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평화로운 일상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는, 그러나 나름 잔잔하고 보람차게 흘러갔던 것 같은 주중. 평일을 무탈히 보낸 것에 대한 보상은 주말의 단잠으로 보충받아야 마땅하다. 그래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배 위에 올라온 따끈한 털동물을 쓰다듬으며 답지 않은 게으름을 부려보려고 했지만—
-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 띠릵
"아아아아아... 내가 미쳐, 누가 이렇게 알람을 크게 설정해 둔 거야! 알았다고! 일어나면 되잖아!"
결국 본인이 일정에 맞춰 설정해둔 알람을 무시하지 못하고 몸을 일으키고 마는 거다. 핸드폰 화면을 밀어 알람을 해제한 리라는 찡찡이를 몇번 더 쓰다듬다가 동그란 머리에 입을 맞춰주고 몸을 일으켰다. 오늘은 새로운 병원의 예약일이다.
"으. 주말 아침 예약... 최악이야..." "우옹." "동의한다고? 그럴 줄 알았어. 역시 내 고양이~!" "우에에오오오오옹!" "꺅! 알았어 알았어! 준비할게!"
엄격하기는!
슬슬 빗자루를 타고 다니기에 좋지 못한 날들이 다가오는 것 같다. 교문 앞에 사뿐히 내려앉은 리라는 체크무늬 목도리를 꼭 여매고, 도톰한 외투의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린 뒤 새빨개진 볼과 코를 제 손으로 감싸쥐었다. 아무래도 슬슬 평범하게 걸어다니거나 다른 겨울용 이동수단을 모색해봐야 할 듯싶다. 첫눈이나 늦가을 비가 오면 기온도 더 뚝뚝 떨어지고 말 테니까.
"으으으, 추워~"
문득 불어닥치는 바람에 머리 위에 걸려 있는 플랜카드가 펄럭거린다. 2-n반 이리라. 레벨 5 달성을 축하합니다. 목화고등학교. 요란한 것 같기도 하고 조촐한 것 같기도 한 축하 메세지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곧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이 들린다.
"안녕하세요. 연구원님. 좋은 아침이에요~" "일찍 나와 있었군요. 바로 갑시다. 타세요."
열린 창문 너머로 느껴진 내부 공기는 히터로 인해 충분히 데워져 있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고, 리라는 순순히 뒷좌석에 자리 잡는다. 안전벨트가 몸을 단단히 붙잡자 작게 줄여서 주머니에 넣어둔 빗자루가 달그락거리는 게 느껴졌다.
"출발합니다."
차체가 움직인다. 머잖아 리라의 시선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창 밖의 풍경에 고정된다. 솔직히 일방적인 주치의 변경은 불쾌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이미 잡힌 예약을 무르는 건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이쪽도 그간 있었던 관계 사이의 사건사고들에서 온전히 무고한 입장만은 아니었을 뿐더러, 그로 인해 담당 연구원과 구태여 갈등을 더 빚기도 피로하니 경험이나 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다녀오고자 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할 용기도 권리도 있으니 이젠 걱정할 이유도 없다.
정인의 차량은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주행을 마치고 어떤 깔끔한 건물의 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주변은 꽤 한산하다.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는 정인의 것을 포함해서 두세 대가 끝. 길을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따라서 소음도 없다. 번화가와 아주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적당히 외져서 조용한 것이 병원을 차리기엔 안성맞춤인 위치인 것 같다. 그러고보니 아는 사람에게 소개 받은 병원이라고 했던가, 아니면 아는 사람이 하는 병원이라고 했던가. 어느 쪽이든 상관은 없지만서도.
- 6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엘리베이터의 알림음에 발을 떼면 새하얗고 깨끗한 병원의 전경이 하얀 유리 자동문 너머로 눈에 담긴다. 널찍한 데 비해서 사람은 없지만, 주차장에도 사람이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저희 너무 일찍 온 거 아니에요?" "가장 첫번째 진료로 잡아뒀으니까요. 대기실에 있을 테니 다녀오시죠."
자동문을 넘어 데스크 접수가 완료되면 머잖아 그의 이름이 불린다. 이리라 환자분. 1번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접수 전용 ai의 친절하기 짝이 없는 인공적 음성에 따라 리라는 걸음을 옮겼다. 깔끔하게 칠해진 미닫이 문을 밀면 진한 향초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동시에, 백의를 입은 평범한 인상의 의사가 인사를 건넸다. 옅은 갈색 머리와 밀가루 같은 빛깔의 얼굴 아래에서 검정색 명패 하나가 반짝인다.
똥 미술관(정식 명칭이 있더라만 알 반가??!!)에 가서 정식 계약서인지 뭔지를 작성했다. '현'이라는 이명이 쓰인 걸 직접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어쨌거나 계약서 쓴 김에 다른 전시물도 사이코메트리로 진품인지 감정하려니, 작품 훼손을 삼가 달래서 손끝이 닿을락 말락하게 뒷면이나 주변부만 건드느라 아주 진땀을 뺐다. 하나같이 누가 이걸 보러 와 싶어지는 괴상한 것들인데 일일이 감정은 왜 한담? (그런 작품이라서 진짜 작가가 만들었냐에 목숨 거나?;;;) 모를 일이라고 툴툴대다 돌아오려니 성당이 보였다. 연구원한테 먼저 가래고 그리로 들어갔다. 목적은 기도 메타!!! 수능도 다가오고 하니 이거거저 빌고 싶었다. 세롄 안 받았지만 알 게 뭐야?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잖아!!! 그래서 당당히 앉아서 빌었다. 수능날 리버티도, 대표이사측도, 유니온도 깽판 안 치게 해 주세요. 선배는 수능 후회 없이 치게 해 주세요!!!! 그때 섬에서 부장이 안심시켜 주려는 것처럼 해 줬던 말이 떠올랐다.
"보게 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 수능도, 그리고 내년 수능도 말이야."
선량함과 책임감이 묻어 나는 말이었지. 본인 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일 텐데. 하여 기도를 추가했다. 부장이랑 나머지 퍼클들한테 남아 있는 폭탄 안 터지게 해 주세요. 아닌가? 유니온 건 터지면 핵이득 같기도?? 근데 유니온 것만 터트리고 다른 사람 걸 안 터트릴 리는 없으니(그 반대면 모를까) 걍 안 터지게 해 주세요. 그렇게 빌다 보니 퍼클까지만 빌고 치우는 게 아쉽다. 덤으로 내 주변 사람이랑 저지먼트도 각자 바라는 대로 잘 살게 해 달라고 빌었다. 안다. 기도로 뭐가 달라질 세상이면 (세상에 기도하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 테니) 1초마다 뒤집히고 난리 났지. 그러니 기도해 봤자 아무것도 안 한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기분은 좀 낫다. 담엔 절에도 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