대로 용족의 언어인가요?
언데드 드래곤이 되면 꿈도 희망도 없어지는 건 확실히 알겠는데 호문클루스에 영혼을 이식하는 거는 언데드화와 다른 시도로 여겨질 수 있을까요? (언데드화처럼 노답 결말이면 무섭지 말입니다...)
2. 언령(言霊), 즉 말에 힘을 담아 강한 정신력과 대기중의 마나를 바탕으로 마법과도 비슷한 힘을 부리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자면 [빛 나와라!] 하면 아주 잠깐 동안 마나가 정신력을 바탕으로 빛으로 발현되는 방식인거죠! 마법과의 차이점은 마법은 언어와 마나를 잇는 과정중에 그것을 효율적으로 산출해내 최대의 결과를 얻어내는 방식인거고, 언령은 말그대로 정신력을 바탕으로 마나 자체를 직통으로 다루는 것이라 효율성(마법)과 비효율성(언령)의 차이와 복잡함(마법)과 간결함(언령)의 차이라고 볼수 있어요!! 드래곤들은 대다수 언령을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용족의 기반 언어쯤으로 봐도 무방할수도 있고요!!
3.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실험이라 블랑 본인도 꽤 흥미로워 하고 있어요. 과연 어떤 결말이 있을지는 본인 조차 궁금해 하는 상황이라 실험하는 도중에 어떤 문제가 있을지가 호문클루스 편의 메인스트림이 될 예정입니다!!
확실히 나무가 가리고 있는 덕분에 그가 천천히 주변의 나무를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장고를 한 것인지 잠시간 고민을 하던 그는, 이내 손을 뻗어 가볍게 무언가를 조작하기라도 하듯이 손을 휘둘렀고 순식간에 사방 팔방으로 마나의 빛이 새겨지기 시작한다.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고 새겨지는 마나의 빛은 마침내 모든 역할을 다하기라도 하듯이 잠잠해졌고 다음으로 레아가 지정한 평평한 지반에 손을 얹고는, 다시금 자신의 마나를 불어넣어 땅 자체에 마나를 심고, 그 위에 좌표 지정을 하는 술식을 새겨 넣었다. 저번의 카드와 같은 원리였다. 카드 자체가 마법진의 형상을 기억하게 만든 것처럼, 지금 이 땅 자체가 좌표를 기억하고 서로의 연결통로가 되도록 만든 것이었다.
[다 되었다네, 추가로 주변 나무들로 하여금 인식 장애 결계도 설치 해두었으니 아마 그대가 이곳에 들락날락 거려도 사람들은 크게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야. 거기에 지형 자체에 좌표를 인식하게 해놓았으니 최소 20년은 거뜬하겠지.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내가 다시 이곳으로 오겠네. 이미 이곳의 좌표는 내가 다 기억해뒀으니까.]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그대로 투명화를 풀어낸다. 잠시간이지만 이정도는 문제가 없을꺼라고 판단한 것인지 그는 허리를 숙이고는 레아와 시선을 맞춘 다음 따스한 눈빛으로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그대가 그만큼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일세, 너무 불안해 할 필요 없네. 너무 과할 필요도 없고. 그대는 그대가 하고 싶은걸 하게나. 그럼 결국 모든 길은 하나로 이루어져 이어지는 셈이니까 말일세."
알고 있다. 자신이 권리를 그만큼 주었지만, 그녀에게 있어선 그것이 거대한 책임감으로 다가왔단 것을. 하지만 그녀가 그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자신은 용으로 태어나 지, 체 양면으로 모두 타고난 존재, 자신도 그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모자름을 서로 감싸안으며 자신만의 길을 추구하는 인간들에게 더욱 끌린 것일지도 몰랐다. 그중에서 레아는 빛이 나는 존재였다.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조금만 등을 밀어준다면 그녀는 그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아갈 것이리라. 분명 지금 자신이 레아를 보는 입장을 다른 용들이 안다면, 용의 자존심이 어쩌고 하면서 당장 심판대에 올릴지도 모르리라.
'존경한다, 라고 해야하려나.' "응? 몰랐나?"
속마음을 뒤로 집어 삼킨 채, 별거 아니라는 투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신이 살펴본 사료에는 발바리아 제국 황가가 금룡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내용이 제법 있었고, 그것이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인간들에게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 레아의 말에서 깨닫게 된 것인지 그가 꽤 고심하는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이미 자기도 모르게 굳어진 습관이라는 것일까, 잠시간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가, 이내 한가지 가설을 내세우는데 성공한 것인지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약 내가 생각 한 것이 맞다면, 그 사실을 발바리아 황가가 감춘것이 아닐까 싶네. 오히려 머리를 잘 썼다고 해야할까. 진실을 마치 흐릿하게 초점에서 벗어나게 만들었어. 발바리아 황가가 대대로 용인이었다는 사실을, 일부러 건국신화로 알려지게 만들어서 진실에 대한 초점으로 벗어나게 만든 셈이지."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목이 탔던 것일까. 아무리 마나로 이루어진 신체더라도 현재 인간의 육체는 오감에 대한 감각은 필요했기 때문인지 그는 허공에서 물 한모금 정도를 응집 시킨뒤 그것을 입안에 넣으면서 가볍게 들이키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나로서는 당장 인간들의 세상을 잘 알지 못하는 편이니 황가가 감춘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네만, 보통은 두가지 경우라 보네. 첫째는 감출 생각이 없었으나 일부러 반박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레짐작으로 진실과 거짓을 스스로 뒤얽어서 왜곡시켜 버린거고, 두번째는.... 발바리아 황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라는 가정이 되겠지. 그래, 마치 숨겨둔 비수 마냥 말이야."
왠지 모르게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블랑의 얼굴위로 마지막 문장이 제발 아니길 비는 듯한 기원이 스쳐지나갔다.
//네..... 많이 늦었습니다....
아침부터 기침을 좀 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이 시간이네요. 그래도 약 먹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흑룡은 레아가 가리킨 자리를 찬찬히 훑어보며 뭔가 생각에 잠긴 눈치였다. 혹시 여기 서 있으면 방해되려나? 레아는 위쪽에 심어진 나무를 움켜 가며 비탈에 올라 걸터앉았다. 이윽고 흑룡이 있으리라고 추정되는 위치에서 레아가 가리킨 자리를 에워싼 나무들로 형형색색의 빛 알갱이가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반딧불이 같다. 넋 놓고 보는 사이 빛 알갱이는 각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감싸며 빙빙 돌더니 나무에 스며들듯이 사라졌다. 그 뒤, 레아가 가리킨 자리에 적황색 빛이 박히는가 싶더니 그 빛으로 출입증에 새겨진 문양과 똑같은 문양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완성된 문양에서 적황색 빛 기둥이 솟아 올랐고 그와 공명하듯 출입증의 문양도 적황색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이 신비로우면서도 따스하고 든든하게 느껴졌다.
그 빛이 사라지자, 역시나 나무를 향한 빛 알갱이가 시작된 자리에서 흑룡이 모습을 드러내며 어떤 마법을 썼는지 설명했다. 그러고는 레아에게로 다가오더니 눈높이를 나란히 하려는 듯 허리를 숙이고는 레아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선이 또렷하면서도 섬세한 눈매며, 석양을 담은 듯 맑고 선연한 눈망울이 흰자와 보기 좋게 대조를 이루는 고운 눈에 절로 시선이 이끌리는 건 이제까지와 마찬가지이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어쩐지 부모님과 할머니, 그리고 라민 선생님이 떠오른달까?
그는 그렇게 따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예리했다. 레아에게 아직 남은 불안이며 부담을 감지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격려가 돌아와서일까? 찔끔해 시선을 무릎께로 떨어뜨리면서도 묘하게 배짱 같은 게 생기는 기분이었다.(뻔뻔해진 기분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하기야 내가 평생 연구에 매진해도 학계의 거인들에게 보탬이 될까 말까다. 하물며 한 달? 그 안에 대단한 성과를 낼 수 있으면 내가 이미 거인이게? 그러니 1달간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거나 궁리해 보자. 원래의 포부는 용족의 생태와 습성 기록이었으나, 아무래도 용족은 개체별로 특성 차이가 큰 모양이라 그에 대해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데이터가 못 될 것 같다. 더구나 요람에 머물기로 했으면서 다른 개체를 조사하러 가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듯하다. 그러면 뭐가 좋을까? 용족의 공통점으로 꼽을 만한 거라면 역시 언어일까? 그 언어가 내가 읽거나 볼 수 있는 양식인지 확인해 봐야겠다. 그리고 익힐 수 있다면 간단한 말 몇 마디라도 익혀서 인간들에게 알릴 방도를 궁리해 봐야겠다. 음성 언어라면 발음, 억양, 음절의 길이 같은 걸 표기해서 조악하게나마 흉내 낼 수 있을 거다. 전음 같은 방식이면 답이 없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최악의 경우라도 짬짬이 흑룡에 대해 알아 두면 용족 데이터 하나는 확보되겠지. 카다로스 제국사 필사본은 덤이고.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을 쯤 흑룡에게서 직접 듣지 않았다면 무슨 헛소리냐고 비웃었을지도 모를, 허무맹랑한 소리가 사실임을 재확인하는 답이 돌아왔다. 맙소사! 이건 입증만 하면 세상이 뒤집힐 정보다. 방법이 마땅찮은 게 문제지. (발바리아의 황족이나 다른 용에게 추가로 증언을 들어 보거나 생식이 가능한 원리를 규명하는 것 정도가 방법일 텐데, 어느 쪽이든 사실상 불가능하다. 발바리아의 황족에게 무슨 수로 접근할 것이며, 다른 용이 이 용처럼 선선히 대답해 준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그렇다고 용과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쩐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라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는데,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던 흑룡이 조심스럽게 가설을 제기했다. 발바리아 측에서 일부러 숨겼다? 그럴 필요가 있나? 용의 후예임을 입증하는 게 득이면 득이지 실은 아닐 것 같은데. 마땅한 동기가 떠오르지 않으니 미간이 절로 구겨졌다. 흑룡에게도 상당히 난제였는지 그가 허공에서 물을 끌어다 삼키고는 발바리아 측의 동기를 추측했다. 숨길 의향까지는 없었지만 헛소문을 굳이 반박하지도 않았다라, 듣고 보니 인간에게 용은 공포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당장 자신만 해도 흑룡과 처음 마주했을 때 두려움에 옴짝달싹 못하지 않았던가.) 그런 이상 용족과의 혼혈임을 입증했다간 자칫 괴물로 여겨질 위험도 있다. 그 때문에 단순 선전으로 여겨지게끔 방치했대도 이상할 건 없을 듯하다.
그렇게 납득할 찰나, 흑룡이 또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뭔가 숨긴다고? 어리둥절한 나머지 휘둥그레진 눈만 깜박였다. 용족과의 혼혈임을 숨겨 봤자 괴물로 여겨지지 않는 거 말고는 별 이득이 없어 보이는데. 그거 숨기는 게 그렇게 큰 문제일까? 하지만 흑룡의 표정은 전에 없이 어두웠다. 전음을 시도할 때 막연하게 느껴졌던 동요보다 훨씬 심각해 보였다. 무엇을 우려하기에, 인간 사회의 일은 강 건너 불 구경으로 넘길 수도 있는 용이 이런 반응을 보일까?(물론 요람의 취지로 미루어 그가 인류의 안위에도 관심이 많다는 점은 알고도 남겠다만) 영문 모를 일이라 그나마 짐작 가는 걸 끄집어냈다.
"발바리아에서 일부러 숨기는 게 있다면, 그게 인류나 요람에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빠르면 저녁에 이을 수 있겠다 했는데 늦어져 새벽에야 올립니다ㅠㅠㅠㅠㅠㅠ! 감기 심해지지 않게 몸조리 잘하세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구류부터 정리한다, 라고 하면 용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누군가가 생각 할 수 있겠지만, 블랑에게는 일상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예전부터 조정된, 수면기를 뒤틀어서 매일에 나누자는 특이한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그의 독특한 성향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으리라. 게다가 이 곳은 본인의 레어였다. 다른 이들이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 하건간에 전부 무시해 버릴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레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것이, 용의 육체로 활동 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인간 체형으로 사는게 좀 더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침구류 정리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게으른 본성을 억제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것으로 그 리듬을 순환 시키는 것이 바로 블랑이 아침을 맞이하는 자세였던 것이다. 그렇게 침구류를 정리하자 문밖으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가고일 세마리가 새벽새에 편으로 크레티스, 발바리아, 케놀라인 쪽까지 날아가 신문을 몰래 가져온 것이리라. 그러고보니 어제부터 식구가 한명 늘었는데 신문은 돌려가면서 읽어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에 그는 잠시간 헤드라인들을 쭉 내려다 보고는 이내 대충 볼건 다 봤다는 듯 신문을 다시 접어 가고일로 하여금 아침 식사 식탁으로 가져가게 두었다.
"읏차."
기벼운 기합과 동시에 몸을 가볍게 풀자 밤새 뭉쳐있던 근육이 풀리는 느낌에 그가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 이 느낌이지,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이 기분, 오늘도 괜찮은 하루가 될것이라 생각하며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잡무를 보고 있던 리빙아머 두 마리가 공손히 자신의 곁에 시립한다. 말이 리빙아머지, 이곳 저곳을 전부 손본 덕에 이제는 완연한 메이드 체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자신의 역작을 잠시간 지켜보던 그는 잠시 고민 끝에 운을 떼었다.
"가벼운 토스트 몇개와 더불어 기본 아침 식사를 준비해두거라. 오늘은 나 혼자 있는게 아니니까, 앞으로는 2인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전부 녹음한 것일까, 두 리빙아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주방으로 향하였고, 그는 이내 복장을 보다가 이내 생각하기 귀찮았는지 이전과 같은 셔츠 한벌에, 검정색 바지 한벌을 챙겨 입고는 가볍게 전신에 청결(Clean) 마법을 걸어 샤워를 대신 한 뒤 식탁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자신 취향에 맞춘 커피 한잔, 그리고 벌꿀을 곁들인 토스트가 김을 모락모락 피우고 있었고, 여타 다른 음식들까지 준비된, 완벽한 모습의 브런치가 그의 시선으로 들어왔다. 그는 고생했다는 듯 리빙아머들을 향해 가벼운 손짓을 해보인 다음 한손에는 커피를, 다른 한손에는 반으로 접은 신문을 든채 가만히 레아가 나오길 기다리며 조용한 아침을 보내기 시작했다.
>>215-216 헐..ㅇㅁㅇ; 주무시는 줄 알았는데 잇고 계셨습니까;; 그래도 이제는 주무시러 가셨겠군요 푹 주무시길:)! 감기는 잘 쉬어야 빨리 낫습니다!!
금용 누님은 보고 싶다기보다 첫 인상이 그나마 얀데레에 가까워서 찍어 봤습니다(._.)a (블랑님의 레어에서 다툼이 있었던 게 천 년 전이라셨으니, 금용 누님이 성장 후 블랑님한테 호감을 표현했다가 무안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제 추측은 완전히 헛다리였던 거 같습니다만..^ㄷ^;;)
>>203 그나저나 곱씹으니 관전 포인트가 많군요:) 일단 레아는 아직 뭐 성과 올린 게 없는데 무려 존경이라니 놀랍습니다:O 그런 식의 생각만으로도 심판당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니 뭔 사상 검증도 아니고 섬뜩하기도 하군요 전대 용 대빵 정도의 대형 사고나 쳐야 벌 받는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X 발바리아에서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블랑님의 추측이 찐이라면, 그 나라에서 용의 혈통이 보다 많은 이에게 발현되게 하거나 용의 혈통을 이식할 방법을 찾으려고 생체 실험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요? ㅎㄷㄷ..:(
1. 레아의 성장은 빠릅니다, 또한 한번은 꺾일뻔한 마음도 가볍게 밀어주니 꺾이지 않고 나아갔죠. 용족은 기본적으로 지, 체가 맥스치를 찍은 종족이라 고립되기 쉽고 쉬이 거만해져요! 그렇지만 블랑은 전혀 다른 길을 택하였고, 그 과정이서 위와 같은 자세를 가진 인간들을 비롯해 레아같은 모습을 보면 존경할수 밖에 없다는게 블랑의 견해에요!!
2. 관조자로서 사적인 생각을 가지고 타 종족의 사상에 감화된다는게 그치들에겐 그게 문제가 되니까요!!
>>219 1) 레아를 좋게 봐 주는 게 인류 일반에 대한 호평의 연장선상 같기도 하군요. 용족은 일반적으로 타 종족과의 교류를 불필요하다 여기거나 행여 타 종족에게 감화될까 봐 오히려 금기시하는데, 블랑은 (특히 인류와) 적극 교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요?
2) 하기야 용족이 워낙 강력한 만큼 특정 종을 편애했다간 세계의 질서나 균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타 종족에게 감화되는 걸 경계할 만도 하다고 생각됩니다
3) 블랑님 시트의 그 [스포일러] 가리키시는 겁니까? 전대 용 대빵이 발바리아 문제 때문에 블랑님한테 뭔 실험이라도 시도한 건가 하는 망상이 뻗치지 말입니다..
1. 사실 치들이라고 표현하긴 했는데 동족들의 입장도 맞아요. 동족들은 [용은 강한 힘을 가졌다. 그렇기에 우리가 함부로 개입한다면 균형이 무너질 것이다.] 이고, 블랑은 [용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다른 종족들은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또한 그들과 같은 생명체, 적극적인 개입은 안하는게 맞더라도, 우리가 그들을 오만하게 대해선 안되는 것이다]라고 표현 할 수 있겠네요!! 이건 2번의 답하고도 같습니다!!
3. 아 다행히 블랑 시트의 그거랑 별개의 거입니다!! 하지만 [검열 삭제]인건 변함 없지요.
"음..... 이건 우리 용들의 치부기도 한데 말이지...... 모르겠군, 어디가서 이야기 하지는 말게나..... 먼저 말해두지만, 발바리아 초대 황제는 우리 전대 드래곤로드일세, 아마 당시에는 유희중이었다고 들었지."
그렇게 고심 끝에 뭐 어찌 될지 모르겠다는 듯 그가 어깨를 으쓱이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어차피 이미 레아는 자신과 한배를 탄 사이가 아니던가, 게다가 연구자에게 호기심은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던 블랑이기에, 오히려 그녀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여기서 미리 그 호기심을 미리 풀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아마 이 이야기의 진짜 시작은 거기서부터 비롯된게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그때부터 그의 이야기가 구술되기 시작하였다. 로드의 직함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으로부터 해서 가벼운 유희 겸, 인간들에 대해 호기심이 깊었던 탓에 아기로 폴리모프하여 어느 귀족가의 양자로 받아들여진 시점부터, 전대 로드가 어떻게 인간들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또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또 마지막으로 그가 제국 황제로서 남긴 핏줄이 어떻게 전래되어 갔는지를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언어속에는 전부 개운치 않다는 기분이 잠재되어 있었다.
"이상이 전대 로드가 한 말일세. 당시 어린 나는 고룡들 틈바구니에 껴서 그 성토장에 겨우겨우 의견만을 들을 수 있었을 뿐,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를것일세. 허나 그래도 확실한건, 그의 모습에서 나는 나름대로 감명을 받았지. 비록 대죄를 저지를렀을지 언정, 결국 남을 희생시키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고, 길을 관철해가는 그 정신 만큼은, 어린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지. 그 결과는, 이미 봤겠고."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그는 다시금 턱에 손을 올리고는 검지 손가락으로 입 어림께를 가볍게 두드리며 고민에 빠진 듯 싶었다. 하지만 한참을 고민하더라도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 고민의 끝에 과연 자신이 무엇을 볼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무엇보다 자신은 신이 아니었으니까,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모르겠구나. 그들의 결심이 어떤 파란을 불러올지는 나도 모르겠어....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 않더냐. 하지만, 뜻과 정신이 아무리 숭고하더라도 그것은 변질되어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자의식, 혹은 해석의 방향, 또 이해관계 등이 뒤섞여서 그 뜻이 변질되기 마련이지. 어쩌면....."
─애시당초부터 로드가 잘못된 결정을 내린 시점부터 모든게 뒤틀렸을수도─라는 말을 목구멍 너머로 밀어넣으며 그가 씁쓸하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로드는 분명 선의로서, 최소한 자손들에게 가능성을 발현하지 못해 쇠하지 말라는 의미로 벌인 일이었겠으나, 그 한 순간의 결정을 하는 때에, 결국 이 세계의 인과율은 어떤경우보다도 엄격하다는 것을 망각한 것 일지도 몰랐다. 로드는 그 이후로 큰 벌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벌만으로, 과연 그의 비극은 끝날것인가?
─그러나 그렇게 이야기하며 레아의 화제에 집중하는 동안, 한 시선이 이곳을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후회했다. 용족의 치부라면 용족이 아닌 한 들어서는 안 되는 정보라 판단되었기에, 어쭙잖은 호기심(참으로 어쭙잖았다. 흑룡이 무엇을 걱정하는지를 안들 모른들 일개 인간인 자신이 뭘 할 수 있다고?)으로 질문한 것이 더없이 후회스러웠다. 발바리아의 시조가 그냥 용도 아니고 무려 용족의 대표였다는 사실이나, 용족이 대표를 정하기도 하고 규칙을 어긴 이를 성토하거나 처벌하는 등 나름의 사회적 교류도 한다는 사실이 아무리 값진 정보여도, 모르는 편이 천 배 만 배 나았을 것이다. 인간식으로 비유하면 타국의 기밀을 캐낸 첩자나 다름없어진 셈이니까. 그러다 보니 그가 생각에 잠긴 얼굴로 턱을 쓰다듬기도 하고 씁쓸한 듯 불안한 듯 미소를 띠기도 하면서 이야기하는 내내 피가 바짝 마르는 듯했다.
누가 들어 버리진 않았을까? 레아는 그가 말을 맺기 무섭게 일어서서는 연구소 건물을 한 바퀴 빙 둘러 살폈다. 충격이 컸는지 흑룡이 조치해 준 게 무색하게 머리가 어찔어찔하고 사지가 후들거렸다. 거짓말처럼 잊혔던 피로도 봇물 터지듯 몰려왔다. 그나마 근처에 사람이나 언어를 구사할 법한 지성체는 안 보이는 게 다행이었다. 만약 누군가를 발견했다면 놀라다 못해 졸도하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휘청이는 몸을 가까스로 가누어 가며 흑룡에게로 돌아왔다. 짐에 눌린 어깨가 뻐근하게 저리고 숨도 가빠 왔지만,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레아는 떨리는 손으로 출입증을 움키며 메시지가 전해지길 빌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목소리를 내기가 두려웠다.
[....그런, 그런 사안을.. 어쩌자고 이종족한테 발설하십니까?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시게요?!]
천만다행으로 누가 듣지는 않은 것 같지만, 이런 얘기가 오갔던 사실이 알려진다면? 용족 입장에서 일개 미물에 불과한 나는 꼼짝없이 죽은 목숨일 테고, 용족이 규칙을 어긴 이를 처벌도 한다면 일족의 치부를 누설한 그인들 무사할까? 그런데도 이런 얘길 꺼낸 까닭이 뭐지? 그것도 만난 지 이틀밖에 안 된 인간한테!? 따져 묻고 싶었으나 그만두었다. 알아선 안 되는 것을 알아 버린 이상 그의 동기는 더 이상 중요치 않을 것 같아서였다. (더구나 짐작 가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인간을 비롯한 지성체가 누군가에게 속 얘기를 털어놓는다면 동기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상대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거나, 상대가 자신의 문제와 엮일 일이 전혀 없어서 대나무 숲에다 대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여기거나.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데다 이제 만난 지 이틀인 용이 내게 의지할 리는 만무하니 당연히 후자겠지. 차라리 대나무 숲에다 대고 말해 주었더라면 피차 좋았으련만!)
그래서 이제 어쩌나? 레아는 필사적으로 생각을 가다듬었다. 다만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는지는 헷갈렸다. 인간 행세를 감쪽같이 하며 가문 및 이웃을 향한 공격에 맞서다 아예 한 나라를 세워 버린 뒤 후손들이 전쟁보다는 내치에 힘쓰길 바라며 그들에게 용족의 힘을 부여하고는 처벌을 감수했다는 용족의 전 대표가 기이하면서도, 용족 중 단 한 개체만 '놀이'에 나서도 뒤집어지고 마는 인류의 역사가 소름 끼치도록 허망해 지금까지 아등바등했던 게 다 헛짓거리처럼 느껴지고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흑룡이 용족의 전 대표나 인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과는 별개로 발바리아를 경계하고 있으나 인류나 요람에 어떤 위험을 야기할지는 정확히 모른다-이게 레아가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에 가깝겠다-는 판단이 서는 가운데, 용족 전 대표의 선례가 있는 만큼 다른 용족은 인간을 곱게 볼 가능성이 낮을 것 같아 두려워지는 등 머릿속이 아주 뒤죽박죽이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명백했다. 지금 들은 건 모조리 잊어야 한다는 거. 애초에 그런 얘기가 나온 적도 없었던 것처럼.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아니, 전 아무 말 못 들었습니다!]
// 저도 짧습니다..(._.) 레아가 너무 멘붕한 거 같기도 하고 ㅇ>-< 금용 누님이 지켜보고 계시는 거도 쫄리고8ㅁ8;; 그 밖에 전대 로드에 대해 일전에 썰 풀어 주신 거 참고해서 살을 좀 붙여 봤습니다만... 어느 내용이든 생각하신 바와 안 맞으면 알려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230 그걸 모르는 입장이면 무서울 만할 듯합니다 동족끼리야 그러려니 해도 이종족은 꼴보기 싫어할 수 있을 거 같고요:( 그래서인지 제가 금용 누님이고 저 대화를 들었다면 솔직히 눈 뒤집혀서 뎀빌 거 같습니다 안 그래도 싫어하는 녀석이 동족+먼 친척의 치부를 (자기 입장에서 하찮은 존재인) 인간에게 떠드는 거라.. 그래서 대화를 아예 안 들었다면 모르겠는데 들었다는 언급이 나온 이상은 등장하는 게 더 나아 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의외로 계략형 캐면 당장 치가 떨리더라도 빅피챠를 노리고 물러날 수도 있으려나요..(._.)a )
참고로 의외지만 용들은 이미 인간세계에 발바리아 황가 한정이지만 자기 피가 어느정도 퍼져나간걸 알고 있습니다. 그 이상으로 퍼지지 않고 황가안에서만 쉬쉬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 삼지 않는 중이지.....
의외지만 등장 안시킬껍니다!! 사실 금룡아씨가 노리는건 블랑이나 레아가 아니라 요람의 서고들 그 자체거든요, 그중에서 딱하나의 구절만을 찾는걸 원하지만..... 그건 블랑이 직접 보고 해석하고나서 충격먹고, 요람 핵심부에 9중결계까지 쳐가며 지키고 있는 물건이라.....
>>232 아, 용들이야 당연히 알겠죠! 전임 대빵님이 징계도 먹었으니..^ㄷ^a 용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기보다, 동족의 치부가 그 일과 무관계한 이종족에게 알려지는 것에 용들이 민감할지도 모르겠다고 상상했습니다~ 흑역사가 퍼지는 건 막고 싶어할 줄 알았거든요:) 레아가 기밀을 듣고 말았다며 패닉에 빠졌다고 서술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_.)a
너무나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에, 미친듯이 전해지는 혼돈치는 정신의 파도가 블랑의 뇌리를 강타한다. 그럴만도 했다. 치부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딱히 용들도 신경쓰지 않을 문제에 한 두명 더 안다고 상관없는 진실이더라도, 그녀에게 있어서 이러한 현실 자체는 상당히 부담되는 이야기였을테니까, 그럼에도 알려준 것은 최소한 그래도 호기심으로 죽지는 않길 바라는 마음에, 자신이 비호해줄수 있는 범위안에서 행동하길 바랬기에 그가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닐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천천히 두 눈을 감았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혼란스러워 하는 레아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정신파장을 집중시켰다. 동시에 그의 심장박동소리가 울려퍼지는 듯한 감각이 퍼져나간다. 주변 마나도 그에 조금씩 공명해가고 이내 그 모든것이 안정되자 그는 천천히, 입으로는 낮은 음을 내기 시작했다. 언령, 의지를 담아낸 언령이 마치 주변을 장악해나가기라도 하듯 퍼져나갔다. 담겨진 의지는 [떠나거라.], 아주 단순한 단계의 언령이었으나 용 특유의 마나 감응력 덕분인지 주변으로 결계가 쳐진 것 마냥 둘러쌓여진다. 그런 와중에 혼란스러워 하는 레아의 머릿속으로 아주 자그마한 선율이 흘러들어왔다.
아주 짦은 선율이었지만, 무슨 힘이라도 있는 것일까, 전음만으로도 전해지는 그 따스한 기운은 단순히 블랑이 그녀를 지켜준다는 뜻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상의 무언가, 마치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과 같은 느낌의 그것이 전해지는 감각이었다. 아마 그녀가 진정하고 난다면 이제 숨을 쉬고 제 정신의 그것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겠지. 이 노래는, 자신도 눈치 채었을 때는, 그 안에 담긴 힘을 보고 경악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니까.
"정신이 드느냐."
넘어질것 같은 위태위태한 몸을 가볍게 껴안아주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준다. 레아가 가진 걱정이 기우라는 듯이 그는 비밀을 밝히고 나서도 평안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고,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거대한 방파제가 되어주는 것 마냥 버팀목이 되어 그녀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마치 세상 어느곳보다도 더욱 단단하고 튼튼한 모습이 여지껏 흔들리지 않아온 거목과도 같았다.
"..... 미안하구나, 이렇게 부담을 느낄 줄은 몰랐거늘..... 그래도 괜찮다. 이미 많은 용들은 이 문제는 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머나먼 문제가 된지 오래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네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불이익은 없을 것이고, 당사자였던 전대 로드는 이미 벌을 받았으니까, 그리고 모르겠구나. 이 세계는, 우리가 생각 한 것 이상으로 너무나도 합리적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다른 이들에게 알리지 말아줬으면 한단다, 동족들 보다는.... 발바리아가 너에게 해를 입힐지가 걱정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블랑의 모습 위로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진다. 거대한 흑룡의 모습, 그리고 지금의 인간의 모습, 그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인간이 아닌 마음을 가졌으나 그 무엇보다도 이 세계를 걱정하는 것은 마치 그 또한 이 세계 위를 살아가는 자그마한 생명중 하나라는 반증이 아닐까? 그는 잠시간 미소를 머금은채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지 마라는 듯 레아와 시선을 맞추고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채 입을 열었다.
"이 주변에는 지금 우리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걱정 마려무나. 네가 지금 여기서 추태를 보인다고 한들, 볼 존재는 나밖에 없으니." [알겠으면 썩 꺼지거라, 더러운 년.] [눈치 채고 있었어?] [그건 절대로 안되니까. 아니, 넌 알아도 그것의 진의(眞意)는..... 모를테니까.] [상관 없어.]
용에 대해 알고픈 마음이 언제 생겼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어린 시절 들은 이야기에서 용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괴물이기도 했고, 마을의 수호자이기도 했고, 영웅을 가로막는 강대한 적이기도 했고, 소원을 들어주는 신령이기도 했다.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용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 용이 그저 상상 속 존재가 아니라 이 세계에 실재하는 생명체일 수 있다는 주장을 듣고부터는 알아보고 싶다고, 가능하면 만나 보고도 싶다고, 꿈에 부풀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두려웠다. 용이 실재한다면 인간 따위는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 수 있는 존재라는 거야 익히 알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본능으로 실감하는 것은 전혀 달랐다. 한편으로는 이제껏 꿈 타령 하며 설쳤던 게 한심하기도 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 꼴이면서 무슨 용을 연구해? 용족이 밝히길 원치 않는 부분까지 캐내려던 건 맹세코 아니라고 변명해 봤자다. 용족이 조사해도 된다고 허용할 부분과 그렇지 않을 부분이 뭔지 알긴 하나? 에르네스트 산을 타면서도 그런 고려 전혀 안 했으면서. 꿈도 무엇도 아니었다, 천지 분간 못 하고 망상에 취했던 것뿐. (설령 꿈이 맞다 한들 뭐 그리 다를까? 인류의 역사며 유산이래 봤자 용 하나의 놀이에 좌지우지되는 건데. 학문적 성취고 거인의 디딤돌이고가 무슨 의미라고?)
숨이 막혀 오는데 무언가 머리에 덮였다. 뒤이어 맥박을 연상시키는, 규칙적인 약동이 머리부터 사지 말단까지 울리는 듯하더니 서서히 숨통이 트였다. 뭐가 어떻게 된 걸까? 주위를 가늠하려 했으나 흐린 시야에는 흑룡이 팔을 뻗은 것과 그가 입은 바다 빛 로브만 부옇게 보였다. 그런 가운데 그가 무언가(너무 낯설어서 언어로 추정해도 될지 헷갈리는)를 낮게 읊조리자 사방이 무(無)로 돌아가기라도 한 것처럼 고요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흑룡이 부르는 듯한, 가락도 가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도 생전 처음 듣는 곡이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머릿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 음악은 추위를 막아 주는 온기 같기도 하고 몸을 받쳐 주는 활기 같기도 했다. 그리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인데도 어쩐지 이 세계를 감싸고 보호하겠다는-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결의가 담긴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정신을 깡그리 불사를 것만 같던 두려움과 혼란과 흥분도 꺼져 가는 듯했다. 이 노래 자체가 마법인 걸까?
그렇게 차분해지자 몸이 무언가에 감싸인 채 받쳐진 게 느껴졌다. 눈앞엔 햇빛을 받은 바닷물처럼 윤이 나는 심청색 비단이 들어찼고, 귓가엔 부드러운 가운데 걱정 어린 목소리가 맴돌았다. 지금 이게..? 고개를 억지로 들고 보니, 흑룡이 잔잔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무슨?! 퍼뜩 몸을 빼려 했으나 힘이 전혀 안 들어갔다. 몸이 녹아 버린 듯 노곤했다. 눈마저 감길락 말락인 가운데 차근차근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용족이 그 치부라는 걸 감추는 데 혈안이지는 않고, 용족의 전 대표처럼 인류에게 관여하면 벌을 받으며, 용족의 전 대표 일은 오히려 발바리아에서 기밀이라는 다독임이 꿈결 같았다. 그래도 한 가지는 똑똑히 와닿았다. 그가 레아를 안심시키고자 정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 용 입장에서 레아는 미물일 수밖에 없는 일개 인간인데도.
그 여파일까? 그의 본래 모습, 만물을 집어 삼키는 거대한 암흑 같던 용의 모습이 지금의 인간 같은 모습과 환상적으로 뒤섞여 들었다. 맑은 물에 떨어진 물감처럼 까만 용의 이미지가 새하얀 빛 속으로 퍼져 갈수록 어느 부분이 인간이고 어느 부분이 용인지 알 수 없어졌다. 그러다 (인간 모습인) 그 특유의 미소가 보이고, 노을처럼 맑고 등불처럼 은은한 눈망울에 시선을 이끌린 것을 마지막으로, 레아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늘어졌다.
// 나름 열심히 궁리하고 구글링으로 찾은 노래 해석도 참고했는데 올리려니 분량이 짧네요:(.. 게다가 레아 리타이어ㅇ>-< >>236에서 공 들이신 게 역력하게 느껴져서 부응해 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_.)a....... (도망)
그가 천천히 눈을 감은 여인의 모습을 보며 멋쩍게 웃고야 말았다. 실례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무게를 최대한 짊어진 셈이었다. 마법은 어디까지나 보조의 도구일 뿐, 모든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그녀가 그랬다. 완전히 한계에 달한 몸이 더 이상을 견디지 못해내고 무너진 것이었다. 하지만 용은 그것을 책망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 나아가려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살아가는 존재이니까. 그러니까 그녀에게 더 큰 것을 요구하고 싶지 않으니까.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쓰다듬어준다. 잠깐 자리에 앉아 그녀가 짊어진 짐을 자신이 대신 들어주고, 품안에 안긴 그녀의 머리를 팔로 받친다음 잠깐 자세를 낮춰 은은한 미소로, 마치 아버지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주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래, 성장해가는 것이다. 너도, 나도.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늦더라도, 느리더라도..... 천천히 발걸음을 맞춰가며 나아가면 되는 일인 것이야. 네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도와줄테니까 말이다.
──그 순간, 그가 다시 한번 공간을 접어 들었다.
그가 이 곳에 도착한 순간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리빙아머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온다. 그는 천천히 레아가 가지고 있던 짐을 리빙아머에게 건네들었고, 뒤이어 레아를 받아들려는 리빙아머의 행동을 제지한다음 천천히 그녀를 조심스레 안아들며─소위 말하는 공주님 안기─ 레아의 방이 될 공간에 천천히 그녀가 뉘이고는 책상을 바라본다. 아직 필사가 다 되지 못한 책과 각종 연구자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볍게 그것을 바라보던 그는 이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기척도 없이 방문을 나섰다. 이윽고 천천히 그가 요람의 메인테이블로 향한다. 메인테이블에서 가볍게 수인을 맺으니 천천히 다른 공간으로 나아감이 느껴진다. 요람이 지어지고 난 300년, 그녀의 습격이 있은 직후 자신은 최선을 다해 그 이유를 찾아냈고, 마침내 그는 딱 한장의 양피지─그는 양피지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 이 종이는..... 용들의 그것보다도 오래됐을지 모르는고로─를 찾아내었고, 요람을 짓는 500년간 틈틈히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모든 것은 극비로 이루어진 일이었기에 그 어떤 이들도 모를 일이었고, 이 세상 오직 단 한 존재, 블랑만이 그 비밀을 지키고 있었다. 요람의 가장 핵심부, 블랑이 가장 공을 들인 최심부의 9중 결계를 열고 나아가자 몇권의 서적과 더불어 단 한장의 양피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블랑으로서는 알고 싶지만 절대로 밝혀져서는 안될 무언가가 지금 이 자리에서 아직도 그 비밀을 간직한채 가만히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블랑은 고개를 내젓고는 천천히 결계를 다시 치며 중얼 거렸다.
"눈(目), 귀(耳), 코(費), 혀(舌), 몸(身), 의식(意), 무의식(末那識), 가능성의 심연(阿羅耶識)..... 그 너머의 있는 것은 과연 도대체 무엇인가."
세계, 시간, 가능성, 우주, 차원, 모든 시공이 교차하며, 이 세상을 구하리니, 노래하라, 저 머나먼 세상에 닿도록.
레아에게 들려주었던 글귀의 소리가 천천히 블랑의 머릿속에서 범람해온다. 하지만 그는 천천히 그것을 사념의 한구석으로 밀어넣어놓고 다시 테라스로 올라선다. 잠이 오지 않는다. 용은 성장하기 위해 잠을 잔다고 하였으나, 그러한 잠을 자는 종족에게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밤하늘의 별을 보아하니, 오늘은 잠을 잘수 없을 것 같다며 그는 뜬눈으로 밤하늘을 응시할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리타이어가 꽤 찔렸는데..(._.)a 다행히 블랑님이 너그럽네요:) (인간의 수명상 블랑님이 봐주는 거만큼 천천히 나가다간 몇 발 못 가고 이승과 작별할 거 같다는 게 Epic Fail..? ㅇ>-< )
금용 누님이 노린다는 기록이 등장한 거 같네요 (설마 다음에 아마라식(阿摩羅識)이라는 게 나오는 건 아니겠지요:O? ) 누님이 저 기록을 못 가져서 안달인 이유가 뭘지 궁금해지는군요ㅎㅎ(아는 내용이면 어디든 베껴 적어 놔요 누님:d!!) 레아가 저 기록을 보게 될 일도 있을까요? (지금은 그닥 연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ㅋ )
한편 별 헤는 밤(....)을 보내면서 블랑님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도 궁금합니다:D 결계에 감춘 기록의 의미를 탐구했으려나요? 아니면 앞서 부른 노래의 의미를 곱씹었으려나요? (사실 전 해석 봐도 정확한 의미는 파악 못했다고 합니다^ㄷ^ㅋ)
결국 밤을 새버렸다, 라고 그는 가볍게 자조하면서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하는 아침을 보았다. 저 멀리서 가고일들이 날아와 신문을 조달하고 있었고, 시간에 맞춰 활동하도록 지시해둔 리빙아머들이 천천히 움직이며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그것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던 그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 손가락을 튕기며 아침 준비를 하던 리빙아머 몇기를 멈춘 그는 그대로 식당으로 향하였다.
가볍게 청결(Clean) 마법을 몸에 두른 그는 익숙하리만치 여유로운 손길로 청색 앞치마와 검은색 두건을 두르고는 캐놀라인에서 사가지고 온 쌀, 농축된 장, 멸치로 만든 소스(멸치액젓), 다시마를 집어 넣고, 그 위에 물을 붓고는 그대로 후라이팬에 기름과 버터를 두르고는 마늘과 안심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그렇게 잘 구워진 스테이크와 마늘을 건져낸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가벼운 밑간을 두르고는, 아직 후라이팬에 남아있던 기름과 버터, 육즙에 아까 준비해둔 쌀을 붓고는 약불로 타지않게 천천히 저어낸다. 가볍게 냄새를 맡으니 달고 짠 내가 코를 자극하면서 맛있게 익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충분히 익었다고 생각하자 가벼운 향채소를 총총 썰어내어 그대로 밑간밥 위에 투하, 골고루 섞어내고는 그것을 자신의 그릇에 반, 레아의 그릇에 반을 집어 넣고는 아까 구워두었던 마늘과 함께 스테이크를 썰어 넣었다. 미디움으로 구워낸 고기의 겉면은 바삭하기 그지 없었지만 속안은 촉촉하니 부드러운 육즙이 살아있는 듯 했고 거기에 구운 마늘은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근 새한테서 얻어낸 실한 달걀을 노른자만 골라내 준비하는 것으로 아침 식사 준비를 끝내고는 리빙아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서빙을 준비시켜 둔다.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주는 건 처음인가."
생각해보니 어제 레아는 제대로 뭘 먹지도 못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이 스테이크 덮밥은 좀 무거운 음식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만큼 열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잘된 판단이라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레아가 나오길 기다리고는 그대로 서빙되어지는 홍차와 함께 신문을 반쯤 접어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중 중요하다고 느낀 정보는 그대로 가볍게 표기를 하기도 하고 그걸 따로 마법을 이용해 필사를 해두고 스크랩─본래라면 분명히 신문을 잘라야 겠지만, 최대한 신문을 온존시키기 위해 신문은 보존마법을 걸고 스크랩용 기사는 따로 필사를 하는 방향으로 준비중이었다.─을 하는 것으로 아침 일과의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252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잠은 푹 주무셨나 모르겠군요..(._.) 늦게나마 답레 쓰는 중인데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어서 레스 남깁니다. 지금 테이블에 블랑님의 요리와 홍차가 함께 차려져 있는 건가요? (그나저나 밤을 꼴딱 새 놓고 손수 요리했네요..마법 기사한테 시켜도 레아가 모르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8ㅁ8;; )
그렇습니다!! 추가로 덮밥외에도 가벼운 스프라던가 여러가지 음식도 같이 차려져 있고 홍차도 있지만 리빙아머들에게 시키면 알아서 음료도 가져다 줄껍니다!! 여담이지만 저거 조리시간 딱 20분 걸렸습니다!! 인터넷에 1분요리 레시피로 있거든욬ㅋㅋㅋㅋ 밤에 저거 보면서 적다가 위꼴테러당한건 안비밀.... 실제로 있는 레시피니 여유되시면 한번 드셔보세요!!
산 어귀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 리노의 들판, 아장아장 걸음을 떼고는 으쓱해졌는지 엉덩이를 들썩이는 조카들이 보였다. 뒤이어 학교 도서관이 나타났다. 팀 과제 약속을 나 몰라라 한 팀원을 향해 소똥이나 밟으라고 저주했을 때, 그때 놀란 얼굴이 됐다가 키득거렸던 친구가 함께였다. 그러다 이번엔 공동 연구실 안, 용의 예상 서식지 지도가 등불에 비쳐 나타났다. 어디로 가야 용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서 한참 궁리했던 것 같다. 어디로 가려고 했더라? 무심결에 고개를 돌리자 어둑한 가운데 벽에 붙은 용의 상상도가 스스로 빛이라도 머금은 것처럼 선명해졌다. 이윽고 그 그림들이 하나 둘 물감처럼 섞여 들어 새까매지더니, 사람 같은 팔과 거대한 꼬리가 두드러지는 흑룡의 형상으로 돌변했다.
흠칫 눈을 뜨자 아직은 낯선 천장이 보였다. 푹신한 침대와 체온에 더 포근해진 이불도 묘하게 어색했다. 정신은 똑똑한 것 같은데 몸은 남의 것인 듯 기운이 안 들어간다. 머리도 텅 빈 것 같다. 뭐가 어떻게....?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자 햇빛 머금은 바다 빛-그러나 바다라기엔 너무 따뜻하고 굳건하던-에 감싸였던 감각이 의식 위로 떠올랐다. 맙소사!?!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민망하고 당혹스럽고 면목없고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애도 아니고 무슨 꼴이야.. 학생이 되고부터는 아버지나 오빠들한테도 그런 식으로 실려 온 적이 없는데! (특히 셋째 오빠는 그 이전에도 레아가 매달리면 너도 컸으니 걸어다니라고 핀잔을 주곤 했다.) 어디로든 사라지고만 싶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무엇에 튕기기라도 한 듯 벌떡 일어나 앉았다. 순간 어찔해 허물어지다시피 벽에 기댔다. 그대로 눈 감은 채 숨을 고르다 보니 차츰 다른 기억도 또렷해졌다. 다시 생각해도 감당하기 버거운 정보였다. 그때 제대로 확인한 게 맞다면 들은 이는 없었고, 지금 떠오르는 (그에게 들은) 말이 맞다면 용족이 그 치부라는 것에 더는 관심을 갖지 없다지만, 속에 돌이 얹힌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발바리아가 어떤 나라인가? 페레스 대륙의 1/3에 이르는 판도는 둘째 치고, 인류의 문화를 주도하다 못해 그 언어까지 대륙 공용어의 위상을 차지한 국가다. 그런 나라가 용족 상당수도 몇도 아니고, 고작 용 하나의 나들이(?)로 세워졌다. 그렇게 간단히 좌지우지되는 문명에, 그 문명 중에서도 일부인 학문에 매달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 용이 벌을 받았다 한들 인간 사회를 뒤엎는 용이 영영 안 나오리라는 보장이 있나? 용족에 대해 조사해 봤자 인류는 용족에게 농락당하는 신세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절감하는 건 아닌가?
레아는 무릎을 그러안고 웅크렸다. 모르는 게 나았을 영역에 들어와 버렸다는 막막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물러나려 해도 발 디딜 데를 모르겠다. 왕립 연구원까지 된 이상 용족 연구는 생업이기도 하니까. 다 때려치고 산 리노로 돌아가면 나아질까? 어쩌면 다른 길(귀족 자제의 가정 교사라든가?)이 찾아질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그러면, 여기서 1달간 일하기로 한 건 어쩌나? 어제 그 난리를 피워 놓고 또 그만둔다고 해? 그렇게 간단히 충동적으로 결정해도 되는 문제인가? 그보다 지금 내 판단력이, 진로 같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해도 될 만큼 양호한가? 모르긴 해도 아마 아닐 거다. 무릇 판단력이란 잘 먹고 푹 쉬고 마음도 어느 정도 안정시킨 뒤에야 온전한 법이다.
게다가.. 레아는 책상으로 눈을 돌렸다. 10페이지 남짓 겨우 필사한 <카다로스 제국사>가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저거 아깝다. 값어치가 웬만한 보물 못지않을 것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떤 내용일지가 궁금했다. 또 용족의 습성도, 언어도, 그렇게나 대단한 존재라면 주님과도 접점이 있는지나 인류에게 뭘 어쩌고자 하는지도, 가능하면 전부 알아내고 싶었다. 하다 못해 언어라도 배워서 인류를 헤집어 놓은 그 용에게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어야 분이 풀릴 것 같았다.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르겠고, -거짓된 인연일지언정- 가족과 친지를 안전하게 해 주려던 마음은 인지상정이라 막상 마주하면 아무 소리 못 하거나, 그 이전에 용이라 공포에 질리고 말지도 모르지만.) 미물의 망발로 여겨질 뿐일지라도, 그래서 뭐? 내가 이 세계에서 별 볼 일 없는 존재인 거 몰랐던 것도 아니고. (내가 있든 없든 세계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리라는 거 쯤은 철 들면서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당장의 생각이며 감정이며 욕구가 없는 게 되나? 어쨌든 지금은 살아 있으니까 지금에 충실할 테다! 그래서 일어섰다. 여전히 기운은 없고 머리도 지끈거렸지만 움직일 만은 했다. 방 한 구석에 놓인, 빵빵하게 찬 가방을 보고서는 피식 웃음도 나왔다. 옷이 있으니 마음이 한결 낫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머리도 제대로 묶은 뒤 방을 나왔다. 그러고서야 흑룡에게 뭐라고 할지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는 게 떠올랐다. 아이고, 두야. 갑갑해져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 뻗어 버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하나, 데려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례해야 하나, 아니면 그 흉한 꼴은 잊어 달라고 사정해야 하나..? 머리칼을 쥐어뜯고픈 심정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난감함은 금세 가셨다. (흑룡이 있으리라 추정되는) 식당에 채 이르기도 전에 짭쪼롬하면서도 달작지근한 향과 육류 특유의 기름진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빈 속의 헛헛함이 강렬해지며 입에 군침이 돌았다. 일전의 토스트는 이상하리만치 니글거리는 느낌이었는데, 확실히 상태가 나아지긴 했나 보다. 그래도 배꼽시계는 안 울렸으면. 안 그래도 차마 얼굴을 못 들 상황인데, 뱃속까지 요동쳤다간 부끄러움에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를 강제로 연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식당에 이르니, 테이블에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들, 특히 두툼한 스테이크에 뒤덮인 메인 음식(아마도 덮밥 같았다.)이 눈에 띄었다. 그도 일전과 마찬가지로 (문자 그대로 산 속의 굴인 여기에 신문이라니 보면서도 적응이 안 되지만)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인사라도 해야 할지 방해가 안 되게 조용히 앉아야 할지 망설이던 찰나, 뭔가 미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곱씹을수록 용을 두고 하기엔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발상이지만, 어쩐지 생기가 부족한 느낌이랄까? 그에게 전음을 보낼 때 빛의 바다를 잠시 스쳤던 파동이 떠올라 더 께름칙한지도 모르겠다. 결국 레아는 제가 저지른 일을 어쩔지는 정하지도 못한 채 말부터 건네고 말았다.
여담으로 전 보조밖에 몰라요 . .) 형이 요리유튜브를 자주 보다보니 그거가지고 이거저거 해먹을때 같이 곁다리로 놀뿐이지.... 그리고 여담으로 레스주랑 다르게 블랑이는 요리가 취미입니다(?) 이거저거 맛난거 있으면 해먹어보는게 취미에요(????) 다만 요리대접을 누군가에게 하는거 자체가 레아가 처음인겁니다!!
그렇게 이것저것 확인하면서 잠시간 신문에 집중하고 있던 순간, 레아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확실히 잠이 보약이라고 하던가? 어제의 그 혼란스러운 모습보다는 한결 나아진 모습에 마음이 놓인 것인지, 그는 홍차에다가 각설탕 3개를 집어넣고는 천천히 휘저었다. 녹아내리는 각설탕의 단 내와 더불어 강해진 홍차의 향에 그가 찻잔을 들어올리고는 미소를 머금으며 가볍게 손을 튕겼다. 그와 동시에, 어제 아침과 똑같이 천천히 의자가 당겨져 자리에 앉으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아아, 내가 잠을 자라고 했는데, 이번엔 내가 잠을 안자버렸군. 왜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잠이 묘하게 오질 않아가지고 결국에는 날밤을 세면서 시인마냥 센치해지는 그런 날 말일세. 그게 어제였던 모양이야."
가벼운 너스레를 떨면서 천천히 신문을 접고는 조용히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고보니 인간들 문화중에는 상석에 앉은 사람이 먼저 식기를 들지 않으면 식사가 늦어진다는 문화가 있었다고 했었나? 식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동등한 입장에서 밥을 먹자고 이렇게 원형 테이블로 마련한 건데, 최소한 여기서의 예의는 차리지 않았어도 괜찮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그는 스푼을 들어올려 가볍게 밥을 1/4 스푼 분량을 떠내 입안에 넣었다. 양념이 잘 베어든 밥이 일품이었다. 살짝 노른자를 째서 흘러 넘치게 한뒤 밥에 비비니 순식간에 밥알에 노른자가 코팅되어지고, 담백한 맛에 양념이 어우러져 묘한 밸런스를 잡아낸다. 이전에 캐놀라인에 몰래 놀러 갔을때 음식점에서 나온 덮밥을 먹은 기억이 난다. 맛은 이것보다 조금 덜한데다가 양까지 미묘해서 그 감각에 자신이 조금 더 많이 한 것 치고는 확실히 잘 되었다. 그렇게 스테이크까지 한 점, 밥과 같이 넣으니 이래서 인간들이 미식에 열광한다 생각하며 만족한 미소를 머금고는 레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서 먹게나. 일단 취미 생활을 겸해서 요리를 배우고 간간히 즐겨 해먹었네만, 남에게 해준건 그대가 처음이네. 인간들이 한 것에 비하면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네만, 한번 내가 제대로 된 요리사인지 한번 검증을 좀 해주겠나?"
어제의 그 무례─블랑 입장에선 그게 무례인지도 모를 것이다.─가 무색하게 블랑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살짝 윙크를 던지며 식사를 권하였다. 물론 레아가 원한다면 지금도 리빙아머들이 바로 미음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준비해올 것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진짜 맛평가를 들어보고 싶다는 것일까, 그는 기대반, 호기심 반 섞인 눈동자로 레아를 바라보며 식사를 이어나갔다. 물론 식사가 필요 없는 몸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이렇게 고급진 입맛(?)이 된 이상 그 또한 인간들과 같이 맛에 대해 연구를 하는게 맞을 테니까.
"잘 먹고, 잘 자야 하네. 최소한 이 곳에서 일할 때 만큼은 마음과 몸이 편해야지 효율이 나올테니까. 그래, 쫒길 필요 없는 것이야."
그렇게 가볍게 덧붙이고는 포크를 이용해 스테이크를 한점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확실히 손질 잘된 안심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육즙과 식감 모두 합격점이라고 생각하며 점심은 또 레아에게 뭘 먹여야 할지 메뉴를 고민하게 된 그였다.
기우였을까? 차에 각설탕을 넣는 모습이며 손끝을 튕겨 의자를 움직이는(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지만 어제도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이나 그가 온갖 소소한 일을 마법으로 다 해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마 그의 마법이리라.) 모습이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착각이었나 보다 하고 의자에 앉는데 가벼우면서도 (빛의 바다가 갑작스럽게 평온을 가장하는 인상을 주던 때에 비하면) 자연스러운 투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그는 보던 신문을 내려놓고 음식을 들기 시작했다.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용도 인간처럼 매일 일정 시간 이상을 자야 하는지(레아가 살펴본 문헌에서는 용은 잘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용이 동면을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용이 매일 잔다는 기록은 없었다.)도 궁금했지만, 그보다는 그때의 미묘한 파동이 마음에 걸렸다. 잠을 못 이룬 까닭이 혹시 그 동요와 관련 있지는 않을까?
"학교에서의 일 때문입니까?"
내뱉자마자 후회했다. 학교에서의 일이라고 해 버리면 자기가 엉망진창으로 굴었던 게 떠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건 자살행위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꺼내도 쪽팔릴 판에! 어디로든 숨고 싶은 기분으로 레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주먹을 무릎맡에 옥쥐었다.
"..그, 뭔가.... 일이 있으셨던 것 같아서.. 말입니다. 나중에 ..설명해 준다고도 하셨고...." 말하면서도 궁색했다. 이런 식으로 화제를 돌려 봤자 소용없을 것 같다. 그런다고 내가 저지른 일이 없던 게 되지는 않으니까. 얼굴이 열기로 팽팽해진 게 느껴졌다. 눈을 질끈 감고 잘 안 떨어지는 입을 억지로 움직였다. "학교에서는, ....저, 죄송합니다. 구경..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말 숨고 싶다. (생각해 보면 여기 온 뒤로 돌이키기 민망한 실수만 연발인 것 같다. 이제 겨우 사흘째인데!) 그렇게 바짝 타드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흑룡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예사로운-그러면서도 어딘지 즐거운 듯한- 투로 식사를 권할 뿐이었다. 게다가 직접 만든 요리라니 놀랄 노 자다. 여기 와서 본 음식(그가 개발한 마법 기사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이 모두 인간식 음식이긴 했지만, 그런 요리를 용이 직접 했다고? 얼떨떨했다. 용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받다니 이 무슨 신비 체험이야..? (생각해 보면 학교와 집, 혹은 학교와 기숙사만 오갔다 보니 가족이 아닌 이가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준 것도 처음이다. 그런 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딱히 없지만, 사람이 아니라 용일 줄은 더 몰랐다.) 다만 요리 검증은 가능할지 모르겠다. 동기들은 맛없다고 투덜거리는 교내 식당의 식사도 레아는 (생선이 나왔을 때 빼곤) 곧잘 먹었으니까. 딱 한 번, 속에 쌀밥만 넣은 샌드위치만은 먹으면서도 황당했지만. 생각하니 목이 타 차부터 들었다. 향긋하고 뜨끈한 액체가 목구멍을 따라 들어가는 감각이 또렷이 느껴지며 속이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제 소감으로 검증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그가 한 대로 노른자를 밥에 비비고 고기를 얹어 먹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미각이 예리하기보다 둔감한 편이고 그다지 다양한 요리를 먹어 보지 못했는데도,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실히 왔다. 씹을수록 맛이 풍부해지는 게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무지게 꼭꼭 씹어 삼키고는 조악하게나마 소감을 말했다.
"맛있습니다, 굉장히요."
한 입만 먹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맛이라 생각하며 마저 드는데, 심신이 편하도록 잘 먹고 잘 자라는 당부가 들려왔다. 하나하나 살뜰히 마음 써 주는 게 새삼 고마우면서도, 어제 밤을 샌 이에게 듣기엔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앞섰다. 더구나 용의 체격을 생각하면 지금 그의 식사량은 역시 너무 적다. 괜찮을까?
"블랑님이야말로 너무 적게 드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만 드셔도 지장이 없으신 겁니까?" 말하다 보니 용의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도 다시금 궁금해져 덧붙였다. "잠도.. 얼마나 주무셔야 하는 건지요?"
>>257-258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꼭꼭 씹어 먹으면 몸보신은 될 것 같습니다 :) 음식 섭취를 안 해도 되는데도 요리가 취미라니 신기하군요:O 진정한 미식가! 설거지옥은 마법으로 처리하거나 마법 기사에게 맡기려나요(._.)? (부럽다!!) 어쩌면 인간의 요리까지도 연구 분야에 포함시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근데 아침 먹으면서 점심 메뉴 고민이라니 어째 익숙한 모습이군요ㅋㅋㅋㅋ (너무 익숙해서 흠칫할 정도 :|!!) 즈이 애 챙겨 주자고 궁리하는 거라 고맙기도 하고요:D! 블랑님의 마음 씀씀이에 걸맞은 답레가 되었길 바랍니다 :)
오래사니까 지루해서 뭐라도 하려는거 아닐까요! 사실 용들이 죄다 무기력한건 전부 그때문이긴 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완벽에 가까운데 거기에 오래 살아! 뭘해도 재미없어!1 그러니까 잠이나 잘래!! 그렇게 모두가 히키코모리가 되어가다가 결국 전부 별의별 취향이 생기는거죠!! 그래서 블랑도 명칭은 고심중입니다. 무슨 이름을 붙여야 잘 붙였다고 소문이 날까? 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서 지금 몇기 빼고 죄다 용인의 형태로 디자인을 바꾼다음 드래곤메이드(네, 유희왕 드래곤메이드)라고 이름을 붙여야 하나 같은 개그성 생각도 하는 중입니다
"음, 일단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기 이전에, 용의 생태중 일부를 먼저 말해주겠네. 용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더이상 섭식으로 에너지를 채우지 않는다네, 왜냐면...."
그와 동시에 그가 천천히 손을 내민다. 무언가 형상이 점점 잡혀가더니 이내 그의 손 위로 보석의 형상을 갖춰갔다. 그 빛은 어떤 보석보다도 은은하지만 확연한 빛을 내고 있었으며, 그 빛 속에서는 강한 힘이 농축되어 있다는 것을 어느 누군가가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아마 지금쯤이라면 레아도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지금 이 보석이 내고 있는 힘의 파장이 다름아닌 그와 전음을 나눌때의 그 정신 파형하고도 많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 심장일세."
별 다른 큰 감흥 없이 자신의 치명적인 부분을 겉으로 내밀어보인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었지만 가족 만큼이나 믿고 있다는 뜻인 걸까? 블랑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천천히 자신의 심장을 다시 자신의 안으로 밀어 넣은다음 헛기침을 하고는 레아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깐 동안이지만 자신의 몸 바깥으로 심장을 꺼낸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힘을 소모하는 일이었으니까, 인간으로서도 자신의 심장을 직접 꺼내어 보여준다는 기행은 절대로 불가능하리라.
"뭐 잠깐 동안 정도는 바깥으로 보여줄수 있지, 중요한 것은 그 점이 아니지만 말이야. 용의 심장은 거대한 마정석을 극한의 고밀도로 압축시켜 놓은것이라고 보면 된다네. 인간들 말로는 거대한 화로로 돌리는 물레방아 중, 절대로 꺼지지 않는 화로라 봐도 무방할 것이야. 그렇기에 섭식을 함으로서 얻는 에너지가 그다지 필요가 없지. 그래서 용들은 그만큼 수면기를 가지게 된다네. 왜냐하면 그만큼 심장이 성장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래서 용들이 자신들만의 레어에 자리 잡고, 짧게는 몇십년, 길게는 몇백년을 잠들어 있는다고 생각하면 되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것을 하루단위로 환산하여서 최대한 쪼개서 잠을 자는 것으로 심장의 크기를 조금씩 키워나가는 방향을 가닥 잡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고."
물론, 그마저도 어떻게 이론상 있던걸 그냥 억지로 끼워맞춰 성공시킨거지만 말이지, 라는 가벼운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흘러가듯 하고는 천천히 덮밥을 한입 입안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혼자 있을때는 아무리 맛있는걸 먹더라도 금새 물리고야 말았는데, 어느순간 가족에게 밥을 해준다는 생각으로 요리를 하니 본인도 만족하게 되는 기분이었다. 거기다가 맛있다고 한다, 물론 어떠한 미사여구도 붙지 아니하였지만 그속에서 느껴지는 진심이란 미사여구는 그 어느때보다도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있었다. 이번 점심도 한번 직접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메뉴를 고르던 와중, 직전에 하던 이야기 주제가 떠오른 것인지 그가 수저를 놓고 깍지를 낀 채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레아를 바라보았다.
"레아, 혹시 그대의 학교에 이런 학생이 재직중인지 알고 있는가?"
잠깐 숨을 고른 그는 천천히 자신이 떠올린 모습을 구두로 묘사해내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오는 금색 장발에 끝부분을 살짝 컬을 주고, 어느나라 공녀 못지 않은 기품과 몸매와 더불어 아름다운 미모,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갑고 냉혹함 마저 느껴지는 비취색 눈동자까지. 게다가 그녀의 성격상 아마 자신을 모범생처럼 위장했을지도 모른다는 설명과 더불어 그녀와 만난적이 있냐는 질문까지 덧붙이는 블랑이었다. 적황색의 눈동자가 레아를 직시한다. 그안에 담긴 감정은 다름아닌 [걱정]이었고.
>>263 Aㅏ.. 그래서 전임 대빵님이 인간네 영역을 뒤집어 버리는 초유의 사태까지 터졌나 봅니다:( 뭔가 여러모로 초월적인 게 영생은 안 된다는 거 빼면 그리스 신들 같기도 합니다ㅎㅎ (그리스 신들은 지들끼리 지지고 볶느라 바빠 보인다는 차이는 있습니다만..^ㄷ^a )
유희왕은 못 봐서 지금 처음 들었습니다만.. 남캐형 마법 기사도 있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일괄 메이드면 좀..(._.)a 미묘해질 것도 같습니다ㅋ
원한을 뭐 얼마나 많이 사신 겁니까, 블랑님은?
엇? 그냥 썰풀이여도 됩니다:O 읽는 저야 디테일하면 더 재밌겠습니다만 줄글 길게 쓰기 기 빨리지 않으신지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은 나이를 먹으면 영양분 섭취가 필요 없어진다? 상상도 못한 사실이었으나 그의 커다란 본체가 떠오르자 다행 같기도 했다. 그 거대한 몸을 영양분 섭취로 지탱해야 했다면, 에르네스트 산은 물론이고 용의 서식지 인근에 사는 동물들은 진즉에 멸종하고 말았을 테니까.
그런데 그가 손을 내미는가 싶더니 그 위에 뭔가 나타났다. 서서히 형체를 갖춰가는 그것은 얼핏 커다란 보석 같았으나 보석과는 달라 보였다. 그것은 레아가 이제껏 본 그 무엇보다도 투명해 새까만 색이 아니었다면 공기와 구별하기 힘들 것 같았고, 표면은 각이라곤 없이 매끈한 듯하면서도 미세한 한 면 한 면이 이채롭게 반짝였다. 그런 가운데 보석(?)에서 뿜어져 나와서는 그 주위를 물결처럼 구름처럼 에워싼, 신비스러운 적황색 빛은, 처음에 출입증으로 그에게 말을 건네느라 끙끙대던 때 접했던 그 빛의 바다를 연상시켰다. 어디로 보나 평생 하기 힘들 게 자명한 구경거리이긴 한데 얘기 중에 왜..?
그런 의문을 품을 찰나, 이어지는 말에 입이 딱 벌어졌다. 기가 막힌 나머지 순간 숨도 안 쉬어졌다. 그의 손에서 심장이란 게 사라지고서야 이게 무슨 상황인가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심장이라니, 공격이라도 당했다간 죽기 딱 좋은 장기잖아. 그런 걸 보란듯이 내보여? (생명체가 자기 장기를 몸 밖으로 꺼내는 게 가능하다는 거부터가 기괴하다만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닌 거 같다..) 정령한테 속았을(?) 때 내가 제일 무방비한데 누굴 걱정하냐고 투덜거렸는데, 그거 취소다. 이 용, 진짜 끔찍하게 무방비하다!
"그런 걸 아무한테나 보이면 어쩝니까!? 제가 해코지라도 했으면 블랑님은 죽었습니다!"
거의 사자후를 토했다가 아차 싶어 얼굴을 가렸다. 답답한지 걱정되는지 화가 나는지 헷갈렸다. 대체 뭘 믿고 저런담? 자신을 향한 황당하리만치 무조건적인 신뢰며 뭘 해도 마냥 받아줄 것만 같은 허용적인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도무지 감도 안 왔다. 이 혼란스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흑룡은 태평하게 용에게 식사 대신 수면기가 필요한 원리나 늘어놓았다. 분명 엄청난 정보였지만(어떤 방식으로든 수면 시간의 총량을 맞추어야 성장한다는 것이나, 길게는 수백 년을 자는 용도 있다는 것이 특히 그랬다. 어쩌면 드래곤 슬레이어를 자칭하는 인간 중에 잠든 용을 공격했던 이도 있지 않을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게 현실인가 싶어 마른 세수부터 하게 되었다. 음식을 만들어 주고도 맛있다는 한마디만으로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 갑갑해 한숨만 푹푹 나왔다.
"그리 좋으십니까? 대접은 제가 받았는데요.." 볼멘소리가 절로 나왔다.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천 년 넘게 살았으면서도 이렇게 퍼 주는 성격이면, 꿍꿍이 있는 지성체한테 걸려서 고생을 해도 수십 번은 했겠다. "인간한테든 용한테든 다른 종족한테든 이용당하다 낭패 보신 적 없으십니까?"
그런 적이 없어서 마냥 베푸는 건지, 그런 적이 있는데도 천성이 저런 건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두르던 중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혹시 이 용, 인간처럼 타자와 교류하고 친밀감을 쌓고픈 욕구가 있는 걸까? 여태 봐 왔던 기록에 공통적으로 용이 군집 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어서 용은 당연히 독자적으로 사는 생명체이겠거니 했는데, 그렇지만도 않은 건가? 하기야 그의 말대로면 용도 대표며 규칙을 정해 가며 동족과 일종의 사회적 교류를 하기는 하는 모양이니, 인간 수준으로 사회적 욕구가 강한 용도 있을 법은 하다. 그런 성향인데 가족을 만들 기회는 없었다면(외형 때문에 결혼은 무리였다고 했으니까) 타자와의 교류에 혹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쉽게 신뢰하고 정을 주다간 다치기도 쉬울 것 같은데. 난감한 분이네.
어쩐지 목이 말라 와 다시금 차를 넘기는데, 흑룡이 돌연 심각한 표정을 띠더니 어떤 용학 생도에 대해 물어 왔다. 듣자니 올해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화제에 올랐던 그 생도다. 어울려 보고 싶은데 어쩐지 말을 못 걸겠다던 연구원만 몇 명이더라..? 들을 땐 실소가 나왔으나, 언젠가 먼 발치로 스쳤는데도 절로 눈길이 갔던 이후로 왜 생도들뿐만 아니라 연구원들까지 난리였는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흑룡이 그 생도는 어떻게 알까? 그런 의문이 스치자마자 (흑룡이 인간으로 변한 모습을 막 보고서) 눈에 띄게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는 용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게 떠올랐다. 세상에, 바로 앞에 용이 있었던 거야? 연구원들 이제껏 헛짓 했네.. 속으로 농담 반 자조 반인 한탄을 하던 중 그의 시선에 흠칫했다. 따뜻한 색채의 눈동자가 바람에 일렁이는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덩달아 긴장이 되어 마시던 차를 놓았다.
사자후를 내지르는 레아의 반응에 아까전에 질문을 던지던 진지한 태도가 강제 무장해제 당하고 그대로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다. 최강의 종족인 용종에게 그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오직 레아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애시당초 무방비하다고도 볼수 있었겠지만 처음부터 겉으로 심장을 드러내는데 아무런 방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마법의 조종답게 강한 마법도 부릴수 있을테고, 게다가 블랑은 그 특유의 공간을 다루는 힘을 선보이며 그것을 막아낼 수 있을테니까. 즉 무방비한 행동이지만 언제든지 대비가 되어 있었다는 뜻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진정시키기라도 하듯 천천히 홍차를 입에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 일단 짐작하는 대로, 용일세.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야. 나와 같이 이런 호의적인 존재가 있는가 하면, 다른 존재들은 그러하지 않을수도 있을테니. 그리고 그녀가 그로인해 유희를 방해 받는다면, 나 또한 어떻게 비호해주기 어려우니 말이지. 용들 사이에서는 법은 없지만, 암묵적인 규칙이라고 해야 할까, 유희중인 상대에게 함부로 간섭할수도 방해해서도 안된다는 것이지."
백에 백, 그녀는 레아에게 접근 할 것이다. 최대한 외관을 보이지 않게, 또 자신의 마나임을 드러나지 않게 만반의 대책은 세워 뒀으나, 분명히 그녀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아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역으로 레아 본인을 이용해 자신에게 거절할 수 없는 협박을 가할지도 몰랐으니까. 그 사특한 눈동자를 떠올리자 그의 표정이 조금 굳어져 갔지만, 그래도 유희중인 용은 본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규칙도 있었으니까. 아마 그녀가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그렇게 행할 것이다. 그만큼, 고룡들의 감시는 엄중하였으니까, 전대 로드의 사건 이후로 더욱 심해졌고.
"저번에 정신 파형이 흔들림을 잡아냈다 했었지? 그대와 헤어지고 나서 가볍게 충돌이 있었네. 악연이라면 악연이고, 숙명이라면 숙명이니까."
그 순간, 심처에 남아있는 문헌이 떠오른다. 미리 그녀에게 말해두는 것이 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만큼은 아직 그녀에게 너무 무거운 족쇄라 생각이 뒤덮자 그에 대한 안건은 철회, 천천히 홍차를 한모금 들이킨 뒤 어느새 나온 설탕을 뿌린 러스크를 한조각 꺼내 입에 넣으며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내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이리 행동하는 이유가 궁금한가?"
확실히 그러하였다. 그는 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이들보다도 인간적이었으며, 또 호구라고 놀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레아에게 잘 대해주는데다가 지금까지의 행보로 봤을때, 다른 이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다. 아마 이는 레아도 분명히 짐작할 수 있을 법한 부분이리라.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럽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힘들테니까. 다 식은 차를 마저 비워낸 그는 리빙아머 한 기로 하여금 자신의 찻잔에 커피를 한잔 더 채워달라는 명령을 내린 뒤 아주 잠깐, 아련한 빛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아주, 먼 옛날이었어, 아주 먼 옛날..... 언제인지는 나도 조금 가물가물하군. 그때 알게 된 한 존재가 죽기 직전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주더군. 마음 내키는 대로 나아가라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은 스스로 정해보라고. 그 끝에 뭐가 있건 그것이야 말로 본인이 바라는 것이라고. 그래, 지금 꽤 꼴사납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꽤 후련한 기분일세. 이렇게 마음을 주고 믿을만한 사람을 옆에 뒀다는 건 말이지."
아주 짧은시간이었다. 하지만, 존재가 존재에게 믿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데 그 시간의 길이가 중요할까? 지금 블랑은 레아에게 직접적으로 이렇게 묻는 것이리라.
에이 그래도 레아가 직장 후임인데 믿어야죠! 블랑도 나름 각오가 되어 있는 남자라고요!!(?)
어.....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동료중에 그렇게 나서려는 놈들이 있으면 미리 원천 봉쇄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지금 대화에 나왔던 저 대사는 1천년 전, 즉 요람 세우고서 금룡누님 습격 이후에 마음적인 동요를 이기지 못하고 유희에 나섰다가 (당시 테마는 뒷골목 조폭이었습니다) 자기 위쪽 간부가 죽기 직전 자신에게 남긴 유언 비스무리한 겁니다. 그 말 덕분에 자신의 가짜 시체를 만든 다음 유희를 끝내고 다시 요람 제작에 전념했지요. 6년이라는 짧은 유희였지만, 그때 블랑은 꽤 멘탈치료가 됐다고 하네요 읍읍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웃을 일인가? 당신 방금 죽을 뻔했다고 한 건데? 경계심 좀 가지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미는 걸 덮밥을 밀어 넣어 눌렀다. 저 정도면 말해 봤자일 것 같아 맥도 빠졌다. 저 폭소가 심장을 공격당해도 끄덕없다는 방증이면 차라리 좋겠다. 분풀이처럼 음식물을 씹는데 흑룡이 그 생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비우호적인 용이라, 상상 못할 바는 아니다. 아니, 너무 상상이 잘 되어서 두려웠다. 용족의 치부라는 것을 들었을 때 그토록 공포스러웠던 것도 용족의 분노를 샀을까 봐였으니까.
그래서 흑룡이 그 생도, 아니, 그 용과 사이가 나쁘다는 말에는 바짝 긴장부터 되었다. 이대로는 체할 것 같아져서 남은 차를 모조리 들이켰다. 대놓고 충돌도 할 만큼 흑룡에게 악감정을 품은 용이라면, 레아가 (1달짜리 계약이라 해도) 흑룡 휘하의 인간인 걸 알 경우 곱게 볼 리 없을 것 같다. 최악의 경우 흑룡 대신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려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쩌나? 용들 싸움에 등짝 터지는 인간 신세는 사절이다. 그네들에게 하잘것없는 존재라고 해서 휘둘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니까. (용족 전 대표에게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까닭도 그래서 아니던가.) 하지만 용을 무슨 수로 당해 낼까? 한숨이 나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연구원과 생도의 접점은 그 생도가 후임 연구원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별로 없으니, 흑룡과의 관계를 들키지 않길 바라며 철저히 공적인 관계로 머무는 수밖에.
"연구원과 생도가 교류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정도의 거리만 유지하고 일절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그 용과 마주했을 때 과연 겁먹은 티를 안 낼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여느 생도에게나 할 언행만 하고 못 할 언행은 삼간다면 어떻게든 될 거다. 그럴 거라 믿고 싶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보니 어느새 손이 떨리고 있었다. 레아는 손을 테이블 아래로 감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런 터라 흑룡이 화제를 바꾸어 준 것은 반가웠다. 더욱이 그 화제는 레아 역시 알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의 태도는 타자와 교류하려는 사회적 욕구란 것을 감안해도 너무나 경계가 없었으니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인, 잔잔하게 고운 미소를 보면서도 그 경계 없음으로 인해 상처를 받진 않을지가 염려될 만큼. 그래서 집중하려니, 선량해 보이는 눈이 아득히 먼 어딘가를 향한 듯 그윽한 빛을 띠었다. 그러면서 나온 사연은 그가 거쳐 온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 그에게 각인된 과거의 편린. 거기에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가치관이 묻어나 있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을 거라는 의미일까? 그렇기에 레아를 신뢰한다고 피력하는 걸까? 감탄이 나왔다. 용감하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것, 그런 마음가짐은 강인한 것을 넘어 숭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리고 싶었다. 선택의 순간 아무리 간절한 마음을 품었다 해도 그 마음은 결과에 따라 바래지기 십상이니까. 가령 목숨 걸고 나라를 세운 개국공신이면 토사구팽을 당해도 후회가 없을까? 친구를 신뢰해서 돈을 빌려 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사람은? 그 외에도 숱한 경우가 선택에 대한 만족은 결과에 좌우될 수 있음을 웅변한다. 게다가 개별 지성체가 신뢰를 지키고자 애써도 상황이 신뢰를 박살 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창업 군주와 개국 공신의 신뢰 관계가 아무리 굳건해도 개국 공신의 존재가 다음 군주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 공신은 토사구팽당할 가능성이 크고, 흔쾌히 돈을 빌려 준 것에 감사하고 친구를 더욱 신뢰하던 이라도 능력이 안 되면 돈을 못 갚을 것이다. 그런 문제를 고려하면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용이 날 신뢰했다가 후회하게 되지는 않을까? 과연 내가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없다. 난 내 안위가 가장 중요한,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까.
그의 신뢰에 부응하고자 노력해서 주님께 감사 기도가 절로 나올 만한 결과를 얻는대도 문제다. 흑룡이 털어놓은 사연에는 사별의 흔적도 있었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가치관이 다름 아닌 누군가의 유언이니까.) 그도 그럴 것이, 용은 수명이 엄청나게 긴 만큼 사별도 수차례 겪었을 것이다. 사별이 얼마나 깊은 상흔을 남기는지 아직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사별에 무뎌지지는 않는다는 거. 그게 문제다. 내가 인간인 이상 아무리 발악해도 100년 이상 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용에게 100년은, 인간에게 한 철이나 다름없는 짧은 시간일 거다. 그렇다면 신뢰를 깊이 쌓을수록 감당해야 할 괴로움이 늘어나는 것 아닐까? 그런 걸 생각하면 난 결코 저 용처럼 용감해질 수는 없다.
"꼴사납다는 생각 안 했습니다. 오히려 감탄했습니다. 스스로에게 그렇게까지 솔직하실 수 있다는 점에요. 다만 제가 어떤 상황에서도 블랑님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로 인해 블랑님이 후회하실 만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아시다시피 제 수명은 블랑님껜 한 시절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전 블랑님만큼 의연해질 수는 없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나친 신뢰는 거두시는 편이 블랑님께도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Great! 처음이자 마지막 유희에서 꽤 큰 깨달음을 얻은 탓에 인간들의 추악한 면모도, 찬란한 가치도 모두 볼수 있었던 시기입니다!! 그때의 경험이 남아서 이용할 수 있는 있는건 이용하자는 것도 있어가지고 싸울때 마법만 쓰는 용들과 달리 꽤 실리적인(양팔을 써서 무기를 휘두른다던가 등) 술수도 부리는 편입니다!!
>>274 몇 천 년? 종족 특성상 수명이 100년 될까 말까이잖슴까:O 복제형(?) 호문클루스는 레아와는 별개의 개체일 거고, 호문클루스에 영혼 이식하는 건 아직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것 아닙니까? (아니면 스포:O?!)
당장 확보할 수 있는 무기를 휘두르는 실전형 전투입니까? 그런 걸 배웠다면 케놀라인의 술 대야 휘두르는 엘프한테 배울 거라 예상했는데 아닌가 보군요ㅎㅎ 그런데 다른 용들은 싸울 때 왜 마법만 쓸까요:O? 피지컬이 워낙 우월하니 몸통 박치기를 하든 꼬리 치기를 하든 발톱으로 찌르거나 발로 밟든 하나같이 흉기급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m')
에이 스포지만.... 성공합니다 정말로 의외의 물건으로 성공해요, 이게 이걸로 성공한다고? 라는 말이 튀어나올정도로요!!
나중에 싸움레스 쓸때 나오지만, 돌로 무기 만들어 쓰거나, 날에 흑요석 코팅을 한다던가 등의 방법으로 싸움을 벌입니다! 물론 육탄전도 질량공격으로 하는 편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마법으로 싸우는게 우위를 점하기도 편하니까요. 다만.... 블랑의 경우에는 팔이 자유로우니 그 질량 병기를 쓰는데 더 장점이 있죠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스스로의 위치를 알고 말하는 것도, 자신의 경계를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 마냥 한계를 넘어 서려는 것, 그럼에도 그렇게 [평범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그도 알고 있다, 그녀가 그저 자신과 일하게 된지 4일밖에 되지 않은 평범한 여인의 몸이라는 것 정도는, 하지만 역으로 그렇기에 그는 그녀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 이미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었으니까. 물론, 알고 있었다. 첫 유희때 정말 질리도록 당했던 것이 바로 배신과 사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그는 각오할 수 있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는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여인에게 희망을 걸 것이다. 그녀 본인은 아직 그녀를 믿지 못하지만, 그녀가 스스로에게 각오를 하게 되는 그때, 그녀는 더 이상 헤메이지 않을 것이다. 각오라는 것은 어두운 황야에 길을 열어가는 등불과도 같은 것이니까. 그때야 말로 과연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 생각 하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말에 천천히 답변하였다.
"내게 각오가 되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언제나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걸세. 그대가 신뢰에 부응할만한 인물이 아닌가 맞는가는 내가 판단하겠지. 그리고 수명은..... 과연 그렇게 생각하게 될지 나중에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야."
그렇게 답변하며 그는 어느새 내와진 커피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아까 홍차와 마찬가지로 각설탕 4개를 집어넣고 천천히 휘저으며 녹아내려가는 걸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마침내 다 녹아든 커피를 한입 마시면서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실수로 각설탕을 4개 넣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달았던 탓일까? 너무 단맛이 강한 탓에 혀가 조금 아릴 지경이었다. 물론 달다는 것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지금 단맛은 너무나 강한 것이도 사실었으니까. 그리고는 다시 직면한 문제는 역시나 레아와 그 금룡의 문제였다. 물론 본인이 조심은 할 것이고 레아의 성격상 살얼음 딛어내듯 조심하겠지만 언제나 인간의 마음대로 가지 않는 것이 운명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일말의 걱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여러가지를 조치하겠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그녀가 만나지 않길 바라는 것 밖에 답이 서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레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사실상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레아는 지금 피해자의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녀가 학교로 돌아가는 날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안전 대책을 강구해두면 문제 없으리라. 그렇게 조속히 머릿속으로 다음 안건을 넘겨내기 시작하고, 마침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그는 아주 진지하고, 지금까지 유례없을 진중함을 담아 깍지낀 손을 탁자에 얹은 채 입을 열었다. 만약 이것이 극화풍의 만화였다면 효과음으로 [고오오오오.....] 하고 올라오지 않았을까?
>>276-277 아이고야 늦게까지 쓰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저는 현생 때문에 내일 밤?(아마 월요일 새벽?)에나 이을 수 있을 듯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언데드화처럼 끔찍한 일은 안 일어난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관전 스레에서도 언급했지만 레아가 호문클루스가 되는 거에 긍정적인 입장은 아닌지라..(._.)a 호응이 좋지만은 않을 거 같습니다^ㄷ^;;
육탄전(근접 공격)보다 마법싸움(원거리 공격)이 더 유리해서 마법으로 싸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까?
배신과 사별을 질리도록 당했다라.. 블랑님이 문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었군요8_8 시간선으로 따지면 청소년기인 1,000살 남짓일 때 전임 대빵님 징계-요람 짓기 시작-금룡 누님과의 다툼-뒷골목 조폭 유희-다시 요람 짓기 돌입, 이 순서인 겁니까? (그 와중에 점심 메늌ㅋㅋㅋ 레아한테 먹이는 데 엄청 진심이군요:O!)
>>278 아유 천천히 가시죠!! 어차피 저도 독백 레스 하나 써드리기로 했으니 시간은 널널해요!!
1. 레아를 호문클루스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본인도 진짜 이게 맞는건가 싶기도 한 시점이 분명 올테니까요!! 게다가 재료가..... 음.....
2. 그렇죠, 막말로 마법이나 브레스로다가 얼리고 녹이고 다 할수 있는데 굳이 그런 짓을? 이런 느낌이니까요. 게다가 도마뱀 같은 육체상 앞발이 자유롭게 휘둘러지는데 한계가 있고, 꼬리나 몸통으로 공격하는게 위력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후딜레이가 커서 감당하기 힘드니까요. 하지만 블랑은 양팔이 자유로우니 오히려 그점에서 메리트를 가지고 가는거에요.
3. 정확합니다!! 타임라인으로 따지자면 그거에요!! 그리고..... 점심 메뉴는 매우 중요합니다!! 짬뽕인지 짜장면인지 1시간 회의를 해도 모자르다고요!!
1. 엥? 그럼 블랑님이 수명 문제에 저래 태평한 건 어째서랍니까:O? 인간 개체의 수명을 늘릴 방도가 있을 거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_.)a
2. 피지컬 필요 없이 마법으로 다 하면 용족은 그렇게 큰 몸이 필요가 없겠군요 식사로 유지해야 하는 몸도 아니고..폴리모프해서 지내나 본체대로 지내나 별 차이가 없겠습니다^ㄷ^a 아 그러고 보니 용족한테 수면기가 위험한 시기이기도 할 거 같은데 그런 때 외부의 습격은 어떻게 대비할까요:O?
3. 이런저런 일 겪는 방황기도 일종의 성장 과정이었겠군요 그건 그렇고 점심 메뉴는 개그씬을 의도하신 거 같긴 한데 한편으로는 며칠 만에 레아한테 정을 엄청 쏟아 버린 게 드러난 것도 같아서 보면서 묘했습니다ㅎㅎ
4. 블랑님은 차든 커피든 각설탕 3개가 취향인가 보군요 (레아는 설탕 안 넣고 스트레이트라는 TMI..ㅋ) 근데 각설탕 4개 넣고 너무 달다고 하는 부분요, 혹시 이후에 일어날 사건의 복선 같은 겁니까?
1. 사실 자기도 쫄릴껄요? 레아가 말한 시기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는 블랑을 볼수 있습니다!!
2. 그래서 용들이 가디언을 많이 세우는 편입니다. 블랑의 레어에서는 리빙아머들이 메이드 겸 가디언 역할을 하는거라 보시면 됩니다. 보통 그렇게 세운 파수꾼들이 레어에 들어온 침입자에 대비를 해주는 거죠. 그리고 만에 하나 그렇게 잡게 된다면 용을 단칼에 죽여야 합니다. 단칼에 목을 못자르셨다고요? 저런, 회복마법을 걸고 말그대로 화가 머리 끝가지 난 보스를 상대하셔야 할껍니다. 자다 도중에 깨어난 용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3. 어...?! 그게 그렇게 보였군요!! 다음부터는 집안일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건가(....??) 물론 블랑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요람 중책에 맡긴 가족같은 느낌의 사람이니까요. 게다가 타인과 어울리는걸 싫어하는 편도 아니고....
4. 사실 블랑도 그냥 맹으로 마시는걸 꽤 선호하는 편입니다! 다만 그냥 자기 기분상 아침에 단거 먹으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라 일상 지내는 거 마냥 이렇게 마시는거지요!!
1. 너무 자신만만해 보여서 허세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블러핑 잘 치는 용이군요 유희할 때 배웠나..:O? (약 1천 년 전에 6년간 경험한 걸로 이렇게 상상하는 건 무리수이려나요?) 수명 차이가 워낙 나다 보니 용한테 인간은 시한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집니다ㅎ
2. 전임 대빵님이 깽판(?)을 거하게 쳤었으니 깽판을 안 친다고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와 별개로 이 세계에선 용이 인간을 제물로 원하네 어쩌네 같은 건 헛소문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군요
3. 몸이 이형이라 겪은 일이나 유희 중에 겪었다는 배신과 사별 같은 걸 오랜 세월에 걸쳐 묻어두거나 극복하는 과정에서 단단해졌을 거 같긴 합니다 근데 감정이 풍부하다고 하신 걸로 보아 (본룡 생각과는 달리) 상처에 무뎌지지는 않은 듯한지라.. 레아한테 통수 맞고 타격받는 일은 없길 바라게 됩니다
4. 단 거 그렇게 먹어도 건강 걱정 없는 건 부럽군요 용생 짱이다(??)
5. 블랑님이 학교 구경 하고 싶어했는데 하다 만 게 걸립니다8ㅅ8 레아도 내심 담아 두고 있을 거 같은데 금용 누님이 서슬 퍼렇게 있는 한..은 어려울라나요?
1. 특유의 성격에 만만찮은 당시 경험으로 배포가 커진거에요 의외로 허세도 조금 있지만 그 허세의 대다수가 그래도 자신에겐 능력이 있으니까! 라는 생각에서 기인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레아의 건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어! 라고 속으로 자신감이 쌓여 그러는거에요!!
2. 아 그거 진짜 헛소문이에요!! 용은 절대로 제물을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물로 바쳐진 인간들은 그래도 교육시키면 가디언들보다 일을 잘하는지라 아주 가끔씩 레어에서 생활하되 여기서 있던 이야기를 전부 함구하는 조건으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어요!!
3. 그래도 의외로 아군은 있습니다! 그게 현 로드에요! 물론 자주 찾아보는 친우는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알고 지내는 동료정도? 그래도 로드 왈 "너무 상냥하고 이단적인 성격인걸 제하더라도, 확실히 신뢰를 줄만한 남자"라는 평입니다.
4. 잉여의 에너지도 전부 마나로 천천히 환원되다보니 신체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연소가 가능하다 보시면 되요!!
5. 아마 갈껍니다!! 딱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전음 자체는 주파수에 일부러 간섭 안하는 한 드러나지도 않을 뿐더러, 유희중 상대에겐 아무런 제재도 못가하지만, 역으로 상대도 유희중엔 자신 정체를 절대 들키면 안되니까요!
>>287 1. 헉 그러다가 z축 잘못 지정하면 공중에서 추락하거나 땅 속에 박히는 겁니까?! 그런 불상사 없이 텔포가 잘 되는 경우가 늘어났다면 헛소문도 차츰 줄어들어겠군요
2. 용족은 각자 개썅마이웨이 한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치면 금용 누님이 참 이레귤러로군요 그 문서 쪼가리가 뭐라고..
3. 캐가 위너고 캐 오너는 루저인 슬픈 상황이군요 ㅠㅅㅠ..
4. 당장 떠오르는 건 학교 축제 기간인데 그 시기 학교 구경은 너무 비일상적이려나요? 블랑님은 일상적인 학교를 구경하고 싶어 하는 거 같았어서요
5. 시트에도 적어 놨고 >>84에서 블랑님한테도 밝혔듯이 레아는 결혼은 물론 연애도 안 한다 주의입니다 정략 결혼도 귀족이 아니라서 할 일이 없을 것 같군요 다만 부모님이 레아가 결혼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지라 간만에 본가에 갔더니 맞선스러운 소개팅이 주선된 상황이더라..같은 경우는 있을 법도 하다 싶습니다
헐;; 그랬군요(절대 반지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거였네요^ㄷ^ㅋ ) 금용 누님은 그럼 신이 되고 싶어서 그걸 노리는 거겠습니다? 현재는 블랑님과 금용 누님 말고는 그 문건의 존재를 모르는 겁니까?
암튼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상상해 보자면, 추상적이면서 불교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니 마음 수양법 정도로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블랑님 몰래 봤다면 블랑님이 그 내용을 감추고자 친 결계도 목도했을 것 같은데요, 먼 미래에 전멸 직전으로 내몰린 지성체들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조성 중인 요람에 어째서 감춰 둬야만 하는 문건을 두었는지 의문을 가지리라 생각됩니다. 요람의 목적을 생각하면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내용은 파기되는 게 낫다고 판단할 테니까요. 그래서 그 점을 블랑님에게 질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별 이유 없습니다. 자기가 그저 본인의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쪽 유래가 맞습니다.(....) 그와중에 퍼즈도라를 아신다니.... 그럼 블랑의 첫 디자인을 보고서 바로 연상하셨겠네요 헣
음.... 아 이것도 스포일러라 패스해야할 질문일거 같은데요(....) 사실 블랑은 대략 600년전에 해독이 끝났어요. 그리고 이 문건 자체가 천년퍼즐이랑 비슷한 물건이라.... 글을 안다고 해서 해석이 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애시당초 알려진 물건이 아니다보니 이걸 아는거 자체가 신기할 정도인거에요
레아는 제 귀를 의심했다. 대단하다니, 신뢰한 보람이 없거나 있어 봤자 사별이 필연이란 소리를 어떻게 저렇게 해석한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 듯한 흑룡의 시선이 무겁게 느껴질 찰나,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다. 난 왜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지? 그가 신뢰해 주는 게 뭐 문제라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타자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유연한 사고를 겸비했고, 약자의 심정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씀씀이를 지녔으며, 박학다식할 뿐만 아니라, 용족 연구도 다방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이임을 생각하면, 그와 터놓고 지내서 나쁠 거라곤 없는데.
그 순간, 레아는 자신이 앞서 했던 말들이 기만적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걱정하는 건 그가 받을 상처 자체가 아니라, 그 상처가 내게 미칠 여파다. 신뢰란 믿음을 준 보람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신뢰가 깨진다면 자연히 원망도 따라올 수밖에 없으리라. 그런데 난, 내 안위가 걸리면 언제 그의 신뢰를 저버릴지 모른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정할 것도 없이, 당장 더 많은 용족을 조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에게 약속한 1달을 채울 수 있을까? 단순히 피고용인으로 고평가받은 수준이라면 그 기한을 채우지 않더라도 배신으로까지야 여겨지겠냐만, 사적인 신뢰가 얽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난, 내 언행이 그에게 배신으로 받아들여져 원망을 살까 봐 부담스러운 거다. 내가 진정 솔직했다면 신뢰를 거두는 게 그에게 이롭다는 식으로 지껄일 게 아니라, 그의 기대가 깨지더라도 날 원망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어야 한다. 하지만, 저딴 소리를 무슨 염치로 할까? 했다간 실망과 분노나 살 헛소리 아닌가?
하릴없이 속입술만 깨무는데, 앞서 레아가 했던 말을 숙고한 듯한 결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각오하고 있다, 저 확고한 의지가 무엇에 꺾일까? 더구나 그의 말대로 판단은 그의 몫이다. 그의 삶은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대신해서도 안 되는 그만의 영역이며, 그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질 능력이 차고 넘친다. 즉, 그가 마음을 바꿔 줬으면 하는 바람은 내 사정에 불과하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가 종종 하셨던 말씀이 있다, 타자를 바꾸고자 시도해 봤자 불가능하니 내 마음을 고쳐 먹는 게 낫다는. 그러니 발상을 전환해 보자. 그의 신뢰에 부응하고 싶은가? 당연하다.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받은 만큼 보답하고픈 건 인지상정이거니와 좋은 분이고 배울 점도 많은 분이니까. 그러면 주저하지 말고 지금에 충실하자. 그 편이 속도 편할 거다.
"제가 주제넘은 참견을 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여쭙지 않겠습니다."
다만 수명 얘기는 의아했다. 인간의 수명을 무슨 수로 늘린단 말인가? 불로장생을 꿈꿨다는 인간에 대한 기록은 숱하나 그 꿈을 이룬 인간에 대한 기록은 본 적이 없다. (자기가 불로장생하노라고 주장하는 이에 대한 기록이 더러 있기는 했지만, 동일 인물에 대한 기록은 일정 시기에 국한된 편이었다. 아마 그 시기 이후엔 사망한 거겠지.) 그런데 어떻게? 곰곰 생각하다가 호문클루스에게 영혼을 이식해 부활을 도모해 보라고 흑룡에게 권했던 게 떠올랐다. 설마..? 불길한 예감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에게는 권해 놓고 질색하는 게 우습고, 병마와 죽음도 두렵지만, 싫다. 그렇게 죽지 않는 존재가 되면? 가족이며 친구들이며 라민 선생님 같은 분의 마지막을 지켜봐야 할 것이고(특히나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조카들의 사망까지 목도할 걸 상상하자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그렇게 혼자가 되면 요람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런 걸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사실상 요람의 부품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연구가 아무리 좋아도 연구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은 끔찍하다. 하지만, 지금 그 얘기를 꺼내기는 난감했다. 영혼을 호문클루스에 이식하는 것은 아직 시도조차 않았다니까. 결국 레아는 가타부타 말하는 대신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고자 했다. 마침 그가 커피에 각설탕을 4개 넣었다가 인상을 찌푸리는 게 눈에 띄었다. 각설탕을 3개 넣은 홍차를 마실 땐 안 저러던데, 4개부터는 입에 안 맞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심각해지는가 싶더니, 그가 두 손을 깍지 껴서 테이블에 얹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앞서 일러 준 용에 대해서? 설마 연구원과 생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도 위험하다는 걸까? 불안감에 두 손으로 무릎께를 움키는데, 돌아온 건 점심 얘기였다. 말문도 기도 막혀 한동안 세상에서 가장 멍청해 보일 법한(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얼굴 근육이 뻣뻣해진 걸로 보아 아마 그럴 것이다.) 얼굴이 되었다가, 마른세수를 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생선류만 아니면 상관없습니다만, 급한 일이 없으시면 오늘은 일찍 쉬시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어제 못 주무신 만큼 더 주무셔야지 심장에 무리가 안 갈 것 아닙니까?"
수습 기간이 1달인데 사흘째 하는 일이 없다시피 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비서 일도 맡은 이상 그가 무리하지 않게끔 권하는 것도 일종의 업무 수행일 거라고. 그가 받아들인다면 제1 서고에 어떤 서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서적의 위치를 대략적으로라도 외워 볼 생각이었다.
>>301 1) 그렇게 말씀하시니 레아가 문건을 확인하면 어떻게 될지 if 말고 메인 스토리에서 보고 싶어집니다:O!!
2) 8이라,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 방법이라는 팔정도랑 상관이 있을까요?(248에 언급된 게 불교 용어 같다 보니 이 생각부터 들었습니다ㅎ) 아니면 눕히면 무한 기호∞니까 무한한 힘이라도 상징할까요? 계속 이어지는 숫자니까 생명 탄생과 소멸의 순환을 의미할 수도 있을 거 같고, 8괘랑도 관계가 있을 수 있겠다 싶군요. 검색도 하면서 이거저거 찍어 봤습니다만 사실 모르겠습니다@_@!!
3) 302에서 레아가 염치 없어서 못 한 소리요, 만약에 블랑님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내로남불하고 싶다는 소리라 좋게 생각할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_.)a 궁금한지라 여쭤봅니다!
4) 일전에 레아가 파업했다면 블랑님이 어떻게 대응했을지 궁금하다고 여쭸는데요, 레스 작성이 어려우시면 썰풀이라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이 천천히 미소를 머금은채 그 달디단 커피를 다시 입으로 가져간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된 것인지 가볍게 커피를 마시면서도 대화를 나눌 정도는 되는 듯 싶었다. 솔직히 블랑 입장에선 레아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경청해줄 의향이 있었다. 그만큼 그가 그녀에 대해 가족같다는 인상을 받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리라. 거기에 더해서 그녀의 힘은 그 [평범함]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딱히 꾸밈없이, 때로는 소심하게, 때로는 갇혀있던걸 터트리듯이, 그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자연스럽게 그녀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줄 테니까.
"그대는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야. 버릇이나 습관따위 고칠 필요 없네, 원하는대로 하는게 최고지."
물론 어느 순간 그녀와 자신이 갈라서는 때가 분명히 올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누군가에게나 언제인지 몰라도 꼭 작별의 때가 올 것이라고,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게 사람은 성장해가고 또 다시 새로운 인연을 엮어간다. 물론 그녀가 자신의 뜻을 계속 받들어준다면 천군만마가 다름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살아있는 생명이다. 자신과 같은 생명인 것이다. 그걸 일부러 구속하고 묶어둘 자유는 자신에겐 없는 것이다. 달콤한 커피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 부드러운 향이 코를 감싼다. 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최초로 이 커피콩을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또 커피의 향을 진하게 만들기 위해, 또 이를 우려내기 위해...... 수많은 일들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은 단명종을 싫어하면서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그 짧디 짧은 삶을 낭비해가지만, 결국 누군가는 그와 반대되게 짧은 삶을 많은 것에 바쳐가며 각오를 다진 삶을 살아가니까. 그렇기에 자신은.....
"풉."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에 자신의 어처구니 없는 한마디에 그가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의도한 것은 맞으나 너무나도 걸작에 가까운 그녀의 표정에 그가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 것이다. 뭐라고 해야할까, 정확히 의도한 대로 행동해주지만 의도한 것 이상의 결과물이 튀어나온다고 해야할까. 그는 뱉을뻔한 커피를 필사적으로 부여잡은채 끅끅 웃다가 이내 겨우겨우 커피를 들이키고는 개운한 한숨을 내뱉으며 천천히 웃음을 지었다.
"생선이 싫다라..... 그럼 또 고기로 하겠네. 기분이 안좋으면 저기압일테니 고기 앞으로 가면 고기압이 되지 않겠나. 거기에 튀긴거면 더욱 풍미가 좋겠지. 누군가 말했지. 튀기면 구두 밑창도 잘 씻은다음 먹을수 있다고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확실히 이제 아침 식사가 끝났으니 각자 할 일을 보러 가면 될 듯 싶었다. 아마 자신도 가볍게 책 한권 읽은 다음 요리를 시작하면 될 것 같았다. 의외로 직접 요리를 해준다는 감각은 그로썬 꽤 생소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이었으니까. 아마 한번 더 그녀가 맛을 보게 된다면 색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미 리빙아머들이 정리한 식탁을 바라보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괜찮네, 하루 안 잔다고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하루 정도는 괜찮네. 자, 지금부터는 자유시간일세. 그대가 하고 싶은걸 하다가 적당히 점심시간이 되면 메인 홀로 오게나. 부를일이 있다면 전음으로 부탁하겠네. 나도 개인 사생활이란게 있으니 말일세."
찡긋, 그가 눈웃음을 지어보이자, 어느샌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꼬마 정령들이 스멀스멀 기어와 그녀의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들과 놀아달라는 듯한 그 모습에 블랑은, 어미새와 아기새들의 모습을 떠올린건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1. 아 그뜻이었군요!! 난독증 진쯔아아아..... 통수 맞아도 그러려니 할꺼에요. 물론 처음에는 꽤 허탈해 할텐데, 결국 인과관계를 따져보면서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배신함으로서 사적인 이득을 챙기기 위해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연유가 있어서 그런건지 파악하고 그다음에야 그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서 그녀를 용서할 꺼에요. 만약 전자라면..... 왜 그랬는지 직접 찾아서 물어보겠지만요.(상냥한 표정은 기대 못할껍니다, 예이예이)
2. 그렇게 된다면 한 1년? 학교를 다니다가 조기졸업 땡기고 천천히 세상 나들이 겸 레아를 한번 발치에서 본 다음 레아가 눈치채기도 전에 멀어져 갈꺼에요. 물론 그와중에 꼬마 정령들이랑 대화도 나눌꺼고.
>>306 와우~ 레아가 뭘 묻든 어떤 처신을 하든 있는 그대로 포용해 줄 거 같은 블랑님이 인상적입니다:O (저번 일상 막레에서 레아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때는 블랑님이 도와주겠다고 했었던 것도 생각나고 그랬습니다ㅎㅎ) 블랑님이 배신당할 가능성도 아랑곳 않고 속내를 터놓는 거에 레아가 위축되는 서술을 했던 건(제 의도대로 표현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ㄷ^a) 직장 상사 수준을 넘어선 사적인 신뢰(기대)는 깨지기(실망하기)가 더 쉽다 보니 레아가 블랑님의 원망을 살까 봐 불안해하겠다 싶어서였는데(앞서 302의 2번째 문단에 대해 if를 여쭸던 것도 사실은 그래서였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그 부분에 대한 답을 본 기분입니다 블랑님 리스펙트ㅇㅅㅇb!!
1) 세상에! 통수를 맞아도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려 한다구요:O..? 오래 살면서 별 별 경우 다 겪은 끝에 달관이라도 했답니까8ㅁ8? 그리고 당연히 상냥한 표정은 아니어야죠 통수 맞고서 이유 캐묻는 마당에 표정이 좋으면 호구등신이게요?! (그런데 사적인 이득의 범주는 어디까지를 생각하셨나요? 느낌상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거나 고문을 못 이겼다거나 한 경우는 아닌 거 같습니다만.... )
2) 1년 만에 조기 졸업이라니 이런 사기 캐!!!! 그런데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이 드는 엇갈림이군요:O 레아 입장에서도 (물론 장래희망 좀 깨진다고 인생 끝나는 건 아니지마는) 젊은 날에 쌓아 올렸던 커리어 셀프로 와르르하는 거라 뒷맛 좋은 결과는 아니고요 근데 정령이들한테 다시 만날 거라는 부분에서는..... 님이여 그 가챠 건너지 마오 (다음 생 그딴 거 기다리는 거 아님!!)
>>308 포용적이군요~ 바람직한 면모라고 생각합니다만 이해와 존중은 쌍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 레아가 보조를 잘 맞춰야 할 텐데요:)
1. 그 사적 이익의 범주가 워낙 넓다 보니 어디까지인가가 궁금했습니다:O 가족, 친척, 친구, 지인 등의 목숨이나 안전을 보장하려고 한다거나, 그렇게 가까운 사람들이 진 금전적 빚을 갚으려고 했다거나 하는 것도 사적 이익으로 볼 수 있잖습니까ㅡ"ㅡ... (제가 생각해도 레아는 외부의 위협이 없는 한 이직 정도나 고민하지, 자료나 연구 결과 유출은 쳐다도 안 보지 싶긴 합니다만ㅎㅎ) 근데 당사자였던 것으로 만든다니 말도 못 하게 무서울 거 같군요:|
2. 엌ㅋㅋㅋㅋㅋ 사기 캐가 아니었어요? 용이라서 사기적인 조기 졸업을 했나 했는데ㅎㅎㅎ 근데 윤회랑 환생 때문에 영혼에 종족, 성별, 성품, 능력, 기억 같은 개체의 정체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굳이 그 영혼으로 가챠 굴릴 필요가 없지 말입니다 (...)
아 맞어! 여쭈려던 게 있었는데 혹시 정령 씨들이랑 힘 합쳐서 블랑님을 강제로 침실로 옮긴다거나 하는 거 1) 가능한가요? 2) 괜찮으실까요?
주제넘지 않았다는 대답이 묵직하게 와 닿았다. 뜻밖이라고 해야 할까, 동요된다고 해야 할까? 어린 시절, 시골 특유의 너 나 구분 없이 사적인 영역까지 이 말 저 말 얹곤 하는 분위기가 편치만은 않았던 터라(일가친척이며 이웃이 서로서로 손을 보탤 필요가 많은 환경상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사적인 영역에 개입하는 건 결례이니 타자와는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해야겠다고 다짐해 왔다. 그런데 정작 내게 간섭을 당한 이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말해 주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타자의 선을 넘지 않고자 그간 노력했던 게 틀렸다고 느낀 건 아니지만, 허락을 받은 것 같았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조금 편해져도 된다고. (그렇다고 그의 신뢰-혹은 기대-에 도로 왈가왈부하고 싶어진 건 아니다. 그에 부응하지 못하고 원망을 살까 불안한 건 내가 감당해야 할 내 사정이니까.)
반면에 점심 얘기는 잔뜩 상념에 잠겼던 걸 무색하게 만들었다. 흑룡이 터진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도록 입을 막기까지 하니 더욱 뻘쭘했다. (그나저나 뭐 먹거나 마시다가 웃음 터지면 주체하기 힘들어하는 것도 인간이랑 똑같다니. 변신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면만 인간과 비슷해지는 게 아니라 신체 구조가 아예 인간처럼 바뀌는 걸까?) 그 어색한 기분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그는 숨을 고르고는 도로 점심 메뉴를 구상하면서(웃기려고만 꺼낸 게 아니라 진지하게 고려 중이었던 모양이다.) 발음이 비슷한 어휘로 말장난을 구사했다. 용이 인간의 공용어로 하는 언어유희를 즐길 줄이야.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라면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같은 답을 줄지도 모르지만, 즉각 웃음이 터지지 않았는데 뒤늦게 웃으면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까? 그런 잡념이 들끓다 보니 레아의 표정은 일그러졌다기도, 웃고 있다기도 애매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마법 기사들이 테이블을 정리했고(정말 순식간이다. 산 리노의 본가에서는 일가족이 모였다 하면 차리고 치우는 데만 하루가 다 가는데.) 흑룡도 자유시간이라며 일어섰다. 하지만 그가 쉬기를 마다하는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용의 심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총 수면 시간이 못해도 수십 년은 되어야 하는 모양인데, 저런 식으로 하루 이틀 건너뛰면서 그때그때 수면을 보충하지 못하면? 당장은 티가 안 나더라도 언젠가 치명적인 타격이 되지 않을까?
"저보고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하신 지 1시간도 안 지났습니다. 짧게 짧게 주무셔서 수면 시간을 맞추시는 만큼 안 빼먹고 꼬박꼬박 주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때 정령들이 하나둘 이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 잘됐다. 당사자의 의사에 반(反)하는, 막 나가는 짓이지만 신세 좀 지자. 그와 정령들은 허물없는 사이 같으니 저들까지 나서면 마음을 바꿔 줄지도.
"여러분, 블랑님이 어제 안 주무셔서 그런데요. 침실로 좀 데려가 주실 수 있나요? 저도 거들게요!"
그러고 레아는 그의 등 뒤에 섰다. 정령들이 이끄는 대로 그를 떠밀 수 있도록.
// 정령님들이 제 캐가 아닌지라 어떻게 움직일까 궁리하다가 결국 못 정하고 이 정도로 얼버무렸습니다..(._.)a 앞서 여쭸던 게 무색한 결과물입니다만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ㅇ>-<
"흐하하하!! 진짜 그대 반응은 걸작일세!! 혹시 학교에서도 그대를 많이 놀리지 않았던가?"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은 그의 반응은 여인이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평가해주고 있었다. 본인에겐 너무 실례될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지금 여인이 보여주는 반박자 느린 반응은 그의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뭐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래도 어깨에 얹혀진 짐을 많이 덜어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게다가 솔직히 그닥 좋은, 아니 인간들 사이에선 꽤 썩은 언어유희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애매한 표정을 지어보이니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웃기기도 하였다. 그렇게 커피라도 한잔 더 마실까 생각하면서 그녀 주변에 모여든 정령들을 등진 채 기지개를 피려던 찰나,
"오? 그 말을 그대가 나에게 해줄줄ㅇ....??"
여인의 말 한마디에 뒤를 돌아서자마자 그의 시선으로 비춰지는 수많은 눈동자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광경이 비춰진다. 어째서지? 지금 너희에게 밥을 주고 있는건 난데? 그러고서 끔뻑끔뻑, 상황파악이 느리게 되는 건지, 머릿속에 마나번이 터져서 통신 구슬이 점멸하는건지 모를 정도로 어버버 하던 와중, 그녀가 뒤에 선다.
"ㄹ, 레아? 나는 진짜 멀쩡하다만!!"
그와 동시에 수많은 정령들이 그의 전신으로 달려든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각자 자신있는 방법으로 블랑을 떠밀기 시작하였다. 물론 몸에 붙은 모두 떨쳐낼 수 있는 블랑이었지만 역으로 그들이 다칠까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하면서 그렇게 레아와 아기 정령들의 합공에 속절없이 떠밀리면서 그렇게 침실로 직행해가기 시작한다. 도중 도중 '배신당했다아아!!'라는 가벼운 절규가 들려온 것은 착각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다들 알것이리라. 속절없이 침실까지 떠밀려 침대에 벌러덩 던져지는 그였지만, 어쩔수 없이 침대에 눕혀지면서도 끝끝내 머리 맡에 놓여진 책을 숨기는데 성공하였다. 물론 그것을 침실까지 쫒아온 레아에게 들켰는지 안 들켰는지는 별개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말씀하신대로 정령으로 밀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정령은 원하시는대로 움직이셔도 됩니다!! 애시당초 공용캐로 구상했던거라 만약에 할게 없으시다면 이 아이들을 멋대로 데려다가 쓰셔도 되요!! 딱히 주권 없는 NPC(정령, 리빙아머 전부)라고 생각하시면서 썰풀이에 쓰실때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312 레아 막 나가게 하기 좀 켕기는(._.)a 김에 정령들 동원해 보자 했는데 와글와글 아웅다웅(?)하는 게 귀엽네요:D 그 와중에 애들 다치지 말라고 속절없이 밀려 가는 블랑님 따숩고요 X) 그 와중에 블랑님 책 빼돌렸..ㅋㅋㅋㅋ 세종대왕의 일화를 떠오르게 하는 덕질입니다? ㅎㅎ
레아는 저걸 알라나 모를라나 1 : 안다 2 : 모른다
.dice 1 2. = 2
참, 정령이랑 기사들 맘대로 써도 된다고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 신나서 주사위 기능부터 써 보자 하기는 했는데 현생이 불투명해서 답레는 늦어질 가능성이 꽤 큽니다 ㅇ>-<...늦어도 금요일에는 올리도록 해 보겠습니다8ㅁ8ㅁ8ㅁ8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천천히 써주세요!! 그리고 여타 다른 무기물이나 소형 NPC, 개인 스토리용 NPC 등등.... 스토리를 풍부하게 하실꺼면 얼마든지 오케이입니다!! 같이 작성하는 스레인걸요!! 제 기준 + 레아주 기준을 합쳐서 만드는게 더 재밌어요!! 그리고 막말로 스토리가 조금 곁들여졌을 뿐이지 일상물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지금이야 조금씩 늘어지는거지, 좀 연구같은거 생략해가면서 마을같은데도 돌아다니고 다른 국가도 돌아다니는 등 여행도 많이 다닐까 생각중이에요!! 좋은 아이디어나 일상 주제 있으면 거리낌없이 다 써주세요!! 다소 이상하더라도 다 맞춰드릴께요!!
>>314 메타(?)블랑님 뭔가요 안 잔다고 떼 쓰는 애기도 아니곸ㅋㅋ 안 먹을 경우 당장 지장이 생기지 않으면 약 매일매일 챙겨먹는 게 은근 쉽지 않듯이 안 잔다고 당장 지장이 생기지 않으면 더 조심해야 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러다 심다공증 올라..:( 부실 마정석 된다고8ㅁ8..)
늦어지는 거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혐생 ㅠㅠㅠㅠㅠㅠㅠ;;; )
레스 쓰면서 레아의 주변 사람 언급은 은근 많이 했는데(부모님, 할머니, 오빠들, 언니, 새언니, 조카들, 라민 선생님, 레아가 고양이 상대할 때 배 잡고 웃었던 동기, 조별 과제 먹튀당하고 같이 원통해했던 친구, 연애 제안을 했거나 레아가 연심을 품었던 상대 etc...) NPC로 구체화한 경우는 라민 선생님 정도네요 사실 등장할 게 확실하지 않으면 굳이 구체화 안 해도 되겠다 했는데, 말씀 듣고 보니 레아가 학교로 가거나 본가로 가거나 할 때 엮여도 재밌겠네요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
근데 일상물이 정확히 뭘 가리키나요? 제가 스토리를 일상과 별개로 두지 않던 TRPG만 해 봤던지라 아직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ㄷ^;;;
어? 연구가 알파이자 오메가일 줄 알았는데 + 블랑님 레어돌이일 줄 알았는데 여행요 ㅇㅁㅇ?! 다른 나라 여행이라, 신기하긴 하겠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건 여행은 아니지만 전에 말씀드린 학교 축제 구경이 있고, 여행이라면 레아가 교차 검증을 위해 다른 용(현직 대빵님이라든가? ㅋㅋ)도 조사하러 나가는 거나 전직 대빵님에게 용의 언어로 욕욕욕 하고 말겠다고 뛰쳐나가는 거 정도가 생각나는군요 (...) 그밖엔 288에서 언급했던 본가에서의 맞선스러운 소개팅으로 (상대방과 함께) 뻘쭘해지는 일이라거나, 다른 나라에서 며칠간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게 된다거나, 친구 결혼식에 가게 된다거나... 음, 딱히 대단한 아이디어가 안 나오네요 6^ㄷ^;;;; 그래도 생각나는 대로 꺼내도록 해 보겠습니다!
그러고서 본가사람들 앞에서 "아이쿠 손이 미끄러져서 투명화가 풀렸네!" 하고 본모습을 드러내게 되는ㄷ.... 읍읍
말그대로 일상이 주가 되는 겁니다! 캐릭터마다 개인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그게 메인 스트림이 되는게 아니라 캐릭터들끼리 얽히고 섥히는 일상 스토리가 메인스트림이 되는거죠! 즉 블랑이 뭐 신이 되는 문건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 메인은 둘이서 여행을 가거나 연구를 돕는다던가 그러는게 메인 스트림이 되는거죠!! 아 현직 로드를 말한다면 아마 조만간 찾아올껍니다!! 블랑이 잠깐 레어를 비운 사이에 말이죠!!
물론 블랑 혼자 있을때는 그렇겠지만 레아라는 식구가 생겼잖아요! 여러가지 신경써주기도 해야하고 또 견문을 넓힐수록 여러가지 나올테니까 오히려 그 편이 더 도움이 될테니까요! 가고 싶은 분위기가 있다거나 그러면 제가 알맞은 나라를 뽑아오면 되니 부담가지지 말고 말해주세요!!
흑룡이 또다시 웃음을 터뜨리니 영 머쓱했다. 뭐가 재밌는 거지? 그러고 보니 동기나 연구원 중에 간혹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이도 있었다. 그런 경우 대개 레아가 곰곰 생각하고 답하는 걸 즐기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일일이 진지하게 반응 안 해도 된다고 말리는 이도 있었다.) 이 용이 재밌어하는 지점이 혹시 그들과 비슷할까? 당사자에게 묻고 비교해 봐야 알 일이다만, 지금은 그런 게 중요치 않았다. 정령들이 레아에게 동조해 주었으니까. 그들은 재미난 놀 거리라도 생겼다는 듯이 흑룡에게 다가붙어서는 제각기 내키는 대로 흑룡을 밀거나 끌기 시작했다. 레아도 앞서 말한대로 그들에게 가세했고.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환호성 같기도 한 소란 통에서 그가 자긴 멀쩡하다고 말했지만 레아는 단호히 잘랐다.
"그건 모르지요. 탈은 예고 없이 나는 법입니다!"
그러면서도 내심 놀란 것이, 흑룡은 예상보다 너무 가벼웠다. 아무리 정령들과 함께한다지만 이렇게나 쉽게 움직일 줄이야. 인간의 모습이라도 중량은 본체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그걸 의식한 순간 깨달았다. 무게가 문제가 아니다. 배신당했다고 항의하면서도 정령들이 다칠세라 그들이 모는 대로 움직여 주는 거다. 뭉클해졌다. 예상했던 대로긴 하지만, 모두를 뿌리치고도 남을 힘을 지니고서도 당해 주는 모습을 직접 대하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그대로는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억울하시면 제대로 주무십시오!"
그렇게 흑룡의 침실에 들어 그를 눕히기까지(내던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침대가 푹신하기도 하고 정령들 역시 신은 났어도 힘 조절엔 귀신같이 협력한지라 타격은 없어 보였지만) 성공하자 속이 뜨끔했다. 가족들이 내 방(그것도 언니와 함께 쓰던 방이지만)에 들어올 때마다 그렇게 질색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네. 그것도 생판 남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종족인 이의 방에. 흑룡이 제 심장을 꺼내 보이지 않았더라면, 용의 심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일정 시간 이상 자야만 한다는 걸 몰랐더라면, 아니, 그가 저도 모르게 무리해 버릴 것 같은 타입이라는 인상을 안 받았더라면, 그래서 불안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선 넘는 짓은 자중했을지도. 하지만 이딴 가정이 다 무슨 소용일까? 이미 일은 쳐 버렸는데. 뒤늦은 거북함에 심장이 요동쳤다. 정령들이 재잘거려 주지 않았다면 그에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얼굴이 타는 듯 홧홧한 건 정령들이 있어도 안 가려지겠지..) 이런 짓까지 감행한 이상 목적은 달성해야겠다. 레아는 정령들과 힘을 합쳐 이불을 흑룡의 턱 밑까지 끌어올린 뒤 찬 공기가 들지 않도록 구석구석 꾹꾹 누르고는 덧붙였다.
"자, 여러분. 블랑님이 잠드실 때까지 블랑님 위에서 놀기예요! 눈도 가려 주세요."
영적 존재여서인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으니 정령들은 올라가 있어도 될 거다. 그러면 그는 마찬가지로 못 뿌리칠 거고. 정령들도 무슨 이색 체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신이 나서는 누구는 어깨쯤에, 누구는 다리쯤에, 누구는 그의 한복판에 앉거나 누워서는 꺄륵거렸다. 개중 도마뱀을 닮은 정령은 그의 눈을 깔고 엎드린 게 꼭 무슨 안대 같다. 저도 모르게 터질 뻔한 웃음을 필사적으로 입을 막아 삭인 뒤, 레아는 빈 의자에 걸터앉았다.
"제 집념이 마음에 든다 하셨습니까? 이번에 유감없이 보여 드리겠습니다. 주무시기 전엔 안 나갑니다."
>>316 1) 안 잇고는 현기증 나는 레스라 바짝 달렸습니다..ㅇ>-< 안 자려고 책까지 챙겼던 블랑님이 과연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군요:)
2) 어.. 그렇게 풀려도 괜찮은 겁니까? 본가 식구들 간 떨어질 거 같은데요ㅇㅁㅇ;; (연로하신 할머니는?!)
3) 게임으로 치면 캐들의 상호 작용이 메인 퀘스트, 각자의 서사는 서브 퀘스트쯤 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근데 엌ㅋㅋㅋㅋㅋㅋ 대빵님이 찾아옵니까? 무슨 일로?? (그냥 놀러오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O )
4) 아이고야 자기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살뜰하게 챙겨 주는군요 레아라면 아마 용의 서식지로 추정되는 곳이나 발바리아에 가고 싶어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용이 그 나라를 세워서 뭘 하고자 했는지나 진짜로 용의 후손인 황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 나가는지 직접 보고 싶어 할 것 같달까요?
침대에 반쯤 강제로 묶여 있다시피 한 상태로 가만히 누워 있으니 레아의 말에 마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정령들의 모습에 헛웃음을 들이키고야 만다. 진짜 저러다가 막 중급 정령같은 것도 막 불러내고 그러는거 아닌가. 생각해보니 요람의 풍부한 마나원이라고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도 남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어처구니 없이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샌가 정령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자기 몸뚱이 위에 진을 치고 끼리끼리 놀고 있지 않던가. 이거 맞는건가 하고 생각하려는 그 때, 순식간에 시야가 어두워지길래 손을 뻗자 그의 눈 위로 무언가 따끈한 감촉이 느껴진다. 세상에, 진짜 정령들이 레아를 잘 따르긴 한다만 이정도로 잘 따를줄은 몰랐는데. 하긴 생각해보니 요람에 와서 제대로 놀아줄 만한 상대가 서로와 본인 밖에 없었으니 더욱 당연한걸까. 그는 새삼스레 레아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는지 조금은 편안해진듯한 숨소리를 내면서 픽, 웃음을 내보내고는 조심스레 불의 정령을 천천히 눈두덩에서 살짝 치운 뒤 몰래 숨겨뒀던 책을 정령들의 자리에 방해되지 않도록, 마나로 살짝 염동력을 사용하듯 움직여서 레아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그대가 그리 말하니 어쩔수 없지. 조금은 쉬도록 하겠네."
사실 레아가 나가면 몰래 읽으려고 했었다. 실제로 그가 하루 안잔다고 무슨 탈이 생기겠는가? 인간의 육체로 화하였다 하지만 근본은 용의 그것이었고, 강건하다 못해 그 어떤 존재가 와도 쉬이 쓰러지지 않을 그런 존재가 바로 그였거늘. 하지만 그러한 그 또한 조금은 레아의 본심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그만큼 많이 달려왔기에, 조금은 쉬고 싶다고 생각이 든 것일까. 그는 천천히 레아가 말하는 말에 조금은 편안한 미소를 머금고, 안심이 된다는 듯이 재차 입을 열었다.
"그대가 곁에 있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하고 자도록 하지. 너무 늦지않게 깨워주게나."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조금 안정된 숨을 내뱉기 시작한다. 본래대로라면 그녀가 갈 때까지, 정령들이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자는 척을 하려고 하였지만, 어느순간일까, 긴장된 끈이 조금 느슨해진 느낌에 그의 의식이 조금씩 부유해간다. 그간 꾸었던 꿈이 아닌, 그저 평온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그가 깊이 잠들어간다.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게 이렇게 안정되는 기분인걸까. 그는, 지금만큼이라면 조용히 잠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끝으로 그의 의식이 조금씩 침잠해들어간다.
─이윽고, 그가 편안한 모습으로 잠에 빠져들었다.
이 모습을 보던 정령들이 방실방실 웃다가 조용히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린 채 가만히 레아를 응시한다. 마치 그 모습은 말 잘듣는 아이들이 누이에게 잘했냐는 듯이 칭찬을 바라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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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연행되어버린 블랑이었다고 한다. (。-ω-)zzz
1. 농담입니다. 물론 진짜 그렇게 진행된다면, 레아를 껴안고 "미래(앞으로 정직원)을 약속(계약)한 사이입니다" 란 장난성 발언을 시전할수도(??) 물론 그렇게 하기 이전에 진짜라면 블랑이 조용히 참견 안하고 구경만 하고 있겠지만요!!
2. 넵!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블랑 서사는 어지간해선 길게 길게 늘어트리듯 풀려고 해요!! 그리고 대빵님은.... 어..... (진짜 놀러오는 것이었다)
3. 발바리아쪽 괜찮죠!! 옛날 고대 로마~중세 잉글랜드가 좀 섞인 고풍적인 문화에 마공학의 발전이 잘되어서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된 곳입니다! 실제로도 위생환경이 좋지 않았던 중세문화와 다르게 거리 청결이나 상하수도는 물론,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된 덕에 국민들 복지도 꽤 잘된 편이에요!!
>>319 0. 오? 의외로 순순히 잠들었네요! 블랑님 착한 어린이:)(??) 남 챙기는 거에 비해 정작 자기는 안(못?) 챙기는 느낌이 묘하게 있었어서 (반강제지만) 일단 저는 뿌듯하군요:D 한편 답레 읽다 보니 궁금해진 게.. 0-1. 블랑님이 몰래 읽으려던 책은 제목이 뭐고 대강 어떤 내용일까요? 0-2. 대체 그간은 블랑님 꿈자리가 어땠던 겁니까=ㅁ=? '그간 꾸었던 꿈이 아닌, 그저 평온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는 표현 보면서 발 뻗고 자기 힘든 시기가 많았나 의아해져서요 (._.)a 0-3. 정령님들은 아침 먹었을까요? 마나가 밥이라고 말씀해 주시긴 했지만 만찬에 둘러앉아 먹던 게 뒤늦게 생각나서요..^ㄷ^a
1. 헐.. 장난기 MAX치인 블랑님이군요 그러면 레아는 완전 대추색으로 벌겋게 익어서 "아니야! 사장님이라고!! 연구 도와주시는!!!"하고 빽 질렀다가 가족들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나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 같은 고육지책성 발언을 뱉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랑님한테 그런 장난 치시면 저희 가족들은 이상하게 해석해서 믿어 버린다고 잔소리하는 건 덤 ㅇ>-<..
2. 그럼 이번의 블랑님 강제 취침은 메인 퀘스트에 가까우려나요? 금용 누님과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꽤 궁금했는데 서브 퀘스트면 풀리기까지는 멀었겠군요. 근데 어:O...대빵님? 알고 지내는 동료 정도의 사이라고 하셔서 레어에 놀러오리라곤 생각 못 했는데요ㅎㅎ (알고 보면 절친?)
3. 한마디로 선진국이네요 하긴 그러니 문화적으로도 우위에 있는 거려나요 영토가 넓으면 해안가 산악지대 평야 숲 등등 지형도 다양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황실에서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도 모르는 나라라니 겉이 밝고 환한 데에 비해 속은 딥다크로군요(._.)a 얼마나 다채로운 면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0-1. 그냥 평범한 어류관련 서적입니다. 내용상으로 비슷한걸 떠올리자면 [현산어보를 찾아서] 랑 같겠네요.(실제 있는 책입니다.) 0-2. 자주 꾸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꿀때마다 임팩트가 있는 꿈이라 꾸고나면 조금 뒤숭숭한 정도? 그리고 이건 음.... 패스!! 0-3. 아, 얘네 음식 자주 훔쳐먹습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요!! 지들끼리 과일창고 털어다가 맛있게 냠냠 먹을꺼에요!!
1. 블랑은 결국 그렇게 대폭소라 불리우는 오렌지 병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고(야인시대 극톤)
2. 메인 퀘스트의 개념보다는 음.... 그냥 모바일 게임들의 각 챕터 같은 느낌이려나요!! 다만 이제 그게 전부 일상인 셈이죠!! 뭐 일상이라 해도 기묘한 이야기들도 있을테니 그건 차차 풀어가봅시다!! 그리고 대빵님은 요람 존재까진 몰라도 블랑이 책을 모으는건 알고 있어서 가끔씩 빌리러 옵니다!! 그래도 서로 신뢰할만한 동료사이다보니까 블랑도 믿고 빌려주는거고요!!
0-1. 설명 감사합니다! 답레에 써먹을 건덕지를 찾아야.. (오늘은 못 올릴 거 같고 내일까지는 쓸게요8ㅁ8!! ) 0-2. 꿈자리가 사납긴 한가 보군요 271의 그 유언 남긴 양반이 죽는 꿈일지, 시트의 [스포일러]와 관계된 꿈일지, 아니면 뭐 다른 꿈일지는 1도 모르겠습니다만, 패스라고 하시는 거로 보아 발 뻗고 자기 힘든 시기가 짧지는 않았을 거 같습니다..:( 0-3. 정령님들 초콜릿은 먹나요? 아니다 그 이전에 초콜릿이 있는 세계려나요? (음료로 마시는 초콜릿 말고 오늘날 시판되는 그런 거요)
1. 오렌지 병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 봤더닠ㅋㅋ;;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니 당사자는 자폭(?)해도 누구 하나 폭소라도 하게 했으면 성공이네요 ^ㄷTa
2. 블랑님과 레아가 엮이기 좋은 소재를 찾는 게 관건이겠군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용족은 문자가 없다고 하셨으니 책이면 대개 인간이나 아인종이 제작해 낸 거일 듯한데 지금 대빵님도 하등 생물(??)의 문물에 관심 갖는 괴짜로군요!
3. 종교국가 같은 나라면 설마 제정일치인가요? 황제가 종교 수장도 겸하는? 근데 속이 대체 얼마나 딥다크하기에..;; :(
캐놀라인 식문화가 중국이랑 많이 비슷합니다.... 얘네 일단 다리 달린거면 요리 가능하지 않을까? 지느러미 달렸으니 요리 가능하겠지? 이게 일상이에요! 그래서 별의 별 요리도 많습니다!! 심지어 몬스터도 요리 해먹어요(......)
물론 블랑이 어떤 발언을 할지는 그때가서(?) 무슨 말이 튀어 나올지 몰라요? 후후후후
아 친해지면 친한 동네형 포스에요. 그래서 아마 꽤 충격적인 패션으로 등장할 지 모릅니다!!
그만큼 마공학이 발전한 동네다보니 마공학적으로 우성론이 좀 돌긴 합니다만.... 종교가 강한 나라는 의외로 멀쩡히 굴러갑니다. 일단 현 교황 본인이 꽤 개념 있는 분이다보니 종교가 굳이 하나여야 하나? 라는 입장도 있고요. 종교적 자유가 확실한 분이다 보니 막 이상한 이교도같은 게 아니면 본인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요. 그래서 의외로 북방쪽이랑도 연이 있는 편이고요. 덕분에 안에 있는 강경파가 말썽이긴 하지만 극소수인데다가 현 추기경 대다수가 교황파라 분란은 적은 편입니다.
하긴 무슨 일이 터질지는 닥쳐 봐야 알겠군요 일단 수습 기간 사이에는 산 리노에 가야 할 일이 안 생기겠거니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가야 할 일이 있었다면 1달 잡고 탐사를 못 나섰을 거 같아서요
수면 바지 같은 거 입고 오지야 않겠죠 설마?(동네 형이면 가능성 없지도 않나..:[ ) 블랑님도 패션 센스는 별로라더니 두 용이 은근 비슷한 구석이 있나 봅니다:O 어쩌면 그래서 비교적 친분이 생긴 거일지도 모르겠군요
우성론 말씀하시니 나치 생각이 나 버리는데 말입니다;; (발바리아에서 음모를 꾸민다면 용의 힘을 보다 많은 개체에게 이식시키는 뭐 그런 생체 실험 류일 거 같습니다8ㅁ8 ) 교황 같은 존재가 권위를 지니는데도 종교 쪽이 허용적인 건 의외군요 레아 레스에서 마녀사냥스러운 화형 암시를 몇 번 했었는데 그건 강경파가 설치는 거쯤으로 취급해야겠습니다(._.)a
겉으로 보기엔 꽤 멀쩡한 동네고 겉으로 티는 안나니까 별문제는.... 없을까요? 아 그리고 그거로 굳이 취급안하셔도 됩니다!! 전전세대까지만 해도 메카시즘 비스무리하게 광적인 마녀사냥이 있던것도 사실이라..... 그래서 전대, 당대 교황이 2대에 걸쳐서 최대한도로 뜯어고친게 지금이라서요!!
블랑 왈, 지들도 먹기 싫었는지 각종 첨가물은 넣고 먹는데 그래도 식감은 안사라진다 카더라요..... 물론 구호물자용으로는 꽤 성능은 나쁜편은 아니라 내용물을 최대한 바꾸는 방향으로 연구중이라는데 그게 벌써 40년차......
어우 솔직히 레스주가 보기에도 반응이 찰집니다. 그래도 그만큼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은것도 사실이라 여러가지 방면으로 신경써주고 있지요! 그래서 사실 레아주에게 정령(친밀도가 높아서)에 더해 리빙아머를 넘겨준 것도 실제 레스내 반응에서 블랑이 그만큼 레아를 신뢰한다는 의미도 들어가 있는거에요!
본래는 꽤 갖춰 입었는데 그.... 로드 일이 너무 귀찮아버린 나머지 품위고 나발이고 다 쓰레기통에 집어 던진다음 저리 살고 있다 카던.... 블랑은 그래서 절대 로드따윈 하지 않겠다 결심중인데 글쎄요.....
아, 그럼 살짝만 설정을 추가하죠! 어차피 어느시대건 광신도는 존재하기 마련이니 교국 극대과격파들은 진짜 그리 행동하는걸로!! 물론 교황이 나서서 처벌하지만 과격파 일부 지지층들이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탓에 국제 문제로 대두중이라는 걸로!!
기세등등한 척했지만 사실 자괴감도 만만찮았다. 당사자가 알아서 하는 게 당연하고 마땅한 일에 무례하고 치사하게 참견하는 중이니까. 흑룡의 의사에 반(反)한다는 걸 알고도 저질렀으니 무례하고, 그가 정령들에겐 약하리라는 점을 이용했으니 치사하다. (이런 짓은 나중에 사과도 못 한다. 잘못인 걸 알면 애초에 안 했어야지, 해 놓고서 사과하는 건 우롱이나 다름없으니) 그러고 있는 스스로에게 환멸이 오는데도, 무르기는 싫었다. 무르기엔 늦었다는 이성적 판단-혹은 체념-이 아니라, 욕구나 희망사항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그래서 몸이 떨려도 뻔뻔스레 싱글거렸다. 제대로 된 웃음일지는 가늠이 안 됐지만.
그때 흑룡이 안대 역할을 하던 도마뱀 정령을 들어 옮기는가 싶더니, 어디 감췄는지도 몰랐던 책이 레아에게로 살며시 날아들었다. 얼떨결에, 한편으로는 부목(浮木)에라도 매달리듯 그 책을 부둥켰다. 뭐라도 붙들자 그나마 덜 떨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직후 그만 울음이 터질 뻔했다. 탓하거나 나무라도 할 말 없는 억지를 선선히 받아 주는 게 미안해서일까? 아니면 누가 옆에 있는 걸로 안심하겠다는 말이 착잡해서일까? 언니의 결혼식이 끝나고 처음으로 온전히 내 방을 차지한 밤이 떠올랐다. 바라 마지않았던 순간인데 이상하게 스산하고 허전했던 기억이 난다. 언니가 쓰던 빈 침대를 보기 싫어 한동안 그쪽으로는 돌아눕지도 않았었지. 그때 깨달았다, 내 방을 갖고픈 소망과 별개로 언니의 존재가 어떤 안정감을 주었다는 걸. 그가 안심하겠다고 한 것도 혹시 그런 안정감-형제나 누이에게서 얻을 수 있는-을 느껴서일까? 그러고 보니 그의 원가족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용족 특성상 이변이 없는 한 사별은 안 했을 것 같은데.
생각을 이어가다 그만 흠칫했다. 잔다는 이를 너무 빤히 보고 있었다. 레아는 정신을 차리겠다는 듯 머리를 빠르게 흔들고는 품 안의 책으로 눈을 돌렸다. <바엘 섬 탐사기 추적>? 지리서일까? 펼쳐 보니 어류며 조류며 해초류를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 단연 눈에 띄는 가운데, 각 생물을 요리하거나 약재로 쓰는 방법이 옛스러운 어휘로 세세히 적혀 있었다. 그래서 바엘 섬이라는 곳을 옛날에 조사했던 기록인가 보다고 짐작하는데, 그 뒤에 해당 기록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필자의 노력이 서술되어 있었다. 바엘 섬에서 생물의 외양이나 습관을 관찰하고는 원 기록에 그려진 그림과 비교하거나, 현지 주민에게 물어 가며 검증하는 과정이 용학 연구자들 못지않게 치열해 보였다. 이래서 <바엘 섬 탐사기>를 추적한다는 제목을 붙였구나. 좋은 책이다, 나도 더 정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마저 책장을 넘기는데 그 소리가 이상하게 튀었다. 주위가 너무 잠잠하다는 게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퍼뜩 고개를 드니 정령들의 시선이 이쪽을 향해 있었다. 개중 손이 있는 녀석들은 조용히 해야 할 상황이냐고 묻기라도 하듯이 입 가운데에 손가락을 댄 채였다. 그가 잠들었나 보구나. 레아는 책을 살며시 덮은 뒤 마찬가지로 검지를 입에 대고는 다른 손으로 문을 가리켰다. 그런 다음 읽던 책은 책상에 두고는 최대한 소리를 죽여 가며 문을 열고 나왔다. 이후 마지막 정령까지 나오길 기다린 끝에 문을 닫으니 속이 한결 가뿐해졌다. 멀미에 시달리다 마침내 바깥 공기를 마신 기분이랄까? 역시 타자의 사적인 공간에 쳐들어가는 건 다시는 안 하고 싶다.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앉을 뻔했다가 정령들을 보고 멈칫했다. 그들은 (아직 흑룡의 방 앞이어서인지) 조용히 있으면서도 레아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정령들은 식사를 했으려나? 테이블로 온 건 아침 식사 후인데. 신세도 졌으니 뭐라도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으나 이내 묶은 머리를 움켰다. 만들 줄 아는 거라곤 파베 초콜릿뿐이잖아.(케놀라인에서 유학 온 동기가 어린애도 만들 수 있다며 가르쳐 줬다.) 게다가 재료나 도구가 어디 있는지, 있기는 한지도 모르고. 그래도 여기 더 있을 상황은 아니기에 일단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정령들은 식당에 이르기 무섭게 익숙한 듯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뒤이어 창고의 문으로 추정되는 문이 열렸다 싶은 순간 갖가지 과일이 와르르 굴러떨어졌고, 정령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하나씩 집어먹기 시작했다. 뭐 해 주고 말고 할 게 없네.
그래도, 미련이 남았다. 막상 만들기 시작하면 혹할지도? 더구나.. 흑룡이 신경 쓰였다. 남에게 일부러 만들어 주기는 처음이었다는 아침 대접도 대접이지만, 아까의 무례가 특히 더 마음에 걸렸다. 알고도 저지른 이상(즉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똑같은 짓을 또 저지를 수 있는 이상) 사과하는 건 도리가 아닐지라도, 솔직히 뭐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침 이쪽으로 모이기 시작한(정령들이 다 먹고 나면 뒷정리를 하려는 것 같았다. 움직임이 일사불란한 게 이런 일이 종종 있는 모양이다.) 마법 기사 중 하나에게 말을 붙여 보았다.
"혹시 초콜릿이랑 우유가 있을까요? 아, 큰 볼이랑 냄비랑 젓개도요."
인간 말이 통하나? 말하는 걸 본 적도 없고 표정도 안 보이니 뭐 알 수가 있어야지. 그러나 그런 회의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법 기사는 동료(?) 몇 기와 함께 다른 쪽 귀퉁이로 가더니 그야말로 엄청난 양의 초콜릿과 우유는 물론 볼과 냄비와 젓개도 여럿 가져와서는 쓰기 좋게 놓아 주었다. 입이 딱 벌어졌다. 내가 하는 말도 알아듣네. 놀랍고 고마운 가운데 망설임이 일었다. 그에게 주려는 걸 그의 식재료와 도구로 만드는 게 가당한가? 출입증을 써서라도 장을 봐 와서 만드는 게 맞지 않나? 하지만 내키지 않았다. 출입증으로 이동이 가능한 건 흑룡의 마력 덕이라는데, 그걸 써서 학교로 갔다가 행여 흑룡이 말한 그 용과 맞닥뜨리기라도 한다면..? 몸서리를 칠 찰나, 어느새 과일을 먹다 말고(혹은 계속 먹으면서) 이쪽을 주시하는 정령들이 보였다. 레아는 심호흡을 하고는 어깨를 펴고 바로 섰다.
"파베 초콜릿이라는 거 만들려는데요, 같이 할래요?"
몰려오는 걸로 대답을 대신하는 그들을 보며 레아는 초콜릿을 용기에 부었다. 그런데 중탕을 하려면.. 레아는 초콜릿을 쏟은 볼보다는 작은 냄비를 정령들에게 건넸다.
"물 정령님, 불 정령님. 여기 물 담아서 좀 데워 주실래요?"
그 뒤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초콜릿을 중탕으로 녹이는 사이 우유도 불 정령에게 데워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준비한 초콜릿과 우유를 섞자 이내 달콤한 향이 진동하며 먹음직스러운 반죽(?)이 되었다. 이제 이대로 굳히기만 하면....
"?!"
맙소사. 정령들이 언제 도왔냐는 듯 반죽을 한 움큼씩 집어먹기(불 정령은 아예 고개를 박고 먹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그 손으로-혹은 얼굴로- 테이블과 벽과 바닥은 물론 서로의 몸에 그림도 그려 댔다. 이를 어째?! 답 없는 내적 절규가 되풀이될수록 머릿속은 비어 가고 헛웃음만 나왔다. 결국 레아는 자포자기(?)한 채 초코 그림 그리기에 동참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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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예요.. 엉망이잖아요.."
한바탕 난리를 치른 뒤 마법 기사들이 초콜릿으로 칠갑이 된 식당을 치우느라 분주히 오가자 투덜거림이 절로 나왔다. 이 사달을 낸 공범으로서 가책이 들어 거들려고도 해 봤으나, 자신이 끼는 게 오히려 기사들의 동선을 방해하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반면에 정령들은 이 사태와 무관하다는 듯 제 몸이나 다른 정령의 몸에서 굳어 버린 초콜릿을 떼어 먹어 가며 아주 싱글싱글이다.
"전 좀 씻을래요. 정령님들은 안 씻어도 되나요?"
레아의 물음에 정령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씩 웃어 보였다. 그러더니 물 정령은 보란듯이 제 몸을 말끔히 씻어 냈고, 불 정령은 제게 묻은 초콜릿을 화르륵 재로 만들어서는 바닥에 흩뿌렸으며, 바람 정령은 손짓에 바람을 실어 초콜릿을 떨어 냈고, 흙 정령은 초콜릿이 묻은 부분을 흙으로 마저 덮었다. 레아 빼고는 모두 멀끔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한숨이 나왔다.
"..인간은 불편하네요."
왠지 억울한 기분으로 터덜터덜 욕탕으로 향하는데 정령들이 종종걸음으로 뒤따라왔다. 다 깨끗한데 왜 따라오지? 그랬다가 욕탕에 이르고서야 이유를 알았다. 물의 정령들이 탕에 물을 채워 주자 불의 정령들이 그걸 데우기 시작한 것이다. 벌써부터 몸이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장난을 치다가도 챙겨 줄 땐 확실히 챙겨 주는구나. 그러나 그런 온기도 잠시. 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기 시작했는데도 정령들은 나갈 기미가 안 보인다. 설마, 씻는 걸 보고 있을 참이야? 낯이 욕탕의 물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저, 저저저저! 나가 주시면 안 될까요? 씻을 때 보시면 창피해요!"
상식적인 요청이라 생각했으나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 왜?
이구동성의 의문.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듯 머리가 띵했다. 왜라니. 벌거벗은 꼴을 보이면 당연히!! 순간 정령들의 외양이 눈에 들어왔다. 영적 존재라 옷을 입었고 벗었고를 따질 수 없는 모습. 특히나 불의 정령은 도마뱀 형태다 보니 벌거벗은 것에 가깝다. 암담해져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인간이 옷을 안 입었을 때 어떤 기분인지 모르는 게 당연하겠구나. 이걸 어떻게 설명한다? 곰곰 궁리한 끝에 마른 세수를 하고 말문을 열었다.
"인간은 벌거벗은 모습을 남한테 보이는 걸 부끄러워해요."
- 왜?
"..남을 대할 때 옷을 입는 게 예의라고 배워 와서요."
- 왜?
....한계다. 모르겠다. 인간은 왜 그런 걸 예의로 당연시하게 됐지?
"....그러게요. 왤까요?"
역으로 묻자 침묵이 고였다. 김으로 증발하던 물이 도로 물방울로 맺혀 떨어지는 소리만 또렷했다. 그러다 오래지 않아 정령들의 까르르 웃는 소리가 욕탕을 메웠다.
- 몰라~
허탈했다. 연거푸 어려운 걸 묻더니 참 잘도 빠져나간다. 따지기도 애매해 뭐라 말도 못 하고 패배감(?)만 삭이려니, 정령들이 툭툭 털고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자기들끼리 재잘대며 욕탕을 빠져나갔다. 약 오르지만 어쨌든 목적은 달성했네. 레아는 도란대는 소리가 멀어지길 기다린 뒤 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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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서는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정령들은 어디로 가서 노는지 일대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배고파지면 또 과일을 털러 식당에 올까?) 냉장실에는 그 난장판 속에서 가까스로 건진 파베 초콜릿 한 덩이가 굳어 있었다. 그걸 꺼내서 자른 뒤, (운 나쁘게도(?) 마침 식당에 있던) 마법 기사에게 카카오 가루가 없는지 물었더니, 마법 기사는 레아와 정령들에게 지독히 시달렸던 게 무색하게 곧 곱게 갈린 가루를 가져다 주었다. 그걸 뿌리는 걸로 정신없던 파베 초콜릿 제작 공정은 마무리.
하지만 당장 흑룡에게 주기는 망설여졌다. 지금 주자면 깨워야 할 텐데, 그의 침실에 또 들어가기는 아무래도 거북했다. 인간처럼 식사가 필요한 신체라면 뭐라도 먹으라고 깨우겠다만 그도 아니고, 초콜릿이야 언제 주든 별 차이도 없다. 급한 일도 없는 눈치였으니 하루 정도는 통잠을 자게 두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일정 시간 미만으로 자면 모를까 많이 잔다고 심장이 상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래서 초콜릿을 도로 냉장실에 넣고 제 방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어쩐지 뒤가 찜찜했다.
— 너무 늦지않게 깨워주게나.
한숨이 나왔다. 레아는 아직 덜 말라서 묶지 못한 머리칼을 마구 꼬았다. 그랬지. 깨워 달랬지. 그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거다. 그렇지 않다 해도 들은 말을 무시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그가 레아의 억지를 받아 준 이유에는 깨워 줄 거라는 믿음도 있었을 테니까. 결국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억지로 떼어 그의 침실로 향했다. 안에 들어가는 것만은 차마 내키지 않아(솔직히 다시는 타자의 영역을 그런 식으로 침범하고 싶지 않았다.) 문을 두드리는 데 그쳤지만.
0. 블랑님이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메꾸려다 길어진 거니 330의 분량은 괘념치 말아 주세요8ㅁ8!! 상호 작용이 아니라 혼자 놀기(?)에 가까우니 일전에 따로 줄글로 써 주신 레스의 보답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1. 하기야 구호물자가 될 수 있는 건 줘도 안 먹을 식품이라 수요가 적은 덕에 가격이 싼 덕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렇다면 내용물을 바꿀수록 구호물자로서의 효용(?)이 떨어질 테니 어쩔 수 없겠네요:(
2. 레아의 반응이 블랑주님께도 괜찮았다니 다행입니다:D 개그는 영 젬병이다 보니 반응이라도 성심껏 해서 웃겨 보려고 한 거거든요(._.)a 정령과 마법 기사에 대해서는 메타적으로만 생각했는데 말씀 듣고 보니 서사 내적으로도 그런 의미가 생기겠네요:D! 정령이랑 마법 기사가 레아의 말에도 따라 주는 거니까요~
3. 직전 대빵님이 지명하면 좋든 싫든 대빵 자리 맡는 방식이라고 기억하는데 맞습니까? 그러면 아무리 하기 싫어해도 지금 대빵님한테 걸리면 꼼짝없이 독박 쓰겠군요(._.)a
4. 그렇게 해 주시면 아귀가 맞을 거 같네요 감사합니다 :)
5. 330 쓰면서 궁금해진 건데 블랑님의 원가족은 현재 어쩌고 있나요? 구성원은 어떻게 되고요?
그가 의식의 깊은곳까지 침잠해들어가자 이제는 까마득히 먼 기억이 떠오를듯 말듯 하며 천천히 다시 가라앉는다. 수많은 감정이 침잠하고 다시 떠오른다. 그 가운데에서 부드럽고 편안한 기분에 그는 그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천천히 손을 뻗어 하나하나 집어본다. 그중 가장 작은 거품을 만져보니 따스하고 부드러운 기분이더라. 혼탁하고 어두운 그 한가운데에 그 작디 작은 거품 하나가 마치..... 빛을 비춰주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그는 그렇게 잠에대한 미련은 없었다. 잠을 자더라도 의미를 알수없는, 거대한 뱀과 같은 존재가 자신을 응시한다거나, 수많은 수련(水蓮)이 그의 주변으로 떠있다던가의 그러한 꿈을 꿀 뿐이었으니까. 마치 그 모습이 자신을 보는 것과 같아 기분이 안좋았을 뿐잉지만, 그 뿐이었다. 명확한 꿈내용도 기억나지 않을 뿐더러, 잠을 자고 일어났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개운한─꺼림칙한─감각이 남을 뿐이니까. 그래서 이 자그마한 빛이 그는 그렇게 기꺼울 수 없으리라.
그렇게 그가 손을 거품에 뻗어 쥐는 순간, 눈이 떠졌다.
"허어."
가벼운 탄식이 흘러 나온다, 간만에 아주 푹잔 기분이었다. 분명 꿈을 꾸었으나 오히려 정말로 개운한 기분이었다. 마치 새해 일어나자마자 목욕재계를 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그렇게 잠시간 주변을 둘러보았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도 된다고 권한 것 처럼 이미 레아는 자리를 비운 것 같았다. 물론 자신의 지시사항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쉽다고 생각이 드는 것인지 그는 잠시간 침대의 머리맡에 기대 앉은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문을 두드리라는 지시사항을 리빙아머에 넣어뒀던가? 라는 의문도 잠시, 그는 자신이 잠들기 직전에 레아에게 해둔 말이 기억이 난 것인지 느긋한 미소를 머금은채 가볍게 손가락을 까딱인다. 그것도 아주 짧았다. 순식간에 결정이 서기라도 한 것인지 그대로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문이 저절로 열리며 레아를 맞이하기라도 하듯 했고 그는 침대에 앉은채 가만히 레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서 오게나. 씻은겐가?"
부드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그가 천천히 미소를 머금는다. 그는 알까? 그렇게 그녀가 자신의 방안으로, 그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를 꺼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까? 지금 이 공간에 들어와 같이 있을수 있는건 오직 그녀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가만히 앉아 손을 내밀어 보인다. 마치 들어와 이곳에 같이 앉아달라는 듯이....
3. 네, 그래서 그 시기가 다가오면 다들 갑자기 로드 말을 잘 듣습니다(.....) 자기만 아니면 된다는 것 마냥 말이죠. 참고로 전대 로드는 당대 로드 뽑을때..... 복불복으로 뽑았습니다.(?)
5. 음..... 어머니는 계시긴 하는데 드래곤들은 성장하면 거의 남남수준이 되는지라.... 그리고 어머니가 블랑을 낳을때 [스포일러]와 같이 탄생시킨거라 [검열 삭제 완료]가 포함된 유전자입니다. 나중에 시트 공개되면 나올 이야기니 패스라고 해둘께요! 여담이지만 그래서 나중에 레아 가정방문을 하게 되면 궁금해할 부분중 하나라 봅니다!!
멀티 조금 내어 주고 본진은 철통 방어하는 셈이군요 본진에 꽤 근접한 경우도 없진 않았을 듯한데 어떠려나 모르겠습니다ㅋ
ㅋㅋ 구글링해 보니 큰 뱀 보는 꿈이나 연꽃이 공중에 떠 있는 꿈이나 길몽이네요=ㅂ=ㅋㅋㅋ
332의 답변 다시 보면서 든 생각이, 원가족과의 유대가 인간과 용의 주요 차이점 중 하나겠다 싶습니다 (전 대빵님도 용으로 살 땐 별 생각 없던 원가족과의 유대에 눈이 홱 돌아서 몰락의 길을 걸었으려나..(._.)a ) 대조적인 분위기 날 거 같아서 레아가 산 리노에 가야 할 구실을 만들고 싶어지네요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지만..;; 그러고 보니 블랑님은 천 년 전에 유희할 때 원가족(?)은 따로 안 뒀던 겁니까?
미로중에 가장 지옥같은 미로가 뭔지 아세요? 정형화된 패턴이 없는 미로입니다(.....) 들어올때마다 미로 구조가 달라진다고 생각해보세요. 그와중에 주로 나오는 몬스터들은 물리 데미지에 극도로 내구성 있는 리빙아머에, 마법 공격은 통하지 않는 가고일이란걸 생각하면....
원가족은 없고, 조직에서 같이 일하던 팀 6명이 가족에 가까웠습니다만, 블랑 빼고 전부 조직 보스의 배신으로 사망, 블랑만 겨우 살려보낸다음 블랑이 보스 멱을 땀으로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당시기준으론 캐놀라인과 발바리아 암흑가를 휘어잡던 조직인데 보스가 블랑손에 죽은 직후 후계 문제로 사분오열되요
패턴이 없는 미로라는 건 입장할 때마다 길이 달라진다는 의미입니까, 아니면 한 번 지나갔던 길이 돌아가려고 하면 달라져 있다는 의미입니까? 후자면 나갈 수는 있습니까;;;
보스가 배신요ㅇㅁㅇ? 그러면 자기 조직에서 하던 일을 스스로 엎었다는 겁니까? 아랫사람 다 팔아넘기고 신분 세탁이라도 했나요? 보스가 조직을 배신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상상이 안 가는군요:( 블랑님은 거기서 사망자가 됐대도 용이라서 실제로는 안 죽었을 듯한데 나머지 5명이 살리려고 애써 줬나 보네요..(,_,) 1,000년 전이니 그 5명도 환생 몇 번은 거쳤을 법한데 환생체의 안부도 블랑님이 알고 있으려나요?
블랑이 있던 팀을 보스가 배신한겁니다. 보스가 안좋은 의미로 비밀이 많은 존재였는데, 블랑의 팀이 보스의 정체를 눈치챘고, 보스는 팀을 입막음하기 위해 블랑의 팀을 전멸시키려 했지만..... 상대는 블랑이었다고..... 블랑도 환생체는 찾았지만 그래도 일부러 다가가지는 않았어요. 환생한 지금의 그들은 평화롭게 지내고 있기에 모습을 안 드러냈거든요.
>>340 처음 털러 온 모험가는 상관없겠지만 두 번째 이상 도전하는 모험가는 힘들겠네요 미리 지도를 작성해 봤자 쓸모가 없으니:ㅒ 더구나 시트대로면 블랑님의 레어엔 보석이 많지도 않을 테니 고생은 잔뜩 해도 얻는 건 없겠습니다^ㄷ^a 세 번 오는 모험가는 없을 듯요ㅋ
하긴 새 삶 멀쩡히 잘 사는데 그리 좋지도 않았고 기억 나 봤자 남의 일이나 다름없을 전생 꺼내 봤자겠습니다 블랑님도 그 유희 뒤엔 요람 건설에 집중했다면 더더욱요:[ >>277에서 블랑님이 '첫 유희때 정말 질리도록 당했던 것이 바로 배신과 사별이었으니까.'라고 회상했던 게 가족 같던 사람 싸그리 잃었던 일인가 보군요8_8
두드리기 무섭게 문이 활짝 열리는 통에 레아는 화들짝 물러섰다. 그는 벌써 침대에 앉아 있었다. 올 필요가.. 없었다? 잔뜩 긴장했던 게 김이 새는 한편 다른 의문이 솟았다. 설마, 안 잤나?
"못 주무셨습니까?!"
정령들이 잘못 봤던 걸까? 그렇다기엔 아침보다 컨디션은 나은 것처럼 보이는데. 상황 파악이 안 되어서 어물거리는 사이 돌아온 물음에 머쓱해졌다. 너무 산발인가? 레아는 머리칼을 두 손에 거머쥐고 등 뒤로 넘긴 뒤 대답했다.
"네, 정령들이랑 초콜릿 만들다가 엉망이 돼서.."
아까 정신 놓고 초코로 칠갑했던 게 새록새록 떠올라 민망해졌다. 사고 친 거 이실직고하는 애 같네. 혼자 죽기(?) 억울하다 보니 정령들이 아쉬워졌다. 다들 어딜 갔담?
속으로 투덜대던 중 그만 흠칫했다. 안으로 들라는 듯한 그의 손짓 때문이었다. 당사자가 저러면 영역 침범은 아닌데.. 발이 안 떨어졌다. 고작해야 몇 발 거리인데도 섣불리 가선 안 된다는 직감이 심신을 짓눌렀다. 단순히 남의 침실이어서는 아니다. 친구나 지인의 침실에 드나든 적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고, 당장 기숙사만 해도 2인 1실이라 침실을 공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는 그런 경우라도 상대의 기대를 충족할 방법은 명확했다. 밥을 사거나 하소연을 들어주거나 일손을 거들거나 공동생활의 예의를 지키거나.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답이 안 보인다. 그가 용이라 해도 나를 해칠 리 없다는 것쯤이야 그간 겪어서 충분히 알고, 그의 기대를 충족하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 정도 마음으로 다가가서는 안 되는 영역 같았다. 좀 더 깊은 유대감, 세상 무엇과도-심지어 목숨과도- 못 바꾼다는 간절함 없이 들어갔다간 언제고 그의 기대를 깨트리고 원망을 살 것 같았다.(상대가 누구라도 그 정도의 감정을 품는 건 불가능할 테니 아마 시간문제겠지.) 결국 레아는 허둥지둥 말을 돌렸다.
"저.. 블랑님 드릴 것도 만들었습니다. 가져오겠습니다!"
그러고 달음박질로 식당에 이르고서야 겨우 한숨 돌렸다. 테이블을 짚은 팔이며 바닥을 딛은 다리는 어쩔 수 없이 떨렸지만. 아까처럼 정령들이 정신없이 먹고 놀고 있었으면 좀 나았을까? 잠시만, 정령들? 술이 깬 것처럼 별안간 정신이 확 들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도 정령들이랑 떼로 들어갔잖아.(그게 무례한 짓이었긴 하지만) 그러면 거기가 타자의 접근을 전적으로 배제할 만큼 내밀한 공간은 아니지 않을까?
한번 발상이 전환되자 이전에 묻어 뒀던 부담도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가 심장도 내보일 만큼 무방비하다지만 나는? 용의 둥지에서 지내는 건 뭐 안 무모한가? 물론 그가 해코지 안 한다는 확신이 있으니 머무는 거지. 그러면 그는? 용과 마주한 인간도 이렇게나 마음 놓고 있는데, 인간을 상대하는 용이 위기감을 느낄 턱이 있나? 얼핏 허술해 보이는 처신도 그래서 나오는 거 아닐까? 내가 해칠 마음을 품어 봤자 어림없는 걸 아니까? 그러니까 엄청나게 각별한 신뢰까지는 아닐 거다. 그냥 딱 지금의 나 정도? 나 혼자 심각해져서 생쇼한 거다.
앞서의 고뇌가 쪽팔리다 못해 허무한 결론이었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기운도 솟아서 냉장실에서 초콜릿을 꺼낸 뒤 마법 기사에게 그의 방으로 가져갈 홍차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음식물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발바리아 황가에 대해 얘기하던 중 허공의 물을 끌어다 마셨던 걸로 보아 갈증은 더러 있는 듯해서였다. (아침에 그가 각설탕을 3개 넣었던 것도 떠올랐지만, 초콜릿과 함께 들면 설탕이 과유불급일 것 같아서 따로 부탁하지 않았다.) 역시나 마법 기사는 이번에도 금세 차 쟁반을 날라 와 주었다. 벙어리 장갑을 연상시키는 덮개에 잘 감싸인 차 주전자와 찻잔 둘. 거기에 초콜릿을 마저 놓고 레아는 그의 침실로 향했다. 여전히 긴장됐지만(그래서 가는 중간중간 심호흡도 몇 번 했지만) 그래도 거북하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맛을 확인하긴 했는데, 블랑님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침실의 자그마한 탁자에 차 쟁반을 놓으면서 덧붙인 소리에 우스워졌다. 맛을 확인했다니, 내가 말했지만 그 난장판을 생각하면 참 완곡한 표현이네. 이런 잡념도 떠오르는 건 나름 침착해져서겠지? 그런 인식-혹은 희망 사항-과 함께 레아는 아까 억지 부릴 때 앉았던 의자에 다시 자리 잡았다.
나는 어디 가지 않거늘.... 그는 조용히, 못말리겠다는 듯 웃으면서 가만히 침대에 기댔다. 확실하게 개운하게 깬 기분이다. 이전까지는 잠이 꽤 불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했고, 또 그 행위 자체가 상당히 불필요한 무언가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번 일로 피로를 풀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본인을 리프레쉬 해줄수 있는 행위라고 느끼게 된 것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주기적으로 잠을 자고 활동을 한다면 더욱 규칙적인 일과가 될 것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간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은채 저 멀리 레아가 달려나간 문쪽을 바라보았다. 몇일 되지는 않았으나, 그녀가 온 뒤로 요람의 하루가 매우 활기차졌다고 해야할까. 시간이 꽤 재밌게, 그리고 느리게 가는 것 같았다. 용에게 있어 시간은 부질없는 것, 쓰고 써도 한없이 남아도는 무언가였고, 그것이 동족을 나태하게 만들었으나, 지금 그녀와 같이 지내면서 느끼는 시간은 너무나도 천천히, 그리고 의미가 부여되어갔다. 이래서 다들 유희를 나서서 다른 것을 체험하려 드는 걸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너무 침대에 오래 누워있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조심스레 손을 뻗어 가볍게 이불정리를 한다. 물론 리빙아머들에게 시켜도 되겠지만, 이렇게 함으로서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하루를 조금더 알차게 보내고자 하는 그의 가벼운 의지가 담긴 행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불정리를 대강 끝마치고 의자를 꺼내 앉아 티테이블 앞에 앉는다. 그러고보니 어디 책을 한권 두지 않았나 생각하지만, 여기 있던 마지막 한권의 책을 아까 레아에게 넘겼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손가락을 깍지 끼고, 그 위에 턱을 올리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아본다. 그러고보니 너무나도 오랫만이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말이다.
"오."
그가 이내 문안으로 들어오는 레아의 모습에 가볍게 감탄사를 터트린다. 확실히 미인상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깨끗히 씻겨놓고 보니 걸작수준이지 않은가, 그는 그렇게 속으로 감정을 남겨둔채 그녀가 들고 온 디저트상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초콜렛을 먹어본지 꽤 된 것 같다. 애시당초 디저트 자체를 크게 즐기는 편도 아니었고, 요리도 취미삼아 몇년 배운게 전부였으니까. 애시당초 그렇게 먹을 것에 애착을 가지지 않는 용들의 특성상 이러한 상 자체도 색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가 다소곳이 가져온 디저트를 바라보며 아까 그녀가 억지를 부릴때 앉은 자리에 다시 그녀가 앉는 것을 바라본다. 아까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그와 그녀가 서로 티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는 점이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홍차를 한모금 들이킨다.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의 습관을 캐치한 것일까. 그녀는 홍차에 각설탕을 넣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홍차로 가볍게 입가심을 한 뒤 그녀가 내민 초콜렛을 가볍게 집어 들고 입안에 넣어 조심스레 녹여 그 풍미를 느껴보았다.
"나쁘지 않군. 아니, 훌륭하네."
그가 조용히 미소를 머금으며 레아를 칭찬하였다. 전혀 빈말이 아니었다. 충분히 정성이 담긴 맛이었다. 거기에 미세하게나마 남아있는 정령들의 향─마나─을 보아하니 그들과 같이 만든 것도 느껴진다. 당장 2~3일 전까지만 해도 숨이 넘어가는 거 같고 중압감에 짓눌려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것 같았는데 이제는 이 곳에 적응을 한 것이 이 안에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슬슬 점심시간이었다.
팀이 일단 전부 조직 에이스 급의 팀이었어요. 보스 친위대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존재들이었고, 블랑 포함 팀원 5명이 팀장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에 반기를 들었을때도 망설임없이 다들 들고 일어났을 정도니까요. 게다가 보스가 팀원중 3명을 죽였고, 그중 팀장도 포함되었는데 마지막 싸움에서 블랑을 보호하다가 보스에게 가슴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유언 남기고 즉사, 블랑이 이에 열받아서 인간화 상태의 전력전개로 보스를 압도해버리고 본부 전체를 마법으로 파묻어버리는걸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352 헐?! 전 블랑님이 손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살해당했거나 6명 모두 독살당할 뻔했는데 블랑님은 용이라서 생존했거나 그런 거려니 상상했는데..현장에서 같이 싸우다 죽은 겁니까😨?! 블랑님 텔포라도 써서 피하지 그건 법사라고 둘러대면 용밍아웃까진 안 해도 됐을 텐데8ㅁ8ㅁ8ㅁ8ㅁ8 심지어 팀장은 블랑님 감싸다 죽ㅇ..😰 용이라서 안 감싸도 됐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때 블랑님 회한 엄청났겠는데요;; 자기 때문에 죽은 거라는 자책에 빠졌대도 무리는 아니었을 거 같습니다..,_,) 끔찍한 기억이군요;;
프렌치메리 : 친위대 겸 호송팀 멤버, 팀의 유일한 홍일점, 사망 당시 24세, 친위 1팀과의 각개전중 시가전에서 적들에게 포위, 분전하였으나 적의 그림자 관련 흑마법으로 인해 전신 난자로 사망
말로우 윈터 : 친위대 겸 호송팀 멤버, 사망 당시 37세, 팀의 장남, 친위 1팀과의 각개전 도중 프렌치메리의 사망을 듣고, 시신을 회수하러 가던 도중 보스의 일격에 심장이 파괴되어 사망, 시신 회수 직전, 프렌치메리와 약혼 했다는 사실이 확인 됨
벨가모트 : 친위대 겸 호송팀 멤버, 사망 당시 20세, 팀의 가장 막내였음, 친위 1팀과의 전투 후 주변을 수색하던 와중 행방불명, 추후 시신이 확인되었는데 죽지 못한 친위 1팀의 습격으로 자폭을 시도, 친위 1팀 잔당 3명으로 추정되는 육편과 함께 하반신만 발견됨
루드베키아 : 친위대 겸 호송팀 참모, 사망당시 25세, 팀에서 블랑과 함께 고등교육을 받은, 지성인으로 추정, 살아남은 3인중 보스 추적 과정에서 보스의 함정에 빠짐, 보스와 몸이 뒤바뀐채 손쓸새도 없이 자살, 보스의 영혼은 다시 보스의 본체로 돌아가나, 돌아갈 육신이 없는 루드베키아는 사망.
헬리오트 : 친위대 겸 호송팀 팀장, 사망 당시 30세, 기나긴 추적의 끝에, 보스와 마주하나 보스와의 접전 중 지병이 도지고, 그 틈을 탄 보스의 일격으로 가슴에 구멍이 뚫린채 사망, 블랑에게 최후의 유언을 남기고, 시신은 본부와 함께 지하로 파묻히게 됨. 호송팀 중 유일하게 시신을 남기지 못함.
압박감과 부담감은 덜었지만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그와 겸상하긴 했어도 그때는 비교적 트인 느낌인 식당이었던 데 비해 침실은 훨씬 좁은 공간이니까. 더구나 상대는 이종족임을 따지지 않는다 치더라도 직속 상사. 연구원에 빗대면 실장님(교수님)이나 전임 연구원님의 침실에서 차를 마시는 셈이다. 뻘쭘해. 몸 둘 바도 눈 둘 데도 모르겠다. 차라도 얼른 비우자고 잔을 들었다가 흠칫 움츠렸다. 아직은 뜨겁다.(여느 사람에겐 딱 적당한 온도일지도 모르나 레아는 뜨거운 걸 잘 못 집는 편이었다.) 이 정도면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는 건데 족히 30분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다. 내 차는 챙기지 말걸. 그럼 두고 바로 나와도 됐는데.
그 와중에 그가 초콜릿을 입에 넣자 긴장감이 배가됐다. 정령들이 반죽(?)부터 신나게 떠먹기도 했고 레아가 맛보기에도 케놀라인 출신 동기가 시범으로 만들어 준 것과 유사한 질감이었다만, 또 아침에 그가 홍차에 각설탕 3개를 넣어 마셨던 걸 생각하면 단것을 싫어하지는 않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다곤 해도 이렇게 면전에서 당사자의 반응을 기다리기는 아무래도 민망하다. 역시 주기만 하고 빠져나올걸 그랬다. 둘 곳 없는 손을(찻잔은 여전히 뜨거웠으므로) 맞잡고 조물거리는 거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는 어색함이란! 양이라도 셀까? 양 하나, 양 둘....
그랬다가 일순 멍해졌다. 짧지만 묵직한 칭찬. 쑥스럽다고 해야 할까 마음 놓인다고 해야 할까. 답할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아 눈을 내리깔았다. 얼굴이 뜨뜻해진 게 느껴졌다. 나중에 들었으면 이렇게까지 버벅대진 않을 텐데. 레아는 습관적으로 묶은 머리를 움키려다 아직 묶지 못한 것을 깨닫고는 머리칼을 한꺼번에 싸쥐었다가 등 뒤에 놓았다. 그러고도 좀 더 궁리하고서야 비로소 말이 나왔다.
"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정말 어색하다. 뭐라도 화제를 꺼내면 좀 나을까? 어떻게든 마시자고 반억지로 찻잔을 드는데, 그새 그의 침대가 가지런해진 게 눈에 띄었다. (그다지 주의하지 않고도 보일 법한 변화였는데도 이제야 본 건 그만큼 시선을 아래에 두고 있었던 탓 같다.) 단정한 성정이구나. 그가 손수 했든 마법 기사가 했든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그것도 침대에 놓여서 다른 일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 이불을 정리한 건 깔끔한 성미의 발로 같았다. 난 저렇게 못 한다. 어릴 적부터 엄마와 무던히도 했던 실랑이가 떠올랐다. 제발 하고 이불 정도는 개라는 엄마에게 어차피 침대 위에만 둘 거고 밤에 도로 덮을 거 뭐하러 개냐고 투덜거렸는데. 저렇게 반듯하게 정돈된 침대를 보고 있자니 찔리는 듯 안 찔리는 묘한 기분이다.
그러다 그의 물음에 퍼뜩 주의를 돌렸다. 식사라, 솔직히 입맛이 없었다. 초콜릿을 입으로 먹는지 피부에 양보하는지 모를 난리 통에 배가 다 차 버린 탓이었다. 최소한 초콜릿은 한동안 안 내킬 것 같다. 그보다는.. 레아는 시선을 그의 책상으로 옮겼다. 아까 읽다 만 <바엘 섬 탐사기 추적>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였다면 저 책을 가져오고 싶을 때 마법으로 옮겨 오겠지? 잠시 스친 싱거운 생각과 함께, 레아는 책을 들고 와서는 그에게 건넸다.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말하다 보니 호기심이 일었다. 그는 바엘 섬에 가 봤을까? 여기와는 까마득히 먼, 발바리아의 영토지만 그는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모양이니 간 적이 있을지도. 온갖 종족의 책을 다 모으려고 할 만큼 연구에 관심이 많은 이니까 어쩌면 이 책에 나온 생물들을 직접 확인해 보려고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혹시 바엘 섬에 가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359 급하게 써선가 빼먹은 부분이 많군요;;; 아래 문단은 다음 내용으로 바꿔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
그러다 그의 물음에 퍼뜩 주의를 돌렸다. 식사라, 솔직히 입맛이 없었다. 초콜릿을 입으로 먹는지 피부에 양보하는지 모를 난리 통에 배가 다 차 버린 탓이었다. 최소한 초콜릿은 한동안 안 내킬 것 같다. 그보다는.. 레아는 시선을 그의 책상으로 옮겼다. 아까 읽다 만 <바엘 섬 탐사기 추적>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였다면 저 책을 가져오고 싶을 때 마법으로 옮겨 오겠지? 잠시 스친 싱거운 생각과 함께, 레아는 책을 들고 와서는 그에게 건넸다.
→ 그러다 그의 물음에 퍼뜩 주의를 돌렸다. 식사라, 솔직히 입맛이 없었다. 초콜릿을 입으로 먹는지 피부에 양보하는지 모를 난리 통에 배가 다 차 버린 탓이었다. 최소한 초콜릿은 한동안 안 내킬 것 같다. (한편으로는 우리만 먹으면 치사하니 블랑님 몫을 남겨 두자는 말에는 순순히 따르던 정령들이 귀엽기도 했다. 간식을 먹을 때 레아가 달라면 안 주려고 홱 끌어당기다가도 제 엄마-언니나 새언니-가 달라면 배시시 웃으며 내미는 조카들을 연상시키는 면모다. 그만큼 그와의 유대가 끈끈한 거겠지.) 어쨌건, 레아는 고개를 젓는 걸로 배고프지 않음을 나타내다가 무심결에 그의 책상에 시선을 두었다. 아까 읽다 만 <바엘 섬 탐사기 추적>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였다면 저 책을 가져오고 싶을 때 마법으로 옮겨 오겠지? 잠시 스친 싱거운 생각과 함께, 레아는 책을 들고 와서는 그에게 건넸다.
지금 그녀의 반응을 보아하니 분명 꽤 험하게(?) 가재도구를 다뤘을 것 같다. 정확히는 그녀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 그러했겠지. 리빙아머들은 협조적이더라도, 정령들은 장난을 좋아하는게 눈에 보일정도로 제멋대로기도 하니까. 그래도 다행이라면 그런 정령들에겐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는 것 정도지 않을까, 최소한 그녀가 위험에 처하면 안전장치가 되어줄 것 같기도 하니까. 기회가 된다면 좀더 상위 개체의 존재들에게 그녀를 소개시켜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자신의 칭찬에 어쩔줄 몰라 하는 것이 꽤나 귀여운 모양새다. 확실히 그녀의 모습은 뭇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을법한 모습인데도 이렇게까지 눈치가 없는것도 아마 체질이지 않을까? 그는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 뒤 초콜렛을 하나 다시 입에 집어넣었다. 처음에는 홍차의 풍미와 어우러져 깔끔하게 넘어가지만, 그 너머로 느껴지는 묵직하고도 뭉클한 듯한 달콤한 감각은 확실히 그의 입맛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다음번에도 레아를 시켜 볼까? 아니면, 자신과 같이 요리를 해보자고 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가벼운 생각을 떠올리면서 그녀의 질문에 차를 한모금 들이킨뒤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꽤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긴 했지. 물론 가보기도 했고."
확실히 여러가지 문헌을 직접 확인해보고 이 주변 생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작업을 했던 것이 떠오른다. 물론 의외로 크게 건들지는 않았지만 생태계가 조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료들이 필요했기에 한동안 꽤 이곳 저곳을 쏘아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그맘때쯤이면 아마 마음이 꽤 많이 흔들리던 시절이니까.... 아니다, 그 감정을 지금 다시 일으킬 필요는 없다. 그것을 겨우 가라앉히면서 그는 가만히 여인을 바라보며 조금 아쉬운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의 이야기라 그 생태계가 그대로 살아 있을지는 의문이구나. 가봤다고 해도 내가 전 대륙을 돌아다니는 것은 꽤 오래전의 이야기였으니."
그렇게 다시 홍차를 들이키며 그녀가 옮긴 책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생각해보면 자신의 힘은 이 대륙 어느곳이라도 좌표만 정해져 있다면 충분히 갈 수 있었다. 그 힘이 어디까지인지 자신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많은 자유를 줄 수 있는데에 대해선 크나큰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생각을 대강 끝낸 것일까? 그는 초콜렛을 입안에 다시 집어 넣으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대, 혹시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는가? 내가 어디든지 에스코트해줄 수 있네만."
'그대 같은 미녀라면, 얼마든지 에스코트 해줄수 있지.' 라고 들릴듯 말듯, 하지만 일부러 들으라는 듯, 장난기를 머금은 미소로 레아를 바라보는 그였다.
얼굴의 열기는 아직 다 식지 않았지만, 흑룡이 초콜릿을 마저 먹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 그저 인사치레였다면, 섭식이 불필요한 용이 굳이 또 먹지는 않을 테니까. 아마 취향에 맞는 거겠지. 다행이라 여겼으나 이내 회의감이 들었다. 과연 다행일까? 고의적으로 무례한 짓을 해 놓고는 내 속 편해지자고 만든 건데. 작정하고 한 짓이고 또 저지를 수도 있는 짓이라 사과가 무의미하다 해도, 이렇게 북 치고 장구 치는 식으로 께름칙함을 무마하고 마는 건 비겁하다. 버릇이라도 들었다간 아주 고약스러운 꼴이 될 테고. 그러니 다음엔 이러지 말자. 어떻게 하는 게 합당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처럼은 굴지 말자.
아직은 막연한 다짐과 함께 (드디어 적당히 식은) 차를 마시는데, 바엘 섬에 가 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바엘 섬 탐사기 추적>에 나온, 돌고래와 비슷하게 생겼고 얼굴엔 미소를 머금었다는 상괭이도 봤을까? 다시 물으려는 찰나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은 듯 보였으나, 긴가민가할 틈도 없이 잠잠해졌다. 기분 탓일까?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그가 덧붙였다. 너무 오래 전에 다녀와서 현재는 바엘 섬에 어떤 생물이 있을지 잘 모르겠단다. 지금은 모르는구나. 하긴 상괭이는 물속에서 사니까 보기 어렵겠다. 수중에 진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공연히 책이나 뒤적이는데 그가 가고 싶은 곳이 있냐고 물었다. 하마터면 앞뒤 안 가리고 바엘 섬에 가 보고 싶다고 할 뻔했다. 상괭이를 직접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지만, 섬이란 곳이 어떤 지형인지도 궁금했다. 바다로만 둘러싸인 땅이라니 어떤 느낌일까? 책으로만 구경해 본 바다가 얼마나 넓은지, 파도 소리는 어떤지, 정말로 물 맛이 짠지, 밀물과 썰물 때 물 높이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1달은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고 벌써 사흘째다. 놀기만 하면 안 되지. 일단 용족의 언어가 음성 언어인지, 전음 같은 방식으로 주고받는 것인지부터 물어야....
그때 (들을 때마다 용족과 인간의 미적 기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미녀 운운하는 소리가 또 들렸다. 다시금 의아해졌다. 그는 왜 저런 말을 할까? 일전에 품었던 의문이 다시금 선명해졌다. 특정 종의 외형을 평가할 때 용족과 인간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가? 하지만 역시나 그에게 묻기는 난감했다. 인간이나 용족이나 개체마다 미적 기준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테고, 그 또한 용족의 일원일 뿐이니까. 이 문제는 용과 인간 모두 일정 수 이상의 표본을 확보해서 조사하기 전에는 답이 안 나오겠다. 그렇게 넘기려는데 그가 아침에 용이라고 일러 줬던 생도가 떠올랐다. 굳이 따지자면 그 생도야말로 미인이던데. 본체의 모습은 못 봐서 모르겠지만.
인간의 외모뿐만 아니라 용의 외모까지 생각한 탓일까? 불쑥 일부 귀족들이 귀애할 목적으로 강아지나 고양이를 구한다는 소문이 떠올랐다. 그러는 귀족들은 대체로 예쁘장하고 귀엽게 생긴 동물을 찾는다는데. 혹시 그들이 동물의 생김새를 보는 관점과 용이 인간의 외모를 보는 관점이 비슷할까? (자신을 비롯한 인간을 사육되는 동물에 빗대는 게 적잖이 괴이쩍지만, 스스로를 돌이켜 봐도 기왕이면 귀엽게 생긴 동물에게 더 끌리긴 한다.) 거기 생각이 미치자 그의 외모 언급이 묘하게 느껴졌다. 그에게 지성체가 아닌 동물 취급을 받는다고 느꼈던 적은 맹세코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동물을 귀애한다는 귀족 중에는 그 동물을 가족보다 더 가깝게 여기고, 본인의 생활 수준을 낮추는 한이 있어도 동물 부양에는 비용과 정성을 아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다. 상대를 진심 어린 교류가 가능한 존재로 대하는지, 귀애하는 동물처럼 대하는지는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생각할수록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 답이 찾아질지 모르겠다. 그렇게 머릿속이 먹통인 가운데 엉뚱한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그런 말씀 다른 용에게도 하십니까? 저라면 이상적인 미형의 용에게도 미남 미녀 소리는 안 나올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 이후로 요람에 집중하면서 여러군데 여행을 다녔는데 결국에는 모두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면서 부숴지지 않는 인연으로 엮인다는 생각에 위안을 얻게 된거에요. 게다가 그들이 자신을 위해 희생한 것은 그들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맡기고 스러져갔다는걸 인지하는 순간 그 슬픔을 안고 일어난 것이죠
그가 천천히 턱을 쓰다듬으면서 잠시간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확실히 자신이 그녀에게 장난을 많이 치긴 했다만, 그렇다고 농담을 크게 한 적은 없던것 같다고 떠올리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 넘긴다. 그렇긴 하더라도 확실히 그녀가 좀 믿지 못할 이야기는 맞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자, 알게 된지 얼마 안된 상대에게, 그것도 아예 다른 종족이 자기 보고 잘생겼다, 혹은 이쁘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당장 블랑 본인이더라도 조금은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의 반응도 확실히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것을 떠나서 자신은 레아 본인이 마음에 든 것도 사실이다. 이성적인 면 보다는 본인의 내면이 확실히 무언가 이끄는 힘이 있다고 해야할까? 그녀 본인은 딱히 신경쓰지 않겠지만, 어쩌면 정령들이 그녀를 따르는 것도, 혹은 많은 이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그녀의 내면이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것이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자신이 그녀를 이렇게 붙잡게 된 것도 행운일 수도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는 그였다.
"일단 난 다른 용들에게 해본적이 없다네. 그대들 말로는 외톨이, 아웃사이더 등으로 일컫을 수 있겠지. 물론 자네가 하는 말이 일리도 있다네. 다른 종족이 그 종족의 눈으로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 셈이니까, 말이지. 허나 말이야."
그가 살짝 자세를 틀어 그녀에게 상체를 들이민다. 적황색의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한다. 그 두 눈에는 여지껏 보여줬던 장난기같은 것 없이, 그녀를 정확히 담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은 과연 그녀 본인 뿐만인걸까? 아니면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직시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그렇게 생각할 겨를 없이 재차 말을 이어 나갔다.
"자네를 보고 있으면 미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해야할까? 그대가 아름다운 것은 겉모습만이 아니야. 그 안에 깃든 내면, 그 마음이 중요한 것일세. 외모가 이쁜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지. 저번의 그녀처럼 외모가 이쁘다고, 그 내면에 깃든 무언가는 지울수 없는게 사실일세."
그가 천천히 손을 뻗어서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상냥함이 담긴 손길이었다. 그렇게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쓰다듬으면서 그가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는다. 뭐라고 해야할까? 조금은 곱슬거리는 느낌과 더불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감촉이라 하는게 걸맞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편안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어갔다.
"자신감을 가지게나. 그대는 그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잘 하고 있고, 또 잘 해낼 것이야. 내가 장담해주겠네. 내가 말한 것, 잊지 않았겠지?"
그러나 그 순간, 장난기가 동한 것일까. 그의 눈가로 장난꾸러기 같은 눈빛이 스쳐지나가지만, 이내 오늘만큼은 그만 두자는 듯 머리에서 손을 떼내고는 다시 남은 차를 모두 들이키는 그였다.
레아의 진지병은 아무래도 불치병에 가까운 듯합니다😅 그럴 거 같아서 시트에도 넣은 거입니다만..😓 너무 진지하기만 하면 재미없다고 하신지라 좀 찔리는군요🙄 놀자고 하는 건데😑
세상을 따돌립니까😮?! 근데 대빵님 같은 친구(?)도 있고 또 용들이 원래 다른 용들이랑 안 어울리는 독고다이 타입이라고도 하셔서 헷갈리지 말입니다🤔 오로치는 ㅋ 퍼드에서 본 일러 말고는 아는 정보가 0에 가깝습니다만😅 옛날에 사람들이 8이라는 숫자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한 것 같기는 하군요🙂
앗....!!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너무 긴장되어보이고 불편해 하는거 같으니 편하게, 긴장 풀고 있으라는 뜻이었어요!@
아앗.... 드립입니다 설마 진짜 그럴까욬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번에 블랑이 했던 말은 불교관에서 감각에 대해 말하는거에요, 직감을 넘어선 무의식(즉 말나식), 그리고 그 저편에 있는 아뢰야식도 따지자면 제 8감각이니까요. 여담으로 건볼트의 세븐스는 저 말나식이 모티브로 알고 있습니다!
빈말이라, 그런 생각은 없었다. 그보다는 다른 종의 미적 요소에 대한 평가가 대등한 교류 상대로 여기면서 이루어지는 것인지가 의문이었다. 인간은 (적어도 인간이 사회를 구축한 영역에서는) 다른 동물 종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기에 여타 동물이 인간보다 하등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용과 인간을 견주면 (굳이 비교하는 게 우스울 정도로) 인간이 신체 능력은 물론 신체 상태에 좌우되는 의지력도, 마력도, 지성도 부족하다. 그런 이상 용은 인간을 하등 동물로 여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르게 볼 수 있는 점을 굳이 꼽자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일 텐데, 그조차도 용의 언어는 인간이 모르고, 용이 인간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해 주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용이 인간의 미를 거론하는 게 인간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보고 예쁘다, 귀엽다 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물론 안다. 그는 나를 대등한 지성체로 대해 주고 있다는 거. 아니었다면 내가 지금처럼 지내고 있지도 못하지.(어떻게 해도 그가 원하는 대로만 되는 내기를 걸기도 했지만) 하지만 난 인간이라 용과 인간의 명백한 격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생김새 얘기가 나오면 귀애받는 동물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어 버린다. 하지만 이런 심정을 어떻게 해야 조리 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는 중에 그의 답변이 이어졌다. 정말로 동족과는 교류가 적은 모양이구나. 그때, 그가 앉은 자리에서 훅 거리를 좁혔다. 일순 움찔했다가 속눈썹이 짙게 드리워 뚜렷한 눈매로 시선이 이끌렸다. 맑은 날의 노을 같은 선연한 적황색 눈동자가 마치 잔잔한 수면처럼 레아를 비추고 있었다. 이전까지의 따스하지만 조금은 장난스럽던 분위기와는 달리 예리하면서도 뭔가를 찾아내려는 집요함마저 엿보이는 눈빛이었다.
속이 파헤쳐지는 듯한 기분에 압도되어 눈을 질끈 감는데, 뜻밖의 말이 귓전을 울렸다. 미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어리둥절한 나머지 도로 눈을 떴다. (여전히 그의 눈동자에는 레아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고, 레아가 무심결에 제 머리칼을 묶듯이 움키자 그와 똑같이 움직였다.) 내면이라니, 그는 분명 독심술은 안 쓴다고 했는데. 내 마음이 어떨지 어떻게 알고? 그 순간, 일상적인 경험에서 쌓여 왔지만 머릿속에 묻혀 있던 정보가 생생해졌다. 평소 친근하거나 긍정적으로 여기는 상대는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떠나 인상이 좋아 보인다. 다른 집 아기가 아무리 오밀조밀 예쁘게 생겨도 내 조카가 제일 귀엽고, 초면엔 뚱하거나 매서운 분위기다 싶었던 사람도 친해지고 나면 한결 훈훈하고 밝아 보인다. 흑룡이 마음이라고 가리킨 것도 그런 게 아닐까? 그러니까, 친근감이 든다는 의미! 그렇게 생각하니 그가 생도 행세를 하는 용의 외모에 박한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사이가 정말 나쁘구나.
그렇게 실마리를 찾자, 앞서 떠올렸던 의문을 되짚을 힘이 생겼다.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지 동물처럼 대하는지를 어떻게 분별하는가? 분별 불가능하다. 상대를 대하는 방식을 가르는 기준은 종이 아니라, 자신이 감정 이입 하고 애착을 가졌는지 여부니까. (영지민에게는 무심하면서도 귀애하는 동물에게는 안달복달한다는 귀족들의 소문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도 그래서겠지.) 인간은 감정 이입을 하면, 그 존재가 인간이든, 이종족이든, 동식물이든(심지어 무생물이나 픽션 속 캐릭터라도!) 자신에게 근접한 존재로 의인화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러면서도 이성적으로는 감정 이입한 존재의 한계 역시 인식할 것이나, 그 존재가 자신이 어려워했던 문제에 대한 조언이나 답을 해 줄 수 있거나 토론 같은 지적인 활동도 할 수 있다는 게 드러난다면? 대등한 지성체로 대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용도 비슷하지 않을까? 인간의 지성이 용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일지라도, 그래도 용의 언어로 다양한 지적 활동을 해 보인다면, 인간을 다시 보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런 결론에 이를 즈음, 레아의 정수리에 온기 어린 손길이 부드럽게 덮였다. 흑룡은 어느새 부드럽고 편안해 보이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모습과 머리를 어루만지는 감촉이 어우러지니, 다시금 할머니와 부모님과 라민 선생님이 떠올랐다. (라민 선생님이 머리를 쓰다듬으신 적은 없지만) 수습 기간 끝나면 본가 한번 다녀올까? 딴 생각에 쏠릴 찰나, 그가 바위 절벽에서 해 주었던 격려를 상기해 주었다.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붙잡을 줄 안다라, 정말 그럴지 한번 해 보자. 레아는 (손을 거두고 마저 차를 마시는) 그를 바라보며 머릿속을 정리했다. 그런 뒤 이제는 미지근하게 식은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용과 인간의 능력 격차를 생각하면, 저는 용에게 인간이 여느 동물과 다름없이 보이리라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탓에 블랑님이 저를 전적으로 존중해 주신다는 걸 알고, 블랑님의 아름답다는 표현이 저를 친근한 존재로 여기신다는 의미라고 짐작하면서도, 블랑님께 외모 얘기를 들을 때는 마치 동물처럼 귀애받는 듯한 착각이 들어 버립니다. 이 점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대로 표현된 걸까? 찻잔을 움킨 손이 떨렸다. 아직 더 중요한 얘기가 남았다. 레아는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용족의 언어가 음성 언어인지, 아니면 정신 파장을 맞춰야만 구사할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만약 전자라면 인간을 비롯한 다른 종족이 배울 수 있도록 발음과 억양과 음절의 장단을 기록해 두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80 380에 넣으려다 깜박한 부분이 있어서 한 문단 수정하겠습니다😢! (연달아 이러네요 덤벙거려서 큰일입니다😓) 해당 문단은 바뀐 내용으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속이 파헤쳐지는 듯한 기분에 압도되어 눈을 질끈 감는데, 뜻밖의 말이 귓전을 울렸다. 미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어리둥절한 나머지 도로 눈을 떴다. (여전히 그의 눈동자에는 레아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고, 레아가 무심결에 제 머리칼을 묶듯이 움키자 그와 똑같이 움직였다.) 내면이라니, 그는 분명 독심술은 안 쓴다고 했는데. 내 마음이 어떨지 어떻게 알고? 그 순간, 일상적인 경험에서 쌓여 왔지만 머릿속에 묻혀 있던 정보가 생생해졌다. 평소 친근하거나 긍정적으로 여기는 상대는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떠나 인상이 좋아 보인다. 다른 집 아기가 아무리 오밀조밀 예쁘게 생겨도 내 조카가 제일 귀엽고, 초면엔 뚱하거나 매서운 분위기다 싶었던 사람도 친해지고 나면 한결 훈훈하고 밝아 보인다. 흑룡이 마음이라고 가리킨 것도 그런 게 아닐까? 그러니까, 친근감이 든다는 의미! 그렇게 생각하니 그가 생도 행세를 하는 용의 외모에 박한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사이가 정말 나쁘구나.
→ 속이 파헤쳐지는 듯한 기분에 압도되어 눈을 질끈 감는데, 뜻밖의 말이 귓전을 울렸다. 미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어리둥절한 나머지 도로 눈을 떴다. (여전히 그의 눈동자에는 레아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고, 레아가 무심결에 제 머리칼을 묶듯이 움키자 그와 똑같이 움직였다.) 내면이라니, 그는 분명 독심술은 안 쓴다고 했는데. 내 마음이 어떨지 어떻게 알고? 그 순간, 일상적인 경험에서 쌓여 왔지만 머릿속에 묻혀 있던 정보가 생생해졌다. 평소 친근하거나 긍정적으로 여기는 상대는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떠나 인상이 좋아 보인다. 다른 집 아기가 아무리 오밀조밀 예쁘게 생겨도 내 조카가 제일 귀엽고, 초면엔 뚱하거나 매서운 분위기다 싶었던 사람도 친해지고 나면 한결 훈훈하고 밝아 보인다. 흑룡이 마음이라고 가리킨 것도 그런 게 아닐까? 그러니까, 친근감이 든다는 의미! 하기야 대하기 편하고 친해지기 수월한 타입이라는 얘기는 학창 시절에도 더러 들었다. 그 덕에 붙임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닌데도 대인관계가 그럭저럭 무던했고. (용에게도 그렇게 보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그가 생도 행세를 하는 용의 외모(굳이 그 용의 외모를 언급한 건 본체도 미형 용이어서일 듯하다. 인간으로 변신할 때는 원하는 모습으로 꾸밀 수 있을 테니)에 박한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사이가 정말 나쁘구나.
레아의 말은 정석에 가까운 것이었다. 당연히 자신이 존중을 담아서 행동했다고는 하지만, 상대방과 자신의 종족은 다른 시점에서 시야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었다. 그것을 부정할 생각도 없고 그걸 인정하는 것, 거기서부터 모든 대화가 시작되어진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의 말이야 말로 정답이 아닐까? 의외의 곳에서 다가서는 안목이었다. 말의 의미가 같더라도 주체가 다르다면 당연히 그 의미는 왜곡되어 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블랑이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본인이 보기에도 그 금룡보다는 지금 레아가 내고 있는 광채는 아름다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본인은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꽤 얄팍한 계략까지 꾸몄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녀의 마음을 아예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자신보다 훨씬 더 고등의 존재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들이 애완동물을 아끼는 개념일 수도 있었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생각이다. 그렇기에 크게 괘념치 않는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녀가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마저 사실이라면?
"네 말은 지극히 당연하단다. 그리고 그리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납득이 갈만큼 확실한 이야기지. 허나,"
그의 시선이 천천히 레아를 향한다. 그것은 강욕, 강렬한 소유욕이었다. 어느 구전이건 설화건 용은 항상 강욕의 화신으로 나온다. 레어를 가득 채울만큼의 금은보화는 물론이요, 한 나라의 공주를 납치한 설화도 있었다. 어떤 이야기는 확실히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전부 용을 욕망에 찬 무언가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다고 해서 내 의견을 굽히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는군. 오히려 그대를 더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뿐이야. 어쩌면 무례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만에하나 그것이 친근하다는 의미나, 그대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동물의 귀여움이나 사랑스러움이 아니라면 어쩔텐가?"
여인의 손이 가느다랗게 떨린다. 아마 저 말들을 하기 위해 그만큼 용기를 내었다는 것이겠지. 그마저도 대단하고 존경스럽구나, 누군가 그랬지, 인간의 찬가는 용기의 찬가, 인간의 훌륭함은 용기의 훌륭함이라고. 그렇기에 그대가 가진 지혜와 용기의 빛은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답고 찬란한것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뒤 이어지는 말에 그는 결국 자신의 추악한 일면이라 할 수 있는 강욕을 거두고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쉽지 않을 것이야. 용들은 따로 육성으로 대화를 하지 않으니까. 그저 의지를 담아서, 그대에게 해보인 것 처럼 전음으로 의사를 주고 담을 뿐이니까. 용들에게 있어 말은 꽤나 큰 힘을 가지니까 말일세. 무엇보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대들 처럼 언어가 발달하지 못한 걸 수도 있겠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까 말일세."
1. 굳이 설명하자면, 예 그렇습니다! 여섯가지 감각에서 저장된 감각들이 서브드라이버에 일시 보관되고 또 뽑혀진 데이터를 계속 발생시키는 분기점 역할을 하는데 이 서브드라이버이자 분기점이 말나식이 되는 셈이죠!
2. 레아가는 귀여우면서 이쁘고 사랑스럽기가 일품이니 이를 과학적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3. ? 역으로 엄청난 발견을 할 수 있을텐데.... 살짝 귀뜸을 하자면 용의 언어가 없을 뿐이지 의사소통은 가능하단거잖아요? 통신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주파수는 다 제각각이어도 결국 주고 받는 코드는 다 일정해야지 상대방과 통화가 되고, 다른 사람과 통화를 하더라도 결국 쌍방이 동일 규격의 코드를 사용하잖아요. 그러면 그 파형을 일부나마 해독하고 원리를 적용시킨다면?
4. 다른 용들 기준으로는 미형체 맞습니다. 블랑의 미의식이 좀 특이한 점이 없잖아 있어서....
외모 평가가 거북한 심정이 잘 전달됐을까? 숨을 삼키고 있자니 흑룡이 당연한 이야기라며 긍정했다. 표정도 레아가 그 얘길 꺼내기 전과 마찬가지로 평온해 보였다. 그 선선한 태도에 레아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용이 아니라 인간에게 미인이란 얘기를 거듭 들었다면 어땠을까? 모르겠다. 어릴 때는 몰라도 왕립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그런 얘길 면전에서 들은 적이 드무니까. (귀족들의 사교계에서야 낯 간지러울 정도의 외모 찬사가 인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지만, 적어도 대학과 연구소는 남의 외모 평가를 대놓고 하는 건 교양 없는 처신으로 간주하는 분위기였다. 뒤에서야 -사실은 용인- 그 생도가 회자되듯이 말이 나오기도 한다만) 그래도 생각해 보면, 실장님이나 전임 연구원님 같은 상사에게 평가받을 경우 아무래도 착잡해질 것 같다. 착실하고 순해 보인다며 같은 일을 해도 좀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경우가 전혀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런 이점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터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업무 능력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때, 잔잔하고 부드럽던 흑룡의 눈빛이 바뀌었다. 키 차이로 인해 내리꽂히는 시선이, 따뜻하지만 함부로 접근했다간 데일 것 같은 불꽃처럼 이글거렸다. 마주 보기는 거북한데 피해지지는 않는 그런 눈빛으로 그가 말을 이은 순간, 쓴웃음이 나왔다.
"전 아직 서고 관리나 비서 일을 시작도 안 했습니다.."
난감하다. 외모든 내면이든 업무와는 상관이 없을 텐데 옆에 두고 싶다니, 이건 완전히 업무 외적인 평가잖아. 그런데 당혹스러운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친근하다는 의미도, 동물 귀여워하듯 보는 것도 아니면 어쩔 거냐니? 얼떨해 눈만 끔뻑거렸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의 마음이지. 내가 뭘 어쩌나? 내가 어쩔 수 있는 영역이긴 한가? 잠시 멍해졌다가 찻잔을 쥐었으나, 잔은 이미 빈 채였다. 빨리도 먹었다. 찻주전자에서 마저 따라 마시려니 갓 따른 찻물은 아직 뜨겁다. 이러라고 주전자에 덮개를 씌운 거겠지만, 뜨거운 거 못 먹는 사람은 힘드네. 그래도 정신은 들어서 두 손으로 깍지를 끼고 대답했다.
"생각을 바꿔 주십사 하는 게 아닙니다. 제 외모 얘기를 제게는 안 해 주십사 청한 겁니다."
그런데 친근감을 느끼는 것도, 동물처럼 보는 것도 아니면 뭐지? 인간이 미술품이나 꽃 보면서 감탄하는 거랑 비슷한가? 꽃이라, 굳이 따지자면 그쪽에 가까울 듯하다. 미술품은 잘 관리하면 오래도록 보존 가능하지만, 꽃은 아무리 애써도 금세 시드니까. (인간의 외모는 꽃보다야 오래 유지되는 편이지만 그래 봤자 용에게는 한철일 테고) 생각을 이어가던 중 레아는 제 머리칼을 꼬았다. 그의 생각이 어떤지 추측해서 뭐하나? 타자의 생각은 내가 왈가왈부할 영역이 아닌데. 그래서 잡념을 털려는 듯 꼬던 머리칼을 손으로 빗질해 넘겼다.
그러던 중 미소와 함께 돌아온 답. 용족은 음성 언어가 아니라 전음으로 의사소통한다. 젠장, 음성 언어면 기록해 둘 경우 여러모로 유의미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하긴 음성으로 의사소통을 했다면, 이제까지 용학을 연구한 인간이 수두룩한데도 여태 용어(龍語)가 안 알려졌을 리 없네. 그러면 어쩐다? 전음과 비슷한 방식이면 어찌어찌 배운다 쳐도 다른 사람한테 가르치거나 널리 알릴 방도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배우는 거조차 주님 찾고 싶어지게 기 빨리는 과정일 테고. (마력을 지닌 사람이면 그나마 좀 수월하게 익히려나? 하지만 그래서야 일부만 배울 수 있는, 특권적인 지식이지 않을까?) 음성 언어도 안 쓸 정도면 문자는 더더욱 없겠다. 용족의 의사소통 수단 연구는 답이 안 보이네. 기운이 쭉 빠졌다. 멍하고 답답했다. (물론 힘들더라도 따로 배워 보고 싶긴 하다. 발바리아를 세웠다는 그 용에게 욕을 퍼붓고 싶은 마음도 아직 있고. 하지만 연구 주제로 삼기는 글렀다는 게 허탈했다.)
넋을 놓을 뻔했다가 두 손으로 제 볼을 찰싹 쳤다. 아니지. 낙담하면 안 되지. 선행 연구와 겹쳐서든, 막상 연구하려니 자료나 근거가 부족해서든, 구상했던 주제가 엎어지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럴 때마다 기죽으면 연구 못 한다. 새 주제 찾아야지.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여지껏 그에게 들은 정보(그와 같은 외양은 용의 이형이라거나, 용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거나, 용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섭식은 불필요해지는 대신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쳐 수면해야 한다거나, 개별적으로 생활하지만 대표를 뽑기도 하고 때로는 모임도 갖는 등 사회적 교류가 전혀 없진 않다거나 하는 내용)을 정리하고, 그에게 용의 생태에 대해 더 묻는 것이었다. 제일 손쉽겠지만 그대로는 한계가 명백하다. 어떤 일이든 단일 사례만으로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 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교차 검증이 필수니까. 그런 이상 다른 용도 관찰하든 취재하든 해야 하는데.. 관찰은 훔쳐보는 게(흑룡에게 들키기 전엔 훔쳐보는 거라고 생각도 못 했지만) 께름칙한 건 둘째 치고 들키기 십상이겠고, 취재는 인간에게 우호적인 용을 찾는 게 난관이겠다. 이건 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 같네. 그러면 요람의 용학 문헌(온갖 문헌이 다 있는 모양이니 아마 용학 문헌도 있겠지.)을 샅샅이 뒤져서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게 나을까? 선행 연구를 살피다 보면 미처 연구가 덜 된 부분이나 안 된 부분이 보일지도 모르는데. 궁리하다 보니 입맛이 쓰다. 마음 다잡아도 원점에서 시작하는 건 참 꿀꿀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레아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395 일하기 싫다고 남의 집에 가 놓고선 남의 일 도와주는 대빵님인가요? 어째 고생을 사서 하시는 타입 같군요😓 근데 레스 정주행 하다 보니까 >>157에서 대빵님이 리자드맨 코스프레 중이던데 그 와중에도 로드 일도 하고 블랑님 집에 책 빌리러도 오시는 건가요😮? 그러다 다른 리자드맨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유희 중엔 드러내제 않아야 하는 정체가 노출되어 버리지 않을지..😐
현생은 힘들죠😥 안 그래도 새벽부터 일어나셨는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지는 않으셔야 할 텐데요😢
아 그 냥반 유희 끝냈어요. 리자드맨으로 노는건 재밌긴 했는데 얘들이 멍청해가지고(리자드맨들은 이종족 중에서 몬스터 분류로 취급돨 정도로 머리가 안좋습니다) 답답해서 더 못하겠다고 적당한 시체 끌어다가 자신 시체 마냥 위장시키고 부족 전투에서 사망한 걸로 처리한 다음 도망쳐서 지금 돌아왔습니다.
결국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성공하는 것으로 만족했다는 것일까. 그는 순순히 레아의 말에 물러나면서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도 한몫 했으리라. 그녀는 아직 스스로의 가치를 다 보여주지 아니하였다. 물론 지금에서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기에 이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일테니까. 그리고 그 또한 그녀가 내건 이야기를 받아들인 입장으로서, 그녀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거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렇게 어느샌가 공손히 시립한 리빙아머에게 시켜 차를 한잔 다시 받아낸 뒤, 차를 한모금 들이키면서 테이블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톡톡 친다. 확실히 길을 제대로 잡고 있기는 하지만 정답에 다가가려면 힘이 부칠수도 있다는 것일까, 아까전에 자신이 용은 언어가 필요성을 못 느끼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였을때 분위기가 축 쳐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거기서 봤을때 그것이 연구주제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는 그렇게 머릿속으로 가볍게 생각이 정리되자 아주 약간의 실마리를 주겠다는 듯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언어가, 말이 없다 해서 의사소통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 동물들이 으레 그렇듯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주고 받네. 우리 또한 생명체고 고등생물이라고 해서 다른 점은 크게 없겠지. 거기서 부터 생각을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 모를 것이야."
그렇게 한마디를 던지고서 이어지는 말은 그로 하여금 흡족한 미소를 짓게 하였다. 드디어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무기를 찾아낸 것이다. 사서로서의 업무 수행을 하며 이 곳에 있는 책들을 둘러보고 무엇을 취할지, 또 무엇을 걸러낼지. 더해서 그것이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지 다른지, 혹여 두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순간에 왜 그런 이유가 되었는지 참으로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림으로서 당연히 그녀의 질문에 답변을 던져주었다.
"당연히 가능하지, 내가 왜 그대에게 사서 자리를 주었겠는가? 그 책들은 모두 그대가 읽고, 또 하나씩 소화해나가야 하는 이야기들일세. 천천히 시작하게나, 가장 가까운 길은 가장 멀리 돌아가는 길일세."
그 순간, 그의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울려퍼진다. 꽤 익숙한 파장이라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유희를 나갔던 양반인데 갑자기 이렇게 전음을 걸어온다고? 그렇게 잠시간 레아에게 티가 나지 않게, 천천히 차를 마시면서 전음을 이리저리 주고 받던 그에게 아주 가벼운, 하지만 마치 계략을 꾸미기라도 하는 듯한 미소가 스쳐지나간다. 일부러 전음에 드러나지 않게 감정 조절을 하는 것은 필수, 어쩌면 생각보다 레아에게 괜찮은 정보를 던져 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후후.... 오늘따라 차가 달군,"
레아에게 들릴 듯 말 듯, 블랑의 소감이 들려온다. 물론 달다는 의미는 차나 초콜렛이 달다는 것 이외에도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 외모에 대한 토론? 레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난해한 문제를 접했을 때 으레 그렇듯 미간이 찌푸려지는 게 느껴졌다. 토론은 서로 다른 주장을 지녔을 경우에 상대측을 설득하고자 시도하는 대화이다. 누군가의 생김새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가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나? 그건 전적으로 각자의 생각에 달린 영역인데. 더구나 토론이라고 하려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어야 하는데, 난 내 외모에 대해 무슨 주장을 한 게 아니다. 그 화제로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피력했을 뿐. 그런데 토론이라니? 혹시 이 용, '토론'이라는 어휘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걸까? (아무리 인간의 공용어를 익혔대도 모어(母語)가 아닌 이상 세세한 부분에서는 착오가 있을 수 있다. 용의 의사소통 수단은 인간의 언어와 전혀 다르기도 하고) 의외네, 나보다도 인간 사회에 대해 잘 아는 눈치였는데. 하긴 인간 사회에 대해서도 다 아는 거 같진 않다. 적어도 대학이나 연구소가 남의 외모 평가를 면전에서 하는 걸 무례한 짓으로 여기는 분위기임은 확실히 모르는 듯하다. 무리도 아니다. 인간이라고 곳곳의 인간 풍습을 다 아는 게 아닌데, 자기 종족도 아니고 타 종족의 풍습까지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기는 힘들겠지. 그렇긴 해도 굳이 정정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도 내 외모를 도로 화제에 올리는 격 같고, 이유가 뭐든 내 외모에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 건 이젠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용 입장에서 그딴 게 알 바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냉정히 따지면 용이 인간의 입장을 헤아려 줄 이유라곤 하나도 없으니까.
레아는 손끝을 찻잔에 대어 온도를 가늠해 보았다. 이제는 쥐고 있을 만해서 그대로 잔을 감싸쥐었다. 그 사이 마법 기사가 언제 왔는지 그에게 차를 따라 주고 있었다. 참 신출귀몰하네. 새삼 혀를 내두르는데, 차를 마시던 흑룡이 실마리를 주고 싶다는 듯 용도 여느 동물처럼 의사소통을 한다고 귀띔했다.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손끝으로 잔을 톡톡 건드렸다. 그걸 몰라서 맥이 빠졌던 게 아닌데.(앞서 그가 용은 전음으로 의사소통한다고 알려 주기도 했으니까) 유의미한 지식이 되려면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할 테지만, 전음이라는 방식은 그럴 방도가 안 보여서 난감했던 건데. (전음 사용법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익힐 수도 있게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온다. 직접 써 봤더니 더 그렇다!)
"제가 고민하는 부분은 어느 지성체든 마음먹으면 전음을 익힐 수 있게끔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전음을 익히는 게 불가능이 아니라 해도, 일부만 익힐 수 있다면 지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특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 같아서요."
그러니 다른 주제를 찾을 밖에. 아, 생각하니 또 짜증나네. 레아는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제 머리칼을 움켰다. 이제는 제법 말라 가는 게 곧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얼른 말라라. 묶고 치우게. 그때 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야말로 아연해지는 소리를 했다. 거기 책이 내가 다 읽어야 하는 거라고? 내가 100살까지 산다고 치고 하루 1권씩 매일같이 읽어도 3만 권도 못 읽는데? 그는 천천히 시작하라지만, 천천히고 빨리고 이건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기가 막힌 나머지 대꾸도 못하고 있는데, 그는 태연스레 차를 마시면서 차가 달다는 소감을 나지막이 덧붙였다. 레아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미지근해진 차를 들이켰다. 향이 구수하고 향긋한 게 고급스러운 찻잎을 쓴 것 같긴 한데 맛까지는 잘 모르겠다. 차에 조예가 깊었다면 이런저런 분석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단 맛을 감지한 건 초콜릿을 먹어서이려나?)
확실히 자신이 꽤 레아에게 무례를 범한 것도 있었다. 물론 자기 나름대로는 의견을 말한거긴 하지만, 인간들 사이에선 서로에게 터부시 되는 대화주제가 여러가지 있다고 들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쪽으로는 눈치가 둔하다고 이야기 하던 로드의 말도 떠오르는 그였다. 본인은 그를 인정하지 않는듯 싶지만, 글쎄.... 지금의 상황을 만든게 그라는걸 생각하면 더 빠르지 않을까. 그것은 어쩌면 종족의 한계일지도, 아니, 그의 한계일지도 몰랐다. 기본적인 태생으로 용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고, 거기에 기와 체가 완벽한 종족이었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이기에 그들은 거만해질 수 밖에 없었다. 블랑은 거만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적인 풍모가 너무나도 부족한데다가 많은 것을 책으로만 배운, 실전경험이 없는 애송이였으니까. 본인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많은 것들이 덮혀질 것이다. 그러는 와중 표정이 모든것을 말해준다고 생각이 든 것인지 조금은 미안한 듯 뒷통수를 살짝 긁는다. 사실 레아는 자신이 을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블랑쪽이 을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극구 싫다는 것을 눌러앉힌 쪽은 바로 블랑 본인이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일지 몰라도, 그녀에게 만큼은 많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게 그였다. 아이러니컬하였다. 자연계의 정점에 도달한 용족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쩔쩔매는 이 장면이 모든 것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 방향이었나? 듣고보니 그렇군. 그렇다면 이런 방향성을 잡아보게. 내가 저번에 말에는 힘이 있다고 했지? 사실 이건 인간, 아니 전 생명체에게도 해당된다네."
이윽고 그의 설명이 천천히 이어진다. 어떠한 동물이건 생명체건 간에 결국 소리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대화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소리라는 매개체 또한 미세하게나마 마나를 울리는 형태를 포함하는데 즉 이를 이용해 마나를 움직이고, 또 의지를 발현시키는 것이 마법의 실현 과정인 셈이다. 즉 지금 그가 말하는 것은 용이 사용하는 전음 또한 파장의 일종인 셈이니 이를 이용한다면 파장에 맞춰서 그 의미를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통신용 마도구를 사용할때의 원리를 떠올리면 되는 셈이지. 통신용 마도구도 결국 정해진 주파수를 지정햐 상대방을 호출하고, 또 상대방이 받아들이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지만, 결국 사용되는 파형은 공통되는 셈이니까 말일세. 그대가 생각하는 갈래하고는 달라질 수 있겠으나, 역으로 동물이나 여타 다른 방향으로 응용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와중에 심각해지는 레아의 표정을 읽은 것인지, 그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면서 사죄를 덧붙이며 자신의 말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요람 총류의 책은 여지껏 그녀가 본 어떠한 도서관의 장서량보다도 많은 양의 그것이었다. 인간의 수명으로는 전부 읽어낸다는건 절대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겠지.
"내 미안하네. 실언을 했군, 전부 다읽을 필요는 없네. 내가 의미한 전부 다 읽는다는 뜻은 [필요한 정보에 대해 꼭 읽어한다 생각한 책을 전부 다 읽어봐도 좋다는] 뜻이었는데 내가 표현을 함부로 했네."
그러고서 멋쩍은지 헛기침을 하다가 이내 남아있던 레아가 가져온 초콜렛을 입에 집어넣으며 허당끼를 애써 지워내는 블랑이었다.
>>403 레아가 찰떡같이 알아먹게 하려면 레아주가 잘 이해를 해야 할 텐데, 그러질 못하고 있어서 질문 남깁니다..😥
블랑님과 레아가 전음으로 대화할 때 처음엔 블랑님의 정신 주파수(??)에 레아가 접근하는 방식이었고, 그 다음엔 블랑님이 레아의 정신 주파수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출입증에 블랑님의 마력이 담긴 걸 고려하면 정신 주파수를 맞추는 데에는 마력이 소모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당시 저는 전음이 육성은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이해했었습니다.(최근 레스에서 블랑님이 대빵님과 전음을 주고받는 듯했는데, 역시 무음이다 싶었고요.) 이 점 때문에 레아가 전음은 다른 종족에게 알리기 어려운 의사소통 방식이라고 서술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블랑님이 대안을 제시해 주고자 한 것 같은데요😅, 그게 용들의 정신 주파수에 접근하기 쉽게 해 줄 방도(예를 들면 무전기처럼 주파수만 맞추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기기라든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인간을 비롯한 다른 종족이 청각으로 인지 가능한, 용의 울음소리(진동)에 깃든 진동 수, 진동 폭, 진동의 파형 등을 분석하면 무슨 의미인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의미인가요😮?
>>404 😨;; 험악했군요 그러면 블랑님이 레어를 비우는 틈을 노려서 누님이 침입할 가능성은 없나요?
정답은 후자입니다!! 보통 언어들 사이에 있는 의성어들을 자세히 들어보면 각 국가 언어들이 표현한 형태가 다 비슷하잖아요! 그거랑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되요! 파장의 형태를 이해하기 전에 으르렁 거리는 것을 그냥 얘가 경계하는거구나, 라고 생각한다면 파장의 형태를 이해하고 난 뒤엔 아 애가 날 지금 경계중이구나! 이런 느낌인 셈이죠!! 이경우엔 소리가 아닌, 인간이나 이종족들이 인지 가능한 마나의 파장을 이해하는 방식이겠지만요!!
그리고 전자의 경우는 이미 가지고 있는 요람 출입증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괜히 그 카드가 많이 쓰이는게 아니에요!! 아마 로드가 오게 된다면 레아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기능도 추가될껍니다!
>>406 답변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용이 전음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대기 중의 마나가 진동하는데, 그걸 분석하면 용의 전음 내용을 해석 가능하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요람 출입증에 마력이 담긴 결과 용들의 정신 주파수에 접근하기 쉬워진다는 건 파악했습니다. 다만 그건 레아 전용이라, 용의 정신 주파수에 접근하는 방법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연구는 어렵겠네요😅 (용학자, 마공학자 등이 대거 연합해서 연구하면 인간의 음성을 용들의 전음 같은 마나 파장으로 변환하는 마도구도 개발이 되려나 싶긴 합니다만, 그건 레아 혼자서는 무리겠고요😓)
말의 힘? 일순 어리둥절했다가 차근차근 이어지는 설명에 레아는 도로 자리에 앉았다. 흑룡의 설명에 따르면 어느 생명체든 (인간이 들을 수 있든 그렇지 않든) 공기를 진동시키는 음파로 의사소통을 하고, 음파는 공기를 진동시키듯 자연 상태의 마나도 진동시킨단다. 이는 용도 마찬가지이므로, 용이 전음을 주고받는 순간 용 주변의 마나가 진동하는 양상을 분석해 놓으면 용의 전음 내용을 해독할 수 있으리라는 의미 같다. 확실히 솔깃한 이야기였다. 용인 그가 자신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타 종족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해독할 방법을 모색했다는 점이 경이롭기도 했다.(나더러 인간의 언어를 다른 동물이 알아듣게 할 방도를 찾으라면 절대 못 한다..) 게다가 그런 말을 해 주는 내내 선이 뚜렷하면서도 섬세하게 고운, 그의 눈은 생생하게 반짝였다. 고마웠다. 내 연구에 흥미를 갖고 진심으로 고민해 주고 있구나. 용 입장에선 아무래도 좋은, 대단찮은 일일 만한데도.
하지만 문제점도 몇 가지 떠올랐다. 일단 마나의 진동을 알아채려면 최소한 마나를 감지할 정도의 마법적인 소양이 있어야 한다. 그 문제야 마나 탐지기(마나가 풍부한 땅이 마법사, 왕족, 귀족 등 다양한 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보니 그런 도구도 개발되었다고 들었다.)로 어찌 무마한다 쳐도, 용이 전음을 주고받는 순간을 포착해서 용 주변에서 마나의 진동을 탐지하는 게 쉬울 리 만무하다. 또 마나의 진동 양상을 기록만 해 둬서는 안 되고 인간의 언어로 해석도 해 놓아야 할 텐데, 그러자면 용이 전음을 주고받는 동안 누군가는 정신 파장을 맞추어서 알아먹어야 하지 싶다. 아니지. 이거도 그가 준 출입증을 쓰면 어떻게든 해 볼 수 있으려나?(다른 용의 정신 파장에도 접근 가능한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럼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용이 전음을 주고받는 순간을 포착하는 거겠다.
"말씀대로라면, 용끼리 전음을 주고받을 때 근처에서 마나의 진동을 탐지해 기록하는 동시에 용들의 정신 파장에도 접근함으로써 개별 진동이 인간의 언어로는 어떤 의미인지 정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용이 전음을 구사하는 순간에 접근하는 게 난관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두근거렸다.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하기만 하면 이건 획기적인 성과다. 게다가 잘하면 전음으로 인한 마나의 진동을 인간이 따라할 방도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아직은 가설일 뿐이지만, 인간의 육성도 마나를 진동시킨다니 가능성은 분명 있다.) 마법적인 소양이 없는 이는 마나 탐지기로 마나의 진동을 확인하지 않고는 전음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리라는 점이 아쉽지만, 아예 방도가 없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으면 언젠가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합심해서 음성은 마나 진동으로, 마나 진동은 음성으로 변환해 주는 마도구의 개발에 착수할지도 모르고. 아무튼 마나 탐지기부터 구해 볼까?
그렇게 들떠 있는데, 흑룡이 전에 없이 정색하며 사과하더니 앞서 했던 말을 정정했다. 다 읽어야 한다가 아니라 다 읽어도 된다라고. 그런 의미였구나. 긴장이 풀려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떨떨했다. 사소한 오해라 이렇게까지 사과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다 문득 그가 말의 힘에 대해 설명해 주기 전에 어쩐지 겸연쩍은 기색으로 뒷머리를 긁던 것이 떠올랐다. 설마 그때도 미안해했던 걸까? 그런데 말은 못 하고 담아 둔 탓에 지금 같은 (다소 엉뚱한) 사과가 나온 걸까?
쑥스러운 듯 헛기침을 하고 초콜릿을 먹는 그를 향해 실소인지 미소인지 모를 웃음이 지어졌다. 어지간한 건 다 알고 무엇에든 능숙한 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서툰 면도 있었구나. 상사에게 업무 외적인 영역을 평가받은 거북함이 완전히 잊힌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좀은 누그러드는 기분이었다. 인간의 사정이나 풍습이 어떻든 헤아릴 필요 없는 용이면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놀라웠으니까.(내가 느꼈던 곤혹스러움을 알아준 거라면, 앞으로 그 화제는 피해 줄 것 같다.) 그리고 누구든 어느 영역에서는 미숙하거나 무지할 수 있는 법이니까.(이제껏 내가 저질렀던 실례를 그가 무던히 넘겨 준 것도, 어쩌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음을 헤아려 줘서가 아닐까?)
아이고야 과찬이십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학부 샤대에 대학원도 샤대인 셈이라 컨셉에 맞는 캐로 연출해 보자고 아등바등한 것뿐인데요😓 생도 시절부터 하도 똑똑한 인간 천지라 레아 씨가 주눅 들었다는 과거 넣은 것도 그래서였고요 (샤대의 위엄..🙄?) 아무튼 레아가 똘똘해 보였다니 연구자 컨셉은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놓이지 말입니다🙂
What if라.. 당장 떠오르는 건 2가지 정도로군요 바엘 섬 갔더라면 뭘 했을까🤔랑 알라투 누님이 마법으로 레아랑 몸을 바꿔치기 하거나 레아의 몸을 지배해 버릴 경우🥶 블랑님이 어떻게 대처할지요 (후자는 저로선 공포물이기도 합니다만😑 궁금하긴 합니다😅)
흐미야😮 고평가 감사합니다! 거기 재학 중이었다면 좋았겠는데요😓 사실 구글링이 하드캐리 해 준 겁니다😅 제 머릿속엔 딱히 든 게 없어요🙄
역시나 험악해지는군요🥶 블랑님 유희 때 몸 바꾸는 마법도 언급하셨어서 알라투 씨가 문건 얻으려고 그런 식으로 블랑님을 협박할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 바꾸기면 레아가 너도 죽고 싶으면 해 보라는 자해 공갈로 응수할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정신 지배면 답이 있나 싶어서 여쭤봤습지요🤔
저는 머리에 든 걸 끄집어내는 것 만큼 스스로 찾아내는 것도 능력이라 봐요!! 오픈북 테스트에 대해서 생각하면, 거기서 찾아내는 것도 능력이라 보니까요!!
아니면 역으로 '왜, 네년이 그렇게 혐오하던 잡종놈이다. 그러니까 계속 버티고 있어봐라. 내 공간 활용법은 네가 잘 알테니 벗어나는건 불가능한건 알고 있겠지.' 하고는 레아에게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고서 그대로 입술박치기로 멘탈 공격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서로에게 혐오감을 가지고 있으니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볼수도 있죠!(아님)
왜냐면 본인 왈 "니네 피서가냐? 나도 낀다?" ......
왜 이제야 왔느냐 하면.... 조금 현실적으로 일이 생겨서 잠깐 이야기 하느라 이제사 왔습니다!! 어느쪽이냐 하면 좋은 쪽이라 해두겠습니다!!
고평가가 아니라 진지한 평가입니다. 저도 눈치 채지못한 설정 붕괴가 될뻔한 오류를 몇번이고 잦아주셨능걸요
그 경우면 디스펠도 위험해요, 정신간섭이 여기서는 꽤 고수준의 마법인게 모든 생명체는 고유의 파형을 가진다 하잖아요? 이게 어느정도의 보안체계도 겸하기 때문에 그 보안을 뚫어야하는 작업이라서..... 유체 교환의 경우라면 >>415가 될것이고 정신지배라면 아마 묶어두고 2~3일에 걸쳐서 천천히 해주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최대거리는 마나가 닿는데까지, 다만 최대출력으로 하게 된다면 드래곤들도 한호흡정도는 쉬어야 해요. 블랑의 경우는 그냥 스윽-하면 끝나는 수준인게 문제지만.... 그래서 로드도 블랑이랑 같이 움직일땐 "야 십 니가 해, 내 짬밥에 그런거 하게 되어있냐."를 시전합니다
>>418 아이고야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세계 설정이 방대해져서 혼자 너무 부담 지시는 건 아닌가 조금 염려되기도 했거든요😅
그 경우 알라투 누님이 정신지배를 재시도하지 못 하게끔 막는 것도 일이겠군요😢 블랑님이 레아한테 9중 결계 문건 보는 방법은 알려 주지 않는 게 좋겠다 싶어졌습니다😐 레아가 용의 정신간섭을 당해내기는 사실상 어려울 테니, 알려 줬다간 그 문건을 레아 손으로 누님한테 넘겨 버리는 끔찍한 사태가 터질지도..😬 사실 몸 바꿔치기는 레아 역시 누님의 몸을 갖게 되는지라 드래곤 하트 꺼내 가면서(블랑님이 꺼내는 걸 봤으니 시도는 해 볼 만하지 싶어요) 역으로 협박이 가능할 거 같다 보니😅, 누님도 머리란 게 있다면 자기 목숨도 위험해질 수 있는 방식은 굳이 택하지 않겠구나 싶어서😐, 저 개인적으로는 누님이 레아를 도구 삼아 협박한다면 정신 지배 쪽이 더 가능성 높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누님 if에서 블랑님이 자길 가리켜 잡종이라고 하던데 >>332에서 말씀하신 걸 생각하면 같이 태어난 [스포일러]는 용이 아니지 않을까 싶어지는군요
블랑님이 훨씬 빠르고 쾌적하면서도 간편하게 이동 가능한 거군요😀 다른 용들이 KTX라면 블랑님은 비행기? (??)
아 또 궁금해진 게 블랑님이 지금 기억 그대로 예전 유희할 때로 돌아가게 된다면 가족 같던 5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할까요🤔?
눈을 떴을 때는, 자기도 믿기지 않을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같이 검은 정장, 마치 자신들의 수의이자 상복을 챙겨입은 것 마냥 4명의 남자들과 1명의 여성이 둘러앉아 있었다. 마치 그때 그 시절과 같은 시선으로, 그 광경을 재회하고 있었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볼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통증과 더불어 남색 머리카락의 남성이 자신의 뒤통수를 한대 때리면서 그는 자신이 그 시절로 돌아 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 통증과 더불어 자신의 귓가로 들려온 그 목소리에 그가 정신을 바짝 차림과 동시에 그것이 현실로 돌아온다.
"정신 안차리나? 블랑?" "헤, 헬리오트....?" "지금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다들 심각한 고민을 하는 중인데, 이렇게 얼이빠져서야 되겠어?"
자신을 위해 끝까지 희생한 팀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보스와 마주하고 겨우겨우 도망친 탓에 지병까지 제대로 도진 나머지 겨우 몸을 추스린 직후였던 그는,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져 보스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고 자신에게 미래를 맡긴채 그 숨을 거두었다.
"블랑이라도 많이 긴장했겠죠. 아무래도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쯧, 이해는 못하는건 아니다만...."
보스의 간계에 빠져서, 팀장과 자신이 못본 사이 목에 칼을 박고 자살해버린 루드베키아의 모습이 들어온다. 끝끝내 유언을 듣지 못한채 자신들이 발견했을 땐 차가운 시체로 허망하게, 눈도 감지 못한채 죽어 있었다.
"솔직히 팀장의 말에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어요? 보스가 우리를 버렸다는데!" "맞는말이오. 팀장이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믿지 못하였겠지."
곧이어 팀에서 가장 맏어른이자 듬직했던 큰형 같은 존재, 말로우와 팀에서 유일한 여자였으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말로우와 약혼까지 갔던 여인, 프렌치메리의 목소리까지.... 너무나도 듣고 싶었던 목소리였다. 너무나도 기쁜순간이었지만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는 지금 막을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이었다. 그 순간 블랑이 앞으로 나서려던 그때, 무언가를 눈치챈 팀의 막내, 벨가모트가 그의 손을 잡고 말한다.
"블랑 형, 혹시 쫄?" "벨가모트....!!"
그 순간 모두의 눈이 천천히 그의 시선으로 잡힌다. 아, 자신이 지금 여기서 나서더라도 운명을 바꿀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각오가 되어 있으니까. 자신을 운명을 바꾸려고 하더라도 그들은 이미 죽음을 각오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장 몸을 일으킨 블랑을 보며 헬리오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너희에게 따라오라고 명령한 적 없다." "저희가 저희 스스로에게 명령한 겁니다." "함께 가달라고 부탁한 적 없다." "헹, 그렇다고 저희를 버리고 가는건 저희가 부탁한적 없는데요!" "내가 멋대로 저지른 일인 만큼.... 그러니 내게 의리 따위 느낄 필요도 없다." "거 되게 머리 아프게 가시는구료..... 그냥 같이 가자고 하시는게 저희 입장에선 생각하기 편합니다." "나는 지금 여기 옳다고 생각한 길에, 내 자신에게 거짓말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아가려는 것이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요!! 아니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동감하는거 아닙니까!!"
그 누구보다 무서울 나이다. 가장 쫄아있어야 할 막내의 한마디에 다들 결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블랑의 두 손이 꽉 쥐어진다. 이번엔 모두를 살려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의 각오이다. 누군가 말했다. 각오가 되어있는 자는 행복하다고, 지금의 자신은 백에 발을 들이믿었다고 느낀다. 지금의 자신은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각오가 되어 있다. 양손에 들어있는 그 강인한 힘이 자신을 이끌고 있다고, 1천년 평생 들어 처음 느끼는 벅차오름이었다.
"각오는 되어 있나." "저희 모두 되어 있습니다."
그 한마디에, 모두가 일어난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그 순간 알고 있었다. 더이상 그들의 미래 앞으로는 죽음의 그림자가 아닌, 반짝이는 굳은 의지가 함께 하고 있음을 말이다.
>>422 헐😧 썰풀이만 하실 줄 알았는데 아예 새 레스를 쓰셨네요 색깔까지 넣어 가면서 힘들지 않으셨나요😮? 고생하셨습니다 (_ _)
처음엔 가지 말라고 말리려고 했지만 모두 죽을 각오로 갈 결심인 걸 느낀 탓에 동행하면서 구하려는 걸까요😳? 과연 성공할지..? 아니면 마법소녀 마도카의 호무라처럼 이번엔 다른 이유로 실패..😬할까요? (또 실패하면 지옥 같을 듯합니다🥶 또 전 의지고 각오고 죽으면 다 소용 없다..😑 주의인지라, 제가 블랑님처럼 인간 다 씹어먹을 수 있는 입장이면, 5명이 위험해질 가능성은 원천 차단되도록 그들이 하루 만에는 절대 못 찾아올 먼 데로 텔포시킨 뒤에 보스는 혼자 치워 버릴(😅..?) 거 같습니다😓 죽거나 다치는 걸 또다시 보느니 원망 듣고 마는 게 차라리 나을 거 같달까요..😢)
가능해요, 의외로 공간과 시간은 연결 되어있으니까요. 물론 그 누구도 타임슬립을 성공한 예시는 없지만요. 아, 허락하시면 이제 한번 생기겠네요!!(?) 그리고 기록을 남기면 이제 그게 정사가 되는겁니다. 블랑이 오래전부터 다 지운 이야기들이었으니!!
원래 에르네스트 산 자체가 산맥이 많다보니 인간의 손길이 닿지않아 마나량 자체가 풍부했어요. 그래서 야생 정령들도 많았는데 거기에 블랑이 자리를 잡고 나니 원주민들이 기웃기웃거리다가 먹을것도 많고, 용에게 애교 떨고서 보호까지 받으니 그대로 눌러 앉은 셈이죠!! 블랑도 뭐 레어에 침입한 존재들을 알릴 방안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니 뭐라 안그러고 있고요!!
현 로드 : "그 양반.... 불쌍하긴 한데, 욕 먹어도 싸다. 내가 미안허다. 나중에 수면기 끝나고 기회 있으면, 응? 알겠지?"
>>430 가능하다면 좋기야 합니다만😳 당장 떠오르는 문제가..🤔 1) 일단 타임슬립의 가능성을 서사 내적으로 알 방도가 있을까요😮? 2) 타임슬립한 블랑님이랑 그 시대의 블랑님이 마주친다거나 하면 어떻게 되나요😨? 3) 그리고 5명이 1,000년 사이 다른 개체로 여러 번(어쩌면 수십 번?) 환생했을 거 같은데 타임슬립으로 과거가 바뀌면 그 5명의 현재 삶에 악영향은 없을까요😮?(그걸 분기점으로 원래의 현재 세계랑은 다른 평행세계가 생겨 버리면 원래 세계로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지도 무섭거니와😬 원래 세계는 바뀌는 게 없는 셈이라 기록까지 남겨도 뭔가 헛고생 아닌 헛고생 같습니다..😢) 4) 레아가 따라갈 수 있는 건가요? 따라갈 경우 블랑님 일행한테 짐이 되지는 않을까요? 전투 능력이 0까지는 아닙니다만 그 조직 싸움 들어 보니 레아 수준은 0이나 마찬가지인지라....😣 그밖에도 무슨 문제가 터질지 상상도 안 됩니다만😐 그런 문제들을 서사 내적으로 봉합할 수만 있다면 훌륭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야생의 애기 정령들이었군요🙂 어째 길들여진 길냥이 같기도 합니다ㅎㅎ
엌ㅋㅋㅋ 블랑님이 아니라 현 대빵님이 답변할 줄은 몰랐는데요 (근데 완전 인간 친화적인 답변 실화인가요😮? 지금 대빵님도 이종족한테 엄청 우호적인가 봅니다😗) 사실 인류 전체가 용 하나에게 휘둘렸다는 허무감 때문에 억하심정은 생겼지만, 레아가 진짜로 전임 대빵님을 욕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가족 지키고 싶은 마음은 자기도 인지상정이고, 발바리아 건국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긴 해도 발바리아가 안 세워졌을 경우 그보다 나았을지는 미지수이며, 무엇보다 레아는 발바리아 건국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니까요..😑 그래서 그냥 복잡하고 찝찝한 심정만 안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1~2. 여기서의 타임슬립은 공간이동 와중의 변곡점이 발생해서 뒤틀린 개념입니다. 즉 변곡점에 의해 과거의 블랑과 현재의 블랑이 하나로 뭉쳐지고 치환되면서 과거의 블랑이 남게 되는 것이죠. 물론 돌아올 때는 다행히 블랑이 대강이나마 원리를 눈치채고 레아와 함께 시간을 다시 한번 뛰어넘는 겁니다. 그리고 모를수가 없죠. 블랑이 스스로 복장이 바뀐걸 눈치챌테니까.
3. 여기서 생길 타임패러독스의 분기점은 두가지 뿐이에요. 팀원의 생존/기록의 유지, 사실 이 타임 패러독스의 결과는 끝나고 아마 그 스토리의 엔딩에서 풀까 생각중입니다!!
4. 따라 가야합니다. 그리고 레아가 기록을 남겨줘야 해요. 아마 분기점도 레아가 총류에서 블랑이 차마 지우지 못했던 그 책이 변곡점이 될 예정이에요. 물론 블랑이 수는 내줄껍니다. 다치지않게, 혹여나 있을 문제에 대해, 그리고 레아가 없으면 블랑이 아예 못돌아와요.
블랑이 정령들을 막 부려먹지 않는 이유도 그거에요. 얘네는 소속이 정령계쪽이라 함부로 건들면 일 나기도 하고요.
로드가 빌려간 소설이 몇권인지 생각하면 절대로 함부로 못 대할껄요.... 그리고 괜히 블랑 레어에 와서 소란 떠는 것보다는 그 편이 낫고요. 그리고 실제로도 선대 로드는 불쌍하지만 욕은 먹오야한다는게 대다수의 중론이라.....
조악하게나마 정리해 보자면;; - 공간과 시간은 연결되어 있다. - 블랑님이 공간 접기를 구사하면 시공간에 균열(?)이 발생한다. - 그 균열이 봉합(?)되는 과정에서 타임슬립이 이루어져서, 현재의 블랑님과 1,000년 전의 블랑님이 퓨전(?)된다. - 원래 속했던 시간대의 세계로 돌아오려면 누군가 기록을 남겨야 한다. 431에서 타임슬립의 가능성을 서사 내적으로 알 방도가 있는지 궁금해했던 건, 블랑님이 의도적으로 타임슬립을 하겠거니 해서입니다만😐; 말씀 들어 보니 타임슬립이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돌발 상황 같습니다. 그리고 돌발 상황을 유발한 건 말씀하신 책 같고요.(블랑님이 차마 지우지 못한 책이면, 그 9중 결계에 감춰진 문건인가요 아니면 다른 책인가요😮? 책이라고 하시니 그 문건을 가리키신 건지 아닌지 헷갈리는군요..) 제가 제대로 파악한 걸까요😓?
일단 저게 대강은 맞다는 전제하에 더 여쭙자면 (아니면 아무 소용 없는 소리가 되는군요 😑a) 1) 1,000년 전엔 존재하지도 않았던 레아까지 균열 봉합에 휘말리는 건 역시 책의 영향일까요? 2) 레아가 있어야(+기록을 남겨야) 원래 세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블랑님이 어떻게 알게 될까요?
+ 그리고 타임슬립과 원래 세계로의 귀환이 아무래도 복잡하게 느껴지다 보니 떠오른 생각인데요, 돌아오고 나면 레아가 진짜로 원래 세계로 온 건지 긴가민가한 나머지 학교랑 산 리노에 직접 가서 확인하고 싶어할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블랑님과 동행한다면 후속 소재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그런 절차로 애기 정령들에게 블랑님은 같이 사는 커다란 친구.. 정도가 됐군요🙂
현직 대빵님이 읽는 소설도 대부분은 인간 공용어인 발바리아어로 쓰였을 걸 생각하니 미묘해지는군요😐 하긴 레아도 전임 대빵님한테 욕까지는 못 해도 TMI는 하고 싶을 거 같습니다😓 당신 가족 살리자고 당신이 해치거나 다치게 한 인간도 살아남고자 아등바등했던 생명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이었을 거라고, 당신이 했던 일은 동기나 결과가 어떻든 당신보다 약한 지성체를 헤집은 것에 불과하다고요..
1. 단 하나만 빼고 전부 정답에 근사합니다!! 단 하나는 심층부의 봉인된 문건이 아닙니다!! 그건 총류에도 포함되지 않는 금서에 가까운 물건이에요!! 레아가 보게 될 물건은 1천년 전 당시의 어느 조직의 관련 조직도 및 각종 정보와 의문점들이 기록된 문건입니다!! 블랑의 몽타주도 그려져 있어요!! 사실 기록을 기록하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가 저번에 공간이동에 필요한건 좌표라고 했었죠? 시간여행도 마찬가지에요! 원래 시간대로 돌아갈꺼면 타임슬립중 유일하게 현재 시간대에서 넘어온 레아와 책이 필요한 셈이죠!! 타임슬립 중인 블랑은 본인 자체가 현재와 과거가 뒤섞인 존재라 시간 좌표가 되질 못하니까요!! 기록을 남기는것은.... 어디까지나 블랑 개인의 욕구가 될지도 몰라요. 자신이 바꾼 과거를 유일하게 알아줄 레아를 통해서요.
2. 공생관계라고 봐도 됩니다!! 블랑은 밥과 주거지를 주고, 정령들은 그에 걸맞는 노동력을 제공하고요!! 그 넓은 서고 환경을 관리하는건, 의외로 정령들이라고요?
3. 로드가 가끔 히스테리 부리는거 빼고는 의외로 말이 통하는 용 중 하나입니다!! 물론 블랑과 로드를 제외한 용들은....(먼산) 여담으로 드래곤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늘이 두꺼워져서 허물을 벗거든요?(이마저도 인간들에겐 좋은 소재입니다) 로드는 지금 로드 자리에 오른 뒤 500년 가까이, 허물 벗기를 3번정도 했습니다
1. 아, 결계로 봉한 문건이 아니라 블랑님이 삭제해 왔던 1,000년 전 기록 중 하나였군요😮 말씀해 주신 바를 정리하면..😑
공간과 시간이 연결되어 있는데 공간 능력자 + 1,000년 전의 사건을 돌이키고 싶어 하는 블랑님이 공간 접기를 구사하다 보니, 1,000년 전 그 시점의 균열이 점점 커지는 한편 블랑님이 지닌 공간 능력의 잔해나 블랑님이 지닌 미련(소망?)은 차마 못 버리고 있던 기록물에 누적되다가, 현 시점의 인간인 레아가 그 책을 펼쳤을 때 책에 누적되었던 에너지가 1,000년 전의 균열을 봉합하는 힘으로 작용해서 타임슬립이 이루어졌다.
정도일까요😐?
2. 헐..😦 귀엽지만 악동 같은 애기애기들인 줄 알았는데 마법 기사처럼 노동도 바지런히 하나요?
3. 역시 현직 대빵님 갈리고 계십..😥 근데 용의 허물로 갑옷 같은 거 만들면 엄청 튼튼할 거 같군요 대빵님이 스트레스를 받으실수록 인간들은 좋.. (아님)
"일단 그부분은 해결할 방도가 보이는군. 일단 전음을 구사하는 순간을 잡아주는건 내가 해줄테니 염려말게. 그럼, 자, 출입증을 실례하겠네."
레아의 걱정을 조금 짐작해낸 것일까, 처음에는 간단한 도움 정도로만 끝내려고 했지만, 말하고 나니 본인도 흥미가 동해버린 것인지 갑자기 일이 커져감을 느끼며 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그의 손으로 그녀가 기지고 있었을 출입증이 그의 손에 쥐어진다. 그러고보니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도 별거 아닌 주제 같고 어딘가에서부터 막힐 길이었지만,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내니까 순식간에 해결 방도가 보인다. 생각해보니 레아가 처음 요람에 대해 문제를 해결해주었을때가 떠오른다. 확실히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캐치해주는 것은 레아였으니까, 어쩌면 지금 이 행동은 그에 대한 보답이지 않을까? 소소한 생각을 하면서 그가 출입증을 쥐고 천천히 술식을 수정해간다. 정신감응을 담당하는 마법진이 잠시간 빛이 나고, 그 부분의 파츠를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천천히 술식을 수정해나간다. 여지껏의 기능이라면 송수신만 담당했지만, 지금부터는 이제 녹음기의 역할로도 충분히 해줄 것이다. 게다가 필요하면 그 파형을 기록해서 종이나 여타 다른 장소에 새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실 테스트는 나중에 그가 오면 천천히 진행한다 생각하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시 출입증을 내밀었다.
"자, 자네에게 필요한 기능을 추가해뒀다네, 이제부터는 전음이 어느정도 녹취가 되어서 자체적으로 파형을 기록해두었다가 종이 같은 곳에 올려두면 다 새겨지게 될 것일세."
그렇게 말하고서 그는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이내 한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했던 일들이 좀 많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민망함 반, 미안함 반으로 레아를 바라보는 그였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미소짓는 모습을 보고서 그는 결국 마주보고 미미하게 미소를 짓고야 말았다. 확실히 조금 거리감을 줄이고자 하였지만 다시 멀어진 기분이었는데, 그 간극이 다시 또 메꿔진 기분이었다. 묘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하였던가,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시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는 것 자체였다.
"다행이라,"
그가 천천히 아직 남아있던 커피를 들이키면서 마지막 남은 초콜렛을 반으로 가른다. 마지막에 마지막은 혼자 먹는 것이 아닌 같이 먹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인지 몰라도 초콜렛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그는 그 한조각을 살짝 냉기마법으로 감싸 미세하게 얼린뒤 그녀에게 권하였고, 자신 또한 마찬가지로 그렇게 함과 동시에 입안에 넣고 조심스레 녹였다. 차가운 기운과 함께 얼린 초코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 한 구석이 따듯해져 옴을 느꼈다.
"그래, 정말 다행이지."
그의 입가로 만족스러운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자 제가 생각한 바로 정리를 조금 수정해드리자면!
전제 : 현재 공간과 시간은 연결되어서 계속 순환하며 서로를 유지 시키는 중
1. 레아가 총류편에서 블랑이 결국 폐기하지 못한 천년전, 블랑의 유희 당시 사건 기록을 찾게 됨. 2. 이 과정에서 레아가 블랑에게 이 사건의 진실을 알려주길 요청(아무리 사료라도 당사자보다는 정확할 수 없으니까) 3. 블랑은 결국 마음이 약해져 지난 1천년간 찾지 않았던, 그곳으로 직접 돌아가 레아에게 설명해주기를 결심, 공간을 접어 그 사건 현장으로 복귀 4. 그 과정에서 블랑의 마음과 책에 남아있던 변곡점으로 인해 공간이 접힘과 동시에 타임 슬립이 성립 됨 5. 타임 슬립을 하면서 결국 모든 한을 풀은 블랑은 마침내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게 되었고 6. 원 시대로 돌아왔을때는 타임패러독스로 몇가지 일이 바뀌게 되었음
이정도로 요약해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현 로드 : 내가 XX!! 이럴까봐 로드 안하려고 했는데!! !!!!|┛*`Д´|┛・・~~┻━┻ ┳━┳
아 그리고 정령들은 공간에 있는것만으로도 환경이 조정되요, 물의 정령이 있으면 습도가 자연스레 안정화 되고, 바람의 정령이 있으면 아무리 묵은 공기라도 조금씩 바람으로 순환이 되는 것 처럼요!! 그걸로 일하는거에요!!
전음을 쓰는 순간을 잡아 준다? 방금 떠올린 아이디어인데 어떻게? 눈이 휘둥그레지기 무섭게 흑룡은 손가락을 튕겼고, 품에 두었던 출입증이 그에게로 빠져나갔다. 이어 흑룡이 손끝으로 출입증에 뭔가를 천천히 그리기 시작하자, 그 손끝을 따라 적황색 빛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왔다. 기숙사 앞에서도 저렇게 고쳐 줬을까? (그때는 그가 투명하게 모습을 감춘 걸 들키지 않으려고 마법 쓰는 흉내를 내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신기한 게 저 출입증 분명 재질이 백금 같은데(금속의 종류를 한눈에 알아볼 정도의 안목은 아닌지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금속인 건 확실해 보였다.) 그가 무늬를 바꾸면 먼젓번의 무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안 남더라. 출입증으로 별의별 일을 다 할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일이지만, 그래도 놀라운 건 놀라운 거다.
그렇게 흑룡은 한동안 공들여 출입증을 다듬더니, 이윽고 출입증을 돌려주며 엄청난 얘길 했다. 전음에 따른 마나 진동을 출입증이 기록하는 것은 물론 출입증을 종이에 올려 두면 그 진동 형태가 그려질 거란다. 그런 게 가능하다고? 진짜? 어안이 벙벙했다. 원래는 마나 탐지기를 이용해 마나의 분포를 수시로 기록하는 게 최선일 줄 알았다. 전음이 나오기 전, 전음이 나온 뒤, 또 다른 전음이 나온 뒤.. 그런 식으로 기록한 뒤에 각 기록을 직전 기록과 일일이 대조하는 과정이 필수이리라 생각했다. 마나의 분포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밝혀야만 다른 요소와는 무관한, 전음에 따른 마나의 진동이 드러날 것 같아서였다.(상상만 해도 어지간한 근성 없이는 나가떨어질 지난한 과정이라, 실제로 착수하면 그야말로 끔찍하리라 각오도 했었다.) 그런데 그가 조치해 준 대로면 그 지난한 과정을 건너뛰어도 된다. 아무리 엄청난 연구 아이디어라도 실행할 방법이 마땅찮으면 좌절되기 십상인데, 그 불안을 거의 해소해 준 것이다. 이건 완전 꿈 같은 일인데? 하지만 금속답게 서느레하고 단단하면서도 묘하게 온기도 머금은 듯한 출입증의 감촉은 이 상황이 명백히 실제임을 일깨워 주었다.
그래서 의아해졌다. 흑룡은 사서 겸 비서로서의 내 역할이 연구를 계속하는 거라고 했지만, 나한테 연구를 시켜서 그가 얻는 게 뭐지? 미간을 찌푸렸다가 눈을 굴렸다가 하면서 궁리하던 중,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이종족 간의 언어 장벽을 낮추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가 진지하게 들어주던 게 떠올랐다. 확실히, 용의 전음을 타 종족 입장에서 연구하는 건 언어 장벽(용은 언어가 없다니 언어 장벽이 아니라 의사소통 장벽이라고 해야 할까?)을 낮추는 데 유용하겠다. 결론이 나자 기운이 솟았다. 이렇게까지 지원받았으니 제대로 해 봐야지. 레아는 두 손에 움킨 출입증을 품에 꼭 끌어당기고는 허리 굽혀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그러고서야 흑룡은 격식 차리는 걸 꺼린다는 게 떠올랐지만, 이렇게 신나는 일을 제대로 감사 안 하기도 뭣하다. 스스로도 얼빠진 얼굴이겠다 싶게 표정이 헤실헤실 풀어졌다. 반면에 그는 앞서의 언쟁(?)이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듯 헛기침을 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좀은 겸연쩍으면서도 마음이 놓였다. 가족끼리도 한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다른 종족과 지내면 오죽할까?(심지어 그는 압도적 강자인 용인데) 그래도 그는 인간의 입장을 헤아리고자 애써 주니까, 더러 삐걱거릴 일이 생겨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다.
그런 기대와 함께 이제는 식은 차를 넘기는데, 어느새 하나 남은 초콜릿이 반으로(자로 재도 크기가 똑같겠다 싶을 정도로) 갈라졌다. 그가 나눠 먹자고 잘라 준 것이다. 맙소사? 엄마가 커다란 쿠키를 구워 주면 그걸 언니오빠와 쪼개 먹곤 했던 것(당연히 크기가 같을 리는 없으니 제일 작은 것은 당번제처럼 번갈아 받곤 했다)이 떠올랐다. 친구나 동기랑 간식을 먹을 때도 홀수 개면 마지막 하나를 이렇게 갈랐는데. 용인 그가 인간의 그런 풍습을 흉내 내는 걸까? 거기 생각이 미치자 요리 과정에서 물리도록 먹은 탓에 당분간 초콜릿은 안 먹고 싶던 심정이 바래졌다. 그를 뒤따라 초콜릿을 한입에 넣었더니 살짝 얼어서 단단하던 겉과 사르르 녹아드는 속이 대조를 이루며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어쩐지 머리도 잘 돌아가는 기분. 다행이라는 말에 미소로 맞장구쳐 주는 그에게 답하려다 출입증을 만지작거렸다. 이걸로 쓰는 전음도 용의 전음이랑 마나의 진동이 비슷할까? 써 보면 알겠지? 그래서 그에게 전달되기를, 그 내용이 기록도 되기를 기원하며 하려던 말을 떠올렸다.
[맛있습니다. 만들면서 질리게 먹었는데도요.]
데이터를 모으려면 가까이에서도 전음으로 대화하는 게 좋을까? 그가 손을 써 줬어도 전음이 쉽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그래 봐야겠다.
>>437 다음 일상을 그걸로 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다만 사건 기록이 (블랑님도 사망 위장하고 요람 작업에 착수했다니) 조직원 전원 사망, 아지트 붕괴 및 매몰...같은 우울한 내용일 거 같고, 레아가 사적인 일이다 싶으면 질문을 삼갈 것 같은지라(이전 일상에서 반려자 운운하며 뼈 때렸다가😓 반성하면서 그런 결심을 했습니다..) 2가 자연스럽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별 생각 없이 질문할 수 있는 거리가 있으면 좋겠는데요..🤔
잘도 도는 미싱처럼 갈리는 와중에 유일한 낙이 인간의 소설이군요..😥 그렇게 바쁜 몸으로도 남의 피서는 따라오는 묘한 집념ㅋㅋㅋ
블랑이라는 이름, 지금의 블랑이랑 똑같이 생긴 몽타주, 용이 인간으로 변신해서 인간들과 섞여 지내기도 한다는 정보 정도면 그 책의 인물이 블랑님이라는 점은 레아 씨가 짐작할 겁니니다. (실제로 >>267에서 알라투 씨가 미인이고 블랑님이 알라투 씨의 외양을 알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알라투 씨가 용이라고 눈치 채기도 했고요.)
하지만 레아는 >>272에서처럼 사별의 고통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인간입니다. 그 책에는 조직원이 다 사망하고 아지트는 매몰됐다는 내용이 있겠지요. 그러니 레아는 그 책을 읽더라도 자기가 읽었다는 사실을 블랑님한테 숨겼으면 숨겼지, 책 내용과 관련된 정보를 묻지는 못할 겁니다. 조직원 사망이든, 블랑님의 유희든, 밖에 없던 책이 왜 여기 있는지든, 블랑님이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되새기게 될 위험이 있으니까요. (>>84에서 용도 희로애락이나 고민이 있고 마음이 상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레아가 타자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기를 꺼리는 캐임은 여러 레스에서 드러났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437에서 알려 주신 대로라면, 블랑님이 사건 현장으로 가기로 한 건 레아 씨의 질문에 답변해 주기 위해서이지 않습니까? 레아주로서 저는, 레아가 그 책을 읽은 뒤에 블랑님에게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지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스토리를 다음 일상으로 삼으려면, 둘 중 하나는 충족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1) 레아가 캐붕하지 않으면서도 블랑님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거리를 찾는다.
2) 블랑님과 레아가 사건 현장으로 갈 만한 동기를 마련한다.
1)은 >>439에서도 제가 언급한 점인데요, 저로서는 떠오르는 게 없다 보니 블랑주님께 아이디어가 없는지 여쭌 겁니다ㅠㅠ..
음.... 그럼 이건 어떨까요? 레아랑 블랑이 같이 총류에서 만나는 걸로 하죠! 레아는 그저 우연히 집어든 책이 그거였고, 블랑이 레아가 무슨책을 집었는지 아는 순간에, 레아가 펼친 책장에 블랑의 몽타주가 실려있는걸로, 그리고 블랑이 간만에 좋았던 시절을 떠올린 것과 팀원들 성묘를 가봐야겠다고 고맙다는 심정을 전달함과 진실을 이야기 해주고 싶다면서 사건 현장으로 텔레포트를 하는 순간 타임리프를 한걸로 말이지요.
이리 하면 '레아가 직접 질문한다'는 전제를 회피함과 동시에 블랑이 진실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고, 동시에 블랑도 레아에게 솔직한 심정을 전달할수 있게 된 거니까 짐을 덜어낼 수 있게 되는 셈이지요!
>>448 인쇄소에서 무선본한 거 같은 책자인데 표지는 새카맣다거나 해서 총류에 있는 책 중에선 이질적이려나요🤔? (다음 일상 들어가면 자연히 알겠지만 대충 이미지라도 상상해 보려고요🙄)
거기서 레아가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정줄 안 놓고 있는 게 고작일 거 같긴 합니다😓 (난데없이 1,000년 전의, 가 본 적은커녕 상상한 적도 없는 조직 아지트에 떨어졌는데 돌아갈 방법도 묘연하면..😖) 무엇에든 집중하지 않고는 정줄 놓고 말까 봐 경험담 기록에라도 매달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이는군요😅 기록은 문제의 책자에 해도 되려나요😮? (만년필을 소지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이득은 별로 없는 명예직인데 일거리는 많으면 폭탄일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근데 주로 어떤 일을 하려나요😮? 용들이 모일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을 거 같다 보니 잘 상상이 안 되는군요😳
갑자기 들려오는 전음에 대해서 놀란 듯 그가 전음으로 답해온다. 사실 그 또한 알고 있었다. 레아가 아직 전음에 대해 힘들어 하고 또 익숙하지 않다는 점, 그래서 본인도 그에 대해선 그것을 따로 강요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최대한 무리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없잖아 있던 것도 맞는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그녀의 행동이 어떻게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혹여나 저번처럼 많이 어지러워 하지는 않을까, 심적으로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내 그것은 그녀를 너무 과보호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나아갈 수 있는 여인이었다. 자신이 과하게 보호하는 것은 어찌보면 감옥에 가두는 행위와도 같은 것이다. 가두는 것은 어찌보면 그녀가 가진 가능성을 제한하게 하는 셈이었고, 이는 그가 바라는 이상과 전혀 반대되는 행동인 셈이었다. 순간적으로 자신에게 부끄러웠지만, 이내 그녀의 풀어진 미소를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비웃음이 아닌, 처음으로 긴장하지 않은 표정을 보고 그 또한 무거운 짐이 풀린 듯 가벼운 웃음이었다. 확실히 처음 봤을때 저런 표정이 어울릴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짐작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원래 나눠먹는게 더 맛있는 법이라네. 그리고 그대가 그만큼 노력한 맛이니까.]
그러면서 그는 잠시간 유심히 그녀의 손에 쥐어진 출입증의 마나 유동을 확인하였다.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그래도 자신이 실수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은 중요했다. 물론 그의 걱정과는 다르게 출입증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었고, 그에 만족한 것인지 그는 남아 있는 찻잔의 내용물을 비워내고는 자신의 결과물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서도 이내 이어지는 생각에 그가 장난스레 웃는다. 뭐라고 해야할까? 가족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녀를 보면 왠지 모르게 장난기가 자꾸 동하게 된다고 느끼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물론 전음을 담아서 말이다.
"익숙해지면 이런 것도 가능하지. 레아양은 바보." [익숙해지면 이런 것도 가능하지. 레아양은 바보.]
순식간에 전음과 육성으로 바보라고 놀리면서 장난스레 웃어보인다. 아마 그녀라면 바로 깨달을 것이다. 말로만 바보라고 했지, 그녀는 자신이 생각 한 것 이상으로 생각의 지평선이 넓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여인이었으니까. 육성과 전음, 두가지의 파형을 생각해내면 그 과정에서 마나의 유동성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고, 그 파형과 전해지는 과정이 꽤나 유사하다는 것을 말이다. 의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마나임을 떠올린다면 그 두 과정의 유사함이 연구에서 주목할만한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말이다. 더불어서 그녀에게 정신력의 수양도 하나의 방법임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마법을 배우기엔 늦었으나, 정신력을 늘림으로서 마나를 스스로 움직이고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리라. 이리 한다면 그 과정에서 그녀 본인도 스스로 무엇을 더 연구해낼 수 있을지 발견하게 될테니까. 자신은 그저, 어디로 나아가고 어느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만 알려줄 뿐이었다.
>>452 마지막 문단 보니 블랑님이 뭔가 빅피쳐 던진 거 같은데 레아주가 파악을 못 하고 있습니다..ㅇ<-< 육성이랑 전음이 마나를 진동시키는 양상이 비슷하다라..🤔 저 정보로 무슨 연구를 유도한 거일까요😓? (고래가 초음파를 쓴다는 걸 알아도 인간의 조음 기관으로 초음파를 내지는 못하는 것과 다르게) 전음은 인간이 따로 마법을 안 써도 육성으로 흉내 낼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걸까요? (마법 말고 인간 육성으로 전음을 흉내 내다 보면 선율이 생겨서 무슨 노래처럼 되려나? 상상해 보긴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173에서 언급했던 언령을 레아가 익히도록 유도하는 거 같기도 한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레아가 대학 안에선 자격지심 가질 만큼 평범한 편이긴 해도 연구 관련 힌트는 똑띠 잘 받아먹길 바라는데 캐릭터 구현 쉽지 않군요😥
헐 왜 검정색인가 했더니;; 하드 커버 대신 드래곤 커버(?)였습니까..😐 자료를 다 없애면서도 마지막 자료는 차마 못 없애는 수준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보호했다니 심경이 말도 못하게 복잡하긴 했나 봅니다😢
목격자의 기록인 셈이군요 그런 의미를 부여한 보람이 있게끔 제가 연출을 잘해 봐야겠습니다😅
으르신들이 그러는 건 아무래도 전임 대빵님이 발바리아를 세우고 깽판친(...) 여파 같군요😑 뒤처리 독박 쓰는 현직 대빵님 딱합니다🥺 그나저나 용은 완전 마이웨이 각자도생에 대빵을 뽑아도 방임에 가까울 줄 알았는데 꽤나 사회적(?)이군요😗
전음이 제대로 갔는지 흑룡의 대답이 돌아왔다. 곧잘 한다라, 듣고 보니 그렇다. 처음엔 진짜 영혼이 빨려 나가는 듯 힘겨웠고, 그가 손을 써 준 뒤에도 무슨 원시적인 종교 의식처럼 전해지라고 중얼거려 가며 보냈는데, 이번엔 속으로만 빌었는데도 전해졌다. 나름 익숙해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의욕이 넘치니 없던 재주도 나오는 걸까? 돌이켜 볼 찰나, 의문이 들었다. 지금 이렇게 속으로 생각한 것도 전달되는 건 흑룡이 출입증에 넣어 준 마력 덕인데, 그렇다면 마력이 강한 이는 사념을 전음처럼 보내는 게 가능하다는 걸까? 어쩌면 소위 대마법사들은 나처럼 평범한 지성체와는 달리 진즉부터 용과 대화를 해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치면 이 연구는 뒷북인 셈이지만, 레아는 출입증을 거머쥐고 심호흡을 했다. 마법에 능통한 극소수에게만 알음알음으로 전해지는 지식은 생명력이 약할 거다. 반박하거나 보완할 기회가 적으니 진보하기 어렵고, 아는 이들이 사라지면 바로 단절될 테니까. 하지만 그런 지식을 누구나 동일한 방법으로 입증하거나 반박하거나 학습할 수 있도록 퍼트린다면, 크고 작은 부침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발전하겠지. 그렇게 발전하는 지식이 누적되다 보면 언젠가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 거인도 나올 거고. (장기적인 방향에 생각이 미치니 흑룡이 대비한다는, 지성체가 극소수뿐일 시대도 얼핏 떠올랐으나 이내 지워 버렸다. 그건 솔직히 상상도 안 되고 모르겠다.) 그러니까 힘내서 해 보자.
[손써 주신 덕에 많이 수월해졌습니다. 연구하려면 많이 써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기세 좋게 대답했다가 픽 웃는 소리에 낯이 뜨뜻해졌다. 유쾌하다는 듯한 웃음을 머금은 흑룡의 눈에 재밌어하는 빛이 역력했다. 참 볼 때마다 (신장 차이 때문에 거짓말 좀 보태면 목이 뻐근한 것 같은데도) 새롭게 시선이 가는 눈이라 새삼 느끼면서도, 거꾸로 봐도 신난 티가 물씬 날 얼굴이 뻘쭘해 얼른 가렸다.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너무 들떴나? 근데 좋은 걸 어떡해. 그러다 예상 못한 치하에 레아는 머리칼을 꼬면서 밖으로 눈을 돌렸다. 얼굴은 여전히 홧홧했다.
[노력은 저기, 밖의 기사님들..이 한 것 같습니다.]
지성체인지 아닌지 헷갈리니 어떤 호칭으로 부르는 게 좋을지 모르겠네. 그런 난감함(?)과는 별개로 진심이었다. 만드는 거야 결과물이 나오니 보람 있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찾을 수도 있지만, 치우는 건 귀찮을 뿐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요리할 때 가장 노력하는 이는 바로 치우는 쪽 아닐까? (만든 이가 치우기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다 해도 기껏 대접받고서 치우는 이의 공만 추켰다간 결례일 테니 어디 가서 할 소린 못 되지만) 그러나 그 못지않게 의외인 것은, 나눠 먹으면 더 맛있다는 전음이었다. 용에게서 나오리라곤 진짜 상상도 못한 내용이다. 정령들이랑 살면서 많이 나눠 먹어 본 걸까? 아니면 나처럼 형제나 누이와? 그러고 보니 그는 자기 전에도 타자가 근처에 있는 걸 더 선호하는 눈치였다. 어쩌면 피붙이와 잘 방을 공유했던 시기가 있었을지도?
[많이 나눠 보신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형제나 누이가 있으신 겁니까?]
전하고 보니 뭔가 이상했다. 내 기억이 그새 잘못되지 않았다면 그는 분명 인간식 요리를 누구한테 만들어 준 건 오늘이 처음이랬다. 피붙이가 있었다면 과연 그랬을까? 아니지. 오히려 용이 꼭 요리를 먹는다는 보장은 없으니, 형제자매가 있어도 요리를 해 준 적은 없을 수도 있지. 애써 구실을 찾으면서도 내심 께름칙했다. 불편한 질문은 아니어야 할 텐데.
그러던 중, 귀와 머리를 동시에 울리는 소리(?)에 화들짝 물러앉았다.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음까지 일순 더해지니 머리도 감각도 와글거렸다. 뭐야, 대체?! 얼떨한 정신을 가다듬고서야 그가 음성 언어와 전음을 동시에 구사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뒤늦게 그 내용도 파악되었다.
[초보자가 서툰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민망한 나머지 짐짓 뻔뻔하게 대꾸했다가 멈칫했다. 방금 것도 출입증에 기록이 됐을까? 그러면 똑같은 내용이니까 둘을 비교해 볼 수 있겠다. 음성도 마나를 진동시킨다니 전음과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지 보이겠지? (동시에 전해지면서 서로 섞여 버렸으면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제대로 들은 건지 긴가민가하지만 일단 당장 느껴진 건.. 음성은 귀를 거쳐 머릿속에서 해석이 되는 반면에 전음은 머릿속에 바로 꽂히는 듯했다. 말하자면 음성 언어에서는 귀라는 보조 장치가 메시지 전달을 도와준달까? 그렇다 보니 음성 언어는 성량, 억양, 발음 등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을 거다. 그에 비해 전음은 머릿속에 바로 안 꽂히면 뭐 되는 게 없는 만큼 보낼 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간절함이 강하게 작용할 것 같다. 전음이 마력에 힘입어 이루어지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듯하고. 이 추측이 맞다면 음성과 전음은 마나를 진동시키는 양상은 비슷하되 진동의 강도가 다르지 않을까? 너무 나간 상상일지도 모르지만, 직접 비교해 보면 확실해지겠지.
연구 방법을 궁리하다 보니, 마나 탐지기부터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입증에 기록되는 마나의 진동 양상이, 마나 탐지기로 확인되는 마나의 진동 양상과 비슷한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입증에 기록되는 자료로는 연구가 불가능하다. 출입증으로만 얻어 낼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해 버리면 그 내용이 정확한지 아닌지를 다른 이가 반증할 수 없으니까. 반증 불가능한 내용은 지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니 만약 출입증으로 확인되는 정보가 마나 탐지기로 확인되는 것과 다르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마나 탐지기만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거고, 천만다행으로 비슷하다면 연구는 출입증으로 진행하되 결과물에 그 사실을 명시하면서 마나 탐지기로도 비슷한 결과를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할 거다. 연구 과정을 정직하게 밝히는 것 역시 학자의 기본 도리니까. 마공학품 상점이 학교에 있긴 한데.. 출입증 써서 가도 되나? 아까도 생도 행세 중인 용에게 들킬까 못 갔던 터라 아무래도 망설여졌다.
[출입증으로 학교에 가도 되겠습니까? 그 용에게 들키지 않는다면, 마나 탐지기를 사 올 생각입니다만.]
그에게 학교를 안내하기로 해 놓고 제대로 못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동행하겠냐고 물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가 자긴 했어도 밤샘한 것에 비하면 짧은 수면이었으니까.
[아아, 대견해서 그렇다네.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지.] "하지만 언제든지 피곤하다면 육성으로 해도 좋다네. 무리할 필요는 없고 말이야."
확실히 그녀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쳐줄 만한 행위였다. 결과적으로는 그녀의 앞날에 있어서 크나큰 도움이 될 일이었으니 절대로 부정적으로 볼만한 이유도 없었다. 단지, 익숙하지 않은 일을 계속 하면서 힘들어 할까봐 걱정이 되는 것, 그정도 뿐이었다. 괜히 무리해서 힘을 빼는 것 보다는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거기에 이런식으로 계속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자신이 예상한대로, 용이 아닌 다른 존재들도 언령을 확실히 익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연구에도 도움이 되어줄테니까 말이다. 마나에 자신의 의지를 담는 첫 발자국에 내딛었다는 것을 알까? 설령 마나에 자신의 의지를 담는 것이 실패하더라도 상관이 없다. 사실 언령의 경지에 들지 못하더라도 결국에 높아진 정신력은 그녀에게 있어 수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조금은 주눅 들은 자신감에 조금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어지는 말들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련한 표정을 지은채, 가만히 허공을 바라보았다.
[형제, 누이들이라..... 아쉽게도 나에게는 그렇게 부를 혈육은 존재치 않아. 하지만.... 긍지를 나누었던 이들이 존재하지. 지금은 없는.....]
전음으로 전해지는 그의 목소리에는 어쩐지 힘이 빠진 듯, 아련히 들려왔다. 마치 머나먼 옛날을 그리는 듯한 목소리, 하지만 더이상은 닿을 수 없는 곳을 바라는 모습은 장명종이 시간이 흘러 놓쳐버린 것과는 다른, 눈앞에서 잃어버린 듯한 아련함이었다. 어쩌면 레아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 순간, 블랑은 떠올리고 있었다. 가볍게 주먹을 움켜쥐면 그들과 나누었던 주먹 다짐이 떠올랐고 끝에서는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단, 퉁퉁 부은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그마한 빵 하나를 크기도 맞지않게 나눠먹고는 주먹을 맞닿았던 그 때, 빛이 비추는 언덕을 넘어 작열하는 태양 아래 언젠간 이렇게 떳떳하게 살길 바라면서 보스의 악행에 분노하고 의지로 나아가길 원하던 그 시절, 어쩌면 정말 젊은 나이의 혈기와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면서..... 이내 그 기억은 씁쓰름하게 바뀌어가고, 그 쓴 입맛을 레아가 만든 초콜릿의 향기가 중화 시켜감을 느끼며 표정을 다시 바꾸어낸다.
"직접 간다라....."
이번에는 전음이 아닌 육성이었다. 연구 때문도 있지만, 레아가 그만큼 무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 그는 전음과 육성을 섞어가면서, 레아에게도 굳이 전음을 고집하지 말고 조금 길게 바라보자는 자그마한 실마리를 남기는 셈이다. 항상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들과는 다르게, 그녀는 이제서야 입문의 경지에 다다른 것, 하지만 이 또한 레아 본인이 대단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보통 기감이 발달한 인간, 즉 마도의 길을 걷는 이들도 전음이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전음을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 즉 레아가 정신력 만큼은 이제 그들과 많이 떨어지지 않음을 뜻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유희 중인 그녀를 떠올리는 그였다. 어차피 유희중에는 용으로서 그녀에게 다가서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요, 게다가 저쪽에서 레아에게 접근하려고 하더라도 레아가 이미 그녀의 외향을 알고 있기에 더이상의 무리될 점은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정 안되면 자신이 그녀의 좌표를 어느정도 읽을 수 있다고 까지 생각이 들었고, 이내 그것은 그 나름대로의 대책이 다 세워졌다는 안도감을 들게 하였다.
"상관 없겠지. 아마 그녀도 유희중이니 그대를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야. 다만 그래도 조심은 하게. 만약 위험함을 느끼면 출입증에 정신만 집중시키면 될 것이야."
전음과 음성이 또다시 한꺼번에 전해져 왔다. 이번에도 얼떨떨했지만 그나마 처음보다 수습은 빨리 됐다. 대견하다는 표현이 어쩐지 첫걸음마를 뗀 손주에게 감격한 어르신 같은 한편, 피곤해할까 봐 염려해 주는 말은 묘하게 라민 선생님을 연상시켰다. 물론 흑룡은 직장 상사니 이해관계가 전혀 얽히지 않은 라민 선생님처럼 성과보다 내 만족을 우선시해 줄 리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그래도 든든했다. 다른 걱정 없이 연구만 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랄까? 더구나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해도 옳은 얘기였다. 이 주제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자료가 누적될수록 가치가 커지는 연구이니, 도중에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완급 조절을 잘해야 할 거다.
[힘들어지면 말로 하겠습니다.]
아직은 괜찮나? 가늠이 안 된다. 걸음마에 막 재미 붙인 아기가 이럴까? 쉽지 않네. 픽 하고 한숨 섞인 웃음이 나왔다. 전음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은 해야 하는데 무리하다 지쳐선 안 된다. 그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아마 전음뿐만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모든 일에서의 숙제일 거다.
그때 흑룡이 어딘가 먼 곳을 내다보는 듯 눈길을 돌렸다. 전음이 이어질수록 그 얼굴에 번지는 쓸쓸한 빛은, 지금은 없다는 이들로 인한 것 같았다. 사별했나 보구나. 무려 긍지를 나누었다고 일컬을 정도면 그저 친밀하기만 한 사이가 아니라, 신뢰하는 보람이 있고 경의도 품을 수 있는, 혈육 이상의 끈끈한 사이였을 텐데. 안 그래도 불과 며칠 만에 티가 날 만큼 정을 잘 붙이는 이가, 그런 존재와 사별하면서 마음이 어떠했을까. 측은한 마음과 괜한 걸 물었다는 가책이 뒤엉켜 전음이고 말이고 나오질 않았다. 행여 기척이 신경 쓰일까 숨죽이고 있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다 그의 목소리(전음이 아니었다.)를 듣고서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쩐지 꼴사나운 표정일 것 같은 나와 달리, 흑룡은 평온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다행..인가? 학교에 가도 괜찮을 거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어쩐지 안심이 안 됐다. 또 고양이 걱정하는 쥐 꼴이네. 이 버릇 고쳐야 할 텐데. 한숨이 튀어나오려는 걸 애써 삼켰다. 진짜로 마음 가라앉혔든 그런 척하는 거든 당사자가 저렇게 덤덤한데 내가 꿀꿀해진 티를 내면 안 되지. 일단 다녀오자. 그도 방해받지 않고 있을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그래서 출입증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출입증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어떻게 해야 이동이 되지?? 출입증을 다시 봐도 금빛으로 새겨진 신비스러운 문양만 보일 뿐 감이 안 온다. 환장하겠네. 지금은 그를 번거롭게 하기 싫은데. 난감함에 눈을 꾹 감았다. 인상이 잔뜩 찌푸려진 게 느껴졌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레아는 한숨을 푹 쉬고는 기어들어 가는 소리를 끄집어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간 민망해 죽을 것 같아 시선은 출입증에 못박은 채로.
"....저, 공간 이동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 학교 가서 마나 탐지기 구매하는 거까지 넣고 싶었습니다만.. 공간 이동 방법을 레아가 모를 거 같다 보니 뻘하지만 여기서 끊었습니다...ㅇ>-<
블랑님이 이종족의 언령 구사 가능성을 연구 중이라니 궁금해져서 질문 남깁니다. >>202에서 언령에 대해 설명해 주신 내용 보고서 저는 언령이 원초적인 기술, 마법은 언령을 정교화한 기술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러면 마법사가 있다는 사실이 이종족도 언령을 구사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입증해 주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 건가요😮?
그리고! 일반적인 뱀에 대해 여쭸던 게 아니지 말입니다!! >>332에서 언급하셨던 블랑님이랑 같이 태어났다는 [스포일러] 얘기가 레아의 질문으로 나오려나 기대했던 겁니다! 아실 거 같은데..^"^++
먼 옛날, 모든 존재들은 언령을 어느정도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이제 마법이 보편화가 되어지고 용들을 제외한, 다른 종족들은 언령 구사능력이 떨어졌어요. 블랑이 연구하고자 하는 건, 훈련과 노력을 통해 과연 언령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게 되는가?와 더불어, 마나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언령을 구사할수 있는가? 이 두가지가 아마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시선 회피) 아무튼 뱀은 어디에나 숨어있지요!! 블랑 집에 숨어 있을수도 있고요!!(?)
덤으로 곡 하나 남겨 둡니다. 이게 아마 원래 스토리 대로 된다면 블랑 유희 시절의 엔딩 곡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468-469 아😮 제가 헷갈렸던 건 용 외의 종족이 마법을 익히고 있는 세상이라면, 마법보다 단순한 언령은 당연히 익힐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를 거 같아서입니다🤔 마법도 재능 못지않게 후천적인 노력으로 익히는 능력일 테니까요🙄 마법이 보편화되고 다수가 언령을 취급 안 하면서 묻혀 버렸지만 실은 언령만의 고유한 기능이 있다거나, 말씀대로 마나를 다루는 능력이 꽝이라 마법은 못 쓰는 지성체가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치면 연구하기 좋은 주제일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공간 이동은 실습을 시키지 않았단 사실을 떠올린 것인지 블랑의 눈가로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가간다. 사실 항상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이었고, 돌아올때 시키면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날은 사실 꼬이고 꼬여서 어디서부터 매듭을 풀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던 것이라 블랑 본인이 탓할 문제는 아니었으나, 자신의 부주의함이 일을 키웠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그가 결국 수습해야할 문제들이었다. 물론 본인은 이런 뒤치다거리나 해결사 역할을 싫어하지는 않았으니 다행일까? 오히려 잘되었다는 마음도 든다. 어쩌면 조금은, 그녀─알라투─의 삿된 행동을 예비할 수도 있었으니까. 일단 자신은 돌아온다고 거짓말 하고 일부러 마법진에서 기다리거나, 그녀 뒤에 몰래 투명화로 따라가는 방법도 가능할테니까 같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최대한 가닥을 잡아주는 것이 오히려 나으리라. 거기에 만약 공간 이동중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이 막아줄 수도 있을테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행동하는 것은 빨라졌다. 그의 손이 분주해지고 그녀에게 상냥한 미소를 머금은 뒤 입을 열었다.
"어쩔수 없지. 이번엔 도와주겠네. 자 감각을 최대한 열게나."
한번의 감각이 필요하다. 물론 마도구를 이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어떤 감각인지,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아야하니까, 그저 그것만을 가르쳐 주고 몇번 같이 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그녀는 익혀낼 것이다. 그녀 본인은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가 나아가는 길은 그녀 본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고 정교할 정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길 자체는 본인에게 익숙치 않기에 벌어지는 미숙함을 떼놓고 본다면, 그녀는 충분히 좋은 학생이고, 훌륭한 연구자였다. 그것이 바로 지금 블랑이 바라보는 레아의 모습이었다. 그가 천천히 손을 뻗어 레아의 어깨에 올린다. 그리고 조심히 거리를 좁힌 다음 가만히 눈을 감는다. 사실 공간이동이라는 개념은 마나에 몸을 실어낸다는 개념과 같았다. 어떻게 보면 작은 입자로 나누어진 것을 최대한 마나에 실어 담아낸다음 그것을 타고 원하는 위치까지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출입증에 새겨둔 것은 다름아닌 자신의 장기, 공간을 접는 방법. 즉 그녀 또한 익숙해진다면 이 출입증을 이용해 공간을 접어 멀리까지 갈수 있다는 뜻이다.
"집중하고 출입증에 정신을 두게. 그리고 그 공간에 있다고 생각을 해보게나."
자신이 잡아주는 것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같이 나아가고 상황에 맞춰 교정을 해주는 것 뿐이다. 그렇기에 두려워할 것 없이, 천천히 그녀가 가능하다고 믿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좌표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녀의 역할이었지만. 그리고 그는 천천히 집중을 할 그녀를 향해 가벼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두려워하지 말게나. 아까의 전음도 잘 해내지 않았는가. 그거랑 똑같다네. 그대를, 그리고 그대를 믿는 나를 믿게나."
//자!! 이제 공간이동 준비는 끝났습니다!! 레아의 힘을 보여주세요!!
>>470 레아가 언령을 성공하는 그날, 아마 블랑도 엄청 좋아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떻게 보면 결과가 너무나 만족스러운 것 그 이상일테니까요!!
민망하다. 배우기 전엔 모르는 게 당연하고 모르는 건 물으면 된다고 하츠펠트 선생님(생도 시절의 지도 교수님이자 현재는 연구소의 직속상관이다.)께 누누이 들어 왔지만, 직전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 낯이 없다. 흑룡은 이제까지 그래 줬듯이 나무라거나 하지 않고 성심껏 알려 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서 더 민망했다. 그 자신부터 추슬러야 할 시점에 내 뒤치다꺼리를 떠넘기는 꼴 같아서. 그런 탓에 찰나라면 찰나인 침묵도 어쩐지 길게 느껴져서, 결국 레아는 양을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그때 일어나는 기척에 이어 선선한 음성이 울렸다. 역시나 개의치 않고 챙겨 주려는 모양이다. 새삼 머쓱한데 어리둥절한 말이 울렸다. 감각을 최대한 열라고? 출입증을 보던 눈을 깜박였다. 은빛 광택이 감도는 금속에 황금빛으로 세공된 문양은 눈을 감았다 떠도 그대로였다. 혹시나 해서 청각을 곤두세워 봐도 별 소리는 안 나고, 쥐고 있는 손에도 체온으로 미지근하면서 금속다운 단단함 말고는 별다른 게 안 느껴졌다. 감각을 연다는 게 뭘 어떻게 하는 거지? 좀 더 유심히 봐야 하나? 눈에 힘을 주고 출입증을 주시하다 양 어깨를 짚는 감촉에 움찔했다. 올려다 보니 흑룡이 눈을 감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까지 손이 가 버리네. 마법을 쓸 줄 알았다면 좋았을걸.
의기소침해질 찰나,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출입증에 집중하고 목적지를 생각하라고.... 레아는 흑룡이 연구소의 그 지점에 마법을 쓰던 순간을 떠올렸다. 드문드문 심긴 나무를 맴돌던, 갖가지 색의 반딧불이 같던 빛 알갱이. 적황색 빛으로 땅에 그려지던, 출입증의 문양과 형태는 똑같되 더 큼직하던 문양. 하늘에 닿을 듯 문양에서 솟아오르던, 노을을 닮은 빛의 기둥. 그때 출입증의 문양도 적황색 빛을 내뿜었었다. 그 신비스러운 광경이 선해질수록 마음이 차분해졌다. 자길 믿으라는 흑룡의 격려도 힘이 되었다. 그렇게 조치해 줬는데, 당연히 너끈히 가겠지. 가자!
그러고 눈을 감자마자 몸이 붕 뜨는 듯한, 아니, 허공에서 당기는 듯한 느낌에 휩싸였다. 그 직후 눈을 뜨자, 주위가 바뀌어 있었다. 까만 건물 뒤편의 으슥한 자리, 그 언저리에 듬성듬성한 나무들, 눈앞의 산줄기. 흑룡이 마법을 썼던 그 위치다. 그러나 놀랄 새도 없이 레아는 그만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코..!"
맥이 풀렸는지 풀렸는지 늘어진 다리며 땅을 짚은 팔이 와들와들 떨렸다. 속도 꽤 메슥거린다. 눈을 감고 침을 삼켰다. 그가 이동시켜 줬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거도 익숙해지려면 까마득하겠다.
숨 좀 돌려야지. 낑낑 물러앉아 나무에 기댔다. 그러고 있으려니, 흑룡이 마주 선 채 어깨를 짚었던 게 뒤늦게 생각났다. 잠시만, 그럼 그도 온 거야? 맙소사! 레아는 퍼뜩 두리번거렸다. 얼굴이 불에 달군 듯 홧홧했다. 이 꼴을 그도 봤으리라 생각하니 쪽팔리다 못해 암담했다.
// 레아의 힘이 아니라 블랑님의 세팅빨 아닐까요..(._.)a >>91에서 데칼코마니를 언급하신 거에 착안해서 (데칼코마니에서 종이 위에 있던 건 위쪽으로 당겨지는 느낌이겠다 상상하고) 이어 봤습니다만, 설정에 부합하는 연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언령은 레아가 과연 해낼 수 있으려나요😅? >>178에서 주님 찾을 정도로 질색했는데ㅋㅋ 뭐 정작 질색의 원흉인 전음은 의욕적으로 익히고 있지만요🙂ㅋ 그러고 보니 타임슬립 했을 때 상황이 너무 절박해서 딱 한 번 쓰는 줄도 모르고 썼다가 제대로 익히는 데에는 한세월 헤매는 것도 가능하겠다 싶긴 합니다c🙃
본인의 걱정과는 다르게 레아는 출입증의 도움만으로도 순식간에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녀가 따라 움직이는 감각에 따라 자신도 그녀가 흔들리지 않게만 최대한 잡아주는 방식으로만 공간을 접어 내달린다. 혹여나 자신의 위치 설정이 실수가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다행이도 그런 일은 없었던것인지 주변의 공터와 더불어 보호하듯 쳐진 나무가 보인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조심히 움직이면 되겠지. 저번에 같이 있던 교수도, 또 그외의 아군이 있을지도 모르니 레아의 신변에 대핸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잠깐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인가 나무에 기대 있는 모습을 발견한뒤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자력으로 공간을 접은 셈인데, 마나야 자신의 것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보통 처음 한 공간 관련 기술은 대다수가 후유증이 심한 편이었다. 실제로도 속이 역하고 또 한번에 감각기관에 감각이 돌아오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따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한가지 레아에게 다행이라면, 그가 그녀의 가벼운 비명소리만 들었고 그 외의 추태는 주변점검을 하느라 보지 못했다는 점 정도일까?
"들게나."
그가 천천히 내민 것은 공간을 접어서 레어에서 가져온 수통이었다. 미리 리빙아머들에게 물을 채워두라고 한게 정답이었던것 같다. 안 그랬으면 그녀에게 이렇게 물을 주지 못했을테니. 공간이동의 후유증때문인지 메슥거리는 속 때문에 얼굴에 열이 올라올 정도였으니 아마 상당히 심각한 것이리라. 그런 그의 두 시선에는 걱정과 안도감이 깃들어 있었다. 자신이 도와주었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처음으로 자력을 써서 공간을 접었을테고 큰 사건이 없었으니까.
"잠깐 쉬었다가 이동하는 걸로 할까."
다행히 그들이 이동한건 조금 늦은 오후였다. 지금이라면 저녘 전까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레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집이라고 생각 하게 된 것은, 돌아갈 보금자리가 있다는 그 때부터이지 않을까? 몇일 지나지 않았지만 레아가 없는 그 광경이 떠오르지 않는 블랑이었다. 그의 은은한 미소가 어리고 천천히 마나를 움직여 주변의 공기가 선선한 바람을 일으키도록 그 흐름을 레아의 주변으로 맴돌게 하는 그였다.
정신이 없어서 동태 눈이라도 됐던 걸까. 몇 번 두리번거리고서야 바로 앞에 그가 선 게(정확히는 그의 다리가) 보였다. 뒤이어 웬 물통이 공중에 뜬 채 손만 내밀면 잡힐 데까지 내려왔다. 그러니까.. 다 본 거네. 암담했다. 이 자리에서 사라질 수 있으면 신이고 악마고 환영하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이 있을 리가. 말도 안 나와서 고개만 꾸벅해 보인 뒤 물통으로 얼굴을 가리고 쪼그렸다. 이마에 서늘한 감촉이 닿고 시야에서 그도 가려지자(내게만 안 보일 뿐이라도) 좀 진정되는 것도 같았으나, 웅크린 팔다리는 분명 내 몸인데도 남의 몸처럼 어색했다.
그런 상태를 알아챘는지 흑룡이 쉬었다 가자고 제안해 주었다. 속이 복잡했다. 신경 써 주는 게 새삼 고마우면서도 번번이 창피한 일이 생기는 게 민망했고, 결국 그에게 번거로움을 끼쳐 버린 게 열없기도 했다. 그러나 이대로는 어디 가기는커녕 서지도 못 하겠는지라 두 말 없이 고개를 재차 끄덕였다.
그러고 얼마나 지났을까? 깜박 졸았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들었을 땐 주위 공기가 선선해진 뒤였다. 부끄러움으로 잔뜩 올랐던 열기가 어느새 꽤 식어 있었다. 벌써 저녁이야? 화들짝 고개를 들어 보니, 다행히 하늘은 아직 파랬다. 안도감에 가슴을 쓸다 멈칫하고 손을 보았다. 기운이 좀 돌아온 것 같다. 마저 기운을 차리려고 물통의 물을 들이켰다. 찬물이 넘어가자 갑갑하던 속이 씻기는 듯했다.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지. 마공학품 상점이 마공학과 근처에 있던가?
마공학과를 떠올리자 끝내 학교를 떠난 친구 생각부터 났다. 언젠가 니가 고안한 마공학품 쓰게 되는 거냐며 종종 설레발쳤는데, 알고 보니 내가 그렇게 까불거릴 때도 그 친구는 학업을 계속해도 될지 고민했던 모양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걔가 학교를 떠나기 바로 직전. 그 순간에도 그 친구는 도리어 나를 응원해 줬었다. 나도 이 학교와 안 어울리기는 마찬가지인지도 모른다는 회의감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눈시울이 뜨거워져 잠시 숨을 골랐다. 나 인복 하나는 확실하네. 그렇게나 마음을 쏟아 준 친구나 라민 선생님처럼 좋은 이를 숱하게 만났으니.
그리고 지금도.. 레아는 물통을 두 손으로 움켰다. 저분은 인간이 아니라서 인복이라기는 뭣한데. 습관처럼 머리카락을 꼬려니 얼추 다 말랐다. 바로 머리카락을 그러모아 올려 묶었다. 인복이든 용복이든 잘 만났으면 복이지, 뭐. 이런 걸 따질 정도면 기운은 웬만큼 돌아왔나 보다. 시험 삼아 다리에 힘을 줘 봤다. 아까보다 수월하다. 그래서 속으로 셋까지 센 다음 일어섰다.
"덕분에 많이 나아졌습니다. 출발하겠습니다."
말을 맺고 바로 내리막길로 향했다. 용학 공동 연구소와 가까운 건물이니 마나 탐지기는 금방 사겠다. 시간 넉넉하면 학생회관의 기념품점이랑 매점도 한번 볼까? 그나 정령들이 좋아할 만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 이제는 그런 한가한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는 물건이나 음식에 별 욕심이 없을 거 같다만, 정령들은 매점의 간식도 반길 것 같았다.)
출발하겠다는 말에 잠시간 그가 어벙하게 답한다. 사실 자신이 쫒아가면 어색해 할까봐 일부러 자신은 여기서 기다리려고 했지만 레아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어색하게 답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서 멍하니 있다가 그녀에게 발각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감추고 그녀를 따라 움직이는게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는 천천히, 이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몸에 로브를 둘러 입은 뒤 앞서나가는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보폭을 맞추고, 걸어나감과 동시에 그의 신형이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사라져간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으로는 아까, 아주 잠시간 스쳐지나가던 그녀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 감정은 너무나도 익숙할 정도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감정이었다. 떠나는 자에 대한 남겨진 자의 안타까움, 그러나 그 헤어짐이 절대 나쁜 결과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그녀도 다른 사람에게 그 의지를 이어받고 걸어나가는 것이리라. 그 마음이 담긴 듯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아주 가벼운 음을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이별하는 그 순간에도, 부숴지지 않는 의지로...."
어쩌면 그녀는 아직 나약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사실 그 이상으로 단단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둔 만큼 든든한 이들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으니까, 먼 옛날 자신과 동료들이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고 긍지를 나누었던 것 처럼 그녀도 자신만의 인연으로 그렇게 앞길을 비추어 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살아가며 주고 받는 용기를 그리는 행위이자, 긍지고 믿음이니까. 어쩌면 이렇게 추악한 시대에도 그녀같은 이들이 있기에 밝아지는 것이 아닐까.
[천천히 가게나. 오늘은 바쁜일도 없고, 정신 없는 일도 없으니까 말일세.]
한가로움, 그 감정을 담아낸 용이 조금은 들뜬 듯한 느낌으로 그녀의 곁에서 전음을 보내온다. 딱히 대답은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는 아주 살짝, 절대로 돈이 모자르게는 하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주머니의 약간의 여비를 더하면서 걸음을 재차 옮기기 시작했다.
막상 마공학과 건물이 가까워지자 앞서의 계획대로 해도 좋을지 망설여졌다. 어제 그에게 연구소와 식당을 안내했어야 했는데 못 그랬으니까. 기념품점도 매점도 식당도 학생회관에 있긴 하지만, 거기 갔다가 용학 연구소로 돌아오려면 그 질리는 108계단(실제로 108단인지는 안 세 봤다.)을 올라야 한다는 게 문제다. 어떻게 해야 동선이 효율적이지? 기념품점과 매점에 들렀다가 올라오면 짐이 잔뜩일 텐데, 그 상태로 연구소 안내라.. 좀 아닌 것 같다. 그럼 연구소 안내부터 하고서 학생회관으로 향하는 게 나으려나? 근데 이쪽은 공간 이동으로 돌아가려면 도로 연구소에 와야 한다는 게 별로다. 젠장. 학생회관으로 가는 한 108계단은 오를 수밖에 없구나. 차라리 짐 들고 안내하는 게 낫겠다.
떨떠름한 기분에 묶은 머리를 움키는데 낯선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그의 모습은 감쪽같이 안 보인다. 투명 마법을 썼나 본데.. 노래를 불러 버리면 그 보람이 없지 않나? 바로 근처를 지나치는 이는 없으니 망정이지. 그래도 저만치서 한 무리가 올라오는 참인지라 출입증을 쥐는데, 불쑥 어제 들은(무언가 불가해한 힘으로 온 감각을 감싸는 듯했던) 곡이 떠올랐다. 지금의 노래도 그 곡처럼 어떤 힘을 지닌 걸까?
[그 노래도 무슨 마법 같은 겁니까?]
용들이 만든 노래일까 잠시 생각했으나, 용은 언어를 안 쓰니 노랫말도 안 지을 것 같다. 아마 언어를 구사하는 지성체의 노래겠지. 확실히 이런저런 지식을 많이 알고 있구나. 감탄스러운 한편 호기심도 일었다. 다른 용은 가사가 있는 노래를 어떻게 여길까? 그처럼 관심을 가지고 익힐까? 아니면 언어에 큰 관심이 없듯 노래 가사에도 별 흥미를 안 가질까?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마공학과 건물이 코앞이었다. 레아는 건물 앞 표지판에 서서 마공학품 상점의 위치를 확인했다. 마공학과 건물 옆의 언덕 위쪽에 있었구나. 이 정도면 용학 연구소에서 바로 향하는 길도 있을 법한데? 하여튼 산비탈 학교! 길을 모르겠다니까.
속으로 투덜거릴 때, 천천히 가자는 전음이 오더니 허리춤이 묵직해졌다. 뭐지? 기분 탓인지 돈주머니가 커진 것 같다. 직접 들어 봐도 주머니의 끄트머리가 흘러내릴 듯 처진다. 분명 한 손에 거의 잡히는 크기였는데.
'?'
홀린 듯 어리벙벙한 기분으로 끌러서 세려니, 시각과 숫자 감각이 의심스러워진다. 넣어 둔 건 분명히 40골드였는데, 왜 더 많아? 몇 번을 돌이켜 봐도 금화를 더 넣은 기억은 없다. 그러면..? 레아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흑룡이 어디 섰는지는 안 보여서 모르겠지만) 이런 조화를 부릴 이라곤 그뿐이니까.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신 겁니까?]
제대로 묶어 뒀는데. 어디 구멍이 난 것도 아니고.(하기야 구멍이 났으면 돈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어디로 다 샜지.) 무슨 수로 주머니에 돈을 넣었담? 설마 무슨 옛날 이야기처럼 돈을 만들어 내기라도 했나?
[별건 아니다. 예전에 유희를 다녔을 때, 배웠던 가락중 하나일 뿐이다. 큰 의미는 담겨져 있지 않지.]
막내녀석이 항상 흥얼 거리면서 불렀던 노래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노래가 자신들의 미래를 그리는 노래가 될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결국 그들의 의지는 부숴지지 않을지언정 끝까지 남아 자신을 지탱하였고, 그들이 올려준 결말에 그는 보스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으니까. 만약에, 만약에 돌아간다면 이번엔 그 일을 다시 고칠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잠시간 가볍게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차라리 그러한 힘이 있다면 좋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답변을 마무리 지은채 그는, 이전에 왔던 길과 다른 길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그녀는 모르지만, 그녀의 표정은 생각보다 많이 다채로웠다. 그래서 곁에서 보면 왠지 즐겁다고 해야할까? 지금도 그랬다. 확실히 이 대학교, 무슨 분위기를 내고 싶었는지 몰라도 산비탈이 너무나 많았다. 아마 학생들에게 체력은 국력이라는 사실이라도 가르치고 싶었던게 아닐까? 그는 그런 우스갯소리를 속으로 넘기면서 작게 미소를 머금은 다음 레아만 들릴 정도로 가볍게 입을 열었다.
"경량화(lightweight), 헤이스트(Haste)"
무게를 줄여주는 경량화를 레아와 레아가 지닌 물건에 걸어주고, 헤이스트를 걸어 걸음을 빠르게 해준다. 이것만으로도 이 정도의 산비탈은 가볍게 오르내릴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이정도 산비탈은 식후 간식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규격외의 존재기에 그러는 것일 뿐, 레아는 자신과 체력의 궤가 달랐으니 당연히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법을 시전한 것이리라. 그 순간 머릿속으로 레아의 감사가 들어온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금 있을 금액을 대략 유추해 한 3~40골드 가량 더 집어 넣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알아 챈 모양이다. 그는 가볍게 별것 아니라는 듯이 껄껄 웃음을 터트리며 로브의 후드를 살짝 눌러 쓰는 시늉을 한 뒤 레아의 의문에 천천히 답을 표하였다.
[별것 아닐세, 내 레어의 금고에서 약간의 금화를, 자네가 가진 주머니 안의 좌표에다가 유추한 다음 공간의 통로를 만든 것일세. 이렇게 하면 좁은 공간에도 물건을 조금 더 챙겨 넣어줄 수 있지.]
물론 다른 용들도 하지 못할 것은 없기에 블랑만이 할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로드의 말로는 블랑 만큼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내는 별종은 드물다고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어디까지나 자기가 특수케이스라고 몇번이고 말하며 난리를 피우던 로드의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웃음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렇게 함께 걸으면서 여러가지를 이야기하고 나니 표지판이 보인다. 레아가 아까 보았던 표지판의 방향대로 가니 어느순간 [마공학과 본관]이라고 적힌, 화살표가 그려진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길 안내용 팻말에 따르면 본관 옆 언덕을 올라야 별관이니 내려왔던 길을 도로 올라가는 꼴이다. 절로 마뜩잖은 표정이 지어졌다. 이래서 큰길만 따라가면 곤란하다니까. 지름길을 찾겠답시고 샛길로 들어 봤자 길을 잃고 마는 수준이라 어쩔 수 없다만. 하릴없이 본관을 지나 언덕으로 오르던 중, 속삭임처럼 주문이 들리더니 묵직하던 돈주머니가 허전할 만큼 가벼워졌다. 걸음도 돌연 빨라져서 내 발로 걷고 있는 게 맞나 순간 헷갈릴 뻔했다. 흑룡이 어제처럼 마법을 걸어 준 것이다. 지나치게 보살핌 받는 건 아닐까? 아직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은데. 돈주머니를 여미면서도 멋쩍은 기분이 가시지 않았으나, 이내 무리도 아니겠다 싶어졌다. 어제 그렇게 인사불성이 된 것도 모자라 오늘도 오자마자 한동안 맥을 못 추었으니. 자업자득이구만. 혼자서도 잘 다니는 모습을 보이기 전엔 그가 걱정을 못 덜지도? 그래서 군소리 않고 감사만 표하기로 했다.
[매번 감사합니다.]
그러긴 해도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받기만 하다간 고맙다는 말이 상투적인 소리로 전락해 버릴 것 같다. (이미 그런 감이 있는 듯해 께름칙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는 주는 쪽에게는 물론 받는 쪽에게도 독이 되기 십상이니까) 나도 좀 보탬이 되어야 할 텐데, 뭐 떠오르는 게 없네. 복에 겨운 상념에 자조적인 웃음이 샐 찰나, 유쾌한 듯 웃어 젖히는 소리가 울렸다. 마공학과 별관을 드나드는 사람이 제법 있었던 탓에 레아는 그들의 눈치부터 살폈다. 다행히 다들 제 일에 한창 몰두했거나, 수다를 떨거나, 길 가느라 바쁜 터라 여기 주목한 이는 없어 보였다. 그제야 전음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다. 흑룡의 금고 좌표와 내 주머니 좌표를 잇는 통로를 만들었다? 그러면..
[요람에서 여기로 올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까?]
들을수록 신기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마법 구경을 할 기회는 손꼽히게 드물 줄 알았는데, 불과 3일 만에 갖가지 마법을 접했다. 그러다 보니 앞서의 노래에 별 의미가 없다는 대답이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었다. 유희 중에 배운, 다른 지성체의 노래였구나. 늘 요람에 머물 것만 같은 그가 유희도 나갔다는 게 신기했고 어떤 경험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학교로 오기 전 그에게서 비쳤던, 공허하리만치 서글픈 빛이 마음에 걸렸다. 초월자로 느껴질 만큼 강할 뿐만 아니라 수명도 수천 년인 용이 사별했다면, 상대는 이종족일 것이고 그 시기 역시 그가 유희 중일 때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서였다. 괜히 들쑤시지 말자.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마공학품점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막상 마나 탐지기를 살펴보자마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저렴한 것이 교직원 할인 10%를 적용해도 무려 45골드였기 때문이다. 내 월급이 150골든데?! 어안이 벙벙해 점주에게 물었더니, 마력과 기술력을 접목한 물품이라 가격을 더 깎으면 손해라는 너스레만 늘어놓는다.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다. 학문이 생명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누구나 동일한 결과를 재현하거나 이전의 결과를 반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이가 이해하고 접근도 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고 싶었는데. 이래서야 원, 돈 없으면 연구를 하고 싶어도 못 하겠다! 그나마 난 흑룡이 보태 준 덕에 제값을 치를 수 있고 그렇지 않았대도 연구원증을 담보로 일부 외상이 가능하지만, 모두가 나처럼 사정이 좋지는 않을 텐데. 누군가는 능력과 열의를 겸비하고도 금전적 상황에 눌려 연구를 못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영 착잡했다.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는 터라 말문이 막힌 채로 사고 말았지만.
"하아...."
그가 마법을 걸어 준 게 무색하게 나오는 걸음이 무거웠다. 레아는 별관의 문가에 쪼그려 앉았다. 마나 탐지기를 사고도 이렇게 꿀꿀해질 줄이야. 이래서 '내 돈 어딨냐'라는 노래가 있나 보다. 그대로 멍때리고픈 심정이었으나 머리를 재게 내저었다. 혼자가 아니니까. 이대로 있으면 결례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에 연연하지 말자. 레아는 옆구리에 낀 마나 탐지기를 단단히 붙들면서 출입증을 쥐고 일어섰다.
>>487 마나 탐지기 가격이라든가 구매 방식이라든가 그런 사소한 설정 궁리하느라 많이 늦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지체될 줄 알았으면 기다리지 마시라고 레스라도 남겨 둘걸 그랬네요😢 죄송합니다 ㅇ<-<
그런 방법이 있으니 용들은 유희할 때도 돈 걱정은 없겠네요 돈 없으면 연구도 못 하는 세상 같은 건 느낄 일이 없겠습니다..😓
설마 일 땡땡이치고 요람 왔다가 으르신들한테 딱 걸려서 대치 중이라던가요🙄?
번외로 이건 이번 레스에 넣어 보려다 못 넣은 게 아쉬워서 여쭙는 겁니다만, 레아가 전날 들은, >>236의 그 노래에 대해 노랫말이 언어인지 단순 음파인지라든가, 마법의 일종인지라든가, 용족에게 알려진 노래인지라든가를 묻거나, 용들이 음악(노랫말이 있든 없든)을 만들거나 감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면 블랑님은 뭐라고 답해 주었을까요?
그렇게 레아의 감사 인사를 별것 아니라는 듯한 어조로 답변 해주면서 같이 걸음을 옮긴다. 확실히 레아에게 자립성을 주는 것도 좋지만 그 모든것은 어디까지나 안전에 기반해야만 한다. 안전하지 않게 움직인다면 그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갈게 분명하니까, 연구도 자신의 일을 돕는 것도 전부 몸이 건강하고 멀쩡해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고용주로서 마땅히 그러한 점은 해결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바로 복지다, 라고 이전 어떤 책에서 설명해준 것이 기억나는 블랑이었다. 그렇게 어느새인가 별관에 발을 딛는다. 마공학 건물과는 디자인이 비슷하나, 별관이라는 것을 확실히 못 박기라도 하듯 규모는 조금더 작되 학생의 편의를 봐주는 여러가지가 구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안좋은 기운을 내는 몇몇도 보지만, 반면으로 대다수 학생들은 활기가 넘쳤고 나름의 열정이 가득해보였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며 그녀를 따라 마공학 상점에 들어가니 여러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몇몇가지는 자신이 저번에 일주일 가량 밖에 나왔을 때─그게 4~50년전이다.─상용화를 앞두고 있던 물건들 같은데 지금은 이렇게 팔긴 하는구나, 그렇게 신기해하며 가격표를 보는데...
{충전식 손전등!! 단돈 30골드} {손에 들고다니는 선풍기!! 신상 40골드}
..... 비쌌다. 그리고 심지어 보아하니 몇몇 제품은 자신이 보기에 단가 절감을 한답시고 이상한 물질을 사용해 그 질이 떨어져보였다. 실제로는 20~25골드면 사고도 남을 제품들을 이렇게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차라리 다음번에 유희를 나가서 아예 마공학 상점이나 한번 차려볼까,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말이다. 여러가지로 심란해지는 가격표를 바라보던 와중에 자신의 감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듯이 레아의 한숨이 들려온다. 확실히 이 시대에는 돈이 최고였다. 용언? 마법? 그것도 따지고 보면 저 금색 원판이 더 값어치가 있지 않을까. 물론 자신에게 있어 넘치고 차게 있는 물건들이지만서도 결국에 레아의 쪼그라든 모습을 보면 절대 틀린 생각이 아닌 것도 같았다. 이게 맞는걸까.
[그거 나쁘지 않군.]
그렇게 답을 하면서 어느새 당당해진 레아의 모습에 빙긋 웃는다. 혹시 모르니 나도 여비를 좀 쟁여둘까, 라고 생각하며 그는 아주 가볍게 공간을 접어 약간의 돈이 담긴 돈 주머니를 자신의 품 안에 넣었고 그녀의 말에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며 그는 아까전에 하지 못했던 답을 하기라도 하듯 천천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공간을 접는 것과는 조금 다른 걸세, 공간을 접으면 점과 점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 즉 종이를 반으로 접고 구멍을 뚫으면 반대편 위치에도 같은 구멍이 뚫리는 것이야. 그것이 공간을 접는 방법의 원리지. 그리고 이번에 하는 것은 지점과 지점에 공간을 아주 잠깐 왜곡시켜서 일직선의 터널을 뚫고 오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편할 것이네.]
물론 그냥 텔레포트로 돈을 들고 오는 양반들도 있습니다. 그거 그 방법 의외로 시간도 걸리고 귀찮아가지고.....
에이 미리 스포일러 하면 안되는데..... 그냥 요람에서 소설책 보면서 핸드메이드 감자칩 먹고 있어요.
그거는 그냥 그 언어자체가 힘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신어(神語)정도로 따지면 되서 블랑도 이걸 제대로 설명 못해줬을꺼에요. 그리고 혹여나 레아아게 해가 될까 알려주지 않았을테고, 그래도 다행히 노래라는 주제가 있어서 이걸로 화제를 돌리면, 용들도 인간 문화를 많이 접하다보니 몇몇가지 노래는 알고 있어요!! 게다가 오래 살다보니 다들 취향도 제각각인 편이지요!!
선선한 수락에 레아는 기숙사 쪽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방향을 잡았다. 갈림길에서 기숙사의 반대편 길로 접어들면 학생회관으로 갈 수 있다. 108계단을 내려가는 것에 비하면 꽤 돌아가야 하지만, 계단을 내려가는 게 올라가는 것에 비해 허리와 무릎에 부담을 준다는 속설을 들은 뒤로는 이 경로로 이동하곤 했다. 올라갈 때가 훨씬 힘든데 어째서 내려갈 때 더 무리가 간다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의료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니 들어서 나쁠 건 없을 듯했다.
그렇게 이동하는 사이 금화를 옮긴 마법의 원리와 관련된 흑룡의 설명이 이어졌다. 출입증으로 하는 공간 이동은 '공간 접기'라고 부르는구나. 그런데 종이를 반으로 접는 것 같은 방식이라니? 공간 이동을 할 때마다 땅이 접히기라도 한다는 건가? 도착하면 펴지고? 그러고도 그 위의 생물이며 사물이 온전할 수가 있나?? 상상할수록 기괴했다. 세상이 납작 접혔다가 펴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간다고? 한 개체만 그런 마법을 구사해도 엽기적이겠는데 여럿이 한꺼번에 시전하면 어떨지 오싹했다. (마법과 담 쌓은 자신도 출입증 같은 도구로 쓸 수 있을 정도니, 공간 접기라는 걸 하는 이가 한둘은 아닐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이 접히고 있는 건가? 어떻게 상상해도 괴상한 이미지만 떠올랐다. 급기야 세상이 접히고 접히다 못해 완전히 구겨진 종이 뭉치 꼴이 되는 광경이 선해져 몸서리가 쳐졌다. 이 세상이 여태 짜부가 안 된 게 용하다!
[..이동할 때마다 땅이 접히면 이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멀쩡합니까?]
세상에 영향을 미칠 새 없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덕일까? 그렇다 쳐도.. 출입증을 움킨 손이 희미하게 떨렸다. 신이한 물건인 거야 받았을 때부터 알았지만 이쯤 되면 좀 무섭다. 사용하기에 따라선 끔찍한 병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다. 가령 공간을 접었다가 안 펴면? 그 일대 생명체가 모조리, 아니 그 땅 자체가 압착되어 흔적조차 찾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 그런 짓을 해낼 능력을 지닌 마법사들이 작정하고 전쟁이라도 벌였다간 무슨 일이 터질지? 흑룡이 극소수 지성체 외에는 전멸하는 초유의 사태를 우려하는 까닭을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반면에 금화를 옮긴 마법의 원리는 순수하게 흥미로웠다. 요람의 금고와 주머니를 잇는 터널이라, 엄청 긴 미끄럼틀 같겠다. 그런 거 탈 수 있으면 재밌을지도? 또 신기한 건 그런 터널이 이어지고 금화가 옮겨 오는 동안 터널이나 금화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았다는 거다. 공간이 어떻게 일그러지면 그런 일이 가능해질까? 그것도 주변의 생물에게는 아무 영향 없이. 역시나 너무 순식간에 이루어져서일까?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요인도 있을까?
[공간의 왜곡이라는 게, 혹시 저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인식 불가능한 이계(異界) 공간을 이 세상과 잇는 겁니까?]
우스워졌다. 감각과 동떨어진 실재 같은 건 허황된 얘기로 치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아예 별도의 세계까지 상상하고 있네. 하지만 사물이든 생물이든 실제로 이동하는데도 전혀 감지가 안 된다면, 이 세계와는 별개이면서 이 세계의 거울 같은 영역을 가정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다. 어쩌면 공간 접기라는 것도 이 세상을 직접 접는 게 아니라 접혀도 무방한 이계 공간을 접는 거일지도? ..라고 해도 검증할 방도를 찾지 못하는 한 망상에 불과하다. 마법학자들이 관련 연구를 했으려나? 언제 짬이 날 때 한번 찾아봐도 좋겠다.
그런저런 공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학생회관이 코앞이다. 층이 조금씩 어긋나게 쌓인 베이지색 건물. 그래서인지 볼 때마다 스프를 잔뜩 끼얹어 버린 샌드위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샌드위치 빵 사이에 끼운 내용물이 비뚤어진 것 같달까?(베이지색은 스프 같고) 층 구분도 어딘지 이상해서 각 층 사이에 또 다른 공간이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식당과 매점은 1층, 기념품점은 1.5층, 서점은 2층, 그런 식이랄까? 경사진 곳에 짓다 보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런 형태로 지은 것 같긴 하다만, 덕분에 입학 초기엔 은근 헤맸다. 학생회관답게 학생들이 곳곳을 오가는 가운데에도 아직 저녁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식당 쪽은 비교적 한산했다. 일단은 기념품점부터 갈까? 매점부터 들렀다간 올라갈 때 짐이 많을 테니.
[기념품점에선 왕립 대학 입학이나 학교 방문을 기념 삼으라고 소소한 물품을 팔고 있습니다. 가 보는 건 저도 처음이지만요.]
갈 일이 없었던 건 살 물건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만년필은 입학 선물로 받은 게 있거니와 왕립 대학 만년필이라고 해 봤자, 학교의 공식 로고(월계수관을 본뜬 테두리 안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쓰인 책과 깃털펜이 그려진)를 그려 놓은 것 말고는 별다를 게 없었다. 티셔츠나 점퍼는 가슴팍이나 등판에 학교 공식 로고를 큼직하게 박음질해 놓은지라 입고 다니기엔 영 민망했다. 그나마 색다른 건 학사모 쓴 고무 오리, 일명 '크레덕'이다. 공부나 연구를 하다가 막혔을 때 고무 오리에게 이야기하다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고무 오리 효과에 착안해 제작한 기념품이란다. 왕립 대학이 학업에 매진하는 곳임을 드러내 준다나?(실제론 오리의 귀여움만 드러내는 것 같지만) 아무튼 크레덕은 재학생, 교직원, 방문자 가릴 것 없이 선호해서(누르면 뺙 소리가 나는 삑삑이 인형이라 아기 장난감으로 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생도 시절 레아의 동기 중에도 여럿이 크레덕을 샀었다. 그중 한 동기는 레아랑 크레덕이 닮았다며, 심지어 표정도 똑같다며 레아를 크레아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땐 웃어넘겼는데, 어쨌거나 가벼운 선물로는 그만한 것도 드물 것 같다. 아무리 용이라도 연구하다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없으란 법은 없고, 오늘처럼 울적한 기억이 떠오르는 날도 있을 테니까. 그럴 때 고무 오리에다 토로하면 좀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품목을 결정하고 기념품점에 들어선 순간, 레아는 눈을 의심했다. 학교 공식 로고가 선연한 물품도 여전히 있지만, 크레덕을 그려 놓은 물품이 훨씬 많았다. 게다가 크레덕 고무 인형은 크기도 주먹만 한 것부터 팔뚝만 한 것까지 다양하고, 아예 크레덕 모양 쿠션도 판다. 이게 왕립 대학 기념품점이야, 크레덕 기념품점이야? 한동안 넋이 나간 채 섰다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마나 탐지기와 출입증을 꼭 붙들었다.
[고무 오리 효과가 왕립 대학의 정체성과 밀접하다며 고무 오리를 기념품 삼았는데.. 그게 워낙 인기라 관련 상품이 늘어났나 봅니다. 그건 그렇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십니까?]
자신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쓸수 있는 능력이었으나 로드를 비롯해 다른 이들은 겨우 흉내만 내는데에 그칠 정도였다. 이게 어렵나? 싶다가도 다른 이들이 난리를 치면서 네가 이상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심란해지는게 그였다. 정말 그들이 말하는 대로, 자신은 이레귤러인 존재인 것일까? 본인의 어머니는 용이라고 들었고, 이미 진즉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것만 알고 있다. 그 외에 것은 마치 깔끔히 잊혀지기라도 한 듯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그였다. 그렇게 삿된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이어지는 레아의 말에 잠시간 생각을 한다. 확실히 자신이 다루는 힘은 어딘가 묘했다. 일부러 공간을 접거나 공간에 터널을 만든다고는 설명하지만 너무나도 추상적인 설명인지라 생략되거나 빈 구석이 너무나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은 자신의 의지대로 왜곡되어지고 다시 접히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너무나도 쉽게 움직였다. 확실히 강력한 힘이라면 강력한 힘이지만, 자신은 이를 너무 자각없이 휘두르고 있지 아니한가? 갑작스럽게 위화감이 들었다. 아무래도 조금은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잠시간 미소를 지은 뒤 레아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가볍게 쓸어주고는 흘러 가듯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랑은 다른 개념이지만, 그건 다음번에 설명해주마. 자 그럼.... 구경을 해보실까.]
그렇게 그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학생들이 쉽게 접할만한 물건부터 그는 레아의 설명을 들으며 오리를 바라본다. 자세히 보니 귀여운게 자신의 비서를 닮지 않았는가? 유심히 보면서 부리를 톡, 톡 건드려보기도 하고, 또 볼을 꼬집어 보기도 한다. 다른 기념품들보다도 훨씬 끌리는 자그마한 인형을 바라보며 낄낄 웃음을 터트리고는 이내 결정했다는 듯이 가만히 자기 손만한 크레덕 인형 하나를 지목한 뒤 가볍게 그것을 움켜쥐는 것으로─투명화 마법을 쓴 상태니 보이지 않아 취한 스탠스이리라.─ 표기를 남기며 전음을 이어나갔다.
[이거면 충분하겠네. 이 정도면 자네가 곁에 있는 느낌이 들거 같군.]
아마 그가 레아가 떠올린 학창시절의 별명을 떠올린다면 대폭소를 터트리며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말하리라. 물론 블랑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레아가 머릿속에 담아둘 뿐인 이야기였으니 영영 알 일은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학사모를 쓴 오리의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는 마스코트였다. 다음번에 유희로 몰래 나오면 몇개 사들고 갈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그는 조용히 미소를 머금은채 가만히 지켜보고는 전음을 흘렸다.
크레아덕..... 좋은 울림이네요!! 합치면 크레아가덕!! 블랑이 좋아할만한 별명이 되어버렸네요!!
아, 그런 개념에서라면 무기물도 당연히 되죠!! 어렵다는 것은 움직이는 물건은 실시간으로 좌표가 변경될 뿐더러 그것을 계속 계산해야하니까 그 부분이 머리 아프다는 개념인 겁니다!! 사실상 블랑도 본인이 이제서야 위화감이 든걸 눈치 챘을 정도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인거죠!!
신어(神語)에서 이 신어(神語)는 신이 인간에게 하는 말입니다!! 물론 다신교 사상이 많은 곳이고 제일 번성한 종교가 에티스교이지만 그만큼 다른 신들도 있어요!! 그중에는 잊혀진 신도 있고, 알려져선 안될 신도 있습니다!! 그리고 용들이 너무 게을러서.... 문화쪽은 인간쪽이 더 발전했다는 것으로 크흠....
블랑님의 어머니는 용 중에선 요절한 축이군요..😢 용은 건망증조차 없다고 했었는데 기억이 전혀 없다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제거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몇 번 말씀하신 [검열 삭제]라는 게 기억 제거인가 싶기도 합니다😐
블랑님에게 공간 능력은 이제까지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여서 레아처럼 기괴한 상상은 해 볼 일이 없었던 거군요ㅎㅎ 아무튼 위화감이 들어서 조사해 본다니, 이제부터 공간 접기도 연구 과제가 되는 겁니까🙃?
크레덕 맘에 들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판을 좀 작위적으로 깔았나 싶기도 했는데 호응해 주시니 설정한 보람이 있습니다😀 (참, 뒷북입니다만 >>490에서 마공학품점 깨알같이 디테일 채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그 레스에서 블랑님이 복지 신경 쓰고 좋은 고용주 되려고 애쓰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신어(神語)는 신의 계시에 가까워 보입니다 저런 거 집대성해 놓으면 성경 같은 게 될 것 같고요 블랑님은 어떤 경로로 그 계시를 알게 되었을지 궁금하군요🤔 용이 인간보다 게으르다 해도 지적 능력은 우월하니 유희 중에 작곡가로 대성하는 용도 언젠가 나올 법하다 싶습니다😗 당장은 알라투 누님이 지적 능력과 당사자성으로 용학에서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고요🧐
오늘 내일은 답레를 달기 어렵습니다만😖 (가능하면 잡담은 하고 싶습니다8ㅁ8) 답레 쓸 때 참고하게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마지막에 블랑님이 투명화를 잠깐 푼 건가요? >>125에서처럼 얼굴만 보이게?
블랑님이 늦둥이였군요😮! 아버지는 전혀 언급이 안 되는 게 아무래도 이상한데🤔 계속 여쭌다고 뭐 나오진 않을 거 같으니 넘어가겠습니다ㅋ
연구 주제까지는 안 되나 보군요ㅎ 그래도 큰 게 나온다니 기대됩니다🙃 (정작 레아주는 레아가 뭘 건드렸는지 모르겠다는 게 함정입니다만..😓 마법의 구현 방식이 공간을 접는 거라는 설명을 들으면, 대개는 접혔던 공간이 어떻게 이전과 같은 상태로 유지되는지를 궁금해할 거 같아서 질문한 거뿐인지라..😅a) 근데 공간 접고 나면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펴지는 겁니까😕? 아니면 시전자가 공간을 펴지 않으면 레아 말대로 그 공간 자체가 짜부가 되어 버리는 겁니까😨?
오리의 커여움이야 한 치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만..레아랑 닮았다는 설정이 무리수가 되지는 않을지가 고민이었습니다😳a 블랑주님이 긍정적으로 받아 주신 게 제겐 다행인 부분입지요🙂
작곡가나 용학자가 어때서요😦!? 목 마른 사슴이 우물을 파는 법이니 대빵님이 다시 유희를 나가서 소설가로 데뷔를😗~!! 근데 블랑님은 어떻게 신어를 아나요? 설마 신과 조우한 적이라도 있다거나..😬??
>>112에 마나(사방으로 난반사 되는 불투명한 거울)를 세포 단위로 두르는 게 투명 마법의 원리라는 서술이 있던데, 그 거울이 빛을 반사하는 강도를 약화하면서 얼굴을 드러낸 건가요🤔? 그렇다 해도 레아뿐만 아니라 기념품점에 있던 다른 지성체(점원이라든가 다른 손님이라든가)의 눈에도 띌 것 같아서 여전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혹시 모 드라마 마지막회에 나온 이 짤처럼 환각스러운(??) 겁니까?
어.... 꽤 엄청난 늦둥이입니다. 그럼에도 꽤 생각이 깊다는게 유머라면 유머겠지요. 여담이지만 알라투도 늦둥이입니다. 이쪽은 꽤 사랑을 받고 자랐지요.
연구주제까지 안되는게 아니라, 역으로 연구주제로 삼을 수 없을 정도로 꽤 머리 아픈 문제가 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공간은 항상 자신의 원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형상성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블랑이 잠깐동안 공간을 접을 수 있다는 건, 오직 아주 한순간만 가능한 겁니다. 공간 자체가 접힌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 찰나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복구가 되는 삼이지요.
에이 그게 무슨 무리수에요. 그렇게 따지자면 블랑은 존재자체로 먼치킨인걸요.... 그걸 받아주시는 거 자체가 대단한 겁니다!!
로드 : 귀찮아! 안해! 그런거 하는게 지는거다!! 다음번에 유희 나가면 돈많은 백수가 될 거시야!! (♯▼皿▼)
음 설명 되나? [스포일러][검열 삭제중....][스포일러]입니다.
아 역시 안되네요. 다음번에 밝히는 걸로!!
전자입니다, 만 아주 운이 좋게도 그 순간에 모든 이들이 두 사람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네요!! 라는 편의주의 설정입니다! 그리고 한순간 드러났던 거라 순식간에 다시 사라졌어요! 아마 다들 눈치 채지 못할정도로 짧은 순간이었을껄요?
생각의 깊이가 늦둥이냐 아니냐만으로 갈리지는 않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요🙃? 그나저나 누님 사랑받고 컸군요~ 용 중엔 미형이라고도 하셨으니 모 웹툰에 나오는 애기용처럼 유년기에 아주 깜찍하기 그지없는 애기용이었을 거 같지 말입니다😊! 말 나온 김에 TMI 해 보자면 레아도 5남매의 막내니 늦둥이라면 늦둥이인 셈인데 할머니부터 부모님 오빠언니 친척들 이웃들한테 사랑 담뿍 받고 컸을 듯합니다'~'
연구 주제가 안 될 만큼 소소한 문제가 아니라, 너무 거대한 문제여서 연구 주제 삼기 어렵다는 의미이신가요😐? (레아가 맨 처음에 추측했던, 워낙 순식간이라 괜찮은 건가 했던 게 의외로 맞았군요😓ㅋ) 암튼 레아는 공간 접기에 관한 정보를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라 아직 불안할 것 같다 보니 궁금해진 게요, 출입증 사용에 대한 확신이 약해진 바람에 공간 이동 하던 중에 꼬일 경우 어떤 문제가 터질까요?(공간이 접히려다 만다거나? 접히긴 했는데 그 사이에 이동을 못 해서 원 위치라거나? 아니면 접힌 공간에 껴 버린다거나😬?)
먼치킨인 거야 서사 내적으로 설명만 되면 문제될 게 없지요🙂 반면에 내 새끼 귀엽다는 식의 서술은 자칫하면 꼴 사나운 모양새가 되기 십상이라😣.. 꽤 쫄렸습니다😅
돈 많은 백수😮!!! 만인의 꿈이죠ㅎㅎㅎㅎㅎㅎ 대빵님 뭘 좀 아시네요😏ㅋㅋ (근데 유희에서 그래 봤자 대빵 일을 안 할 수는 없다는 게 Epic Fail...🙄)
블랑님의 아버지 얘기는 1도 안 나온다, 블랑님만 공간 접기 능력이 있다, 블랑님은 신어를 알고 있다..까지 듣고 나니, 블랑님의 아버지가 신일 수도 있다는 망상이 떠올라 버렸지 말입니다..😑a
블랑과 레아가 있는 데를 주시 중이었다면 발견했겠지만 아무도 그러지는 않았다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NPC 등장시키면서도 참고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건 타임슬립 관련이라 딴 소리입니다만.. 5명 모두 생존할 경우 그들도 가정을 꾸릴 거 같습니다.(최소한 사내 커플(?)은 확실히 꾸리겠죠.) 그들이 자식을 키우고 후손이 이어진다면, 원래라면 레아의 조상이 되었어야 할 인간과 결혼하게 될 가능성이 0이라고는 못할 것 같습니다.(아예 다른 나라니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겠지만 무려 1,000년 전이니 그 사이에 사람 일이 어찌 될지 모르니까요😑..) 이 경우 타임슬립으로 과거를 바꾼 결과 현재의 레아는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겁니까..🥶?
가계도가 살짝 다르게 변할 뿐, 큰 차이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나지만 역으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여 세계관에선 시간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안정화를 꾀하려 하기 때문에 현재에 있던 결과를 위해 시간이 공간의 흐름을 조정할꺼에요. 즉 현실에서의 변동폭이 최대한 변형이 적은 방향으로, 타임 패러독스를 수정할껍니다. 즉 레아의 외가나 친가의 먼 가계에는 섞일 수 있겠으나, 현실의 레아의 가정은 별 다를 바 없는 레아의 가정인 셈이죠. 아마 변한다면, 아주 극히 적은 사람이 새로 등장한다는 정도일꺼에요ㅡ
어떤 장면이 나올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상황 봐서 나올 만하면 넣어 보는 것으로..😓ㅎ
헐😦 그럼 지금 대빵님 옆에도 으르신 한 분 붙어 있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올~😗 말씀 들은 김에 망상 조금 더해 보자면 >>149에서 순수 혈통 용이라고 하셨으니 반신반용보다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스러운 신이 블랑님의 어머니를 매개로 뭔가 실험한 결과 태어난 용에 가깝지 않을까 했습니다🤔(인류가 복제 양 복제 원숭이 만들었듯이?) 그 과정에서 거대 뱀도 같이 태어났을 거 같고요😕 어린 시절 기억이 제거되거나 공간 접기 능력이 있는 것도 실험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군요😐a
아이고😢 하긴 듣는 저도 머리 깨지는 줄 알았는데 설정하시면서는 오죽하셨겠습니까..🤮 그렇게 고생하신 보람이 있는 일상이 되어야 할 텐데요😖
에이 뭘 또 레스로 쓰기까지 하려고 하십니까😓 상상이 잘 되고 신도 나실 거 같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아니면 굳이 고생하실 이유가 없지 말입니다😐!!
일단 신은 형상을 지니지 않습니다. 그릇이 완성되었을때 비로소, 그 그릇에 타고 나는 것이죠. 그리고 용들은 그 그릇이 큽니다. 신을 강신시킬수 있을 정도로요. 평상시에는 용의 정신이 그를 막기 때문에 신이 함부로 강신을 하지 못하죠. 게다가 블랑의 경우 그 그릇이 다른 용들보다 배는 커요. 그래서 동급이지만 같은 용이었던 알라투를 상대로 압도할 정도의 힘을 자랑했죠. 그리고 제가 이전에 남겼던 스포일러에..... 잊혀진 신들도 있다고 했죠? 하지만, 잊혀져야만 하는 신도 있는법이랍니다. 자 요까지 스포 끝!!
다른 개념이라니, 이계 공간이 있지는 않은 걸까? 어렵다. 실제로 움직이는데도 충돌하지 않고 투과하는 원인을 설명하려면 이 세계 이면의 다른 공간을 상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진짜 문자 그대로 이 세상이 접히는 건가? 맙소사! 몸서리가 쳐졌다. 그만 쓰는 능력이라는 게 그나마 다행일까? 최소한 세상 곳곳이 한꺼번에 접히지는 않을 테니까. 아니, 아니지. 이 출입증으로 하는 공간 이동도 같은 원리면.. 이거 써도 괜찮은 건가?! 내가 잘못해서 이 세상에 악영향이라도 미치면..
[이 출입증으로 공간 이동 해도 되는 겁니까? 이계 공간이 아니라 진짜로 이 땅을 접는 거면.. 잘못했다간....]
무서웠다. 단순히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마법이라고만 생각했지, 누군가를 해칠 위험도 있는 마법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 힘을, 더구나 내 것도 아닌 힘을 함부로 써도 되나? 문제가 터져도 수습할 능력도, 방도도 없는 주제에? 불안해서인지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도 어쩐지 짐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흑룡은 크레덕이 진열된 데로 향한 모양이었다. 여전히 그의 모습은 안 보였지만, 이따금 미미하게 흔들리거나 볼이 눌리는 크레덕과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삑 소리가 그의 위치를 알려 주고 있었다. 학교 괴담 나올라. 종종걸음으로 가면서도 주춤거렸다. 얼마나 가야 그와 부딪히지 않을지까지는 가늠이 안 됐던 탓이다. 다행히 충돌하지는 않고 그가 잡았던 크레덕의 배를 누르는 데 성공했지만, 앞서보다 한 톤쯤 높은 삑 소리가 오히려 요란하게 느껴져 난감했다. 이런 식으로 무마가 되긴 할까?
조마조마한 와중에 유쾌한 듯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뒤이어 가장 작은 크기의 크레덕 하나가 살짝 쪼그라들었다 원 상태로 돌아오며 삑 소리를 냈다. 그러고 이어지는 전음. 크레덕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거기까진 좋은데, 내가 옆에 있는 느낌이라니, 무슨 소리지? 어리둥절한 채 그가 고른 크레덕을 집을 찰나, 누군가 어깨를 툭 건드렸다.
"오랜만이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그리 장신은 아니어도 우람한 체격, 눈에 익은 갈색 단발머리와 조금 진한 피부에 가려진 듯 만 듯한 주근깨와 모노클. 레아가 고양이에게 흰 빵을 강탈당했을 때 웃어 젖혔던 동기이자 레아에게 크레아덕이라는 별명을 붙인 장본인인 타냐였다. 그 옆에는 타냐보다 훤칠한 체형에 회색 머리칼을 내려 묶은 여성이 서 있었다. 타냐는 레아가 든 크레덕을 보더니 키득거렸다.
"야, 크레아덕이 크레덕 사냐?"
"어우, 야. 언제 적 별명을.."
얼굴이 뜨뜻해졌다. 이런 식으로 다시 들을 줄이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난국(?)을 타개해 보고자 화제를 돌렸다. "넌 웬일이야?"
"나?" 타냐가 히죽 웃더니 옆에 선 여성을 와락 부둥켜안았다. 안긴 여성도 익숙한 듯 씩 웃는다. "우리 자기가 조카 선물한대서. 크레덕 살라고!"
그러고는 연인과 딱 붙어서 크레덕을 크기별로 집는 타냐를 보고 있자니 민망함은 가시고 미소가 나왔다. 학교에 동성 커플이 드물지는 않았지만 타냐처럼 애정 표현을 솔직하게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알게 모르게 백안시하는 시선에 부딪치기도 할 텐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전에도 감탄했는데 여전하구나. 그나저나 조카 선물이라, 레아는 크레덕 진열대로 눈을 돌렸다. 나도 살까?
그때 그의 미소 띤 얼굴이 (커튼이 살짝 걷히기라도 한 것처럼) 한순간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세상 환한 얼굴이었고 두 번째라 기겁까지는 안 했지만, 주위 시선이 걱정이었다. 당장 코앞의 커플부터. 다행히 그들은 크레덕을 바구니에 잔뜩 담고 꽁냥거리느라 이쪽은 못 본 눈치였다. 확실히 못 봤는지 타냐는 이내 나중에 보자며 연인과 계산대로 향했다. 그러기까지도 매장에 소란이 일지는 않는 게 다른 손님과 점원에게도 발각되지는 않은 듯했다. 그래도 출입증을 쥐자마자 푸념부터 나왔다.
[깜짝 놀랐습니다! 눈에 띄어도 괜찮은 겁니까?]
그래도 한숨 돌렸기에, 레아는 기념품점 입구에 비치된 바구니를 하나 집어 왔다. 그러고는 마나 탐지기와 (흑룡이 앞서 주었던) 물통을 담은 다음, 가장 작은 크레덕도 6개 담았다. 하나는 흑룡에게, 나머지는 조카들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막상 담고 나니 께름칙하다. 내 돈은 마나 탐지기 사면서 다 썼고, 나머지는 그의 돈이잖아? 그에게 줄 거야 그렇다 쳐도 애들 선물까지 사는 건 뻔뻔한 감이 있다. 아니, 그에게 주는 것도..
[선물이라기엔 어폐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블랑님의 돈 아닙니까..]
연구원증을 맡겨도 전액 외상은 안 될 텐데. 기숙사에서 돈을 챙겨오고서 살까? 아니면 일단 사고 기숙사 가서 돌려 드릴까? 어느 쪽이든 모양새는 나쁘다. 레아는 머리칼을 구기듯 움켰다.
>>514 오😮 그쪽으론 생각 못 했는데 그럴 수도 있군요! 그 신 최소한 관종은 아닌가 봅니다😏 이 세상에만 미치는 영향력이 아니라면..거울 같은 이계 썰은 기각된 거 같고 정령계나 신계나 마계(?) 같은 데일까요? 설마 >>175에서 말씀하신, 언데드 만들어 주는 주체라든가요😬? 근데 에티스가 실재한다고 설정하신 겁니까😳?! 맙소사ㅋㅋㅋㅋㅋㅋ 실재하면 >>178에서 레아가 주님 살려 주세요 했던 기도 들었을까요? 아니 레아 기도가 문제가 아니라 크레티스 인구만 몇일겨ㅋㅋㅋㅋㅋㅋ 옛날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처럼 기도(민원?) 처리가 핵노답이라 시달리고 막 그러는 거 아닙니까😅ㅋㅋㅋ? (미싱 돌리는 신생..😓?)
일단 블랑이 그릇이 될 신은 이미 옛저녘에 스스로의 '의지'로 스스로를 잠든 존재입니다. 물론 잠들기 전에 에티스를 비롯해 신들에게 부탁해서 자신의 이름을 지울 것과 기억되지 않게 만드는 것을 행했습니다. 그 신은 그런 존재에요. 의외지만 그렇기에 지금의 세계가 완성되었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월급이라고 생각하게. 어차피 월급, 받아야하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첫 월급으로 내게 선물을 사주는 셈인가.]
생각해보니 월급도 안 정하고 자기 밑에서 일하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인간들은 일을 할때 서로 고용계약서 같은 걸 쓴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는 가볍게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만약 레아가 도서관에 들를 일이 있다면 크레티스 법전이나 발바리아 법전을 참고해서 정식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여러가지로 준비해두길 잘했다는 생각도 조금 드는 그였다. 그러면서도 옆에서 서로 사귀는 듯한, 레아의 지인의 모습에 그가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 이렇고 저렇고를 생각해보면 결국 사람은 사람과 어울리는게 좋은 것이었다. 생명과 생명이 서로 만나 서로와의 관계를 쌓아가는 것 처럼 말이다. 물론 동성이라는 점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고 저런 소설도 모두 읽어봤던 블랑으로서는 그래, 그럴수도 있는 것이지. 하고 넘어갈 대목이라는 것도 괄목할만 하리라. 물론 그것이 같은 동족─인간─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지만, 서로가 좋으면은 만사가 문제 없는 것 아닐까? 최소한 그는 그랬다.
[호오.]
그것보다도 블랑의 흥미를 끈 것은 다음 아닌 레아의 지인의 입에서 나온 레아의 별명이었다. 어쩐지 너무 친숙하더라니 진짜 레아가 이 아기 오리들을 닮아서 그런건가. 잠시간 학사모를 쓴 꽥꽥이 레아를 상상하니 흐뭇한 미소와 함께 너무 잘어울리다 못해 위화감이 없는 모습에 그의 용생 사상 최악의 위기가 닥쳐왔다. 서둘러 자신의 입 주변에 방음 마법을 치고는 서둘러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웃음을 터트리던 그는 뒤에서 당혹스러움을 토해내는 레아의 말에 천천히 답하였다.
[어차피 들키지 않으면 블랙잭 21 패네. 크레아덕양.]
..... 학습능력이 미친듯이 빠른 용이었다. 살짝 웃음기가 섞인 말로 그녀의 말에 천천히 답변을 한 그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녀의 별명에 웃음기 담긴 전음을 보내며 천천히 그녀의 곁에 다가서며 뒤에서 껴안는 듯한 자세를 보인다. 물론 그가 투명한 모습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만약에, 아주 만약에 지금 이렇게 그녀를 뒤에서 껴안은 모습을 다른 이들이 본다면 무슨 표정을 해보일까? 잠깐동안의 호기심이 그를 자극했지만, 그래도 빠르게 진정한 듯 그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공간은, 항상성이 있다네.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지. 그렇기에 공간을 접는 순간은 아주 잠깐이고, 공간을 접었다 펴는 것은 남들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원상복귀 된다네. 그렇기에 우리는 그 흐름에 편승해 타는 셈이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말게. 물론 실패한다면 잠시간 공간의 틈새에 갇히게 될 수 있겠지만....]
그 순간 그가 천천히 가볍게 뒤에 어깨를 손을 얹은채 조심스레 그녀의 뒤에 다가서고는 귓가에, 남들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육성으로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입을 열어보였다.
월급? 하기야 고용인-피고용인 관계니 보통은 급여 조건이 빠질 수 없고 흑룡이 채용 제안을 할 때 금전'도' 지원하겠노라 했지만, 가불(?)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 아니, 월급을 염두에 뒀으리라는 생각을 못 했다. 아직 한 일이 없다시피 하거니와,(연구가 업무라지만 그건 채용 제안을 받지 않았더라도 했을 일이니) 연구소에만 있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온갖 지원을 이미 받고 있으니까.(마나 탐지기도 지원받은 돈 덕에 샀고) 생각 이상으로 인간식 고용 관계에 맞추려고 했구나. 아무튼 가불이면 일단 사도 괜찮으려나? 정령들 간식도 이따가 봐야겠다고 생각할 찰나, 첫 월급 운운한 전음이 뇌리를 울렸다. 그렇게 치면 가족 선물도 다 사야 할 텐데. 기념품점의 물품을 죽 훑어보다 멈칫했다. 요람은 수습 기간이 1달이라 첫 월급이 마지막 월급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일단..
[가불해 주신 돈은 급여에서 빼셔야 합니다?]
어쨌건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계산대로 향하려니, 크레덕 모양의 빵을 여럿 담은 박스와 크레덕 모양 틀로 찍은 듯한 달고나가 눈에 띄었다. 진짜 크레덕 기념품점이네. 정령들 몫으로는 저걸 사자고 바구니를 하나 더 챙겨 와 담았다. 그런 다음 마법 기사들의 몫을 찾으려니 골치가 아파졌다. 그들에겐 선물보다 저지레를 안 치는 게 더 절실할 것 같다는 건 둘째 치고 그들이 지성체인지 아닌지가 헷갈려서였다.
[기사님들은 지성체입니까? 말이 통할 땐 지성체 같은데 활동할 때는 묘하게 무생물 같아 헷갈립니다.]
그런데 돌연 그의 주변(정확히는 그가 있으리라 추측되는 위치)이 고요해졌다. 좀 전까지 자잘한 소음이 나던 것과는 딴판이라 어리둥절해 있으려니, 안 들켰으면 그만이라는 의기양양한(?) 메시지와 함께 오랜만에 나온 그 별명이 전음에 실려 왔다. 다 들었구나. 하긴 그 거리면 못 듣는 게 이상하다만. 레아는 바구니의 크레덕을 내려다보았다. 진짜 닮았나? 타냐를 비롯한 몇몇 동기들은 표정이 비슷하댔는데. 동글동글한 눈과 뾰족하게 두드러진 부리에 주목해 봐도 모르겠다. 닮고 뭐고 얘는 마냥 귀여운데?
어깨를 으쓱하고는 물품을 계산대에 올려 놓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슬며시 뒤에서 붙들었다. 비명부터 나올 뻔한 것을 입술을 깨물고 삼켰다. 온기 어린 단단한 감촉이 느껴지는데도 달리 보이는 건 없는 것이 아무래도 흑룡 같았지만, 거북스러웠다. 할머니나 부모님께는 먼저 안기거나 매달리기 일쑤였는데,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이 밀려든달까. 어린 시절 나만 봤다 하면 와락 안거나 볼을 부여잡던 산 리노의 어른들 같다고 생각하려 해도,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가족이나 산 리노의 어른들은 (좋든 싫든) 오랜 세월 부대끼면서 심리적 거리를 좁혀 온 사이이다. 반면에 흑룡은 온화하고 포용적이고 본받을 점이 많다 해도, 아직은 낯선 이고 직장 상사이기까지 하다.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심정이 어떻게 하면 전달될까? 난감했다. 이제까지 그의 언행을 생각하면 호의가 있으면 있지 악의는 없을 거다. 그저 용이라서, 인간의 풍습을 잘 몰라서 벌어진 해프닝이겠지. 그러니 최대한 차분히 전하고 싶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웠다. 일전처럼 의사 전달이 지지부진해지면, 내가 과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내 의사를 밝히는 게 비합리적인 짓인지도 모른다. 용이 인간의 입장을 배려하고 말고는 용이 베푸는 호의지, 인간이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니까. 하지만 믿고 싶었다. 그라면, 내가 불편해하는 언행을, 알고도 계속하진 않으리라고. 서로가 그 정도의 신뢰는 품어도 되는 사이라고. 그래서 출입증을 꼭 쥐고 전할 말에 집중했다.
[인간에 대해 익히 아시고 좀 전에도 보셨겠지만, 인간끼리는 가족이나 연인이나 막역한 친지 정도가 아니면 끌어안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배려해 주신 점 감사하고 여러 면에서 블랑님께 감탄하고 있습니다만, 그렇기에 직장 상사인 블랑님께 함부로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놓아 주시겠습니까?]
제대로 전달됐을까? 심장이 귀로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마구 뛰었다. 기다리는 동안이 찰나 같기도 하고 영원 같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흑룡의 팔이 느슨해졌다. 다행이다. 긴장이 풀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걸 뒤꿈치에 힘을 주고 버텼다. 그러고 숨을 돌리려니 그가 공간 접기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공간이 접힌 채로 안 펴지는 불상사는 없다는 모양이다. 출입증을 잘못 써도 애꿎은 데가 파괴되지는 않겠구나.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가, 어깨를 짚는 손길에 도로 쭈뼛해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엔 몸을 얽어매진 않았다. 그저 공간 이동에 실패할 경우 구해 주겠노라고 덧붙였을 뿐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마음이 놓였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손 가실 일 없게 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맺고는 고른 물건을 계산했다. 크레덕 6개, 크레덕 빵 4상자, 달고나 40개, 들고 가기는 무리일 것 같아 천 가방도 하나 달라고 했더니, 점원이 한 면에는 크레덕이, 다른 면엔 학교의 공식 로고가 그려진 남색 가방을 골라 주었다. 그렇게 해서 총 23골드 9실버 6코퍼. 많이도 샀다.
아무튼 다 담아서 나왔더니 슬슬 저녁 시간인지 사람들이 하나둘씩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과 연구소를 보기로 했으니 줄을 서 볼까? 줄의 끝자락에 자리를 잡으려니 그의 투명 마법이 마음에 걸렸다.
[그 상태로 식사하셨다간 식당 괴담이 생길 것 같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지요?]
// 여담으로 1골드를 1만 원, 1실버를 1천 원, 1코퍼를 1백 원 정도로 상상했고, 크레덕 빵은 짤의 병아리 만쥬에서 착안했습니다🙃
>>517 블랑님이 레아를 안은 원인이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원인이 뭘지 짐작하기 어렵군요😓a 저 개인적으로는 블랑님이 폴리모프한 상태니 사람들이 봤어도 커플인가 보다 찐친인가 보다 정도로 넘겼을 것 같습니다😐a
>>519 웃는 이모티콘만 남기셨..😦 블랑님이 신한테 몸 빼앗기는 건 웃어도 괜찮은 사태가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가 가벼운 느낌으로 장난 삼아 해본 즉흥적인 행동은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아까 그 동성 커플의 행동에 맞춰서 한번 장난을 쳐볼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레아에게 칠 만한 장난은 아니었던듯 싶다. 그녀의 떨리지만 진솔한 전음은 확실하게 그녀의 감정을 호소하는데 문제 없었고,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에게 충분히 와닫는 이유였다. 당연히 그로서도 그녀가 싫다면 하기 싫은 행동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맞으리라. 그렇기에 그는 큰 미련 없이 그녀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의 말에 그가 잠시간 리빙아머들을 배려하는 행동을 해보이는걸 떠올리며 잠시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리빙아머들이랑 같이 지낸지 오래인데 그들이 빈 갑옷이라는 것을 인지 못한 것일까? 따지자면 그들은 마력으로 이루어진 가고일들과 같은 존재들이라 크게 무언가를 먹는다던가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계속 메인테넌스만 해준다면 천년이고 이천년이고 멀쩡하게 굴러갈 이들인 것이다. 즉 갑옷을 매개체로 한 골렘과 같은 존재들인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지성체에 가깝게 만들은 것이지, 내가 최대한 그대들, 인간이나 다른 종족들을 연구해 최대한 지성을 심어서 만들어낸, 골렘과 상당히 유사한 존재들일세. 나중에 내가 마력을 불어넣기 전의 리빙아머를 한번 보여주겠지만은 그들의 내부는 완전한 빈 갑옷이야.]
즉 지금 그녀가 고른 모든 간식은 전부, 정령들의 차지가 될 것이다. 저번에 레아가 만든 초콜렛을 먹고 입가에 가득 묻힌채 꺄르륵 거리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한구석 따뜻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먹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새삼스레 알게 된 계기였다. 그들이 영체에 가까운 존재들이지만 그만큼 호기심도 강하기에 상당히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 하는 걸 알게 된 것도 있었다. 추후에 상급 정령들이나 정령왕들도 부른다면 그녀에게 무슨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까전 행동으로 조금 알수없는 표정이 된 레아를 바라본다. 손에 들고 있는 크레덕을 바라보며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기 분신을 바라보고 있는 본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새어나왔다. 블랑 투명화 이후 최악의 시련 시즌 2가 재개되는 순간이었다. 순간적인 급습 탓에 소리를 마나로 흩어내지도 못하고 겨우 겨우 웃음을 조절해내기 시작한다. 아까전에 꽤 안좋은 행동을 했기에 더욱 미움을 사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웃음을 참아내는데 성공하며, 그녀가 던진 질문에 답하기 시작한다.
[일단 가봐야 알겠지만은, 일단 음식 2인분을 준비해주게나. 그다음 내가 잠시간 투명 마법을 써서 최대한 남들의 시선으로 보이지 않게 식사를 한 뒤 그릇을 자네 것과 같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해보겠네.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모르겟지만, 시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렇게 답하면서 그가 천천히 손가락을 아주 가볍게 튕긴다. 동시에 레아의 주머니에 아까전에 가지고 있던 금액과 똑같은 양의 금화가 다시 주머니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동시에 그가 재밌는 장난을 치기라도 한다는 듯, 살짝 웃음기 섞엔 태도로 전음을 재차 보내온다.
[이번달 식대의 4분지 1일세, 걱정 말게나. 식대에서 세금을 떼진 않을테니.]
그렇게 걸음을 옮기며 천천히 그녀가 들고 있는 짐들에 경량화 마법을 걸어주는 그였다. 일단 이정도만 하더라도 당장 들고 다니는 동안에는 크게 무거운 감각 없이 가볍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로브를 가볍게 만지작거린뒤, 조금 머쓱한듯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조금은 쑥스러운듯, 미안한 마음 가득히 담아 전음을 보냈다.
[아까전엔 미안했다네, 내가 장난이 조금 심했군. 앞으로도 그렇게 부탁하네, 내가 실례되는 행동을 한다면, 마땅히 지적함이 옳은 것이니.]
투명화에 로브까지 뒤집어 써서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 블랑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지 않을까? 아마 본인만이 알것이다.
//
그냥 장난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것.... . .)(쭈구리)
>>523 장난꾼 속성이 있는 용님이지 말입니다🙄ㅎ 근본적으로는 진지하고 성실한 타입 같습니다만🙂
성녀는 그릇 역할을 할 능력이 되는 성직자일까요😮?(근데 말이 좋아 그릇이지 자기 몸 자기 마음대로 못 하면 귀신 씌이는 거랑 다를 바 없어 보여서 곤란할 거 같지 말입니다😞..) 결계의 문건은 형체 없는(?) 신이 되는 방법인지, 신을 받아들이고서도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는 방법인지 모르겠군요🤔
본격 본업보다 페이 쎈 부업인데요🤑 오래 해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c🙃
다 크려면 오래 걸리겠지요? 요람의 정령들이 자란 모습을 레아가 볼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기분 묘할 거 같네요😌ㅎㅎ 에르네스트 산 출신인데 땅속성이 아니라 물속성(빙결계?) 왕이라니 의외입니다 블랑님과도 교류가 있으려나요😗?
생명체나 영적 존재가 아니라 갑옷이 마력 덕에 움직이는 거였구나. 그네들의 선물을 고민했던 게 머쓱해 머리칼을 꼬았다. 한편으로는 그런 존재인데도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된다는 게 신기했다. 이건 무에서 유를 만든 수준인데. 흑룡이 호문클루스를 만들기 쉽다고 했던 것도 과장은 아니겠다. 거기 생각이 미치자, 그가 레아를 모델로 한 호문클루스도 만들 거라고 했던 게 떠올라 호기심이 일었다. 그는 타자와의 교류를 즐기고 정도 금세 붙이는 편이다. 무생물에 지성을 심을 능력도 있다. 그런데 왜 요람엔 호문클루스가 없을까? 그와 성향이 잘 맞는 누군가를 본떠 호문클루스를 만들었다면, 사회적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었을 테고, 특히나 사별이 사무쳤다면 그들을 닮은 존재나마 만들어 보고 싶어졌을 법도 한데.
[호문클루스를 만드신 적은 없으십니까? 만드셨다면 다른 지성체와 교류하듯 지내실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정도 샀으면 모자라진 않겠지? 레아는 천가방을 가득 채운 크레덕 빵과 달고나에 눈을 돌렸다. 정령들이 크레덕 빵을 목부터 먹으면, 크레덕이 일제히 참수(?)되는 엽기적인 광경이 벌어질 것 같다. 아니, 꼬리부터 먹어도 엽기적이긴 마찬가진가? 달고나는 과연 몇이나 저 모양대로 깨 먹을까? 보자마자 한 입 가득 물고는 단 맛을 만끽하지 않을까?
한편 크레덕은.. 하나 들고 삑 소리가 나도록 쥐어 본다. 말랑한 감촉의 크레덕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가 도로 부풀었다. 확실히 애들이 좋아하겠다. 그도 굉장히 맘에 든 모양인데(몸을 숨기던 것도 잊고 세상 환하게 웃어 보이던 게 떠올랐다.) 혹시 고무 오리 효과로 재미를 본 적이 이미 있는 걸까? 천 년도 더 산 존재니 그렇대도 안 이상하긴 한데. 생각하다 웃음이 풉 터졌다. 인간 모습으로든 본 모습으로든 쬐그만 고무 오리를 마주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걸 상상하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웃음의 습격(?)을 받은 건 레아만이 아닌지, 위쪽에서 바람 새는 듯하면서도 숨을 애써 삼키는 듯도 한 기척이 났다. 그는 무엇에 웃는 걸까? 설마 내가 뭘 상상했는지 알아채기라도 했나?!(독심술을 쓰지 않는다 했던 건 기억하지만, 이따금 속을 꿰뚫어본 듯한 반응을 보이니 헷갈린다.)
머쓱해 크레덕을 내려놓으려니, 그가 식당에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을 전해 왔다. 잘은 몰라도 음식과 쟁반에도 투명 마법을 걸겠다는 것 같다. 이 식당의 음식이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먹을 가치가 있나 잠시 고민됐지만, 선택은 그가 하는 거니까. 배식 두 번 받는 거야 딱히 일도 아니고.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돈주머니가 또다시 두둑해졌다. 끌러 보니 잔돈으로 받았던 동화가 금화에 싹 묻혔다. 맙소사.
[1/4이 이정돕니까? 너무 많습니다!] 그렇게 대꾸하다 세금 운운에 얼떨해졌다. 인간식 제도를 어디까지 알고 있담? 그러고 보니 어제도, 오늘도 흑룡은 여러 나라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인간 사회의 정보에 빠삭할 수밖에 없겠구나. 아니지. 그게 문제가 아니라! 레아는 주머니를 차마 여미지 못한 채 전음을 계속했다. [이만큼이나 받을 만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보통의 고용주과 피고용인 관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안 생길 거다. 고용주는 덜 주길 바라고 피고용인은 더 받길 바랄 테니까. 그렇지만 이제 겨우 연구 주제 하나 잡았을 뿐(그것도 그의 지원 덕으로)인데 돈은 자꾸 들어오니 낯이 없다. 이 용은 세상 물정을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몸 둘 바 모를 심정으로 가방을 고쳐 메는데, 짐이 다시금 가뿐해졌다. 개수며 부피는 그대론데. 한숨처럼 웃음이 났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의, 소원을 빌기도 전에 들어주는 요정 같다. 그 요정을 만난 인간이 어떻게 됐더라?
기억을 돌이키던 중, 겸연쩍은 기색이 역력한 전음이 머리로 파고들었다. 과실에 대한 인정과 속을 터놓아도 된다는 승인이 담긴 사과였다. 저도 모르게 위를 올려다봤다. 당연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가슴이 꽉 메었다. 그와 동시에 밀려드는 온기가 묻어 두었던 당혹감과 무력감과 불안감을 녹이는 듯했다. 그 전음은 일종의 제안 같기도 했다. 한쪽이 압도적이고 일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동등한 지성체로서 서로의 입장을 알아가며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자는. 그가 초월자에 가깝다는 점이나 고용주라는 사실을 아예 의식하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받아들이고 싶었다. 연구를 도와준다는 점이나 고용 관계 같은 걸 떠나,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풀어 주는 이가 조금은 긍정적인 결실을 얻었으면 했다. 눈시울이 뜨끈해 오며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마른세수로 감추었다. 그리고 출입증을 안대처럼 눈에 대고 대꾸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고 보니, 어느새 오늘의 메뉴를 보여 주는 진열대가 코앞이었다. 그러나 진열대를 확인하자마자 레아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쌀밥 샌드위치? 그 어처구니없는 이름대로 빵 사이에 맨밥만 달랑 끼워 넣은 괴식이 위용을 뽐내고 있지 않은가.(구색 맞추기용인지 옆에 우유와 토마토도 있긴 했다.) 이 정신 나간 음식을 또 냈단 말이야? (마공학과에서 수학하다 지금은 학교를 떠난) 친구와 반쯤 실성한 기분으로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 그 친구는 케놀라인 출신 학생을 희화화하냐며 식당 측에 항의까지 했는데, 케놀라인 출신 학생의 향수를 덜고자 고심 끝에 고안한 메뉴라는 답변이 돌아와서 둘이 같이 뒷목을 잡았었다. 레아는 머리칼을 움켰다. 사람이 양심이 있지. 저딴 걸 일부러 먹자고는 못 한다.
[여기 말고 매점 가시겠습니까?! 오늘처럼 식당 메뉴가 난감할 때 먹는 게 있습니다!]
그래 봤자 햄, 계란, 치즈를 넣고 구운 샌드위치와 밀크티지만, 맨밥만 덜렁 넣은 저거보다야 만 배는 낫다!
// 미쳐 날뛰는 오리대(...) 학생 식당입니다🙄 쌀밥 샌드위치가 어떤 음식일지는 짤을 참고해 주세요c😓..
단 한가지의 소원도 결국에는 사람만큼 있기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다만 에티스는 선신이기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짝 등을 떠밀어줄뿐, 이루는 주체는 결국 인간입니다. 정말 중요한 사안을 인간들에게 직접 전할때, 성녀나 성자-이번 대는 성녀입니다.-를 통해 하달하지요! 아 아마 성녀는 시간여행 직후에 한번 만나게 될껍니다.
괜히 용에게 인정받은 인간이 대우받는게 아닙.... 실제로도 인간세상에서 설화에 용에게 살아돌아오거나 용에게 인정받은 존재는 국가급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거짓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블랑이 이걸 보고 왜 허무맹랑한 소리냐고 취급하는걸 이상하게 여길 정도니까요.
정확히는 정령이 섭취하고 보유한 마나를 강탈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자연의 마나를 섭취하고, 그를 정제했기에 진화직전의 정령들은 꽤 노림의 대상이 되는 편이에요. 물론 이 경우도 상당히 드물기 때문에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블랑의 경우 이를 보고, '어? 이거 걸리면 꽃되겠는데?' 싶어서 레어 짓는거 잠시 놔두고 대략 2달정도간 그 자리에서 진화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모르는 사이 레어한 이력을 쟁취한(?) 레아로군요😅ㅋㅋ 여러 국가에서 용과 조우한 적 있는 인간을 요주의 인물로 여기는 건 용과의 교섭을 통해 뭔가 이득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서일까요🤔?
진화 중인 정령은 수면 중인 용에 비해 무방비 상태에 가깝나 보군요😐 그랬다가 마나를 강탈당하면 도로 애기 정령만 되고 말까요 아니면 소멸되어 버릴까요😥? 정령 안에서 정제된 마나도 용의 심장처럼 마정석 형태이려나요😐? (문득 든 생각인데 그냥 보석으로 팔아도 겁내 비쌀 거 같습니다 마정석은..ㅎㅎ)
인생 업적작으로 보셔도 됩니다. 심지어 실질적인 효력도 있고요. 용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게 있는데다가 용이 인정한 존재를 건드린단 것은.... 어..... 그 용에게 시비 터는거랑 똑같습니다. 네.
나름 안전한 장소를 찾아가긴 하는데, 그렇다고 본인이 방비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보니.... 그리고 그렇게 되면 존재 자체가 소멸 됩니다만, 의식은 기억이 소거된채 환원되어 다시 다른 정령체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리 정제된 마나는 거의 진주 크기 정도에서 수정구슬 크기까지 다양한 편입니다. 그리고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도 비싸요.
시트는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 아파 봤던 뱁새 컨셉으로 만들었는데 어째 스펙은 엘리트(?)처럼 쌓이고 있군요😮 (본인 스펙을 쌓았다기보다는 블랑님이라는 빽을 얻은 거지만ㅋ) 신기합니다! 상황극 몰라요~😅 한편으로는 용에게 인정받는 게 묘하게 그 용의 역린으로 자리매김하는 느낌이기도 하군요🤔
죽자마자 환생하는 셈이네요😶 정령은 정령으로만 환생하지 다른 생물로 환생하지는 않나 보군요🙃 확실히 마정석은 단순 보석으로도 귀할 거 같고 마법사처럼 마나 사용하는 이한테도 유용할 거 같은지라, 소지자의 신분이나 강함을 상징하는 잇템으로 통용될 듯합니다😗 용이 죽은 뒤에 나오는 드래곤하트쯤 되면 나라를 들어다 바친대도 못 구할 거 같고요🙄
아마 그 점이 바로, 왜 호문클루스 연구가 지지부진 한건지에 대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는 잠시간 침묵에 잠겼다. 실제로도 아예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생각만 할 뿐 제대로 해본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본인도 제대로 몰랐으나 어쩌면 확실히 직시해봐야할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 그였다. 어쩌면 앞으로 요람에 있어서, 그녀가 제시한 답안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게다가 외로움 부분에선 글쌔,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한창 바쁠때에는 오만가지 정보를 섭렵해가면서 밤을 새도록 공부를 해봤고, 또 어떤 날에는 무언가 꽂히기라도 하듯 무언가를 만들고 또 만들어가며 실험하기를 반복하였다. 그렇게 지나고 지나 이번에 새로이 들어온 존재가 바로 레아였다. 물론 그 사이에 레어를 방문한 다른 이종족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은 오직 객이었을 뿐, 요람의 식구로서 자신의 사람으로서 존재한 것은 바로 레아가 처음인 셈이었다. 그렇게 많다고 항의하는 레아의 아우성을 침묵으로 가볍게 묵살해버리는 블랑, 어차피 자신이 생각하기에 레아의 갑어치는 그정도 이상이라고 보기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레아에게 거금을 던져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레아가 생각한 것도 어느정도 블랑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최소한 돈이 없어서 무언가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만큼은 듣지 말아야 한다고, 최소한도로 자신 믿고 있는 사람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윗 사람은 그것을 마땅히 들어주고 같이 걸어주어야 한다고.
[그러나 저러나, 저곳이 학생 식당인가 보구만.]
레아의 뭉클한 감정을 알기는 하는 것일까, 아니면 애써 신경을 쓰지 않음으로서 레아가 감정을 추스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일까, 그는 애써서 학생식당으로 추정되는 곳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근데 어째서인지 학생들이 식당의 입구 앞에서 욕을 하거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감정을 추스른 레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 그가 바라본 장면은.... 다름아닌 괴식이었다. 아니, 차라리 이론상으로는 맛있을 수 있었다. 탄수화물 더하기 탄수화물은 맛있는 것이니까. 왜, 그렇지 않은가, 실제로도 캐놀라인에서 만들어진 피자가 그런 식이었고, 국수의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캐놀라인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장면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앞으로 요람의 요리는 내가 좀더 신경쓰겠네. 음.]
다른 방면에서 직원 복지가 향상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실제로 캐놀라인에 잠간 놀러갔다가 그 미친 엘프의 우유카레라 쓰고 형광색의 재료가 살아 움직이는 뒤틀린 황천의 무언가나, 레인보우 판타지를 꿈꾸게 하는 동물털 첨가 수플레-라 쓰고 빈대떡에 가까운 무언가-팬케이크 등.... 수많은 괴식중에선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지만 괴식은 괴식인 이 쌀밥 샌드위치는, 블랑으로 하여금 '최소한 내 식구에게 이런 이상한 음식은 절대 먹이지 않겠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만들고야 말았다. 그렇게 너무 레아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위로하는 느낌으로 등을 가볍게 두들겨 준 뒤 그가 웃음기 담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자네가 먹는걸로 같이 먹겠네. 그러니까 너무 당황하지는 말게나?]
솔직히, 본인이야 괜찮지만, 레아에게 저런걸 먹이고 싶지는 않은 블랑이었다.
//
마음 같아선 요람으로 다시 데리고 가 밥해주고 싶은 블랑님입니다(.....)
시간여행 직후의 시점이라서 경험자인 당사자 둘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원래 뱁새인줄 알고 봤더니 봉황 새끼일수도 있는거지요. 그리고 그게 레아일수도 있고요!!(아님)
정령은 정령으로밖에 환생 못합니다. 다만 다시 환원된 영혼의 위치에 따라 다른 속성으로 변할수는 있어요!! 그리고 어.... 드래곤 하트까진 아니지만 드래곤 하트 크기 정도의 마정석은 거의 국가 병기급 취급을 받습니다..... 그리고 의외지만 블랑레어 주변에는 마정석 광산이 한군데 있지요, 마나가 모이는 절맥이다보니.... 다만 드래곤 레어가 있어서 국가들도 위치를 특정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에르네스트 산 주변 지형도 어...... 음...... 레아가 운이 좋았네요.
>>532 아 너무 찰지게 받아 주셔서 보자마자 현웃 터진 게 안 가십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괴식 넣은 보람(?!)이 있군요 학생들이 욕하거나 말없이 튀는 것도 깨알같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뒤틀린 황천의 우유카레는 >>85의 대야에 술 부어 잡순다는 근접전 마스터 누님의 작품입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 털 첨가한 팬케이크는 또 뭔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으로는 블랑님이 호문클루스 연구 의욕을 좀은 자극한 거 같아서 뿌듯하군요🙂 (뽐뿌를 넣었다:D!!!) 또 블랑님이 낯선 이에게도 정을 되게 잘 주는 거 같은데 타자와의 교류를 간절히 바라지는 않았다는 건 꽤 의외고요😮 시트의 설정대로 이미 이종족 친우가 꽤 있어서일까요🤔? 그리고 급여 넉넉히 지급하는 취지 은근 찡했습니다 상사로서 훌륭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b 레아 울컥한 거 모른 척해 주는 거는 보는 제가 다 고마워졌고요😊 그럴 때 개입(?)하면 더 격해지기 마련인지라..😌a
현재 시점의 성녀 포함 고위 성직자가 시간여행이 이루어졌다는 걸 파악한다는 겁니까😦? 흐미 능력자들이네요😮
뱁새 아니고 레아면 황새 쫓아가도 다리 안 찢어집니다(???) 아무튼 레아가 이래저래 좋은 기회를 얻고 있어서 기분은 좋지 말입니다🙂
레아가 블랑님의 레어를 단박에 찾은 건 주인공 버프 덕입니까😅ㅋㅋㅋ? 말씀하신 거대 마정석은 핵폭탄에 준하는 위력을 낼 수 있는 최종 병기일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험가들이 자꾸 블랑님의 던전으로 오는 게 실은 마정석 광맥을 찾으려다 길을 잘못 들어서는 아닐까요?
아니나 다를까, 황당함이 묻어나는 전음이 돌아왔다. 행여 직원이 식권을 사라고 재촉이라도 할까 봐 레아는 돈주머니를 여미고 줄에서 빠졌다.
[원래 이 정도는 아닙니다....]
흑룡이 믿을지는 모르지만 사실이었다. 싼 값을 하는 맛이라고 툴툴거리는 이도 있었지만, 그 말마따나 4실버 5코퍼라는 저렴한 가격에 영양 균형도 적당히 맞는 식사라 대체로 만족스러웠다.(생선만은 눈알이 섬뜩해서 질색했지만, 그것도 아예 안 받거나 다른 이와 겸상할 때는 넘겨 줄 수 있어서 괜찮았다.) 저 망할 밥빵이 문제지. 대체 저 괴식을 왜 또 냈을까? 줄을 섰던 이 중 태반이 욕하거나 말없이 빠지는 걸 보면 호응도 가히 최악인데. 어쩌면 이 식당의 방침이야말로 희대의 연구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는데, 위로하듯 토닥이는 손길이 닿았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음에 어린 웃음기에서도 달래 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매점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앞쪽의 문을 통해 야외로 나갔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바로 매점이다. 그러나 매점도 상황이 그리 좋진 않았다. 학생 식당의 테러에 가까운 메뉴로 인해 학생들이 매점에 몰린 탓이다. 주문하는 소리, 주문 받는 소리, 식사하는 이들의 대화 소리가 좁은 공간을 웅웅 울리니 귀가 다 찌릿했다. 점심시간에 비하면 한결 한산한 저녁 시간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더구나 어찌어찌 주문하고 보니 또 다른 이점도 있다. 매점의 음식은 학생 식당의 식사와 달리 가져가서 먹어도 된다. 전에 흑룡이 공간 이동 지점에 이목을 끌지 않는 결계를 쳤다고 했으니, 거기서 먹으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연구소로 가기도 해야 하고. 샌드위치는 가방에 넣고 밀크티는 양손에 들면 무난히 가겠다. 그 사이엔 출입증을 쥘 수 없으니 전음은 못 하겠지만. 가는 김에 108계단이 진짜 108단인지나 세어 볼까?
[여기 음식은 가져갈 수 있으니 공간 이동 지점에서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샌드위치를 가방에 넣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밀크티가.. 뜨겁다? 급한 대로 컵을 찔끔찔끔 구석으로 밀어서 뒷사람도 주문한 걸 받을 수는 있게 했다만, 난감했다. (이제는 학교를 떠난) 그 친구와 마실 땐 늘 딱 좋은 온도였는데. 순간 그 당시엔 번번이 테이블에 음식이 차려져 있었던 게 떠올랐다. 설마 적당히 식혀 주려고 일부러 먼저 주문해 뒀던 걸까? 진짜 세심했구나. 떠난 뒤에야 배려받았다는 걸 깨닫다니,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게 이런 걸까? 아무튼, 이렇게 뜨거울 줄 알았으면 다른 음료를 시키는 건데. 떨떠름한 입맛을 다시며 레아는 손수건으로 컵 하나를 감싸고 들었다. 나머지 하나는.. 뜨겁지만 어쩌겠는가? 가다 보면 식겠지. 그렇게 따끔한 감각과 함께 움직이며 전음 대신 혼잣말인 척 내뱉었다.
현생은 빡세죠..🥺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도 이번 주는 좀 빡빡할 것 같으니😖 부담 가지시거나 무리하지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근데..잠시만요😬 동물 털 넣은 팬케이크가 실제 있는 레시피라고요😨?! 아니 팬케이크에다가 털을 왜..😵 그와 별개로 덕분에 상황극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답텀은 그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야말로 학교 구경 쪽이 괜찮나 모르겠군요😅ㅋㅋ 나름 그럴싸해 보이려고 구체적인 소재를 만들어 보려는 중인데.. 사실 찰지게 받아 주시는 덕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에티스가 감지한 거였군요😓ㅎㅎ 과거행이 신에게도 중대한 의미를 지닌 일인가 봅니다😮 전무한 일이라 그럴라나요🙄? 그나저나 그렇게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신이면, 에티스가 실존한다는 증거를 레아가 확인할 날도 머지 않은 거 같습니다😏ㅎㅎ 신앙심이 생기겠군요(??)
잌😳?! ㅋㅋㅋㅋ 즈이 애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합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쳤으면 운명이래서 레아가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존재가 운명론자인가 의아해했더랬지요🙃ㅎ 결과적으로 어떤 운명이 될지 그 안에서 레아가 뭘 개척할 수 있을지는 스토리 까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지 싶습니다만ㅎㅎ(상황극 몰라요~😗) 마정석이 대량으로 감지는 되는데도 캘 경로는 마땅치 않다 보니 동굴 비슷한 데를 탐사하는 중인가 보군요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네요😕 (마정석이 있는데 왜 캐지를 못 하니..😥)
그럴수 밖에 없다. 실제로도 학생들이 어디 돈이 있어서 고급 레스토랑 같은데에 가겠는가? 자신이랑 붙어있기에 많은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것이지 아마 레아도 자신과 만나기 이전까지는 수많은 여느 학생들과 똑같이 이런데에서 밥을 먹고 친우들과 대화를 나누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그게 평범한 학창 생활이 아닐까도 싶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가 어쩐지 레아에게 큰 족쇄를 채운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나가고 싶다면, 그래, 그때는 미련없이 놓아주는 것이다. 진정으로 원할때.....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긴다. 문득 생각이 든다. 무슨 슬라임을 녹여만든 카레를 대접하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수플레 팬케이크에 재미가 들렸다고 하면서 갑자기 밀 전병-우연히 산책하던 고양이 털 첨가에, 하얀색이 아닌 갈색 혹은 검정색 플러스 알파-을 여러장 굽고는 그 위에 오만가지 색상의 무언가를 바르던 그 여자의 모습이.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저 학식이 왜 먹을만 해보이는 걸까. 자신이 단단히 미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는 그였다.
'내가 진짜 나이를 이상한데로 먹은건가.'
이상하다, 분명히 저번주 아침 식단까지 전부 기억나는데..... 그렇게 속으로 생각을 밀어넘긴 그는 어느새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등진채 천천히 그녀를 따라 매점으로 갔다. 확실히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생기넘치는 분위기에 그는 가볍게 눈을 감았다, 그래 어쩌면 본인은 이러한 감각을 느끼고 싶었기에 이렇게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숨을 가볍게 들이키고 내쉬며 천천히 레아를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가방안에는 샌드위치를, 양손에는 밀크티를 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레아의 손, 동시에 그가 천천히, 하지만 소리소문 없이 빠르게 달리며 그녀에게 다가서고는 그녀의 손에서 밀크티를 대신 염력으로 들어올린다. 확실히 눈에 띌만한 행동이 될수 있었으나, 그는 순식간에 컵을 레아의 손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그리고 안쓰러운 감정을 담아서 그녀에게 전음을 담아 보냈다.
[그냥 손에 밀크티를 쥔 척하게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겠네.]
동시에 그가 시선을 내린다. 밀크티에 손이 확실히 데인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그녀의 손은 빨갛게 익어 있었다. 그 모습에 가볍게 한숨을 내쉰 그는 걸음을 계속 옮기면서 입을 열었다.
[그 손은 일단 목적지에 가서 해결하는 걸로 하겠네. 그러니까, 일단은 조금만 참아주게.]
>>538 아이고 오시자마자.. 피곤하셨을 텐데 고생하셨습니다(_ _)!! 컵 몰래 들어 주는 블랑님 뭔가 서윗하군요😊ㅋ
..저 이번 답레 보고 왜 >>85에서 블랑님이 엘프 누님을 미친 여자라고 했는지 깨끗하게 납득했습니다😑 슬라임 녹인 카레에 고양이 털 넣은 팬케이크라니🤮.. 좋은 스승이라고도 회상했지만 요리는 절대 가르치면 안 될 양반입니다😬!! 근데 저거 모티브가 그냥 요리 영상도 아니고 밀키트 영상이라니 끔찍하군요🥶
원한 살 만한 영향을 미친 건 아니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원한은 금용 누님한테 원한(?) 산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근데 곱씹을수록 에티스가 신탁을 좀 요상하게 내린 거 같습니다 일단 블랑님은 뱀이 아니고 레아가 거느렸다기보다 오히려 딸려 간 거에 가깝지 싶은데 말입니다🙄 (주님 상황 파악 쩜..😅ㅋㅋ) 암튼 과거행도 기대 중인 컨텐츠라 은근 조바심도 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상이 너무 지지부진해지지는 않아야 할 텐데요..c😐;;;
얼른 가자고 매점 문을 발끝으로 밀다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손이 화끈거리는 감각이 확 가시더니 밀크티가 둥실 떠오른 것이다. 그 통에 머리가 먹통이 된 걸 채 의식하기도 전에, 밀크티가 손에 닿을 듯 말 듯 내려오며 흑룡의 전음이 울렸다. 컵 못 잡고 버벅거린 게 신경 쓰였구나. 민망했다. 레아의 손을 살펴야겠다는 전음도 이어지니 더 그랬다. 뜨겁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닌데.
'조금 뜨거웠던 정돕니다. 뜨거운 걸 워낙 못 집기도....'
손바닥을 위쪽으로 펴 보였다가 흠칫하고 도로 컵을 잡은 척했다. 학교 괴담 만들 뻔했네. 그러나 실수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출입증을 안 쥔 이상 백날 생각해 봤자 전해질 리 만무하니. 그나마 다행인 건 매점 안이 여전히 제각기 소란스럽다는 점이었다. 만약 방금의 괴담스러운 상황에 이목이 쏠렸다면 분명 한순간은 정적이 고였을 테니. 레아는 스스로의 어리버리함에 대한 한숨인지 안도의 한숨인지 모를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고는 (그가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가 슬쩍 끄덕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한 뒤 매점 문을 마저 밀고 나섰다.
어느새 주위가 어스레해진 가운데(산골짝이라 해가 더 빨리 지는 기분이다.) 불그스름한 금빛 노을이 서편의 산줄기에에 걸쳐 있었다. 곱다. 꼭두새벽에든 저녁나절에든 노을은 보고 있자면 어쩐지 아련하고 그리운 기분이 된다. 그 풍경에 그만 한눈을 팔았다가 아차 했다. 이러다 어두워지면 움직이기 꽤 불편할 거다. 관리인들이 제등(提燈)을 켜 주기는 하지만 일부만 마법등이고 나머지는 촛불이나 등불이니까. 그렇게 걸음을 재촉했더니 노을이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108계단 앞에 이르렀다. 흑룡의 마법으로 몸이 날래진 덕이지 싶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108계단이 기피되는 길이어서인지, 마침 주위에 사람도 없어서 마음 놓고 말문을 열었다.
"이 계단이 저희 과에서는 악명이 높습니다. 밥 먹을 때마다 오르내려야 해서요. 일명 108계단인데 108이 계단 수라는 말도 있고 어느 이교(異敎)에서 세상의 온갖 번뇌를 가리킨 수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를수록 번뇌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게 된다나요?"
마음을 비운다기보다는 욕하기도 지쳐 체념하는 거에 가깝지 싶지만. 어쨌든 라민 선생님이 강의에서 그러셨다. 그 종교에서 그 많은 번뇌를 내려놓고자 수행하는 게 우리가 주님께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궁금해졌다. 그도 그 종교를 알까? 인간의 일상적인 관습에는 더러 어둡기도 하지만, 그 외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해박하니 충분히 알 법한데. 아니, 그보다 용도 신앙심이 있을까? 우리 주님을 믿는다거나....
"혹시, 혹시 말입니다. 주님.. 그러니까 에티스를 뵌 적은 없으십니까?"
인간은 아직 주님과 대면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용은 알지도 모른다. 마법이든 뭐든 인간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초월적인 수단도 동원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 기대를 품고 대답을 기다렸다.
>>541 출근일이면 자는 시간 5분도 아쉬운데 무슨 수로 레스를 답니까😰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그건😢 놀자고 하는 건데 편하게 가시죠🙂!!
슬라임만 안 넣었어도 먹을 만한 카레였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슬라임 넣는 순간 콧물 느낌의 괴식으로 전락할 거 같습니다😬
악영향 미쳐서 원한 산 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하긴 말씀 듣고 보니 에티스가 메타적인 거까지 간파하고 남긴 신탁일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과거행 해 보고 싶다고 한 건 저니까요😌 그러고 보니 과거행 하면 암흑가의 전투씬이 적잖이 나오겠군요😐 전 전투 묘사 젬병이라 보통 빡센 게 아니겠다 싶어졌습니다😅 이래저래 고생이실 텐데 과거행 ㅇㅋ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 5시 반쯤 일어나서 운동을 가고 회사까지 버스타고 30분밖에 안걸려서 그 사이에 쓰려고 했는데..... EPIC FAIL....
아,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슬라임을 안 넣었습니다.' 네 슬라임 안넣었고요. 완성하고 나니까 슬라임 액괴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냐, 먹는 순간 감자와 당근의 일생을 알수 있게 되며 걸쭉하다 못해 끈적여서 오래씹게 된다고..... 참고로 진짜 현실에서 '구현 되었던' 요리입니다. 나중에 한번 이거도 썰풀이 주제로 써도 되겠네요.
에이 웃자고 시작한 걸요!! 물론 죽자고 커지겠지만 해결은 언젠가의 제가 해주는걸로.... 간바리 미라이노 와타시!!(?)
"음.... 나도 그저 들은 이야기일뿐이네만 확실하지는 않다네, 아는 선에서만 이야기 해주자면, 그녀는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존재이네만, 일단은 존재한다고 해두지."
신의 존재를 인정하며 그가 투명화를 풀지 않은채 대답을 던진다. 물론 주변에 누가 있는지는 확인하는 꼼꼼함은 덤이었다. 어쩌면 그녀가 갑자기 어느날 108계단에서 허공에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갑자기 학교 8대 불가사의에 도전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일까. 그는 조용히 오직 레아만 들릴 정도로 답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교사나 노현자 마냥 그녀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이윽고 그의 설명이 천천히 이어진다.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신은 존재하였다. 하지만 자신들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블랑은 이를 정신의 어떤 단계에 도달함으로서 더이상 육신이 정신의 그것을 버텨내지 못하고 마치 허물을 벗고 날아오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에 걸맞는 그릇이 존재하지 않는 한, 그녀 스스로 이곳에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들이 바로 대를 이어 새로이 선정되어지는 성녀나 성자들이라는 것이다. 교국에서 정식으로 권력을 쥐는 이가 바로 교황이나, 신의 말을 대신 듣고 행하는 이들이 성녀나 성자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인 것이리라.
"그래서 신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 것이지. 일단 당장 증명은 되지 못하니까. 나도 만나본적은 없네."
그렇게 오르면서 천천히 그는 108계단의 말에 천천히 생각에 잠긴 듯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예전 다른 신을 숭배하던 이들은 스스로 머리를 깎고 세상의 흐름에 벗어나되 순응하며 진리를 찾던 존재들이었다. 물론 그들의 행동이 그릇되었고 헛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옳은 이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사실 그 존재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존재들일지도 몰랐다. 그는 스스로를 섬기지 말고 자신 내면의 진리를 찾아 끝없이 정진하라고 하였으니까. 그는 그렇게, 인간으로서 신이 된 것이니까. 자신도 오직 들은 이야기였을 뿐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이 닿자, 그는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108의 뜻은 육감, 즉 살아있는 이들의 눈, 코, 입, 혀, 몸, 생각으로부터 발생하는 번뇌, 즉 색(色, 대상을 봄), 성(聲, 소리), 향(香, 냄새), 미(味, 맛), 촉(觸, 만지는 감각), 법(法, 생각의 대상)을 뜻한다네, 그리고 이를 곱하면 36이 되지? 하지만 번뇌는 지금만 있는게 아니야.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는 법, 즉 이는 3번 이루어지는 셈이니 우리는 108이라 일컫는다네."
듣기만 해도 졸음이 오는 강좌였으나,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연구의 소재가 될만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석양을 등진채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두던 두사람 앞에 드디어 108계단의 끝이 보여오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며 올라오니 이미 다 올라왔군.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나, 슬슬 자네의 체력이 걱정되네만...."
108계단을 오르는 가운데 나직하고 나긋한 음성이 이어질수록 (그렇잖아도 필요할 때만 발휘되는 얄팍한) 신앙심이 아예 바닥나는 기분이었다. 흑룡이 만나 본 적 없다는 건 그렇다 쳐도, 누군가의 몸 없이는 나타나지도 못한다니 꼭 귀신 같잖아!(귀신이 진짜 있으리라고 믿지는 않지만) 말이 좋아 그릇이지 사실상 성녀님이나 성자님에게 기생하는 존재 같다는 불경한 생각마저 들어 버렸다. 그런 식이면 흑룡의 말마따나 존재 증명도 못 하겠다. 동일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 예외 없이 같은 결과가 나와야 입증이 가능한데, 주님이 빙의하고 말고는 성녀님(혹은 성자님)이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리고 그 정도면 사실상 이 세상과는 무관한 존재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이 세상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지게 된 걸까?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긴 한가?
물론 어떤 지고한 경지에 이르러 육체의 굴레에서 벗어난 셈이라는 생각은 든다. 특히나 정신이 육신이라는 허물을 벗고 날아올랐다는 흑룡의 비유를 들으면서는, 번데기가 됐다가 마침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나비도 떠올랐다. 또 그 말대로면 인간을 비롯한 지성체가 신이 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싶지만, 그런다고 만족스러울 것 같지는 않다. 육체에 종속된 탓에 고통이나 죽음을 피할 수 없고 그 밖의 다른 한계도 명확하지만, 여러 가지를 배우고 가족, 친지와 어울리고 맛난 걸 먹고 할 수 있는 것도 육체 덕 아닌가. 그런 생각이 이어지니 김이 새다 못해 표정도 뚱해졌다.
"주님께 소원 같은 거 비신 적 없으시겠습니다, 전 많은데. 당장 전음 배울 때도 힘들어서 주님 찾고 그랬습니다."
하긴 마음 먹으면 웬만한 건 척척 해내는 용이니 뭘 빌고 싶어진 적도 별로 없겠다고 결론 지으려다 멈칫했다. 사별만은 그가 어쩔 수 없으리라는 데 생각이 미쳐서였다. 괜한 소릴 지껄였다. 어쩐다? 안절부절못하던 중 108계단의 끝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딱 봐도 아직 까마득하다. 반대로 돌아보니 대충 세어도 4∼50계단은 올라온 것 같다. 108이 계단 수가 아닌 건 확실하다!
"108이 계단 수라는 말은 뻥이었나 봅니다. 어쩌면 108이라고 쓴 게 아니라 10과 8을 따로 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욕 나오는 계단이라고요."
주의 돌리자고 일단 나오는 대로 지껄였는데, 통할..까? 슬쩍 눈치라도 보고 싶어 곁눈질해 봤지만 투명 마법 때문인지 다 저물어 가는 노을만 눈에 들어왔다. 노을? 그 얘기도 꺼내 보자!
"그, 블랑님 눈동자 색이 꼭 노을빛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인간으로 변신할 때 외모는 마음대로 바꾸실 수 있는 겁니까? 저보다 작은 키로도 변신하실 수 있고요?"
뱉고 보니 세상 맹한 소리다. 일전에 용족의 전 대표는 인간 아기로 변신했었다고 일러 줬는데, (당시 반나마 정신이 나갔던 여파인지) 묻고서야 생각났다. 그래도 아무 말 대잔치가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앞서 얘기한 이교(異敎)에 흥미가 동했는지 그가 그 종교에서 108이 지닌 의미를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긴장이 탁 풀렸다. 순간 다리가 후들거린 게 한참 계단을 올라서만은 아닐 것 같다. 어쨌거나 108은 외부 세계를 의식하는 감각과 사고로 인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겪는 번뇌를 가리키는 모양인데, 듣다 보니 의문이 솟았다. 과거, 현재, 미래를 합친 수가 꼭 3일 필요가 있나? 가령 과거는 어제, 그제, 그끄저께 식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무수히 늘어나고, 지금 이 순간조차 1초 뒤면 과거인데. 마찬가지로 미래도 가까운 미래, 조금 먼 미래, 더 먼 미래 식으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겠지. 그러면 그 이교(異敎)에서는 108이라는 수 자체에 의미를 둔다기보다, 외부 세계를 인식하면서 겪는 번뇌는 사실상 무한하다고 여기는 거 아닐까? (이 계단의 단 수가 실은 108보다 훨씬 많은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도 같다....)
"108은 편의상 정한 수고.. 실은 무한을 의미하나 봅니다.... 살아 있으면.. 번뇌를.. 무한정 겪게 된다고요."
은근 숨이 차다. 이렇게 지치는 것도 번뇌 중 하나일까? 그나마 끝이 보이는 건 다행인데, 뭔가 이상했다. 오를 때마다 투덜거리긴 했지만, 이 계단 이렇게 힘들었나? 짐이 좀 많긴 해도 그의 마법 덕에 무겁진 않은데. 기초 체력도 에르네스트 산의 돌 비탈을 올랐을 만큼(죽을 둥 살 둥이긴 했다만) 괜찮은 편이고. 뭐가 문제지? 하루를 되짚으려니 공간 이동 직후 한참 맥을 못 췄던 감각이 생생해졌다. 쉬어서 나아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무리가 갔나 보다. 그가 미리 마법을 걸어 주지 않았으면 난리도 아니었겠구나. 흑룡의 선견지명을 깨닫기 무섭게 걱정이 들려왔다. 잠시 멈춰서 숨을 골랐다.
"네, 이제 금방이니까.... 그리고.. 고맙습니다, 마법.. 밀크티 들어 주신 것도요.."
이렇게 기운 빠진 와중에 뜨거운 거까지 내내 들었으면 끔찍하다. 얼른 가서 한숨 돌려야지. 매점 밀크티 특유의 부드럽고 달달한 맛을 떠올리자 다시금 기운이 났다. 그렇게 용을 써서 올라왔더니 어느새 노을도 완전히 가라앉아 어둑어둑했다. 관리인이 제등(提燈)을 하나둘씩 켜 주고는 있었지만, 이동 지점은 건물 뒤편이라 제등은 없는데 산줄기와 마주해 있으니 더 침침했다. 이 정도면 결계가 없어도 누가 오가는지 모르겠다. 실소를 흘리다 가방을 내려놓고 주저앉았다. 그러고 샌드위치를 꺼내긴 했는데, 어디로 건네야 할지 모르겠다.
"이래서야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없는 소리를 꺼냈다가 문득 찜찜해졌다. 그는 괜찮나? 아예 안 잔 건 아니지만 밤샌 걸 생각하면 부족할 텐데. 마법 쓰고 그래도 되나? "그러고 보니 블랑님은 괜찮으십니까? 별로 못 주무셨잖습니까.."
// >>543 그게 가능하면 초인입니다😑.. 블랑님이 블랑주님께도 크런치 모드 하지 말라고 해야 할 것 같군요😐a
감자랑 당근 넣은 뒤에 너무 오래 끓여서 덩어리라곤 1도 안 남게 다 풀어졌는데😕 그러고도 더 졸여서 전분 소스보다 더 끈적미끈한 무언가가 되어 버린 걸까요😦;;; 아무튼 상상하고 싶지 않은 맛입니다😓
위의 짤과 비슷하게 폭탄(?)을 미래로 넘기시는 겁니까😅? 전투씬도 분위기도 잘 살리면 좋긴 하지만 그보다 과거사 개변하고 싶은 마음에 요청 드린 거니 너무 부담 갖지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546 감사합니다🙂 잡담거리를 잘 마련해 놔야겠네요ㅎㅎ 일단 물음표살인마 레아 괜찮으십니까😅? 좀 두서없이 질문이 들어가서 나중에 답레 쓰실 때 머리 꼬이시진 않을지 모르겠습니다😶a
....따로 먹었으면 (생감자 생당근이더라도!!) 차라리 더 맛있었겠군요😬
어느 죽음이 안 안타깝겠냐만 특히 팀장의 죽음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말씀대로 과거산데 어쩌겠냐 했는데 >>422 읽고 나니 그렇게 다 생존하는 결과가 과거사였으면 좋았을 텐데 했습니다😐a 그래도 진짜로 바꿀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그 루트도 진지하게 생각 중이신 거 같기에 폭탄을 제조해 버렸군요😅a 그리고 레아도 그 사정을 알게 되면 아마 비슷한 심정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그거에 더해 전원 생존에 성공하면, 블랑님 입장에선 현재로 돌아가는 거보다 천 년이나 마음에 담아 두었을 이들과 함께 지내는 게 더 행복한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할 것 같고요🤔 (이런 거도 스포라면 스포이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전 스포는 신경 안 쓰는 타입이라 말씀드려 봤습니다😓a)
블랑 : "나는 그때 처음으로 요리로 생명을 죽일수 있다는걸 알았다. 더욱 무서운 점은 그녀는 그게 [올바른 요리법]이라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원래 클리셰 적으로 과거의 잘못에 고뇌하는 인물이 과거로 돌아가 그 과거를 수정하는 클리셰는 자주 있는 클리셰지요. 다만 이번에는 [스포일러]의 힘도 꽤 강하게 작용되는 것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리고 재밌는거 하나 알려드리자면, 시간의 상대적으로도 작용이 되요. 중력이 약해지면 시간이 빨리 가고, 중력이 강해지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가게 된답니다. 이게 왜 언급 되냐면(절단마공)
용조차 다 먹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을 느끼는 괴식이로군요🤮 엘프 누님도 외식이란 걸 한다면 자기 요리가 멀쩡하지 않다는 거 정도는 알 법한데 왜 그러나 모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뭔지 이젠 짐작이 안 되는군요😓 그냥 느긋해지기로 했습니다😗 언젠간 나오겠거니..🙃ㅎㅎㅎ
참, 그러고 보니 과거 편에서 궁금하던 게 있습니다. 암흑가 조직이면 애초에 주 업무가 폭행, 밀매 같은 각종 불법 행위일 것 같은데요, 5인방이 그 조직에 속해 있는 상태로 추구하고자 했던 정의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요😶? 설마 언제고 보스 자리를 차지해서 조직 전체를 해체하고자 했다거나..🙄?
미각이 이상한 쪽으로 특이합니다(....) 그 뭐냐 ... 자기 입장에선 외식에서 먹는거랑 자기가 만든거 먹는거랑 똑같대요....
일단 블랑 팀이 호송 및 호위팀이었어요. 실제로는 배신자 척살 및 보스 등의 요인 경호라 그쪽과는 관련이 없었고, 역으로 팀장이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구해줬던 이(네, 조직 폭력배 맞습니다)와는 다른, 자기 사리사욕과 비밀을 지키기 위해 구역질 나는 행동을 했던 보스에게 처음 배신감을 느꼈고,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먼 고향에 있던 딸을 호송팀으로 하여금 데리고 오고선 그 딸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는 또 다시 배신감을 느끼며 완전히 돌아서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보스를 타도하는게 제일 큰 목적이고 마지막으로는 더이상 이러한 뒷골목 생활을 그만두고 그들만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게 최종 목적이 된거에요.
엘프 누님은 남에게 요리를 해 주려는 호의만 안 베풀면 행복해질 수 있는 미각이군요😐a 뭘 먹어도 맛있을 테니..😑
호송이나 호위 임무라도 암흑가 조직에 이로운 일이니(특히나 배신자 척살은 꽤나 이득이 될 거 같은데..😬) 불의에 가깝다는 생각까지는 미처 못 했던 것이군요🥺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본 케이스 같기도 합니다😅 다만 보스가 자기의 정체를 감추고자 자기 딸을 살해해 버리는 바람에 팀장이 환멸을 느끼고 돌아섰다고 말씀하시니, (>>422에 언급된 대로 보스가 블랑의 팀을 배신했다기보다) 굳이 따지자면 팀장이 먼저 보스를 배신한 것으로 보여서 의문입니다🙄. 물론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선까지 넘은 작자의 휘하에서 일할 수 없다고 느끼는 건 인지상정이겠습니다만, 그런 상황일 경우 배신당했다고 서술하는 건 어폐가 있어 보여서요😐. 사실 전 >>422 봤을 때 블랑의 팀원들이 하라는 거 개처럼 다했더니 그 결과가 팽이냐고 분개한 줄 알았고, 그거도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엔 암흑가 조직에 속해서 하라는 일 다 했으면서 정의를 추구한다는 게 어떤 건지 파악이 안 되어서 의문이 들었던 거고요😦. 다시 말해 정의를 추구한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배신 선빵은 팀장이 날린 것 같고😓, 팽당한 것에 분개한다면 정의 추구라는 게 어떤 건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석하는 게 타당할까요😮?
역으로 남이 해준 음식이랑 자기가 해준 음식이 서로 같다고 생각하니 만들어주는 보람도 없....
아 이거 서술이 좀 필요한데, 팀장과 팀원들은 그 딸이 진심으로 아빠를 보고 싶어 한다는걸 알고 있었고, 아버지였던 보스도 좋다 데려와라 한거에요. 이때까지만 해도 팀장은 '이 인간이 진짜 못돼먹었어도, 아버지로서 역할은 다하는, 최소한의 인격은 있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거기에 그 딸이 친화력이 좀 좋았어야 말이죠. 실제로도 전원 보스의 딸고 전부 친했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전부 보스가 자신의 악행과 사리사욕을 감추기 위해, 딸을 살해한 장면을 팀장이 목격해버린 것이었고, 팀장은 이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들을 악행의 도구로 이용한 것도 모자라 아무것도 모른채 순수히 아버지를 보러온 딸을 죽여버린 그 순간, 자신과 자신의 팀을 배신감을 느끼게 하였고, 팀장은 그저 그 모든 분노를 목구멍 너머로 넘긴채, 진정으로 보스를 배신하기 위해 움직이는 겁니다. 게다가 첫번째 배신감의 경우는 이미 처음 조직의 실체를 목격했을때 부터 언젠간 저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보스를 실각시키고 진정으로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시점이었고, 그 과정에서 더러운일에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을 이용하는 장면을 보며 보스에 대한 배신감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보스가 딸의 신뢰까지 저버리는 세상없는 견공 자제라 블랑의 팀을 팽하는 것도 시간문제였을지라도, 먼저 배신하기로 마음먹은 건 팀장이었다고(왜냐면 당시 보스는 블랑의 팀을 자기 지시에 따르는 부하로 여겼기 때문에) 이해하면 됩니까🤔? 그런 거면 블랑님이 5명과 재회했을 때의 논의는 팀장이 보스를 살해해서라도 실각시키겠다는 결심을 털어놓는 걸로 시작되려나요😮? 구체적으로는 희생을 줄이기 위해 안 들키는 방도를 모색하는 식으로 들어가고요😶?
그렇게 답한 그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문득 하늘을 바라본다. 그의 시선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별들이 그의 눈으로 박혀든다. 이렇게 또 이 세상의 하루가 저물고 다시 내일이 찾아온다. 그것을 떠올리자 이렇게 세상은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항상 많은 이들의 머리위에 서서 용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들의 두려움과 존중의 대상이 되었지만, 어쩌면 그 또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그마한 바퀴 하나 아닐까? 그런 생각에 그의 입가로 천천히 미소가 지어진다. 이제 이곳을 지날 이들이 없다고 생각 한 것일까, 그가 천천히 투명화를 풀고 군청색 로브를 쓴 모습 그대로 자신을 드러낸다. 아마 로브를 쓰고 있기에 다른 이들이 이곳을 지난다 하더라도 크게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며 108계단의 끝에 도달하는 순간 레아가 내는 우스갯 소리에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거 틀린말은 아니겠군. 어쩌면 통곡의 계단이라고 해도 되겠네만. 내가 만약 인간이었다면, 차라리 조금 더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했을지도 모를테지만 말일세."
물론 그라고 해서 바로 뾰족한 수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고안을 하고 방법을 생각을 할 수 있는건 그만큼의 시간과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항상 그렇게 결론을 도출해내고 실제로 실험을 해보는것을 좋아했다. 단순히 이론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한곳에 고여있는것은 모두 썩기 마련, 지식도 그만큼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잠잔채 죽어가는 것일 뿐이다. 멀리 쓰이고 이롭게 해야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지식이 가져야할 그것이 아닐까. 물론 이 이야기가 요람과 상반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보완할 곳이 많은 곳이기에, 처음으로 시작해서 흘러나가야 할 곳이기에, 그래서 그 곳에 안주하지 말고 나아가야 하기에, 그는 그렇게 요람을 세웠고 그 결실은 천천히 맺어져 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제 시작인 것일지도 몰랐다. 저 멀리서부터 제등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 저멀리서 천천히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마침내 하나둘 밤거리를 밝히며 주변을 환하게 한다. 어쩌면 우리들도 저 불과 같을지 모른다. 하나하나는 미미한 불이지만 저렇게 모이니 밤거리를, 또 이 학교를 밝히지 않는가. 자그마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서로서로 모여들고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며 나아가는 것이다. 아마 이는 용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맞는 말일세. 모두들 자신의 번뇌를 이기기 위해 싸워나가는 것이지. 어쩌면, 삶이야 말로 진정으로 죽을때까지 싸우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밀크티를 받아들고 샌드위치를 받아든 채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마력을 모은뒤 그것을 자그마한 빛을 내는 구를 만들었다. 눈이 부실 정도도 아닌, 그저 아주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을 내는, 자그마한 모닥불 같이 앞날을 밝히는 불빛이었다. 그는 살짝 웃으면서 입을 열어 보였다.
"그래서 아까전부터 투명화를 풀고 있었네. 아무리 자네가 용종의 생태가 궁금해도, 용이 먹는법을 몰라 귓구멍에 넣는 것은 보고 싶지 않을테니 말일세. 아 그리고 내 걱정은 말게나. 최소 2~3일 정도 안잔다고 몸에 지장이 가거나 하지는 않네. 그래서, 손은 괜찮은가?"
아까전에 무리해서 뜨거운 밀크티를 옮기던게 떠오른 모양이었다. 그정도로 화상을 입었다거나 하지는 않겠으나, 그래도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들어준다고요? 무슨 수로요?" 자력으로는 세상에 나타나지도 못한다고 하지 않으셨냐는 반문이 튀어나올 뻔한 걸 겨우 삼켰다. 주위에 듣는 이는 없어 보였지만, 그런 소릴 함부로 입에 담았다간 불신자(不信者)로 몰려 봉변당하기 딱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잠시 궁리한 끝에 말을 바꾸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무슨 실험이라도 하셨습니까?"
에티스에게 기도하자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건 도대체 무슨 수로 입증해야 할까? 기도에 부합하는 효과가 나오긴 할지, 나온다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요행히 당장 효과를 본다 하더라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보장이 없는데. 실험을 어떻게 설계해야 답이 나올지 상상도 안 된다.
너무 난해한 문제라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가 흑룡의 농담(?)에 피식 웃어 버렸다. 통곡의 계단이라, 살짝 바꿔서 곡소리 계단이라고 해도 되겠다. 여기 오르내리는 이는 하나같이 곡소리를 냈으니까.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겠다는 말을 듣고는, 마법에 능해 텔레포트를 써 버리는 일부 생도나 연구원도 떠올랐다. 그들은 걸어서 힘드나 마나 써서 힘드나 도찐개찐이라면서도, 이동 시간이 단축되는 게 좋은지 거리낌없이 마법을 쓰곤 했다. 그런 거 보면 마법이 참 편리하긴 하다. 좀 더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자고 있는 분야가 마공학이겠지만, 마공학품은 너무 비싸고.. 어렵네.
그러는 사이 흑룡은 이교(異敎)에서 말하는 번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걸 듣고 있자니 뭔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죽을 때까지 싸우게 되는데, 그래 봤자 죽는다. 이런 식으로 조명하니 굉장히 염세적인 종교로구나. 역시 난 번뇌 말고 좋은 면도 조명하는 편이 마음에 든다. 과정은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를 조금이나마 재운 거라든가, <바엘 섬 탐사기 추적>을 읽은 거라든가, 전음 연구의 실마리를 잡은 거라든가, 밀크티라든가!
그렇게 기분이 밝아진 걸 뒷받침이라도 하듯 발치에 동글동글한 빛 덩어리가 생겨났다. 환하면서도 눈이 부시기보다 아늑한 분위기인 게, 흡사 보름달이 내려오기라도 한 것 같다.(정작 달은 하늘 높은 데에 가느다랗게 걸린 채 푸르스름한 기운이 어린 하얀 빛을 내고 있었지만) 그 빛을 구경하고 있자니 그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투명 마법을 언제 풀었는지, 밤의 빛깔을 닮은 로브를 뒤집어쓴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빛을 머금어 은은하게 윤이 나는 로브가 새삼 신비스럽다고 생각할 찰나, 또 웃음이 터졌다. 맨 처음에 보았던, 감각이고 생각이고 모조리 압도했던 거대한 흑룡이 귀에 샌드위치나 밀크티를 넣는 모양새를 상상하니 참으려야 참을 수가 없었다. 박장대소까지 안 가고 키득거리기만 한 게 용할 지경이었다. 다만 걱정 말라는 말은 좀 미심쩍었다. 쥐가 고양이 생각하는 꼴이라는 건 알지만, 그 심장 노출이 쇼크였는지 못내 떨떠름했다.
"안 그래도 짧게 짧게 주무시면서 2∼3일씩 안 자고 넘기고 그러셨다간 심장이 부실하게 성장하는 거 아닌지요?"
걱정이든 고민이든 당사자가 더 하면 했지 덜 하지는 않을 테니 이런 소리는 쓸데없는 참견에 가까울 거다. 그런데도 기어이 지껄이고 마는 건, 건강은 한번 잃으면 돌이킬 수 없다는 인간식 잣대에 익숙한 탓일까? 제 언행의 적절성이나 원인을 제대로 따져 볼 새 없이, 역으로 그의 걱정이 날아왔다. 그가 들어 준 밀크티는 그새 적당히 식어 있었다. 좀은 머쓱한 기분에 컵을 받아 쥐며 히죽 웃어 보였다.
"뜨거운 걸 워낙 못 집어서 수선 피웠습니다. 보시다시피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러고 뚜껑을 열어 보니 우유 거품 그림은 이미 다 이지러져서 무슨 괴생명체 얼굴 같다. 멀쩡했으면 곰 얼굴이랑 비슷했으려나? 어쨌거나 한 모금 넘겨 보니, 역시나 익숙한 맛이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달달하면서도 뒷맛에 희미하게 감도는 쌉싸름함. 속도 훈훈하게 데워지는 게 딱 기분 좋다. 버릇처럼 몸을 좌우로 한들대다가, 하마터면 무릎께의 샌드위치를 바닥에 떨굴 뻔했다. 얼른 고쳐 뒀지만,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까지는 수습이 잘 안 된다.
"드시고 공동 연구실도 보시겠습니까?"
말이 좋아 공동 연구실이지 가운데 테이블의 용족 예상 분포도나, 벽에 붙은 용 상상도나, 책장에 꽂힌 연구원들의 서적이나, 연구원이 개인 작업을 할 수 있게끔 칸막이를 달아 놓은 책상뿐인 공간이라 구경거리로는 영 별로 같지만, 그가 보고 싶다고 한 이상 온 김에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56-557 제등이 하나하나 켜지는 풍경에서도 뭔가 교훈을 찾는 블랑님이군요🙃 (인간 같은 지성체가 가성비로 제등에 들어가는 촛불이라면, 용쯤 되면 성능 짱짱한 마법등 아닐까 생각했습니다ㅎㅎ😓a) 용이면서도 스스로를 여타 지성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 세계의 구성원 정도로 여기는 건 블랑님이 이레귤러여서일까요🙂? 한편 요람에 지식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라, 어려운 과제 같습니다😅 일단 밑천을 쌓아 놔야 활용하고 말고가 가능해질 거 같아서요😐 어쩌면 쌓아 두는 건 앞 세대의 몫, 활용하는 건 뒤 세대의 몫 아닐까요😶? 앞 세대라도 중간중간 더 앞 세대의 지식을 활용하고, 뒤 세대라도 더 뒤 세대를 위해 지식을 쌓고 그러겠지만요😊ㅎㅎ
날리고 싶은 건 높으신 분인데 그러자면 시키는 대로 하는 아랫사람의 피를 먼저 봐야 한다는 게 비극이군요😥 모 게임에서 빌런의 악행이 녹음된 테이프를 재생하는 데 성공하면(이게 게임 내 미션 중 하나더군요.) 그 빌런이 완전히 몰락하던데, 그런 식으로 보스가 조직원 전체에게 버려지게 만들 방법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내가 이전에 말에는 의지가 있다고 했지? 의지가 불러일으킨 마나나 다른 요소는 분명 신에게 있어 힘을 일으킬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네."
그 반증이 바로 교국이 사용하는 강한 힘, 신성력이었다. 실제로 신성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제대로 설명이 안되는 것도 매 마찬가지이나, 만약 블랑의 가설대로라면 신을 믿음으로서 그 힘을 원동력으로 적성자들에게 자신의 힘을 베풀고, 또한 만인에게 최대한의 행복을 행할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 바로 신들의 역할일 것이다. 아마 그런 이유에서 교황도 종교의 자유에 대해 존중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블랑 본인은 신을 믿진 않지만 신은 존재한다는 파에 설지 모르리라. 그녀가 어느새인가 근심 걱정을 던져버리고 방실방실 웃으며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확실히 요람에서 무언가를 먹고 오긴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저녘시간이었다. 즉 저녘식사 시간이 꽤 지났단 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말 상대가 되어준 것부터, 이곳 저곳을 소개해주고 종국에는 선물까지 대접해준 그녀였다. 자그마한 몸에서 어떻게 그런 활력이 나오는 것일까. 그는 잠시간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준뒤 천천히 밀크티를 조금 마셨다. 조금 미지근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충분했다. 이미 그의 가슴속은 충분히 따뜻했으니까.
"맛있군."
용은 허기지지 않는다. 오직 음식을 먹는 것은 맛으로 먹닌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같이 식사하는 순간 만큼은 어쩐지 배가 부른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니 그녀에게 요리를 해줄때도 그랬다. 누군가 그랬다, 식사할때 혼자 하는 것 만큼 고독하고 쓸쓸한 것이 없다고. 정령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들은 정확히 자신의 음식을 원할때만 먹으니, 정확한 맛평가를 한 것은 레아가 처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밀크티를 조금 마시고 샌드위치를 입에 베어문다. 평범한 맛이라고는 생각하나, 그렇기에 지금 학생들의 느낌을 알 수 있었다. 레아 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청춘을 태우고 또 무엇을 할지, 앞날을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이 시간이 아닐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빵을 다시 베어물었다. 은은한 빛 너머로 빛이 가득한 대학교의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자주 밖으로 나돌아 다녀야 겠다고 생각이 든 그였다.
"공동 연구실이라.... 한번 가보지, 내 흥미를 끌 자료도 있지 않겠나."
그렇게 말한 그는 어느새 다먹은 샌드위치를 정리 하듯 빵가루를 바닥에 적당히 흩뿌리고 밀크티를 남김없이 다마시고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 다시 투명화를 써야할 것이다. 그래야 아마 레아에게 번거로운 일을 시키지 않을테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후드를 쓰고는 천천히 허공으로 사라져갔고 자신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듯 가볍게 머리를 쓸어주고는 입을 열었다.
흑룡도 기도가 소원을 들어주는지를 실험해 보지는 않은 듯했다.(하기야 그런 실험을 무슨 수로 설계할까?) 그러나 그는 기도로 인한 마나의 진동이나 기도에 반영되는 간절함에 주목해서, 신이 기도를 받으면 이 세상에 관여할 힘을 얻는다는 가설을 세운 모양이었다. 그 가설을 직접 입증할 방도는 마땅찮아도, 성직자들이 구사하는 신성력이 간접 증거가 된다고 보는 듯하고. 레아는 머리칼을 움켰다 놓았다 하며 곰곰 궁리했다. 만약 그 가설이 맞다면 기도의 효과에 대한 신앙이 강할수록, 또 기도를 전달하려는 간절함이 강할수록, 기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난 신성력이랑 마법이랑 도저히 분간 못 하겠던데, 뭐가 다르긴 다른 걸까?) 전달하려는 간절함이라니, 왠지 전음이 떠올랐다.
"말씀대로라면 전음으로 기도하는 게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음은 간절함이 강한 소통 수단 같으니까요."
그럴지 아닐지는 주님만 아시려나? 그런 싱거운 생각과 함께 샌드위치를 베어 물었다. 평범하게 기름지고 눅눅한 빵, 짭쪼롬한 햄과 치즈, 보들보들한 계란, 달작지근한 소스가 어우러진 샌드위치는 딱 예상 가능한 맛이다. 눈이 번쩍 뜨이지는 않아도 실패는 면하는 안전한 맛. 그러나 그런 샌드위치도 밀크티와 함께 먹으면 별미로 탈바꿈한다. 점심을 먹은 것도 안 먹은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였어서 더 맛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만, 배는 확실히 찬다. 즐겁게 먹던 중 흑룡의 흡족해하는 반응에 귀가 반짝 뜨였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호평을 접하니 반갑고 뿌듯했다. 무려 용도 인정하는 매점 밀크티! 신이 나서 먹던 걸 얼른 넘기고 대꾸했다.
"그렇죠? 저도 엄청 좋아합니다. 마음까지 보들달달해지는 것 같아서요."
말하고 보니 무슨 영업용 발언 같네. 멋쩍어져 해죽 웃어 버리고는 마저 먹었다. 그렇게 해서 샌드위치의 마지막 부분을 입에 넣을 즈음 선선한 답이 돌아왔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그의 흥미를 끌 만한 게.. 있을까? 목이 막힐 것 같아 남은 밀크티를 한꺼번에 들이키고 삼켰더니, 그는 그새 털고 일어나 투명 마법으로 몸을 감추었다. 나도 일어나야지. 레아는 컵을 겹치고 거기 포장지를 밀어 넣어서 쓰레기의 부피를 줄였다. 그러고 일어서서 부스러기를 툭툭 털려니 어느새 나름 익숙해진, 여러 어른들을 연상시키는 손길이 머리에 와 닿았다. 역시나 걱정이 과했나 보다. 하기야 용을 상대로 무슨..
"실례했습니다. 당연히 알아서 하실 텐데, 자꾸만 부지불식간에 무리하시는 건 아닌가 싶어져서.. 제가 쓸데없이 잔걱정만 많습니다."
자중해야지. 자꾸 이러쿵저러쿵하면 성가실 테니까. 내가 걱정을 안 끼쳤어도 불편해질 수 있는데 실제로 걱정 살 짓은 내가 다 했으니 더더욱. 그런 다짐과 함께 가방을 다시 걸치고, 저녁 식사의 잔여물은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올려다보니 302호는 깜깜하다. 오늘은 다른 연구원이 일찍들 돌아간 모양이다. 그래도 일단은 전음을 써야겠다. 레아는 연구소 정문으로 들어서며 품에 넣어 뒀던 출입증을 꺼냈다.
[302호실로 가겠습니다.]
이어서 계단을 오르다 보니 연구원들이 108계단을 질색하는 이유가 새삼 강렬하게 이해됐다. 그 계단을 오르고서 연구소 계단까지 올라야 하니 누가 좋아해? 연구소 건물에 식당 좀 들어왔으면! 하다못해 매점이라도.. 부질없이 희망 사항을 품은 채 302호로 들어가 입구 옆의 등불부터 밝혔다. 그러자 며칠 안 왔다고 그새 좀 낯설어진 듯하면서도 친숙한 공간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중 단연 새롭게 보이는 건, 개인용 책상 위쪽에 줄지어 붙어 있는 용의 상상도였다. 머리에 사슴 같은 뿔을 달고 있는 거대한 뱀 같은 용, 몸통은 거북이 같은데 기다란 목은 뱀을 닮은 용, 커다란 도마뱀 같은데 목은 꼿꼿이 세워진 상태이고 박쥐 날개와 비슷한 날개를 달고 있는 용, 형태도 다양하고 색깔도 제각각이지만, 흑룡의 본 모습(인간 등의 팔을 연상시키는 앞발과 긴 꼬리가 두드러지고 뒷발과 날개는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을 닮은 상상도는 역시나 없었다.
[이런 그림을 봐 온 터라 용은 생김새가 제각각인 줄 알았습니다.]
또 눈에 띄는 건 중앙 테이블에 펼쳐진 용족 예상 분포도. 크레티스의 여러 지역 중 에르네스트 산은 용의 서식지일 수도 있다는 '△'로 표시되어 있다. 그걸 보자 'X'가 아니니 혹시 모른다고 올랐던 게 참 무모했다 싶다, 흑룡이 가고일을 재배치하거나 흑룡이 쳐 두었던 결계가 약해지지 않았다면 위험해졌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데 이걸.. 고쳐야 할까? 그의 서식지임은 확인했으니 사실을 밝히자면 'O'로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랬다가 다른 연구원이 에르네스트 산을 오르는 바람에 무슨 사고라도 당하면? 어떻게 해야 적절한 처신일지 가늠이 안 돼서 결국 전음을 보냈다.
[여기 표시된 내용 중에 잘못된 게 있는지 살펴 주실 수 있으십니까?]
// 내일은 답레 못 달 거 같아서 오늘(이미 내일인가..😓a) 달렸습니다! ㅇ>-<
>>561 용도 포함해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워서 나아가는 거라는 인식은 안 청승맞은데요😀
자기가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 깨달아 가는 건 여러모로 중요한 성장 과정 같습니다🙃
어째 나치의 SS 같은데요😬 자기들도 인생이 있고 개인적인 소망도 있을 텐데 어쩌다 그렇게 됐을지..😢
어떤 의미에선 세상 다 산 으르신인데 어떤 의미에선 혈기왕성한 젊은이네요 어렵습니다 용의 시간..😌ㅋㅋㅋ 그러고 보니 '한창때' 용이면 반려자 찾는 데 관심이 커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알라투 누님도 그렇고 블랑님도 그렇고 그쪽은 관심사가 아닌 거 같군요🙂 용은 반려자가 별일 없으면 1개체이려나요 아니면 쨕짓기 시즌 따라 바뀌려나요🤔? 아니면 자기가 워낙 오래 살다 보니 후손 가질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려나요🙄? 그래서 점점 용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거고😮?
여담이지만 제가 올린 짤의 원전인 웹툰에선 할 일을 끝까지 내일의 나에게 미뤘더니 마지막 날의 내가 그 일을 모조리 떠안고 폭사했습..😬
아이디어가 빈곤해 번거로움을 끼쳐 버렸습니다ㅇ>-< 현생 빡세신 거 같으니 무리하지는 마시고요😥 정 안 되면 강의 조교의 쪽지시험 채점 같은 거라도 동원하겠습니다😐 혹할 만한 자료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홍차가 많아 나와서 홍차파일 줄 알았는데 커피파였군요😮(하기야 바깥 사람이 기억하시 편하려면 바깥 사람 취향이랑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게 편하죠😏) 그리고 나온 바로는 달다구리보다는 단백질(고기)에 진심이고요🙃
그의 손이 천천히 들려진다. 하지만 들려진것과 대조적으로 그가 쥐어든 펜은 순식간에 대륙전도를 오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빠르게 오가는 펜들이 표기를 남기고 또 수정하기를 몇차례, 상당수의 부분이 고쳐지는데 성공하고, 마지막 두군데를 두고 그가 천천히 고민하기 시작한다. 다름아닌 에르네스트 산과 발바리아 제국 근교지역의 폐광이 된 한 산맥 한가운데 지역,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천천히 펜대를 굴리기 시작했고,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한 것인지 X자를 치면서 아주 미세하게, 오른쪽 아래 지점에 구멍을 뚫어놓는다.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누가 일부러 구멍을 낸 듯한 흔적이었다.
[이 구멍이 난 지역 두군데만 미리 알아두게. 에르네스트는 왠지 알테고.... 나머지 한 군데는, 로드의 레어일세.]
그렇게 바라보면서 인간들이 그려둔 모습을 바라본다. 참으로 흥미로웠다. 몇가지 주제만을 가지고 이렇게 꽤 여러가지 추정을 하는데 성공하다니, 게다가 한가지 흥미를 이끄는 그림을 발견한 것인지 그는 천천히 한 그림에 다가선다. 사슴의 뿔에 뱀과 같은 몸을 하였지만, 의외로 그림을 그린이가 제법 실력이 출중한 듯 싶었다. 자세히 보고 있자니, 사자의 갈기와 돼지의 코까지 완벽히 그려두지 않았는가. 그는 흥미롭다는 듯 천천히 전음으로 그녀에게 전달하였다. 각기, 사슴 같은 뿔을 달고 있는 거대한 뱀 같은 용, 커다란 도마뱀 같은데 목은 꼿꼿이 세워진 상태이고 박쥐 날개와 비슷한 날개를 달고 있는 용의 그림이었다.
[후자는 우리를 그린 것이 맞다. 정확히는 나의 동족들을 그린 것이지, 그리고 전자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먼 옛날 멀고 먼 타 대륙의 성수가 이렇게 생겼다고 하더구나. 우리와 같은 용이지만, 그들은 신성을 가진 짐승이라 하여 신수(神獸)라고 불리웠지.]
그렇게 답변을 남기던 그가 천천히 연구실 한 구석에 박혀있는 커피 기계를 발견한다. 의외지만 이런 곳에 이런 물건이 있을줄은 몰랐다. 그는 제법 익숙하게 커피콩을 갈아낸뒤 아주 곱게 갈린 커피에 마법을 이용해 따뜻한 물을 부어내고는 천천히 두잔을 우려내어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었다. 어느순간, 연구실 안으로 커피향이 그윽하게 퍼져나간다.
[자, 한잔 들게나. 필요하다면 각설탕을 넣게나. 비싼 물건인데도 구비가 되어 있더군.]
그렇게 말하며 그는 각설탕을 넣지 않은채 천천히 커피를 들이켰다. 쓴 맛이 정신을 일깨우고 따뜻한 향이 자신의 가슴을 덥히는 듯 싶었다. 레아가 좋아하는 밀크티는 마치 그녀의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과 달콤한 향기를 반영한다면, 이 커피야 말로 자신을 뜻하지 않을까. 은은한 향이 멀리까지 퍼지는 것은 그의 여정을, 또 씁쓰름한 맛은 그 여정의 느낌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보았다. 어느새인가 밝아온 거리가,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었다.
신수(神獸) 얘기가 나와서인지, 스스로 잠듦으로써 지금의 세계를 완성한 존재이자 훗날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엄청 커다란 그릇을 예비해 둔 존재면 뿜기겠다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나올 내용이니 설레발칠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a)
밀크티 부분에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맛나다고만 생각했지 저런 비유는 상상도 못 했는데..😳 금칠 감사합니다😀!! 블랑님은 커피인가요🙃? 기왕이면 모 광고 멘트처럼 TOP에 빗대어도.. (☜ 뻘소리)
블랑님이 대학 강단에 서는 if도 있음직하군요😏 어떤 느낌이려나..🙄
그런가요🤔? 전 블랑님이 해츨링을 꽤 좋아할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용 중에서는 사회적 욕구가 강한 편 같은지라..😄) 자식이든 조카든 있었으면 엄청 애지중지했을 것 같달까요🙃?
당장은 문제조차 생각이 안 나는군요😵 밑천.. 밑천이 모자라다...😖
편식하지 않는 바람직한 식성의 보유자네요😊 레아의 요리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게 Epic Fail이군요😬
참, 여쭐 게 있는데 로드의 레어라고 언급된 데가 현직 대빵님의 레어입니까, 전직 대빵님의 레어입니까🤔? (발바리아 쪽이라니 후자일 것 같긴 합니다만..) 그리고 '발바리아 제국 근교지역'은 발바리아와 다른 나라의 국경 지대를 의도하신 겁니까, 아니면 발바리아의 수도 근교를 의도하신 겁니까😮?
사실 기대한 건 에르네스트 산에 남길 표시 정도였다. 인간도 인간의 거주 구역을 일일이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데, 용인들 다른 용이 어디 사는지 훤히 꿰고 있겠는가. 그런데 뜻밖에도 흑룡은 에르네스트 산 일대는 넘기고 크레티스, 아니, 대륙 전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표시가 고쳐지거나 생각지 못했던 지역이 새롭게 표시되는 걸 볼수록 가슴이 설렜다. 앞으로의 용 탐사는 이 지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지도를 본뜨고픈 욕심이 생겼지만, 아쉬운 대로 연구실에 구비된 깃털 펜과 양피지로 지역명이나 메모했다. 그러다 보니 산 리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브몬테 산의 온천 지대에도 'O' 표시가 생긴 게 단연 눈에 띄었다. 저기에도 용이 사는구나. 언제 한번 가 보고 싶다.
이윽고 그는 에르네스트 산의 '△' 표시를 'X'로 고치더니, 펜에 너무 힘을 주다 그만 실수한 것 같은 자그마한 구멍을 냈다. 사실을 감추더라도 탐사자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걸까? 그렇다면 그가 'O'로 표시한 지역은 비교적 안전하게 탐사할 수 있는 곳이겠다. 그게 아닐지라도 이 지도의 용도가 용도인 만큼, 에르네스트 산의 표시는 그의 결정에 따르는 게 맞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한 가닥 개운치 않은 마음이 남았다.
[혹시 결계를 약화하거나 해서 저희 연구소의 다른 연구원과 조우해 보실 의향은 없으십니까? 다들 연구가 목적이고 또.. 저보다 끈기 있는 이도 많습니다만.]
그가 내 집념을 높이 평가해 줬다는 건 알지만, 연구원 중엔 그 정도 근성이 없는 이가 오히려 드물 거다. 연구원이라는 직업 자체가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진리를, 그 실마리나마 찾아보자고 기약 없이 헤매는 게 업이니까. 그는 연구를 돕는 데에 적극적이고 지성체와의 교류를 딱히 마다하는 성미도 아니니, 다른 연구원과 만나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물론 내가 속단할 일은 아니겠지만.
그 사이 그는 발바리아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산맥 한복판에도 'X' 표시를 하고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유심히 보지 않고는 알아채기 어려울) 구멍을 냈다. 표시한 지점은 로드, 즉 지금의 용 대표가 둥지를 튼 곳이란다. 그런데도 'X'로 표시한 건 탐사하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일까?
[저기도 인간이 진입하기엔 위험합니까? 혹 지금의 대표라는 분이 인간에게 비우호적인지요?]
질문을 던지던 중 몸이 뻣뻣이 굳어졌다. 일전에 그가 알려 준, 용족의 전 대표가 떠오른 탓이다. 새삼 치가 떨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감정이 무상하게 느껴졌다. 그 용의 처신은 자기 마음에 드는 인간을 위해 다른 인간을 숱하게 해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인류를 농락하니 재밌더냐고 욕하고픈 마음도 여전하다. 하지만, 내가 욕할 자격이 있을까? 나부터가 가족, 친지의 안전과 생판 남의 안전 중 택일하라면 전자를 고르리라는 건 제쳐 둔다 쳐도, 발바리아가 건국되지 않았다면 인류가 덜 죽거나 덜 다쳤을지는 미지수이다. 관련자이기라도 하면 내가 피해를 입었는데 누가 덜 다치고 말고가 알 바냐고 달려들겠다만, 난 발바리아 문화의 수혜나 입고 있는 후대인이다.(당장 내가 쓰는 공용어부터가 발바리아 말이니) 그런 주제에 반발한들 무슨 소용일까? 그러나 분하긴 분하다. 지금의 삶을 누리는 게 그 용 덕이라고 감지덕지하기도 싫다. 젠장! 이렇게 답 없는 상념이 뱅뱅 돌면 음습하고 질척한 기운에 잠식되는 기분이다. 분풀이처럼 양피지를 구겼다가, 누구 목이라도 조르듯 출입증을 쥐었다.
[....전 대표였다는 용은 어디 있습니까? 아직.. 살아 있습니까?]
쓴웃음이 나왔다. 이것도 부질없는 질문일까? 분을 삭이고자 구겼던 양피지를 도로 펴는데, 흑룡이 전음을 보내 왔다. 연구실의 벽에 붙어 있는 상상도, 그중에서도 거의 수직으로 세운 목이 두드러지는 날개 달린 거대 도마뱀 같은 그림과 사슴 뿔 비슷한 것을 단 뱀 같은 그림에 주목한 모양이었다. 용의 생김새가 개체마다 천차만별이면 어쩌나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일반적으로는 날개 달린 거대 도마뱀 같은 외형인가 보다. 거기까지는 다행인데, 뱀을 닮은 용도 있기는 있단다. 신성(神性)을 지녔다는 건 주님 같은 신이라는 의미일까? 그런데도 주님과는 달리 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수는 있었고?
[저 용은 아까 말씀하신 신과 달리 육체가 있는 신이라는 겁니까? 그 대륙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먼 대륙이기에 어디든 갈 수 있다던 그가 멀고 멀다고 한다? 그래도 궁금했다. 신이기도 하고 용이기도 하다니, 어떤 존재일까? 궁금증이 커지자 이전엔 무심코 넘겼던 특징들이 새롭게 눈에 띄었다. 머리와 꼬리에는 말갈기처럼 기다란 털이 텁수룩하고, 멧돼지 코를 연상시키는 코 언저리엔 더듬이 같기도 하고 수염 같기도 한 게 달려 있었다. 그리고 몸통에 비해 짤막한 다리는 도마뱀의 다리와 비슷한 듯했으나, 억센 발톱이 달린 발은 맹수의 발과 닮았다. 흑룡이 동족이라고 밝힌 용과는 아예 달라 보이는 종인데. 저들도 흑룡이나 그 동족처럼 전음으로 의사소통을 할까? 그렇다는 보장만 있다면, 하루 한 번은 전음을 해 보겠는데.
그러다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향에 주의가 쏠렸다. 돌아보니 허공에 커피가 떠 있었다. 순간 멈칫했다가 이어지는 전음에 정신을 차렸다. 그가 투명 마법을 쓰는 중인 걸 알아도 이렇게 놀란다.
[감사합니다.]
무심코 받아들었다가 조금 뜨거워 앞의 책상에 놓았다.(여느 지성체였다면 딱 좋은 온도라고 음미했겠다만) 그런데 커피 콩 분쇄기가 어디 있었을까? 며칠 전만 해도 없었는데. 찬찬히 주위를 살피니 책장 맨 구석에 보란 듯이 손잡이를 내민(?)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누가 갖다 놨나 보네. 연구실에서도 커피를 챙겨먹을 이면, 한스 선배려나?(레아보다 1년 먼저 302호 연구실에 들어온 연구원이다.) 그 선배 피는 절반이 커피일지도. 싱거운 상상을 하다 레아는 머리칼을 배배 꼬았다. 본인이 주로 쓰는 책상이 아니라 책장에 둔 걸로 보아 나눠 먹으려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허락 없이 마시는 건 마음에 걸렸다. 아무래도 복귀할 때 괜찮은 원두를 좀 사다 드려야겠다. 어디 원두가 좋지? 커피 애호가한텐 원두가 제각기 맛과 향은 물론 여운도 다르다는데. 커피를 잠 깨려고 먹는 약 정도로 취급하는 레아로서는 영 어려운 사안이었다. 그는 커피를 곧잘 마시는 모양인데 혹시 알려나?
그래서 돌아보니 나머지 커피는 어느새 창 쪽에 떠 있다. 그가 창가로 옮겨 간 모양이었다. 창밖의 무엇에 마음이 끌린 걸까. 다가가 봐도 그저 제등(提燈)이 켜진 밤길이다. 그 고즈넉한 분위기에 무슨 영감이라도 받았을까? 가끔 연구소에 들를지를 고려하는 전음이 울렸다.
[그 용처럼 용학도 유희라도 하실 생각이십니까?]
상상하니 미묘해져 웃음이 머금어졌다. 용에 대해 조사하는 용학을 진짜 용이 배운다?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아이러니도 그런 아이러니가 없겠다.
그때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점점 가까워 왔다. 엉겁결에 떠 있는 커피를 가리듯 서기 무섭게 문이 열렸다. 양털처럼 곱슬곱슬한 빨간 머리, 다소 날카로운 인상을 완화해 주는 동그란 안경, 길쭉하지만 마른 몸집, 한스 선배다. 이 시간에 올 줄이야.
-"어, 레아 씨? 출장 아니었어?"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둘러댄다? "....잠깐 들렀어요. 저.. 커피 좀 마셨..는데요. 죄송합니다."
얼버무리자고 말 돌린 거긴 해도, 사과할 일이긴 하다.(그리 생각하니 선배가 온 게 차라리 다행 같기도 같다.) 워낙 인심 좋은 선배라 너그러이 받아 주지 싶고. 역시나 선배는 사람 좋게 웃어넘긴다.
-"마시라고 둔 건데? 잘했어 잘했어." 그러더니 선배는 양피지가 수북한 책상에 가 앉았다. -"에고, 채점 마저 해야지."
"채점요?"
-"어. 왜, 댄버스 쌤 용학 입문. <용학개론> 암기 아직 시킨다?"
입이 딱 벌어졌다. 여전하시구나. 첫 학기에 용학 입문 수강하고 매주 시험 보면서 진짜 이를 갈았는데. '용은 선각자이자 수호자이자 관조자이다. 용학은 이를 보편타당한 방법으로 입증해 온 과정과 결과를 아우르는 학문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내용이 다시금 골을 울리는 듯했다. (지금이야 지식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려면 암기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그때는 정말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질색들하겠네요."
-"그렇지, 뭐. 그래도 봐 봐."
선배가 양피지 하나를 펴 보였다. 빈칸을 모두 정확한 구절로 채운 시험지였다.
-"우리 이리스 양은 아주 척척이라니까."
감탄하다 갸웃했다. 이리스? 그러다 선배를 비롯한 연구원들이 생도로 유희 중인 용에게 부쩍 관심을 보였던 게 떠올랐다. 그 용이 쓰는 이름인가 보네. 진짜 용이 용학 입문을 듣고 <용학개론> 암기 시험을 보다니, 이 무슨 괴상한 상황이람? 한편으로는 용의 지적 능력이 인간보다 월등하다는 게 실감 나기도 했다. 책 한 권쯤 외우는 건 일도 아닌가 보네.
-"내가 서너 살만 어렸어도 데이트 신청 하는 건데."
"네?"
-"여섯 살 위면 아재잖아. 접근하면 범죄야!!"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빈말이라기엔 너무 원칙적이고, 진담이라기엔 너무 엉뚱하다.(그 용에게 주목한 연구원은 대개 저 정도 입장인 거 같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얘기를 하면서도 선배는 시험지를 꼬박꼬박 채점했다. 책 구절과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 덕이겠지. 이 광경을 흑룡은 어떻게 생각할까? 좀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레아는 전음을 보냈다.
제가 그릴 방도는 1도 없어서 픽크루에 의지한 거지, 레아 눈에 비친 이미지가 딱 저럴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시트나 레스의 묘사를 생각하면 미려한 스타일의 미남이기보다는 선이 굵고 좀은 야성적인(?) 느낌의 미남이고 대개는 미소를 머금고 있을 거라고 추측한 정도입니다🙄 그에 부합하는 픽크루를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눈색, 피부색, 머리색도 고려해야 하고..😑 퍼즐앤드래곤은 알고 있었지만 던전앤파이터랑 죠죠의 기묘한 모험은 몰라서 나머지는 검색해 봤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지금 퍼즐앤드래곤에서 죠죠의 기묘한 모험 콜라보 중이라는 게 떠올라서 퍼드 켜고 확인해 봤네요😓 보고 나니 제가 만든 픽크루 이미지와는 싱크로율이 별로인 것 같아 민망하군요 ㅇ>-<
숙면의 중요성을 잘 아는 대빵님이군요😗 그러고 보니 색상 생각하면 빙결, 뇌전계 마나 친화일 거 같은데 얼음 지대 말고 산맥에 레어가 있네요😮 거기 산이 만년설 쌓일 만큼 높은 걸까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잘 알았다면 말씀하신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했겠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제목만 들어 본 수준이라..😅 그 애니의 캐릭터를 여럿 섞었나 보다 정도로밖에 파악을 못 하고 있습니다😓 굳이 보태자면 외형 모티브였다는 캐는 성격이 부드럽진 않나 보다 정도..🤔?
그나저나 알라투 누님의 학창 생활이 설정하신 바에 어긋나진 않는지요😮? (아무래도 제 캐가 아니다 보니 괜찮은지 모르겠군요😅a )
포악해졌군요..😞 700년 뒤엔 도로 위의 표정 되겠죠😁 그러고 보니 대빵님은 연세가..🙄?
레아만큼 진지병은 아니니 괜찮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음.. 혹시 레아가 너무 진지해서 난감했던 때가 있으셨는지요😦?
상상하신 이미지를 깨진 않은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미녀와 야수라기 보다는 레아 이미지는 좀 순정만화체일 거 같아서 폴리모프한 블랑님과 그림체가 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본체 모습은 어.. 어나더레벨..😶?) 순정만화 얘기하니 생각난 게 폴리모프한 블랑님이 짤의 이미지(모 순정만화의 주인공입니다)랑 비슷한 느낌일 수도 있겠다 했습니다🙃 모티브 듣고 보니 전혀 다르지만요😓
의외로 젊은 용이네요😮? (2,047살인 블랑님이 인간 나이로 치면 레아 또래라니) 대략 인간의 90년당 1살쯤 먹는다 치면 이제 딱 30살인 셈이니요🤔 그 나이에 대빵이 되다니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 놓입니다🙂 음 어린애처럼 대해지는 게 기분 상한다기보다🙄 제가 저어했던 부분은 레아가 인간이니 블랑님보다 모자라고 약한 건 당연한데😌, 제 앞가림 알아서 못하는? 보호자가 케어해 줘야만 하는? 애처럼 되는 건 싫다 보니😖, 연출을 어떻게 해야 괜찮아 보일까 같은 고민은 종종 하는 편입니다😅
모티브 캐 이미지 검색 하고 나니 외형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습니다🙂 단편적인 정보만 접하긴 했습니다만 외형 모티브 캐가 정의파이기도 한 거 같더군요😗 그런 점도 블랑님 캐릭터성에 반영이 됐으려나 생각했습니다🙃
[전혀, 오히려 그 반대다. 진정으로 인도함이 이루어진다면, 결국에는 내가 어떠한 이중, 삼중 결계를 치더라도 그들은 결국 나를 찾아올 것이다.]
레아의 의견도 일리는 있었다. 결계를 풀고, 그들을 맞이한다면 연구하는데 도움은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간절함이 닿아 오는 이들은.... 과연 그렇게 된다면 몇이 될 것일까? 그리고 레아는 아직 모른다. 그렇게 했기에, 그 아주 사소한 우연이 발생한 것이고, 그게 다시 이렇게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을 말이다. 어쩌면 그녀는 아직 본인 스스로의 가치를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이 아닐까? 그는 잠시간 고민을 하며 지도를 바라보았다. 사실 레아에겐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몇몇 부분은 솔직하게 적지 못하였다. 물론 용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이다. 용들은 자신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기적이고, 자신에 대해 건드리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그런 모습을 괜히 건드렸다가, 이기적인 인간들이 그들의 역린을 건드림으로서 이 대륙에 피해가 가지 않길 빈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그는 상당수의 정보를 꽤 오류를 담아 적어내었다. 이중에서 진정으로 간절함이 있는 있다면, 결국 레아처럼 인도를 받게 되지 않을까.\ 그러기를 잠시, 제대로 적어낸 정보중 가장 확실한 로드의 레어가 눈에 들어온다. 그 또한 자신처럼 별종이라면 별종이었다. 그것을 떠올린 것인지 그는 허리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뒤 피식 웃음을 터트리면서 입을 열었다.
[정확히는, 만사가 귀찮은 양반이다. 내 레어가 세상의 끝에 존재한다면, 그의 레어는 땅바닥 끝에 도달한다고 봐도 되지. 말 그대로, 세상 만사가 다 귀찮은 용이지. 그래서 아무도 찾아오지 말라고, 아예 자기 레어를 땅속 깊숙한 곳에 박아둔 양반이다.]
그래서 저 근교지역으로는 상당히 자철석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 여름이 되면 의외의 피서지라는 소문도 있었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 양반이라 불리우는 용이 떠오른 것인지, 가볍게 피식 웃음을 터트린 그는 생각해보니 슬슬 자기의 레어에 쳐들어와 책을 읽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긴 했지만, 도대체가 속을 알수가 없는 양반이었다. 로드로서의 판단력은 확실한 편이지만, 너무 게을러서 게으름의 화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고서 감자를 얇게 썬 튀김은 기가막히게 튀겨 가끔은 자기에게 해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천천히 레아의 질문에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을 해오기 시작한다.
[슬슬 그 분의 수면기가 끝날 시점인가. 이미 수명의 반토막이 나서, 용으로서는 완전히 영락해버린 불쌍하지만 자업자득이었던 분이지.]
레아의 말에 전대 로드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스스로 가족들을 지키고자 마지막에 마지막, 너무나도 이기적인 행동을 해버린 그의 모습과 그에 대해 뉘우치며 절규를 내뱉던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가족들을 지키고자 모든 것을 내던졌던 그였고 어찌보면 그는 숭고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결국 끝의 끝에서야 떠올릴 수 있었다. 자신이 치룬 댓가로는 인과가 다가오는 것을 늦출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블랑도 딱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의 최후도 그와 비슷하게 될지 모를 이야기였으니. 그렇게 일축한 그는 이어지는 레아의 질문에 마저 답변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음, 일단 이야기는 가볍게 하겠네,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군. 자, 천천히 말하자면 나도 책으로밖에 읽은게 없으니 확실히 맹신은 금물일세. 그들은 신성을 갖추긴 하였으나 신이 되지는 못한 것이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그래, 신이 되기에는 아무래도 격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아직 영혼의 격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야.]
즉 영혼이 아직 미성숙한 상태라 제대로 그 신성을 다루지 못한 이들이기에 육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신이 되더라도 결국 믿는 이들이 점점 퇴색될 수록 신성은 약해지는 것도 사실, 어찌보면 그들도 상당히 머리 아픈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에 그가 천천히 커피를 들이켰다. 그럼에도 그들이 영혼을 성장시킴은, 어쩌면 목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커피를 다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 순간,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레아에게 친절하였다. 그러고보니 연구실 동료라고 했던가? 확실히 레아와의 거리감은 가까웠다. 오히려 레아를 좋게 봐주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가볍게 안도감을 느끼며, 그래도 그녀가 성인이라는 반증을 해보이고 있었다. 물론 자신보다는 어렸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앞가림을 할 줄 아는 나이였던 것이다. 아직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익숙해지지 못하였기에 벌어진 일들은 자신이 잡아주면 그만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들으며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알라투, 이리스의 본명. 자신과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고작 30살 차이의 금룡이었다. 어렸을때부터 사랑을 받고 자라 자신과는 완벽히 다른 길을 걸었던 존재. 그렇기에 세상 모든 것에 대해 탐욕을 드러내고 혼자였던 자신에게 시비를 걸었던 여인. 어린 시절이기에 서로 주먹다짐으로 끝났으나, 결국에는 서로 앙숙이 되어버린 그 용의 모습을 떠올리며 잠깐 굳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찰나였다. 레아가 전음을 걸어온 순간, 순식간에 그러한 기색은 없어진지 오래였으니까.
흑룡이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공연히 볼멘소리를 보냈다. 그의 말에 틀린 데는 없었다. 레아가 연구원 생활에 수월하게 적응한 건, (생도 시절 지도 교수님이자 302호의 실장님인) 하츠펠트 선생님을 비롯한 연구원들이 하나같이 좋은 분들이었던 덕도 크니까. 하지만 그건 사적인 면모이고, 공적인 상황에서는 강의든 강의 보조든 연구든 어떻게 해야 바람직하게 해 나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성하는 분들이었다. 그랬기에 좀 전의 실없는 소리가 첫인상으로 각인되지는 않았으면 했다.
[한스 선배만 해도 지금이야 채점 중이지만, 작년엔 탐사도 다녀왔다고 들었습니다.]
뭐 때문에 갔다더라? 발바리아 북부에 대규모로 조성된 마정석 골짜기를 조사했다던가? 용이 흘린 피가 굳어진 거라는 전설이 있기에 여느 광산의 마정석과 다른 점이 있는지 확인하러 갔는데, 마정석이 워낙 귀한 자원이라 스파이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우여곡절이 많았단다. 용의 피 연구하려다 내 피가 다 마를 뻔했다며 너스레 떨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선배가 보고서 내면 한번 읽어 봐야지. 그와 별개로 궁금해졌다. 흑룡이 보여 줬던(그 모습이 선하게 떠오르는데도 안 믿길 만큼 비현실적이지만 어쨌든!) 심장이 거대한 마정석이었던 만큼, 용의 피가 굳으면 마정석이 될 거라는 가설은 설득력 있어 보인다. (게다가 발바리아에서 용이 전쟁을 벌였던 것은, 그도 인정한 사실이다.) 과연 실상이 어떨까?
[발바리아 북부의 마정석 골짜기 말입니다. 거기 진짜 용의 피입니까?]
묻고 나니 묘한 가책이 들었다. 선배는 그 고생을 하며 알아냈을 것을 나는 너무도 간단히 알 수 있다는 게, 잘못 같은 게 아님을 아닌데도 체한 듯 가슴이 답답했다. 흑룡에게 들은 정보만으로는 호기심이나 채울 수 있을 뿐, 제대로 된 연구 성과는 선배처럼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해야 나온다는 점을 상기하지 않았다면 속을 가라앉히지 못했을 거다. 그래도 맘이 편치는 않아 간이용 화로에 불을 지피고 주전자의 물을 끓였다. 선배에게 커피라도 건네고 싶어져서였다.
그러고 분쇄기로 커피를 갈면서 흑룡의 얘기를 곱씹어 보았다. '진정으로 인도함'이라는 게 어떤 의미일까? 내가 선배나 다른 연구원보다 더 간절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단지 기막히게 운이 좋았던 것뿐 아닐까? (산 한 번 타서 용과 직접 만나는 건 물론 물심양면으로 연구를 지원받을 기회를 얻는다면, 어느 연구원이 그 산을 안 탈까?) 그런 생각이 들자, 발칙하다면 발칙한 발상이 뒤따랐다.
[제가 다른 연구원을 요람에 데려올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습니까?]
출입증이 다른 이도 이동시켜 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설령 그게 가능하다 해도 요람은 흑룡의 집인 만큼 그가 원치 않는 한 외부자를 데려와선 안 되겠지만, 연구가 운에 좌우되는 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면서도 혼란스러웠다. 내가 받는 혜택은 그가 베풀어 주는 게 고마운 거지, 내 것이 아니니까. 그러니 불공평 운운하는 태도는 호의를 권리로 여기는 배은망덕함인지도 모른다.
[주제넘은 소릴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주제넘은 인간이다. 인간을 가지고 논 그 용에 대해서도 그렇다. 냉정하게 따지면 난 그 용에게 분개할 입장이 아니고, 분개해 봤자 막상 그 용 앞에 서면 그 용이 내게 살의를 품을까 전전긍긍할 가능성이 크다.(그는 그 용이 완전히 영락했다고 했지만, 그렇다 해도 인간 하나 못 당해낼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욕하고는 싶다. 당신이 한 짓은 약자에게 유세 떤 것에 불과하다고. 인간이 아무리 미물이라도 휘둘리고도 감지덕지하지는 않는다고.
그러다 물이 끓는 기척에 흠칫했다. 커피 콩은 이미 진즉에 가루가 되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우려도 괜찮나? 커피를 잘 모르는데도 불안해질 정도였다. 늦게나마 집중해서 커피를 우렸다.(뜨겁다고 난리 칠까 봐 주전자 손잡이는 손수건을 두르고 잡았다.) 맛이 괜찮아야 할 텐데. 그래도 향과 빛깔은 좀 전에 흑룡이 우려 준 커피와 비슷한 것도 같다. 커피의 맛은 향과 딴판이라 향이 좋다고 능사는 아니지만.(그런 의미에서 커피는 인생에 교훈을 주는 음료 같기도 하다. 얼핏 좋아 보이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라는) 어쨌든 거칠 과정은 다 거친 듯해 잔을 손수건에 감싸 들고 선배에게 건넸다.
-"오, 고마워!"
"별 말씀을요. 맛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어?"
아니나 다를까, 선배는 한 입 머금자마자 오만상을 찡그렸다.
-"쓰긴 쓰다. 정신 확 드네. 잘 마실게."
사람 좋은 웃음에 차마 대꾸도 못하고 고개만 꾸벅했다. 진짜 좋은 원두 구해 드려야 할 거 같다. 그러고 나서 그가 타 준 커피를 집으니 딱 좋게 식어 있었다. 평소대로 단숨에(잠 깰 때나 먹는 음료거니와 맛도 써서 음미하는 대신 한 번에 다 마시곤 했다.) 들이키다 멈칫했다. 얼굴이 찌푸려지게 쓸 줄 알았는데, 쓴 맛은 희미한 가운데 뭔가 구수한 느낌인 게 꼭 차 같다. 저절로 흑룡이 있었던 창 쪽으로 눈이 돌아갔다. 똑같이 커피 콩 갈아서 우렸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르지? 이걸 선배 드리고 저걸 나 먹는 게 나을 뻔했네. 빈 잔을 내려놓고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커피가 별로 안 씁니다. 어떻게 하신 겁니까?]
용족의 대표이면서도 모든 걸 귀찮아하고 타자와의 단절을 도모한다는 용이나, 뿔 달린 뱀처럼 생긴 용은 육신도 지닌 신이 아니라 신이 될 정도로는 성장하지 못한 거라는 가설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 보고 싶었지만, 당장은 커피를 안 쓰게 우리는 비결이 가장 궁금했다.
// 발바리아 지형 설정을 임의로 추가해 버렸습니다😅 설정 충돌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586 ..거 대빵님과 조우했다가 그 불운에 휘말리는 거 아닙니까😬? 그와 별개로 말씀하신 운 스탯이 레아는 5일 거 같은데😗ㅋ(무턱대고 에르네스트 산을 오른 날이 장날😏ㅋㅋ) 블랑님은 몇이려나요🙄?
밸런스 패치 쉽지 않군요😓 여러모로 번거로움을 끼치고 있는데 매번 잘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_ _)
외형 모티브 캐의 성격을 반영 안 했다는 점은 >>578 보고 알았는데, '정의파'라는 점은 반영된 건가 싶어서 여쭌 겁니다😅 >>190에서 블랑님이 이상과 정의를 가지고 어디까지 가는지 보고 싶다고 하셨던 것도 생각나고 그랬거든요🙃
[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걸세. 용이 주변에 사는 것은 맞네만, 피는 많이 흘리지 않았지. 용이 주변에 있으면 마정석이 생기기 쉽다고들 하지? 그리고 보통 그 주변은 꽤 마나가 풍부한 편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 두가지가 겹쳐진 특이한 케이스일세.]
물론 그 주변에 용이 과거 마족들과 싸우다가 피를 많이 흩뿌린 적이 있지만 그거가지고 그 쪽의 생산량이 설명이 전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는 여러가지 요인이 겹쳤기에 그정도가 가능하다고 해야겠지.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역사서에도 제대로 기록이 되어 있지 않기에 레아에게 굳이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 정확히는 알려주면 레아가 곤란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간단했다, 그 정보를 어떻게 얻어낸 것인지, 어떻게 누가 설명해줄 것인가. 거기까지만 생각해도 답은 매우 간단했다.
[호오, 그정도로 허술하진 않았네만.]
그렇게 커피의 여운을 즐기던 블랑이, 레아의 약간은 도발적인 발언에 흥미를 느끼며 반문을 던졌다. 기분이 나빴다? 아니 전혀, 오히려 재밌었다. 이것은 레아가 가질수 있는 특권이자, 자신이 표해줄 수 있는 경의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그녀가 가진 의문을 그녀가 스스로 내뱉었다면, 그것을 풀어주는 것은 자신의 의무이자 답변해야할 사항이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별것 아니라는 투로 여전히 창틀에 걸터앉은채 가만히 답변을 던졌다.
[그 출입증은 자네만 쓸수 있네. 즉, 정확히 1인분만 해줄 수 있지. 그리고 시험을 통과한 이가 인정했다고 해서, 내가 인정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자신에게 걸려 돌아가는 것이 이득일 지도 몰랐다. 다른 용들이었다면 레어에 침범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살이 마냥 죽음을 당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들은 귀찮은 것을 싫어했고, 자기들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들이었으니. 그것을 뭐라 그럴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종족의 특성을 조사한다고 헛되이 목숨을 잃지 않길 바라는 이유도 조금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희망일 뿐이었다. 그들이 목숨을 거는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어서이기 때문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그는 뒤어이진 실례란 말에 딱히 상관 없다는 듯이 천천히 전음을 재차 보내었다.
[커피를 갈 때, 너무 곱게 갈지 말게나. 너무 곱게 갈면 오히려 원액이 추출되어버려, 향이 강하지만 그만큼 맛이 강한 커피가 나오지. 아마 갈때 그부분을 조금 실수한게 아닌가 싶네. 조금 거칠게 갈아보게나. 커피도 갈은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조금씩 달라지니까 말일세. 그리고 아까 자네 선배에게 준 커피는 정확히 말하자면, 내 취향정도겠군.]
그렇게 답변을 남긴 다음에야 그는 천천히 창밖을 아주 잠깐 째려보았다. 분명히 이 시간에 기숙사에 있어야할 여자가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것도 시선을 이곳에 박은 채 말이다. 아까전까지 한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의 주체중 하나, 알라투였다. 물론 지금 블랑이 최대한 감추었다고는 하지만 용의 직감은 그것을 넘어선 무언가 있기에, 블랑은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 저 금발의 여인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허튼짓 하지 말라는 눈빛으로 그녀를 마주보며, 그는 레아의 전음에 천천히 답변을 남겼다.
[참고로 아까 전대 로드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생각하지 말게. 그날의 기억은 뭐라고 해야할까. 뒷맛이 좋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큰 생각은 하지 말고...... 차후에 기회가 된다면 이야기 하는걸로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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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 운 스탯은 의외로 낮은편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1~2를 오가는 정도겠네요!!
정의 스탯은 굳이 따지자면 4~5 사이입니다!! 의외로 5인 스탯은 완력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결국 블랑도 언젠간 알게되겠지요!! 이상과 정의는 현실과 조화를 이루며 음과 양을 서로 주고받는 사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아마 그때가 정의 스택 맥스 찍는 날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블랑님이 지도 표시에 훼이크 친 거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용 조사하다 죽지 말라는 취지라 납득 가고도 남고요🙃 (사실 용 입장에선 빡치기도 하겠는 게, 가만있다가 주거 침입당하고 스토킹당하는 셈인데 누군들 기껍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레아가 역시 운 스탯만은 최대치일 거 같습니다🙄a) 레아야 뻥(?)일 거라곤 상상도 못 하고 곧이곧대로 믿겠지만요😏 ㅎㅎㅎ 한편으론 용학 연구원들 희비가 정말 운으로 갈리는 것 같은 감이 있습니다😐 다들 간절하게, 때론 목숨도 걸어 가며 탐사를 나갈 텐데 결과는 헛걸음부터 대박까지 천차만별에 까딱하면 진짜 죽을지도 모르니..😢 레아는 탐사 가챠 첫 탐에 거짓말처럼 대성공한 셈..😕 (즈이 애가 성공한 거라 좋긴 하다만 얄궂다는 생각도 은근 듭니다😓 레아가 통과한 블랑님의 시험은 어쩌면 운빨 테스트..🙄?!?)
그리고 블랑님이 자기 마지막이 전 대빵님 같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는 부분은 좀 섬뜩했습니다😬 그런 난리가 또 나면 헬이라고요😖!! (전 대빵님 일로 난리난 뒤에 용들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나 모르겠군요😦)
블랑님의 용신(?) 설명 들어 보니, '신이 된다 = 육체 상실'은 확정인가 보군요😮 확실히 육체가 있어서 겪는 고통이나 죽음의 공포로부터는 자유로워질 거 같습니다만..🤔 세속적인 인간의 눈에는 그래서야 성장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지는군요😅ㅋ 그런데도 영혼의 성장을 바라게 될 만한 목표가 있다면 그게 뭘까 궁금해집니다🙂
근데 알라투 누님은 왜 왔을까요😮? 블랑님이 외출 중인 걸 알고 있다면 빈집털이로 문건부터 얻으려 들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신 되어 봤자 무의미하니 행복한 용생 즐기시라 파이지만요😓ㅋ)
읭? 블랑님 주인공 버프 없습니까😮? 운 스탯 왜 그렇게 낮답니까😦? 완력이 최대치일 줄은 몰랐네요😗ㅎㅎㅎ 말씀대로 의외입니다😅 정의와 현실의 조화라, 어려운 과제네요😑 세상은 딜레마 천지라 선택하는 가치와 포기하는 가치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솔직히 레아로는 답 못 찾을 거 같아서😓a 블랑님은 무슨 답을 어떻게 찾을까 호기심이 듭니다🙃
아 맞어 그러고 보니 정주행하고서야 깨달은 겁니다만(...;) 2,500살부터 대빵이 될 수 있고 현재 대빵님이 대빵 된 지가 500년이라면, 대빵님 현재 나이는 3,000살이어야 할 듯합니다🙂 인간으로 치면 33세쯤 된 셈이군요🙃
2. 블랑의 기억을 빼내려는 이유중 하나인데 9중 결계중 7결계가 사실상 최종결계에요. 블랑이 알고 있는 공간에 대한 정수를 싹 쏟아낸 결계라, 이걸 뚫으려면 블랑과 필연적으로 맞부딪혀야 해요. 일단 결계가 블랑이라 인지 안하면, 대륙 어딘가로 랜덤으로 이동시켜버리는 그지같은 방비책이라 보시면 됩니다.(.....)
3. 목표란, 다양하죠. 누군가는 자신만의 정의를 브위해, 누군가는 다른 무언가를 위해..... 혹은 중요한 것을 지키려고 희생을 하기 위해서?
+로 그건 시험이 아닙니다!! 우연히 들어왔는데 오, 얘 괜찮은데, 면접 볼까? -> 진짜 괜찮은 얘네, 남주긴 아깝고.... 임자없음 내가 먼저 채용해야지!! 요런 느낌이라서욬ㅋㅋㅋㅋㅋㅋㅋ
1. 하긴 주인공은 굴러야 제맛이긴 합니다😏 블랑님은 다른 스탯이 뛰어나기도 하니 굴러도 괜찮겠네요😗 (???)
2. 어라? 알라투 누님이 블랑님이랑 맞짱 떠서는 못 이긴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혹시 블랑님의 기억을 캐내서 결계를 풀려는 걸까요😮? (>>42나 >>345에서 전음으로 기억이 전달될 수 있다고 하셨던 게 생각이 납..근데 누님 그거 뻘짓임 헛고생 하지 마요😢..) 그러고 보니 전음에 대해 궁금한 게 1:1 대화만 가능할까요, 아니면 몇이든 정신 파장에 접근만 하면 대화 가능할까요🤔? 전자면 영 불편하지 싶으면서도 만약 후자면 블랑님이 레아한테 보내는 전음을 누님이 엿들을 수도 있을 거 같은지라..😬
3. 지키고 싶은 존재를 위해 자기 희생을 했다가 결과적으로는 신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말씀 같군요😐 블랑님이 전전 레스에서 자기가 전 대빵님처럼 될지도 모른다고 했던 거랑 묘하게 겹치는 기분이라 께름칙하지 말입니다😬
+ 레아가 좋은 인상을 남긴 게 행운이군요🙂 그 이전에 블랑님이 인간에게 우호적인 용이었던 것도 행운이고요🙃 메타적으로는 블랑주님이 좋게 받아 주신 거니 감사하지 말입니다😀
아 맞어 여쭈려다 깜박한 건데 공기 중에 있는 마나가 고도로 응축될 경우에 생기는 결정이 마정석이라고 해도 될까요😮? (만약에 그러면 마나 운용을 잘하는 마법사들은 마정석을 임의로 생산하는 것도 가능할 거 같고🤔 특히나 용은 아예 작정하고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봤습니다😅ㅋ)
2. 같은 용이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아마 지금이면 알라투와 블랑의 승률은 5:5 ~ 5.5:4.5입니다. 금속이라는 상성 자체가 응용력이 높다보니까 블랑도 꽤 머리 아파할껍니다. 그리고 알라투 본인도 그 다음에 이를 갈고 열심히 힘을 길렀으니까요. 육탄전에선 밀려도 다른걸로 가면 꽤 볼만한 장면이 나올껍니다.
3. 어..... 용은 항상 최적화되는 몸이다보니.... 그건 모르겠군요. 블랑이 그래서 병이라는 것에 대해 꽤 신기해하는것도 있고요.
4. 동그라미 표시입니다만 빨간색으로 칠해놨을꺼에요. 그쪽 동네에 사는 용이 꽤 난폭한 존재라 접근 안하는게 좋다는 의미로요.
용의 피로 이루어진 마정석이 없지는 않아도 극히 일부라는 거구나. 선배가 잘 찾았을지 모르겠다. 곳곳에서 마정석을 채취했다고는 하더라만.(스파이로 의심받은 게 그 탓도 없진 않단다.) 그나저나 그 근처에도 용이 사는구나. 레아는 그가 고쳐 준 지도에 다가섰다. 마정석 골짜기 부근에 동그라미 표시가 있긴 한데 붉게 칠해진 게 흡사 핏방울 같다.
[여기 사는 용과도 왕래하십니까? 이 용은 어떤 성향인지요?]
다른 동그라미와 달리 무슨 경고 표시 같은 분위기라 이미 느낌이 안 좋았으나, 혹시 몰라 질문을 던졌다. 그와 별개로 여기 마정석 골짜기는 한번 보고 싶다. 마정석은 대개 광산에 묻혀 있다는데, 태양 아래 드러나 있으면 어떤 광경일까? 골짜기를 따라 쌓였으니, 오색찬란한 보석 계곡 같을까? (무더운 날엔 마정석이 녹아서(?) 끈적해질지도 모른다는 공상도 해 봤다.) 모르긴 해도 신비스러운 절경일 것 같다. 한스 선배도 곤욕을 치뤘을 정도로 경계가 삼엄하니 그림의 떡이겠다만. 당시 한스 선배에게도 물었지만 선배는 특이한 마정석 찾느라, 또 스파이 아니라고 밝히느라 바빴어서 경치 감상할 여유가 없었단다.
[마정석 골짜기도 구경해 보셨습니까?]
바다처럼 책에 이따금 삽화로라도 나오면 좋을 텐데. 그림으로 남기는 것조차 보안 문제로 금지하는 걸까? 아쉬움에 지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자니, 발칙한 발상에 대한 답이 돌아왔다. 다른 사람까지 이동시킬 수는 없구나.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다. 그런데 시험 통과? 무슨 시험? 꼼짝없이 죽는 줄만 알았을 때를 돌이켜도, 요람의 메인 홀에 처음 들어섰던 때를 되새겨도,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그보다 더 거슬러, 내가 왜 하필 에르네스트 산을 탐사지로 정했더라? 제일 큰 이유는 한스 선배와 마찬가지였다, 용에 대한 전설이 있으니까. 그렇게 주목하고 보니 에르네스트 산 일대는 광맥이 풍부하고 광석의 품질도 우수해 곳곳이 개발된 지 오랜데, 정작 에르네스트 산만은 누구도 손대지 않았다는 게 수상했다.(관련 기록을 뒤져 봐도 에르네스트 산에 어마어마한 마정석이 매장되었다는 탐험가들의 보고는 간혹 있었으나, 정작 그 마정석을 캘 수 있는 경로를 찾았다는 보고는 없었다.)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확인이나 해 보자고 올랐던 것뿐인데.. 그게 이 정도의 인정을 받을 만큼 대단한 일일까? 미심쩍었지만 흑룡이 스스로 인정한 이만 받겠다니 더 할 말은 없었다. 누굴 받아들일지나 누굴 도울지는 전적으로 당사자 마음이니까. 나도 수습 기간 끝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아직 필사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카다로스 제국사>가 마음에 걸린다. 아까운데.. 하지만 오늘도 필사하긴 그른 것 같다. 마나 탐지기와 출입증으로 전음의 마나 진동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니까. 1달이면 연구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지 점검하는 게 고작일지도 모르지만, 흑룡에게 워낙 도움을 받은 터라 그가 어느 정도 보람을 느낄 만한 성과는 보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지금까지 나눈 전음이 모두 출입증에 기록됐다면, 마나 탐지기에 남는 기록과 대조할 표본은 충분하지 싶다. 마나 탐지기를 작동시킬 때 출입증에 기록된 전음과 똑같은 내용을 한 번 더 되풀이하긴 해야겠지만. 두 장치가 포착하는 양상이 제발 비슷했으면. 안 그러면 지옥문 열린다..
그건 그렇고, 슬슬 돌아가는 게 좋으려나? 그가 구경할 만한 건 더 없는 듯하고, 계속 있어 봤자 선배한테도 방해될 테니. 뒷정리나 해야겠다. 빈 컵을 집어들 찰나, 그가 커피를 쓰지 않게 우리는 요령을 알려 주었다. 역시 분김에 가루로 만들어 버린 게 문제였구나. 알갱이의 굵기만으로도 맛이 그렇게 달라지다니, 커피 우리기도 꽤나 심오한 작업이네. 그러던 중 이어지는 전음에 어리둥절해졌다. 선배 표정만 봐도 쓴맛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는데, 그 테러성(?) 음료가 취향이라고? 그 자체도 신기했지만, 그보다 쓴맛이 취향인데도 내게는 맛이 한결 부드러운 커피를 건넸다는 게 더 놀라웠다. 나라면 무심코 내 입맛대로 우려 버렸을 텐데, 그는 내 입맛이 자신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도 헤아리고 배려해 줬구나. 세심한 분이다. 그러나 동시에 의문도 들었다. 내가 커피 잘 못 마시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감사합니다. 다음에 참고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게 주신 커피는 쓴맛이 별로 없던데, 제 취향을 알고 계셨던 겁니까?]
커피 취향을 얘기한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흑룡이 흑룡은 용족 전 대표에 대한 복잡한 심경도 꿰뚫어 본 것 같은 전음을 보내 왔다. 진짜 독심술 안 쓰나?!(그가 용에게 독심술은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너무 잘 알아채니 안 믿긴다.) 잠시 멍해졌다가 고개를 잘게 흔들었다. 하기야 그 용 얘기가 나올 때 애꿎은 양피지도 구겼고 그 직후에 커피 콩도 작살을 내 버렸으니 눈치 채일 만도 한가.. 라고는 해도 가슴은 여전히 선뜩했다. 완전히 간파당하고 있는 기분이야.. 어쨌건 더 얘기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니 끄집어내진 말아야겠다. 꺼내 봤자 향할 곳 모를 반감에 내 속도 시끄럽고. 그래서 그가 둔 빈 잔을 가지러 창가로 향했다.
[컵만 씻어다 놓고 나갈 생각입니다만, 혹시 더 보고 싶으신 게 있으십니까?]
// 나름 아이디어를 쥐어짜 봤으나 연구실 컨텐츠가 그닥 없군요😅 그러려니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쉽게도 내가 왕래하는 용은 극소수다. 알지 않느냐? 내 형태는 다른 동족들의 그것과는 궤를 달리한단다.]
그렇게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은 조금 쓸쓸해보였다. 확실히 용으로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을 같은 종으로 보지 않고, 끔찍스러운 다른 존재로 투영해 보는 것과 같았다. 그렇기 때문인지 몰라도 다른 용들과의 사이는 그렇게 자연히 멀어졌고, 갓 성년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날, 그녀가 자신의 레어에 쳐들어와 난동을 피워 자가 방어를 꾀하기 위해 싸움을 하였을때, 아주 잠깐 친분을 맺은 현 로드를 제외하고는 그와 친한 용은 한마리가 끝이었다.
[다만 지금 표시한 빨간색 지역은 둘중 하나다. 동그라미라면, 거기에 사는 용은 포악하거나, 다른 종족이 레어를 침범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겨, 목숨을 쉽게 거두는 존재들인 것이고, X라면 용도 없지만 그에 준하는 위험한 생물이나 혹은 지형 자체가 매우 험한 곳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그는 잠시간 창밖을 보았다. 아직도 가지 않았다. 이쯤되면 확실하다. 그녀가 지금 노리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자신이다. 게다가 그녀라면 알게 모르게 자신이 하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만약 레아를 노리는 것이라면 그때부터는 전쟁이 될 것이다. 1천년 전에 있었던 그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시일이 그만큼 오래 지난 것도 있었다. 자신이 만성형으로 자랐다면, 그녀는 확실하게 용족만의 성장을 거듭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 또한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그만큼 싸우지 않았기에 그 실력이 무디어졌다는 것을. 싸운다면.... 이번에는 절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를 눈치채지 못하게 그는 최대한 평온한 어조로 레아의 말에 답하여주기 시작했다.
[그대가 저번부터 단맛을 좋아한다는 건 대충이나마 알고 있었지, 분명히 쓴 것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고. 그에 맞추어 나는 커피를 적당한 갈기로 조절해 갈은 것 뿐일세. 너무 신경쓰지 말게나. 단순한 습관일세.]
그렇게 답하고는 잠시간 창밖을 돌아보다가 그가 등을 돌린다. 아주 잠깐동안의 신경전이었으나, 알라투는 알고있을 것이다. 이제 자신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물론 지금 당장 요람 깊숙히 보관된 [그것]을 챙기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다. 자기가 마지막으로 요람 심층부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미로와 더불어 각종 결계가 지키고 있는 곳이니까. 그녀가 원하는 것은 절대로 얻을수 없을 것이다. 그녀가 자신을 제압한다 하더라도, 결국 그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좌절뿐이리라. 하지만 방심은 할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자신에게 말을 하기라도 하듯이 레아에게 가르침을 내리기라도 하듯 전음을 이어나갔다.
[레아, 관찰이라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라 주시하는 것이고, 듣는 것이 아니라 경청을 하는 것이다. 이것만 알고 있으면 어떤 상대라도 확실히 상대를 대할 수 있지.]
그렇게 의미심장한 한 말을 하고는 그는 천천히 레아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보이지 않기에 지금 한스라는 저 인물은 보지 못했겠지만, 정확히 자신의 곁에 있는 레아는 인지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고서는 그가 조심스레 미소를 머금고는 레아의 말에 그가 전음을 보내었다.
아이고.. 왕래하냐는 건 별 생각 없이 묻게 한 건데 아픈 데를 찔러 버린 느낌이라 가책이 들지 말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현 대빵님 말고도 우호적인 용이 있긴 있었네요🙃
그나저나 일촉즉발의 상황이군요😬 (누님 유희 중에 전력으로 싸워도 된답니까😦? 평화적으로 합시다 평화적으로😓.. ) 아무것도 모르는 레아는 넌씨눈이 될 수밖에 없겠..😐ㅋㅋ 폭풍 전야의 고요에 초 치는 느낌이라 여쭙기 좀 뻘합니다만 블랑님이 누님을 제압한다는 보장은 없어도 공간 접기는 블랑님만 구사 가능하니 그대로 요람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요🤔? (기껏 쫓아온 누님이 뻘해지려나요🙄? 아니면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으니 공간의 틈(?)까지는 집요하게 쫓아온다거나😨?)
그래서 지금 서로 신경전만 벌이고 있잖이요? 자기도 선을 넘으면 불리한걸 알기에 일부러 블랑을 노려보기만하고 있는겁니다! 그리고 알라투도 의외지만.... 마법적으론 뛰어난 편이라 대상 지정 텔레포트는 가능합니다!! 뭣보다 첫 격돌 위치가 블랑의 레어입구입니다!! 얘는 레어 위치를 알아요!!
애시당초 일상물의 사이드스토리 같은 개념이라 주인공이라 하기에 애매한것도 있고요!! 블랑 스토리가 뜨문뜨문 나오는건 그냥 서사 보충이라 생각해주세요!! 헤헤헤
지금 요람으로 돌아가 봤자 누님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공격해 올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하긴 피해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긴 하겠습니다 레아도 학교 복귀는 해야 하고🙄 근데 그 정도면 누님의 감시 범위가 학교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는데요😬 전음도 엿들을 수 있겠다 기회 보다가 요람에서 문건을 빼내는 것도 가능할 듯하고요😐 그런데도 유희 중인 와중에 굳이 찾아와 자극하는 건 어째서일지..😑 (저러다 조만간 유희 때려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근데 대상 지정 텔레포트는 특정 대상이 있는 위치로 공간 이동을 하는 마법인가요😮?
아 저야 별도의 서사를 생각해 두지 않았는데 따로 추가해야 하나 싶어서 애매했던 거뿐입니다😅 없는 스토리를 새로 만들기는 뭣해도 있는 스토리면 나와야죠😊!!
나쁘게 말하면 식탐이 많고, 좋게 포장하면 미식가입니다. 의외로 융 중에선 유희를 많이 다녔어요. 여행가 역할로 진짜 대룩 곳곳을 여행다닌 용입니다
자존심이죠. 진짜 죽기 직전까지 주먹으로 후드려패고 가까스로 어른들이 말린 것도 모자라 상대방이 그 변종이라고 생각하면..... 그리고 그정도는 용들끼리 됩니다만, 블랑이 유독 잘쓴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자격증으로 따지자면 용들이 쓰는건 자격증을 딴 베테랑 수준이지만, 블랑은 전문가 수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오 식도락가로군요😀 (어째 대빵님이 부러워할 거 같습니다 여행이나 다니는 행복한 용생~😓ㅋ) 그럼 엘프 누님의 요리를 먹었다간 불구대천의 원수가 될지도 모르겠는데요🙄
알라투 누님은 두뇌파라기보다는 감정파인가 보군요🤔 블랑님 자극해 봤자 원하는 걸 얻는 데엔 도움이 안 되는데도 자존심 때문에 시비 걸러 온다니 말입니다😐 방심하기까지 기다릴 인내심이 부족한 거인지도 모르겠습니다😓a 이미 알고 있는 생명체를 추적하는 공간 이동은 용이라면 다 손쉽게 해내는데, 그런 거 없는 장소를 좌표만으로 찾아가는 건 블랑님만큼 손쉽게 할 수 있는 용이 없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착잡한 듯 가라앉은 전음에 속이 뜨끔했다. 별 생각 없이 물은 건데 민감한 영역을 건드렸을 줄이야. 흑룡의 본체 모습과 엮일 화제일 줄은 몰랐기에 당혹스러웠지만, 당사자의 입장을 우선시하는 게 도리 같았다. 동족과 다른 외형이 해묵은 스트레스라면, 크게 상관없는 화제에 자극당하는 게 이상한 일만은 아닐 테니까. 말조심해야겠구나. 사적인 영역은 함부로 묻지 않기로 마음먹어 놓고 바보 같이. 그의 경험이나 기억에 관한 질문은 삼가야겠다. 적어도 타자와의 교류를(그리고 사별도!) 상기시킬 수 있는 사안은 언급하지 말아야지.
[제가 부주의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타자를 대할 땐 어느 정도 조심성을 갖춰야 하는데, 너무 긴장 풀었나 보다. 그 무분별함에 쓴웃음을 짓는데, 그가 붉은 기호의 의미를 알려 주었다. O든 X든 섣불리 탐사하다간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지역이란다. 그러고 보니 붉은 기호로 바뀐 데는 대부분 전에 O나 △로 표시됐던 곳이다. 붉지는 않되 X로 바뀐 곳도 대개 마찬가지였다. 마정석 골짜기 근처에 붉은 원이 찍힌 건 아쉽지만,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정도로 마음을 써 줬다면 (붉은색이 아닌) O로 남은 지역은 비교적 안전하게 탐사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취지를 제대로 살려야겠지. 레아는 지도 가장자리에 붉은 기호는 위험 지역이라는 의미임을 큼직하게 적어 두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그의 마음 씀씀이는 감탄스러웠다. 인간에 비해 타자와 어울린 경험이 적을 텐데도 상대가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습관을 들였다는 게 일단 놀라웠고, 만난 지 며칠밖에 안 됐는데도 내가 쓴맛보다 단맛을 선호한다는 걸 알아챘다는 게 신기했다. 이게 진짜 독심술이 아니라고? 그런 의문이 솟을 찰나, 그에 답하기라도 하는 듯한 전음이 이어졌다. 진짜로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네.. 그와 별개로 수수께끼 같은 얘기였다. 보는 것? 주시? 듣는 것? 경청?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일까?
이맛살을 찡그리고 그 난해한 문제를 되씹던 중, 하츠펠트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이 세상 자체는 무질서하고 우연투성이이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요소를 포착하고 연관 짓다 보면 그런 세상을 일리 있게 설명해 주는 가설도 나온다고. 무엇에 주목하는지에 따라 이 세상은 다르게 해석된다고. 그 말씀이 어쩌면 좀 전의 전음과 일맥상통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가 커피 말고 홍차를 마신 거나 초콜릿으로 배를 채운 거나 밀크티 마시고 좋아하는 거 자체는 흘러가는 일상에 불과해도 그 사실에 주목하면 내가 쓴 음식은 안 좋아한다는 추론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단순히 보거나 듣고 넘기는 대신 무슨 단서가 담겼는지 파고들다 보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그런 결론에 이른 탓일까? 아까 무심코 넘겼던 창밖으로 눈이 돌아갔다. 그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 건물 앞에 먼발치에서 단 한 번 봤을 뿐인데도 또렷이 기억된 이가 있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곱슬거리는 기다란 금발, 품이 넉넉한 차림새에도 두드러지는 매끈한 몸, 그 생도, 아니, 용이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 것과 거의 동시에 어깨를 짚는 감각이 느껴졌다. (선배는 채점하느라 여념이 없고) 흑룡인가 보다. 여태 창을 보고 있었으니 저 용이 온 걸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흑룡의 태도는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저 용을 개의치 않는 걸까?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한스 선배의 목소리가 귀를 흔들었다.
-"레아 씨, 안 가?" 돌아보는 시선이 레아의 손, 정확히는 레아가 쥐고만 있는 컵에 꽂혔다. -"컵은 이따가 내가 같이 씻을게. 커피 타 준 답례∼"
"네, 네?"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뒤이어 여기서 얼른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감이 온몸을 메웠다. "죄송합니다. 먼저 갈게요."
그렇게 나와서는 몇 발 못 가 벽에 기댔다. 몸이 가늘게 떨렸다. 언제든 마주칠 수 있다고, 그래도 조심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마음 다잡았는데, 막상 닥치니 별 소용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흑룡과 무관한 척할 심산이었는데 하필 흑룡과 함께 왔을 때 나타났으니. 이제 어쩐다? 머리가 먹통이 된 듯해 눈을 질끈 감았다. 공간 이동 지점으로 가려다간 딱 마주치게 생겼는데. 그가 투명 마법을 썼으니 모른 척 나가면 못 알아볼까? 아니, 아니다. 저쪽도 용인데 그렇게 허술할 리가. 그러면.... 레아는 기도할 때처럼 깍지를 끼고 출입증을 쥐었다. 그러고도 생각이 바로 정리되진 않는 통에 몇 번 심호흡도 했다.
그가 가볍게 레아를 품안으로 감싸듯 자세를 취하며 계속 진정시킨다. 적이 자신을 보듯, 자신도 적을 관찰하였다. 상대도 알고 있다. 자신은 지금 유희 중, 애써서 자신이 용임을 드러낼 이유도 없고 굳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생각이 가득한 그녀를 자극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상대는 아직 레아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굳이 그녀를 드러낼 필요는 없지만, 레아가 자신의 역린임을 알아도 그녀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무것도 없다. 애시당초 용이 비호하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 그 자체가 본인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행위니까.
[조용히, 천천히 나가자. 아까 나에게 했던 말 따윈 전부 잊어버리고. 아주 천천히 학교 안내를 하거라. 지금으로선 그녀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무것도 없다.]
아직은 탐색전일 뿐이다. 애시당초 서로의 힘을 잘 알고 있고 패또한 상당부분이 드러나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지난 천년간 자신이 제대로 된 상대와 싸워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타성에 사로잡혔다기 보다는 그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많았다고 생각했지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있어서 싸움은 마지막에 마지막으로 미루고 싶은 수단이었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은..... 일단 레아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그러고나서 생각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를 데리고 천천히 1층으로 향한다. 어차피 지금 그녀가 힘이 없더라도 조금 부자연스럽게 나마 이동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천천히 사람이 있는 곳을 최대한 피해, 레아를 데리고 이동하던 찰나, 1층에 내려서는 순간 그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인기척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투명화가 풀린 그의 손이 가장 먼저 나아간다. 그가 이를 꽉 깨물고 순식간에 던져진 나이프를 피하기라도 하듯이 로브를 휘둘러 레아와 자신을 감싸고 아주 잠깐, 공간을 뛰어넘어 칼을 피해낸다. 레아에게 피해는 없었으나, 자신에게 피해는 갈수 있었다는 듯, 로브의 끝자락에 칼자국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가 살짝 인상을 찡그리자, 정면에는 언제 있었냐는 듯, 뒷짐을 진채 생글생글 웃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어머나, 여긴 외부인 출입 금지인데요?" "..... 길을 잃었네만 생도가 도와주고 있었다네. 그대가 볼일은 없어보이네만." "그래도, 길을 잃었다기엔, 너무 깊숙히 들어왔는데요?"
그녀의 시선을 피하게 하기라도 하듯 그가 순식간에 로브를 벗어 레아에게 집어 던진다. 순식간에 씌워진 로브는 품이 넉넉하여 레아를 가리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아주 찰나의 시간에 할버드를 챙겨든 이리스, 아니 알라투가 순식간에 블랑을 덮쳐든다. 순식간에 배리어를 전개한 것인지 허공으로는 마치 스파크가 방전하기라도 하듯이 불똥을 튀기고 있었고, 그 과정을 보며 블랑은 여전히 평온하게,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반쯤 긴장한 모습으로알라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 일방적인 손해 아닌가, 알라투." "서로 피차 마찬가지 아니야?"
상냥해보이던 얼굴 위로 잔인하고 가학적인 미소가 스쳐지나간다. 뒤에 레아를 잠깐 주시하기도 하였지만, 확실히 목표는 자신이라는 듯이 똑바로 그를 응시하며 마나로 만든 배리어를 깨부수려는 마냥 할버드를 휘두른다. 이러한 공격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 왜 이런 수를.... 이라고 고민하려던 찰나, 할버드가 재차 배리어를 향해 날아들고, 할버드가 순식간에 폭산하며 블랑을 향해 순식간에 철편을 흩날린다. 그 순간, 레아를 노리고 단검이 날아든다. 보호할 시간은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까. 순식간에 레아를 몸으로 막은 블랑의 손으로 단검이 박혀들고, 그가 으르렁 거리듯 알라투를 바라본다.
"언제부터, 인간을 공격하기로 했지?" "내가 알바야? 난 널 노리고 던졌어. 우연히, 아주 우연히.... 거기 있었을 뿐이야."
할머니는 늘 그러셨다. 피할 수 있는 건 피하라고. 그 말씀대로 일단은 피하고 나중에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투명한 무언가가 레아를 에워쌌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느낌인데 주위는 투명하게 보이니 감각이 이상해지는 듯했다.) 그런 채로 이어지는, 타이르는 듯한 전음. 그걸로 불안감이 가시진 않았지만, 일단 따랐다. 두고 온 물건이나 잊은 볼일이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애써 부풀리면서. 그러면서 그가 이른 대로 연구소 내부(학과 사무실과 도서실, 강의실 따위)를 전음으로 안내하려니, 갑작스레 연극 무대에 서고 만 생초짜가 된 기분이었다. 이따금 바닥 딛는 기척이 날 때마다 간이 떨렸다.
그래도 어찌어찌 1층에 이르러 가슴을 쓸어내릴 찰나, 눈앞이 새까매지더니 몸이 어딘가로 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위를 식별할 수 있게 되었을 땐, 흑룡에게 감싸인 채였다. (투명 마법을 언제 거두었는지 보이기도 똑똑히 보였다.) 뒤이어 나긋하면서도 어딘지 냉랭한 목소리가 빈 공간을 울렸다. 거짓말!? 다른 행동 못 할 거라고..! 그러나 비명이 튀어나올 새조차 없이 시야가 도로 가려졌다. 그리고 아직 온기가 도는 비단의 매끄러운 감촉을 의식하기 무섭게, 날붙이끼리 부딪는 듯한 날카로운 소음이 청각을 후볐다. 대련이나 시합 따위에선 상상도 못할, 차원이 다른 살기였다.
어쩌지? 뭘 해야 하지? 머리가 안 돌아갔다. 온몸이 바들거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겨웠다. 그러다 덜덜 떨리는 손이 허리춤의 칼에 닿았을 때, 좀 전보다 더 섬뜩한, 날붙이가 살과 뼈를 꿰뚫는 듯한 기척이 났다. 무슨?! 머리까지 덮인 로브를 허겁지겁 끌어내리고 보니, 그가 레아의 목울대 앞으로 손을 뻗은 채였고, 그 손엔 칼이 꽂혀 있었다. 그 여파로 떨어지는 핏방울이 인간의 피처럼 붉디붉다. 그 꼴이 똑똑히 보이고 용들의 음성도 들리건만, 그저 아연했다. 목을 감싸며 주춤 물러서는 게 고작이었다.
어지러운 정신을 깨운 건, 달콤한 듯 오싹한 물음이었다. 그 물음을 던진 용은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찾은 아이 같이 말갛게 웃고 있었다. 날 갖고 놀고 있다. 순간, 온 신경이 싸늘해졌다. 직전까지의 공포와 혼란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그런가요? 그보다 여기 저희만 있는 게 아닙니다. 꽤나 소란스러웠는데, 다른 사람이 와도 괜찮은 겁니까?"
실은 제발하고 아무도 오지 않길 바랐다.(특히 한스 선배는 더더욱!) 저 용은 인간 하나둘쯤 더 와 봤자 웃으며 살해할지도 모르니. 그런데도 태연한 척 지껄인 건, 잠깐이나마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저 용이 아직 정체를 숨길 의향이 있어서 찝찝해했으면 했다. 그러면서도 레아는 답을 기다리지 않고 출입증을 있는 힘껏 움켰다. 제대로 될지는 모른다만, 이대로는 가망이 없다. 흑룡이 내게 날아오는 칼을 맞은 건, 내가 있는 한 그의 승산이 희박하다는 의미니까. 공간 이동에 실패하면 공간의 틈새라는 데 갇힌다지만, 그가 저 용에게 당해 버리면 어차피 죽는다. 반면에 그가 저 용을 제압한다면..
—그때는 내가 구해주지.
그의 속삭임을 되새기며 출입증의 문양에 차오르는 적황색 빛을 응시했다. 어찌 되든 지금보단 낫다! 가자!
그렇게 집중하기 무섭게 허공이 몸을 당기며 눈앞이 새하얘졌다. 그러더니 별안간, 어딘가에 고꾸라졌다. 눈이 침침하고 귀가 먹먹한 가운데 역한 느낌과 몸 곳곳이 부닥친 통증만 또렷했다. 설마, 진짜 갇혔나? 망연자실할 찰나, 뭔가 머리 위로 꼬물꼬물 올라오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 뒤 어깨에서 가방이 미끄러지는 듯한 감각이 뒤따르더니, 무언가가 몸을 번쩍 들었다. 영문 모른 채 굳어 있으려니, 아득하게나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뭐해?
- 아파?
익숙한 재잘거림, 정령이구나. 왈칵 눈물이 치밀었다. 그 덕에 눈앞이 씻겼는지, 안아든 이의 윤곽도 비교적 선해졌다. 마법 기사다. 치미는 울음을 가까스로 삼키고 출입증을 찾으려니, 바닥에 떨어졌던 출입증이 떠올랐다.(1m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돌아오리라는 흑룡의 말대로였다.) 그걸 붙들고 기원처럼 전음을 보냈다.
[전 요람에 있습니다. 그러니.. 무사히 돌아와 주십시오.]
지금은 어딜 봐도 그가 내 목숨 줄이라 빌지 않을 수 없었다.
// 대빵님한테 꼴사나운 첫인상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제가 민망사할 지경입니다만..😖 제 머리로는 이 정도가 최선이었습니다 ㅇ>-<..
어젠(?) 정신없어서 못 달았는데 용 싸움 살벌하더군요😬 누님 포스 있고 말입니다😳 (저래 본격적으로(?) 공격할 줄은 몰랐는데..🙄) 그리고 브금(?)이 >>608의 분위기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그거 틀어 놓고 읽으니까 훨씬 생생해지더군요🙃 (브금의 중요성..😗b)
참 제가 현생상 오늘 오후부터 21일까지는 데이터를 못 써서 와이파이 되는 데에나 가야 접속이 가능합니다😢 잡썰은 와이파이 접하는 대로 남기고 싶습니다만😞 답레를 쓰기는 힘들 거 같으니(뒷얘기 제일 궁금한 타이밍에 연재 중단되는 기분이군요🥺) 느긋하게 이어 주세요 (_ _)
급하게 썼더니 빠진(?) 부분이 많네요😞 문단 2개만 수정하겠습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아래 내용으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실은 제발하고 아무도 오지 않길 바랐다.(특히 한스 선배는 더더욱!) 저 용은 인간 하나둘쯤 더 와 봤자 웃으며 살해할지도 모르니. 그런데도 태연한 척 지껄인 건, 잠깐이나마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저 용이 아직 정체를 숨길 의향이 있어서 찝찝해했으면 했다. 그러면서도 레아는 답을 기다리지 않고 출입증을 있는 힘껏 움켰다. 제대로 될지는 모른다만, 이대로는 가망이 없다. 흑룡이 내게 날아오는 칼을 맞은 건, 내가 있는 한 그의 승산이 희박하다는 의미니까. 공간 이동에 실패하면 공간의 틈새라는 데 갇힌다지만, 그가 저 용에게 당해 버리면 어차피 죽는다. 반면에 그가 저 용을 제압한다면..
☞ 실은 제발하고 아무도 오지 않길 바랐다.(특히 한스 선배는 더더욱!) 저 용은 인간 하나둘쯤 더 와 봤자 웃으며 살해할지도 모르므로. 그런데도 태연한 척 지껄인 건, 잠깐이나마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혹시라도 저 용이 아직 정체를 숨길 의향이 있다면 찝찝해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면서도 레아는 답을 기다리지는 않고 출입증을 있는 힘껏 움켰다. 공간 이동이 제대로 될지는 모른다만, 이대로는 사태가 악화될 뿐이다. 흑룡이 내게 날아오는 칼을 맞은 건, 내가 있는 한 그의 승산이 희박하다는 의미일 테니. 공간 이동을 잘못하면 공간의 틈새라는 데 갇힌다지만, 그가 저 용에게 당해 버리면 어차피 죽는다. 반면에 그가 저 용을 제압한다면 공간 이동에 실패해도..
지금은 어딜 봐도 그가 내 목숨 줄이라 빌지 않을 수 없었다. ☞ 지금은 어딜 봐도 그가 내 목숨 줄이라 간절히 빌었다. 내 걱정이라도 안 해야 그나마 승산이 높아질 테니, 그것 말곤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지형 상성도 있었군요😮 생각도 못 했습니다😓 레아도 딸려 있고 여러모로 악조건이었군요😐 그런데도 피하는 대신 정면 돌파(?)를 택한 건 큰 싸움이 아니어서일까요? 아니면 그 정도로 대놓고 공격하리라고는 예상을 못 해서일까요🤔?
로브를 던진 것도 전 블랑님이 누님의 어그로를 자기한테 집중하려는 거나 레아가 고어한 거 못 보게 가리는 건가 오해했지 뭡니까😅 레아 정체 감추기용일 줄이야😗~ 근데 누님이 302호 창문을 주시했다면 레아가 창문 내다봤을 때 포착해 버렸을 법도 한데 그럼 자세한 생김새까지는 몰라도 금발에 키 작은 여자인 거까진 알겠군요😬
아뇨 아뇨, 적당히 틈을 봐서 먼곳으로 유인한뒤 육탄전과 자신 능력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심산도 있었죠. 물론 이걸 알고서 일정 간격만 둔 알라투가 계속 중~장거리 공격만 해대는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요.
아 그거요? 알라투는 그냥 블랑이 자기 때문에 피해 입는 성격이 또 도졌다고 생각하면서 참 쓸데 없는데 신경쓴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목적지 추측도 안해요. 오히려 블랑은 [역시 레아군, 그 짧은 순간에 무서웠을텐데도 잘 생각을 해냈어.]라고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알라투는 블랑이 본인 마나 써서 보내준거라고 착각중입니다! 그리고 블랑이 착각한건, 레아가 창졸간에 무서운 상태에서도 출입증을 사용해 도망친걸 계획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차피 출입증도 자신의 마나를 사용한거니까, 이걸 이용해 레아가 자신과 큰 관련이 없다는걸 속이려 했아는걸 생각한거거든욬ㅋㅋㅋㅌ
헐😓ㅋㅋㅋㅋㅋㅋㅋ 누님은 그간 알게 모르게 쫓아다닌 것도 있고 직전에 창문 통해 블랑님 쏘아보던 것도 있는 마당에 몰랐다니 생각보다 둔하구나 했습니다만🙄 블랑님이 오해(?)한 건 의외군요😮 (블랑님이 레아 보호하느라 누님의 공격을 못 막는 거 같아서 팀킬이나마 하지 말자고 런한 거뿐인데 말입니다😅) 암튼 트롤 짓은 되지 않았다니 다행입니다🙂
Aㅏ.. 그러네요😮! 이제 고작 사흘째에 그마저도 첫날은 레아의 주거 침입이었으니 훤히 아는 것도 이상하네요😅a 인간 입장에서도 엄청 짧은 시간인데 무려 용인 블랑님이 레아한테 여러모로 신경 써 주고 어떻게든 안 다치게 하려고 애쓰는 게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사장님..😗b
손에서 단도를 뽑아 우그러트리는 블랑을 보며 금발의 미소녀가 이죽이듯 입을 연다. 어느순간 사라진 레아를 보며 그는 안도했다. 출입증의 사용방법을 알려준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익숙해지는데 시간도 더 걸릴테고, 또 자신이 붙잡아 주지 못해서 걱정을 많이 했건만 다행히 자신의 인도 없이 제대로 요람으로 간듯 싶었다. 알라투는 그저 자신이 그녀가 자신의 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대충 공간접기를 써 안전한 곳으로 보냈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레아에게 주의가 돌아가지 않은게 신의 한 수라면 한수였다
'정말 잘했다. 레아.'
그렇게 속으로 되뇌이던 그가 숨을 고른다. 이미 손에난 상처는 수복되어진지 오래, 그가 천천히 주먹을 쥐자 그에 응하듯 바위 조각들이 마치 건틀렛(Gauntlet)을 형상화 하듯 그의 양손을 감싸오른다. 지금은 이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알라투 또한 흥미가 올랐다는 것일까? 아까전에 부숴진 할버드의 대를 고쳐잡자 순식간에 대낫(Scythe)의 형상으로 돌변하였고, 그에 따라 주변으로 날카로운 칼날들이 윤무를 추기라도 하듯이 비산해가기 시작한다.
"대답, 안해줄꺼야?" "언제부터 대답을 논하던 사이가 되었나?" "하긴."
알라투가 싱긋 웃는다. 블랑의 손에 힘이 조심스레 들어간다. 여인이 백스텝을 밟음과 동시에 수십개의 칼날이 빗발치듯 블랑의 급소를 향해 쏘아져나가기 시작하고, 블랑은 빠르게 전진하며 거리를 좁히려 듬과 동시에 칼날을 전부 쳐내기 시작한다. 도중도중 사각으로 쳐들어오는 칼날은 어느순간 푹신한 진흙에 막혀서 그 추진력을 잃었고, 전방에서 날아드는 칼날들은 순식간에 블랑의 펀치 러쉬에 전부 박살나버린다. 하지만 접근했다 싶으면 알라투가 들고 있는 날카로운 대낫의 참격이 짓쳐들었고, 두 사람간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공간접기를 시도해보려고는 하지만, 그 타이밍에 맞춰 알라투의 대낫이 춤을 추는 바람에 그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 마치 1천년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알라투의 눈에선 광기마저 내비치고 있었다.
"왜 그래? 전혀 힘을 못쓰는데?" "....."
알라투의 말도 사실이었다. 자신이 기점을 잡으려고 한다면, 무조건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중력으로 부터 기인되어지는 강력한 지진이나 크레바스, 혹은 대단위로 쏘아올리는 암석 투척, 거대한 기암괴석으로 만들어지는 거대한 성벽등 자신의 주력이라 부를 수 있는 힘들은 전부 넓은 공간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법을 쓰자니 지금 이곳은 아카데미, 좁다면 좁은 곳이었다. 결국 서로에게 유리한 피지컬로 싸우는 수 밖에 없지만.... 알라투는 예외였다. 그녀는 금룡(Gold Dragon), 그녀의 핏줄이 타고난 마나는 금속, 오히려 이런 곳에서도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 그 예로 지금, 휘두른 대낫은 휘두르거나 찌를때마다 그 형상을 달리하고 있지 않던가.
'이대로 소모전으로 가면 불리하다.'
블랑이 이를 꽉 깨문다. 분명히, 답이 보일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버티어야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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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책상에 엎드리듯 소설을 읽는 이가 있었다. 본디 요람은 블랑과 레아 둘을 비롯한 극소수의 존재만이 알고 있는 곳, 그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한가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이 곳에 관련된 존재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몇일 씻지도 않은 듯 부석부석한, 백금발의 머리카락 군데 군데 파란색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브릿지가 그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었고, 파란색의 펑퍼짐한 가죽외투와 바지에 더불어 안에 입고 있는 셔츠에는 [일하면 지는거다]라고 적힌 남자는, 소설을 읽으며 갓 튀겨낸 감자칩을 으적으적 먹고 있었다.
"후아아아아아아암......"
늘어지게 하품을 한차례 한 남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요람의 주인이나 만나러 왔더니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도대체가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저번 로드 뽑기때부터 그랬다고 생각한 남자는 옷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는 배를 벅벅 긁고선, 검정색 바탕에 하얀색 3줄이 들어간 가죽 슬리퍼를 질질 끌고는 왠지 모르게 소란스러운 곳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겨 나간다. 아까전에 느꼈던 파장은 분명 블랑의 것, 즉 지금 그가 외출에서 돌아와 순식간에 공간을 접어 이곳까지 왓다는 뜻이리라, 거기에, 정령들까지 소란스럽다고? 이건 절대로 빼박, 아니 블랙잭 에이스 스페이드에 스페이드 킹 패가 확정이다. 그렇게 슬리퍼를 질질 끌으며 걸음을 옮기며 그는 천천히 포탈 지점에 도달헤 입을 열었다.
"야 임맛!! 형님이 왔는.... 데.....?"
그런 그의 눈으로 한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인간이네? 인간이야? 근데 왜 정령들이 저렇게 친근하게 굴고 있지? 그리고 저 아이가 들고 있는 건 블랑의 마력이 담겨 있는데....?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거기에 뭐여, 저거 블랑이 제일 잘 입고 다니는 옷인데? 뭐지? 블랑이 인간 여자가 된건가? 아닌데? 그건 또 아닌데? 뭐지? 뭐지? 그가 눈이 휙휙 돌아가며 상황을 인지해보려고 노력해보지만 결국 그의 입으로 한마디가 터져 나왔다.
아이고 다음 주까지는 답레를 못 드리는지라😢 너무 안 서두르셔도 되는데 써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재밌게 봤습니다(_ _)
여러 캐 굴리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전 NPC 하나만 등장시켜도 빡세던데 말입니다😅) 일단 저는 레아가 팀킬(?)을 면해서 기쁘군요😏ㅋㅋ >>615랑 >>617 읽었을 때는 이런 전개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대빵님 반응이 >>616을 염두에 둬 주신 듯한 전개라 감사하기도 하고요🙂
블랑님 다친 데가 금방 회복된 것도 마음 놓이는데 연구소에 다른 사람도 있다는 소릴 듣고도 계속 거기서 싸울 줄은 몰랐습니다 소란에 놀라 내려오거나 집에 갈라고 나오는 인간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그러면 진짜 웃으면서 죽일 거 같은 누님😬..)
인간형으로 변신했을 때 머리카락 색깔이 용 본체의 색깔인 걸까요🙄? 블랑님, 알라투 누님, 대빵님까지는 그런 거 같습니다 (대빵님은 백발이 아니라 백금발이라 살짝 빗나간 셈이려나요😅a)
제가 아는 선에서 찍어 보는 겁니다만 대빵님이 레아 보고 인간이네? 인간이야? 하는 거 혹시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 사쿠라네? 사쿠라여? 패러디입니까😮?
일단 전 흥미 갖고 봤습니다🙃 (당장 즈이 애 안위랑 직결된 거라 생각하니 적잖이 긴장되더군요😅) 저래 싸우는 동안 연구소가 무너지거나 파손되는 바람에 연구원이 다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도 했고요😓 어쩌면 블랑님이 지진 같은 마법을 못 쓰고 있는 게 그런 사태를 피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님 입장에서는 블랑님의 그런 성향을 쏠쏠히 이용해 먹는 셈이고요🤔
30벌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일하기 싫었으면..😂 세탁도 귀찮아서 한 달 입고서 한꺼번에 빨려고 그렇게 산 거 아니랍니까😮?!
제대로 전해졌을까? (흑룡은 전음으로 원거리에서의 대화도 가능하다 했지만 이 정도로 멀리서 쓴 건 처음이라 모르겠다.) 그런 의문이 또렷해질 찰나, 코 속에서 비릿한 게 흘러나왔다. 코피가 났나 보다, 직전의 전음이 가득 찬 물잔을 넘치게 하는 마지막 물방울이라도 되는 것처럼. 사지는 감각이 흐리터분하고 속은 속대로 메슥거려 내버려 두려니 촉촉한 듯 부드러운 흙 같은 게 코를 막았다. 흙의 정령일까? 모르겠다. 감긴 눈을 못 뜨겠다. 공간 이동이 두 번째인데도 먼젓번보다 후유증이 심한 건, 되든 말든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인 탓일까.
첫 번째 공간 이동 때 그랬듯 쉬면 나아지지 싶지만, 흑룡이 돌아오지 않는 한 그런 여유를 부릴 순 없을 거다. 아니, 현재로선 그가 지고 말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생도로 가장했던, 그 용이 드러낸 살기를 생각하면 여기까지 쫓아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 용이 여기를 알고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만, 반대로 모르는 게 확실하지 않은 한 안심할 수 없다.) 그런데도 당장 몸을 피할 곳은 마땅치 않다. 한밤중에 요람을 나와 에르네스트 산의 돌비탈을 내려가는 건 다른 의미로 자살 행위일 테니. 그러면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는 게 그나마 상책일 거다. 정령들에게도 위험을 알려야 한다.
그때 툴툴대는 소리가 먹먹한 귀에 닿는가 싶더니, 이내 놀란 소리로 돌변했다. 순간 머릿속도 눈앞처럼 깜깜해졌다. 어찌어찌 무거운 눈꺼풀을 들고서야 낯선 이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었다. 아직 다 개이지 않은 시야로 봐도 무슨 새 둥지처럼 제멋대로 뻗은 부스스한 머리칼이며, 제 집에서 잘 때나 입을 법하게 헐렁하게 퍼진 옷(그마저도 자다 깬 듯 비뚤어진 차림새)은 특징적이었다.
거기까지 알아보고도 한동안은 그저 멍하기만 하다가, 돌연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격의라곤 한 톨도 없이 여기 왔다면 분명 흑룡과 막역한 사이일 거다. 게다가 환청이 아니라면, 저쪽은 스스로를 '형님'이라고 칭했다. 용에게 형 행세를 하는 이는 아마 이종족이 아닐 거다. 아니, 제발 용이어 달라고 빌었다. 용이어야 그를 도울 수 있을 테니까.
레아는 마법 기사에게서 내려오고자 움직였다. 마법 기사는 레아의 의사를 알아챈 듯 선선히 내려 줬지만, 발이 바닥에 닿기 무섭게 무릎이 꺾여 엎어졌다.(아래팔이 먼저 닿지 않았다면 바닥에 얼굴을 부딪혔을 거다.) 거의 동시에 팔다리를 구석구석 찌르는 저릿함이 닥쳤다. 바로 신음이 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숨을 가다듬었다. 어떻게든 상황부터 알려야 했다.
"블랑님이 위험합니다! 크레디스 왕립 대학의 용학 공동 연구소 1층에서 습격당ㅎ..!"
말하다 머리가 꼬였다. 흑룡은 지명만 듣고도 바로 학교로 이동해 줬지만, 원래는 공간 이동에 위도와 경도가 필요한 모양이던데(흑룡도 맨 처음엔 좌표부터 물었던 게 기억났다.) 정확한 위치를 알리려면 어째야 하지? 머리를 쥐어짠 끝에 레아는 바닥을 짚고 제 무릎을 짚어 가며 비척비척 일어섰다. 그러고 낯선 이에게 출입증을 내밀었다.
"이 마도구에 이동 지점으로 설정된 장소 근첩니다. 어딘지 아실 수 있으십니까?"
마도구를 살핀다고 그런 점까지 파악될지 스스로도 의문이었으나, 다른 수는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다.
// 이후가 궁금하기도 하고 비교적 잇기 무던한 부분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주일 넘게 안 잇는 건 너무한 거 같아서 좀 달렸습니다🙄.. 폰 작성 시도는 사실 처음인데 쉽지 않군요😞a 내용이 부실하지는 않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온라인은 구라 추정의 원칙이 합리적인 경우가 많은지라..🙄 현생은 늘 빡세죠 고생이 많으십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일주일 넘게 안 잇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서 답레 단 거고 이제 21일까진 정말 힘들 거 같으니 느긋하게 이어 주세요🙂
누님이 머리 잘 썼네요 복수전을 진짜 벼르고 있었나 봅니다 인간들한테 피해 안 입히면서 누님을 제압하는 건 난도가 상당히 높을 듯하군요😑 그래서 재밌는 광경이라고 하시는 게 뭔가 쫄리기도 합니다😶 블랑님이 큰 피해는 없어야 할 텐데요😬 (건물 파손이나 애꿎은 사상자도 없길..🙁)
앜ㅋㅋㅋㅋㅋㅋㅋ 가만있고 싶은데 좀 어질러졌다 싶으면 바로바로 정리되니 일거수일투족을 포착당하는 기분(?)이라도 드는 걸까요😅?
아이고야 민망했는데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대를 신용 안 해도 1도 안 이상한 상황에 신용을 준다는 점에서 블랑이 블랑주님을 닮은 캐 같기도 하군요😙
으르신 용들과 대빵님이 발로 뛰어서 찾는 모양이군요 흐미 빡센 거😬 마력을 감지해서 대상 지정 텔레포트를 쓰는 식이려나요😐? 전 대빵님이 워낙 규모가 큰 사고(?)를 친 여파로 (그와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로) 유희하려면 통보는 꼭 해야 한다는 규칙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했습니다 전😓a
.......>>434에서 대빵 일 하는 500년 동안 스트레스로 허물 3번 벗었다고 하셨는데 그게 나쁜 일만은 아닐 거 같군요😑 최소한 목욕(?)은 될 테니 말입니다ㅇ<-<
음.. 인정합니다 저 빼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타자와 세상을 신뢰한다면 전 세상 살기 편할 거 같.... (아님) 이상을 안고 폭사하는(?) 사람이 많으면 장기적으론 세상이 나아질 수도 있듯이, 타자와 세상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a
말씀 듣고 보니 으르신들한테 원한 쌓이면 일부러 힘이 약한 용을 다음 대빵으로 지명해서 으르신들 뺑이 돌릴 수도 있겠다 + 현 대빵님이 은근 벼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답변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물안궁 소감 남겨 보자면..
1. 김춘수의 '꽃'이 생각나는 발언이군요😌 격식 차리는 거 그리 안 좋아한다는 취향과 달리 뭐랄까, 귀족의 플러팅 같다는 인상입니다🙄 귀족으로 유희에 나섰다면 명문가의 귀부인이나 영애 여럿 설레게 했을 거 같습니다🙃
2. 음? 요람이 빛이 바랜 공간이었나요😮? 연구자에겐 노다지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타자가 있어야 색채를 되찾는다는 건 지식이 아무리 쌓이더라도 누군가가 수용하거나 반박하거나 보완하는 등의 상호 작용이 뒤따르지 않으면 제 기능을 못 할 거라는 의미일까요🤔?
3. 아니 왜 자기 좋을 소원은 안 빌고 모든 생명체의 안녕을 기원한답니까..😦 이런 호구형 용 같으니!! 저 같으면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의 소원을, 소원 빌면서 기대하지 않은 현상은 일절 나타나는 일 없이 이루어 줄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했을 텐데 말입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레아한테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도 예상해 보자면..
1) 전 인복이 많아서 믿음직한 친지가 많지만 꼭 한 사람만 꼽아야 한다면.. 할머니? 언제 어떤 일이 있어도 제 편 들어 주실 거 같고, 난관에 봉착했을 때 제 상황과 입장 고려하며 저와 함께 답을 찾아 주실 거 같은 데다, 제 선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면 어째서 그런지 조곤조곤 납득시켜 주시고는 제 심정을 헤아린 위로도 해 주실 거 같아서요. 어릴 적엔 할머니 말씀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쿠키가 나온다고 농담도 하고 그랬습니다.
2) (잘 봤을 때) 생각보다 잘 봤어요 운이 좋았네요 (보통일 때) 그냥저냥요 공부해 둔 건 제대로 적은 것 같아요 (못 봤을 때) 별로요 아 (틀린) 그 문제 답 ~~로 할걸..
3) 행운은 여러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면 할머니, 엄마, 아빠, 오빠들, 언니, 새언니들, 조카들, 친구들, 라민 선생님, 하츠펠트 선생님, 302호 연구원들과 저 자신에게도 전하는 게 가능하다면 저까지요. 불행은 글쎄요.. 누구든 불행은 피하고 싶을 테니 딱히요. 새내기 때였다면 댄버스 선생님이 소소하게 머피의 법칙을 겪길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평범함도 어렵군요. 누가 기꺼워할지.. 굳이 고르라면 저요? 평범하다면 최소한 중간은 간다는 거일 테니 연구자로서 아주 뒤처지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정도일 듯합니다🙂a
+) 답변 상상하다 보니 손 좀 덜 들이고 역공을 해 보고 싶어져서 질문요🙃 레아에게 나온 질문이 고대로 블랑님께 돌아간다면, 블랑님의 반응은😮?!
행운은 여러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면 할머니, 엄마, 아빠, 오빠들, 언니, 새언니들, 조카들, 친구들, 라민 선생님, 하츠펠트 선생님, 302호 연구원들과 저 자신에게도 전하는 게 가능하다면 저까지요. 불행은 글쎄요.. 누구든 불행은 피하고 싶을 테니 딱히요. 새내기 때였다면 댄버스 선생님이 소소하게 머피의 법칙을 겪길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행운은 여러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면 할머니, 엄마, 아빠, 오빠들, 언니, 새언니들, 조카들, 친구들, 라민 선생님, 하츠펠트 선생님, 302호 연구원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아니라 용에게도 전해진다면 블랑님께도 부디 행운이 있길. 불행은 글쎄요.. 솔직히 불행해졌으면 하는 사람은 딱히 없습니다. 다만 용에게도 불행을 전할 수 있다면 전임 용 대표는 여생에 자기 뜻대로 되는 건 일절 없었으면 싶군요. 제게 칼을 던졌던, 그 생도 행세 중인 용 역시요.
라이네스가 머리 아프다는 듯이 마구잡이로 말을 내뱉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인간일텐데 블랑의 출입증은 물론이요, 가사 능력만큼이나 침입자 배제에 진심인 리빙아머들과 정령들까지 저리 행동하는 것을 보면 의외로 블랑에게 중요한 인간인 것을 알수 있을 것 같았다. 대충 전후사정이 끼워맞춰지니 모든것이 눈에 들어온다. 제비뽑기로 운이 더러우리만치 뽑히기 힘든 로드직을 뽑아 낸 것과는 별개로 그 능력만큼은 진짜라는 것일까? 그는 푸석한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입안으로 박하사탕을 하나 집어넣고는 다음 상황 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블랑이 아무리 별종이고, 다른 용들과 행태를 달리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한테나 시비를 걸 상대는 아니었다. 오히려 주변을 아꼈으면 아꼈지, 그가 특별히 상대에게 위해를 가한 것은 전혀 없었다. 아, 딱 한번 있었다. 약 천년전 쯤? 자기 레어에 쳐들어온 한 여성 용을 진짜 죽일 듯이, 지나가다 개에게 물린 사람이 그 개를 두들겨 패는 것 마냥 도망가려던 여성 용을 공간을 접어 다시 자기 앞으로 끌고와 무자비하게 주먹을 휘두르던 그 모습이 떠올랐다. 우연이 아니었다. 그 생각이 떠오른 것은, 마치 머릿속으로 차근차근히 맞춰지는 퍼즐 조각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대충 모든 것이 파악되었다는 듯이 그가 고개를 대충 끄덕이고는 별일 없다는 듯,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에게 요구를 해오는 당돌한 여인을 바라보며 그가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상쾌한 박하사탕의 입맛이 돈다. 생각이 순식간에 정리된 탓에 황당함마저 앞서지만 이내 그가 씨익 웃어보인다. 세상만사 다 귀찮은 아까전과 달리 재밌는게 눈앞에 놓인 듯 그녀를 내려다 보며 입을 연다.
"너 내가 누군지는 알고 하는 말이지? 만에 하나 내가 깜둥이랑 적이면 어쩌려고?"
그가 히죽히죽 웃으며 답한다. 물론 이 눈 앞에 있는 여인에게 있어서 지금 당장 급한 것은 블랑일 것이다. 하지만 로드에게 있어서 그건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일이었다. 당연하다. 아무리 손톱이 닳고 이빨이 무뎌졌어도 호랑이는 호랑이다. 동년배 용들 중에선 블랑을 이길만한 존재는 드물 것이다. 태어났을때부터, 모습은 특이해도 용으로서의 기량은 그 누구보다 강하였고, 본능적으로 싸울줄 아는, 그러면서도 싸움을 즐기지 않는, 마치 강하기에 싸우지 않는 그런 존재였다.
즉 로드가 바라본 블랑은, 지는게 상상이 가지 않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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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질리지도 않네."
날이 전부 부숴저버린 단검들과 흙에 파묻힌 각종 날붙이들, 거기에 대낫까지 이미 날 부위는 전부 부숴진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블랑이 아예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고속으로 날아오는 단검과 사이사이 파고드는 대낫의 범위를 이용한 공격은 충분히 블랑의 정신력을 소모하기 쉬웠고, 도중마다 날아오는 정교한 마법들은 그녀가 얼마나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고심했는지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만큼 블랑의 방어는 견고하였다. 배리어의 각도를 살짝살짝 틀어 날아오는 날붙이를 흘려냄과 동시에 각도를 뒤틀어 다른 방향으로 날아오는 날붙이와 부딪히게 만드는가 하면, 한번의 펀치로 궤도의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후속으로 들어올 마법의 사각을 방어함과 동시에 최대한 거리를 좁혀들어 반격의 기회를 잡을 각도 여러번 잡아낼뻔 한 그였다. 거기에 도중도중 거리를 강제로 좁히기 위한 공간을 접고 날리는 일권, 하지만 서로가 수를 알고 있기 때문일까? 거칠어진 숨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함이 감돌고 있었다.
"어차피, 네가 원하는 것을 잡아내는건 힘들것이다."
블랑의 일권이 날아든다. 그래도 피해가 그나마 덜 가는 마법, 지면으로 조그마한 바위를 띄운다음 탄환처럼 쏘아내는 락블래스트가 그의 손에서 펼쳐지고, 동시에 파이어볼을 락블래스트 뒤로 던져 추진력을 가속 시키는 방법으로 공세를 이어간다. 타이밍에 맞춰 블랑의 뒷꿈치에 힘이 들어가고, 그 탄성을 이용해 알라투에게 날아든다. 그 일련의 과정은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그걸 바라보던 알라투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다는 듯 주변의 날붙이를 끌어모으며 방패를 만듬과 동시에 이죽여보였다.
"상관 없어, 어차피 어디있는지는 아니까." "호오?"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바위가 방패에 부숴진다. 금속에 부딪힌 바위, 분명히 상성상으로는 지겠으나, 충분히 담긴 블랑의 마나와 더불어 파이어볼까지 더해진 추진력에 방패는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 일합으로 발생한 먼지를 틈타 블랑은 알라투와 거리를 좁히는데 성공하고, 그대로 바위 건틀렛으로 감싼 주먹으로 알라투에게 한대 먹이는데 성공한다. 가까스로 금속을 두른 양팔로 방어하는데까진 좋았지만 양팔이 너덜너덜해진 알라투는 인상을 찡그리며 양팔에 회복을 위한 마나를 부어넣음과 동시에 이를 아득 갈아붙인다. 도대체가 얼마나 괴물인거냐. 그렇다고 해서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큼....."
블랑이 침음성을 낸다. 아까 양팔을 교차시키며 막아내기 직전 알라투 또한 노렸다는 듯이 장검 하나를 다른 각도로 쏘아올린 것이었다. 그 장검의 각도는 기묘해서 역으로 벽과 천장을 맞고 튕겨져 나온 다음 그대로 블랑의 왼쪽 날개죽지를 관통한 것이었다. 서로 손해를 본 공방이 되어버린 셈이었다. 거기에 블랑 쪽이 상처가 가볍다면 가벼울수 있겠으나, 알라투의 마나 때문인지 상처부위의 회복이 조금 느렸다. 금속이 침식한 듯한 상처부위가 보였고, 블랑은 알라투의 마나를 몰아내며 천천히 경계태세를 취하였다.
>>659 대빵님 세상 태평하군요 그 와중에 레아 놀리기(?)도 시전한 삘인데.. 전 쫄려서 레아랑 같이 속 타게 생겼습니다😑ㅋ
한편 결투는 난리도 아니네요 레아가 얼른 도망치게 하길 잘했다 싶습니다😓a 근데 관통상이라니 누님에 비해 가볍게 다친 게 맞는 겁니까🥶..
>>660 헐😦? 이건 너무 의외인데요 전 대빵님이나 >>603에서 말씀하신 미식가 용이나 천 년 전의 팀장님 중에 고르리라고 예상했는데 말입니다 (팀장님은 고인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미식가 용님 어째서..🥺?!)
더구나 알고 지낸 지 천 년이 넘는 동족과 만난 지 이제 3일째인 인간을 견주면서 고민하다니요😨?! 블랑님을 더 잘 알고 더 잘 이해하는 이도 대빵님일 거고, 블랑님이 난처한 상황일 때(이번처럼 습격을 당한다든가요😖) 더 잘 도울 수 있는 이도 대빵님일 텐데요! 저로서는 거꾸로 봐도 대빵님이 넘사로 믿고 의지할 만한 존재 같은지라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레아가 서사 내적으로 그렇게나 믿음을 살 만한 언행을 하지는 못한 것 같아서요😥 (맡은 일 걱실걱실하게 할 타입이다 정도의 신뢰는 얻을 만도 하다고 봅니다만..🙄a)
그러다 보니 궁금해진 게 블랑님이 레아를 신뢰하는 게 혹시 서사 내적인 요인이 아니라, 서사 외적인 요인 때문인가요😮? 그러니까 제가 재미 붙이게 해 주시고자 배려 차원에서 그 정도의 신뢰를 사고 있다고 설정해 주신 겁니까🤔?
불행도 전 누님 정도한테는 주고 싶겠거니 했는데 왜 셀프로 받는답니까ㅠㅠㅠㅠ 줄 상대가 없으면 안 주고 말지😰 인류의 죄 대신 받으라고 태어났다는 지저스도 아니고 굳이 불행을 떠안을 필요는 없잖습니까😢
1. 로드가 진짜 열올랐던 블랑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이죠! 천하 태평해보이지만 의외로 이런 부분에선 철저하다 보니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잘 아는 상황입니다!! 결투의 경우는 진짜 저게 전초전 수준인게..... 서로 방패로 쓸 수 있는 용비늘이나 마나도 제대로 안쓰고 싸우는 수준이에요! 잘해봐야 1~9레벨 마법으로 치면 최대 4레벨? 정도까지만 동원하는 중입니다.
2. 미식가 용하고는 친분이 있다 정도지, 그렇게 막 친한 정도는 아닙니다! 200년 전에 요리책 구하러 딱 한번, 로드 주선하에 만나서 이야기가 조금 통한 정도라..... 서로가 서로에게 별종이라고 하는 정도지요. 게다가 1천년전의 인물들은 현 시점에선 죽은지라, 만약 타임리프를 한번 한 상태면 몰라도 지금 시점에선 고인이어서 고르지 않은겁니다!
그리고 이거 저도 서사로 꽤 많이 표현하긴 했는데..... 블랑은 나름대로 레아에게 꽤 친밀도가 높은 상태입니다. 말이 제 1비서지..... 블랑이 무슨 일이 생기면 요람 통솔권은 현시점에선 레아에게 바로 넘어가요. 이건 배려차원보다는 블랑 본인이 그냥 조금 관찰해보면서 자신의 등뒤를 믿고 맡길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분명히 레아가 지금은 약하고 가녀린 일개 연구원이라지만 성장속도는 놀라울 정도에요. 블랑도 이 부분은 자신의 예상을 뛰어 넘은, 무언가를 보는 기분이라 흐뭇해하고 그만큼 기대를 걸고 있고요. 그리고 도울수 있는 힘도 좋지만, 자신의 상황을 알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레아는 잘한겁니다. 오히려 블랑의 기대대로 해준거에요!
불행의 경우는 처음에는 알라투를 생각할 수 있겠으나, 결국 계속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끝이 없다고 생각했을꺼에요. 그럴바에야, 차라리 감당할 수 있는 자신이 짊어지는게 정답으로 생각했을껄요? :)
레아는 누구 하나 죽일라는 사생결단이라고 겁먹은 상태고, 서술 봐도 꽤 타격 주고받는 거처럼 보이는데 그 정도가 탐색전 수준이면 진짜 사생결단은 어느 정도일지..😬
하긴 몰살당해 버려서 블랑님은 신뢰할 만한 이가 너무 없네요😥 역시나 과거행으로 살려야..😐!!
아.. 끈기를 높이 산 거 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성장 가능성이나 상황 파악 및 대처 능력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거군요🙂 그래서 유사시 요람을 맡겨도 되겠다는 신뢰가 생긴 상태인 겁니까🙃? (레아가 알면 제법 안심하겠습니다ㅎㅎ) 제가 의심이 많다 보니 중간중간 서술해 주신 부분을 놓치거나, 보면서도 레아가 저만큼이나 신뢰를 살 만한 캐였나 의심해 버려서..😓 (블랑주님이 자유 상극 때 정령이 초면에도 레아를 잘 따른다고 설정해 주신 거처럼) 흥 생기라고 일부러 맞춰 주신 건가 오해했었습니다😅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끝이 없다..현자스러운 깨달음이군요 그래도 불행을 굳이 셀프로 짊어졌다간 곤란한 게, 불행 중에는 사별도 있..😖 피해갈 수 있는 불행은 피해 가는 게 좋지 말입니다!!
2. 음? 서술 실패였나요? 전혀 몰랐는데요.. 제 기분 좋으라고 해 주신 설정으로만 알았어서 오히려 감사하면 감사했지 제가 뭘 양보하고 말고 한 건 없는 듯합니다😅 근데 이후 말씀은.. 레아가 묶여 있다가 풀렸다는 느낌을 받은 게 아니라, 블랑님 자신이 레아로 인해 묶여 있던 거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씀이십니까😮? 레아가 언제 뭘 했기에 그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거죠😳;;?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습니다 ㅇ<-<)
3. 헐.. 사별도 감당 가능이라는 겁니까😦? 레아와 사별해도요? 아니 레아야 알고 지낸 기간이나마 짧으니 그렇다 쳐도, 전 대빵님이나 지금 대빵님이랑 사별하면 타격이 상당할 거 같은데요🥶 하긴 천 년 전 사별도 극복까지는 못 했어도 묻어 두고 지내게는 되었고, 사별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산 자는 자기 삶을 살기 마련이니🥺 어떻게든 견뎌지려나요?
1) 도움이나 격려보다 웃음에 더 힘을 얻는다는 게 신기하군요 친구라면 뭔가 해 주려고 애쓸 거 없이 옆에 있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거일지..🤔 앞서 말씀하신 거랑 엮어서 생각해도 역시 전 감을 못 잡겠네요😓 용은 완전체, 초월자에 가까운데 레아가 블랑님을 성장시켰다..? 레아가 언제 뭘 했기에 그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거죠😳;;?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습니다 ㅇ<-<)222222222
2) 일상적인 부분에서 허당스러운 면이 있다는 의미일까요🙃?
3) 양심에 심각하게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할 거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1 : "평소랑 별 차이가 없을 듯합니다. 빈말을 안 하는 편이라서요."
2 : "당사자가 사정을 털어놓길 바라면 최대한 열심히 들을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그 사람이 어떤 상황, 어떤 입장인지 제 나름대로 정리해서 확인도 해 보고요. 만약 당사자가 말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기분 전환할 거리를 제안할 것 같습니다. 당사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다거나?"
3 : "글쎄요, 잘 상상이 안 되는군요. 대학에 진학한 뒤론 누군가와 승부를 겨룰 일도, 거기서 우위를 점할 일도 드물었어서요. 그래서 이기고 지고를 꼭 가려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래도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상대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의식했고 운도 따라 준 덕분에 성과를 이루었다는 점을 밝히고, 상대가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언급할 것 같습니다."
각오가 된 자는 행복한 법이니까요! 의외지만 레아가 죽더라도 잠깐의 동요가 있을 뿐 다시 일어서서 나아갈거 같네요!!
성장이란 힘의 강함뿐만이 아닙니다. 정신적인 면에서 생활적인 면에서, 또 태도와 행동으로부터 많은 것을 느끼고 익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장의 여지는 충분한 겁니다!! 묶여있다는 것인 즉, 묶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여러가지 한계라 칭해두었던 것, 가치관 등을 하나 둘 풀어내는 것이라고 보셔도 되는 것이죠.
아 의외는 아닙니다 용 수명상 이종족 친지와 자연적인 사별을 꽤 해 왔을 거 같고, 유사 가족 다섯이 하루 만에 비명횡사한 대참사를 겪고도(끔찍하게 괴로워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묻어는 두고 살게는 될 만큼 블랑님은 멘탈이 강하니 말입니다😐! 그 정도면 아무리 아무리 가족처럼 챙기기로 한 직원이고 이상적인 친구 같은 감이 있다 해도 함께한 시간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인간과의 사별(그게 자연사든 비명횡사든)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죠🙄 (그렇게나 대체 불가능하게 치명적인 사별은 로맨스에서나 다뤄지지 싶군요😅 근데 이 스레는 성장물 같으니 말입니다🤔)
여전히 어렵군요😖 그러고 보니 >>133에서 블랑님이 생도들의 일상적인 모습만 봐도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서술했을 때도 비슷한 궁금증이 일었던 거 같습니다 (평범하다 못해 피상적인 모습에서 블랑님은 뭘 어떻게 포착하는 것인가.. 범인으로서는 파악하기 힘든 영역입니다😑) 어쨌든 레아의 태도나 행동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고정관념도 허물어진다니, 제 입장에선 다행이다 싶긴 합니다만..😅
ㅎㅎ 패션 센스가 괴악한 것도 허당인 면에 포함되지 싶군요
헐.. 그런 상황에 사정 들어 줄 의리가 있습니까😨?! 블랑님 엄청난 아량이군요😞 그래도 레아가 양심에 심각하게 반하는 언행을 해 버리는 건 저부터가 보기 힘들 거 같아서 블랑님이 분노 참아가며 사정 듣는 사태는 웬만하면 if로도 안 보고 싶군요😓
음? 성장물 의도하신 거 아니었습니까😮? >>190에서 블랑님이나 레아가 각자의 이상과 정의를 지닌 채 어디까지 나아가는지 궁금하다고 하셔서 전 블랑주님이 성장물 지향하시는구나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한동안이 어느 정도 기간이든 용 입장에서는 길다고 보기 어려운 시간이지 싶습니다😅 비명횡사라면 더 길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시간만 한 약은 드물고 용은 수명상 그 약이 차고 넘칠 테니까요😓a
ㅎㅎ 그러고 보니 누님이랑 교전 직전에 그런 말을 했었네요 그때 답레 쓰면서 레아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 긴가민가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외에는 인간 사회를 책이나 신문으로만 배운 티가 간혹 난다거나.. 통성명 깜박했던(?) 것도 허당인 면에 포함되려나요😏?
아이고야 ㄹㅇ 포용적인 고용주입니다 ㅎㄷㄷㄷㄷ😰 그 정도로 이해해 주려는 의사를 지닌 보람이 있게 레아가 직원으로서 처신 잘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a
그게 뭐 돌아 버렸다고까지 표현할 일이겠습니까 TRPG든 상황극이든 어떤 서사로 전개될지 캐가 어디로 튈지 참여자도 예측 못 하는 게 묘미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큰 줄기는 상사와 부하 직원이 요람 안팎에서 여러 일을 겪는 성장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겠습니다만😌ㅎㅎ)
아이고야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범이 가장 뛰어난 자질이라는 말은, 능력 자체는 평범한 수준이더라도 그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의미 아닐까요? 그러니까 성실성 혹은 지구력의 중요성요🙂
1. 의지하거나 믿으려면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하고, 서로에 대해 알려면 좋게든 나쁘게든 일상에서 서로 부대끼는 시기가 필요할 테니, 어떤 의미로는 가족이 되려면 함께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블랑님은 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언행 없나요? (>>85에서 격식 차리는 건 별로라고 했던 거 같은디🤔) 타자와 친해지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걸 하기보다 싫어하는 걸 안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말을 들었어서 궁금하지 말입니다😐
3. 어려운 말이군요 꿈이 또 하나의 현실이라니 (의미 파악을 못 하고 있습니다 ㅇ<-< ) situplay>1596715072>114의 내용 때문에 전 블랑님이라면 타자를 배척하기보다 타자에 대해 알아 가고자 노력하는 게 낫다는 류의 말을 남기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빗나갔습니다😅ㅋㅋ
좋게 평가할 수 밖에 없는게 레아가 그만큼 잘해주고 있고 또 블랑이 그런 인간의 형태를 좋아하다 못해 뭐든지 해주고 싶어하는 그런게 있어서요! 인간 찬가의 그것을 편린으로나마 보았는데.... 그걸 마다할리가!!
1. 그것도 그거지만, 블랑의 시선으로는 국경, 종족, 사상, 언어, 여러 장애물을 모두 넘어서서,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가족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눈높이를 높이는게 아닌 낮추고,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네 그렇습니다. :) 이건 블랑주의 생각이기도 하고요.
2. 어우 놀랍게도 없습니다. 격식 차리는걸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필요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편도 아니고, 필요하다면 자신도 그에 맞추어 핸동해야한다 생각하니까요. 굳이 깇ㅎ어한다면? 초면인데 무례한 언동을 일삼는다던가, 이유없이 과격한 행동을 하는, 비매너적인 행동이겠네요!!
헤에😳? 블랑님의 인간 찬가나 블랑님의 좋아한다는 인간의 형태라는 게 혹시 한계가 명확할지라도 그 한계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해 보려고 아등바등하는 태도입니까🤔?
블랑님도 블랑주님도 이상주의자로군요🙄 현실에서는 언어 문화권 지정성별 경제력 등등이 다 비슷하더라도 뭐 하나 소수자에 가까우면(성 정체성, 성적 지향이라든가 출신지, 거주지라든가..) 하자 있는 대상 취급받기 십상이고 서로 생리적인 거부감에 가까운 반감마저 느끼기 쉬운지라 가족 같은 사이가 되기는커녕 대화조차 불가능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렇게 민감한 영역까지 갈 것도 없이 취미 하나로도, 훈장질 오가거나 감정 상하는 경우가 없지 않고요😑)
블랑님은 굉장히 무던한 성향이군요😌 상대가 선빵 치지만 않으면 어지간한 건 다 받아 준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 블랑님 몽유병이라도 있는 겁니까😦? 아니면 일전의 귀신 같은 신이 빙의했다 나가기라도 했는지요😨?
그것보다는 용기에 가깝다고 봐야죠. 각오도 용기를 낼수 있어야 가능한겁니다. 레아는 실로 죽을 각오로 자신을 찾아왔고 블랑은 그것에 대해 크나큰 흥미를 느꼈으며 짧게 지낸 시간동안 많은것을 배운 것이죠. 지금의 경우도 마찬가지, 결국 죽음의 공포에서 겁에 질려 주저앉아 아무것도 못하는게 보통의 인간인데, 결국 레아는 그것을 최대한 이겨내고 도망이라는 답을 찾은것이니까요.
그렇기에 항상 현실과 이상을 조율해가며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저도 그게 쉽지만은 않은 것을 알지만요! 그리고 여긴 어장이니 그정도 자유는 추구가 가능하죠!(?)
음.... 굳이 따지자면 최대한 평화롭게 살아가자는 정도?
(진짜 눈치 못챘다. 다행이다.)
1. 꿈이라.... 최소한 내가 죽을때까지는 아무런 일 없이 평화롭게 지나갔으면 좋겠군.
2. ....일순천격(一瞬千擊)!! 네놈은 이미 죽어있다!!
3. 음.... ㄹ..... 아니지 아니야. 그냥 요람에 채워넣을 책이나 더 있었으면 좋겠군, 그래.
뭐가 잘못된 걸까. 흑룡이 습격당했다는데도 눈앞의 용(?)은 마냥 태평했다. 현기증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등과 다리를 받쳐 주는 듯한 아기자기한 손길 덕에 겨우 버텼다. 정령들이 뒤에서 지탱해 주는 모양이었다. 머리와 어깨에 올라앉은 정령들은 밤새 공부하려다 조는 이를 깨우기라도 하듯 찬 공기와 물기를 드리웠다.
정령들의 그런 노력에 힘입어 레아는 다시금 용(?)을 올려다보았다. 간간이 새파란 물이 든 백금발은 신비스러운 느낌인 듯하면서도 너무 헝클어져 뽑다 망친 실뭉치 같고, 레아를 내려다보는 표정은 생각에 잠긴 듯하면서도 어쩐지 진지한 구석은 없어 보였다.(사탕이라도 우물거리는 듯한 입 때문에 더욱 그랬다.) 설마 내 말을 안 믿는 걸까? 참말인지 아닌지 가 보라고 재촉하려는 찰나, 용(?)이 고개를 까딱하더니 웃어 버린다.
그 반응에 기막혀할 새도 없이 떨어진 반문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 생전 처음 본 이인데 누군지 무슨 수로 알겠는가? 용이리라는 추측도 사실상 희망 사항이나 마찬가지. 그러니 저쪽의 말대로라면 난 끔찍한 실책을 저지른 셈이다. 일순 눈앞이 아뜩했으나 이를 아득 악물었다. 출입증을 내밀었던 손도 거두어 다른 손으로 꽉 움켰다. 침착하자. 저쪽의 저의는 알 수 없으나 정말로 그의 적대자라면 이런 식으로 말을 꺼내기 전에 이미 손을 썼을 거다. 정말 최악의 경우 생도인 척하던 그 용처럼 날 가지고 놀 심산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이판사판이다! 어차피 달리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레아는 심호흡을 하고는 상대의 웃음기 어린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초면이니 당연히 귀하께서 뉘신지는 모릅니다만, 블랑님을 적대하는 분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귀하의 차림새부터가 적대하는 이의 거처를 공격할 법한 분위기가 아니고, 태도 역시 막역한 사이를 대하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귀하가 별다른 채비 없는 공격자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으나, 그랬다면 여기가 이미 난장판이 되었을 듯합니다. 정령이나 마법 기사들 역시 귀하에게 한창 반발하고 있거나 봉변을 당한 뒤일 테고요. 아닙니까?"
말하다 보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일종의 확신 같은 게 생기는 기분인 게 무슨 최면에라도 걸린 것 같다. 흑룡이 몇 번인가 말에는 힘이 담겼다고 했는데, 그 힘이라는 게 발휘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확신이 강해질수록 의문도 짙어졌다. 분명 우호적인 이 같은데 어째서 이렇게나 태연한 걸까? 내 말을 안 믿는 눈치도 아닌데. 혹시 심각하지 않은 일로 여기는 걸까? 용들에게 그 정도 결투쯤은 대수롭지 않아서? 하지만 그 살기는.. 새삼 몸서리가 처졌다. 이제까지는 상상조차 한 적 없는 살벌함이었기에. 더구나....
"블랑님은 부상도 입었습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그의 손에 칼이 박혔던 순간이, 방울졌던 선혈이 참담했다. 그가 그렇게 막아 주지 않았다면 난 영문도 모른 채 목이 꿰뚫려 죽었겠지. 싸움이 벌어지기 전에 출입증을 썼다면 그리 되진 않았을 텐데. 아니, 1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좀 더 주의해서 기척을 죽였다면 안 들켰을지도. 아니, 아니다. 혹시 모르니 그냥 공간 이동으로 돌아가자고 좀 더 고집했더라면 아무 문제 없었겠지. 그런 기회를 거듭 놓치는 바람에 이 사달이 났다 생각하니 무력감이 엄습했다. 얼굴은 자꾸 울상으로 일그러졌다. 타자에게 뭔가 요구할 때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면 불리하다고 하츠펠트 선생님이 그러셨는데,(흑룡도 내 표정이 읽기 쉽다고 지적했었고) 아는데도 표정 관리가 안 된다.
주, 죽을 각오로 찾아간 건 아닌데 말입니다😬.. 연구하러 갔다는 건 살아 돌아가겠다는 거잖습니까ㅎㅎㅎㅎㅎ😅a 누님 앞에서야 저 같은 인간이면 말씀대로 아무것도 못 했을 거 같긴 합니다만..ㅇ>-<
하긴 현생에선 불가능한 일도 상극에선 설정하기 나름이긴 합니다😌a 그러면 언젠가는 블랑님이 알라투 누님이나 블랑님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다른 용들과도 친해지는 겁니까😮?
평화주의 좋죠 싸움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니까요🙂
1. 블랑님 생전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안 오길 바란다는 의미입니까?
2. 대화고 뭐고 없이 닥공한다는 의미 같군요😓a
3. 수집욕 낭낭한 거 보니 보석 모을라는 용이 떠올라 버리는군요😅 무슨 책을 얼마나 더 모으려고..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요람에 책이 얼마나 차 있을까요? 적재 공간이 있어야 모아도 모을 텐데 말입니다
1) "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려 주시면 답변하겠습니다."
2) "어떤 방식으로 부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학위를 위해 작성한 논문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수정해서 재제출하거나 새로 쓰겠지요. 네 역량으로 연구는 무리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렇든 아니든 결정은 내가 한다고 오기 부릴 듯하고요. 그리고 연구 따위 계속해 봤자 찻잔 속의 태풍이고 길게 봐서는 부질없는 짓이라고 지적받는다면 그거나 말거나 지금 내가 이 일을 하고 싶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고 대꾸할 것 같습니다."
3) "정당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일개 인간이 어떻게 다 잘하고 살겠습니까. 알게 모르게 실수나 잘못을 해도 다른 이가 티 안 나게 덮어 주거나 만회해 주는 덕을 보겠지요. 그러다 운이 따라 주면 제 언행이 다른 이의 실수나 잘못을 감싸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여러가지로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되는 그였다. 이 근방의 정령들이 친화력이 높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나, 이렇게 인간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건 난생 처음 보는 그였다. 아내 애시당초 평범한 여인이었다면 이 레어이 있을 수도 없었을 일이었다. 여러가지로 흥미가 동하는 그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쯤 썩은 생태 눈에 거뭇하게 내려온 다크서클로 흥미있는 눈을 해봤다 딱히 소용이 없다는 사실은 그 또한 알지 못하고 있었다. 도중 도중 리빙아머들이 그의 곁을 와리가리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치 저걸 씻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는 것 같은건 절대 착각이 아닐 수도 있었다. 무생물마저 생물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로드, 당신은 도대체..... 그 와중에 여인의 말에 그가 흥미 섞인 눈빛에서 놀란 눈초리로 바뀌어간다. 사실 약간의 위압도 담아 이야기 해냈건만, 평범한 여인은 그 위압을 이겨내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내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용기를 짜낸 그 모습은 마치 자신이 읽던 소설속 두려움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낸 주인공의 모습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로드가 마침내 더는 못하겠다는 듯 입꼬리를 씨익 올려 보였고, 이내 그로부터 재밌다는 듯이 웃음이 터져나오고야 말았다.
"크.... 킥킥..... 킥킥킥..... 하하하하하하!!! 이거 진짜 걸작일세!! 앞뒤 맥락은 모르겠는데, 네가 어떻게 이곳에 출입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보답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지, 어린 꼬마 아가씨!!"
그가 웃음을 겨우겨우 추스리며 천천히 레아와 눈을 마주친다. 아까전의 반쯤 썩은 생태 눈빛이 아닌, 꽤나 강렬하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느낌과도 비슷했지만, 냉정함과 익살스러움이 섞여 형형한 빛을 내고 있었다. 로드로서의 그가 아주 잠깐이나마 진 면모를 드러내보인 것이리라. 그는 천천히 별거 아니라는 듯이, 자신의 기억을 복기하기라도 하듯이 입을 열어갔다.
"지금으로부터 약 1천년전의 일이야. 한 어린 용이 막 이곳에 자리를 잡은 시점이었지. 이런 험지에 누가 둥지를 틀었을까? 하고 나는 꽤 호기심이 들어서 이곳까지 왔는데, 정말 괄목할 일을 보게 된거야. 마치 하반신은 뱀과 같지만, 양팔의 그것은 인간이었던, 전대 로드가 같은 용이라고 인정한 꼬맹이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지. 녀석은 정말 화가 나있었는지 몰라도 자신의 동갑내기 용을 정말, 지나가던 개를 패죽이려 작정하기라도 하듯 그 어린 용을 때렸지."
그 때를 떠올리면 전신의 전율이 올라왔다. 어린 용의 싸움이라고 볼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일방적인 구타였다. 마법을 날려봤자 자기가 죽건 상대가 죽건 주먹을 휘둘렀고, 날아서 도망가려고 하면 꼬리를 잡아채 땅바닥에 떨군뒤 날개죽지부터 날개뼈를 모두 박살내고 피막을 죄 완력으로 뜯어내었다. 공간 계산을 어찌 한다 쳐도, 결국 접혀버린 공간으로 인해 소년의 앞으로 끌려와 다시 주먹을 날릴 뿐이었다. 그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던 로드는 이내 씨익 웃으며 이야기를 마저 이어나갔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용을 죽이게 둘수는 없으니 내가 개입을 해서 말리긴 했다만, 그날 나는 녀석을 다시 보게 되었어. 그저 생김새랑 생각만 특이한 용인줄 알았는데, 녀석은 그냥 태어나자마자 강했던 녀석이었으니까. 그러면서 싸움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금속에 욕심도 없어, 용으로선 꽤 이례적인 녀석이었지. 뭐랄까..... 그래, 녀석은 힘을 드러내지 않는 강한 녀석, 즉 소설용어로 말하자면 힘숨찐 같은 녀석이다."
부상을 입었다는 말에 그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물론 급한 기색 없는, 거기에 긴장감마저 없는 듯 그는 슬리퍼를 질질 끌며 입안에 박하사탕을 하나 더 까넣은 뒤 우물 거리며 입을 열었다.
"녀석, 간만에 싸워서 그런가. 딱히 피해는 없을거 같다만, 그래도 저번과 같은 사달은 안나게 보러가야겠지."
그러다가 마침내 기억이 났다는 듯 그가 푸석푸석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 그의 입에선, 아주 의외의 말이 튀어 나왔다.
"자기 소개를 까먹었네, 생각해보니. 그럼 겸사겸사 말해둘까. 아마, 블랑 녀석은 멀쩡할꺼다. 오히려 가서 뒷수습을 해야할 판이니까. 녀석은 별일 없을꺼다. 응, 현 드래곤 로드, 라이네스가 보장해주지."
음.... 사실 용들은 서로에게 큰 관심이 없어요. 탐탁치않게 여겨도 그냥 딱 그정도 수준, 그래서 서로에게 무지한 경우가 많아요. 블랑에게 직접 얻어맞은 알라투만 분노와 적개심으로 불이 붙은 케이스죠, 따지고 보면 이쪽도 블랑에게 영향받아 노력하게 된 걸지ㄷ.... 맞나 이게?
1. 맞습니다. 최소한 그러한 문제는 안생겼으면 하는데.... 몰?루
2. 이것도 맞습니다! 진짜 문답무용으로 바로 주먹부터 휘둘러 퇴마(물리)서비스를 진행할껍니다(....)
1. "동료가 방황할 때라.... 일단 해결 방안은 같이 모색해주겠지. 하지만 믿고 있을뿐이야. 스스로 일어서서 발을 떼고 그 한계를 아주 살짝 넘어서는 순간,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야줄테니까."
2. "실패에 두가지 전제가 있다고 보지. 하나는 요람이 필요 없게 되었을때, 두번째는..... 모두가 죽었을 때. 요람이 필요없게 된다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후자라면..... 무조건 세계를 리셋 시킬 방멉을 찾으려 하지 않을까."
3. "2의 질문과 다를 바가 없군. 내 주변의 모든것이 사라졌다는 건, 내 마력으로 움직이는 리빙아머도 사라졌고, 자연을 움직이는 정령마저 없어졌단 소리니..... 상황파악을 하고서 내 예상이 맞다면 마찬가지로 행동할 것이야."
어색한 부분보다는 대빵님 나이를 재조정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전임 대빵님이 처벌받은 게 1,000년 전이고 그러면서 지금 대빵님이 그 자리에 당첨(...)되고 말았을 테니 1,000년 전에 2,500살이어야 계산이 맞을 듯해요😌 그럼 1,000년 존버한 셈이니 남은 임기는 200년!! (좀만 더 버티면 해방 가능 /ㅁ/ )
엉망진창이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막막하고 속 타고 후회스럽고, 그 와중에 몸은 점점 무거워졌다. 기력이 발 밑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아니었다면, 정령들이 지탱해 주는 보람도 없이 뻗고 말았을 거다. 눈앞도 어쩐지 가물가물해 거듭 깜박이는데, 별안간 폭소가 터졌다. 정체 모를 상대가 못 견디겠다는 듯 웃어 젖히고 있었다. 직전까지의 심드렁하고 듣는 둥 마는 둥한 태도와는 딴판으로, 퀭하던 눈엔 생기가 돌았다. 다행히도 그에게 우호적인 이가 확실한 모양이다. 그런데도 그를 도우러 가지 않고 무려 천 년 전의 일에 대해 풀기 시작한 건 답답하지만.
그렇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런저런 상념을 불러일으켰다. 여느 용과는 생김새가 다른 흑룡이 용으로 인정받은 건 전 대표 덕이었구나. 그가 전 대표에 대해 너무 생각하지 말라던 까닭을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인류를 헤집어 놓았건 어쨌건 흑룡에게는 은인에 가까운 존재일 테니, 반감을 드러내는 건 달갑지 않을지도. 세상의 은원이란 참 복잡도 하다는 생각이 스칠 찰나, 섬뜩한 일화가 들려왔다. 흑룡이 어린 시절, 자기 동족을 죽일 기세로 두들겨 팼다는. 대략적으로만 듣는데도 그 광경이 상상되는 듯해 섬뜩했다. 만난 지 고작 며칠밖에 안 되긴 했지만 폭력적인 이는 아니라 여겼는데,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토록 난폭하게 굴었을까? 혹시 과거에는 사나운 성향이 있었지만 세월을 거치면서 변화를 도모한 걸까?
그러나 그런 의문은 다음 발언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었다. 죽이지 않게끔 개입했다, 그런즉 이 정체 모를 이는 용들의 싸움을 제지할 능력이 있다! 안도감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그가 태어나자마자 강했다는 언급이나, 요즘 소설보다 과거의 유명 소설을 선호하는 레아로서는 생소한 '힘숨찐' 같은 표현은 아무래도 좋았다.(원래도 싸움을 좋아하진 않는다는, 직전에 떠오른 의문에 대한 간접적인 답변도 나왔지만, 그보다는 현 상황을 타개할 가능성이 보이느냐 아니냐가 더 절실했다.) 그가 강하다면 그만큼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거니 당연히 안심되지만, 그건 무려 천 년 전 일이니까.
"말씀대로라 해도 그건 천 년 전 아닙니까? 지금도 다른 용을 피해 없이 제압하리라는 보장은 없을 겁니다. 말릴 수 있으시면 서둘러 주십시오!"
정체 모를 이가 태평할수록 초조해졌다. 친지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도 사탕이 넘어갈까? 그것도 친지를 습격한 쪽을 더 우려하면서? 표정 관리고 뭐고 이젠 모르겠다. 용이란 너무나도 불가해한 존재라는(이쪽만 불가해한 건지도 모른다만) 생각만 든다. 그나마 보러는 간다는 걸 고마워해야 하나? 신경이 타드는 듯한 심란함을 증폭시키기라도 하듯, 상대는 자기 소개를 깜박했다며 말을 이어 나갔다. 흑룡은 괜찮을 거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직접 보기 전엔 모르는 일 아니냐고 항변하고 싶었으나 가슴이 꽉 메었다. 그가 다쳤던 건 내게 날아든 칼을 막은 탓이니까. 내가 없으니 어쩌면 괜찮을지도.
애써 마음을 추스르는데 상대의 마지막 말이 귀에 꽂혔다. 드래곤 로드라면.. 용족 대표? 앞서 흑룡이 용족 대표에 대해 언급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말 그대로, 세상 만사가 다 귀찮은 용이지.
그래서 이렇게나 느긋한 걸까. 한숨이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용족 대표면 용들이 내분으로 다치지는 않도록 관리해야 하지 않나? 인간 사회의 군주는 그런 역할도 하는데. 용족 대표의 소임은 인간 사회의 군주에게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일과는 다른 걸까? 혼란스러웠다. 자기 소개로 예의를 차리자니 마음이 급했고, 대표를 재촉하자니 들어줄지 모르겠다. 결국 나오는 대로 지껄였다.
"....블랑님의 수습 직원인 레아라고 합니다. 블랑님이 위험하든 뒷수습을 해야 하든 로드님은 바로 개입하셔야 할 입장 아닙니까? 제가 잘못 파악한 겁니까?"
// 블랑님과 누님의 결투는 어떻게 진척되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앞서 서술된 내용만 봐서는 대빵님 예측처럼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듯한데 말입니다🤔
현생보다 자유로운 스레에서조차 동족부터가 가족같이 되는 건 무리인 셈이군요.. 아니면 그런 성향까지도 인정하고 거리를 유지하는 게 찐가족 루트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려나요🙄?
1.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오고 말고는 블랑주님이나 제가 설정하기 나름 아닐까요? 일단 저는 안 왔으면 싶습니다 레아가 가족 친지는 많지만 그네들을 보호할 재주는 딱히 없는지라.. 오히려 레아가 비명횡사할지도 모르고요😓a
2. 그러고 보니 >>175에서 언데드 드래곤 탄생 과정을 설명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악마 같은 마계? 지옥?의 지성체가 개입하지는 않는 건가요? 사망 직전인 존재의 의지를 담보로 언데드화하는 게 지성체인지 세계 자체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ㅎㅎ
1) 스스로 극복하길 기다리되 동료가 원한다면 돌파구를 찾을 아이디어는 제공한다는 의미입니까?
2-3) 세계를 리셋시킬 방법이라 마도마기의 호무라가 떠오르는군요 공간과 시간이 연결되어 있는 세계니 블랑님의 능력으로 가능하려나요?
1> "그 말을 들은 시점에 제 상황이 어떤지나 그 말을 한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듯합니다. 상황이 여유로우면 그런 요청을 한 쪽이 비교적 덜 친한 이라도 다른 필요한 게 없는지나 확인한 뒤 같이 있을 수 있을 거고,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도 상대가 가까운 이라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같이 있으려고 할 겁니다."
2>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요람에서는 결례를 범한 적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첫 만남부터가 무단 주거 침입이고, 다짜고짜 울어 버리기도 했고, 반려자 운운하며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건드리기도 했고, 술에 꽐라라도 된 거처럼 뻗어 버리기도 했고, 블랑님을 침실로 떠밀어 버리기도 했고....빈말로도 예의 있다고는 못 하겠군요."
3> "할머니께는 그냥 안깁니다. 이제는 한 아름에 안기 헐거워서 가슴이 시리기도 합니다만.. 아부지나 엄마껜 쑥스러워서 가끔 편지나 쓰고요. 오빠 언니에게는 조카들과 몸으로 놀아 주는 걸로 갈음합니다. 조카들의 경우.. 말문이 트인 조카가 하는 말은 태반을 못 알아듣더라도 열심히 호응하고, 말문이 덜 트인 조카에게는 고모(이모)라고 불러 보라고 하는 정도네요. 뽀뽀도 시도는 해 봤습니다만 큰조카가 침 묻어서 싫다기에 안 하기로 했습니다. 그 밖에 친구들이나 302호 연구원들과는 먹을거리를 나눠 먹곤 합니다. 매점 밀크티로 의기투합하는 경우도 꽤 있고요. 말하다 보니 매번 밀크티 식혀 줬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저도 간만에 날로 먹어 볼까요? >>684에서 레아에게 향했던 질문을 블랑님께 돌린다면 대답은🙃?
그래서 용들보고 블랑이 이기적이다라고 하잖아요? 최소한 서로 협력하려 드는 인간들과는 다르게 용들은 그런거 없어요..... 다 개인주의들이라.....
1) 그렇죠. 물가로 데려다 주는 것 정도만 해주는거지, 물을 마시는 건 본인의 힘이니까요.
2-3) 블랑 보다는..... 무언가가 작용할 겁니다. 저 위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이야기하셨는데, 아마 그런거 없을껍니다. 정확히는 있었는데 없을 예정입니다
1> "호오, 그렇게 같이 있길 원하는겐가? 좋네, 자네가 원하는 셈이니 내 들어주지. 남는 것은 시간이니까. 허나 조심하게, 용에게 있어서도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과히 좋은 일은 아니니까 말일세, 잘 생각해야 할 것이야."
2> "나 스스로는 아직 예의가 없다 생각하네만. 내 스스로 상대방을 대할때부터 격식을 차리는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말이야.... 허례허식은 묶이는 감각이 있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예의가 있다는 개념에서 스스로 멀다고 생각하네만, 그건 내 개인 의견이고, 그대들이 어찌 생각할 지는 모르겠군."
3> "..... 사랑, 이라..... 모르겠군.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그대들이 내게 좀 가르쳐주겠나?"
상의가 완전히 넝마가 된 블랑이 흙먼지 사이로 보인다. 얼마나 다치고 재생하고를 반복한 것인지, 이미 상의는 원래 색을 잃어버린듯 붉은 색이 사방을 수놓고 있었고, 그를 상대하는 알라투 또한 이미 옷 군데군데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찢어져 있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이라면 서로가 서로에게 힘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건물이 파손된 부분이 없다는 점 정도? 어찌보면 다행인 일이었다. 로드가 직접 오면 몰라도, 고룡급이 온다면 두 용 다 변명거리를 찾지 못하였을테니까. 그 순간 모든 금속 날붙이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든다. 이윽고 그 덩어리는 두개로 쪼개져 천천히 형상을 취하기 시작하였고, 그 거대한 형상은 마침내 인간의 그것을 취하고 있었다. 블랑은 그것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인간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 인간의 형상으로 이곳에 와 놀러다니며, 심지어 공격도 인간의 형상을 취한다. 이 무슨 모순이란 말인가. 그가 천천히 손에 낀 건틀릿의 모습을 변해간다. 아까까지는 두꺼운 건틀렛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괴수의 그것이 된 모습, 넓은 손바닥에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가락까지, 완전히 괴물의 그것이었다.
"적당히 할 생각은 아직도 없나?" "최소한 니 면상에 주먹을 꽂기전엔." "아쉽군."
그와 동시에 강철로 이루어진 주먹이 그대로 블랑의 정면으로 날아든다. 백스텝을 밟으며 남은 한손으로 방어태세를 유지한 알라투, 그렇다고 블랑이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볍게 호흡을 몰아쉰 다음 그대로 발걸음을 가볍게 동시에 아주 날카롭게 다듬어낸 손톱 끝으로 감각을 집중한다. 눈을 뜨는 순간 잠시간 세상이 새하얗게 암전되었고, 마침내 두 사람이 격돌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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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왕에게 그렇게 따지는 것도 정말 대단한거다. 너, 나나 점백이 아니었으면 죽었어."
블랑을 점백이라 표현하며, 그는 낄낄 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아직 어느정도 유예시간은 있고, 그놈들도 슬슬 자기나 다른 용들이 눈치 채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테니 그만둘 타이밍이다. 즉 지금 로드는 자신이 개입하기 완벽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적당히 레아에게 장난 치듯 둘러대며 그는 천천히 출입증을 바라보며 속으로 혀를 내두르고야 말았다. 아마 이 여자는 착각을 하더라도 단단히 잘못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 용이 자신이 믿는 상대에게 레어, 그것도 심층부라 할수 있는 곳까지 직통으로 통하는 출입증을 준단 말인가? 그리고 말이 견습 직원이지, 이정도면 정규직 그 이상의 무언가였다. 차라리 상회의 임원을 한명 새로 뽑았다해도 믿지 않을까? 게다가 보통 공을 들인 것이 아니다. 블랑이 얼마나 신경을 썼으면 들어간 마법을 그가 알아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까? 물론 인간에 비하면 한순간이겠지만, 용의 기준으로는 꽤 오래걸린 것이다. 그렇게 마법진을 한참 들여다 보던 그는 이내 대충 깨달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주억이고서야, 천천히 좌표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강한 놈은 평생 강해, 그건 용의 세계에서 불변이야. 짧은 인간의 생은 모든것을 태울수 있지만, 우리 용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거든. 아 점백이 놈은 제외다. 그놈은 내가 봐도 미친놈이 맞아."
그러지 않고서야 용으로 태어나 이렇게 공부를 한단 말인가. 평생동안 따분해 하는게 용의 일생인데, 그녀석은 자신만의 확실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용들처럼 인간이다 다른 종족들 사이로 유희를 즐기지 않고 저렇게 살아가는 것일테지. 그 순산 로드는 떠올렸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용의 수명에 인간의 열정을 태울수 있다면 과연 얼마나 강해질까? 아주 잠깐의 의문이었지만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지금 블랑이 이 곳의 책들을 모두 섭렵하고 이를 자신의 능력에 합산한다면....."
'재밌겠는걸.'
그렇게 상상을 하던 와중 좌표 계산이 끝난 것인지 그가 손을 흩뿌린다. 이렇게 어려운 공간 마법을, 그 점백이놈은 별로 힘들이지도 않고, 우아하고 편안하게 쓰는 걸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는 천천히 마법을 전개하기 시작하며, 주변의 정령들로 하여금 레아를 지킬것을 부탁함과 동시에 블랑이 했던 투명화 마법을 걸어주며 씨익 웃었다. 아주 얇은 얼음을 이용해서 난반사를 해 마나와 모습을 모두 감추는, 그만의 특기였다.
"어이, 나는 미리 말한다. 나 블랑처럼 진짜 세련되게는 못한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두 사람이 순식간에 마나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블랑이 했던 것 과는 결이 다른 공간이동, 블랑이 조요하고 고요하면서 편안햇다면, 이것은 육감을 모두 자극하는 무언가를 타고 지나는 듯 했다. 그렇게 잠깐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그들의 두눈에는 마침 서로에게 주먹을 내지르기 시작한 모습이 보였다. 거기서였다. 라이네스의 머리로 핏줄이 끊긴 듯이 혈관마크가 떠오른 것은. 아까전의 여유로운 태도가 거짓말이라는 듯, 그의 표정이 흉신악살의 그것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벗어든 슬리퍼를 양손에 나눠든 그는 으르렁 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야,"
옮기던 걸음이 어느순간 빨라지고,
"이,"
그 걸음이 내달리며 폭풍같은 기세를 일으켜간다.
"미친 놈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강력한 전격을 담은 슬리퍼가 블랑의 관자놀이와 알라투의 옆구리에 직격한다.
//쓰레빠 투척!!
은 사실 답레달다가 세번정도 졸았습니다... 진단메이커와 잡담 반응은 내일 아침으로 미룰께요오오오....
아이고야 졸면서 쓰시다니요😬 무리하셨습니다😢!! 무리하길 반복하면 사람이 빨리 지쳐요..😖 컨디션은 괜찮으신지요?
>>655에서 전송 전에 한 번 언급해 달라고 하셨던 거 반영한다는 게 타이밍 재다 못 했는데😖 대빵님이 알아서 클로킹 해 줬네요😅 덕분에 누님께 들킬 위험은 낮겠군요 제가 놓쳤는데 감사합니다🙂 (서사 내적으로는 레아가 대빵님께 괜찮은 인상을 준 거라고 봐도 되려나요ㅎㅎ?)
그리고 이건 이전 답레 얘깁니다만 대빵님은 마법 기사가 씻길까 말까 알짱거리는 거 안 께름칙할까요? 클린 마법 정도는 껌일 텐데 좀 쓰지😗ㅋㅋ
한편 궁금한 게 3가지 있습니다 ① 점백이가 무슨 뜻인가요? ② 정령에게 레아를 지키라고 부탁했다는데 그럼 정령들도 공간 이동이 된 건가요? ③ 혹시 대빵님한테도 출입증으로 전음 보낼 수 있습니까? (>>173 보면 출입증으로 쓰는 전음이 레아의 정신 파장에 맞춰진 상태 같아서 될지 안 될지 모르겠어서요.)
1) 별일 없이 책 읽거나 연구하면서 시간 보내다 커피 마시면서 석양 보는 정도로도 제일 좋은 하루라는 거 같군요 용 치고는 소박한 바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생각해 보니 완전 좋은데요😮?!
2) 패완얼이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흰 실로 수놓은 턱시도면 소화하기 살짝 난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지고, 애매하군요😑ㅋ 근데 무도회 하니까 궁금해진 게 블랑님 인간식 춤 출 줄 압니까?
3) '약점=공격당하지 않길 바라는 영역'인 것 같군요 그게 블랑님이 레아를 가족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고요😶a (레아는 원가정이 있다 보니 일터와 가정은 전혀 다르다 주의일 거 같은데..😅a) 레아가 수습 직원이라고 했더니 대빵님이 단단히 착각했다고 생각한 것도 그래서려나요🙄?
1>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아 있다는 걸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어서요."
2> "레아, 할머니께서 지어 주신 이름입니다. 존경하시는 분의 성함에서 맨 앞 글자 하나를 뺐다고 알려 주셨어요. 발바리아 시조의 어머니..그 시조는 용이라 혈연 관계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런 역사적 인물과 같은 이름인 데다 로렌타 어로도 주인이란 의미가 있다는 얘길 들은 뒤론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할머니의 작명 의도는 그랬답니다."
3> "음.. 어렵네요. 명랑한데 겁 많고 의심도 많고 맹한 구석도 많다, 정도일까요?"
아무래도 무리 중이신 거 같은지라 이번엔 진단메이커 안 쓰겠습니다😓 + 답레도 오늘 달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생 이슈가 갑자기 생겨 버린지라..😥
본인도 당돌하니 미음에 들고, 그와중에 블랑이 고용했다는디 안봐줄수가 없죠. 누구마다 특화가 되어 있긴 한데, 로드는 광학미채가 특화입니다. 주변에 아주 미세한 얼음 막을 쳐주는데 그 얼음막이 계속 난반사를 일으키면서 모습은 안보이게 해주고, 얼음막 내 포함된 뇌전을 머금은 마나는 주변의 마나와 동기화되어 완벽한 은폐를 보여줘요!!
로드 : "마!! 그거 얼마나 귀찮은지 아나!!" 블랑 : "거, 10초면 되는거 가지고...." 로드 : "어허!! 난 귀찮아서 그런거 못해!! 차라리 치즈빵이 되게 해줘!!"
1. 블랑 - 블랑누아르 - 흰둥이+껌둥이 = 점박이 = 점백이(.....)
2. 넵, 호위병력으로 같이 이동되었습니다! 그래봤자 운디네랑 실프 두명 뿐이지만!!
3. 아 불가능합니다만, 곧 가능해집니다! 방법은 조금있다가!! 다음 레스에서!!
그럴꺼면 진단메이커를 남겨주세욬ㅋㅋㅋㅋ 요즘 무리해서 그런게 없잖아 있는데 단순 체력 부족이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말이 흰 실이지, 마나를 살짝 불어넣으면 은은한 백금빛으로 변해요!! 그리고 상의만 그런거라 하의는 문제없지용
블랑님이나 대빵님이나 담대한 지성체한테 흥미가 많은 듯합니다😓ㅋ 담대한 거랑 막 나가는 건 경계가 모호할 텐데 레아가 용케 선은 안 넘었나 보군요😐a 근데 대빵님 특화 기술이 어째.. 일 땡땡이치려고 익힌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한편으로는 알라투 누님이나 전임 대빵님 특기는 뭐였을지도 궁금해지고요ㅎㅎ
....거 대빵님 아예 블루치즈라도 되실 기세입니다😑 파란색 브릿지(?)가 간간이 들어간다는 점도 비슷하군요(??)
2. 기꺼이 따라와 줬군요😮! 그럼 그 둘도 투명 마법 걸린 상태입니까? 아니면 둘은 누님에게나 블랑님에게나 발견됩니까?
별이 총총한 밤하늘 같은 양복이겠군요🙃 말 나온 김에 TMI로 깔짝대던 픽크루 꺼내 보자면 레아한텐 이런 옷을 입혀 볼 거 같습니다 (옷 디자인을 떠올리기엔 제 상상력이 너무 빈곤하니 있는 이미지 써먹기😗!!) This image was created with Picrew’s “こんぺいとう**2メーカー“!! https://picrew.me/share?cd=wPULwNKrfV #Picrew #こんぺいとう2メーカー
"오! 그거 좋다!! 점박아!! 나 다음 생애에는 블루치즈 크림빵이 될꺼야!!" "그냥 죽으십시요...."
알라투는 특성이 암시에요. 최면까지는 아니지만 그 영역이 넓고 충분히 자아가 있는 존재들에게 인식을 시켜줄 정도였어서, 왠지 이곳으로 오면 안된다라는 암시를 전교에 뿌려둔 상황이에요. 레아의 경우 블랑의 마나가 그걸 보호해준 케이스고요.
정령들의 레아에 대한 친밀도는 맥스치에 가까워서요! 막 대신 죽어줘! 이런거 아닌 이상은 알아서 엉겨붙어 다닐껍니다!! 그리고 하급 정령이더라도 먹고 자란 마나의 농도가 달라서 충분히 신변보호는 해줄꺼에요!! 물론 이미 로드의 광학미채의 사정권에 들어간 상황이라 둘다 광학미채를 씌워진 상태입니다!! 덧붙여서 생각보다 1층은 많이 손상이 안가있어요!!
1. "먼지를 머금은 보물상자, 일어버린 열쇠는 사실 우리의 주머니 속에."
2. "비오는 날을 제외하곤 다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실내에 있다면 비오는 날도 괜찮은 편."
3. "아무래도 요람 최심부, 내 연구실 겸 거처가 되지 않을까 싶겠군. 거기서 조용히 차를 마시며 책을 읽으면 그만큼 집중이 잘 되는 순간도 없으니."
어우 표현이 매우 좋으신데요!! 아주 정확히 표현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올리신 옷을 가지고 블랑이랑 춤을 추겠단거군요!!(아님)
자기나 흑룡이 아니었다면 이미 죽었으리라는 말에 목이 꽉 막혔다. 스스로 생각해 봐도 용 앞에서 너무 막무가내였다. 낄낄 웃고는 있지만 저 말은 봐 줄 때 작작하라는 경고인지도. 속절없이 움츠러들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착잡했다. 인간이 용과 대등한 입장에 서는 건 역시나 불가능한 걸까? 하기야 한쪽이 다른쪽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격차가 명백하면, 상대가 인간이어도 대등하게는 못 지낸다. 당장 귀족 나리들께도 납작 엎드려야 하는 게 현실인데, 뭐.
그렇게 납득하는 사이 용족 대표의 시선은 레아가 양손에 움킨 출입증에 꽂혔다. 이게 단서가 되긴 하나 보다! 무늬가 새겨진 면이 잘 보이게끔 들어 보이는데, 용족 대표의 표정이 어딘지 미묘했다. 뭔가 미심쩍어하는 것도 같고, 연구할 만한 거리를 포착한 연구원처럼 총기가 번득이는 것도 같았다. 어쨌든 출입증을 보기만 하고서 이동 지점까지 알아내는 게 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오래지 않아 용족 대표는 뭔가 알아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낸 걸까? 기대감으로 바라보려니 용족 대표가 다른 의미로 착잡한 얘기를 꺼냈다. 타고난 능력이 평생 고정된다니. 수명도 수천 년인데. 약하게 태어난 용은 그 긴 세월 동안 스트레스를 받겠구나. 그래 봤자 나 같은 인간에게는 초월적인 존재겠지만,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게 왜 있겠는가? 원래 비교란 자신과 어느 정도 격이 맞다 싶은 존재와 하는 법이다. 제 지능을 닭과 비교하며 위안 삼을 인간은 없듯이, 인간 정도는 압도한다고 만족할 용도 없겠지. 한편으로는 인간이라고 과연 타고난 능력을 뛰어넘는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 경지에 이르는 대단한 인간이 없지야 않겠지만, 대다수는 한계가 명확하니까. 아니었으면 용 못지않은 완력과 마력과 지적 능력을 지닌 인간이 차고 넘쳤게? 더구나 인간이 스스로를 불사르는 열정을 지녔다기도 애매하다. 가령 연구원들은 하나같이 열정적이고 연구를 위해 위험도 감수하지만, 그런 도박(?)도 실은 잘 살아 보자고 하는 거지 죽자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용족 대표가 밝힌 인간관은 인간에게 우호적이되 인간은 아닌 존재가 품기 쉬운 환상 같기도 하다.
그런 생각이 스친 순간, 용족 대표가 레아를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출입증은 물론 팔까지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니, 내려다보니 몸도, 머리에 앉은 정령과 곁에 섰던 정령도 안 보인다. 그가 구사하던 투명 마법과 비슷한 걸까? 얼떨떨해하는 사이, 영문 모를 말(흑룡처럼은 못 한다는)이 떨어졌다.
"네?"
대꾸가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주위가 요동쳤다. 침침한데 어지럽고, 적막한데 와글거린다. 눈보라처럼 시린 바람이 거세게 떠미는 것도 같다. 서 있는 건지 주저앉은 건지도 헷갈리고, 속은 속대로 메슥거린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걸까. 감각이 망가진 건 아닐까.
혼란이 짙어질 찰나,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눈앞이 번쩍였다. 그 직후 트인 시야로, 이미 한참 달려나간 채 씩씩대고 있는 용족 대표가 보였다. 그 앞에는 차마 보기 힘들 만큼 너덜해진 흑룡과 습격자가 있었다. 그의 셔츠는 피로 절인 듯 어두웠다. 멀쩡할 거라더니, 어딜 봐서..!! 그 와중에 연구소 내부는 기괴하리만치 멀끔하다. 어두운 가운데 두드러지는 거뭇한 얼룩(아마 핏자국일 듯하다.)이 드문드문 보이고 계단 중 한 단이 깨졌을(습격자가 맨 처음에 던졌던 칼이 박혔던 거 아닐까?) 뿐이다. 바닥에 나뒹구는 슬리퍼야 용족 대표가 신었던 거고. 설마 그 살기등등한 혈투를 저걸 던져서 중단시킨 걸까? 이 정도면 대표는 성자(聖者)고 슬리퍼는 성물(聖物)이겠다..
거기까지 살피다 흠칫했다. 나 왜 여기 있지? 와 봤자 방해만 ㄷ.. 그제야 레아는 용족 대표가 자신에게 투명 마법을 쓴 까닭을 깨달았다. 습격자한테 발각되지 말라고 손써 준 거였구나. (싸움이 시작되기 직전, 흑룡이 로브를 뒤집어씌웠던 것도 비슷한 취지였을까?) 그래도 다가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행여 습격자가 알아챌까 무서웠거니와, 가까이 가면 그의 처참한 몰골이 현실로 못 박힐 것 같았다.
// 레아는 피칠갑의 현장에서 현실도피 중(...) + 블랑님도 있고 대빵님도 있는지라 아무도 안 붙이고 레아 이름만 달았습니다😐a
대신 죽으라니요;;;; 애기들한테 그딴 거 시키면 안 됩니다.. 애기가 아니라도 안 됩니다🤮!!
1. 일기 훔쳐보는 건 도리가 아니라 여기면서도 질문 나온 김에 궁금해서 던져 봤는데 훔쳐본 보람이 없군요😑 (무슨 내용인지 1도 모르겠....ㅇ>-< )
블랑님 인간식 춤 출 줄 압니까😦? 레아는 춤 못 추지 싶은데 말입니다😅a 귀족이 아니라서 사교계와는 연이 없으니 배울 필요도 기회도 없었을 듯합니다🙄 당연히 드레스도 입을 일 없고 좋아하지도 않지 싶지만 제가 예쁜 옷 입혀 보고 싶은 마음에 잉여할 때 만들었더랬지요😓a
>>697의 마지막 문단 조금만 수정하겠습니다😢 (자꾸 이런 식으로 땜빵해 버릇하면 안 되는데..죄송합니다😖)
거기까지 살피다 흠칫했다. 나 왜 여기 있지? 와 봤자 방해만 ㄷ.. 그제야 레아는 용족 대표가 자신에게 투명 마법을 쓴 까닭을 깨달았다. 습격자한테 발각되지 말라고 손써 준 거였구나. (싸움이 시작되기 직전, 흑룡이 로브를 뒤집어씌웠던 것도 비슷한 취지였을까?) 그래도 다가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행여 습격자가 알아챌까 무서웠거니와, 가까이 가면 그의 처참한 몰골이 현실로 못 박힐 것 같았다.
→ 거기까지 살피다 흠칫했다. 나 왜 여기 있지? 와 봤자 방해만 ㄷ.. 그제야 레아는 용족 대표가 자신에게 투명 마법을 쓴 까닭을 깨달았다. 습격자한테 발각되지 말라고 손써 준 거였구나. (싸움이 시작되기 직전, 흑룡이 로브를 뒤집어씌웠던 것도 비슷한 취지였을까?) 그래도 다가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행여 습격자가 알아챌까 무서웠거니와, 가까이 가면 그의 처참한 몰골이 현실로 못 박힐까 꺼려졌다. 더구나 지금은 용족 대표가 상황을 수습하길 기다려야 할 때 같았다. 어떤 식으로든 이종족이 나설 자리는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다.
알라투의 암시가 최면보다 강한 점은 바로 범위, 진짜 가능하다면 도시 하나쯤은 가볍게 암시를 줘서 자신의 수족으로 둘 수 있어요. 최면과는 달리 그 위력이 약한게 암시지만, 알라투는 용, 즉 용의 그 특유의 강력한 정신력으로 그정도 한계는 누를수 있죠. 학교생활에선 알게모르게 사용했지만 의외로 크게 사용한 적은 입학당시의 위화감을 지울때 정도만이었다고 합니다.
레아의 성격을 잘아니까 극단적 예시만 든겁니다!! 그정도가 아니면 말 다 들어준다!! 이런거에요!!
1.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그러면 가르치면 되겠네요!(???) 블랑주는 못추지만 블랑은 출줄 압니다! 만약 블랑이 옷을 만들어 입힌다면 입을 의향이 있으신지요!!
음? 뭘 노리는 걸까요? 엄청 쎄지는 방법을 찾아서 빈사 상태로 얻어맞았던 거 보복이라도 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런데 천년 전 일 언급 나올 때마다 궁금했는데 그 정도로 동족을 두들겨패고도 블랑님 처벌 안 받았나요😬? 어린 시절의 주먹다짐 수준이 아니라 누님이 아예 죽을 뻔했던 거 같은데 말입니다🥶
하지만 정령사들처럼 정령들한테 밥 줄 능력은 없고 정령들 밥 챙겨 주는 블랑님 덕을 보는 거니 Fail..😅a
한차례의 폭음이 터져나옴과 동시에 자욱한 먼지구름이 피어난다. 그와중에도 힘 조절도 절묘하게 한 것인지 타격은 오직 블랑과 알라투에게만 들어간 상황이었고, 그 외의 피해 상황은 전무한, 아주 완벽한 힘조절에 라이네스 본인도 감탄을 금치 못하며 관자놀이에 슬리퍼 자국이 난 블랑과 슬리퍼를 배에 얹고 있는 알라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싸우는 정도를 조절했다는 것은 칭찬해줄만 하지만 뒷수습을 해야한다는 상황에 넌더리가 난 것인지 그는 짜증어린 눈동자로 블랑에게 다가가 발끝으로 조심스레 깨우며 말했다.
"야, 그만 자고 인나." "끄으응..... 여긴 어쩐일로 오신겁니까....." [잔말 말고 회선이나 돌려, 샛꺄. 니 손님도 같이 왔어.]
그 순간, 블랑의 눈이 흡떠지며 벌떡 일어난다. 다행히 아직 알라투는 안일어난 듯 싶었다. 애시당초 그녀가 도망쳤을때 가장 먼저 안도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레아가 그녀의 눈에 띈다면 그녀가 레아에게 무슨 해코지를 가할지 누가 알겠는가. 자신이 사시사철 그녀 곁에 붙어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레아도 다큰 성인이었으니 자유도 보장해주는 것이 맞았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다면 레아가 그녀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리라. 다행히 주변을 둘러봐도 레아는 보이지 않았다. 같이 왔다는 뜻은 그가 나름의 배려를 했다는 뜻이리라.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와 더불어, 아까 관자놀이를 강하게 후려맞은 탓에 몽롱한 시선을 겨우겨우 붙잡아 로드애게 다가서 멱살을 움켜쥔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과 더불어 거친 숨이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지금 그는 다친 자신의 몸보다 자신의 사람인 레아를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뭐하는 짓입니까.] [내가 한거 아니다. 쟤가 원한거야.] [아니! 말렸어야죠!!] [얼씨구, 너 오늘따라 진짜 대드네? 그리 쟤가 걱정되냐?]
걱정이 되다 말다였다. 아무리 로드의 카모플라쥬 스킬이 뛰어나도 당연히 그녀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는 그저 인간이니까. 자신들과 다른 정신적으로는 몰라도, 육체는 쉬이 쇠할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짧은시간이지만 그녀를 가족같이 여기는 블랑으로선, 지금 당장 그녀의 안위가 걱정아 안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 알라투가 자고 있는 상황이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녀가 깨어난다면.... 그가 이를 갈아붙이는 순간, 라이네스가 가볍게 손을 뿌리쳐내고 툭툭 턴뒤 전음을 이어나갔다.
[하.... 내 일도 바쁜데 진짜.... 야 회선 열어, 그러고서 설명한다.] [납득이 가야할 겁니다.]
결국 뾰족한 수가 없었단 것일까, 그는 빠르게 회선을 열어 레아에게 전음을 이어나갔고, 동시에 라이네스에게 이어져 있던 회선이 묶이며 3명의 존재가 블랑의 의사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갔다. 그렇게 안정적으로 회선 구축이 끝나자 그는 조심스럽게, 최대한 지친 기색을 지운채 레아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레아, 들리느냐. 들리면 답을 하거라.] [음, 일단 회선에 문제는 없군, 대답하면 이야기 시작하자고.]
드래곤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룰이 있다고 말씀드렸었죠? 이 중 남의 레어에 허락없이 쳐들어간다 = 너 나랑 죽을때까지 싸우자 급으로 시비걸기 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중재할때까지 누구도 함부로 못말렸어요. 게다가 얘들 싸움이라 그렇게 일방적인 싸움이 될지 아무도 몰랐고(....)
그래도 자기들 좋다고 따라다니는건데요!! 그리고 그정도도 안해주면.... 레아가 나중에 힘들거라(.....)
사실 써보고 싶은거 중엔..... 무도회장 가서 블랑이 파트너가 돠어주고 레아랑 춤을 추다가 서로 실수로 발 밟다가, 나중에는 서로 진심으로 발을 밟으려 들고, 그것이 탭댄스로 변하면서 그게 막춤이 되어버리는 그런걸 읍읍
부정하고픈 광경이었다. 습격자가 뻗은 덕에 당장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으나, 쓰러진 건 흑룡도 마찬가지라 가슴이 조여들었다. (이미 부상을 입었던 상태라 피해가 전혀 없길 바라는 건 무리였으나) 용족 대표가 하도 호언장담을 했기에 조금은 기대했는데, 이건 보기도 힘든 몰골 아닌가. 멀쩡할 리 없다. 저리 만신창이인 채로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흉기(실제론 슬리퍼지만 용 둘을 한 번에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면 흉기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거다.)까지 맞았으니. 습격자와 맞닥뜨리지 않을 기회를 연거푸 놓쳤던 게 새삼 한탄스러워졌다. 어떻게든 피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와 후회한들 뭐가 달라질까. 그저 돌이킬 수 없이 심각한 지경만 아니길 주님께 빌었다. 간절한 기도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그의 가설이 맞길 바라면서.
레아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냉정히 따지면 안다 해도 용족 대표가 신경 쓸 바는 아니지만) 용족 대표는 쓰러져 있는 흑룡을 발로 툭툭 건드렸다. 그러고서 쏘아붙이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만 자라니, 저 판국에 어울리는 말일까? 그나마 그가 의식을 회복한 듯 용족 대표에게 대꾸하는 것만은 반가웠다. 마음 졸이긴 정령들도 매한가지였는지, 레아에게 다가붙어서는 블랑님 일어났다며 재잘거렸다.(소리는 한껏 죽여 속삭임에 가까웠다만) 안도감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그래도 아직 끼어들 때는 아닌 것 같아 정령들에게 고개만 끄덕이는데, 그가 별안간 용족 대표의 멱살을 잡았다. 저도 모르게 달려가다 문득 시각이 의심스러워졌다. 환각이 아니라면, 그의 팔은 물론 바로 선 다리까지 떨리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타격을 입은 걸까! 그런 채로 용족 대표에게 날을 세우는 건 어째서지? 설마 슬리퍼 공격 때문에?! 그렇다 해도 저러다 용족 대표와도 싸움이 붙으면..
멍해진 정신을 수습하고 뜯어말리려는데 용족 대표가 그를 뿌리쳤다. 성가셔하는 기색이 역력하긴 해도 싸울 의사까진 없어 보였다. 용족 대표가 만사 귀찮아하는 성향인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다. 한숨 돌리고 지켜보려니 그가 전음을 보내 왔다. 평소같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투인 게 오히려 불안해 울컥할 찰나, 용족 대표의 음성도 생생하게 머릿속을 울렸다. 전음이 여러 상대와 한꺼번에 주고받을 수도 있는 거였구나. 그런데 나까지 굳이 왜?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출입증을 쥐었다. 그러고 정신을 집중하려니 뒤늦게 피로감이 몰려왔으나, 눈을 부릅뜨고 출입증의 문양을 응시했다.
[괜찮으십니까? 얼마나 다치신 겁니까?] 목을 쓰지 않는데도 어쩐지 목이 메는 듯해 잠시 멈칫했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용족 대표에게도 제대로 인사하는 게 도리일 것 같았다. [말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703 대빵님은 회선 연결해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요😮? 그거도 그거지만, 누님 뻗어 있도록 내버려 둬도 괜찮나요? 저러다 블랑님 걱정대로 깨어나면..🥶
>>704 용 사회에서는 레어에 무단으로 침입할 경우 살해당해도 할 말이 없는 겁니까😖? 무단 침입도 무단 침입이지만 >>137에서 언급하신, 블랑님이 반동강 날 뻔했던 사건도 겹쳤기 때문에 정당방위로 인정된 걸까요🙄?
음? 아니 나중에 무슨 일이 터지기에..😨ㅎㄷㄷ 일상물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앗 그러셨군요😳 그런데 레아라면 상대의 발을 밟을지도 모른다고 느끼거나 실제로 발을 밟거나 하면 춤을 안 출 거 같습니다..😅a 게다가 인간 발이 용 발에 밟히고도 무사할지 모르겠는지라 저부터가 쫄리고요😬
일단 이론상으론 가능합니다! 아마 블랑도 헷갈릴꺼에요!! 당장 타임리프가 저번부터 말했다시피 전대미문의 무언가다보니까요!! 아마 레아도 레아의 연구주제로 써먹을만 하지 않을까요? 가설뿐이지만 기행기라던가 그런걸 남겨서 적을 수도 있을거 같고요!! 학계에서 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뇨 아뇨.... 제가 당연히 해야하는 건데요!! 오히려 제가 제대로 하지 못한 점 이해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려야 하죠!!
폴리모프가 꽤 고난도의 주문인 이유가 그거에요. 본인이 직접 풀지 않는한은 어지간한 상황에선 풀리지 않아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기절 상태, 혼절등)이 발동되어도 본인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풀리지 않아요. 그래서 용들이 애용을 많이 하는 거고!!
1. "이게 당신이 원하던 세계, 세상입니까."
2. "결국 용답지 않게 모두와 어울리고 또 평등하다고 생각하다는 것이려나. 어쩌면, 이게 가장 맞은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모르겠군."
3. "난 내 계획이 실패했으면 좋겠네. 훌륭하게 성공했다는 것은, 요람이 제 기능을, 즉 세계가 멸망하고 모두가 마지막 희망을 담아낸 곳이 되어버렸단 뜻이 되었을테니..... 허나 성공한다면.... 훗날 요람의 문을 여는 존재가 나나 내 사람이 다시 태어난 상태면 좋겠구나."
솔직히 화를 내는 쪽보다도 화를 받는 쪽이 태평하다면 태평하달까, 게다가 들려온 전음의 목소리를 대강 들어보면 분위기상 친한 형 동생이 서로 짜증내는 분위기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거기에 블랑이나 라이네스나 지금 레아의 목메는 느낌을 대강 눈치채버린 것인지 서둘러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것이 보였다. 아니 애시당초 지금 사단을 제공한건 저기 누워있는 금발 미소녀의 지분이 70%가 넘어가는 것 같지만.... 결국 그녀는 기절해서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지금 너 그러는거 힘조절 하느라 그런거 아니야! 게다가 그러게 누가 싸우래?!] [저랑 쟤랑 사이 안좋은거 다 알면서 그러깁니까! 게다가 저는 피해자라고요?!] [거 마법 한방이면 치료 다되는 거면서, 말 드럽게 많네!!] [콱 죽어버리십쇼! 그냥!! 솔직히 아까 싸우다가 다친거보다, 로드 슬리퍼가 ㄷ.....] [아이고 꼬맹아! 저거 봐라! 저게 저 점백이 본모습이다! 어른 공경할줄 모르고 어른 공격할줄만 알지!]
서로 말싸움을 벌이면서 마나를 자신 몸에 순환시켜 치료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도 그랬다, 순식간에 아까전 상처들이 거짓말이라는 듯이 치료가 되었고, 조금은 지쳐보이는 것은 아마 힘조절을 하며 이곳이 파괴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해가며 전투를 벌였다는 반증이었다. 그만큼 서로가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대충 상황을 파악한 로드가 인상을 팍 찡그리더니, 그대로 블랑을 슬리퍼로 뒤통수를 후려쳤다.
[으이구! 이 화상아, 이 화상아!!] [거 일하기도 싫어하시던 분이 이리 달려오신건 뭐때문입니까!] [너라면 응? 니 레어에 들어온 인간이 널 구해달라고 막 싹싹 빌어대는데 안오겠냐?!] [레아가요?]
많이 놀란 눈으로 레아가 있을법한 곳을 응시한다. 정확히는 보이지 않지만 계속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러하였다. 아마 자신이라도 레아가 위험한 상황에 휩쓸렸다면 당연히 걱정해서 한달음에 달려오리라. 당연한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레아를 자신의 사람이라 인식하고, 또 맞아든 것을 떠올리며 결국 못이기겠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넝마가 된 옷을 제외하고는 이제는 완벽히 나은 듯 그의 혈색도 아까전보다 확연히 괜찮아져 있었다.
[많이 안 다쳤다. 명색이 용인데, 이정도는 문제 없지.] [용, 괄호치고 넝마조각을 걸쳐입은 괄호닫고.] [거 진짜 조용히 하십쇼!]
속에서 치민 뜨거운 것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아웅다웅하는 분위기가 고비를 넘겼음을 드러내는 듯해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동시에 그들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기분이 이상해졌다. 레아에게는 죽음의 공포를 불러왔던, 다시는 간접적으로도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싸움이, 그들에게는 이웃(?)끼리 힘 조절 해 가며 티격태격한 해프닝에 불과한 모양이었다. 가벼운 일이었음을 강조라도 하듯 용족 대표는 (언젠가의 흑룡처럼) 인간식 언어 유희를 구사했다. 보기에도 엉망이던 그의 몸 역시 은은하고 따스한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적황색 빛 알갱이가 감돌자 언제 다쳤냐는 듯 말끔해졌다. 정말로 이들에게는 흔적조차 없이 지나갈 일인가 보다.
그 상황이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살았다는 안도감이 거의 환희에 가까운 전율을 안겨 주었다. 게다가 연구소도 거의 온전하고, 다른 연구원이 휘말리고 마는 불상사도 없었다. 그러나 허탈감인지 체념인지 모를 감정이 들끓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일이 해프닝에 불과한 이상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다. 이번에는 그가 막아 준 덕에, 출입증을 쓰는 데 성공한 덕에 살았지만 다음은? 내가 저 깨진 계단 짝이 안 나리라는 보장이 있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출입증을 쓰는 게 고작이고 그조차 실패 확률을 감수한 도박이었는데) 이게 그를 신뢰하고 말고로 대비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는 물론 내가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않은 결과를 맞기도 한다. 오늘만 해도 습격자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리라는 흑룡의 예측이 빗나가지 않았는가.
아니, 아니다. 어쩌면 흑룡의 입장에서는 예측이 빗나가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그에게 이번 일이 습격자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면 말이다. 이건 누가 나쁘거나 부주의해서가 아니라, 종족 간 격차가 너무나 커서 생길 수밖에 없는 불통이겠지. 그리고 용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의 여파로 인간 하나쯤 죽더라도, 그들에게는 유감스럽긴 해도 어쩔 수 없는 일로 잊히지 않을까? 거기 생각이 미치자 용족 대표가 스스럼없이 슬리퍼를 휘두르는 태도나 얻어맞고 툴툴거리면서도 친근하게 대하는 흑룡의 반응이 착잡했다. 내겐 오늘 일이 가벼울 수가 없는데 저들에겐 오늘 일이 무거울 수가 없다. 이건 좁힐 수 없는 간극이리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절감할 즈음 흑룡이 레아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 웃음을 머금었다. 생기가 돌아온, 온화한 표정이 정겹게 느껴지고 문제 없다는 답변 역시 이제는 미더웠다. 그가 용족 대표와 주고받는 전음에서도 (친밀한 타자와의 교류에서 비롯된 듯한) 편안함이 묻어났다. 그 기분이 전염이라도 됐는지 다리가 풀려 버릴 뻔했으나, 양 무릎을 짚으며 버텼다. 아직은 습격자와 한자리에 있다. 아무리 정신을 놓은 채라 해도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 난 저들처럼 긴장을 풀어도 좋은 입장이 아닌 것이다. 분노와 공포가 다시금 엄습했다. 솔직히 죽여 없애고 싶어 칼을 움키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용이 동족을 죽이는 걸 보고만 있을까? 설령 보고만 있는대도 용을 단번에 죽이는 게 가능할까? 레아는 구역질처럼 치미는 실소를 억지로 삼키고 출입증으로 주의를 돌렸다.
연구 주제는 용의 생태나 습성으로 한정하지 싶지만, 과거행을 기록하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미친 자가 아니라 진짜 미래에서 온 이라는 증거를 남기고 싶을 것 같거든요😐 돌아가지 못한다면 기록을 남겨 봤자 미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게 당연한 결과이리라 짐작하더라도 말입니다😅
1. 어😮?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는데요, 블랑님이 혹시 현재 세계에 불만이 있는건가요🙄?
2. 하긴 여러 종족이 있고 종족 간 격차도 있고 동족이래도 신분제가 있는 세상이니 특이하다면 특이하겠군요😓
3. 힉 생각 못 했는데 요람 계획이 성공했다는 건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닥쳤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는군요😬
1> "라민 선생님 강의에서 조별 과제할 때, 안 하고 내뺀 조원에게 길 가다 소똥이란 소똥은 다 밟으라는 저주를 해 보기는 했습니다."
2> "직장이니 좀 더 공적인 태도를 유지해야겠다 싶어서 쓰고 있습니다. 연구소도 직장이긴 합니다만 거긴 생도 시절부터 알고 지낸 분들이 많다 보니 거기서는 격식을 좀 덜 차리는 편입니다만.."
3> "다행히 아직까지는 과거로 돌아가서라도 바로잡고 싶은 일이 없습니다. 이제까지 선택해 온 결과가 대체로 만족스러운 덕이니 감사한 일이지요."
앗 아니요 아니요😮 >>448에서 레아가 자발적으로 과거행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서 레아가 기록을 남길 만한 동기를 만들어 보려고 제가 주작(?)한 겁니다😅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1-2. 그랬군요😳 자유 상극 때 용이 관조자라고 불린다는 언급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생각난 김에 찾아보니 situplay>1596715072>112네요 ㅋ) 그 명칭에 부합하는 태도 같습니다 반골 기질이 있다 해도 말입니다🙃 (근데 그럼 블랑님은 모든 생명체가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어서 해치지도 해하지도 않고 동등하게 어울리며 지내는 유토피아(?)라도 원하는 걸까요😓ㅎㅎ)
3. 아 자유 상극에서 그런 언급 있었던 거 기억합니다. 차라리 노망난 늙은이의 미친 짓으로 여겨졌으면 좋겠다고 했던 거 같네요 그말이 어쩐지 강렬했던 탓에 레아가 블랑님을 으르신 용으로 오해하기도 했고 말입니다🙄 (찾아보니 situplay>1596715072>114입니다ㅎ 스레에 앵커 남겨 둔 게 저한텐 은근 유용하군요ㅋㅋ)
그리고 여담입니다만 블랑님이랑 대빵님 대화 보다 보니 서로 편하게 대하는 게 굉장히 끈끈한 사이 같았습니다🙂 블랑님 말투가 평소(레아 대할 때일 뿐이지만요ㅎㅎ)랑 다르다 보니 새로운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전투 묘사하시느라 엄청 갈리셨을 거 같긴 합니다만🥺) 용과 인간의 격차, 용의 스케일감이 드러나는 사건이었던 거 같아서 저 개인적으로는 괜찮았습니다🙃 레아가 겁먹은 거야 어쩔 수 없는 그 과정의 여파겠지요🙄
1. 그런 거 보면 블랑님은 정 많은 성격 같습니다😙
2. 저 만담이 우스개소리 같지 않은 게 대빵님이 은근 강함을 중시하는 타입 같거니와 싸움 말리기도 일단 힘으로 둘 다 제압하는 방식이라 블랑님을 적임자로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무 무슨 석고대죄씩이나..😅 후유증(?)이야 레아 스스로 추슬러야 할 영역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레아가 저 정도로 겁먹은 건 결국 죽기 싫으니까인지라😐..비슷한 사태가 재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또 습격당했을 때 안전을 확보할 수단이 생긴다면 상당히 완화될 거라 생각합니다😌
'저거 어떡합니까...!!' '니가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그런거 아니야!' '이 쓸모도 없이 나이만 쳐먹은 게으름뱅이가!' '야 임마! 너 그거 하극상이야!!'
분위기, 아무리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분위기라는 것이 느껴질때가 있다고 한다. 특히 기감이 뛰어난 용종은 그게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들이 자주 유희를 나다니는 용들이라면 대충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 있겠으나, 한명은 책으로만 배운 책머리 히키코모리, 한명은 그냥 치즈빵이 되고 싶은 히키코모리, 아무리 짱구를 굴려봤자 이러한 상황에서 뭘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는 건 매 한가지였다. 2천년, 3천년 지난 용들이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우울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여인을 보면서 어쩔줄 몰라하는건 전부 이러한 상황 때문이 아닐까?
[그..... 레아? 진짜 괜찮은거니?]
아주 살짝 실루엣만 보이게, 광학미채가 거두어지고, 그 순간 그의 시선으로 레아가 눈에 들어왔다. 그제서야 기억이 난다. 아까 전력으로 알라투가 칼을 던졌을때, 블랑은 그것을 막아주었다. 용족에겐 별거 아닌 공격이지만 이런 자그마한 여인이 버티기엔 너무나도 위험하고 강렬한 살의였을 것이다. 그가 천천히 무언가에 홀린 듯 움직인다. 무서웠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무서울 것이다. 당연하다 지금 이 눈앞에 있는 금발 여인은 아까전까지만 해도 자신 일행들에게 맹렬한 살의를 가지고 움직이지 않았던가. 블랑과의 전투와 로드의 일격에 쓰러지긴 하였고 아직까지도 기절 상태에서 일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무섭고 두려울 것이다. 그 감정이 이해가 되는 순간, 블랑은 레아의 앞에 주저앉았다. 그제서야 모든 감정이 이해되었다는 듯 그는 그대로 레아를 꽉 껴안아 주었다. 자신보다 작은 몸이다. 연약하기 그지 없는 신체다. 너무나도 미안했다. 그 감정을 이해해주지 못한게 미안하고 또 안쓰러웠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눈앞에서 친인이 그렇게 싸우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진심을 담아 말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알아서 잘하는구만.' [사실 아까 출입증에 대해 좀 물어보려고 전음 회선 열라 한건데, 지금 보니까 이해가 가네, 응.]
라이네스는 깨달았다. 그제서야 저 작고 여린 아이가 저 흑룡의 마음을 열었다는 것을, 출입증이 만들어진 날짜를 토대로 보자면 분명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 일주일이란 시간은 과연 어떤 시간이었을까? 그것을 짐작한 라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어린 여자아이를 껴안은 용의 모습을 바라보고 피식 웃음을 흘리고야 말았다. 블랑은 특별했다. 태아났을때도 특이했고 용으로 제대로 자각하기도 전에 부모를 만나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미가 되는 자의 레어에서 스스로 배우고 학습하였고, 헤츨링으로서 인정받을때 다른 이들의 멸시어린 눈동자도 보았다. 그마저도 전대 로드가 인정하지 않았다면 다른 용들도 전부 그를 거부했으리라. 그렇게 그는 천상 고독하게 지내온 것이다. 몇일간 아주 솔직하게 전해진 감정이 저 온화하면서도 고독한 용의 마음을 열어준 것이겠지. 그가 왜 [자신의 심장 조각]을 출입증에 담아낸 것인지 이해가 갔다.
[자 그럼 판결을 집행해볼까.] [로드.....] [솔직히 야, 생각해봐. 너 유희중도 아닌데 이렇게 사건 터트린거 조용히 묻고 지나갈 줄 알았냐.] [.....]
블랑이 침묵을 지킨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레아를 꼭 껴안은채로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떠한 판결이라도 괜찮았다. 다만, 만약 그 판결로 인해 그녀를 지킬수 없게 된다면, 알라투가 다시 그녀를 해하려 들지 않을까, 그게 걱정일 뿐이었다. 하지만 로드는 결국 머리 아프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알라투를 발로 가리키고는 입을 천천히 열었다.
[라고 하기엔 너무 특수한 경우다. 솔직히 몰래몰래 나오는 용이 없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 사실상 이 년 과실이 8~9할이라 내가 뭘 벌주기에도 그렇다야.] [그럼.....] [응, 너 무죄.]
라이네스가 레아를 꽉 껴안은 블랑을 바라보며 박하사탕 한개를 더 입에 넣으며 씨익 웃었다. 이것만 봐도 벌써 한달치 맛난 거 다 먹은, 그런 표정이었다.
넵 그렇습니다, 사실 출입증의 주 재료는 다름아닌 드래곤하트 파편입니다!! 그래서 거의 반영구기관 마냥 마나를 펑펑써도 정신력만 필요한 셈이었죠! 지금 레아 손에는 최첨단 스마트폰(배터리무한)이 쥐어진겁니다!!
전투씬을 오랫만에 써서 손이 굳은 것도 없잖아 있어가지고.... 묘사가 제대로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1. 정 많은거 맞죠. 하지만 그렇기에 고독합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용은 지와 체가 완벽한 존재에요! 하지만 그만큼 강한 이들도 없기에 그들은 이기적이고 무관심하게 변했지만, 블랑은 오히려 정이 많기에, 그들과 자신이 다름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또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면서도 결국에는 고독해지는 셈이죠!
2. 막상 시키면 잘하긴 할텐데, 일단 로드 결정식날 라이네스랑 머리끄뎅이 잡고 흔들며 싸우지 않을까 싶네요!!
압니다 알아요!! 그래서 이번 레스에선 블랑도 그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해 이해해버린거에요! 그래서 레아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전한 것이고!!
흐미야 뭔가 각 잡고 공을 들이신 느낌이 드는 레스입니다! 블랑님이 레아의 심정에 공감하고자 시도하는 내용이 나올 줄은 예상 못 했는데 말입니다😮 또 출입증에 대한 대빵님의 감상(?) 보면서는 좀 쑥스럽기도 했고요 사실 저는 의식 못 하고 있던 부분인데 대빵님 감상 읽다 보니 레아가 대체로 정직했던 거 같긴 해서 놀랐달까요? (물론 >>302에서처럼 스스로가 기만적이라고 여긴 적도 있습니다만..😅) 고작 몇 마디 나눠 봤을 뿐인데 그런 지점까지 주목하다니 예리한 대빵님입니다😳
근데.. 드래곤하트의 일부라뇨😨 마법진 새겨진 백금판이라 상상도 못했던 건 둘째 치고 심장을 직원한테 막 쪼개도 됩니까🥶? 그 정도면 다른 용보다 훨씬 많이 자야만 심다공증 면할 거 같은데요😥;; (블랑님은 대기업 차리면 안 될 용입니다 이승 탈출 넘버원 찍어요..😵!! )
원래 싸움 구경은 재밌습니다😗 또 저는 전투씬 같은 거 쓰래도 못 쓰는 돌손이라 얼마나 힘드셨을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한편으로는 블랑주님이 전투씬을 좋아하시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제 착각일까요😓?
정이 많기 때문에 외로움도 많이 탄다는 의미입니까? 그런 의미라면 레아가 블랑님을 인간만큼이나 사회적 욕구가 강한 용으로 본 건 나름 타당한 판단 같습니다😏ㅎㅎ
진짜 블랑님 시킵니까X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르신들 뺑이 치라고 일부러 약한 용을 다음 대빵님으로 지목할지도 모르겠다 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
답레는 저녁~밤에 올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공 들여 주신 보람이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할 텐데 잘 될지 모르겠군요🙄 아쉬운 대로(?) 각설이 진단메이커나 던지자면ㅋㅋ
직원한테 한없이 나약하고 부드러운 사장님..... 크흡..... 그리고 무엇보다도 레아가 고생한걸 깨달은 순간도 어떻게 보면 고정관념에서 깨져나가는걸 알수 있는 대목이라고 볼수 있을껍니다!! 그리고 로드는 게으른거지 절대로 무능하지 않습니다! 한도 끝도 없이 게으르고 운이 없어서 문제지.....
아유 그래봤자 금방 복구되요! 의외로 블랑도 한창 성장기라 가능한겁니다! 그리고 레아 출입증만 엄청 특수한 물건인거에요. >>690에서 표현된거지만 [말이 견습 직원이지, 이정도면 정규직 그 이상의 무언가]가 괜히 표현된게 아닙니다! 원래대로라면 드래곤하트 조각이 아닌, 그냥 마정석으로도 충분히 가능한건데 블랑이 레아를 그만큼 신임해주고 있다는 뜻이에요!!
전투씬은 좋아하지만 잘 못씁니ㄷ..... 진짜로 어디 전투씬 잘 쓸수 있는 손 하나만 구해다 끼우고 싶어요..... ㅂㄷㅂㄷ..... 그리고 블랑이 유독 그런 것도 없잖아 있긴 해요. 괜히 용중의 이단아가 아니니까요.
로드도 고민중일 껍니다. 그래도 블랑 세대가 그나마 해츨링이 많은 편(블랑 포함 대략 24마리 가량 존재중)이었기도 하고..... 그만큼 기라성 같은 얘들도 많아서요. 블랑 뿐만이 아니라 사실 알라투도 블랑에 대한 광적인 복수심만 아니었으면 로드의 재목이긴 합니다.
1. 대략 500살때부터? 막 태어나서 배운 것들이 전부 책이나 그런 것들이었고, 마법도 거의 독학으로 배웠으니까..... 아마 그때부터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군.
2.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네. 내 생각을 부정한 것은, 그만큼 상대의 의견도 상대가 생각하기엔 스스로 타당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부정하는 것이고, 아무이유없이 부정한다면 그는 결국 언젠가 쉽사리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과 같은 것이니, 긍정/부정을 나누는 것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한다는 걸로 봐야 한다 생각하니 말일세. 이정도면 답변이 되겠나?
3. 천년전 보스와의 마지막 싸움이었지. 용도 아니고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보스는 말그대로 기묘한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 말일세. 보스의 능력은..... 그래, 마치 [자신의 시간]만을 [편집]한다고 해야했지. 나도 녀석을 아예 본부 건물째 바닥에 파묻지 않았다면 지지는 않았어도 큰 피해를 입었을지 몰라.
돌아가고 싶었다. 아니,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이대로 있다간 자신을 죽이려던 자를 두고 볼 수밖에 없다는 무력감과 그자가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쳐 버릴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걱정스럽다 못해 초조한 기색마저 느껴지는 전음에도 답할 수가 없었다. 목숨을 부지한 정도가 아니라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고 재수없게 휘말린 피해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연구소가 부서진 것도 아니니 멀쩡하고도 남아야 하는데,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했다. 여전히 뻗은 채인 용에게서 눈을 떼지도, 그 용을 똑바로 응시하지도 못한 채 후들거리는 다리를 짚고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그때 시야가 확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무언가가 몸을 에워쌌다. 반사적으로 버둥거렸으나 헤어날 수가 없었다. 울부짖음이 터져 나올 찰나, 뜨거운 울림이 머리에 들어찼다. 습격자가 아니라 흑룡이었다. 그의 속삭임이 피를 타고 돌며 몸 구석구석을 덥혀 주는 듯했다. 그런 끝에 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피로 얼룩진 셔츠에서 피비린내가 확 끼쳐 왔다. 뒤이어 의문도 떠올랐다. 미안하다니, 무엇이? 습격은 저 용이 했고 흑룡은 습격당한 쪽이다. 그 와중에 칼을 대신 맞기까지 했다. 그 순간의 섬뜩한 기척과 손을 관통한 듯 얼핏 보였던 칼끝과 선연하게 떨어지던 핏방울이 떠올라 새삼 소름이 끼쳤다. 순식간에 회복 가능하다고는 하나 그런 고통이 결코 가볍지는 않을 거다. 설령 가볍다 해도 내가 맞았다면 죽었을 공격이다. 한마디로 그는 내게 구명지은(救命之恩)을 베풀었으면 베풀었지 해코지는 안 했다.(저 용에게 습격을 종용했다면 모르겠다만 당연히 그럴 리 없고) 그런데 어째서?
머릿속이 들끓는 와중에 문득 머리에 와 닿는 규칙적인 약동에 신경이 쏠렸다. 겉으로 드러난 신체 부위나 피가 인간의 그것과 똑같아 보이는 것처럼 심장도 인간의 심장처럼 뛰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뭔가 달랐다. 어쩐지 급하게 뛰는 게 극도로 흥분한 상태 같달까. 그제야 레아는 그 고동이 제 속의 두근거림과 닮았음을 깨달았다. 자신이 겪었던 공포와 불안과 번민과 분노 따위가 그에게 전해지기라도 한 걸까? 그것까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부축해 주는 것도 같고 품어 주는 것도 같은 단단한 온기까지 어우러지자, 그 고동이 어쩐지 고통이든 힘겨움이든 나눠 지고자 한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 바람에 울음이 북받쳤으나,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물었다. 울어 버리는 순간 (의식을 잃었건 어쨌건) 습격자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 버릴까 봐. 우는 거고 뭐고 여기선 안 된다!
그러던 중, 용족 대표의 판결 운운하는 전음에 터질 듯 치밀던 열기가 사그라졌다. 다른 종족의 일원으로서 생애를 보내고자 유희에 나선 경우 외에는 이종족의 사회로 나오는 게 금지된 걸까? 그가 학교에서 투명 마법을 썼던 것도 그래서고? 하지만 학교에 온 건 나 때문인데. 그런데도 흑룡은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았다. 레아를 붙안은 팔도 그대로 굳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해명이라도 하고 싶어 꼬물거린 끝에 출입증을 고쳐 쥐는데, 용족 대표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습격자의 잘못이 8할 이상이라 처벌하지는 않겠단다.
안도의 한숨이 나옴과 동시에 다리가 풀릴 뻔했으나 뒤꿈치에 힘을 주고 섰다.(풀렸대도 그가 붙들고 있어 넘어지지는 않았겠지만) 흑룡이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은 게 다행이긴 한데, 그럼 습격자는 어떤 처분을 받지? 판결을 내릴 땐 적어도 당사자가 맨정신이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곧 저 용도 깨우나? 오싹해졌다. 생도로든 용으로든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아예 죽여 없앨 수 없는 한, 저 용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여길 벗어나고픈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출입증을 움킨 손에 힘을 주고 전음을 시도했다.
확실히 블랑님이 레아를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는 느낌입니다😳 레아는 원가정이 있고 천 년 전의 가족만큼 끈끈한 유대를 안겨 주지도 못할 거 같은지라 보는 저는 가책이 듭니다만..🙄
마정석으로도 가능한데 왜 심장을 갈아 넣습니까....😨 (마정석이 있는데 왜 넣지를 못하니😢 ) 레아가 알면 블랑님이 심장 노출했을 때 이상으로 기겁할 거 같지 말입니다😖 출입증에 심장을 넣다니 제정신이시냐 수준의 막말이 나올지도..ㅇ>-<
제가 전투씬을 쥐똥만큼이라도 쓸 줄 알았다면 보조를 맞추려는 시도라도 해 봤을 텐데 말입니다😓a 아무튼 이번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람도 큰 작업은 마무리되어서 신규 자료가 들어올 때 말고는 블랑님이 직접 챙겨야만 하는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지면 유희 나가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헐.. 대빵님 후임 선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타입이었습니까😦?! 이건 대단히 의외로군요.. 한편 누님의 복수심도 전 광적이라고 일컫진 못 하겠는 게.. 문자 그대로 맞아 죽을 뻔했잖습니까 누구라도 치가 떨릴 듯한데요 웬만한 지성체면 트라우마 생겨서 블랑님 주변에 다신 얼씬도 못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도리어 블랑님한테 덤비는 거 보면 엄청 용감하기도 하고요 (말씀드리다 보니 블랑님이 선호하는 용기를 지닌 이가 누님 같기도 하지 말입니다😅ㅋㅋㅋㅋ)
1. 다른 용에게 배우지 못하고 이종족의 책으로 배우거나 독학으로 익히다 보니 이종족에게 우호적인 성향이 생겼나 봅니다🤔
2. 블랑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일지 궁금해서 고른 질문이었는데 정작 그건 파악이 안 되는군요😓ㅋㅋㅋ
3. 여기서 다음 일상의 메인 빌런이 나올 줄이야😦! 시간 편집이라니, 세이브 로드 능력이라도 있는 걸까요😬?
[의외로 순순히 넘어가시는데요? 1할은 그래도 제 잘못 같은데, 도대체 그건 어쩌고 무죄 판결입니까?] [.....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근 1천년간 조용히 살던 놈인데다가 이제서 어슬렁어슬렁 기어나왔는데 밥먹듯 사고치는 놈들과 같은 비교해주랴?] [..... 콱 죽으십쇼, 그냥.]
불퉁하게 대답하는 블랑의 모습에 낄낄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 다크서클 진하게 내려온 모습 그대로 박하사탕을 입에 까넣는 라이네스였다. 아무리 잘 쳐줘도 그냥 친한 이웃집 백수 형, 오빠가 떠오르는 모습이지만, 저게 바로 용들의 대표자, 드래곤 로드임을 누가 인정할 것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용의 대표는 달달한 광경을 지켜보며 천천히 땅바닥을 두들겨본다. 무언가를 확실히 확인한 듯 그는 천천히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알라투의 근처에 있던 슬리퍼를 집어든 뒤 자신의 발에 신었다. 맨발이었기 때문인진 몰라도 발바닥이 먼지로 인해 아주 새까맣게 변한 모습을 보자니, 마치 진짜 백수에 만사가 귀찮은 그 이상을 보여주는 듯 싶었다.
[이제 보니 전력을 낼수 있는게 아니었구만?] [이번엔 또 뭡니까?] [이거 완전 돌아이일세, 싸우는데 집중한게 아니라, 건물에 피해가 갈까봐 건물 전체에 마나를 감쌌어? 그러고서 약식이지만 싸운거고?] [..... 어쩔수 없잖습니까. 레아가 다니는 학교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이제서야 건물에 하나도 피해가 없는지 이해가 갈수 있었다. 애시당초 싸울때부터 그는 최대한 마나를 동원해 1층에 마나를 전부 둘러버려서 아무런 피해도 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아무리 날카로운 금속이라도 마나의 장벽 앞에서는 무용지물, 아마 지금 파손된 한 부분도 아마 블랑이 칼에 일격을 당할때 쯤 발생한 피해일 것이다. 그만큼 레아가 다니고 소중히 여기는 공간을 존중하고자, 블랑은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시킨것이리라. 그러고서 잠시간 옆구리에 슬리퍼 자국이 아주 선명하게 난, 금발의 미소녀를 바라보던 라이네스가 한숨을 푹 내쉰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여기까지 삐뚤어질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철이 없어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라고 작게 중얼거리던 그는 천천히 알라투의 전신을 치료해주었다. 땅의 마나로 흘려낸 블랑과 다르게, 금속의 마나로 인해 직통으로 전신에 감전 당한 알라투였기에 그 피해는 블랑보다 더할 것이다. 그렇기에 판결을 내리기 전에 최소한의 치료는 팔요한 상황, 블랑도 그 모습을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판결, 어떻게 할까.] [..... 그걸 왜 저희한테 물어보십니까.] [.... 하아, 알잖냐. 나도 머리 아프다.]
고개도 돌리지 않은채 질문을 던지는 로드를 향해 답을 하며 블랑은 레아의 등을 토닥여준다. 자신은 라이네스의 심정을 알고 있다. 라이네스로서는 아마 이런 잘못쯤은 봐주고 싶으리라. 그래도 용족의 미래를 이끌어갈만한 기재중 하나, 그렇기에 최소한 어느정도의 편의는 봐주고 싶었고, 또 그만큼 젊은 피였기에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시간정도는 있을꺼라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블랑과 레아에게 의견을 묻는 그였다. 블랑은 그녀에게 직접 피해를 입은 당사자였고, 레아는 간접적으로나마 정신적 타격을 크게 입어 트라우마마저 생길 지경이었을테니, 최소한 피해자의 입장으로서 답변을 내어주길 원하는 것이리라.
[.... 네가 원하는대로 하마. 저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블랑 또한 레아에게 그 결정권을 넘긴다. 아마 이 사건 최대의 피해자라면 레아 본인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그는 잠시간의 고민 끝에 레아에게 그 결정권을 넘김으로서 그녀에게 의사를 존중해주기로 하는 것이리라. 용의 처벌권을 한낱 인간 소녀가 가지게 된 전대미문의 상황이었지만, 로드도, 흑룡도 그 이견에 반박할 이유따위는 없었다.
//레아에게 결정권 토스!! 한가지 팁을 주자면 원래 이정도로 싸우면 용족끼리의 다툼이나, 다른 종족에 피해도 없었고, 큰 사건 사고로 번지지 않았기에 그냥 유희 중단 후 백년간 근신 정도로 끝나긴 합니다!!
호오.....(레아를 대학원으로 보낸다음 대학생으로 입학한 블랑이 후배가 되어,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상상 해봄)(흥미진진)
정확히는 전대 로드(자기) 불러다가 일 시키지 않을 유능한 놈(다음대 로드)을 물색중입니다. 그나마 블랑이 제일 유력한데 이녀석은 백타 자기 조지려고 부를 놈이라고 확신을 하는 중이라 고를까 말까 딜레마에 빠진 상황입니다.
3에 대한 답변은 그것보다는 개인 비디오 플레이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간을 앞당겨서 공격을 피하거나, 다치면 자신의 시간을 되감아서 타격이 없던 상황으로 돌리는 등 꽤 까다로운 전술을 구사합니다. 지형을 그래서 아예 바꿔버린 이유도 그거 때문이죠(.....)
1> "갱생의 여지가 있다면 살려볼만 하겠으나, 만약 갱생의 여지도 없이 극악무도한 놈이라면 최대한 깔끔하게 목을 칠것이다. 물론 남겨진 이들에게는 복수의 여지가 남지 않겠으나, 이는 더이상 내가 심판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으니 내세가 그를 처벌하길 바랄수 밖에."
2> "아직 한참 모자른 자라 생각하지. 하지만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모르는, 아직은 미숙한 도전자라고 해야할까. 나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 만큼 대단한 존재는 아니라 생각하네만."
3>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 또한 내가 누군지 많이 궁금하고 모르는 것이 산더미이네만, 타인인 자네들이 나를 얼마나 알수 있겠는가. 어디까지나, 우리는 우리가 아는 선에서 스스로와 타인을 바라보는 것임을 잊지 말게나."
자 그럼 저도 가봅시다!
"네가 최대로 꾸민 모습은 어떨까?" 레아:
"어떻게 하면 믿어 줄 거야?" 레아:
"너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자면?" 레아:
기준은 블랑입니다!! 즉 2번을 예시로 들자면 블랑이 "어떻게 하면 믿어 줄텐가?" 이리 질문한다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기묘한 상태였다. 신경은 팽팽히 긴장된 채고, 발에 힘을 주어도 다리가 바르르 떨렸다. 한편 가려진 시야며 흑룡에게서 전해져 오는 온기는 졸음을 불러왔다. 아니, 이미 반쯤은 졸고 있는 듯도 했다. 그 와중에 아직 감도는 피 냄새, 인간이 이렇게나 피를 흘렸다면 벌써 몇 번은 죽었을 텐데 그는 순식간에 나았다. 그런즉 습격자도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오히려 여태 정신 못 차리는 게 이상하다.) 그래서 어떻게든 눈을 부릅뜨려는데 어깨 쪽에서 뭔가 꼼지락거렸다.
- 숨 막혀
- 갑갑해
레아에게 다가붙었던 정령이 중간에 꼈었나 보다. 레아는 화들짝 뒷걸음질했다. 순간 어찔했으나 겨우겨우 중심은 잡았다. 흑룡이 팔을 풀었다면 아마 두어 발쯤 거리가 벌어졌으리라.
"미, 미안합니다."
조금이나마 틈이 생기자 정령들은 레아의 어깨에 앉아 종알거렸다.
- 언니 아파? 얼굴 하얘
- 저 언닌 계속 자네
호칭은 똑같이 언니인데, 온도가 은근히 다른 느낌이었다. 저쪽이 흑룡에게 적대적인 자임을 알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괜찮다고 애써 웃어 보였으나 습격자에게 눈길이 가기 무섭게 얼굴이 굳어졌다. 겉만 보면 마냥 여린 모습이지만, 달콤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딴청 피우던 목소리가 되살아났다. 인간 몇쯤은 천진하게 웃으며 죽일 것 같던 그..
이가 빠득 갈리던 중 용의 대표가 (습격자 옆에 떨어졌던) 슬리퍼를 도로 신고서 하는 말에 입이 딱 벌어졌다. 흑룡이 연구소를 감쌌다? 내가 다니는 곳이라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를 악물다 못해 입을 틀어막는데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너무 터무니없지 않은가. 아무리 티격태격하는 수준이었다 해도 저쪽의 살기까지 장난은 아니었을 텐데, 그 와중에 자신보다 이 건물 보호를 우선시했다고? 그러다 당하면 어쩌려고?! 왜 그렇게 무모하냐고 화를 내야 할지, 그가 잘못될 경우 어찌 될지 무서웠다고 하소연을 해야 할지, 여길 지켜 준 걸(그런 조치가 없었더라면 한스 선배를 비롯해 남아 있던 연구원이 얼마나 다쳤을지 모르니) 고마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알았더라도 아무것도 못 했을 거다. 울음을 삼키기도 힘에 부쳐 주저앉고 말았으니까. (양 옆에서 울지 말라는 속삭임과 연신 토닥이는 자그마한 손길까지 더해지니 더 버거웠다.)
그러나 다행이랄지 아니랄지, 용의 대표가 판결 운운하는 전음에 정신이 확 돌아왔다. 막혔던 숨을 고르고 얼굴을 훔치는 사이 정령들과는 다른, 큼직한 손길이 등을 토닥였다. 뒤이어 습격자의 처분을 묻는 흑룡의 전음. 이번엔 실소가 걷잡을 수 없이 비집고 올라왔다. 내가 원하는 대로? 진짜? 레아는 분풀이처럼 출입증을 억세게 움켰다.
[제가 죽여 달라면, 그러실 겁니까?]
보내 놓고도 독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무를 생각은 없었다.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 간사한 태도(이런다고 죽이기야 하겠냐는 계산하에 지껄인 거니)일지라도, 내가 바라는 대로 해 주겠다는 소리가 얼마나 공허한지는 짚고 싶었다. 죽일 수 있을 리 없다. 처벌할 의사가 확고했다면 지금 이렇게 망설이겠는가. 더욱이 내가 겪은 공포와는 별개로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시피 하다. (설령 피해가 컸다 해도 죽이지는 못할 거다. 건물 한 곳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용을 죽일 수 있었다면 전임 대표부터가 이미 죽고 없겠지.) 그런데도 내가 바라는 대로 하겠다는 건....
[못 그러시겠지요. 못 그러실 겁니다. 그런데도 제게 맡기시려는 건, 제 결정이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예상하셔서 아닙니까?]
하지만 안다. 인간이 용에 비하면 미물에 불과한 이상, 용의 처분에 말 얹어도 된다는 허가는 어마어마한 기회임을. 사실 고까운 티를 낸 게 멍청한 짓이지.(인간 식으로 따지면 귀족처럼 예우받을 기회를 얻고도 귀족 나리들 면전에서 욕설을 퍼부은 격이다.) 그랬기에 다 뱉지 못한 앙금은 한숨으로 삭인 뒤, 전음을 이어 나갔다.
[그래도 제 의견을 들어주고자 하신다면.. 앞으로 저 용과 마주칠 가능성을 차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남은 수명은 길어야 100년일 테니 고려해 주십시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라니요🤣 레아가 민망해 죽으려고 할 거 같습니다만..ㅇ>-<
빅피챠군요😐 블랑님은 자기한테 대빵 자리 넘겼다간 두고두고 대빵님 부려먹을 거라는 인상을 팍팍 줘야만 독박을 면하겠습니다ㅎㅎ
오잉? 잘 상상이 안 가는군요😕 그런 식이면 금강불괴 아닌 금강불괴도 되는 겁니까? (그래도 블랑님이 1번 파훼했던 적이니 2번째가 막 힘들진 않겠..죠😅? )
1) "꾸밀 일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만.. 가장 최근에 꾸민 건 막내 오빠 결혼식 때입니다. 벚꽃이 한창일 시기라 벚꽃색 원피스를 입었고, 머리핀과 장신구도 벚꽃 모양으로 맞췄던 걸로 기억합니다. 머리카락은 땋아 올렸었고요. 화사해 보여서 좋긴 했습니다만 과정이 번거롭고 몸을 크게 움직이기도 불편해서 웬만하면 못 꾸밀 것 같습니다." //이미지는 짤로 첨부했습니다 This image was created with Picrew’s “こんぺいとう**2メーカー“!! https://picrew.me/share?cd=JNhcPpjnS4 #Picrew #こんぺいとう2メーカー
2) "어떤 종류의 믿음을 바라십니까? 저를 해치지 않으시리라는 믿음이라면 이미 있고, 저를 동등한 지성체로 대해 주고 계신다는..아니, 그 이상으로 제게 마음 써 주고 계시다는 믿음 역시 있습니다. 제가 정말로 블랑님과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으리라고 믿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용과 인간은 모든 면에서 격차가 압도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그런 믿음을 품었다간 피차 곤란해질지도 모릅니다. 믿음이란 바꿔 말하면 상대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니까요. 멋대로 기대를 품고서 부담 지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3) "서로의 경계를 허물수록 친밀해진다고 믿는 이도 있습니다만, 저는 서로의 경계를 넘지 않으리라는 점이 경험적으로 입증된 이후에나 관계가 깊어질 수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또 전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그 점을 곧이곧대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어서, 한번 싫다고 밝힌 언행은 피해 주시는 분이 대하기 편합니다."
레아 당돌해....!! 이런거 좋아해요!! 로드랑 블랑 둘다 이 결정 좋아하지만 아마 이러면 블랑이 욕먹을꺼라 재고 해달라 했을꺼에요!! 별개로 레아의 태도는 좋아했을거 같네요!! 차라리 갈팡질팡 하게 할바에야 칼자루를 쥔 이가 그리 하라 했고 그 결단이 옳은 셈일수도 있으니까요!!
오(부끄러운 레아를 보고 '더 해주길 원하나?'하고 상냥한 전음 + 선배님 괜찮으신가요? 라고 말하며 순진한 눈동자)(팝콘+콜라 준비)
그래서 이 미친놈을 우째야 할까 라고 생각중인 로드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일 마음에 드는 놈이라서요!!
그 방법은 못씁니다!! 이번엔 살려야할 동료들도 있고, 레아도 있으니까요!!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무언가 나올지 모르지요!! 단적인 예시로 들자면, [다쳤다 -> 자신의 시간을 되감는다 -> 시점은 멀쩡한 시점으로 -> 몸은 원상복귀], 하지만 자신의 시간만 편집하기에, 블랑은 아예 지면을 바꿔 아무리 시간을 돌리더라도 지면 속에 갇혀버리도록 건물 자체를 땅으로 뒤엎어 버리는 방법으로 보스의 생각을 그만두게 만들었습니다!!
처벌 세게 안하기는 바라지만 그렇다고 이걸 웃어 넘기기엔 너무 애매한 사안이기도 하고..... 게다가 이러한 상황에선 가장 큰 피해자인 레아가 내린 처벌이 맞는 경우니까? 게다가 이런 당돌한 결정을 꽤 좋아하기도 합니다!
오오오오(팝콘에 캬라멜 코팅 + 제로콜라로 변경)
로드도 그래서 매우 도박을 도오오오박 하는 중입니다.....
그때당시의 블랑은 진짜..... 아예 이성을 놓고 용인화까지 킨 상태라 눈 앞에 모든것을 싹 쓸어버리고 다녔습니다. 보스도 능력을 제대로 쓰기전에 진짜 짓이겨지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죽지는 않고,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결국 블랑이 열받아서 보스를 생매장시켜버린 결과가......
1> "매우 관대한 편, 솔직히 나도 생명이고 실수할 때가 많은데 뭐라 그래야할지 모르겠군. 물론, 너무 반복된다 싶으면 그때는 문제 삼겠지만 말일세."
2> "음.... 내일도 오늘과 같은 하루였으면 좋겠군, 요즘 사건 사고가 묘하게 많단 말이지."
3> "굳이 따지자면 신경 쓰지 않는 편일세. 인기가 많다고 해서 내가 아닌게 아니고, 인기가 적다고 해서 내가 아닌게 아니니까. 그저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내가 갈 길을 가는게 최고의 일이라고 믿고 있다네."
헐?! 아무리 그래도 사상자조차 없는 사건으로 사형 선고는 과잉 처벌 같은데 말입니다😨 그거도 인간이 내린 결정이라고 하면 용 사회 난리날 거 같고 말입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던 전임 대빵님도 수명 반만 날아가고 말았으니 더더욱요..) 그런 결정을 좋아하다니 대빵님 상상 이상으로 도박을 즐기는 양반인데요 ㅎㄷㄷㄷ
육체적 고통 안길 만큼 안긴 뒤에 생매장시킨 겁니까🥶? 하긴 충분히 안 맞을 수 있었고 맞아서 다치더라도 금세 회복되는 일격을 제일 의지했던 이가 대신 맞고 죽어 버렸으니 미치다시피 할 수밖에 없었겠습니다😢 그런데 용인화는 뭔가요?
1> >>409에서 레아가 블랑님에 대해 생각했던 게 얼추 들어맞은 거 같아서 기분 좋군요ㅎㅎ
2> 3일간 다사다난하긴 했습니다😅 레아 입장에서도 요람 오고 3일간 겪은 일들이 평생 겪어 온 우여곡절(혹은 신비 체험)의 몇 배는 될 것 같지 말입니다
1. "연구자로서 역량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고 일을 어설프게 할 때도 많고 겁도 많지만. 맡은 일이나 목표를 꾸준히 추진할 줄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2.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 제가 아는 내용이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만 모르는 내용이면 저도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3. "사람 중에는 없어서 못 고르겠습니다. 이종족까지 포함이라면 곧 판결받을 예정인 그 용을 죽이고 싶습니다만.. 제가 바란다고 되는 일은 아닌 듯합니다."
물론 그리 하면 블랑이 책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요!! 아마 결정 자체는 마음에 들어하지만 그렇다고 블랑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 씌울수는 없으니 최소한 한번 더 레아를 설득하지 않을까 싶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이 로드는 의외로 자기 수명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안하는 양반입니다(.....)
폴리모프를 반쯤 풀어서 용의 모습을 거의 50퍼 가량 드러낸 모습입니다! 이때부터는 강한 방패인 비늘도 쓸수 있고, 용 자체의 뛰어난 신체능력(꼬리, 완력, 브레스 등)도 일부, 혹은 약화된 상태로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본체에 가까운 힘을 낼 수 있어요. 본래대로라면 잘 쓰이지 않고, 쓰더라도 결국 용의 힘을 유희중 사용했기 때문에 인간들에게 들킨다면 큰일 날 상황이었지만..... 결국 진실을 아는 이들은 전부 시체가 됐거나 본부에 매장 당해서..... 아무도 일의 전말을 알지 못한채로 끝난거죠.
3> 레아가가 마음고생이 진짜 심했군요..... 아이구, 아빠가 업어줄께.....
아 진짜 근데 레아가 결혼한다고 남자 소개 시켜주면 블랑 반응이 친 아버지 못지 않을거 같은데..... 표정은 굳었는데, '이 녀석을 지금 손봐줄까 아니면 나중에 손봐줄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바라볼거 같아서 웃길거 같네욬ㅋㅋㅋㅋㅋㅋ
대빵님 무섭군요😬 레아가 아무리 빡 돌아도 인간식 규율에 익숙한 인간인지라 엄밀히 따지면 살인 미수조차 못 되는 이 건으로 진짜로 사형시키라고 우기지는 못했을 듯한데 그걸 마음에 들어 한다니;;;;;;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라며 몰살시키는 암살자 얘기를 어디서 들은 거 같은데 그 짝이군요..😑 그런 단계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싸움은 진짜로 동네 티격태격이었네요ㅇ>-<
...아빠? 아니 아니 애도 아니고 업힐 필요 없지 말입니다😦;;;;;; 장성한 마당에 업혀 다녔다간 수치사합니다.. 그리고 >>84나 >>288에서도 밝혔듯이 레아는 연애고 결혼이고 안 한다는 주의인지라 말씀하신 상황이 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ㅎㅎ (예전에 단골 관전자님께 질문 들은 걸 계기로 연심(戀心)을 품은 상대는 있다는 설정을 넣긴 했습니다만, 연애나 결혼이 싫으니 고백 안 하고 묻어 둔 상태이지 싶습니다 나중에 과거에 떨어져서 돌아갈 길이 묘연해지면 그걸 후회할지도 모르겠군요😓a)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려 용의 요리 교실입니까? 게스트로 엘프 누님을 초빙하면 공포 방송으로 돌변할지도 모르겠군요 (...)
3> 이 부분은 살짝 예상 적중이군요😗ㅋ 신뢰를 중시하는 면이 간간이 보였는지라 믿음을 고를 거 같았습니다ㅎㅎ
그나저나 진단메이커 이거 진짜 노다지입니다 중독성도 있고요'~'
"자신의 이름에 대한 소감은?" 블랑:
"좋아하는 친구와 다투게 되면 어떻게 해결해?" 블랑:
"꽃을 구경한다? 선물한다? 신경 쓰지 않는다? 향을 맡는다? 꺾는다? 장식한다? 무언가를 만든다? 먹는다?" 블랑:
[..... 진짜로 해주리?] [로드?!] [단, 죗값은 얘가 다 뒤집어 쓰게 될꺼야. 용으로서, 생명으로서 너의 그 마음가짐은 마음에 들어, 하지만, 모든 것은 저울추에 놓이는 법이거든, 나의 경우 그 저울이 [납득]이다. 납득이 가야해. 블랑의 죗값과 이 아이의 목숨의 무게, 어느쪽이 더 중요한지 생각한다면, 그때 네 답변을 다시 듣는걸로 할께. 하지만 지금은, 네가 내준 판결문을 내가 대신 써줄 시간이지만.]
그렇게 말하는 로드가 나름 합당한 벌을 생각해냈는지 이제는 후련해진 표정으로 껄껄 웃음을 터트린다. 그러면서 천천히, 아까 레아가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자기 식으로 돌려내며 완곡히 말하였다. 물론, 레아가 원한다면 지금의 알라투를 처형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리함으로서 모든 화살은 블랑에게 돌아갈 것이다. 아마 지금의 처사도 조금은 과하다고 고룡들이 지껄이테지만, 그정도면 자신이 전부 묵살시켜 버릴 수도 있지만, 벌이 커지면 커질수록 타겟은 블랑이 되어갈테니까. 그래도 납득은 간다. 블랑이 아까 진정하라고 위로한 것을 보면 아마 어지간히 마음고생이 심했을꺼라고 짐작만 할 뿐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이성을 찾고 또 용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정도의 담대함이라면 아마 블랑의 안목을 믿을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잠시간의 상념을 끝마친 다음 이내 이어지는 광경을 바라본다, 마치 딸을 걱정 시킨 아버지와, 그 딸을 위로하는 아버지와 동생들 같지 않은가, 참으로 잘 어울리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그만 돌아가있어. 금방 돌아갈테니까.] [로드는 어쩌시렵니까.] [난 얘 처리하고 니 레어로 갈란다. 내 레어는 솔직히 재미없잖냐.] [..... 이번 한번만입니다.] [그리고 니 레어에서 나오는 밥이 맛있어.] [.....]
블랑의 얼굴이 아주 보기 좋게 구겨진다. 확실히 저 로드 양반, 진짜 옛날부터 좋은 분위기 산통 개느넫는 아주 일가견이 있다 못해 천직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도 덕분에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지는 것도 사실이고, 그렇다고 무능한 것도 아니었으니 분명히 이 또한 장점이라 생각하며 결국 한숨을 내쉬듯 웃음을 내려놓고는 그는 천천히 레아를 안고 있던 팔을 풀어주고는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느새인가 레아를 감싸고 있던 광학미채가 풀려져 있었고, 블랑은 천천히 예의 그 미소를 머금은채 허리를 피고서는 레아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입을 열었다.
"돌아가자꾸나."
우리 집으로─, 라고 흘러가듯 목소리가 들려왔고, 조용히 눈을 감자 어느새인가 블랑이 공간을 접었는지 순식간에 책 내음이 4명의 존재를 감싸온다. 예의 그 때처럼 요람은 그들을 반겨주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그렇게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어느새인가 정겨운 이곳에 돌아 온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진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야식이라도 먹을텐가. 아마 곧 손님이 올거 같으니 먹고 싶은게 있다면 지금 이야기 해두는게 좋을 걸세.]
//아마 다음 레스로 이제 알라투는 진짜 당분간 나올 예정이 없겠군요!!
그래서 그래도 말리는 겁니다!! 진짜 원하면 해줄께, 대신 책임은 블랑이 지게 될지 몰라, 결정 잘하는게 좋아! 라고 말이죠! 결정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는 거죠!! 그래서 로드는 [납득]이라는 키워드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땡땡이 치는 것도, 내가 쉬고 싶어서 쉬는게 최고라고 스스로가 [납득]했다는 억지에 가까운 이유로 땡땡이를.....
그래도 과거 여행 시점이 꽤 짧아서 다행일 수 있습니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최종 보스의 던전 앞에서 이야기하는 시점이나 마찬가지거든요!!
1> "처음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근데 로드가 갑자기 점박이라고 부르길래 왜냐고 알아봤더니..... 하얀색 바탕에 껌정색이 있어서 블랑누아르, 즉 점박이가 아니냐고 하더군. 그때 진짜 얼굴에 죽통을 꽂는다는게 무슨 뜻인지 잘 알게 되었다.]
2> "일단 좋아할 만한 것과 함께 바로 사과를 해야하지 않을까. 당연히 내가 잘못한게 있기에 사건이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만.... 물론 내가 잘못한게 없다면 먼저 대화로 풀어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네."
3> "..... 꽃에 그렇게 다양하게 생각을 할 수 있다는게 정말 대단하군 그래. 물론 나는 구경한다는 쪽이네만, 그래서 그 다음은 무엇인가. 꽃을 번식시킨다? 아니면 꽃을 더 찾아서 화관을 만들텐가, 아니면.... 추억을 떠올릴텐가? 참으로 궁금하군, 더 이어지는게 있는게지?"
흥미로운 구석이 있는 빌런이었어서 저는 살짝 아쉽기도 하군요ㅋ 한편으론 으르신들이 과하다고 할 정도의 처분이면 누님이 납득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기절해서 항변 한마디 못 하는 상황에서 일개 인간이 요구한 처분이라는 거까지 알면..🥶 솔직히 레아한테 복수심 품는대도 이상하진 않겠습니다😑a
결정과 책임이라.. 만사 귀찮아하는 대빵님이지만 나름의 선이랄지 정의관이랄지 그런 건 칼같이 지키는 것도 같습니다?
과거행에 걸리는 시간만 따지면 반나절쯤 될까요? (무게는 최소한 블랑님한테는 천 년 이상이지 싶습니다만) 다 살린 뒤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꽤 궁금하지 말입니다😗
1> 티격태격했으려나요? ㅋㅋㅋ 근데 진짜 누가 붙인 이름입니까😮? 레아도 >>77에서 그 이름이 어째서 붙은 건지 궁금해했는데 말입니다ㅎㅎ
3> 다양하게 생각하는 거 놀랍다더니 한 술 더 떠 버리네요ㅎㅎㅎㅎ
1) "..? 신축성 좋고 펄럭이지 않아서 활동하기 편한 옷 위주로 입는 편입니다만 그게 이름까지 붙여서 구별할 만한 차림새인지 모르겠습니다."
2) "보기 딱해도 별 조치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지경이 된 원인을 모르는 문외한이 조치했다간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까요. 식물에 대한 소양이 어느 정도 있는 이가 발견하면 좋을 텐데요.."
아마 로드가 설득할껍니다. 원래는 판결이 이리될 뻔 했는데, 그냥 한 100년정도 근신 처분 받아라, 차피 너도 곧 수면기 들어가기도 하고, 블랑 본인도 그리 과한 처분은 원하지 않기도 했으니 서로 그냥 지나가던 와이번 똥 맞은 셈 치고, 그냥 유야무야 지나가자고, 라고 말이죠. 물론 레아 이야기는 절대로 안꺼낼껍니다. 알라투는 아예 레아의 존재 자체도 몰라요. 칼을 던진 이유도, 블랑이 막을 걸 알기에 일부러 그런겁니다!
사람이 자리를 만들 듯,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거니까요!! 그건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말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깔끔히 차려입은 로드는 의외로 말쑥한 모습입니다! 물론 올 화이트 컬러라 문제지만.
음..... 한 3일?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각자 해어져서 자유시간을 보내던 와중, 보스 딸이 보스한테 죽임 당한 직후의 시점으로 갈 예정이라서요!!
1> 보통 용의 이름은 어머니쪽이 지어줍니다, 만 블랑은 솔직히 말하자면 어머니도 마치 홀린 듯이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그날 로드와 블랑의 마지막 장면은 크로스 카운터(보통 펀치의 4배의 위력(웃음))였다고
1. "이미 즐길거 다 즐기고 사는 것이 재미지 않겠는가?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읽을 책도 있고, 연구할 거리도 있으며, 이젠 같이 이야기 할 친구도 있다네.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게 삶의 의미가 아닐까."
2. "우울할 때라..... 가벼운 소설을 읽거나 맛있는 것을 해먹는것이 최고지 않겠는가? 예전에 누가 그랬지, 힘들거나 우울한건 저기압이니 서둘러 고기앞으로 가면 풀린다고 말일세."
3. "일단 서로 무시하는게 제일 기본일세, 하지만 언제나 그 앙금을 가지고 갈 수는 없지, 언젠가 그것이 터진다면, 그 때가서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 한다면 풀릴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나도 그게 안되는건 매 한가지지만 말일세....."
100년간의 조치라, 전하면서도 절감했다. 이건 나한테나 절충안이지 사실상 무리한 요구다. 죽여 없애서라도 마주칠 가능성을 깨끗이 없애고픈 마음을 누른 건 내 사정일 뿐, 저들이 일개 인간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라곤 전혀 없을 테니. 그렇게 체념한 머릿속으로, 있을 수 없는 답이 돌아왔다. 오싹해졌다. 진심일까?
주춤주춤 일어서는데 이제까지와는 달리 준엄한 기운마저 서린 울림이 이어졌다. 책임이 흑룡에게 돌아간다? 내 요구인데, 어째서? 그와의 싸움으로 불거진 문제라 습격자를 처분하는 구실도 그와 결부되는 건가? 그런 거라면.. 레아는 제 독한 말에도 걱정은 거두지 못한 듯한 흑룡과 눈치를 살피는 듯한 정령들을 번갈아 보았다. 못 한다. 내가 저지른 일은 개똥이 되든 소똥이 되든 내가 책임지는 게 도리고, 책임지지 못할 일은 벌이지도 않는 게 맞다.
더구나.. 다시금 습격자에게로 시선이 돌아갔다. 완전히 무방비하게 뻗어 있어도 여전히 공포와 분노부터 치민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저 용은 내키면 언제든 나를 비롯한 인간을 해칠 자니까. 그러나 이런 위기감만으로 죽인다? 난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상황에? 무리다. 그런 식으로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가는 게 인정된다면, 내가 누군가의 판단만으로 살해당하는 것 역시 정당화될 수 있을 테니까. 아무리 위험한 상대라도, 악의가 명백하더라도, 그것만을 근거 삼은 해코지가 가능해져선 안 된다.
그랬기에 레아는 침묵했다. 용의 대표가 나중에 다시 답을 듣겠다고는 했으나, 그때라고 다른 답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므로. 저 용과 다시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면, 오늘 일을 깨끗이 잊지는 못해도 그럭저럭 묻고 넘길 수는 있을 거다. 그렇게 감정을 가라앉히다 보니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이 와닿았다. 타자가 내게 피해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광기에 가까운 적대감을 불러온다. (때때로 종족, 국적, 신분, 그 외 여러 특성 및 성향이 다른 이들을 향한 반발이 맹렬해지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어쨌거나 정령들이 놀랐겠다. 미안한 마음에 둘에게 번갈아 머리를 기대면서 살짝 볼을 비볐다. 그러는 사이 용의 대표는 좀 전의 엄숙한 면모는 간데없이 흑룡에게 장난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종잡을 수 없는 용이다. 흑룡과 막역하다는 점과 용의 대표로서 뭔가 기준을 지니고 있다는 점 말고는 통 모르겠다. 이런 사실도 보고서로 정리할 수 있으려나? 잠시 생각했으나 바로 엎었다.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서는 의미가 없거니와 증거를 확보한대도 사생활 유출 같다. (용의 대표를 만나 용 중 하나를 살해할 뻔했다는 소리 따위 적어 봤자 미친 사람 취급이나 받지 싶다.. )
이런 한가한 생각이 떠오르는 건 안전감이 웬만큼 돌아와서겠지? 한숨을 폭 내쉬는데, 그의 손길이 머리로 옮겨 왔다. (그가 바로 서면서 고개를 한껏 들어야 보이게 된) 얼굴에는 평소와 같은, 눈길을 절로 끌면서도 부드럽고 여유로워 마음이 놓이는 미소가 돌아와 있었다. 정령들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앙증맞은 몸을 들썩였다. 그리고 서근서근한 음성. 눈 깜짝할 사이 어느덧 요람이었다.(몸이 들리는 듯한 느낌조차 안 든 건 그가 극도로 조심스럽게 마법을 시전했다는 의미일지도) 이제는 제법 친숙하기까지 한, 책 특유의 냄새에 코를 만져 보니 코를 막았던 흙덩이 같은 게 빠지고 없다. 코피도 말끔히 멎었다. 그걸 의식하자마자 들려오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화제. 살았다! 긴장감이 확 풀리면서 무릎이 꺾였다. 중심을 잡을 새도 없이 꿇자 꼼짝할 수가 없었다. 다리가 바닥에 흡수되기라도 한 것 같았다. 억지로 시도했던 공간 이동의 후유증이 뒤늦게 덮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웃음이 나왔다. 살았으니까.
마냥 좋아 먹는 거고 뭐고 생각 없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데, 곁에 있던 두 정령이 일어나라는 듯 레아를 낑낑 당겼다. 힘 빼지 말지, 무거운데. 선물 있다며 그들을 달랜 다음, 부축할 기세로 다가온 마법 기사에게는 아까의 가방을 가져다 달라고 청했다. 오래지 않아 마법 기사가 가방을 가져오자, 크레덕 6개와 마나 탐지기는 꺼내고 가방을(정확히는 그 안에 든 크레덕 빵과 크레덕 달고나를) 두 정령에게 건네는 한편, 마법 기사에게는 크레덕 5개와 마나 탐지기를 방에 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고 하나 남은 크레덕을 내려다보려니 흑룡에게 전하고픈 말이 차츰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고무 오리 효과, 진짜 있는지도? 이윽고 레아는 조심스레 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감각이 있는 듯 없는 듯 아득하지만, 힘이 들어가긴 한다. 그게 확인되자 서서히 심호흡을 했고, 마음의 준비(?)도 한 끝에 도로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리긴 해도 버틸 만했다. 그렇게 서서 한숨 돌린 뒤, 흑룡을 향해 크레덕을 내밀었다.
"지금 안 드렸다간 잊을 것 같아 꺼냈습니다."
머릿속이 아직 복잡한 걸까? 그를 바로 보기는 어쩐지 면목이 없어 제 두 손 안의 크레덕에 시선을 붙박았다.
"고맙습니다. 아까.. 구해 주셔서... 연구소 보호해 주신 것도요...." 말하다 보니 왜 면목이 없었는지 알겠다. 내가 누린 이득은 결국, 그가 고통과 위험을 감수한 결과여서. 어느 개체든 가장 먼저 챙기는 건 자기 자신이어야 할 텐데도, 그에게 그래야 했노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서. 잘한 게 없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눈물이 샐까 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지 않으셔야 했다고... 말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원래 나올 뻔했던 판결을 언급한다면 설마;;; 사형 소리까지 나왔다고 말한다는 겁니까😨?! 누님도 나름 각 재 보고 뎀볐던 거라 그런 소리 들으면 더 반발할 가능성도 있을 듯한데요 ㅎㄷㄷㄷㄷㄷ 근데 수면기 들어갈 예정이면.... 누님 출연이 이걸로 ㄹㅇ 끝날 수도 있겠군요😦? 좀 아쉬운데.. (← 레아가 알면 저주받을 소리)
임무가 임무다 보니 최소한의 책임감은 생겼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근데 복장 얘기 들으니 블랑이라는 이름은 대빵님한테 붙었어야 할 거 같습니다ㅎㅎㅎ 그러고 보니 앞서의 답레 보고 궁금해졌던 게, 대빵님 요람에 굳이 다시 오려는 게 진짜 순전히 야식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힉? 예상보다 길군요 자유 상극까지 합치면 지금이 3일짼데 그만큼의 기간을..😅ㅋㅋㅋㅋ 그래도 3일 투자해서 천 년 묵은 응어리 푼다면야 뭐~=ㅂ=~
1> 그 크로스 카운터는 용 싸움으로 안 치는 겁니까? ㅋㅋㅋㅋㅋ 그래도 지금은 점박이 소리에도 적응한 거 같지 말입니다🙄
1-2. 식사할 필요가 없는 용이면서도 블랑님은 먹는 재미를 아는군요ㅎㅎ 그래서 미식가 용이랑도 죽이 맞는 부분이 있었나 봅니다🙃 소설 좋아하는 건 대빵님이랑도 통할 거 같고 말입니다(레아는 고전문학(?) 파라😓ㅋ)
3. 누님을 염두에 둔 거 같은 답변이군요.. 화해할 수 없는 사이면 마주치지라도 않는 게 상책이고 마주쳤다면 안 마주친 척하는 게 중책은 되지 싶습니다😑
1) "산 리노의 집부터 고쳐 지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방 하나씩은 가질 수 있게 넓히고, 특히 할머니 방엔 할머니께서 쓰기 편한 설비도 두고 싶습니다. 독립해 있는 둘째, 셋째 오빠와 언니가 들렀을 때 묵을 방이랑.. 제가 묵을 방도 있어야 할 것 같군요. 또 제가 기숙사 나오게 될 경우 지내게 될 집도 장만해야 할 테고... 그러고도 남는다면 학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 보거나 금전적 형편 때문에 학업에 매진하지 못하는 사람을 도와 보고 싶습니다."
2) "..안 하면 안 됩니까? ....강제라고요? 그러면.. 어디 야영이라도 가야겠습니다. 그러면 제 방이 노출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사적인 물품이 다 공개되면 얼굴 들고 못 다닙니다...."
3)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신분이 높은 분께 잘못 처신했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점과 돈 없이는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공부에 매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3번째 질문은 저도 블랑님한테 한 번 물어보고 싶었던 거네요🙃 그거 포함해서 진단메이커 던져 보겠습니다! (괜찮으시다면 2번째는 사별도 포함해서 답해 주세요😊a)
1. "정작 태어난 자들은 평등하건만 제대로 된 기회조차 주어지지 못한채 꽃피지도 못하고 스러지는게 아쉽다고 해야할까. 학교라는 것이 있지만, 결국에는 그 안에서도 신분은 암암리에 압력을 가하니까 말일세."
2. "이제는 좀 억누를수 있을거 같군, 당시에는 정말로 모든 이성을 놓고 기껏 만든 요람의 틀까지 부숴버릴 우까지 점할 정도였으니.... 아니, 이 이야기는 그만두지. 젊은날의 치기라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우니 말일세. 허나 지금이라면.... 최대한 그 슬픔을 억눌고 진심을 다해 이별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군.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레 찾아오는 것이고 말이야...."
대빵님이 무슨 수로 누님을 납득시킬지도 관전 포인트겠군요🙃 (주요 업무가 싸움 중재면 이런 일 잘해야 할 거 같은데 과연 얼마나 유능함을 보여 줄 것인가ㅎㅎ) 그리고 나중에라도 누님이 재등장은 한다니 ㅎㅎ 언제 무슨 일로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잉? 캐들이 둘 이상으로 나뉠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런 게 가능합니까😦?
마력 안 쓰고 하는 주먹다짐은 허용되는군요 용이 지닌 능력의 핵심은 마력인가 봅니다😮
1. 인간 사회에서 신분제 없애자는 혁명 같은 거 일어나면 블랑님이 은근슬쩍 도와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하루아침에 정붙인 이가 모조리 비명횡사한 데다 그들을 구할 능력도 충분했던 상황인데 정줄 놓는 게 젊고 치기 어려서이기만 하겠습니까.. 레아도 몇 번 언급했던 거 같지만 젊든 늙든 사별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리고 뒷부분 내용은 왠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떠올라 버리는군요😐
1)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물으시는 겁니까? 일단 상대의 잘못이 맞는지부터 확인하고, 맞다면 심각한 잘못인지 아닌지도 따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각한 잘못이라면 상대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쩔 작정인지 묻고 싶겠지요. 말이 길어졌는데 사소한 잘못이거나 아니라도 재발 방지 가능성이 높다면 사과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듯합니다."
2) "어렵군요. 국왕 폐하를 조종해서 제가 좋아하지 않는 제도를 폐지해 보자니 자칫 나라가 혼란에 빠질까 겁나고, 댄버스 교수님을 조종해서 용학개론 암기는 그만 시키시도록 해 보자니 그건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습니다. 세계에서 손 꼽히는 부호를 조종해서 고학생을 후원하는 장학재단이나 만들어 볼까요?"
3) "막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지야 않겠지만 실제로도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타자가 당장 겪는 고통보다 제가 겪을지도 모르는 위험이 더 두렵고 힘들 것 같아서입니다. 그런 상황에 기꺼이 나서는 이는 타자를 위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 혹은 자신이 위험해지지 않으면서도 타자를 도울 수 있는 지혜를 지닌 분이리라 생각합니다."
가볍게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간다 하던가. 이게 용인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지만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사랑이란 감정과는 비슷하지만 그 근원이 다른 것, 굳이 말하자면 [인연(因緣)]이지 않을까. 그저 단순한 걱정 뿐인 자신에게 활력을 넘겨주고 새로운 매일을 넘겨준 가족같은 존재라고 해야할까. 어찌보면 딸과도 같은 느낌이 들어 그의 입가로 동생들과 놀아주는 맏딸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히려 이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멸망을 막을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싸워서 버티는 것이 바로 인생이자, 삶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굳이 힘만이 아닌 서로를 이해함으로서 평화롭게 지낼수 있는 것이고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 평화로운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며 어느새인가 리빙아머들이 야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정확히는 재료만 준비하는 것이지만 어느새 크레(아)덕이 마음에 든 것인지 몰라도 하나씩 머리에 얹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자신이 저런걸 술식으로 새겼나란 생각도 들지만 아무러면 어떤가란 생각을 하며, 그는 다시 주변을 돌아보았다. 어느새 조그마한 여자아이 두명 뿐만이 아니라 주변으로 수많은 존재들이 레아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미 무언가를 대강이나마 이해한 것일까. 레아가 건넨 크레덕 빵과 달고나는 이미 사분오열 되서 사방으로 흩어져 정령들의 먹이가 되었고, 그도 잠시뿐이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천천히 레아에게 다가와 하나 둘 씩 레아의 주변에 자리를 잡는다. 가장 친한 운디네와 실프는 어느새 양옆으로 그녀의 어깨에 자리 잡았고, 도마뱀 같은 샐러맨더는 목을 휘감아 마치 도마뱀 목도리를 한 듯한 인상을 주었으며, 듬직해보이는 골렘같이 생긴 노움은 조심스래 그녀의 다리맡에 붙어있었다. 이외의 다른 정령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녀의 주변을 지키고서 있었다. 누군가 그랬다. 정령들은 그만큼 감정에 민감하다고, 계약을 했건 하지 않았건, 그들은 주변의 감정에 쉽게 동화되어 움직인다고 한다. 그리고 그를 증명하는 것이 지금의 레아의 모습이었다.
"후...."
소녀가 내민 크레덕을 조심스레 건네 받으며 피식 웃음을 지은채 가만히 다리를 구부려 시선을 맞춘다. 그렇게 잠시간 시선을 맞추되 맞추지 않은 그 상태에서 그가 천천히 크레덕을 공중으로 띄운 다음 천천히 손을 내민다. 그리고 양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싼뒤 그대로 살짝 찌그러트리듯 움켜쥐며 흙을 이용해 학사모를 만들어 머리에 씌우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잘 지은 별명일세, 크레아덕." -와! 오리가 두마리야!! -레아 언니가 오리가 됐어!!
딱히 말을 못하는 정령들도 그 모습에 빵 터진 듯 가만히 있다 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순식간에 벌어진 웃음 파티에 그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학사모를 드러낸 뒤, 조심스레 흙을 털어내듯이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입을 열었다.
"나는 그대를 내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네. 어떻게 보면 가족 같이도 보고 있지. 그리고, 가족끼리는 절대로 미안하다는 말을 함부로 해선 안되네. 가족끼리 돕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언니도 가족이야? "그래. 너희도 가족이겠지." -우와! 모두 가족이야!!
레아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결국 그녀도 가족이라는 한마디가 여지껏 그녀가 가진 고민에 대한 대답으로 다가왔다. 피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진짜 가족도 있겠으나, 지금만큼은 이들도 가족이라는 뜻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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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 "이제야 일어났네. 하암....."
막 충격에서 깨어난 금발의 미소녀가 의외의 목소리게 고개를 돌린다. 이내 시선에 들어온, 여기에 있어서는 안될 존재가 얼음으로 된 팔걸이 의자에 앉아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까까지와는 전혀 다른, 완벽히 새하얀 턱시도에 하얀 장갑, 상대방을 찢어버리기라도 할듯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와 하얀 눈동자가 그녀의 시선으로 박혀든다. 바로 눈앞에 있는 상대마저 얼려버릴 듯한 한기에 천천히 그녀가 침을 꿀꺽 삼킨다. 도대체 왜 여기에 로드가 있단 말인가. 설마 자신이 블랑에게 시비를 걸고 사람을 죽일뻔 했다는 사실을 들킨 것일까.
"로드를 뵙...." "아 됐어 됐어. 나 그런거 안 좋아 하는거 알잖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볼까?"
그가 손벽을 짝 치자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는다. 순식간에 극저온에 도달한 세계에서, 시간마저 멈춘듯한 감각에 그녀가 애써 견뎌보려 애를 쓴다. 로드는 그 모습을 딱하다는 듯이 가만히 바라보고는 이내 한숨을 푹 쉬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옛날부터 그녀를 봐온 입장으로서, 그녀가 애원하기라도 한다면 마음이 약해질게 분명해 어쩔수 없는 결단을 내리며 그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안은 나도 더이상 커버치지 못해." "무....슨....?" "내가 눈 감아준 건이 한 두건이 아닌거 알지? 그리고 전부 블랑, 그녀석 관련건이야."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칼로 찌르는 듯한 감각이었다. 만사가 귀찮지만 그래도 나름 상식인의 선으로, 또 최대한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려는 당대의 로드가 바로 그였다. 블랑의 딱한 사정을 알기에 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그만큼 불평등하게 느끼지 않게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일을 처리해온 그가, 직접적으로 이번 안을 꺼낸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천년 동안 그와 맞부딪혀 싸운 적이 몇번이던가. 그리고 그때마다 말린 것은 결국 로드가 아니었던가. 더이상 한계인 것도 받아들일만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벌을 좀 세게 내릴까도 했어, 근데 블랑이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마지막까지 말리더라. 그래서 형을 줄였어. 지금 이시간부로 일주일 줄테니까 전부 정리하고 유희를 끝내. 그리고 딱 100년만, 가서 자숙하고 있어." "....." "솔직히 너도 곧 수면기잖냐. 내가 수면기까지 포함해서 자숙기간 계산해줄께. 그냥 우리 셋다 와이번 똥 한대 맞았다 생각하고, 그냥 조용히 지나가자. 응? 이 오라비가 부탁하마." "..... 진짜..... 싫어..... 하지만, 오라비 부탁이니까..... 알겠어."
아직도 블랑에 대해 악감정이 남은 것일까. 이를 갈아붙이듯 겨우 제안을 수락한 알라투의 모습에 한숨을 푹 쉬며 그가 천천히 팔걸이 의자를 녹이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얼어붙었던 시간이 다시 흘러가듯 움직였고, 그는 마치 위로하기라도 하듯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준다음 천천히 하얀안개가 되어 사라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꽉 쥔 주먹 사이로 피는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법정물이라, 역전재판 같은 거 말씀하십니까? (이의 있소!!) 그래도 답레 읽다 보니 대빵님이 약할 경우 으르신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건 확실히 입력됐습니다😶! (일단 힘으로 누른 뒤에 살살 달래는(??) 방식이니..😓ㅎㅎ) 그런데 뻘하게 궁금해진 게 추리닝(?)에서 양복으로 환복했으면 대빵님 모처럼 세척(...)도 하신 겁니까?
읭? 이건 또 의외로군요😮 5명이 죽어 나간 게 블랑님과 동행하지 않았거나 블랑님이 한눈 팔았을 때라 타임 슬립 때는 필사적으로 밀착 마크(?)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일방적으로 때린 게 아니라 자기도 맞았는데도 그냥 넘기다니 쿨한 감도 있습니다😌ㅎㅎㅎ 그러고 보니 대빵님은 폴리모프 상태에서 키가 어느 정도입니까? 블랑님이 2m 5cm였던 거 같은데 그거보다 작은 키면 주먹질 리치도 그만큼 짧았을 텐데 용케 크로스 카운터로 끝맺었군요😏ㅎㅎㅎㅎ
1> ..자기가 만든 공간을 꼽을 줄이야ㅇ>-< 이건 사실상 여태까지 가 본 곳 중에 수상해 보이는 데는 없었다는 소리 같습니다
2> 인간으로 치면 두 다리 다 뻗고 주저앉았는데 팔로는 바닥 짚고 있는 그런 자세일까요?
3> 평소와 다름없게 행동하려고 하지만 정신줄은 놓은 상태다.. 정도로 이해되는군요
1) "무형의 선물도 됩니까? 그러면 저는 물론 저와 알고 지내는 지성체 모두의 평온한 삶을 보장받고 싶습니다."
2) "쓴맛과 매운맛을 싫어합니다. 그나마 쓴맛은 단맛과 조합할 경우 뭔가 깊은 맛을 더해 주는 것도 같습니다만 매운 음식은 정말 못 먹겠습니다."
3) "그때 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덤벙대는 건 미래엔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면에 말투는.. 미래까지 갈 것 없이 지금도 상대에 따라 다릅니다만.."
미안했다. 양심의 가책이 들었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흑룡이 무사하길 바랐고 용의 대표에게 도와달라 사정하기도 했지만, 그건 그가 잘못될 경우 습격자가 쫓아와 해코지할까 무서워서였다. 그의 안위 자체를 염려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어디까지나 내 안전을 확보하고픈 욕구가 최우선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다치면서도 나를, 연구소와 내 주변 사람을 보호했다. 양심의 가책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그러나 더 부끄러운 건 그 가책조차 살아남았기에 생겨난 감정이라는 것이다. 만약 습격자로 인해 목숨이 경각에 달렸더라면? 그가 무슨 위험을 감수하든 신경이나 썼을까? 아니, 그가 자신의 목숨을 내던졌대도 그래서 살아남았다면 만족했을 거다. 그런 주제에 상황 다 끝나고서야 미안하네 부끄럽네 한다. 같잖은 체면치레다.
그 점을 통감했기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포장이 낱낱이 파헤쳐지는 듯한 바스락 소리에도, 하나둘 가까워오는 기척에도, 도로 어깨로 올라오는 앙증맞은 움직임과 목에 훈훈하게 둘러지는 온기와 다리에 다가붙는 흙 특유의 감촉에도, 전혀 반응할 수가 없었다. 번져 가는 눈물을 따라 울음이 치밀까 이 악물고 숨을 참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양 볼이 움켜졌다. 머리엔 뭔가가 얹혔다. 막힌 숨이 울음과 함께 튀어나왔다가 고르게 가라앉았다. 부예진 눈을 깜박이자 흑룡이 장난기 어린 미소를 머금은 게 보였다. 뒤이어 그가 크레아덕이라는 별명을 언급하자 주위가 웃음바다로 뒤바뀌었다. 왜지? 얼떨떨한 채 있으려니 그가 손을 거두었고, 곧 머리도 가벼워졌다. 그 손에 들린, 학사모 모양의 흙덩이에 그만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허공에 떠 있는 크레덕도 눈에 띄었다. 저래서 웃었구나. 긴장이 풀어진 시야로 머리에 크레덕을 얹은 몇몇 마법 기사도 들어왔다. 애들 줄 건데?! 순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멍해졌다가 마른세수를 했다. 방에 둬 달라고 청했던 게 무색하게 저러고 있는 건 크레덕이 마음에 들어서일까? 흑룡은 그저 빈 갑옷이라 했지만 그렇지만은 않을지도. 애들 건 나중에 따로 사야겠다. 아직 학교에 다시 갈 엄두는 안 나지만...
한숨이 푹 나오는데 그가 아직 남은 흙알갱이라도 쓸어내려는 것처럼 레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쩐지 어린 시절 흙장난을 친 직후 같다는 생각이 들 찰나, 가족이라는 말이 귀에 꽂혔다. 진지하면서도 정감 어린 어조며 무엇이든 품어 줄 듯 따스한 눈길에 할머니와 부모님이 떠오른 순간, 레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가슴이 조여들었다. 들뜬 듯한 정령들의 외침에도 대꾸가 안 나왔다. '가족끼리 돕는 건 당연하다.' 맞는 말이다. 가족이란, 혈연에 기반했든 세월이나 경험에 기반했든 친밀감에 기반했든, 상부상조가 당연시되는 사이일 거다. 그러나 나와 흑룡은 어떤가? 그는 나를 물심양면으로 살펴 주었으나, 나는 그러지 않았고 그러지 않을 거다. 이런 인간을 가족 삼은들 무슨 소용인가?
"말씀대로.. 서로 도와야 할 겁니다. 가족이라면... 하지만.. 제가 도움이 된 건 없지 않습니까.... 지금도, 블랑님이 그렇게까지 마음 써 주셨는데도.. 전.. 제가 살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만 앞섭니다... 그런데 왜 접니까? 이런 인간을.. 가족 삼고 싶으십니까?!"
// 분위기 가벼워져도 될 타이밍에 땅 파는 감이 있습니다만😓 블랑님이 각별하게 대해 주는 이유가 레아에게는 꽤나 해묵은 의문(해묵었다기엔 이제 고작 3일째이긴 합니다만;; )일 듯해 꺼내 봤습니다😅a
레아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하소연, 그 마음을 이해한듯 하지 못한듯 블랑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레아의 말은 납득이 갔다. 서로 도우는 것이 가족이면, 레아는 자신에게 도움이 된 것이 없다고,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그 어떤 경우보다도 도움이 되었다. 그녀 스스로는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오히려 그것이 전화위복이 된 것은 그가 알지 못했다는 것은 제쳐두더라도, 근 3일간 지내면서 그는 그 어느때보다도 뿌듯하고 충실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요람은 이미 사실상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순환과 유지가 중요한 시점, 많은 이들의 의견과 의사가 중요한 것이었다. 그 누구보다 끈기 있고 열의가 넘치는 레아는 그 적임자였고, 블랑은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자신의 비서 겸 대행자로서 그녀에게 자신의 [심장 조각]이 담긴 출입증을 건넨 것이었다. 아직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그녀 또한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3일, 적다면 적고 빠르다면 빠른 시간. 하지만 그가 관찰하며 바라본 그녀의 모습은 절대로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으니까.
"너는 이미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것이 도움이 아니라면 무엇이더냐."
그가 천천히 레아의 말에 답변을 건네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녀의 감정에 동조를 하기 시작하기라도 한 듯, 그의 머리에서 천천히 뿔이 자라난다. 용의 그것처럼 변하고는 있으나, 몸체는 커지지않고, 인간의 몸에 용이 하나가 된 듯한 모습, 리자드맨의 흉측한 그것과는 다른, 아름답고도 우아한 느낌의 모습, 바로 용이 인간의 형태로 화한 모습인 용인(龍人)이었다. 천천히 거칠거칠하지만 매끄러운 비늘의 감촉이 천천히 그녀의 뺨을 쓰다듬는다.
"사람은, 아니 생명은 약하고, 불완전하단다."
그의 말이 천천히 심장을 타고 흐른다.
"그렇기에 서로를 믿고 맡기고, 대화하는 것이란다."
용으로서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알려준 그녀가 다시 한번 스스로 일어설수 있도록, 그녀만이 알고 있는 아주 단순한 것 하나라도 괜찮다. 그것이 빛나고, 다시 그것이 그녀를 감싸안을 때, 그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는 손을 내민 것이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상관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이야 말로 생명이 같이 빛나는 이유니까.
"그렇게, 그렇기에, 그래서 아무리 괴로운 길이라도 서로 걸어나가는 것이란다. 내가 저번에도 말했잖느냐."
어느새인가 고개를 푹 숙인 그녀의 뒤로 누군가가 손을 뻗은다음, 머리를 가볍게 누르듯 거친 손길로 쓰다듬는다. 블랑의 그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하얀색 턱시도를 입은채의 말쑥한 모습의 미남자, 하얀색 바탕에 파란색 브릿지가 도중도중 그라데이션으로 들어간 것을 보지 않았다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모를정도로 깔끔해진 인상의 로드가 우스갯소리를 하기라도 하듯 씨익 웃어보이며 블랑이 말하는 타이밍에 정확히 합창을 해낸다.
"──삶이야 말로 진정으로 죽을때까지 싸우는 것이다." "──삶이야 말로 진정으로 죽을때까지 싸우는 것이다."
어느새 온건지 모를정도로 갑작스레 등장한 로드, 방심했다는 듯이 어쩔수 없는 웃음을 지어보인 블랑이 너털웃음을 흘렸고, 그를 마주한 로드가 개구진 웃음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뭘 그리 주눅들어 있어! 너는 지금 저기 이단아 흑룡이랑, 개백수 드래곤 로드에게 인정받은거라고! 한번에 두 마리의 용한테 인정 받았는데 뭐가 그리 울상이야!" "아직 야식 준비 안됐는데요....." "오? 그래?! 그래서 뭐 만들려고 하는데!!" "레아도 좀 먹게, 닭 튀기려고 했는데요." "반반무많이." "..... 1인 1닭 하게 해줄테니 그만하십쇼." "어예!!!"
역시 단순하기 그지 없는 존재라고, 치킨이라는 한마디에 끔뻑 넘어간 로드를 보며 한숨을 내쉰 블랑이었다. 블랑의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계속 만세삼창을 연호하는 라이네스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보통 라이네스 선에서 정리 됩니다!! 실제로 호흡기를 작살내는 걸로 꽤 여러번 재미를 봐가지고 그걸로 조지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알아도 당하는 방법이고, 로드기에 가능한 방법이고요!! 물론 옷 갈아 입을때 마법 썼습니다. 엄청 귀찮아하면서욬ㅋㅋㅋㅋㅋㅋㅋ
블랑이 아마 언급할꺼지만 다들 혼자 있을때 당했으니 최대한 3인 1개조로 흩어지지 말고 다니자고 말할 예정입니다!!
라이네스는 대략 이런 이미지입니다만, 조금 더 머리가 길고 군데군데 파란색 브릿지가 그라데이션으로 들어가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키는 블랑이랑 비슷한 편입니다!! 다만 블랑이 살짝 근육질에 선이 굵은 미남이라면, 이쪽은 미공자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아아;; 지금 대빵님이 약하다고 말씀 드리려던 게 아니라, 대빵직을 맡게 되는 용이 약하면 으르신 용들이 동원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씀 드리려던 건데 제가 표현을 잘못했습니다😅a 암튼 세척했으니 당분간은 요람에 와도 마법 기사가 얼씬거리진 않겠군요😓ㅋ 그와 별개로 >>739 보면 대빵님이 누님과도 꽤나 친밀해 보이는지라, 대빵님이 처형 같은 극단적인 처분도 고려했었다는 걸 누님은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순간 배신감에 완전 흑화해도 안 이상할 듯요🥶)
오 그럴 수도 있군요 밀착 마크까진 안 해도 되게 효과적인 안전 장치가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노래 잘 들었습니다 과거행 얘기가 언급된 참이라선지 거기서 전원 생존 엔딩 났을 때 어울리는 곡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써 주신 답레에서 좀 여쭙고 싶은 게..
용인화한 모습 말입니다 뿔이 자라난다고 하니 약간 동양적인 용의 얼굴이 연상되는데요, 본체의 얼굴이나 팔이나 꼬리 등이 크기만 폴리모프한 체형에 맞춰서 구현된 걸로 이해하면 됩니까🤔?
그리고 양복 차림 대빵님이 미공자 스타일에 올려 주신 짤보다 좀 더 머리카락이 길다면.. 이누야사의 셋쇼마루 같은 이미지를 떠올려도 어울릴지요🙄?
가족, 내가 잘나든 못나든 받아들여 주기에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사이. 그러나 그 관계도 실은 호혜적인 것이다. 내가 이만큼 공을 들이면 크게든 작게든 호응이 뒤따르리라는 기대가 확신에 가깝게 굳어진 인연이랄까. 나 역시 온 가족의 보살핌을 받다시피 하며 컸지만, 자라고서는 가족들의 선물을 사기도 하고 조카들을 챙기기도 한다. 그렇게 주고받는 균형을 최소한이나마 맞추는 게 가족의 자격 아닐까?
물론 흑룡이 날 가족으로 여기고 말고는 전적으로 그의 선택이니 내가 부채감 가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다치는 걸 아랑곳 않고 내 주변까지 지켜 준 걸 아니까 나 몰라라가 안 된다. 고맙고 미안해 보답하고는 싶은데,(보답해야 할 것 같다는 게 좀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쓸 수 있냐면 죽었다 깨나도 못 하겠다. 나는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그런 배은망덕함이 불러온 자괴감의 산물이었다.
그런데 차마 바로 들지 못하는 머리 위로 천만뜻밖의 말이 떨어졌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고가 멈춘 것 같았다.
"제가.. 말입니까? 무엇을요?"
굳어 버린 듯한 머리를 애써 굴려 가며 이제까지의 일을 돌이켰다. 3일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일을 겪었지만, 그가 나한테 배웠다니? 첫날 종족 간 언어 장벽을 낮췄으면 좋겠다고 했던 건 (그가 수용해 주긴 했다만) 막연한 희망 사항 수준이었고, 둘째 날 생명체의 영혼을 호문클루스에 이식할 수 있냐고 묻자 그가 흥미를 보이긴 했으나 그거도 그냥 해 본 제안에 불과하다. 그나마 그 두 건은 끼워 맞춰지기라도 하는데, 나머지는 통 모르겠다. 설마 학교 안내를 염두에 두기라도 한 걸까? 제 터무니없는 발상에 조소가 나왔다. 말이 좋아 학교 안내지 그야말로 봉변에 그가 처벌까지 받을 뻔했는데 무슨..
그러다 문득 타자와의 교류에 목마른 듯한 흑룡의 성향에 생각이 미쳤다. 배움..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거라면 얼추 설명이 될지도. 손수 요리를 만들어 주면서, 농을 던지거나 장난을 치면서, 내 연구에 대한 실마리를 주면서, 그 외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그는 퍽 즐겁고 편안해 보였으니까. 강제로 재웠을 때도 곁에 누가 있으면 안심이 될 거라기도 했고. (이런 건 혼자 지내 버릇할 때는 몰랐던, 타자와 대화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만족을 배웠다는 식으로 갖다 붙일 수도 있을 듯하다. 그의 의도와 부합하는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때 그 추측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무언가(손이 아닌 것 같았다.)가 살며시 볼을 쓸었다. 금속처럼 매끈하고 단단하고 서느레한 가운데 뱀의 몸통처럼 서느레한 감각에 고개를 드니 흑룡이 어느새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체격이며 두 다리로 직립한 자세며 팔과 머리의 위치는 인간 외형일 때와 비슷한데, 피부며 얼굴형이며 기다란 꼬리는 맨 처음에 봤던 칠흑 같은 흑룡의 외형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위화감은커녕 고아한 기상이 느껴지는, 신비스러운 모습이었다. 그가 용임을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모습을 보고나니 그가 용이라는 걸 여태 까먹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한편으로는 용과 인간이 뒤섞인 생명체 같다 보니, 전임 용 대표의 핏줄이라는 발바리아의 황족들 생각도 났다. 그들의 진짜 모습이 혹시 저럴까?)
홀린 듯한 기분으로 이어지는 말에 이끌려 갔다. 어느 생명이나 약하고 불완전하기에 타자와 서로 믿고 의지한다라.. 용에게서 나온다는 게 도무지 실감 나지 않는 소리였으나 그는 진지했다. 무언가를 절실히 기원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어쩐지 아찔해져 레아는 고개를 떨구었다. 서로 대화하면 아무리 괴로운 길이라도 걸어나갈 수 있다니, 이 용은 내게 뭘 기대하는 걸까? 소통의 즐거움이라면, 상대가 꼭 나일 필요는 없다. 용의 대표도 그와 막역하니까.(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존재끼리 의지하는 게 든든하지 않을까?) 그런데도 그가 내게도 도움을 받았다고 느꼈다면, 어째서일까? 그 부분을 알아내면, 그리고 그게 내 언행으로 충족되는 영역이라면, 조금은 덜 배은망덕해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답이 안 보인다. 내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과연 뭘까?
생각이 제자리를 맴도는데 누군가가 뒤통수를 슬쩍 눌렀다. 뭐지? 얼떨한 채 돌아봤다가 낯선 방문자의 모습에 순간 흠칫했다. 그랬다가 그의 말을 동시에 따라하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낯선 이가 아니라 용의 대표임을 깨달았다. 아까와는 전혀 다르다. 뽑다 망친 실뭉치 같던 머리칼은 세상없게 섬세한 백금빛 비단실처럼 바뀐 가운데 드문드문 보이는 새파란 부분이 멋을 더했고, 말끔해진 피부는 백옥 같다는 표현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 나게 해 주었다. 새하얀 양복은 구겨진 데 하나 없이 빳빳하게 각이 잡혀 있다. 히죽거리는 웃음은 처음 봤을 때와 비슷했지만 그 또한 다크서클이 사라져서인지 무기력하기보다 활발한 인상을 풍겼다. 왜 이런 차림으로 왔을까? 그 궁금증을 입밖에 낼 새도 없이 용의 대표가 (어조는 가벼웠지만 내용은 가볍게 여기기 어려운) 일갈을 던졌다. 망연했다. 그러게. 나 왜 이렇게 끙끙댄담? 용의 대표처럼 단순하게 넘기면 편할 텐데. 하지만....
"용은 어떤지 제가 잘 모릅니다만, 인간은 은혜에 보답하지 못할 경우 자기가 배은망덕한 인간이라는 불편감을 느낍니다. 은혜를 베푼 쪽이 위험이나 고통을 감수했다면 더더욱요. 제가 지금 그런 상황인데, 그러면서도 블랑님을 도와야 할 상황에 제가 희생을 감수할 자신까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면목이 없고, 어떻게 해야 그나마 덜 배은망덕해질지도 모르겠어서 답답합니다."
말하고 나니 머쓱했다. 대표의 관심사는 이미 치킨으로 넘어간 듯해서였다. 동시에 스스로가 어이없기도 했다. 이렇게 뻔뻔한 속내를 대놓고 드러내다니. 흑룡은 그렇다 쳐도 용의 대표는 날 마냥 곱게 봐 주리라는 보장이 없는데.(오히려 날 인정했노라 말하는 게 영문 모를 상황이다. 초면에 다짜고짜 도움부터 청하고, 판결 운운할 땐 막 나가는 소리도 했으니) 무슨 배짱이지, 나?
// 레아가 대빵님한테 묻고 싶은 게 은근 있을 거 같은데..🙄 저는 이만큼 끄집어내는 것도 빡셌는지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ㅇ>-<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의 서술 보면서 둘이 투닥투닥해도 대빵님이 블랑님한텐 거의 친형이나 다름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빵님이 막 로드가 된 시기인 1,000년 전에 이미 주목했고 또 블랑님의 사정을 알았기 때문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도 있어서 더 그렇군요😓ㅎㅎ)
이번 레스 쓰다가 살짝 궁금해진 게.. 발바리아의 역대 황제들이 반인반용이라고 하셨잖습니까 혹시 그네들의 본모습이 용인(龍人)과 비슷합니까🤔?
그리고 if 쪽으로도 호기심이 뻗쳤습니다 대빵님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레아가 출입증 사용에 실패해서 공간의 틈새에 갇힌다거나 해서?) 블랑님과 누님의 싸움이 어떤 식으로 끝났을까요😮? 어느 쪽으로든 결판이 났을까요? 아니면 레아가 요청하고 말고와 상관없이 대빵님이 결국 알고 개입하거나, 용 으르신들이 출동했을까요😶?
어느새인가 벌써 닭을 튀기러간 블랑을 대신해 라이네스가 자리에 있었다. 갑갑하다는 듯이 서둘러 마나를 움직여 자신이 원래 입고 있던 파란색 츄리닝에 [일하면 지는거다.]라고 적힌 셔츠를 착용한다. 아까전까지 자리잡고 있던 그의 백구두는 이미 검정색 삼선 슬리퍼로 변해있었고, 좀 많이 말끔해졌다, 뿐이지 그래도 결국에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듯 그가 자연스레 더벅머리를 긁적이며 낄낄거리고는 천천히 레아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기 시작하였다.
"이미 너는 블랑한테 많은 영향을 끼쳤어. 블랑은 너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운것 같던데? 근 3일간 저렇게 블랑이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은 처음이었어. 항상 관찰을 하고 생각을 했지만 다른 시점으로 보는 것을 못한다고 해야 할까. 왜 그런 버리기 힘든 고정관념 같은 거 있잖아."
주방 너머로 기름진 소리가 들려온다. 옆에서는 연신 열심히 일하면서도 크레덕을 얹고 있는 리빙아머들의 모습도 간간히 보이는건 착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다행히 염지해둔 닭이 있었기에 준비는 금방 끝날 상황이었기 때문인진 몰라도 기름이 끓자마자 바로 튀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 것이리라. 그 소리를 들으며 라이네스는 그가 만든 치킨의 맛을 떠올리며 잠깐 입맛을 다시고는, 아까 하려던 말이 기억난 것인지 재차 말을 이어나갔다.
"블랑이 오히려 그말 들으면 화낼꺼 같다만. 내가 오늘 처음 봤지만, 이미 잘하는 거 같드만. 솔직히 자기 고용주를 위해 그렇게 달려들어 생면불식의 존재에게, 그것도 적대적일 수도 있을 거 같은 사람에게 애원을 할수 있겠어?"
그가 탁자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사방 팔방으로 흩어져 있던 책이 차곡차곡 쌓이고, 먼지를 어느정도 닦아내니 순식간에 앉아서 먹을 자리가 완성 되었다. 요람 한가운데 자리잡은 메인 테이블, 오늘의 식사장소는 다름 아닌 이곳이었다. 대강 청소를 끝내고 자리에 앉으면서 그는 천천히 자리에 앉은 뒤에야 좀 살겠다는 듯이 기지개를 피고는 금새 녹아내리듯 의자에 기대었다. 축 늘어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네스는 시선을 여전히 레아에게 둔 채 입을 열었다.
"이미 그렇게 행한다는 것 자체가 블랑에게 보답하고 싶단 마음에 응하는 거야. 블랑이 말했을껄, 긴장 풀고, 가볍게 심호흡 한다음,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그게 자신이 원하는거라고. 그려먼, 그거 그대로 하는게 이미 블랑에게 보답하는 거고 도와주는 거 아닐까?"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합니까." "왔다!!!!"
아까전에 축 늘어졌던게 거짓말인거 마냥 그가 벌떡 일어난다. 순식간에 라이네스 앞에 놓여진, 바삭한 튀김옷이 어우러진 프라이드 치킨에, 빨간색 양념이 잘 어우러진 양념치킨, 갈색 빛이 감도는 은은한 향기가 일품인 간장치킨까지. 이미 식자재들은 캐놀라인에서 미리 구해둔게 있단 것인지 그 향마저도 확실히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곧이어 레아의 앞에 놓여지는 치킨, 라이네스의 간장치킨과 향은 비슷하지만 은은한 단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는 것은, 간장과는 다른 무언가가 확연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듯 싶었다.
"꿀을 넣어서 단맛을 살리고, 살짝 불맛을 입혔단다. 한번 맛보겠느냐."
그 와중에 이미 남은 실패작 치킨들─그래도 조리가 안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튀길때 서로 엉겨붙거나 튀김옷이 너무 두꺼웠던 치킨들이 전부 실패작이 된 것이었다.─은 순식간에 정돈되어 정령들에게 배포되기 시작했다. 비록 실패작이었지만, 치킨은 치킨이라는 것일까, 어느샌가 치킨에 빠져든 어린아이들은 각자가 삼삼오오 모여들어 치킨을 베어물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그 또한 치킨 한점을 입에 가져갔다. 바삭한 튀김옷에 육즙이 너무나도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즐거운 야식타임을 다 같이 즐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었다.
세 세상에 대빵님 이거 어째 고민 상담 모양샌데요😧 무려 용이 인간의 고민을 들어 주다니 이 무슨..😶 (그 와중에 도로 옷 갈아입었..😅ㅋㅋ 그러고 보니 대빵님 오늘은 일했으니 졌군요🙄) 게다가 만사 귀찮아 죽을라는 성향인데도 이야기 상대는 해 준다니, 하루 만에 엄청 친해졌다(??)!! 대빵님도 진짜 엄청 인간 친화적입니다😮
허니콤보 맛있겠..게다가 먹기 편하게 순살 (부러워서 패배함ㅇ>-<) 레아가 단 거 좋아하는 거 고려해서 일부러 그쪽으로 만들어 준 걸까요🙂? 그나저나 정령들은 엄청 포식하는군요 크레덕 빵이랑 달고나에 이어 치킨.. 그게 다 넘어가는 먹성이라니 먹는 족족 큰다면 순식간에 클 애기들입니다ㅎㅎ (마나 말고 음식으로 크지는 못하는 거 같습니다만😓a)
그밖에 몇 가지 궁금한 게..
1. 대빵님 메인 테이블 치울 때 마법 쓴 겁니까? 몇 초면 되는 셀프세척조차 귀찮아하는 용님이?! (치느님의 힘인가!!)
2. 블랑님 여전히 용인 모드입니까? 싸움 여파로 너덜너덜 피투성이이던 옷은 갈아입었는지요?
흑룡이 손님맞이로 분주해진 사이 용의 대표는 익숙하다는 듯 요람의 메인 테이블 쪽에 털푸덕 앉았다. 뒤이어 눈보라를 연상시키는, 그러면서도 간간이 푸른 기운이 번뜩여 신이해 보이는 빛이 용의 대표 주위를 감도나 싶더니, 대표의 복장이 처음 봤을 때의 차림새로 바뀌었다. 상의에는 발바리아어 문장이 그의 성향을 웅변하기라도 하듯 큼직하게 수놓여 있었다. 무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는데 저런 문구가 쓰여 있었구나. 확실히 흑룡과는 많이 다른 용 같다.(인간이 각양각색인 것처럼 용도 저마다 다른 게 당연할 텐데, 이렇게 직접 대하고서야 실감이 난다.) 저런 용이 좀 전엔 왜 격식으로 똘똘 뭉친 것 같은 차림이었을까? 의문이 막 또렷해졌을 때, 용의 대표가 이제야 좀 편하다는 듯 머리를 긁고는 말문을 열었다. 어쩐지 레아가 흑룡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 같은 내용이었다. 다 듣고 있었던 걸까.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두 손으로 반나마 가렸다. 손에 뜨뜻한 열기가 닿았다.
그와 별개로 대표의 말은 짚어 볼 구석이 적지 않았다. 일단 가르친 이는 없는데 배운 이는 있다는 괴현상(?)이 교차 검증(??)은 된 셈이었다. 그가 말하든 용의 대표가 말하든 레아에게 불가해한 일이기는 마찬가지였으나, 그들이 레아에게 그런 류의 빈말을 할 이유는 하늘이 두 쪽 난대도 없을 테니까. 당사자와 관찰자가 이구동성이면 뭐가 있긴 있나 보다. 다른 시점에서의 관찰 얘기도 어떤 실마리처럼 느껴졌다. 레아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느 책꽂이나 책으로 빽빽하지만, 저 중에 용의 서적은 얼마나 될까? 용은 문자를 쓰지 않으니 모르긴 해도 거의 없지 싶다. 그런즉 요람은 아마도 용이 아닌 종족들을 위한 공간에 가까울 거다. 그가 내게서 배웠다는 게 혹시 이종족의 관점일까? 아무리 지성을 갈고닦고 무수한 지식을 섭렵해도 다른 종족의 관점까지 속속들이 파악할 수는 없으니까? 거기 생각이 미치자 용의 대표가 상황을 정리한 직후 그가 되풀이했던 사과가 떠올랐다. 어째서 사과했는지까지는 모르겠으나, 그 떨리던 어조와 세찬 심장 고동은 내 안에서 들끓던 것을 같이 뒤집어쓰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에게는 가볍다면 가벼운, 넘기면 그만일 다툼이었는데, 얼이 나가다시피했던 내 꼴로 인해 그렇지만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게 용이라 지니고 있던 고정관념을 버린 걸까? 속단할 수는 없지만, 가르친 자는 없는데 배운 자는 있는 희한한 상황에는 들어맞는 듯도 하다.
타당한 추측인지, 합리화일지 모를 상념에 잠겨 가는 가운데 기름 끓는 소리가 자글자글 튀어 왔다. 그 와중에 크레덕을 머리에 얹은 마법 기사가 눈에 띌 때마다 묘해졌다. 산 리노의 애기들 주려던 게 저리로 간 게 어이없는 걸 떠나, 몇 기만 저러고 있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다. 나머지 마법 기사들 것도 사야 할까? 이거 뭐 유니폼이나 트레이드 마크도 아니고.. 실없는 생각에 머리칼을 배배 꼬다가 이어지는 말에 멈칫했다.
"블랑님이 화내실.. 거라고 하셨습니까?"
레아는 제 말총머리를 움켰다. 감정이 있는 지성체라면 당연히 희로애락을 느낄 텐데, 어째선지 흑룡이 화내는 건 상상이 안 된다. 게다가 대표의 얘기가 난해하기도 했다. 초면의 막무가내 통사정이 그를 위하는 마음에서만 비롯된 게 아니라는 사실은 묻어 둔다 쳐도(아무리 할 말 못 할 말 안 가리고 막 한대도 그 소리까지 꺼내는 건 바보 짓이다..) 관계는 서로 주고받아야 유지되는 것. 저울로 잰 것처럼 똑같이는 못 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으면, 더 베푼 쪽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타자의 호의를 내 권리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그래서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나 역시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소릴 들으면 그가 노여워할 거다? 불가사의하다. 용과 인간의 사고방식이 그렇게까지 다른 건가?
미간을 찌푸린 채 난제를 곱씹는 사이 이따금 푸른빛이 반짝이는 새하얀 빛알갱이가 테이블을 에워쌌다. 그러자 내팽개쳐진 듯 여기저기 나뒹굴던 책들(표지가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진 걸로 보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같았다.)이 가지런히 쌓였고, 테이블은 막 구입한 것처럼 말끔히 윤이 났다. 정리할 생각을 미처 못했던 게 뒤늦게 찔렸으나, 끼어들 틈도 없이 순식간이었다. 얼떨함 반 민망함 반으로 돌아보니, 용의 대표는 무슨 후줄근한 옷처럼 의자에 늘어진 채로 레아에게 시선을 두고 있었다. 색이 다른데도 신기하리만치 이질감이 없는 눈동자(특히 하얀색은 흰자위와 색이 같은데도 놀라울 만큼 또렷이 구분되었다.)가 형형했다. 흑룡은 용의 대표를 '만사가 귀찮은 양반'이라 했지만,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귀찮음은커녕 그를 향한 관심이 역력히 묻어났다. 특히나 그가 이미 얘기했을 거라며 꺼내는 말은 놀랍다 못해 귀가 의심스러워지는 내용이었다. 흑룡이 했던 말과 거의 비슷하지 않은가.
— 너무 불안해 할 필요 없네. 너무 과할 필요도 없고. 그대는 그대가 하고 싶은걸 하게나.
아까 그의 말을 토씨는 물론 어조며 말하는 속도까지 똑같이 따라하던 것도 그렇고, 정말로 그를 깊이 이해해 주는 분이구나. 속으로 감탄하다 불쑥 의문이 들었다. 이게 이해 정도로 가능한 일인가? 흑룡도 종종 속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 같은 반응을 보이는데, 이 용도 그런 건 아닐까?
"어떻게 그렇게까지 잘 아십니까? 용이 실은 독심술도 쓸 수 있는 겁니까?"
흑룡은 아니라고 했고 그런 걸 속이리라는 생각도 안 들지만, 너무 속속들이 아는 거 같으니까 의심이 생겨 버린다.. 대표의 답을 기다리는데 언제 돌아왔는지 그가 끼어들었다. 어느새 테이블에도 치킨이 즐비해 있었다. 치킨 특유의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가 매운 양념의 향과 어우러져 물씬 풍긴다. 용의 대표는 스프링처럼 튀어올라서는 반색했다. 얘기는 다 했네. 레아는 얕은 한숨과 함께 표정을 폈다. 음식물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면서 요리에 진심이거나 먹는 데 진심인 용이라니, 다른 용도 이럴까? 이들이 괴짜인 걸까? 다른 용과 만나 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만, 지금은 그건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그가 준비해 준 치킨에, 아직 김이 나는 가운데 달달하면서도 숯불을 연상시키는 향에, 여느 때보다도 더 부드럽고 은근한 목소리에 죄였던 마음이 풀어졌으니까. 어쩌면 용의 대표가 일러 준 게 정답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정답일 거다. 그가 바라는 걸 하는 게 최선의 보답. 그가 바라는 게 너무 없어 그 정도로 부채감을 내려놓지는 못할 것 같지만 그건 내 사정이고, 타자를 위하려면 당사자의 입장을 우선시하는 게 맞지 싶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던 중, 용의 대표가 맥주를 찾는 통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정말로 스스럼없어 보이는 모습에 산 리노의 어르신들이 떠올랐다. 인원만 더 늘어나면 영락없이 마을 잔치 같겠다. 그래서일까? 앞서 미처 꺼내지 못했던 궁금증이 되살아났다. 아까 대표는 왜 그런 각 잡힌 복장을 입었던 걸까?
"정말 순전히 야식 때문에 오신 거였습니까? 그런데 아까는 왜 정장을 입으셨던 겁니까?"
// 현생 이슈로 일단 답레부터 이었습니다 (잡담과 진단메이커는 나중에..ㅇ>-<) 주말에는 답레 달기가 불가능할 듯하니😢 느긋하게 이어 주세요!
답레 올리고 보니 레아가 뜨거운 건 잘 못 먹어서 두고 있다는 서술이 빠졌군요;; 수정하긴 살짝 애매하고..😑 치느님을 두고도 바로 안 먹는 게 그래서인가 보다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a
대빵님이 용 치고는 되게 사람 같다는 생각은 많이 듭니다🙃 (특히 치느님한테 무장 해제되는 부분에서..ㅋㅋ) 오늘은 패배했지만 200년만 지나면 연전연승일 테니 대빵님 화이팅!!(??) (근데 대빵직에서 물러나서 일할 필요가 없어지면 당연히 일을 안 할 테니, 일하면 지는 거라는 옷을 입을 필요도 없어지는 거 아닙니까🙄?)
1. ㅋㅋㅋ 부탁이었을지 안 치우면 치킨 안 준다는 으름장이었을지 모르겠군요😓ㅋ 사실 메인 테이블이 어질러진 게 대빵님이 이 소설 저 소설 잔뜩 쌓아 놓은 탓일 거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2. 요리는 위생 ㄹㅇ이네요.. 그런데 용인 모드를 공개한 이유를 혹시 알 수 있을까요? 뭔가 의중이 명확한 행동 같기는 한데 제가 그 의중을 파악을 못 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1>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데 세계에는 반드시 필요한 그 물건이군요. 레아가 보게 된다고 하셨던지라 궁금하기는 한데..ㅋ
2> 오 이건 의외군요😮 그런 적이 없다는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언제 무슨 일로 한계가 왔을까요🤔?
3> 묻고 싶은 게 많을 거 같아서 고른 질문이었는데 만나도 못 알아본다는 거군요 이건 좀 착잡합니다..😢
1) "주님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만약 주님이 제 앞에 오신다면, 그분이 진짜 주님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요."
2) "누가 저런 말을 제게 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를 물으시는 겁니까? 유감스럽지만 사양하지 싶습니다. 타자를 고용해야 할 만큼 일손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고, 일손이 필요해진대도 고용하려면 급여나 처우부터 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상대가 제게 필요한 인재인지 아닌지도 파악해야 하고요. 그러니 다짜고짜 충성하겠다는 분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3) "글쎄요.. 저희 꼬맹이들 귀여운 거? 해 본 소립니다. 사람은 저마다 제각각이라 그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알아야만 하는 게 있는지 잘 모르겠군요. 굳이 꼽아야만 한다면.. 아무 의문 없이 품는 확신은 위험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라이네스 : 저 옷은 와타시노 타마시다아아아아!! 절대로 못벗지!! 죽을때도 무덤까지 가져가겠다!!
그렇다고 합니다
1> 블랑이 그런말을 하긴 했지만, 결코 한마리 반 가지고 협박을 하진 않았습니다!! 블랑이 먹을거 가지고 그럴리가 없잖아요!! 아마도요.
2> 그냥 살짝 감정이 고조됨 + 같이 있는 이들이 용으로서 강자들이니 마음놓고 있으라는 뜻에서 아주 잠깐 풀린겁니다!! 크게 신경 안쓰셔도 되요!!
2. 본인도 기억을 못합니다! 그냥 기억이 날아간 기분이라고만 서술할 뿐이에요!!
과거 여행은 아마 한텀 쉬고, 그다음 갈꺼에요!! 아마 블랑이 가볍게 외출할텐데, 내일 오실수 있다 하셨으니 오늘 답레 적고, 추가로 가벼운 떡밥(일상 인원 추가)을 던지는것으로 턴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어제 새벽 2시간(12~2시)~오늘 아침(9시~10시)까지 집 이곳저곳 정리하다보니 늦어진거라 양해를..... ㅠㅠ
레아의 한마디가 기폭제가 된 것일까. 그가 닭다리의 살을 다 벗겨 먹고 입에 물고 있을때쯤, 레아의 질문에 빵 터지고야 만 것인지, 마치 대포 쏘아올리는 것 마냥 뼈를 수직으로 쏘아올린다. 그렇게 포탄마냥 쏘아올려진 뼈가 허공에서 떠돌다가 그대로 다시 쏘아올린 상태 그대로 라이네스의 머리 한가운데에 직격시켜버리고야 만다. 아프지는 않았고, 감각도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듯 캑캑거린다. 대충 상황을 예견하듯 블랑이 익숙하게 물수건을 건네었고, 그걸 받아든 라이네스는 순식간에 입을 닦아낸다.
눈치 안챙기냐, 라고 눈으로 말하기라도 하듯이 블랑을 바라보는 라이네스였으나, 자기가 틀린 말했냐고 무언의 항의를 하는 블랑의 모습에 한숨을 푹푹 쉬는 라이네스, 반드시 저 건방진 흑룡이 언젠간 자신의 후임이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그는 닭다리 하나를 입에 다시 입에 집어넣었다. 아까전의 양념맛과 다른, 간장맛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확연히 느껴진 것인지 그가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뒤, 품위따윈 개나 줘버린 태도로, 아까 입을 닦던 물수건에 손가락을 닦으며(....) 마저 입을 열었다.
아직 앞에 치킨이 반정도 남았지만 일단 이야기를 마저 하고 먹겠다는 듯 그가 등받이에 등을 기댄다. 아무래도 자신또한 개입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블랑도, 천천히 치킨을 앞에 둔 상태 그대로 몸을 기울여 탁자에 팔꿈치를 댄 채 손깍지를 끼며 로드를 바라보았다. 어느 경우에나 판결이 귀찮은 그였으나, 유독 자신 나이 또래 용들에게는 심란하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그였다. 그만큼 지금 아이들이 전부 열손가락 같이 느껴지는 로드였고, 아마 뽑기 운이 안좋더라도 라이네스 본인이 결국 로드 직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 때문일것이다.
대답 대신 블랑이 맥주병 하나를 던진다. 드워프들이 환장한다는 맥주병 마크에, 로드가 의외라는 듯이 눈을 끔뻑인다. 이런 무언의 긍정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이내 쓰게 웃고는 천천히 정신을 집중, 얼음 잔을 하나 만들어낸뒤 맥주병을 전부 잔에 부어 넣은뒤 그대로 원샷을 때려버린다. 그제서야 속이 시원해진 것일까, 아니면 갑갑한 것에서 조금이나마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일까, 거품을 마치 하얀색 수염마냥 남기던 그는 프라이드 치킨을 한조각 뜯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 내가 독심술 쓰냐고 물었지?" "그거 이미 제가 말했는데요." "야."
뭐 어쩌라고 바라보는 블랑의 시선에 닭뼈를 신경질적으로 던진다. 산통 깨는건 누굴 닮은건지 성질을 돋구는 블랑의 태도에 대한 항의인 것이리라. 물론 그걸 가볍게 분해시켜버리는 블랑이었으나, 이내 재밌는 생각이 났다는 듯이 그가 씨익 웃으며 레아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은근하게, 마치 거래를 하려는 듯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야, 혹시 너 쟤 과거사 들어봤냐?" "저기요?"
당황스러운 블랑의 한마디였다.
//흑역사 공개 타임이다!!
용 두마리에게 인정받은 인간이라니..... 이거 귀한거거든요!!
네 맞습니다!! 블랑/로드 외 고르실수 있는 인원이 하나 늘꺼에요!! 물론 이쪽도 규격 외라면 규격 외입니다!!
대빵님이 블랑님을 거의 후임으로 점찍어 둔 거 같은 느낌이군요😶 너도 고생해 봐라+나한테 폭탄 안 돌아오기 할 만한 용이라는 계산으로만 치부하기엔, 대빵님이 그 자리를 맡은 게 뽑기 운이 망해서만은 아닌 거 같아 아리까리합니다😅 한편으론 블랑님도 실은 관대한(?) 처분을 바랐다는 거도 약간은 의외였습니다 이 건뿐만 아니라 누님이 문건 노리는 것도 경계하는 입장이니 이 참에 좀 씨게 처벌하길 바랄 가능성도 있겠다 예상했는데요🙄 또 대빵님이 맥주를 건네주는 식의 말 없는 긍정을 기대한 게 아니었다면, 어떤 반응이 돌아오길 기대했던 건지도 은근 궁금해지는군요🤔 흑역사(?) 운을 떼면서 거래하려는 듯한 태도라는 부분도 과연 어떤 거래를 염두에 둔 걸지 감질나지 말입니다😅 마무리짓기 적당한 타이밍이 왔는데도 질질 끌어 버린 건 아닌가 뒤늦게 저어되기도 합니다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은지라 다음 답레에서도 레아가 진지병 연쇄질문마를 못 면하지 싶습니다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용 하나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둘이나 만난 데에다 긍정적인 평가까지 얻다니, 레아가 운은 좋군요🙃 (진짜로 운 스탯은 5점 만점에 5점.. 아니 10점(?)일 듯합니다😌ㅎㅎㅎ)
설마 또 다른 용님이 등장합니까😦? 일전에 말씀하셨던 미식가 용님이라든가..?
현생 이슈로 정신없는지라 꿩 대신 닭 삼아(?) 진단메이커 또 올려 봅니다 (하도 올려 대서 질리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a)
뽑기 운이 망했는데 솔직히 좀 억지 부리면 벗어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결국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가 감당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나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마지막에는 거의 반쯤 포기하고 받아들인 것도 어느정도는 맞는거지만요. 블랑도 자기가 심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거든요, 그때 라이네스가 개입 안했으면 알라투도, 블랑도 둘다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었을꺼에요.(알라투는 물리적으로 블랑에게 맞아 죽었겠고, 블랑은 동족살해로 인해 바로 처벌) 라이네스도 레아주랑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만큼 앙숙이고 오랫동안 싸웠으면서 당연히 엄중한 처벌을 바랬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나온 결과물이 이거라는 사실에 꽤 당황하면서도 결국 '블랑 답다'라는 생각을 한거고요!! 그리고 흑역사의 경우는...... 지금 라이네스가 심통이 난겁니다, 네이 네이.
그때 처음 만났을때, 로드가 자신은 적이 아닐꺼란 보장이 없냐는 말에 역으로 치고 나가지 않았다면, 진짜 평가가 박해졌을껍니다..... 오히려 그렇게 나온게 레아에겐 전화위복이었죠..
음, 용은 식상하잖아요? 그래서 물의 정령왕님이 나올 예정입니다.
1> "음..... 특이한 취미라..... 의외로 자수도 하는 편이고, 봉제도 할줄 아네만, 취미생황 정도로 배워두긴 했다만 이것도 취미로 치는가?"
2> "필요하다는 것은 상대적인 의미일세, 물론 내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뛰어난 점은 있을지도 모르겠네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겠군. 나를 대체할 존재들도 세상 어딘가엔 있겠지. 내가 필요하다면 그 이유는 나에게서 찾을 게 아닌, 그대들이 날 필요로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나."
3> "명장면.... 로드랑 드잡이질 하면서 서로에게 크로스카운터를 던졌던 그 때를 생각하면 그것도 명장면으로 쳐줄텐가."
통제되지 않은 조화로움, 정령계를 뜻하는 말이었다. 기상현상 조차 매 한순간 제대로 정체도지 아니하지만, 가장 자연스러움이 날뛰는 공간, 하지만 어느 공간에도 완전히 통제가 되는 곳이 있는 듯 정령계 또한 그곳에 포함되는 곳이 있었다. 5명의 정령왕이 다스리는 권역, 통제가 안되는 마나의 한가운데에서도 가장 강한 다섯 존재들이 자리잡은 권역은 그 특색을 발현해내기라도 하듯 각자의 특징을 간직한채 잠잠히 울리고 있었다. 심해만큼이나 깊고 깊은 바다, 수많은 물들이 넘실 거리며 물의 정령들이 웃음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자그마한 운디네부터 중위를 차지하는 운다인, 운다인이 성장한 프리마를 비롯해 동양의 신수라고 칭해지는 용의 형태를 띄고 있는 엘레스트라까지, 한데 모여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제각기 모여 놀고 있는 장면이 들어온다. 우리가 조금 더 들어가야 할 곳은 그보다도 더 깊고 깊은 근원의 바다, 그 공간이었다. 심해 깊숙한 곳, 얼어붙은 동굴을 지나 얼음으로 이루어진 대관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 얼음으로 이루어진 잔을 기울이던 한 여인이 눈을 뜬다.
"호오....."
그녀의 시선 너머로 무언가가 보인다. 수많은 물의 정령들이 바로 그녀의 눈이었고, 또 손이었으니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특이점이 눈에 들어온 것은 절대로 그녀만의 착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운디네와 사이가 좋지 않은 샐러맨더, 그리고 그외 각기 다른 정령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령계 만큼이나 마나가 내쉬는 곳, 드래곤 레어(Dragon's Rare), 하지만 이기적인 드래곤들은 정령들을 귀찮아 했고, 그렇기에 드래곤 레어에선 정령들을 발견하기 힘든 게 지론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허물을 벗고 자라난 에르네스트 산 심처, 그곳에서 그녀는 드래곤이라는 존재를 처음 보았고, 그 곳에서 기묘한 인연을 느낀채 나중을 기약하며 그와 헤어졌던 기억을 떠올린다. 어느새 그의 레어에는 한 여인이 자리 잡고 있었다. 수많은 정령들, 그것도 사이가 안좋다면 안좋다고 할 수 있는 정령들을 조화롭게 대하는 모습을 바라보자 그녀의 눈동자로 흥미가 돌기 시작한다. 천천히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자, 순식간에 물로 화하고, 그녀가 일어서자 그녀가 앉아 있던 의자 또한 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그녀가 걸음을 옮긴다. 보통이라면 강한 힘에 이끌리는 정령사를 만나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게 정상이었겠으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단 한가지, 그저 그녀의 의지가 바깥으로 나아가게 할 뿐이었다.
// 빙정왕, 정령왕 엘라임 참전!
아마 다음 일상때 첫 대화를 시작하고, 그 다음 일상때부터는 이제 3명중에 고르실 수 있습니다!!
용의 대표는 꽤 격한 반응을 보였다. 물었던 닭 뼈를 분수처럼 뿜었다가 제 머리로 추락시킨(?) 것도 모자라, 사레라도 들린 것처럼 연신 캑캑거렸다. 흑룡이 익숙하다는 듯 물수건을 건네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고 이어진 답변과 딴지는 용의 대표의 성향이나 두 용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대답인 듯 대답 아닌 대답을 구경하던 중 앞서 본, 드문드문 섞인 파란 머리칼과 눈 한쪽의 파란 눈동자를 제외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새하얬던 정장이 정식 판결용 복장이라는 말에 속이 싸늘해졌다. 그렇게 차려입는 게 용 사회의 규정인가, 용의 대표 스스로 정한 방침인가? 용 사회의 규정이라면 용이 상상 이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하고 많은 모습 중 하필 정장을 입은 인간의 외형이 공식석상에서 요구되다니. 하지만 그 경우 흑룡에게 판결할 때는 일상복이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만이라면 별 문제 아닐지도 모르나, 그 용에게 판결한 직후 야식을 먹으러 요람에 왔다? 인간 사회였다면 판사가 판결을 내린 뒤 원고의 집에 방문한 셈이라, 알려진다면 격식을 갖추지 않은 채 내린 판결의 정당성에 대한 뒷말이 나올 여지도 있어 보인다.
아니, 이쯤 되면 복장 따위는 사소한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 차림이 설령 용 대표의 방침일지라도, 분쟁 조정 직후 요람에 온 건 트집거리가 될 듯하다. 시시비비가 명백한 만큼 그 용이 더 무거운 처분을 받은 게 당연한 결과 같지만 그건 내 판단일 뿐,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인 한 친분에서 비롯된 판결 아니냐(더 극단적으로는 유리한 판결을 받고자 접대한 거 아니냐)는 항변의 근거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과연 오늘 일이 알려져도 흑룡이나 용의 대표에게 불이익이 없을까? 게다가 일개 인간인 나도 엮인 일임이 드러나면.. 죽여 달라면 죽일 거냐고 반문했을 때 대표가 정색했던 게 이래서였구나. 처분이 차이 날수록 두고두고 문제가 될 위험도 크니까.(대표의 말마따나 흑룡이 100년 근신 정도로 끝내고 말길 바랐다면, 그 역시 비슷한 이유로 대표에게 부담을 안기는 일은 피하고자 한 것이리라.) 그 점을 이미 의식하고 있는 이라면 어련히 알아서 했겠나 싶으면서도 걱정이 떨쳐지질 않았다. 당장 먹긴 뜨거울 것 같아 잠시 두었던 치킨에서 김이 다 가셨는데도 손을 못 대겠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은혜를 입어 놓고 여쭙자니 염치없지만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여기 오신 게 어떻게 보면 분쟁 당사자 중 한쪽을 사사롭게 방문하신 셈인데 행여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요?"
마음 가볍게 어울려도 괜찮을 상황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흑룡은 대표의 요구대로 맥주를 건넸다. 그러자 대표는 허연 한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잔(꽁꽁 얼린 얼음으로 만든 것 같았다.)을 만들더니 맥주를 가득 담아 대번에 들이켰다. 이어 기분 전환이 된 듯 입가의 맥주 거품은 내버려 둔 채 치킨을 마저 먹으며 독심술에 관해 운을 뗐다. 그걸 자르고 드는 흑룡의 한마디. 불안이 다 가시지 못한 것과 별개로 겸연쩍었다. 이래서야 그가 기껏 해 준 답변을 의심하는 꼴 아닌가. 하지만 내 견문으론 의심스러운 정황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대표와 그의 닭 뼈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머리칼을 꼬다가 변명처럼 주워섬겼다.
"일전에 블랑님이 용에게 독심술은 없고 제 표정을 읽은 것뿐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만.. 그간 제 속을 상세히 들여다보신 것 같은 말씀을 적잖이 하신 터라 정말인가 긴가민가했습니다. 더구나 로드님 역시 블랑님을 속속들이 꿰고 계신 것 같다 보니 의문이 가시질 않아 여쭈었습니다."
말하면서 좀은(아니, 어쩌면 꽤) 불안하기도 했다. 부채감을 깨끗이 지우지도, 이기심을 완전히 내려놓지도 못하는 이 어정쩡함을 그나 대표가 이미 환히 꿰고 있다면, 속내가 벌거벗겨진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때늦은 낯 뜨거움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흑룡의 과거를 들어 봤냐는 질문에 그대로 굳었다. 대표가 거론했던 천 년 전 사건 말고는 들은 게 없으니, 사실만 말하라면 즉답이 나올 화제였다. 그런데도 바로 답하지 못한 건, 당장의 혼란 때문만은 아니었다. 솔직히 궁금했다. 흑룡의 과거를 듣다 보면 그가 어째서 타자와의 교류를 즐기다 못해 정마저 금세 붙이는지 단서가 보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레아는 한숨과 함께 얼굴을 감쌌던 손을 거두었다.
"블랑님께 들은 바는 없습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도 궁금한 부분이라 일부러 알려 주고자 하시는 게 감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블랑님이 밝히기를 원치 않으신다면 안 듣고 싶습니다. 지난 일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타자에게 알려지는 건 어느 지성체에게나 거북한 일이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주말을 넘기지는 말자고 어거지로 밀어붙인 끝에 가까스로 세이프 (...) 잡담은 조금 느긋하게 달겠습니다..ㅇ>-<
1> 대단히 의외입니다😶 인형 같은 거 손수 만드는 모습을 상상하니 뭐랄까.. 어... 신선하군요?!
2> 개체마다 생각이나 입장이 다를 수 있으므로 블랑님이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인지는 블랑님으로선 판단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3> 대빵님이 블랑님과 얼마나 친밀한(?) 사이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답변 같습니다🙃ㅎㅎ
>>765 억지 부려서라도 피하는 게 가능은 한 상황이었다면 귀찮은 거 질색인 성향상 어떻게든 피할 만도 했는데 자기가 안 하면 답이 안 나온다고 맡아 버리다니..😦 (>>761에서도 암시된) 젊은 용들을 위한 나름의 희생입니까? 아니면 1,200년 임기 버티는 거보다 더 귀찮은 일이 몰아칠까 봐 울며 겨자 먹기 한 겁니까😶?
>>365에서도 언급하신 그 시기이려나요😥? 그렇다면 아주 잠깐이라 해도 100년이군요😬 '질풍노도의 시기' 정도로 일축하기도 뭣해 보이고 말입니다;;(웬만한 지성체라면 자책 끝에 실성했대도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이니..😣)
....네😨? 어.. 아무리 정령왕이라지만 그렇게나 오랜 세월을 산 겁니까? 혹시 정령 수명이 어느 정도인지요😐? (요람의 애기 정령들이 겉보기와 달리 레아보다 까마득한 연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버렸지 말입니다 ㅇ>-<..)
>>766 놀랐습니다 진짜로 쓰실 줄이야😮!! 생각해 둔 내용이 있더라도 레스로까지 구체화하는 건 번거롭고 기 빨리는 일이기도 하니 작성 못 하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정령 등급도 이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사실 정령 나오는 픽션에 무지해서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a) 애기 정령이 정령왕까지 되려면 대체 몇 단계나 승급해야 하는가(...)
그건 그렇고.. 먹여 주고 돌봐 주는 쪽은 블랑님이고 레아는 굳이 분류하자면 놀이 친구에 가까운 듯해서 정령왕님이 호기심을 품은 계기가 은근 쑥스럽지 말입니다😳;; 막상 만나 보면 정령 입장에서는 허무해지리만치 별거 없다 싶을 가능성도 커 보여서.. 구상하신 바에 부합하는 그림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애써 설정하신 보람이 있어야 할 텐데요..😐
"태클 걸꺼면 로드 하라 그래. 언제든지 넘겨준다. 그리고 솔직히 판결 나고 당사자들이 동의 했지? 그럼 거기서 끝이야. 실제로 용들끼리 싸우다가 판결 나자마자 지들끼리 안주상 차려먹고 헤어진 것도 봤다야.
그 한마디로 일축해버린다. 어느정도의 납득이 가는 선에서 판결이 난다면 그만큼 편의주의가 팽배한게 용들간의 판결이었다. 애시당초 이렇게 귀찮게 넘기는 것 자체를 불만 없이 진행 하는 것 자체가 로드의 가장 중요한 자질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그래도 이렇게 잡음이 없이 일처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닭가슴살을 양념에 푹 찍어 먹으면서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짓던 하얀색 머리카락의 니트는 기지개를 가볍게 편뒤 입을 열었다.
"애시당초 이 로드 자리에서 그정도 깽판도 허가 안해주면 용들이 안들어먹어. 그리고 그거 솔직히 내가 알라투를 엄청 봐준거야. 그거 걔도 할말 없는 수준이다. 아니, 애시당초 솔직히 거의 몇백년 넘게 봐준건데 내가 쪼잔한거냐." "뭐..... 끈덕지게 따라 붙는게 로드 책임은 아니지만요." "그걸 아는 놈이 천년전 얘 골을 부술뻔 해? 그것도 완력으로?! 천하장사납셨네!! 솔직히 그때 힘조절 좀 하지 그랬냐....."
푸념에 가까운 대사를 내뱉으며 그가 다시 술잔을 기울인다. 저건 또 언제 어디서 난거람, 이라는 표정의 블랑에게 답변이라도 하듯 자신의 아공간에서 순식간에 맥주 한병을 꺼내 얼음컵에 말아 다시 한잔 기울인다. 저렇게 많이마시면 취하겠지만, 상대는 용이었다 아무리 해로운 독소라도 순식간에 체내에 돌고 도는 마나로 해소가 되는데 알코올이라고 별 다를 바가 있을까. 그는 그러거나 말거나 술을 다시 들이키면서 가볍게 숨을 내쉰 다음 레아를 향해 어깨를 으쓱이며 답변을 이어갔다.
"뭐, 그래. 그렇게 되는거다. 솔직히 너무 이해를 하려고 할 필요 없어. 우리는 얽메면 반항하는 순간 순식간에 천재지변이 일어나잖냐. 나름대로의 타협점이라 생각하면 좀 이해가 빨라질 수도 있지. "레아, 똑똑합니다. 그렇게 말 안해도 이해할껍니다." "어이그, 팔불출 납셨네. 거의 대하는 꼴 보면 딸내미 어야둥둥 하는 아빠다야! 너도 말이야! 어? 그럴땐 그냥 들려주십쇼~하는거야!! 이런 기회 또 없다고!!"
블랑의 흑역사 듣기를 마다한 여인의 행동에 반 장난, 반 웃음으로 답변을 던지는 로드의 행동은 아까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떨쳐내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마 그만큼 친하고 아끼는 이들에게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 자체로도 로드라는 자리에서 감당해야할 심적 무게임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리라. 그렇게 왁자지껄하게 먹던 와중, 라이네스의 시선으로 그제서야 리빙아머들이 왠 고무오리 인형을 머리에 얹어두고 다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수량이 워낙 적은 탓일까. 자기네들끼리 돌려가며 착용하는 모습이 마치 당번을 정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고보니 그랬다. 블랑은 기억 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오래된 리빙아머들은 그 안에 영혼이 고착되면서 자아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말이다. 게다가 블랑의 레어에 있는 리빙아머들은 하나같이 그가 손을 매일 봤으니 당연히 그들의 자아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 증거가 지금 저 고무 오리 인형이었다.
"야, 저거 뭐냐." "뭐요." "저 고무 오리 인형 말이야. 뭐 어디서 났냐?" "아 저거요? 크레덕입니다. 그 레아가 다니는 대학교 마스코트 인형이래요." "호오....."
그렇게 잠시간 크레덕을 지긋이 쳐다보던 로드, 이내 시선이 돌아가 레아를 향하고, 몇번 번갈아 쳐다보던 로드의 입에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크레아덕?" "푸웁"
그 한마디에 가만히 치킨을 먹고 있던 블랑이 아까 로드가 보여주었던 닭뼈 발사 장면을 재현해내고야 말았다.
//
로드 : 음.... 임기 늘어날까봐 그냥 했어..... (ㅇ︿ㅇ)
정령들은 보통 수명이 꽤 긴편입니다! 하위 정령들도 대다수가 200~300년은 살아요!! 걔중에서 진화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마나 수용량이 늘어나, 수명이 늘어나는 셈이고요!! 정령왕의 경우는 5천살이 최대 수명입니다! 당대 엘라임은 지금 3천살이에요!!
그게 특이한 점입니다. 불과 물이 같이 있을지언정 서로 상극인데 한 존재에게 찰싹 달라 붙어서 밥을 먹는다? 거기에 서로 좋다고 막 한 존재에게 낑겨 있는다? 아무리 봐도 호기심이 생길만한 상황일 수 밖에 없는거에요!!
1> 라이네스 : "주연보다는 조연, 조연보다는 배경!! 나한테 나무 역할을 달라고!! 아주 잘할수 있어!!"
2> 라이네스 : "친한 존재들이면 일단 말리고 중재하고 해봐야지, 하지만 별개의 사람들이라면..... 팝콘 가져와!!!"
3> 라이네스 : "내가 아직까지 이 짓을 하고 있단 사실에 하루하루 놀라고 있는 중이야!!"
>>771 대빵님이 친밀하게 여기는 지성체랑 어울리는 건 대빵직 스트레스 해소용인 거 같군요😶 대빵님 설명은 편파 판결이나 편애를 문제 삼는 용은 없을 거고, 대빵직에는 어느 정도 마음대로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며, 그런 권한은 용들끼리의 분쟁으로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 부여되는 거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근데 블랑님 VS 누님처럼 갈등이 심한 경우면 태클 걸어서 대빵직을 얻은(?) 다음에 자기의 분쟁을 자기한테 유리하게 판결해 버리는 엽기적인(?) 짓을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여태 그런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을까요;;
이 내용을 막레로 하루 마무리해도 될 거 같은 분위기인데 혹시 더 이어 가고픈 내용이 있으신가요🙄? 더 이어 가고픈 내용을 귀띔해 주시면 그 내용이 나올 만한 답레를 잇거나 그 화제에 대해 레아가 어떻게 반응할지 썰풀이를 해 보고, 아니시면 저걸 막레로 받은 뒤에 선레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순전히 임기 때문에 맡았다기엔 나름 즐겁게(?) 수행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빵님은 의외로 대빵직이 적성에 맞는지도요😓
요람에 있는 정령 중에 햇수만 따지면 레아보다 연상인 개체도 있을 법하네요(...) 정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세계 같습니다😐ㅎㅎ
그런가요😮? 근데 그거도 요람에서 블랑님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같이 자란 영향이 크지 싶은데 말입니다😅
1> 배경보다는 출연 거부!! 는 없군요ㅋ
2>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용이라면 또 슬리퍼를 던지고 패배하겠지요 (...)
3> 항의하는 용이 생기게끔 판결을 엉망으로 하고 그 용에게 넘기면 자유??!?
1) "해와 달 중에 어느 천체를 더 선호하냐는 말씀이십니까? 저는 해에 끌리는 쪽입니다.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똑바로 보고픈 충동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똑바로 바라보기는 힘든 점이 학문적 진리와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2) "현재 상황이 제게 어떻게 받아들여져서 제가 불편한지를 가능한 한 조리 있게 말하고자 합니다. 반대로 상대가 자기 입장을 이야기해 주면 상대가 언짢아하는 원인을 제가 제대로 파악했는지 확인해 보고요. 그러고 나면 서로 감정이 상한 부분을 다독이거나 문제를 조율하는 게 한결 수월해지는 것 같습니다."
편파 판결이라는 이의 제기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용의 대표는 관대한 판결이었다며 그 용이 수백 년 넘게 흑룡을 공격해 왔다고 밝혔다. 그 집요함에 경악할 찰나, 그가 그 용의 머리를 부술 뻔했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앞서 대표가 말했던, 천 년 전 사건의 당사자가 그 용이었나? 그래서 원한을 품었구나.. 내가 살해당할 뻔했기에 그 용에게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것처럼, 그 용도 그에게 그렇겠구나. 세상의 은원이란 참 복잡도 하다는 게 새삼 실감 난다.(그렇다고 만만한 인간에게 칼을 던지고 놀려 먹는 행태에는 전혀 공감 못 하겠지만) 레아는 연거푸 술을 들이키는 대표를 바라보다가 흑룡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이런 말씀 외람된 줄은 아오나 이유가 어쨌건 살해당할 뻔했다면 악감정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혹 그 용에게 그 일을 사과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렇게 깊은 원한(자기를 초주검으로 만든 상대와 싸우는 건 웬만큼 독한 마음 없이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그만큼 압도적인 상대와 싸우기 위해 천 년간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도 안 된다. 용의 의지력이 정말 엄청나다는 생각만 든다.)이 몇 마디 사과로 풀릴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사과를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천지 차이일 거다. 나도 그 용이 내게 오늘 일을 사과한다면(인간을 그렇게 만만하게 여기는 용이 인간에게 굳이 사과할 가능성은 0이겠다만) 받아들이지는 못하더라도 악감정을 버리려는 시도 정도는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과를 했는데도 그 용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흑룡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원한이겠지만.. 만에 하나 안 했다면 이제라도 해묵은 원한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근신 100년이면 나 죽은 뒤인데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담?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치킨을 한 입 물었다. 얇은 튀김옷은 겉이 바삭하면서도 안쪽은 쫀득했고, 달콤짭쪼롬한 양념도 조화로웠다. 게다가 고기는 여태 먹어 본 닭 중 가장 부드러운 가운데 씹는 맛도 살아 있어 먹으면서도 놀라울 정도였다. 치킨이 이렇게나 맛있는 음식이었구나.
흑룡에게 감사를 표하려는 찰나, 똑똑하다는 소리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 왕립 연구원이 될 만큼 영리하다고 할 수야 있겠으나 그건 인간들 사이에서고 그조차도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수준이라고 하기 어려운데, 무려 용에게서 똑똑하다는 얘길 들으니 아무래도 낯간지럽다. 용의 대표 역시 기가 차다는 듯 한소리 하더니, 레아에게도 과거사가 궁금한 건 그냥 들려 달라면 된다며 핀잔을 놓았다. 뜨뜻해진 낯을 반쯤 가린 채 듣다가 마른 세수를 하고서 대꾸했다.
"사적인 얘길 제 호기심 채우자고 캐묻지는 못하겠습니다. 블랑님이 내켜서 말씀하신다면 그때 잘 듣겠습니다."
그렇게 웃어넘기는데 용의 대표가 마법 기사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마법 기사들의 머리 위에 얹힌 크레덕 때문인 듯했다. 자세히 보니 마법 기사들 중 일부만 크레덕을 이고 있는 게 아니라, 일정 주기마다 번갈아 크레덕을 얹는 모양이었다. 실소가 나왔다. 우습다고 해야 할지, 어이없다고 해야 할지. 저렇게 나눠 쓸 정도면 더 사 줄 필요까지는 없을지도. 대표도 그 모습이 의아했는지 흑룡에게 크레덕에 대해 물었다. 거기까진 그런가 보다 했는데, 돌연 대표의 눈길이 레아에게로 향했다. 몇 번을 그랬을까. 이윽고 어안이 벙벙해지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제대로 들은 건가 의심할 새도 없이 이번엔 흑룡이 닭 뼈를 뿜는 기척이 났다. 이게 뭔 상황이야.. 얼떨떨한 채 일단 손에 잡힌 물수건을 그에게 건넸다.
"그렇게 비슷합니까? 어디가 비슷한가요?"
표정까지 똑같다고 히죽거리던 타냐가 떠올랐지만, 다시 봐도 모르겠다. 내가 평소에 저런 표정인가?
// 하루가 끝나지가 않아🤮..싶어서 썰로만 풀고 말려고 했는데 그렇게 넘기자니 얘깃거리가 많은 듯도 해서 그냥 답레로 썼습니다 ㅇ>-<
답이 늦어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771에서 마무리해도 괜찮겠다 생각했다가 제가 궁금하기도 하고 레아도 궁금해할 거 같은 지점이 생겨 버려서, 좀 더 길어지더라도 감수해 보자고 답레를 이었던 거라 블랑님이나 대빵님의 반응은 보고 싶습니다😓 그와 별개로 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해 내신 게 뭔지도 궁금하군요😅 저는 마무리하기 적당한 타이밍 잡는 게 아직 영 어려운지라..😳a
그러고 보니 으르신들은 일정 연령 이상이면 대빵 용 태클러 대열에 들어가는 겁니까? 혹시 전에 대빵 맡았던 용이면 전임 대빵님처럼 징계받은 경우 제외하고는 으르신 대열에 끼어서 동원되기도 하는 건가요? (지금 대빵님이 자기 임기 끝난 뒤에 후임에게 동원될까 봐 걱정도 하기에 후자인 으르신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저는 진짜 뭐 떠오르는 게 없어서 모르겠습니다만 뚜껑 열어 보면 어떻게든 되겠거니 하겠습니다😓a
려고.... 노력은 많이 했지...." "어이그, 헛소리. 너 지금까지 사과 제대로 못했잖냐." "그게 말처럼 쉬운줄 아십니까...."
핀잔을 거는 라이네스였지만, 사실은 저 시무룩해 하는 블랑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라이네스였다. 의외로 그 사건이 있은 직후 블랑은 그동안 알라투에게 사과를 전하려고 몇번이고 그 권역을 방문하였다. 라이네스도 그것을 보고 최대한 중재를 해보려고 노력은 했었고, 아무리 게으르다지만 인망이 없는 편이 아니었던 라이네스였기에 어떻게든 가족들과의 설득은 성공하였으나,결국의 그 끝은 칼부림으로 마무리 될 뿐이었다. 아까전의 전투를 보더라도 그랬다. 아무리 가벼운 전투라지만 블랑은 최대한 힘조절과 건물의 보호에 안간힘을 써가며 방어적인 태세와 더불어 알라투를 무력화 하는 정도로만 싸웠을테지만 알라투는 달랐다. 오직 블랑을 해하기 위해, 그렇게 달려든 것이었다. 아마 레아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는 것도 그때문일 것이다. 지킬 것이 있는 시점의 블랑이었기에 역으로 그를 이용하고자 칼을 곁에 있던 어린 여인─그게 블랑의 인정을 받은 인간이라는 것은 몰랐겠지만─을 향해 칼을 휘둘렀고, 그 예상이 적중하듯 블랑은 레아를 지키기 위해 손을 쓸 수 밖에 없던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멀리 돌아와버렸다고 생각하며 라이네스는 천천히 탁자를 내려다 보았다. 술과 치킨을 번갈아먹다보니 이제는 치킨도 완전히 비어버린 상황, 아쉽지만 슬슬 마무리를 지어봐야 할 시간이었다. 게다가 지금 이 들은 오늘 사건을 겪은 당사자들, 조금은 체력 안배를 시켜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건....."
그것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레아가 왜 자기가 크레덕을 닮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해오자 라이네스는 심각한 표정으로 레아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로 많은 부분이 닮은 것은 자기만 모르는 듯 싶었다. 올망졸망한 귀여운 생김새에 반짝이는 눈동자, 거기에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모습까지 완벽히 삼위일체, 저기에 학사모를 씌웠다 생각하니 진짜로 완벽한 고무 오리 인형이지 않은가? 그는 곤란하다는 듯 눈짓으로 블랑을 바라보았으나, 이미 심정을 이해하지만 모른체 외면하기로 작정했는지 그는 조용히 치킨의 잔해를 수습하며 뿜어낸 것을 레아가 건넨 손수건으로 묵묵히 처리할 뿐이었다. 그렇기에 라이네스가 선택할 선택지는 단 한가지.
"다음에 알려줄께! 푹 쉬렴!!"
붙잡을 새도 없이 도망쳐버리기였다.
"......"
블랑이 잠시 벙찐 눈으로 전방을 바라보다가 이내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인 뒤 가로저었고, 이내 한숨을 푹쉬며 리빙아머들이 크레덕을 얹은 채 치킨잔해물들과 정령들이 먹은 접시들을 모두 치우는 광경을 보며 그도 슬슬 피곤이 몰려왔는지 의자에 푹 기대 앉은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도 확실히 싸움이 크게 치열하지 않은 탓인지 조금은 쉬면 나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는 레아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다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밤이 늦은 것도 사실이다. 내일은 깨우지 않을 터이니 들어가서 쉬려무나. 아마 정리는 나머지 아이들이 해줄터이니...."
//그것은 로드의 도주였다!! 블랑은 스턴 상태에 빠졌다!!
사실 오분 대기조 고룡분들은 전부 돌아가면서 하는거라.... 자기들도 사실상 나름 즐기는 추세라고 합니다(?) 로드가 얘들 조지는 꼴 보면 의외로 재밌다고(????)
대표와 흑룡의 반응은 그간의 일을 함축한 것 같았다. 하기야 안일한 질문이었다. 말이 좋아 천 년이지 얼마나 까마득한 세월인데, 그 난리를 치르고 사과할 생각 한 번 않았겠는가. 하지만 그 용이 거부했다면 달리 도리가 없을 듯하다. 싫다는데 자꾸 사과해 봤자 강요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흑룡 역시 생존을 위해서라도 마냥 당해 줄 수만은 없을 테니까.(어쩌면 대표에게 돌아갈 수 있는 부담뿐만 아니라 그 용에게 지닌 부채감도 그가 가벼운 처분을 바라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도) 그러면? 그 적개심을 감당하는 수밖에 없나?
레아는 할 말을 잃은 채 눈길을 떨구었다. 대표의 처분대로 되기만 하면 앞으론 그 용과 마주칠 일이 없는 자신과 달리, 그 시기가 지나자마자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적의에 노출될 그가 딱했다. 그가 저지른 행동의 대가라지만 좀은 가혹한 결과 아닐까. 타개책이 있으면 좋으련만. 곰곰 생각하던 중 의문이 들었다. 자길 침실로 떠미는 정령 하나 못 뿌리치고, 싸우는 와중에도 연구소부터 감쌌던 흑룡이다. 그런 이가 누군가를 살해할 뻔했다? 어째서?
"사적인 영역을 여쭙는 게 결례인 줄은 알지만, 궁금한 게 있습니다. 천 년 전 그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우습다. 용의 대표가 알려 주겠다는 걸 마다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러나 타자가 밝히는 것과 당사자가 밝히는 것은 엄연히 다를 것이다.(용의 대표는 크레덕에 관한 질문에 답해 줄 듯 뜸 들이다 사라져 버린 뒤이기도 하고) 그가 원치 않는다면 더 캐묻지도 않을 거다. 그렇게 합리화하는 사이, 그가 여러모로 피로한지 의자에 몸을 내맡기듯 기댔다. 무리도 아니다. 밤을 샌 상태로 다른 용과 싸우면서 나는 물론 내 주변 사람들까지 신경 썼으니. 그나마 손님 접대의 뒷정리를 마법 기사가 해 주는 게 다행일까. 레아는 일어서서 따스한, 하지만 지쳐 보이는 미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휴식을 방해하는 격이지만 그래도 여기보다는 침실에서 제대로 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다.
"침실로 가시는 거 확인하고 들어가겠습니다."
흑룡은 날 가족처럼 여긴다 했지만, 용의 대표도 그를 딸 챙기는 아버지에 빗댔지만, 그가 가족, 특히 아버지 같냐면 잘 모르겠다. 그는 산 리노에 계신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니까.(한편으로는 대표의 비유 때문인지 용도 가족 관계는 의외로 인간 못지않게 끈끈할 수도 있다는 가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도 그가 얼른 쉬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에 가깝다. 아니, 비서 업무도 내 일인 이상 내겐 그가 적절히 휴식을 취하는지 확인할 책임이 있다.
// 현생이 닥칠 예정이라 오밤중에 달렸습니다😓 근데 대빵님 도망이라는 강수(?)를 써 주신 보람도 없이 질문거리가 또 생겨 버렸네요 레아가 업무 모드(?)가 되기도 했고..😶;; 역시 전 마무리하기 적당한 타이밍 같은 거 못 잡겠습니다..ㅇ>-<
읭? 왜 싸웠는지 질문한 게 떡밥을 문 거려나요😐? 문제의 그 문건 때문에? 그래서라면 블랑님은 누님을 살해할 뻔한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하겠군요😌 마무리가 될 만한 상황이라면 막레 환영입니다🙂
1> 의외로군요 제가 보기엔 반대로 의심을 엄청 샀지만 알고 보면 선량한 쪽이 어울릴 거 같은데 말입니다 😏 그와 별개로 대빵님과 발상이 전혀 달라서 재밌습니다ㅎㅎ
2> 다른 대화 수단이라는 건 대빵님의 슬리퍼에 준하는 거려나요? 대빵직 맡으면 일처리 은근 잘할 거 같지 말입니다😶a
3> 그러고 보니 결계나 가고일 배치 같은 게 맞아떨어지지 않았으면 레아가 요람 입구에 가질 못했겠군요 용도 놀라게 하는 절묘한 타이밍! (역시 레아는 운 스탯이 좋은 거스로..ㅎㅎㅎ )
1) "연구원이 되기 전까지는 크게든 작게든 용학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는 걸 꼽았을 듯합니다만, 지금은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어엿한 연구자로 자리 잡길 바라기는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런 희망 사항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인 건 제 삶에 대한 만족이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삶의 보람을 느끼며 지내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2) "셋 중에서는 팔찌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착용한 모습을 언제든 편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3) "정말로 믿는다는 표현은 애매한 감이 있으니 자기 일 못지않게 제 일을 염려해 주고 응원해 주리라고 기대되는 친구로 해석하겠습니다.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신경 써 주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라 그런 친구가 있으면 행운일 텐데, 그 점에서 저는 행운아 같습니다. 제가 뜨거운 걸 못 잡는 것까지 신경 써서 매번 밀크티 식혀 주고, 끝내 학교를 떠나고 말 만큼 고민이 많았으면서도 제 학업부터 응원해 줬던 친구가 있으니까요. 친구가 아니라 직장 상사이고, 감사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도 헷갈립니다만, 블랑님도 당신의 안위보다 제 일을 더 염려하시는 것 같고 말입니다. 그렇게 좋은 이들에게 많이 도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단메이커 또 대빵님한테 써 보겠습니다🙂
"난데없이 길을 걷다 시비가 걸리면?" 라이네스:
반 강제로 무대 위로 초청되어 한마디를 해야 한다면?" 라이네스:
"어떤 것을 가장 후회해?" 라이네스:
진단메이커와 별개로 궁금한 게 2가지 있는데, ①대빵님 솔로입니까? 솔로라면 자발적? 비자발적?(귀차니즘 만땅인 용이라 자발적 솔로일 거 같기는 합니다만..😅a ) ②로드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걸 선호합니까, 이름으로 불리는 걸 선호합니까? 이름은 4음절이라 살짝 긴데 애칭 같은 게 따로 있습니까?
천년전 이맘때쯤의 기억이 떠오른다. 알라투와 싸웠을때 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자, 그의 기억속으로 반갑고도 서글픈 얼굴들이 스쳐지나간다. 자신에게 남겨준 마음 하나만을 이어나가며 그들의 빛은 사그러들었다. 쇠사슬마냥 이어진 숙명은 이미 끝을 맺었건만, 결국 묶여버린채 그리움에 방황하던 용은 그 인연을 잊지 못한것이다. 그의 양손이 잠시간 힘이 들어간다. 자신이 조금만 더 현명하게 판단 했다면, 최소한 한명이라도 살렸다면..... 알라투는 그저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그때의 회한이 일어난다. 어떻게 보면 그녀를 구역질나는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것은 자신이 아닐까? 그는 천천히 숨을 고른다음 자신을 진정시켜가기 시작했다. 감정이 들끓는 것을 진정해내고 마침내 도달한 빛은 다시금 그의 정신을 반짝이게 일깨웠다. 어쩌면 더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로, 그들이 자신에게 레아를 인도해준 것은 아닐까란 생각에 그가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은채 천천히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때가 되면, 알려주마. 그럼, 잘 자려무나."
그녀의 걱정을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천천히 그가 자신의 침실로 들어간다. 레아가 뭐라 그럴새도 없이 정령들이 조금 안쓰러운 표정을 지은채 레아를 붙잡는다. 마치 지금은 혼자 놔둬달라고 하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침실로 들어가서 잠을 청할 준비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쉽사리 잠을 이룰수 있다는 반증은 아니었다. 불을 꺼도 선명히 들어오는 시야, 침상에 몸을 뉘인채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다 결국 침상 등받이에 자신의 몸을 기댄채 가만히 허공을 바라보자 그가 손가락을 조심스레 튕기자 그의 손으로 한권의 책이 잡힌다. 한때마나 세상을 주름잡던 암흑가의 거대 조직, 콘스텔라티오. 과거 자신이 유희를 즐겼던 곳이자, 자신의 추억이 담긴, 그리고 수많은 일이 있었던 곳, 그곳에서 6년을 일했고, 종국에는 모두가 죽은 나머지 그 충격으로 보스를 땅속에 파묻어버린채 유희를 끝내었던, 피비린내 나고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섰던 그 때의 모습이다. 불을 껐음에도 눈에 들어오는 그들의 마지막 웃는 얼굴, 사진을 조심스레 쓰다듬던 그가 천천히 책을 원래 장소로 이동시키고, 조심스레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본다.
'.....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솔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진실에서 비롯된 [참된 행동]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그들이 말한 것처럼, 그들이 행한 것 처럼.'
레아에게 하고 싶은 말일까.
'하지만 과연, 나는 정말로 진실에서 비롯된 [참된 행동]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자신을 자조하는 것일까.
그렇게 그의 정신이 심연속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 그렇게 다음의 이야기 떡밥을 남기고 회차 종료!! 고생하셨습니다!!
떡밥을 물은건 맞지만 그쪽이 아니엇네요!! 하지만 조금 더 큰 떡밥을 물으셨다고 해둘께요!!
1> 라이네스 : "야 이거 니 눈에 뭘로 보이냐?" 시비 건 상대 : "앙? 쓰레ㅃ...." -쫘아아악!! 라이네스 : "다시 묻는다, 이게 뭘로 보이냐?" 시비 건 상대 : "슬리ㅍ...." -쫘아아아아아악!!" 라이네스 : "다시 묻는다, 이게 뭘로 보이냐?" 시비 건 상대 : "살려주십쇼....."
2> 라이네스 : "진짜 아무말이나 해도 되지? 여러분 저기 하늘을 보십쇼!! 지금 여러분들의 혈세를 하늘에서 빵! 빵 터트리고 있어요!!!!(첨부 동영상 톤)"
3> 라이네스 : "그때 블랑과 알라투를 일찍 못 말린거, 조금 더 일찍 말렸다면 이 지경까진 안왔겠지."
누님이 레어 침입 + 몸 동강 낼 뻔한 사정을 떠올렸다가 함구하겠거니 했는데 찐가족을 회상했군요😦.. 근데 그거 얘기 안 했다고 저래 찜찜해할 필요는 없는데 짠합니다🥺 누구나 굳이 꺼내기 싫은 영역은 있기 마련이라 레아도 자기가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건드린 걸 미안해하면 했지, 얘기 안 해 준다고 서운해할 타입은 아니고 말입니다😥
그리고 선레 관련해서 질문 드리고 싶은 게.. ① 다음 일상 시점을 이튿날 말고 일주일쯤 경과한 뒤로 잡아도 괜찮을까요? ② 블랑님은 이미 외출한 뒤로 전제하고 작성해도 괜찮을까요? (막레의 떡밥이 떡밥이라선지, 그 조직이 있던 장소에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버리는군요😐a)
1> 쓰레빠로 가차없이 응징하겠다는 거군요 (...)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방심했다 터졌습니다🤣 저 배우님 연기 찰지시죠ㅋㅋㅋㅋㅋ
3> 3,500년 용생 살면서 제일 후회하는 게 그 사건이라니, 어지간히도 마음에 걸렸나 봅니다😞 만약에 누님이 대빵님더러 그땐 내가 반사체가 되도록 잘만 구경하더니 그자식 건드는 건 왜 바로바로 말리냐는 식으로 항의했다면 대빵님은 뭐라고 답했을까요😶?
4> 엄.. 솔로가 좋으면 굳이 연애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연애가 무슨 코로나 백신도 아니고😓(...)
5> 라이나 네스 중에 하나가 나올 줄 알았는데 네스 대신 리을이군요 라이냐 리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 "? TV 프로그램이라니, 글쎄요.. 다큐멘터리일까요? 소개 문구는 '용의 도서관에 수습 직원으로 채용된 인간' 정도일 것 같고.. 등장할 때는 '문제의 그 인간' 같은 자막을 넣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생각하기 싫은 화제로군요. 저희 가족의 목숨과 제 목숨 중 하나를 택일해야만 할 경우 제 가족의 목숨을 우선시하지는 못하는.. 그런 정도입니다. 할머니나 꼬맹이들의 목숨이 걸린다 해도 솔직히 자신 없군요...."
3) "인간 중에 딱히 싫은 이는.... 아, 조별 과제 먹튀했던 그 학생이 있군요. 그런데 그 학생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이종족까지 포함이면 알라투..였나요? 그 용이 가장 싫군요."
블랑님으로도 똑같은 질문 던져 보려다 뭘 가장 후회하는지는 이미 아는지라 3번째 질문만 바꿨습니다🙂ㅋ
1. 네! 메이드 인 헤븐의 능력을 마음껏 쓰십시오!! 쓰라고 드린겁니다!! 2. 아마 거기론 안가고, 오랫만에 ㄹ의 레어로 갔을껍니다!! 이번에 있었던 사건겸해서 좀 이야기를 나눌게 여러가지라.....
1> 블랑 : "시비....라.... 음.... 내 몸을 보고도 시비를 건다면 그건 그거대로 정말 굉장한거다만, 아마 몸으로 중력 강의를 가르쳐주지 않을까 싶네. 물론 수강료는 무료로 말이지."
2> 블랑 : "..... 라이네스, 지금 아까 한말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라이네스 : "여기 지금 여러분들의 혈세가 두발로 걸어 나오고 있습니다!!"
3> 블랑 : "상황에 따라 다르네만 일단 정 궁하다면 술 한잔을 마시거나, 아니면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시고 조용히 눈을 감아보네, 그러면 어느순간 깊이 잠들어 있지, 하지만 요즘엔 간간히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그 마저도 힘들더군."
3에 대한 답변을 해드리자면, 정답은 "그만큼 내가 널 1천년간 봐줬다. 싸울땐 싸우더라도 크게 번지지 않게 봐줬고, 평판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일단은 내가 막은거다. 내가 아직까지 널 제대로 제지하지 않은 것은, 너에대한 죄책감 때문임을 잊지 말렴." 이라고 답변 할 거 같네요!!
막레 내용상 블랑님이 침울해졌다 보니 레아가 천 년 전 일을 물은 걸 미안해할 거 같은데, 사과하기는 또 타이밍이 애매해서요😞 뒤늦게 끄집어내면 오히려 더 불편해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일주일 동안 어떻게든 기분 전환이 가능한 상태였을까요🙄, 아니면 안 건드리는 게 그나마 상책이다 싶은 상태였을까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문자 그대로 하루가 삭제된 뒤였고, 나머지 기간에도 출입증에 기록된 전음을 재생하고 마나 탐지기로 확인하느라 바빴다.(마나 탐지기로 전음 전후를 일일이 비교하는 작업은 예상보다 더 신물 나는 과정이었다..) 그래도 두 도구에 잡힌 마나의 진동 양상이 비슷한 걸 확인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더 고무적인 건 흑룡이나 용 대표가 보냈던 전음 내용을 출입증으로 흉내 내 본 결과 양쪽의 마나 진동도 비슷했다는 거다. 용들의 전음을 직접 기록하지 않더라도 전음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거다. 앞으로 전음을 쓰면서 그 의미와 전음이 마나를 진동시키는 행태를 꾸준히 기록만 하면, 용의 전음을 보다 수월하게 알아들을 길이 열리겠다!
다만 그날의, 온유하면서도 서글픈 기색이 비쳤던 흑룡의 태도는 줄곧 마음에 걸렸다. 그 뒤 별다른 일은 없었고 그는 한결같이 친절했지만, 뭐랄까, 건드려선 안 될 영역을 건드려 버렸다는 직감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괜히 물었다. 그 용과의 일에 대해 안다고 뭘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사과하고 싶었으나 뒤늦게 끄집어내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바삐 몰두할 거리나 찾았다. 눈치 주는 이가 없는데 눈치는 보이는 거북한 상황을 피하려면 달리 수가 없었으니까. 다행히 전음 자료 수집 말고도 할 건 많았다. <카다로스 제국사>를 필사하거나, 여기저기 편지를 쓰거나.... 수습 기간이 한정된 이상 최대한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으니 겸사겸사였다. (특히나 전음 연구는 출입증이 없으면 지독하게 힘들어질 터라 마음이 더 급했다. 이제 남은 수습 기간은 20일쯤. 그 안에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모아야 했다.) 그 사이 용의 대표가 뭔가 눈치라도 챈 것처럼 찾아와 줘서 그와 마주하는 부담이 좀 덜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은, 어쩐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고작 일주일(하루 꼬박 자 버린 걸 고려하면 엿새) 만에 진이 빠진 걸까. 전음 연구 방향이 그럭저럭 잡히고 <카다로스 제국사>도 앞으로 내가 밝힐 내용이 거짓이나 망상이 아님을 방증할 정도로는 필사를 해내서 마음이 놓인 걸까. 아니면, 오늘은 대표가 그를 데리고 외출한 덕에 긴장이 풀어진 걸까. 모르겠다. 차라리 이불 뒤집어쓰고 자 버리고도 싶은데 마음은 급해 책상머리를 떠나지 못하는, 그렇다고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 답답하리만치 무기력한 상태였다.
커피라도 마시면 좀 나아질까? 한숨과 함께 일어선 순간, 정령들이 둘러앉은 게 눈에 띄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심심해 죽겠다는 얼굴이면서도(불 정령의 도마뱀 같은 얼굴에도 표정이 또렷이 어린 게 특히 놀라웠다.) 레아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듯이 몇 미터 떨어진 데 자리 잡은 채였다. 여태 기척도 없이 저러고 있었던 걸까. 미안한 마음에 그들과 눈높이 차이라도 줄여 보고자 쪼그려 앉았다.
"혹시 책 읽는 거 좋아해요?"
- 응!
"같이 읽을까요? 읽고 싶은 거 골라 올래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령들은 제각기 책을 고르기 시작했고, 오래지 않아 테이블엔 책이 잔뜩 쌓였다. 저거 읽으면 하루 다 가겠네. 정령들도 거리를 완전히 좁혀서 레아의 머리와 어깨는 이미 만석(?)이었고, 몇몇 정령은 레아가 테이블 앞에 앉자 양팔에 기대앉았다. 나머지도 테이블에 올라서는 책이 보일 법한 위치를 골라 앉았다. 조카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가 떠올랐다. (아직 책을 골라 올 만큼 큰 애는 둘뿐이라) 레아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으면 각각 왼쪽 오른쪽을 차지하곤 하는데, 더 꼬꼬마들까지 크면 이렇게 복작거리려나? 싱거운 웃음을 흘리며 제일 위쪽의 책을 집었다.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용>이라니 귀엽잖아. 알록달록한 꽃을 내뿜는, 순박하게 생긴 녹색 용이 그려진 표지도 인상적이었다. 레아는 책을 펼치고는 조카들에게 읽어 줄 때처럼, 한 구절 한 구절 감정을 실어 가며 구연하기 시작했다.
// 정령왕님이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셔서 정령들과 복작거리는 내용으로 작성해 봤습니다😅 생각해 보니 일주일 스킵이면 누님이 유희를 막 정리한 참일 테니 대빵님과 얘기할 게 많을 만도 하네요😌 무슨 얘길 했으려나요ㅎㅎ
거룡도, 여인도 눈치 채지 못한듯 싶었다. 어느새인가 이곳에 이질적인 정령 한마리가 끼여들어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확실히 용의 레어이기 때문일까, 정령계만큼은 아니어도 정령들이 활동하기 완벽한 환경임은 부정할 수 없는 물의 여왕이었다. 게다가 이 산 주변은 완벽한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어 각기 다른 정령들도 전부 어우러져 살고 있었다. 과거 자신이 다시 태어난 곳도 살펴보는 그녀였다. 강한 마나를 지니고 있기에, 흑룡에게 들켰을때는 오히려 사로잡혀 다른 해코지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말이다. 하지만 흑룡은 자신에 대해선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있는 동굴 입구를 자신의 몸으로 틀어막은 다음,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감시를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변하고서야 요람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예나 지금이나, 물의 장막 너머로 바라보았던 장면들이다. 분주히 움직이며 레어를 정리하는 리빙아머들과 그 사이를 오가며 떠드는 정령들의 모습, 가만히 돌처럼 서있는 가고일들 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 그 가운데 수많은 정령들이 책을 들고 우다다 뛰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마나를 적당히 감추었기에, 자세히 본다면 아이들이 자신을 인식할법 하건만, 자신은 본체만체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유치원생들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아참. 그래, 여기 온 이유가 이제서야 기억났네.'
그렇게 정령들의 인파에 섞여 그제서야 자신의 본목적을 깨닫고 아이들을 따라가자 어느새인가 아이들이 전부 모여 앉아 한 여인을 둘러싸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한구절 한구절 귀에 들어와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제서야 그녀의 시선으로 수많은 정령들이 그녀의 주변에 모여 앉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서로 상극의 정령들 마저 서로 거리를 두지 아니하고 서로의 기운을 조금씩 양보하는 것으로 서로의 거리를 좁혀 여인의 곁에 있던 것이다.
'굉장한걸.'
그 순간이었다. 여인의 어깨위에 앉아있던, 운디네 한마리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깜짝 놀란 듯 딸꾹질을 하는 것은. 그녀는 황급히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려서 조용히 하라고 했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다는 듯이 운디네의 딸꾹질은 멈출줄을 몰랐고,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최대한 머리를 굴려보는 물의 정령왕이었으나, 이내 모든 정령들이 그녀의 존재를 확실히 알아챈듯, 조금은 무서운듯, 조금은 경외심이 들은 듯 레아의 주변으로 물러서면서 서둘러 그녀의 뒤에 숨거나 다리에 붙어 있는 등 조심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되어 운디네 모습으로 변한 엘라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은 그녀도 처음인지,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열어 보였다.
-"저.... 그러니까.... 안녕?"
계약을 맺기 위해 모습을 등장했을때보다, 더욱 어색한 인삿말을 건네며, 그 인삿말에 어울리는 미소를 지어보이는 정령왕이었다.
조카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땐 덩달아 몰입하곤 했다. (조금이라도 재밌게 들렸으면 해서 약간 과장하긴 하지만) 즐거울 법한 내용에선 신난 티를, 우울할 법한 내용에선 시무룩한 티를 냈고,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던졌다. 납득이 안 가는 부분에서는 이게 뭐냐고 투덜대기도 했다. 정령들과 읽으면서도 비슷했다. 주인공의 이름이 '용의 왕'이라는 뜻이라는 대목에서는 용의 대표가 떠올라 슬몃 웃음이 올라왔고, 주인공이 다른 용과는 달리 브레스를 못 뿜어서 고민하고 우울해한다는 대목에서는 "블랑님도 다른 용이랑 다르게 생겨서 고민했던 거 같은데.."라는 중얼거림이 절로 나왔다. 주인공이 잘 극복하면 좋으련만. 그런 심정으로 읽다가 엄마 용이 던진 질문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왜 모든 용이 똑같이 브레스를 뿜어야 할까? 그러네. 용이 다 똑같을 필요는 없네.(인간도 그렇고) 그 뒤 엄마 용이 브레스는 용의 무기 중 하나일 뿐이고 주인공은 잘 웃는 용이라고 격려하자,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용이 되겠다며 기운을 차렸다. 이래서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용>이었구나. 귀엽다.
그런데 별안간 딸꾹질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소리가 나는 쪽은 레아의 어깨 부근. 순간 어리둥절했다. 정령이 딸꾹질을? 무슨 상황인지 채 가늠하기도 전에 정령들이 일제히 레아의 뒤쪽으로 물러섰다. 아직 딸꾹질을 멈추지 못한 물의 정령도 레아의 어깨 뒤로 넘어가서는 눈만 빼꼼 내민다.(등이라도 토닥여 주면 좀 나아질지도 모른다만 손이 안 닿는다..) 뭐가 문제일까? 주위를 둘러보니 맞은편에 물의 정령 하나가 뻘쭘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왜 저 정령만 혼자 뒀지? 여태 이런 적이 없었는데. 힐끗 뒤쪽을 살피다 정령들의 겁먹은 기색에 흠칫했다. 뭘 두려워하는 걸까. 설마 저 정령?
혼란스러워질 찰나, 혼자 선 정령이 떠듬거리며 인사했다. 어딘지 낯선 말투에 비로소 저 정령은 외부의 존재임을 깨달았다.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정체는 알 수 없으나 정령들이 모조리 두려워할 정도면 예사로운 존재는 아닐 것이다. 공격성은 없어 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만.. 레아는 책을 덮고 일어섰다. 그렇게 해서 정령들이 좀 더 잘 가려졌으면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러고 출입증을 바짝 움켰다. 만약 적대적인 이라면 흑룡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 이미 클로킹하고 있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손님 티 팍팍 내면서 올 줄 알고 마법 기사 굴려서 대접하다 블랑님한테 알리면 되겠거니 했는데 말입니다😓ㅋㅋ 근데 기껏 나타났으면서 스턴에 빠지면 어쩐답니까..🙄a
산뜻하게 진한 파란색이군요 그 색을 정령왕님한테 배분하신 게 혹시 로열이라는 이름 때문입니까🤔?
한편 대빵님의 레어는 어떤 풍경일지나(청소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라든가😗ㅋㅋ),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3천살이라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구연 동화를 좋아하는(...) 정령왕님이군요😌 근데 정령 종류마다 상성이 있으면 불왕님이랑 물왕님은 사이가 나쁘려나요🤔? 아니면 서로 접촉하지만 않으면 되어서 소 닭 보는 사이😶? 그리고 정령왕이 정령사와 계약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대륙에서 손 꼽히는 정령사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지 싶긴 합니다만..😐)
동화 보다는 레아의 목소리가 가진 힘에 끌리는걸 수도 있습니다(....) 레아가 지금 좋건 싫건 천천히 언령의 힘을 깨우쳐간다는 반증이고요!! 물론 그냥 이끌린다 정도일 뿐입니다!!
로드 : "아 그거? 애완 동물 키우면 게으른게 나아질지 몰라서 한마리 잡아다 키웠었는데, 어느날 없어졌더라고." 블랑 : "그래서 그게 지금 이 히드라다?" 로드 : "고러취!!" 블랑 : "걍 나가 죽으십시요!!" 로드 : "어허!! 너 이거 하극상이야!! 마음의 상처라고!!"
엌?! 정령왕도 홀리는 회심의 동화 구연!! 인가 했는데 아니었군요😅a 레아가 그 정도로 미성일지 어떨지ㅎㅎ 언령 비스무리한 게 발휘되는 거면 목소리가 얼마나 곱냐는 크게 상관없을 듯하지만요😓ㅋ(노래는 나름 잘 부를 거 같기도요..😶?) 아무튼 언령과 어떻게든 연관 지어 본다면, 정령이들이 재미나게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구연에 반영된 결과 이야기에 더 집중이 잘 되는 정도일까요🤔?
아깝다!! 마력만 넉넉했다면 연구자 말고 정령사로 대성했을 텐데(???)..레아의 마나가 개바닥인 게 유감이군요😅ㅎㅎ(TMI 굳이 말씀드리자면, 물왕님은 요람의 정령이들이 아니라는 것도 말투로나 겨우 알아보고 마나는 일절 못 느낀 걸로 마법 재능은 0에 수렴함을 표현하고자 했지 말입니다😗~) 아무튼 정령이들이 레아의 동화 구연에 집중해 주는 건 꼬꼬마들 & 친근한 어른 같아서 그림이 좋아 보입니다🙂
앜ㅋㅋㅋㅋ 잠시 실종됐었어도 여전히 애완동물인 겁니까😂? 혹시 이름도 있나요😏? (블랑님이 심란해할 틈을 안 주려고 대빵님이 일부러 정신 사납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어떤 직종이든 필요로 하는 능력이 골고루 일정 수준 이상이긴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레아처럼 정령이랑 잘 지낼 수는 있는데 마력은 없다시피 한 쪽보다는 정령이랑 친해지는 데 좀 서툴더라도 마력은 웬만큼 있는 쪽이 정령사 되기엔 더 유리할 테니까요🙃 그래도 레아는 레아인 대로가 좋다고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근데 정령왕씩이나 되어도 정령사와 계약을 하는군요 왕이면 정령계에서 노니노니해도 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무섭게 생겼어도(??) 영특한 친구로군요(역시 블랑님이 심란할 정신 없으라고 치대는 게 분명합니다!!) 그 정도면 애완동물 취급 말고 조수 대접을 해 줘도 괜찮을 법한데 말입니다😏ㅋ
그녀가 생긋 웃으면서 천천히 그녀를 향해 조금씩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주변으로 수분이 점점 모여들고 그에따라 자그마한 소녀였던 모습은 천천히 형태를 달리해 조금씩 커져갔다. 어느새 완숙한 귀족 영애의 모습을 한 그녀의 모습으로부터는 기품이 자연스레 흘러나왔고, 순진했던 눈동자는 깊이를 알수 없는 대양(大洋)의 그것과도 같은 심유한 블루 사파이어색을 띄고 있었다. 머리카락또한 진청색의 그것을 따라 가고 있었고 어느새 여인의 앞에 선 정령은 인간의 형상을 띈 채 가만히 여인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소개가 많이 늦었구나, 내 이름은 엘라임이란다. 너희가 흔히들 말하는 원소의 정령중, 한 기둥이지."
그녀에 관한 서적은 수많은 곳에 널려 있었다. 드래곤 만큼이나 보기 어려우나, 가끔씩 몇 세기마다 한번씩 태어나는 대정령사나, 소문으로만 들리는 대삼림의 엘프들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물의 정령왕, 때로는 큰 불이 일면 스스로 몸을 보여 그 불을 진압하였고, 때로는 그 노기가 하늘을 울려 대홍수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그저 문헌상으로만 알려진 존재가 바로 그녀였다. 그를 반증하기라도 하듯, 그녀가 살짝 고개를 숙이자, 아까전 딸꾹질을 연달아 하던 운디네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고, 그에 맞춰 엘라임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살짝 치자 아까전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거리를 좁힌 것은 그뿐이었다. 조심스레 다시 거리를 벌린 그녀는 가만히 서서 레아를 바라보며 살짝 미안하다는 듯이 재차 입을 열었다.
-"내가 거리를 벌리지 않으면 그 아이들이 힘들어 할테니 조금만 거리를 벌리마, 양해해주렴?"
살짝 윙크를 해보인 그녀는 이내 천천히 숨을 몰아 쉰 뒤 엉덩이를 허공에 대었다. 그러자 마치 수증기가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이는 이내 구름의자가 되어서 그녀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아한 자세로 앉은 채 그녀는 방안에 있던 의자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제스쳐를 취해보였고, 이내 얇은 얼음으로 만든 컵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고는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듯 가볍게 웃어보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신들을 혼내기 위해 온것이 아니라는 것을 드디어 깨달은 것일까? 하급 정령들은 드디어 그녀의 마나에 익숙해졌다는 듯이 조심스레 레아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엘라임은 재차 미소를 머금을수 밖에 없었다.
-"이 레어의 주인에게 신세 진것도 있고, 여기 있는 누구에게도 해코지를 할 생각은 없단다. 다만, 너란 아이가 많이 신기해서 와본것이란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도 괜찮겠니?"
마치 오랫동안 봐왔던 것 마냥 그녀는 레아의 푸른 눈을 응시하며 올곧은 시선을 유지하였다.
//많이 늦었습니다.... 결국 혐생에 잡아먹혔다 이제 풀려나는군요.....
물론 정령계에 많이 지내긴 합니다만, 사실 엘라임이랑 계약 따내는 건 순전히 그녀의 마음이에요(.....) 심지어 그녀가 마음에 들면 마나 연비도 안잡아먹고요. 차피 대기중의 마나로만으로도 어지간한 상급 정령 못지 않은 화력을 투사할수 있기도 합니다. 다만 그녀를 불러낼만한 기량을 가진 정령사가 근 600년간 없었습니다!!
사실 저리 싸우는 것도 처음엔 블랑이 침입자인줄 알고 달려들었다가 지금 흠씬 두들겨 맞고 있는 중이에요..... 의외로 때리는 맛이 좋다나 뭐라나.....
긴장한 걸 알아챘을까? 정체 모를 정령이 겁낼 것 없다는 듯 미소지었다. 하기야 모르는 게 더 이상하겠다. 출입증을 쥐고도 떨림을 완전히 누르지 못한 건 둘째 쳐도 목소리부터가 책 읽을 때와는 딴판이었으니까. 동요해도 티가 안 나는 이들은 무슨 재주로 그러는지 모르겠다. 속으로 투덜거리는데, 크고 작은 물방울이 정체 모를 정령에게로 빨려들 듯 모이기 시작하더니 정령이 서서히, 아니, 어린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속도라고 치면 너무나도 빠르게 자라났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 정령은 푸르른 바다 물결(책으로밖에 못 봤지만) 같은 머리카락과 그와 꼭 같은 빛깔이면서도 투명한 눈망울을 지닌, 인간 여성을 닮은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 우아한 분위기며, 하늘을 비추는 호수처럼 요람 내부를 고스란히 비추는 신비스러운 드레스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 정령, 용 못지않게 어마어마한 존재일지도.
아니나 다를까. 정령의 자기 소개는 귀를 의심케 했다. 엘라임? 물의 정령왕?? 정령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지만(마법에 소질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령학은 사실상 공부할 일이 없었다.) 정령왕이 정령들의 정점에 선 존재라는 것 정도는 안다. 정령사 중에 정령왕을 한 번이라도 불러내는 게 평생의 꿈이라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도. 그런 존재가 내 앞에 있다고? 나 눈 뜨고 꿈 꾸나?
출입증을 쥔 손을 다른 손으로 슬쩍 꼬집어 보는데, 스스로를 물의 왕이라 소개한 정령이 다가오더니 레아의 어깨 너머에 숨었던 물 정령의 이마를 가볍게 건드렸다. 그러자 그때껏 그칠 줄 모르던 물 정령의 딸꾹질이 거짓말처럼 멈췄고, 얼어 버린 것 같던 표정도 풀어졌다. 뒤이어 물의 왕은 자기가 거리를 두지 않으면 정령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며 물러서더니, 자그마한 구름(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을 만들어 앉았다. 맙소사. 손이 얼얼하니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사이, 물의 왕이 레아에게도 앉으라는 듯 의자를 가리키고는 그새 만들어 낸 얼음컵을 들고 생긋 미소 지었다. 그 웃음이 신호가 됐을까? 레아의 뒤에 숨기 급급했던 정령들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레아가 물의 왕을 향해 어색하게 목례하며 의자에 앉자, 레아의 머리며 어깨며 무릎에 올라앉거나 목에 매달리거나 다리에 기대는 등 각기 제자리(??)를 찾았다. 진정들 해서 다행이다. 무심코 어깨를 으쓱하려다 멈칫했다. 정령들이 앉았는데 움직이면 안 되지. 워낙 초자연적인 상황이라선가 천지 분간을 못 하겠네.
그런데 물의 왕이 꺼낸 용건은 그야말로 불가사의했다. 내가 신기해서 왔다?? 오만상이 찡그러졌다. 머릿속이 복잡한 건지 텅 빈 건지 모르겠다. 한동안 끙끙거리고서야 여기가 흑룡의 레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듣자니 물의 왕은 그와 구면인 듯하고..(그가 다른 용과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지만 발은 은근히 넓은 모양이다.) 아무래도 용의 거처에 인간이 있어서 놀랐나 보다. 하긴 용의 대표도 내가 돌아왔을 때 기함하긴 했다. 레아는 물의 왕을 마주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무려 물의 왕이 궁금해하기에는 너무 싱거운 사정이라 말하기 민망했다.
"저로도 상관없으시다면 괜찮습니다만.. 말씀드릴 만한 게 별로 없습니다. 인간인 제가 여기 있는 건 수습 직원이어서일 뿐이라서요. 그러니까.. 어.. 용에 대해 조사하러 왔다가 블랑님이 좋게 봐 주셔서... 근무 중입니다."
// 정령왕이 자기더러 신기하다니까 얼이 빠져서 버벅거리는 레아 되겠습니다(...)
600년간 아무도 못 만났으면;; 거의 전설상의 존재 같겠군요🙄 마나 없어서 정령사는 절대 못 될 레아가 정령왕 만났노라 말했다간 백퍼 미친 사람 취급받겠습니다😑a
어.. 그러니까 히드라가 블랑님을 침입자로 오해하고 공격했다가 역으로 얻어맞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런 상황이면 대빵님이 떼어 놔야 하는 거 아닌지..🥶
의자에 앉는 순간에 맞춰서 각기 다른 정령들이 저렇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정말 대단했다. 어지간히 친화력이 높지 않은 이상은 무리였을텐데, 아쉬운 점이라면 체내에 마나가 극히 드문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이 바로 그녀의 특징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신기하지 않은가. 저토록 평범한 아이인데 정령들이 제 좋다고 달려들어 그녀의 곁에 붙어 있는 장면을 보자면. 물론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말이다.
-'아쉽구나.'
조금만 채네에 마나가 많았어도 정령사로서 대각(大覺)을 이루었을 아이였는데 그 마나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조금은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아마도 짧은 시간 동안 정령들과 정이 들었기에 친화력이 크게 높아졌을거라 생각하면서 그녀는 가만히 그 희귀한 장면을 지켜보고는 자신은 평범한 수습 직원이란 말에 표정에 겨우 평온을 이루면서, 속으로는 당혹스러움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녀는 스스로의 가치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일까. 자신이 운디네의 눈을 통해 지켜본 바로는 최소 용 두마리의 인정을 받고 그들과 일상을 보내는 것이었다. 거기에 수많은 정령들과 친하게 지내며 친밀도가 높아졌고, 거기에 정령왕인 자신의 흥미를 끌어내는데까지 성공하였다. 마지막으로 아까 동화 구연때 보여주었던 것은 진심을 담아낸, 아주 발만 살짝 걸쳤지만 언령의 위치까지 도달해 있었다. 인간으로서는 이례적인 상황, 그런데도 자신이 평범하다고 말하고 있다.
-"괜찮아, 그저 내 개인적인 궁금함 때문에 온 것 뿐이니."
그녀는 이내 그녀가 스스로 평범함을 지칭하는 것을 인정하듯 가볍게 미소를 머금으면서 어느새 우려내어진 홍차 한잔에 얼음을 동동 띄운채 천천히 들이키기 시작했다. 물을 살짝 적게 부었다고 생각했지만, 뜨거운 물 덕분인지는 몰라도 농도와 높이는 아주 정확히, 얼음을 녹여낸 물이 조절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얼음 홍차를 마시던 엘라임의 시선이 레아를 향한다.
-"수습직원이라고 했음에도, 아이들이 많이 잘 따르는 구나? 속성이 각기 다름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네."
허공의 습기가 뭉쳐지며 얼음의 판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위에 얼음잔을 놓은채 그녀는 천천히 손에 깍지를 낀채 가만히 레아를 응시한다. 서로 다른 두 푸른색이 서로의 시선에 맺히자 그녀가 샐쭉 웃으며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혹시 정령들에게도 서로의 상성이 있다는 것 알고 있니?"
//
엘라임 : ???? 용 두마리에게 인정받고, 정령들과 사이 좋고, 정령왕에게 흥미를 일으켰는데, 평범?????? 내가 아는 평범의 기준이 달라진건가!?!
어, 듣고 보니..? 당분간 전음만 들입다 팔 거라고 생각했는데(마나 진동 형태 기록 말고, 전음이랑 육성 비교도 있으니까요ㅎㅎ) 정령왕 밀착 취재가 가능해지면 정령학에도 숟가락을 얹을 수 있군요..😮??! (정령사가 될 능력이 있기는커녕 요람 도착하기 전까지는 정령 그림자도 구경 못 했던 레아가 정령학에 발 담그면 뭔가 뿜길 것 같긴 합니다만😓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랑님 살림꾼이었군요!?! 대빵님은 블랑님의 청소를 제지하려다 한 방 맞은 겁니까😅? 이번엔 크로스 카운터 같은 거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했군요😏ㅋ 말씀하신 대로면 물 속성은 땅 속성에 약합니까? 그럼 혹시 불 속성이 물 속성에 약하고요? (그러고 보니 >>766에서 정령왕이 다섯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흙 물 불 바람 말고 또 뭐가 있으려나요😶? >>161에 언급되었던 용들의 마나를 생각하면 뇌전, 금속, 빛 중에 하나일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상성도 궁금하군요ㅎㅎ)
물의 왕은 웃으며 괜찮다 했지만, 레아는 물 정령이나 바람 정령이 식혀 주는 보람도 없게 화끈 익고 말았다. 물의 왕이 어느새 스스로 준비한 홍차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님 접대는 생각도 안 하고 버벅거렸네. 머리라도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표정이 떠름해지는 것도 역력히 느껴졌다. 늦게나마 수습해 보고자 마침 근처로 와 준 마법 기사(손님 접대를 해야 할 분위기임을 알아채기라도 한 것 같다. 여전히 크레덕을 얹은 채인 것도 그렇고, 도저히 빈 갑옷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처신이다.)를 부른 뒤, 슬쩍 눈치를 살폈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과일이라도 곁들이시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게 나으실지요..?"
애써 바라보고는 있지만(의사를 타진하면서 딴 델 볼 수는 없으니) 민망해 죽겠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듯도 하고 떠보는 듯도 한 시선과 함께 이어진 말에 머릿속이 꼬였다. 정령이 잘 따른다? 멍한 건지 정신이 난 건지 헷갈리는 가운데, 요람에 처음 온 날 흑룡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 고작 그 정도가지고 정령들이 이정도로 친밀감을 가지는건 극히 드문일이야. 그대들 인간 말로는, '0퍼센트에 수렴한다.'라고 할 수 있지.
이변이긴 하다는 건데, 원인이 뭘까? 가장 먼저 떠오른 변수는 흑룡과의 관계였다. 습격자 용과 자신을 향한 정령들의 태도가 극명하게 갈렸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흑룡이 내게는 처음부터 우호적이었지만, 습격자 용과의 사이는 (천 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물음에도 심란해할 만큼) 최악에 가깝다. 정령들이 드러낸 온도 차도 그 점을 역력히 느낀 결과 같았다. 인간 아기가 주 양육자와 친밀해 보이는 상대에게는 비교적 빨리 경계를 풀고, 반대의 경우엔 더 경계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달까? 그렇다면, 정령들이 친근하게 굴었던 건 흑룡이 가져 준 우호적인 반응의 영향일 거다. 물론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요람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난 정령 그림자조차 못 봤으니까. 당연히 정령과 어울린 경험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질문을 되풀이하다 문득 엉뚱한 발상이 튀어나왔다. 역으로 내가 정령과 접한 적이라곤 없는 인간이라 뭔가 얻어 내려는 기대도 없다시피 한 걸 정령들이 느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재밌으면 어울리고 아니면 말자고 편하게들 여겼을지도.
"블랑님이 절 좋게 봐 주신 덕이 크지 싶습니다. 또 이해득실을 따질 필요가 없다 보니 경계심을 늦춰 준 게 아닐지요?"
나름의 추론을 내놓을 찰나, 물의 왕이 정령의 속성을 언급했다. 속성이 다른데도 조화를 이룬다? 그러고 보니, 구체적인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원소마다 상극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다. 화염 마법을 연마할수록 빙결 마법을 익히기는 어려워진댔나? 그래서 양쪽 다 능통한 마법사면 엄청난 능력자란다. 그 얘기를 정령에게도 적용하면 서로 상극인 정령도 있겠지만.. 레아는 눈을 굴려 정령들을 둘러보았다. 여기 정령들은 원래 이러고 다니던데? 물 정령이랑 불 정령이 같이 초콜릿 중탕도 해 주고 목욕물도 데워 주고.. 거기 생각이 미치자 물의 왕이 좀 더 대화에 집중하려는 듯 깍지를 낀 게 영 멋쩍다. 아무래도 단단히 오해한 눈치다, 여기 정령들이 사이 좋은 게 내 영향이라고.
"불과 물처럼 상극인 속성이 있다는 얘기는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여기 정령들은 그런 것에 그리 구애받지는 않는 듯합니다. 제가 처음 왔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바로 정정하긴 했지만 의아했다. 상성이란 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여기 정령들이 조화롭게 지내는 건 어째서일까? 흑룡이 그런 부분에서도 조화를 부리고 있는 걸까?
// 물왕님 반응😅ㅋㅋㅋㅋㅋㅋㅋ 용에게 인정부터 짚어 보자면.. 레아는 블랑님이랑 대빵님한테 인정받아서 고맙고 기쁜 거랑 별개로, 두 용의 기준을 적용하면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인간 사회에 숱하다고 여기지 싶습니다😓a 그리고 정령들에 대해서는 이번 레스 정도로 생각 중이라, 물왕님의 호기심도 블랑님에게로 향해야 할 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라고 볼 것 같군요🙄a
사실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이 없는 것은 모든 물질의 근간에는 반드시 마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 상태 그대로의 마나보다야 효율이 떨어지겠고, 마나로 분해하는 과정중에 그 소요되는 힘이 분명히 있지만, 어느정도의 유희거리를 즐기기 위한 활동이라 생각한다면 당연히 감당할 만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아이들도 무언가를 먹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만큼 주변의 마나를 활성화 시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정령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자연을 유지해오는 것이리라.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레아의 말에 경청하는 그녀였다. 분명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렇게 인정하기엔 마치 무언가가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당장은 납득이 갔지만 그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아무래도 힘든 것이었다. 이해득실을 따지자면 정령들이 서로 계약을 맺는 정령사들은 무엇이 되겠는가, 또 용이 좋게 봐줬다고 정령들이 그것에 수긍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확히는 받아들이긴 하더라도 지금처럼 순탄하게 일이 처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으음....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그에 대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라고해서 모든 것에 통달한 것은 아니니까. 3천년이라는 시간이 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것을 통달할 수 있는 무한한 시간은 아니니까. 그렇기에 레아의 말에 수긍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본다. 정말로 신기했다. 레아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화염 정령은 불길을 사그라트려 혹여나 모를 레아의 화상을 예방하였고 어깨에 두 정령들은 레아가 혹여나 힘들어보일까봐 최대한 신경 써서 자신들의 기운을 조절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상극과 상생을 넘어선 무언가를 보여주는 기분이었다. 마치, 엄마와 아이들같다고 해야할까.
-'오히려 평범하기에 끌린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항상 계약에 얽매여서, 타인을 상처입히고 마음대로 이루는 도구와는 다르게 자신을 존중하고 귀여워해주는 레아에게 끌리는 것은 더욱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언령의 초입을 이용해 정령들에게 이렇게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것도 아마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몰랐다. 어찌보면 부러웠다. 한치의 자랑스러움도 없이 스스로의 고개를 낮추고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지내며 있던 것이니까. 그렇기에 같은 곳에 살면서도 서로 거리를 두던 아이들이 이렇게 한군데에 모일 수 있던 것이 아닐까?
-"..... 역시 특별하구나. 내 안목이 잘못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입가로 알수 없는 미소가 스쳐지나간다.
//가장 평범함이야 말로 특별함인겁니다. 물론 레아보다 잘난 사람들은 많을 수 있겠지만, 지금 이자리에서 블랑이, 라이네스가 인정한 사람은 레아입니다. 같은 결론이 도출 될 일도 없겠고요. 엘라임의 호기심은 정상인 겁니다. 가장 평범하기에 특출 나 질수 있는, 그것이 지금 블랑이, 블랑주가 바라보는 레아인겁니다!!
이제는 완전히 긴장을 풀었는지 몇몇 정령이 장단 맞추듯 뇸뇸 먹는 시늉을 하고는 키득거렸다. 웃음이 났다. 과일 창고를 털던(?) 모습이며 파베 초콜릿 반죽을 먹으며 그림 그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크레덕 빵과 달고나가 어느샌가 포장만 남고 깨끗이 사라졌던 것이며, 치킨을 받는 족족 신나게 먹어 치우던 모습도. 그러고 보니 크레덕 빵을 목부터 먹을지 꼬리부터 먹을지나 달고나를 모양대로 깨 먹을지 궁금했는데. 경황이 없어서 못 봤네. 그래도 뭐랄까. 잘 먹는 거랑 별개로 더 좋아하거나 덜 좋아하는 음식은 있을 법한데. 레아는 버릇처럼 제 머리로 손을 뻗다가 어깨 위의 정령을 쓰다듬으며 머쓱한 미소를 띠었다.
"기왕이면 선호하시는 음식을 대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여쭈었습니다. 무엇이든 괜찮으시면 과일을 내오겠습니다."
차와 어울리기도 하고 정령들도 잘 먹으니 무난할 것 같았다. 마법 기사에게 과일을 넉넉히 가져다 달라고 청하자, 오래지 않아 기사들이 과일을 날라와서는 물의 왕이 허공에 띄운 얼음 판이며 한쪽에 책이 쌓여 있는 테이블에 차리기 시작했다. 저렇게 묵묵히 일해 주는 걸 보고 있으면 역시 좀 찔린다. 크레덕 정도의 사례(주려고 준 게 아니지만)는 너무 약소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물의 왕은 레아의 추론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수긍했다기엔 미심쩍은 기색이 보이고, 의심한다기엔 납득한 것처럼 보인달까? 하지만 보다 나은 가설을 내놓질 못하겠으니 어쩌겠는가? 별다른 대꾸를 못 한 채 정령들이 과일을 한아름 안거나 그 위에 올라타서는 먹기 시작하는 모습이나 구경하는데,
- 아∼
물 정령이 포도 한 알을 먹으라는 듯 내밀었다. 뭉클했다. 언젠가 큰조카가 비슷하게 먹여 줬던 것도 생각났다.(받아먹자마자 자기한테 그렇게 먹여 달라고 몸짓을 해서 빵 터졌었다.)
"고맙습니다."
받아먹고 고개를 꾸벅하려니 정말로 조카 대하는 기분이다. 하긴 책 읽어 주는 것도 큰 애들한테 해 주곤 했던 거다. (작은 애들은 아직 책보단 딸랑이나 모빌이 낫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물의 왕이 어딘지 묘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기분은 좋은 듯하긴 한데 의중은 가늠이 안 되는 말투였다. 사실 뭘 특별하게 여기는지부터 모르겠으니 의중까지는 알려야 알 도리가 없다. 이제는 자유로워진(?) 손으로 머리칼을 움키며 입속의 걸 얼른 삼켰다.
"조카랑 노는 거 좋아하는 인간이면 대개 저랑 비슷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정령들이 이 점을 마음에 들어 해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모 삼촌은 아이를 담백하게 대할 수 있다. 아이가 안 다치고 잘 놀면 그걸로 기뻐하고 달리 바라는 것 따위 없으니까.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아이에게도 이모 삼촌이 부모보다 편한 존재일지도. 나와 정령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조카 대할 때처럼(저지레 뒷감당은 마법 기사가 해 주니까) 그들과 같이 노는 데 집중하니까, 그걸 알아챈 정령들이 편안해한다거나?
"그건 그렇고 달리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블랑님은 뵙지 않아도 괜찮으신지요?"
그와 인연이 있는 만큼 만날 의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듯한데, 그에게 알리는 게 좋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일단은 당사자의 의향이 최우선이니까.
// 늦게까지 고생하셨군요😢 잠은 푹 주무셨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찡하군요ㅎㅎ 기대하시는 가능성을 레아가 잘 살릴 수 있을지는 (상황극 몰라요∼인 만큼)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a
+ 레아 다치지 말라고 기운 누그러뜨려 주는 정령이들 스윗합니다😊(레아가 정령에 대해 무지해서 넌씨눈인게 살짝 미안해질 정도😓ㅋ) 그나저나 저나 레아가 제기할 수 있는 가설은 얼추 끄집어낸 거 같은데, 물왕님의 호기심은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으려나요🙃?
어느새 리빙아머들까지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과일을 가져다 준다. 자신이 알기로는 수많은 용들의 레어 가디언(Rare Guardian)들은 대다수 레어 주인의 말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는데, 저정도로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을 본다면 분명히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은 이 레어의 주인인 흑룡 다음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가끔씩 보이는 학사모를 쓴 오리 인형은 무엇인지 몰라도 마치 마음에 들기라도 하듯 서로 돌아가며 착용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 오리의 모습에서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이 연상되는 것은 절대 착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래도 입밖에 내는 건 실례겠지.'
순간적으로 귀여운 오리 한마리가 학사모를 쓰고 정령들을 가르치는 상상을 해버린 엘라임, 잠깐이지만 체통이고 나발이고 홍차를 뿜을 뻔 했던 그녀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바탕으로 평온을 가장하였다. 지금 자신은 이 눈앞의 여인에게 호기심을 채우러 온 것이 아니던가, 절대로 그녀를 기분 나쁘게 해선 안된다, 라는 생각에 그녀는 최대한 평온을 유지하였고 이내 이어지는 여인의 말에 아주 찰나지간으로 이색적인 눈빛이 스쳐지나갔다. 대다수의 정령사들은 계약에 따라 교감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계약에 얽매여서 제대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대다수의 정령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 게다가 그 색채는 점점 옅어져 얼마나 더 강한 정령을 부르는지, 또 얼마나 많은 마나를 담아내는지 그저 목적을 잃은 수단 마냥 강해지기만을 추구하였다. 대다수의 정령왕들이 그렇게 학을 떼버렸고, 점차적으로 정령사의 수량이 감소하는 것도 그것에 기인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눈앞의 여인은 달랐다. 정령을 힘으로 보지도 않고 그저 자기들과 같은 존재로 취급해주고 있다. 아마 이것이 그녀가 왜 지금 이 정령들이 조화로이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지 않을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그녀를 보았다. 평범함, 아주 특출날 것 없는 평범함, 그렇기에 시야를 낮추고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가는 이유였다.
-"말했다시피, 오늘은 널 보러온거란다. 레어의 주인은 내가 원한다면 보러 올수 있겠지만, 단 둘이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자신의 목적을 이야기한 정령왕의 입가로 미소가 부드럽게 지어진다. 조금은 안심했고, 한켠으로는 조금이나마 풀려서 가뿐해진 기분으로 과일 한 조각을 입에 넣는다. 확실히 보존이 잘 되어서 그럴까,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홍차의 향과 어우러져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잘 대해줄꺼지?"
아마, 그녀라면 조금은 믿고 맡겨도 되지 않을까.
//못 살리면 어떻습니까!! 그래야지 성장하는 의미가 있는거죠!!
참고로 이거 엘라임도 아직은 짐작할 뿐입니다!! 엘라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령왕들과의 관계도 예정되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여담으로 현재 최고령 정령와는 노아스(6200살)입니다!! 진작 돌아갔어야 할 입장이지만.... 스포일러이니 나중에 말씀드리는걸로!!
정령학에 소양이 없다시피 한 것과 별개로, 정령왕이라면 근엄하고 고고하다 못해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이겠거니 했다. 각종 이야기책에서 그 이능으로 인류를 축복하기도 하고 응징하기도 하는 광경이 다뤄지고, 성서(聖書)에는 주님의 명을 집행하는 천사라고 기록되어 있는데도, 정작 목격했다는 기록은 드물다 보니 실존하는 대상이라느니 정령의 힘을 극한까지 발현한 경우를 비유한 것이라느니로 논란이 있는 모양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마주한(도무지 현실감이라고는 없지만 앞에 있는 건 사실이니) 물의 왕은 그런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물의 천사라면 분명 이런 모습일 거라고 확신이 드는 외양인데도, 잘 먹겠다고 반색하는 웃음에선 소탈함과 포근함이 물씬 묻어났다. 마법 기사들의 움직임을 흥미로운 듯 바라볼 때는 산 리노에 막 도착한 새댁이래도 믿길 분위기였다. 이런 이가 산까지 잠기는 대홍수도 일으키는 물의 화신이라고? (온 대륙을 삼킬 기세의 대화재를 다스려 주거나 가뭄에 말라 비틀어지는 땅을 적셔 주는 건 그나마 떠올려진다만) 그런 재앙을 일으킨다니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너무 빤히 바라봤을까? 물의 왕이 묘한 눈빛으로 이쪽을 응시했다. 투명한 눈에 어린 윤기가 연구원들의 탐구적인 총기 같기도 하다. 혹시 정령을 조카에 빗댄 소리를 곱씹는 걸까? 그걸로 만족했다면 다행이다만, 이런 시선을 정면으로 받으려니 아무래도 열없다. 눈을 내리깔고 움킨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던 중, 나긋할 뿐만 아니라 느긋하기까지 한 대답에 혼란스러워졌다. 흑룡을 만날 생각은 없다고? 더구나 환청이 아니라면, 저 말은 나랑만 얘기하려고 별렀다는 의미 같은데.. 그러니까, 물의 왕이? 왜??
"어.. 그.. 그럼... " 한참 버벅거린 끝에야 겨우 말을 끄집어냈다. "오셨었다고 나중에 전해 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러나 머릿속은 여전히 뒤죽박죽이었다. 정령왕을 만나는 일에 일생을 거는 정령사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정령왕을 만났다는 기록은, 정령왕의 존재 여부가 논란이 될 만큼 적다. 그런즉 평생을 수련하고도 허망하게 죽고 만 정령사도 상당수라는 거다. 정령왕들이 그걸 모를까? 아니면 알고도 무시하는 걸까? 후자라면, 적어도 이 왕은 얄궂다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자신들을 애타게 찾는 정령사들은 외면하면서, 할 수 있는 게 정령이랑 노는 거뿐인 나는 일부러 찾다니. 굳어지는 얼굴을 마른세수로 수습하는데, 물의 왕이 엉뚱하게까지 느껴지는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라..
"여기서 일하는 한 그러겠습니다."
얼굴에 은근히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초면일 때부터 호의적으로 대해 준 데에다 해맑고 귀엽기까지 하니 원만하게 지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수습 기간이 지나고도 내가 여기에서 일할 수 있을까? 처음 만난 날의 내기대로면 흑룡이 채용 제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계속 일하게 될 거고, 그가 날 가족 같다고 한 이상 제안을 철회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렇지만 그게 과연 좋은 일일까? (뭔진 몰라도) 흑룡이 내게서 얻는 게 전혀 없지 않다는 건 알겠고, 그에게 보답하려면 그가 바라는 걸 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정작, 그가 바라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 정확히는 그에게 필요한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가 가늠이 안 된다.
그가 상사와 부하 직원의 거리를 유지하길 바란다면 차라리 간단하다. 업무상 필요한 교류, 그러니까 그의 도움으로 진행 중인 연구, 요람의 서적, 그의 컨디션 관리와 무관한 화제는 무조건 피하면 된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가, 서로 믿고 의지하자는 이가, 그 정도의 거리를 기대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산 리노의 가족들만큼 거리를 좁히면 되나? 무리다. 용과 인간의 격차나 그가 직장 상사인 걸 고려하지 않는다 쳐도(이것부터가 사실 불가능에 가깝지만) 좋을 게 없다. 거리감 없이 대했다간 그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고 말 테니까. 당장 일주일 전에도 그가 얘기하기 싫어하는 부분을 건드려 버리지 않았는가.
그래서 모르겠다. 그에게 불편을 끼치긴 싫은데, 직장스럽게 거리를 두는 건 그가 원하지 않을 듯하다. 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가족 같은 기분은 안길 만한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그걸 안들 내가 그 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내가 계속 일하는 건 오히려 독이지 싶다. 치미는 한숨을 애써 삼켰다. 누구한테 티 낼 일은 아니니까 어떻게든 삭이고 싶었다. 그런 김에 앞서 떠오른, 정령왕에 대한 의문으로 화제를 돌렸다.
"엘라임님 같은 분... 그러니까 정령왕님..과 마주하는 게 삶의 목표인 정령사도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들의 부름을 느끼신 적은 없으십니까?"
// 계획에 없던 현생으로 인해 이번엔 제가 많이 늦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레아가 고민할 법한 부분이 자극(?)되어서 더 지체되어 버렸네요😖
그런데 다른 정령왕도 물왕님처럼 레귤러로 넣으실 계획이십니까? 그럼 블랑주님이 너무 많이 힘드실 거 같은데요😥 그 와중에 노아스라는 왕은 엄청 장수하는군요😦 스포는 스킵하고.. 어떤 속성의 왕입니까? 그리고 정령왕이 죽으면 다음 정령왕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이건 사실 레아로 물왕님께 묻지 싶습니다만 궁금해져서 말입니다😅a)
그렇게 리빙아머가 다시 따라준 홍차를 들이키고는 살짝 뜨거웠는지 미미하게 인상을 찡그렸다가 조심스레 얼음을 한 두개 띄우는 것으로 온도를 조절하고는 레아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인간들은 마법사같이 마나에 민감해야겠으나, 용이나 자신들은 마나 그 자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마나에 대해 민감하다. 아마 자신이 다녀간것 쯤은 대기중의 남은 자신의 마나를 통해 순식간에 눈치 채고 레아에게 먼저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들의 말로는 보육원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보내고 대신 가르치고 돌봐주는 곳이라고 하던가. 정령계에서도 그런 아이들이 없잖아 있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심지어 상극까지 포함된 아이들끼리 이렇게 어울려지내는 것은 자신도 처음 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초대 정령왕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정수를 전부 뒤져봐도 이러한 광경을 보는 것은 드물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그 모든 것을 조율하는 것은 다름아닌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너무나 신기하지만, 오히려 납득이 가는 장면인게 아이러니 그자체였다.
-"아.... 그 멍청이들."
아주 평온한 모습으로 정령사들을 언급하는 레아에 대해 입을 연다. 하지만 절대로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듯, 웃는 얼굴과는 다르게 찻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그에 따라 얼음으로 만들어진 찻잔이 점점 깨져가는 것이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것을 안 것일까, 그녀는 서둘러 힘을 푼뒤 다시 자신의 마력을 더해 깨진 얼음을 다시 붙이면서 가볍게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킨뒤 그녀는 이내 천천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아예 못듣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그건 오히려 도를 넘는 행위란다. 사람마다의 그릇이 있고 그 그릇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담아낸다면 그 그릇은 어찌 되겠니?"
그렇게 답하면 아마 영리한 이 아이는 알것이다. 그릇에 도를 넘는 물건을 집어넣게 된다면 점차적으로 금이 가고 종국에는 깨지게 되어 있다. 당연한 것이다. 자신이 그릇이 된다고 하지만 그릇이 버티지 못하면 결국 그것은 사망으로 직결되는 셈이다. 그런 어리석은 인간들을 그녀는 자주 봐왔고, 그런 자만에 빠진 인간들의 부름에 억지로 끌려 나왔을때 종국에는 그 인간들 모두가 파멸을 맞고야 만 것이었다. 그녀가 천천히 한숨을 쉬며 찻잔을 놓았다. 사실 그것말고도 다른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옛날 정령사들은 구도자(究到子)들이었다. 어떻게 하면 정령들과 교감을 이루고 그들과 교류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닦아놓은 길들이 지금의 정령학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위의 길을 걷는 이들은 정령을 싸움의 도구로 취급하기 시작하였고, 종국에는 정령들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작금의 정령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웠다. 그녀가 만일 정령사였다면.... 그러는 순간 그녀는 아까 레아의 얼굴 위로 스쳐지나갔던 근심을 떠올린 것인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민이 있어보이는구나. 한번 털어놔보지 않으련? 여자들끼리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천천히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린뒤 한쪽 눈으로 윙크를 해보이며 주변의 정령들을 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정령들고 그 의미를 알아챈 것인지, 똑같이 검지손가락을 들고 개구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 같이 '쉬이이이--'라는 의성어와 함께 입을 잠그는 시늉을 해보였다.
//정령왕이 죽으면 정수를 남깁니다. 동시에 다음 대로 지목된 상급 정령들이 동시에 동면에 들어가고, 정수를 이어받을 그릇은 정령왕이 되고, 그러지 못한 정령들은 최상급의 정령으로 탈바꿈 합니다. 이 최상급 정령들은 말그대로 정령왕의 친위대 급이라고 보시면 되요.
블랑이야 마음만 먹으면 보러 오면 되지만, 레아랑 보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으니까요! 물론 걸즈토크를 빌미로 블랑을 밀어내고 단둘이 있을 시간도 만들 예정입니다!!
마법 기사가 내어 준 홍차를 마시던 물의 왕이 뜨겁다는 듯 표정을 살짝 실그러뜨렸다. 영체(靈體)인데도 인간처럼 뜨거운 감각을 느끼는구나. 얼음을 다루는 정령이라서일까? 뜨거운 걸 좀처럼 못 먹기는 마찬가지라 미묘하게 동질감이 들기도 한다.(일개 인간과는 아득히 연이 없는 물의 왕을 두고서는 할 생각은 아니겠지만)
한편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대답에는 그저 눈만 끔벅였다. 흑룡이 돌아올 때까지 물의 왕이 예 있으면 모를까, 아니면 마법 기사들이 뒷정리를 다 해서 흔적도 안 남을 텐데, 그런데도 알 수 있다는 걸까. 분명 엄청난데, 놀랍기보다 멍하다. 하도 어마어마한 경험을 연이어 하고 있어선가, 놀라 마땅한 일에도 둔해진 기분이다. 그런데 그런 거까지 알아채는 비결이 뭘까? 용은 천리안이라 멀리 가도 여길 훤히 볼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용에겐 인간의 감각으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또 다른 감각이 있는 걸까? 곰곰 생각하다 머리카락을 구기듯 움켰다. 그가 돌아오면 묻고 싶긴 한데, 마음 상할 질문일지 아닐지가 가늠이 안 된다. 그의 과거나 다른 용과의 관계가 아니라 용의 특성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이니 괜..찮으려나?
긴가민가하던 중, 부드럽지만 어딘지 냉소적인 느낌이 서린 욕설에 귀가 뜨였다. 물의 왕은 여전히 웃는 낯이었지만, 손아귀의 얼음 잔엔 금이 가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일 찰나, 찻물이 샐 듯 갈라진 잔을 얼음 알갱이가 감쌌고 곧 잔이 말끔해졌다. 괜찮은 걸까? 등골이 서늘한 감각이 가시질 않아 눈치만 보고 있자니, 물의 왕이 긴 숨을 내쉬고는 대답을 이어 갔다. 착잡했다. 느릿하게 가라앉은 어조도, 거기 담긴 내용도. 사실 이해는 됐다. 그 정령사들의 기량이 정령왕을 불러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의미 아닌가. 그런데도 소환을 고집하면 그릇, 즉 정령사의 신체가 부서지고 만다는 거겠지. 그러니 무시하는 게 차라리 정령사들을 위해 주는 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령왕을 소환하고자 애쓰는 정령사들은 그 사실을 모를 거다. 그로 인해 밀어붙이지도 단념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스스로를 독려하다 질책하길 되풀이하겠지. 내가 연구를 계속해도 될지 수없이 곱씹었듯이. 분야는 다를지라도 초자연적인 대상을 쫓느라 생기는 번민이라는 점은 같기에 남 일 같지가 않았다. 만약 인간을 탐탁찮게 여기는 용과 마주했다면, 나도 저 잔처럼 깨지는 신세였겠지? 다시 복구되는 일 따위 없이. 내가 다른 연구자, 정령사들과 다른 거라곤 인도자를 만날 운이 따라 줬다는 것뿐. 그걸 새삼 절감하면서도 정령사들에게 귀띔이라도 해 주실 수 없냐고 물을 엄두는 내지 못했다. 앞서의 반응으로 보아 물의 왕이 그런 정령사들을 질색하는 눈치였고, 섣부른 귀띔이 정령사들에게 희망 고문으로 작용할까 봐 저어되었기에.
그때, 물의 왕이 한결 밝아진 얼굴로(윙크까지 해 보였다.) 고민이 있으면 털어놓겠냐며 정령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거기 장단이라도 맞추듯 정령들은 제각기 특색 어린 몸짓으로 입을 가렸다.(심지어 불 정령은 꼬리에 피운 불을 얼굴까지 드리웠다.) 제대로 감췄어야 했는데, 티가 나 버렸구나. 그게 부끄러워 얼굴을 반나마 가렸다가, 생기발랄하게 구는 정령들이 귀여워 한숨과 웃음이 같이 나왔다. 그렇긴 해도 이 자리에서 말할 거리는 아닌 것 같다. 초면부터 사적인 얘기를 늘어놓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거니와(용의 대표에게 그래 버리긴 했지만, 그래서 이제는 삼가고 싶다.) 애초에 흑룡 말고는 답을 줄 수 없는 사안이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마음을 다치지 않을지를 당사자 말고 누가 알겠는가. 물어도 그에게 물어야지.
"초면부터 호의를 베풀어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만, 저 스스로 갈무리하거나 당사자에게 물어야 할 일이니 사양하겠습니다."
그러고 짐짓 밝은 표정을 짓는데 불쑥 위화감이 들었다. '여자들끼리'? 여자였어?? 물론 한눈에도 인간 여성을 닮은 외형이긴 하다만.. 정령은 생명체가 아니라서 생식을 안 할 거 같은데, 그런데도 성별은 있다고?! 입이 떡 벌어졌다. 골이 지끈지끈 저려 오는 기분이었다. 이거 정령학자들도 알까? 호기심 반 얼떨떨함 반으로 말문을 열었다.
"저.. 그러니까... 여자분이시라고요? 정령도 성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말하다가 흠칫했다. 설마, 정령도 생식 활동을 하나?!? 성별이 있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을 듯하지만, 레아는 천진난만하게 앉은 정령들을 둘러보았다. 이걸 어떻게 말한다? "어... 설마.. 정령도 자손..을 가집니까?"
근데 월요일부터 재난을 겪으셨군요😬;; 삔 쪽은 가급적 움직이지 마시고 쉬고서도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 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쉬어도 자연 치유가 안 되는 수준이면 생각보다 심한 부상일지도 모르니까요😖
1> 블랑님 하루 동안 얄짤 없이 도 닦기 돌입(...)
2> 별로 안 비열하다고 봐도 되겠는데요ㅎㅎ 생사 걸린 싸움에서나 수단 방법 안 가리는 정도면😌 근데 신념과 의지가 걸리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린다니 궁금해진 게, 블랑님은 목적 달성이 과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여기는 쪽입니까🤔?
3> 블랑님한테 빙의해서 블랑님이 죽지 못하도록 만드는 존재라도 있는 걸까요😓ㅎㅎ?
1) "어떤 인기를 가리키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애기들한테 인기라면 즐길 듯합니다. 정령님들이 저를 따라 주는 것도 그와 비슷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반면에 고양이한테 인기는.. 최소한 밥 먹을 땐 피하고 싶을 거 같습니다. 밥을 또 빼앗기긴 싫어서요. 그 외에 연애나 결혼을 염두에 둔 인기는 피하고 싶고, 친구나 지인 삼고 싶다는 인기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2) "글쎄요.. 특정 인물을 연기하려면 그 사람의 말투나 특징적인 버릇을 따라하는 게 효과적일 듯합니다. 저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머리카락을 꼬거나 움키는 버릇이 있으니 그걸 따라하시면 그럴싸하지 않을까요?"
3) "부끄럽지만 여느 사람이면 당연히 챙겼을 것들을 놓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좀 전에 차 내드리는 걸 깜박했던 것처럼요.."
아무래도 초면이다 보니..😅ㅋ 스스로를 일개 인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레아가 초면부터 정령왕한테 허물없이 굴면 어색할 거 같았습니다😐a 고민 내용이 블랑님한테 다이렉트로 묻거나 스스로 추슬러야 할 사안 같기도 했고요😓a (레아가 다이렉트로 물으면 블랑님이 어떤 해답을 줄지 궁금하군요😌)
오 그래도 비교적 경미한 부상이었나 봅니다 은근 불안하셨을 텐데 다행입니다🙂!!
>>608에서 블랑님 생각은 빨간 글씨에 검은 안개(?)였는데 >>673이랑 이번엔 검은 글씨에 검은 안개군요 블랑님 풀네임이 블랑/느와르로 나뉘는 것도 그렇고 혹시 제2의 블랑님(이건 느와르님이라고 해야 하려나요😅?)이 내재되어 있는 걸까요? 그 제2의 존재가 블랑님을 그릇 삼으려는 신이고🤔?
고양이는 situplay>1596715072>133에서 남겼던 빵 강탈 사건 때문에 언급해 봤습니다ㅎㅎ 보육원 강사씩이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카도 많고 해서 애기들하고 어울리는 건 좋아하는 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레아의 반응이 좀 당혹스럽게 느껴질 여지도 없지는 않은지라 물왕님이 어떻게 반응할지 짐작하기 어렵군요😶a 아무튼 남은 하루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차피 엘라임이 할말도 '그때는 직접 물어보라고, 아마 상대도 정리할 시간이란게 필요하니까.'란 투로 말했을꺼애요!!
아 >>608은 그냥 강조입니다. 그건 순간적인 오싹함을 표현한 장치고 보통은 그림자색이랑 글씨색이 일치됩니다!! 그리고, 그릇에 물건이 담겼는지 안 담겼는지는 저희는 알 수 없지요 :D 왜 이런 말 있잖아요? 늦었을때가 이미 늦었다
그리고 2에 대해 말하자면, '자신이 상대를 죽이고자 하는 것처럼 상대가 나를 죽이는 것 역시 정당하다'는, 즉 상대와 나 모두 쟁취의 주체로써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서 싸우는 것을 전제로 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의에 불의로 맞서는 만큼 언제든지 엇나갈 수 있는, 보더라인에 걸쳐진 마음가짐이라 보시면 됩니다!
적절히 대처해 주는 누님이군요🙃 친해질 계기가 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대빵님의 경우 극적이라면 극적인 상황을 거친 덕에 트게 된 감이 있는데 물왕님과의 교류는 아직 진전될 거리를 못 찾겠어서요..😅a (물왕님한텐 레아가 신기한 인간이긴 해도 사적으로도 교류하고 싶을 만큼 깊은 인상을 주진 못했을 거 같고, 레아한테도 물왕님은 자기한테 호의적이긴 한데 아직은 낯설고 어려운 초월자일 거 같습니다ㅎㅎ😓)
어렵군요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때 되면 나오겠거니😐.. (존버는 승리한다죠ㅎㅎ)
불의를 정당화하지 않고 불의임을 인정하지만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써먹는다..정도일까요😮? 남을 죽이려고 할 때 자기의 죽음도 각오하는 건 어떤 의미로 공평한 태도 같긴 합니다만 말씀대로 경계에 걸쳤다는 느낌이기도 하군요🤔 삐끗할 경우 흑화해서 폭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랑님의 흑화라니 상상은 잘 안 됩니다만, 신념이 너무 충만해진 나머지 그거밖에 못 보게 되어서 맛탱이가 가는 캐릭터도 클리셰이긴 하니까요😶a) 그러면 꽤나 시리어스해질 듯합니다😅
엨😦?! 대 대단히 의외입니다 어째서일까요🤔 요람의 정령이들이랑 잘 어울리는 게 그렇게나 마음에 들었던 걸까요😮? 레아한테는 아직 마냥 초월적인 존재라 언니 소리는 안 나올 거 같습니다만..😅a 암튼 매우 신기합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저도 생각 잘 해 봐야겠군요🙃!!
다행이라면 다행이군요😌 하긴 블랑님이 흑화해 버리면 너무 시리어스겠죠😬? 뒷맛도 좀 쓸 거 같고..😓
아 참 또 다른 진단메이커를 발견해서 던져 봅니다 여유 되실 때 써 주세요😁
블랑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기념일 선물은 아름다운 것과 실용적인 것 중 어느 쪽?」 2. 「자신이 정말로 바라던 것을 정말로 손에 넣는다면?」 3. 「타인의 악행을 억울하게 뒤집어 쓰게 된다면?」
이윽고 엘라임의 설명이 이어져갔다. 세상이 극과 극으로 나누어듯 마나 또한 마찬가지였고 이로부터 파생된 정령들과 용들도 모두 그 섭리에선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양의 마나가 짙으면 남성체로, 음의 마나가 짙어지면 여성체로 화하였다. 게다가 물은 대개 음의 마나가 짙었고, 그렇게 대다수의 수정령(水淨靈)들은 모두가 여성체를 띄거나 여성향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즉 생식의 목적이나 그런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되었다가 정답이 되지 않을까, 라고 덧붙이는 그녀였다.
-"뭐, 나나 전대에게 반한 인간이 한둘은 아니었지만.... 이루어질 수도, 이룰 생각도 없는 사랑이라는건 잘 알고 있지 않니?"
그렇게 말한 채 팔꿈치를 괴고는 턱을 손에 기댄채 장난스레 웃어보이는 빙정왕이었다. 차갑다고 알려진 그녀였고, 사료상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짓지 아니하고, 그저 딱딱하고 굳은 표정만이 그 아름다운 얼굴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 레아 앞에 있는 그녀는 여느 여인들과 다를바 없이 웃음 짓고, 다른 이들과 소통을 원했던 이었다. 그렇기에 엘라임은 레아가 마음에 들었다. 정령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것은 물론,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막 멀지도, 무례하게 굴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운명이 인도한 셈이 되었지만 아이들도 저렇게 마음에 들어하는 것을 보면 마음만큼은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조금이라도 인연을 맺어둘 수 있다면 좋은 이야기지 않을까? 그 순간 그녀의 눈이 이채가 띄어진다. 다름 아닌 아까 그녀가 소중하게 쥐고 있던 자그마한 판, 그 안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렬한 마나의 향이 나고 있었다.
-'저건.....'
예전에 라이네스가 알아보았듯 엘라임도 출입증의 정체를 알아본것인지 몰라도 그녀는 잠시간 출입증의 존재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 마나 반응을 보건데 이 레어의 주인이 자신의 드래곤 하트를 이용해 저 출입증을 연성해낸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이내 드래곤 하트의 성질중 마나 반응 저장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아마도, 정말로 말도 안되는 짓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실패 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드래곤 하트 자체의 성질을 이용해 마나를 저장하려는 것이고, 만에하나 실패한다 하더라도 순수한 마나의 영향이었기 때문에 아마 출입증 자체에 손상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럼 비밀 이야기는 그만두자꾸나. 근데 그러고보니, 그 아까 손에 쥐고 있던 건 뭔지, 한번 보여줄 수 있겠니?"
일단은 자신의 목적을 최대한 숨긴채, 그녀를 자신의 판으로 끌어들이자고 생각 한 그녀가 천천히 미소를 머금었다. 경계심은 이미 많이 사그라들었고..... 만약 성공한다면 조금은 더 가까운 존재가 될수 있지 않을까.
//
엘라임 : 자~ 계약 드가자~
1> "일단 실용적인 것을 중시하네만, 그 어떤 선물이라도 아름답지 않을리가 있겠는가. 누군가가 순수한 마음을 담아 전한 선물 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을테니까 말일세."
2> "기쁘기야 하겠네만, 언제나와 같은 일상이지 않을까.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은 세계에 멸망이 오지 않는 것이고, 그리된다면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될테니 말일세."
3> "일단 사정을 살펴보겠네. 만약 악인이 나를 시기해 그렇다면 나는 그저 묵묵히 노력할 뿐이겠지, 언제나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있는 법이니. 허나....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라면 내 직접 당사자와 이야기를 해보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려고 하겠지. 진실이 어떻건간에 그것이 상대의 본심은 아니었을테니 말이지....."
그럼! 반격이닷!!
레아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 중 하나를 양보한다면?」 2. 「주변인들의 말에 쉽게 휩쓸리는 편인가?」 3. 「소중한 사람이 자신을 해하고자 하는 걸 안다면?」
괜찮을까? 정령들의 초롱초롱한 시선이 쏠리다 보니 적절히 여과한 표현일지 긴가민가했다. 다행히 정령들은 별 동요가 없어 보였고, 이내 과일로 관심을 돌렸다. 그리고 조곤조곤 이어지는 답변. 인간을 비롯한 동물처럼 생식 때문에 구별되는 성별이 아니라, 마나의 속성으로 인해 성별이 갈린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미간을 찌푸리고 끙끙 곱씹을수록 의문이 범람했다. 흑룡의 설명에 따르면 발바리아 황가는 전임 용 대표의 후예인데. 종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마나로 이루어진 존재인데도 평범한 동물인 인간과의 생식이 가능했던 건가? 정령은 (인간이 정령왕을 연모해 봤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로 보아) 인간과의 생식이 불가능한가 본데? 게다가 물이 음의 마나를 지녀서 물의 정령들이 여성 같은 신체를 지니는 거라면, 지금 용 대표는 뭐지? (물의 왕이 얼음 찻잔을 만들었듯이, 용의 대표가 얼음으로 맥주잔을 만들었던 게 떠올랐다.) 말끔해진 모습이 쉬이 보기 힘든 미형이긴 했지만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워 보였는데, 착각이었나? 뜻밖의 난제에 머리칼을 구겼다가 꼬인 사고를 풀기 시작했다. 어쩌면 성별은 편의상 동원한 개념인지도 모르겠다. 마나 생명체의 특성은 일반적인 생물의 특성과는 많이 다를 테고, 그만큼 인간이 사고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영역과 동떨어진 것일 테니까. 그러니까, 정령 여성이라고 해서 인간 여성(혹은 동물 암컷)과 유사한 특성을 지녔다는 보장은 없겠지? 어렵다. 마법학이나 정령학에 조금이라도 소양이 있었으면 지금보다는 잘 알아들었을 텐데.
한편으로는 물의 왕이 말한, 물의 왕에게 반했다는 인간을 연상시키는 이야깃거리도 떠올랐다. 우연히 얼음 여왕과 마주친 후 재회를 바라며 그 자리를 지키다가 망부석이 되고 만 인간의 설화, 언제부턴가 실성한 사람처럼 물의 왕으로 추정되는 정령의 모습만을 화폭에 담았다는 천재 화가의 일대기, 그처럼 비극적인 사연이 대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을까? 물의 왕이 등장하는 창작물 중에는 인간이 천신만고 끝에 물의 왕과 맺어지는 서사도 더러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건 희망 사항을 담은 이야기일 뿐,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당장 이 순간에도 내로라 하는 정령사들이 좌절감에 짓눌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현실을 조금이나마 덜 냉혹하게 만들 방도는 없을까? 전해져 오는 이야기와는 딴판인 미소를 보고 있을수록 그 바람은 강렬해졌다. 하다 못해 정령왕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건 정령사의 죽음을 막기 위함이라는 사실이라도 희망 고문의 여지 없이 알릴 수 있다면.. 레아는 (어느새 기도할 때처럼 깍지 낀 손에 움킨) 출입증에 이마를 대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아까 하신 말씀 말입니다. 정령사가 사망할 위험 때문에 부름에 응하지 않으신다는 점요. 혹시 제가 기록해서 인간들에게 알려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정령사조차 아닌지라 헛소리 취급받을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만.. 그래도 정령사들이 이유를 전혀 모를 때보다는 무리를 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익한 짓인지도 모른다. 설령 정령사들이 곧이곧대로 믿는대도, 능력을 더 기르면 언젠가 정령왕을 불러낼 수 있을 거라며 수련에 더욱 매진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스스로의 한계를 인지하더라도 받아들이지는 못해 이전보다 더한 고통을 겪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몇몇은 기약 없는 일에 생을 허비하는 대신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해 주지 않을까? 정령 소환 역시 잘 살기 위해 익힌 거고 잘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발상을 전환해 준다면, 정령 소환은 희귀한 능력인 만큼 어디서든 써먹으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정령왕을 부르네 마네 하던 정령사라면 흙의 정령을 통해 각종 건축물을 뚝딱 쌓거나, 물의 정령을 통해 가뭄 피해를 줄이거나, 바람 정령을 통해 대중교통 시설을 움직이거나, 불의 정령을 통해 일대의 난방을 책임지는 일도 거뜬히 해낼 듯하니까)
그런 희망을 품고 답을 기다리는데, 물의 왕이 출입증에 호기심을 보였다. 순간 손아귀의 출입증에 시선을 집중했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신이한 마도구인 건 알겠는데, 물의 왕이 흥미를 가질 만큼 엄청난 물건이었나? 제대로 보여 주려면 건네는 게 낫겠지만 그건 내키지 않았다. 물의 왕은 이런 도구가 아쉽지 않을 능력자거니와 흑룡과의 관계도 있으니 굳이 탐내지는 않을 듯하고, 설령 탐낸다 해도 흑룡이 나만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으니 소용 없겠지만, 그런 걸 떠나 나를 채용했다는 징표로 준 물건이다. 내 손으로 다른 이에게 맡기는 건 잠깐이라도 께름칙했다. 결국 레아는 출입증의 한 면이 보이게끔 들어올리며 양해를 구했다.
// 정령학과 마나 이론은 까막눈 레아에겐 지옥불(?) 난도였다😖!! (두둥) 근데 계약이라니, 물왕님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랍니까😨;;? 레아랑 계약해 봤자 물왕님한테 딱히 득 될 게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1> 블랑님은 실속파군요 근데 용이 실속 있다고 인정할 만한 게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지간한 건 마법으로 해결 가능하고 음식은 안 먹어도 되고ㅎㅎㅎ
2> 마냥 평화로운 건 아니고 크고 작은 갈등이나 분쟁이 끊이지 않겠지만.. 아무튼 큰 변화는 없다는 거군요😌
3> 헐.. 누명을 쓰고도 누명 씌운 쪽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겁니까😬? 이건 거의 오른뺨 맞고도 왼뺨까지 대는 수준 같습니다만;;;
1. "밀크티와 밥빵을 대입해서 생각하면.. 밀크티를 양보하겠습니다. 밥빵 그건 누구 먹으라고 줄 음식이 못 됩니다.."
2. "고집이 센 편이라,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은 외면하는 경향이 제법 강합니다. 가령 체력이 좋아서 연구자 잘할 거다 같은 말은 얼씨구나 듣는데, 연구 따위 부질없는 짓이다 같은 소리는 안 듣습니다. 그래도 구체적인 근거를 갖춘 말에는 많이 흔들리는 편입니다. 논리적인 말일수록 납득 안 하기가 어려우니까요."
3.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군요. 충격이 너무 커서 현실을 못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죽는 게 무서우니 어떻게든 살 궁리를 해야겠지만요. 상대와 마주칠 일 없게 달아나는 걸로 끝나는 상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잠시만요😨 그 계약이라는 거 정령한테도 꽤 중요한 일 아닙니까? 아무나하고 해도 됩니까? >>820 봐도 그 그릇이란 게 안 되면 죽는 거 같은데요🥶?! 블랑님 심장 조각 덕에 괜찮다면 '그릇의 크기=체내에 축적 가능한 마나의 양'입니까? 그와 별개로 확실히 애기정령스럽긴 한 게;; 자기가 호구 잡으려 들면 어쩌냐고 레아가 투덜거렸을 때 애기정령들이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거랑 겹치는 느낌이 있습니다 대책 없으ㅅ..😑;; 만약에 레아가 계약에 동의 안 하면 어떻게 됩니까😦??
범인으로서는 이해 못하겠습니다ㅎㅎㅎㅎㅎㅎ 그러고 보니 블랑님은 아직도 대빵님 레어 청소 중일까요😅?
중요합니다만..... 엘라임도 그만큼 레아를 계약자로 점찍은게 크니까요! 지난 몇주간 보고 느낀게 있는데 함부로 판단은 안합니다!! 그릇의 크기는 마나량이 6, 친화력이 4가 기준입니다!! 근데 그동안 온갖 정령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올리신게 많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테고, 마나량은 뭐..... 블랑의 심장 조각을 믿어봅시다!! :D!!(무대책)
어.... 계약을 안하신다라..... 상관은 없겠지만 아마 엘라임이 다른 방향으로 같이 있을 방법을 궁리할수도 있어요!!
블랑은 저도 사실 굴리기 가끔식 오우야 스러운게.... 일단 '지덕체가 완전한' 형태니까요. 플라톤 사상으로 따지자면...... 철인입니다. 네.
별개로 지금도 레어 청소중입니다. 이제 히드라 독으로다가 소독약 뿌려가면서 곰팡이랑 묵은때 지우는 중이에요. 로드 왈 : "우리집 색이 원래 이랬구나?" 이 한마디 하고 조용히 하세욧! 주먹을 맞고 다시 기절했습니다(.....)
레아가 어떤 선택을 할지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무려 정령왕이 친히 인간한테 와서 계약해 주겠다는 거니 압도적 감사로 그랜절 할 일 같기는 한데..😐 계약을 받아들이고 싶은 이유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레아한테는 반반일 것 같습니다😑a 가능하시다면 답레는 레아가 계약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둔 방향으로 이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_)
플라톤식 철인이면 정의, 좋음, 아름다움의 기준과 그런 요소가 어째서 좋은 것인지를 알고 있으며,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고 지혜를 사랑하기 때문에 세속적인 욕망으로부터는 자유로운.. 뭐 그런 타입입니까🙄? 이렇게 표현하니 거리감 쩝니다 (...)
그야말로 대청소로군요 ㅇ>-<.. 그렇게 집중하다 보면 심란해질 틈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대빵님은 그렇게 강제 청소 당하고 나면 트라우마 생겨서 한동안 자기 레어에 블랑님 못 데려오는 거 아니랍니까? 😅ㅋㅋ
대견하다고 해야할까, 그 몇주간 그녀는 운이 정말 좋았다. 운좋게 들른 레어가 이 마음씨 고운 흑룡의 레어였고, 그의 안목에 간택받아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으며, 동시에 그 또한 여러가지를 되새길수 있었다. 그뿐인가, 멋대로 쳐들어온 로드의 인정을 받지 않는가 하면 지금의 자신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자신의 외모를 평가할 수 있는 엘라임은, 그녀의 외모와는 다르게 자유롭고 통통 튀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블랑, 그 용의 기분을 알겠군.'
나이만으로는 연상인 자신이었지만 연륜을 넘어선 무언가를 가진 남자, 마치 세상에 대해 탐구하고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정진해 나아가려는 듯한 모습은 끊임없이 나아가는 하늘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만약 정말로 앞서나간 존재가 있다면 바로 그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이가 이런 자그마한 여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은 절대로 착각이 아닐것이다. 그렇기에 본인은 눈치채지 못했어도, 손에 드래곤 하트를 쥐어주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게 비호해주려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그녀가 꺼내든 출입증을 바라보며 그녀는 진짜 이 얇은 카드 한장이 바로 드래곤 하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식간에 공기중의 마나를 순환시키며 수많은 마나를 계속 받아들이고 뱉어낸다. 이정도의 출력이라면 자신을 불러내고도 남을만한 양이었다. 남은것은 그녀의 의향이 중요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는 아까전에 그녀가 말하였던, 한 마디에서 정답을 찾아낸듯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저는 정령사조차 아닌지라 헛소리 취급받을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만..] -"아까, 말했던거, 그러면 만약 네가 정령사가 된다면 헛소리가 되지 않는거지?"
그녀가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채 손으로 턱을 괸 채, 손가락으로 가볍게 검지 손가락을 튕겨 카드에 딱밤을 날린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마나에 감응을 하듯 출입증이 가볍게 파랗게 물들었다 원래대로 돌아오고, 그녀는 가만히 미소를 머금은채 신비한 눈동자로 레아를 바라본다.
-"이거, 재질을 보아하니, 엄청 질 좋은 마정석을 정제해서 카드 크기로 만든거 같은데, 이 정도면 나랑 계약을 맺을수 있거든? 어때? 한번 해볼래?"
물론 사실 자신도 처음 해보는 것이고, 이 카드가 드래곤하트로 만들었단 이야기를 감추는 엘라임이었다. 전자의 경우는 만약 사실대로 말한다면 레아가 백퍼 거절할 것을 알기때문이었고, 후자는 블랑 본인이 말하지 않았다면 그 까닭이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가지 다 어떻게 보면 레아를 위한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래도 속인다는 감각은 별로 좋지 않았기에,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한가지 선택지를 더 건네준다.
-"만약 네가 부담스럽다면 내가 직접 다른 아이들이랑 계약을 맺을수 있게 해줄께. 어때?"
선선한 대답에 귀가 번쩍 뜨였다. 출입증을 주시하는 물의 왕은 여전히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마음 가는 대로 해라, 그게 출입증을 건네고 말고에만 해당되는 말일까? 혹시 앞서 말한, 정령사에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의 설명도 허락하는 말은 아닐까? 귀까지 차오른 두근거림과 함께 되물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 정령사의 그릇 얘기도 알려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런데 막상 알리자니 정보가 너무 적다. 이래서야 내가 정령사라도 무슨 헛소린가 하겠네. 최대한 상세히 적어야지. 페레스력(曆) 2,047년 7월 5일 에르네스트 산에서(심층부의 드래곤 레어라고 해야 정확하겠지만, 흑룡이 302호 연구실 지도의 에르네스트 산에는 X표를 쳤기 때문에 이 정도가 한계일 듯하다.) 물의 정령왕 엘라임이 직접 말하기를 이러저러했노라고. 알려 준 내용도 지금보다는 구체적이어야 설득력이 생기겠다.
"그렇다면 좀 더 자세히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정령사가 어떤 능력을 얼마나 갖추어야 정령왕님들과 조우하고도 무사할 수 있습니까?"
바람 반 조마조마함 반으로 바라보자니, 새삼 신비롭고 환상적인 모습이다. 바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풍성한 머리카락은 정말로 물일지 손대 보고픈 유혹을 불러일으켰고(건드리는 즉시 저승행일 거라는 현실 인식이 아니었다면 정말 손을 뻗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는 반투명한 상태로 윤이 났다. 그런 가운데 이목구비는 오똑하게 입체적인 콧날을 중심으로 완벽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균형을 이루었고, 시선에 닿는 모든 걸 비출 듯 투명하면서도 심연처럼 깊이를 모를 눈동자가 (짙고 기다란 속눈썹에 어느 정도 가려졌는데도) 누구든 홀리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는 듯 반짝였다. 인간이 망부석이 되고, 천재 화가가 집착한 게 이해되고도 남는, 초월적인 미모다. 내가 그림에 서툴지 않았다면 이 모습을 그려서 그릇 얘기의 증거 삼을 수 있었을지도? 잠시 생각했으나 이내 고개가 저어졌다. 천재 화가도 평생 못 담은 걸 무슨 수로 그려? 그러다 물의 왕이 단비처럼 달콤한 미소(굳은 표정이라 더 아름답다는 명성은 물의 왕이 웃는 모습을 못 본 이들이 만든 게 틀림없다.)를 머금은 순간, 레아는 귀를 의심했다.
"네?"
정령사? 내가? 표정이 떨떠름해진 게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마법 하나 못 쓰고, 여기 오기 전에는 정령 그림자도 못 본 나더러 정령사라니, 농담을 좀 터무니없는 쪽으로 잘하시네. 저 농담을 기록하면 좀 그럴싸해 보일까, 아니면 더 허무맹랑해 보일까? 한숨에 가깝게 어색한 웃음이나 흘리는데, 물의 왕이 출입증을 손끝으로 슬쩍 튕겼다. 전음이나 공간 이동을 할 때와는 다른, 파르스름한 빛에 눈길이 출입증으로 쏠렸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똑똑히 느껴졌으나, 허무맹랑하다 못해 기괴한 소리에 그 감각이 사라졌다. 멍하고 또 멍한 상태. 정신을 차렸을 땐 출입증을 옆구리에 낀 채 양손으로 제 볼을 후려친 뒤였다. 아프다. 다시 때려도, 아프다. 그러니까.. 환청은 아닌데.
하지만 머리는 통 안 돌아갔다. 출입증이 정제된 마정석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은, 백금(이 아니라도 금속) 재질이리라는 짐작과 달라 놀라긴 했지만 이해는 잘 됐다. 그런데 정령왕과 계약이라니, 내가 지금 실성해서 감각도 분간 못 하는 걸까? 그렇다고 보기엔.. 레아는 물의 왕을 응시했다. 봐도 봐도 황홀하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저런 외형은 미친 자의 망상으로 떠올려지는 게 아니지 싶다. 그걸 위안 삼으며 생각을 가다듬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건 흑룡과 만난 것 못지않은, 일생일대의 횡재다. 무려 물의 왕이다. 가뭄을 해소하든 홍수를 막든 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다. 어쩌면.. 레아는 흑룡의 손에 칼이 박혔던 순간을 떠올렸다. 살기에 사지가 짓눌렸던 순간, 스스로를 지키는 것조차 못해 폐를 끼쳤던.... 물의 왕과 계약하면 그런 상황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는 있으리라. 잘하면 주변 사람이 다치는 일까지 막을 수 있을지도. 또 소소하게는(?) 물의 왕이 말한 대로 그릇 얘기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된다. 정령왕과 실제로 계약한 이가 하는 소리를 어느 정령사가 안 듣겠는가?
하지만 냉큼 받아들이기는 무서웠다. 내로라 하는 정령사들도 불러내지 못한 정령왕이다. 그런데 정령 소환 경험은커녕 마법 구사 경험조차 없는 내가 정령왕과 계약? 어디로 봐도 분수에 안 맞는 짓 아닌가. 부서지는 그릇 신세가 될 걸 상상하니 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설령 주님의 가호를 곱절에 곱절로 받은 덕에 목숨을 부지한다 해도, 내가 그 힘에 도취되어 힘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무리하게 정령왕을 부르려던 정령사들이 단지 어리석고 탐욕스러워서 그러진 않았을 거다. 아니, 정령왕 소환에 도전하는 경지까지 오른 이라면, 오히려 처음 정령학을 접했을 땐 열정적인 탐구자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다 처지가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욕망에 휩싸였겠지. 나라고 다를까? 마음은 현실에 일그러지기 십상이고 내 심지가 그들의 심지보다 굳건할 리 없는데.
어느샌가 굳어진 표정에서 망설임이 티가 난 걸까? 물의 왕은 대안(?)도 제시했다. 정령왕에 비하면 분에 넘치는 감이 덜하긴 하지만, 그 또한 꺼림칙했다. 요람의 정령들과 무던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정령들이 날 잘 따라 주는 게 고마워서 가급적 챙기고자 했던, 그런 담백한 사이다. 하지만 계약을 한다면? 정령들을 살피는 일이 일종의 의무처럼 굳어질 거고, 그만큼 순수한 교류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자유로운 교류가 의무적인 교류로 바뀌는 이상 이전과 똑같을 수가 없다. 게다가 정령의 속성 상극이라는 것도 찜찜했다. 내가 물 정령과 계약할 경우 요람의 불 정령이 피해를 입진 않을까? 물과 불은 상극이라는데 물 정령사와 불 정령이 어울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계약에 응한다면 앞서 물의 왕이 했던 당부를 지키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레아는 출입증을 감추듯 감싸쥐고 대답했다.
"제안해 주신 대로 하면 정령사의 그릇 얘기를 뒷받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물로 할 수 있는 온갖 일을 해낼 수 있을 거고, 저 자신도 못 지켜서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는 일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감당하기는 어려운 제안인 듯합니다. 제게 마법 능력이 없는 걸 출입증으로 어찌어찌 해결한다 쳐도, 제가 엘라임님이 피하시는 정령사들보다 나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엄청난 힘을 얻고서 자만에 빠지지도, 힘을 남용하지도 않을 만큼 올곧은 심성의 보유자는 못 됩니다. 또한 제게 요람의 정령들을 잘 대해 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계약을 맺으면 지금처럼 정령들을 사심 없이 대하기 어려워질 것 같고, 요람의 불 정령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듭니다."
거기까지 말한 순간,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떠올랐다. 출입증. 물의 왕이 제안한 대로라면, 정령 소환은 출입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출입증은 내가 여기 직원으로 있는 동안에만 가질 수 있는 거다. 만약 앞으로도 흑룡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데 실패한다면? 수습 기간이 끝나는 대로 그만두는 게 상책이고, 그러면서 출입증을 반납하면 어느 정령과 계약하든 무의미해진다.
"무엇보다 계약에 출입증이 필요한 이상 제가 정령사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수습 기간은 앞으로 20일 정도이고, 그 기간이 지나면 여길 떠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론이 나자 실소가 나왔다. 후련한지 허무한지 헷갈렸다. 처음부터 이런 결론이 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아깝긴 아깝다..
// 육하원칙 써먹으려다 연도와 날짜를 멋대로 정해 버렸..(...) (>>415에서 피서 얘기가 나온지라 여름 느낌 날 법한 시기로 잡았습니다😅) + 워낙 엄청난 제안을 받은 터라 레아가 생각이 많아져서 분량이 폭주했습니다 ㅇ>-< 분량은 괘념치 않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_)
하긴 말이 좋아 철인이지 플라톤의 그건 AI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청소 후 귀환합니까? 그래도 심적으로는 좀 나아진 뒤이길 바랍니다😐a
축구선수 호날두가 그 와꾸 그 피지컬로 옷을 하도 못 입어서 화제였다는데 그 비슷한 수준일까요🙄?
엄청난 힘을 얻고서 자만에 빠지지도, 힘을 남용하지도 않을 만큼 올곧은 심성의 보유자는 못 됩니다. 또한 제게 요람의 정령들을 잘 대해 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런데 계약을 맺으면 지금처럼 정령들을 사심 없이 대하기 어려워질 것 같고, 요람의 불 정령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듭니다.
-> 트리거는 이 대목입니다. 힘을 가지고 바뀔 자신에 대한 경계, 계약을 통해 변화될 정령들과의 관계들..... 레아가 당장 본인을 우선시한 결과가 아닌 정령들을 위한다는 마음이 드러났잖아요? 이게 핵심이에요 :) 아주 제대로 찍으셨어요.
블랑 : "? 괜찮지 않은가? 통풍도 잘되고, 게다가 멋있어보이기까지 한데...." ㄹ : "ㅋ, 말했지..... 쟤 어디 나사 하나 빠졌다고."
웃음이 나왔다. 이 순진하고 어린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끼? 그녀가 정령을 통해서 많은 것을 보는 것을 이 어린 여인은 알고 있을까? 그렇기에 그녀가 이전 흑룡과 금룡이 싸울때의 무력감을 보았다는 것도 알고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달콤한 유혹을 거절하였다. 물론 자신도 알고 있다. 인간이 이렇게 선택의 기로에 설 때, 두가지 선택을 한다는 것을. 첫번째는 자신을 생각하며 이 달콤한 유혹에 사로잡힌다는 것을, 두번째는 이 행운이 후에 어떤 불행으로 연결될지 미지의 두려움으로 선택을 포기한다는 것을. 그녀의 선택은 다름아닌 후자였다. 미지의 두려움으로 선택을 포기했다는 것, 하지만 그 미지의 두려움의 대상은 자신이 아닌, 자신과 하등 상관 없을 정령들이었다. 사심없이 자신을 도와주던 정령들의 믿음을 져버릴까봐, 아까 자신과 약조한 것을 어길까봐, 자신에게 막대한 힘이 주어졌을때 변할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줄까봐. 그 걱정의 주체에 자신은 없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여왕은 그 대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웃을때마다 대기의 마나가 요동쳤다. 그에따라 그녀가 갖추던 형상이 조금씩 슬라임 마냥 요동치기 시작한다. 색채를 띄우던 피부나 모습이 변하고, 순수한 물의 형태가 사람의 형태를 따라 만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슬라임보다 순수하고, 투명한 액체가 여전히 엘라임임을 보여줄 뿐이었다.
-[아아~~ 이런, 형상이 풀려버렸네.]
쿡쿡, 아직도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듯 그녀가 웃음을 터질랑 말랑 겨우겨우 참아가며 웃음을 진정시킨다.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본다. 그녀의 기쁜 마음에 동조라도 한 것일까. 수많은 정령들이 기쁘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나만이 아니었구나? 이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구나? 그렇게 생각이 들자 그녀가 천천히 다시 형상을 취한다. 아까와 같은 한떨기 빙화(氷花)의 자태를 뽐내는 모습, 허나 아까와의 인상이 달랐다. 아까전에는 냉막한 여인이라면, 이번에는 마치 물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모습의 외관. 아까전에 그녀가 상상한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엘라임이 다가선다. 천천히 금빛의 소녀의 손을 마주잡고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귓가에 댄다. 부드럽고 촉촉하다. 보통 사람과 아주 유사한 느낌이지만, 자세히 본다면 확실히 느낄수 있는 촉감, 엘라임은 마치 사이좋은 자매가 된 것 마냥 기쁘고 유쾌한 목소리를 담아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얼음여왕의 모습이 아닌, 어느 이와 다를 바 없는 여인과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정말, 블랑누아르가 왜 널 마음에 들어하는지 알거 같아. 마음같아선 강제로 계약을 맺게 해버리고 싶지만, 그건 너를 망가트리는 것이고, 마음에 든 너가 나를 미워할까봐 하기 싫어지네. 대신....."
천천히 그녀가 거리를 벌린다. 그리고 양손을 뻗어 레아의 얼굴을 만진다. 마치 하나하나 모든것을 새기려고 하듯이 그녀가 천천히 레아를 시각, 촉각으로 모든것을 받아들인다. 마침내 그녀가 가볍게 한숨을 몰아쉬고 마나를 담아 한자 한자 또박또박 의지를 내비친다.
-[나, 물을 주관하는 자, 만년한설부터 대해를 넘나드는 물을 다스리는 자, 정령들을 대표하여 그대가 나의 친구임을 표명하노라. 이는 나 외의 정령왕들을 제외한, 다른 정령들이 인정하는 바이니, 모든 증인은 이 자리에 존재하는 정령들이 대신해주리라.]
그녀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근처에 있던 운디네─레아를 항상 따라다니던 그 개체다.─를 안아든다. 까르르 웃고 있던 운디네의 몸속으로 그녀가 물방울이 결정화 되어 안에 깃들고, 운디네는 그것이 신기한지 연신 그 과정을 바라보다 그 결정이 마침내 자신과 일체화 되는 것을 느끼자마자 레아의 곁으로 다가서서 그녀의 주변을 빙빙 맴돌기 시작한다.
어색하게 반말과 존댓말을 섞는 정령들을 보며 그녀는 실프의 볼을 가볍게 꼬집어준 다음, 레아를 향해 가볍게 미소를 머금었다. 사실 진짜 언니,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아직 이르니까, 여기서 만족하는 것으로 하자,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어느새 레아의 앞에 다가선 뒤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이것으로 네가 원하는 대로 되었어. 너는 정령사가 아니지만 나랑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고, 나랑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사이가 될 여지가 생겼지. 내가 살아있는 한, 나는 너의 힘이 되어줄께. 항상 아이들을 소중히 하고 따스하게 대해주렴. 난 네가 변하지 않을 마음으로 우리를 대해줄 꺼라고 믿고 있단다."
그 미소는, 레아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담긴 대해와 같은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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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선택지! 그건 엘라임의 친구 선언입니다! 물론 본인의 힘을 써서 나오는 것인 만큼 위력은 제대로 나오지 않겠지만, 위험할때면 엘라임이 직접 나와서 도와줄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스터에그로 진짜 언니, 라고 불러주면 이상한 기능이 작동할 수도(?)
블랑 : "이것도 옷이다!!" ㄹ : "ㅇ, 그거 넝마주이임. 그렇게 입고 다니는 사람 없구연."
큭.... 이제 진짜 한계니 자러가보겠습니다.... 퇴고는..... 서비스 종료입니다 ㅠ(기절)
헐 괜찮으십니까😨;;? 무리하신 거 같은데요..😬 현생 사정상 오늘은 답레 쓰기 어려울 것 같으니 좀 쉬시길..😞
그래도 나중에 이을 때 참고하게 제가 이해를 못 한 부분은 좀 여쭙겠습니다😅
1) 아까전에 그녀가 상상한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엘라임이 다가선다. 천천히 금빛의 소녀의 손을 마주잡고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귓가에 댄다. → 이거 물왕님이 귓속말 하려고 거리만 좁힌 건가요. 아니면 얼굴을 귀에 댄 건가요🙄?
2) 그녀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근처에 있던 운디네─레아를 항상 따라다니던 그 개체다.─를 안아든다. 까르르 웃고 있던 운디네의 몸속으로 그녀가 물방울이 결정화 되어 안에 깃들고, 운디네는 그것이 신기한지 연신 그 과정을 바라보다 그 결정이 마침내 자신과 일체화 되는 것을 느끼자마자 레아의 곁으로 다가서서 그녀의 주변을 빙빙 맴돌기 시작한다. → 이거 물왕님이 운디네 몸에 들어간 겁니까🤔? 그러면 원래의 운디네는 어떻게 됐나요😦? 운디네의 몸(?)을 차지한 개체가 원래의 운디네 + 물왕님, 이렇게 된 겁니까😐??
2. 후자에 가깝습니다만,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필요할때 자기를 호출할 수 있게, 운디네의 몸속에 자신의 기운을 흡수시켜둔거에요. 같은 물의 정령 계보기도 하고, 운디네에겐 큰 해는 없습니다!! 다만 이제 위험하다 싶으면 엘라임이 뿅, 하고 튀어나오기 위한 장치라 보시면 되요!!
음 그러니까 엘라임이 운디네랑 합체한 게 아니라, 자기 기운 일부를 운디네한테 주입한 뒤에 레아한테 말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됩니까😶?
아 그러고 보니 현생 이슈가 생각보다 일찍 수습되어서😗 진단메이커 하날 찾은 김에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블랑님한테 던질 만한 질문 몇 개 가져와 봤습니다🙃 (질문이 하루에 1번만 바뀌는 거라 아무 이름이나 넣은 끝에 추리는 잉여력 발휘..ㅇ>-< )
느닷없는 폭소에 어리둥절해졌다. 정령사가 못 되는 이유를 얘기했을 뿐인데, 그게 웃기나? 아니면 설마, 그냥 해 본 소리였나? 그런가 보네. 애초에 내가 정령사라니, 말이 안 되잖아. 출입증이랑 엮어서 얘기하는 통에 깜박 속았다고 자조할 찰나, 숨이 턱 막혔다. 자지러지는 웃음이 들리는 가운데 물의 왕이 뭉그러지고 있었다. 형체는 무너지고 색채는 녹아내리는, 기괴하고 오싹한 광경이었다. 이게 무슨.. 옴짝달싹 못 하는 사이 물의 왕(이었던 무언가라고 해야 할까?)은 액체 덩어리가 되었다. 투명해서 그 너머가, (직전까지 물의 왕이 앉았던) 자그마한 구름은 물론 요람의 책꽂이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형체만은 사람을 닮은, 물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도 물이라기엔 어딘지 이질적인 무언가였다. 떨림이 주체가 안 되어 출입증을 꼭 움키는데, 정령들은 마냥 태연한 게 눈에 띄었다. 물의 왕을 처음 봤을 때는 그렇게 움츠러들었는데.. 지금은 평온하다 못해 쾌활한 태도로 구경 중이다. 더러는 까르르 웃기도 한다. 괜찮은 건가?
그때 웃음기 어린 메시지가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형상이 풀렸다는 가벼운 투덜거림. 전음과 비슷한 느낌인데.. 내가 흑룡 말고 다른 이의 전음도 들을 수가 있었던가? (일전에 용 대표의 전음을 듣긴 했지만 그땐 흑룡이 손을 써 줬을 거 같은데) 어리벙벙한 채 있으려니 물(?)에 여러 색채가 번지기 시작했다.(마치 깨끗한 물에 물감이 풀어지는 것 같았다.) 이윽고 물은 폭소가 터지기 전과 같은 외형으로 바뀌었다. 바다 물결을 응축시킨 듯한 머리칼을 지닌, 우아하면서도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거기까지 목격하고서야 조금씩 머릿속이 정리가 되었다. 지금 이 모습은 인간으로 치면 화장까지 완벽하게 마친 거고, 그 인간형 액체(?)는 본연의 모습인 셈일까? (물의 형체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니 인간형인 것도 어느 정도 꾸민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튼!) 어지간한 사람은 접하지 못했을 면모니 기록해 두면 정령사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기대와 그렇기 때문에 기록해 봤자 미친 소리로 치부될 것 같다는 떨떠름함이 교차했다.
그때 물의 왕이 이쪽으로 훌쩍 다가섰다. 그 직후 레아는 바짝 얼고 말았다. 두 손을 마주 잡히다니, 상상도 못한 상황이었다. (줄곧 나긋나긋한 태도를 보여 주긴 했으나) 인간이 털끝이라도 건드렸다간 가차없이 얼음 동상으로 만들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도리어 먼저 손을 잡아? 붙임성에 넉살로 중무장한 인간이라도 초면부터 이러지는 않을 것 같은데. 도무지 불가해한 상황이었지만 감각은 너무나 또렷했다. 정말로 물일지, 물 같은 느낌일지 궁금해했던 것과는 달리 인간과 큰 차이는 없는 감촉이었다. 다른 게 있다면, 피부가 물의 막 같은 것에 싸여 있는 듯했다. 물에 흠뻑 젖은 사람과 맞닿으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달까?
여기까지만 해도 놀랄 노 자인데, 물의 왕은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귓속말까지 했다. 들뜬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 (물의 왕이 인간과 맺어지는 서사에서도 이런 상황이 묘사되는 건 못 봤다!) 그 와중에 이어지는 말은 충격을 더했다. 흑룡이 날 좋게 봐 주는 이유를 알겠다는 거야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 같다만, 강제 계약이라니? 아까 정령사 얘기했던 게 농담이 아니었어?! 아니, 잠시만. 흑룡이 날 좋게 보는지는 어떻게 알까?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으니 채용한 거라고 짐작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건 계속 봐 왔다는 투인데? 내가 여기 온 건 이제 고작 열흘짼데도.
위화감에 말문을 열려는 순간, 물의 왕이 살짝 물러서더니 레아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로 인해 고개가 들리며 시야에 물의 왕만 들어왔다. 역시나 주님이 손수 빚고서 회심의 역작이라고 자랑했대도 믿길 법한 미모다. 투명하면서도 깊디 깊은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조차(표정이 딱딱한데도) 실제보다 고와 보일 지경이었다.(이 모습은 인간 시선에 맞춰(?) 꾸며 준 거고 실제 모습은 물에 가깝다고 밝히면 과연 누가 믿을까?) 홀린 듯 그 눈을 바라보는 사이, 너무나도 황당무계한 선언이 울렸다. 대체 무슨 소리냐 반문하고 싶었으나 그 눈빛이, 그 어조가 너무나 엄숙해서 토를 달 수가 없었다. 무언가 불가사의한 힘에 이끌려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의 왕이 손을 뗀 뒤에야 몸이 움직여졌지만, 물러앉으려다 의자가 뒤로 기울어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겨우 숨을 돌리고 보니, 사이사이로 무지갯빛이 아롱진 물방울이 물의 정령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물방울이 물의 정령에게로 완전히 빨려 들어 가자, 물의 정령이 종종걸음으로 의자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즐거워 보인다. 다른 정령들도 신난 것 같고. 아무래도 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얼이 나간 건 나뿐인 모양이다. 기력이 다 빠진 것처럼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 레아는 상반신을 기대듯 팔꿈치를 허벅지에 대고 고개를 떨궜다. 의문투성이다. 정령왕은 친구를 이렇게 만드는 걸까? 인간이랑은 너무나 다르다. 아니, 다른가? 인간은 친구를 어떤 방식으로 사귀노라고 잘라 말하려니 모르겠다. 그래도 같이 시간을 보내다 비슷한 관심사를 발견하면 좀 더 어울리고, 그러다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면 공통의 관심사가 늘어나는 식으로 친해지는 경우가 많지, 오늘부터 아무개와 나무개는 친구라고 맹세하고서 친해지는 경우는 드물 거다. 요람의 정령들을 대할 땐 정령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거리를 좁히나 보다 했는데(물론 사과 하나 건넸더니 물의 정령이 이마에 입맞춤까지 한 게 뜻밖이긴 했지만 아기 정령이라 그런가 보다 했다.) 지금은 혼란스럽다. 정령왕쯤 되면 친구 하나 사귈 때도 뭔가 공식적인(?) 의식을 치러야 하나?
그 심란함을 알아챘을까? 물의 정령이 폴짝거리며 레아의 머리 위에 올라탔다. 머리에서부터 냉기가 퍼지기 시작하자 좀은 기운이 나는 듯도 했다. 뒤이어 아예 공기 자체를 선선하게 만드는 기척. 허리를 펴고 보니 물의 왕이 그새 바로 앞에 와 있다. 만면에 띄운 화색이, 밝은 미소가, 물의 왕이 아니라 봄의 왕이래도 어울릴 듯하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지금 드러내는 호의가 가벼운 호감도, 일시적인 변덕도 아니라는 건 느껴졌다. 살아 있는 한 힘이 되어 주겠다니, 엄청난 약속 아닌가. 레아는 양 볼을 찰싹 때렸다가 마른세수를 했다. 저런 마음에는 정신 차리고 제대로 답해야 할 것 같았다.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제가 엘라임님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상 없다시피 한 데다, 일개 인간이 선의를 가져 봤자 현실에 압도되기 십상이라 공허한 소리이긴 합니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성심껏 해 보겠습니다."
// 레아가 확실히 인싸는 못 됩니다..ㅇ>-< 물왕님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은 반응일지도 모르겠군요😓a
1) "얘기해도 무방한 건 누구에게든 가급적 솔직하게 말합니다만,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수 있는 상대는 사실 없습니다. 용한테 살해당할 뻔한 얘기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할 수는 없잖습니까.."
2) "영화라.. 오페라와 비슷한 겁니까? 배우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게 아니라 이전에 한 공연이 움직이는 그림처럼 나온다고요? 상상이 잘 안 되는군요.. 좋아하는 서사를 밝혀 보라면, 역사적인 사건에 기반한 서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실제 역사와 얼마나 다른지 확인해 보는 재미가 있어서요."
3) "요람의 출입증을 꼽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 공간 이동이 힘듭니다. 전음도 완전히 익숙해지지는 못한 것 같고요. 부모님께서 대학 합격 선물로 주신 만년필을 꼽아야겠네요. 다른 만년필보다 더 손에 익어서 쓰는 느낌부터가 다릅니다."
흑색머리카락의, 남자다운 모습의 그의 모습이 잠깐동안이나마 비춰진다. 생명체의 선의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에 모두 종속되어, 그 속에서 퇴색되어지고 빛을 바래, 언젠가 그것은 저주가 되어버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기에 그는 오히려 엘라임, 본인이나 자신들 같은 장명종들이 그 기도가 퇴색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는 것이라고.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의 고용주이자, 이형의 흑룡은 그렇게 말하였다. 지금 이렇게 답변해온 레아에게, 그녀는 답을 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한축을 유지하는 본인의 할 일 일지도 모르니까.
-"네 말이 맞단다. 모두가 선의를 가지고 일을 시작하니까. 마치 가족을 번창시키기 위해, 나라를 번창시키기 위해.... 그것이 결국 현실에 부딪히고 꺾이고 타협당하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단다. 하지만, 알고 있잖니?"
엘라임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이미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 선의마저 공허한 소리로 생각한다면, 결국 이 세상은 어두운 부분만 남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그녀는 알고 있다. 지금 그녀가 답한 대답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것을. 미래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자신이 바라본 인간들이 말했던 것, 미래라는 말은 지금과는 다른 시간, 보다 좋은 세상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신은 그렇기에 지금 이 눈앞의 여인을 선택한 것이다. 모든 정령들이 방실방실 웃는다. 엘라임의 마음을 짐작하고 있다는 것일까. 그녀는 그 눈 너머로 다른 정령왕들도 자신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조만간 이들도 그녀를 찾으러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아주 잠깐의 동의를 구하기로 해본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정령들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미 자신이 내릴 결론을 알고 있다는 뜻인걸까. 더이상의 망설임따위는 사치라는 것을 알겠다는 듯 그녀가 천천히 말을 이어나간다.
-"아주 잠깐, 그도 흔들릴 때가 있었단다. 미치도록 괴롭고 힘들어 했던 시절이란다. 물론 푸른 빛을 휘갑은 백룡도, 나도 모두가 그를 걱정했었지. 하지만 어느날 그가 정신을 차렸을때, 그가 한 말이 있었단다. 아마 너에게도 전해질 말이겠지만... "
그녀가 주변을 잠깐 둘러본다. 요람, 이라고 했던가. 흑룡이 이곳의 이름을 지으면서 한말이었다. 아주 자그마한 시작점이 되어 줄 곳, 그리고 다음 세대가 걸어나갈 장소. 그렇기에 이 곳은 성장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완벽해보이던 그가 자그마한 여인을 만나 천천히 다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10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눈앞의 자그마한 여인은 밝은 황금 빛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었다.
-"너는 이미 시작점에 서 있어. 현실이라는 이름의 다른 이들이 적어준 시나리오에 휘둘릴 필요 없이, 내면에 있는 신의 눈으로, 앞으로 시작될 미래를 바라 보렴. 너도 나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신을 믿으렴."
가능성.
흑룡이 믿고 있는 또 다른 신의 이름.
-"앞으로 잘 부탁할께, 사랑스러운 내 동생."
물의 의지가 투명하고 해사하게 미소를 머금는다.
//
조금 잡설이 많습니다, 사실 저건 엘라임도, 블랑도 가진 의견이지만 제가 가진 생각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쓰다보니 조금 글이 진부해진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 ,)
토요일 근무중이지만 할일이 별로 없어서 바로 답레를 달았습니다!! 참고로 지금 다른 정령왕들도 하급 정령들을 통해 이 광경을 모두 보고 있어요!!
3> 역으로 자신이 그렇게 될걸 경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한걸수도 있습니다....(.....)
93 > 가능성, 공간, 이형의 존재
551 > "이미 이 바깥에서 여러번 언급 되었을거 같지만, 가족같은 이들이 죽었을때 정말로 이성줄이 끊어진다는게 무슨 뜻인지 알겠더군."
375 > "일단은 로드, 그리고 이종족 지인들이 그나마겠군. 그리고 최근에 가족이 한 명 더 늘었으니.... 그 아이 걱정이나 안되게 만들고 싶네만 감정을 드러낸다면 그도 쉽지 않겠군. 후후."
충분히 성실한 답변일지 모르겠다. 할 수 있는 걸 성심껏 해 보겠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할 수 없는 건 못 한다는 의미다. 사실 요람의 정령들과 어울리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물의 왕과는 이제 초면이고, 물의 왕에 대해 아는 정보도 인간 사회에서 막연하게 전해져 오던 것들이 고작이니까. 작정하고 만든 픽션 말고는 한결같이 냉담한 존재로 그려지던(심지어 작정하고 만든 픽션에서도 처음엔 차갑기 그지없다가 서서히 누그러들며 온화해진다는 식의 설정이 많았다.) 물의 왕이 왜 내겐 이렇게나 호의적인지도 모르겠다. 가까워지고 싶을 만큼 서로 성향이 맞을지 역시 미지수고. 그렇기에 사실 지금도 개운치 않다. 내가 물의 왕이 친구로 삼을 만한 존재인가뿐만 아니라, 나는 물의 왕과 친구가 되고 싶은가도 아직 불확실하다. (물의 왕이 해 준 약속이 거의 역사적인 이변이고 영광일 거라는 점과 별개로) 친구라는 건 좀 더 담백한, 그러니까 엄청난 이익을 주고받지는 못하더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지지하면서 필요할 땐 함께 고민할 수도 있는 걸로 만족하는 관계 아닌가 싶은데. 내가 그렇게 될 만큼 물의 왕과 성향이 잘 맞을까?
아직은 답이 나오지 않는 의문임을 알면서도 곱씹는데,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흑룡도 줄곧 현실이 선의를 압도한다는 소릴 했었나 보다. 물의 왕은 그 말이 맞다면서도 되물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선의를 믿는 편이 낫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머리를 식혀 주는, 물 정령의 냉기를 느끼며 실소와 고소 사이에 걸친 웃음을 머금었다. 선의 자체를 안 믿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성체라면 (달리 악감정을 가질 계기가 없는 한) 타자를 선의로 대하려는 욕구가 있을 거라 믿고 있다.(더러 마찰에 가까운 오해가 생겨도 흑룡이 날 해코지할 의도는 없었으리라고 스스로를 달랬던 것도 그 믿음이 있어서였다.) 내가 믿지 않는 건 선의의 절대성에 가깝다. 선의는 언제든 사라지거나 변질될 수 있으니까. 여기 정령들과 잘 지내겠노라 약속하긴 했지만, 내 안위와 정령들의 안위 중 택일하라면 내가 과연 어느 쪽을 고를까? 결국 내 선의란, 내게 불이익이 없을 때만 발휘할 수 있는 조건적인 마음에 불과하다. 게다가 무조건적이고 변치 않는 선의라고 바람직하다는 보장도 없다. 일부 열성 신도들의 무시무시한 종교 재판도 주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며 세상에 악을 퍼뜨리는 이단을 막자는 선의에서 시작되었고, 타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을 거북하게 하는 시선도 성별이 같은 이와의 연애를 바라는 건 마음이 아파서이니 치료해 줘야 한다는 선의와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난 선의라는 것도 결국 자기만족적인 마음이니 그걸로 유세 부리지 말라는 할머니의 말씀에 끌린다.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일수록 의심해 보라는(결과적으로 믿기 위한 의심에 불과하게 된대도 아예 의심치 않는 것보단 낫다는) 하츠펠트 선생님의 말씀에도. 아마 난, 그 말씀들대로 선의의 존재는 믿되 선의의 가치는 꾸준히 의심하지 않을까?
그래도 정령들이 생글생글 웃는 건 보기 좋았다. 마음이 푸근해진달까.(도마뱀처럼 생겼는데도 히죽이는 티가 나는 불 정령이 신기하기도 하고) 긴 숨을 내쉬고 마주 웃으려니 정령들이 뭔가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지? 머리를 갸웃할 때, 물의 왕이 흑룡의 사연을 마저 꺼냈다. 구체적인 언급은 아니었지만 조금은 짐작이 갔다. 형제나 누이가 있냐 물었던 순간 그가 보기에도 쓰린 표정을 띠었던 걸 기억하므로.
— [긍지를 나누었던 이들이 존재하지. 지금은 없는.....]
그 대답으로 알 수 있었다. 흑룡이 신뢰도 경의도 품을 수 있는, 혈육 이상의 존재와 사별했음을. 그가 미치도록 괴로워했다면 그 사별이 원인 아닐까. 숙연해지던 중 일주일 전의 일이 떠올랐다. 내 질문에 무언가 자극이라도 당한 듯했던 서글픈 빛. 설마 천 년 전에 있었던 일이 그 용으로 인한 사별일까? 그럼 그 용을 살해하려 든 게 앞뒤가 맞는데. 그러나 이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용 대표의 말대로라면 그는 그 용이 관대한 처벌을 받길 기대했다. 사별의 원흉이 그 용이라면 그러긴커녕 천 년 전에 이미 사생결단을 냈을 거 같다. 사별 시기만은 천 년 전이 맞을 듯하다만.. 착잡했다. 사별 얘기만은 끄집어내지 말자고 마음먹어 놓고 그렇게 자극했었네, 나. 더구나 천 년이라니. 그토록 오래 괴로워했을 마음이 어떨지 감히 짐작도 못 하겠다. 어쩌면 지금도 (물의 왕은 그가 정신을 차렸다고 하지만) 극복했다기보다는 상기되지 않게끔 묻어만 두고 있는 건 아닐까? 진짜, 어떤 식으로든 과거사는 절대 건들면 안 되겠다. 그리고 또 피해야 할 화제가.. 다른 용과의 교류 여부였나? 거기까지 생각하다 쓰게 자조했다. 알아서 해 보려다 이 꼴이 나고선. (하기 싫은 얘기를 굳이 꼽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라 낯이 없다만) 그에게 직접 묻는 수밖에. 그래야 할 순간을 상상하니 확 피로해졌다. 마른 세수를 거듭 하고 숨을 골랐다.
그러는 사이 물의 왕은 격려를 이어 갔다. 하지만 그 격려는 또 다른 상념을 불러왔다. 현실에 휘둘리지 말라는 말은 낭만적이지만 받아들이긴 어렵다. 그런 소릴 믿은들 내가 용이나 정령왕이 되겠나, 물의 왕이 불의 왕도 겸하겠나? 희망만으로 돌파되지 않는 한계는 명백히 존재한다. 물의 왕도 아까 직접 밝히지 않았는가, 정령왕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건 정령사들의 한계 때문이라고. 그뿐만이 아니다. 내 성장 과정부터가 희망이 부서져 가는 과정이었다. 어릴 땐 신동 소리까지 들었고 고등학생 때까지도 우등생 소리를 달고 살았는데, 대학에서부터는 중간을 지키기도 쉽지 않았다. 그랬기에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서 난 별거 아닌 존재라는 걸.(그런 한계를 몸소 깨닫는 게 성장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랬기에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고 싶었다. 내 삶이 길게 보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는(남는대도 내가 죽은 뒤라 부질없는) 무의미한 움직임일지라도, 어쨌든 지금은 살아 있으니까. 살아 있기에 생기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좀 더 만족하며 살기 위해, 지금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그러다 요행히 학문적 거인을 위한 디딤돌에 기여하게 된다면 주님께 감사할 일이라고. 그런 마음으로 살아 왔다. 이제 와 내면의 신을 찾을 낭만은 없다. 더구나 한계라는 걸 인정할 필요가 없으면, 정령사의 그릇 얘기를 굳이 알릴 필요가 있나? 누구나 내면에 신을 간직하고 있다면, 정령사가 정령왕의 소환에 도전하는 게 도를 넘는 행위라고 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그릇이 있다는 현실에 휘둘리는 대신, 내면의 신을 믿고 그릇을 키우겠다면 뭐라겠는가? 그랬기에 레아는 애매한 표정으로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격려는 감사합니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유념하지 않는 건 위험하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한계가 없다고 믿어 봤자 왕족이 되거나, 용이나 정령왕님처럼 초월적 존재가 되지는 못할 것 아닙니까? 그리고 말씀대로면 엘라임님 같은 분을 소환하려는 정령사들을 어리석다 할 수도 없을 겁니다. 그들 역시 현실에 얽매이는 대신 내면의 신을 믿고 노력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이건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 짓일까? 아마 그렇지 싶다. 이런 소릴 했다고 물의 왕이 돌변해서 날 해치지는 않을 듯하니까. 또한 이런 의문 제기는 어떤 의미로는 성향 확인에 가깝다. 과연 물의 왕은 서로의 성향이 맞다고 생각하게 될까? 그리고 나는?
그렇게 물의 왕을 예의 주시하다가 맑고 환한 미소에 일순 멍해졌다. 가뭄에 단비처럼 감미롭고 정겨운 목소리며 그 목소리가 담은 내용은 앞서의 상념이 열없게 느껴질 만큼 머릿속을 홧홧하게 달구었다. 사랑스럽다니, 할머니도 나 큰 뒤론 그런 말씀 안 하셨는데. 그래도 머리 위의 물 정령 덕에 들은 말을 곱씹어 볼 정신만은 남았다. 동생이라.. 어색하다. 이제까지 봐 온 언니들(리사 언니나 산 리노의 이웃 언니들 정도다. 학교에서는 상급생을 선배라고만 불렀다.)과 물의 왕은 전혀 다른 존재니까. 물의 왕에 대한 기록이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걸 고려하면, 언니라기보다는 조상님이 더 알맞은 표현 아닐까? 그런 생각과 함께 머리칼을 꼬다가 이내 움켜쥐었다. 진짜 혈육도 아니고 족보 따질 거 있나? 당사자가 바라는 대로 부르는 게 무난하겠지. 그래서 두 손을 무릎께에 얹고 물었다.
"저를 동생이라고 하신 건, 혹시 언니라고 불리고 싶으셔서입니까?"
// 답레 읽다 보니 저도 생각이 많아져서 잡설이 길어졌습니다😅a 뭐라고 해야 하나.. 불량님이 믿음, 가능성, 미래를 보는 캐라면 레아는 의심, 한계, 현재에 주목하는 캐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조적인 분위기를 내려고 했는데 의도대로 됐을지 모르겠군요😑a
>>851 어쩌다 보니 답레가 너무 길어져서 진단메이커는 새 레스에 쓰겠습니다😅a2222222222
토요일에도 노동이라니😢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잠시만, 저 광경이 다 생중계되고 있다고요😨?! 요람 프라이버시 수준 어쩔...🥶 다른 용이 왜 정령들을 레어에 안 들이는지 알겠습니다....ㅇ>-<
3> 동기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어쨌건 자기 욕심보다 상대의 마음을 더 헤아려서 결정했다는 게 중요하죠🙃 (개인적으로 애증피폐집착물은 상대를 소중히 여긴다보다 소유물로 여긴다는 느낌이 강해서 선호하지 않습니다😓a)
93> 신념, 주 특기, 외형.. 입니까🙃? ㅎㅎ
551> 천 년 전의 사별 말고도 이성을 잃게 만드는 요인이 있을지 궁금해서 추린 질문이었는데 그거 말고는 없었군요😙ㅎㅎ
375> 대빵님은 확실히 친형 못지않은 존재이지 싶습니다 물왕님이 빠진 건 의외로군요 >>851 보면 상당히 친한 사이 같은데 말입니다🙄
1) "글쎄요.. 상대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겠습니다만 평균적으로 치면 6에서 7 사이일 것 같습니다. 8 이상인 이는 철천지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도 가능한, 성인(聖人) 같은 분들이 아닐까 싶군요. 전 그 용이 블랑님을 질색하는 이유를 짐작하는 게 고작이라 그 수준은 못 될 것 같습니다."
2) "전혀 가감하지 않고 드러내는 건 상대가 누구든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감정 배출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는 어린아이면 모를까, 감정 조절이 가능할 만큼 성장하고서도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붓는 건 상대를 감정 쓰레기통 삼는 짓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상황에 따라 감정을 가감하는 정도가 다르긴 합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비교적 감정을 더 드러내고, 직장처럼 공적인 자리에서는 감정 표현을 덜 하고자 노력합니다. 포커페이스에 서툴러서 큰 효과는 없는 모양이지만요.."
3) "종족, 성별, 출신지, 신분, 가족 구성원, 가족의 재력, 모어(母語), 피부색, 종교, 연령, 장애, 성 정체성, 성적 지향 등 개개인이 자기 의지로 선택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결정되는 요소를 포괄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탁월한 능력이나 끈기로 극복하는, 위대한 개인이 없지는 않겠지만, 저런 요소는 삶에 적잖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입니다. 가령 제가 로렌타 출신이었다면 발바리아어를 따로 익혀야 했을 테니 지금보다 용학 연구에 매진하기가 더 어려웠겠지요."
평소에 안 본다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정령들을 레어에 두면 정령왕들이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거잖습니까😬? 제가 용이라도 정령들을 레어 내부로는 못 들일 거 같습니다..ㅇ>-< >>736에서 레아가 일상이 강제 중계되면 사생활 공개 덜 되게 야영이라도 가야겠다 했던 게 생각납니다😶;; 레아가 정령cctv의 진상을 알면 진짜로 야영이라도 나갈 것 같군요..😓a
블랑님의 답변이 궁금했는데 물왕님이 답변했군요😅
555 > 재밌는 거에 약하다라, 물왕님과 계약하고 싶다면 이런저런 구경거리를 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모험을 해야겠습니다🙃
175 > 차갑고 무표정하다고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른 면모로군요😗 그런데 정이 많은 걸 단점으로 꼽는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527 > 정령 치고는 아직 한창 나이인 거 같은데 왜 화낸다죠..😦?
1번째와 3번째는 바로 위에서 답했던 거고 누구한테 답하든 큰 차이 없을 듯합니다만..😅 가능한 한 차별화해 보겠습니다
1) "요람의 정령들에게는 8 정도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초면부터 저를 잘 대해 주기도 했고, 조카들 생각나다 보니 대하기 편했던 덕을 많이 봤습니다. 조카들한테 다정한 정도랑 비슷할 것 같아서 저 정도로 잡았는데, 제 착각은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2) "외로움..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초월적인 존재를 많이 접하다 보니 인간으로서 격차를 느낄 때는 종종 있습니다. 제겐 심각한 문제가 다른 분들께는 그렇지 않을 때라든가, 다른 분들과의 관계가 귀족 나리들과의 관계처럼 제 의견을 제시할 여지는 없이 시혜적이라도 감지덕지해야 할 것 같을 때..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아도 어쩐지 고립된 기분이 됩니다."
3) "앞서도 말씀드렸듯 개개인이 자기 의지로 선택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결정되는 요소를 포괄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요소가 쉽게 극복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현실적으론 어려울 듯합니다. 저만 해도 마법을 전혀 못 쓰니 정령사가 될 가능성은 희박..아니, 출입증 같은 마도구를 안 쓰는 한 사실상 없지 않겠습니까."
날로 먹을 겸 호기심도 풀 겸 2절(?) 해야겠습니다🙃 >>853의 질문을 블랑님한테 한다면 어떤 답변이 돌아올까요😗?
엘라임이 그들을 어리석다고 하는 것은 그릇을 키우지 않고 자신을 지배하기 위해 그러려고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말하자면 앞으로 그들이 벌일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일을 벌일려고 하는 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들이 행하는 것은 만용으로서 이는 용기로 비롯된 행동이 아닌 것이다. 기도를 실현시키는 일이 아닌, 기도의 본질을 묻어버리고 되려 가능성의 눈을 퇴색시키는 일이다. 그렇다면 용기라는 것은 무엇일까, 흑룡은 자신이 전해들은 바를 자신에게 이리 말하였다. 용기라는 것은 두려움을 알고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더 나아가 그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것, 그렇기에 그는 살아가는 이들을, 인간들의 모습에서 그 찬란함을 보았다고 이야기 했던 것이다. 물론 자신으로서는 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러려니 넘어갔지만, 어쩌면 지금 이 눈앞에서 헤메이는 여인에게 등불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자신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 물론 레아가 마음에 드는 것도 사실이고 그녀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계약이 아닌 친구로서 남기를 자처했고, 그녀를 무심결에 동생으로 부르긴 하였지만 그에 대한 충족감도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블랑과는 다르지만 같은 색의 그녀를 인도하고 가르치는 것은, 현실을 바라보고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 두려움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나아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믿는 것으로 개척시켜 주는 것은, 바로 블랑의 역할일테니까. 자신과 드래곤로드는 그저, 그들이 할 일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일 뿐.
-"응? 어?"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머금던 사이 그녀가 잠깐동안 망가진 듯 우뚝 멈춰선다. 마치 들어보기 힘든걸 들어본 모습마냥 우뚝 멈춰서서 그녀를 바라본다. 무언가 잘못된 것일까?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으로는 전혀 다른 심경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막말로 들어보지 못했던 그 호칭을 지금 그녀가 자신을 향해 해주었다. 말이 친우라고 했지만 나이차이가 거의 하늘과 땅 수준인 시점에서 그녀가 자신에게 존칭을 쓰는 것은 맞았다. 그만큼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단어였다. 기분이 나빴느냐고?
-"다, 다시 한번만 해주련? 내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생아?!"
순식간에 다가와 마치 이세상 생물이 아닌 것 같은 귀여운─콩깍지다.─ 동생의 모습을 계속 눈에 담아두려고 하는 듯 그녀에게 떨리는 말로 바라본다. 인간세계를 볼 때 왜 언니 동생하는걸 좋아하는지 제대로 몰랐는데 지금 이 눈앞에 있는 귀여운 여인─다시 말하지만 콩깍지다.─이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니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마 진짜로 제대로 들어본다면 후욱후욱 하고 달뜬 숨소리도 덤이지 않았을까.
//
그렇게 결국에는 팔불출 + 콩깍지 + 동생바보 속성이 생긴 엘라임이었다고 한다.......
엘라임 : "앞으로..... 정령튜브는 서비스 종료다." 다른 정령왕 : "에에에에에!!!"
555> "견딜수 없는 유혹이라..... 흠..... 글쎄, 굳이 따지자면 신간책이나, 최근에 [만화]라는게 유행한다고 하던데 만화책이나 몇권 가져다가 한번 보고 싶군. 요즘 캐놀라인이랑 크레티스 쪽에 좀 많이 유명세를 탔던거 같은데..... 간만에 한번 서점 일주나 해볼까."
175> "욱하는 성격은 좀 고치고 싶군. 또 너무 걱정이 많다는 것이랑..... 그로 인해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한다는 거 정도일까."
527> "대답 못할 질문이라..... 흠 딱히 없네만? 하기 힘든 질문은 있겠지만서도 결국 시간을 들인다면 전부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일테니."
난해한 말이었다. 용기와 만용은 다르다. 다른 개념을 가리키는 어휘니 당연히 다르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령사들이 정령왕 소환에 도전하는 걸 만용으로 치부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내가 무턱대고 에르네스트 산에 오른 걸(결과가 좋았으니 망정이지 지금 생각하면 만용에 가까운 짓이었다. 에르네스트 산이 용의 서식지라는 전설과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지도의 '△' 표시만 믿고 감행했으니) 흑룡이 높게 평가해 줬던 게 생각나서 헷갈렸다. 정령을 소환하기 위해 한평생 수양을 거듭해 온 이들이 나만큼의 고려도 안 하고 정령왕 소환을 시도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머리칼을 꼬다가 멈칫했다. 내가 정령사의 소환 시도에 대해 판단하는 게 합당한가? 그건 정령사와 정령왕 간의 일이다. 제삼자이고 정령학에 소양도 없다시피 한 내가 왈가왈부해도 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당사자 중 하나인 물의 왕이 저렇게 판단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정령사가 적절하지 않은 방법을 택했든, 물의 왕이 바라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든.. 역시 구체적인 내용을 기록해서 알리는 게 좋을 것 같다. 정령왕의 입장을 알게 되면, 정령사들이 보다 바람직한 길(노력이든 단념이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레아는 제 머리 위에 앉은 물 정령을 조심조심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만년필(대학 합격 선물로 받은, 가장 손에 익은 그 만년필이다.)로 수첩에 메모하기 시작했다. '페레스력(曆) 2,047년 7월 5일 에르네스트 산에서 물의 정령왕 엘라임이 직접 말하기를..'
"정령사들의 시도는 가능성을 믿고 용기를 낸 게 아니라고 보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그들의 소환 방법에 문제가 있습니까? 정령사가 정령왕님들과 조우하려면 정확히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까?"
토씨까지 다 받아 적을 채비를 하고 대답을 기다리는데, 당황한 듯한 소리가 들렸다. 올려다 보니 물의 왕이 지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들뜬 듯도 하고 설렌 듯도 한 표정이 보였다. 헛 게 보이나? 눈을 비비고 다시 보려니 물의 왕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흠칫 물러앉다가 바닥에 끌리는 의자의 소름 끼치는 소음에 오만상을 찌푸렸다. 그러고서 봐도 여전히 같은 표정. 언니라고 불리길 바랄 수도 있겠다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다시 불러 달라는 호응이 너무 열렬해 당혹스러울 정도다.(물의 왕을 소환하려면 주문에 '언니'라는 말을 넣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쳤다.) 한편으로는 언젠가 조카들과 잠깐 어울렸던 산 리노의 꼬마들이 자기가 언니네, 누나네, 오빠네, 형이네 하면서 으쓱해하던 게 떠올랐다. 어쩌면 그런 호칭은 자신이 좀 더 크고 의젓한 존재라는 뿌듯함을 불러일으키는지도. 그렇지 않대도 당사자가 바라는 대로 부르는 게 최선인 것 같긴 하다. 원만한 관계를 맺으려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할 테니까.
"언니라는 호칭을 선호하신다면 앞으로는 그리 부르겠습니다."
// 아이고 별 말씀을요😶 무리하시면 몸 축납니다😞 제대로 누워서 주무셨나 모르겠군요😢
그나저나 물왕님 무서우리만치 폭발적인 반응이군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물 정령은 물왕님에게, 불 정령은 불왕님에게, 땅 정령은 땅왕님에게 CCTV가 되어 주는 거 아니었습니까? 물왕님이 CCTV 전체를 다 끌 수 있는 건가요😦?
555> 조만간 요람에 만화책 코너도 생기는 겁니까🙃?
175> 3번째 단점은 2번째 단점과 겹치는 것 같은데요 그 외에는 단점이 없는 걸까요🤔?
527> 있으면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없군요😐
1) "셋 중 고르라면 빵파이고, 쿠키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를 좋아합니다. 귀족 나리들처럼 자주 먹을 수는 없었지만, 아니, 그래서 더 맛있더군요."
2) "빗질하고 묶는 정도는 제가 합니다. 자르는 건 못 하지만.. 그러고 보니 한동안 안 잘랐더니 머리가 많이 길었네요. 너무 길면 불편하니 말 나온 김에 단발로 확 자르는 것도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3) "굳이 가리자면 능숙한 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해 오는 사람은, 굳이 연애 상담이 아니라도 누군가 자기 얘기를 들어 주길 바라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내키는 만큼 얘기하게 두면서 간간이 거들다 보면, 답을 스스로 찾거나 기분 전환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의 정령왕을 소환하려면 정령사의 나이가 어려야 하고 언니라는 호칭을 써야 한다 메모메모😶.. 는 드립이고 정령의 나이랑 인간의 나이는 달라서 수치가 별 의미 없을 텐데 말입니다😅 가령 20년 뒤엔 레아는 중년이 되어 있겠지만 물왕님은 20년 간다고 뭐 티나 나나요? 😓ㅋㅋ
정령CCTV 없어진다니 다행이군요🙃 근데 상위 입찰이라니요😑? >>851에 다른 왕님들이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언급이 있긴 했습니다만 설마 계약 운운하는 왕님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물왕님은😦? (아니 마나라곤 쥐뿔도 없는 인간한테 어째서😨;;?)
175> 하긴 배려는 상대의 희망 사항에 부합해야 할 테니 상대가 뭘 바랄지 지레짐작하고 처신하는 건 단점에 가깝겠습니다😌
140 > 허허허 매우 고평가로군요😮 (연구소에서 하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a) 블랑님이 이번처럼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면 몰라도, 불의의 사태로 돌아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때면 엄청 곤란해지지 않을까요😐? 요람을 차원 틈에 끼우거나 하는 조치는 레아가 할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101> 하나만 고르라면 못 고르는군요😞 어떤 의미에선 이게 '527 자캐가_대답할_수_없는_질문은'에 해당하는 거 같습니다😗
-"..... 작금의 계약 방식은, 오직 안전함 속에서 일방적으로 맺고자 하는 계약이 대세가 되어버렸어. 대다수가 정령의 의사는 관계 없이 맺어지는 경우도 허다하지. 상위 개체의 아이들은 그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말끝을 흐리는 그녀였다. 사실 올바른 길을 알려주던 이들은 이미 세속에서 멀어져버렸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자신들이 선택받았다는 만용에 찌든 이들 뿐이었다. 올바른 정신을 가진 아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는 것은 아닌 상황, 그렇게 수많은 시간이 흘러 더이상 대정령사라 부를 이들은 없어진지 오래였고, 자기들이 대정령사가 되고자 만용을 부리다가 결국 상위 개체의 아이들의 폭주에 의해 희생된 경우가 많았다. 아마 문헌에 실려있는 대다수의 정령 폭주 사건들은 이런 경우가 대다수가 아닐까. 그녀가 씁쓸하게 웃으면서 책상위에 앉아 있는 운디네와 실프의 볼을 살짝 쓰다듬는다. 지금도 부려지고 있는 아이들의 대다수는 이런 하급 정령 계열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어린아이들이 구태여 힘을 억지로 짜내는 것을 떠올리던 그녀의 눈가로 안타까운 눈빛이 스쳐지나간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최소한 이 곳에 있는 아이들은 최소한 제대로 된 아이를 선택한 것 같으니까. 그러던 와중 그녀의 머릿속으로 무언가 스쳐지나갔다. 생각해보니까 자신도 다른 이들이 불러대거나 엿보려 한다면 기분 나빠할 텐데, 하물며 레아는 어떨까? 자신의 행동 모두가 다른 이─정령왕들─에게 보여졌다 한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자신들을 무서워 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마자 그녀는 정령계로 돌아가자마자 바로 정령왕들과 담판을 지어서 그들이 더이상 흑룡의 레어를 엿보지 않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런 결심을 무너트리는 한마디가 들려온다.
-"흐아아아....."
아까의 결심에 찬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언니라는 한마디에 녹아내리는 그녀였다. 귀여운 동생─계속 말하지만 콩깍지다.─에게 이런 한마디를 들으니까 그 어느때보다도 긴장이 풀려버린 듯 그녀가 헤실헤실 웃는다. 하지만 이내 순식간에 정신을 차린 것인지 '핫.'이라는 단말마와 함께 정신을 차리며 레아를 바라보고는 살포시 미소를 머금으면서 레아의 말에 답변을 던진다.
-"네가 편한 호칭으로 불러주렴! 호칭이 뭐가 중요하겠니!"
...... 아까 하악하악해대고, 녹아내린 표정을 지은 시점부터 이미 아웃인거 같지만 그래도 제딴에는 포커페이스라고 하고 싶다는 듯한 태도니까 그렇게 넘어가주도록 하자. 그러고서 아까전에 그녀가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다는 것을 떠올린것일까. 그녀는 최대한 구술을 해주겠다는 느낌으로다가 나머지 이야기들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정령사들이 정령과 교감을 했을때부터, 정령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모습을 갖추고 정령계와 현계를 서로 돌아다니는지 등, 그녀가 적는 템포에 맞춰서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작금의 정령사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분풀이라도 하듯 비평을 이어가는 그녀였다.
-"후, 어떻게 도움이 좀 되었니?"
//
엘라임 : "걔네들을 몰라서 그래!! 그리고 레아는 나이가 얼마나 들건 레아니까 나한텐 항상 귀여워!! 쭈글쭈글 할머니가 되어도 레아는 내 귀여운 동생이다!!!!"
260 > "..... 레어에 나 혼자 남아있던 기억."
125 > "둘중 하나를 고른다면 우정을 택할 것 같네만....., 아쉽게도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보지 못해서 말일세...."
179 > "글쎄, 아마 요람의 문을 열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네만..... 그건 아무래도 힘들겠지?"
죄송합니다.... 볼일 끝나고 청소하자마자 답레 적었는데 너무 늦어버렸네요.... 내일부터는 최대한 빨리 답레 달아 보겠습니다 흑흑.....
정령의 계약 방식에 관한 설명을 받아 적고 보니 어리둥절했다. 정령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일방적으로 맺어지는데 '안전함'이라니? 무슨 얘기지? 몇 번을 다시 읽고서야 '안전함'이라는 게 정령의 거절은 거절한다는 의미임을 깨달았다. 정령과 교감해서 친해져도 계약을 거절당할 가능성이 없진 않으니까, 마력을 더 소모해서라도 정령을 압도해서 거절 가능성을 0으로 만드는 방법을 택한다는 거구나. 이런 건 나중에 정리하면서 주석으로 달아 두는 게 좋겠다.
어쨌거나 그런 방식이면 정령을 소환했다는 건 그 정령을 제압했다는 의미이겠고, 정령사들이 정령왕 소환에 실패하는 까닭도 알 만하다. 마음만 먹으면 산까지 잠기도록 대홍수도 일으키는 존재고(나머지 정령왕도 그 못지않은 힘을 지녔을 테고) 성서에서 천사로까지 일컬은 존재를 누가 마력으로 제압해? 그게 되면 굳이 정령사 안 해도 떵떵거리며 살겠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불쑥 정령사들이 왜 '안전함'을 택했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령사에게 소환술은 생계 수단이기도 할 테니까. 그렇다면 소환 실패는 생계 수단의 상실과 직결될 테고, 자연히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급급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만약 소환술 없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정령사라면 정령과 교감할 여유가 있을지도. 내가 내 생업과 무관하기에 정령들을 사심없이 대할 수 있듯이.
그렇다 해도, 주변의 쪼그만 정령들을 보고 있자니 영 착잡하다. 소환되는 정령이 대부분 저렇게 어린 개체라니, 인간 식으로 따지면 아동 착취 아닌가. 아니, 아동이 아니라도 문제다. 강제로 동원해서 부려 먹는 건 노예 삼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심란한 와중에 의문이 들었다. 그런 상황이면 정령사들의 소환에 정령왕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자기 휘하의 정령들이 납치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끌려가는 거니, 뭔가 조치했을 법한데.
그에 대해 물으려는 찰나, 물의 왕이 지었다고는 믿기지 않는(이미 믿기지 않도록 다양한 표정을 봤는데도 더더욱 거짓말 같은) 흐물흐물한 표정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착각일까? 눈을 문지르고 보니 역시나 물의 왕은 가벼운 미소만 머금고 있다. 그 미소도 차갑게 굳은 표정이 상징이라는 물의 왕 치고는 이질적이긴 하지만, 아무튼 앞서 본 거 같았던 표정은 착시였나 보다. 언니라고 불리길 바라는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오판 같고. 오판이 아니라면, 내가 편한 호칭으로 부르라고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제가 편한 대로 불러도 좋으시다면, 엘라임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러고서 물의 왕이 설명해 주는 내용을 옮겨 적으려니, 생도 시절 듣었던 강의에 비해 받아쓰기가 한결 수월했다. (평범하게 진행되는 강의와 달리) 쓰기 편하도록 천천히 말해 주는 것 같달까? 소소한 듯하지만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 그렇게 적어 나가려니 정령들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는 기분이었다. 정령 중 상당수는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모양이다. 바깥 세상에서 지내거나 바깥 세상의 지성체와 교감하길 바라는 것도 그래서인 듯하다.(정령사가 되는 데 마법 재능이 필요한 까닭도 이번에 제대로 알았다. 마나가 밥이었다니, 요람의 정령들이 그렇게 먹고도 배부른 기색이 별로 없던 게 그래서였구나. 나 진짜 정령사 하면 안 되겠다. 나랑 계약했다간 그 정령 쫄쫄 굶을 거 아냐..) 정령의 생태(?)가 화제이다 보니 간간이 정령사들에 대한 한탄도 이어졌고, 그런저런 내용을 담고 나니 분량이 제법 찼다. 이윽고 물의 왕이 길게 숨을 돌리고는 도움이 되었냐고 물어 왔다. 정말로 신경써 줬구나. 레아는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그러나 수첩을 덮지는 못했다. 적느라 바쁜 와중에도 뇌리에 돌덩이처럼 걸려 있던 사안을 마저 얘기하고 싶어서였다.
"..강제 계약인 이상 어떤 말로도 합리화할 수 없습니다만, 그런 방식이 팽배해진 것은 정령사들이 어리석거나 악해서라기보다, 정령사에게 소환이 생계 수단이어서인 듯합니다. 저 또한 먹고 살 길이 막힐 위기에 처하면 정령과 교류하기보다 정령을 제압하는 데 급급해질 것 같은지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기록이 널리 퍼져도 현 세태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혹시 강제 계약을 차단할 방도는 없습니까? 정령왕님들의 능력으로라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만.."
// 월요일-화요일은 현생 이슈로 못 이을 거 같아 오밤중에 달렸습니다..😵 잡담은 자고 나서 짬날 때 잇겠습니다ㅇ>-<
179 > 요람의 문을 여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게 블랑님의 희망 사항에 더 부합할 거 같군요 요람 개방=포스트 아포칼립스 도래라면 말입니다🙄
1) 어 이건 상상이 잘 안 됩니다..😶 아침으로 뭐 먹었으려나요? 아직 저녁 시간은 아닐 거 같은데.. 점심은 먹은 뒤일지 아닐지도 잘 모르겠습니다😅a 물왕님이 변신한 시점이 오전일까요, 오후일까요 ㅇ>-<..
2) "상대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나 상대와 친한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제 선에서 할 수 없는 일은 못 한다고 얘기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거절하면 상대와 서먹해질 수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로 무리하지 않는 편이 관계 유지에 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3)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 만들 줄 아는 게 없다시피 합니다. 그나마 파베 초콜릿은 만들 수 있군요.."
뇌절 예감이 들지만 블랑님한테 또 질문 던져 보겠습니다 (잉여하게 오만 이름 다 넣으면서 추린 질문..😬) 1. 「소원을 포기하는 걸로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면?」 2. 「순수한 호의가 명백한 적의와 악의로 돌아온다면?」 3. 「자신이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괴롭혔다는걸 알게 된다면?」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는건 본인뿐이라는 이야기는 못하는 그녀였다. 불의 정령왕인 샐리스트는 원래 아이들은 강하게 커야하는 법이라며 딱히 사안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바람의 정령왕인 실피드는 아예 모든것을 등한시 하고 놀러다니기 바빴으며, 노아스는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너무 고령이라 많은 것을 짊어지기 힘든 나이가 되었다. 자신이 직접 나선다는 방법도 있지만....
-"그리고 우리도.... 어쩌면 용들과 같은 상황인 셈이지...."
이게 핵심이었다. 용들조차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정령왕, 강자였던 그들이기에 그들이 함부로 힘을 휘두른다면 그만큼의 형벌이 부과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형벌의 주체가 정령계의 정신이건, 아니면 이 현계를 관리하는 에티스가 되었건 간에 말이다. 그렇기에 함부로 힘을 휘두를수도 없었기에 그녀도 속으로 많은 것을 삭힐 뿐이었다. 게다가 계약이지 않은가. 계약을 따른 시점부터는 그들을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저 다친 아이들을 최대한 보듬어주고 울지 않게 위로해주는 수밖에. 게다가 레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정령들은 오직 마나로만 자신의 배를 채우고 기력을 회복하기에 그들의 힘은 자연 그자체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인간들은 아니었다. 어쩌면 비효율적인 생체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화가 나던 것도 조금씩 가라 앉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가끔씩 울면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바라본다면, 마음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 어?"
갑작스러운 레아의 한마디에 한방 얻어맞은 듯 스턴에 빠진 그녀였다. 이게 아닌데? 라는 표정이 역력히 들어난다. 강제로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만큼 레아에게는 언니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 것인지 정말로 이게 무슨 표정인지 애매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누가 그녀를 얼음의 여왕, 신이 빚은 산물이라고 하였던가. 지금 이 모습을 본다면 아마 그 평가가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겐 약속은 약속, 말을 내뱉은 이상 지키는게 맞는거지 않던가. 그녀는 애써 웃으면서 안타까움─대체 왜!─한껏 일그러진 미소를 지어보이며 애써 입을 열었다.
-"그, 그으으..... 렇게 하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한껏 드러난 것일까, 운디네와 실프가 어느새 그녀의 곁에 다가와 어깨를 토닥여줬고, 그녀는 애써 미소를 머금은채 마저 레아의 말에 답변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까도 말했다 시피 뾰족한 수는 없어. 일단은 정령들도 최대한 부름에 응하지는 말라고는 하지만, 그게 어디 쉬워야 말이지....."
조금은 충격에서 겨우 벗어난 것일까, 하지만 여전히 아까운 듯한 미소를 머금은채 답변을 던진다. 확실히 강제 계약 자체를 맺는 걸 막을수는 없다. 정령 입장에서는 불러서 가가지고 강제로 지장을 찍혀버린 상황, 그렇게 되면 일단 답은 없는 셈이 되어버리니까. 자신이 직접 나서서 그걸 일일이 무르고 다닐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것 또한 어찌보면 함부로 힘을 휘두르는 상황이니까, 그녀도 알다 시피..... 이 세계는 [인과]가 모든 것을 관장하는 세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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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 전 둘다 별로지만, 가족 한정으로는 무조건 사랑입니다. 그리고 딱히 누굴 좋아해본 적은 없는거 같네요 ㅋㅋㅋㅋㅋ
1> "오, 얼마나 구할수 있는가? 내 지금 당장 버리지! 그런 소원이 어떻게 생명보다 중하겠는가!! 당장 말해!!"
2> 처음 몇번은 봐줍니다. 진짜로 보살에 가까울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만약 최후의 선을 넘어서 그에게 다가 섰다면
"호오.... 맞서겠다는 건가요. 지금 이 저한테 말이지요. 더이상의 자비도, 손속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야 당신에게 가혹하겠지요..... 마지막 찬스를 드리겠습니다. 지금 등을 돌려 나가십시오, 그리고 더이상 제 눈에 띄지마십시오. 허나, 마지막의 선을 넘겠다면.... 다가 오십시오. 결말은..... 아실꺼라 믿습니다."
3> "죄송합니다. 저의 무의식적인 악의가 당신을 괴롭혔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진심을 다해 사죄를 드리오니, 제 사과를 받아주십시오.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뭐든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이후 그대의 눈앞에 더이상 모습을 드러낼 일도, 이유없는 악의도 없을터이니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저도!!
레아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없음을 안다면?」 2.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 중 하나를 양보한다면?」 3. 「친구가 자신에게 시시콜콜한 상담을 계속 한다면?」
1> 블랑님의 소원이.. 세계 멸망 안 오는 거 아니었나요😦? 그걸 포기하면서까지 구할 만한 목숨이 있는 겁니까😨?
2> 못 참겠을 시점에 경고하고 그 뒤에 응징한다는 의미 같군요😐
3> 답변 읽다 보니 궁금해진 게 블랑님은 자신이 선의로 한 언행이 타자에게 해롭거나 타자를 불편하게 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레아는 선의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타입이다 보니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1.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 없다는 건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0임이 확실하다는 의미입니까? 그런 경우 결과를 얻는 게 목적인 노력은 당연히 그만둡니다. 결과가 어떻든 제가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노력이라면 계속하고요."
2. "일전에 밀크티와 밥빵이라고 가정하면서 답변한 적이 있긴(>>831) 합니다만, 조금 정정하고 싶습니다. 밥빵은 누구 먹으라고 줄 음식이 아니니 밀크티를 양보한 뒤, 남은 밥빵은 버리고서 제 돈으로 밀크티를 사겠습니다. 그럼 둘 다 맛있는 음식만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3. "제겐 사소하게 느껴지는 일이라도 상대에겐 중대한 일일 수 있으니 시시콜콜함 여부를 따질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제가 상대의 얘기를 들어 줄 정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나 상대의 얘기를 기꺼이 들을 의향이 있는지를 검토해서 결정할 겁니다."
답레를 못 올리니 진단메이커에서 추린 질문이나 또 블랑님한테 던져 보겠습니다😅a
1. 「자신이 바라온 것이 눈 앞에서 파괴되어버린다면?」 2. 「의문을 품고 질문했으나 속시원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3. 「가까운 사람의 부정적인 소문을 듣게 된다면?」
저도 최근에 일할때 많이 바빠서 잡담도 힘드네요.... 템포 좀 줄이고 싶은데 흑흑.....
125 > 그만큼 조금 이기적이고도 하지요. 남 일이면 그냥 무시하는 편입니다.
1 > "생명에 중하고 가볍고의 차이가 어디있는가, 소원때문에 헛된 목숨이 희생된다면 그만큼 그 소원도 헛된 것이겠지."
1. "처음부터 시작해야겠지.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이, 뜻이 맞는 이들이 나를 도울테니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것이야..... 미련이 없느냐고?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러하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주저앉아 있으면 결국에는 모든게 정말 허사가 되어버리는 셈일세."
2. "자신만의 답을 찾아보려 하겠지. 책을 읽고, 또 여러가지 다른 견해들을 조사해보고, 결국 정답이라는 게 수학 공식마냥 정확하게 나오는 것이 아닌 이상은 나만의 답을 찾는게 맞는 것이겠지. 이전 다른 이들이 그랬고 그들이 이룬 발자취도 전부 그렇게 이루어진 것이니 말일세."
3. "믿지는 않겠으나 천천히 살펴보도록 해야겠지. 무턱대고 그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상대를 의심하는 것도 전혀 좋은 행동은 아니야. 그 시점부터 그들과 똑같아지는 셈이지, 그러니 신중하게, 당사자가 정말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실제로 그리하였다면 그때 가서 실망해도 늦지 않을 것이지, 하지만 믿는 사람으로서는 먼저 믿어주는 것,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그럼 저도 반격을 해볼까요??!
레아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요리는 감으로? 아니면 철저한 계량으로?」 2. 「연극과 영화. 선호하는 것은 어느 쪽?」 3. 「자신의 비밀일기를 쓰는 편인가?」
강제 계약을 차단할 방도가 마땅찮다니, 마음만 먹으면 인간 사회를 결딴낼 수도 있는 정령왕이? 왜? 그에 대답이라도 하듯 물의 왕은 정령왕도 용과 비슷한 처지라고 덧붙였다. 무슨 말이지? 혹시 용의 전 대표처럼 인간 사회에 개입할 경우 벌을 받는다는 의미일까? 그래서 정령왕이 하위 정령을 소환하는 정령사를 직접 제지하기는 곤란하다는 뜻? (그런데 정령왕을 누가 어떻게 벌한담? 정령왕이 '왕'인 건 정령들의 정점에 있는 존재여서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높은 존재가 있나? 설마 성서대로 주님?!)
메모 뒤에 ?를 여럿 붙일 찰나, 물의 왕이 미묘한 표정을 보였다. 웃고는 있는데 뭔가 난처한 느낌이랄까, 한탄하는 느낌이랄까? 물의 왕이 아니라 인간이래도 믿길 것 같은, 감정이 풍부해 보이는 인상에 잠시 어리둥절했으나 이어지는 대답에 의구심을 지웠다. 어째서 말을 늘이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편한 대로 존칭을 쓰라지 않는가. 표정은 엉뚱한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어도(가령 누군가의 웃음이 실소인지 즐거운 웃음인지나, 찡그림이 신체적 통증의 결과일지 무언가를 고심한다는 방증일지를 분간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거다.) 말은 명시적인 의사 표현이다. 언니라는 어색한 호칭도 쓸 생각이었는데 무난한 호칭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감사합니다."
그 사이 물 정령과 바람 정령이 물의 왕을 양옆에서 다독였다. 물의 정령은 그렇다 쳐도 바람 정령도 물의 왕에게 친근감을 드러내는구나. 바람과 물은 상극이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물의 왕은 나긋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앞서 해 줬던 설명을 보충했다. 정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기가 어려운 건 역시 정령사 쪽의 마력이 더 강해서일까? 그런 불상사를 정령왕이 직접 저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레아는 메모하던 만년필로 머리칼을 꼬았다. 인간들 사이에서 강제 계약은 (신분 차이, 빚 등으로 한쪽이 기우는 조건이 아닌 한) 보호자가 파기하는 것도 인정된다. 그런데 정령사와 정령의 강제 계약은 (정령의 보호자에 가까운) 정령왕이 파기하려 들다간 벌을 받는다?
"강제로 맺은, 불공정한 계약인데도 정령왕님들이 보호자로서 파기하는 건 금기시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정령한텐 영 불합리해 보이는데. 어쨌거나 그런 상황이라면 그에 맞춘 방도를 찾아야 할 거다. 레아는 머리칼을 만년필에 말았다가 풀기를 반복했다. 정령사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강제 계약을 저지할 방도는 없을까? 곰곰 궁리하던 중 흑룡이나 용의 대표가 시전했던 공간 이동이 뇌리를 스쳤다. 출입증으로 공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소유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마력이 가해질 경우 소유자를 즉시 정령계로 이동시키는 마도구가 있으면 강제 계약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혹시 그런 마도구가 있습니까?"
그런 마도구라면, 정령 스스로 정령사와 계약하길 원할 때, 즉 정령사의 마력이 정령의 의사에 부합할 때는 공간 이동이 시전되지 않을 테니, 정령사와의 계약이 보다 공정해지지 않을까? 정령사 중 상당수가 먹고살기 힘들어질 위험이 있지만..
먹고살기가 생존과 밀접한 화두여서일까? 이제까지는 미처 인지하지도 못했던 의문이 불쑥 또렷해졌다. 요람은 그야말로 거대한 도서관이다. 세계가 멸망할 위기에 처하더라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지성체가 이제까지 쌓아 온 지식을 집대성한 공간이다. 그러나 책은 가공할 만큼 있는 것에 비해, 생존에 필요한 식량, 물, 땔감 따위는 얼마나 구비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굉장히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특히 음식은 정령들의 먹성을 생각하면 무한정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지경이지만) 그 모든 건 흑룡이 살아 있고 세상에 아직 위기가 닥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 같아 찜찜했다. 그가 사후에는 어떻게 하겠다고 했더라?
— 남은 평생을 모두 마무리 지은뒤 차원의 틈 사이에 가둬둘까 하네, 트리거의 경우는 종의 멸절 상태 여부를 체크해서 위치 포인트를 정해둔디면 분명 연자가 와서 찾아가겠지.
(너무 까마득해서 상상은 통 안 된다만) 만약 요람이 흑룡 사후에나 다시 열린다면, 생존자들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을까? 멸망의 위기가 올 정도면 모르긴 해도 요람 밖에서 식량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큰데. 여기 있는 식량도 그 정도 세월이면 썩다 못해 흙이 되어도 몇 번은 된 뒤일 것 같고. 식량을 확보해 두지 못하면 요람이 다시 열려도 책이 생존자들의 식량으로 전락해 버리는 거 아냐? 그가 이 문제에 어떤 대책을 마련했을까? 이건 나중에 물어보는 게 좋겠다. 용은 섭식이 불필요한 탓에 미처 고려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0은 아니고, 이미 조치한 뒤래도 업무상의 질문이니 질문해서 문제가 생기진 않을 듯하다.
// 어찌어찌 현생 뚫고 올려 봅니다😅 물왕님이랑 대화 중인데 어째 블랑님한테 물을 거리만 쌓여 가는 느낌이군요ㅇ>-<..
1) 요람이 무너진 상황을 가정하고 한 답변일까요? 아무튼 블랑님은 근성왕 같습니다🙃 답레 하나만 날려도 현타 오는 게 인지상정인데(...)
2) 시원찮은 대답을 한 상대에겐 별 관심을 안 두는군요ㅎㅎ 왜 설명을 똑바로 안 하냐고 답답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ㅋ
3) 소문보다 가까운 이를 더 믿지만 뒤에서 관찰이나 조사는 한다는 의미입니까😐?
1> "요리라고 부를 만한 걸 만들 줄 아는지부터 물으시는 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파베 초콜릿 말고는 못 만듭니다. 그거만으로 가늠해도 괜찮다면.. 재료의 양을 재 가며 만드는 쪽에 가까운 듯합니다. 동기 말론 어린애도 만들 수 있는 초콜릿이랬는데 재료의 비율을 잘못 맞추면 어디 한 군데 이상은 이상해지더군요.."
2> "영화라는 게 무대 현장에 가지 않고도 배우들이 공연하는 서사를 볼 수 있는 거라고 했던가요? 어떤 방식일지 궁금합니다만 제가 접해 보지 못한 영역이니 연극을 고를 수밖에 없겠습니다."
3> "? 교환 일기가 아닌 한 일기는 혼자 보려고 쓰는 것 아닙니까? 일기를 쓰냐는 질문이라면, 네, 씁니다."
현생 빡세지기 전에 골랐던 질문 중에 또 추려 봤습니다 블랑님이 강한 용이라선지 개인적으론 1이 가장 궁금하군요😏ㅎㅎ
1. 「명백한 힘 앞에서 굴복할 길 밖에 없다고 한다면?」 2. 「약속을 한 사람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3. 「선의의 거짓말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이끄는 세계의 특성상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럴만도 하였다. 아무리 이 세계의 최강의 힘을 휘두른다는 용들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차원으로 가게 되면 그만큼 자신들의 힘을 십분 발휘하기 힘들었다. 정령왕들도 계약자의 마나를 통해서, 정령계에서 휘두르던 힘을 아주 잠시나마 휘두르는 것일 뿐이기에 완벽하기 그 힘을 구사하는 건 절대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만큼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야 말로 인과가 어떻게 뒤틀릴지 모르는 결과를 낳는다고, 오래전부터 전해진 자신 내면안의 정수가 속삭이고 있었다. 레아가 내놓은 방안에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숨을 폭 내쉰다음 그녀의 모습을 바라본다. 확실히 흑룡이 그녀를 잘 대해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타당한 것이었다. 그녀가 이렇게 많은 대안을 내주는 만큼 자신들이 몰랐던 가능성이나 여러가지를 해볼만한 방안이 나올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마저도 여러가지로 힘든 것이 현 상황이었다. 가장 문제라면.....
-"네가 말한 마도구들이, 전부 정상 작동할까? 최소한 네가 가진 출입증 정도는 되어야 불안정한 정령계의 마나를 견딜거 같은데."
실제로 그럴 수도 있었다. 정령계는 이곳과 다르게 마나가 매우 불안정하다. 정령들이 지내면서 각자가 내는 기운에 대기가 불안정하고 날씨가 자주 뒤바뀔 정도로 마나가 불안정함은 물론, 각 권역의 경계에선 이상현상마저 발생할 정도였다. 아예 답이 없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아직까지 아무도 모르는 사항이었으니 해볼만한 가치는 있을지도 몰랐다. 물론 아직 엘라임은, 이 세계의 마도구가 가격이 얼마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아마 화폐란게 어떤 것인지도 모를수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 엘라임은 이 대화가 너무 즐거웠다. 아니 정확하게는 의외로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들어주는 이는 오랫만일지도 몰랐다. 거리게 자신의 의견까지 확실히 피력하고 있는 모습은 그녀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녀가 다시 홍차를 한모금 들이키면서 살포시 미소를 머금고는 노력하겸서 여러가지를 기록해나가는 레아를 향해 손을 뻗어 가볍게 쓰다듬어주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도 이곳까지 온 보람이 있네. 여러가지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어느날 흑룡이 물었다. 인력을 믿느냐고, 생명과 생명이 서로 마나는데에는 인력의 이끌림 같은 것이 있다고 말이다. 그때는 그게 무슨 헛소리냐고 치부해버리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무슨 뜻인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자신도 이 눈앞의 여인에게 인력을 느끼고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모르니까.
-"그래서, 혹시 계약 관련된거 말고 궁금한 게 있을까?"
//그렇게 블랑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게 뭔 상황이지 하고 두통을 느꼈다 카더라(....)
3) 그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본인 입으로 말해줄 때까지 기다린다가 정답에 가까울거 같아요!!
1. "그자가 정말로 올바른 [백]이라면 기꺼이 따를수 있겠지. 허나 그것이 정말로 올바른 길이 아니라면 나는 마땅히, 목숨을 걸고, 다시금 싸울 각오를 가질 것이다. 설령 그 결말이 진짜 죽음일지라도 말이지."
2. "일단은 최소 30분 정도는 기다려 보겠지. 그리고 만약에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한번쯤은 기별을 넣어두거나 연락할 수단을 남겨두고 자리를 비우겠지. 주변에 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야."
3. "거짓말은 맞지. 허나 그것이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면 최소한의 정상참작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만...."
자, 자 그럼 저도 한발 장전!!
1. 「처음 와보는 곳에서 길을 잃어버린다면?」 2. 「타인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다는 것을 안다면?」 3. 「우연히 만난 옛날 지인이 자신을 못 알아본다면?」
아직은 대빵님 레어 청소가 한창이겠지요? 😌ㅎㅎ 근데 대청소해 봤자 얼마 못 가 도로 아미타불일 거 같지 말입니다ㅎㅎ 얼마 만에 원상 복구(?) 될지..😬
3) 상대가 말 안 하면 그냥 안 들은 셈 친다는 겁니까😮?
1. 상대의 신념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닌 한 죽으면 죽었지😬 굽히지는 않는다는 의미일까요? 백절불요(百折不撓)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2. 생각해 보니 용은 전음으로 실시간 연락이 가능해서 자리를 비워도 괜찮겠습니다 ㅎㅎ 30분 정도 기다린다면 상대가 용은 아닐 듯하군요 용에게 30분은 너무 짧아서 30분 정도 빠르든 늦든 정시 도착과 큰 차이 없을 것 같습니다😅
3. 선의의 거짓말을 블랑님이 할 수도 있고, 상대가 했다는 걸 알게 되더라도 용인할 거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1> "길눈이 어두운 편이라 처음 가는 곳에선 종종 겪는 일입니다.. 일단 마차도 오가는 큰길 쪽으로 나가는 걸 최우선으로 합니다. 큰길로 가야 길 찾기가 그나마 덜 힘들더군요. 그런 다음에 목적지가 어느 방향인지 행인에게 묻기를 반복합니다. 헷갈릴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길 바라야 하는 셈입니다."
2> "상대의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완화하려면, 제 잘못을 사과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지 밝히는 게 최선이겠습니다만.. 정작 블랑님께는 그러질 못했습니다. 사별 문제만은 상기시키지 않았어야 했는데.. 몰랐던 게 아닌데... 너무 사적인 영역을 침범해 버려서 당혹스럽고 한심하고 그렇습니다. 사과드리기엔 늦어 버린 감이 있습니다만.. 또 다시 그런 짓을 하지는 않도록 블랑님이 불편해하시는 화제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앞으로 쓸데없는 말을 꺼내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쓸 생각입니다. 그러고도 제대로 시정하지 못한다면.. 저 자신이 그 정도로 형편 없지는 않길 바랍니다만... 사직하고 다시는 마주치지 않게끔 피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3> "어떤 계기로 지인이 되었는지나 함께 겪은 경험 같은 걸 언급해 보지 싶습니다. 그래서 기억하면 인사를 나눌 수 있겠지만, 기억하지 못한다면.. 더 상기시키려고 해 봤자 저는 저대로 실망하고 상대는 상대대로 곤란하겠거니와 제가 진짜 착각한 것일지도 모르니,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다고 말하고 지나갈 것 같습니다."
꿩 대신 닭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진단메이커나 또 블랑님한테 던져 보겠습니다🙃
1. 「여행을 떠난다면 유명한 관광지로? 아니면 한적한 곳으로?」 2. 「주변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자신에게 의존한다면?」 3.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없음을 안다면?」
오늘 답레가 어려우시다 하셨으니 제가 오늘은 자기전에 답레가 없으시다면 한번 저쪽 상황을 스리슬쩍 보여드리겠습니다!!
3) 답을 했지만 두루뭉술하게 답변을 했다는 건 본인의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니 여러가지를 통해서 최대한 초점을 맞출수 있는 답안을 찾아본다는 것입니다!! 그 두루뭉술한 답변을 포함해 여러가지를 통해 유추해낸다는 것이죠!!
1. 맞습니다! 제가 아는 블랑은 그래요!! 그렇기에 어찌보면 너무 완벽을 추구한다는 뜻이 그런 뜻이기도 한거에요!!
3. 이것도 정답!! 물론 살면서 거짓말을 하는게 손에 꼽지만, 아마.... 레아에겐 딱 한번 거짓말을 하게 될껍니다. 딱 한번만요.
1. "한적한 곳을 떠나겠네,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관광지도 정말 좋은 선택지가 되겠으나, 만에 하나 발걸음 닿고 닿는데로 가다보면 어느순간 나만이 아는 아주 좋은 장소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지 않은가?"
2. "물론 손이 닿는 곳까지는 최대한 도움을 주겠네만 그 이상으로 계속 원하게 된다면 그 끈을 끊게 되지도 모르지.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서 걸어가지만, 너무 큰 의존은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니까. 그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절대 좋은 것이 아니야."
3. "그럼에도 노력을 할 것이야. 나는 분명 실패할 것임을 알겠지만 내가 실패함으로서 다른 이들은 그 길을 걸어나가며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될테지. 미래는 이어진 각자가 만든것이네. 나도, 그대들도 모두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들이야. 당연히 막힐 수 있지. 허나, 그렇기에 서로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분명 그 앞에 있는 것을 하나의 생명으로서 가진 가능성을 믿게 되는 것이겠지."
어떻게 완전히 반대인 대답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럼 저도 한번!!
레아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2.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풍경이 갑작스레 변한다면 반응은?」 3. 「자신이 악역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알게 된다면?」
무언가 녹아내리는 소리와 함께 점점 벽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느새인가 동병상련의 처지라는걸 알게된 엘더 히드라(Elder Hydra) 한 마리와 검은색 투성이에 하얀색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남성의 모습, 엘더 히드라가 중화된 산성액을 뿌리자 어느새 남자가 물을 뿌린 벽에서 때가 녹아 내려 구정물이 되어 바닥을 타고 흐른다. 도대체 얼마나 청소를 안했으면 이러한 지경까지 올 수 있는 걸까? 남자, 아니 흑룡은 마스크를 쓴 상태로도 확연히 상황 파악이 된 듯 구정물을 전부 닦아내기 시작한다. 마법을 쓰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어째선지 몰라도 이 때가 제대로 된 때가 아니라 그런지 몰라도 마나 코팅이 된것 마냥 벗겨지질 않고 있었다. 즉 이 때는 로드의 마나를 머금어서 단단히 지층마냥 쌓아올려진 때의 벽이라는 뜻이었다. 아까 자신을 침입자인줄 알고 엉겨붙어오길래 후드려 팬 블랑은 그 히드라가 생각보다 많이 영리했고, 자신의 리빙아머들 마냥 이곳의 파수꾼 겸 집사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는 걸 알수 있었다. 덕분에 레어 청소가 한결 편해진 것도 사실이었고 말이다.
"덕분에 편하게 청소하는구나. 아까전엔 미안했다." -큐르르르~
별거 아니라는 듯 엘더 히드라의 가운뎃 머리가 기분좋은 그르렁거림을 내뱉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머지 8개의 머리는 열심히 벽면과 구정물들을 닦아내고 있었고, 블랑도 그 보조에 맞춰 걸레질을 해대며 주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로드가 더러운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까지 막장일 줄은 몰랐다는 것일까. 그마저도 정돈 자체는 말끔히 잘 되있는 걸 보니 새삼 이 히드라의 노고가 엄청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병상련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자니, 별거 아니라는 듯 히드라의 눈꼬리가 완만해진다.
"오오오! 우리집 벽색깔이 이랬구나!!"
갑작스러운 경박한 말에 그가 인상을 확 찡그린다. 아가 주먹 한방으로 기절 시켜놨더니 그새 일어나서 훼방을 놓으려 한다. 그가 최대한 표정관리─그래도 흉신악살의 그것은 그대로였다.─을 하며 천천히 로드를 바라본다. 지금만큼은 이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채 그는 이를 갈아붙이며 입을 열었다.
그와 동시에 블랑의 주먹이 그대로 로드의 정수리에 꽂힌다. 로드가 반응할 새도 없는 일격에 로드는 자기 머리통 만한 혹을 정수리에 남긴채 기절하였고, 그를 물끄러미 보던 엘더 히드라가 그를 아까 청소를 끝냈던 개인 방에다가, 발을 가볍게 물어든뒤 그대로 원심력을 담아 방안으로 집어 던져버린다. 잠시간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나이스 골인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던 블랑은 잘했다는 듯 엘더히드라에게 고기를 한덩어리 집어던졌고, 순식간에 상황 정리가 끝나자마자 가벼운 간식타임을 가지던 그들은 이내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진 청소지옥을 바라보며 다시금 걸레를 움직일 뿐이었다.
금지되었다는 거구나. 불가해하다. 어째서 정령의 계약은 그렇게 불공정한 걸까? 물론 공정이라는 게 자연 법칙이 아니라, 인간처럼 사회를 이루는 지성체가 설정한 개념에 불과하다는 건 알지만.. 대홍수를 일으키거나 대화재를 잠재우기도 한다는 물의 화신이, 정작 휘하 정령들이 맺은 계약을 파기하지는 못한다는 건 영 아이러니하다.
"왕이셔도 개별 정령의 의사를 묵살하는 건 금지되어서입니까? 아니면 정령계 밖에서 힘을 쓰는 게 이유 불문 금지된 겁니까?"
내가 뱉었지만 우스운 소리다. 전자라면 정령이 강제로 부려먹히는 사태까지 제지하지 못하는 게 이상하고, 후자라면 물의 왕이 홍수를 일으키고 화재를 진압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게 이상하다. 그래서 모르겠다. 언젠가 주님은 인류도 다른 지성체도 모두 사랑하지만 당신을 믿지 않는 개체는 벌한다는 설교를 들었을 때만큼이나 이해가 안 된다. 아무래도 논리나 사필귀정이라는 믿음 따위의 인간적인 사고방식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영역인 듯하다. 어쩌면 물의 왕이 지금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푹 내쉬는 건 (인간적인 사고방식에 익숙지 않다 보니) 나 같은 발상이 황당해서일지도?
그러나 이어지는 대답은 예상보다 진지했다, 기성품을 염두에 뒀을 줄은 몰랐지만. 레아는 메모해 나가던 손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좀 더 조리 있게 말해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전 마도구에 대해 거의 모릅니다. 직접 써 본 것도 이 출입증이 처음이고요. 이게 블랑님이 만드신 거고 이걸로 공간 이동도 가능하다 보니, 정령왕님들 역시 공간 이동 기능이 있는 마도구를 만드실 수 있거나 이미 만드셨지 않을까 싶어 여쭌 겁니다."
말하다 보니 민망해졌다. 이건 멋모르고 지껄였다는 자백이잖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한숨을 푸 내쉬었다. 좋게는 안 보이겠네.
하기야 그런 마도구가 없는 게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상당수 정령사가 직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닐 테니까. 그들은 정령과의 동등한 교류보다 정령의 활용도부터 고려하는 게 당연한 환경에서 지냈고, 배운 대로 하는 것뿐일 거다. 그런데 그 이유로 직업을 잃게 된다면 얼마나 막막하겠는가. 더구나 그들에게 부양 가족이라도 있으면 가족의 생계까지 다 막힌다. 당사자야 잘못된 방법을 택했다고 책임을 물을 소지라도 있지, 가족은 무슨 죄인가. 물론 적절한 소환 방법을 익히면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 거고, 아니더라도 마법 능력이 있는 이상 전업을 도모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까지의 고초가 무시해도 되는 수준은 아닐 거다. 정령이 강제 계약에 동원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선의로 마도구를 만들었다간, 정령사 상당수와 그 가족에게 고통을 안기게 된다. 선의가 화(禍)를 불러오는 셈이다. 이래서 선의에 매몰되어선 안 되는 거구나. 직접 겪어 보니 간담이 서늘하다.
그런 후회가 무색하게 머리를 어루만지는 손길이 느껴졌다. 물에 흠뻑 젖은 듯한 감촉. 그런데도 닿은 자리는 만져 보니 보송하기만 하다. 레아는 물의 왕에게 대꾸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일부러 찾아온 보람이 있다고 할 만큼 대화가 만족스러웠다니 다행이지만, 그와 별개로 앞서 지껄였던 얘기는 부끄러웠던 탓이다. 주제넘은 짓 말고 이제까지 메모한 내용을 알리는 걸로 만족해야지. 그런 다짐과 함께 만년필을 쥐는데 다른 궁금한 게 없냐는 물음이 들렸다. 물어도 된다면야 궁금한 건 많았기에, 하나하나 주워섬기기 시작했다.
"성서(聖書)에 따르면 정령왕님들이 주님의 명을 받드는 천사라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혹시 주님도 만나 보셨는지요? 또 아까 잠깐 보이셨던 물 같은 모습이 본연의 외형입니까? 그러면 지금처럼 꾸미신 이유가 따로 있으십니까? 그리고 정령계의 정점에 정령왕님들이 계시면..정령마다 신분이 정해져 있습니까? 인간들의 왕족처럼, 왕이 될 수 있는 혈통이 따로 있는 식으로요? 또.. 정령님들이 이리로 나오실 수 있는 거처럼 이 세계의 지성체들이 정령계로 갈 수도 있습니까?"
정말로 인터뷰 같다. 순전히 개인적인 흥미로 꺼낸 질문이지만, 그래도 잘 적어 두면 정령 소환과 관련된 내용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보탬은 되겠지. 그런 기대감으로 만년필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 잇다 보니 레아가 >>852에서 생각했던 내용으로 셀프디스를 하게 됐군요😓ㅎㅎ 이래서 레아는 의심, 한계, 현재에 주목하는 소시민적인 캐일 수밖에 없나 봅니다😌
청소 요정 블랑님ㅋ 늘상 진지진지 열매 먹는 레아랑 있을 때는 못 볼 면모 같습니다😅a 그런데 저렇게까지 대청소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블랑님이랑 히드라가 애쓰는 것과 달리 집 주인인 대빵님은 청소의 필요성을 전혀 안 느끼는 듯해서 궁금합니다🙄
3) 상대가 얘기할 때까지 기다리는 한편 상대의 평소 언행을 바탕으로 추리한다는 의미인가 보군요🤔
1. 역시나 블랑님은 이상을 안고 폭사하는 타입..😬ㅎㄷㄷ 그런데 블랑님이 [백]이라고 언급한 건 정확히 뭔가요?
3. 음? 딱 한 번이군요😶 >>587에서 지도에 거짓 정보를 담았으니 앞으론 참말만 하는 겁니까😮? 이전 건 제외하고 앞으로 한 번이라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한테 몸 내줄 때 별거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거나요🤔?
1> 유명한 관광지는 북적거리긴 해도 실망할 확률이 비교적 낮은데.. 블랑님은 안전빵보단 모험을 선호하는 타입 같습니다😏ㅋ
2> 차단한다면 대개는 본인이 힘들어서일 것 같은데, 차단 동기가 상대의 성장을 방해해서라니 신기하군요😗a
3> 완전히 반대는 아닌 듯합니다😓ㅎ 레아도 자기가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한다고 느낄 때는 결과가 어떻든 계속할 거라고 했으니 말입니다🙂ㅋ(>>678에서 연구가 길게 봐서는 부질없다는 지적을 받더라도 자기가 지금 연구를 하고 싶다는 건 마찬가지라고 대꾸할 거라기도 했었고요😳a)
1] "누가 들을까 겁나는 질문이군요.. 이런 화제는 함부로 입에 담았다간 불신자(不信者)로 몰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할 무렵부터 주님이 모두를 살펴 주신다는 얘길 들어 왔는데 어떻게 안 믿겠습니까? 의심할 여지라곤 없는 존재 증명 방법이나 증거가 발견되면 더 좋겠지만요."
2] "산 리노가 갑자기 변한다면요? 어떻게 변했냐에 따라 다르지 않겠습니까? 열대 우림이나 어촌이나 대도시 같은 데로 변했다면 눈을 의심하긴 해도 차츰 받아들이겠지만, 폐허나 사막 같은 데로 변했다면 낙담해서 어쩔 줄 모를 것 같습니다."
3] "속상하겠지요. 그래도 그건 제 사정이고, 뭔가 원인이 있을 테니 그 원인을 알아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납득 가능한 원인이라면 가능한 한 개선하도록 노력할 거고, 납득이 안 되는 원인이라면 어쩌겠습니까? 악역 소리 듣고 살아야지요.."
아 참! 진단메이커랑 별개로 궁금한 게 있습니다😶 (진즉부터 여쭤봐야지 생각은 했는데 답레나 잡담 쓰다 보면 번번이 까먹더라고요ㅇ>-<.. ) >>39에서 드래곤하트에 용의 기억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셨는데, 출입증에 블랑님의 심장 조각이 들어 있으면 블랑님의 기억 일부를 출입증으로 확인하는 것도 이론상으론 가능한 겁니까😦?
보통은 그래도 사람이 오면 청소를 해두는게 일상이고 손님맞이니까요..... 그리고 어..... 간단하게 말하자면 히드라가 접근 못시키게 했던것도 레어가 딱 로드가 인간체형으로 누워 잘 공간 + 히드라가 있는 공간을 제외하고 전부 쓰레기 더미였습니다(..........)
1. 여러가지 있겠지만,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특히 약자를 이용하거나 죽이면서 자기는 비겁하게 어떤 대가도 치루지 않는, 즉 다른 존재의 의지를 완전히 부정하는 극한의 이기주의가 대표적인 [흑]이며 미래에 절망만이 가득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육신이 서서히 말라가더라도, 희망을 향해 나아가며, 마음만큼은 점점 살아서 숨쉬기 시작하는, 그런 굴하지 않는 정신을 [백]으로 보고 있습니다!!
3. 노오오오오오오 코멘트!!
1> 이건 레아는 이미 겪은 상황이니, 진짜 제대로 무례를 저지른 상대를 본다 가정하고 적겠습니다!!
"하하핫!! 지금 그것이 자네의 용기인지, 객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름의 용기를 담았으니 내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지 않을수는 없겠군. 허나 정말로 그게 감당할 행동인지 아닌지는.... 조만간 확인해야겠지."
2> "뭐 자네가 그리한다면 부정은 하지 않겠네. 믿음으로서 안식을 찾고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면 내 일부러 부정은 하지 않겠네만, 다만 너무 심취는 하지 말게. 너무 심취한 나머지 그것이 자네를 구렁텅이로 빠트린다면 그때는 나 또한 방법이 없을테니 말일세. 알겠는가?"
3> "난 항상 내가 틀렸다는 전제를 깔고 가지. 물론 내 사상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지만, 내 가치관이 항상 옳은것은 아니지 않은가. 서로가 서로에게 고칠점이 있고 잘못된 부분을 서로 거울을 비추듯 살펴본다면 좀더 완벽에 다가설수 있겠지. 이것으로 답변이 되었는가?"
어..... 차후 스포일러이긴 한데..... 어차피 가까운 시일에 스타트 할 예정이니 말씀드릴께요. 레아가 1천년전 사건 기록부를 보는 순간 블랑의 드래곤 하트가 반응해서 아주 짐깐 기억의 편린을 보여줄껍니다..... 거기서부터 시작될껍니다 넵!
대빵님이라면 집 청소를 하느니 야외에서 손님맞이하는 걸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어서 여쭤봤습니다😓ㅎㅎ
1. [흑]과 [백]을 대립하는 양극단으로 설정하신 것 같군요😶 블랑님이 흑룡인데도 이름에 블랑이 들어가고 대개 블랑으로 불리는 게 혹시 [백]에 속한 캐를 의도하셔서입니까? (말씀대로면 레아는 둘 다 아닌, 회색분자 같습니다😌a) 그와 별개로 누아르 영화 주인공들이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도 잘 살아 보겠다는 희망이나 어떤 낭만 비스무리한 걸 품고 악착같이 버틴다는 점에선 [백]이고, 종종 약자를 해치기도 한다는 점에선 [흑]이라는 양쪽에 다 속한다는 생각이 들어 버렸지 말입니다😅ㅋㅋ
3. 어 반응하시는 게 둘 중 하나일 거 같은데요😗?
1> 레아가 했던 발언은 진짜 무례는 아니었다고 봐 주시는 거군요 다행입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질문이면 진짜 무례한 소리에 해당할까요?
2> 이건 은근히 의외로군요😮 미신으로 간주할 수 있는 신앙은 없다는 입장일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는데 말입니다
3> 얼른 이해하기는 어려운 답변입니다😓 편해지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일까요?
그런 프롤로그였군요😦 솔직히 전 기대하고 있는 파트입니다만 레아는 그게 환각이 아니라 블랑님의 기억인 걸 알게 되면 프라이버시 침해해 버렸다는 자괴감 제법 느낄 거 같습니다😅;;; 타자에게 알려도 무방한 기억인지 알리고 싶지 않은 기억인지 모르(고 아마 후자일 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테)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그 파트는 제가 선레를 작성하는 편이 무난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씀대로면 대충 블랑님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 몽타주 보는 시점에서 끊으면 되려나요🤔?
1) "중요한 일이든 아니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 일을 해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얼마나 오랜 시일이 소요되는지, 무슨 자원이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할 것 같습니다."
2) "오래 전이면 유년기나 학창 시절에 어울렸다가 헤어진 친구 정도를 꼽을 수 있겠군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면 반가울 테니 인사부터 하지 않겠습니까? 상대도 저를 기억한다면 지난 얘기 해 가며 안부를 물을 거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한 번은 추억을 상기시켜 보겠지만 그래도 기억 못 하면 그냥 지나쳐야겠지요"
3)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가령 짐을 들어 주던 상황이면 그 짐을 상대 옆에 두고 내려도 무방할 것 같으니 내릴 겁니다. 반면에 누군가가 다쳤거나 아픈 상황이면 바로 내리지는 못할 듯합니다.."
진단메이커는 근데 뭐 이렇게 많답니까😅? 그래도 기왕 찾았으니 또 블랑님한테 던져 보겠습니다ㅎㅎ
3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정수에 담긴 기록을 읽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인 그녀였다. 노아스에게 물어보면 알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나이가 들은 그는 항상 잠만 자기 일쑤였고, 대다수는 그의 후임인 정령들이 스스로 나서서 그의 역할을 대행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도 완전한 것은 아닌 듯 항상 어딘가 모자르기 그지 없었고, 요즘은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인지 노아스의 얼굴 보는 것 자체가 많이 힘든 시점이었다. 그래도 자신이 막 정령왕이 되었을때는 나름 많은 것을 가르쳐 주던 이였는데..... 지금은 병약하게 저렇게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세월이 정말 흐르고 있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그와 동시에 레아의 답변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그녀는, 지금 그녀의 손에 들린 물건이 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의 손에 들려진 것은 다름아닌 그의 심장 파편을 가공해서 만든 마도구였다. 거기에 처음 쓰는 물건이 저정도의 고급지다 못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라니... 게다가 공간을 접는다고? 설마 그는 자신의 힘을 일부나마 녹여내어 저 출입증에 담았다는 것인가? 아마 인간계에 저러한 물건이 존재함을 안다면 당장에 피바람이 몰아친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이리라. 이것만큼은 최대한 비밀로 해주자고 결심이 든 것인지, 그녀는 가볍게 숨을 고른뒤 재차 말을 이어나갔다.
-"마도구 제작은 절대 쉬운 것이 아니란다. 물론 우리도 가벼운 장신구 정도는 만들 수 있겠지만, 네가 섬기는 흑룡, 블랑누아르와는 다르단다. 그는 정말 많은 것에 통달한 존재지. 용답지 않게 탐구심도 강하고 학구열도 높아, 그렇기에 가능한 행위란다. 당장 그가 가볍게 마도구로 장사를 한다 해도, 아마 문전성시를 이루지 않을까?"
자신이 정령을 통해 본 흑룡은 그런 존재였다. 때로는 괴로움에 흔들리곤 하였지만 그 괴로움마저 극복하고 자신의 것으로 삼아 많은 것을 이룩해내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되 욕심을 내지 않고 차근차근히, 용답지 않게 부지런하게 나아가는 자, 오히려 그렇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철저히 활용하고자 하는 자, 그렇게 그는 이 요람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미래를 안배할 것이다. 아마 자신보다 더 긴 세월을 살아가면서 말이다. 문득 이 눈앞에 있는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전엔 무엇이 그리 부끄러웠는지 몰라도 지금은 다시 학구열에 눈이 불타고 있었다. 마치 그 모습을 보자니 그녀의 고용주인 흑룡이 떠올랐다. 아마 흑룡도 저 눈을 보고 자신을 투영해서 그녀를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랬다. 그녀는 지금 빛나고 있었다. 그 본인은 모르겠지만, 지금 그 순수한 빛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미래라는 이름의 가능성을 밝혀 나가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질문의 내용은 별개였다.
-"..... 음, 일단 나는 너희가 주님이라고 부르는 에티스와는 관계 없고, 그 비둘기들이랑도 따지자면 친척조차 아니야....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블랑에게 직접 물어봐."
뒷 말을 아무도 듣지 못하게 삼켜버린 엘라임이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인간의 형상을 취하는 것은 그나마 이게 제일 활동하기 편한 모습이라서라고 해둘까. 왜 요즘 많은 것은 인간을 비롯해 인간과 유사한 이종족을 기준으로 맞췄잖니? 그래서 우리도 최대한 상대방의 거부감을 지우기 위해 이런 형상을 취한거야. 실질적으로 정해진 형상이 없는 것 처럼 말이지. 왜 물이나 불, 바람 같은게 일일히 형상을 가진다면 조금 그렇지 않니?"
이윽고 계속 질문에 답을 이어나갔다. 정령마다 신분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키워낸 그릇에 따라 최대 상급까지 성장해내며, 가끔씩 영혼의 그릇에 걸맞게 태어난 존재들은 최상급이 되거나, 자신안의 정수를 완벽히 받아낼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가 다음대 정령왕이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정령왕들은 순환하고 다시 새로운 육체와 정신으로서 이면에서 이 세계의 환경을 통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질문에 대한 마지막 답변, 가능은 해. 하지만 추천은 못해. 나나 블랑 같은 보호자가 있으면 모를까, 정령계는 날씨도 일정치 않고, 그 권역에 따른 특색이 강해서 인간들이 편히 있거나 휴식을 취할 만한 공간이 없어. 게다가 계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마나로 이루어진 정령들과 달리 너희는 육신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압력을 버틸 수 있을지 몰라."
>>878 꼭두새벽부터 쓰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피곤하셔서 어쩝니까😖;; 오늘은 답레 쓰기 어려울 것 같은지라 소감이나마 꼼꼼히 남겨 보겠습니다ㅇ>-<
1] 아이고.. 흙왕님은 오늘내일 하시는군요😞 정수를 전하기만 하면 젊은 정령왕이라도 괜찮을 거 같은데.. 물려받을 만한 정령이 아직 없는 겁니까😢?
2] 전음 관련 기능이 레아의 연구를 하드캐리해 주고 공간 접기가 텔레포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건 알고도 남습니다만.. 그 두 가지 기능을 가진 마도구가 쟁탈전을 일으킬 만큼 엄청난 물건인 겁니까😨? 파편이긴 해도 드래곤하트가 들어가서일까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데 레아 너 뭘 쥔 거냐..🥶;;; )
3] 요람은 정령 CCTV로 인해 오랫동안 많은 게 노출됐었군요(...) 블랑님은 저거 알고 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a
4] 저는 레아랑 블랑님이 대조적인 캐라고 생각했는데ㅎㅎ 물왕님 서술 보면 둘을 닮았다고 판단한 느낌이라 의외입니다😮 호기심이 많다는 점에 주목한 걸까요😶?
>>879 아니 초대를 하질 말든가 초대를 했으면 치우든가 치우기 귀찮으면 나가든가 해야죠.. 셋 다 마다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대빵님😅;;;;; (기분 전환 시킬 겸 데려갔다더니 신박한 기분 전환 방법입니다..😓)
혼돈 선이 D&D에 나오는 그거 맞습니까? 제가 D&D는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나무위키만 봤는데 협객, 의적, 혁명가로 나뉘는 게 >>713에서 말씀하신 반골 기질이랑 비슷한 부분이 제법 보이더군요🙃 하긴 여기 나오는 질서 선이나 중립 선 성향이면 암흑가에서 유희할 생각은 안 했을 거 같습니다ㅎㅎ 그럼 블랑누아르라는 이름은 (내적으로는 >>734에서 어머니가 홀린 듯 지었다고 하셨습니다만ㅋ) 메타적으론 [백]과 [흑]이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까? (본 김에 레아는 뭐일까 봤더니 중립 성향에 딱 소시민 유형이 나와서 좀 웃었습니다😁;;; 완전 소시민이라기엔 옳음에 대한 고민이나 지향하는 윤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니라 애매합니다만..)
몽타주는 사망자들일 텐데 즐거웠던 순간순간이 떠오른다면 더 짠하겠군요🥺 몽타주상의 내용까지는 >>354-355 참고해서 어떻게 해 보겠는데 회상씬까지는 (외모 묘사를 떠나서) 자신이 없지 말입니다😅;;; (그런데 블랑님까지 합쳐도 총 6명에 그중 여캐는 1명인데, 어째서 여자 2명..? 구경하는(?) 레아까지 포함하신 겁니까🙄?)
1) 계획성은 해야 하는 일 한정이지 싶습니다😓;;;
2) 인생은 실전이라.. 대답은 저래 해도 막상 닥치면 못 그럴 가능성도 있지요🙄a
1. 가수 이름 때문에 팝송인가 했는데 가사에 일본어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1천 년 전을 생각하면서 들으니 엄청 바쁘게 달려가는 가운데 좀 서글픈? 쓸쓸한? 느낌이 있지 말입니다..😐
2. 블랑님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게 뭐일지 궁금해서 고른 질문인데 답변을 봐도 감은 안 오는군요😓a 한줄기 평화가 어디의 평화일지 잘 모르겠어서요ㅎㅎ
3. 아이고야;; 폭탄을 던져 버린 기분입니다😬 저야 읽을거리 생기면 좋습니다만 무리는 하지 마시길..!!
1> "악마는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계약자의 영혼을 취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지성체의 영혼이란 게 악마에게 어떤 쓸모가 있을지 잘 모르겠군요. 하루 세 번 밀크티를 받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 "모든 생명의 마지막은 사망 아닙니까? 상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아마 홀로 죽을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어느 죽음이든 각자 맞는 것이지, 타자와 함께할 수 있는 감각은 아닐 테니까요. 어쨌든 사고사나 타살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가급적 고통이 적길 바랍니다. 이제까지의 삶에 대한 만족과 제 연구가 학계에 보탬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간직할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호사스러운 죽음은 어지간히 운이 좋지 않은 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영능력자라는 게 죽은 이의 영혼과 접촉할 수 있는 능력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정령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전자라면 살인 사건이나 사망 사고 피해자의 영혼과 접촉해서 사건을 추적할 수 있을 것 같고, 후자라면 정령의 힘을 빌려 온천이나 피서지나 찜질방을 꾸리거나, 식용수나 농업 용수나 건축 자재를 조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령과 정령사의 계약을 파기할 수 없는 까닭에 대한 답은 '모른다'였다. 착잡했다. 물의 왕조차 모르는 영역이라면 정말 주님이나 아시려나? 한편으로는 이 사안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도 됐다. 정령왕이 제지하지 못한다고 적자니 강제 계약을 더 부추기게 될 위험이 있고, 안 적자니 취재한 내용을 임의로 누락하는 셈이라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다. 만년필로 제 이마를 누른 끝에, 레아는 추가로 메모했다. '정령사와 정령 간 계약이 정령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정령왕 역시 알고 있다.'라고. 알고도 대처를 못 한다고 해석할지, 지켜보다가 응징할 거라고 해석할지는 읽는 이의 몫이겠지.
딴 생각을 한 탓일까. 받아 적다 만년필을 엉뚱하게 움직여 버렸다. 죽죽 긋고 마저 쓰려니 마도구 얘기가 나왔다. 물의 왕도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니, 학교 마공학품점의 물품들이 그토록 비싼 게 무리도 아니다 싶었다. 흑룡 얘기가 나왔을 땐 눈길이 절로 출입증을 향했다. 각종 문양 아래에, 처음부터 내 것이었다는 듯 새겨진 내 이름이, 속이 뜨끔해지도록 또렷하다. 물의 왕이 알려 준 대로라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물건 같은데, 내가 가지고 있어도 되는 걸까? 직원이라는 징표라지만, 직원이 될 자격이 있는지도 확신이 안 들긴 마찬가지다. (요 며칠 편지를 쓰면서 친구에게도 비슷한 얘길 했었다. 받는 거에 비해 하는 일이 너무 없다고) 거기 생각이 미치자 흑룡이 출입증을 손보면 있던 문양도 깨끗이 지워지는 게 다행이다 싶다. 여기 직원이 아니게 되면 내 이름도 바로 지워질 테니. (물론 그 전까지는 원 없이 써먹겠지만)
그렇게 한눈을 팔았다가 이어지는 설명에 화들짝 올려다보았다. 주님과 상관없다고? 그럼 성서 내용은 뭐야? (천사를 비둘기라 일컫는 것도 뜻밖이었지만, 그건 앞의 발언에 비하면 놀랄 거리도 못 된다..) 곰곰 생각해 보니 성서에 정령왕이 천사임을 명시했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어느 구절이든 '온누리를 뒤덮은 물', '만물을 휩쓰는 바람' 같은 식으로 추상적이니까. 그런 구절이 정령왕을 가리킨다는 건 신학자들의 해석일 뿐. 신학자들 헛고생했네. 헛웃음과 함께 받아 쓰다 멈칫했다. 이거 알려도 되나? 이제까지의 성서 해석을 부정하는 내용인데, 알렸다가 불신자(不信者)로 몰리면? 말총머리를 쥐어뜯듯이 움켰다가 흑룡에게 물으란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블랑님이 뭔가 알고 계실 거란 말씀이십니까? 그분도 주님을 뵌 적은 없다고 하셨습니다만.."
안 그래도 그에게 물을 게 잔뜩이긴 하지만. 그거야말로 안 까먹게 메모해 둬야겠네. 실없이 한숨을 내쉬는 사이 물의 왕은 지금 같은 외형으로 꾸민 이유를 알려 주었다. 하기야 바람은 아예 눈에 보이지 않고(바람에 날리는 사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인달 수는 있겠다만) 물이든 불이든 그때그때 모양이 다르니, 어떻게 생겼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겠다. 그래서 보는 이에게 맞춰 준 거까진 좋은데..
"조금만 덜 미형으로 꾸미셨으면 좋았겠습니다.."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물의 왕에게 반했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쳤다는 사연만 몇이던가. 내가 들은 것도 한두 개가 아니니 작정하고 헤아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들자 문득 물의 왕이 천재 화가의 그림을 봤는지 궁금해졌다. 속설에 따르면 그 화가가 자기는 문맹이라 그림으로 연서(戀書)를 대신하노라고 했다는데. 가만, 문맹? 머릿속이 싸늘해지는 듯했다. 여기가 생존자에게 개방되었을 때, 그 생존자들이 모조리 문맹이면 어떻게 되지? 흑룡이 다양한 종족을 본따 호문클루스를 만들겠다 했던 것도 아마 그런 문제를 대비하고 싶어서겠지만, 그가 실제로 호문클루스를 만든 적은 없다고 답했던 게 떠올랐다.
— [글쎄..... 사실 잘 상상이 가지 않아서 말일세....]
이거 괜찮나? 물론 그는 여러 분야에 해박하고 수명도 기니 영영 못 만들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세상이 멸망할 위기라는 게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는데.(그런 위기가 온다는 거야말로 상상이 안 가긴 한다만) 요람에 식량 따위가 훗날에도 문제없게 구비되어 있다면, 이 문제야말로 우선적으로 조치해야 하는 거 아닐까?
머릿속이 꼬이는 통에 정령 얘기를 적던 중 호문클루스라고 써 버렸다. 급해서 긋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마저 받아 썼다. (물의 왕이 설명하는 속도를 늦추어 주지 않았다면 어림도 없었을 거다.) 그렇게 다 옮겨 적고 잘못 쓴 부분까지 고치고 보니, 태생부터 한계가 생기는 건 정령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계의 지성체가 종족, 성별, 신분, 종교, 언어처럼 스스로 선택할 기회 없이 결정된 요소로 인해 여러 한계에 부딪히듯이, 정령들도 타고난 그릇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구나. 역시나 난 내면의 가능성 찾는 낭만은 못 가지겠다.
낭만에 대한 회의감은 정령계 얘기를 기록하면서 더 짙어졌다. 갈 수만 있다면 가 보고도 싶었기에(위험 요소를 듣자마자 호기심에 목숨을 거는 미친 짓은 말자고 결론 냈지만)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감상도 잠시. 이내 신경은 들은 내용을 어떻게 정리할지에 쏠렸다. 가능하다고 적자니 여러모로 너무 위험하고, 불가능하다고 적자니 가능은 하대고. 어쩐다? 궁리하다 보니 어느새 수첩에 잎부터 속까지 새까만 꽃을 그려 버렸다.(말이 좋아 꽃이지 모르고 보면 동그라미 4개를 끝자락만 겹치게 해 놓고 거멓게 칠한 수준이지만) 흠칫 만년필을 뗐다가 도로 수첩에 적기 시작했다.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는 일절 언급하지 말고 정령계로의 이동이 위험한 원인만 제시하자고. 그렇게 정리하자 좀 후련해졌다. 레아는 수첩을 덮고는 일어서서 허리를 숙였다.
3) "일단은 벌레와 학생 식당의 생선 메뉴부터 떠오르는군요. 보기 징그러워서요. 밥빵은 맛없어서 싫고.. 자꾸 식단에서 꼽고 있네요. 타자를 대할 때는 프라이버시 침해, 속된 말론 선 넘는다고 하던가요? 그리고 상대가 싫다고 밝힌 언행을 되풀이하는 것, 둘 다 제가 당하는 쪽이든 하는 쪽이든 싫습니다. 그 밖에는.. 업무나 제게 기대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고지해 주지 않는 경우를 싫어합니다. 제가 눈치 빠르고 센스도 있었다면 알아서 잘 했겠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해서 명확하게 얘기해 주지 않으면 못 알아듣습니다.."
용도 수명이 다해 가면 지금 흙왕님처럼 골골하게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전임 대빵님도 그럼 수면기 끝나고 남은 수명 절반 반납하면 골골 모드 됩니까? (절반 정도론 골골까진 안 가려나 싶기도 하군요..😐)
그 정도 템이면 레아가 쪼끔만 엇나가도 사달 나는 거 아닙니까😨? 딱 연구에만 쓸지 다른 데다 악용할지 어케 알고 그런 걸 줘 버린답니까😬 (물왕님의 계약 거절할 때 언급했듯이) 레아가 엄청난 힘을 얻고도 그 힘에 도취되지 않을 만큼 초탈하고 심지 굳은 인간은 못 되는데 말입니다..😞 물왕님 걱정처럼 엄청난 템을 다른 인간들이 탐내는 것도 문제일 것 같고요😑 그와 별개로 말씀하신 썰은 출입증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져야 할 테니 최소 레아가 전음 연구한 내용을 발표한 뒤여야겠습니다🙄 출입증만 가져가려고 했다가 (1m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돌아가게 블랑님이 세팅해 뒀으니) 레아가 안 떨어지니까(??) 레아까지 가져가는 모양새가 될 거 같군요😶a 레아밖에 못 쓰게 만들어진 거 알면 레아를 회유하거나 협박하거나 몸 바꾸는 마법이나 정신 지배 같은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겠고요🤔 (회유나 협박 정도면 시키는 대로 하는 척하고 출입증으로 귀환할 테니 이야깃거리가 엄청 나오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ㅎㅎ)
초대를 했으면 적어도 초대받은 사람이 발 디딜 틈은 만들어 놔야.. 그러기 싫으면 밖에서 만나야..;;; 하다 못해 레어 앞에서 돗자리 깔고 노가리 깠어도 됐잖습니까..😑
작정하고 싸우면 끝장을 본다는 게 블랑님에게 내재된 [흑]이라고 이해하면 됩니까😶?
Aㅏ.. 그건 유감이군요 과거에 떨어지면 나머지 사람들 분위기가 침통하겠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블랑님의 신념이 생명이 가장 존귀하다 같기도 하군요🙃 왠지 대성당을 파괴하는 것보다 조그만 새집이라도 짓는 편이 낫다는, 모 책의 등장인물 대사가 생각났습니다ㅎㅎ
3) 알잘딱깔센이 되는 사람은 말씀대로 그렇겠지요😁ㅋㅋ 대놓고 말 안 하면 못 알아먹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답답할 수 있는데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 뜻밖이군요 외형 모티브 캐가 좀 딱딱한 인상이긴 해도 시비 거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선 굵고 야성적인 느낌의 쾌남 이미지겠거니 하고 있는지라..ㅎㅎ)
2. 의욕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다는 대답으로 이해해도 될지요😮?
3. 역으로 알라투 누님한테 줘 버리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져 버렸습니다😗~ㅎ
1> "굉장히 많아서 일일이 꼽기가 오히려 어렵습니다. 일단 권력이든 뭐든 제 생사여탈을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이의 말은 거역 못 합니다. 연구소에서 배분하는 업무는 제 직업과 관련된 일이라 군소리 없이 받아야 하고요. 이런 건 좀 꿀꿀하니 그나마 마음 가벼운 쪽을 꼽아 보자면, 조카들이 뭐 해 달라고 보채는 거겠네요. 꼬꼬마들은 감히 못 거스릅니다."
2> "상상이 안 되는 가정인데요. 음.. 우선 가족과 친지들에게 살아났다고 알릴 것 같습니다. 그 뒤에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났는지 원인을 규명해 보려고 하지 않을까요?"
3> "..다른 나라에서 수학하려면 먼저 그 나라 언어부터 익혀야 할 것 같습니다. 언어는 달달 외우지 않고는 써먹기 힘드니 암기 지옥이겠군요.."
이번엔 은근 메타적인 질문도 섞어서 던져 봅니다ㅎㅎ 괜찮으시면 블랑님 대빵님 물왕님 다 해 주셔도 좋을 거 같지 말입니다😁 (뻔뻔)
1. 진짜 공들인 템이더군요 출입증😦 만나자마자 그런 걸 만들어 주다니 블랑님 강심장입니다..😬 보는 저는 저게 레아가 감당이 되는 건가 쫄리는데 말입니다😑a
2. >>673이랑 >>822에 나온 그 존재한테 이미 씌어 있는 상태인 겁니까😨? 블랑님 스스로는 자각 못 하고? ㅎㄷㄷ;;;; 귀신(?) 들리고도 그걸 모르는 상태라니 좀 섬뜩한데요..🥶 퇴마 못 합니까😥;;?
3. >>722에 나온 대빵님의 양형(?) 이유 보면 블랑님이 지난 천 년간은 외출한 적이 극히 드문 거 같은데요😶 (사실 알라투 누님의 레어 침입-블랑님의 누님 폭행 이후 천 년 만의 판결이겠거니 했습니다) 누님과 맞닥뜨렸을 때는 밖으로 나갔던 겁니까😮? 그 사이사이의 충돌들은 판결 따로 안 하고 넘어갔고요🤔?
4. 보고 좀 웃었습니다😁 연애플래그라니 생각도 못 했는데ㅎㅎㅎ 근데 물왕님 풀메이크업 기준 비주얼 합은 잘 맞을 거 같지 말입니다😏ㅋ
-"밑져야 본전이지, 한번 물어보렴. 그는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치에 통달해 있으니까."
인간들은 천재지변에 관하여 멋대로 서술하기 일쑤였다. 어느 지방에서는 불의 정령왕이 홍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했다고 구전되어지지만, 어느 지방에서는 자신이 가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개입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아주 미력한 힘만 발휘한 시점에서, 혹은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은 재앙에 대해 자신들의 의향 마냥 멋대로 개입한 것도 없잖아 있었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구전되고 그 과정에서 뒤섞이며 생겨난 과정이 아닐까도 싶다. 그러던 와중 조금만 덜 미형으로 꾸미면 어땠겠냐는 말이 들려온다. 어찌보면 일견 타당한 말이었다. 항상 익숙하게 꾸미는게 없잖아 있고 미형을 원하는 것은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것도 없잖아 있었으며, 또 핵심적으로 정수에 기록된 사항에 따라 습관적으로 변한 것도 없잖아 있었으니까. 확실히 외모상으로 너무 과히 좋은 것도 상대에게 과히 좋은 것은 아닐수도 있었다. 실제로도 그때문에 이상한 경험─정령사에게 고백을 받는다던가, 자신의 외모를 찬양한다던가 등의─도 많이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생각하니 레아의 의견도 맞다고 생각이 들은것인지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생각은 해볼께."
생각해보니 아주 적절한 대상이 있었다. 바로 이 눈 앞에 있는 자신의 동생,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평범하다고 느낄수 있겠지만, 지혜로 빛나는 눈동자에 누구나가 귀여워할 만한 인상, 거기에 충분히 호감갈만한 호상의 모습, 도화지로 삼는다면 이쪽이 더 좋지 않을까? 하지만 골라내고 덧붙이려면 시간이 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 그렇기에 다음번에 레아가 자신을 불렀을때, 진짜 자매같은 느낌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한번 생각해둬야 겠다는 엘라임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레아를 바라보니 무언가를 적고 또 막 뒤엉킨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마치 실타래를 가지고 놀다가 뒤얽혀서 발버둥치는 새끼 고양이를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그녀의 그 모습은 고고해보이는 연구자와도 같은 분위기였고, 고양이 따위에 비견할 수 없이 그 지혜로 반짝이는 모습을 보자니 확실히 그녀의 모습이 빛나보였다. 그렇기에 그녀가 하는 행동 모두가 빛나보이는 것이 아닐까? 현실에 부딪히는 모든 이들이 많다. 단 한사람의 소망이더라도 그 갈래는 수만가지다. 그렇기에 어떤이의 기도가 기도로서 반짝이는가 하면 결국 그것이 저주로 변모되어 질식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 기원은 모두가 더 나아가기 위해, 더 반짝이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되어진 것이다. 블랑과 같이 이상을 추구하며 나아가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레아와 같이 현실을 바라보며 주변을 둘러보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것 마냥 말이다. 아마 블랑 본인도 그걸 알았기에 레아를 자신의 곁에 두고서 끌어주고 또 자신이 배우고를 반복한 것은 아닐까?
-"나야말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단다. 귀여운 동생도 생기고 말이야."
그렇게 진심을 담아 미소를 지어준다. 결국 언니라고 불리우는 건 잠깐동안 마음을 접는다. 그녀가 억지로 자신에 맞추는 것 보다는 차후에 더 많은 것을 기대 해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그리고 슬슬 돌아가야할 시간이었다. 만약 이대로 집주인이 돌아오게 된다면 그때는 더 많은 것을 말하게 될수도 있었으니까. 그게 자신이 모르는 것이라고 해도, 답변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잘못된걸 말할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자, 그럼 슬슬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마지막으로, 진짜 마지막으로 딱 한가지 질문 받아볼께."
아까와 같이 진심이 담긴 미소였다. 다만 반짝이는 눈동자로 보이는 것은 장난기였지만 말이다.
넵 맞습니다 골골대다가 이제 겸허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깨꼬닥하는거에요!! 그렇게 죽은 시체는 수년에 걸쳐 마나로 흩어집니다!! 다만 뼈나 가죽의 경우 ㅁ마나로 흩어지기 이전에 가공하면 훌륭한 장비 소재가 되지요!!
그 경우에는 블랑이 먼저 손을 댈껍니다!! 엇나가더리도 바로 잡아줄 누군가가 있다면 큰힘을 가지더라도 충분히 제어가 가능한 법이잖아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순식간에 블랑이 나타나 레아의 뒤에서 주먹을 휘둘러 사방 팔방을 때려눕힐 수도 있습니다(.....) 물론 ㄹ과 엘라임도 뭐지, 싸움인가, 나도 껴야지! 하고 합류할 수도 있고요!!
ㄹ : "거 그녀석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하는 말이 '레어입니까! 쓰레기 처리장입니까! 케놀라인 제국 하수도 처리장도 여기보단 깨끗할껍니다! 예?!' 라고 하고서 날 때렸대도?! 하극상이야 이거! 난 억울해!! !!!!|┛*`Д´|┛・・~~┻━┻ ┳━┳"
거기서 더 나아가서, 진정으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정말로 상대방을 죽여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고 볼수 있을껍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덤벼들었단 것은, 역으로 자신도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약자인 타인을 이용하는 것을 제외한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하는 것도 포함되고요.
침통을 넘어서서 반역의 단초가 됩니다. 이미 보스의 행동지침에 신물이 날대로 난 반골집단이 된 상태기도 하고, 자신의 비밀인 혈통을 숨기겠다고 발악하기 위해 자신이 딸을 죽인 시점부터, 그들은 반역을 결심한 상태가 된거거든요.
1. 어렸을때 폴리모프를 제대로 못 배운 시점에선 헤츨링들끼리는 블랑의 모습이 이형적 + 악마같은 인상이라서..... 나중에 커서 보니 이거 완전 안 긁은 복권이었다고 읍읍
2. 네 요람 외엔 아예 없습니다! 블랑도 '쓰읍, 뭔가 배우긴 해야하는데....' 이러고 있고요.
3. ..... 씁 그거 예언 읍읍, 정확히는 한번 뺏깁니다. 뺏기고 나서 승질내는 장면도 나올꺼지만요.
1> 어린얘들에게 약한 레아....!! 소동물은 소동물을 알아보는건가요!!(?)
1. ㄹ : "가장 경계하는거? 역시 내 용생을 귀찮게 하는것일까나~ 솔직히 이 로드직도 고룡들 말 아니었으면 좋게 좋게 지나갈 수 있었는데 말이야~.....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로드직 뽑혔을때 다 관두고 도망갈껄 그랬다야..... 끄어어어 누가 날 이 곶통에서 꺼내주어어어...."
2. 블랑 : "상상이라, 의외로 추상적인 질문이군. 때로는 내가 단명종인걸 상상해본다만.... 그랬으면 이상한 기우따윈 그만두고 평범한 일생을 보냈을지 모른다, 라고 말이지. 흠..... 생각해보니 괜찮은데?"
3. 엘라임 : "에? 내 탄생 비화? 음 내 주인 머릿속을 헤집어보니 큰 생각은 없어 보이고, 그저 물을 형상화한 무언가를 만들다가 거기에 잘팔릴 요소(?) 몇개 넣고 만든게 나라는데..... 실화냐!"
네이 네이 그렇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저도 메타발언 추가하면서....!!
레아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고양이에_비유한다면 자캐가_나에게_고민상담을_한다면 자캐가_좋은말양파를_기른다면
밑져야 본전. 맞는 말이다. 일전에 흑룡이 신에 대해 정신이 일정 경지에 이르러 육신을 벗은 존재라는 가설을 얘기했던 걸 생각하면, 천사에 대한 가설도 생각해 뒀을 법하다. 게다가.. 레아는 책이 빼곡한 서가(書架)로 눈길을 돌렸다. 내 기억이 맞다면 여기엔 성서는 물론 로렌타의 종교 경전과 여러 이교(異敎)의 경전, 개별 종교의 교리 연구물, 종교사 기록 등 신학 서적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그 책들을 읽어 봤다면 흑룡은 각종 종교의 교리며 그 해석도 꿰고 있지 싶다.(실제로 한 이교에서 108이라는 숫자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이야기하기도 했고) 그렇다면 자신의 가설을 신학자들의 연구와 견주면서 나름의 견해를 확립하지 않았을까? 물의 왕이 그는 이치에 통달했노라 말한 게 이런 의미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들어 둬서 나쁠 건 없을 듯하다. 라민 선생님의 기초 신학 강의가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면 흑룡에게 얘기할 게.. 수첩의 페이지를 넘기고서 하나하나 정리했다. 언젠가 요람을 찾을 생존자의 의식주 대책, 생존자가 불학무식에 문맹이더라도 인도해 줄 안내자의 필요성, 그 밖에는.. 그 용의 습격 때 흑룡이 당할까 봐 두려워했던 게 떠올랐다. 별 탈 없이 넘어간 것과 별개로, 그가 사고사나 타살을 당할 가능성이 0은 아님을 의식한 탓이리라. 그는 사후에 요람을 차원의 틈이라는 데에 뒀다가 생물 종의 멸종 여부에 따라 다시 열리도록 할 계획이랬는데, 그런 조치를 취하기 전에 불의의 사고로 잘못되면 어떻게 되지? 이 점도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 여기까지는 업무적인 질문. 다음으로 물어볼 건 성서에 등장하는 자연물의 의미와 천사의 실체, 그리고.... (싫은 화제가 무엇인지 추리는 것도 불쾌하다면 불쾌한 일일 터라) 묻기 부담스럽지만 내가 처신을 잘못하고 있기에 묻지 않을 수는 없는 것, 그에게 거론하지 말아야 할 화제.
그걸 적은 순간, 너무 힘이 들어갔을까? 수첩의 낱장이 만년필촉에 찢어졌다. 만년필을 쥔 손은 어느새 떨리고 있었다. 떨림을 억누르고자 남은 손으로 감쌌다. 정말 최악의 경우라도 여기 직원이 아니게 되는 정도지 죽지는 않을 텐데, 왜 이리 불안한지 모르겠다. 레아는 수첩 옆에 둔 출입증을 다시 쥐었다. 그만두게 되면 사실상 전음 연구가 불가능해지는 탓일까? 아니면.. 문득 요람의 향, 잔뜩 쌓인 책 특유의 향이 진하게 와닿는 듯했다. 늘상 환한 기운으로 대해 주는 정령들도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아직은 여길 떠날 준비가 안 된 탓일까?
심란함을 걷어 준 건, 외형을 다르게 꾸미는 걸 고려해 보겠다는 대답이었다. 정말로 모습을 바꾼다면 지금처럼 환상적인 외모는 다시 보기 어렵겠구나. 좀 아깝다.(내 생김새도 아닌데 이런 심경이 되다니 우습지만) 그 천재 화가가 물의 왕을 주구장창 그려 댄 게 이 비슷한 기분-다시 못 보리라는 예감- 때문이었을까? 한편으로는 앞으로 물의 왕이 다른 형체를 갖추면 정령사, 정령학자들에게 기념비적인 일로 여겨지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지금이 정령학에서는 역사적인 순간일지도? 물의 왕이 모습을 바꾸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아직은 공상에 불과하지만.
그런 상념이 싱거워 실소를 흘리다가, 웃음기 어린 응답에 머리가 익고 말았다. 절대적인 미라 표현해도 과장이 아닐 것 같은 외모를 갖춘 이에게서 귀엽다는 소릴 듣다니 영 적응이 안 된다. 초월자가 거듭 동생이라고 일컫는 상황도 비현실적이고. 레아는 미소를 마주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숨결부터 이마까지 뜨뜻하다.
"..흡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어쩔 줄 모르던 중, 질문 하나만 더 듣겠다는 말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오늘 들은 얘기를 정리하면 한 번은 확인받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정보를 취사선택하다 보면 사실이 왜곡될 수도 있거니와 오늘 알려 준 것 중에 공개되지 않길 바라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재회에 대해 생각하다 기가 탁 막혔다. 나 여태 통성명도 안 했네? 맙소사! 레아는 열기 어린 얼굴을 마른세수로 문질렀다.
"아! 저.. 전 블랑님의 수습 직원ㅇ..." 말이 꼬인다. 이 정도로만 밝혀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곧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신원을 좀 더 밝혀야 할 것 같았다. "...이고 산 리노 출신인 레아 파벨입니다. 엘라임님을 다시 뵈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 마지막 질문으로 뭐가 좋을까 고민했으나 싱크빅한 질문을 찾아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ㅇ>-<.. 그나저나 아침부터 잡담 이어 주셨군요 중간에 조셨다니 많이 피곤하셨나 봅니다 주말에는 푹 쉬셔야 하는데요😢 잡담은 조금 천천히 잇겠습니다😅
거 참, 이 아이, 뭔가 오해해도 단단히 오해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리를 팟, 하고 스쳐지나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오해를 하고 있기에, 본인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여러가지가 톱니바퀴마냥 맞물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럴만도 했다, 자신이 이곳을 봐왔던 바로는 그녀가 여기 오게 된 것은 2주 남짓한 시간, 블랑이 아무리 그녀를 낙점하고 자신의 가족으로 대우를 해주더라도 본인이 그만한 값어치를 느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으니까. 허나 그마저도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그는 무엇을 보고 그녀를 택한 것일까. 확실히 자신이 레아를 막 마주쳤을때와 지금의 그녀의 모습, 정확히는 처음에도 그녀의 마음에 확실히 들었지만, 만나고 나서야 그가 왜 이 아이를 택하였는지를 알수 있었다. 하지만 흑룡은 처음 만난 그녀를 정확하게 지목하고 자신과 같이 일해달라고 하였다. 어디서 느껴지는 괴리감인가? 아니면.... 그의 시선이 다른 누군가가 보지 못한 것을 잡아낸 것일까?
-'아니, 이제 상관 없어. 오히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이제 다시 시작되는 걸수도 있어.' -"어머."
그 순간 그녀의 시선으로 레아의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이 보인다. 그녀의 불안감, 그리고 아쉬움이 모두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수습직원─레아만 느끼고 있는─이라고 했던가? 블랑이 나가라고 할까봐 무서운 걸까. 너무 걱정안했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심장 조각까지 넘겨준 상대를 그렇게 홀대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가 미소를 머금은채 가만히 다가가 그녀의 손을 감싸쥐어주며, 힘을 풀라는 듯 조심스럽지만 상냥한 손길로 어루만져 준다.
-"괜찮아. 심호흡 하고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잘할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떼자 순식간에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것 마냥 자신을 황급히 소개하는 레아를 바라본다. 아까전까지만 해도 지혜로 반짝이던 눈빛인데, 지금은 범접할수 없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금은 허당끼있는 태도로 자신을 소개하는 걸 바라보니, 영락없는 블랑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누군가 그랬었지, 똑똑할수록 어딘가 맹한 구석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블랑의 그것까지 완벽히 빼닮은 듯한 모습에 엘라임은 미소를 그리고야 말핬다.
-"그 명판을 쥐고 나를 부른다면 언제든지 네 곁에 서있을 거란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있으렴. 다름아닌 너는 지금 두마리의 용과 나에게 인정받았잖니?"
아직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도 많고, 밝히지 않은 것도 있다. 앞으로 드러내지 않을 것도 있고, 말해주지 않을 것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힘이 되어줄 존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마 충분히 그녀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답변을 하였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듯 그녀가 아주 잠깐동안 고민을 하였고, 이내 결정했다는 듯 미소를 머금으며 그녀는 천천히 레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듯이 말했다.
-"가벼운 선물을 하나 줄께, 네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서고 입구에서 7번째 줄 15번째 책장의 3번째 칸을 잘 보렴. 거기에 네가 원하는게 있을지도 몰라."
그것이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레아, 자신감을 가지렴. 너는 잘하고 있으니까. 계속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걱정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렴. 최소한 내가 보기엔, 너는 옳은 길을 가고 있으니까."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촉감이 든다. 아마 그녀가 이마를 대고 축복을 빌어준 것이리라. 하지만 레아가 이미 눈치 챘을때는,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다만 어느새 그녀의 주변으로 모여든 정령들의 웃음소리만이, 지금이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으리라.
//아이고 괜찮습니다!! 어제까지 혐생에 시달린것 뿐이에요!! 괜찮습니다!! 사실 답레 다 적고 새벽에 때아닌 Bar선생이 한마리 출몰해서 바퀴벌레약 뿌리고 졸려서 잡담레스 쓰다 기절한건 안비밀이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용의 뼈와 용의 가죽이라😮 성능은 확실할 거 같습니다만 마나로 흩어지는 걸 못 막으면 몇 년밖에 못 쓰겠네요 뭔가 특수 처리가 필요하겠습니다🤔
만일의 사태까지 뒷감당할 생각을 하고 넘겨준 거였군요😦 (아무리 그래도 인간한테 자기 심장은 좀..ㅠㅠ;;;;; ) 암튼 이야깃거리가 나오기만 한다면 납치(일지 드래곤하트 절도일지 모르겠군요ㅎㅎ)도 못 넣을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드래곤하트를 사리사욕이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쓰려는 개체나 조직은 있을 법하니까요(그 정도면 마법적 소양도 있는 자들일 거 같군요) 출입증이 드래곤하트인 걸 레아가 그때껏 모르다가 납치범들한테서 듣고서야 아는 식으로 전개할 수도 있을 듯하고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맞았군요 대빵님 그럼 억울할 만도 합니다😓a
온유하지만 불살주의는 아닌 셈이네요😶 천 년 전의 보스에게는 말할 것도 없겠고.. 그 부하들에게도 적용됩니까 그거😮?
1. 아 저는 폴리모프한 모습밖에 생각을 못 했네요😅 맞다 원래 용이지 (...) 근데 어릴 적이든 성장한 뒤든 용 본체는 여전히 이형일 텐데, 그래도 용들 사이에서 안 긁은 복권으로 여겨지는 겁니까🤔?
2. 요람밖에 없다고 해도 그 요람을 준영구적으로 유지하고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이것저것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식량을 확보하려면 부패도 막아야 하고 직접 생산 설비까지 갖춰야 할지도 모르고, 호문클루스 제작도 해야 할 듯합니다. 요람이 차원의 틈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도 블랑님의 안배가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면 (잘은 몰라도) 뭔가 또 조치가 필요할 테니..🙄 요람만으로도 일이 많겠습니다😓
3. 헐 불안해하더니 그렇게 없애는 겁니까😦?! (아님) 근데 이 세계에선 신 되어 봤자 귀신 신세(...) 같은지라 오히려 누님이 걱정되지 말입니다😑;;;
1> 귀욤귀욤한 쪼꼬미들이 안아 달라 놀아 달라 조르는 걸 무슨 수로 거절하겠습니까 울음이라도 빼앵 터뜨렸다간 미안해 미안해 연발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1. 천 년 했으니 이제 200년만 더 버티면 됩니다 대빵님😐!!
2. ㅎㅎ 어떻게 살았을까요🙃? 물왕님이 문전성시를 이룰 거라고 예상했던 마도구 제작자? 유희 때처럼 암흑가 조직원? 아니면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자?
3. 잘 팔릴 요소라면.. 역시 외모입니까😗? 아니면 차가워 보이는 첫인상과는 다른 성격😐?
2] 이제까지 본 스레에서 다룬 내용으로 레아가 고민 상담을 해 온다면..🙄 넌 니 생각보다 괜찮은 직원이라고 얘기하고, 혼자 고민하기보다 상사와 대화를 좀 해 보라고 권할 것 같습니다🙃
3] "그 양파와 같은 모종의 양파를 4개를 더 구해서 길러 볼 것 같습니다. 솔직히 양파가 말을 알아들을 것 같지는 않고, 말이 작물 생장에 영향을 미친다면 말하는 순간의 음파나 마나 진동의 영향이 더 크리라 생각하는지라 그 점을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첫 번째 양파는 말없이 기르고, 두 번째 양파는 평범하게(?) 좋은말양파로 기르고, 세 번째 양파는 좋은 말을 짜증내거나 화내는 어조로 건네며 기르고, 네 번째 양파는 나쁜말양파로 기르고, 마지막 양파는 나쁜 말을 친근하고 온화한 어조로 건네며 기를 듯합니다."
용의 뼈나 가죽이면 구하는 거부터가 난관인데 가공도 수리도 어려우면😶.. 용의 뼈나 가죽으로 만든 아이템은 드럽게 비싸겠습니다😕 모조품도 있음직하군요(...)
확실히 아이러니하군요 가능성을 기대하지 않는 인간이 오히려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다니 블랑님이 인간을 잘 본 거여야 할 텐데 말입니다😓a
이 이모티콘이..ㅋ 대빵님을 걷어차는 블랑님을 형상화한 거 같은데욬ㅋㅋㅋㅋㅋㅋ😅 케놀라인에 쓰레기가 엄청 나온다는 말씀은 케놀라인 하수도 처리장보다도 더럽다는 게 얼마나 드럽다는 의민지(...) 실감 나라고 덧붙이신 겁니까?
흑화 지대로네요😬 하기야 암흑가에서의 싸움은 죽이지 않으면 죽을 판일 듯하니 어쩔 수 없지 싶습니다만..😞 그 사건 때 죽은 사람의 유가족이나 친지가 복수하고 싶었대도 현장은 지반이 아예 매몰되고 관련자는 다 사망해서 답이 없었겠습니다
요람이 쓰이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습니다만 그렇다 해도 만드는 입장에선 이런저런 대비를 안 할 수 없을 테니 요람 일만으로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1> 블랑님인 걸 알면 '이분이 왜 이러시지??'하고 의아해할 것 같고, 블랑님인 걸 모른다면 놀아 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보호자를 찾아 주려고 할 것 같습니다😓a 혼자 있는 어린아이면 미아일 거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잖습니까(...)
1] 고양이를 쓰다듬을 수 있다니 블랑님이 마동석 같은 타입은 아니로군요 그 배우는 병아리 잘못 건들면 어디 부러질까 무섭다고 했다는데 말입니다😁ㅎㅎ
1) 귀 막고 뒤로 피하는 정도로 브레스가 막아집니까😨? 그쯤 되면 그 일대가 위험할 거 같습니다😬;;;
2) >>599에서 왕래하는 용이 극소수라고 할 때 쓸쓸해 보인다고 서술하셔서 외형 때문에 백안시됐던 것도 은근 앙금일지도 모르겠다 예상했는데 아니었군요😌
3) 자기 시야에 필터(?)가 낀 상태인 걸 알아도 저런 반응일까요😦?
아무리 악한 존재가 아니고 악의가 없다 해도 타자의 몸에 동의 없이 빙의해서 시신경(?)이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면.. 더구나 당사자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상황이면 무섭지 말입니다😬 서서히 잠식되어서 주도권을 빼앗길 거 같달까요..🥶 그건 그렇고 연월일은 페레스력(曆) 2,047년 7월 5일로 써 버렸는데ㅎㅎ 연도는 사실 시트의 블랑님 나이 베꼈습니다😓ㅋ
1} "꿈을 자주 꾸는 편은 아니지만 꿀 때는 지난 일이 뒤섞인 꿈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2} "한 번 본 걸 안 잊을 만큼 기억력이 탁월하진 않습니다만, 크레티스 국민 평균에 비하면 좋은 편일 거라 생각합니다."
3} "오래달리기 같은 지구력 운동은 그럭저럭 하는 편입니다만 구기 운동이나 유연성 운동은 많이 서툽니다."
아 맞어 천 년 전 사건이 문건에 어떻게 기록돼 있을까요🤔? 그 사건이 암흑가 조직에 내분이 일어나서 관련자가 모조리 죽은 혈투로 인식됐을지, 일대의 지반이 느닷없이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암흑가의 거대 조직이 붕괴한 사고로 인식됐을지 헷갈려서 말입니다😐
아 모조품..... 있기야 한데 그래도 모조품이라 나름 값어치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진품이랑은 차이가 심하죠.... 실제로 드래곤 본으로 만든 검은 어지간히 못만든거 아니면 대다수 명검 반열이고, 로렌타 대족장의 망치는 본인들이 구한 드워프가 친분의 선물로 그들이 가지고 있던 드래곤 본을 가공해 만든 망치입니다.
진짜 보스의 태도에 대해서 상당히 이를 갈면서도 그들의 선택이 어쩔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안타까워 했어요. 그나마도 본부에 남은 조직원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는게 불행중 다행이었지만요.
그렇게 차후에 블랑이었다는게 밝혀지고 읍읍읍
1)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입니다..... 정면에서 맞는 것보다는 고막 좀 터지는게 나을수도 읍읍읍읍.....
2) 아, 그거요!! 블랑은 일생이 그랬어서 그건 상처축에도 못낍니다..... 괜히 동족들이랑 거리 두고 지내는게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
아 절대 그럴일은 없습니다 [스포일러]는 절대로 그럴 존재는 아니에요. 아니 오히려 지금 이렇게나마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게 다행일 정도의 상태라서.....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눈을 안 뜨고 이렇게 의식속에서 블랑이랑 같이 지내는게 유일한 낙일꺼라고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어쩐지 년도가 익숙하더라욬ㅋㅋㅋㅋㅋㅋㅋㅋ 서력이 바뀌는 순간 태어났다라.... 채택하겠습니다!!
일대에 진도 10의 지진으로 인해 지반 전체가 뒤틀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그 지역은 땅 자체가 완전 박살나기라도 하듯 험준한 협곡이 형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다른 명칭은 탄명곡(呑鳴谷)이라고 붙었습니다. 비명을 삼킨 계곡이란 뜻이죠.
레아는 선뜩하게 가라앉은 이마를 어루만졌다. 물의 왕은 어느새 자취를 감춘 뒤였다. 얼떨떨했다. 이마에 닿은 감촉은 물론 손을 감썼던 촉촉함도 아직 생생한데, 주위엔 그간 가만있기 힘들었다는 듯 쾌활하게 재잘대는 정령들뿐이다. 눈 뜨고 꿈 꾼 건 아닌가 모르겠다. 현실성이라곤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러나 테이블의 수첩은 확실히 빼곡해졌다. 레아를 유난히 잘 따라 주는 물 정령 안에 유독 반짝이는 물방울이 생긴 것도 그대로다. 맥이 풀려 의자에 걸터앉았다. 물의 왕이 떠나기 전에 해 준 격려가 뇌리를 맴돌았다. 다정한 말들의 요지는 한결같았다. 자신감을 가져라. 그건 정령에 대해 알리는 걸 응원해 주겠다는 의미일까? 아무튼 까먹기 전에 빠트린 게 없는지 확인해 봐야지. 그래서 기록을 훑기 시작하는데 합창 같은 볼멘소리가 쨍 울렸다.
- 책!
고개를 드니 정령들이 뽀로통한 표정으로 책을 하나씩 잡고 있다.(도마뱀처럼 생긴 불 정령은 책을 문 채인데도 표정이 생생했다.) 물의 왕이 나타나기 전에 각자 골랐던 책 같다. 아차 싶었다. 정령들을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는데. 따지고 보면 정령들이 책 읽다 말고 기다려 준 건데. 내가 너무했다. 레아는 만년필과 수첩을 안주머니에 넣었다.
"미안합니다. 마저 읽을게요."
그러고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용>을 다시 들자, 정령들이 반색하며 각기 자리를 잡는다. 픽 웃음이 났다. 진짜 우리 꼬맹이들 같네. 메모 정리는 책 다 읽고서 생각해야겠다. 그리 마음 먹고 책 구절 하나하나에 감정을 내맡긴 채 낭독해 갔다.
그렇게 몇 권이나 독파했을까. 어느새 테이블엔 다 읽은 책이 잔뜩 쌓였고, 바람 정령이 든 책 하나만 남았다. 그런데 그 책을 건네받으려니, 바람 정령이 고개를 젓고는 날아올랐다.
- 딴 거 볼래
대꾸할 틈도 없이 날아가는데 가만 보니 방향이 입구 쪽이다. 더 자세히 보니 입구를 기준으로 7번째 줄. 물의 왕이 귀띔해 준 위치 근처다. 무슨 책을 가져오려고 저러지? 그것도 그거고, 저쪽에 무슨 책이 있더라? 어느 서가에 어떤 분야의 책이 비치되어 있는지 대략적으로라도 외워 두고 싶은데 아직 영 안 된다. 물의 왕이 일러 준 데에는 정령학 책이 있을 듯한데.(정령에 관한 질문 실컷 들은 끝에 내가 원하는 거일지도 모른다고 했으니 아마 그렇지 싶다.) 정령이 나오는 민담 책이라도 가져오려나? 나머지 정령들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는지 바람 정령이 간 방향으로 시선들을 집중했다.
이윽고 바람 정령이 돌아오는데 뭔가 이상했다. 날갯짓으로 일으킨 바람에 들려 펄럭이는 책은, 표지가 완전히 새까맸다. 아니, 형태도 책이라기보다 서류철 같다. 그런데도 바람 정령은 한껏 의기양양한 기색으로 그 까만 문건을 테이블에 놓았다.
- 이거, 엘라임님이 말한 거
"...? 이게 엘라임님이 말씀하신 자리에 있었다고요?"
- 응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내가 원하는 거일지도 모른다고? 정령계의 기밀 문서라도 되나? 그럼 인간인 내가 봐선 안 될 거 같은데.. 라고는 해도 물의 왕이 일부러 알려 줬다는 건 봐도 된다는 의미 같고. 찌그러지는 표정을 어쩌지 못하고 말총머리를 두 손으로 갈라 쥐었다.
- 보자 보자∼
보채는 소리에 화들짝 손을 놓았다. 그래, 뭐. 영문은 모르겠지만 읽어 달라고 가져온 거니까. 물의 왕이 왜 그런 얘길 했는지는 보면 알겠지.
하지만 까만 표지를 잡자마자 어쩐지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신기하리만치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고 탄성 있는 재질인데도, 촉감이 뭔가 기묘했다. 생명을 지녔다가 잃은 걸 만지는 느낌이랄까? 언젠가 싹둑 자른 제 머리칼을 호기심에 만졌다가 몸서리 쳤던 순간이 떠오르는 감각이었다. 그 감각을 애써 무시하며 넘겼으나, 첫 페이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정령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심드렁해지는 게 안 봐도 보이는 기분이었다..) 한 장 더 넘겨도 단조롭고 딱딱한 필체로 적힌 '콘스텔라티오'라는 이름과 작성 일자로 추정되는 숫자가 전부였다. 연도가.. 1,051년? 거의 천 년 전 기록이네? 그런데 보존 상태가 어떻게 이렇게 양호하지? 어제 만든 서류철이래도 믿겠는데.
말없이 있는 게 답답했던 걸까? 바람 정령이 바람을 일으켜 페이지를 마구 넘겼다. 그러다 웬 초상이 실린 페이지가 몇 장 넘어가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시각이 의심스러워지는 초상이 드러나며 바람이 뚝 그쳤다.
- 블랑님이다
- 그러게
"....."
손이 떨렸다. 초상뿐만 아니라 이름도 블랑누아르, 통칭 블랑이라고 적혀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일전에 흑룡이 보인 반응을 생각하면 사별 시기는 아마도 천 년 전, 이 문건이 작성된 시기와 비슷하다. 그렇다는 건, 여기 적힌 내용은 그의 사별과 연관된 사실일지도 모른다. 레아는 황급히 표지를 덮었다. 정령들이 골난 듯 아우성쳤지만 이건 안 된다. 몰라야 할 일이다!
"다른 거..다른 거 읽어요!"
그렇게 뱉은 순간 가슴이 찌르르 저려 왔다. 심장도 무슨 격한 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마구 뛰었다.
//
1) 지난 레스에 언급됐던 보고서 관련 내용들을 나름대로 조합해 봤으나 내용을 그럴싸하게 구성하지는 못해서(...) 이 정도로 얼버무렸습니다ㅠㅠㅠㅠ.... 어색하거나 의도하셨던 바와 안 맞는 부분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2) 드래곤하트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회상씬은 정말로 못 쓰겠습니다😵 제가 섣불리 손댈 영역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요.. 그 부분은 아무쪼록 부탁드리겠니다 ㅇ>-<..
말씀하기 안 내키시면 넘어가겠습니다🙂 근데 개입을 한다면 블랑님이 자기한테 스포아자씨가 씬 것도 인지합니까😶?
그건 그렇고 관전자 스레 보고 왔는데 말입니다..
심장 조각 출입증을 10개나 만든 겁니까;;? 하나당 심장이 0.5%만 들어갔다고 해도 심장 5%가 훅 빠졌..거 진짜 심다공증 오겠습니다😬;;;
스포아자씨가 블랑님한테 본질을 간파하는 안목을 주고 싶었다는 말씀인 거 같은데.. 확실히 말씀대로 절대적인 통찰력은 못 될 거 같습니다 사람 마음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를 수 있듯이 본질이라는 게 딱 고정불변이진 않을 테니요😓a
그러고 보니 알라투 누님은 유희 중에 레아한테 칼 던진 것만으로도 100년 근신 먹었는데, 블랑님은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죽는 암흑가로 유희 나간 걸 감안해도 꽤나 여럿 죽였을 거고 용인화까지 했는데도 대빵님이 못 본 척해 줬네요😦 그 지진도 모르긴 해도 블랑님이 일으킨 거이지 싶은데..😬 이거 알려지면 블랑님 편의만 봐 준다고 반발 오지는 거 아닙니까😨;;?
헐ㅋㅋㅋㅋㅋㅋㅋㅋ 용님들 연애도 합니까😮?! 놀랍군요 혈통까지 퍼트렸다간 전임 대빵님처럼 징계 먹을 테니 후손 남길 여지가 있는 연애나 결혼은 최대한 피할 것 같은데 맞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유희 나간 용이 하는 연애는 주로 비이성애겠습니다😗
어둠속에서 누군가가 잠시 눈을 뜬다. 세상을 오시(傲視)하면서도 관조하는 듯한 눈빛의 [존재]가 가만히 세상을 바라보다가 이내 피곤하다는 듯 눈을 감는다.
[가는건가.]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즐겁다는 투였다.
[그래, 나쁘지 않지. 진짜 과거를 보고 오는 것도, 직접 써보는 것도.]
이윽고 메아리가 울려퍼진다.
[다녀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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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재질은 가죽이었다. 하지만 모든것으로부터 지켜내기라도 하듯이 서류철이 덮히는 소리는 다름아닌 철뭉치가 떨어지는 소리와도 같았다. 가죽같은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도와 마력을 지닐수 있는 재질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었다. 아니 애시당초 마법사가 이걸 봤다면 이런 귀중한 재료를 이러한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경악을 내비칠 수도 있었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재질은 오직 용의 비늘(Dragon Scale)밖에 없었을테니까. 게다가 이곳에 있는 용이라면 단 한명, 블랑 본인밖에 없었다. 레아의 절규아닌 절규를 무시하기라도 하듯이 정령들의 떠밀림에 서류철이 미끄러지며 떨어진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서류철이 떨어짐과 동시에 펴진 곳은 다름 아닌 블랑과 함께 웃고 있는 6명의 남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깨끗한 서류철과 다르게 그 페이지만, 유독, 구겨짐이 심하고 눈물자국 같은 물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단에 번져있는 잉크는, 틀림 없이 그가 글을 쓴 흔적과 확실히 일치하고 있었다.
[천사들의 노래를 빌려 편히 잠 들기를.....]
그 순간, 레아의 눈 앞으로 수많은 실루엣이 스쳐지나간다. 이것은 환영일까?
라임 빛 눈동자의 청년이 순식간에 도마뱀과 뒤섞인 듯한 모습으로 달려나간다. 산호색 눈동자의 여인이 칼을 팔에 붙이자 팔과 칼이 하나가 되었고 인디고색 머리카락의 사내가 땅에서 솟아나오자마자 바로 벽을 통과해 사라진다. 시안 색 안경과 상의를 입은 사내의 몸이 밧줄을 따라 하나 하나 분리되었다 합쳐지고 스틸블루색의 남자가 천천히 전신이 강철로 덮혀갔다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오직 검정색의 남자만이 땅의 힘을 이용해 바위를 솟아오르게 할 뿐이었다.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블랑의 기억속 그들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레아의 시선속으로 사진 한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다름아닌, 낡고 삭아버린, 깨끗한 서류철에서 오직 세월의 풍파를 맞은 그 사진에 있는 모습들, 밝게 웃는 청년과 사이 좋아보이는 남녀 한쌍,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고있는 블랑과 안경을 쓴 사내, 마지막으로 그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 중년 한명, 그렇게 6명의 모습이 들어온다.
"언젠간 말하려고 했다지만 그게 오늘이 될 줄 몰랐군."
어느새 걸어온 블랑이 그녀의 뒤에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것은 미안함과 죄책감이 담긴 웃음이었다. 그것은 무슨 의미인 걸까. 다만 그 시야에 담긴 것이 책이 아닌 레아임을 감안한다면, 일찍 이야기 하지 못한 미안함과 가족이라고 말하고서 말해주지 못한 레아에 대한 죄책감일 것이다. 그가 천천히 미소를 머금은채 서류철을 집어들며 정령들에게 딱밤을 날린다. 아마 이 개구쟁이들이 말했던 것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물론 그 원인이 엘라임인줄은 꿈에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그래서 하고 싶은말이 있지 않나?"
묻고 싶은 것이 많을텐데. 라고 덧붙이며 그가 천천히 자리에 앉는다. 이제는, 진실을 물어보고 마주할 시간이었다.
아 그거요, 몰라요. 그거 에티스가 와야 겨우 알꺼에요. 그리고 에티스도 말 안할꺼에요. [스포일러]가 한게 너무 많은데다가 본인이 잊혀지길 원한게 커서요.
그만큼 투자를 많이 했단 말이에요!! 물론 안터져도 나중에 도서관으로 개방할 용의는 있습니다(?)
그래서 선물이자 시련이라고 말했던거에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게 하였으나, 결국 그마저도 너의 판단에 좌지우지 될테니, 네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행하라,라는 느낌이죠.
그만큼 로드가 꽤 관대한 편입니다. 자기 선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으면 마무리 짓고 넘어가는 거고, 알라투도 저 100년 근신, 할말도 없는게 근 1천년간 싸움 터질때마다 자기가 자기 선에서 그냥 마무리 짓고 유야무야 넘어간게 많아요. 만약에 진짜 그거 하나하나 쳤으면 알라투건 블랑이건 둘다 꽤 안좋은 일을 당했을꺼에요.
예, 놀랍게도 합니다. 유희에서도 결혼 아이 다 낳긴 합니다만, 그경우에는 용의 혈통인자를 아예 죽여버린 상태로 관계를 맺고 다시 원래대로 자신의 피를 돌리는 방식입니다. 마나의 농도를 본인들 스스로 임의로 조절하는 거죠. 전대 로드는 자손들을 위해 그걸 안했다가.... 네이네이..... 그리고 유희때랑 본체때는 그만큼 구분을 확실히 해서 정을 끊어내는 편이기도 하고요. 블랑과 전대 로드의 공통점이 그 정을 끊어내기가 잘 안된다는 것 정도....?
제자리에 가져가려 했다. 아니, 제자리에 가져가야 했다. 그러나 정령들이 애착 인형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이처럼 격하게 달려드는 통에 그만 서류철을 놓쳐 버렸다. 동요한 탓일까. 서류철이 바닥에 부딪는 소리가 흡사 육중한 쇳덩이로 두들기는 소리 같다. 그렇게 펼쳐진 페이지에는 그림이 있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다는 듯 활짝 웃는 이들 가운데에 지금의 흑룡과 꼭 닮은(아마도 흑룡일 듯한) 이가 보였다. 하지만 그 페이지는 찢어지지 않은 게 용할 정도로 심하게 구겨져 있었고, 드문드문 물 얼룩이 또렷했다. 또한 그림 아래쪽의, 역시나 물이 떨어졌는지 색이 번진 글귀는, 그들의 명복을 비는 듯한 내용이었다.
거기까지 알아본 순간, 정령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뚝 끊기더니 그림 속 인물들이 마법을 구사하는 모습이 선연해졌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인데도 기이할 만큼 익숙했고, 그걸 의식할수록 가슴 저린 통증과 두근거림이 더 심해졌다. 뭐지? 내가 미치기라도 한 걸까? 정신이 흩어질 것만 같은 찰나, 흑룡인 듯한 이가 바위를 솟구치게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소리와도 전음과도 확연히 다른, 어떤 울림이 가슴을 찌르는 듯했다. 기억하노라고, 한시도 잊지 못했노라고. 레아는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몰아쉬었다.(적어도 그렇게 했다고 생각했다.) 이건 설마.. 그의 기억일까? 사별한 이들에 대한?
그때, 흑룡의 목소리가 감각을 깨웠다. 그러나 인지된 건 소리뿐, 의미는 알아듣질 못했다. 정령들이 툴툴거리며 이마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보고서야 상황이 파악됐다. 그가 돌아왔고, 서류철을 들고 있다. 내가 저걸 본 게 딱 걸린 거다.
최악이다. 눈앞이 캄캄했다. 이건 완전히 일기를 훔쳐보다 들킨 꼴 아닌가. 고등학생 시절, 한 방을 쓰던 언니가 내 일기를 읽었던 걸로 대판 싸웠던 게 떠올랐다. 그때의 배신감과 수치심과 당혹스러움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되긴 했지만, 언니가 결혼하고 조카들까지 생긴 지금도 그 일은 서로에게 암묵적인 금기로 남아 있다.) 아니, 그때보다 더 나쁘다. 당시 내 일기는 언니도 반나마 아는 얘기였지만, 지금 내가 엿본 건.. 흑룡이 그토록 언급을 꺼렸던 영역이고 어쩌면 가장 아픈 상처일지도 모르니까.
순간 물의 왕을 탓하고 싶어졌다. 뭐가 '내가 원하는 거'람? 그런 소리만 안 했어도 저걸 보진 않았을 텐데. 그러나.. 레아는 손을 죄듯이 깍지를 꼈다. 안다. 그런 얘길 듣는다고 모두가 나처럼 굴진 않을 거다. 일을 저지른 건 나니까, 책임도 내가 지는 게 당연하다. 결과가 나쁘다고 남 탓 하는 건 치졸한 짓이다.
애써 마음을 다잡았으나, 선뜻 입이 안 떨어졌다. 그의 웃음이 보기 안타까워서, 묻고 싶은 게 많을 거란 말이 서글퍼서, 미안하고 아팠다. 못 견디고 고개를 떨군 순간, 울음이 치밀어 눈을 꾹 감았다. 울면 안 되지. 뭘 잘했다고? 참은 숨이 울음으로 나올까 봐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호흡을 골랐다. 할머니도, 엄마도 그랬다. 잘못했으면 사과부터 똑바로 해야 한다고. 뭘 잘못했는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그러니까, 제대로 하자. 레아는 마른세수를 하고 말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보셨다시피 그 서류철을 봐 버렸습니다. 말씀하기 싫으셨던 부분 같은데, 가족 같다 해도, 아니, 진짜 가족이라도 프라이버시는 지켜야 하는 법인데 제 잘못입니다. 앞으로 저 서류철은 보지도, 그와 관련된 얘기를 꺼내지도 않겠습니다."
말을 맺었으나 께름칙했다. 이걸로 되나? 안 될 것 같다. 내가 흑룡을 불편하게 한 건 이번만이 아니니까. 마정석 골짜기 부근의 용과 왕래하냐고 물었을 때 그가 착잡해했던 걸 생각하면, 그의 과거뿐만 아니라 다른 용과의 교류 여부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역이지 싶다. 그 밖에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역은 더 있을 수 있고. 제대로 알아 두지 않으면 그에게 언제 또 불편을 끼칠지 모른다. 사고 쳐 놓고 물으려니 낯이 없지만.. 알아서 잘 대처하질 못했으니 직접 듣고 조심할 밖에. 레아는 만년필과 수첩을 테이블에 놓고, 수첩의 제일 끝 페이지를 펼쳤다.
"..제가 꺼냈을 때 불편하실 것 같은 화제를 적어 주시면, 그쪽에는 관심을 끊겠습니다. 당장은 떠오르지 않으실 수 있으니 느긋하게 써 주십시오. 제가 잘 처신했으면 여쭐 필요 없는 것들인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의 아픈 상처를 자극하기도, 그를 속상하게 하기도 싫다. 여태 신세를 져 놓고 그렇게 괴롭히는 건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아직 늦은 게 아니라면 좋으련만. 그게 그나마 희망이었다.
// 얘기하지 않은 걸 미안해하는 블랑님 VS 알아 버린 걸 미안해하는 레아, 이거도 어째 정반대 같습니다😓a 근데 (>>785에서도 비슷한 소리 했습니다만) 얘기하지 않은 걸 미안해하는 건 아무래도 좀 딱합니다😥 누구나 침해받기 싫은 영역은 있을 테니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남의 몸이 빙의해 있으면서 당사자한텐 감추는 거 좀 너무하지 말입니다..😑;; 잊히기를 바라지만 소멸하고 싶지는 않는 영혼인 건가요🤔 스포아자씨는?
요람이 단순한 도서관으로 개방된다면야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안 왔다는 거니 좋은 일입니다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심장이 성장 중이래도 5%나 뺐으면😬.. 다른 용보다 훨 많이 자야 회복 가능한 거 아닙니까? 그렇게 막 쪼개도 됩니까😨?
이 정도면 >>456에서 말씀하신, 블랑님이 사고는 안 친다는 말이 안 믿깁니다 천 년 전에 유희 마지막이나 누님 건은 은근 대형사고 같고 그 뒤에도 누님이랑 얽히면서 결과적으론 트러블 메이커가 됐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설마 저게 사고 안 치는 수준인 겁니까? (다른 용들 뭔데;;🥶?!)
정이 많아서 공사 구분(??)에 서툰 용들이군요.. 다른 용이었다면 블랑님 같은 경험을 했어도 유희 끝낸 뒤엔 털어 버렸으려나요🤔?
그러고 보니 딴소리인데 물왕님 아직 정령CCTV 유지 중입니까? 지금 상황 보고 팝콘 념념일지 궁금해져서요 (레아가 원망했던 거까지야 CCTV로도 모르겠지만, 알면 서운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a)
정확히는 소멸하면 절대로 안되는 영혼이고 소멸할 수도 없는 영혼입니다. 다차원 이론식으로 말하자면 수많은 평행세계에서 8명밖에 없는 오직 단 하나뿐인 존재니까요. 일단 한명은 에티스입니다.
블랑 : "원래 투자는 통크게 하는 법이다."
..... 아주 가끔씩 있는 천재지변이 그냥 일어나는건 아니랍니다(.....) 그리고 블랑이 지진을 일으켜 일대를 붕괴시켜버린 것은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묻어버리고자 함과 동시에 동료들의 무덤을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는 겁니다. 물론 이로 변명은 할수 없기에 로드 본인도 한동안은 상당히 예의주시를 했었죠.
네, 보통은 다 한여름밤의 꿈 정도로 잊어버립니다.
아, 꺼놨어요. 다만 운디네가 가끔씩 이런 상황입니다, 하고 브리핑만 가끔씩 해주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어린아이가 하는 말이다보니 '얘가 지금 뭔말을 하는교....' 이런 느낌입니다.
평소의 온후하고 부드러운 블랑의 말투가 아니었다. 어딘가 자조적이고 회상에 잠긴 듯한 목소리에 그는 천천히 서류철을 집어들었다. 언젠가는 발견될 줄 알고 있었다. 단지 이렇게 빨리 발견 될 줄은 몰랐을 뿐, 그리고 그게 레아가 될 줄 몰랐을 뿐이다. 알고 있다. 그녀가 자신에게 얼마나 조심해 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또 얼마나 어려워하고 있는지를. 그렇기에 최소한 그녀가 이걸 발견하질 않길 빌었다. 최소한 그녀가 발견했을때, 자신을 원망하지 않기를 빌었다. 하지만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가 한숨을 쉬는 사이, 아이들이 그녀의 주변에서 위로하기라도 하듯이 어깨를 주물러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모습이 보인다. 더 이상 상처 입은 곳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이것은 언젠가 밝혀진 이야기였다. 그렇게 그는 천천히 서류철을 집어든 채 조용히 그녀에게 슬슬 진실을 말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서류철을 다시 책상위에 올려둔다. 검정색의 비늘을 깎고 가공해 만든 서류철의 표지로 자신의 얼굴이 반사되어진다. 남자다우면서도 어딘가 온화한 느낌이 드는 얼굴이지만 그 위로 덮고 있는 표정은 회한과 그리움이었다.
"별건 아니지만, 말해두어야 하는 이야기가 있겠군. 그리고..... 네가 해야할 말은 그게 아닌 것 같다만."
블랑은 모르지만, 아마 엘라임은 대강이나마 짐작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만큼 이곳을 유심히 바라봤던 자는 없으니까. 다만 그녀는 자신이 그 서류철을 읽을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떠올렸고, 혹여나 레아가 그와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지 모를까봐 이야기를 했으리라.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블랑은 서류철의 겉면을 쓰다듬은채 레아가 펴든 만년필과 수첩을 꺼내든 것 자체를 아예 무시─무슨 행동을 하고자 하는지 알기에 일부러 무시하는 것이다.─한 채 그녀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거짓말은 할 필요 없다. 나는 네가 무엇을 보았는지 대강 짐작하고 있으니까."
아마도 몇몇 단편적인 정보를 받아들였으리라. 가정이 아닌 절대적인 확신이 그의 눈빛에 깃든다. 그녀는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가 가지고 있는 출입증은 다름아닌 드래곤하트, 그것도 자신의 심장을 매개체로 만든 물건이니까,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만큼 감정의 편린이 남아있었을 것이고, 그에따라 그 드래곤 하트에 남아있던 잔류사념 비슷한 것들이 그녀에게 영향을 끼쳐 당시의 기억을 실루엣처럼 보여줬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연초를 꺼내들려고 했지만 이내 레아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다시 주머니 안에 집어넣었다.
"자, 그럼 다시 한번 물으마.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느냐. 만약 없다면....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마.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거랑 네가 알고 있는 시점부터 이야기 하는게 더 나을테니까."
그가 서류철을 집어 들고 자리에 앉는다. 조금은 감정정리가 된 것인지, 이제는 레아의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그는 미미하게 웃고 있었다.
소멸도 안 하는데 왜 블랑님한테 빙의를.. Aㅏ 안 여쭙기로 했으니 패스하겠습니다😶a 근데 빙의해 있으면서 당사자한테 안 알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모르는 사이에 타자가 제 몸을 집(?) 삼는다면 좀 섬뜩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그와 별개로 스포아자씨랑 에티스가 여덟 존재에 포함된다라.. >>301에서 블랑님이 8을 좋아한다고 하셨던 게 생각났습니다ㅎㅎ
투자가 통 큰 건 좋은데 그렇게 쪼개고도 회복이 되냐고요😑;;; 막 수백 년 걸리는 거 아닙니까ㄷㄷ?
천재지변을 일으킨 경우도 대빵님이나 으르신들이 제재 가하겠...죠😬? 암튼 그 현장에는 피아 식별 없이 관계자가 모두 묻혔겠군요😥 (현재 시점에는 그랜드 캐니언처럼 유명한 협곡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붕괴된 그 지점이 멀쩡해져 있으면 그거만으로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겠습니다😐
CCTV 진짜로 껐군요 빠르다😮b!!
에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래도 관전자님 질문 덕에 몸 색깔이 흑빛이 된다는 의미는 아닌 거 확인했습니다😅
한탄 같기도 하고 체념의 토로 같기도 한 반문에 말문이 막혔다. 왜 사과하느냐? 이유야 명확했다. 남이 봐서는 안 될 것, 일기보다 더 내밀한 기록을 봐 버렸으니까. 그러나 그 말이 나오질 않았다. 엄마 아빠나 할머니가 내 잘못을 뻔히 아시고도 속으로 삭이시는 걸 알아챘을 때처럼 그저 움츠러들었다. 레아는 시선을 발부리에 내리꽂았다. 불의 정령이 온기를 나눠 주고 싶다는 듯 발등을 덮었지만, 그 외 다른 정령들이 어깨를 주무르다 두드리길 반복하거나 머리를 어루만지는 감촉도 느껴졌지만, 고맙단 소리도 괜찮단 소리도 못 하겠다.
그때, 무거운 한숨에 이어 여전히 침통한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말해 둬야 한다는 건, 내 부주의한, 아니,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경고일까? 하지만 뒤따르는 말이 뭔가 이상했다. 저 서류철(뭇 시선으로부터 가리려는 것처럼 흑룡이 제 손으로 덮고 있는)을 봐 버린 건 이미 이실직고했는데, 그는 다른 대답을 기대하는 눈치다. 살짝 눈을 들자 흑룡은 레아의 만년필과 수첩엔 눈길도 두지 않은 채다. 싫어하는 얘기가 뭔지 알려 줄 의향은 전혀 없어 보인다. 막막했다. 그럼 어째야 하나? 어떻게 해야 이 용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일개 인간이 용을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서, 자기가 용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하다니. 누가 들으면 미친 사람 취급하지 않을까? 그러나 불안했다. 스스로를 지키기보다 건물 보호를 우선시하고도 나를 가족처럼 여겨서 그랬다는 용이니까. 그런 마음인 이상 내가 조금이라도 부주의했다간 다칠 것 같아서.(가령 자기 입장을 이해받지 못할 때의 서운함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깊을 거다.) 아니, 아니다. 어쩌면 그가 아니라 내가 동요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가 다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나 때문이라면 더더욱)이 너무 강해진 나머지, 그 반작용으로 전전긍긍하는지도.
한숨을 애써 삼키는데, 아리송한 재촉이 이어졌다. 뭘 짐작하고 있다는 걸까? 불 정령의 등을 따라 일렁이는 불만 내려다보던 중 찬물을 맞은 것처럼(물 정령이 힘을 써 준 덕인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확 들었다. 혹시 그의 기억 같던.. 그 광경? 미치겠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모르긴 해도 저 서류철 이상으로 내밀한 영역일 텐데, 왜 그런 거까지 나타나서.. 못 봤다고, 봤어도 못 본 거라고 답하고 싶었으나, 흑룡이 듣고자 하는 건 내가 어찌 대처할지가 아니라 앞서 일어난 일인 듯했다. 암담해서 악이라도 쓰고 싶어지는 걸 입을 틀어막고 참았다. 그러고 한참 숨을 돌린 뒤에야 손을 뗄 수 있었다. 고개까지 들지는 못했지만
"....서류철의 그림 속에 있던 분들..이 마법을 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걸 기억한다고 누군가가 외치는 것 같았습니다..."
목격한 건 그게 다지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없이 행복한 웃음들이 담긴 페이지가 구겨져 있는 아이러니, 그리고 물 얼룩. 그건 그 행복이 어느 순간 말살당했다는 의미일 거다. 아마도 서류철에 적힌 시기 즈음에, 그림 속 인물들이 작고하면서. 그렇게 해석하면 정체 모를 부르짖음도 아귀가 딱 맞다. 그런 모습이 왜 내게 보였는지만은 감도 안 온다만.. 원인이 뭐든 중요한 건, 내가 보지 않았어야 할, 그만의 영역을 훔쳐보고 말았다는 거겠지. 결국 레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죄송합니다. 구차한 변명입니다만 보려고 본 건 아닙니다. 그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주님께 맹세코 안 봤을 겁니다. 아니, 못 본 걸로 하겠습니다. 못 미더우시면... 혹시 마법으로 기억을 지울 수도 있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봐 버린 건 지우셔도 됩니다. 그럼 실수로도 그에 대해 떠들진 못할 테니, 괜찮으시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고의가 아니었다. 당신의 영역을 침범할 의향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니 봐도 안 본 거라고. 가능만 하다면 떠올리고 싶어도 못 떠올리게 잊겠다고. 그렇게라도 수습되기만 바라며 주워섬기는데, 너무 안 믿겨서 환청 같은 소리에 눈이 확 뜨였다. 아주 잠깐 눈이 미미하게 부셨지만, 이내 발등의 불 정령이 눈에 들어왔다. 손깍지를 힘껏 끼자 손가락이 저리는 게 감각은 정상 같다. 이야기.. 하겠다? 무엇을? 신경이 바짝 곤두서는 듯했다.
헐😦? 수면기에 자든 쪼개서 자든 잠자면 심장이 성장하는 거 아닙니까;;? 그거 믿고 쪼갠 줄 알았는데 회복 안 되나요😨;;?
두고두고 회자된 게 무리가 아니겠군요 거대 조직의 본부가 하루아침에 역대급 대지진으로 흔적도 없이..😬
백과 흑이 공존한다고 하셨으니 대빵님이 부르는 호칭마따나 점박이나 얼룩이가 되지 않았을까요🙃ㅋ?
그러고 보니 블랑님 귀가했으니 대빵님은 청소지옥(??)으로부터 해방됐겠군요😏 청소는 끝난 뒤일까요? (블랑님은 낡고 지치고 꼬질꼬질하게 돌아오자마자 사달부터 목도한 셈이군요😑a..씻을 틈이나 있었으려나요🙄? 마법 쓰면 순식간이긴 하겠습니다만..)
여담으로 >>919에서 블랑님 풀 죽은(??) 거 찔리더군요😞 레아가 물왕님을 원망하면 원망했지(그거도 펴 본 건 자기니까 물왕님 탓해선 안 된다는 거 알고 있고요) 블랑님을 원망하진 않는데 말입니다😥 + 물왕님이 저 문건 내용을 모르는 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자기가 읽을 게 아니라고 느낀 건 어째서일지.. 그러면서도 레아는 봐도 될 거라고 판단한 건 또 어째서일지 궁금하군요😗ㅎ
오늘따라 연초가 너무 땡기는 날이었다. 레아가 자신을 심란하게 만들어서가 아닌 그저 보고 싶은 이들의 얼굴이 너무 떠올라서 문제였다. 어차피 어둠속으로 남겨두기엔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알린다고 그들이 좋아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은 결국 목적을 이루지 못한채 사그라 들었던 잠에서 깨어난 이들일 뿐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자신은 이 모든 사건을 은폐하였고 발바리아측 조사 보고서를 바꿔치기 한다음 그것을 자신이 보관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자서전 마냥 기록해둔 것이었다. 자신이 죽었을때, 혹은 요람의 누군가가 이것을 찾았을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마법이되 마법이 아닌 능력들을 구사하는 모습을 본것일까. 그는 잠시간 먹먹한 느낌으로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떠올렸다. 당시의 막싸우는 법만 알고 있던 자신에게 무술이란 무엇인지 직접 알려준 팀장을 비롯해 팀원들은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살려 싸우는데 특화 되어 있었다. 그들의 편린을 보았다는 것은 그래도 상당부분 이야기를 할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지. 그는 잠시간 손가락으로 의자 손잡이를 가볍게 두들기면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한숨을 쉰 듯 천천히 이름을 말했다.
"벨가모트, 프렌치메리, 말로우 윈터, 루드베키아, 팀장 헬리오트. 그들의 이름이다."
하나하나 이름을 말할때마다 아련한 기분이 든다. 아니, 진정으로 아련한 것이다. 잊을수도 잊어서도 안될 이름들을 떠올리던 블랑은 이내 모든 것을 결심했다는 듯 몸을 앞으로 숙인 뒤 그대로 손을 깍지 끼고 입을 열어갔다. 그녀가 필기구를 꺼내든 것은 이미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들을 준비가 된 것이겠지. 어쩌면 저기 저 서류철보다도 마지막 사건의 경과만큼은 철저할 것이었다. 처음 유희를 시작하고서 팀장이었던 헬리오트에게 구해졌던 사실, 거기서 만났던 3인을 필두로 2년간 같이 일하다가 밑으로 벨가모트가 들어오게 되었고 그렇게 조직내에서 승승장구 하며 보스 휘하 직속 팀으로까지 임명될 정도로의 맹위를 떨치게 되었던 이야기, 그러던 어느날 보스의 딸을 호위해 본부까지 데리고 오게 되는 임무를 맡게 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전투, 우여곡절 끝에 본부에 도착하였으나 팀장이 가져온 소식은 보스의 딸이 보스의 손에 죽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반역을 꿈꾸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블랑 혼자만 살아남아 보스를 건물채 지진으로 땅속에 파묻어버린 이야기까지..... 팀원들이 죽어날때의 장면을 이야기 하는 모습에선 구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원망 가득한 모습까지 비춰지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내 이야기의 끝이다. 네가 본 것은 언젠가는 알려져야 했던, 알게되야만 했던 이야기..... 그걸 봤다고 뭐라 그런다면 그건 속좁은 것이겠지. 아니 오히려 밝히지 못하였던 내 잘못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서류철을 쓰다듬었다. 잊으면 안되기에, 언젠가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길 원했기에, 그는 자신의 기억 외에도 문서를 남기길 원하였고 그 결과물이 바로 그것이리라. 그녀가 말했던 것, 기억을 마법으로 지우거나, 잊혀지게 바라는 것은 그가 생각해도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서야 무거운 짐을 조금 내려둔 느낌인 것인지 그의 표정에선 홀가분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래, 더 듣고 싶은 이야기나..... 다른 필요한게 있느냐."
이미 모든것을 밝혔다. 무언가 더 이야기해도 문제는 되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이 들은 것인지 그는 의자에 몸을 파묻은채 가만히 레아의 입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녀는 무엇을 남길까? 이제는 들은 자가 남길 또다른 진실을 들을 차례였다.
//어우, 그래도 12시는 안됐군요.... 어색하거나 잇기 애매하다 싶으시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블랑님이 얘기해 준 내용은 예전에 >>354-355>>552>>554 등에서 알려 주신 걸 참고하면 될 것 같은데요, 몇 가지 더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 남겨 봅니다😌
1) 블랑님이 유희를 시작하고서 팀장님한테 구해졌다고 하셨는데요, 좀 더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맥락상 블랑님이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했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천 년 전이라 어렸긴 해도 또래 다른 용을 압도할 만큼 강했던 용이 블랑님이라 폴리모프를 했다 해도 인간 덕에 구해질 일이 잘 상상이 안 가서요😅a)
2) 보스가 자기 딸을 죽인 게 보스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알려 주셨는데 말입니다 그렇게까지 감추려던 정체는 뭐였습니까🤔? 당시 블랑님 포함 6명이 그거까지 알았는지요?
3) 이건 과거행 벼르다 이제야 떠오른 의문입니다만.. >>180에서 이 세계는 인과가 강하다는 설정을 알려 주셨잖습니까? 당시 블랑님의 팀은 내심 옳은 길을 걷고자 하는 마음을 지녔던 것과 별개로 범죄 조직에서 빠르게 승승장구할 만큼 조직의 성장에 기여했고, 그건 알게 모르게 조직의 악행을 지원한 셈이라고 생각됩니다(당사자들은 결코 바라지 않았을지라도요😞) 어쩌면 5명의 죽음은 그들이 감당해야 할 인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보니 쫄리는 게.. 과거사 개변으로 5명의 인과가 비틀릴 경우 블랑님과 레아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감당 가능한 대가일지 모르겠는지라 뒤늦게 쫄리지 말입니다🥶
1. 당시 블랑은 막 유희를 시작한 시점으로 아무런 목적도 가지지 않은 채 10대 초중반 청소년 수준으로 자신을 설정,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꽤 기초상식이 모자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부랑자들에게 기습을 당한 블랑을 헬리오트가 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겁니다. 물론 블랑 입장에선 나약한 인간이 왜 나서서 고생하는거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결국 헬리오트가 처음부터 자신이 입단한 계기 자체가 이 암흑가의 정화가 최종목표임을 알게되고 그의 마음가짐에 따라 이끌린 이들과 함께 팀을 이루게 되는게 지난 줄거리쯤으로 볼수 있겠네요.
2. 발바리아 황가 자손중에 사생아로 태어난 아이입니다. 어렸을때, 정확히는 태어났을 때 부터 울지 않았고, 자라면서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하는 전형적인 악역입니다. 그리고 한 비밀에 우연찮게 접근하게 되는데....
사실 레아주한테 매번 놀랐던게 어떻게 가설이라 하고 정설을 맞추는가에 대한건데요..... 맞습니다. 왜 발바리아 황가의 친족이 충성도가 높은지.... 반항하던 이들은 전부 소리소문 없이, 싹이 크기도 전에 용혈의 실험체로 끌려가서 그런겁니다..... 그렇게 그 비밀에 접근했던 보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발바리아 황가에게서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대륙 전역에 마약을 유통시키기 시작했고, 그로인해 자신의 정체를 감추는 것을 성공, 동시에 막대한 부와 힘을 가지게 된겁니다.
3. 인과관계에서 전제 조건도 어느정도 감안되는겁니다. 1천년 넌의 사회가 진짜 미쳐돌아가는 시대였어요.... 헬리오트가 기본적으로 정의로운 사람이고, 팀원들도 블랑을 제외한 이들은 원래부터 선량하거나 정의로운 이들이었지만 [스스로 갱단에 입단해 팀을 꾸리고 보스에게 반역을 하지 않는한, 사회 구조를 바꾸기 힘든] 사회였으니까요. 어느정도로 사회가 썩었느냐, 루드베키아의 원래 직업은 캐놀라인 서부 지검소속 검사였습니다. 검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뒷거래를 막지 못하고 위에서 누르는 압력에 시달려 검사 뱃지 집어던지고 갱단에 입단해 뿌리를 근절시키겠다는 마인드가 들 정도로.... 정의로운 사회와 부정부패가 서로 뒤섞인 시대였어요. 여기서 이들도 인정해요. 자신들도 사람을 죽이고 남들에게 피해를 입혔지만, 만약 그들이 죽이지 않았으면 더욱 약한 약자들이 피해를 입었을테고 결국 그것이 자신들의 의지에 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그렇기에 역으로 그들은 이미 댓가를 치룬겁니다. 오히려 원인으로 인해 결과가 이렇게 되버린, 아주 특수한 케이스인 셈이지요.
1. 당시 블랑은 막 유희를 시작한 시점으로 아무런 목적도 가지지 않은 채 10대 초중반 청소년 수준으로 자신을 설정,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꽤 기초상식이 모자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길거리에 몰래 숨어 소매치기나 좀도둑질을 하며 지내길 6개월, 이를 불쌍히 여긴 한 노부부의 손에 길러지지만, 4년이 지난 어느날 부랑자들에게 기습을 당한 블랑을 헬리오트가 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겁니다.(노부부는 블랑이 갱단에 입단한지 3년후 노환으로 죽습니다.)
1) 어😮? 그럼 팀장님이 구해 줬을 때 4년간 같이 살면서 챙겨 줬던 노부부의 슬하를 떠나 조직에 들어간 건가요😥? 그러고 3년 뒤에 노부부가 사망했고? 그런 거면 노부부가 가여운데요 늘그막에 애 데려다가 정 붙였을 텐데..😢
2) 황실 혈통인 걸 들키면 실험체로 끌려가니까 그걸 안 들키기 위해 마약을 유통하면서 필요한 경우 살인, 방화, 폭행, 협박, 강도 같은 범죄도 서슴지 않았던 겁니까😦? 보스의 딸도 그 혈통이 들켰으면 실험체로 끌려갔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3) 5명이 이미 인과에 따른 대가를 받았다고 하신 건 제가 잘 이해를 못 하고 있습니다😭 원인으로 인해 결과가 나왔다고 하셨는데 원인은 뭐고 결과는 뭔가요😶? 혹시 원래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을 조직 멸절이라는 목적을 위해 저지른 게 대가라는 의미입니까😵? 그런 의도로 하신 말씀이라면 어떤 행동을 한 거 자체가 그 행동의 대가를 치른 거라는 셈이라 제 머리에 입력이 잘 안 됩니다..
1. 갱단에 들어갔어도 돈 붙이고 돌아가실때까지 1달에 란번씩 만나뵈면서 임종도 지켜드렸습니다. 물론 블랑이 당시에는 사별의 고통이 그리 크지 않은 시점이라 꽤 무덤덤하게 넘긴것도 없잖아 있고요.
2. 그래서 더 문제입니다. 그 딸 마저도 사생아인데 같은 사생아 출신 딸을 살해하고 그 이유가 자기 정체를 숨기기 위함인거죠.
3. 원래는 행복한 삶을 살았어야 할 상황이었으나, 당시 시대상에서는 그런게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기능이 마비가 된 곳이 많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원인(사회나 부모가 이들을 지키지 못함)이 결과(그래서 이들은 자신만의 정의와 살 길을 찾아서 행동함)이 되버린 셈이죠. 이러한 인과관계가 성립되었는데 이 행동이 약자를 지키기 위함이었으니 인과율에선 이를 선으로 볼수 있는 셈이죠. 간단하게 그냥 물건 사는걸로 비유하자면, 보통은 돈을 주고 물건을 받는거랑, 지금 호송팀 팀원들은 물건을 받고 돈을 주는 거라고 보시면 되요.
1. 어..😨 잠시만요 그럼 그 노부부는 유사 가족인 블랑님이 갱단에 들어간 거 압니까? 미성년자가 갱단에 들어가려는 거 알고도 가라고 보낸 거예요😰?
2. 그러니까 보스는 자기 혈통이 들키면 생체 실험에 끌려갈까 봐 철저히 숨기는 와중에 성욕을 못 이겨서(...) 혈육이 생기는 바람에 그 혈육을 살해한 거고😬, 그 혈육은 자기 친아버지를 드디어 찾았다고 기뻐하다가 살해당한 겁니까🥶? 그럼 키운 딸이 아니라 뒤늦게 존재를 인지한 딸인 겁니까🤔?
3. 사회가 개막장 → 범죄 조직에 가담, 까지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건, 조직 가담 이후에 5명이 조직원으로서 했던 활동의 결과는 뭐로 나오냐는 것이었습니다😶 >>929에서 여쭐 때는 그 결과가 5명의 죽음일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죽음을 피하게 된다면 원인에 따라 나와야 할 결과가 막히는 셈 같아서😓 블랑님이나 레아가 그 반동을 겪는 거 아닌가 우려한 겁니다😥 제가 우려한 바를, 말씀하신 물건 사는 비유를 빌려서 풀어 보자면 이러합니다🥺 물건을 받았으면(조직 활동을 했음) 제값(죽음)을 치러야 하는데 제값을 안 치르고 가게를 나갈(과거사 개변으로 안 죽음) 경우 그들을 나가게끔 한 이(블랑님과 레아)가 변상 요구(5명의 인과를 피해가게 한 대가 치르기)를 받을 거 같고 그게 쫄린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조직 활동의 결과가 꼭 죽음이어야 할 필요는 없고, 징역을 살든 5명의 조직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이나 그 가족이 사적 제제를 가하든 여러 결과가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서 대가를 치르는 걸로 인과율 문제가 해결이 된다면 블랑님이나 레아가 대가를 치르는 일까진 안 생길 수 있겠습니다만..😌 인과율이라는 게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세계라면 인과에 따라 일어나는 일에 개입할 경우의 대가도 절대적일 거 같아서 쫄았던 겁니다🥴;;;
수첩이 펼쳐지도록 움킨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별거 아닌 이야기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별거 아니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정말로 사소한 이야기라면(일테면 점심에 뭘 먹었는지나 날씨가 후덥지근하다거나 하는) 별거네 아니네 하는 소릴 굳이 붙이지 않고 늘어놓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랬기에 본론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긴장을 억누르기가 어려웠다. 내가 듣기를 바라는 이야기가 뭘까? 서가의 책 중에서 앞으로 손대지 말아야 할 것? 서류철에 그려진 사람들이 느닷없이 나타난 원인? 아니면.. 이제라도 내가 거론하지 않았으면 하는 화제?
그러나 흑룡의 말이 이어진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사람 이름? 서류철에 그려져 있었고 내게도 보였던 이들의 이름이란다. 그가 사별한 이들의 이름을 굳이 밝히는 까닭이 뭘까? 선뜻 만년필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설마 그들의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으므로. 하지만 무언가 작정하기라도 한 듯 상반신을 앞으로 향한 채 깍지를 낀 그를 보자, 이제부터 나올 이야기는 외면해선 안 되는 것임이 느껴졌다. 대나무숲이 되었다 생각하자. 혼자 담아 두기는 버거워 어디로든 흘려 버리려던 게 어쩌다 내게 향한 거라고.
그렇게 나오기 시작한 사연은 흑룡의 첫 유희였다. 인간 소년으로 변해 정처 없이 떠돌던 중 웬 노부부의 호의로 4년간 함께 지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만 해도 무슨 전래 동화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헬리오트라는 사람과의 첫 만남을 계기로 암흑가의 갱단에 투신했다는 소리에 입이 안 다물어졌다. 갱단이라니, 주먹질에 칼질에 폭력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드는 깡패들? 지금의 그가 자길 밀치는 정령들을 떼어 놓지도 못하고 연구소의 손상을 막고자 자기 마력을 썼던 걸 생각하면 상상이 안 간다. 설마 천 년 전에는 정말로 난폭한 성향도 지녔던 걸까? ('그 용'이 빈사 상태에 이르도록 폭행하기도 했었다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듯하다.)
안 그래도 잡념이 떠나지 않는 와중에 조직원이 된 까닭이 헬리오트의 포부에 감화되어서라는 말에 잡념이 더해졌다. 용보다 훨씬 약한 존재인 인간이 자신을 돕겠다고 나선 점이 인상적이었다는 건 공감이 됐으나, 암흑가의 정화라니? 그게.. 될 일인가? 조직의 정점에 오르려면 그만큼 조직에서 두드러지는 활약, 즉 범죄 행위를 많이 해야 할 거다. 악을 없애자고 악행을 하게 되는 꼴이다. 설령 그렇게 해서 정점에 오르는 데 성공한다 해도, 두목이 이제부터 범죄는 저지르지 말자 하면 아랫사람들이 일제히 따를까? 충성심이 강한 이라면 몰라도 이익 때문에 붙어 있던 이라면(범죄로 이익을 추구해 왔을 테니) 어림도 없지 싶다. 실패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 이상이었으나, 흑룡이 헬리오트를 얼마나 신뢰했는지만은 알 것 같았다. 아니면, 다른 수는 도저히 안 보이는 상황이라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할 수밖에 없었거나.
그런저런 잡념 속에서도 받아 적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의 말이 마치 무거운 것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것처럼 느릿하게 이어진 덕이다. 하지만 갱단의 보스가 제 피붙이를 살해한 사건이 언급되었을 땐, 만년필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만난 적이 없다시피 해도 그래도 자식인데 죽이다니, 그것도 직접. 암흑가의 범죄자는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걸까. 흑룡의 팀이 분개해서 보스를 척살하고자 한 것도 심정적으로 이해가 갔다. 도리나 이상을 떠나 생각해도, 혈육을 죽이는 보스라면 부하는 언제든 토사구팽하겠다 싶을 테니까.
그러나 엇나간 부분을 바로잡아 가며 쓰는 가운데 이어지는 내용은 허망한 사별의 연속이었다. 듣기에도 끔찍한 방식으로 죽어 나간 이들 중에서도 가장 기막힌 말로를 맞은 이는, 흑룡이 가장 신뢰했을 헬리오트였다. 인간이 용을 감싸다 죽다니. 인간의 공격이면 용에게 타격이 클 리 없는데. 그가 용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유희 중일 땐 정체를 숨겨야 한다니 헬리오트는 그가 용인 줄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까지는 안 했을지도 모르는데. 그 점을 통감하고 있는 걸까? 가라앉은 채 떨리는 그의 음성이 '내가 죽였다.'라는 사념으로 가득 찬 듯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더는 만년필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지진으로 일대의 지형을 뒤엎었다는 뒷이야기가 나오는데도 그저 멍하고 멍했다.
진즉에 밝히지 못한 게 잘못이라는 소릴 듣고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다. 내 것 같지 않은 몸을 억지로 움직여 보니, 흑룡은 문제의 서류철을 감싸듯 어루만지고 있었다. 6년, 용에게는 짧다면 짧은 시기인데도 그때 함께한 이들을 잊지 못하는 건, 그들과의 유대가 각별했기도 하지만 그들이 너무나도 한순간에 허망하게 스러졌기 때문 아닐까. 그 정도의 사건은 상기만 해도 힘겨울 텐데 입 밖에 내기 쉬울 리가. 그랬기에 레아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괴로운 일을 선뜻 이야기하지 못하는 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그걸 잘못이라 하시는 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의문이었다. 사적인 사연은 내키면 얘기하고 아니면 마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그는 왜 얘기해야만 할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을까? 혹시 그는 자신의 사연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째서일까? 묻고 싶어졌으나 망설여졌다. (흑룡이 말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하더라도) 더 캐묻는 것은 그의 상처를 헤집는 짓 같았으므로. 그런데 도리어 그가 물었다.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레아는 흑룡을, 여느 때처럼 눈길을 절로 끌면서도 어쩐지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는 듯한 그의 눈을 응시했다. 앞서의 반응도 그렇고 지금 이렇게 묻는 것도 그렇고, 그가 이제까지 얘기한 건 누구든 듣길 바라서다. 그렇다면 그 바람에 제대로 부응해 보겠다. 레아는 앞서 적다 만 수첩에 뒷이야기를 기억나는 대로 요약해서 정리한 뒤, 이 사연은 용의 유희 기록 중 하나라고 덧붙여 썼다. 그런 뒤 마른세수를 하고서 아직 뒤숭숭한 머릿속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대답하기 싫으신 부분은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첫째, 이 사연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길 바라시는 겁니까? 인류가 그분들을 두고두고 기억하길 바라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어떤 인물로 기억하길 바라십니까? 둘째, 만약 블랑님과 그분들의 계획이 성공했다면 그 뒤에는 갱단을 어떻게 하실 요량이셨습니까? 셋째, 이건 첫째 질문과 연관되는 것입니다만.. 이 사연이 알려지려면 증거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형이 바뀌긴 했으나, 말씀하신 조직의 본부가 있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한 이 사연은 사실이 아니라 추측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증거를 찾아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무려 천 년 전 일이라 탐사해 봤자 소용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대로 있어도 증거는 부족하니 밑져야 본전일 거다.
// 많이 늦었습니다..ㅇ>-< 레아와 제가 질문거리를 추리면서 캐아분리를 넘어 캐아분쟁(...)을 겪는 바람에..😅 (제가 질문을 떠올리면 레아가 이건 차마 못 묻는다고 비토하고, 레아가 떠올릴 법한 질문은 제가 뭔가 아쉬워서 비토하길 반복했습니다😓;;)
질문하는 김에 블랑님이 공간 이동을 시전할 계기를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자연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a
늦은시간에 고생많으셨습니다!! 레아가 진짜 많이 고민하고 또 고민한게 느껴지네요. 무게를 지울 생각은 없었는데.... 자 그럼 미리 설명드릴께요.
제가 말씀드렸죠? 시간은 중력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한다고, 블랑의 과거 행적에 의해 뒤틀린 마나왜곡현상은 [스포일러]가 아주 잠깐이마나마 개입할수 있게 하고, [스포일러]의 가벼운 조작으로 인해 탄명곡의 중력은 무중력에 가깝게 변할것이고, 그렇게 한순간이지만 빛의 속도로 마나를 타고 움직인 블랑과 레아는 타이밍 좋게 생겨난 시공간의 뒤틀림을 타고 과거로 이동할껍니다.
원래는 시간역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과학에서 없는거다보니 초월적인 존재([스포일러], 시공간 뒤틀림)들의 힘을 좀 빌리도록 하겠습니다!! 답레는..... 오늘의 혐생 덕에 12시에 ㅠㅠ
어느순간 분위기를 전부 인지한 것일까. 그들의 앞에는 어느새인가 리빙아머들이 술잔을 두고 있었고, 블랑은 그 술잔에 따라진 핏빛의 레드와인을 한모금 들이킨 다음 조용히 레아를 응시한 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 레아의 말이 합당하다 여긴 것일까. 그는 천천히, 마치 범죄를 저지른 뒤 고해성사를 하는 죄인의 심정으로 레아의 질문에 답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전부, 자신의 감정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더이상 그들을 자신의 아집으로 침묵속에 가둬두기는 싫었다. 그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왜 죽었는지 이제는 말해야할 순간이었다.
"첫째, 알릴 필요도 없다. 단지 그저 내가 과거 고백을 한다는 느낌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고, 당시 시대상과 지금의 시대는 완전히 다르니까, 지금의 잣대로 그때를 평가한다면 무법천지나 다름 없는 시대였으니까. 그저, 이건 고백하고 싶을 뿐인 이야기일세. 내 아집으로 그들을 묶어두고 있는 셈이니까. 이 이야기를 글로 써서 발표해도 좋고, 아니면 그저 내가 했던 것처럼 이름없는 책으로 기록을 남겨도 좋네. 그것은 그대의 선택이고, 그들이 선하고 악하고를 판단하는 것도 그대의 판단일세."
그렇게 말을 마치자 그의 표정이 잠깐 아련해진다. 거리를 한번 거닐면 마약에 찌든 이가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상점가로 나가야 겨우 번화한 느낌을 찾을 수 있었으나 그 이면에는 도박과 각종 이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도 보였었다. 잠깐 수도로 상경하면 그나마 법치가 통하는 곳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강대국이라고 일컬어지는 곳 모두 범죄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루드베키아도 그렇게 자신이 달고 있던 검사뱃지를 던져버리고 헬리오트를 만나 그 꿈에 동참하지 않았던가. 살아가는 것이 살아가는게 아닌 시대였다. 돈을 벌기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이들은 도시로 상경하고 피폐해져간다. 중앙은 그렇다 치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관리들은 부패해갔고, 범죄와 폭력이 당연해지던 시대였다. 그 모든 자정을 하기위해 그로부터 50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지금에야 교육수준이 올라가고 범죄 조직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당시는 정말로 미쳐버린 시대 그 자체였다.
"둘째, 헬리오트는 스스로 보스의 자리에 올라 갱단을 정화하고자 하였다. 물론 몇년에 걸쳐 근원지가 되어버린 그곳을 정화하기란 쉽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에겐 그럴만한 능력도 있었고, 인망도 있었다. 그가 반기의 의지를 드러내기 전까지는, 조직원들은 물론, 담당 지역 주민들에게도 인망이 좋았지. 오죽하면 경비병들보다도 우리 팀이 더욱 믿음직스럽다고 했을까."
생각해보자. 지역 유지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닌 그였다. 호송팀으로 본부로 직접 일하게 되기 전까지 그는 어느 한 도시를 담당하고 있는 수많은 간부중 하나였다. 물론 그곳이 조직으로서도 계륵인 곳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가운데에서 콘스텔라티오 소속 유흥시설을 관리하고 고리대금업을 하고 조직원들을 끌고 다니면서 세력을 공고히함은 물론, 자릿세를 걷는 조폭 지역 우두머리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마다 그들을 칭송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거리마다 양아치가 들끓었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했던 곳에서 소정의 자릿세만 받고 거리를 정화시켜 콘스텔라티오가 정당한 곳임을 드러내고 썩어빠진 권력보다 가까운 주먹이 더 믿음직한 현상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일궈낸 캐놀라인의 작은 도시는 헬리오트의 큰 힘이 되어주었고 훗날 반기를 드러냈을때 총본부와 가까운 근거지로서 시민들이 헬리오트가 이끌던 호송팀의 든든한 백업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그렇게 반역이 성공했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그들의 반역은 반만 성공하고 말았고 암흑가가 자정되는 것은 그로부터 수많은 세월이 흘러서였다.
"세번째를 앞서 말하기 전에 너에게 고맙다고 해두고 싶다. 사실 이를 이야기 하는 것은 천년이래 처음이었으니까. 어쩌면 나는 지쳤던것일지도 모르겠구나. 이제야 마음의 짐을 덜어낼수 있겠어."
확실히 블랑의 표정이 아까전보다 한결 나아져 보였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또 짐을 덜어냄으로서 이제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는 반증인 것이리라. 물론 레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이다. 사실..... 그동안 가보지 않았다. 그곳은 내가 직접 지진을 일으켜 무너져 내린 곳이다. 마나 파장또한 뒤죽박죽으로 섞여서 어떻게 되었을지는 나도 모르겠구나. 허나.... 천년이 지났다. 그들의 무덤으로 가서 직접 술 한잔 따라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레아의 말에 결심이 선 것일지도 모른다. 증거보다는 오랜 인연의 마지막 흔적을 찾기 위함인 것일까. 그들의 마지막을 추억하는 이로서 그들을 추모하기 위해서라도 가야만 했다. 그는 천천히 레아에게 손을 뻗었다. 이제 저 손을 잡으면 그곳으로 가리라. 비명마저 삼켜진 그곳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몰랐다.
[자 다녀오거라.....]
어둠속 존재가 나즈막히 그르렁 거리며 그들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모든 안배는 끝났다. 그들의 앞에 축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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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아아아아아
안피운지 천년 넘었어요..... 과거에는 안피면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들던 시절이라......
개입은 합니다만 블랑도 대강의 원리를 알게 되서 아마 자력으로 한거라 믿게 될껍니다!! 물론 두번 하라고 하면 못한다고 고개를 내젓겠지만요!!
아 그거요? ㄹ이 바꿀껍니다. 차피 임기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제대로 된 사람에게 맡기는게 낫다고 억지를 부릴 예정이거든요(.....)
참고로 천년전이 어느정도로 막장이었냐면, 어린 아이들도 마약을 사서 썼어요. 그렇게 마약으로 꼬드기고 마약 유통책을 맡기는 미쳐버린 시대가 당시 시대상이었거든요, 그나마 헬리오트가 있던 도시는 마약을 최대한 근절시키는 대신 상납금을 다른 방식으로 보충─유흥업소의 차별화, 상인들과의 연대를 통한 거리 활성화 등─함으로서 마약을 팔지 않고 돈을 벌어들였죠.
대화가 길어지자 마법 기사들이 와인을 날라 와서는 흑룡에게 따라 주었다. (레아에게도 따라 주려는 걸 손사래로 말리고 물을 달라 청했다. 술을 마셨다간 취할 게 뻔하고 지금은 취해도 될 상황이 아닌 것 같았기에) 여러 목숨이 스러지고 만 사연을 들은 탓일까. 붉고 투명한 와인이 꼭 핏물처럼 느껴졌다. 하긴 성서에도 성제(聖祭)에 와인을 올리는 건 신도들이 피를 바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쓰여 있으니, 와인은 피와 그리 멀지 않을지도. 마실 엄두가 안 난다는 점도 핏물이나 와인이나 마찬가지고. 그래도 그 '핏물'이 흑룡의 긴장을 풀어 주는 데에는 유효했는지, 그는 와인을 한 모금 들더니 앞서 했던 얘기를 정정했다. 후대에 사료를 남기고자 했던 게 아니라 털어놓고 싶었노라고. 알리든 말든, 사연 속 인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내 몫이라는 말이 착잡했지만, 동시에 조금 전까지 쓴 메모를 정리해서 발표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 인물들을 묶어 두지 않겠다는 건 혼자서만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 것 같은데, 내 수명은 앞으로 길어야 100년이니까. 용이 자신의 유희 경험에 대해 구술한 내용임을 밝히면 용학 자료로 끼워 맞출 수 있을 테고, 용학 자료로 인정받으면 내 수명보다 더 오래 보존될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운이 좋으면 용학자뿐만 아니라 지질학자나 역사학자가 참고 자료 삼아 줄 수도 있고. 그러면 그 인물들이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더 오래 전해질지도 모른다.
물론 그게 대단한 의미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 무상감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시작되자 더 짙어졌다. 그 인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타도하고자 했던 갱단은 이제 존재했는지조차 불투명한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들의 뜻이 아무리 확고하고 간절했어도 지금 이 시점에는 헛되고 헛된 것인 셈이다. 내가 남길 기록들은 어떨까? 어느 분야나 흥망성쇠가 있는 이상 용학(이나 지질학이나 역사학)이 불필요해지는 시기 역시 오지 말란 법이 없는데, 내 기록이 과연 언제까지 유의미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을까? 기껏 해야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는 거 아닌가? 목이 마르다 못해 따끔거리는 걸 의식할 찰나, 마법 기사가 물을 가져다주었다. 레아는 단숨에 물을 들이켰다. 길게 보면 모든 생명의 끝은 죽음이고, 그렇게 치면 모두가 죽기 위해 사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삶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죽으면 다 부질없다는 걸 안다고 당장의 갈증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지금은 살아 있으니까. 그래서 욕구도 감정도 생각도 있으니까. 아마, 그 인물들도 그랬을 거다. 그때는 살아 있었으니까. 보다 만족하거나 덜 후회할 선택을 하고자 애썼을 거다. 결과가 허망하다고 해서 그 순간을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살아 숨쉬는 순간을 부정해 버리면, 정말로 죽음 말고는 모조리 헛일이 되어 버릴 테니까. 그러니 하자. 먼 훗날에 대한 생각 따윈 집어치우고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
결심이 확고해지자 그 인물들의 계획도 마저 메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적으로 수긍되는 견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들은 그대로 옮겨 적는 데 집중했다. 나중에 내 의견을 별도로 남길지언정 구술 내용은 본래대로 살려야 할 것 같아서였다. 또한 누가 선하고 악한지를 평가하거나 어떤 선택이 비합리적이었다고 비판하는 건 자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건 단정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 테니까. (가령 전임 용 대표는 당시 발바리아 사람들에겐 수호신이나 다름없었겠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사신 같은 존재였을 거다. 흑룡도 내게는 친절하고 점잖은 고용주이지만 '그 용'에게는 철천지원수일 거고. 그 인물들도 과히 다르지 않을 듯하다. 누군가를 구하기도 했겠지만 해하기도 했을 테니 도움받은 이들에게는 은인으로, 해를 입은 이들에게는 원수로 여겨지겠지. 그러니 쉽사리 선악을 평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선택에 대한 비판 역시 마찬가지다. 얼핏 비합리적으로 보일지라도 당시 상황에는 그게 최선책이었을지도 모르거니와, 설령 최선책이 아니었을지라도 섣불리 비판하는 건 위험할 거다.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는 무지하거나 미숙할 수 있거니와, 외부에서는 손쉽게 판단 가능한 일도 당사자로서 접하면 혼란스럽고 어려운 게 인지상정이니까. 그런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결과를 다 알고 내려다보는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 같다.) 그러니 가급적 들은 내용만 정리하되, 내 의견을 따로 적을 때는 내가 전제하는 점을 근거와 함께 명시해서 주관적인 견해임을 부각해야겠다.
그렇게 방향성까지 메모하던 중 그만 울컥했다. 고맙다니, 가슴이 찡하고 저렸다. 사적 영역을 침해하다 못해 아픈 데를 자극해 버렸는데, 이런 반응이 돌아올 줄이야. 천 년간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었다는 말까지 이어지니 아연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에게도, 특히나 그와 절친한 용 대표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했던 건, 그 인물들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괴로워서였을까? 다른 이에게 전하는 순간, 믿기지 않고 믿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 현실로 굳어질까 봐? (그러면서도 현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건 불가능해서 기록을 요람에 보관했던 거고?) 그런 거라면 지금 내게 털어놓은 건 어째서일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서? 단순히 그래서면 상대가 꼭 나일 필요는 없을 텐데. 내가 저 서류철을 봐 버려선가? 아니면 내게 그 인물들의 생전 모습이 보여서? 그러다 불현듯 그 인물들이 모두 인간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어쩌면 인간과의 일이었기에 용이나 정령왕보다는 인간에게 토로하고 싶어진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흑룡은 (침울한 분위기가 아주 가시지는 않았어도) 앞서에 비해 한결 평온해 보이는 얼굴로 그 인물들을 추모하러 가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내 추모도 의미가 있을까? 아닐 거다. 그들이 죽은 지 천 년 가까이 지난 오늘에야 그들의 존재를 인지한 인간인데 무슨 의미가 있을라고? 그들에 대해 아는 것도 이름과 생김새와 그들이 (옳으냐 그르냐 적절하냐 아니냐를 떠나) 하나의 목표하에 의기투합해서 있는 힘껏 살고자 했던 인간이었다는 것뿐. 그러니 내가 낄 자리는 아니겠지만... 흑룡이 추모하는 동안 일대 탐색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레아는 만년필과 수첩을 안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실례하겠습니다."
가볍게 목례하고는 그의 손을 잡았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뭐라도 발견되면 좋겠다.
// 주제가 묵직해 보여서 이 소리 저 소리 넣어 봤는데 지금 분위기에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선악이나 목표 달성 가능성 같은 걸 떠나 그 5인은 자기 삶을 살고자 했던 인간이라는, 현재 레아의 잠정적 결론이 기대하신 바에 부합할지도 궁금하군요😅
근데 옳고 그름 적절함 부적절함 다 배제하고 보면 보스도 자기 삶을 살고자 아등바등했던 인간으로 볼 수 있지 말입니다..🥴 너무 상대주의로 치달아도 곤란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의라는 게 뭔지 전 모르겠습니다(아마 레아도 모를 듯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결국 지향 가능한 최선의 정의인가 싶어졌다가도, 이건 배제되는 소수에게는 악일 거 같아서 모르겠고😬 정의는 몰라도 불의임이 명백한 영역은 엄연히 존재하는 건가 싶다가도, 구조적인 문제로 개개인이 인지조차 못 하는 사이 저지르는 잘못도 있다 보니😑.. 정의고 불의고 일종의 스펙트럼 아닐까 싶어지고.. 어렵습니다😵;;
아니😦 실제로야 용이긴 해도 10대 청소년 모습으로 유희 중이었으면 다들 소년으로 알고 있었을 텐데 술 담배를 가르쳤단 말입니까😨? 마약까지 가르친 건 아니겠죠;;? TMI 하자면 제가 흡연 가능성 자체를 생각 못 했던지라 레아는 비흡연자입니다(...)
기능이 완전히 정지한 시계가 천 년 전처럼 멀쩡하게 작동하기 시작하는 연출이 나오려나요🙃?
블랑님 말고도 대빵직 일 잘할 만한 용이 있고 블랑님한테 대빵직 넘기면 허구한 날 전임 호출할까 봐 망설이는 중이라고 하신 거 같은데 결정한 겁니까😶?
무언가 결심을 각오한 레아의 모습을 눈에 담아둔다. 그녀는 항상 자신이 평범하다고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 빛나는 자질이 있음을 그녀 스스로는 아직까지 자각하지 못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타인, 그것도 거리감으로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타인인 자신의 시선으로 보자면 그녀는 천천히, 하지만 누구보다 확고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좋은 현상이다. 용으로서 가지지 못했던 열정을 가진 그 모습을 보자면 어쩌면 자기네들 또한 인간에게 배울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시 시대상은 정말로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어느 갱단이 경비병보다 믿음직스럽단 말인가. 그마저도 정의로운 이들이 거리를 지키겠다고 상부의 방침과 어긋나가는걸 숨겨가면서 움직인단 말인가. 어린아이들이 타락에 빠지는게 일상이었고, 그들을 향해 손을 뻗어주는 이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던 일상이 떠오른다. 그러한 모습을 보던 헬리오트는 모든 것을 바꿔야한다는 일념하나로 몸을 불사질러가며 나아갔고, 그 끝에 마지막으로 의지를 이어받은 것은, 다름아닌 인간이 아닌 자신이었다. 레아가 손을 잡기 직전, 그는 자신의 왼팔에 시계를 채웠다. 천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드워프들에게 계속 수리와 보수를 맡겨 마치 새것과 같은 느낌의 시계, 헬리오트가 자신이 갱단에 입단하였을때 주었던 선물, 투박하기 그지 없는 은도금 시계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재질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이는 그와 자신을 잇는 유대의 상징이었고, 그를 위한 성묘를 가기로 결정했다면, 당연히 챙겨야할 물건이었으니까.
"미안하구나. 잠깐 준비를 하느라."
잠깐의 여유를 틈타 옷을 갈아입은 것일까, 레아의 손을 잡는 순간에 맞춰 마법을 걸어 자신의 복장을 바꾼다. 하얀 셔츠 외에 완벽히 검은 색 일색의 복장, 마치 장례식장을 향해 가는 듯한 상복의 모습이었다. 그러고보니 반역의 그 날에도, 보스의 딸을 대신 장례식을 치룬단 의미로 그들 모두가 검정색으로 통일한 복장을 입고 있었다. 마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만 같았지만 감상에 빠지는 것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다시 레아의 손을 잡았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공간을 접었다.
─그 순간이었다.
마나의 흐름을 타고 공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던 그가 순간적으로 몸이 엄청 가벼워 지는 감각을 받는다. 그와중에도 레아의 손을 놓지 않았고, 그는 최대한 무슨 상황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공간 접기가 실패했단 것일까? 아니다, 공간을 접다가 실수했다면 차원과 차원 사이의 틈새에 유리 되었을테고, 그렇다면 당연히 가벼운 마법을 통해서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감각은 마치 어디론가 빠르게 급류를 타고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대체 무엇일까, 도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이러한 흐름을 탄단 말인가. 그 순간 그의 시선으로 헬리오트의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정방향으로 가던 시계가 어느 순간부터 거꾸로 돌고 있었다. 그것도 천천히 가속을 더해가면서 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시간을 되감는 것 마냥 자연스레 움직이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리로 많은 결과가 떠올랐다. 진도 10의 지진으로 무너트린 탄명곡, 당연히 마나의 흐름은 뒤죽박죽이 되었을 뿐더러 한순간 이루어진 중력의 붕괴로 인해 발생한 지진은 당연히 그 지대에 불안정한 중력상태가 남아 있었을 것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가 이러한 결과를 내놓다니, 돌아가게 된다면 당장에 기록해둬도 나쁘지 않을 것이고 말이다.
'설마....!!'
그가 마지막 결론을 내리는 순간, 두 사람의 시야가 점멸하고.
다시 눈을 떴을때는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시계가 가리킨 시간은 다름아닌....1023년 1월 5일 6시.
"말도 안돼."
보스의 딸이 죽었을 당시의 시간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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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절대적이고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죠. 정의건 가치관이건 그 어떤것이던 간에 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살아가는데 인문학이 계속해서 중요시 되는 것 아닐까요? :)
호송팀 전원이 마약 근절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헬리오트가 술 담배는 가르쳤을지언정 절대로 마약은 가르치지 않았죠!! 네버!!
아쉽게도 시계는 계속 유지 보수가 되어서 잘 굴러가고 있었고, 시계가 아주 자연스럽게 되감기는 연출이었답니다!!
그래서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귀찮음을 감수하고 저놈을 놀릴것이냐, 아니면 그냥 귀찮으니 알라투에게 넘겨줄까, 하고 말이죠.
흑룡은 준비한다더니 팔에 은빛 물건을 찼다. 시계를 연상시키면서도 오늘날의 시계와는 영 딴판인 무언가. 추모하러 간다면서 일부러 착용할 정도면 그만큼 의미 깊은(즉, 천 년 전의 인물들과 관련된) 물품일 텐데, 실금 하나 없이 윤이 나니 대체 뭔가 싶다. 하긴 저 서류철도 보존 상태만 보면 작성 연도가 거짓말 같네. 그처럼 물건들이 말끔한 건, 그가 당시의 흔적을 간직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방증이리라. 저 시계(?)의 외형을 천 년 전 유물과 비교할 수 있도록 그려 두면, 흑룡이 구술해 준 내용의 신빙성에 좀은 보탬이 되려나? (그림엔 젬병이라 대략적인 모양만 본뜨기도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생각과 함께 눈을 깜박였던가? 그가 어느새 그의 머리칼만큼이나 새까만(그래서 유일하게 하얀 셔츠와 대조적인) 정장으로 차려입었다. 그 일대를 완전히 무너뜨린 뒤로 지금까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했던가? 그렇다면 이번에 가는 건 흑룡에게 단순한 추모보다 뒤늦은 장례식에 가까울지도. 나도 검은 옷을 갖춰 입어야 하나? 어쭙잖게 끼느니 혼자 마음 추스르도록 떨어져서 할 거 하는 게 낫나? 망설이는 사이 흑룡이 손을 잡았다. 그러자 여느 때처럼 부드러운데도 어딘지 애련한 웃음과 몸이 뜨는 듯한 느낌을 마지막으로 감각이 아득해졌다.(아주 잠깐, 손이 더욱 꼭 붙들린 듯도 했지만, 확실치는 않았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땐, 상상도 못 했던 풍경이 들이닥쳤다. 흑룡은 갱단의 본부가 지금의 탄명곡에 있다고 했는데, 그러니 갱단의 본부가 있던 곳에 왔다면 주변은 지층이 뒤틀리고 갈라져서 뭐가 뭔지 분간이 안 되는 협곡이어야 하는데, 여기는 굴곡조차 완만한 지형이다. 눈앞에 웬 건물까지 버젓이 있다. 이게 대체..? 눈만 멀뚱멀뚱하던 중 흑룡의 경악한 듯한 목소리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뭔가.. 잘못됐다? 공간 이동에 실패한 걸까? 글쎄. 실패하면 공간의 틈새에 갇힌다고 했는데 여긴 어딜 봐도 틈새 같지는 않다. 그럼 착오가 생겨서 엉뚱한 데로 와 버린 걸까? 이것도 모르겠다. 그만한 문제면 그가 이리 당황할 리 없다. 도대체 뭐지?! 몸이 바들거려 손깍지를 꽉 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탄명곡에 가시려던... 게 아니었..습니까?"
// 레아는 공간 이동 중에 블랑님처럼 세세한 걸 살필 능력은 안 될 거 같아 그 부분 묘사를 최소화하다 보니 분량도 확 줄었습니다😅a
블랑님이 평범함 속의 자질이라고 평가하는 요소가 정확히 뭐일지 궁금해졌습니다 >>945의 맥락을 보면 열정 같은데..🤔 전 열정 하면 열혈캐부터 생각나는지라 열정을 의도하신 게 맞나 긴가민가합니다😓ㅋ
전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 인문학이 중요한지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단언하기 어려운 문제를 레아가 접할 때마다 모 소설 등장인물의 대사가 떠오르긴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강해서 끄떡도 하지 않게 되는 날, 그 사람은 쓸모 없게 된단다. (중략) 절대의 진실을 찾아내어 이제는 망설임없이 오로지 그것만을 믿게 되는 날부터 그 사람은 구원받을 수 없는 앞뒤로 꽉 막힌 사람이 된다는 뜻이지."
마약은 안 가르쳤다니 다행이군요 그와 별개로 용도 마약에 중독되는지는 궁금해졌습니다😗 (온갖 독이 자연히 해독된다면 마약 중독도 안 될 거 같긴 합니다만😓ㅎㅎ)
천 년 전 시계라 당연히 고장 났겠거니 했는데 아니었군요😶a 시계가 거꾸로 도는 거에서 힌트를 얻는 거 그럴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님한테 넘긴다 해도 규정을 바꾸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으니 귀찮음을 피하려면 2,500살 이상인 용 중에 적임자를 찾는 게 빠르지 않을까요😏?
그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당황한듯이 말하였다. 말도 안되는 상황을 눈앞에서 직면한 탓인지는 몰라도 항상 침착하고 온화하던 그의 모습에선 조금의 당황함 마저 서려있었다. 이곳은 콘스텔라티오의 본부가 확실했다. 저 큰 건물만이 아닌 주변으로 퍼져있는 각종 건물들이 대략 50여채 정도, 완전히 자연지물을 이용해 위장을 한 탓에 두 제국도 위치를 특정하지 못했던 암흑가 역사상 제일 크고 강했던 범죄집단의 핵심부가 바로 그들의 눈앞으로 펼쳐져 있었다. 의외의 상황에 그 또한 생각을 정리할 틈이 필요했다는 듯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들이 위치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예전에 저지른 지진때문에 중력의 변곡점이 발생해 무중력 상태가 발생하였고, 그 타이밍에 맞춰서 시간선을 탔다는 소리가 되지 않는가. 도대체 그 시간의 변곡점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였기에 과거로 이동했다는 뜻일까. 그가 허공에 손을 내젓자 그 의지를 받아들인 듯 아공간이 열린다.
"다행히 몇가지는 작동하는 듯 싶다. 이정도면 출입증도 작동하겠지."
그가 서둘러 그가 즐겨입는 로브를 꺼내 든 뒤 그녀에게 씌워준다. 아무리 그래도 이곳은 범죄집단의 핵심부였다. 레아에게 이곳은 전인미답의 공간이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최소한도로 그녀가 안전할 수 있게 작업을 해두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렇게 로브위에 카모플라쥬를 걸어주고, 그도 모자라 그녀에게 인식 방해 마법을 걸어주며 마치 신신 당부하듯이 말하였다.
"잘 듣거라, 레아. 우리는 지금 1천년전의 시대에 와있다. 아마 지금의 시간대라면 본부에서 각자의 자기시간을 가지며 헬리오트가 임무 완수 보고를 하러 갔을 시간이다.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해 내가 또 있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일단 내 기감상으로 잡히는 것이 없다. 아마 시간의 변곡점으로 인해 이 시간대의 나로 내가 대체된 느낌이고."
즉 과거로 타임 시프트(Time shift)한 두 사람 중에서 블랑이 여기에 있다는 건, 지금의 시간대에 존재하는게 바로 블랑 본인이라는 뜻일 것이다. 일단 상황 파악을 하려고 한다면, 동료들이랑 모이기로 한 시간까지 돌아가는 것이 맞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레아가 걸렸다. 이 앞은 지금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즉 그렇다 함은 레아가 위험에 빠질수도 있다는 뜻이고, 보면 안될─비밀 보다는 잔인하고 냉혹한 광경─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팀원들도 모르는 내 은신처가 있다. 그곳으로 가서 기다리겠느냐. 아니면 나를 따라오겠느냐."
물론 모든 것은 레아의 선택지였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따라온다면, 자신은 그녀를 전심전력으로 보호할 것이다.
// 묘사가 짧으면 어떻고 길면 어떻습니까!! 적절합니다!! 충분히 장문이에요!!
열정과 탐구심 그 모두가 레아의 자산이고 재능인겁니다!! 노력도 노력 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재능이에요!! 제가 사실 그런쪽에 재능이 없습니다(....)
오오오오..... 레아에게 너무 잘어울리는 말인데요!! 지금까지의 행보에도 딱 맞고요!!
사실 과거로 가는게 아니라 아예 일순(한바퀴 돌아버림) 해버린다는 방법도 있었는데.... 그럼 진짜 타임패러독스가 개쩔게 일어날거 같아서요....
터무니없는, 그 스스로도 당혹한 듯한 답변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가 탄명곡이라니? 어딜 둘러봐도 협곡 비슷한 것도 없고 보이는 거라곤 황야의 빛깔이며 움푹 솟은 솟은 바위 언덕의 형태를 빼닮은, 크고 작은 건물들뿐인데. 제대로 이동했다면 이럴 수가 없지 않은가. 찬 바람이 휘부는 날 선 소리에 움츠러들 찰나, 흑룡이 허공에서 눈에 익은, 바다 빛 로브를 꺼냈다. 그러나 그렇게 시각과 청각과 촉각이 느껴지는데도 뭔가 현실감이 없었다. 출입증도 작동할 거라는 말이 들려도, 로브가 몸에 둘러지면서 바닥에 늘어지는 감촉이 느껴져도, 그가 투명 마법을 썼는지 로브는 물론 제 몸까지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마냥 멍하고 불안했다.
그런 가운데 귀에 꽂히는 설명은 거짓말, 아니, 헛소리 같았다. 몸을 가눌 새도 없이 무릎이 꺾여 주저앉았다. 천 년 전이라니?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앉은 채라 목이 뻐근하도록 올려다봐도 표정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흑룡도 동요한 것 같다. 의도는커녕 예상조차 못한 눈치다. 그렇다면.. 돌아갈 수 없을지도..... 레아는 제 볼을 몇 번이고 후려쳤다. 꿈이면 제발 깨라! 그러나 볼이 달군 듯 얼얼해져도, 눈물이 그렁해져도, 그대로다. 달라지는 게 없다.
그대로 울어 버릴 것 같아 얼굴을 움키다시피 짓눌렀다. 타임 패러독스니 시간의 변곡점이니 모르겠고, 그저 후회스러웠다. 황당하다 못해 끔찍한 상황이지만, 흑룡에게는 나쁠 게 없을 듯하다. 아니, 오히려 돌아가지 않으려 할 것 같다. 그 인물들이 사망하기 전이라면, 천 년이나 후회했던 일을 뒤바꿀 기회가 생긴 셈이니까. 요람과 관련된 작업이 허사가 된 건 힘들겠지만, 그건 복구하려면 복구할 수 있을 거다. 그와 절친한 용의 대표도 만나고자 하면 만날 수 있을 테고.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 가족도, 산 리노도, 학교도, 친구들도!! 따라오는 게 아니었다. 그깟 증거 좀 없으면 어떻다고? 어차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었는데. 이 모든 게 내 같잖은 호의가 초래한 결과라는 게 미칠 것 같았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다.
거기 생각이 미친 순간, 허겁지겁 출입증을 꺼냈다. 이게 작동한다면, 어쩌면 이걸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집중이 안 됐다. 실패하면? 아니, 이동이 제대로 됐는데 여전히 이 시기이면? 생존 수단 하나 없이 홀로 동떨어지고 만다. 땀이 뱄는지 출입증이 미끈거린다. 한껏 부여잡아도 손이 떨렸다. 안 되겠다.. 손수건을 꺼내 출입증과 손을 닦았다. 그러고 나니 얼굴이 질척해진 게 느껴졌다. 어느새 코도 나와 연신 훌쩍일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현실이구나. 마른 세수로 얼굴을 훔쳐 내고 마저 손을 닦았다. 지금으로서는 흑룡이 돌아갈 마음을 가져 주길 바라는 게 그나마 가능성 있는 길 같다. 그러자면 일단 그 인물들이 무사한지부터 확인해야겠지. 레아는 출입증과 손수건을 안주머니에 넣고 비척비척 일어섰다.
그때 흑룡이 따라올지 말지를 물었다. 머리가 아파 왔다. 따라간다면 '그 용'과의 싸움에서처럼 내가 걸림돌이 될 위험이 크다. 그렇다고 안 따라가자니, 무서웠다. 혼자 있다간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피가 마를 것 같다. 정신을 가다듬고자 관자놀이를 누르다 가까스로 되물었다.
"제가 따라가면 블랑님께 방해가 되지 않을지요?"
그러고도 두통이 가시지 않아 이마를 짚다가 만년필과 수첩을 꺼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제정신으로 있기 힘들 것 같았다. 뭐든 적자, 여길 영영 벗어나지 못한대도 나는 미친 인간이 아니었다고 나부터가 믿을 수 있도록.(무슨 기록을 남겨도 이 시대 지성체들에겐 미친 소리로 치부되기 십상인 건 알지만) 우리 가족의 가계는 물론 내가 살았던 세상, 함께하며 서로 아꼈던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천 년 뒤의 세상에서 살았던 인간으로서 이제부터 겪어 나갈 일들도 낱낱이.
// 출입증이 정상 작동한다면 그거로 돌아갈 생각부터 할 거 같아서 슬쩍 언급해 봤습니다🙄ㅋ + 블랑님이 안 그래도 5명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인지라 레아까지 따라가면 혹이 더 늘어나는 거 아닌가 고민되지 말입니다😑 조선 시대 사관 모드(???)가 된 동기도 억지스러워 보이지는 않아야 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a 납득이가 출몰해 버리면 몰입감이 유지되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근데 >>434에서 원래 시간대로 돌아가려면 서류철도 필요하다고 하셨었는데 레아가 서류철을 챙기지 못한 거(지난 레스에서 서류철을 집어 들 만한 계기가 없었는지라..😥) 괜찮습니까?
훅 짧아진 것도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의 없게 보이면 어쩌나 찔렸지 말입니다😅a
하긴 꾸준히 노력하는 거 엄청 힘들죠😖 저도 못 합니다(...)
레아가 의심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면서 나름의 답을 찾으려는 사고를 하는 게 저 대사의 영향이긴 합니다😓ㅎㅎ 개인적으로는 레아가 평범이여서 무언가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지니게 된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 그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원리는 알것 같다. 원래 시간대로 돌아갈 방법은 알 것 같다만, 지금은 못갈 듯 싶구나."
확실히 지금으로선 힘들었다. 어떤 원리인지 파악했고 당연히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중력을 제어가능하고 동시에 공간까지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자신이어야지만 가능한 것이었으니까. 그는 서둘러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레아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아 주었고, 동시에 패닉에 빠진 것을 대강이나마 짐작하고 있다는 듯이 품안에 안고는 어르고 달래주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어느정도까지는 확실히 이 상태를 타개할 만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 같았고 말이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들인가. 이 탄명곡을 향해 수많은 텔레포트가 있었고 걔중에는 용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자체가 처음, 그렇다면 누군가의 개입이 있다는 것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 존재가 하필이면 이 시간대로 시간대를 지정했다는 것은, 분명 자신에게 이 상황을 한번 타개해보라는 뜻과 같다고 그는 짐작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레아의 결심에 찬 모습이 들어온다. 마음 정리가 되었다는 것일까, 그녀의 눈에서는 왠지 모를 결의가 느껴졌다. 어쩌면 다시 돌아갈수도 없을지 모른다는 그 마음 때문일까. 가장 현실적인 반응이고 인간으로선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패닉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대견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괘씸하기도 했다. 물론 레아의 행동이 화가 났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그 모습이 아주 조금, 밴댕이 소갈딱지 정도만큼이나 거슬린 정도였다. 이래뵈도 꽤 유능하다고는 생각했는데 믿어주지 않다니.
"에잇."
그가 로브를 뒤집어 쓴 채의 상태 그대로 레아의 머리를 거세게 쓰다듬었다. 당연히 예의가 아니라는 것도, 이 상황에 어울릴 행동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서야 자신을 조금 의심하는 그녀의 행동에 대해 분풀이가 되지 않았다.
"걱정말거라, 못해도 너만큼은 돌려보내주마. 내 심장을 걸고 약속하마."
그렇게 말한 직후,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차피 예견된 사건─보스 딸의 사망─은 막지 못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당장 팀원들을 만나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맞았다. 그렇게 결심하는 순간 따라나서길 희망하는 눈빛을 받아든 블랑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데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그 걱정을 깨트리는 것도 본인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그는 씨익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것은 어쩌면, 여지껏 레아가 보지 못한 그의 순수했던 시절의 웃음이 아닐까.
"지금부터는 전음으로 대화를 하자. 다행히 너 하나 못지킬 정도로 내가 나약하지는 않다. 그리고 최소한 여기서는 그때보다는 진심으로 싸울수 있을거 같으니....."
// 전혀 억지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레아가 진짜 큰 결심을 한거 같네요!! 그리고 서류철 못 챙긴건 아쉽지만 다행이도 수첩이 남았군요. 수첩을 그 역할로 대체하겠습니다!! 이런건 실시간으로 성좌에 가까운 저희들이 결정을 해줘야지요!!!
아이고 괜찮습니다.... 그간 길게 쓰느라 고생하셨을터인디.... 너무 무리만 하지 마시라요!!
당연하면서도 당연하지 않을걸 태연이 해내는 레아!! 역시 인재다 인재!!
일순, 즉, 한바퀴 돌리는겁니다.... 이 경우에는 아예 운명이 고착화 되버리는 거라서.... 진짜 아예 바꿀수가 없습니다.
스포아자씨의 개입을 빠르게 알아챘군요 블랑님이😮 평소에도 신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는 있었던 덕일까요😗? 그리고 결국 혹을 달게 된 블랑님(...) 그와 별개로 가지 않은 길은 궁금한 법이라..😑ㅋ 레아가 은신처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으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을지요? 또 궁금한 건,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레아의 현실 인식이 블랑님한테는 믿어 주지 않는 걸로 비친 겁니까🤔?
위까지는 서사 내적인 질문이고, 이제 서사 외적인 질문 드리겠습니다😓ㅋ 1,001레스 차면 새 스레를 파야 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 새 스레 팔 때는 뭘 정해야 할까요😅?
2. 엌ㅋㅋㅋㅋㅋㅋㅋ 따라왔습니까? 전혀 생각 못 했습니다😓ㅋㅋ (정령이들은 안 무서워하나 모르겠군요 수명이 2~300년이라 하셨으니 못 돌아가면 집이나 친한 정령이랑 영영 이별인데 말입니다😐a) 근데 그럴 줄 알았으면 그냥 은신처로 가게 할걸 그랬군요 괜히 혹 됐..😞;;
3. 뭐 블랑님이 돌아가고 싶어 할 거라는 생각이 없으니 어떤 의미에선 안 믿는 거 맞겠습니다🙄a
아 읽다 보니 궁금한 점이 또 생긴 게.. 블랑님이 투명 마법이랑 인식 방해 마법을 레아한태 걸어 준 것 같은데요, 그러고도 레아가 멘붕해서 주저앉은 걸 알아본 겁니까🤔? 안고 어른다는 서술이 있어서요😐
자유 상극 레스 앵커도 복붙하면 좋겠습니다🙂 시트는 1스레에서 추가된(?) 설정 업데이트 해서 각자 1, 2레스에 달면 되려나요😶? (자잘한 거 넣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픽크루를 교체하고 싶지 말입니다😅ㅋㅋ) 그나저나 문구랑 제목은 어렵군요🥴 사실 스레 만들어 본 적도 없어서(...) 이번에도 부탁드려도 괜찮을지요🙄?
훌쩍이면서 마른세수로 얼굴을 대강 훔치는데 흑룡이 마주 앉았다. 뒤이어 그가 우람한 체격(본체를 생각하면 지금 모습은 자그마한 거지만)이 무색하게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얼굴을 닦아 주었다. 감정이 주체가 안 되어 고개를 돌렸다. 이럴 때가 아닌데. 침착해야 하는데. 그때 시야가 확 어두워지며 단단한 온기에 싸였다. 돌아갈 방법을 알겠다는, 달래는 듯한 말에는 전율도 일었다. 그러나, 지금은 못 간단다. 그의 품이 갑갑해졌다. 안다. 그에게 이 상황은 천 년이나 후회하고 그리워했던, 혈육 이상의 존재와 재회할 수 있는 기회다. 구하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그래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면 무슨 수로 설득하나? 만난 지 이제 고작 열흘인 인간을 집에 보내기 위해 천 년이나 잊지 못한 인연을 포기해 달라고? 될 일이 아니다.
레아는 슬며시 그를 밀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희망이 생기자마자 부서진 기분이었다. 아니, 살아 있는데 죽은 기분이라는 게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다시는 만날 수 없고 소식을 전할 수도 없으니, 살아 있어도 내 세계에선 죽은 존재 아닌가. 미치지 말자고 기록이나마 남기기로 했지만, 그게 소용이 있긴 할까? 여기 사람들에겐 미래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망상으로 돌아 버린 자의 헛소리일 텐데. 나중 따위 생각해 봤자 암담해질 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아도 우울한 생각만 든다.
그런데 별안간, 거친 손길이 머리를 헤집을 기세로 문질렀다. 그 통에 로브의 후드가 처지며 시야가 가려졌다. 어리벙벙하게 있다가 그만 울음이 복받쳤다. 심장을 걸겠다니, 이건 그저 약속이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내겠다는 맹세겠구나. 그렇다면.. 돌아갈 수 있다! 마음이 놓여서일까? 후드 자락으로 눈을 눌러도 금세 축축해졌다. 어떻게든 울음을 삭이려고 이를 악물 찰나,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심장을 건다는 건, 목숨을 걸겠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 흑룡이 알겠다는 방법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것이라면? 머리가 띵했다. 그가 위험해지도록 내버려 두는 건 못할 짓이다. 하지만 그래야만 여길 벗어날 수 있다면 어째야 하나..? 아니다. 미리 걱정해 봤자 소용없다. 레아는 후드를 걷어 넘기고 훌쩍이며 숨을 골랐다.
"돌아갈 방법이라는 거, 안전한 겁니까? 저뿐만 아니라, 블랑님께도 말입니다.."
부질없는 질문이다. 그가 진실을 말하든 숨기든 내가 알아낼 방도는 없으니. 그래도, 괜찮다는 답을 듣고 싶었다. 괜찮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의 마법으로 시간을 거슬러 왔듯이, 돌아가는 것도 그의 마법이면 될 거라고. 역으로 낙관적인 상상도 해 본다. 시간을 넘나드는 게 가능하다는 소리는 픽션에서말고는 듣도 보도 못했지만, 그는 용이니까. 원하는 시대로 갈 수 있다거나 하는, 인간으로선 상상조차 못할 능력을 얻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원래도 지니고 있던 능력이라면 천 년이나 후회할 리 없다만, 새로 생긴 능력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거다.) 어쩌면 날 원래 시대로 보내 준 뒤 다시 이리로 오는 것까지 가능할지도. 어느 쪽이 맞을지는 겪기 전엔 모른다.
희망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는 사이, 흑룡이 따라와도 좋다는 듯 끄덕이고는 앞장서기 시작했다. 뒤따라가니 그는 여느 때처럼 미소를 띠었다. 아니, 다르다. 온화하고 서글서글한 웃음이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런 가운데 어딘가 훨씬 밝은 느낌이었다. 쾌활해 보인다고 해야 할까? 확실히, 희망에 차 있구나. 안심이 되면서도 걱정스러웠다. 이번에는 그들이 무사할 수 있을까? 그 갱단이 날고 기어 봤자 용의 상대가 될 리는 없다. 더구나 그는 갱단 측이 어떻게 대처할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용이 타 종족을 해치거나 타 종족의 사회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징계를 받는다지만(그러고 보니 천 년 전이면 전임 용 대표가 발바리아를 세운 무렵이겠다.) 용과 인간의 격차며 그의 온후한 성품을 생각하면, 해치지 않고 제압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니 문제 될 거라곤 없어 보이지만.. 이상하게 찜찜했다. 과연 내가 따라가도 괜찮을까? 흑룡은 선선히 승낙했지만, 그가 보호하고자 하는 인간은 나뿐만이 아니다. 그가 내게 신경 쓰다 그 인물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 회한과 원망을 무슨 수로 감당할까. 그게 아니라도 그들이 또다시 잘못되기라도 하면? 뒷일은 상상하기도 무서웠다. 차라리.. 입을 떼려다 다물었다. 마법으로 내 모습을 감춰 준 건 잘 숨어 있길 바라서일 거고, 전음을 쓰자는 것도 그 일환일 테니, 최대한 기척을 죽여야 할 것 같았다. 레아는 만년필과 수첩을 한 손에 옮기고 나머지 손으로 출입증을 꺼내 쥐었다.
[혹시 그분들에게 갱단 일을 그만두고 떠나자고 권할 수는 없겠습니까? 천 년 뒤에는 흔적도 없을 조직인데 지금 굳이 목숨을 내걸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게 어렵다면 그분들은 이 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멀리 피신시키고 가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블랑님이 용이라는 사실을 아시면 그분들도 조금은 걱정을 놓으실지도 모릅니다..]
안다. 이건 터무니없는 걸 넘어 불쾌할 참견이다. 보스 척살은 그들이 신념에 따라 살고자 시도한 일이니, 그걸 가로막는 건 살아 있다는 감각을 앗아 가는 짓일 거다. 하지만 신념은 살면서 새로이 세울 수도 있지만, 목숨은 한번 잃으면 끝장 아닌가. 더구나 그들만 끝장 나는 게 아니다. 그 점을 고려하면 그들이 위험해질 가능성을 차단한 뒤 흑룡 혼자 갱단을 상대하는 편이 차라리 상책일 것 같았다.
[주제넘은 소리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분들과 동행하시면 그분들이 또다시 다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태만은 없었으면 해서, 이번에는 무사히 그분들과 함께하셨으면 해서.. 감히 여쭈었습니다.]
가로질러서 도달한 대로변, 아무리 숨겨져있는 곳이라지만 빚을 못갚은 이들은 물론이요, 환락에 찌들어버린 이들을 바라보자면 이 사회의 온갖 오물들이 이곳으로 모여든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답변을 던지는 순간에 맞춰서 시선을 돌리자 레아와 키가 엇비슷한 아이가 몽롱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옷차림이 부유한 것에 이국적인 모습을 보아하니 아마 캐놀라인 출신의 귀족 자제인 듯 싶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각 나라의 복식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하니 숨겨진 루트를 통해 초대된 이들이 이곳에서 향락과 약에 찌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의 눈동자를 보자 그의 이가 아득, 하고 섬뜩하게 갈려든다. 그 시절에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정말 미쳐버린 시대였다. 그리고 그의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 치며 약자들을 전부 희생시키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자마자 그의 전신으로부터 살기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항상 온화하고 남들을 배려할줄 알던 이가 화가 나면 어느정도까지 분노를 표할수 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마 그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팀원들도, 헬리오트의 그것에 동감하여서 그리 행동을 옮긴것이지 않을까?
[남녀노소, 귀천을 떠나 이런 광경이 즐비한게 이 시대다. 이런 이들을 보고서, 어린 아이들을 보고서 우리들 모두가 헬리오트의 꿈에 동참했지. 그때의 나에겐, 아니, 우리에겐 꿈이 있었다. 헬리오트를 보스로 올리고, 이 시대를 정화하겠다는 그의 꿈을 믿은거지.]
그렇기에 그들의 목숨은 허무하게 짓밟혔다고 볼 수 있겠으나, 역으로 그렇기에 더이상 묶여버린 노예가 되지 않은 것이다. 최소한 그들의 보스는 비참하게 목숨을 다하였고,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몇몇 이들이 반기를 들어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스스로 자정해나갔고 그렇게 지금의 시대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보스가 왜 자신의 정체를 감추었는지, 또 왜 그렇게 행동하고자 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이번 과거행으로 알수 있지 않을까.
[당연한 말이다. 네가 걱정하는게 당연한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우리가 들고 일어나지 않았다면, 보스를 죽이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 있었을지 나는 궁금하구나. 감히라고 할 것까지도 없단다. 네 의견은 어찌보면 일견 타당한 것이니까.]
사실 레아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최후에는 자신의 정체를 밝힐까도 생각하고 실제로도 밝히려 했었다. 하지만 헬리오트가 대충이나마 짐작한 듯 자신을 만류한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블랑으로서의 너의 힘'이 필요한 것이지 '다른 존재로서의 너의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다른 존재인 것을 직감으로마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동료로서 믿어주었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 자신이 용인 것을 밝히더라도 헬리오트는 그것을 무시하고 스스로 결착을 내려 했을 것이다. 그런 그였기에.... 스스로의 죽음을 각오한 것이 아니었을까.
[어서 가자, 곧 약속 장소다.]
그리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들은 몰랐다.
레아 등뒤에서 몰래 숨죽인채 눈을 뜨고 있는 두쌍의 눈동자를 말이다.
-눈치 못챘지? -아마두? -뭘까? 뭘까? -그러게?
//
참고로 이 엔딩이 끝나고 나면 블랑을 제외한 나머지 5인은 각각 보스와 보스 직속 간부가 되어 뒷골목 정화 작업을 시작합니다. 만약 진행 된다면 현세로 돌아왔을때 꽤 재밌는 광경을 보게 될 수도 있어요 :) 타임 패러독스는 [스포일러]가 처리했으니 걱정 말라구?
블랑님 빼고 5인이라, 블랑님은 요람 때문에 빠지는 겁니까🤔? 동참까지는 안 하더라도 천 년 만에 재회했으니 그 5명이 노력하는 과정을 곁에서 직접 보고 싶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a 레아도 블랑님이 5명과 함께 지내고 싶겠거니 받아들이고 있고요😌 그래서 전 가능만 하다면 현재로의 귀환은 레아만 하는 것도 무지무지 땡깁니다🙂!! 출입증으로 어떻게 안 됩니까🙄?
참! 돌아갈 방법이 자기나 블랑님한테 안전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블랑님이 뭐라고 답했을까요😐? 잇기 애매해서 답레에 반영 못 하신 거 같은데 레아는 궁금해할 거 같은 부분이라 여쭤봅니다😅a
비밀 기지겠거니 했는데 마약에 중독됐긴 해도 민간인들도 있는 도시(?)였군요😨 지진으로 완전히 붕괴시켰으면 그 민간인들까지 휘말려서 사상자가 상당수였겠는데요🥶 꽤나 대형 사곤데 대빵님이 용케도 불문에 부쳤군요ㅎㄷㄷ;;;
근데 팀장님.. 블랑님이 평범한 인간 아닌 거 눈치 채고 있었으면 몸빵은 왜 해 줬..😢 지병도 있으신 양반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1. 블랑님이 계속 모르는 거 아무래도 께름칙하군요 내 안에 타자가 있는데 그걸 나는 몰라..😬;;
헬리오트가 먼저 말할껍니다. 항상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지금부터는 우리의 역할이라고. 애시당초 들키면 안되는 일이지 않냐고.... 그리고 이번 과거에선 먼저 블랑이 자기가 용임을 고백할껍니다. 애시당초 유희중에 용인걸 들키면 안되는 시점부터.... 아예 커밍아웃 자체는 꽤 큰 리스크를 동반하죠.
아 그부분 추가 해드릴께요!!
네번째 문단과 마지막 대사 사이에 추가입니다!!
>>{ 그렇게 길을 지나던 와중 레아의 질문이 떠오른 것일까. 그는 잠시간 고민을 하고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
[어디까지나 가설이다만 시간은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 탄명곡에서 벌어졌던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중력의 일그러짐과 더불어 시간의 변곡점이 공간을 접는 순간 일치화 되어 벌어진 현상같다. 대강 원리는 알았으니 좌표를 알기만 하면 되겠지. 아마 네 노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설이라고는 하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다. 게다가 만약 그리한다면 자신도 분명히 가능할 것이니 문제는 없을것이다. 그 누구보다 중력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존재에, 공간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확실한 지표를 가진이가 바로 자신이 아니던가.}
아 몇일뒤에 보스 친위대 한명이 사고를 한번 거하게 쳐요. 연금술사인데 호송팀 잡겠답시고 치사율 높은 전염병을 뿌렸다가 도시 전체에 퍼져서..... (먼산) 하지만 호송팀은 블랑이 몰래 건 마법덕에 전부 안전해서 허탕이었단게 함정..... 그래서 도시 인간들이 대다수 빠져나가고 본부에는 몇몇 인원만 남은채 보스가 남아 인명피해는 지진으로 죽은 사람보다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을 지경이었어요.
본인 왈, 그냥 몸이 먼저 나갔대요. 그래도 블랑을 마지막까지 살리고 싶었단 일념이었을테니까.....
황야의 바위 언덕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건물들을 지나자 큰길이 나타났다. 그러나 널찍하게 트여 있어야 할 길은 쓰레기처럼 널브러진 사람들로 막혀 있었다. 그나마 길가에 기대앉은 이도 파이프를 빠느라 누가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는 눈치다. 그 파이프에서 풍겨 오는 연기는 매캐한 가운데 달콤한 듯하면서도 어딘지 역했다. 마치 담배 연기와 지독하게 진한 향수를 뒤섞은 것 같았다. 레아는 코와 입을 가리고 숨을 골랐다. 너저분한데도 고급스러운 티가 나는 비단옷을 입은 이도 상당하지만, 옷차림과는 상관없이 다들 낯빛이 푸르뎅뎅하고 몸은 금세라도 부러질 듯 깡말랐다. 어쩌다 이 지경들이 된 걸까.
그 와중에 한 노점은 몸을 가누기 버거운 듯 휘청이는 이들로 즐비한 채 고성이 오간다. 좀 더 유심히 보니 맨 앞의 이가 실랑이 끝에 제 옷(역시나 더럽긴 해도 비싼 옷 같았다.)을 벗어 내주었다. 그렇게 받은 건 한 줌도 못 되어 보이는 가죽 주머니 하나. 그런데 제 옷을 넘긴 이는 다급히 파이프를 꺼내더니 주머니 속 물건을 털어 넣었다. 설마.. 등골이 오싹해졌다. 마약이구나!
몸서리를 칠 찰나, 흑룡의 표정이 전에 없이 험악해진 게 보였다. 그의 시선을 따라 눈길을 돌리자, 광대뼈가 불거졌고 혈색이 나빠도 앳된 티가 남아 있는 아이가 비틀대며 걷고 있었다. 아이가 입고 있는 캐놀라인풍 의상은 (원래라면 팔에 꼭 맞아야 할) 소매가 헐렁해져 있었다. 얼마나 급격히 야위었으면..! 그런데도 노점으로 가려는 모양이다. 더는 못 보겠어서 눈을 가렸다.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흐릿하지만) 아이들에게 공짜로 사탕을 나눠 주는 상인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인심 넉넉한 상인으로 유명했는데 알고 보니 마약을 사지 않을 수 없게끔 중독시킬 요량으로 사탕에 마약을 넣었다던가? 괴담인 줄만 알았는데, 어쩌면 이 끔찍한 현장처럼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흑룡의 전음이 뇌리를 울렸다. 이런 시대였기에 바꾸고 싶었다고. 확실히, 이런 소름 끼치는 꼴을 비일비재하게 봤다면, 뭐라도 하고 싶어질 만하다. 미래에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고 해서 지금의 참혹함이 덜어지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납득이 되면서도 심란함은 가시질 않았다. 결국 그 인물들이 위험을 자초하는 걸 막을 방도는 없는 걸까. 마음 같아선 강제로라도 제지했으면 싶지만, 그 얘기까지는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무사하길 누구보다 바라는 이도,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처할 당사자도 흑룡이다. 그런 그가 감당하겠다는 걸 내가 뭐라고 더 왈가왈부할까? 보탬은커녕 짐이나 안 되면 다행인 주제에.
무력감이 엄습하는 가운데 섬뜩한 얘기가 이어졌다. 보스가 죽지 않으면 원래의 세상이 아니게 될 수 있다? 맙소사! 생각도 못 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자가 과거를 바꾸면서 현재도 변화하는 픽션을 간간이 접했는데도.(실제로는 어떨지 알 수 없으나, 부모의 만남을 막은 결과 태어나지 못하게 되어 소멸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인과 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그 인물들이 살아남을 경우 미래가 바뀌면서 내가 살았던 세상이 영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0은 아니다! 주님, 주님, 제발..! 뭘 빌어야 할지도 모른 채 되풀이했다.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그인데, 그는 어떻게든 그 인물들을 구하고자 할 거다. 그런데 그들이 구해지면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미칠 것 같다. 정신을 놓고 싶었다. 그러고 깨면 평범한 일상이길! 하지만 이런 바람조차 똑똑히 의식될 만큼 정신은 또렷하다. 이어지는 전음도 잘만 알아듣겠다. 현실 도피 따위 불가능하다.
레아는 수첩을 펼쳤다. 부질없는 발악이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어쩌겠는가. 가슴이 꽉 메어 이를 사리물고 두드렸다. 그러고서야 본 상황부터 간략하게 메모할 수 있었다. '마약 중독자 천지인 거리. 입은 옷을 벗어 마약을 삼.' 그러면서 따라가려니 흑룡이 이 시대에 떨어진 원인에 대한 추론을 제시했다. 시간의 흐름은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탄명곡을 형성한 대지진으로 인해 중력이 왜곡되었을 때 (원래라면 외길로만 진행되는) 시간도 일그러졌는데, 흑룡이 공간 접기를 구사한 지점이 하필이면 시간이 일그러진(중력이 왜곡된) 지점과 겹쳐서 이렇게 됐다는 모양이다. '지진으로 중력(시간)이 왜곡된 지점이 공간 접기 마법을 시전한 지점과 겹쳐서 생긴 현상으로 추정됨.' 정도로 요약해 적는데, 얼른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가 이어졌다. 좌표를 알면 된다? 내 수첩이 도움이 된다니? 의미를 안다고 뭐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수첩에 꽂아 뒀던 출입증을 쥐었다.
[좌표라 말씀하신 건, 마법을 시전하셨던 위치인 요람과 탄명곡의 정확한 지점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정확한 시각까지 포함하는 것입니까? 그걸 알려면 저희가 있었던 시대의 물건이 필요하고요? 그걸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게는 다행입니다만, 보스가 죽지 않았을 경우의 미래가 저희의 시대와 달랐을 거라면...]
전음을 더 이을 엄두가 안 난다. 마저 이야기해도 될까? 정말 묻고 싶은 건,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과거가 바뀌지 않아야, 즉 그 인물들이 또다시 죽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다. 그 질문의 함의는 돌아가는 것과 그들의 목숨 중 택일하라면 전자를 고르겠다는 거고. 그들을 못 지켰던 게 한(恨)인 흑룡이 그런 질문을 불쾌해하지 않기는 어려울 거다. 그래서 그가 노하기라도 하면, 그나마 있는 아주아주 일말의 가능성마저 박살 나지 않을까. 거기 생각이 미치자 얼버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닙니다.]
앞서가는 그에게 처지지 않고자 걸음을 서둘렀다. 마약 연기의 괴상하던 냄새가 어느새 희미하다. 후각이 벌써 적응해 버렸나 보다. 내가 원래 세상에서 들이켰던 공기는 어땠더라? 이제는 영영 알 길이 없을 것 같다...
// 저는 과거행의 계기와 결말을 알지만 레아는 전혀 모르다 보니 조난당한 처지스러운 사고로 치우치고 있습니다😓a
들키면 안 되지 않냐고 짚다니, 팀장님은 용의 유희와 관련된 규칙을 알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블랑님이 처음에 숨겼었으니 눈치로 찍은 거려나요🤔? 그와 별개로 블랑님은 워낙 각별한 인연이었으니 유희를 끝내더라도 그 5명에게 용이 인정한 인간 타이틀 주고서 꾸준히 후원하고픈 심정이 간절할 거 같은데.. 어떠려나요😶?
본거지에 전염병을 퍼뜨려요😨? 그랬다가 보스도 걸리면 어쩌려고🥶? 사실은 보스고 뭐고 다 제거하고 자기가 권력을 쥐려던 작자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957 어우 몰입 좋습니다!! 사실 시간 여행자들은 전부 사실 조난자 취급일수도....
눈치로 찍은겁니다. 일단 이 양반이.... 직감은 미쳐 돌아갔어요. 심지어 자기가 죽기 직전에 보스의 방에 있던 시계를 부숴버리기도 했죠. 그리고 아마 본인들이 거절할 껍니다. 마음만큼은 고맙지만 여기에는 용이 개입한 것이 아닌, 인간들 스스로가 새로운 운명을 개척한 것으로 남기고 싶다는 취지로 말이죠.
[네가 걱정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봐왔을때 어쩌면.... 그리고 단순한 과거여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석연찮은 점이 하나 존재한다. 과거의 내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슨말인고 하니, 지금 레아, 네눈앞에 서있는 내가 과거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는 이 부분이 도저히 나로서도 설명이 되지 않는구나.]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고 확실한 것도 아니었다. 그것을 일부러 레아에게 말해서 원성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한 것인지 뒷말을 집어 삼킨다. 물론 구하지 않고 돌아간다는 선택지도 있다. 게다가 지금 자신은 직감했다. 자신이 과거로 오게 된 계기가 만약 다른 무언가에 기인한 것이라면, 그리고 뒤틀린 중력으로 인해 탄명곡의 시간선이 이미 뒤틀린 시점이라면, 지금 돌아갈 수 있는 힌트는 레아와 레아가 가지고 있는 수첩이 그 힌트가 되지 않을까? 지금 과거 시대에 '존재 하지 않았던 것'은 지금 레아와 레아의 소지품 뿐만이니까.
[다만 확실한 것은, 보스는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보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보스는 오직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런 미친짓을 벌인거다. 마치 의도적으로 자신을 감추기 위해, 수많은 마약을 풀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 하나만의 안위를 위해 이리 행동한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도 모를 그 아이를.....]
이가 아드득 갈린다. 과거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분노가 차오르는 것일까. 그러던 와중 대기중의 공기가 확실히 나쁘단 것을 인지한 것인지 그가 천천히 레아를 향해 손을 뻗어 손수건 하나를 눈에 띄지 않게 내민다. 은은한 빛이 서려 있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는 듯 주변 사람들은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을 뿐이었고, 다른 한손으로는 서둘러 조직원을 상징하는 뱃지를 착용해두는 그였다.
[일단 이걸 쓰고 있거라, 공기 정화와 카모플라쥬를 걸어뒀으니 최소한 24시간 동안은 방해되지 않게 호흡이 가능할 꺼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약속장소니까 조금만 더 참거라, 밥은 내가 어떻게든 강구해보마.]
그러면서 '그래도 잘 정리해두거라,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 1천년전이 흑역사나 다름없는 시대라 문헌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을터이니.'라고 덧붙이는 그였다. 실제로도 그랬다. 대다수 국가들이 마약과 범죄에 찌들어 근간이 상당히 흔들릴 무렵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콘스텔라티오의 몰락으로 인해 마약의 공급이 끊겼고, 그틈을 탄 발바리아-캐놀라인-왕국 연맹간의 극적인 협의가 이루어져 대대적인 범죄/마약과의 전쟁이 펼쳐졌고, 그 과정에서 압류한 재산들로 군비와 국고를 충당한 각국이었다. 하지만 그 후유증은 심각하기 그지 없었고, 그렇게 몇백년이 지나서야 그 후유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팀원들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그였다. 만약 그들이 마지막까지 살았다면, 뜻이 맞는 이들과 중립세력을 포섭해 콘스텔라티오를 장악하고 스스로 자정작용을 행하였다면 그러한 사실들을 전부 지울 수 있음은 물론 지금보다 많이 나아진 사회를 볼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전부 만약이란 가정이 존재하지 않는법, 그렇기에 이번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픈 블랑이었다.
[그러니까, 같이 힘내자꾸나.]
마침내 약속장소의 근방이 보인다. 아까전보다 조금 공기가 맑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절대 착각이 아닐것이다.
과거행은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밝힌 서사이기도 해서 레아를 최대한 협조적으로 움직이고자 했습니다만 지금 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과거가 바뀔 경우 원래 시대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저나 블랑주님이 미리 합의한 사항이라 확실하지만 레아는 그걸 모르니까요😞 이건 메타적인 부분이라 블랑님이 설명해 줄 수도 없고요)
그 점 때문에 이대로면 레아는 과거가 바뀌기 전에, 그러니까 블랑님이 호송팀과 재회하기 전에 돌아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5명의 죽음을 막고 과거를 바꾸겠다는 동기가 확실한 블랑님과 달리, 레아에게 과거는 (블랑님이 겪은 일이 딱하고 안쓰러운 것과 별개로) 딴 세상이고 자기는 조난당한 처지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이게 제 선에서 컨트롤이 되면 좋겠는데 안 되네요😖;;; 약속 장소에 얼른 가야 할 것 같은데 지금 시점에서는 레아가 이성을 잃고 화내거나 (과거행 기획 의도와는 달리) 당장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하게 될 것 같은지라..😥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봤습니다만 어느 쪽도 깔끔하진 않은 것 같아서 블랑주님의 의견을 구하고 싶습니다😶
1)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과거 개변에 대한 불안은 속으로 삭이고 따른다 이건 기획 의도를 생각하면 편리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레아가 블랑님을 불신한 채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거라 장기적으로는 악수일 것 같습니다😞
2) 과거 개변에 대한 불안을 폭발시켰다가 리타이어시킨다 이러고서 은신처로 옮겨 두면 적어도 레아와의 상호 작용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가 지체되지는 않을 거 같고 정령들이 중계해 줄 수도 있다고 하셔서 생각해 본 방법입니다😑 블랑님이 약속 시간에 늦을 위험은 텔레포트(공간 접기는 지금 상황에선 쓰기 어려운 것 같으니)로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이거도 레아의 불안을 얼버무리고 가는 건 마찬가지라.. 1)에 언급한 문제는 그대로일 듯합니다;;
3) 과거 개변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근거를 서사 내에서 찾는다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일 거 같긴 한데 제가 못 찾겠습니다😵 (>>959의 첫 번째 대사가 이 단서를 주고 레아의 불안을 해소해 주기 위함이리라 짐작은 합니다만 그 정도로는 부족할 거 같습니다😐;;;) 블랑님이 무려 심장을 걸고 돌려보내 주겠다고는 했지만, 레아로서는 블랑님이 미래가 바뀌고 말고까지는 제어할 수 없거니와 블랑님은 과거를 바꿔야만 하는 입장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5명을 구하는 게 돌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입증하거나, 혹은 블랑님도 원래 시대로 돌아가야 할 명백한 동기가 있음이 드러나거나 하면 도움이 될 거 같긴 한데 구체적인 방법은 씽크빅이 안 됩니다..ㅇ>-<
블랑님도 돌아가야 할 동기가 있습니까😦? 레아야 가족 친지 직장 생활기반이 다 원래 시대에 있지만(...) 블랑님은 5명 살릴 수 있고 대빵님도 있고 레어도 있을 거 같고 요람 구축 작업이 천 년 딜레이되는 건 문제지만 이전의 시행착오 바로잡으면 오히려 원래 시대에서보다 빠르게 잘 구축할 수 있을 것도 같아서 굳이 안 돌아가도 될 줄 알았습니다😓;;
스포아자씨는 실체가 없는 줄 알았는데 블랑님과 레아 앞에 나타날 수 있는 겁니까😨? 꿈이나 환각이 아니라 맨정신으로 지각 가능하게요? (아니면 꿈에서 접신하게 레아 리타이어라도 시켜야 할까요😓a?
레스 수정은 너무 번거로우실 거 같기도 하고, 정줄 놓아서든 어째서든 레아가 자기 얘기를 똑바로 할 필요도 있어 보이는지라..😑 (과거 개변이 원래 시대에 미칠 영향도 문제지만, 그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레아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소리도 나올 거 같습니다😞 자기가 있어 봤자 블랑님이 보호하려는 대상이 하나 늘어나는 셈이라 방해나 될 거고, 기록도 서사 내적으로는 레아가 미치지 않으려고 하는 거에 불과하니까요😥) 약속 장소로 가는 게 지체되고 레아가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부어도 괜찮으시다면 저는 답레가 나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이곳에 있는다고 많은게 달라지지 않을뿐더러, 블랑또한 지금 시대에 구축한 것들이 있으니까요. 아무리 힘들고 괴로웠던 시간이라고 여기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자신을 부정하는 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래 시대로 돌아가는게 맞는거라고 느끼는겁니다. 아무리 자신이 이곳에서 추억을 다시 그리고 싶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그건 전부 지나갔던 시간들이니까요.
블랑의 의식을 잠시간 꺼트리고 블랑의 몸을 통해 의사를 전달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블랑과는 달리 [스포일러]는 딱 한레스만 출현 가능하니까, 그냥 잠재적으로 궁금했던거 딱 하나만, 블랑에게 질문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속이 뜨끔했다. 내가 뭘 걱정하는지 안다? 그러면서도 그는 노여워하거나 불쾌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내 속내를 간파하면 제 잇속을 위해 타자가 죽길 바라냐며 치를 떨 줄 알았는데.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안도감이 밀려왔으나, 그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가 덧붙인 아리송한 설명의 여파였다. 원래라면 이 시대의 흑룡이 있었어야 하는데 없고, 대신 그가 이 시대의 흑룡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체 그게 무슨 의미일까. 혼란스러웠다. 이 시대의 흑룡이 존재하지 않는 원인이 뭘까?
불현듯 그 인물들을 살리지 못한 게 그에게 천 년의 후회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후회라는 건 바꾸어 말하면 그때로 되돌아갈 경우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내고픈 소망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는 성직자들의 신성력을 근거로 기도가 간절할수록 신이 세상에 관여할 힘을 얻는다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만약 그 가설대로 간절한 소망에 무려 신을 끌어들일 정도의 힘이 있다면? 어쩌면, 이 시대에 떨어지는 순간 그의 후회가, 이번에는 과거를 바꾸고야 말겠다는 소망으로 작용해 이 시대의 흑룡을 흡수해 버렸는지도. 만약 그런 거라면.. 섬뜩해졌다. 그 인물들이 또다시 잘못되면 그가 이 시대에 영영 속박될지도 모른다!
그 불길한 예감에 쐐기라도 박듯이, 보스를 막아야 한다는 전음이 이어졌다. 그에겐 이 시대의 일이 과거가 아니라 절박한 현실인 것이다. 눈앞이 아찔했다. 그들을 구하지 못하면 이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을 구하면 내가 살았던 세상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아니, 아예 내가 사라질 가능성도 0이라고는 못한다. 난 이 시대에는 속하지 않은 존재고, 이 시대가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태어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생각할수록 암담한 와중에 그가 희미하게 반짝이는 손수건을 내밀었다. 숨쉬기 편하도록 마법을 걸어 뒀단다.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이 나왔다. 식사 얘기도, 분명 걱정해 주는 것이건만, 고맙기는커녕 답답했다. 영영 미아가 되게 생겼는데 공기 좀 더러운 거나 식사가 대수일까. 거기에 이 시대의 기록을 잘 남겨 두라는 소리까지 더해지니 머리가 돌 것 같았다. 아니, 벌써 돌아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탄명곡으로 가겠달 때 따라나서지만 않았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걸 아는데도 그가 원망스러우니까.
[적어 두면, 돌아갈 수 있습니까..?]
온갖 음습한 감정이 출입증과 수첩을 옥여쥔 손아귀에 몰렸다. 수첩이 구겨지는 게 느껴졌다.
[아니라면 무슨 소용입니까.. 이깟 기록 남겨 봤자 자기가 미래에서 왔다고 망상하는 미친 인간의 헛소리로밖에 안 보일 텐데 적어서 뭐하냔 말입니다! 제가 왜 메모를 했었는지 아십니까? 뭐라도 안 하면 그 자리에서 실성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지금도! 그분들이 잘못되면 이 시대를 영엉 못 벗어날 거 같고, 그분들이 살아남으면 제가 살았던 세상이 아예 사라질 거 같아 미치겠고! 블랑님의 지난 일을 기록하자고, 그 기록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보자고 설쳤던 저를 죽여 버리고 싶습니다! 그깟 기록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떻다고....]
울음이 치밀었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 울어 버리고도 싶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주저앉아 삭였다. 여기선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블랑님은 이 시대에 머물러도, 이 시대가 바뀌면서 저희가 살았던 시대가 사라져도 상관없으시겠지요. 그분들을 살릴 기회가 생겼거니와, 원래도 이 시대를 사셨으니 친우도 있고 레어도 있고 돌아가지 않아도 천 년 뒤까지 너끈히 사실 테니까요. 하지만 전 아닙니다. 여기서 전 유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살았던 시대가 사라지면 신원 불명에 가족도 고향도 직업도 친구도 없습니다! 아니, 아예 제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게 어떤 심정일지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막막했던 건 난데없이 천 년 전으로 떨어져서뿐만 아니라, 함께 떨어진 그와도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라는 걸. 동병상련은커녕 그의 소망이 내겐 절망이었기에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는 걸.
[안 하셨겠지요. 혈육보다 더 각별한 이들과 천 년만에 재회하게 생겼는데, 일개 직원의 심정 따위 알 게 뭐겠습니까? 취한 순간만큼은 원래 세계에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저기 저 사람들처럼 마약을 하고 싶어지든! 유령이 되면 천 년 뒤에 내 가족을 바라볼 수라도 있을까 하여 차라리 죽고 싶어지든! 알 바 아니셨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보내 주십시오. 저라도 보내 주겠다고 하셨잖습니까.. 제가 있어 봤자 그 보스란 자와 싸우는 데 방해나 되니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 시대를 바꾸시기 전에 저부터 보내 주십시오!]
음.. 한 번은 터놓아야(?) 할 거 같아서 질렀는데😓 너무 부정적이었나요? 5명 살리자는 건 제가 제안드렸던 거라 캐아분쟁이 이렇게까지 된 게 영 낯이 없습니다😞 레아가 블랑님한테 도움이 될 일도 있길 바랐는데 지금 상황에선 트롤 같군요..😖
5명 살리고 보스 레이드(...) 성공만 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서사 내적으로 확신할 계기만 생기면 레아도 존버가 가능할 거 같긴 한데.. >>963에 말씀하신 거처럼 스포아자씨가 나타날 경우, 저는(질문 하나만 추려 보라고 하셔서) 블랑님 혼자 이동할 때 말고 레아까지 이동할 때 과거로 떨어뜨린 이유를 묻게 하고 싶습니다만, 레아는 스포아자씨를 신적 존재라고 여기기보다 블랑님의 몸을 몰래 잠식한 악령으로 간주하고 극도로 경계할 것 같은지라 어렵군요😵 은신처에 필기구랑 종이(or 양피지)가 있으면 천 년 뒤에 전해질 수 있길 빌면서 가족이나 친지한테 편지 쓰는 걸로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도 같아서, 차라리 레스 수정을 해서 >>960의 2)로 가는 게 과거행 목표 달성에 덜 방해가 될까 싶기도 하고요😥 캐아분쟁 힘듭니다..ㅇ>-< (아니면 스포아자씨 혹시 꿈에는 못 나타납니까😶? 블랑님 몸 차지하고 메시지 전하는 거보다는 그편이 경계심이 덜할 거 같은지라..😅;; )
암튼 요지는 레아가 걸림돌이 안 될 수 있는(...) 방도가 있기만 하면 반영할 의사는 충만하니😐!! 아이디어 있으시면 기탄없이 말씀해 주세요(_ _)..
고생이 많으십니다😢 (현생이 이상하게 꼬여 이 시간에 깨어 있습니다😑;;) 컨디션이 나빠지진 않으셔야 할 텐데 말입니다😞 빨간날이니 쉬실 수 있길..😐!!
아이고야 괜히 기 빨리시게 해 버린 거 같아 낯이 없는데😖 말씀이라도 그리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블랑님이 혹 달고 가서 고생이 많ㅅ...ㅇ>-< )
연출 엄청 빡세시겠는데요😬 스포아자씨의 외형이 거대뱀인 걸까요😮? (얼마나 클지..ㄷㄷ) 레아한테 과연 무슨 말을 할지 지금은 짐작조차 못 하겠습니다😅 >>958에서 말씀하신 거처럼 블랑주님 머릿속을 읽어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쉽군요🙃a 그와 별개로 한 가지 가능한지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혹시 스포아자씨와의 조우가 환각이 아니었음을 알려 주는 물증을(비늘 한 조각이라든가요) 아자씨가 남겨 주는 게 가능할까요🙄?
레아의 절망이 울려퍼지는 순간, 블랑의 안타까움과 미안함의 시야가 겹쳐지는 순간 모든것이 멈춘다. 마치 누군가 시간과 공간을 멈춘것 마냥 말이다. 분명 세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모든것이 붕 떠있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 마냥, 세계는 아예 멈춰있었다. 그 불확실한 감각마저 삼켜지는 순간, 누군가가 레아를 쳐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어디서 바라보는 것일까. 절망과 분노마저 삼켜지는 순간 마치 누군가 강제로 턱을 들어올리는 것 마냥 레아의 턱을 끌어올린다.
[여기란다. 나의 아이여.]
하늘이 노란색이었다. 아니, 저것은 하늘이 아니다. 하나의 거대한 눈동자였다. 세상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만한 눈동자,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담고 있으면서도 신성함과 사이(邪異)함이 같이 깃든 그 이면적인 눈동자가 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신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눈동자 속에서 레아는 알 수 있었다. 그 [존재]의 모습이 말이다. 거대한 흑룡의 모습과도 같았으나, 여섯개의 팔은 천지를 전부 감싸고도 남을 정도로 거대하고, 그 길이를 가늠할수 없을 정도의 육체에는 마냥 검은색만이 아닌 별빛이 감돌아 세상을 형상화시킨 듯한 모습이었다. 8개의 구를 전신으로 끌어안고 떨어트리려고 하지 않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또아리를 틀고 알을 품는 듯한 자세는 한치의 무너짐도 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금만이라도 더 인지를 한다면 정신이 견딜수 있을지 없을지의 의문도 들었으나, [존재]가 최대한 레아의 정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듯, 정신의 한계치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존재]를 인지시키고 있었다.
[나의 사도를 통하여 전해진 무녀(巫女)의 울음소리를 들었으매, 영락하였고 잊혀지길 바란, 신성을 잃어버리고자 한 신이나, 의지를 전하고자 함이라.]
그제서야 레아는 바라볼수 있었다. [존재]는 가만히 있고 싶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으로부터 공간이 찢어지며 무언가 새어 들어오려는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공간을 닫고, 시간을 빼앗아 그들을 돌려보낸다. 동시에 거대한 팔들과 자신의 육신 전체를 이용해 8개의 거대한 구를 지탱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빛으로 빛나는 구슬의 모습에선 마치 각기 다른 느낌이 새어나오고 있었으며, [존재]는 그 구슬들을 최대한 지키고자 하고 있음을 말이다.
[사도가 인도하는 길을 따르라, 그 미래가 그리는 곳이 정말로 올바른 길일지니. 사도에게 칼을 휘두르려 하지 마려무나, 그는 너를 그 누구보다도 아끼고 있음이니. 무녀여, 네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일은 절대로 잃어나지 않을지어다. 이는 나, 세계를 지탱하는 이가 표명하고자 하는 일이니. 눈앞의 길을 따라가라, 그대가 원하는 시간은 그대가 기록한 손안에 깃들지어니. 그것이 그대의 근간을 찾아줄지니.]
점차적으로 세계가 다시 본연의 색과 시간을 되찾아가기 시작한다. 점차적으로 흐릿해져가는 형상 저편으로 다시금 블랑의 모습이 비춰지고 흐릿하게 [존재]의 목소리가 재차 들려온다. 마치 현실과 환각이 뒤섞인듯한 감각이었지만 본래의 색을 찾아가는 모습은 시간이 다시 흘러 가고 있음을 레아에게 인지를 시키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감각은 절대로 지금 있던 일들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별빛으로 반짝이는 검정색 물질이 조용히 그녀의 주머니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거라, 그대는, 지금 누구보다도 잘하고 있으니.]
그말을 끝으로 레아의 시간이 다시 흘러간다. 그런 그녀의 앞으로 자신의 상관이 미안함 섞인 눈동자로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를 담는다. 당연한 것이었다. 레아의 감정을 그가 왜 모를까, 그저 반가운 마음에 자신의 주변 사람을 돌본다는 것을 잊어버린채 그녀에게 칼을 박은것 같아 미안하다는 감정뿐이었다. 그런 순수한 감정을 담은채 그가 레아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숨을 내쉬며 천천히 그녀의 음습한 감정을 따뜻하게 감싸듯 입을 열었다.
[알겠다. 네가 무슨 뜻으로 말하고자 함인지. 미안하구나, 내가 너무 나만 생각한 것 같구나.]
레아의 말이 백방 맞았다. 확실히 레아는 지금 엄청난 무력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난데없이 시간의 미아가 된 것도 모자라, 자신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여도 그 마저 불가능한 상황.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었다. 난데없이 그녀를 데려온 것도.... 자신의 책임이었으니, 그는 천천히 레아에게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엄청난 도박이었다. 자신이 일으켰던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일그러졌었던 시간의 변곡점은 자신의 드래곤하트로 억지로 일그러트려야함이고, 그 과정에서 공간을 억지로 접는다면 최대한 안전을 기한 레아에겐 몰라도, 술자인 자신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니까.
[네가 원하는대로 해주마. 허나 기억해주거라, 나 또한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음을 말이다. 아무리 약하고, 불완전하던 그때의 내가 걸어온 길이라도, 모두가 쌓여서 남아있는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소중한 것임을, 아무리 다시 쌓아 올리고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다시 만들어낸 길이더라도, 결국 그 상처투성이의 나날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함을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네 절망에, 네 아픔에 공감할수 있음을. 그러니.....]
그가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가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고 조심스레 자신의 드래곤하트를 이용해 억지로 변곡점을 일그러트리기 시작한다. 그 어떤 마법을 사용할때보다도 마나 출력을 끌어 올리려는 시도 때문일까. 그의 이마에서 천천히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미안하구나.]
//장고끝에 악수가 되어버린 느낌이지만....!!
필력의 한계를 느끼는군요.... ㅂㄷㅂㄷ
음..... 그냥 간단하게, 이 세계관에서 제일 큽니다. 농담이 아니라 제일 커요. 그 어떤 존재보다도 큽니다. 레아주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크기입니다. 지금 눈동자만 드러낸것도 엄청 축소시킨겁니다. 저 조각도 비늘의 조각중 진짜 일부인겁니다. 비늘을 통으로 주면 음...... (먼산)
눈물이 앞을 가려 눈가를 훔치는데, 주변이 흑백으로 돌변했다. 그도, 마약을 구하러 가던 이들도, (알아본 순간 기겁을 했지만) 어쩌다 딸려 왔는지 모를 정령들도 모조리. 더구나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공기조차 완전히 멎은 듯했다. 경악할 틈도 없이 그에게서 무언가가 덮쳐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시작도 끝도 모를, 새까만 허공이었다. 아니, 아니다. 새까맣다는 시각적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감각과 결부해서는 형언하지 못할, 공허(空虛)의 영역 같았다. 성서에서 세계가 만들어지기 전의 상태였다고 일컫는 무한한 혼돈 같기도 했다.
난 끝내 미친 걸까? 공포감에 휩싸일 찰나, 정체불명의 힘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엄습했다. 누군가가 부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청각이나 머릿속을 울리는 대신 영혼에 침투하는 듯한 메시지였다.(아이라니, 누구를 부른 걸까?) 그에 따라 인식된 것은 불가사의한 무언가. 끝없이 뻗어 나간 것이 일순 노란빛 같다 느꼈으나, 빛과는 달랐다. 빛이 형체가 불명확하고 유동적인 데에 비해, 저것은 볼록하면서도 물기가 감도는 듯한 질감이 흡사 생명체의 눈동자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과연 생명체일까?
의문이 들기 무섭게 그 눈동자 같은 것에서 어떤 형상이 비치기 시작했다. 흑룡의 본래 모습 같다. 아니, 다르다. 상체가 인간 같던 흑룡과 달리 저 형상은 팔이 여섯이다. 색채로 느껴지는 것 역시 마냥 검디검은 게 아니라 만물이 잠든 밤의 하늘처럼 드문드문 별을 닮은 빛이 반짝인다. 그 와중에 너무나도 자그마한, 노란 눈동자. 만에 하나 저 눈동자가 지금 이 형상을 비추고 있는, 정체 모를 노란 것이라면, 이 생명체(?)는 도대체 얼마나 광대한 걸까. 그 몸통이 구 여덟 개를 품듯 똬리를 튼 모습까지 드러나자, 이 세상 밖 공간이라는 우주가 어쩌면 저런 형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게 어쨌다는 것일까? 빠져나가고 싶었다. 왜 내게 이런 게 인식되는지. 감각이든 인지든 차단하고픈데 방도를 모르겠다. 그때 좀 전과 비슷한 메시지가 다시금 스며들었다. 사도라니? 흑룡을 가리키는 걸까? 무녀는 또 누구고? 나라기엔 난 종교 행사라곤 성제(聖祭) 말고는 구경도 못 해 봤는데. 혼란에 혼란이 더해질 차에, 불가해한 메시지가 이어졌다. 신성을 잃고자 한 신? 그렇다면, 이 메시지를 보내는 건 용의 신일까? 저 정체 모를 노란 것에 비치는 형상도 그렇고, 그를 제 사도라 칭하는 걸로 보아 용과 관계된 존재 같으니. 하지만 신성을 잃었다면 신이 아닐 거 같은데.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아직 신이라는 건가? 무슨 뜻인지 통 파악이 안 됐다. 의지를 전하려 한다니 의사 표현을 하고자 한다는 것만은 알겠다만. 누구냐고, 무슨 얘길 하려는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뜻대로 나오질 않았다. 아예 신체 기관이 사라진 듯했다.
영문 모르고 절절매는 사이에도 노란 것에 비친 형상은 끊임없이 움직였다. 허공이 찢긴 틈(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인데 찢어진다니 어불성설이지만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으로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파고들면 팔과 몸통과 꼬리를 총동원해 몰아내고 틈을 메꾸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사 구를 감싸는 모습이, 그 이질적인 것이 들어오면 자신이 품고 있는 구가 망가지고 만다고 웅변하는 듯했다. 이게 메시지를 보내는 이가 전하려는 바일까? 하지만,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불어나기만 하는 의혹에 지쳐 갈 때, 또 다른 메시지가 침투해 왔다. 내가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니, 이게 내가 미쳐서 떠올린 망상이 아니라면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원하는 시간이 내 기록에 깃든다는 것도 정확한 의미까지는 모르겠다만(단순히 미래에 내 기록이 발견되면 진짜로 과거에 떨어진 인간이 남긴 기록으로 여겨 줄 거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사실이라면 단순히 미치지 않기 위해서보다는 기록할 동기로 한결 낫겠다. 그러나, 지금 이게 믿고픈 내용만 범벅해 놓은 환각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나? 당장 그가 누구보다 나를 아낀다는 내용부터가, 그가 이 시대에 오자마자 '진짜 가족'을 구하는 데 골몰했던 걸 생각하면 허무맹랑하지 않은가.(그들이 아니라도 그와 오랜 세월 어울려 왔을 용의 대표나 물의 왕도 있고) 그에 비하면 이제 고작 만난 지 열흘인 인간이 뭐 대수라고.
실소가 나왔다. 기왕 미친 거면, 다음 망상은 산 리노로 돌아간 내용이길. 가만, 실소? 그런 육체적인 반응이 감지가 됐던가? 의문이 스치자마자 노란 것도, 혼돈 같던 영역도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빗물에 차츰 씻겨 내려가는 물감처럼. 그러자 허공에 먹히기 전과 같은, 흑백의 풍경이 드러났다. 그 풍경이 산 리노가 아니라 앞으로 영영 못 벗어날 것 같은 마약 거리인 건, 내가 제정신이라는 증거일까? 안심해야 할지 낙담해야 할지 헷갈리는 가운데 침통한 표정으로 멈춰 있는 그가 보였다. 거의 동시에 별빛 같은 빛을 머금은, 자그맣고 까만 물질이 품 안의 안주머니로 들어오는가 싶더니 환청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메시지가 아련히 전해져 왔다. 그 직후 주변이 확실히 색채를 띠고 움직였다.
대체 뭐였을까.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금속 같다기도, 보석 같다기도, 가죽 같다기도, 비늘 같다기도 애매하게 매끄럽고 단단하고 유연한 조각이 만져졌다. 그의 서류철 표지와 비슷한 질감이었지만, 그 조각에서는 뭔가 미묘한 진동이 느껴졌다, 마치 살아 있는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이 너무 많아진 건지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건지 멍한 머릿속을 그의 가라앉은 전음이 메웠다. 미안하다며, 너무 자기 생각만 했다면서 레아부터 돌려보내 주겠단다. 마음이 확 놓였다. 돌아간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다! 돌아가면 바로 산 리노부터 가야지. 집은 그대론지, 우리 가족한테 이변은 안 생겼는지 보게.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도 돌아가고 싶다는 전음이, 과거를 바로잡는다 해도 원래 있던 시대가 소중하다는 전음이,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작별 인사라기보다 유언처럼 느껴졌다. 설마 위험 부담이 있는 걸까. 불안감이 짙어질 찰나, '그 용'에게 습격당한 뒤 그가 했던 변명 아닌 변명이 뇌리를 스쳤다.
—[..... 어쩔수 없잖습니까. 레아가 다니는 학교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그 순간, 생각보다 몸이 앞서 나가 그의 팔을 붙들었다. 전음을 쓸 새도 없었다.
"하지 마십시오! 블랑님이 위험해지는 마법 아닙니까! 쓰지 마십시오!"
멍청한 짓이다. 난 지금 유일한 살길을 스스로 막아 버린 건지도 모른다. 그것도 여기로 떨어질 때처럼 충동적인 감정을 못 이겨서. 그로 인해 내 얄팍했던 호의를 후회했듯이, 반나절도 못 가 지금의 결정을 후회해서 돌아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게 호의만 보였던 이다. 습격을 당하고서도 나와 내 주변 사람부터 보호해 주려던 이다. 그런 이를 나 좋자고 잘못되게 두지는 못하겠다. 그 바람에 또다시 후회할지라도, 그건 나중 일. 지금은 지금에 충실하겠다!
에티스에게 들키지 않게 몰래 일처리를 한 것이라고 해야할까, 버리고자 했던 신성이, 현세에 행할수 있는 위업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것에 다행을 표해야 하는 것일까, [존재]는 왜곡된 시간과 뒤틀려버린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지 못해 성난 다른 [개체]들을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아무리 영락하고 쇠락하였어도 세계의 불멸을 약속 받은 [여덟 존재]들 중 가장 강한 존재였거늘, 최소한 [바깥에 있는 이들]은 와야 자신과 붙어볼만 할 것이다.
[그럼, 다시 지켜보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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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정신을 집중하며 배열을 재 구성하려던 찰나였다. 정확히는 마나가 재구성되기 직전에 벌어진 일, 심장으로부터 밀어올려진 출력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동시에 그 마나들이 천천히 퍼져나가며 주변으로 가벼운 바람을 일으킨다. 그렇게 힘이 풀리면서 살짝 자세가 무너진 것인지 그는 엉거주춤, 뒤로 물러 섰고 겨우겨우 숨을 고르고 나서야 그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운 듯, 무슨 일인지 인지하지 못한 것 마냥 살짝 눈을 끔뻑였다.
[진정하렴, 일단은 알겠다.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단다.]
레아가 무엇을 경험하였는지는 그는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아주 짧은 시간동안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저 그녀가 불행해지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쥐어주겠다 하고서 주변 이 한명에게 그 절망을 떠넘기는건 어찌보면 성립될 수 없는 거래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다만 그저 지금은 레아의 결정에 존중을 해주는게 최선일 뿐이었다.
[나 또한 그저 네가 한 말에 깨달은 것이 있기 때문이었단다. 절대 다수의 미래의 행복을 위해 주변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그런 짓은 결국 내가 혐오하던 이들과 다를바가 없음을 말이다. 허나, 내 약속하마. 우리는 반드시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말거라.]
그 순간이었다. 돌아가고 싶음에도 블랑을 위해 그 마음을 접어둔 레아의 소망과, 어떤일이 있어도 같이 돌아가겠다는 블랑의 의지가 깃든 것일까, 그녀의 품 안에 있던 [존재]의 파편이 천천히 녹아 레아가 항상 가지고 있던 펜과 수첩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수첩의 겉면으로는 얇은 검은색 코팅이 되어진 별빛으로 빛나는 표지가 인상적이었고, 만년필에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진 않았으나 펜촉 끝으로 별빛이 깃들어있는 감각을 표현하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 있을 레아의 여정에 축복을 더해준 [존재]의 배려가 아닐까.
[자 그럼, 약속장소로 가자꾸나.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자세를 다시 바로 잡은 블랑이 레아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처음 만났을때와 비슷한, 듬직하고 편안한 손길이었다.
스레 자체가 엔딩 날 뻔했군요😦a (노멀 엔딩쯤 된다기엔 꿀꿀한 감이 있는 글루미 엔딩🙄?) 데플은 아니라니 레아가 걱정이 과했다면 과했던 셈입니다만..😓ㅋ 심장 반토막이면 수명이나 그 외 용으로서의 능력도 반토막 납니까? 그럼 그릇(?)이 작아져서 스포아자씨가 빙의해 있기엔 비좁아져서 영향이 생기는 거고요? (...)
놀란 소리와 함께 공기가 흔들리더니, 그가 뒷걸음질을 쳤다. 역시나 무리한 마법이었을까. 호흡이 고르지 않았다. 그대로 마법을 강행할까 봐 그의 팔을 더 힘껏 붙드는데 예의 부드럽고 차분한 전음이 머릿속을 울렸다. 마법을 중단한 듯해 한숨 돌렸다가 이내 뜨끔했다. 그러고 보니 전음을 못 썼다. 화들짝 그를 놓고 물러서면서 출입증을 쥐었다.
[실례했습니다.]
급한 불을 끈 여파일까. 도로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 어찌 될지?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 용의 신인지 뭔지 모를, 그 거대한 생명체(?)가 메시지를 전하긴 했으나, 그게 내 망상이 아니었다는 보장이 있나? 물론 아무리 미쳐도 그런 걸 지어낼 만큼 상상력이 뻗칠 거 같진 않지만, 하도 터무니없는 이변이 계속되니 내 감각이나 인지 능력이 정상일지 모르겠다. 설령 망상이 아니었대도 갑갑하긴 매한가지다. 그 생명체는 스스로를 신이라 했으나(또 노란 것에 비친 외형이 그의 본체와 비슷해서 용의 신이리라 넘겨짚었으나) 성서는 물론 내가 접했던 어떤 종교 서적에서도 그런 신은 명시도, 암시도 안 됐다. 하다 못해 악마 같은, 신의 대적자 중에도 그런 존재는 못 본 것 같다. 그런데 신조차 모른다고들 하는 미래가, 과연 그 생명체의 메시지대로 될까? 혼란과 불안이 꼬리를 물고 물리며 불어나는 듯했다.
그때, 그가 직전에 위험한 마법을 쓰고자 했던 까닭을 밝혔다. 혐오하던 이라는 건 보스일까? 날 돌려보내지 않으면 제 딸을 죽인 보스와 다를 게 없어진다고 느꼈던 걸까. 어쩐지 물을 엄두는 나지 않아 가만있던 중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니, 속이 녹작지근해진 것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울음을 참고자 두 손으로 얼굴을 눌렀다. 돌아가는 게 그에게 뒷전이 아니라는 게, 지금 이 상황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두렵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래 주는 것 같았다.
- 우리도!
- 응응∼
익숙한 기척에 울음이 쏙 들어갔다. 얼굴을 닦고 보니 물의 정령은 어깨에 앉은 채고 바람 정령은 코앞에서 날갯짓을 하고 있다.(아까 흑백으로 보였던 게 헛것이 아니었나 보다.) 이들까지 휘말렸구나. 자책감과 걱정이 밀려드는데, 그들은 요람에 있을 때처럼 천진난만하다. 때 되면 으레 돌아가겠거니 하는 모양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까지 어린아이 같다 느끼면서도, 묘하게 위안이 되었다. 돌아가는 걸 너무나 당연시하는 걸 보고 있자니, 정말로 그리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들까지 동요시키지 않으려면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것도 같았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려니, 그가 격려하듯 레아의 어깨를 손을 얹었다. 그 순간, 그 거대한 생명체에 대해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내 견문으로는 미지의 존재지만 그라면 알지도 모르니까. 내가 본 외양이 그 생명체가 맞다면 그와 닮기도 했고. 그래서 안주머니에 든 조각을 꺼내려는데, 조각이.. 없다? 주머니를 뒤집어 봐도, 길바닥을 둘러봐도 조각 비스무리한 것도 안 보인다. 그나마 흘린 줄도 몰랐던 수첩과 만년필이 눈에 띈 게 다행일까. 아니, 수첩도 이상하다. 내 수첩 표지는 갈색인데, 저 수첩은 표지가 간간이 반짝이는 검정색이다. 다른 사람 건가? 하지만 그 옆에 나동그라진 만년필은 어딜 봐도 부모님이 사 주신 그 물건이다. 쪼그려 앉아 수첩의 낱장을 넘겨 보니, 정령왕에게 들은 정령 소환과 관련된 내용과 그가 알려 준 과거사와 여기 와서 적은 몇 마디 메모가 고스란히 있다. 뭣에 홀린 것 같다. 레아는 수첩과 만년필을 챙기고 일어서면서 손아귀의 출입증에 정신을 집중했다.
[혹 저희의 주님처럼 용들도 섬기는 신이 있습니까? 외양은 블랑님의 본모습과 비슷한데 팔이 여섯이고 우주 그 자체인 것처럼 커다란 신 말입니다. 신성을 잃고 잊히길 바라는 신이랍니다.]
전하면서도 너무 두서가 없어서 난감하다. 단서가 될 만한 정보가.... 맞다!
[블랑님이 자신의 사도라고도 했습니다. 그런 신이.. 있습니까?]
// 정령이도 등장(?)시키고 레아가 스포아자씨에 대해 묻게도 했는데, 혹시 이렇게 잇는 게 곤란하면 말씀해 주세요🙂!!
그런데 직접 링크된 상태라는 건 블랑님의 상태가 스포아자씨의 상태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만약에 그런 거라면 레아가 블랑님을 안 말리고 혼자 돌아갔을 경우 서사 내 세계에 우주적인 영향이 미쳤으려나요😮?
[너희가 말하는 신은 에티스, 를 뜻하는 것이겠지. 네가 말하는 신이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내가 아는 선에서 그런 신은 존재치 않는다. 게다가 그러한 존재가 있다면 아마 용들의 세대가 몇번이고 걸쳐지면서 존재 자체가 완전히 말소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레아가 말한 것들을 토대로 본다면 블랑이 알 수 있는 정보는 너무나도 한계가 명확하였다. 물론 그것이 인간들의 그것보다는 더욱 넓고 광대하겠지만, 자신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게다가 에티스의 관한 문건은 상고시대부터 해석 되지 않은 문건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이였다. 게다가 그정도로 영향력을 끼친 거대한 신이라면 자료가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 하지만 지금까지 정보가 없다는 것은, 그리고 자신을 보고 사도라 칭할만한 존재는 당장 블랑으로선 떠올리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신이..... 스스로 신성을 잃고자 바랬고, 잊혀지길 원했다고? 생명으로 따지자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군,]
보통 신이라 함은, 에티스같이 상위의 존재가 아니라면 충분히 영혼의 상승을 통해 신에 가까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많은 이들이 믿기 시작한다면 나름의 신성을 갖추게 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즉 스스로 신성을 잃고자 하였고 잊혀지길 원하는 것은 신으로서의 자살(自殺)이나 다름 없는 행위였다.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다. 만약에, 만약에라도 그것이 진실이라면 더욱더 자료 찾기는 힘들어 질 것이다. 신이 스스로 나서서 그 자신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우고 자취를 감추었을테니 말이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으로 요람 최심부에 봉인해둔 그 문건이 스쳐 지나간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설마.....'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너무나도 우연의 일치이지 않은가. 그것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그는 그렇게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어느새 자신이 씌워준 로브속에서 튀어나온 두마리의 정령들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짓고야 말았다. 어느새 따라왔나 싶었더니 아마 자신들이 공간을 접을때 그 마나의 흐름에 맞춰서 같이 흘러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마침 잘 되었다. 어린 정령들이더라도 자신의 출입증에 담긴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레아의 몸을 지키고도 남을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서 호위 걱정은 한 시름 덜은 셈..... 나중에 레아에게 정령을 이용한 싸움도 한번 가르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마저 전음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오, 마침 도착했군.]
더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가기엔 소재가 부족함을 메꿔주기라도 하듯. 카놀리(Cannoli)라고 적혀있는 카페의 이름이 보였다. 콘스텔라티오 본부 근처의 이 곳에서 가장 멀쩡한 카페였던 곳이라는 걸 입증하기라도 하는 것 마냥, 바깥의 마약으로 더럽혀진 매캐한 향과 달리 카페안은 깔끔한 공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카페 주인의 노력을 반증하기라도 하듯이 주변으로는 공기청정 마법이 걸려 있었고 [가게내 싸움 금지]라고 적혀있는 보스의 글씨체가 보였다. 낭설로는 보스가 여기 카놀리를 그렇게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데,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 것이다.
"옷!! 블랑 형님이다!!"
가게에 들어섬과 동시에 라임색의 청년이 원탁 테이블에서 그들, 정확히는 블랑을 반겨주는 모습이 보였다.
"아, 벨가모트, 다들 먼저 왔나 보군요. "왠일이래~ 항상 먼저 도착하던 살람이!!"
왠지 개구진 표정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 사내가 레아와 비슷한 또래인게 신기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죽었을때 그렇게 더 마음이 아팠던것 같기도 했다. 라임색 눈동자에 검은 머리카락의 사내 뿐만이 아니었다. 온 전신을 시안색으로 갈아입은 듯한 사내와 더불어 사이 좋아보이는 산호색 눈동자에 분홍색 머리카락의 레아 또래의 여인과 인디고색 머리카락에 단단해보이는 근육을 전신으로 감싼 중년 남성 한명까지. 모두가 블랑이 그리워하던 이들이었다.
[소개하마, 전(前) 콘스텔라티오 호송팀이다. 저 라임색 눈동자의 사내가 뒷골목 소매치기 출신인 벨가모트, 저 커플이 각각 이전에 꽃집을 경영했던 프렌치메리와 시계 수리공이었던 말로우 윈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안색의 남자는 전직 케놀라인 출신 검사인 루드베키아다.]
//아유 괜찮습니다!! 차피 [스포일러]는 제가 정보 비공개 처리를 한거라.... 몰라요 몰라!!
아마 복귀할 시점에 아마 [개체] 한마리 정도가 들어와 에르네스트 산 주변에서 깽판을 쳤을 껍니다. 그리고 제압하기 직전 [개체]가 도망가고 그 지쳐 쓰러진 [개체]를 알라투가 죽인 다음 그 시체를 회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을 거 같네요. 어디다 쓸지는..... SECRET!! :)
그의 대답이 이어질수록 의문투성이였다. 용의 신인가 했는데 정작 용인 그가 모른다? 게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신이라니 괴상하다. (하기야 일전에 그에게 들은 대로라면 신이 되어 봤자 타자의 육신 없이는 나타나지도 못하는 존재라, 신이 아니게 되길 바라지 말라는 법은 없겠다..만) 그러면서 사도, 무녀 같은 걸 두나? 사도든 무녀든 신을 인지하거나 신의 존재를 믿는 동시에 그 신을 섬기는, 일종의 추종자 아닌가? 그런데 자기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를 자기의 추종자로 간주한다고?
어떻게 생각해도 허무맹랑해 헛걸 봤나 싶으면서도, 역으로 너무 허무맹랑하다 보니 망상만으로는 못 떠올릴 존재 같다. 과연 내게 보였던 그건 뭐였을까? 그 까만 조각이 있었다면 전적으로 망상은 아니었다는 증거가 되었겠지만 사라져 버렸고.. 아니다. 수첩 표지가 달라진 것도 증거가 될까? 모르겠다. 이게 내 눈에만 까맣게 보이는 건지도. 너무 굴려서 열이 나는 것 같은 머리를 흔들고는 정령들에게 수첩의 표지를 보였다. 그러고 무슨 색 같냐고 귓속말로 묻자, 정령들은 해맑게 외쳤다.
- 깜장!
- 반짝반짝 까망∼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내가 본 게 완전히 헛건 아니었다고 믿어도 되겠지? ..라고는 해도 아직은 떨떠름하다. 하도 혼란해서 이 수첩이 원래는 갈색이었긴 한가도 긴가민가하니까. 이건 술자리에서 취했나 안 취했나 무한정 확인하려는 사람 같잖아. 하긴 지금 내 인지 능력이 만취한 사람보다 낫다는 보장이 없으니 그 꼴에 가깝긴 하겠다. 하릴없이 그에게도 수첩을 내보였다.
[이게 무슨 색으로 보이십니까?]
딴에는 진지한 질문인데, 막상 꺼내니 얼굴을 못 들겠다.. 변명하듯 그 거대한 존재 얘기를 덧붙였다.
[제 감각에 문제가 없다면, 그 거대한 존재가 이런 빛깔이었습니다. 구슬 같은 걸 여덟 개쯤 품고 있었고요. 그래서 우주 같다는 인상을 받..]
전음을 끝까지 보내려 했으나, 별안간 재채기가 나왔다. "엣취!!"
기척을 줄여야 하는데, 자꾸만 나온다. 몸이 오들오들 떨렸다. 온 뒤로 내내 정신이 나가다시피 해서 잘 몰랐는데 여기, 춥다. 코도, 귓볼도 시리다 못해 얼얼할 정도로. 발바리아와 캐놀라인의 국경쯤이니 추운 고장은 아닐 텐데, 겨울철일까? 겨울옷을 입었더라면 좋았을걸!(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7월에 겨울옷을 입었겠냐만) 가까스로 숨을 고르고 급한 대로 로브를 여몄으나, 그나 정령들은 괜찮을지?
[춥진 않으십니까? 완전히 한겨울 날씬데요..]
전음을 보내고서야 아차 싶었다. 용이.. 추위를 탔던가? 스스로도 무안해 정령들에게 추우면 로브 안으로 들어오라고 속삭였다. 그런데 정령들은 도리어 고개를 갸우뚱한다.
- 추워?
- 춥나?
허탈하다. 정령들도 추위를 안 타나 보다. 인간은 불편하네. 속으로 툴툴대는데 두 정령이 이불로 파고들듯 로브 안에 들어왔다. 품에서 꼬물거리는 감각이 간지러워 웃음이 날 찰나, 로브 안의 공기가 훈훈해졌다. 바람 정령이 따스한 바람을 뿜어 주는 것 같았다.(그게 갑갑했는지 물의 정령은 로브 밖으로 고개를 빼고 푸하 숨을 내뿜었다.) 순간 기척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도 잊고 소리 내어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그래도 그가 전음으로 해 주는 이야기는 제대로 기억하고자 곱씹었다. 지금은 손을 로브 밖으로 못 빼겠어서 도저히 못 적겠지만 나중에 정리해야 할 테니. 일단 이 시대의 연월일은 페레스력(曆) 1023년 1월 5일.(역시나 한겨울이었다!) 그러니까 이 시기까지는 탄명곡이 황야로 위장된 마약 도시였던 셈이다. 우리 시대의, 너무나도 험준한 협곡이라 국경 아닌 국경으로 유명한 탄명곡을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이 시대에선 마약 소굴이니 다른 의미로 국경 같긴 하겠다만) 그런데 천 년 전이면 분명 발바리아 건국 초기이고(전임 용 대표가 처벌받았다는 시점이니 아마 그럴 거다.) 캐놀라인도 카다로스가 쇠락할 때 그 영토를 흡수해서 세력을 키웠다고 전해지니, 두 나라 모두 한창 국력을 키우던 시기일 텐데, 어째서 이런 무법지대가 생길 만큼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걸까? 이건 여기 머무른다고 다 파악하기는 어려운 문제 같다.
그러면서 숱한 마약 중독자는 물론 마약 노점도 여럿 지나치다 보니, 카놀리(Cannoli)라는 간판이 보였다. 여태까지는 보지 못했던, 깔끔한 간판이었다. 깔끔한 건 간판만이 아니었다. 문을 열자마자 확 와닿는 상쾌한 공기가, 바깥의 마약 찌든내가 얼마나 지독한지 알려 주는 듯했다. 얼었던 몸을 녹여 주는 훈훈함은 덤이었다. 그 와중에 벽의 메뉴판 바로 옆에 [가게 내 싸움 금지]라고 써 놓은, 메뉴판만큼이나 큼직한 판이 있는 건, 여기에서도 싸워 대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일까. 아무튼 실내로 들어오니 은근히 긴장된다. 다른 이와 부딪히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최대한 구석진 데로 향하는데, 4명이 둘러앉은 원형 테이블에서 검은 머리 청년이 그를 반겼다. 순간 흠칫했다. 아직 앳된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쾌활한 얼굴. 그의 서류철에 그려져 있던 그림 속 인물 중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분명 지금은 산 사람인데도,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 자리에 동석한 나머지도 하나같이 그림으로 봐서 낯익으면서도, 그래서 귀신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이었다. 그가 투명 마법을 써 줘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지금 표정 수습이 안 되는 게 뻔히 보였을 테니까.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을 때, 그가 마주한 인물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서류철을 봐 버린 걸 들켰을 때 이미 들은 이름들이지만, 과거 이력까지 언급되니 기묘했다. 전직 소매치기라는 청년은 그렇다 쳐도 나머지는 무던하게 살 수 있을 법한 직업인데, 그걸 포기하고 갱단에 투신하다니. 의도치 않게 봐 버린, 그들이 마법을 쓰던 모습이 떠오르자 더 묘했다. 그렇게나 마법에 능숙하면 자구책을 강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나로서는 두려울 만큼 강한 신념이다. 한편으로는 그림에서 보긴 했지만 20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여성이 얼핏 봐도 삼촌 뻘인 남성과 진짜로 커플이라는 게 놀랍기도 했다. 한스 선배는 여섯 살 차이로도 데이트 신청 못 하겠다고 했는데. 한스 선배가 아니라도, 우리네 시대에서는 나이 차가 많이 날 경우 의도와 상관없이 연상이 연하를 휘두르게 된다며 연애고 결혼이고 피하려는 편인데. 천 년 전에는 안 그랬던 걸까?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관여할 영역은 아니니. 그보다 그가 전음을 보내는 게 미안했다. 천 년간 못 잊은 이들과의 재회다. 얼마나 벅차고 또 (저들이 또다시 잘못될까 봐)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그런 상황인데도 내게 신경 써 주는 게 고마우면서도 안타까웠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오롯이 저들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그래서 정령들을 로브로 가리면서 조용히 있자고 신호하고, 메모할 준비까지 마친 뒤 전음을 보냈다.
[이제까지 보고 들은 걸 정리하고 있을 테니 편히 말씀 나누십시오.]
정리할 거리야 한가득이다. 2,047년을 살았던 레아 파벨임을 드러내는 정보부터 이 시대에 떨어진 계기 및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소, 직접 목격한 마약 도시의 모습, 그와는 이질적인 이 가게의 풍경....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존재는 적어도 될지 고민됐지만, 헛것을 본 건 아닌 듯하니 일단 기록해 두기로 했다.) 이걸 다 적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다만 애매한 점은 있다. 이제부터 벌어질 일들까지 메모해도 될까? 그에게 중요한 사건이긴 하지만, 그나 팀원들의 사적인 영역까지 노출될지도 모르는데.
[..편히 말씀 나누시라 해 놓고 여쭈려니 낯이 없습니다만, 이 자리에서 논의하시는 내용이나 앞으로의 상황을 메모해도 괜찮을지요? 사적인 부분은 가능한 한 빼 보겠습니다.]
// 정령이들이 투입되니 답레 쓰기가 은근 까다롭습니다😖.. NPC를 최소 5명은 굴리시게 될 블랑주님께 미리 애도를 표합..ㅇ>-< 쓰다가 문득 망상이 뻗친 게..;; >>958에서 팀장님 감이 엄청 좋다고 하셨던지라🙄 레아가 클로킹하고 있는 게 설마 팀장님한테 들키는 건가 했습니다😓ㅎㅎ
if루트가 아니어도 누님은 시체(...)를 얻는군요😮 혹시 블랑님이 정줄을 놓을 뻔하는 상황이 한 번은 닥쳐서입니까🤔?
1. 이제까지 내일의 블랑주님께 맡긴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 그 내일이 이제 오늘이군요(...) 뭐라 드릴 말이 없습니다😅a
2. 아 들키진 않는 거군요🙃 (잘하면 끝까지 안 들킬지도😗~)
3. 디펜스 실패(?)일까요? 근데 그 개체라는 게 대체 뭐하는 존재인지.. 지금으로선 1도 감이 안 옵니다😐
4. 블랑님이 그런 생각을 했었군요 사실 레아가 그 시대에 머물러도 블랑님이 득 보는 건 딱히 없으니(보내려면 감수해야만 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득이라고 우길 수 있으려나요?🙄) 자기 정체를 숨길 수 있다는 확실한 이득이 있어서 딸을 살해한 보스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a
[구슬 8개라....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옛날 어떤 미치광이 용족─아, 당시 기록으론 정말로 미친 자라고 했더군.─이 이 세계는 8개의 구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 기록은 있었다네, 하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군.]
물론 본인이 8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다. 끊어짐 없는 연속을 상징하는 것도 같았고 어떤 신비주의에선 '절대적 지성'을 상징하기도 했으며 고대의 어떤 문헌상에는 신들을 기리기 위해 8가지 제물을 준비했다고 했으니까. 게다가 생명체의 감각은 자신이 추론하기에 총 8개의 과정을 거친다고 믿었기에, 그는 8이라는 숫자에 어떠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즉 레아가 본것이 그 미친 자의 그것과는 다른 무언가 신빙성이 있는 것과도 같았다.
[또한 네가 내민 수첩의 색은 검은색이지만 이런 빛은 나도 처음보는구나, 원래는 갈색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마력이 아닌 다른 게 느껴진다. 마치.... 에티스의 신성력과도 같은 느낌이구나.] "형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가만히 서있지 말고 앉아!!"
어느새 멍때리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챈 벨가모트가 붙임성 좋게 블랑을 끌어서 그를 탁자 앞에 앉힌다. 원형테이블 앞에 앉자 가나슈 몇가지와 더불어 커피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무래도 레아에게 넘기고 싶었다는 것일까, 그는 조심스레 다들 안보는 사이를 틈타 순식간에 레아의 손에 가나슈와 더불어 각종 음식들을 레아의 눈에만 식별 가능하도록 마법을 걸은 음식 몇가지를 그들 몰래 자그마한 접시에 옮겨담아주며 미소를 지었다.
[나머지 이야기는 조금만 있다 하자꾸나. 시간도 많을것이다. 만약 돌아가게 된다면 더 확실한 증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확실히 이집 디저트는 언제 먹어도 맛있군요." "하긴 그렇지. 그간 반역을 도모하던 놈들 덕에 우리도 여기서 뭐 먹을 기회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니까." "그치만 우리ㄷ" "벨가모트, 커피 한잔만 더 갖다 주겠습니까?" "앗, 예!"
루드베키아가 가볍게 눈치를 주며 벨가모트의 입을 막아버렸다. 보는 눈이 많았다. 실제로도 이곳은 중립구역이라고 하지만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호송팀원들은 당연히 다른 조직의 견제를 받기 십상이었다. 게다가 이번 보스 딸의 호위를 완벽히 수행해냄으로서 명실공히 조직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자신들의 목표였다. 조금만 더 핵심으로 다가 선다면 자신들의 목표를 완벽히 쟁취할 수 있을것이리라. 그들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렇게 벨가모트가 루드베키아의 커피를 내려놓자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며 블랑은 레아의 질문에 답변을 던졌다. 하지만 그 답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다른, 어쩐지 조금은 긴장되고 결연한 목소리엿다.
[사적인 부분도 기록해도 된다. 가능한 한, 지금부터는 모든 것을 빠짐없이, 네가 가능한한 최대한도로 빠짐없이 기록해주려무나.]
블랑의 전음이 끊기는 순간, 문이 부숴질듯한 소리를 내며 열린다. 카페의 모든이들이 주목하지만 스틸블루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천천히 걸어들어오며 '갓파더(스카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한잔, 인생의 맛으로.'라고 주문을 던지고는 아무렇지 않게 원탁으로 걸어 들어와 앉는다. 아까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다는 듯 왠지 모르게 화난 인상의 남자가 좌중을 바라본다. 다만 그 분노의 대상이 자신들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는 팀원들이었다. 그 분노의 대상은 확실히, 자신과 다른 누군가를 향한 분노였다.
".... 다들 쉬고 있는데 미안하군." "아닙니다, 팀장. 무슨일이십니까."
확실히 이상했다. 블랑이 이전대로 말하자면 상시 온화하던 이였다. 하지만 그 설명과는 상반되게 굳은 표정으로 화를 애써 삭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느낌이 쎄하였다. 어느새 마스터가 내온 칵테일을, 그 독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원샷으로 때려 박은 다음, 그는 조금 냉정을 찾은 듯 펜을 이용해 글을 적어내려갔다. 글을 한자씩 적을때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마 특수 잉크를 쓴 것 같았다. 그만큼 극비로 전해야 될 이야기라는 것일까. 천천히 적어내려가던 글을 보던 그들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갔다. 그리고 이내 그 굳어가던 분위기는, 고요하게, 하지만 격렬하게 타오르는 분노로 치환되어가기 시작했다.
{보스가, 자신의 딸을 죽였다. 이유는 불명, 목격자는 나뿐, 믿는 것은 자유다.} "미친....."
겨우 원형테이블의 사람들만 들을 정도로 내뱉은 프렌치메리의 한마디, 하지만 그녀의 한마디에 반박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
1. 그렇게 오늘의 블랑주는 내일의 블랑주에게 또 바통을.....
2. 진짜 들킬 가능성을 0에 수렴하도록 해놨습니다만..... 언제나 다갓은......
3. 음..... 크툴루 같은거?를 끼얹나?
혀튼 오늘도 많이 늦었습니다아아아아아아 ㅠㅠㅠㅠ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진척시키려고 좀 급하게 적은 감이 없잖아 있는데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ㅠㅠ
세상이 8개로 나누어져 있다? 아리송한 얘기였다. 용은 언어를 쓰지 않으니 기록이 있다면 다른 종족이 남긴 거지 싶은데, 용학자가 조사했던 걸까? 제정신이 아닌 용이면 상대하기 어려웠을 텐데 용케도 인터뷰를 했구나.(제정신이 아닌 용인지를 분간할 정도면 꽤 많은 용을 조사했었나 보다.) 아무튼 그 주장대로라면 나머지 나뉜 세상으로는 어떻게 갈 수 있지? 배 타고? 아니면 마법으로? 레아는 제 머리카락을 만년필에 말았다 풀었다를 되풀이했다. 만약 그 주장이 맞다면, 그 거대한 존재가 정말로 세상을 감싼 우주일지도 모르겠다만.. 그 주장대로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방법이 있긴 할까? 아직은 감도 안 온다.
이어지는 대답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원래는 갈색이었다고 기억하는 것도 의외였지만(잠깐 본 걸 일일이 기억할 정도면 관찰력과 기억력이 얼마나 뛰어난 걸까. 용의 지적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신성력과 비슷한 힘이 느껴진다니? 내 인지 능력에 하자는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그 존재가 신이긴 하다는 것 같은데, 주님의 힘과 비슷한 힘을 지녔다면 주님과는 무슨 관계일까. 신앙심이라곤 아쉬울 때만 발동시키는 나한테 나타난 까닭은 뭐고? 설마 주님과 대립하는 존재여서 엉터리 신자를 포섭하고자 했다거나? 어쨌거나 적어 놓을 가치는 있을 것 같다.
그 거대한 존재를 비롯해 쓰고자 한 내용을 수첩에 하나하나 적어 가는데, 디저트가 여럿 놓인 접시와 갓 내린 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이쪽 테이블로 날아왔다. 저들의 미래에 촉각이 곤두섰을 텐데 계속 신경 써 주고 있구나. 과거를 후회한 만큼 저들도 필사적으로 챙길 텐데. 정작 그는 누구에게도 챙김 받기 어려운 처지다. 내게는 저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나 저들과의 유대감을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고, 저들에게는 미래를 알아서 겪는 고충을 오롯이 이해받지 못할 테니까. (나와는 달리 이 시대에 발 붙일 수 있을 것만 같았으나) 고립된 처지이기는 그도 마찬가지겠다. 안쓰러워 돌아본 순간, 그가 일행들과 마주 앉은 채로 돌아가면 더 확실한 증거를 잡을 수 있으리라는 전음을 보내 왔다. 돌아가면.. 그래. 돌아갈 수 있겠지. 지금은, 그렇게 믿어야지.
세뇌하듯 속으로 되풀이하다 로브에 숨은 정령 생각이 났다. 심심하고 출출도 할 텐데, 이거 먹으래야겠다. 메모하느라 내버려 두느니 그 편이 만 배는 낫지. 커피는 두고 접시를 로브 안에 넣자 정령들이 신난 듯 꺅하며 낚아챘다.(조용히 있자고 해서인지 소리는 한껏 죽였다.) 저도 모르게 웃음을 머금었다가, 그의 팀원들에게서 나오는 얘기에 흠칫했다. 무거운 공기가 그에게는 지금부터가 싸움일 것임을 일깨우기도 했지만, 반역을 도모하던 놈들이라는 표현과 가장 어린 청년이 채 꺼내지 못한 말(아마 자신들도 반기를 들고자 한다는 얘기겠지.)도 오싹했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주 임무는 갱단 고위직 호위나 배신자 응징이고 임무를 잘 해내서 승승장구했다고 들었다. 그렇다는 건 그들처럼 조직을 뒤집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손을 썼다는 의미일 거다. 반란을 일으키는 걸 목표로 갱단에 왔는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갱단 전복을 꾀하던 이들을 해치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일까.
잡념을 떨치려고 메모를 계속하는데, 로브 안에서 뭔가 기어오르는 듯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윽고 후드가 비좁아지는가 싶더니 뭔가 얼굴 앞으로 쑥 나왔다.
- 언니 아∼
물 정령이 포크에 초콜릿을 꽂아서 내밀었다.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했다. 당연히 다 먹을 줄 알았는데. 먹성도 좋으면서 일부러 챙겨 줄 줄이야. 울어버릴까 봐 두 눈을 지그시 눌렀다가 간신히 숨을 돌리고 입을 벌렸다. 쏙 들어오는 초콜릿이 달고 부드럽고, 따스했다. 그 맛을 음미하려니 후드 아래쪽이 더 비좁아지며 뭔가가 꼬물거렸다. 이어 물 정령이 아래쪽을 보고 심통난 표정으로 꿍얼거리며 내려가더니, 바람 정령이 올라와 초콜릿을 들이밀었다.
마저 받아먹고 고맙다고 이제 나눠 먹으라고 속삭일 찰나, 사적인 부분도 상관없으니 최대한 빠짐 없이 기록해 달라는 전음이 날아들었다. 출입증에 분명, 전음 말고 음성도 녹음이 됐었지? 출입증을 테이블에 놓고 적으려던 내용을 마저 정리했다. 이러면 미처 받아 쓰지 못한 부분도 출입증에 녹음된 걸 확인해서 보충할 수 있겠지.
그때 문이 박살 날 듯 요란하게 열리더니 청회색 머리칼과 건장한 체격이 두드러지는 사내가 어쩐지 무겁게 느껴지는 걸음으로 들어왔다. 서류철의 그림에서 봤던 팀장. 그가 팀원 중에 가장 신뢰했고, 그에게 가장 깊은 회한으로 남았을 이. 그 인물이 술을 주문하고는 나머지 팀원들이 앉은 원탁에 자리 잡았다. 그림에서 보였던 잔잔한 미소와는 딴판으로 험악한 얼굴이었다. 오래지 않아 주문한 술이 나오자, 팀장은 단번에 잔을 비우더니 팀원들에게만 알리려는 듯 뭔가를 써 내려 갔다. 당연히 이 자리에서는 안 보였지만, 그나 나머지 팀원들이 끓는점을 넘어선 물처럼 부글거리는 것이며, 팀장이 보스의 딸을 무사히 호위했노라 보고하러 갔을 시기라는 그의 설명을 생각하면, 뭐라고 적었을지 짐작이 됐다. 아마.. 보스가 제 딸을 직접 죽였다는, 거짓말처럼 섬뜩한 소식이리라.
- 블랑님 화났다!
바람 정령이 눈치 보는 아이처럼 냉큼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그게 짠해 정령들이 있는 자리를 토닥이다 메모했다. '카놀리에서 흑룡과 팀원들은 팀장에게서 보스가 제 딸을 살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내 이름은 레아 파벨. 페레스력(曆) 2,025년 6월 10일에 크레티스 왕국 남부의 산 리노라는 농촌에서 태어났다. 레아라는 이름은 할머니께서 존경하시는 분의 이름에서 머리글자를 뺀 것이라고 들었다. 아버지의 성을 썼다면 레아 핀치였겠지만, 핀치 가 사람 중 다수가 비명(非命)에 사망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결혼하실 때 어머니의 성을 쓰기로 했다. 우리 가문은 산 리노에서 5대째 농장을 경영 중이고, 지금 본가에는 할머니 해나 파벨, 어머니 에바 파벨, 아버지 콜린 파벨, 맏오빠 이든 파벨, 새언니 델라 파벨, 조카 지미 파벨까지 6명이 살고 있다. 둘째 오빠 리암 파벨, 셋째 오빠 헨리 파벨, 언니 리사 베일리는 결혼 후 따로 살고 있고, 나도 2,043년에 크레티스 왕립 대학교에 용학(龍學) 생도로 입학하면서 따로 살게 되었다. 이후 2,047년에 왕립 연구원으로 채용되어 용학 공동 연구소 302호실의 하츠펠트 실장님 휘하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용이 산다고 알려진 지역을 탐사하기 위해 1달간 휴직했고, 그로부터 약 열흘이 지난 2,047년 7월 5일 흑룡 블랑누아르가 공간 이동 마법을 시전하면서 1,023년 1월 5일의 콘스텔라티오에 오게 되었다. 이렇게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적는 것은 내가 미래에서 왔다고 망상하는 광인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주님의 가호로 이 수첩이 2,047년까지 보존된다면 이 얘기가 사실이라는 게 밝혀질 테니까.
신흥 국가 발바리아와 캐놀라인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황야처럼 위장된 마약 도시 콘스텔라티오. 그러나 2,047년에는 이곳이 너무나 험준한 나머지 대자연이 그은 국경선이라는 명성까지 얻은, 탄명곡이라는 협곡으로 알려져 있다. 1,023년에 전례 없는 대지진이 일어나 콘스텔라티오가 송두리째 지하에 묻혔기 때문이다. 그러니 2,047년에 공간 이동 마법을 썼으면 지층이 뒤집히고 뒤틀린 협곡에 도착해야 하는데, 나와 흑룡은 1,023년의 콘스텔라티오에 도착했다. 적으면서도 정신 나간 소리 같지만 사실이 그렇다. 정확한 원인은 주님이나 아실 듯하지만, 1,023년의 대지진 때문에 일부 지점의 중력과 시간이 왜곡되어 있었는데 공간 이동 마법으로 이동하려던 위치가 하필이면 그 지점이어서 이렇게 된 걸로 추정된다.
당연히 무서웠다. 아니, 지금도 미칠 것 같다. 이렇게 내 얘기를 적고 있는 것도 실은 그래서다. 뭐에든 집중하지 않으면 정말로 정신이 나갈까 봐서. 그리고 이 얘기가 2,047년까지 전해지면 내가 실종된 원인이 우리 가족에게 전해질지도 모르니까...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오빠들, 언니, 조카들에게 가능하면 사랑한다, 지금도 보고 싶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하츠펠트 선생님, 라민 선생님, 타냐, 커트, 302호실 연구원들도 다시 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이런 소리만 쓰다간 진짜 돌겠다. 콘스텔라티오에 처음 왔을 땐 황야인지 도시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크고 작은 건물들이 바위 언덕과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봐도 헷갈릴 정도니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황무지인 줄 알 것 같다. 그래도 도시는 도시인지 큰길도 있고 번화가도 있고, 국경 지대답게 각국 사람들이 혼재해 있었지만, 그 풍경은 기괴했다. 거리에 자욱한 마약 연기는 얼핏 달콤한 듯하지만 매캐하고 역했고, 제대로 영업하는 가게라곤 마약 노점뿐인 것 같았다. 사람들은 출신지나 신분과 상관없이 마약에 취해 널브러졌거나, 한창 마약을 피우고 있거나,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마약 노점으로 향하거나였다. 한 줌도 안 되는 마약을 얻자고 입고 있는 비단옷을 벗어 넘기는 이도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섬뜩한 광경이었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건 돌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시대로 떨어진 게 흑룡의 마법 때문이니 돌아가려면 마찬가지로 그의 마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정작 흑룡은 돌아가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처럼 보였다. 이 시대는 그가 혈육보다 더 신뢰하고 아꼈던 이들이자 콘스텔라티오의 호송팀이던 이들이 보스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무참히 죽어 간 때였기에, 그 과거를 바꾸고 그들과 함께하고 싶어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과거가 바뀌면 내가 살았던 2,047년은 어떻게 될까. 우리 가족은 무탈할까. 아니, 내가 존재할 수는 있을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부유하다 사라지고 마는 건 아닐까. 그 모든 게 두려워 과거를 바꾸려거든 나는 돌려보내 달라고 악을 썼다.
그 직후 내가 본 걸 어떻게 설명해야 전달이 될까. 내 감각과 인지 능력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성서에서 무한한 혼돈이라 일컫는 것에 빠진 듯했다. 거기에는 하늘도 다 메울 것처럼 커다란, 눈동자 같은 무언가가 있었다. 그 눈동자에 비친 건 우주 그 자체가 아닌가 싶을 만큼 거대한 존재였다. '커다란 눈동자'조차 그 존재에 비하면 자그마하다 느껴졌다. 그 존재는 팔이 여섯이고 거죽에서 드문드문 별빛 같은 게 반짝이는 점 말고는 흑룡 블랑누아르와 외양이 흡사했고, 구슬처럼 매끈한 구 여덟 개를 세상없이 소중한 것인 양 품은 채로 혼돈을 찢어 파고드는 것을 몰아 내느라 분주했다. 적으면서도 그 모든 게 환각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지만, 어쨌든 그 존재는 믿고 싶어지는 메시지를 주었다. 내가 두려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이 수첩도 그 존재와 조우하기 전에는 표지가 갈색이었는데, 그 후에 지금 같은 색으로 바뀌었다. 2,047년까지 제 색을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니 첨언하자면, 그 존재의 거죽처럼 새까만 듯 하면서도 드문드문 반짝이는 빛깔이다.
그래도 그 소동이, 흑룡이 스스로가 잘못되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날 돌려보내는 마법을 시전하려던 것이며 함께 돌아가리라 약속해 주는 것이, 흑룡과 동거하던 물의 정령과 바람 정령이 우릴 따라왔다는 사실이 위안 아닌 위안이 되었다. 괜찮을 거라고, 돌아갈 거라고, 그 작은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정신 차리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후 나는 흑룡을 따라 당시의 흑룡이 호송팀 팀원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라는 카놀리(Cannoli)라는 카페로 향했다. 거리와는 전혀 딴판으로 공기부터 안에 있는 손님들까지 깔끔한 가게였다. 가면서 지체한 탓인지 도착했을 땐 팀원들이 이미 와 있었다. 내가 살던 시대에서는 이미 천 년 전에 사망한 이들이고, 이 시대에서도 오래지 않아 피살되는 이들이라, 순간 오싹했다. 흑룡은 그 참사를 막고자 하는데, 어떻게 될지.... 아무튼 조금 뒤 팀장까지 도착했는데, 분노에 찬 듯도 하고 깊은 충격을 받은 듯도 했다. 그런 채로 팀장은 흑룡과 팀원들만 확인할 수 있게끔 무언가를 적었다. 정확히 뭐라고 썼는지까지는 모르나, 흑룡이 귀띔해 준 바에 따르면 이 시기에 콘스텔라티오의 보스가 제 딸을 살해했다. 흑룡과 팀원들도 하나같이 살벌한 분위기로 바뀌었으니 분명 그 비보(悲報)를 접했으리라.
분명 레아가 어디선가 보고 있을거란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이 두번째로 겪는 일이다. 그렇기에 감정 조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랫만에 만난 이들에게 그 싸움을 천천히 생각해보자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냉정을 찾을수 있다는게 말이 되는 것일까. 다들 말 한마디도 없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할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도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대로 참을껍니까."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 팀장의 말이 모두가 진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팀장은 진리였고, 또 어버이와 같은 존재였으니까. 아마 그도 그 장면을 보고 분노를 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분노를 거기서 표했다면, 보스가 목격자를 처리하기 위해 헬리오트에게 무슨 수를 썼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가 들어오자마자 술을 마셨다는 것은 그 뜻이었으리라. 무력하게 보스에게서 도망친 자신에 대한 환멸감을 느끼고 분노를 느꼈으리라. 그 감정을 읽은 루드베키아가 입을 열었다.
"..... 팀장님의 기분은 알고 있습니다." "루드베키아." "하지만 팀장님이 직접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우리들은 투사가 아니라고."
그랬다, 자신들은 투사가 아니었다. 자신들이 잔을 나누고 가족이 되었을때 나누었던 맹세를 다시금 떠올린다. 죽기 직전에 몰린다면 도망치고 도망쳐서 살아남고 죽음을 각오했다면 가족들을 살리라고. 그렇게 살아남은 이들이 의지를 이어주고 이어받은 의지는 최후엔 승리를 일궈낼 것이라고, 그렇게 일궈낸 승리를 희생된 자들에게 헌정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값어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승리가 지금 아무도 죽지 않은채 목전에 있는 상황이었다.
"팀장은 여지껏 잘했소, 어차피 언젠간 벌어질 일이지 않았소이까." "솔직히 우리 모두가 각오했던 일이잖아요."
서로 손을 붙잡은채 결연하게 미소를 지은 두사람이 헬리오트를 바라본다. 서로 이웃마냥 지내던 이들이었지만 한순간에 마약중독자 신세로 전락해버린 부모님으로 인해 가게가 모두 풍비박산나버리고, 잡혀갈뻔하던 프렌치메리를 말로우 윈터가 구해주면서 그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들의 은인이었던 헬리오트에게 몸을 의탁, 그렇게 호송팀의 멤버가 되어 지금까지 지내왔던 것이다. 제각기 다른 이유에서 길을 걸었지만 오늘날까지 그들의 불꽃은 사그라들지 않고 발 밑에서 더욱더 크게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의 말이 맞습니다." "너도 같은 의견인것이냐." "루드베키아씨 만큼은 아니지만, 저 또한 팀장을 오래 봐왔습니다. 우리랑 잔을 나누진 않았지만 아마 그녀도, 똑같은 심정이었지 않을까요."
확실히 그랬다. 비록 1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송팀과 보스의 딸은 끈끈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었다. 보스와 다르게 딸은 지금 상황에 대해서 안좋게 보고 있었고, 비록 순수하다고는 했지만 그것이 사물의 이치를 보지 못함은 아니었으니, 그녀 또한 만에하나 자신이 뒤를 잇게 된다면 자신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여 이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의지를 들려 주었고, 최후에도 그녀 또한 그 의지를 가지고 도와달라는 말 없이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닐까.
<clr steelblue"..... 좋다. 약간의 말미를 주마. 허나 명심해라, 너희 스스로의 결정이다. 모두가 죽을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부터 우리가 해보지 못한 싸룸을 시작할것이니..... 준비가 되면 말하거라."</clr>
//자 이제 다음 레스에서 본격적으로 싸움이 일어날 껍니다. 아마 다음 어장 스타트는 본부로 쳐들어가는것에서 시작하겠군요!! 막간에 전음으로 지금 심정에 대해서 블랑에게 질문을 던져보시는 것도 괜찮을껍니다!!
1. 블랑 : "원래는 없었으나, 지금 사건 이후로 누군가 남을 핍박하는 것을 보면 자연스레 주먹부터 쥐게 되더군."
2. 블랑 : "..... 알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사서 걱정을 시키게 하는 건 내 취향이 아닐세. 그리고 내가 내 상처를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말일세."
3. 라이네스 : "내 사전에 패닉이란 단어는 없다고!! .....라곤 하지만 그래도 패닉에 빠진다면 집에 들어가 그냥 뒹굴거리고 싶어..... 블루베리 치즈빵이 되고 싶다고오오오....."
그럼 저도 한발!!
레아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눈물을_어디_무엇에_닦는가 자캐가_방송한다면 자캐를_글로_표현해보자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 보스의 딸이 피살되었다는 소식에 저들이 궐기했다는 건 그에게 들어 아는 내용이었지만, 현장에서 목격하니 간추려진 내용을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누군가 사망했다는 정보가 주는 충격, 친밀했던 만큼이나 깊을 슬픔, 일면식조차 없었다 해도 제 핏줄일진대 살해해 버린 행각에 대한 분노, 그 참혹한 짓을 제지하지 못했다는 무력감, 명복을 빌고 애도하고픈 마음 따위가 저들을 짓누르는 게 실감 났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 다시 맞닥뜨린 그는 어떤 심정일까.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되풀이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까지 더해져 형언할 수 없이 복잡한 상태 아닐까.
그처럼 무거운 공기 때문인지, 정령들이 양쪽에서 바지 자락을 거머잡았다. 모르긴 해도 요람에서는 이런 감정에 직면할 일이 드물지 않았을까. 겁먹은 게 딱해 살살 토닥이는데, 저들 중 막내라는 벨가모트가 침묵을 깨뜨렸다. 바로 궐기하고픈 모양이었다. 반면에 서글서글하되 이지적인 인상인 루드베키아는 그 현장을 목격한 팀장을 위로하듯 말했다. 투사가 아니다. 저들의 미래를 알고 있기에 더욱 착잡한 말이었다. 그 말대로, 저들 중 누구도 죽기 위해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결국 죽고 말았다.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이번에는 다른 결말을 맞을 수 있을까.
심란한 나머지 받아 적지 못했다가 뒤늦게 써 나가는데, 커플이 각기 덧붙인 말에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언젠간 벌어질 일? 모두가 각오했던 일? 보스의 딸이 살해당할 걸 예상했다는 소리일 리는 없고.. 보스와 맞서는 게 예정된 수순이라는 의미일까? 그 부분에 대한 추측을 막 부연할 찰나, 그도 나머지 팀원에게 찬동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보스의 딸도 아마 같은 심정이었을 거라며. 뜻밖이었다. 그와 그의 팀원들이 보스의 딸을 호위했다고 듣기는 했지만, 보스의 딸이 그들에게 동조한 줄은 몰랐으니까. 일면식도 없으면 아비라도, 딸이라도 서로의 죽음이 대수롭지 않아지는 걸까. 모르겠다. 그 속내가 어땠을지는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알 수 없는 영역일 테니. 그래서 그의 말에 대해서는 따로 첨언하지 않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듯한 팀장의 발언만 마저 옮겨 적었다.
그러는 동안 깔린 침묵. 다른 손님이 제각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도, 아니, 그래서 오히려 더 주목이 되는 광경이었다. 레아는 만년필을 끼운 채로 수첩을 닫고 다른 테이블을 살폈다. 혹 손님 중에 보스의 수하가 있다면? 물론 그나 팀원들이 계획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상쩍은 낌새를 알아채는 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제3자에 불과한 내가 끼어들 상황은 아니고 끼어들고 싶지도 않지만.. 출입증을 살며시 쥐었다.
[..기우일지도 모릅니다만 이 자리의 손님 중에 보스란 자의 하수인이 있지는 않을지요? 지금 계획하시는 게 새어 나가면 곤란해질 것 같아 여쭙습니다.]
// 이 상황에 심정을 묻는 건 넌씨눈 같아서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2. 안 알린다면 완전 범죄를 꾀해야겠군요 들키는 순간 역효과🙄.. 3. 어? 여기서 대빵님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요😓 블랑님은 멘붕하면 어떻게 합니까😮?
1) "손으로 닦을 때도 있고 소매로 닦을 때도 있고 손수건으로 닦을 때도 있고.. 그때그때 다릅니다." 2) 이 스레 속 세계에 방송이 있을지 모르겠군요😶a 있다고 해도 방송을 직접 할 만큼 인싸는 아닌지라.. 3) 1판에 쓴 레스들로 충분할 것 같아서 패스하겠습니다(...)
안녕. 이번엔 좀 늦었지? 그 사이에 편지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이거 보면 당분간은 쓰지 마. 내가 지금 기숙사에 없어서 보내 줘도 못 읽어. 무슨 일인가 싶지? 사실 나도 쓰면서도 거짓말 같아. 저번에 내가 에르네스트 산을 탐사할 예정이라고 했잖아.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했어. 더 놀라운 건 내가 용님에게 채용됐다는 거야, 1달 수습이지만.
어디서부터 얘기하면 좋을까? 원래는 서식지로 추정되는 데에 숨어만 있을 작정이었는데 바로 들켰어. 그땐 진짜 꼼짝도 못 하겠더라. 난 죽었다 그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우리 입장에서는 연구라도 용 입장에서는 주거 침입이나 스토킹일 수 있다는 것도 들키고서야 깨달았고. 그런데 용님이 이상하리만치 호의적이었어. 목욕물에 만찬까지 준비해 주시는 거 있지? 게다가 이 용의 레어는 이제까지 연구 자료에서 봤던 레어랑은 전혀 다른 게, 엄청 커다란 도서관이야. 글쎄, <카다로스 제국사>까지 있더라니까. 왜, 발바리아가 세워지기 전에 있었다는, 2대 황제이자 마지막 황제가 희대의 순정파인지 망국의 화신인지 모르겠는 나라 있잖아. 구전되는 이야기는 숱해도 사서는 워낙 옛날 책이라 왕실 서고에도 있을까 말까라는데 말야. 알고 보니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 남은 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기 위해 온갖 종족의 책을 모으신다는 거야.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래를 대비하는 건 수천 년을 사는 용이라서일까? 난 당장 1달 뒤도 모르겠는데, 히히. 아무튼 1달간 그 도서관의 사서 겸 용님의 비서로 일하게 됐어. 그리고 아마 아주아주 나중에 용님이 날 모델로 한 호문클루스도 제작해서 미래의 생존자를 위한 안내인으로 삼을 모양이야. 레아 파벨이 둘이 되는 셈이지만, 그때쯤엔 원조 레아 파벨은 백골도 진토가 됐을 테니 상관없지, 뭐. 게다가 꽤 고소득이다? 연구소 월급의 곱절이야. 아, 월급이 문제가 아니다. 사실 나 용님 한분 더 뵀거든. 그것도 무려 용의 대표님이래. 용들 간의 분쟁을 말리고 재판하는 일을 맡으시나 봐. 특이한 건, 폴리모프하신 모습만 보면 며칠 방에만 박힌 채 안 씻은 이 같다는 거랑 재판하실 때 인간식 정장을 입는다는 거. 용들끼리의 분쟁을 인간 모습으로 변신해서 판가름하다니, 묘하지? 이런 정보까지 속속들이 접한 거 누가 알면, 엉터리 신자 레아 파벨이 어째서 주님께 그렇게까지 가호받냐고 기함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다 잘 풀리는 것만은 아니지만.
나 얼마나 얼 빠진 앤지 알아? 글쎄, 1달 탐사를 계획했으면서, 가방을 위장용 진흙으로만 꽉꽉 채우고 옷 한 벌 안 챙겼던 거 있지! 그 바람에 첫날부터 난리도 아니었어. 다행히 용님이 날 계속 좋게 봐 주시긴 했어. 가능성이 희박해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 때문에 채용한 거라고 격려도 해 주셨고. 근데 그 뒤에도 좌충우돌이었다? 어른들께 결혼했냐 애인 있냐 소리 듣는 거 그렇게 질색했으면서 용님한테는 반려자나 자식 없냐고 묻질 않나. 마도구도 쓰기 되게 어렵더라. 나 전음이라는 거 쓰려다가 기 빨려 죽는 줄 알았어! 공간 이동도 멀미 장난 아니야.. 아니, 사실 그런 건 익숙해지면 어떻게 될 거 같긴 한데.. 제일 문제는 내가 받는 만큼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보통은 이 반대를 고민하는데 배부른 소리지? 그런데 연구소에 있을 때랑 하는 일이 똑같아. 오히려 연구소에서 하던 강의 보조나 학술대회 준비 같은 잡무를 안 하니까 일이 더 적어. 게다가 연구 주제도 아예 잡아 주신다? 연구 주제가 진짜 대박인 게, 용의 언어가 왜 없나 했더니 용은 의사소통을 전음으로 한대. 그런데 전음이 원래는 마법적인 수단인가 봐. 인간이 대화할 때 음파가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면, 용이 대화할 땐 사념파나 의사소통하려는 의지가 마나를 타고 전해지는 것 같달까? 그래서 전음을 쓸 만큼 마법에 능통하거나 용이 일부러 인간의 언어를 구사해 주지 않는 한 원래는 용과 대화할 방도가 없는데, 용님이 여러모로 도와주신 덕에 앞으로 전음을 포착하고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아. 어쩌면 사용까지 가능할지도? 그건 아직 먼 얘기지만. 히, 너무 딴 소릴 했다. 아무튼 용님은 정말 잘해 주셔. 며칠 만에 가족 같이 여긴다는 말씀까지 해 주실 만큼. 그런데도, 아니 그래서 막막해지기도 해. 일도 일이지만..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용님한테 폐가 안 될지 혼란스럽달까? 나 여태 내가 사회성 나쁘다는 생각은 별로 안 했는데, 여기에선 영 처신을 잘못하고 있는 거 같아. 반려자 자식 운운하기도 했다고 그랬잖아. 그런데 그날만 그런 게 아니라 며칠 전에도 용님께는 불편한 화제를 꺼내 버렸어. 티는 안 내시고 여전히 친절하시긴 한데.. 이게 타이밍 지나가니까 사과 드리기도 애매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러네. 이런 주제에 월급 받고 도움 받고 그래도 되나 싶어.
꿀꿀한 얘기가 너무 길어졌다. 학교 일도 궁금하지? 나 며칠 전에 라민 쌤 뵀어! 여전하시더라. 니 안부도 전해 드렸으면 좋아하셨을 텐데, 그땐 경황이 없어서 못 그랬네. 마공학관도 여전해. 전음 연구 때문에 마나 탐지기 사러 갔는데, 비싸! 세상에, 제일 싼 게 내 연구소 월급 1/3에 가깝더라. 돈 없으면 연구도 못 하게 생겼어.. 한편으론 언젠간 니가 마공학품 고안하는 거냐며 설레발쳤던 것도 생각났다? 그때 많이 힘들었을 텐데, 무신경하게 굴어서 미안해. 내가 그랬는데도 응원해 주겠다고 말해 줘서 고맙고. 너한테 고마운 게 그거만은 아니지만. 어떻게 매번 식혀 줬어? 매점 밀크티 말야. 나 이번에 사 먹기 전엔 그렇게 뜨거운 줄 몰랐어. 나라면 귀찮아서라도 못 그랬을 텐데.. 이번에 니 빈자리 진짜 절감했다. 늦게나마 감사 인사 하고 싶어. 신경 써 줘서 고마워. 당장은 말뿐이지만 다음에 만날 때 꼭! 제대로 사례할게!! 근데 매점 밀크티 마신 이유가 뭐게? 맞혀 봐. 내가 물었지만 이건 제정신인 사람은 절대 못 맞힐 거 같으니 그냥 말할게. 학생식당에 그 정신 나간 메뉴가 또 나왔었어. 응. 밥빵. 용님이랑 갔다가 진짜 기겁했지 뭐야? 욕하고 안 먹거나 말 없이 안 먹거나 암튼 태반이 안 먹는데 그 괴식을 왜 또 내놨나 모르겠어. 농담 아니고 내가 인류학이나 사회학 전공자였다면 진지하게 연구해 봤을 거야.
참, 혹시 학교 기념품점은 기억나? 거기 완전 크레덕 천지가 됐어. 크레덕 인형은 원래도 팔았지만 이젠 크레덕 쿠션에 크레덕 모양 빵이랑 달고나까지 판다니까. 거기서 인형이랑 빵이랑 달고나 잔뜩 샀다. 용님 레어에 용님 말고도 식구가 많거든. 특히 정령이 많아서 엄청 신기해. 넌 정령 본 적 있어? 난 마법이 꽝이라선지 한 번도 못 봤었는데 거긴 진짜 많아. 다들 애기 같아서 산 리노의 꼬꼬마들 생각나고. 놀 때도 조카들한테 하던 대로 책을 읽어 주거나 그래. 암튼 빵이랑 달고나는 정령들 줬고, 인형은 하나는 용님 드렸어. 나머지 인형은 우리 꼬맹이들 줄 생각이었는데, 용님 레어에서 가사 노동을 도맡아 해 주는 마법 기사들이 가져가더라. 왠지는 몰라도 번갈아 머리에 이고 다니지 뭐야? 황당하긴 했는데 여기 온 이후로 줄곧 내 편의를 봐 준 이들이라 답례한 셈 치려고. 기왕 답례하는 거 하나씩 쓰게 더 사도 되는데, 당장은 학교 가기가 좀 곤란해서 당분간은 내버려 둘 생각이야.
종이가 다 떨어져 가네. 오늘은 이만 줄일게. 건강하고. 다치지 않게 조심해.
- 레아가 -
PS. 그런데 나 크레덕이랑 많이 닮았어? 용님들도 닮았다 그러시더라. 머리칼 색 때문인가?
// >>789에서 언급한 편지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작성해 봤습니다🙃 레아 입장에서 인상 깊었던 사건들을 요약하면서 1판 마무리하려던 건데 어울릴지 모르겠군요🙄 의도는 그랬나 보다 생각해 주세요😅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