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린비 엔터테인먼트는 아침부터 번잡했지만 정지호는 군중 속 고독을 만끽하며 사내 카페에 늘어져 있었다. 아니, 만끽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캡모자를 눌러 써 그늘진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차 있다. 사슴처럼 고운 눈에 신경질적인 감정이 파도친다. 입사까지는 좋았다. 그의 연기력은 객관적으로 흠잡을 데 없었고 아이돌 출신인 만큼 외모는 보증된 수표다. 발성도 완벽, 온더로드 활동으로 인지도도 충분. 그런데 왜 일이 안 들어오는 거냐.
"어휴, 정말."
기획사를 나오자마자 일을 따낸 건 좋았다. 문제는 촬영 막바지에 모든 게 엎어졌다는 거다. 투자가 어쩌고 비용이 저쩌고 하는데 딱히 귀에 들어오는 사유들은 아니었다. 중요한 건 엎어졌다는 거다. 이름있는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드라마, 주조연. 첫 발 떼기에 나쁜 조건은 아니었는데 빌어먹게 운이 나빴다. 그 이후로 이곳저곳 오디션을 찔러보고는 있지만 어디는 이미지가 안 맞아서, 어디는 너무 튄다고... 아, 그 중 하나는 뭐랬더라. 아이돌 출신은 미덥지 못하다고 했던가.
"개자식들 진짜..."
한숨만 푹푹 내쉬던 정지호는 입도 대지 않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그대로 돌려놓고 카페를 나섰다. 슬슬 더워진다. 자잘한 일을 이어가며 간신히 잊혀지지 않고는 있었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다. 여름이 가기 전까지는 뭐든 제대로 된 걸 해야 할 텐데. 뭐든... 뭐라도. 아무거나. 뭐든 제대로 된 일이 있으면 좋겠다. 솔로 앨범을 낸 동료들은 얼마 못 가 묻혔고, 재데뷔한 동료들도 어쩐 일인지 이전만큼의 빛은 보지 못하고 있었다. 온더로드라는 과거는 해체 이후에도 끊임없이 재조명 되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그룹을 이루었던 개개인은 하나둘씩 묻혀서 잊혀지고만 있다. 이쯤에서 정지호는 한 얼굴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유독 시선을 끌던 애. 회사의 기대주. 명실상부한 온더로드의 센터. 그런 거창한 이름을 주렁주렁 달고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아이.
"어딜 갔다고 했더라... 인천 어디랬는데... 아, 인첨공."
전 회사 대표를 통해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이 그거였다. 인천첨단공업단지에 들어갔다고. 정지호는 이제 회신되지 않는 메신저 프로필을 가만히 보다가 화면을 껐다. 검은 화면에 얼굴이 비춰지고, 곧 넓게 파인 티셔츠 위로 날카롭게 솟은 쇄골 위 조그맣게 베인 듯한 흉터가 흐릿하게 눈에 들어온다. 쯧. 정지호는 주머니에서 컨실러를 꺼내 화장실로 들어가 흉터 위로 컨실러를 덧발랐다. 거슬리는 자국은 금세 자취를 감췄지만 더러운 기분은 감춰지지 못한다.
'...호, 지호야! 정지호!'
바깥에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정지호는 빠르게 표정을 정리하고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세요, 매니저님?" '네 앞으로 편지가 하나 왔던데.' "편지? 무슨 편지요?" '그게 말이다, 한번 봐봐. 나는 영 모르겠더라. 사칭 같기도 하고... 근데 보낸 곳을 보면 또 맞는 것도 같고.'
무슨 말이지. 지호는 편지 봉투를 받아들고 뒤집었다. 그곳에는 익숙한 이름이 쓰여 있다.
[인천첨단공업단지] [발신인: 이리라]
사칭인가. 그런 것 치곤 글씨체가 익숙한 것 같기도 하고. 뭐라고 판단하기가 애매해서 봉투를 뜯고 내용물을 살펴보면 바깥에 쓰여있던 것보다 더 익숙한 글씨체가 눈에 들어온다.
"리라가 보낸 거 맞네요." '그래? 야, 리라도 이제 거기서 적응 좀 했나 보다. 바로 널 챙기네. 뭐라고 써 있냐?' "어... 읽어드릴게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인천첨단공업단지 15주년 행사에 초대드리고자 편지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들러주세요.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싶어요. 리라."
군데군데 썼다 지운 것처럼 미묘한 공백이 있긴 하지만 이건 리라의 글씨체가 맞다. 근데 이걸 왜 나한테 보내지.
'언제 한대?' "날짜 여기 적혀있네요. 곧인데. 흠..." '갈 거냐?'
분홍색 편지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지호는 창 밖으로 바다처럼 펼쳐진 새파란 여름 하늘을 본다. 인천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