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자신의 질문에 대답은커녕,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마부한테 뭔갈 속삭이고, 도착할때까지 말을 아끼겠다고 하는 제 자매의 모습에 궁금증만 점점 더 커져갔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짐작이 안 가서, 그냥 삐진 척 하면 답을 알려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던 그녀였지만 필리아가 대놓고 자버리자 끄으응.. 하며 한숨을 내쉬었죠.
그래도 이쯤 되면 괜히 고집이 생겨서, 도착하는 모습을 자기 눈으로 봐야겠다는 듯 잠든 필리아를 앞에 두고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하던 제나였지만 큰 변화가 없는 바깥의 풍경에, 눈 앞에서 잠들어 있는 자매까지. 지루함을 견딜 수 없어 하품을 두어번 하던 것도 잠시고, 결국 본인도 잠들어 버리고 말았지요.
" 어머.. "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도착한 곳은 오래된 가게 앞이였지요. 어딘가 익숙한 느낌에 가게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것도 잠시, 금방 이 곳이 어딘지 알아본 그녀였을까요? 한참 어렸을 적에,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 이유로 싸우고, 서로 삐져서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냉전사태가 며칠씩 지속되면 그걸 보다 못한 집안 어른들이 반쯤 억지로 화해를 시킨 뒤 데려와 준 가게였죠.
" 여기 아직도 있었구나..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
조금 놀란 듯 말한 그녀는 자연스레 필리아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립니다. 언니의 손을 잡고 들어간 디저트 가게 안은 주인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매가 어렸을 때랑 크게 바뀐게 없었죠. 반갑게 손님을 맞는 목소리도, 문을 열자마자 확 퍼지는 따뜻하고 달달한 디저트 냄새도, 지금 이렇게 손을 잡고 들어가는 것도, 어렸을 때의 기억이랑 너무나 똑같아서. 제나는 잠깐 걸음을 멈춘 채 쿡쿡 웃었을까요?
옛날생각이라도 난건지 웃고있는 제나를 보며 필리아역시 미소를 지었는지는 알수 없었다. 그야 얼굴표정하나 변하지 않았으니. 말투를 보았을땐 조금은 긴장이 풀어진듯 보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보는 눈이 있어서인지 조금이나마 품위를 지키려는 듯 보였다. 두 사람이 오자 가게안은 난리가 났는지 떠들썩 한 것이 보였고 얼마 지나지않아 지배인이 두사람을 안내해 작은 별실로 안내해주었다. 조금 넓은 공간에 화려한 금색으로 장식된 것이 그때도 이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생각하는것이 귀찮아 진듯 빠르게 준비된 차를 한모금 머금었다.
"오랜만에 이런 곳도 나쁘지는 않지?"
요즘 같은 시기에 함께 오기엔 서로 너무 달라졌다고 말하는 필리아는 눈에 띄게 웃고 있었다. 그때는 넓게만 보였던 가게 안이 이리도 좁았을까. 단 과자를 한입만 먹어도 온세상을 가진것 같았던 어린 시절은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고작해야 열아홉이지만 벌써부터 단것이 몸에 잘 안받기도 했기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일도 없었다.
"최근에는 너도 나도 아라크네드니 재해니 하면서 마음편히 쉴만한 시간이 없었잖니. 그런데... 요즘은 네가 뭘 좋아하는지 영 알수가 없어서."
저택에서 건네준 동화책 역시 어렴풋이 남아있던 옛날 기억을 토대로 선택한 물건이었다. 생각해보면 나이를 먹고나서는 서로의 영역에 간섭을 하지 않으려는 일이 많아졌으니. 이렇게 독대하는 시간은 정말로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조금 억지를 부려서라도 이런 자리를 준비한 것이다. 그래도 가족인데 정말로 평생을 안보고 살 수는 없으니까.
가게 안을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옛날 생각에 젖어 웃고 있던 그녀였지만 누가 온 건지 확인한 가게안이 난리가 나는 것을 보자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합니다. 아, 정말 이런건 언제 겪어도 적응이 안된다니까. 금새 표정을 풀고 안내를 따라 별실로 들어갔지만요.
" 그러게, 어렸을 땐 자주 왔었는데.. 여긴 그때랑 달라진게 없네. "
가게는 그대로인데 달라진건 우리뿐이라고, 맞장구치며 웃던 제나는 목을 축일 생각으로 차를 한 모금 넘겼다가 천천히 잔을 내려놓은 뒤, 매우 자연스럽게 차에 설탕을 넣기 시작했을까요. 상당히 좋은 걸 썼는지 차의 향 자체는 향긋하고 달달했지만, 맛은 '저 차 맞아요-' 라고 말하기라도 하듯 쌉싸름했으니까요. 한 스푼, 두 스푼, 세 스푼... 끝도 없이 넣는데.. 음, 너무 많이 넣는거 아닌가요? 차인지 설탕물인지 알 수 없게 되겠는데요 그거요.
" 너무, 너무 바쁘긴 했지. 쉴 엄두도 안날 정도로 "
후계자로써의 업무, 업무가 끝나면 서류, 그게 끝나면 훈련을 하고 훈련이 끝나면 애들 봐주기의 반복이였으니까요. 한숨을 푹 내쉬던 제나는 필리아의 말에 '그럼 그 동화책은 역시 나 보라고 사온 거였구나' 하며 그녀를 째려보다 흥! 하며 고개를 돌립니다. 하지만 말은 저렇게 해도 언니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건 제나쪽도 마찬가지였지요. 그저 막연하게 옛날 기억을 더듬어 짐작하기엔.. ...글세요, 다투고 뺏기고 운 기억이 대부분이라 잘 모르겠는걸요. 언니의 어렸을 적 취향 같은건요.
뭐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요. 달달을 넘어서 설탕물이라고 봐도 될 법한 차를 마시며 디저트는 뭐가 좋을까- 고르던 제나는 언니의 입에서 나온 '신변조사' 라는 단어를 듣자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고, 그 덕에 사레가 들려 엄청나게 콜록거리기 시작합니다. 좋은 기습이였어요, 필리아.
" 그냥 동생이랑 같이 놀려고 했다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
신변조사라니. 계속 콜록거리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던 제나는 기침이 좀 진정되자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언니는 디저트 안 골라?" 하고 물어보네요. 자긴 이미 다 골랐다면서, 메뉴판을 보여주며 자기가 시킬 것들을 말해주는데.. 전부 다 엄청나게 달아 보이는 것들 뿐입니다. 이왕 온 김에 본전 뽑을 생각인가 보네요.
"천계요? 이 세상 외에 다른 세상이라도 있는 건가요? 지옥이란 곳도 있으니깐 당연한 얘기이기도 한 건가."
우성은 처음 듣는 천계의 이야기에 눈을 흘긋 뜨며 의문점을 물었다.
"도움..."
결국 도움은 줄 거라는 뉘앙스의 이야기에 우성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더니 얼마 안 가서 입을 열었다.
"그 괴물이 다시 부활하지나 않게 힘을 써주세요. 뭐 부활한다면.. 같이 싸워주시고요."
"저한테는 힘을 주실 필요는 없어요. 이번 사태에서 저로 인해서 인간이 당신들보다 강력하다는 걸 보여줘야 인간들도 당신들의 힘을 탐내지 않고, 이 멍청한 인과의 반복도 끊어지겠죠."
"당신들의 힘이 주가 되어서 괴물을 무찌른다면 인간들은 다시 당신들의 힘을 탐내어 역사를 반복하고, 또 그 괴물이 탄생해서 파멸의 길을 다시 맞이할 테니깐요. 그래도 돕고 싶다면 신격 말고 당신들의 노하우라도 전수해던지.. 당신들 오래 살아서 저희보다는 더 능숙하고 센스도 좋을 테니깐요."
아니, 틀려. 왕이라니, 솔직히 그게 무슨 소리인지 항상 의문이었단 말이지, [나]는. 그저 다른 아이들 보다 조금 더 강하게 태어났고,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하였을 뿐이었다. 상처입고 다치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어 힘을 사용하고, 그러다보니 [내] 주변에 점차 요정들이 모여들었던 거다. 자연스럽게 생긴 무리가 어째 점점 커졌고. 다른 종족들에게서 배운 것인지 그 가운데에 있는 [나]를 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나]는
"-카셀라."
나는 익숙한 목소리,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거미다리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이름을 부르고, 솟구치는 말을 참지 않았다. 푸른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어느새 그 틈으로 햇볕이 한 줄이 내려온다.
"[나]는 단 한 번도 '나]를 왕이라 칭한 적 없어. 그러고 싶지도 않아."
딱히 거절한 이유가 없었으며, 당시의 [나]는 그게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도 못해서, 딱히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두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국가가 당연한 인간인 '나'이기에 알고 있다. 아무래도 나는 왕이 아니다.
"지킬 수 있으니까 지켰고, 그러고 싶으니까 그런 거야. [나는 세상천지를 여행하는 빗물. 하늘에서 땅으로, 바다로, 다시 하늘로. 어느 곳도 싫어하지 않고 여행하는 것. 그러니, 모든 요정 역시 내 친구라 여겼으니까."
그리고 그에 답하듯 모두 나를 보며 웃어줬으니까.
"그러니까 지키려고 하는 거야. 관심도 없는 왕이란 자리의 책임도 의무도 아니야. [나]는, 나는."
해피엔딩은 어디까지인가? 자신의 죽음까지인가? 아니면 더욱 가깝거나, 혹은 먼 어느 시점인가? 지금 구원을 위해 달려간 이들이 모두 사라진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 의문에 안데르센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살짝 흘러내린 안경을 손끝으로 밀어 올린 뒤 고개를 든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여상하여, 오히려 기묘하였다. 그는 가장 먼저, 질문은 두었다.
”항구적인 평화... 라는 게 실존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갸웃. 정말 그것이 궁금하다는 듯한 제스처가 이어지고 그는 깃펜을 집었다. 파라락, 네로가 둥실 떠오르더니 몇 장의 종이를 흘려보내었다. 그것은 곧 허공에 바로 서더니, 칠판 정도의 크기가 되어 자리잡았다. 그 위에 소년은 깃펜을 대었다. 가장 먼저 쓰는 것은, ‘해피 엔딩’이라는 문자.
”저는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음, 이 세상에 엔딩이 있을까요? 저의 죽음은 저의 에필로그지 세계의 것은 아니죠. 세상 단위의 엔딩이 실존하고, 모두 행복했습니다- 하고 끝난다고 한들, 정말 세상에는 그 어떤 그늘도 없을까요?“
둥그린 구형을 그린 뒤 중간에 선을 긋는다. 그 위에는 빛을 표현하듯 위로 선을 여러개 쭉쭉 긋고, 그 아래에는 반대로 어둠을 묘사하듯 아예 검게 칠한다.
”창작된 이야기는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보여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어요. 결국 메인이 되는 플롯을 따라 흘러갈 뿐이죠. 용사가 세계를 구한 이면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범죄에 희생된 사람이 아주 없을까요? 외전으로 그들의 삶을 조명한 뒤 행복으로 이끌어 준다면, 또 그 뿐일 테죠.“
그렇게 그린 구형 중 밝은 면 일부에 네모를 그리고 그 안에 ‘메인’이라 적는다.
”이야기마저도 그럴진대 현실은 얼마나 더할까요. 그 가짜 신에게서 승리하고, 세상을 원래대로 복원해도. 욕심은 문제를 일으키고 권력은 사람들의 등을 어두운 곳으로 떠밀지 않을까요.“
안데르센의 깃펜이 움직이며 일전에 보았던, 진룡파의 학살 사건을 그려낸다. 그 외에도 많고 많을 권력 혹은 욕심, 악의 등으로 인한 재해가 그려진다.
”-라고, 되게 염세적인 느낌으로 말은 했습니다만.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어떻게 알까요? 저는 예언자가 아닌데 말이죠!“
가벼운 웃음소리와 함께 안데르센이 깃펜으로 중앙을 툭, 건들자, 종이로 이루어진 면이 후두둑 풀려나며 허공을 날았다
”사람은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교훈, 도덕, 삶의 자세, 옳고 그름, 금기. 그러니 저는 해피엔딩을 적어 내린 뒤, 미래로 보내며 전하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 참 아름답지 않아?’“
한 장, 한 장, 종이에 여러 이야기가 보인다. 페가서스가 하늘을 난다. 마녀가 겨울과 춤을 추고, 어린 광부가 곡괭이를 높이 든다. 정체불명의 짐승이 화원에서 잠을 자고, 뇌룡이 기사와 잔을 나눈다. 그 밖에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평화를 노래한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이야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글쟁이라서요. 고작 이 정도 밖에 못 됩니다. 먼 ‘내일’에 맡기는 거죠.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고, 좋은 일을 하면 기쁜 일이 생긴다고 알려주면서."
세계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업보도 역사에 묻혀 옛날 이야기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 지금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안데르센은 펜을 든다.
카셀라는 어떤 여행을 하고 있던건지 탈피했을 직후보다도 강한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요정으로서의 격도 상당히 높아진듯 했고. 허나 그 성격이 바뀐건 아니었는지. 갑자기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당신의 상황을 아직 잘 파악하지 못하고 눈을 깜박이며 뻘쭘하게 있었습니다.
"응? 응.."
그러다 감사 인사를 받곤 다시 뻘줌해졌지만.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는 당신에게 다가왔죠. 그러자 그것과 동시에 푸른 구슬이 빛나며 당신의 주머니에서 빠져나와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어..."
자기 자신에 대해 파악한 당신에게, 구슬은 다시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요정인지 사람인지.
┴┬┴┬┴┬┴┬┴┴┬┴┬┴┬┴┬┴┬┴┬┴┬┴┬┴┴┬┴┬┴┬┴┬ "좋은 검이군."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며 회복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검을 뽑았습니다.
"그럼 보아라."
그리고 나서 그가 펼친건 그의 검술이 아닌 천무검이었습니다. 당신이 보여준 기술들을 그대로 따라하지만. 용의 부분은 떨어지더라도 검술로서의 정교함이 두드러져 천무검의 새로운 일면을 보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당신이 펼치지 못했던 무련검의 마지막 초식도 섞여있습니다.
"내 검이 완벽하단 이야기는 아니다. 허나 너의 검의 부족한 부분은 채울 수 있겠지."
┴┬┴┬┴┬┴┬┴┴┬┴┬┴┬┴┬┴┬┴┬┴┬┴┬┴┴┬┴┬┴┬┴┬ "후, 후후후.."
당신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작게 웃더니 이내 폭소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마음에 들었던건지.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웃는건지. 알 수 없지만. 음... 아마 마음에 안 드는건 아닐거 같습니다.
"맞아, 이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누가 알 수 있겠고, 누가 후대에까지 영향을 계속 남길 수 있겠어. 시간이 지나면 영웅들마저 잊혀져가기 마련이지. 지금 단합하는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싸울지도 몰라."
실제로 그러했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이야기 하나를 펼쳤습니다. 가짜 신을 봉인하기 위해 한마음 한 뜻이 됐던 인간들. 그러나 지속되는 평화속에 그때의 흔적조차 남지 않은 관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허나 어쩔 수 없어.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고 수백년 이후의 일까지 어찌 할 방도는 없지." "오히려 그걸 모두 지켜보려 한다면 그 녀석들처럼 미쳐버리고 말거야."
"그렇기에 나는 이 도서관을 남겼단다. 최소한의 장치로서."
그는 손짓했고, 그러자 당신의 열쇠가 나타나더니 그것을 변화시켰습니다. 조금 더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너한테 이 도서관을 맡길게."
┴┬┴┬┴┬┴┬┴┴┬┴┬┴┬┴┬┴┬┴┬┴┬┴┬┴┴┬┴┬┴┬┴┬ "본디 암살이란 말이다. 대상을 두기는 하지만 그 대상 하나만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건 아니지?"
그건 그렇습니다. 암살법을 따로 연마하긴 하지만 그게 누구 하나만을 죽이기 위한 기술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저 기술은 누군가 단 하나만을 죽이기 위한 맞춤형 기술이란다. 지금은 저 괴물을 대상으로 만든거지. 그렇기에 기술은 쓰는 대상에 따라 항상 극단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어찌보면 기술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는 형태이지."
허나 그러한 무리수가, 저 전쟁에서는 꼭 필요했다는것.
"단 한명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재조합하는거란다. 사실 엄청 극단적인 방식이 맞아."
그리고 그녀는 그 절초를, 당신에게 실행해보였습니다. 직접 목에 검이 겨눠지고서야 진정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죠. 어떤 방식으로도 피할 수 없었고. 자신의 어떤 기술을 쓰더라도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감각이었습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것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나 하나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
┴┬┴┬┴┬┴┬┴┴┬┴┬┴┬┴┬┴┬┴┬┴┬┴┬┴┴┬┴┬┴┬┴┬ [도와는주되 저희가 너무 앞에 나서지 않는게 좋겠군요.]
그녀는 당신의 말에 대충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하우라는 말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부분은 도와드리기 힘드네요, 여러분이 마력을 쓰듯이 저희는 신격을 쓰는게 그냥 자연스러운 흐름이거든요.]
오히려 신격없이 싸우는 방법을 모르는게 신이라며 그녀는 작게 웃었습니다.
[부활을 막는것도, 인과에 막혀있어서 힘드니.. 그렇다면 일단.]
아무래 그들 나름대로 제약에 걸려있는것도 있는지, 일루미나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어깨를 잡고 무언가를 주입했습니다. 그러자 당신의 영혼의 힘이 강해진것을 느낄 수 있었죠. 본래 있던 백화안 같은 힘이 강해졌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축복일까요. 이런식의 보조 정도는 괜찮겠죠.] [그리고 다른 이들을 설득해서 카르마 같은 원래 신과 어느정도 접점이 있던 이들을 도와달라고 하는게 좋겠어요.]
┴┬┴┬┴┬┴┬┴┴┬┴┬┴┬┴┬┴┬┴┬┴┬┴┬┴┴┬┴┬┴┬┴┬ "그 아이는.."
그녀는 유라에 대해 생각하는 당신의 생각을 읽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당신의 머리에 손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주입되는건 단편적인 기억. 유라가 레오넬의 방계로서 있던 시절의 이야기. 현대의 레오넬의 선조였던 그 당시의 가주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레오넬을 습격한 당시의 카르마.
원래 친한 사이였기에 방심했던 레오넬은 순식간에 빈집털이를 당했고 유라를 비롯한 이종족들은 끌려가고 다른 이들은 전부 죽임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죠.
그리고 거기서 가짜신을 만들기위해 거쳐가는 파이프 역할로 선택된게 악마이며 격이 높았던 유라였고. 가면녀, 가면남은 그 역할을 맡았던 두 사람이었습니다. 허나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신만 만들어내고 죽을거라 예상했던 둘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고 과도하게 주입된 신격의 부작용으로 죽지않는 몸만 얻게 되어 그 이후의 시대를 지켜보게 됐죠. 다만 그 이후 어떤 일이 있었고 어째서 지금처럼 괴물을 부활시키려 하게 됐는진 나오지 않습니다.
"그 당시엔 레오넬에도 다른 곳에도 이종족이 매우 흔하게 섞여 있었어. 물론 그 녀석들이 레오넬을 습격한 이유는 방해될거 같아서도 있었겠지만~"
다만 그녀는 착각하지 말라는듯 손을 저었습니다.
"물론 유라는 카르마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야. 이미 그런건 아주 예전에 사라졌을테니까."
세상 모든 것에는 다함이없고 동시에 모든 것이 다함에 다다라있다. 삶도 죽음도 다함도 다하지 아니함도. 실체도 감각도 생각도 행함도 행하지 아니함도 없다. 그의 세계에는 순수하게 무와 그 결과만이 존재했으며 그것은... 무를 탐구하는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은 매료될법한 경지였다. 탐한다. 오만하게. 탐욕스럽게.
손끝의 움직임과 힘의 움직임. 모든 것을 체현하기엔 아직 부족함을 느꼈으나 그럼에도 따라간다.
그의 말은 당연하다. 지극히 당연하기에 오히려 생각하지 못했던 것. 무언가를 상대하기위해 같은 것을 가져야할 필요는 없다. 꽃을 꺽는것은 가위나 칼이 아니어도 되며 경지에 이른자는 종이로 나무를 베어낼 수 있다. 인과관계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격이나 힘이 아닌 순수한 깨달음.
"불초 제자가 스승님보다 조금 더 앞서나가야 겠습니다."
깨뜨리지 못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수지 못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치도 상념도 그 모든 것은 주먹으로 깨뜨릴 수 있으니. 너무나 당연하기에 되려 깨닫지 못한 것.
도대체 무슨 그런 걸 묻느냐는 듯 소년은 고민없이 대답했다. 평소의 살짝 달관한 것 같은 표정과 달리, 자그마한 그의 친구 플루.. 보다는 좀 덜 밟은 웃음을 걸친 채였다. 둥실 떠오른 그는 잠시 고민하다, 카셀라의 등...이라고 할까, 거미 쪽에 앉으려 하였다. 거절하면 바닥에 꽃을 피우고 앉겠지. 그런 이후 요정의 힘을 풀고, 인간으로서 배운 마법으로 자그마한 정원을 조성하였다.
"나는 말이지, 내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목숨까지 걸었어. 전생의 죽음마저 내가 고른 일이야. 그러니까, 말하자면, 상당히 제멋대로란 거야."
어깨를 으쓱한 소년은 우산을 펼친 뒤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구슬에게 말했다.
"인간의 수명까지만 기다려줘. 백년 정도만 살다가 갈게."
아 그런데, 음
"카셀라는 수명이 얼마나 길어? 혼혈이니까 오래 살려나? 정령이나 요정이나, 왠만해서는 죽지 않으니까. 그러면 좋겠다. 오래 만날 수 있을 거 아니야."
자신이 요정인지 인간인지는 전-혀 상관 없는 그냥 '소년'인 렌지아 레인워커는 방싯방싯 웃고 있었다.
어라, 지뢰를 터트렸나? 아닌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하고싶은 말을 죄 쏟아부은 것은 좋은데 막상 그러고 나니까 후폭풍이 걱정되었다. 친구들 중 이것에 대해 잔소리를 한 게 누구였더라... 아직도 졸업을 못했다며 엉엉 울던 마리 선배였나.... 하지만 다행이, 마음에 든 쪽인듯 초대 도서관장님은 태연하게 말을 이으며 어느 책 한 권을 보여주었다. 현대에서는 찾을 수 없던, 먼 과거에 대한 책.
이제는 잊힌 영웅들의 이야기. 평화와 함께 풍화된 역사. 그것을 보던 나는 열쇠가, 좀 더 고풍스럽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것은, 이제 나의 것이다.
우성은 잠시 의문에 잠긴 표정을 짓고는 일루미나가 어깨를 잡더니, 영혼의 힘이 강해짐을 느끼면서도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우성은 일루미나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제가 며칠 전에 진룡파의 선조를 봤어요. 진짜로 용이더라고요. 그 용이란 것도 당신들이 말한 이종족들이 맞죠?"
"그렇다면 다른 대가문들의 선조들 역시 이종족이라는 추측이 나오고요. 이종족들의 후예기에 더 강하고 , 그 힘을 이용해서 대륙의 패권을 잡았겠죠."
우성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해가 안 되어서요. 신격이란 것도 결국 힘에 지나지 않는데, 더 강한 힘이면 당연히 격파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우리의 공격이 안 통할까.. 그 괴물은 신격을 통해서만 부술 수 있다고 했죠?"
"그 괴물에게 공격이 안 통하는 이유. 약한 신격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강력한 신격으로 이루어진 괴물을 약한 신격으로 공격하니깐 당연히 안 먹힐 수 밖에요.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도 신격이 있나?"
"아주 미미하게 있는 겁니다. 당연히 이종족들의 후예니깐요. 피가 섞이고 섞였다지만 결국은 이종족의 신격이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죠. 너무 미세해서 우리는 그게 신격인지도 모르지만요. 그런 미세한 신격이 오히려 발목을 붙잡는 겁니다. 그 미세한 동질의 신격을 가짐으로써 방대한 격을 가진 당신들이나 괴물들에 비해 약할 수 밖에 없겠죠."
"신격만 사용할 줄 안다는 당신의 말에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럼 왜 지금까지 그들을 초월한 인간이 나타나지 않았나.. 분명 신격과는 다른 힘을 사용하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어차피 신격이니 마력이니 해도 다 같은 힘인데 말이죠."
우성은 자신의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제 말이 맞다면.. 제 몸에 있는 용을 포함한 신격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없애주세요. 오히려 버리고 순수한 인간으로 탄생하면서.. 이종족..신... 그들과 대등해질 수 있으니깐요."
당신의 대답에 푸른 구슬은 이내 형체를 잃고 사라졌습니다. 허나 당신은 진정으로 그 경계를 걷는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죠. 애매하게 걸쳐있는게 아닌. 자신의 의지로 그 경계를 넘나드는 자.
"나? 나는.. 마수에다가 요정이니까 엄청 오래 살겠지."
그녀는 잘은 몰라도 아마도 그럴거라며 당신에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생긴 문. 이 문을 열면 나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얘네 따라오고 싶은가봐."
아까 구해줬던 요정들중 일부가 당신의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라곤 하지만 그 수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근데 이 안에서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는걸까요?
"뭐, 괜찮지 않을까..."
┴┬┴┬┴┬┴┬┴┴┬┴┬┴┬┴┬┴┬┴┬┴┬┴┬┴┴┬┴┬┴┬┴┬ "후우..."
그의 검에서 단순히 당신의 검에 부족함만을 본게 아닌. 그 이후의 검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고. 그것은 그도 알고 있었죠.
"이걸론 좀 부족하지.."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검을 당신에게 건넸습니다. 만약 당신이 검을 받아들였다면 그 검은 형태를 잃고 당신의 홍련에게 흡수되었겠죠.
그리고 동시에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수많은 전투와 수련의 과정들이 머리속으로 흘러 들어올겁니다.
┴┬┴┬┴┬┴┬┴┴┬┴┬┴┬┴┬┴┬┴┬┴┬┴┬┴┴┬┴┬┴┬┴┬ "그리고 이건 특대 서비스. 원래는 네가 직접 찾아야하지만.."
그는 세권의 책중 하나를 꺼내서 당신에게 건넸고. 그 힘은 네로에게 자연스레 흡수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어떠한 힘을 받은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시간을 절약하는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면 잘 부탁해. 앞으로의 세계와 이야기를."
그는 문의 모습을 드러내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이 도서관도 계속 채워줘.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책장은 늘어날테니까."
"내가 채울 수 없는 미래의 이야기들로 말이야."
┴┬┴┬┴┬┴┬┴┴┬┴┬┴┬┴┬┴┬┴┬┴┬┴┬┴┴┬┴┬┴┬┴┬ "그래.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니."
그녀는 기술을 알려달라는 당신의 말에 앉아보라고 손짓하며 당신의 등에 손을 댔습니다.
"잘 배우렴."
이것은 단지 보여주는걸론 익힐 수 없었죠. 그야 당신이 겪은건 당신의 죽음이지 타인의 죽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당신은 몸속으로 들어오는 살법의 극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독한 통증이 이어졌지만 그것은 좀 더 확실하게 당신을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겁니다.
┴┬┴┬┴┬┴┬┴┴┬┴┬┴┬┴┬┴┬┴┬┴┬┴┬┴┴┬┴┬┴┬┴┬ [아.. 그건 아니에요.]
정확히는 이종족은 맞지만.. 이라며 일루미나는 선조에 대해 부정했습니다.
[대가문의 가주들은 원래부터 인간이었어요. 그는 원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걸 목표로 했지만..] [자신의 힘이 괴물에게 통하지 않아 모두가 힘을 합쳐서 겨우 봉인을 한 일을 계기로 인간 이상의 존재를 원했죠.] [그리고 결국 진짜로 용이 되어버린거에요. 대신 그 대가로 이성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녀는 비극이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희도 신격이 생기는 정확한 구조 자체는 모릅니다. 저희에게는 그냥 숨쉬는것처럼 자연스럽게 생기는거니까요.] [하지만 인간도 수련을 거듭하다보면 신격이 쌓인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는 당신의 신격을 없애달라는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어요]
그리고 곧바로 당신의 업적등으로 인해 쌓였던 신격이 사라진 순간. 인과가 옅어짐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신격과는 다른 격이 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까 강화된 영혼의 힘과 더불어 영혼의 격을 높였죠. 물론 당장 얼마나 강해진건지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요.
┴┬┴┬┴┬┴┬┴┴┬┴┬┴┬┴┬┴┬┴┬┴┬┴┬┴┴┬┴┬┴┬┴┬ "그래 맞아. 본디 카르마의 과격파들이 가주마저 무시하고 그 짓을 한거지."
그녀는 웃기는 이야기라며 코웃음을 치고는 그 때 가주는 너무 착했었다며 그래서 의심하지 못한거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본디 유라와 그 남자도 처음부터 인간을 멸하려고 하진 않았어. 아, 유라는 좀 그런 생각이 있긴 한거 같긴했지만."
아무튼 시간을 들여서 지켜보긴 했었지.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여만가는 인과에 포기한게 아닐까. 라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녀의 말이 애매한것은 그녀는 그들의 기분을 별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겁니다.
"그래 내 후손아. 시간이 거의 됐구나."
어느새 문이 나타났습니다.
┴┬┴┬┴┬┴┬┴┴┬┴┬┴┬┴┬┴┬┴┬┴┬┴┬┴┴┬┴┬┴┬┴┬ "....."
당신의 대답에 용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가만히 지켜봤고. 이내 손톱으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내 딸을 맡아준 사람이 당신같은 사람이라 다행이네요. 그녀에게도 감사를 해야하나."
몇번의 쓰다듬이었지만. 그걸로도 당신에게 꽤 큰 힘이 흘러들어오고 있었고. 용은 다음으로 스텔라도 쓰다듬어 주고는 작은 팔찌를 하나 건넸습니다. 뭔가 딱 스텔라한테 맞는 사이즈네요.
"선물이에요, 받아줄래요?"
┴┬┴┬┴┬┴┬┴┴┬┴┬┴┬┴┬┴┬┴┬┴┬┴┬┴┴┬┴┬┴┬┴┬ "얼씨구, 지금 내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그는 웃으면서 동작들을 이어나갔고, 당신은 그것을 따라하다가 이내 자신만의 권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몇 시간? 아니 몇 일이 지났을까요. 흘러버린 시간속에서 당신은 무를 깨우칠 수 있었고. 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허나 그가 말했듯 이것은 결코 무의 끝에 도달한게 아니었습니다. 아직 당신이 걸어갈 길은 너무나도 많이 남았기에.
"어때, 좀 조바심은 사라졌냐?"
그는 어느샌가 나타난 문에 기대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록시아가 누구냐고 하는 말에 그녀는 굉장히 착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공간에 있다는건 그녀도 가주급이란걸텐데. 어째서인지.. 그녀의 표정은 당신에게 큰 미안함을 담고 있었죠.
비틀비틀, 언제 어느 쪽으로 쓰러져 문제가 생길지 모르던 때와 다르게 쑥-하고, 편하게 요정의 격을 꺼낸 소년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고서는 살랑- 하고 날아올라 양 손을 입가에 대고,
"플루!"
하고 외쳤다. 곧 살랑살랑 다가온 플루를 살살 쓰다듬어준 소년은 손으로 주변에 모인 요정들을 가리켰다.
"네가 대장이야. 알겠지? 그러니까, 친구들 잘 데려와야해?"
물론 이걸로 대응을 끝낸 건 아니고, 혹시 모르니 요술을 이용해 요정들을 보호한 소년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카셀라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 나타난 문을 보고 입을 열었다.
"나 말이야, 옛날에는 왕이라고 불렸어." "요정들을 지키는 데에 힘을 썼거든. 딱히 누가 시킨 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서 말이야, 나는 늘 앞에서 비를 내리며, 요정들을 지키고자 했어. 그러다 인간에게 반해서... 음,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할래. 엄청 길다구?" "아무튼.. 음... 그러다보니까, 지켜지는 건 사실, 딱히 익숙하지 않아." "...지켜지는 거 말이지, 생각보다 훨씬 기분 좋긴 했어." "여태껏 여러번 고마워." "앞으로도 너에게 고마워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3층의 책도 그 수가 많아서, 찾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참이다. 그런 중에 하나를 이렇게 안겨주니 무척 안심이 되었다. 세 개를 찾는 거랑 두 개를 찾는 건 훨씬 좋은 일이지.
"그럼요."
누가 알았을까? 평범한 시골 소년이던 내가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중요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시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묘한 기색의 네로를 쓰다듬고 품에 껴안았다. 문으로 다가가던 중 살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네로를 띄워두고 슬쩍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는 톡톡 다가가서 초대 도서관장님에게 내밀었다.
"어쩌면 먼 미래에 다시 만날 수도 있어요."
미래는 모른다. 그러니 불가능을 미리 말해두는 것은 영 로망이 없는 일이다.
"그럴때면 꼭 도서관에 초대하겠습니다. 분명 놀라실 거에요. 아주 많이 넓어져 있을 테니까."
저번에 싸웠던 그 남자가 여기에 갇혀있었다. 분명 저번에 봤을땐 죄수 같은 복장은 아니었는데 ... 그리고 이렇게 갇혀있으면 밖으로 나오는게 가능한건가? 나는 좀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다 이 문이 시공을 얽어놨다는 것을 떠올렸고 그렇다는 것은 과거의 어느 순간을 내가 경험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 연구원 ... "
연구원이라는 말이 나오자 나는 이곳이 연구소의 산하시설이라는 사실까진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은 알 수가 없었기에 연구원들을 좀 더 관찰해보기로 했다.
"아..원래는 인간이긴 했구나. 그래도 결국 이성을 잃은 신격이 섞인 존재긴 했군요. 그때 당시 생각해봐야 인간 이상의 존재라면.. 결국은 또 신격이었을 테니깐요. 결국 그 바보같은 괴물과 다름이 없었군요."
인간도 수련을 하다보면 신격이 생긴다는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그 힘의 오리지널보다는 약하겠지요. 신격의 근본인 이종족이 쓰는 것과 후천적으로 인간이 익힌 것을 비교하면 당연히 전자가 강하죠. 그렇기에 인간의 신격으로는 이종족의 신격을 이기지 못하구요. 인간의 신격이 더 강해진다면 모를까... 그거는 가능성이 없다고 봐요. 인간이니깐요. 인간이라면 인간의 힘을 고수하는 것이 정답이었어요."
"그들의 선택이 틀렸다고 증명해야겠네요. 강해지기 위해서 인간의 본질에서 벗어나 폭주하는 것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 더 강해지는 것이 정답이라고 증명해야겠어요."
그녀는 당신의 질문에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레오넬의 선조.. 정말 레오넬과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고.
"모두가 가짜 신. 그 괴물 앞에서 포기하려고 할때 자기 목숨을 걸고 신을 강림시켜 도움을 받으려 했던 막가파에다."
"한대 맞으면 열대로 돌려줘야 한다는 깡다구도 있었고."
그 외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어디 귀족 가주가 아니라 깡패같이 들리는건 기분탓이 아닐겁니다.
"아무튼 멋진 여자였어."
응응.
┴┬┴┬┴┬┴┬┴┴┬┴┬┴┬┴┬┴┬┴┬┴┬┴┬┴┴┬┴┬┴┬┴┬ 스텔라는 엄마 냄새가 난다면서 팔찌를 받아서 끼워보곤 만족스럽게 웃었습니다.
"그런데 파트리샤."
그런 스텔라를 보고 있자니, 어느새 용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서는 당신의 앞에 서있었습니다. 스텔라가 당신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 외형도 어느정도 닮은 부분이 있었다면. 그녀의 모습은 당신의 부분을 뺀 스텔라가 어른이 된듯한 느낌이군요.
"당신은 적들도 구하고 싶어할만큼 착한 아이란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것이 불가능할때, 그들을 죽이는것에 망설이지 않을 수 있나요?"
┴┬┴┬┴┬┴┬┴┴┬┴┬┴┬┴┬┴┬┴┬┴┬┴┬┴┴┬┴┬┴┬┴┬ "음? 나를 뭐 신선이나 아님 인간과 다른 존재로 보고 묻는거냐?"
그는 편안해진 당신을 보며 피식 웃다간 이어지는 질문에 뭐라는건지 모르겠다는듯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그냥 남들보다 좀 쎄고. 마력이 짱이니 뭐니하는 세상에서 외공 위주로 단련한 별종정도?"
이 일 이후에 재해니 뭐니 부르겠지만. 자신은 정말 그냥 평범한 인간이라며 그는 손을 저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문 앞을 비켜주며 마지막으로 말을 남겼죠.
"... 재해니 뭐니 신경쓰지 마라. 대가문에 재해가 없는것도 아니거든."
"그러니까, 필요하면 가져가던가."
그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군요.
┴┬┴┬┴┬┴┬┴┴┬┴┬┴┬┴┬┴┬┴┬┴┬┴┬┴┴┬┴┬┴┬┴┬ "그래.. 그렇지."
그녀는 일단 아라크네드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가면녀와 가면남을 제외한 이들은 그들이 이 공간에서 과거에 고통받았던 인물들을 하나 하나 선별해 데리고 나온거란걸. 즉 원래대로의 역사에서라면 죽었을 인물들이지만 그들이 인과가 약하고 시공이 뒤틀린 이 공간에서 데리고 나온겁니다.
"그렇기에 너희에겐 매우 먼 과거의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바로 어제의 고통이란거지."
"물론 그게 너희를 공격해도 될 이유가 되진 못해. 그건 그들도 알고 있을거고.. 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하면 정신을 잡을 수 없겠지."
딱히 이해하라는건 아니라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사실 업보는 너무나 많아. 가주에 올랐으니 알겠지만 어떤 가문이라도 세가 클수록 허점은 많지. 가주는 그걸 전부 처리할 수 없어. 입지적인 이유든 다른 이유든 말이야..."
그녀는 그 업보를 전부 하나 하나 알고 싶은건 아니지 않냐며 다시 물었습니다.
┴┬┴┬┴┬┴┬┴┴┬┴┬┴┬┴┬┴┬┴┬┴┬┴┬┴┴┬┴┬┴┬┴┬ "??"
그는 자기 이름은 어떻게 아냐는듯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그러나 큰 의심없이 그냥 이상한 연구원이거니 하고 있었죠.
당신은 일단 시선을 돌려 연구원쪽을 살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당신이 여기에 있는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뭔가 특이한 공간이군요.
아무튼 그들은 사람에게 신격을 주입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감옥에 있는 이들은 그 피험체로. 사람에게 신격을 강제로 주입하는것으로 그 힘을 늘리고. 강해진 이들을 자신들의 노예나 다름없는 병사로서 운용하려는 계획이었죠.
그리고 그 신격을 주입하는 광경은... 굉장히 잔인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힘을 버티지 못하는 육체는 실험 한번 할때마다 터져나갔고.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해보입니다.
수백번을 죽어보면 감이라도 잡힐거라고 했던 말을 필리아는 아직 잊지 않았다. 진심으로 화가 나던 이유는 단순히... 그 말이 진짜였기 때문이었지.
재해란, 무엇일까. 그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힘인가. 아니면 그저 이름일 뿐인가. 그녀는 슈고를 떠올렸다. 실질적으로 그녀와 가장 가까웠던 재해라고 한다면 그녀였으니. 비참한 사연을 기억한다. 수치스러운 선조로 인해 가족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슬픔을. 비틀려버린 심상을 기억한다. 슬픔에 휩쌓여 휘두른 것이라 하더라도 그녀는 아름답지 않았던가. 철벽으로서 살아온 남자를 기억한다. 민족의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남자를. 본 적은 없으나 그의 심정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았었다.
당연하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다. 가족을 사랑하고, 누군가를 지키기위해 살아온 인간. 극에 달해버린 사랑으로 인해 그 힘을 휘두를 수 밖에 없었던 인간. 재해란 그저 평범한 인간을 뜻하는 것이다.
"...기억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 서부 기사단이라는 이름이 들려올겁니다."
그녀는 손끝을 깨물어 피를 내고는 땅바닥에 떨어진 레오넬의 휘장에 자신의 이름을 휘갈겨 써넣었다.
"받아가는 것에 대한 값...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 제 밑에서 일할 생각이 있으시면 그걸 들고 찾아와주십시오. 지나온 길에 하나는 남겨야하지 않겠습니까."
저 사람은.. 예전에 우성이 죽였던 철벽... 가르간티아?! 우성에게 죽기 전 살아있는 시간대구나.. 그렇다면 이것은 곧 우성의 세력을 위한... 선물이 이런 의미였군.
가르간티아를 죽인 뒤에 그에 대해 조사를 해봤다. 동쪽의 문파들에게 피해를 당하고 싸운 재해..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기인지 불분명해. 데리고 간다고 해도.. 어떻게 데려가는지는 파악해야지. 일단 가르간티아가 현재 동쪽과 싸우는 중인지 혹은 비극을 맞이하기 전인지 알아야 돼.
"하하.. 다름이 아니고.. 방랑자라고 봐도 될까요?'
"실례가 안 된다면 지금의 날짜와 시간을 말해주세요. 제가 바깥을 너무 오래 돌아다녀서 시간개념이 약해졌거든요."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지금의 이 상황이 어째서 일어난 것인지.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레오넬의 이름을 더럽힌 벌레에 의해서 선량한 누군가가 가족을 잃었다.
그녀는 아무말을 하지 않고 여인의 곁에 앉았다. 타오르는 불길은 제것이 아니라 뜨겁게만 느껴졌음에도 어째서일까.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할 수 있을거랑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에도, 그렇지 않은 것에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바꿀 열쇠가 되는 것이다.
"역시 자네의 심정을 이해하지는 못하겠어."
그녀는 가족을 잃지 않았다. 언제나 자신이 모를 뿐 사랑을 받고 있었으며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상실의 고통을 모른다.
"허나, 무지한 나라도 추모정도는 할 수 있겠지."
그렇기에 모든 것을 안다. 그녀에게는 그것만이 당연한 것이다. 그녀는 손을 뻗었다. 최대한 남이 만들었다 하더라도 저것은 레오넬의 불꽃. 그렇다면, 사자왕의 이름을 이어받은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을리가 없다. 레오넬의 인간은 강함만이 모든 것이기에.
열기에 미칠것만 같다. 레오넬의 인간답게 타인의 불꽃에는 약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럼에도 그녀는 맹화속에 냉기를 담는다.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찬다. 깨뜨리고 부순다. 열기와 분노마저. 마치 춤을 추듯 파괴를 행한다.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별 반응 없이 어깰 한번 으쓱이고 맙니다. 제나도 일단은 레오넬인지라, 아무 감정 안 들었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눈 앞의 상대는 신이고, 선조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궁금해서 물어본 것도 맞고 말이죠. 할 말이 없다- 그 이야깁니다.
가르간티아는 당신에게 날짜와 시간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꽤나 차분해 보였지만. 놀랍게도 이 시간은 동쪽과의 전쟁을 끝낸 이후였습니다. 그러니까 남운과 진룡파 앞에서 돌연 되돌아온 그 날 이후입니다.
지금의 모습으로 봐서 더 이상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모습은 아닙니다만. 과연 이 후에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일이 있어서 다시 아라크네드의 편을 들었던걸까요. 그 사실은 지금의 그는 알지 못하겠죠.
"하하, 이런 곳에 오다니 길을 잘못 들었나보군."
그는 그저 평온하게 당신을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방랑이라는 말에 조금 생각하는게 있는듯이 보였죠.
"방랑이라... 방랑. 그것도 나쁘지 않군."
어쩌면 의외로 쉽게 당신을 따라올지도 모릅니다.
┴┬┴┬┴┬┴┬┴┴┬┴┬┴┬┴┬┴┬┴┬┴┬┴┬┴┴┬┴┬┴┬┴┬ "그래, 어디가서 맞고 다니면 안 된다. 후손아?"
아, 이미 많이 맞았나. 그녀는 놀리려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팔짱을 꼈다간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다소 가벼워 보이는 신이긴 했지만. 어쨌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됐을까요.
- 종료
┴┬┴┬┴┬┴┬┴┴┬┴┬┴┬┴┬┴┬┴┬┴┬┴┬┴┴┬┴┬┴┬┴┬ "....... 제압이란건 많이 어렵답니다. 상대보다 강하다 수준으로는 힘든 일이니까요."
그녀는 당신의 모습에 머리를 다시 쓰다듬어 주고는 스텔라와 함께 잘 보라며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오랜 기간을 살아온 고룡으로서의 용의 정수가 담긴. 용의 기술들입니다.
분명 강대한 위력을 자랑하는 기술들일텐데 당신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따스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력한 힘이라도 오랜 기간 쌓여온 노하우가 있다면 마치 어린아이에게 보여주는 마술처럼 가볍고 작은 규모로 쓸 수 있는걸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힘이 없는 정의란 헛소리에 불과하죠."
"잘 새겨두세요. 용의 기술을."
┴┬┴┬┴┬┴┬┴┴┬┴┬┴┬┴┬┴┬┴┬┴┬┴┬┴┴┬┴┬┴┬┴┬ "... 당신은."
처음에는 누군지 모를 당신에 대해 경계했고, 뒤이어 당신의 기운에 레오넬인걸 눈치채 살기를 품었던 그녀였지만. 당신의 행동에서 의아함을 느끼며 그녀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괴를 행하곤 자신의 앞에 선 당신을 바라보던 그녀는.
"..... 그런가."
무언가를 이해한것처럼 눈을 깜박였습니다. 아마 당신의 안에 남아있는 그녀의 영향을 받은 심상과. 재해로서의 격이 무언가를 설명해주었기 때문이겠죠.
그녀는 완전히 상황을 이해한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내 당신의 뒤쪽에서 나갈 수 있는 문이 나타납니다.
┴┬┴┬┴┬┴┬┴┴┬┴┬┴┬┴┬┴┬┴┬┴┬┴┬┴┴┬┴┬┴┬┴┬ "사실 원래 신기를 만들 때. 우리 가문이 신과 연관이 많긴 하지만 더 이상 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느껴서기도 했지."
신과 가까워질수록, 사람은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그것은 조금만 삐끗하면 광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신격을 빌리지 않고 신을 상대할 수 있는 신기를 만들어낸거라며 눈을 가늘게 떴습니다.
"원래 그 괴물 이전 세대의 카르마는, 신격을 다뤘단다. 그때는 신과도 원활하게 소통하고 그랬거든. 하지만 그런 신의 힘을 맛보고 나니. 사람들은 점점 그 힘에 빠져버리게 된걸지도 몰라."
그렇기에 널 보고 있었단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잡은 손을 통해 신기의 힘을 흘러보냈습니다. 약간의 강화이긴 하나 갈피를 잡기엔 충분해보입니다.
"신을 믿지 않는 가주. 그렇기에 이 인과를 끊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그러나 그녀는 이어서 뜻밖의 질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 묻고 싶은게 있어. 가주님한테 카르마 가문은.. 의미가 있니?"
┴┬┴┬┴┬┴┬┴┴┬┴┬┴┬┴┬┴┬┴┬┴┬┴┬┴┴┬┴┬┴┬┴┬ 이 곳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신격을 주입하기 위한 기술력이라던가. 카르마 가문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겠죠. 아직까지 성공한 실험체는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나오지 않겠지만. 그들이 만든 기술력만은 무의식적으로 당신에게 흘러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되찾을 수는 없다. 이미 잃어버린 것과 동일한 것을 다시 얻는다 하더라도 그것의 가치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니 필리아는 평생을 걸쳐서라도 그녀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돌조각 하나에도 수억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 교감을 나누며 살아온 마수의 무리가 순식간에 불타 사라진 슈고의 정신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그냥 손을 잡았다. 그저 손을 잡고 일으켜세울 뿐. 자신이 그 한걸음의 이유가 될 수 있을지는 영원히 알 수없었다.
"고생많았네. 그리고 고마워."
그녀는 옷깃을 찢어 슈고의 피눈물을 닦아내려 했다. 서로에게 새긴 흔적이 남아있기에 아주 조금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기를 바라며 그녀는 또 한 명의 스승과 함께 문을 넘었다.
카르마 가문이야 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종종 신이 있네없네 하면서 존재성을 의심하는 토론이 오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신의 존재가 불확실하다는 것일텐데 소통이 됐었다면 적어도 그때의 가문 사람들은 모두들 신을 믿었을테고 ... 그런 광신적인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도 당연해보였다.
" 신이란 그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존재일뿐 ... 있으나 없으나 저에겐 딱히 의미가 없습니다. "
예전엔 신을 원망하여 차라리 믿지 않겠다 선언했으나 이젠 달랐다. 자신의 주변엔 소중한 사람들이 많으니 위로는 그들에게 받으면 될뿐. 신은 이젠 존재하더라도 자신에겐 딱히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아무리 그래도 저는 카르마의 가주. 의미가 없었다면 그 모든 것들을 감내하진 않았을겁니다. "
실험은 계속 되었고 결국 남은 것은 우란기아와 안필로. 안필로가 카르마에 그렇게나 적대적인 이유는 이것임에 분명했다. 강인한 신체와 정신력 덕분에 버텨냈지만 계속해서 올라가는 실험 강도 때문에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결국 나는 감옥으로 다가가 철창을 라이트닝으로 잘라내며 말했다.
" 나가요, 이런 잔인한 곳에서 탈출하란 말이야. "
인간이 동족을 그저 잔인한 실험의 한 요소로만 사용하는 이곳에선 ... 나는 그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중앙의 군단이라니 다른건 완벽해 보이는데 이름 센스는 없군. 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의 명예를 위해서 그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름, 내 이름은 비르크일세."
그는 갑작스레 임명된 경비단장에도 당황하지 않고서 당신과 함께 문을 넘어갔습니다.
- 비르크가 중앙의 군단에 합류합니다. - 종료
┴┬┴┬┴┬┴┬┴┴┬┴┬┴┬┴┬┴┬┴┬┴┬┴┬┴┴┬┴┬┴┬┴┬ "........"
그녀는 당신의 말에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피를 잇지 않았다는 말에는 어째 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딱히 당신이 사실은 레이나스의 친 자식이라거나 그런 드라마틱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지만 굳이 그것을 말하지도 않은채 그녀는 반가웠다는 당신을 배웅해주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가주군, 네가 업보를 끊어준다면 좋겠지만.... 굳이 그것만을 위해 널 본건 아니었어."
변화를 이끌지도 모르지만, 또한 위태로운 후손을. 그녀는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직전에, 엘펜하임에게 힘을 나눠주며 그녀는 당신을 보냈습니다.
문을 넘었을때는 원래 있던 장소였죠.
- 종료
┴┬┴┬┴┬┴┬┴┴┬┴┬┴┬┴┬┴┬┴┬┴┬┴┬┴┴┬┴┬┴┬┴┬ ".... 특이한 연구원이군."
우란기아는 당신의 말에 그렇게 말하곤. 손을 내민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생각과는 달리 당신의 번개의 힘을 가져간것이 아닌 그의 푸른 번개가 당신에게로 옮겨왔죠. 물론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만난 두 번개의 힘이 붉은 번개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이걸 당신에게 주면 당장 그들은.
"가 봐."
철창이 잘린걸 눈치채고 달려오는 연구원들. 그들에게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그는 당신을 밀었고 동시에 나타난 문으로 빨려들어가듯 들어가 그대로 원래 있던 장소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목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차는 조금 씁쓸했다. 달라진것이 너무나 많아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그리 달라지지도 않았나. 제나는 이게 설탕물인지 차인지조차 알지 못할정도로 설탕을 퍼붓고 있었다. 가난한 이들이 보면 놀라 자빠지겠어. 어쩌다가 저렇게 애같게 커버렸을지. 언니로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셋 아니 한아이의 어미이자 나이차이가 많은 동생들도 생겼거늘 저리 먹는걸 보고 따라하면 아이들 건강에는... 음, 그만두자. 괜히 더 나이들어보이는 생각이야. 애들이며 기사단이며 생각하지 않고 쉬기 위해 데리고 나온 것이다.
"원래 육아는 어려운거란다. 너 어렸을때는... 음...나도 어렸었지. 그래."
어쩐지 제나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내가 몇년은 더 산것같은 감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시간은 몇분이 몇년처럼 느껴진다던데 아마 태어난 그 직후의 몇분차이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건아닐까. 어떤 의미에서든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다. 잠깐 옛날 생각을 더듬어본다. 딱히 사이좋은 자매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이제와서 그런 옛날 일을 떠올리며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하기엔 수치심이 앞선다.
"...말을 잘못했구나. 그렇다고 해서 틀리지는 않았지만. 아, 골라야지. 그래."
초콜릿을 기조로한 것들을 서너개정도 주문하고 얌전히 앉아 제나의 주문을 들었다. 저게 어디로 다 들어가는가는 고사하고 저렇게 먹었다간 두통에 제대로된 수면조차 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 것들을 사실상 설탕물에 가까운 차와 함께 마시면... 소름이 돋아 잠깐 떨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서로가 무얼 좋아하는가도 제대로 모르고 있던것 같더구나. 분명 예전에는 그 정도로 단걸 먹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살찔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남은 차를 들이켰다. 그러고보니 지방은 연소하는 것이라던데 불의 마력을 돌리는걸로 배출할 수 있는걸까. 식사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흡수되는 마력과 내부에서 순환하는 것으로 장기간 버티는 것은 몇 번 해본 적이 있지만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기회가 될때 시도해봐야겠어.
차... 아니, 이제는 차라고 하기도 뭣한 설탕물을 홀짝이며 제 언니를 쳐다봅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제나보단 필리아가 확실히 언니로 느껴지긴 하겠지만, 실 나이차는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요. 해봤자 필리아가 몇분 더 일찍 태어났다는 것 정도? 아주 어렸을 때는 그 몇분 차이가지고 자기를 언니라고 부르는 필리아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뭐 그래도 꼬박꼬박 언니라고 부르긴 했지만요) 어쩐지 지금은 조금 이해가 갈 것도 같나요. 이유를 명확하게 짚긴 어렵겠지만요.
" 뭐 뜻만 알아들으면 그만이긴 해. "
단지 예상을 너무 뛰어넘은 단어가 튀어나왔던 것 뿐이니까요. 어깰 가볍게 으쓱이곤 언니가 주문한 메뉴를 보더니, 정말 그걸로 괜찮겠느냔 표정을 지어 보이네요. 자기가 많이 시킨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건지... 뭐, 다 먹을 자신이 있으니까 시킨 거겠죠. 디저트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제나는 언니의 말에 응? 하며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우리가 진짜 서로한테 관심이 없긴 했나 보구나' 라며 웃습니다.
" 난 원래 단거 좋아했어. 어렸을 때는 아파서 잘 못 먹은거고, 요즘은 그닥 먹을 기회가 없었던 것 뿐이거든 "
" 명색이 대가문 후계자라는 사람이 단것만 주구장창 찾고 있으면 좀 그렇잖아? 그래서 참은 거지. 우리 애기들이 나 먹는거 보고 따라하다 입맛 잘못 길들여질수도 있고? 그리고 난 살 좀 쪄도 괜찮아. "
티스푼으로 찻잔에 가라앉은 설탕을 저으며 재잘재잘거리다 살찔지도 모른다는 말에 손을 멈칫한 제나지만, 곧바로 당당하게 저런 말을 했을까요. 타이밍 좋게 디저트가 나오기도 했고요. 차 맛이 느껴지냐는 말은.. 못 들은체 하며 넘겨버리고, 나온 디저트 중 가장 달달해 보이는 조각케이크를 포크로 잘라 입에 넣던 그녀는 '아 맞다' 하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메뉴판을 집어듭니다. 아까랑은 다르게 조금 신중하게 메뉴를 살피더니, 디저트 몇개를 골라 포장을 요청하네요. 그러곤 다시 케잌을 먹으며 싱글벙글 웃습니다. 간만에 달달한걸 먹어서 좋나 보네요.
기실, 제나를 걱정할 이유는 없었다. 이미 충분히 강해졌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감히 레오넬의 후계자를 죽이려드는 이가 존재할리 없을테니까. 굳이 따진다면 아라크네드정도가 가능성에 떠올랐다만, 일전 보유하고 있던 재해가 둘이나 죽어버렸으니 당분간은 일부러 전력을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지금의 잠깐의 여유는 그런 사정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창 선수로 뛰던 시절의 버릇. 그만둔지 얼마 안되다보니 아직 그시절의 버릇이 남아있던 것이다. 실제로 활동중엔 나이를 몇 살 정도 올려서 속여넘겼으니까. 진짜인줄 알고 다가오는 후배들의 눈을 거부할수 없다보니 편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슬프게도.
"후후, 그루고보니 그랬지. 어릴때 뺏어먹었던 케이크가 정말로 맛있었는데."
아프거나 말거나, 티타임을 위한 다과정도는 언제나 제공되었다. 물론 그것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나뿐이었고 묘하게 눈을 빛내던 제나의 앞에서 한창 약을 올리며 먹다가 숙녀가 체통을 지켜야 한다고 혼이 나고는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격투기를 시작한 이후로 그런 말을 듣지 않게 된 건 아마도 그냥 포기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이제와서는 너무 늦은 것 같지만, 고생한 예절교육담당에게 편지라도 써볼까.
"어머나, 난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넌 레오넬이잖니."
조금 더 진해진듯한 차를 한모금 산킨채 드디어 나온 초콜릿을 입에 넣었다. 적당한 단맛과 쌉싸름함이 괜찮은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만,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졌다.
"다른 이도 아니고 레오넬의 차기 가주라면, 조금 더 억지를 부려도 괜찮다고 생각해 난."
아이들에 대한 것은... 뭐 어쩔 수 없겠지만 가족과는 상의도 없이 세 아이를 집에 들인 벌 아니겠니. 조용히 앉아 더 주문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육아하기는 하는구나. 소환수는 다들 저런 느낌일까? ...아니 상상하지 말자. 집안에서 본 다른 마법사들은 저정도는 아니었으니 제나가 계약한 아이들이 특별한 것이리라. 물론 이걸 그대로 넘길 생각도 없었지만.
"그만한 과자를 다 먹으면 나도 언니로서도 서부기사단장으로서도 동생이자 미래의 가주님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켜줄 수밖에 없겠는걸. 어머님께 배운 특제 격투술, 배워볼래?"
" 내가 다른 사람한테 걱정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 설마 언니라서 동생 걱정해 주는 거야? 나 그래도 성급인데- "
우리 언니가 이렇게 상냥했었나~ 흥얼거리듯 말하는 목소리 속 장난기가 깃드는가 싶더니, 뒤의 말은 짓궂게 놀리는 것에 더 가까웠을까요. 직업병이라는 말에는 서부 기사단을 말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요. 언니가 선수로 뛰던 것은 소문을 들어서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나이를 올려 말하고 다녔다는 건 몰랐으니까요.
" 그-으래? 난 그때 엄청 서러웠었는데. "
흑흑 나쁜 언니. 하며 우는 시늉을 합니다.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도 잘 안난다기에는 그녀는 이런 쪽으로는 묘하게 기억력이 좋았었죠. 뭐, 목소리는 키득거리고 있었으니 진심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였을테고, 그걸 뒷받침하듯 금새 우는 시늉을 멈추더니 필리아가 시킨 초콜렛을 하나 뺏어 먹으려 하며 빙글 웃네요. "이건 그때의 복수야" 라고 덧붙이기까지 합니다.
" 오히려 차기 가주니까, 그러면 안되는거라고 생각해서 난. 그리고 이미 익숙해서 크게 상관 없어, 이러는 건 "
편하게 풀어지는건 가족들 앞에서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어쩐지 조금 포기한 듯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제나는 필리아의 입에서 '운동' 이라는 소리가 나오자 시선을 쓱 돌립니다. 이 디저트 플레이팅이 이쁘네- 따위의 말로 주제를 돌리려고 시도하면서요.
책의 첫장에는 간단한 편지와 같은것이 있었습니다. 이 무덤은 본래 어떤 독문 소유의 공동이었다는것. 그러나 다른 독문과의 전쟁에서 패해 죽은 이들의 무덤을 만들고, 마지막까지 남은 한 독인이 죽기 전까지 독을 개발한것. 그리고 그 독의 배합식과 자신의 가문의 독을 다루는 기술을 이 책에 남겨둔다는것.
이야기만으로 봐서는 독이 새어나오는거나 저 스켈레톤은 예상한 범위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어디까지나 이 책을 쓴 이는 자신의 기술이 후대에 이어지길 원했던거지만. 공동에서 독을 완성했을 시점에는 이미 몸이 망가져 이 공동에서 나갈 수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간단히 살펴봐도 이 책의 내용은 꽤 특이한 방식의 독 조합들이 적혀있습니다. 가지고 나가서 좀 완전히 회복되고 나서 읽어보는게 좋을거 같군요.
>>436 흠흠 상황 설정 자체는 무난하네용, 천이가 학교에 잘 나가는 편은 아니니까 우연히 마주치는 게 되겠네용! 혹시 선레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용? 아직 위키 수정을 못 하긴 했지만, 천이는 지금 머리를 묶어 정리한다거나 하지 않고 풀어 내린 채로 느슨하게 다니고 있어용, 우성이라면 바로 알아볼 것 같지만용! 뭔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해주세용!
"경비단장~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요. 제가 이것 외에도 할 일이 있어서.. 그나저나 아직 사람이 없으니깐 이런 것도 우리 둘이서 하네요..맨날 싸움만 하다가 이런 작업도 하니깐 어색하죠?"
군단의 경비단장인 비르크, 과거에는 재해 중 철벽으로 불렸던 남자. 우성은 그 남자와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둘이서 홍보지를 직접 수공업(?)으로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었다.
"제가 아직 학생이라서요~ 졸업하려면 학교는 가야죠. 비르크도 이만 쉬세요~"
우성은 비르크에게 손을 흔들며 본부에서 나오고, 진룡군림보로 순식간에 아카데미에 도착한다. 우성은 여유롭게 아카데미의 입구를 걸으며 통과했고, 아카데미에 있는 시계탑을 본다.
"아직 수업까지는 여유가 있네."
그러던 중.. 어디선가 익숙한 구름의 기운이 느껴졌다. 우성은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눈을 돌렸고, 익숙한 얼굴이지만 익숙한 머리가 아닌 이를 발견했다. 분명히 아는 사람인 것 같은데.. 긴가민가 고민을 하다가, 결국 공백안을 개안해서 남운세가의 가주인 천임을 알아보게 되었다.
아카데미에 돌아가더라도 지금의 몸 상태로는 이론적인 것 이외에는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천은 가문에 머물며 가문의 전력을 보강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러한 준비가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지난 번의 큰 습격에서 깨달았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가문만 돌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남운세가 하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아카데미에서 만나는 면면들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후에 쓸 만한 연줄이 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런 몸으로 구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 외공에 정통한 자가 아카데미에 머무르고 있었으니 좋든 싫든 한 번쯤은 아카데미에 방문해야 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이었던지라. 천은 복도를 걷다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여기서 뭐 하냐고 물어오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 뭐 하긴, 아카데미에서 쓸 만한 게 있는 지 알아보려고 왔다. "
활짝 웃는 우성과 대비되는, 칙칙하고 언짢은 표정을 한 채로 걸음을 멈춘 채 우성을 쳐다보던 천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제나 레이드 < 가 성립이 되려면 이걸 상황을 if로 짜야할텐데.. 그냥 간단하게 배신으로 잡을지 아니면 그냥 다 환멸난다 어차피 평화로워져봤자 니들 또 자기끼리 싸울거 아니냐 걍 내가 공공의 적이 될란다< 로 할지.. 그럴듯한 이유가 고민이네용.. 컨셉이나 말투나 그런건 대충 잡아놨는데(데굴
졸업은 해야하니 온 거라는 우성의 말에, 그런 걸 신경 쓸 때냐는 듯 쳐다보던 천은 결국 입을 열었다.
" 졸업이 꼭 필요한가? 아카데미생이라는 게 꽤 쓸만한 뒷배잖나. "
여차하면 아카데미에 피신할 만한 명분도 있다. 대가문들의 방비가 약한 건 아니지만... 여러 이유로 아카데미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으므로, 천은 졸업하지 않고 있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았다.
" 뭐 그건 네 마음이니 그렇다 치고, 그 일로 쫓겨나기라도 했나? "
진룡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맹까지 맺은 마당에... 대사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를 수는 없었기에, 천은 우성을 가늘게 뜬 눈으로 쳐다보며 그런 말을 했다. 진룡파의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해도 심한 하자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으므로 더욱,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니라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았으니까.
" 노인네들이 앞 뒤가 꽉꽉 막혀서는, 제 살을 깎아먹는 짓을 한 것 같은데. "
쫓겨났다는 게 확실한 게 아님에도 이미 그런 이유로 우성이 진룡파를 나왔다는 것을 단정짓듯이 혀를 쯧 하고 차는 소리가 들렸다.
물론 진짜로 지겨워서인 것도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어차피 아라크네드 녀석들은 장소를 안 가리고 침범하고, 결국 아카데미를 침략해도 우성을 포함한 여러 학생들은 전방으로 나서서 싸워야 했다. 진룡파 파문 자작극 사건 당시에는 중립지역이기에 악명이 자자함에도 중립지역인 아카데미에 피신하는 것으로 이득을 봤지만, 이제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으응?"
쫓겨났냐는 천의 질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갸우뚱한다. 아, 유진과의 사건 때문에 파문을 당했다고 판단하는 것이구나. 사실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진룡파의 선조까지 유진에게 강탈을 당했으니, 이 사건의 중심인 우성이 파문당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다른 이들은 몰라도, 장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호하려고 했겠지. 사실 우성이 계속 있었으면 장로들과 문하생들의 질책을 장문인이 막다가 사이가 틀어질 것을 생각해서 나온 것도 있었다.
"아니에요~ 내 발로 나왔어요. 문파의 문화가 저랑은 안 맞아서요~ 처음부터 용을 숭배하지도 않았는 걸~ 그래서 중앙에 제 군단을 만들고 있지요~"
우성은 웃으며 쫓겨난 것이 아니라고 해명을 하고는 독립적인 세력을 중앙에 만들고 있음을 밝힌다.
"진룡파랑 동맹까지 맺은 사이인데 너무 쏘아붙이지 마세요~ 함께 싸우기로 약속한 전우들끼리 잘 지내야죠, 응? 저번 싸움에 진룡파 대부분이 와서 도와줬잖아요~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 문파야~?"
‘변덕’ 요정의 마음은 적당히 변덕스럽다. 자주 사용하던 공격 스킬 ‘워터 쏜’의 새로운 활용도를 고민하던 렌지아는 활용에 따라 회복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을 떠올렸다. 그리고 무시무시하게도, 그는 그 발상을 성공시키고 말았다. 몇가지 먹을 것에 넘어가 맞아본 모 아라크네의 평에 따르면 아프지 않고 기분 좋게 시원하지만, 상당히 축축해진다는 모양.
//오토 스킬. 아군에게 ‘워터 쏜’ 사용 가능. 그 경우 워터 쏜의 데미지만큼 아군 회복.
고대의 문자로 적힌 책들은 대부분, 내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이건 무척 좋으면서도 대단히 곤란한 일이었는데, 흥미진진하여 책을 탐독하자니 당장 찾아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 기억만 해두고 훗날을 기억하자니 왜 자신을 읽어주지 않느냐며 부루퉁해하는 것 같은 환상이- 어라? 애써 고개를 돌리던 나는 얌전히 뭔가 쓰고 있던 네로가 훌쩍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네로-?"
어디있지? 하고 몇 걸음 걸어가자 곧 네로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둥실둥실 날아 무언가 책 한 권을 꺼내려는 것이.. 참 동화적이었다. 책을 꺼내는 책이라! 다음에 쓸 이야기가 정해졌다. 물론 그건 그거고, 나는 얼른 몸을 움직여 네로를 도와 그 책을 꺼냈다.
마력같은건 멀쩡했지만, 당신은 이 이야기에 개입하진 못하는거 같았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지켜보는 제 3자처럼 마음대로 이야기를 넘나들면서 흘러가는 스토리를 보는거였죠.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당신이 알던것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마왕과의 일전 전까지의 이야기는 같았지만. 마왕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용사는 죽는걸로 끝났기 때문이죠. 네, 배드엔딩입니다. 그냥 단순히 누구나 아는 동화의 마지막을 바꾼 책이었던걸까요? 아뇨.. 그렇다기엔 뭔가 다릅니다.
그렇게 몇개의 이야기가 더 이어졌습니다. 전부 꽤 유명한 이야기들입니다. 공통점으로는 해피엔딩인 동화같은 이야기들. 그러나 이 책 안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중간에 어떤 이유로 주인공이 죽든 마지막에 이야기가 비틀려 배드엔딩이 되어버립니다. 마치 배드엔딩을 만들기 위한 책처럼, 다분히 악질적인 의지가 느껴지는군요.
이대로 나아가기만 해선 바뀌는게 없이 그저 배드엔딩만 보게 될거 같습니다. 이것은 당신을 공격한다기보단.. 그냥 책이 배드엔딩을 보여주기 위해 당신을 초대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흠..
본래라면 해피엔딩이었을 이야기들.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마지막장을 장식했을 여러 이야기들이 배드엔딩으로 뒤틀려버리는 것을 보는 건, 아무래도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는 내가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좀 더 다른 문제점인데.. 으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체적인 타격은 없다. 그냥 내게 주구장창 배드엔딩을 보여주고자 할 뿐이다.
"가끔 있죠? 배드엔딩 지상주의자라거나.. 어- 개인의 취향이니 굳이 뭐라하지는 않겠지만요."
나는 마법, '시간을 잇는 문'을 발동하고자 하였다. 아마 그리 쉽게 풀리지는 않을 테지만.
"남이 만든 이야기의 엔딩을 마음대로 바꾼 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꾸역꾸역 보여주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살짝 고민? 끝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온갖 의지가 담긴 공간이 나타났죠. 시각적으로는 그저 검은 공간이었지만 거기에 있는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던 이야기들의 사념이었습니다.
소설이나 동화를 생각하면 허구의 이야기라는 인식이 많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현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도 있고 여러가지죠. 여기에 있는 이야기의 사념은 다 그런 부류였습니다. 현실에서 있던 이야기를 약간의 각색을 통하여 소설이나 동화로 만들어냈던 이야기의 '원류'들. 그러나 소설이나 동화와 다르게 현실은 언제나 밝지만은 않기에. 여기의 이야기들은 배드엔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들은 자신들이 원래의 이야기임에도 해피엔딩으로 각색해서 인기가 많아진 이야기들을 질투하는듯 했습니다. 각색된 이야기가 유명해질수록 그 원래의 이야기는 빛을 발하기 마련이죠. 혹은 후대에는 각색된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문을 넘어 도달한 곳은 어둡기만한 공간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곳인가 싶던 의문은, 그 실체를 깨달아 사라졌다. 사념, 이야기들의 사념. 불행한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해피엔딩의 이면들. 어둑어둑한 원본들이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고 한다. 여기가 그런 곳이구나. 내가 아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뭐랄까-
"어려운걸요."
라고, 무심코 말이 나왔다.
"먼저 사과드릴게요. 이쪽이 원본이었군요. 잘 모르는 채 말을 함부로 한 점 죄송합니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일단 사과먼저. 아무래도 불길한 분위기가 기억에 진하게 남은데다가, 나는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 버전으로 먼저 읽었으니까 착각하고 말았다. 어디를 향해야할 지는 모르지만 일단 고개를 푹 숙인 뒤 고개를 들었다.
"그럼 저를 부르신 이유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망각되고, 잊혀진 이야기의 그림자들. 현실의 배드엔딩. 꺼낸 것은 내가 (어쩌다보니)하게 된 일이지만, 나를 삼킨 건 이 책이다. 그럼 그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이야기들은 비록 각색된 이야기를 질투하고는 있지만, 그저 그 뿐이고 당신에게 해를 가할 생각은 없어보였습니다. 아까도 그랬죠, 그들은 그냥 원래의 이야기를 보여줄 뿐 딱히 당신의 정신에 데미지를 입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배드엔딩만 보다보니 기분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그건 그냥 평범하게 기분이 다운된거였고.
아무튼 그들은 당신의 말에 꾸물꾸물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중심에 있던 한 사념의 덩어리를 볼 수 있었는데요. 그것은 현실의 어두움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그 중에서 현실의 냉혹함에 가로막혀 채 이야기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하게 끝나버린 이야기들. 이 사념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들과도 궤를 달리했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이것을 당신에게 보인 이유는, 아마도 당신의 의지를 사서를 통해 전달받았기 때문일까요. 그저 해피엔딩을 추구하는것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서, 현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후대에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당신에게.
꾸물꾸물, 길을 만들어주는 원본들을 보았다. 그 중심에는 어느 검은 사념의 덩어리가 보였다. 어쩌면 질투를 하면서도 해를 끼치지 않던 이야기들은, 저것을 막아두고 있던 게 아닐까? 싶었다. 동시에 책에서 번지던 불길함의 근원이 저것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두웠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할 뿐인 이야기와 궤가 다른, 어쩌면 분노. 다만,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
"....여러분의 이야기가 어째서, 해피엔딩으로 각색이 되었는가. 세상에는 분명 슬픈 결말로 끝났음에도, 그렇게 끝났기에 박수를 받는 작품이 아주 많은데, 왜 여러분은 해피엔딩으로 고쳐 써졌는가."
나는 한 발을 내딛으면서 입을 열었다. 이렇게 길을 터준 것을 보면 내 목소리는 제대로 닿고 있으리라. 어쩌면 생각도? 그러니 말을 한다. 멋대로 위로라거나 하기보다는.. 내 해석을 입에 담는다. 이곳에 있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덩어리를 만들 정도의 사념이 생길 만큼의 이야기가 어째서 해피엔딩으로 가공이 되었는가.
"그야,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여러분이."
'현실의 어두움' 앞에 멈춰서서는 말했다.
"이야기란, 기본적으로 대부분 허구입니다. 여러분이라는 '원본'이 있더라도 각색이 되면서 변하지요. 예외라면 전기성 소설이나 위인전 같은 거려나요. 그리고, 그런 허구에 기대면서 해피엔딩으로 고쳐 쓴 것은, 여러분이 그러길 바랐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든, 타인이든, 작가가 누구인지에는 관련이 없다. 안타까움을 느끼고 배려와 연민을 품어 남을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은 지성체의 특권 비슷한 거 아닐까?
"결국에는 패배하고.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깨지고, 슬픔에 가라앉고."
"그런 여러분들을 위한, 헌사라고.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고자 합니다."
아.
"그렇다고 배드엔딩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제 생각이죠. 여러분이, 행복하게 끝난 이야기를 너무 질투하지만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랄까요. 그건 여러분을 위한 기도와 다르지 않답니다. 이미 바꿀 수 없게 된 과거에 헛되더라도 손을 뻗는 건... 무의미해보여도 의미는 있다고 느끼거든요."
읏-차. 나는 검은 덩어리를 두 손으로 잡아서 들..어올릴 수 있나? 아무튼 그러려고 하였다.
다른 이야기들은 딱히 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의 질투가 어떤 부류인지는 그들만이 알기에. 그것이 정말 저 진지한 질투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사소한 질투일 수도 있죠. 허나 상관 없습니다. 당신이 말한 해석은 옳다거나 틀리다거나 하는 개념의 문제가 아니었으니까요.
이야기란 결국 그때 그때 읽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거든요. 그렇다면 당신이 언젠가 환상의 도서관을 개방할때가 오면 저절로 풀리게 될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은 이게 먼저. 당신은 검은 덩어리를 두 손으로 들었고 그러자 온갖 사념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각색된 이야기와 다르게 시작 부분에서 끝나버리는 이야기라던가. 혹은 각색조차 되지 못한 너무나도 비정한 이야기들이 흘러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냉혹함 사이에서 당신은 벽을 넘을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느꼈습니다.
분명 당신이 살고있는건 현실이며, 기발한 발상이나 이야기만으로 넘지 못할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때, 이런 지독한 현실의 방식에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사념들이 흘러들어오는 지금에야, 당신은 벽의 끝자락에 손이 닿았습니다. 당신은 사실 저번에 사서와 만났을때 벽을 넘을 힘은 충분했다는걸, 그저 계기가 부족했다는걸 이제서야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정말 어렸을 적에 말이에요. 사실 딱히, 환영 받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마을은 대귀족의 영지에 있다고 하나 결국에는 시골 마을이었고, 우리 집은 농사를 지었으니까요. 그게 무슨 상관이냐 묻는다면... 썩 건강하지 못했다는 걸 말해둘까요. 아주 병약한 건 아니었지만 또래들보다도 체력이 부족하고, 시력도 좋지 못했죠. 아마 머리는 똘똘한 편이었겠지만 당장에는 의미가 크지 않았었어요. 글을 배우고 이야기에 빠져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쩌면 저는 금방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 오다가 큰 사고가 일어났을 수도 있고, 그냥 농부의 자식으로 평범, 혹은 평범보다 좀 더 못하게 살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직 모르죠. 주변과 품속에 있는 '현실'처럼 덧없이 사그라들 수도 있습니다. 현실은 썩 멋대로라, 그냥 불운했다며 복선도 없이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욕심과 욕망은 언제 제 발목을 잡을 지 모릅니다. 너무 강한 평민이라며 질시의 대상이 될 미래도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세상에 환멸이 생긴 나머지 재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어쩌면 지독하게 끝날 수도 있고, 애써 가져온 평화가 불태워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서, 이야기를 미래에 남기겠다고 했습니다. 미래의 사람들이 '이러면 정말 좋겠다'고,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도록
그러니 배드엔딩을 품에 안겠습니다. 슬픔을 모르는 자의 행복은 그 가치가 퇴색됩니다. 결핍을 알아야 그것을 채울 수 있습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진해진다고 했지요? 그야 표리이므로. 아침과 밤은 둘 중 하나도 사라져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저는 여전히 해피엔딩을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슬픈 끝마무리의 가치도 알고 있습니다. 둘 다, 제 서가에 남겨둘 것입니다. 제가 고르고 고른 책들로 가득 채워진 책장은, 저를 지탱해주는 기둥이 될 것입니다.
"-그렇죠? 네로."
그 모든 이야기는 네로, 당신에게 적히고 있을 거야. 내 고통과, 슬픔과, 다시 일어서는 과정. 굴곡이 없는 삶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 모든 이야기는 내 것이다.
지겨워서 졸업이라. 졸업 자체가 쉽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남아있어야 하는 학생들이 들으면 울지도 모르는 말이라고 생각하던 천은, 진룡파에서 쫓겨난 게 아니라 제 발로 나왔다는 우성의 말에 흠, 하고 팔짱을 끼며 부채로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 그 점이 마음에 안 든다는 거다. 동맹까지 해 놓고... 이렇게 전력이 심하게 떨어져서야. 이래서는 꼭 사기 당한 것 같잖아. "
진룡파와 동맹을 할 때까지만 해도 우성이 대사형으로 있었고, 장로들도 멀쩡히 살아있었으니 진룡파는 충분히 동등한 위치에서 동맹으로 대우받을 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천은 굳이 다른 말을 덧붙이는 대신, 중앙에 군단을 만들고 있다는 우성의 말에 약간이나마 흥미가 동한 듯 입을 열었다.
영역화 ‘빗속을 걷는 자’ 적용 중인 버프의 수 만큼 아군 전체 피격 데미지 감소. 감소된 데미지만큼 보호막 부여. 방어 무시에 뚫리지 않는다.
발동 시 언제나 그렇듯 비가 내린다. 하지만 이 비는 닿아도 젖지 않으며 아군에게 요정왕의 가호를 부여해 준다.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비가 주는 축복은 수수하다 싶을 정도로 생존에 특화되어 있으나, 그 효능은 결코 무시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 지속되는 부류의 스킬이나 ‘매우’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 발동 후 빗방울이 닿는 곳에는 물기가 아니라 수국의 꽃잎이 놓인다.
그거야 즉사기믹은... 재미가 없어요.... 제가 별로 안좋아하는것도 있고요. 아예 없는건 아니고 한개? 정말 많아도 두개?일텐데, 이것도 참가자들 하기 나름이라서요. 아무도 안 죽고 넘어갈 수도 있고.. 바로 나오는 기믹도 아니고.. 뭐 궁금한거 있으시면 노잼되지않는 선에서 말해드릴게용.
흠 사실 알빠노가 아니라 매우 신경쓰이고 전 이런거 참는 사람은 아니니 그냥 물어볼게요 원래 권능이나 스킬 +10 아닌데 성장권+진화권 쓰면 다 저렇게 따로 각주 붙는건가요? 아니면 그냥 세계관적으로 설명으로 붙는 그런 건가요? 화내거나 짜증내거나 신경질내는게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성장권/진화권을 어떻게 쓸지 생각해 보려고 물어보는거에용. 싸우자 모드가 절대절대 아닙니다
>>755 다른 애들 보면 알겠지만 저렇게 뭐가 붙지 않습니다. 저게 붙은 이유는 설명 부분에서 신격에 대해 강조되었듯 제나의 혈통과 관련되어 인과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우성이랑 신의 대화에서 신들이 인과에 묶여있는게 있다고 말한거랑 관련이 있는 부분인데요.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저 각주 부분이 모두에게 붙어있지만 인지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제나는 그 부분에 대해 뭔가 다름을 인지할 수 있다 정도?
어차피 말할거였으니 말하는건데 딱히 진화권을 쓴다고 뭐 안 좋다기보단. 순수하게 진화한 녀석들이 성능적으로 이점이 조금 있는 부분이 있다는거고. 이 부분은 어차피 스토리 진행하거나 훈련 진행하면서 조건이 따로 만족되면 거기서 플러스가 붙을 부분입니다. 진화권을 먼저 쓰는게 딱히 큰 손해는 아니에요. 그냥 성장에 대한 서사 부분이 빠져있다고 보면 되는 느낌?
>>779 자주 하는 서버는 정상화당한 그 서버고.. 그거랑 별개로 본섭에서도 따로 캐릭을 키우고 있었는데 본섭 길드톡방에서 애들이 언급을 미친듯이 하면서 정상화드립을 치길래 애들이 단체로 약이라도 빨았나 하고 보고왔는데 진짜 정상화를 당해버린 거에오.. 근데 전 룩템만 안뺏는거면 별 신경 안쓰긴 해요. 어차피 메플 요즘 거의 하지도 않고.. 정상화섭 계정은 아디비번 다 까먹었고..
성검을 든 용사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 한 소년이 처음 적어내린 이야기는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형태가 바로잡히고 아름다움과 마음을 더했다. 수없이 소년을 도운 기사이자 용사의 모험은 오늘도 끝나지 않는다. 성검을 들어라, 그대여. 그리하여 미래를 답파하고 그대의 희망을 손에 넣어라.
그 이야기가 빛날 때 마다 안데르센의 한계가 점점 늘어난다. 그에 따라 약간, 운이 필요해지긴 하지만.
원본 도서 : 용사 아서 – 작가 ‘안데르센’ “처음, 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죠. 저에게도 있어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이 많이 쓰여요.”
// ‘용사 아서’ 도서 계열 스킬의 종류만큼 최댓값 상승(최대치 보유)(패시브)
[이끄는 횃불]
작은 아이 ‘릴’이 항상 곁에서 함께하는 길잡이 나비들처럼 ‘어느새’ 나타나 횃불을 휘두른다.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나타나는 것도 곤란한데, 닿지도 않았음에도 적에게 작은 불꽃과 함께 증표를 남긴다. 이후 증표가 적의 위치를 명명백백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회피에 여러 문제 사항이 생긴다. 그와 별개로 횃불 자체의 위력은 약한 편.
원본 도서 : 길잡이 – 작가 ‘안데르센’ “어느새 뿅! 하고 나타나는 건 나비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이가 갑자기 그렇게 나타나는 게 더 놀랍죠?”
//적 하나에게 회피 무효 데미지, 타격 된 적 회피 값 감소.
<이름 없는 책> [도서관] 일종의 공간 장악 마법. 주변 일정 반경이 도서관으로 변모한다. ‘환상의 도서관’과 닮은 듯 미묘한 차이점이 보이는 이 도서관에는 빈 책장이 한가득인데, 잘 보면 안데르센이 사용하는 스킬의 수 만큼 채워져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 마법은 안데르센이 직접 제작한 스킬이 아니다. 당시의 경험과, 제급으로의 각성이 겹쳐 승화된 소년의 역사다. 점점 채워나가는 중인 안데르센 만의 도서관, 그 자체를 구현하는 부류의 마법. 안데르센이 품은 이야기만큼 강화된다.
가령, 스승님의 경우처럼. 극단적으로 단련이 이루어진 육체로부터 뿜어내는 파괴의 권능은 그 자체만으로 위협적이지만 그것을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그저 부조리하게만 느껴지는 법이다. 허나 그 진가는 그것이 특별한 힘이 아닌 그 자체로 파괴를 행함에 있으니,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그저 주먹질을 하는 인간일 뿐이라며 가벼이 여기다가 그렇게 당하고 마는 것이다. 슬픈 일이지만. 제나가 초콜릿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슬쩍 남은 것들을 제나 쪽으로 밀어주었다.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줄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러운 일은 지금부터라도 풀어가면 되는 거 아니겠니. 가령…”
음, 무엇으로 비유하면 좋을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아 말을 꺼내 놓고도 필리아는 음, 하는 소리를 내며 차를 마실 뿐이었다. 가령, 가령 뭐가 좋을까. 사실 필리아 역시 제나에게 있어 좋은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암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던 것은 불쌍히 여기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필리아 역시 납치나 암살 등의 위험에 처해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차이점은 단순히 곁을 지키는 위병이 언제나 같이 있었느냐 정도와 육체적으로 그것을 넘을 수 있느냐의 문제. 그리고 대부분의 문제의 경우 필리아는 그것을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았을 때 충격을 받은 것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서러운 일, 필리아에게 있어서 제나는 그저 서러운 것의 모음 같은 인간이었으니까. 부모의 사랑도, 재능도. 동시에 태어나는 바람에 전부 빼앗기고 말았다.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이제와서는 그저 어린아이의 투정임을 알지만 그때로 돌아간다 해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거라는 마음 역시 들지 않았다. 서러웠다. 재능이 없다는 것이, 재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지금의 이 모습은 단순히 받아들인 것에 더불어 어느정도는 방향성을 달리했기에 나오는 여유 였다. 좋든 나쁘든 레오넬의 인간. 강함에 대한 동경만은 진짜였기에. 그렇기에 그녀는 서러울 수 밖에 없었다.
달칵 하며 찻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필리아의 눈은 조금 날카로워 져서, 눈을 피하고있는 제나를 쫓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가벼운 한숨, 그래. 내가 서러워해서 뭐 할까. 제나는 저런 아이였다. 눈에 넣으면 역시 아프겠지만 그래도 귀여운 동생이 저러는데 서럽다고 해서 헛짓을 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거겠지.
“제나.”
가벼운 목소리, 어쩌면 제나 역시 이런 느낌의 목소리를 들어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거다. 무언가 큰 일을 저질러버렸을 때, 어머니가 분명히 이런 느낌이었다.
“너에게는 가주로서, 레오넬의 인간으로서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을 것 같구나.”
마치 기나긴 무언가를 대비하듯이 그녀는 차를 한모급 마시고 기나긴 말을 뱉었다. 가주가 그런 식으로 운동을 하지 않아서 건강을 헤치면 다른 가문에 어떻게 보이겠는지, 애초에 마력만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도 볼 수 없는데 그런 식으로 육체의 단련을 소홀히 하면 마력의 제어에 있어서도, 또 예상외의 상황에 있어서도 대비하기 어려워질 텐데 이전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매번 자기나 다른 사람이 들고 뛰어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는 둥 알에게 기마술이라도 배워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 대련이라도 할테냐. 이윽고는 지금 간식을 먹을 시간이 아니라 운동을 시켰어야 했다며 한탄을 했다.
오늘은 아카데미의 휴일입니다. 아카데미에 방학도 아니고 휴일이 어디 있냐고요? 여기 있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아카데미에 출근?해있는 이유요? 아카데미에서 비정상적인 공간의 비틀림이 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비틀림은 갑작스레 나타나는 문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여기서 아라크네드가 나올지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거죠.
그리고 어째서인지 이 비틀림은 전에 느꼈던 공간보다도 강하게 느껴집니다. 힘이 강해진건지 뭔가 상황이 다른건진 알 수 없지만요. 그렇기에 아카데미에는 전투가 능한 교사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게 아라크네드의 계획 중 하나인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카데미에서 깽판치게 둘 수도 없으니. 물론 이 문제에 관해서 여러분의 협력은 선택 사항입니다. 참가하지 않고 집이나 가문에서 쉬어도 아무 상관이 없죠.
일단 비틀림이 크게 생긴곳은 크게 3개의 장소였습니다.
하나는 아카데미의 지하. 이 곳은 주로 수련시설같은 공간이 크게 필요한 시설들이 많습니다. 두번째는 아카데미의 옥상 부근, 옥상이라서 별건 없습니다. 그냥 위에서 아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번째는 아카데미의 실험동, 주로 실험을 주로하는 동아리나 선생님들의 실험실 같은게 모여있는 건물입니다.
오늘은 아카데미의 휴일입니다. 아카데미에 방학도 아니고 휴일이 어디 있냐고요? 여기 있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아카데미에 출근?해있는 이유요? 아카데미에서 비정상적인 공간의 비틀림이 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비틀림은 갑작스레 나타나는 문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여기서 아라크네드가 나올지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거죠.
그리고 어째서인지 이 비틀림은 전에 느꼈던 공간보다도 강하게 느껴집니다. 힘이 강해진건지 뭔가 상황이 다른건진 알 수 없지만요. 그렇기에 아카데미에는 전투가 능한 교사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게 아라크네드의 계획 중 하나인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카데미에서 깽판치게 둘 수도 없으니. 물론 이 문제에 관해서 여러분의 협력은 선택 사항입니다. 참가하지 않고 집이나 가문에서 쉬어도 아무 상관이 없죠.
일단 비틀림이 크게 생긴곳은 크게 3개의 장소였습니다.
하나는 아카데미의 지하. 이 곳은 주로 수련시설같은 공간이 크게 필요한 시설들이 많습니다. 두번째는 아카데미의 옥상 부근, 옥상이라서 별건 없습니다. 그냥 위에서 아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번째는 아카데미의 실험동, 주로 실험을 주로하는 동아리나 선생님들의 실험실 같은게 모여있는 건물입니다.
// 저 잠깐 일이 생겨서 8시에 바로 레스 못 올릴거 같아 미리 올려두고 다녀올게요. 원래 하던대로 8시부터 쓰시면 됩니다.
렌지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둥실둥실 떠올랐다. 아카데미의 휴일, 집에 돌아가 가족에게 의견을 물어볼 생각이던 그는 아카데미의 부름에 그 계획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약자들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그의 특성 상, 이런 일을 모른 척 하는 것도 맞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그가 요정들에게 왕이라 불리는 것이겠지. 나중에 아카데미쪽에 이종족 보호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것을, 여태껏 힘써줬으니 이 정도는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생각한 뒤 비를 내렸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 듯 하다. 그게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기분 전환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으로 아카데미의 요청에 응답했다. 페가서스를 타고 날아온 나는 주변을 확인하였다. 지금 내가 온 곳은 실험동. 아마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꽤 크게 번질 것 같아서 왔다. 흔한 이야기 아닌가? 실험 중이던 것이 폭주하여 큰 사건이 일어나고... 아야!
"...네로."
가볍게 내 뒷통수를 친 네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둥실거리고 있었다. 나는 입술을 우물거리다 한숨을 내쉬고 펜을 들었다. 이상한 생각은 그만두고 일단 확인 먼저 할까? 저 비틀림에 대하여
"자, 우리는 중앙의 군단이죠? 아카데미 역시 중앙에 있고.. 아카데미 역시 우리가 지켜야 될 구역입니다."
"고로 명령을 하달하겠습니다. 방금 비틀림이 심한 세 공간을 보고 받았어요."
"비르크,주 현진, 베히모스는 아카데미의 과학으로 가십시오. 비르크는 방어력과 강철 능력으로 지하의 넓고 복잡한 수련시설을 지키십시오. 현진은 민첩하게 갑작스러운 기습에 대처하면서 비르크와 공방의 균형을 맞추세요. 베히모스 역시 비르크와 넓은 지하를 커버해주길 바란다. 비르크가 방패라면 베히 너는 칼이야."
"옥상으로는 우데로크,실비아,글레이시가 가십시오. 대규모 방어 마법을 사용하여 넓은 옥상을 보호하거나, 반대로 옥상의 개방된 공간에서 마법으로 적이 식별되면 화력을 지원해주세요. 실비아는 빠른 속도로 옥상에서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격하자. 글레이시는 물과 얼음으로 옥상에서 적의 기동력을 제한하자."
"아인,로자는 실험동으로 가십시오. 사실 아인을 옥상에 올려놔서 우데로크의 화력 레이더를 시킬까 했지만, 실험동은 아마 구조가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인을 배치했어요. 구조가 복잡해도 탐지능력으로 이상 징후나 적의 위치를 쉽게 파악하니깐요. 로자는 식물마법으로 실험동 내부를 덩굴로 채워서 적의 움직임을 방해하자. 좁은 공간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래서 너의 영향력이 클 거야."
이번에도 호출이야? 마리는 침대에 大자로 뻗어서 간만의 휴일을 만끽하던중 받은 호출에 정말 가기 싫다는 표정을 하며 방을 나섰다. 전투는 아직도 좀 무섭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니까 어쩔 수 없는거지. 최근 마력도 많이 올라서 좋든 싫든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 있었고.
" ... 지하로 갈까. "
아무래도 좁은 곳에서 번개의 위력이 극대화 되는 법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렇게 지하로 향했다. 근데 누가 올려나. 록시아님도 오시나!?
옥상은 아주 맑은 하늘이 보였습니다. 렌지아가 비를 내리기 전까지는요. 금새 비가 내리고 그에 맞춰서 공간의 비틀림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그 곳에서는 병아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비유 같은게 아니라 진짜 그냥 삐약 삐약하는 병아리들이 나왔습니다.
한가지 의아한건 그 병아리 한마리 한마리가 엄청난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걸까요. 다만 목적이란게 딱히 없는건지 병아리들은 그저 삐약거리며 옥상을 돌아다니거나 하고 있습니다.
┴┬┴┬┴┬┴┬┴┴┬┴┬┴┬┴┬┴┬┴┬┴┬┴┬┴┴┬┴┬┴┬┴┬ 실험동에 도착하자 복잡한 구조와 더불어 그 중심에서 비틀려있는 공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곳도 마찬가지였지만 실험동에는 더욱 결계가 꼼꼼히 쳐져 있었는데, 전투로 인한 건물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결계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내 공간의 비틀림이 열리고 등장한것은 검은 사슬이 주르륵 펼쳐지면서 나오는 거대한 손이었습니다. 검은 사슬은 순식간에 실험동으로 퍼져 나가긴 했지만 사슬에서 특별한 무언가가 느껴지진 않습니다. 거대한 손은 이제는 익숙할 정도인 괴물의 손이었고. 동시에 같이 등장한건 케이론과 아멜이었습니다.
"오 다들 안녕."
케이론은 느긋하게 이야기하며 당장 싸울 생각이 없다는듯 당신들에게 느긋하게 다가왔습니다.
"여기 우리가 좀 써야하는데 비켜줄 수 있나. 이웃과 나누라는 말도 있잖아."
?
┴┬┴┬┴┬┴┬┴┴┬┴┬┴┬┴┬┴┬┴┬┴┬┴┬┴┴┬┴┬┴┬┴┬
지하는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꽤 한산했습니다. 그리고 마카롱이 모인 이들에게 대기하라고 안내해주고 있었죠. 공간의 비틀림은 더욱 심해져서 당장이라도 무언가 튀어나올거 같았습니다. 저번처럼 문이 나타나는게 차라리 좋을텐데요. 허나 곧 비틀림이 열리기 시작하고 나타난것은 문이 아닌 재해 셋과 검은 옷을 입은 남자였습니다. 이 중 유일하게 제나만이 저번에 케이론과 함께 싸워봤던 그 남자라는걸 눈치챌 수 있었죠.
그나저나 한번에 재해가 셋이나 모이다니.. 위험해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어째선지 당장 전투할 기세는 아닌거 같이 보입니다.
이거 너무 사람이 바글바글하지 않나요. 맘에 들지 않는다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맘에 드는것도 아니라 조금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던 제나는 문이 열리고 나타난 재해 셋과,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을 쳐다봅니다.
'저 남자 분명 아무나 막 공격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따위의 생각을 한 것도 잠깐이였죠. 남성한테서 그때처럼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지도 않고.. 재해들도 당장 싸울 것 같지도 않고. 그들을 한번, 교섭을 시도해 보려는 것 같은 제 언니를 한번 쳐다본 제나는 어꺠를 으쓱입니다. 아, 남성은 계속 주시합니다. 저거, 막 사라지고 그랬었잖아요?
아니면 사기거나, 반칙을 썼거나.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카드를 바라보았다. 결코 합법적인 수단으로 가져오지는 않았을 것이란 믿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저들에게도 나름의 사정과, 고통이 있음은 알지만 긍정할 수는 없다. 그러니, 상대의 요청에 가볍게 한숨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일전에 크게 부딪힌 게 아니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좋을대로 공격해오고, 좋을대로 대화하자하고. 싸움보다 다른 무언가를 더 우선시하는 인물이 있다는 건 안다. 전에 만난 그 전격술사도 그렇고. 하지만 이 역시, 좋아하기는 어려웠다. 전투가 불가능할 뿐, 마력은 사용이 가능하다. 마법도 행사할 수 있다. 대응은 가능하다. 어차피 저쪽도 공격은 못 하는 거, '저편의 나비'들을 불러 주변을 살피도록 보내었다.
렌지아는 록시아에게 손을 흔들어 마주 인사한 뒤, 읏-차하고, 당황한 돌핀의 위에 올라탔다. 상황이 이상한데. 이 병아리들, 괜히 여기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여기까지 옮겼을 것이 뻔한데... 렌지아가 고민하던 찰나 여자가 나타났다. 전에도 본, 그 불타는 여인. 좀 더 준비를 해둬야 하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핀과 함께 슬쩍 물러섰다.
"집 근처에 이상한 게 생기면 경계하는 게 보통 아닐까?"
너도 포함해서. 렌지아는 쏟아지는 비 가운데에서 말했다. ....이 병아리들, '여기'에 있어야 하는걸까? 그럼, 다른 곳으로 보내면 되려나?
...별수 없겠군. 공간자체가 유리되어 있는건가. 분명 스승님이라면 곧바로 공간을 부수고 공격할 수 있었겠으나, 아직 힘을 익힌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정도 일을 벌이더라도 그 이후에 멀쩡히 싸울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무엇보다 저대로 고모님에대한 공격이 성공했더라도 저자들이 어쩔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지만.
유라는 병아리를 쓰담 쓰담하고 있는 파트리샤를 보며 쟤는 뭐하냐는듯 록시아에게 눈짓했습니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병아리들을 밟지않게 조심조심 이동하여 렌지아와 록시아의 앞에 섰죠.
"집 근처라니, 여긴 아카데미야."
그녀는 렌지아의 말에 그렇게 답했으나 특별히 뭔가 행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거 자체가 이상한건 아니었지만, 뭔가.. 너무 지나치게 여유로워 보이는데.
┴┬┴┬┴┬┴┬┴┴┬┴┬┴┬┴┬┴┬┴┬┴┬┴┬┴┴┬┴┬┴┬┴┬ "그런가."
아멜은 안데르센의 말에 딱히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그 사이에 우성은 공백안와 전장파악 능력을 이용해 실험동을 분석했습니다. 전체가 결계로 덮여있기에 어떤 요소를 사용하긴 힘들어보이지만 그 대신 싸우다가 뭐가 터질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특이 사항이라면 검은 사슬들이 이제 완전히 이 실험동 곳곳에 뻗쳐 있다는겁니다.
"흠.."
"봉인을 풀기 위해서지!"
그리고 우성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아멜을 재치고, 케이론은 당당하게도 목적을 말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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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술사는 룡성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도 다들 의견이 조금씩 달라서 말이야. 내 목적을 말하자면 세상의 멸망인건 같아. 아마 아라크네드랑 가장 비슷하겠지."
"나는 허무하게 세계의 의지대로 멸망하는게 아닌. 인간의 손으로 끝내고 싶거든."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환술사였으나, 뒤이어 필리아가 묻는 말에는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글쎄? 아무래도 신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험난해서 정신이 나가버린거 아닐까? 나도 쟤랑은 대화가 안 통하거든."
그는 과도한 제스쳐까지 취하며 대답했습니다. 뭔가.. 뭔가 놓치고 있는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만.
이후 나는, 빗물이 고여 생긴 웅덩이 위를 걷는 병아리 중 하나를, '요술'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보내려 하였다. 원래라면 나와 함께 닿아있어야 하겠지만, 이 정도로 작은 아이라면 크게 멀지 않은 곳으로 보내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물은 본래 흐르는 것으로, 빗방울은 여행하는 것으로. 그 이미지를 이용하여 저 자그마한 아이가 너무 멀진 않으면서 인적이 드문 '호수'로 떠나게 도와주는 것.
그녀는 병아리들을 흘끔 보다가는 렌지아가 한마리를 옮기는걸 보고는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그리고 전투 준비를 하고 있는 록시아를 보며 그녀는 파트리샤를 가리켰죠.
"나랑 싸워도, 괜찮겠어?"
그리고 그 말은 병아리를 쓰다듬고 있는 파트리샤에게 이어졌죠.
"응? 그때 스텔라가 먹었던 약....."
"기억하지?" . . [아카데미에 못 들어가겠어..]
카셀라는 전음에 대답하며 아카데미 정문 앞에서 홀로 쪼그려 앉아있었습니다. 듣기로는 무언가 공간이 왜곡되어서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아까 병아리를 보낸게 성공한거 보면 소환하는 형식으로 부르는건 상관 없을거 같습니다만..
┴┬┴┬┴┬┴┬┴┴┬┴┬┴┬┴┬┴┬┴┬┴┬┴┬┴┴┬┴┬┴┬┴┬ 우성의 공격을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을겁니다. 검은 사슬이 끊어지며 순간적으로 큰 흔들림이 일고 나서야 케이론은 사슬 하나가 망가졌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는 그제서야 우성에게 시선을 돌렸거든요.
"이런 이런, 눈치챘나."
역시, 저들에게의 공격은 불가능하지만 저 사슬에게의 공격에는 큰 제한이 없어보입니다. 다만 케이론은 그 모습을 보고도 크게 당황하지는 않고 당신을 제지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들켰으면 어쩔 수 없지."
"뭐, 아등바등 막는것도 귀찮으니까.."
그리고 그 뜻에는 아멜도 동의하는듯 보였죠. 다만 공백안으로 보이는 시야에서 이 공간의 제약도 곧 끝날거라는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내 안데르센도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하자 그들은 귀찮다는 얼굴을 했으나. 딱히 싸움을 피할 생각도 없는지 무기를 꺼내며 케이론이 앞으로, 아멜이 뒤로 물러났습니다.
"우리가 왜 봉인을 풀려고 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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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인딩 오브 헬니즘을 사용해서 지하에서 뭔가 느껴지는건 없었습니다. 단지 저 넋이 나간 남자. 저 남자에게서 풍겨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죠, 지금 싸울 의지가 없다뿐이지 신전에서 만났을때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개인적인 목표. 거대한 분노. 미지에 대한 호기심. 부수기 위해서는 꺼내야 한다. 그 어떤 이유는 있을 것이다. '이제는 아무래도 좋기 때문에' 멸망을 바라든. 언젠가 올 멸망을 대비해둔 현재에 해결하기 위한 것이든. 하지만 그들은 그걸 말하지 않았다. 자기네들의 이유로 무기를 들고 타인의 피를 거리낌없이 흘리며 걸어왔다.
"혹시 납득이 가능한 부류의 것입니까? 그렇다면 혹시 낭비가 취미이신지."
설득이 가능한 온건한 종류의 이유라면,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렇게까지 문제가 일어나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네잎클로버로 만든 책갈피를 띄우며 네로를 곁에 불렀다. 이윽고 마녀가 춤을 추기 시작하니.
우성슨 케이론의 사슬로 공격이 막히고 아멜의 술식으로 향연탈혼이 해제된 걸 본다. 우성은 다시 해봤자 다시 해제될 향연탈혼을 뿌리고는 케이론에게 쇄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케이론의 사슬이 우성의 창보다 리치가 더 길었다. 케이론이 확실히 정신만 차리면 우성에게 유효타를 낼 수 있는 상황.
"....!"
그러나 우성은 케이론의 사슬이 닿을락 말락할 애매한 지점에서 백스텝을 밟으려고 한다. 마치 쇠사슬의 경도와 리치를 경계하며 고전하는 듯한 모습을 말이다. 그렇게 깔작거리며 케이론의 공격을 유도하면서 피하려고 했을 것이다. 케이론의 입장에서는 아마 저 녀석이 쇠사슬을 실수로 잘못 던진 틈을 타서 거리를 좁힌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파워업이라고요~?"
우성은 톰을 피하는 제리처럼 케이론이 시전하는 공격들을 피하려고만 했을 것이다. 이 결계 안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녔을 것이다. 우성의 표정에서는 케이론에게 도저히 빈틈이 보이지 않아서 초조한 느낌까지 보였을 것이다.
"이런 ㅆ이..."
그렇게 계속해서 거리를 좁히기 위해 공격을 유도하고 피하기를 계속 반복한... 사실 이 움직임의 의도는 거리를 좁히기 위한 빌드업이 아니었다. 바로 여러 방향으로 공격이 계속해서 정신없이 반복되는 쇠사슬이 꼬이게 유도하는 것이었다.
굳이 해제될 향연탈혼을 뿌린 이유?
아멜이 이 향연탈혼을 해제하느라 딴짓을 못 하게 함이 의도였다.
"봉인이 풀리면 괴물은 당신들 안 죽이나봐요?!?!"
우성은 케이론의 쇠사슬이 꼬여서 컨트롤에 심각한 제한이 생겼다면 쇠사슬에 '영(空)'을 시전해서 내구도를 지워버림과 동시에 케이론을 타격하려고 했을 것이다.
HP : 20800 (데미지 5% 경감) 공격 : .dice 6770 7630. = 7164 +600 +2000(향연탈혼)
* 향연탈혼(香煙脫魂) - 적 전체에게 매턴 2000 데미지 | [Bu] [4턴]
「영 (空) +5」 - 공격 최소, 최대값 +400. 공혼의 제물* | [At] / 이 기술은 적의 권능이나 스킬을 소멸시키며 공격한다. 이때 소멸시킨것 하나당 추가 데미지 보정
렌지아가 공격을 멈췄고, 플루가 파트리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이에 유라는 악마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록시아의 와이어를 적당한 피해를 입으며 막아냈습니다.
"겁이 없네. 흠... 그래, 너랑 이렇게 끝나는것도 재미가 없지."
그녀는 이내 파트리샤와 렌지아쪽을 흘끔 보고는 말을 이었습니다.
"오늘 여기서 끝내자고. 너랑 나, 둘이서만 말이야."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1:1 신청. 다른 이들의 방해없는 마지막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렌지아와 파트리샤에게서 주의를 완전히 없앴고.
렌지아는 타이밍 좋게 아기 거미들에게서 무언가 이상한걸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라 L 루톤 / HP: 275,859
┴┬┴┬┴┬┴┬┴┴┬┴┬┴┬┴┬┴┬┴┬┴┬┴┬┴┴┬┴┬┴┬┴┬ 우성의 행동 자체는 쇠사슬을 상대하는 상대를 한해서라면 꽤 통하는 방식이었을겁니다. 그러나 케이론이 들고있는 쇠사슬은 무식하게 크면서도 전혀 꼬이지도 않았고, 애초에 길이도 제한이 없었습니다.
"뭘 그렇게 힘들게 뛰어다녀."
케이론은 우성이 틈을 노려 지른 영 (空). 을 맞서지 않고 지나쳐 쇠사슬을 휘둘러 둘을 동시에 공격했습니다. 물론 이러면 케이론 본체가 무방비가 되지만 그것은 아멜이 방어 술식을 펼쳐 막아냈죠. 우성이 내지른 공격은 상대의 스킬등을 지워버리는 힘인데도 완벽하게 막혔습니다. 저것도 신격의 기능일까요?
"아니 아니~ 우리도 죽겠지."
그리고 괴물에 대해서 답하던 그녀는 광부의 일격을 막으려다가 추가 피해까지 받으며 밀려났습니다. 아까 펼쳤던 아멜의 방어술식은 이미 그 시점에 없어졌었군요. 아마 지속 시간이 길지 않은 모양입니다.
"연동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기생? 종속? 어느 쪽이든 유쾌하진 않을 것 같네요. 아, 여러분과 상대하는 저희의 입장에서요."
말을 이어가며 나는 곧장 몸을 높게 뛰었다. 예전이었으면 불가했을 행동, 하지만 경지가 올랐고, '약간'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 도움이란 거센 폭풍이며, 내게는 말의 형상을 하고 다가온다. 바람에 올라타 아예 페가서스의 등 뒤에 오른 뒤 채찍을 회피하였다. 동시에 거센 바람은 사슬에 맞서 그 위력을 거세게 줄일 것이다.
이어 함께, 심연의 깃펜을 움직였다. 허공에 적히는 오래된 문자, 아는 자 드문 루펠란의 언어가 형태를 갖추었다.
'쇠로 이루어진 뱀은 하얀 천마와 달리는 바람을 마주하였다. 결국 공포에 질린 그것은, 땅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가벼운 저주와 같은 문자. 아마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나 저 사슬을 잠시 방해하는 용도로는 훌륭히 쓰이기 바란다.
그 말을 한 뒤 나는 요정의 날개를 꺼냈다. 인간은 잠시 휴업, 지금부터는 요정의 시간이므로. 난간을 밟고 날아올라 하늘을 비행하였다. 혹시 모르니 돌핀은 그 곳에 남겨두었는데, 많이 울고있는 아이를 잘 지켜주기 바란다. 요정의 날개는 고속비행을 카능케 한다. 자유롭고 재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나는, 아기 거미들이 알린 곳으로 날아갔다.
그녀는 앞으로 나서는 록시아를 보며 씩 웃으면서 자신도 한 발자국 나섰고. 방해되는 병아리들을 적당히 띄워서 밑으로 보내면서 록시아가 자신을 묶으려 하는걸 알 수 없는 힘으로 끊어냈습니다.
록시아도 슬슬 익숙해졌기에, 지금 유라가 두르고 있는 힘이 신격이란걸 눈치챌 수 있었죠.
"딱히 그 괴물을 만들기 전에도 그랬고, 이후에도 그랬지. 왜일거 같아?"
그녀는 이어 붉은 마력을 방출하며 사방을 무작위롤 쓸어버렸습니다.
<속박 무시> 유라 L 루톤 / HP: 252,799
┴┬┴┬┴┬┴┬┴┴┬┴┬┴┬┴┬┴┬┴┬┴┬┴┬┴┴┬┴┬┴┬┴┬ 렌지아는 파트리샤를 플루에게 맡겨두고, 아기 거미들이 말한 장소로 날아갔습니다. 그곳은 바로 아래층이었는데, 거기에는 검은 사슬같은것이 공간의 비틀림 사이로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분명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장소인데. 아마도 뭔가 다른 수작으로 뒤늦게 공간이 비틀리게 만든거겠죠.
┴┬┴┬┴┬┴┬┴┴┬┴┬┴┬┴┬┴┬┴┬┴┬┴┬┴┴┬┴┬┴┬┴┬ 안데르센이 일으킨 폭풍이 두 사람을 방해했고, 살을 애는 바람에 아멜의 영창이 방해받고 있었습니다.
"아야야 눈 따가워."
케이론은 그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말하며 눈을 뜨기 힘든 상황을 즐기고 있었지만. 그로 인해 우성이 쇼콜라를 사슬에 던진거나, 아멜에게 다가가는것을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
아멜은 재빨리 방어술식을 만들기는 했지만 비혼살은 그 방어술식에 반응하며 그대로 베어내 경계의 혼참을 제대로 명중시키게 만들었습니다. 아멜의 상처는 곧바로 회복되긴 했지만 큰 피해일겁니다. 그러는 사이 케이론은 되는대로 바닥의 잔해를 띄워서 당신들에게 날려보내 최소한의 견제라도 하려 했습니다.
케이론 / HP: 111,779 아멜 / HP: 76,005
┴┬┴┬┴┬┴┬┴┴┬┴┬┴┬┴┬┴┬┴┬┴┬┴┬┴┴┬┴┬┴┬┴┬
섬광과도 같이 공격을 피한 제나는 광범위하게 푸른 불길을 일으켜 주변까지 통째로 얼려버리려 했습니다. 마침 바닥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는지 남자는 그대로 얼어붙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허나 전에도 그랬지만, 공격당하고 있을때도 초점이 없는 눈은 소름끼치기만 합니다. 그는 간신히 움직이는 손을 뻗어 당신에게 늘어가는 원숭이 팔 같은 검은 마력을 뽑아 건드리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