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어젯밤의 광란 끝에 어찌어찌 다들 방으로 들어가는 데에 성공한 건지, 은우가 눈을 떴을 때에 남자방의 잠자리는 모두 꽉 차 있는 상태였다. 그것도 전원 가지런한 자세로. 그러나 딱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누워있는 남정네들을 뒤로 하고 거실로 나선 은우를 반긴 것은 뜻밖의 일상 소음이었다. 설거지 하는 소리였다. 거실로 나와보니, 이미 어젯밤의 난장판이 거의 다 정리되어 있고, 여성 부원 몇몇이 소파에 기대누워 잠들어 있다. (유독 혜우만 목 아래로 볕이 드는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새하얀 긴 머리를 똥머리로 묶어놓은 부원 하나가 돌핀팬츠와 여름남방 위에 앞치마를 걸친 채로 작은 발판 위에 올라서서 달그락달그락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서성운. 은우가 아직 부장이 아니었던 작년에 저지먼트에 가입했다가, 그 이후 다른 아이들과 격리되어 커리큘럼을 받고 이번 년도 1학기에서야 일반 학생들과 함께하는 수업의 장으로 복귀한, 아직 독대해본 적 없는 부원이다.
(식기세척기가 있는 줄도 모르고) 마지막 설거지거리였을 그것을 깔끔하게 물로 헹궈서 건조대에 올려놓던 성운은, 방에서 하품을 하며 나오는 은우를 보자 “안녕히 주무셨어요, 부장님.” 하고 인사하고는, 고무장갑을 벗고는 발판에서 폴짝 뛰어내려왔다. 기묘한 보라색의 눈동자가 붙임성있게 은우와 눈을 마주쳐온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집안일에는 자신있기도 하고요.”
말마따나 정리는 꽤 꼼꼼하게 돼있다. 봉투별로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 유리병이 다 정리되어 있었고, 배달음식들을 담은 용기도 착착 정리되어 있으니 가져가서 정해진 쓰레기 배출 위치에 내놓기만 하면 딱이겠다.
"누구...였지. 퓌살리스..?" "아닌데.. 안데스였나요?" 하지만 그들의 사정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닮아버린 것이라면 조금. 끔찍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 검사에서 약물이 좀 나왔어. -....그랬...나요..? -목적은.. 아마 도주하지 못하게.. 였던 것 같은데. 마비나 마취 계열. 더 말하지는 않을게. -.... 같은 생각이 나기 시작하면 한없이 깊은 곳으로 굴러떨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겠지요.. 현실에서 말하는 건지. 아니면 꿈에서 말하는 건지..
"스냅이..." "무너져서.." 새어나온 것으로 알 수 있었어..온전히 남은 게 없었다고요. 라고 숨을 급하게 들이키면서 헛소리처럼.. 약간은 비명처럼 중얼거리며 조금 버둥거리려 합니다. 그러다가도 뚝 그치고 마치 죽은 듯이 몸짓을 멈춥니다.
"저는...상담은..." 사실 다른 이들은 상담을 꽤 많이 권유했고. 데리고 간 적도 있었겠지만 수경은 제대로 받아본 적은 없었을 겁니다. 말꼬리를 흐리는 걸 보면 안 받았다는 걸 알 수 있겠군요.
정리가 꼼꼼하게 되어있긴 하지만, 마냥 그것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냐는 또 별개의 이야기였다. 어쨌건 이 펜션은 제 것이고, 이들은 모두 손님으로 초대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손님이 다 같이 한번에 청소를 한다면 모를까. 혼자가 다 청소를 했다? 역시 주인으로서는 조금 찝찝한 일이었다. 영 만족스럽지 않다는 듯, 팔짱을 끼고 성운을 바라보긴 했으나 굳이 더 무슨 말을 하진 않으며 그는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굳이 다 끝난 시점에서 무슨 말을 해봐야 잔소리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누가 내 물건에 함부로 손을 막 대고 그런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 아. 그렇다고 지금 화났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다음부터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는 거야. 하핫."
애초에 화가 난 것은 아니엇고 조금 찝찝한 정도일 뿐이었기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소파에 살며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직 덥지는 않았기에 그는 에어컨을 켜진 않았다. 오후가 되면 좋건 싫건 모두 배를 타고 다시 섬에서 나가야만 했으니 그때까진 푹 쉬어둘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쓰레기는 그냥 내버려두라는 듯이 손짓했다.
"그거 그냥 거기다가 둬. 나중에 배 타고 나갈 때 육지로 가서 버려야 하니까. 이 섬에 쓰레기 처리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많이도 먹었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그는 비어있는 자리, 아무데나 적당히 하라는 듯이 손짓한 후에, 성운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어제는 꽤나 이것저것 의외의 모습이 많아서 보기 좋았어. 성운이 말이야. 꽤나 사이 좋아보이는 이도 있었고 말이지. 아. 부럽네. 부러워. 청춘 엄청 부럽네. 나는 언제쯤 해방되어서 자유롭게 이것저것 하려나 몰라."
진지하게 부러워하기보단 장난끼 100%. 그야말로 놀리기 위한 짓궂은 웃음소리만이 거기에 섞여있었다.
언급하지 않을 뿐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던 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불안함을 누군가에게 전염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으면 불안은 전염되지 않는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게 뻔한 자신의 불안에 어떻게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나. 혜성이 얼굴을 양손으로 덮어버린 이유도 그것이다.
"전혀 방해는 아니었어. 내가 요즘 예민해져 있어서 그래. 미안해. 후배님."
손으로 얼굴을 덮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전혀 상관없는 후배에게 날이 선 말을 뱉었다는 후회 때문인지 후배의 말에 대답하는 혜성의 목소리는 작았다.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들리지 않을 만큼. 얼굴 덮은 손을 떼어내 앉은 벤치 위에 올려놓으며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혜성은 고개를 떨어트린다. 이어지는 후배의 사과는 떨궜던 고개를 들게 하기 충분했다.
"후배님이 사과할 건 아니야. 그러니까 괜찮아."
비스듬히 몸을 앞으로 기울인 혜성은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다. 사과를 받을 생각 없었기 때문에. 더 나아가 후배의 탓은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과 예의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이 빠르기 때문이다.
" 네가 3레벨이 된지도 벌써 꽤 오래 지났네. " " 그러게요. " " 고맙다는 말은 사양해둘게. " " ...? 그딴말을 왜해요. " " 뭐? 그야 네가 레벨3까지 온건 대부분 내가 도와줘서잖아? " " 차라리 지혁이가 도와줬다고 하는 편이 더... " " 뭐라고!!! 그 말은 그냥 못넘어가! 대체 어느 관점에서 봐야 그런거야!? " " 아니 그렇잖아요!? 대체 어떤 인간이 훈련이랍시고 코끼리 로봇을 만들어서 내놔!!! "
오늘도 담당 연구원과는 커리큘롬 도중 언성이 높아져버린다. 둘 다 진심으로 화내는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자신이 레벨 업의 1등 공신이라 생각하는 것과 부정라는 마음은 진심인듯 하다.
「그 순간, 이경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소년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 18세 소년의 기억이라기엔 비정상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당장 어제의 기억이 수십, 수백 개가, 그것도 똑같은 기억들이 아니라 조금씩의 세세한 세부사항과 큰 줄거리가 저마다 다른 기억들이, 마치 주입되기라도 한 듯이 심층의식에 마치 균열과도 같은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가지를 친 기억들이, 이틀 전, 사흘 전, 나흘 전, 그 전으로도 계속······ 오늘의 기억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하나의 기억이었는데, 그 이전의 기억들은 기괴한 뿌리들로 이루어진 스레드가 되어 있었다. 그 중첩되는 기억들 중에서도 소년의 표층의식에까지 명확하게 존재하는, 그 바탕이 되는 하나의 진짜 기억은 분명히 실존하고 있으니 소년의 진짜 기억을 분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레벨 3 이상의 부원들에게 요청할게.] [이전에 블랙 크로우가 사용했던 아지트 기억나?] [그 옆쪽에 남아있는 건물도 일단은 블랙 크로우가 사용했다는 것 같고, 아직 안티스킬이 조사는 안한 모양이야.] [시간 되는 이가 있으면 거길 조사해보고 컴퓨터가 있으면 그대로 가지고 내 자리에 놓아줘.]
갈수록 알아듣기 어려워지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것 같은 수경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다가올 때마다 리라는 얕은 어지럼증을 느낀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대체. 인첨공에서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 정도는 안다. 하지만 이건 이해하기 어렵다. 이국의 단어를 처음 대면한 이방인처럼 리라는 한 글자 따라가기도 버거워 침묵만을 지킨다. 대신 물병의 뚜껑을 열어 수경의 손에 쥐여주고, 약봉투를 뜯어 마저 쥐여주려 한다.
"물어봐서 미안해요. 음..."
놀란 듯 몸을 버둥거리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까지 보자 이 이상의 질문은 무엇이든 위험하겠구나 싶다. 리라는 물병과 함께 수경의 손을 살짝 붙들고, 약봉투를 놓아 자유로워진 반대 손으로 수경의 손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려 한다.
"오늘은 더 귀찮게 안 할게요. 근데 약은 먹어야 하니까~ 몸 조금만 일으켜 볼래요? 약만 먹고 바로 자자. 자고 일어나면 더 나아져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