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고대의 문자로 적힌 책들은 대부분, 내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이건 무척 좋으면서도 대단히 곤란한 일이었는데, 흥미진진하여 책을 탐독하자니 당장 찾아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 기억만 해두고 훗날을 기억하자니 왜 자신을 읽어주지 않느냐며 부루퉁해하는 것 같은 환상이- 어라? 애써 고개를 돌리던 나는 얌전히 뭔가 쓰고 있던 네로가 훌쩍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네로-?"
어디있지? 하고 몇 걸음 걸어가자 곧 네로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둥실둥실 날아 무언가 책 한 권을 꺼내려는 것이.. 참 동화적이었다. 책을 꺼내는 책이라! 다음에 쓸 이야기가 정해졌다. 물론 그건 그거고, 나는 얼른 몸을 움직여 네로를 도와 그 책을 꺼냈다.
마력같은건 멀쩡했지만, 당신은 이 이야기에 개입하진 못하는거 같았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지켜보는 제 3자처럼 마음대로 이야기를 넘나들면서 흘러가는 스토리를 보는거였죠.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당신이 알던것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마왕과의 일전 전까지의 이야기는 같았지만. 마왕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용사는 죽는걸로 끝났기 때문이죠. 네, 배드엔딩입니다. 그냥 단순히 누구나 아는 동화의 마지막을 바꾼 책이었던걸까요? 아뇨.. 그렇다기엔 뭔가 다릅니다.
그렇게 몇개의 이야기가 더 이어졌습니다. 전부 꽤 유명한 이야기들입니다. 공통점으로는 해피엔딩인 동화같은 이야기들. 그러나 이 책 안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중간에 어떤 이유로 주인공이 죽든 마지막에 이야기가 비틀려 배드엔딩이 되어버립니다. 마치 배드엔딩을 만들기 위한 책처럼, 다분히 악질적인 의지가 느껴지는군요.
이대로 나아가기만 해선 바뀌는게 없이 그저 배드엔딩만 보게 될거 같습니다. 이것은 당신을 공격한다기보단.. 그냥 책이 배드엔딩을 보여주기 위해 당신을 초대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흠..
본래라면 해피엔딩이었을 이야기들.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마지막장을 장식했을 여러 이야기들이 배드엔딩으로 뒤틀려버리는 것을 보는 건, 아무래도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는 내가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좀 더 다른 문제점인데.. 으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체적인 타격은 없다. 그냥 내게 주구장창 배드엔딩을 보여주고자 할 뿐이다.
"가끔 있죠? 배드엔딩 지상주의자라거나.. 어- 개인의 취향이니 굳이 뭐라하지는 않겠지만요."
나는 마법, '시간을 잇는 문'을 발동하고자 하였다. 아마 그리 쉽게 풀리지는 않을 테지만.
"남이 만든 이야기의 엔딩을 마음대로 바꾼 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꾸역꾸역 보여주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살짝 고민? 끝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온갖 의지가 담긴 공간이 나타났죠. 시각적으로는 그저 검은 공간이었지만 거기에 있는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던 이야기들의 사념이었습니다.
소설이나 동화를 생각하면 허구의 이야기라는 인식이 많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현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도 있고 여러가지죠. 여기에 있는 이야기의 사념은 다 그런 부류였습니다. 현실에서 있던 이야기를 약간의 각색을 통하여 소설이나 동화로 만들어냈던 이야기의 '원류'들. 그러나 소설이나 동화와 다르게 현실은 언제나 밝지만은 않기에. 여기의 이야기들은 배드엔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들은 자신들이 원래의 이야기임에도 해피엔딩으로 각색해서 인기가 많아진 이야기들을 질투하는듯 했습니다. 각색된 이야기가 유명해질수록 그 원래의 이야기는 빛을 발하기 마련이죠. 혹은 후대에는 각색된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문을 넘어 도달한 곳은 어둡기만한 공간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곳인가 싶던 의문은, 그 실체를 깨달아 사라졌다. 사념, 이야기들의 사념. 불행한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해피엔딩의 이면들. 어둑어둑한 원본들이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고 한다. 여기가 그런 곳이구나. 내가 아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뭐랄까-
"어려운걸요."
라고, 무심코 말이 나왔다.
"먼저 사과드릴게요. 이쪽이 원본이었군요. 잘 모르는 채 말을 함부로 한 점 죄송합니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일단 사과먼저. 아무래도 불길한 분위기가 기억에 진하게 남은데다가, 나는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 버전으로 먼저 읽었으니까 착각하고 말았다. 어디를 향해야할 지는 모르지만 일단 고개를 푹 숙인 뒤 고개를 들었다.
"그럼 저를 부르신 이유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망각되고, 잊혀진 이야기의 그림자들. 현실의 배드엔딩. 꺼낸 것은 내가 (어쩌다보니)하게 된 일이지만, 나를 삼킨 건 이 책이다. 그럼 그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이야기들은 비록 각색된 이야기를 질투하고는 있지만, 그저 그 뿐이고 당신에게 해를 가할 생각은 없어보였습니다. 아까도 그랬죠, 그들은 그냥 원래의 이야기를 보여줄 뿐 딱히 당신의 정신에 데미지를 입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배드엔딩만 보다보니 기분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그건 그냥 평범하게 기분이 다운된거였고.
아무튼 그들은 당신의 말에 꾸물꾸물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중심에 있던 한 사념의 덩어리를 볼 수 있었는데요. 그것은 현실의 어두움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그 중에서 현실의 냉혹함에 가로막혀 채 이야기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하게 끝나버린 이야기들. 이 사념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들과도 궤를 달리했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이것을 당신에게 보인 이유는, 아마도 당신의 의지를 사서를 통해 전달받았기 때문일까요. 그저 해피엔딩을 추구하는것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서, 현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후대에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