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서류의 상단에는 파란색 머리카락을 하고 있고, 백안을 하고 있는 어린 남자아이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서류의 날짜는 15년 전. 그러니까 인첨공이 막 만들어졌을 무렵에 작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 - 박찬유
나이 - 4세
사용하는 초능력 -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 이 소년은 불을 만들기도 하고, 물을 만들기도 하고, 전기를 쏘기도 하며, 날아다니기도 한다. 또한 강한 괴력을 내기도 하고, 음파를 쏠 수도 있다. 또한 스스로 치료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능력의 이름을 '오리지널'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이 아이가 사용하는 초능력을 계통별로 나눠서 대분류로 묶을 예정이다.
위험성 -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렇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초능력 기술개발을 위해서 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초능력의 정도를 강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나이를 먹고 성장함에 따라 점점 이 초능력은 강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특이사항 - 이 아이는 뇌가 다른 아이들과 구조가 조금 다르다. 구체적으로는 대뇌의 특정 부위가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큰 편이다. 그리고 일부 고아로 뇌에 자극을 줘서 해당 부분을 키운 결과 그 아이들도 미약하게나마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허나 '오리지널'에 비하면 너무나 미약한 수준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차후 이 실험체는 코드네임으로 부를 예정이며, 코드네임은 '유니온'으로 정한다.
달콤한 것을 좋아하며, 매우 상냥하고 남을 잘 돕는 아이이다. 또한 마음이 상당히 약하다. 그럼에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전, 한 고아에게 실험을 하던 도중, 고아가 울자 유니온은 전기를 쏴서 그만두라고 크게 소리를 쳤다. 몸을 벌벌 떨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연구원에게 덤벼든 것이다.
[수중 전함 포세이돈은 내가 기밀리에 설계한 수중 잠수 전함이다. 이 안에는 사람이 2천명 정도 탑승할 수 있으며, 차량도 몇백대는 실을 수 있다. 이 전함의 가장 큰 특징은 내가 만든 '초능력 차단 결계'를 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능력으로는 이 전함 자체에 타격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내 아들 '유니온'의 기술력을 응용해서 만들었다. 단 어디까지나 초능력에 의한 부수물을 막아내는 것이지. 물리적 타격은 막아낼 수 없다.
이 전함은 태양 에너지나 석유 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를 빔의 형태로 발사할 수 있는 공격 기능이 있다. 따라서 어지간한 병기는 이 수중 전함 포세이돈을 막아낼 수 없다.
입구로 들어가면 나오는 거대한 홀이자 복도에서 향할 수 있는 4개의 방에 각각 파워 제어 장치를 배치한다. 단 4개를 한번에 부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수복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수중 전함 포세이돈은 컴퓨터 AI가 조종한다. AI룸에 들어가기 위해선, 카드키를 사용해서 들어가야하며 이 이외의 방법으로... 이를테면 문을 박살내고 들어갈 경우, 방어 시스템이 작동해서 그 즉시 침입자를 벌집으로 만들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주의해야만 한다.
만약 파워 제어 장치 4개가 동시에 파괴될 경우, AI가 직접 수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연산장치와 파워장치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AI룸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게 된다.
이 수중 전함 포세이돈을 만든 이유는 2대 대표이사가 허튼 수작을 부리거나 할 때, 그것을 막아내고 견제하기 위함이다. 아직 그 작자는 알아채지 못했으며, 내가 믿을 수 있는 나의 오른팔에게 이것을 맡기려고 한다.]
서류 하단에는 설계도와 완성도의 사진이 붙어있었습니다. 아마 서연이 봤다면, 이것이 그때 자신이 바다에서 읽어낸 적이 있는 그 수중 전함임을 알아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 아들 찬유의 뒤를 이어 찬유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지닌 아이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다른 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허나 찬유와는 다르게 이들은 한가지 초능력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인첨공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내 아들 찬유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가진 '순수한 초능력자'를 양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부는 이들의 데이터를 보고서 이들이야말로 자신들이 바라던 '순수한 초능력자'에 가까운 초능력자라고 규정했다.
어떻게 이들이 탄생하게 되었는진 아직 알 수 없다. 그저 운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원이 있는 것인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에겐 모두 '반드시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가지 불안한 점이 있다면, 내 뒤를 이어 제 2대 대표이사가 된 이가 실험을 하려고 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반드시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만들어진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인첨공에서 퍼스트클래스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타깃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 나는 반대 의견을 내세웠고 앞으로도 내세울 생각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궁금하긴 하지만... 요즘 12살이 된 찬유가 나에게 묻고 있다. 그 아저씨는 왜 자꾸 못된 생각만 하고 나쁜 짓만 하는 거예요? 라고... 그 작자는 내 아들이 봐도 심각할 정도로 폭주하고 있다. 따라서... 어떻게든 막아낼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막아낼 수 없다면... 그땐 어쩌면 좋을까.
물론 순수한 초능력자가 탄생하는 것은 찬유에게도 좋고, 나에게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순수한 초능력자. 즉 '퍼스트클래스'라고 규정된 이들을 만드는 실험을 하는 것은 절대로 옳은 일이 아닐 것이다.
그와는 별개로 그 작자의 측근 연구원 중에서는 '퍼스트클래스'가 아닌 이들을 '실패작'이라고 부르는 이가 있다. 이 또한 조만간에 말해서 하지 말도록 해야 할 것 같다.]
>>37 현철주 음... 퍼스트클래스는 박찬유 포함 인첨공에서 가장 강력한 초능력자 7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이거 보니까 박찬유는 모든 분야의 능력을 다 쓸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특화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박형오의 뒤를 이은 2대 대표이사가 퍼스트클래스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다... 같아요.
'반드시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만들어진 아이는 MPC이자 저지먼트 부장님이자 퍼스트클래스 중 1명인 은우 얘긴가 싶기도? 아닌 거 같기도??
[최근 연구를 하면서 알아낸 것이 있다. 초능력이 개화해도, 사실상 '레벨'의 기준이 되는 강함의 척도. '계수'가 오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상 이게 정상이다.
허나 일부 학생들 중에서는 뇌가 조금 더 발전해서 계수가 조금씩 더 오르는 이들이 있고, 많이 오르는 이도 있다. 그리고 나는 최근, '강한 능력자'가 능력을 사용할 때 사용되는 이해와 믿음의 영역. 즉 '퍼스널리티'가 다른 능력자에게 아주 조금씩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퍼스널리티가 서로 공명해서 점차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퍼스트클래스의 퍼스널리티의 영향력을 최대화 할 수 있다면, 다른 능력자들의 성장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실제로 그 영향을 낼 확률은 매우 드물며, 설사 영향을 준다고 해도 많은 능력 사용이 있어야 하며, 가까운 곳에서 자주 봐야 가능한 정도이다. 그나마도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이 다수다. 또한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영향을 주는 정도일 뿐, 실질적인 발전은 능력자가 스스로 노력을 해야만 한다.
다만 2대 대표이사는 아무래도 이 부분에 집중해서 '전파'를 연구하는 것 같다. 대체 뭘 하려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딱히 막지는 않을 생각이다.
-아빠. 왜 나는 불을 쏘고 물도 만들 수 있는데, 다른 애들은 왜 못해? -다른 이들이 다 날 괴물이래. 친구 안해준대. -아빠. 난 정말로 괴물이야?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들은 초능력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대단하게 바라보며 주목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있어서는 그저 무섭고 '괴물'의 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찬유와 친구가 되려고 한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사실 찬유가 성장해도 과연 대다수의 아이들이 내 아들과 친구가 되어줄지, 친하게 지내줄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찬유는 많이 외로워했다. 고작 3살밖에 안되는 이가 친구가 없어서 많이 외로워하고 있었다.
그 아이는 자신과 똑같은 힘을 가진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아이 대신, 자신과 똑같은 힘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테니까. 자신을 '괴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친구'로 생각해주는 이가 있길 얼마나 바라겠는가.
그렇기에 나는 인천 첨단 공업 프로젝트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어쩌면 많은 희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정말로 '초능력'을 연구해서 '초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다면 내 아들과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이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물론 절대로 이건 윤리적이지 않다. 하지만 4살인 지금까지도 방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면서 장난감을 만들어서 놀고 있는 찬유를 바라보면...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
>>70을 보면 아들을 새장에 가두는 데 찬성한 아빠가 아들 친구 만들어 주려고 다른 사람들도 끌어들였다는 의미가 되는 거 같은데;;;; 그러고서 다음 대표이사가 자기 뜻과 다른 정책을 펼쳐 나갈 경우엔 조지라고 자기 측근에게 잠수함도 제공했고... 정병 월든데요 (호달달)
[내가 '의식불명'을 가장하고 모습을 감추고 꽤 여러 시간이 흘렀다. 결국 그 작자는 '비극'을 만들었고 그 비극의 주인공은 자신의 동생과 함께 인첨공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제 3학구장은 진실을 알지 못했고, 아마 대다수가 그 진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차마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어디 그 뿐인가? 위크니스라는 말도 안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결정되었고, 그로 인해서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 내 아들 역시 위크니스를 정해야만 했고, 나는 거기에 당당하게 지원했다. 적어도 내가 지원하게 되면서 누구 하나는 살 수 있었을테니까. 하지만... 그걸 뛰어넘어서 내 아들의 친척이기도 한 은별이는 아직도 감정을 잃고, 명령에 따르는 기계 신세가 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부에게 모든 것을 숨기고 '병기'를 만드는 지옥이 되어버린 인첨공에 더 이상 희망과 미래가 있는 것일까.
찬유는 언제부턴가 아무 것도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 아이를 위해서 시작한 내 욕심이 이런 비극을 만들어버린 것일까. 모르겠다. 도저히 모르겠다.
그렇기에 나는 조만간에 인첨공을 지워버릴 생각이다.
내가 시작해서 만든 것이니, 그 끝은 내가 처리할 것이다. 아마도 많은 이가 희생될 것이고, 많은 원망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나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겠다.
어쩌면 우리들은... 아니. 대한민국에서 초능력자는 없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나는 AI를 개발할 것이다. 하지만 AI는 학습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그 성향을 잃고, 목적을 잃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 제어장치'가 될 생각이다. 나의 일부를 사용해서 그 AI를 제어하고 그 AI를 통제하며 목표를 작성하고 목표를 잃지 않게 나아가게 할 생각이다.
>>92 아들의 초능력을 연구하기 위해 아들을 인첨공에 가뒀다가, 아들의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들어올 수는 있되 나갈 수는 없는 도시를 만들었고, 근데 그 도시의 정책이 본인의 뜻과 어긋나니까 도시를 박살내 버리자며 리버티를 밀어 주고 있고...... 자기 아들 빼고는 모두 장기말로 삼은 거 같은 느낌이네요.
나 기술개발부장 좀 멀쩡한 놈일 줄 알았는데 어떤 의미로는 2대보다 더 빡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 아들 하나 때문에 이 많은 애들의 인생을 조지고 조지고 조지기만 하고있음 그나마 이 팍팍한 사회에 겨우 적응해서 삶의 이유 좀 찾아볼랬는데 이제 또 겨우 뿌리내린 땅을 쳐부수겠대 이기주의 끝판왕
서류의 내용과 컴퓨터 내용을 확인한 은우와 세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그 둘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대체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일까요. 특히 은우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파들파들 떨고 있었습니다. 마치 숨이 턱 막히기라도 했는지 이내 크게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고 세은은 눈을 꽉 감았습니다. 아마 작게 '엄마','아빠'라고 하는 목소리도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한편 문이 열렸고 그 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거기엔 투명한 막으로 막혀있는 '사람이 들어간 캡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에 누가 들어있는진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 캡슐에는 여러 개의 케이블이 근처에 있는 컴퓨테 달려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컴퓨터는 꺼진 상태였습니다. 대체 저건 무엇인걸까요?
그리고 그 옆에는 은우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파란머리 남자아이가 앉아있었습니다. 백안을 가진 그 남자아이는 싱긋 웃었습니다.
"아저씨에게 허가를 받고 바로 여기로 왔네. 역시 저지먼트야. 하하하!"
그 목소리. 크리에이터와 싸웠을 당시에 있었던 이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목소리입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렇게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 아. 지금 만나는 것도 아닌가.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능력으로 만들어낸 가상체니까 말이야. 뭐, 가상체라고 해도 생각도 능력도 성격도 다 똑같으니까... 또 다른 나라고 해도 되나? 어차피 목적을 달성하면 사라지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반가워. 퍼스트클래스 제 1위. 유니온이라고 해."
이어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문 내부에는 못 들어오게 하려는 듯, 살며시 가리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일단 너희들에겐 사과를 하고 싶어. 보아하니 읽은 것은 다 읽은 것 같은데... 내 욕심으로 인해서 희생된 점 정말로 미안해. 어떻게 사죄를 하면 좋을까. ...그리고 나로 인해서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은 것도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새장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 마잗고 생각하는데.."
"너희는 역시 반대하려나?"
/https://picrew.me/share?cd=S76o3hMJ8O
11시 30분까지! 유니온과의 이야기는 내일 이어질 예정입니다! 지금은 그냥 유니온을 바라보고 하고 싶은 불평불만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토해내주세요! 다른 행동을 취해도 괜찮아요!
솔직히 말하자면... 챕터1의 스토리의 주제는 '블랙 크로우를 막아서 제 3학구를 해방하는 것'이었고, 챕터2의 스토리의 주제는 '그림자와 크리에이터를 막고 제 4학구를 구하는 것'이었고 챕터3의 스토리의 주제는 '리버티와의 대립'이 스토리이고 서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챕터1도 챕터2도 은우와 세은이는 진짜 뭐 한 것이 없을 정도였고 이야기의 흐름 주도와 해결은 캐릭터들이 했어요. 챕터3로 지금 나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인첨공이라는 배경의 시작은 이랬고, 사실 흑막은 얘였다를 표현한거지... 스토리에서 '유니온의 친구가 되어주자', '유니온의 억울함을 풀어주자', '은우와 세은이를 도와주자'라는 느낌은 아니랍니다.
하다 못해 코드를 얻는 것도 제가 먼저 꺼낸 것도 아니고 시트캐들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고 은우와 세은이는 반대했었어요. 위험하다고요.
스토리의 빌런이자 흑막이기도 한 유니온이 그래도 중심이고 진주인공 같다...라고 한다면 제가 더 할 말은 없을 것 같네요.
모든 것을 다 봤을 때의 한양은 솔직히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었다. 단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결국은 애 하나를 위해 이렇게 인천을 통째로 개조하고.. 또..
" 애 하나로 수십 만명의 인생을 태워? "
이 부분에서 가장 어이가 없었겠지. 결국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 아들 친구 만드려고 많은 아이들의 인생을 바꿔버렸으니깐. 그런데 2대 이사가 오니깐 잘못됐다 싶어서 제로가 되어서 이제는 인첨공을 부숴버리겠다고?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 뭐야? 너 왜 거기서 나와. "
아, 진짜 유니온은 아닌데 진짜 유니온이구나. 젠장.. 그냥 홀로그램으로 여기까지 통신이 닿았다고 생각해야겠어. 이 녀석은 여기까지 왜 온 거지? 습격? 아니야.. 녀석은.. 일단 악의는 없어보여. 그런데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 찬유야, 박찬유야. "
" 너가 지금 하는 말이나 너의 기록을 봤을 때.. 너는 근본적으로 좋은 녀석이거든? 그런데 방향은 조금 틀어져 있다고 생각해. "
서한양은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한다.
" 인첨공을 완전히 없애서..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하려고? 그냥 희생되는 거야? 그거는 사죄하는 방법이 아니야. 지금 이렇게 피해를 당해버렸다면.. 인첨공을 더 좋게 정비하는 방법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 "
" 그래. 이렇게 들어온 것부터가 비극이겠지. 너가 이 인첨공을 파괴하려는 것도 후대의 비극을 끊어내기 위함일 거야. 하지만..후우...씁... 지금 사람들도 살기는 살아야 되지 않겠냐? 안 그래도 피해자인데 또 희생을 하라고? "
" 찬유야. 내가 장담하는데, 파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야. 너도 알잖아. 너까지 파괴하는 행위라는 걸. 너도 피해자인데 왜 자해를 하냐는 거야. 너가 초능력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잖아. 너가 친구를 갖고 싶다고 해서 인첨공을 만든 것도 너의 선택이 아니잖아. 결국 너도 피해자잖아. 왜 새장을 파괴해서 손을 더럽히는 역할을 너가 하냐고. "
" 결국 너도 우리들과 같은 피해자면서, 너 아무 잘못도 없어. 그러니깐 우리 같이 인첨공을 파괴하지 말고, 손을 잡아서 고인 물들만 빠르게 갈은 다음에 같이 인첨공의 밝은 미래를 만들자. 이것도 비극을 끊어내는 방법이니깐. "
주변에 퍼진 서류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정확히는 모든 것의 진실이었다. 이 도시의 과거와 구성과 기반과 그리고...
그리고...
이 불합리와 부조리로만 이루어진 듯한 구원과 행복조차 진흙투성이인 아름다운 벨에포크의 도시, 인천 첨단 공업단지의 그 뒷 얘기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누른 패스워드가 제대로 작동했음에도 아무런 감흥이 들지 않았다. 담담하게 고개를 돌려 열린 문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이것저것 장치가 있고 뭔가 있었다. 역시나 무심코 들어가려 했으나 누군가 막아섰다. 파란 머리에 은빛 눈을 한 누군가가...
"......"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했다. 사죄하고 싶다고,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네가, 어떻게 그 말을, 입에,
"...담아."
내뱉는 숨이 차게 식었다. 분노도 울화도 아닌, 단순한 오한으로 온 몸이 덜덜 떨렸다. 유니온의 잔상체를 향해 들어올리는 손 또한 떨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유니온을 잡을 듯이, 그러나 허공에 멈춰 서선 다만 눈을 크게 뜬 채, 새된 목소리가 이어졌다.
"네, 가... 네가 왜 사과를 해, 어떻게 미안하다 할 수 있어? 너 때문에, 너와 네 아비의 욕심 때문에, 몇 명의 사람들이 고통 받고 괴로워하고 아파하고 지금도! 지금도 이렇게 미쳐버릴 것 같은데! 그걸, 그걸 전부 없던 일로 만들어서, 사죄하겠다고...? 그게, 그걸로, 그럼 지금까지는, 여태 내가, 네가, 우리가, 해왔던 것들은 전부...?"
심상을 요동치던 노이즈가 한 가닥 묵음으로 바뀌었다. 언제부터 흐르기 시작한 건지 모를 눈물이 턱이며 바닥이며 뚝뚝 떨어졌다. 주춤, 뒤로 물러서려던 걸음은 스스로 꼬여 그대로 바닥에 몸을 주저앉혔다.
"...하하, 하하, 흐, 아하하! 하하하하하!..."
생각을, 사고를 포기한 자아는 고장나는 것이 순리였다. 눈물로 얼굴을 칠하면서도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돌연,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앞으로 푹 수그렸다. 자연히 작아진 웃음소리는 희미한 오열로 바뀌어 있었다.
모두가 확인한 정보를 조합할수록 머리가 아파 왔다. 그니까 박찬유의 아버지 박형오가 박찬유 같은 초능력자를 양성하기 위해 박찬유를 가두고 실험하다가, 박찬유가 친구를 필요로 하니까 실험 공간에 둘 사람을 모집해서 조성한 공간이 인첨공이라는 거지? 인첨공의 모든 것이 박찬유를 위한 것이었다? 반면에 2대 대표이사는 박형오와 달리 초능력자를 전쟁병기로 만들길 바래서(지금도 자기네 말을 잘 듣는 동시에 전투력은 퍼클 수준인 제로 시리즈까지 만들었고) 몇몇 사람들에게 강해져야만 한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부장과 세은이의 부모님을 살해...했고? 만약 그렇다면 수박씨의 연구원이 수박씨 눈을 지져 버렸던 것도 어쩌면 그 의도일지도 모르겠는데?? 부장은 충격이 컸는지 구역질을 하고, 세은이는 차마 눈도 뜨지 못한 채 서글프게 운다. 수박...... 저도 모르게 부장과 세은이에게 다가가는 서연이었다. 같은 저지먼트 소속일 뿐, 친분은 없다시피 하니 주제넘은 짓이겠지만, 저 모습을 두고 보지는 못하겠다. 하여 서연은 한 손으로는 부장의 등을, 다른 한 손으로는 세은이의 등을 토닥이고자 했다.
" 부장, 토하세요. 차라리 토하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
" 세은아 미안. 등만 좀 두드릴게... "
그렇게 움직이고는 있지만 속이 메슥거리긴 마찬가지다. 그니까 박형오는 2대 대표이사가 자기 뜻과 어긋나니까, 자기 뜻대로 안 돌아가는 인첨공은 없어져야 한다며 자기 측근에게 잠수함을 맡기고, 자기가 만들어낸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를 대량 생산하게 한 뒤에, 뱅크 연구소를 공격해서 인첨공을 완전히 끝장내려는 중인 거야? 인첨공에 온 모두가 이 박형오라는 사람의 변덕에 놀아나는 신세였던 셈이네??? 허무하다.
기운이 쭉 빠지는데,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어떻게 했는지 문이 열려 있고, 그 안쪽에 머리칼이 파란 소년이 있다. 누구지? 다가가는 사이 소년이 자기 소개를 했다. 유니온. 박형오의 아들이자 이 인첨공의 주인공. 아니, V.I.P.라고 해야 할까?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찬 거 같으면서도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것도 같다. 이 상황은 대체 무슨 상황일까.
그러다 '새장', 즉 인첨공을 완전히 없애 버리고 싶다는 발언에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그건 여기 사는 사람들을 해치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의미일까? 만약 그런 거라면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알고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인첨공엔 능력자만 사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끌려온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사람까지 다 죽인다고? 당신들의 바람은 그럴지 몰라도, 내 바람은 그렇지 않다. 인간인 이상 자기 삶을 바꾸어 나갈 기회 혹은 바꾸어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을 기회를 아예 박탈당해선 안 된다!!! 하여 유니온에게 질문을 던졌다.
가관이군. 태오는 짤막한 감상을 마쳤다. 수많은 진실이 드러났지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지난 일이다.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고 시간을 돌릴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한 번 엎지르면 돌아올 수 없다. 갚는다 쳐도 새로운 것을 낳고 끝없이 순환한다. 어차피 인첨공이 없어져도 다른 곳에서 새로이 생겨날 것이다. 공들여 세운 것을 무너뜨리고 잔해가 없어진들 인간은 끝없는 욕망으로 같은 길을 걸으니, 그 사실을 필사적으로 외면하는 자의 발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갖은 수모와 인생사의 굴곡으로 인해 감정이라곤 잿더미가 되어버린 감정은 이 모든 일을 그저 지난 일로 치부하고 있었다. 외면하면 모든 것이 편해지는 것을 알기에.
어차피 인간은 다 그렇지. 한낱 무상한 인생에 봄날 한 번 보겠다고 온 사력을 다해 이리 불태웠다 허망히 흩어지지. 이곳에 있는 것 그곳에도 있음 모르고 어떻게든 발버둥치지. 태오는 유니온을 마주하며 눈을 반개했다. 미안하다, 라. 어차피 지난 일인데. 누가 몇 명이 죽고 지금 얼마나 고통받든 알 게 뭔가. 친구 놀음을 위해 끌려왔다 한들 그게 뭐가 문젠가, 그 친구도 결국 수단에 불과하고 부수고자 하니 앞으로 만들 일이 더 문제겠지.
"재밌는 게 보고 싶었다더니 이것도 퍽 재밌겠어……."
태오는 담배 태우던 자신이 무엇이 그리도 신기했는지 선하게 웃던 태영이와 자신의 품에서 울던 어머니, 곧 있으면 자신만큼 키가 크겠다며 등을 팡팡 두드려주던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어쩌면 할아버지는 그 친구인지 뭔지를 알고 자신을 보낸 건지, 아니면 다른 기업을 위해 자신을 이곳에 팔아넘긴 건지. 나는 그저 친구가 되어주고자 온 것인가. 나쁘지 않다. 나 또한 친구를 몹시도 바란 적이 있으니.
"아가. 우화야."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무너져선 오열하는 혜우의 지척에 다가가 옹송그려 앉고는 괜찮다는 듯 머리를 한 번 쓸어주고 뒤에서 눈 가려주듯 안고자 하며 천천히 다독였다. "무엇이 그리 서러워." 하고 친절하게도 달래주고는 고개를 올려 유니온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친구야……. 재밌던가요."
그러면 다행이지. 이렇게 여럿 농락하는데 재미라도 없었어 봐. 태오는 그리 생각하며 혜우를 달래기만 할 뿐이었다. 사념체인지, 아니면 본인인데 사념이라 주장하는건지 모를 것의 속내도 들을 수 있나. 심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면서.
"제 아들에게 평생 오지 않을 봄 한 번 보자고…… 발악하고도 뻔뻔하게 구는 네 아비 꼴이 나는 몹시도 재밌던데."
단언컨대, 슈퍼 컴퓨터에도 이만큼의 정보를 한꺼번에 때려넣으면 오류가 날 것이다. 리라는 각자의 손에서 읽힌 서류들과 모니터에 떠오른 정보를 읽고, 읽고, 또 읽는다. 쓰나미처럼 밀려온 정보가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건 절대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덕분에 그는 한동안 동상처럼 굳은 채 제자리에 박혀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문이 열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까지 머릿속은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 그저 해석을 미처 마치지 못한 활자 덩어리들만이 뇌리에 눌어붙어 신경을 자극하고 또 자극한다. 작은 압정들이 머릿속에 드글드글 달라붙어 뇌를 찌르는 것만 같았다.
"여길 없애면 누구한테 좋은데?"
제 것이 아닌 듯한 목소리가 혀끝에서 튕겼다. 리라는 박찬유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목도리 끝을 꽉 쥐었다.
"너한테나 좋겠지. 너와, 네 아버지한테나 좋겠지! 지금 장난해? 그딴 식으로 죄책감에서 도피하겠다고? 웃기지 마! 너희들이 쌓아올린 벽돌이잖아!"
숨이 막히는 것 같다. 불가항력으로 눈부터 뺨, 이윽고 온 얼굴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어쩐지 그 감촉마저도 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너희들의 욕심과 이기심이 일궈낸 이 척박한 땅에서 아등바등 발버둥치고 어떻게든 뿌리 내려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데, 그런 노력들을 한순간에 없던 걸로 만들겠다고? 이들의 과거를 돌이킬 수 없이 망친 것도 모자라 앞으로 있어야 할 미래마저 지워버리겠다고? 대체 누구 맘대로! 너희가, 네가 무슨 권리로!"
붉은 눈동자가 한순간 일렁인다.
"저질렀으면 감당해! 죄책감이 들면 짊어지고 가! 미안하다는 얄팍한 말로, 시작이 잘못되었으니 전부 부숴버리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으로 회피하지 말란 말이야! 너희에겐 그냥 실패한 프로젝트 하나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미우나 고우나 삶의 터전이라고!"
서연이 은우와 세은의 등을 토닥였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지금은 혼자 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둘 다 괜찮다고 하지만, 일단 당장 진정되지는 않는 것이 분명했기에 더더욱 말입니다.
이어지는 자신을 향한 적대적인 말들. 그 말을 들으면서 유니온은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 내 아버지와 내 욕심으로 인해서 수많은 이들이 여기에 오게 되었고 그만큼 피해를 입었어. 그 사실을 부정하진 않을 거야. 확실히 이제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가 있고, 나도 파괴보다는 개혁이 더 좋다고 생각해. 내 아버지의 모습은...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고 천하의 몹쓸 존재지. 이건 인정할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다는 듯이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저지먼트 멤버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만약 조금 더 빨리 이런 말들을 들었으면... 너희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였을테고, 이것저거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래. 책임도 지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내 아버지는 그것을 원하지 않고, 난 아버지의 아들이야. ...어찌되었건 이 모든 것을 나를 위해서 시작한 분이고...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아버지야. 지금은... 그저 생명유지장치에서 목숨만 유지되어서, 의식은 없고... 아마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베리어를 쳐서 아무도 건들지 못하게 해뒀지만...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
이어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캡슐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물론 난 시간을 돌릴 수 있고, 죽은 이를 살릴 수 있고, 몸을 원상태로 돌릴 수도 있어. 괴물같지? 언제부턴진 모르겠지만, 항상 나는 괴물 같다는 소리만 들었거든. 지금도 말이야. 저지먼트가 없었으면 누구에게 사과라? 글쎄. 언젠가 찾아올 최후의 날에... 공개사과방송이라도 해야하나?"
잠시 팔짱을 끼면서 생각을 하던 그는 조용히 어깨를 으쓱하더니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사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희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따라줄 순 없기 때문'이야. ...너희들을 부정하는 소리가 되겠지만... '순수한 초능력자'와 '그 초능력자의 파편'은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돼. ...그러니까... 모든 것을 멸할거야. 물론 우리 모두 살 가치가 있지만... 가져서는 안되는 보석이 있으면 욕심을 내는 이가 나오고, 그 때문에 많은 피가 나올 수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멸할 수밖에 없잖아?"
나도. 너희도. 인첨공도.
초능력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부 다.
"그것이 내 아버지의 뜻이고, 나 역시 결국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리버티는 그 계획을 수행해주고 있어.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 애들도 결국 모든 것을 알진 못한다는 사실이려나."
>>194 리라주 >>너희에겐 그냥 실패한 프로젝트 하나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미우나 고우나 삶의 터전이라고!<< >>너희에겐 그냥 실패한 프로젝트 하나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미우나 고우나 삶의 터전이라고!<< >>너희에겐 그냥 실패한 프로젝트 하나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미우나 고우나 삶의 터전이라고!<< 맞아 맞아!!!! (그나저나 리라 어째요;;;;; 충격이 가실 날이 없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22 고마워!!>< 새봄이도 나도 그게 제일 의아했지 뭐야 히히 그건 그렇고, >>187의 서연이도 정말 멋있었어!! 이전에 상담받을 때 센터장님과의 논쟁을 통해 가지게 된 생각이, 강한 신념으로 이번에 발현된 것 같아서 리터럴리 전율했지 뭐야!! 서연이는 어떤 감정을 느끼면, 그에 매몰되는 대신, 생각하고 고민해서, 그 결론을 통해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구나, 하고 감탄했어 히히><
>>225 철형 역시 칵코이......nnnnnnnnnnn 새봄: 그래야 동서고금 우주제일 로맨티스트죠!(기립박수)
>>246 새봄이는 그렇게 안 힘들어하고 있으니 사과 안 해도 돼~>< 새봄: 저보다 힘 센 사람들이 제가 싫어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 게 뭐 하루 이틀인가요 뭐 새봄: 그냥 죽을 각오하고 막을 수 있는데까지 막는 거말곤 다른 선택지도 없는데 새봄: 고민할 것도 없고, 고민할 게 없으면 괴로울 것도 없죠~ 이 정도 자세일거라서 히히
>>246 캡 어 어어 놀이잖아요 놀이!!! 스토리에 충격적이고 허탈한 요소 들어갔다고 가책까지 느끼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스토리 짜고 진행하시느라 늘 고생이 많으세요...
>>247 새봄주 그러게요!! 상대 의견을 듣고 자기 의견을 수정해 갈 거면 모르겠는데 어차피 자기 원하는 대로 할 거면서 왜 물어 묻긴... 어 그래라 라는 답이라도 바라나;;;; (그런 거라면 초능력은 개쩔지 몰라도 머리는 대단히 나쁘다고 밖에 못 하겠어요!!! ) 근데, 와 와 우와아아아아 ∑@ㅁ@ 시간 빠듯해서 날림으로 우겨넣은 부분이었는데 멋들어지게 해석해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오오오오!!!!!! >< (붕붕방방)
>>249 철현주 앗앗 ∑@ㅁ@ 부장님과 세은이가 원하지 않는 개입이었던 거 같아서 괜히 오지랖 부렸다고 생각했는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 (제리인사)
>>251 히히 고마워~>< 유니온 대사 보는 데 딱 보자마자 그 생각부터 들더라구ㅋㅋㅋ 얘는 왜 이런 말들을 할까? 하고 ㅋㅋㅋ >>247 그나저나 >>225도 그렇고 >>179도 자랑스러워할만한 멋진 대사들이었어! >>225는 서연이를 사랑하는 철현이가 마음을 울렸다면, >>179는 철현이라는 사람이 막강한 무력을 가지고 자기 좋을 대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휘질러놓겠다는 무책임한 작자에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보이고, 그게 엄청 멋있지 뭐야. 분노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네가 무슨 권리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느냐고, 그걸 책임지고 아예 없던 일로 만들수나 있냐고 하는거! 정말 멋졌어><
>>252 철현주 situplay>1597048150>225의 대사요? 제 머리부터 익어 버려서 상상이 잘 안 되는데..........///////////////// 선배 마음이 고스란히 묵직하게 와닿는 발언이라 만감이 교차하는 통해 말 못 하고 울어 버리지 않을까요? ^^;;;;;;;;;;;;;;;;;
>>265 새봄이 대사도 위에서 언급했지만 정말 멋졌어! 처음에는 그저 유니온의 강력함에 절망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냥 마음 편하려고 하는 소리야?'라고 따지는 게 진짜 유니온의 생각을 관통하는 것 같았어! 일상에서는 쾌활하고 능글 맞지만 분노할 땐 냉철하면서도 격렬한 게 잘 보여!! 정말로 새봄이 답게 멋졌어!!!!
>>261 그니까 그니까!! 그럴거면 오맨들 박사처럼 조종이라도 해서 찬유야 너 말이 다 맞아 너 완전 쩌러 이딴 인첨공 날려버리자 이렇게 말하게 시키기라도 했으면 차라리 이해가 갔겠더라니깐>:3 그러고보니 초능력은 개쩐데 머리는 나쁘다면..... 우리 코뿔소들한테도 승산은 있을지도!!(다시 꿈과 희망 그득해짐 쓰다 보면 시간이 빠듯해지는 건 모두 그렇긴 하지만 그건 반전인걸!! 훈련레스에서부터 이어져온 이 기막힌 떡밥 회수에 완전 내가 다 짜릿하고 흥분됐잖아>< 새봄이가 태오같은 능력이 있었으면 역시 서형을 형이라고 따르길 잘했다고 생각할거야!>< >>267 아니 그나저나 서연주가 표현력이 부족하다니 그게 무슨소리요! 게다가 너무 감동할 땐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법이기도 하니까 히히
>>270 으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동이야... 고맙다구!!>< 이따금은 다들 진지할 때도 나사 하나 빼놓는 새봄이의 핵진지 모먼트를 알아줘서 찡했다... 새봄: 사실 마음 편하려고 하는 소리냐는 말은 본능적으로 나갔는데 새봄: 아무래도 그게 맞는 것 같아서 소름돋았어요 새봄: 지가 맘만 먹으면 죽일 수 있는 개체한테도 쪼는 치킨이네~(코웃음 새봄: 이 싸움 해볼만 하겠는데요?
>>252 >>260 새봄: (흐-뭇) 보기 좋으니까 이번 한번만 내가 한 말 안지킬래요~
>>271 >>275 >>277 >>280 철현주 서연 : 초능력은 개쎈데 머리는 수박이냐? 연애랑 사람 목숨이 밸런스 겜이 돼? 닥후야;;;; 대꾸는 저 정도일 텐데 서연이는 바깥 세상에서도 선배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까진 못할 거 같아요. 그래도 레벨 때문에 스스로를 비하하는 삶을 안 살 수 있을 테니 그거도 좋다고 받아들일 수는 있을 거고요. 그 점에서 서연인 로맨티스트까진 못 되네요 ^^;;;;;;;;;;;;;; 와 와 우와아아아아 ∑@ㅁ@ 그렇게까지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쥐구멍)(머리박) 감사해요오오오오!!! 쪽지 사건 때 반말 모먼트요? ㅎㅎㅎㅎ 당시엔 흑화 버튼 누를까 봐 정줄 붙든다고 엄청 진 뺐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보람이 있네요 /////////////////////////////////
>>273 >>279 새봄주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지력 스탯은 낮은 유니온??!! (◀ 그거 아님) 치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마나인 소리 하면서 자기 생각이 맞다고 만족하려는 속내 찔러 준 거 좋았어요 >< 어 어 어어어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이마 뽀뽀까진 했는데요 (동공지진)(먼눈)
>>287 하긴 정말 머리 좋았으면 하나마나 한 소리 하면서 찔려하고 있다는 티를 안 냈겠지 ㅋㅋㅋㅋㅋ 치킨도 치킨이고 지능스텟 낮은 것도 맞는 것 같애 역시 (끄덕끄덕) 고마워!!>< 서연이의 질문도 애매하게 새장을 부수네 마네 하면서 어물쩡하는 유니온한테 너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말하는 거냐는 묵직한 질문으로 다가와서 좋았어>< 치킨모드 걸린 거 봐서는 감이 안왔거나 와서 쫄았는데 안 그런 체 하는 거같지뭐야~><
>>288 새봄: 고3... 새봄: (철현을 본다) 새봄: (유니온을 본다) 새봄: ...초능력이 너무 강력하면 뇌발달이 덜 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294 >>295 철현주 (뜨끔!!!!!!!!!!!!!!!!!!!!!!!!!!!!!!) (이미 영혼이 나간 참치입니다;;;; ) 와 와 우와아아아아아 @ㅁ@ 당시엔 너무 나댔나 선 넘었나 고민했던 모먼트에 대해 이런 극찬을 받을 줄이야...............(얼음땡)(버엉) 감사해요!!!!!!!! (그랜절)(제리인사)(중요하니 두 번!)
>>299 >>300 새봄주 으엑? 어 어 어... 사실 그거 저나 서연이가 팩트 파악을 못해서 넣은 대사였어요;;;;;;;;;;;;;; 인첨공을 없앤다는 게, 바깥 세상과 경계 없이 왕래하게 한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고 그런 거면 서연이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겠어서요👀👀👀👀 아하하하 서연이 속내도 좀 응큼하긴 한데 제4의 벽 너머로 대놓고 얘길 들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부끄러워 죽겠습니다(털푸덕)
솔찌 유니온도 고민 많이 했을거 같음 시간을 되돌려 인첨공 건설 전으로 돌아가자니 그 당시 외로웠던 때가 싫었을 것도 같고 그런다고 대한민국에서 초능력 관련 실험이나 그런 걸 안 했을 리도 없고 그렇다고 여태 일어난 일들을 바로잡는대도 그게 과연 해결책일까 싶고 스스로가 저주스러웠을 거 같기도 함 멸살 목표에 순수한 초능력자까지 포함인 걸 보면...
>>305 헉 듣고보니 그런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사람이면 살생하는게 꺼려질 수밖에 없으니까 좀 평화적으로 인첨공을 통째로 없애는 게 아니라 시스템만 어케 해서 다른 곳과 똑같이 만들면 새장을 부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도 유니온이 그럴 의사가 없었다는 걸 확인한 점에서 유의미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읽어본 내용을 보면 응큼하다기보단 엄청 귀엽던걸><!! 그리고 서연주 반응은 역시 재밌어 ㅋㅋㅋㅋ 새봄: 응큼하단 말은 저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죠~!(자랑이다
>>307 사실 이거에 가깝지 히히;w; 무려 퍼클 1등인데 무력으로는 다같이 덤벼도 위험하긴 하니까ㅋㅋㅋ
>>313 NPC 머리가 나쁘다 같은 얘길 앵커 걸고 하면 밸런싱을 조절하고 싶어진다는 얘기지? 이해했어!!><
>>314 혜우주 아뇨 아뇨 별말씀을요!!! 전에 혜우주께서 조언해 주셨잖아요~~ 캐가 할 법한 행동을 하면 된다고요. 캐들 반응이 다 같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고, 혜우 상황상 버거운 게 당연하잖아요. 그 또한 혜우의 일면이니 혜우주까지 힘들어지시지만 않으면 관전 포인트 삼을 수 있어요!!!
>>321 새봄주 서연이가 그 질문을 안 했어도 유니온은 자기 의사를 명확히 밝혔을 거 같긴 한데, 말씀해 주신 대로 해석될 수 있는 질문이었어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어요 ^^ 헷헷~☆ 어 어 어..........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아아아아아 반응이 재밌다고 말씀해 주신 것도요(먼눈)(쥐구멍)(머리박) 그리고 서연이가 응큼하지 않다면 새봄이도 응큼하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비가 내릴 건지 아침부터 제비가 저공비행을 시작했다. 대기는 전기를 잔뜩 머금고 습기도 잔뜩 머금었는지 바람결이 묵직하다. 시원은 비가 올 것 같이 꾸물거리는 하늘을 바라보다 고개를 내렸다. 바깥의 하늘을 보여주던 천장은 어느새 다시 딱딱한 신소재 판넬로 변했고, 시원의 눈은 아쉽다는 듯한 감정이 비 대신 뚝뚝 쏟아질 것 같았다. 손에 잔뜩 묻어있던 형용하기 어려운 것들과는 대조적이었다. 태오는 고개를 가누지도 못하고 재갈을 아무렇게나 풀어주는 거친 손길에 이리저리 휘둘릴 뿐이었다.
"이제 필수 이수는 끝났고, 주기적으로 바즈라에 오는 시간은 2시간 씩이니까…… 대략 일주일인가. 으응, 아쉽네, 아쉬워. 조금 더 재밌게 놀 걸 그랬다."
태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원의 눈썹이 여덟 팔자를 그렸다.
"이시미야." "……." "이제 나와 함께 하자고 안 할게. 선택은 네 몫이니까. 하지만…… 그건 알아주라." "…." "내가 저번에도 말했지만, 네가 고분고분 말을 잘 들으면, 위험해질 일이 없잖아. 너 하나 때문에 파나케이아가 더 고통받지 않을 거라고." "……."
미리 떠놓은 물에 손을 담그자 새붉은 것이 파문이 일며 퍼져나갔다. 중간중간 살점 비슷한 것은 아래로 가라앉고, 태오는 숨을 씨근거렸다.
"그 아이는 너 때문에 끝없이 떨어지고 있어. 인첨공 때문이 아니야, 네가 엮여있어서 그래. 혼자 살았으면 그저 무너지는 걸로 끝나고 너도 그저 타인의 일로 치부하고 넘겼을 텐데. 너는 그것도 못 하고 개입해서 기어이 붙들고 끌고 올라가려 하잖니. 하지만 멍청하게도 네 존재 자체로 추락하고 네 탓에 영영 숨 끊어질 것은 몰랐나 봐." "……." "그렇지? 이시미야. 네 탓이지?" "……네." "옳지. 그래야지."
툭툭 한 방울씩 쏟아지던 비가 어느새 지면을 세차게 때렸다. 바깥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가 그렇게 끔찍할 수 없었다. 태오는 턱을 틀어쥐고 시선을 맞추며 이리저리 훑어보는 시원의 시선에 가만히 흐린 눈동자를 내리깔았다.
"그럼 마지막 인사를 해야겠다. 커리큘럼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했지?" "……연구원 님께 복종하는 것과 어떠한 결정에도 순응하는 것입니다." "네 존재와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는 뭐고?"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대체품이니…… 주체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앙칼지게 휘두르던 손톱을 뽑아버린 보람이 있네. 진작 이럴 걸 그랬다. 뭐, 다른 것도 손을 좀 많이 댔지만. 파나케이아가 있잖아. 아, 숨기려나? 재밌겠다, 재밌겠어. 너는 끝까지 그 아이를 능멸할 생각이겠지이……." "…." "뭐! 곧 한결이가 올 거야, 영광으로 알아. 너같은 버러지한테 주는 마지막 자비잖니?" "감사합니다." "응, 감사히 여겨야지. 맞다, 이시미야.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난훈이라고, 알아?" "……난훈?"
태오는 그제야 고개를 치들었다. 눈이 마주치자 시원은 가늘게 웃었다.
"진짜 이명은 따로 있지만 내가 첫 역작에게 붙여준 이름이거든……. 그런데 모르는 듯하네. 뭔가 많이 아는 것 같아서 혹시나 싶었는데, 쓸모없긴. 됐어, 뭐. 찾는다고 해서 그게 내 손에 다시 올 일도 없고. 그것도 생각해보면 쓸모도 없고."
태오는 떨쳐내는 손길에 휙 휘둘렸다. 으음, 그런데 조금 더 가지고 놀면 안 되나? 시원의 생각이 뇌리에 꽂히자 태오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시원이 다시금 머리채를 휘어잡았을 적, 커리큘럼실 문이 열렸다. 비에 쫄딱 젖은 한결은 시원을 보지도 않고 태오에게 시선을 던지다 그대로 멈칫했다. 휘어잡혀 헝클어진 머리, 뭉툭한 손, 다소곳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모습……. 이게 어딜 봐서 윤리 이수란 말인가, 대체 어딜 봐서!
"아, 한결아. 왔네?" "……." "인사해야지, 이시미야." "오셨습니까." "아하하, 이거 봐봐. 한결아, 옛날 생각 나지. 너도 이렇게 장난감 하나 잡아서 길들이고는 말 안 들으면 혼내고 그랬잖아. 고작 입닥치는 병 생기면서 면죄된 것 같은데, 결국 너도 이런 사람이었잖아." "……." - 당신. "나 네 말 들을 줄 몰라. 한결아. 뭐, 어찌 됐든. 내가 이시미를 좀 가지고 놀았다고. 자, 빌려줄게. 너 이런 거 좋아하잖아."
시원은 한결을 지나치며 순수하게 웃었다. "새 장난감이랑 놀아야지." 하며 다른 연구원의 에스코트를 받아 커리큘럼실을 나서는 모습에 한결은 고개를 휙 돌렸지만, 바즈라 소속의 연구원은 한결을 외려 경멸하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보더니 문을 발로 밀어 닫았다. 다시금 고개를 돌리자 태오는 휘청이더니 몸을 가누지 못하고 허리를 숙이듯 앞으로 고꾸라지고, 한결은 재빨리 태오에게 달려가 부축하듯 품에 안아들었다.
- 학생. "……." - 태오야. "……."
비에 맞은 것은 한결이었지만, 몸을 떠는 것은 정작 태오였다. 한결의 품 속에서 태오는 눈을 부릅 뜬 채 그저 떨기만 했다. 한결은 눈을 서서히 크게 뜨며 태오를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한결을 쳐다보지 않던 태오는 자신을 부르는 심중의 소리를 외면했다. 서서히 흐려지는 시야에 집중하다가도, 자신의 눈을 덮어 묶어주는 부드러운 손수건에도 눈을 채 감을 수 없었다.
- …사정은, 나중에 설명할게요. 일단 병원에……. "집에 가고 싶습니다." - ……. "제발요. 연구원 님께 함부로 발언해서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만 치료 받고 싶지 아니하니 부디 집으로 보내주는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 …….
한결은 태오를 감싸안고 귓가에 입술을 달싹이고는, 그대로 안아 올리더니 커리큘럼실을 나섰다. 비가 내려 흠뻑 젖는 하늘 아래에서도 씻을 수 없는 것이 속에 응어리지고 번개 내리칠 적, 두 사람이 속삭인 대화는 누구도 들을 수 없었다.
서휘가 오자마자 눈 가늘게 뜨면서 한결이 쳐다보지만 일단 태오부터 보살펴준 뒤에 대화하자면서 불편한 침묵 이어갈듯...🤔 태오가 쫄딱 젖은 몸 겨우 씻고 나오면 걷지 말라고 품에 안아서 침대에 눕혀주고는 기다리고 있는 한결이보고 따라오라는 듯 구석자리로 데려가고는 테이블에 마주앉아선 위스키 한 잔 따라준 뒤에 "무슨 일인지 설명해야 할 거다. 왜 바즈라랑 엮였는지부터, 왜 그때 데 마레에 남았는지도." 하고 형제끼리의 대화를 나누지 않을까(묘사할 자신 없음 요근래 기력이랑 정신력 딸림)
태오는 서휘의 질문이나 대답만 듣고 있다가 몸 웅크리면서 이불 머리 끝까지 뒤집어 써버리고
>>365 독기 품을대로 품은 것도 있지만 후후후... 아 테마곡 다 들어줬냐구 고마엉...🥺 히히 캐해 넘 좋다 나도 사실은 2번째 듣고 음... 이건 태오는 아닌데 그래도 태오한테도 맞?나 생각 들은 긴가민가뿅이라 생각했는데 어르신 서휘 딱인듯 (복복)
사실 태오가 그 머야 이제 서휘랑 한결이랑 가족간의 대화 마치고... 서휘가 미간 꾹 누르면서 "……내가 널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아서 그지랄을 했는데 세상 참 얄궂지." 하더니 기어이 탄식에 가까운 한숨 푹 쉬고는 "결국 같은 핏줄인 거야, 이 빌어먹을 핏줄..." 하면서 고개 돌렸는데 태오가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거 발견하고는 침묵하는거지... 그러다 일어나서 태오한테 걸어가다가도 잠깐 고개 돌려서 한결이 다시 보면서 "네 마음은 알겠다. 그런데 말은 했어야지, 말도 못 하는 녀석이 뭘 믿고 그런 거야." 하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는데
태오가 잠들어있었음 좋겠어
살짝 이불 들추고 숨 쉴 공간 만들어주면서 손에 시선 꽂고 있는데 한결이도 다가가선 태오 손 보고 입술 자근 깨물면서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는데 서휘가 침묵하다가 고개 돌리고는 태오는 모르는 얘기 해줬으면 좋겠어...
"형이 얻어맞고 다녔던 거 기억해?" - 잊을 수가 없지. "류시원 짓이다." - ……. "……너도 그 녀석이 받아주지 않으면 어떤 패악질을 벌였을지 모르겠다고 했지." - ……. "일방적으로 휘둘리던 기억이 퍽 끔찍했을 거고." - 미안해. "뭐가 미안해, 네가 알고 사귀면서 볼장 다 보고 그랬겠냐. 걔는 내 얼굴도 모를 걸." - ……. "어찌 되었든 그 x같은 놈 피해자가 더 늘어나는 건 난 그만 보고 싶다. 그게 이 아이라면 가서 찢어 죽여도 모자랄 거고." - 나도 그래.
이러면서 한결이 태오 손등 위에 손 얹는데 태오가 덜덜 떨면서 몸 더 웅크리면 표정 무섭게 굳히면서 모종의 다짐을 하지 않을까 싶음
류시원 이걸 조지려면 내가 동등하거나 더 우위에 있어야만 승산이 더 높아질 테니 어떻게든 부소장에 올라야 한다...
를...
그리고 두 남정네 잠시 생각하다가 "태오가 깨면 또 네게 매달리겠지?" / - 그러겠지. / "독점하고 싶지?" / - 형, 범죄는 안 돼. / "무슨 소리야? 난 그냥 귀여워 죽겠다 생각했는데 너 무슨 생각 했어?" / - ……. / "…너 설마 독점한다고 해서 어디에 가두고 막… 천잰데?"
>>372 이히히~~~ (복복빗질!) 헉 그거 맞아...🤤 그거 듣고 .oO(버린 게 아니야.) 생각하면서 퓨즈 툭 끊기듯 잠들었음 좋겠음 그 이전까지는 계속 고장 난 것처럼 눈 부릅 뜨고 덜덜 떨기만 했는데😏 진짜 후후 유니온아 너는 저지먼트 전체를 적으로 돌렸구나 민우는 3명만 담당일진인데...
아니! 그게 머선 소리야! (비명) 취소해! 모브 만드는 병이 좀 심해서 아 일케되면 넘 많은데? 싶은 사람이긴 한데...😒 잘 엮인 것 같아 안심이당 흐흐 퇴장시킬 애들도 후딱 퇴장시켜야만...(라바나: 끼아악) 아니 숭배라니 젠장 또 대상혁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처제는 둘 다 이뻐할걸 아니면 아내에게 소박맞아요
휴우 감금해버리기... 그렇지만 태오네 집에 가둬버리면 두 배로 맛나겠지 익숙한 곳에서 갇혀서 내 집마저 불안해지고 그런데 유일하게 불안함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광공형제면 집에 형제가 없을 때마다 분리불안 오는거지😏
아프게 했습니다... 그치만 나으니까 걱정 마~ 정신적 충격도 한결이가 있으니 돈마인~👍 손톱도 다시 자랄 거야. 10개 다 자라려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혜우주: 사람아 그걸 뽑았냐고) 태오 손 절대지켜... 나 혜우주가 보내준 그 손 영상 죽어도 못 잊어 현태오 손 그 정도로 이쁜데 포기 못하지
태오 최근에 옷 바뀐 것 덕분에 .oO?장갑 끼고 다녀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을지도
ㅓ억 자야만 폰 ㄴ떨굼......🫠🫠🫠 더 잇고싳ㅍ은데 쏘리 코 아프다 크ㅏ악 하필 정확히 떨궛서
>>359 @현뱜미 운명공동체라니 이사람아 왜 그걸 나한테 동의도 구하지 않고 그렇게 만드는것이야 어이 없어 정말 꺄아악 이사람이 괴롭혀요!!!(냅다) 아니 잠만 거기서 그렇게 나오는 건 치사빤스라고 생각해
팔만미친새끼장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뭔 저세상드립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응 이미 늦었쥬?^^(아님) 좋아 오늘도 나는 뱜미를 웃겼다 만족스러운 하루의 시작이다(이러기) 이리 앉아서 생각해바 뱜미야. 그런 일을 소문을 이번주 이벤트에 대한 사실을 겪은 뒤라면 아무리 방관자 포지션이던 비사문천이 선빵 갈기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남궁공이 감빵의 맛을....어찌아시오....?(유심) 농담이고ㅋㅋㅋㅋㅋㅋㅋㅋ선빵이 쫌 맛있기는해 킹정. 근데 죽이는 건 못하고...그냥 고막이랑 팔이든 다리든 쫌 크게 다치게 만드는 정도는 할게(??)
ㅋ ㅋㅋㅋㅋㅋㅋ크아아아악 고통! 하지만 나도 듣고 싶긴 하다. 금이가 하는 거...이혜성이 질투하냐고 하는거..... (끼적끼적)
오늘 급식은 스팸야채볶음밥이었다. 청윤이가 좋아하겠다고 생각하며 마저 배식받는데, 뜻밖에도 나머지 라인업 역시 호화(???)스러웠다. 돈까스에 윙봉에 케이크까지? 메인 음식 있을 땐 이 정도로 푸짐하게 주진 않았던 거 같은데? 밥도 돈가스도 윙봉도 맛있었지만 느낌이 영 쎄했다. 아무리 그래도 급식실에서 음식을 손으로 집을 순 없는지라 오물거리며 사이코메트리를 써 봤다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이거 새봄이 작품이다. 급식실 음쓰로 만들었어;;;;;;;;;;; 물었던 거 주룩 흘릴 뻔했다. 글타고 삼키자니 것도 비위 상하고;;;; 그 와중에 맛있긴 맛있으니 이 기묘한 상황을 어쩔스까?? 버릴까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 걍 먹었다. 음쓰라지만 따지고 보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모조리 뒤섞어 놓은 거고, 그 자체를 그대로 퍼준 게 아니라 어엿한 먹거리로 바꿔 놨으니. 먹을 거 함부로 버리면 안 되지. 그와 별개로 다음엔 급식에다간 사이코메트리 안 쓸란다...
>>332 혜우주 이거 저도 궁금하니 구몬으로 던져 볼래요 ㅋㅋㅋㅋㅋㅋㅋ @모카고 전원 주세요~ Q. 시간을 되돌려서 인첨공이 없는 세상에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살게 해준다고 하면?
>>378 혜성주 늘 고생이 많으세요오오오 현생 무사히 잘 넘기시길요
>>389 >>395 캡 영화 보러 가시는군요. 기대하신 만큼 재밌길 바랄게요 >< 시트캐들도 피해자지만 부장님과 세은이는 밖에서 평범하게 살 수 있었던 인생이 뒤틀려 버린 거라 현타 오질 거 같아요. 근데 부장님과 세은이의 부모님이 살해당한 건 인첨공 밖에서였죠? 눈 지져진 디스트로이어는 당시 인첨공의 능력자였어서 (운 나쁘게도) 성장 가능성을 주목당한 거 같은데, 밖에서 살던 부장님과 세은이가 퍼클로 성장시킬 타겟으로 걸린 원인은 뭔가요?👀👀👀👀
>>392 리라주 리라주도 캡이 보시는 영화를 보시는군요!!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하는 영화 감상 되시길요 >< 리라가 워낙 다정다감한 성품에 인첨공에서 만난 사람들도 많이들 좋아해서 이번에 충격과 분노가 어마무지했을 거 같은데요... >>233에서 전화위복이 된 거 같다고 하셨으니 그걸 믿어 볼래요, 전 (모든 일들이 끝난 뒤의 후폭풍은 우려되지만요...)
>>398 은우와 세은이는 지금 상황에서라면 반반일 것 같네요. 다만 또 다시 자신들에게 닥칠 비극이 없다는 가정하에요. 만약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돌아가는 것을 거부할테고, 바꿀 수 있다면 바꾸고 싶어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돌아가지 않는다를 선택할 것 같고요. 이미 일어난 일을 바꾸려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요.
그리고..뭐... 반은 그냥 랜덤선정이고, 반은 제 3학구장과 연결이 되어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어느 정도 타깃팅에 걸린 것도 있답니다. 애초에 2대 대표이사는 되건 안되건 일단 해보고 안되면 뭐 실패인거고 되면 좋은거고. 그런 마인드였어요.
>>399 캡 의외네요@ㅁ@ 다른 사람은 몰라도 부장님과 세은이는 인첨공이 생기는 바람에 인생이 뿌리 뽑힌 거나 마찬가지라 시간이 되돌려져서 인첨공이 없는 세상이 생긴다면 돌아갈 줄 알았거든요.
아무리 3학구장의 혈연이긴 했지만 엄연히 바깥 세상의 주민이었는데도 랜덤 타겟이 됐다는 거죠? (근데 그렇게 치면 3학구장한테도 2대 대표이사는 여동생(누나?)를 죽인 원수네요...3학구장도 진상을 알아야 할 텐데요;;;) 글고 꼭 은남매여야 했던 이유는 없었다면, 은남매 말고도 바깥 주민 중에 타겟이 된 민간인이 있었다는 의미고요? 만약 그렇다면 2대 대표이사는 인간 병기를 제작하기 위해 바깥 세상에도 테러를 해 왔다는 의미가 되는데...거기에 따른 제재는 없었나요?? @ㅁ@;;;;;;;;
Q. 시간을 되돌려서 인첨공이 없는 세상에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살게 해준다고 하면? A. 싫어. 라고 늘 돌려말하면서 좋게좋게 거절하던 태오마저 한 마디로 일축한답니다... 여기가 좋아, 여기에서 나쁜짓을 할 거야! 이런 의미는 아니고, 인첨공이 없는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아간다면 자신의 인생이 또 어떤 식으로 꼬였을지 모르거든. 아마 현재의 태오랑 다를 거 없이...는 아니고 조금 더 과격해져선 인간의 삶은 덧없고 그놈의 봄 한 번 보겠답시고 온갖 발악을 하는구나. 어울려야만 한다니 싫다. 의 마인드가 아니었을까...🤔
할아버지의 강력한 의사로 얘는 정치 시켜야 한다! 안 된다면 뭐라도 휘어잡게 해라. 나를 가장 닮은 놈이니 그럴 수밖에 없어! 낙인이 찍혀버린 현뱜미씨...😒
일찍이 유학을 가버려서 미국에 있을 것 같당. 물론 지금의 태오가 좀 소극적이고 조용한 아싸라면 얘는 인?싸임. 아침엔 자기 무리들과 아주! 잘! 어울리다 점심 먹을 적에는 나 잠시 다녀올게... 하고 화장실 가서 다 토해버리고는 입 헹구면서 '타인과의 교류. 지랄하네.' 이런 생각 하고는 겉으로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오겠지...
하라구로가 되어버립니다. 물론 아버지의 햇살력을 환경으로 물려받아 ^^!!! 하고 살 수는 있겠지만 재벌3세 스포트라이트 받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뭘 해도 기사와 유튜브 쇼츠감이 될 텐데... 라네.🤔
그래서 돌아가기 싫대. 자신의 운명을 어렴풋이 알고 있으니 차라리 여기에서 갇힌 삶을 사는게 더 낫지.
그리고 젤 중요한 이유인데 거기 안드로이드 업자나 태오는 안드로이드 없으면 삶이 칙칙해져 < 안드로이드 오따꾸
>>401 캡 2대 대표이사가 바깥 세상에다 테러를 가했던 경우는 은남매네 부모님이 살해당한 흉기 난사 사건뿐이었다고 이해하면 되나요? 굳이 바깥에서까지 일을 저지른 영문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내막을 알아도 묻지 마 살인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 같네요...에효;;;;
뭐 그래도 평범하게 살라면 살 수는 있징 부모님이 열변을 토해서 유학가는 건 같지만 정치 그런 거 없이 해외여행 가고 싶으면 갔다오고 이곳저곳 돌아보며 영감을 얻는 예술가가 될 수도 있고 양손의 꽃(태오: 색기담당들이죠 미친색기 개색기) 루트로 유교사상 붕괴시켜 버리고 (대체) 신나게 살 수는 있?다
situplay>1597048150>395 크아악. 8ㅁ8 복복을해줘야해... 이렇게 오늘도 혁명을 다짐합니다...
situplay>1597048150>398 응!!! 이제 보러 들어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 지... 전화위복... 아마도... 약간 분노로 도핑한 느낌일듯(아니다) 그 외에도 뭐랄까... 심란하던 이유 하나가 해소돼서 그런것도 있다 암튼 괜찮아질것이에요 물론 모든 게 끝난 후에는 🤔 근데 어케든 살지않을까?? 견뎌!(?)
And 구몬 Q. 시간을 되돌려서 인첨공이 없는 세상에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살게 해준다고 하면? >> A. "싫어."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겪었던 일들을 두 번 겪기 싫다는 게 첫번째. 그리고 인첨공이 없는 세계라면 도피처(...)가 사라지는 것이어서 싫은 게 두번째. (인첨공 없었으면 히키코모리거나 악깡버 하다가 9시뉴스 탈 가능성이 농후했음) 세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시간을 돌리면 지금의 인연들도 먼지가 되니까.
situplay>1597048150>398 답: no. 이혜성의 캐릭터성이 방황하고 끝없이 답을 찾는다는 걸 제쳐두고서라도, 밖에 부모님과 오빠가 있지만 이건 no라고 답해야지. 이유는 꽤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부분은 이혜성의 신념이나 그런걸로 연결되다보니 몆개만 추리자면.. 첫번째, 이미 평범하게 살았던 시절과는 너무 멀리와버렸다. 초능력을 모르고 믿을만한 어른들이 세상에는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평범하다는 축으로 녹아들지 못하니까. 두번째, 자신이 썩 밖의 삶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로 인한 부모님과 어른들의 걱정을 받을걸 모르진 않을테니 더이상 그걸 알고 별다른 말없이 수용하기엔 너무...속이 곪았지? 세번째는 음, 여기에서 맺은 인연들과 자기 스스로 일궈낸 것들을 놓고 가버리기에는 책임감이 있는 애라서.
모카고: 254 본인의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는? : 타인의 실패에는 그럴 법도 하지. 로 넘기는데 본인의 실수는 죽어도 용납을 못 하는 부류라서 끝없이 속으로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라 생각해...🤔 실패를 한 번 겪으면 왜? 하고 본인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그 실패를 성공으로 뒤바꿀 방향을 생각하고 몇 번이고 수를 떠올릴 것 같고🤔 대표적으로 이번에 리버티가 데 마레 깽판쳐서 계획 망하니까 어떻게든 자기가 바라는 방향으로 다시금 이끌고자 다른 방법 생각하는 그런 거...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 약해...지나? 그냥 모든 타입에게 .oO(인간.) 하고 생각하는 녀석이라 약해지는진 모르겠는데 힘에서 밀리면 거의 모든 타입에게 발리지 않나👀
222 무언가를 잘 돌보나요? : 절망적인 현뱜미의 돌봄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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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고 캐릭터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길을 가다 "야!"하고 얻어맞았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면?」 : 스트레인지면 흔한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어린 뱜미일수록 수긍했는데 요즘에도 얻어맞으면 그러려니 넘어감... 그리고 상대가 착각해서 미안하다 하면 인간이 다 그렇지 식으로 넘어감(넘어간단결론이자나.)
속내는 어차피 들리니까~😏
2. 「모르는 사이 눈이 날려 가득 쌓인 것을 알게 된다면?」 : 어느덧 겨울이다. 하고 말겠지... 그리고 안 나가려 들 걸(?) 이 뱜미는 눈이 싫습니다 신발 다 젖는다고! 기분 나쁘게 축축해진다고! 춥다고! 안에서 커피 마시면서 바깥 구경하는 게 최고라고! < 중요
3. 「주변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자신에게 의존한다면?」 : .oO(인간이 다 그렇지. 그런데 날 왜 믿지.) .oO(이해할 수 없어.)
로 퉁친대용 친절하지만 상냥하지는 않고 그래서 상대가 의존하다 나가 떨어지겠지 동생은 일단 제외🤔 의존하기 시작하면 걱정하면서 원인을 제거(물리)할 방법을 찾겠지... 내 동생이 왜 내게 의존할 정도로 망가졌지? 박찬유를 죽...아니 살려서 인첨공의 유지를 보여주겠다 네 새장은 영원할 것이다👁
"내가.. 뺨을 때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인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겠지?" "그건 인정하죠. 내 자기. 하지만 시터의 문제는 어쩔 수 없었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시터 고용시간 이외에 신경도 안 쓴게 문제지. 대체 뭐를 하길래 신경을 하나도 안 쓴 거야?" "그래서 회사로 보냈잖아요?" "...보내지 말라고 한 건 들어먹지도 않았던 모양이네?" "이런 꼬리잡기는 됐지 않나요? 자료 추출이라도 하던가. 아니면..." "자료?" "아니면 존재를 하나 더 만들던가요? 클로닝, 유전자 조합, 전통적 방법. 다 가능하긴 하답니다." "....됐다. 지금 더 얘기하면 못 참을 거 같아." "누구보다도 확실히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위업들을 지닌 연구소에 의뢰를 하는 것도 방안이랍니다?" "...에? 미친x아. 거기가 어딘지 알고 얘기하는거야? 어두운 부분에 닿아있다고 하는 그런 데에?"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라고 하면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상식적으로 대화를 하자는 게 안된다라고 일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더 문제 아닌가?" "제가 처리할 테니. 알아서 하시던가요?"
태오 과거사의 흐름을 좀 간략히 정리하되, 독백으로나 일상으로나 아직 명확히 서술된 바가 없어서 내가 언젠가 굴러서라도 써야 하는 건 이 색으로 서술해둘게.
1. 부모님이 사랑의 도피를 한 이후 발각되었고, 대외적인 주가나 이미지 쇄신을 위한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인첨공에 갇히는 생이별(희생) 2. 다행스럽게도 데 마레로 오게 되었고, 태오는 데 마레에서 희야, 혜우와 함께 자랐으나 어릴 적부터 타인과는 다른 정서적 결함을 보였기에 승환의 걱정을 샀고, 타인과의 교류와 정상적인 삶을 강요받았음 3. 데 마레에서 타 연구소로 이적. 해당 연구소는 바즈라 산하 연구소이자 물밑 작업을 하는 곳임을 숨기고 정상적인 곳이라 주장하던 곳. 태오는 이곳에서 수모를 겪어 현재의 반강제 패시브화, 2학구만 들어가면 벌벌 떠는 트라우마를 얻게 됨. < 이 사안은 현재 고민중이며, 선관 갖기 전의 실제 디폴트는 이랬다. 4. 커리큘럼 도중 정신착란을 일으키며 탈주. 이후 스트레인지로 도망쳐버림. 5. 스트레인지에서 속내를 읽으며 어떻게든 살아오다가, 신데렐라를 만남. 이후 신데렐라 덕분에 자신을 2학구에 팔아 넘기려는 잔당에게서 도망칠 수 있었음. 6. 도망쳐 도달한 곳이 안드로이드 폐기장. 태오는 산처럼 쌓인 안드로이드 폐기물들을 보고,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어떤 생각도 들리지 않는단 점에서 깊은 외경과 안도감을 느낌. 현재의 가치관에 일조. 7. 이 부품 저 부품을 브로커에게 가져다 교환하며 삶을 어떻게든 영위하기 시작. 이 과정에서 본인이 가진 천재성을 깨달음. 설계도를 몰라도 어디가 어떤 부품인지 꿰뚫고 어떻게 해야 해체할 수 있으며 무얼 건드려야 다시 켜지는지 등. 8. 폐기장에서 아직 전원 꺼지지 않은 안드로이드를 발견. 둘 다 인간에게서 상처를 입은 존재였고, 내장된 AI와 대화를 나누며 인간이 아닌 기계에게서 위안을 얻고,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듯한 감각을 받음. 안드로이드를 친구로 삼아 살던 중 결국 안드로이드의 동력이 다 했고, 안드로이드는 '인간이 되고 싶어.' 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꺼짐. 이는 레이브가 첫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됨. 9. 많은 안드로이드의 칩을 건드려보기 시작. 여기에서 두 번째 천재성, 현재의 레이브가 주력으로 밀고있는 '인간을 닮은 안면센서 조정'을 깨달음. 이후 안드로이드의 출처가 궁금하여 폐기업자 뒤를 몰래 쫓음. 메트로폴리스 잠입. 안드로이드로 투기 도박을 벌인단 것에 큰 충격을 받지만 죽은 것으로 이루어진 생사결에서 운명적 이끌림을 느낌. 10. 경호원에게 붙잡혔지만 "여기서 일하게 해주세요!" 라고 소리침. 소란에 오너인 서휘 등장. 칩셋으로 하여금 자신의 재능을 증명하고 흥미를 이끌어냄. 11. 이후 메트로폴리스의 가장 어린 직원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도박장 사람들에게 어여쁨 받고 자람. 서휘에게도 돌봄 받고 자랐고, 도박장을 드나드는 스킬아웃에게도 예쁨 받았음. 수석 엔지니어 자리까지 차지. 이때가 태오가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님. 12. 모종의 사건으로 암부 반강제+반자발적으로 입단. 희야와 관련된 프로젝트(솔리스 사건) 강제적 참여. 13. 서휘와의 불화 및 태오의 일방적 통수. 14. 현재 여기
여기에서 11번. 태오는 '서휘에게도 돌봄 받고 자랐고' 부분 그때 당시 자신을 가장 좋아해주는 사람이 자기 말고 다른 로봇이란 다니니까 질투가 나서 그런거지.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애증하고, 암부 시절처럼 본격적인 주종관계 아니라 나리, 나리, 하고 졸졸 쫓아다니던 병아리에 가까웠거든. 서휘는 그런 태오를 챙겨줬고.
>>426 모카고: 254 본인의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는? 처음이거나 한두번이면 그래도 다시 시도해볼만 한데 일정 횟수 넘어간 같은 실수라면 그 건 자체를 놓아버림 포기가 쉽고 빠른 뇨자임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어... 음... 오빠? 는 ㅋㅋㅋ 반쯤 농담이고 음 댕댕이 같은 타입한테는 약해질듯 약해지다못해 의존 가능성도 쬠은 생길?지도
222 무언가를 잘 돌보나요? 이게 그 육체적 돌봄이라면 잘 함 배운 것도 있고 근데 정신적인 돌봄은 무리 누구한테 그걸 해달래요 사람 잘못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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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고 캐릭터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길을 가다 "야!"하고 얻어맞았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면?」 전이었으면 미간 찡그리기라도 했을텐데 요즘은 되려 무시하고 지나갈 듯
2. 「모르는 사이 눈이 날려 가득 쌓인 것을 알게 된다면?」 힐끔 보고 다시 잘 거 같은데 음 눈이불 개꿀?
3. 「주변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자신에게 의존한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다 궁금하네 이럴 사람이 있긴 할지 의존해오는 거 자체는 뭐라 안 함 받아주려고 노력도 해보겠지 하지만 의존을 배우지 못 한 인간이 해주는 노력이 그 사람한테 만족스러울까? 그러니 그 사람이 실망하기 직전까지만 받아주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도록 유도할것 같음 그 즈음이면 그 사람이 의존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낄 시점일 테니까 의존이 아닌 상생을 할 상대에게 흘려버릴듯 병든거 받아서 건강한거 내보내는 모양이려나
>>480 나리의 실체? 암부 보스인거? 태오를 어떻게 대햇나 그런거? 알게 되면 어우 그것 참 크리피하네 생각하고 태오한테 그래도 좋아? 라고 물어서 대답 들은 담에 그렇구나 하고 고개 끄덕이고 말 걸 태오 아니면 엮일 일 없었을 사람이고 나리가 같이 살 사람은 태오인데 뭐 혜우가 뭐라 생각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어 < 라고 생각함
>>410 >>412 >>456 수경주 헐;;;;; 로벨과 전 남편은 매우 심각한 막장 부모군요@ㅁ@;;;; 저럼 인첨공 없는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가도 노답인데요;;;;;;;;;;;;; 화장실 등 갈기 고생스러우시겠어요. 무사히 마무리하셨길요... (부둥부둥) 오수경이 사실은 안데르가 만들어낸 창조물이자 짭수경이었고, 진짜는 저지먼트의 수경이(증거로 댈 만한 거리는 오수경씨한테는 없는 동월이에 대한 기억이 있다거나 뭐 그런 거려나요?) 라고 말씀해 주셨던 거 기억 나요
>>414 리라주 따지고 보면 인첨공에서의 갖가지 고생이 바깥 세상에서의 고생에 비해 무거우면 무거웠지 가볍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근데도 인첨공을 택할 수 있는 건 세 번째 이유가 가장 큰가 보다 싶어집니다. 영화 재미나게 감상하셨길요 ><
>>418 >>420 >>426 >>427 >>429 철현주 인연은 다시 만날 수 있다... 선배 긍정적이에요!!! 자기 평가만 부정적으로 하지, 어지간한 일엔 긍정적인 거 같아요ㅎㅎ 부와 명예를 원한다지만 저런 면은 이타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근데 왜 레벨 없는 세계에서도 선배는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나요? 저래 버리면 레벨 없는 세상이 무슨 소용이야............8989ㅁ89888 (그거랑 별개로 편의점 점원이 손님한테 저 정도로 오지랖을 부렸다면 미친 사람인가? 취급만 안 당해도 보살 손님 인증이다 싶기도 합니다^^;;; ) 254 본인의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는? 분야에 따라 달라요. 학교 성적 같은 거면 태인이랑 얼마나 망했을까 내기도 하는데, 저지먼트 활동처럼 잘하고픈 의욕이 있는 분야에서는 좀 의기소침해지기도 해요. 같은 삽질 안 하기 위해 궁리도 해 보고요.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겉보기에는 반듯하고 성실해 보이는데 약하고 위태로운 면이 있는 타입?? (아마?) 222 무언가를 잘 돌보나요? 아니요. 토실이는 케어가 필요 없습니다... 1. 「길을 가다 "야!"하고 얻어맞았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면?」 " 사람 잘못 보셨어요...;;;;;; "(욱하지만 모르고 한 거니 화는 못 내고 ㅠㅠ;;;) 2. 「모르는 사이 눈이 날려 가득 쌓인 것을 알게 된다면?」 아무도 안 밟은 눈을 퍼 보거나, 발자국 손자국 남겨 본다? 3. 「주변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자신에게 의존한다면?」 상상이 잘 안 되네요... 본인이 힘들어지면 안 된다 못 한다고 선 긋기 들어갈 거 같긴 해요. 무릎... 밖에 다니시다가 삐끗하셨거나 그런 건 아니겠죠? 뼈는 한 번 상하면 고생하니까 조심하세요. 실패해도 꿋꿋한 선배네요. 그렇게 꿋꿋이 했하고도 레벨 변화가 없었으니 진짜 힘들었겠어요8ㅁ8 글고 아이스크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넉살이랑 붙임성 짱이에요ㅎㅎㅎㅎㅎ
>>419 캡 만족스러운 영화 감상 되셨길요~~~ ><
>>422 혜성주 첫 번째 이유는 염세적이고 두 번째 세 번째 이유는 책임감 그득이라 짠해요 8989ㅁ8988 툴툴거리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여유롭게 누리는 혜성 언니를 보기는 어려운 거신가!!!! (털푸덕)
>>436 태오주 좋게 말하면 근성왕인데 나쁘게 보면 강박 같기도 하네요... 가시적인 성과는 엄청나겠지만 본인의 정신 건강엔 해로운;;;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겠어요. 태오 선배가 약해지는 타입 : 혜우 (+희야) 아닐까요? ㅎㅎㅎㅎ 눈 소복이 쌓인 풍경 안에서 보면서 따끈한 음료 마시는 것도 분위기 있고 좋죠!!! 새하얀 세상 새까만 커피~~~ ><
>>449 혜우주 저는 혜우가 겉으론 의존하는 티가 전혀 안 나지만 속으론 분리 불안 같은 의존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 적이 있어요 ㅎㅎㅎㅎ
>>495 >>498 수경주 앗앗 그랬군요 @ㅁ@ 제가 일상을 몇 번 돌렸는데도 수경이에 대해 파악한 게 별로 없어 놔서(◀ 대놓고 말 안 하면 모르는 참치) 월이가 티(수경이)를 알아보고 케이스랑 안데르에게 적대적이었다(???)까지만 기억하고 있었어요 ^^;;;;;; 수경주께서 열성적으로 일상을 구하신 이유가 떡밥 풀이를 위해서였네요...898ㅁ988 아무래도 일상은 혼자 돌릴 수 없으니 때가 안 맞으면 어렵죠... 아쉬우시겠지만 수경주로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신 거니 가능하면 내려놓으세요...8ㅁ8
>>496 철현주 일상 돌리기 전엔 외강내유보다 반듯하고 성실한 캐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려보니 아니었어요(먼눈) 근데 에? 에에? 서연이가 천연, 태양 같은 스타일이었나요? @ㅁ@;;;;; 천연은 잘 몰라서 나무위키 보니까 천진한 바보 속성이라던데...👀👀👀(스턴)(뻘뻘) 누구 성적이 더 망하냐가 아니라(티미 : 태인이는 공부를 제법 합니다...) 서연이 성적이 얼마나 망하냐로 내기를 한다는 게 함정(죽은눈) 의욕이 있는 분야이고 단체 활동이면 꽤 기죽겠지만 다음에 어떻게 할지 각이 서면 금세 기운 차리긴 할 거예요 히히~☆★
>>502 캡 어서오세요오오오오 이제 나가면 열기에 익든 습기에 익든 익는 계절이 오고 있어요오오오오 ㅠㅠㅠㅠㅠㅠㅠ 영화는 즐겁게 보셨나요?
>>510 헷 고건 틀렷지롱 혜우가 분리불안을 느끼는 대상은 타인 그 자체야 아예 몰랐으면 모를까 이제는 사회 속의 고독을 알아버려서 멀어지고 싶어도 다시 고독해지기 싫으니까 못 하고 하지만 멀어지고 싶으니까 뭔가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이도저도 아니게 되서 음 답은 아직 모르겠다네에
>>519 해당 문제 인지하고 있고 저도 일단 주기적으로 확인은 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은 그냥 조용히 지켜볼 생각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개입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일단 알고는 있다고만 해둘게요. 이 이상 언급은 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인사이드 아웃2라... 픽사 애니메이션 좋아하면 이번 작도 재밌어요! 다만 픽사 애니메이션 안 좋아하면 별로일 것 같네요! 사실 제가 인사이드 아웃 1은 아직 안 본지라...(조만간에 볼 생각임) 1과는 비교 할 수 없긴 한데 일단 제 기준에선 재밌었어요. 막 눈물이 나오냐...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고요!
>>517 혜우주 엣? 에에엣? @ㅁ@ 혜우는 사람을 싫어하는 줄만 알았는데 반전이네요!!! 사람들과 어울리기 피곤하지만 아예 동떨어져 지내기는 못하겠...음 대문자 I에 가까운 성향일까요? 5렙이니까 사람들한테 부대끼는 일은 최소화하면서 사회 생활 하면 별 무리 없을 거 같아요!!! 그 전에 지금의 막장 사태가 해결되어야겠지만요👀👀👀
>>521 혜성주 곪아버린 속...8988ㅁ8898 쉽지 않겠지만 평화로운 시간과 정신과 약과 상담 치료와 금융 치료의 콜라보가 지속되면 나아지길 바라요...
>>522 철현주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 애가 공부에 꽝이고 지식이 부족하긴 해서 바보 속성으로 보셨나 했어요 ㅎㅎㅎ 착하고 순수라... 오늘 진행 시작하면 이어질 레스 보시고도 그렇게 해석해 주실 수 있으실지 겁나지 말입니다아아아아👀👀👀👀;;;;;
>>523 캡 저번에도 애니메이션 보셨던 거 같은데, 영화관에 상영하는 애니도 즐겨 보시네요 ><
혜우주, 혜성주, 청윤주는 ㅎㅎㅎㅎㅎㅎ 영화관과 먼 생활을 하시는군요 (◀는 마찬가지인 참치 1)
>>533 옛말에 애들 이름을 지을 때 신중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혜성도 이름따라 가는 거라고 생각함. 아마 오빠가 이름답지 않게 지내고 있다보니 동생이 다 받은 거 아닐까 (근거없음) 일단 스스로가 필요하다면 받을테지만 또 모르겠다. 혜우주가 한번 이야기했듯이 이게 가족의 그늘에서 벗어난 날것 그대로 이혜성의 본성일지도 모르거든. 자세한건 엔딩이랑 이벤트로 안풀어낼 이혜성 서사부터 풀어보고 나서 이야기할 수 있을듯
>>533 혜우도 사람인 이상 사람을 아주 싫어할 수는 없지이 애초부터 사람에 대해 느낀게 없고 받은게 없고 그러면 모를까 데 마레에서 지냈던 포근포근한 시절이 있어서 이루어지지 않을 바람인 걸 알면서도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고 좌절해서 무너지지 현재의 막장 사태는 뭐 어떻게든 수습이 될 테니 그 다음에 어떻게 할지를 염두에 두고 있긴 하다네 서연주 말마따나 레벨 5니까 사람과 치이지 않는 방면을 선택할 수도 있고 말야
254 본인의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는? : 다시 하고 또 하고 될때까지 해서 성공시킴 자책 > 원인분석 > 노력(성공할 때까지) > 해결 보통 이 루트이긴 한데 실패의 크기에 따라 특정 구간의 길이가 길어지거나 짧아지겠지요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 타입? 주관적인 친밀도가 높은 순서로 약해짐. 제일 약한 건 역시 랑이. 그 다음엔 저지먼트, 친구들... 등등. 근데 리라는 많은 사람에게 공평하게 약하지 않나? (?) 초면으로 상정하고 말하자면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 또는 또래.
222 무언가를 잘 돌보나요? : 능숙하진 않은데 최선을 다해서 섬세하게 하려고 노력함. 현재 돌봐지고 있는 찡찡이는 나름 만족한대요~ 대신 집사가 요리만 안 했으면 좋겠대 주방만 갔다 하면 무섭대
1. 「길을 가다 "야!"하고 얻어맞았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면?」 : 실수(사람을 잘못 봤다거나)면 아 괜찮아요 그럴수도 있지ㅎㅎ 하고 넘어가는데... 악의가 섞인 거면 그 자리에서 클레이건으로 포박함+상황에 따라 안티스킬에 넘김
2. 「모르는 사이 눈이 날려 가득 쌓인 것을 알게 된다면?」 : "헉! 찡찡아 이거 봐!" "에웅(놔라)" "그래 눈이야! 예쁘지~" "우웨웅(놔라아)"
찡찡이한테 창 밖으로 눈 쌓인 거 보여주고 손바닥만 한 눈사람 만들어서 집에 갖고들어옴 눈사람 사진도 찍는다
3. 「주변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자신에게 의존한다면?」 : 자기가 도울 수 없을 때 그 사람이 괜찮기 위해서는 정신적 자립이 필요하니까 의존을 받아주면서도 꾸준히 자립을 도우려고 하는 편일 듯? 근데 웬만하면 구냥 잘 받아줌 그게 가까운 사람일수록...
>>566 리라주 원인 분석 중요하죠!!! 자책은 짧고 해결 과정은 순탄했으면 좋겠네요. 찡찡이랑 리라 케미 좋아요 ㅎㅎㅎㅎㅎ 사료는 요리 안 하고 그냥 줄 텐데 리라가 요리하다 손 베거나 불 낼까 봐(???) 무섭나 보네요. 세상에 귀찮을 정도로 마구마구 의존해도 다 받아 줘요? 리라 보살이다...@ㅁ@;;;;;;;;;
254 본인의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는? 초기 반응: "악!!! 거의 다 왔는데!!!!" / "...이게 이렇게 된다고?"(분노/부정) 재도전이 가능할 경우: "뭐가 문제였지? 그럼 이걸 고쳐서 해볼까?" 재도전이 불가능할 경우: "...(새로피어나다) 케이크나 먹으러 가야지."(이후 가까운 누군가에게 찡찡)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우직하고 담담하고 꿋꿋해서 겉보기에는 굉장히 건강하고 강직해보이는데 어느 순간 무리해버릴 것 같은 타입이려나! 정인쌤한테 반한 것도 비슷한 경위였지 히히 새봄: 미자인 주제에 큰 꿈이지만 힘이 되고 싶었지요...(아련
222 무언가를 잘 돌보나요? 신병연(리라가 만들어준 말랑떡 북극여우):(곰곰)(...마사지는 잘 해줍니다. 일전에 핑크두더지하고 바람피우긴 했지만.)
1. 「길을 가다 "야!"하고 얻어맞았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면?」 새봄: 아야! 아프잖아요~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아 이거 드실래요? 드셔주시면 용서될 것 같애요~(미운 사람을 위한 떡)
2. 「모르는 사이 눈이 날려 가득 쌓인 것을 알게 된다면?」 새봄: 우와!!! 눈!!!!!! 눈이다!!!!!!!! 치와와답게 좋아서 날뛸 것 같다!!>< 쓸고퀄로 눈사람 공예를 하거나 친한 캐들에게 눈싸움을 걸지도><
3. 「주변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자신에게 의존한다면?」 새봄: ㅇㅇ이가 많이 힘들었구나. 날 털어놓아도 좋은 상대라고 여겨줘서 고마워. 그런데 이거는 내가 어떻게 해주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 그러니... (상담센터 명함 건넴) 여기에 가서 상담 받아보면 어때? 여기 꽤 괜찮아~!
>>330 서연주 그럼그럼! 아주 의미있는 질문이었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말씀을!! 그나저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운걸!88 맞아맞아 둘 다 응큼한 게 아니라 사랑이 넘칠 뿐인거지><
>>396 그나저나 서연이도 진실을 알아버렸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끝까지 먹어주는 거 감동이야......8888ㅁ8888 다 못 먹고 남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돈까스 윙봉 케이크까지 디테일 만들어준 것도 메타적으로 고마웠구 히히>< 새봄: 과거사가 수상하긴 하지만 열심히 만들었다구요~!!><(에헴)
>>462 청윤주 앗 아앗 아아앗!!!! 나 왜 이거 이제 봤...898ㅁ98988 포기를 모르는 불꽃여자 이청윤!!!(야광봉) 어리고 귀여운 타입은 정하일까요?(히죽) 자기한테 의존하는 사람에게 냉정하게 선 긋는 데에는 서툴군요. 남을 돕고 싶어하는 마음이 워낙 강해서일까요?
>>591 철현주 응큼이면 차라리 다행인데 진행 레스의 내용이 비굴하달지 염세적이랄지 그럴 거 같거든요(먼눈)(죽은눈)
>>592 새봄주 재도전이 불가능한 일이라 욕을 하더라도 케이크 먹고 수다 떠는 걸로 기운 차리다니 씩씩하네요 새봄이!! (역시 당 치료는 좋은 것~♪ ) 윤정인씨를 저래서 좋아했군요👀👀👀 ㅋㅋㅋㅋㅋ 병연아 다른 펫이랑 어울릴 수도 있지 ㅎㅎㅎㅎㅎ 집착광공 아니고 집착펫이야? 새봄이도 다니는 상담 센터가 있군요!! 멘탈 케어는 중요하죠, 암요. ㅎㅎㅎㅎㅎ 사랑이 넘친다라,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옛말이 실감나 버렸어요 히히~☆ 아하하^^;;;; 써먹기 좋은 소재 같아서 슬쩍 해 봤어요. 잔반이 베이스더라도 엄연한 음식이 된 이상 못 버릴 거 같더라고요. 땅에 떨어졌던 쿠키도 뇸뇸하던 애라... 다른 음식은 평소에 할 생각도 안 했던 사이코메트리를 일부러 하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넣어 봤고요. 한참 지난 내용인데 반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
situplay>1597048150>590 정확하다! 정확히는 불 낼까 봐+재료 써는 게 위태로워서(당근이나 양파 같은 거 망나니처럼 썰어버림)+결과물이 괴멸적이라서(시각적 충격) 의 콜라보지... ㅋㅋㅋㅋㅋㅋ 의존해준다는 건 자기가 믿을만 한 사람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리라는 의외로 허용선이 넓다🕺
>>599 새봄이는 당과 좋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으로 기운은 얻는 아이니깐 말이지 히히>< 병연: (누이는 나만 쪼물딱거려야 합니다)(위험하게 반짝거리는 콩알눈)(농담이고 그렇게 놀려먹으면 반응이 재밌습니다) 아, 상담센터 말인데... 혹시 서연이랑 같은 상담센터 다닌다고 해도 괜찮을까!! 센터장님, 비록 이상주의자지만 그래도 볼 수록 프로 심리상담사의 향기가 나서 안쪽사람인 나까지 상담받고 싶어질 정도더라구...!! 일전에 서연이 훈련에서 등장했을 때도 재밌게 읽었어>< 히히 나야말로 내가 만든 떡밥에 이렇게 찰지게 반응해줘서 고맙지! 그나저나 땅에 떨어진 쿠키...ㅠㅠㅠㅠㅠㅠ 그거 새봄이가 봤으면 겉에 묻은 미세먼지도 먹을걸로 바꿔주겠다고 나섰을지도 몰라><
>>601 리라주 괜찮아, 찡찡아. 리라가 그 결과물을 너한테 먹이진 않을 거야... (◀그거면 되는 게 아닐 텐데??) 앗 아앗!!! 의존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득일지 몰라도 그러다간 리라 본인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큰데요...8ㅁ8 과한 사람은 쳐내야 만만한 사람 취급을 덜 받아요오오...;;;;
>>603 청윤주 오오!!! 맞혔다 >< (덩실덩실) 주도권 잡기라니ㅋㅋㅋㅋ 변화한 관계가 살짝 낯선 초창기 커플 특유의 귀여움일까요? 아아... 청윤이도 남을 외면하지 못해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내가 기력 있어야 남도 도울 수 있는 거니 무리하게 의존하는 타입은 쳐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지먼트 차기 부장님과 차기 부부장님이 둘 다 의존적인 사람까지 잘 받아줘어어어어........ (털푸덕)
>>607 새봄주 당 치료가 좋긴 좋죠...신체 건강을 상하지만 않으면요(꾸닥꾸닥) 상호 작용에서도 기운을 얻는다면 새봄이는 E와 I 중에 E일까요? 병연이는 장꾸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헐? 헐? 허허헐? @ㅁ@;;;;;;;;;;; 어... 서연이네 상담 센터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세상에 뇌꽃밭일까 걱정했는데 프로 심리상담사 같다니요??!! 감사해요오오오 >< 활용해 주시면 저야 영광이니 편하게 써 주세요!!!! ㅋㅋㅋ 쿠키는 이미 한참 전에 소화되어서 자연으로 돌아갔을 테니... 다음에 비슷한 일 있으면 새봄이한테 부탁할지도요? (◀그럴 시간에 걍 새 쿠키를 사라...)
서연이 은우와 세은의 등을 토닥였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지금은 혼자 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둘 다 괜찮다고 하지만, 일단 당장 진정되지는 않는 것이 분명했기에 더더욱 말입니다.
이어지는 자신을 향한 적대적인 말들. 그 말을 들으면서 유니온은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 내 아버지와 내 욕심으로 인해서 수많은 이들이 여기에 오게 되었고 그만큼 피해를 입었어. 그 사실을 부정하진 않을 거야. 확실히 이제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가 있고, 나도 파괴보다는 개혁이 더 좋다고 생각해. 내 아버지의 모습은...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고 천하의 몹쓸 존재지. 이건 인정할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다는 듯이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저지먼트 멤버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만약 조금 더 빨리 이런 말들을 들었으면... 너희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였을테고, 이것저거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래. 책임도 지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내 아버지는 그것을 원하지 않고, 난 아버지의 아들이야. ...어찌되었건 이 모든 것을 나를 위해서 시작한 분이고...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아버지야. 지금은... 그저 생명유지장치에서 목숨만 유지되어서, 의식은 없고... 아마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베리어를 쳐서 아무도 건들지 못하게 해뒀지만...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
이어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캡슐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물론 난 시간을 돌릴 수 있고, 죽은 이를 살릴 수 있고, 몸을 원상태로 돌릴 수도 있어. 괴물같지? 언제부턴진 모르겠지만, 항상 나는 괴물 같다는 소리만 들었거든. 지금도 말이야. 저지먼트가 없었으면 누구에게 사과라? 글쎄. 언젠가 찾아올 최후의 날에... 공개사과방송이라도 해야하나?"
잠시 팔짱을 끼면서 생각을 하던 그는 조용히 어깨를 으쓱하더니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사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희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따라줄 순 없기 때문'이야. ...너희들을 부정하는 소리가 되겠지만... '순수한 초능력자'와 '그 초능력자의 파편'은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돼. ...그러니까... 모든 것을 멸할거야. 물론 우리 모두 살 가치가 있지만... 가져서는 안되는 보석이 있으면 욕심을 내는 이가 나오고, 그 때문에 많은 피가 나올 수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멸할 수밖에 없잖아?"
나도. 너희도. 인첨공도.
초능력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부 다.
"그것이 내 아버지의 뜻이고, 나 역시 결국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리버티는 그 계획을 수행해주고 있어.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 애들도 결국 모든 것을 알진 못한다는 사실이려나."
소용없는 짓이다. 부모님이 살해당한 원인이 자신들을 인간 병기로 양성하기 위해서였다는 얘길 막 들은 판에 뭐가 위로가 될까? 두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았노라 자위하기 위한 오지랖에 불과했다. 민망하고 미안해져 유니온에게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서연이었다.
그 사이 부원들은 제각기 심경을 토로했다. 청윤이는 도대체 일을 벌여 놓고 안 풀리니 버리냐고 몇 명에게 피해를 안길 셈이냐고 분개했고, 태진 선배 역시 잘못해 놓고 싸그리 없애 버리겠다는 건 사죄가 아니라 책임 회피라 일갈했다. 새봄이는 어차피 네 맘대로 할 거면서 의견을 묻는 건 맘 편하자는 거냐는 일침을 놓았고, 혜우는 박형오와 유니온의 욕심 때문에 지금도 고통받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그 삶을 모조리 없던 일로 만드는 게 사죄냐며 폭소가 섞여 더 서러운 오열을 쏟았다. 그 와중에 부부장께서 유니온의 입장을 헤아리고자 시도하며 개혁이 더 나은 방법임을 강조하시는 건 경이로웠다. 부부장도 적잖이 충격이셨을 거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합리적인 이야기를 하실 수 있을까 하고. 정하도 정하대로 인첨공을 부순 이후의 일을 생각해 봤냐고 물으며 서류에 기록된 진상을 알려서 인첨공과 현 정권을 붕괴시키자는 이성적인 제안을 했다. 선배는 인첨공에서 망가진 사람들을 되돌릴 수 있는지를 하나하나 따져 물었다. 그건 분노에 찬 항변이자 할 수만 있다면 그 모든 참사를 없던 일로 돌리고 싶다는 절망적인 희망 같았다. 수경이는 저지먼트가 없었다면 누구에게 사과할 생각이었냐며 유니온의 사과가 실체 없이 허망한 것임을 지적했고, 태오 선배는 혜우를 감싸고 다독여 주는 한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농락하며 재밌었냐 네 아비의 되도 않는 발악은 재밌었다 조롱했다. 리라는 사람들의 과거를 망친 것도 모자라 애써 살아내려는 사람들의 미래마저 지울 작정이냐며 저질렀으면 감당하라고 울분을 토했다.
근데 유니온의 대답은 도통 영문 모를 소리였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인첨공의 개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 아버지는 개혁이나 자신이 책임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란다. 그러더니 제 아버지는 이대로 의식을 못 차리다 죽을 것이라고 한탄했다가, 자신은 시간을 돌릴 수도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단다. 그렇게 다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괴물 같다는 소리만 들었다고도 하는데... 뭐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괴물이 아니라 신이라 불릴 거 같은데? 신이나 다름없지 않아? 근데 정작 자기 아버지는 못 살린다며 한탄하고 앉았는 건 왜째서람?? 지금 내가 너무 충격받아서 완전 엉뚱한 소릴 잘못 알아듣고 있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의미가 파악되기 시작했다. '능력자들이 존재하는 한 희생자는 계속 나올 테니 지금 모조리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 사과했으니 됐지?'네. 미친... 인첨공에 있는 능력자 학생만 무려 25만 명이다. 졸업한 능력자까지 합치면 그 수는 헤아릴 수도 없다. 그 사람들을 싹 다 죽이겠다고? 히틀러냐??!! 사과 얹는다고 저딴 개나발에 '네, 그러세요. 죽을게요.' 할 거라 기대하나? 황당하고 유니온은 모든 초능력을 다 쓸 수 있기도 하대서 파소키네틱 오라토리라도 쓴 줄 알았으나, 내 머리가 이렇게 돌아가는 걸로 보아 그건 아닌 듯하다. 그럼 내가 학교 화단 잡초 뽑으면서 꼬우면 담에 인간으로 태어나라 했던 거랑 존똑인데??;;;;;;; 말만 미안하다지, 순 잡초 취급이잖아!!!!
저 개나발이 진심이라면(태오 선배한텐 어떻게 들리는지 모르겠네...) 방향성도 개판이다. 사람들이 전쟁병기 취급받으며 희생당하는 게 싫었으면 더더욱 2대 대표이사라는 자를 비롯한 윗대가리부터 잡아야지. 리버티로 애꿎은 연구원부터 조지고 있는 건 뭐하자는 짓거리야? (이쯤 되면 리버티가 불쌍해질 지경이다. 박형오의 측근인 듯한, 강제 방송을 송출했던 시커먼 수박이야 이 자들과 한패겠지만, 나머진 자기들까지 살해당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투신했을 거잖아...) 더욱이 제로의 제어 장치가 됐다면 그림자가 뭔 깡통을 개발하고 있는지, 그 깡통이 완성되면 무슨 짓을 저지를 작정인지도 알 거 아냐? 어차피 능력자들 모조리 죽이고 깡통으로 대체할 계획이던 윗대가리한테나 좋을 거 뻔히 알면서 수십만 명을 다 죽이겠다고?! 깡통 생겨서 무쓸모라는 이유로 하면 나쁜 학살이고, 희생자가 자꾸 나온다는 이유로 하면 착한 학살이냐??!!
울컥하던 중 부부장을 습격했던 깡통이, 인간의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서 움직였다는 사이코메트리 결과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박형오와 유니온은 그 깡통들이 윗대가리나 그림자에게 순종하는 것처럼 조종하다가 결정적인 순간(능력자 25만 명 이상을 깔끔히 없애고 윗대가리들이 쾌재를 부를 때?)에 통수 치고서 그 깡통들과 자폭할 심산일까? 그러자고 그림자가 검은 샹그릴라 실험으로 차일드에러를 폐인 만드는 것도 내버려 뒀어? 어차피 죽일 애들이니까?! 미친 또라이들...
그렇게 다 성공한다 치자!! 다른 나라에서 초능력자 양성하는 거 다 아는데 제2의 인첨공 만들려는 작자들이 안 나올까? 그런 작자들이 안 나온들 초능력을 둘러싼 참사가 뿅 하고 사라져? 다른 나라에서도 초능력자들이 양성 중인데?? 부자가 쌍으로 바보들인가??!!
생각할수록 끔찍하고 징그러워 유니온을 쏘아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꽁꽁 묶어다가 먼지도 안 나올 정도로 흠씬 패 주고 싶다!!! 하지만, 반항한대서 승산이 있을까? 저 자는 모든 능력자의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신에 가까운 능력잔데?? 빌어먹을!!!!!!
머리가 아프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토할 거 같다. 머리를 부여잡고 마른침을 넘기는 한편 발바닥에 잔뜩 힘을 주었다. 정신 바짝 차리자. 저 자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 한 우린 죽는다. 근데 저 자는 자기도 죽을 작정이라 도무지 아쉬울 게 없으니 협상은 어림도 없고, 태오 선배의 능력도 지니고 있으니 맘에 없는 소리 꺼냈다간 역효과다. 하여 안 돌아가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며 진심으로 꺼낼 수 있는 말만 골랐다.
" 모든 것을 멸한다, 그거 꼭 지금 해야 해? 니 말대로면 2대 대표이사를 비롯한 윗대가리들이 능력자를 이용해 먹을 궁리만 하는 게 문제고, 그 자들이 물러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그런데도 다 죽여야 해? 너도 죽어야 하고?? "
" 초능력에 욕심 내는 인간들이 문제다 싶었으면 깡...아니, 제로 시리즈 만드는 거라도 막았어야지!! 그거 제작에 오히려 협력한 건 어째서야? 그 바람에 윗대가리들이 제로 시리즈, 아니, 널 본뜬 제로원만 완성하면 나머지는 다 없애도 된다고 눈이 돌아 버렸잖아. 설마, 거기까지도 의도한 거였어? 여기 사는 수십만 명 다 죽인 뒤에 제로 시리즈는 자폭시키면 그만이라? "
" 나 진짜 이해가 안 돼서 이래. 지금 상황도, 니가 하려는 게 뭔지도 진짜 1도 이해가 안 돼. 너 우리 부원들이랑 친해? 난 너 첨 보고 나머지 부원들도 많이는 못 본 거 같은데. 그런 사이에 '미안하지만 나와 같이 죽어 주길 바래~' 하면 누가 ㅇㅇ 하겠어? 게다가 우리 다 죽는다고, 그걸로 문제 해결 땅땅이야? 너 같은 초능력자가 우리나라에 다신 안 나타나리란 보장 있어? 제2의 인첨공 안 생긴다는 보장 있냐고? 그게 된대도 다른 나라에선 초능력자를 양성 중이고, 인첨공 같은 데가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잖아? 인첨공 하나 흔적도 없이 날린다고 뭐 돼?? 근데 우리가, 니가 왜 죽어야 해??? 거 개죽음 아냐???? "
" 우린 인간이야. 조종당하는 존재가 아니고, 누가 이용하는 것도 못 견뎌. 너희 아버지랑 니가 지금의 윗대가리들한테 느끼는 문제의식, 그거 느끼는 사람 많아. 그런 사람들이 아무도 도구 취급당하지 않는 인첨공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 중이고. 그니까 좀 기다려 보면 안 돼? 여기 사는 수십만 명이 삶을 바꾸어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어차피 넌 마음먹으면 바로 다 없앨 수 있으니 꼭 지금 없앨 필욘 없잖아? 지금 없애나 1년 뒤에 없애나 뭐 엄청나게 달라?? "
기승전 1년만 더 살게 해 달란 목숨 구걸이다만 어쩌겠어? 내가 저 자에게 할 수 있는 건 이런 거뿐인데;;;;;
>>614 E가 근소한 차이로 높을 것 같아! 외향적이긴 하지만 생각이 많기도 하고 가리는 것도 많다보니 히히 우와 고마워!!>< 에이 뇌꽃밭이라니!! 물론 너무 대책도 생각도 없이 이상만 공허하게 부르짖거나, 내담자의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허울 좋은 말만 늘어놓는다면 뇌꽃밭이라 할 수 있겠지만, 센터장님은 이상이 있되 현실을 볼 줄 알고, 이상에도 선이 있어서 현명한 이상주의자같던걸>< 그리고 모든 말을 서연이를 고려해서 해주시는 느낌이구! 개인적으로 할 수만 있다면 레스 속으로들어가서(??) 서연이네 상담센터 센터장님한테 상담받고 싶을 정도였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다!! 새봄이라면 그 쿠키 통째로 새걸로 바꿔줄 거야>< 새봄: 돈도 안들고 이런건 일도 아니죠 히히~
분노를 토해낸 직후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던 리라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전히 격앙되어 있지만 조금 전보다는 확연히 안정된 음성이었다.
"네 입으로는 이해하고 인정한다고, 사과한다고 하지만 난 역시 잘 모르겠다. 미안하다면 우릴 고작 '파편' 따위로 부르면 안 되지. 우리가 그저 네 부산물이라고? 아니야. 절대 아니야. 각자가 갖게 된 능력이 너에게서 시작되었다 한들 성장은 우리가 이룬 것이고, 그 이전에 우리의 삶과 생명은 그것만으로 정의되는 게 아니니까."
몇 개월 전의 리라였다면 선뜻 진심으로 하지 못했을 말이다. 오로지 계수와 레벨이라는 숫자로 판단되며 가치를 인정받는 이 도시에 적응하고 이전과 비슷하게나마 살아가기 위해서는 능력의 발달이 필수적이었고, 그랬기에 능력의 발현과 레벨 상승에 목맸으니까. 하지만 이리라의 가치는 더 이상 그곳에 없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하니까? 웃기지 마. 어렵고 무거운 길을 걷는 게 싫은 거겠지. 아니야? 아니면 어째서 너희 부자의 목표를 돕는 리버티 멤버들에게 진실을 전부 털어놓지 않아? 그들이 진실을 전부 알게 되면 돌아올 반응이 무겁고 무서워서 그러는 거 아니야?"
"소중한 사람의 뜻이라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알겠어. 나라도 소중한 사람이 떠나기 전 남긴 목표라면 되도록 실현시켜 주고 싶었을 테니까."
"하지만 너는 그러면 안 되지. 너희 부자가 이 모든 것의 시작이니까. 우리에게 미안하다며? 죄책감을 갖고 있고, 네 아버지가 객관적으로 미친 작자였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며? 그럼 그가 죽어가는 지금, 너라도 바뀌어야지!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 없이 사과만 하는 게 정말 미안한 사람의 태도고 죄책감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동이야?"
이제 그의 가치는 능력이 아닌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있었으므로.
숙인 고개를 들어올린 리라는 유니온, 박찬유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위태롭게 흔들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단단한 눈빛으로. 붉은색과 옅은 라벤더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눈동자로.
"그리고 넌 괴물은 아니야. 사람들의 인생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 빌어먹을 인간의 자식이긴 하지만, 너로 인해 농락당한 인생이 많고 많지만 아직까지는 죄와 업보가 무수히 많은 인간일 뿐이야. 그러나 이 이상 나아가면... 넌 정말 괴물인 거지."
소매 안쪽에서 무언가 흘러나오더니 리라의 손을 타고 덩굴처럼 감긴다. 그것은 이윽고 한데 모이더니 보석 같은 재질로 이루어진 작은 새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아니, 보석이 아니라 유리인가? 혹은 얼음이거나. 시시각각 색이 바뀌던 그것은 이윽고 옅은 분홍빛이 감도는 연한 라벤더색으로 마무리된다.
하얗고 긴 속눈썹 아래로 드러난 한 쌍의 눈동자와 함께.
"나는, 저지먼트는 리버티처럼 네 잘못된 날갯짓에 딸려 가는 깃털 중 하나가 되어 줄 생각이 없어. 그러니 여기서 그만둬."
" 왜 안 되는 것이냐고 물었어. 왜? 아, 이 힘은 비극을 불러오는 힘이기에 존재하면 안 된다고?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군대도 존재하면 안 돼. 핵기술도 존재하면 안 돼. 최첨단 기술들도 존재하면 안 돼. "
" 그냥 우리 전부 다 동굴에 살면서 옷도 안 입고, 뗀석기로 멧돼지나 잡으러 가게 회귀가 되어야 이 얘기가 맞는 소리가 되는 거야. 찬유 너가 초능력의 비극을 봐왔고, 그것이 너무 뇌리에 강하게 남았겠지. 하지만 초능력에는 그저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을 뿐이야. 나쁜 면만 보고 모두를 죽이는 짓은 너무나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너가 나쁜 면을 봐와서 이런 선택을 했다.. 지금까지는 비극이었겠지. 하지만 이럴 때는 지금까지는 비극이었으니, 지금부터 더 빛을 밝게 하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과정으로 바꿔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
한양은 말투에 잠시 날을 세우다가, 심호흡을 쉬고 다시 말한다.
" 찬유야, 네 말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는 알겠어... 하지만 네가 말하는 '멸망'은 그 어떤 정당성도, 이유도 없다. 네 아버지가 저지른 일들에 대해 네가 책임을 느끼는 건 이해해. 근데 책임을 이런 방식으로 지려고 하는 건... 그거 잘못된 거야."
" 우리는 모두 실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어. 사람이라면 다 그래. 하지만 그 실수를 바로잡는 방법은 파괴가 아니야.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들을 인정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너가 말하는 '모든 것을 멸하는 것'은 단지 또 다른 폭력일 뿐이라고... 그저 또 다른 무고한 희생자들을 만들 뿐이지. "
" 네가 시간을 돌릴 수 있고, 죽은 이를 살릴 수 있고, 몸을 원상태로 돌릴 수 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그 능력을 파괴에 쓰는 것은 그 능력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거야. 네가 가진 힘은 사람들을 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여야 해. 우리가 필요한 것은 파괴가 아니라 재건이야.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네가 말하는 '순수한 초능력자'와 '그 초능력자의 파편'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어. "
한양은 유니온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한다.
" 네 아버지의 뜻이 무엇이든 간에, 이제는 네가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야 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네가 정말로 우리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해줘. 우리 모두가.. 그리고 후손들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야. "
성에 차는 대답을 듣길 바라고 던진 질문은 아니었지만, 막상 결과를 확인하니 실망을 금치 못하여, 새봄은 아예 그 자리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팔짱을 꼈다. 리버티 녀석들도 말 많더니, 이 녀석도 장난 아니게 말 많네. 어떻게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간결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법이 없... 잠깐만. 따분해죽겠다는 새봄의 표정이 한 순간 심각해졌다. 내 질문은 두가지였어.
왜 사과하는가? 왜 우리의 의견을 묻는가?
그리고 저 녀석은 전자에만 대답했지. 아주 폼 재면서, "따라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납득은 안된다. 하나마나 한 사과, 하나마나 한 질문이기 때문이지. 그런데 폼 잡을 수 있는 질문만 골라서 대답하고, 중언부언까지 하고 있다는 건, 이녀석...
"너, 설마... 후달리니?" "인첨공 1등이 뭐 이리 혓바닥이 길어?"
이 논쟁이 의미가 있나? 쟤는 이미 결론을 정해뒀고, 그건 우리가 바라지 않는 거고, 저놈은 무슨 말을 해도 안 바꿀 기센데. 그래도 이 대화가 논쟁의 성격을 띤 이상 내 입장 정도는 말해줘야 하나?
혼란을 느끼기도 전에, 흘러가는 상황에 당황할 새도 없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혼란과 당황을 느끼는 건 인첨공에 들어와서 경험했던 것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정신차리라고 난데없이 뺨이라도 후려맞은 기분이다.
"....너."
그 같잖은, 나와는 일말의 관계도 없는 그 같잖은 것 때문에 내가. 그 같잖은 이유때문에 내가.
"네가 그렇게 대단한가. 순수한 초능력자, 그래. 너한테서 파생된 우리들의 처우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단 하나도 질문하지 않고, 단 한번도 결정을 내리기 전 의논도 하지 않고 그냥 욕심때문에 너희들은 이용당할거니까 안타깝지만 죽어줘 라고 할 정도로?"
내가 어떻게 무슨 생각으로 그날 그 최악의 선택을 했는데. 머물러보려 내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시작했는데. 그 모든 게 지금에 와서 발버둥치는 것밖에 안됐다고? 혜성은 느릿하게 천천히 씹어뱉듯 단어 하나하나를 뱉어내다가 떨리는 손을 제 얼굴에 가져다댔다. 마치 얼굴을 덮은 무언가를 고쳐 쓰는 것 같은 제스처였다.
"네 아버지의 죄라는 걸 인정한다면 네가 끝까지 책임져. 너희 부자로 인해 한순간에 선택지도 없이 죽어야만하는 결과에 놓은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의 앞에 서서 책임진다고 이야기해. 무릎꿇고 너희 부자의 잘못을 고해할 생각조차 안했다면." "그 혓바닥 위에 '어쩔 수 없다' 라는 문장을 올리지마."
"네 생각이 옳다고 믿으며 타인의 의사는 무시하고 모조리 죽이겠다는 거잖아?"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으니 괴물이라고 밖에 할 수 없지."
철현은 유니온을 가리킨 후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그렇게 잘났으면 시간을 되돌려서 자살해버리지 그래? 그러면 끝 아니야?"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어나간다.
"인정할게. 우리의 능력이 가져서는 안되는 보석이라는 점은 말이야."
과거 무고한 사람들을 해친 저지먼트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살인을 일삼던 해피데이, 그리고 분명히 제압된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게 공격한 저지먼트 부원, 통제할 수 없는 능력으로 고통받는 부원, 자신의 성장속도를 비관하며 학교 밖을 떠도는 스킬 아웃과 그들을 골칫거리 취급하는 학교
최소한 이 곳 밖에서는 이러지 않을 것이다.
교육받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이들에게 주어진 강한 힘, 인간 개인이 가지기엔 과분한 힘은 재앙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이야? 모두를 죽인다면? 일본이나 프랑스, 독일에게 있는 초능력자까지 모두 죽일꺼야?"
철현은 키득거렸다.
"이거이거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게 또 먹히겠는 걸?" "아니면 비굴하게 더 큰 대가를 주고 초능력자 기술을 얻어오거나"
무심코, 몇 년 전 생각이 났다. 행복 따위 찰나의 꿈이란 듯 잡아주던 손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겨졌을 때가. 누군가와 이어지는 감각과 그것이 끊어지는 경험을, 동시에 떠안아야만 했던 그 시절이.
왜, 생각났을까. 그 때 이미 부서졌으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지도 몰라서, 일까.
모르겠다. 모르겠어...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내 것 같지 않았다. 몸도 정신도 다 제각각인 양 들리는 말들도 전부 너무나 멀게 들렸다.
뭔가 말을 해야겠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희미하게 형태만 남은 정신 위로 차가운 손길이 내려와 덮였다. 내가 대신 해 줄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오가는 와중 눈 가린 마른 손 내리는 서늘한 손 있었다. 여전히 눈물 범벅인 눈이 검푸른 머리카락 사이로 유니온을 응시했다. 옅지만 분명하게, 호선을 그린 입술이 움직였다.
"그런 식으로, 네 아버지 핑계를 대며, 도망치려는 거구나. 너."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소리가 짧게 이어졌다.
"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벌어진 모든 일에서 눈을 돌리고 도망가려고 해... 사실 알고 있지? 네가 없어진다고, 이 나라에 여기와 같은 곳이, 다시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은 거잖아. 그렇지? 이 도시를 세운 기반이 네가 아니면 그만이고, 이 도시를 수립한 사람이 네 아버지가 아니면 그만인 거잖아. 현재의 짐, 무게, 중압감... 그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뿐이잖아. 안 그래? 아니라곤 못 할 걸. 나도 완전히 똑같은 기분이었던 때가 있었으니까. 잘 해봐야 무시, 정도겠지."
크흐, 흐흐흐.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 탓에 일그러진 얼굴이 더더욱 일그러졌다.
"그래, 나는 알 것 같아. 네가 왜 당장 파멸을 택하지 않고 그렇게 주절주절 떠들며 저지먼트를 상대하는지. 단 한 명에게라도 인정 받고 싶잖아? 네가 할 행동이 정당하다, 그것을 지지한다, 네 뜻을 존중하겠다... 그런데 사실 아는 거야. 누구라도 해도, 너나 네 아버지의 결정을 인정해 줄 사람이 없는 걸. 하물며 저 밖에 날 뛰는 리버티조차, 너와 네 아버지를 부정하기만 할 테니까. 책임지고자 나섰지만, 막상 마주하니 무섭지? 무겁지? 얘, 사실대로 말해 봐. 너, 아버지가 원망스럽지? 하나부터 열까지 너를 위해서라며 저질러놓고, 정작 본인은 저 안에 들어가 편안히 있는 모습을 보면, 당장 뒤엎고 싶어지지? 하지만 무섭지? 그렇게 아무도 모른 채, 인정 하나 받지 못 한 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건 말야... 후흐, 흐흐하하하...!"
다시금 정신 나간 웃음소리가 터졌다. 힘에 겨워 고개를 휘청이면서도 미친 사람마냥 웃고, 또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뚝, 떨어진 고개 아래로 눈물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무력하게 늘어진 몸을 다독이는 손길이 느릿하다. 뒤에서 안아 다독이던 손을 천천히 올려 혜우의 눈을 덮어 가려주려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고개를 올려 유니온을 정확히 마주하고자 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양 발언하는 꼴에 두 눈이 가늘어진다. 책임을 지면 좋겠지만 아버지는 원치 않는다. 오로지 아버지 탓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가 그랬으니 나는 그럴 것이다, 소중하니 그래야만 한다. 추잡한 변명이다. 본심을 숨기는 자의 비겁한 변명이자, 저런 것이 인첨공의 가장 위에 존재했기 때문에 이 꼴이 났음이 당연한 일이다. 태오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다, 눈을 감았다 떴다.
겁이 많다. 지금도 스스로를 괴물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가여이 여기고, 아버지를 방패로 삼아 두려움을 곱게 포장하고 있었다. 타인에 대해 속단하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이 사람이 이런 사정을 가졌노라, 어떤 삶을 살았노라. 그런 것이 주어진들 사람은 자신조차 납작하게 생각하는데 타인을 어찌 생각하겠나. 그만큼 깊게 곱씹고 오래 보며 눈을 제대로 떠 직시해야 한다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 가치관이 무색하다. 태오의 눈길이 점차 무심해졌다. 인간의 봄은 그리도 짧으나 너는 봄도 볼 수 없을 만큼 쫓기고 살았구나.
"불안하군요, 당신."
태오는 느릿하게 주변을 살폈다. 제각기 스스로의 삶을 변호하며 나서고, 자신의 가치는 파편이 아니라며 하나의 인간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태오는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이내 그만 두었다. 리버티를 막아세워, 지금이라도 그만 둬, 지금부터 바꿀 수 있어. 과연 그 말이 통할까. 저게 변심한다 치면 나머지가 전부 변심할까, 가장 최악의 결과만 생각하고 살았고, 최악의 결과만 보고 산 사람은 희망을 붙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혀가 붙어버린 듯 단단하게 굳는다. 멸할 수밖에 없다는 말에 '누가 이렇게 되고 싶어서 된 줄 알아?' 라고 말해도 들어주기나 할까, 형식상의 사과를 들어 무엇하랴.
"그만 둘 수 없는 이유가 아버지의 뜻 때문은 아닌가 봐요……. 그 사람이 미쳤음을 인정하면서 그만 두지 않는 건, 네 욕심이 더 큰 거잖아요."
대체 내가 여기에서 대화를 해서 무슨 의미가 있냔 말이다. 운명은 순응하는 것인데.
"당신, 새장을 부순다면서 정작 새장 바깥 야생으로 나서기는 두려웁군요. 욕심이 문제가 아니야…… 당신, 진정 욕심이 두려웠다면 되돌릴 방법이 있으니 휘둘렀겠지. 그게 진정 아버지를 위한 것일 테니."
순응하여 나는.
"진정 새장을 부수면 아버지도 없이 홀로 있겠지. 밖으로 나와서, 만인에게 괴물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겠지. 이곳에서도 그런 시선을 받았는데 바깥이라고 아니할까요. 너로 인해 파생된 것을 보며 눈독 들이는 건 부차적인 문제겠죠……. 너를 풍파에서 지켜주던 아버지는 없고, 새장 밖은 지나치게 넓겠지. 그래서 흔적도 없이 괴물의 파편도 지우면, 아버지와 함께 사라지면 모두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거……."
정녕 끝까지 승천하지 못해야 한단 말인가? 비색 눈동자 주변을 고이 포장한 공막이 검게 물들고 팔에 돋아있던 이식된 비늘이 일순 솟아난다. 아니, 나는 오를 것이다. 아니지, 오르지 못해도 상관 없다.
"단 한 번만이라도, 저지먼트를 신뢰할 수는 없나요."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못한 말이다. 태오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이 말을 올려볼 수 없었다. 암부의 일원이었던 자, 그림자에 암약한 자, 돌아가야만 하는 삶을 가진 자…….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 얘기해야만 함을 알았다. 너는 내가 안은 불안을 가졌다. 그러나 그 깊이가 다르다. 기회가 있고, 삶의 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넌 괴물도 아니고, 외로운 녀석도 아니게 될 텐데 왜 스스로 그 기회를 걷어차나요. 외롭지 않고 두렵지 아니하게끔 네게 손 뻗어줄 텐데. 미욱한 힘이더라도, 크리에이터와 싸웠을 적 네가 봐온 것이 있을 텐데."
태오는 유니온의 눈을 정확히 마주치고자 했다. 그 속내를 남김없이 듣고 싶고, 들어주겠다는 듯. 너는 더 이상 강자가 아니다. 저지먼트에게 손 뻗음 받기를 간곡히 호소하나 그 방법이 뒤틀린 학생일 뿐이지.
유니온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모두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어 그는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작게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해주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이해해달라고 이러는 거 아니야. 이해를 못하는 것이 당연해. 그냥 너희들 입장에서 나는 너희들에게 죽어달라고 말하는 거잖아. 아주 당연하게 말이야. 물론 나에겐 그게 당연한 결론이긴 한데, 너희들은 당연히 아니겠지. 하지만 적어도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 것도 못 들으면 억울하고 섭섭하잖아. 적어도... 이유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갑자기 너희가 죽는다고 해도 말이야. 뭐, 그조차도 이기적이긴 해. 그런데...나는 왜 이기적이면 안되는 거야? 나에게 수많은 이들이 이기적으로 굴었고, 하다 못해 암부나 일부 과학자들은 엄청 이기적으로 굴고 너희들도 때로는 이기적으로 굴잖아. 그런데 왜 나는 안 되는거야? 죽어야 하는 이유는 아까 설명했잖아. ...이 세상에 초능력자와 초능력자의 파편은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는 많이 기다려줬어. 아버지는 많이 노력했지. 특히나 에어버스터가 선정되는 그 순간까지도 필사적으로 막았고, 이후에도 이것저것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 ...1년 후라고 다를 것 같아? 왜 달라진다는 보장이 생겨? 지금까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그만둘 순 없어. 이제 와서 그만두기엔 너무 늦었어. ...너희도 그 정도는 알지? 그리고 딱히 너희들에게 깃털이 되어달라고 한 적 없어. 너희들이 어떻게 움직이건 그건 너희들 마음대로잖아? 난 여기서 너희들이 건방지다고 능력을 써서 억누르거나 할 생각은 없어. 뭐... 방어는 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괴물이 될 생각이야. 난. 돌아갈 생각은 없거든."
"맞아. 희생자 만드는 거.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 4학구 없애버리려고 한 거 봤잖아. 그걸 내가 했는데, 내가 모를까봐? 희생자라는 거 알아. 단지 존재해서는 안되는 '파편'이기에 없애려는 것 뿐이야. 과거라. ...아니지. 아니지. 이건 현재진행형인걸. 너희들도 잘 알지 않아? 어디 대표이사와 그림자만 관여된 문제라고 생각해? 너희들도 스스로 알 거 아니야. '몇몇'은 다른 어둠에게 시달려봤을테니 말이야. 그게 현실이야. 나는 현재를 보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거기서 잠시 말을 끊던 유니온은 다시 모두를 조용히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습니다.
"그래. 후달려. 무서워. 너희들의 말이 맞아. 난 많은 것이 무섭고 힘들어. 나로 인해서 생겨난 모든 것도, 나로 인해서 태어난 모든 비극도, 나로 인해서 겪어야만 하는 모든 아픔도. 내가 바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어. 그저... 그저... 나와 비슷한 이가 좀 더 있었으면 했었어. 하지만 어른들은 그걸 떠나서 더 많은 것을 욕심냈지. 아버지도 절대로 정당하지 않아. 그리고 나 역시도 정당하지 않아. 맞아. 그건 맞아."
"자살도 생각은 해봤지만... 불가능해. ...내가 돌릴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년 정도거든.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한번이 아니라 몇번째일지도 모르지. 아. 이건 농담이야. 그리고... 딱히 원망스럽지도, 인정받고 싶은 것도 아니야. 이런 말을 해도 안 믿기려나. 하지만 진짜야. 인정받을 생각은 없어. 내가 인정받고 싶다면 너희들을 설득했겠지만, 난 딱히 설득하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괴물이라고 부리는 것은 무섭지 않아. 내가 정말로 무서운 것은......"
이어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이어 그는 태오를 조금 더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신뢰할 수 없냐는 물음에는 마치 답을 피하듯,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설득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그게 시간낭비라는 것도 알지? 그러니까 나는 내 방식대로 '책임'을 질 생각이야. 저지먼트. 제로는 말이지. 내 아버지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AI는 말이지. 새장을 파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야. 하지만 딱히 너희들 능력자와 싸우기 위한 존재는 아니야. 그저... 계산에 따르면 새장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초능력자'에 가까운 힘이 8개가 필요해. ...그러니까 만들게 한 거야. 내 뜻을 따라주지 않을 7명의 순수한 초능력자 대신... 그에 가까운 또 다른 순수한 초능력자가 말이야. ...과연... 이 8개의 힘이 어떻게 쓰일 것 같아?"
이어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살며시 뒤로 돌았습니다.
"크리에이터와 싸운 것을 봤기에... 더더욱 너희에게 말할게. ...역시 새장은 파괴하고, 순수한 초능력자와 '파편'은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말이야. ...너희들이 인정하건, 하지 않건 상관없어. ...내가 느낀 것이 그거니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파멸의 운명인데... 그냥 마지막이 오는 그날까지 못하던 것이라도 즐겨보는 것은 어때?"
"물론 거절할거지? 하지만 최후의 날은 반드시 올 거야. 그 날 나는 내가 할 일을 하고 모든 것과 사라지겠지. 영원히."
"...발버둥친다고 한들, 너희가 뭐가 가능해?"
그것은 묘하게 저지먼트를 도발하는 듯한 목소리 톤이었습니다.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갑자기 이렇게 태도가 바뀐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664 그러게 말야, 대체 뭘 바라고 저지먼트 붙들고 그런 요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더라니깐>< 그 순교 해봤자 본인도 별로 이득될 거 없어보이는데. (그런 의미에서 서연이가 한 대사들, 전혀 비굴하지 않았어! 1년이라도 벌어보려고 설득해보는 것도 똑똑했구, 내용들도 다 일리 있던걸><
" 하..진짜.. 말이 아예 안 통하는구만. 그래.. 결국은 뭐가 옳고 그르냐 따위는 안 중요하고, 너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잖아. 하긴 다른 놈들도 좋은 비전을 제시해도 안 들어먹다가 나중에 잘못된 걸 드디어 깨달아서 참회라도 하는데, 너는 참회도 못하겠다. 다 부수고 죽는데 뭘. "
서한양은 한숨을 쉬며 박찬유를 응시한다.
" 발버둥? 칠 수 있지. "
" 너네 아빠, 아직 살아있다며? 제로도 결국 너네 아버지를 베이스로 돌아가는 AI니깐.. "
일단 너네 아버지부터 죽여버리는 게 첫 단계 발버둥이겠는 걸? 아, 됐고. 지금부터 나는 저지먼트고 처벌이고 뭐고 박형오부터 찾아내서 죽여낼 거야. 그게 제로부터 멈출 방법이니깐.
"착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넌 이기적인 게 아니야. 머리가 나쁜 거지." "니가 이기적이라면, 느이 애비나 이 세상 따위 연연하지 않고 니 살 길을 도모했겠지." "내가 볼 때 넌 인첨공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거 같은데?"
새봄은 가방을 뒤적이더니, 잡동사니를 꺼내, 정신을 집중했다. 새봄의 손에 들린 것은 곧, 두개골의 형상을 한 사탕이 되었다. 새봄은 설탕 두개골을 손에 받쳐들고 연극조로 과장되게 외쳤다.
"아아!! 내 아버지와 나의 업을 위해, 모두를 이끌고 순교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나의 운명이여!!" "모두가 나를 비난하지만, 난 돌아보지 않으리. 이것만이 옳은 길이기에!!" "고작 1년을 기다릴 여유조차 없다네, 이것만이 옳은 길이기에!!" "모두가 나의 뜻을 이해해주길 바라지만 설득따위 하지 않으리, 듣지도 않으리. 이것만이 옳은 길이기에!!"
중2병이네, 중2병. 세상에. 말세긴 말세다. 퍼스트클래스 중에서도 1등이 중2병 중에서도 세카이와 젠부 호로바나캬 병에 걸렸으니, 재앙이 아니고 뭐냐. 근데 이 짓 하는 것도 좀 쪽팔리긴 한다. 새봄은 접시와 망치를 꺼내, 설탕 두개골을 부수고 바작바작 씹어먹으며 말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냐고? 너 X나 방해하는 거." <clr light yellow mediumvioletred>"우리보다 힘 센 놈들이 깡패짓하는 거 물어뜯는 거엔 이골이 났거든."</clr> "이 리틀 히틀러야."
"착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넌 이기적인 게 아니야. 머리가 나쁜 거지." "니가 이기적이라면, 느이 애비나 이 세상 따위 연연하지 않고 니 살 길을 도모했겠지." "내가 볼 때 넌 인첨공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거 같은데?"
새봄은 가방을 뒤적이더니, 잡동사니를 꺼내, 정신을 집중했다. 새봄의 손에 들린 것은 곧, 두개골의 형상을 한 사탕이 되었다. 새봄은 설탕 두개골을 손에 받쳐들고 연극조로 과장되게 외쳤다.
"아아!! 내 아버지와 나의 업을 위해, 모두를 이끌고 순교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나의 운명이여!!" "모두가 나를 비난하지만, 난 돌아보지 않으리. 이것만이 옳은 길이기에!!" "고작 1년을 기다릴 여유조차 없다네, 이것만이 옳은 길이기에!!" "모두가 나의 뜻을 이해해주길 바라지만 설득따위 하지 않으리, 듣지도 않으리. 이것만이 옳은 길이기에!!"
중2병이네, 중2병. 세상에. 말세긴 말세다. 퍼스트클래스 중에서도 1등이 중2병 중에서도 세카이와 젠부 호로바나캬 병에 걸렸으니, 재앙이 아니고 뭐냐. 근데 이 짓 하는 것도 좀 쪽팔리긴 한다. 새봄은 접시와 망치를 꺼내, 설탕 두개골을 부수고 바작바작 씹어먹으며 말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냐고? 너 X나 방해하는 거." "우리보다 힘 센 놈들이 깡패짓하는 거 물어뜯는 거엔 이골이 났거든." "이 리틀 히틀러야."
" 싸그리 죽여버리는게 책임을 지는거야? " " 그건 이기적인것도 뭣도 아냐. " " 그냥 묻지마 테러범이랑 다른게 뭐야? "
이렇게 말해도, 이미 동월도 알고 있었다. 서로를 설득하기는 꽤나 어려울 것이라는걸.
" ....이제와서 우리를 도발한다고? "
왜지? 갑자기? 우리를 도발해서 얻을게 뭐가 있다고? 저녀석의 말대고, 우리가 뭐가 가능할지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까지 사과하고, 다 죽여버릴거라 일방적으로 선언했으면서 도발? 이거에 넘어가서 우리가 싸우게 되면 저녀석이 얻는건 뭐지? 뭔가 찝찝하다. 괴이에서 구역 하나를 수색하지 않고 온거랑 느낌이 비슷하다.
아, 썩을. 그래도 이런데서 머리굴리는건 답지 않다. 이럴땐 시원하게 부딪혀야지.
" 왜, 우리랑 맞짱 뜨고싶냐? " " 그래서 네가 얻을게 뭐가 있다고? " " 후환제거니 뭐니 이상한 핑계는 대지 말길 바래. " " 어차피 다 죽이겠다 선언하고서 이제와 우릴 도발한다는건... 뭔가 아귀가 안맞는 것 같아서. "
>>0 아~ 오늘도 빡셌다. 커리큘럼 끝나고 연구소로 귀가하던 중, 새봄은 어딘가에서 이는 소란에 걸음을 멈추었다. 어린 아이 둘이 다투는 모양이었다. 가까이 가보니, 어린 자매 둘이 쿠키 한 개를 가지고 다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새봄은, 두 아이를 향해 넉살좋게 말을 붙였다.
"얘들아, 안녕~." "언니가 재밌는거 보여줄까?"
하고 말하며 돌맹이 하나를 주워들었다. 그러고는 양손에 돌맹이를 올려놓은 채 정신을 집중했다. 버터를 부드럽게 풀어, 계란 노른자와 설탕을 섞고, 밀가루를 체쳐 넣은 다음 초코칩을 넣고 구우면... 짜잔. 순식간에 손바닥에 있던 차가운 돌맹이는, 갓 구운 쿠키가 되었다. 새봄은 그 쿠키를, 언니의 것을 탐내던 동생에게 건넸다.
"짜잔~ 거의 비슷하지?" -"우와!! 돌맹이가 쿠키가 됐어!" -"먹어도 돼요?" "아이, 그럼~ 한번 먹어봐! 맛있을걸?"
동생이 쿠키를 조그맣게 한 입 배어물더니, 순식간에 먹어버리고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외쳤다.
-"맛있어요! 또 해주세요!!" -"저도 해주세요, 언니!!" "히히 맛있었구나? 저녁 먹고 사이좋게 먹는다고 약속하면 만들어주~지!"
새봄은 쪼그려 앉아 어린아이들과 하나씩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뒤에야 쿠키를 만들어 두 아이의 손에 들려주었고, "고맙습니다!!" 라고 외치며 집(어쩌면 연구소)으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나서도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여전히 회피하고 있네, 박찬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책임이야? 사람들을 죽여서 가책을 없애는 게 책임이니? 네가 시간을 돌릴 수 있고 없고, 뭘 할 수 있고 없고는 관심 없어. 내가 아까부터 너한테 요구한 건 하나야. 짊어지고 살아가라고. 우리를 너의 파편이나 부산물 따위로 취급하는 게 아닌 각자의 인생이 있는 인격체로 인지하고 삶을 존중하라고."
말이 안 통한다. 게다가 이어지는 말은 앞선 사과의 진실성까지 흐려지게 만들었다. 리라의 눈동자가 가라앉는다.
많은 정보량에 머리가 아프다. 그야 내가 해온, 걸어온 길을 통채로 부정당한 기분이니까. 그리고 상대의 논리도 어린아이의 땡깡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도 말야 주관적인 경험으로 모두를 죽인다는 정신나간 생각엔 절대로 반대하지만 말야.
"...너 모든 초능력을 퍼스트 클래스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말야."
최대한 합리적이고,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머리를 쥐어 짠다. 보잘것 없는 뇌세포가 최대한 진동한다. 희생자를 내지 않도록. 어차피 내가, 이녀석에게 대항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최대한 우리가 가져갈 것은...
피해의 감소인가. 저지먼
아니, 이제 저지먼트고 뭐고도 모르겠어. 무슨 판단기준을 따라야하지? 단체행동이니만큼말야. 나 혼자 독단적인 기준을 말할 순 없을거야.
아마, 부장...은 녹다운. 세은이도 말야. 그야 그렇겠지, 그냥 일개 외부인 1인 나도 이렇게 까지나 불쾌하고, 기분이 나쁜데. 당사자들은... 더 충격이 크겠지. 입맛이 쓰다.
"일단. 인터럽티브 스냅으로 AIM 확산역장의 강도를 낮추고, 뇌 내의 초능력을 만드는 특정 부위를 절제한다. 이후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으로 뇌 내 현상을 '초능력을 못쓰는 외부인의 뇌'로 고정한 다음, 셀룰러 스티뮬레이션으로 뉴런을 재생 및 복구한다. 이를 각 학구별로 반복한다... 뭐, 세부 사항은 네가 어떤 초능력을 얼마나 강하게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달라지겠지만말야."
최대한 인명손상이 적은 시나리오를 적어내려간다... 이게 얼마나 가능할진 몰라도말야.
"그리고, 외교라는게 있잖아. 초능력자의 원석, 우리나라엔 너밖에 없을 진 모르지만, 서류에서도 나오듯이 독일, 일본 등에도 있어. 이들을 모두 죽이거나 부숴버린다...라고하면, 외교적 문제가 굉장히 불거질거야."
먼저, 계획이 실행되는 가정을 세운다. 계획이 실행된다면...분명,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겠지. 세계 정세 뿐만 아닌 초능력자 전반에 대한 반대 의견과 인종차별이 이뤄질거야.
"만약 인첨공만 멸망을 한다손 쳐도, 국가의 5%내외가 한번에 사라지는 국가적 손실과, 세계적 트렌드로 일궈진 초능력을 이용한 R&D 개발에서 벌어질 손해와 실패를 생각하면, 단순 인첨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명에 관련된 문제야. 그러니까 말야... 너, 사람을 좀 믿어보는건 어때?"
"나는 발버둥친다고 너를 막을 순 없어. 멸망을 기다리는것도 좋아. 그렇지만, 반년. 반년만 시간을 줘. 이 자료를 국 내 외의 언론에 퍼트리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잖아? 텔레포테이션을 이용한다면말야. 조작된 자료가 아니라 확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물어본 것도 이것 때문이야. 우리는 인첨공이라는 새장 안에 갇힌 죄수가 아냐. 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권리를 보장받는, 참정권을 가진 시민이지."
"새장 내부에서 모든걸 부수고 장렬하게 죽는 새보다는, 주인한테 말을 걸어서 새장 문을 여는 앵무새가. 조금 더 보기 좋지 않아?"
이거 진짜 잡초 취급이네. 진짜로 내가 학교 화단 잡초 뽑으면서 잡초한테 지껄인 말들 수준이야. 말이 좋아 이유 알려 준다지, 자기 찝찝함 덜자고 지껄이는 거잖아. 사실은 그다지 찝찝해하지도 않으면서. 우리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어지간히 하찮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래선가? 사람 말도 듣는 둥 마는 둥인 거 같다. 초능력자와 초능력자의 파편은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 소리 아까 했잖아.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초능력자 양성 중인데 인첨공 하나 날려 봤자 소용 없다고 말한 건데. 다른 나라에 초능력자가 있단 현실은 안 보여 안 들려냐?? 우리 말 안 듣는 건 그렇다 쳐도, 자기 아버지가 작성한 문서에 버젓이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구만. 깡통 만든 까닭도 다 죽인 뒤에 자폭시키기 위함이었단 것도 얼추 맞는 거 같고, 노답이다...
암담하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져 양볼을 치고 마른세수를 했다. 재난 영화도 이런 재난 영화가 없다. 신이 세상을 멸망시키기로 한 거랑 뭐가 달라? 아, 다르긴 다르겠다. 신은 인격적인 존재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저쪽은 얼핏 의사소통이 되는 거 같지만 실은 자기 말만 하고 있다. 말이 좋아 언어지, 실은 대지진이나 쓰나미나 지구에 떨어지는 초거대 운석의 사운드랑 다를 바 없는 거다. 그런 소리였다면 좋았을걸. 들리기는 재수없게 한국어로 들려서 의미 있는 언어로 이해해 버리잖아!! 수박!!!!
다리가 풀릴 것 같아 주먹으로 후려쳤다. 저쪽은 우리한테 아쉬울 게 전혀 없고 우리를 잡초 취급하고 있으니, 협상이고 뭐고 불가능하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발악. 에라, 모르겠다!!!!!! 배째!!!!!!!!!!!!!!
" 대화할 생각도 없었으면서 대화 흉내는 왜 냈어? 난 하찮은 것들에게도 할 도리를 했다. 죽을 준비를 하게 해 줬다. 정신 승리 하려고? "
" 우리 인정 필요 없다면서, 니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죽어도 하기 싫나 봐? "
" 이렇게 말해 봤자 소용 없겠지. 넌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우릴 다 죽일 수 있으니까. 근데도 안 죽이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살려 줘서 감사하다고 해 줄게. "
" 우리가 뭐가 가능하냐고? 글쎄. 적어도 나는 니가 할 줄 아는 거의 1/100, 아니 1/1,000도 못할 거야. 글타고 죽을 날만 기다릴 수는 없잖아. 인간은 누구나 언젠간 죽어. 우리 경우엔 네 덕분에 시한부 인생이 됐네. 하지만 죽기 위해 살진 않을 거야.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볼래. "
" 것도 꼬우면 지금 죽여. 그게 니가 바라는 '초능력자와 초능력자의 파편'을 없애는 길이잖아? "
그 이기적인 생각이 지나치게 어리기 때문이지. 태오는 주변을 향해 눈을 굴렸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다를 것 있느냐면 어쩔 수 없다. 타인과의 관계를 밀어내는 듯했다. 굳이 파편이라고 칭하고, 굳이 거리를 두며 자신이 해야만 하는 것이 있노라 변호한다. 알면서도 정을 떼려고, 도움 구하지 않고 어떻게든 뜻 관철하는 듯하다. 자신의 죄책감을 덜고자 모진말을 쏟는다지만, 그렇게 의지를 꺾으려 들지만.
"그럴수록 이 사람들은 더 발악할 텐데요."
결국 상처받는 건 본인이면서. 무엇이 좋다고 그걸 전부 끌어안으려 하지, 당최 무엇이 좋다고 그리도 끌어안고 두려워 하며 희생하고자 하냔 말이다.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텐데, 그 모든 것을 죽어서 갚는다기엔 타인도 끌고가는데. 태오는 대답하지 않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한다는 듯.
"명운은 너울과 거학이요 넋은 쪽배라고들 하지요……. 거센 풍랑에 노는 저을 수 없는 것도 알다마다."
모진 말을 쏟아내는 모습에 태오는 천천히 팔을 뻗어 혜우를 다독이고자 했다. 고개를 잠시 숙여 귓가에 "괜찮아. 듣지 않아도 돼. 지금은 울어도 좋으니까, 오빠가 곁에 있잖니." 하고 속삭이고는 제 겉옷 벗어 타인이 볼 수 없게 가리고자 했다. 태오는 눈을 가늘게 떴다.
"다만 닻을 내리고 돛대를 움직여 기로를 바꾸며 종착지에 무사히 도달할 수 있지요. 그렇기에 길잡이가 존재하는 것이고"
태오는 흔들리지 않았다.
"밀어내봤자야. 이미 침묵했다는 점에서 흔들릴 여지 있을 터이니. 네 아버지가 아무리 영향을 끼친들 조타수가 네가 되어야지 어찌 아비가 되려 하느냔 말이야."
"...다른 나라까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 나는 딱히 세계평화를 위하는 것이 아닌걸. 그저... 나로 인해서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지우고 싶은 것 뿐이야. .........그게 우리 아빠의 뜻이기도 하고."
"내가 한계라. 시간 1년밖에 못 돌리는거? 하하. 그래. 그거 한계긴 하네. 확실히 그걸 위해서 살아간 것은 아니지만 어쩌겠어. 결과값이 이렇게 되었는데.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너희들을 죽일 수밖에 없으니까."
"아빠? 아빠가 나를 조종해? 너는 뭔가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 이건 내 의지야. 내 의사고. 딱히 조종당하는 것이 아니야."
"...고작 디스트로이어 따위를 도망치게 한 거? 그나마도 완전히 이긴 것도 아니고 그만두게 한 거잖아. 아니야? 아. 그건 그렇고 연극 잘하네. 너 배우야? 한번 배우의 길을 나아가보는 것은 어때? 최후의 그 날까지 말이야."
"맞아. 묻지마 테러범. 다시 말하지만 난 딱히 내 행동에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야. 이기적인 거 맞고 나쁜 거 맞아. 그렇지만 할 거야."
"짊어지고 살아가기엔 이제 너무 지쳐서 말이지. ...솔직히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이 상황 속에서... 뭘 더 기대를 해야 할까. 인생이 있는 인격자이긴 하지만... 결국 이 새장 안에서는, 아니. 너희들이 이 안에 들어온 시점부터 너희들은 그저 파편에 지나지 않고... 이 세상을 불행하게 만들 존재일 뿐이야. ...실제로... 고통스러워하고 이용당하려고 하고...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앞길만 있고... 퍼스트클래스는 목줄이 묶이고 인질이 잡히지. ...너는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없어져야 하는 거야. 더 이상의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 다 없어지면 돼. 영원히."
"싫은데? 말했잖아. 부숴버릴거라고. 그냥 다 지워버리고 없애버리고 새장을 없애버리는 것이 훨씬 편한데 왜 그런 수고를 들여야 해? 내가 그렇게 해줘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
"고작 너희들만 죽여서야 수지가 안 맞지. 새장이 사라지는 날. 모두가 사라질테고... 그리고... .......그쪽이 더 재밌잖아. 안 그래? 후훗."
"그리고 내 삶의 조타수는 나지. 아빠가 아니야. 그저 내 의지로 뜻을 이뤄주려는 것 뿐이야. .........그쪽이 더 재밌으니까."
애초에 대화를 할 생각이 있긴 한 걸까요? 모두에게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그냥 똑같은 말의 반복일 뿐입니다. 아니. 아까전보다 좀 더 비꼬는 톤이 살짝 섞여있는 것 같습니다. 이내 씨익 웃는 모습마저 보이는 것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방해하고 막아봐. 실컷. 너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열심히 발버둥쳐봐.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거든."
"어차피 너희들이 대화로 설득하려고 해도 소용없어. 내가 예고하는 파멸을 막고 싶다면 날 죽이는 것밖엔 없어. 아니면... 나를 영원히 제압하고 억압해서 다시는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집어넣고 영원히 가둬버리던가."
"너희가 나와 아빠가 세운 작전을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진짜로? 진심으로? 고작 디스트로이어 하나 쩔쩔매는 주제에?"
"그럼 이제 할 말은 다 하지 않았어? 여기서 딱히 난동을 부릴 생각은 없어. 돌아가줄래? 슬슬?"
그리고 그 도발의 수위는 묘하게 더 커졌습니다. 이어 그는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가볍게 손짓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왜 '도발을 갑자기 하냐'는 물음에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깨를 으쓱하면서 고개를 갸웃하는 등 조롱하는 행동을 조금 더 보일 뿐이었습니다. 물론 그나마도 조금 어색한 느낌입니다. ...대체 뭘 하고 싶은 것일까요?
그런 그의 모습을 세은이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지만요. 그리고 아마 가까운 곳에 있는 이라면... 세은의 작은 목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왜 지금 실행하지 않는거지? 그렇게 강하다면 지금 전부 죽이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뤄내면 되는거 아닌가? 그리고 갑자기 긁는 발언. 그리고 왜 도발하냐는 질문에는 대답이 없다. 그리고 어렴풋이지만, 세은이가 말하는 '오빠같은 사람'.....
" 너, 설마, " " 진짜로 싸울 생각이냐? 우리랑? " " 시간을 줘서 만전의 상태인 우리랑 싸우고, 네가 이기면 '아 계획대로 빵빵 터트립니다~' 해버리고, 우리가 이기면 '으윽 역시 저지먼트군 너네가 이겼다 ' 하고 죽으려고? 아니면 네가 말한 것 처럼 어디 영원히 가둬버리는 결말? " " 진짜? 진심? 그런 2지선다를 두고 고민중이야? " " 아니지? 너 진짜 그건 아니지? "
"그렇게 단정짓는 것부터가 잘못된 거라고. 네가 뭔데 우리의 삶을 그렇게 얄팍하게 판단하고 예견해? 발목 묶여 산 지 너무 오래돼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선택지는 전혀 고려되지가 않나 봐."
리라는 박찬유를 바라보다가, 연구소의 출구를 대신하는 포탈로 눈을 돌렸다. 열이 받는 것과 별개로 말의 수위가 이상하게 세지고 있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굳이 자극적인 말을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를 긁으려고?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려고? 집중시켜서, 뭘 하려고.
손 안의 새가 포르르 날아가 출구용 포탈 안으로 들어간다. 직후, 리라는 바닥에 떨어졌뎐 스케치 종이를 집어들고 뒷장에 그려져 있던 새와 연동된 고글과 조종 패치를 각각 실체화 시켜 장착한다. 그리고 새와 시야가 연동되었다면, 들어왔던 입구의 주위를 둘러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새봄은 자신의 도발과, 다른 부원들의 말에 대응하는 유니온을 관찰하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아까부터 조금씩 느낀 거지만... 이녀석, 두시간 째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어. 마치... 앵무새처럼. (앵무새야 미안해.) 나나 다른 사람들의 언사에 반응해서 말하는 것 같긴 한데 이상하게 핀트가 어긋나있네. 뭔가 사람하고 대화를 하는 느낌이 아니야. 이 녀석, 진짜 유니온이 말하고 있는 게 아닌 거 아니야?
"...음, 너 혹시 AI니? 유니온이 스스로를 본따고 학습시킨?" "맞으면 박수 한번 치고, 아니면 아까 내가 만든 거 만들어봐." "놀리는 게 아니고, 진짜 궁금해져서 그래."
니 진짜 심각해. 저기 있는 게 진짜 유니온이 아니고 가짜라면 지금 우리 여기서 시간낭비하고 있는 거잖아.
"그...미안한데, 도덕적일건지 아닐건지 둘중 하나만 해줄래? 그럼 안돼. 책임을 져야해. 그건 잘못된거잖아. 이쪽으로 가던가, 어차피 나 빼고는 다 죽던 말건 상관 없고 다 죽는게 오히려 더 재미있으니까. 도덕이고 자시고 다 죽인다... 어느쪽 장단에 맞추라는건지 원."
하아...
"몰라 거 이정도면 많이 했지. 죽기 싫어. 죽기 싫은건 맞는데... 내가 이렇게 땡깡 부려봤자 네가 들어줄것도 아니고, 그지?"
머리를 긁적이고 바닥에 풀썩 주저앉는다.
"그...다들 울고 불고 하는데 나혼자 이런 분위기라 미안하다...? 그야 나, 정상적인 가정에서 행복한 삶 살다가 적당히 내가 원해서 들어온거고, 아쉬울건..."
...그건 좀 아쉬우려나.
어차피 죽기 직전인데. 키스도 못하고 죽는건 좀 아쉽네.
",,,이렇게 뜨겁게 이야기하는데 미안한데. 싸우기 전에 키스 한번 하고 싸우면 안돼요? 이번에 죽을 수 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안하고 죽는건 너무 아쉽네요. 언니도 안죽었으면 좋겠지만."
내가 생각할때, 죽거나 아니면 죽이거나야. 그리고 죽이려고 할때 에초에 죽이는것도 정말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실패해서 죽을 확률이 99퍼센트는 높고.
"...하아...생에 마지막 키스가 이런 볼품없는 꼴이라니..."
그것도, 엄청 꼴사납게.
"안되겠다. 여자친구가 저렇게 짜증을 내는데, 연인으로 그냥 가만히 있기도 그러네. 원래는 그냥 죽기전에 키스나 하고 죽을 생각이였는데."
이제 더이상 모르겠어. 내가 뭘 하는건지 이게 의미가 있는건지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유니온...이 아닌, 청윤선배의 앞으로 다가간다. 비슷하지만 약간 높은 눈높이, 눈을 마주친채 입술을 천천히 발돋움해서 가져다대려한다. 그 결과가 거절이 됐던, 달콤한 첫키스가 됐던.
침묵. 조롱과 맞받아치는 소리, 태오는 한참이고 눈을 반개하며 골몰했다. 마치 무언가를 보는 듯, 속내 들리지 않는 존재의 속이 들린다는 듯 불안한 침묵을 유지해간다. 그쪽이 더 재밌다고, 자꾸만 재미를 찾으며 어떻게든 회피하는 것과 더불어 세은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어온다. 귀가 좋은 탓이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아무에게도 맡기고 싶지 않아하지. 모든 것이 네 탓이고, 모든 것이 너의 죄이며, 네가 다 뒤집어 써야만 하지……."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렸다. 기운 없던 목소리에 점차 힘이 들어간다. 늘 숨결과도 같았던 목소리가 이번에는 퍽 또렷했다. 제대로 된 발성을 한 탓이었다. 늘 어두침침하다 생각했건만, 퍽 듣기 좋은 목소리였구나 싶을 정도로 소리 제법 고왔다.
"여기에서 나아가 무언가 더 있어. 아주 큰 벽이. 너는 그 벽을 타인들이 막아세울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구나, 아무리 저지먼트라고 해도 이번엔 정말 소용이 없을 거라고, 그러니 차라리 네가 해내면서 모든 걸 끝내겠다고 다짐했구나. 아무도 모르게 너만 원망하라고, 더 끔찍한 걸 보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태오는 다독이던 손을 멈추고는, 표정 없던 얼굴에 무언가를 덧그려냈다.
"우리는 저지먼트고, 고전한다 해도 기어이 할 녀석들만 모였잖니. 너도 알면서 계속 부정해도 끝내 파고들 사람들이잖아."
서한양은 유니온이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을 보고는 속에서부터 무언가들이 하나 둘 끊어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그가 도발을 계속해서 화가 나버린 것? 아니었다. 지금까지 온갖 도발이랑 도발은 다 듣고, 서한양 역시 도발을 계속해서 해온 녀석이다. 이 정도 도발에 긁혀서 속 안의 무언가들이 끊긴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이 미친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확고한 고집과 다가올 미래. 이것들이 서한양이 지금까지 지키려고 했던 보편적인 윤리와 정당한 수단에 대한 선을 하나 둘 끊어가기 시작했다. 어서 가라는 듯한 유니온의 말에 서한양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작은 한숨이 나오는 쓴웃음과 함께 대답한다.
" 그래. "
이 대답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지만 아무도 알지는 못하겠지. 그렇게 뒤를 돌며 휴대폰의 녹음을 끈 다음에 먼저 나가보려고 하는 순간, 세은의 말에 다시 뒤를 돌아본다.
" 뭔 은우랑 비슷해. 은우보다 덜한 비극을 겪고, 사람을 다 죽이네 마네하는 녀석을 비교하는 건.. 은우에게 꽤나 실례되는 거라고 보는데? 어차피 저 녀석 말 안 통해. 철저하게 뇌가 자신의 착각에 절여지고 세뇌당해서, 그것이 옳다고 믿게된 녀석이야. 사이비 같은 것이지. 그러니깐 어서 가자. "
말하자마자 눈을 질끈 감았다. 무슨 미친 짓이었는지. 그저 무섭고 무섭고 무서웠다.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지 않은 게 놀라웠다. 아니 이미 까무라쳤나? 아프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아.
그때 유니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슬쩍 제 손을 꼬집어 본다. 아프다. 그걸로 확실해지는 점. 공격도 안 당했다.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하지만 다리는 완전히 풀려 버렸다. 결국 그대로 주저앉고 만 서연이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도 들리는 이야기는 우리말이라 미치고 돌겠다. 자꾸 뜻을 생각하게 되잖아!!!! 나오는 내용이라곤 수십만 명을 다 죽이는 걸 무슨 어린애가 제 방 어지른 거 치운 것처럼 말하고 앉았는 끔찍한 헛소리뿐인데도. 소용 없는 거 몇 번을 겪었는데도 인간적인 이치와 논리로 따지고 싶어지잖아!!!!! 이 꼴 저 꼴 보기 싫고 자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에 지쳐서 살기 싫으면 지만 존엄사하든가, 존엄사도 무서우면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100년 수면실이라도 개발해서 들어가라고.
하다가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자길 죽이거나 영원히 가둬 버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 걸 알려 주는 건, 우리더러 그렇게 하라는 친절이야 뭐야??
아, 그니까 우리 말로 나오니 괜히 머리만 어지럽다니까!!! 비틀비틀 일어났다. 여기서 뭘 할 수 있을까? 그건 모르겠지만. 공연히 리라가 준 총을 들고 겨누어 본다. 발버둥 첫 번째!! 목표는 관 속에 있는 인간.
유니온은 요구가 들려오자 태연하게 그 요구에 응했습니다. 혜성의 말에는 손가락을 두 개 들었고, 새봄의 말에 새봄이 만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두개골 사탕을 만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추가로 데코레이션까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보란듯이 그것을 천천히 먹었습니다. 한편 혜성은 열심히 뭔가를 탐지하려고 했지만 특별히 잡히는 것은... 아니. 하나 있었습니다. 뭔가가 투명한 것이 벽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투명한 상태지만 적어도 혜성의 눈에는 보였을 것입니다. '상당히 무표정하기 짝이 없는' 또 다른 유니온의 모습입니다.
리라는 이어 입구 주변을 새와 연동해서 뒤져보긴 했지만, 딱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한편 유니온은 동월의 말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피식 웃을 뿐, 긍정도 부정도 딱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철현의 말을 들으면서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네가 할 수 있다면 말이지. '파편'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인 파편."
그러다 정하가 청윤에게 키스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유니온은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그리고 크게 앵콜! 앵콜! 을 외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가벼운 모습 그 자체입니다.
이어 그의 시선은 태오에게 향했습니다.
"...어떠려나. 하지만 딱히 나만 원망하라고 이러는 것은 아닌데. 말했잖아. 난 진심으로 너희들과 내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니까. 그 뿐이야. 지금 내가 하지도 않을 건데, 이러는 것처럼 보여? ...그러면...이러면 조금 믿으려나?"
이내 눈앞의 컴퓨터가 켜졌습니다. 그리고 유니온은 그 상태에서 손가락을 튕겼습니다. 화면에 비친 것은 수많은 사람이 평범하게 일하고 있는 어느 한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그 회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기둥에 의해서 말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흔적도 없이... 처참하게...
"뭘 믿고 말고야. ...글쎄. 몇 명이나 저것으로 죽었으려나. 모르겠네. 아. 딱히 시간은 돌려줄 생각 없으니까 알아두고. ...어차피 죽을 이가 죽은 것 뿐이잖아?"
싱긋 웃는 모습. 그 모습에는 딱히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이내 한양의 핸드폰에서 모든 녹음 데이터가 사라졌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청윤이 하는 말에 피식 웃었습니다.
"싸우면 이길 자신은 있어?"
"....동월 선배의 생각과 똑같아요. 전.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행동을 할 거지만, 일부러 우리를 자극해서 마치 자신을 막아보라는 듯이 행동하고 있어. ...정말로 마음만 먹으면 우릴 죽일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고 가지고 놀듯이 행동하고 있어. 오빠도 그렇고, 당신도 똑같아! 퍼스트클래스의 기본 소양이야?! 멋대로 사람의 마음을 판단하지 말고... 멋대로 휘두르지 마!! 당신이 무슨 마왕이야?! 최종보스를 잡아서 인첨공을 구하라고, 퀘스트를 주는거야! 작작해!! 작작하란 말이야!!"
이어 세은이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하지만 유니온은 그 모습을 보지만 딱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피식 웃었습니다. 그리고 서연이 총을 겨눈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유니온의 몸이 쇠파이프로 관통되었습니다. 컥!! 하는 소리와 함께, 혜성이 보았던 또 다른 '유니온'이 투명 상태를 풀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그 유니온의 목에는 초커가 3개 달려있었고, 몸에는 구속구 2개가 붙어있었습니다.
"...뭘 여기서 주절대고 떠드는거지. ...역시 '양심'이라는 것은 이래서 곤란해. ...저따위 합성 영상을 만들어서 장난질이라도 치고 있었나?"
".....하..하하...죄송합니다. 오리지널."
"...꺼져."
이내 방금 전까지 이야기를 하던 유니온의 모습이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무표정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니온은 서연을 바라봤습니다. 정확히는 총입니다. 그러더니, 이내 그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서연을 향해서 손가락을 올렸습니다. 그 끝에서 노란색 빛이 모였습니다. 아마 랑이 있었다면... 머리가 터질 정도로 강한 사이렌이 울렸을 것입니다. 지금껏 느껴본적이 없는 너무나 위험하고 강한 사이렌입니다.
AI는 아니었구나. 그럼 원래 저렇게 중언부언하고 핀트 못 잡는 편인가? 난감하네. 다른 동료들은 설득해보려는 모양이었는데, 저래서야 전혀 말이 통하지 않잖아... 헐? 유니온의 몸이 쇠파이프에 관통되는 모습에, 한가롭게 설탕조각을 깨물어먹고 있던 새봄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테이저건과 리라의 방패를 꺼내들었다. 그나저나... 양심이라? 내가 아는 그 양심이야? 처참하네, 상태가.
정하와 껴안고 있는 동안에는 유니온이 뭐라고 하든 듣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우수수 죽어나가는 장면을 본 청윤은 눈이 뒤집힐 수 밖에 없었다.
"미안.. 정하야.."
청윤은 바로 손가락을 유니온을 향해 겨눴다. 세은이가 하는 말이 끝나면 바로 공기탄을 발사하려고 했지만 그때, 다른 유니온이 나타나선 조작 영상이라고 하자 한숨을 쉬며 잠깐이나마 안심한 청윤이었다. 하지만, 서연을 향해 빛이 발사되려고 하자 청윤은 황급히 공기탄을 유니온의 손 끝을 향해 발사하려고 했다.
허탕인가. 느낌이 나빴는데. 짧게 혀를 차며 고글을 벗은 리라는 곧바로 제 행동을 후회했다.
화면 속에서. 불기둥이. 사람이...
한동안 멀어졌던 정신이 되돌아온 건 가볍게 웃어제끼고 있던 인간의 몸에 쇠파이프가 관통될 때였다. 실제 사람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상해의 정도가 강하니 충격 받지 않을 재간이 없었는데, 그 충격을 소화할 틈도 주지 않고 곧장 같은 얼굴의 다른 사람이 등장한다. 아니, 같은 사람인가? 리라는 두 유니온을 번갈아 보며 숨을 가다듬는다. 그나저나 합성 영상이라면... 저 사고는 진짜가 아닌 건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안심하고 긴장을 풀 시간은 없다. 곧장 오리지널이라고 불린 쪽이 손가락을 치켜들었으니까. 목표는 서연이.
"뭐 하는 거야! 멈춰!"
포스트잇에서 가시덩굴이 그려진 동그란 병 서너 개를 실체화 시킨 리라는 그것을 유니온의 팔 앞과 몸을 겨냥해 던졌다. 온전한 엄폐물이 될 거라는 기대는 않는다. 그저 일순간 방해라도 되기를. 최소한 궤도라도 틀어질 수 있도록.
AI는 아니었구나. 그럼 원래 저렇게 중언부언하고 핀트 못 잡는 편인가? 난감하네. 다른 동료들은 설득해보려는 모양이었는데, 저래서야 전혀 말이 통하지 않잖아... 헐? 유니온의 몸이 쇠파이프에 관통되는 모습에, 한가롭게 설탕조각을 깨물어먹고 있던 새봄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테이저건과 리라의 방패를 꺼내들었다. 그나저나... 양심이라? 내가 아는 그 양심이야? 처참하네, 상태가.
그건 그렇고, 저 진퉁 유니온같은 게..... 감히 서형을 노려?
새봄은 더 생각하지 않고, 망설임없이 몸을 날려 서연을 유니온의 손끝이 향하는 방향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밀쳐내려 했다. 그러고는 방패를 키워 유니온의 레이저를 막아보고자 했다.
양심이라. 태오는 순식간에 스쳐가는 여러 상황을 눈에 담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오리지널이라 했고, 양심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속내 읽을 수 있다는 반증 아니던가? 태오는 속내 읽어보고자 시도하며 눈을 반개했다. 양심을 분리할 정도로 망가진 것인가, 아니면 태생부터 그러한 것인가. 어찌 되었든.
"…하나는 죽어야 하는 거구나, 그런 거였어."
같은 하늘에 두 개의 달이 뜨면 쓰나. 공교롭게도 이쪽 또한 퍽 돌아있는 자니 태오는 그 심중 깊숙한 곳 파헤치고자 했다. 파편이라 하였나, 그 파편이 속내로 들어가면 어찌할 것 같은가. 하나 끼운다 하여 잘못될 일 없거니와.
유니온의 손가락 끝에서 노란색 빛이 모이는 순간, 서한양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랑의 정보를 들어보아, 꽤나 엄청난 사이렌 소리가 예상되는 공격. 서한양은 염동력의 기초 에너지인 정신 에너지를 집중했다. 이 정신 에너지를 응용하여, 순간적으로 염력 에너지로 구성된 투명한 방어막 형성하여 부원들을 감싸려고 했을 거다.
"서연씨, 뒤로 물러서!"
서한양은 단호하게 외쳤다.
이어서 유니온의 손가락 끝에서 빛이 발사되기 직전에, 서한양은 염동력을 사용하여 유니온의 손을 강하게 압박하려고 했을 것이다. 노란 빛에 압력을 가하여 사그라들게 하고, 동시에 유니온의 손가락을 꺾어버리려고 할 목적이었다.
총을 겨눈 이유? 별거 없었다. 여기서 난동을 부릴 생각은 없다면서 자꾸 헛소리만 늘어놓으니까. 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반응이나 보려고. 살상력이나 파괴력이 있는 총도 아니고, 맞은 자를 30초간 정지시키는 기능뿐인 총이라 사실 겨눠 봤자였다.
그러나 그 직후 들린 모욕에 욱해 버렸다. 밑바닥이라니, 사람을 대놓고 치워 버려야 할 짐짝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대로 과녁을 유니온에게로 돌렸다가
" ??!! "
끔찍한 영상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저게 지금 뭐.........
몸이 떨렸다. 내가 뭘 하려던 건지 기억이 안 났다.
그때 세은이의 고함이 귀에 꽂혔다. 무슨 의미인지까지는 파악이 잘 안 됐지만 진절머리가 난 듯한, 울먹임 섞인 고함이었다. 그 직후, 유니온의 몸이 쇠파이프에 뚫리더니, 또 다른 유니온이 나타났다. 뭐야? 분신술도 있어??
놀랄 새도 없이 영문 모를 얘기들이 튀어나왔다. 양심? 인격이 분리되기라도 했나? 쇠파이프에 관통당한 유니온은 자길 공격한 쪽에게 존대를 하고 '오리지널'이라 부르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렇다는 건 지금 나타난 유니온이 진짜란 걸까?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한 가지 다행한 건, 좀 전의 끔찍한 영상이 '합성'이라는 점.
그런데, 유니온의 눈길이 나를 향했다. 아니, 보는 건 총이다. 이 총을 경계하나? 내가 저 관을 겨눠서? 그렇다는 건, 이제껏 사람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며 속 시끄럽게 했던 유니온과 달리 저 관은 진짜란 의미? 모르겠다. 확인해 보자. 서연은 다시 관을 겨누어 총을 발사했다. 어차피 타격은 못 주지만, 이걸로 유니온의 역린이 뭔지 파악은 되겠지.
아마도 잠깐 한 말에서 태오는 유니온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의미는 대체 뭐일까요?
[방해꾼. 저지먼트...] [...죽인다. 죽인다... 능력자는 전부 죽인다. ...전부 죽인다. 전부 죽인다. 인첨공은 없어져야 해.] [...양심이 쓸데없는 짓을 해서 일이 꼬여버린다고 해도...] [(강한 노이즈 반응)...이면...] [(읽을 수 없는 강한 노이즈 반응) 니까... 나도...성공할 수 있어]
적어도 저 강한 노이즈 반응을 읽는 것은 불가능해보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읽는 태오도 현기증이 와서 비틀거렸습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새봄이었습니다. 새봄은 방패를 들고 서연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리고 청윤은 유니온의 손가락 끝을 자신의 능력으로 쏘았습니다. 뒤이어 동월의 공격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둘의 공격은 말 그대로 튕겨나갔습니다. 특히 동월은 확실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칼에 닿는 그 순간은 부드러운 피부였으나, 그 순간 아주 단단한 다이아몬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단단했습니다. 오히려 동월의 손이 더 아팠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공격은 잠시 지연이 되었습니다. 유니온의 시선은 그들을 잠시 향했지만 서연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정하는 물을 분사해서 서연을 감쌌습니다. 완전한 방어벽이 생긴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철현이 이어 유니온의 손을 발로 찼습니다. 하지만 역시 말도 안되게 단단합니다. 오히려 철현의 발이 아프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 때문에 손가락은 조금 옆으로 옮겨졌습니다.
리라의 가시덩쿨이 이내 자라나서 유니온의 팔을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무리 옥죄도 상처 하나 나지 않았습니다. 가시덩쿨은 손가락 끝에 닿았고, 모이는 빛을 자신을 태우게 함으로서 일단 한번 소멸시켰습니다. 그렇기에 빛은 다시 처음부터 모였습니다. 이어 혜우가 앞을 가로막듯이 유니온에게 몸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유니온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혜우에게 향했습니다. 몇 초 정도 지연된 공격의 끝은 혜우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한양의 초능력이 그곳을 덮쳤습니다. 손가락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레이저가 발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혜우와 서연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아마도 혜우를 본다고 신경을 미처 쓰지 못했고, 한양이 그 사이에 손가락을 어떻게든 꺾어서 빗나간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물론 다른 이들이 시간을 끌어준 것도 한몫했습니다. 레이저의 뜨거운 열기는 어마어마했지만 새봄이 든 방패와 정하의 방어벽 덕분에 조금 뜨거운 것으로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서연은 그 사이에 관을 겨눠서 총을 쏘았습니다. 물론 총알은 베리어에 팅겨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유니온의 차가운 시선이 다시 서연에게 향했습니다. 이어 그는 팔을 가로로 강하게 휘둘렀습니다. 엄청난 풍압이 모두를 덮치고 날려보내려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습니다. 이를 꽉 악물고, 얼굴이 엉망이었던 은우가 그 풍압을 자신의 능력으로 뭉쳤고, 유니온에게 던졌습니다. 세은 역시 은우의 모습으로 변해서 똑같이 능력을 사용해서 볼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니온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풍압에도 멀쩡하게 서 있었습니다.
"모두들 도망쳐!" "유니온을 상대하지 마! 저건 지금으로서는 이길 수 없어! 일단 정보는 많이 얻었으니까 여기서 도망칠 생각만 해!"
읽었다. 저것이 오리지널이면, 분리한 것이 맞는단 것인데. 태오는 짧은 시간 동안 머리를 굴렸다. 양심이라 했지, 그렇다면 분명 오리지널은 어떤 죄책감도 없이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달려가고자 스스로 망가지길 자처했을 것이고, 막아세우려면 모든 퍼스트클래스가 단합하게끔 저지먼트가 모여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그걸 바라고 분리했을 수도─
"……아?"
태오는 순간 비틀거렸다. 뒤로 툭 주저앉으며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자신의 비구를 손으로 덮어 가렸다. 당황스러움이 눈에 가득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머리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눈에 담긴 광경에 기함 한 번, 그리고 어질어질한 자신의 머리에 원망 한 번, 마지막으로…….
"왜, 그랬어……? 아니잖아, 이건 아니야……."
동질감 가진 아이 하나. 머리가 어지럽다. 이대로면 감화될 것이다. 위험함을 느낀 태오는 연결을 다급히 끊어보고자 했으나 덜덜 떨기만 했다. 아, 맞다. 나 해제할 줄 모르지. 귀를 강제로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남은 것은 하나다. 도망쳐서, 최대한 멀어지는 것. 이대로면 손 쓸 도리 없이 저것에게 먼저 먹힌다! 자아고 자시고 그 어떤 것도 남지 않는다!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나고자 했던 태오는 혜우를 향해 후다닥 걸음을 옮기더니, 어디서 난 힘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안아올려 도망치려 들었다. 코에서 피가 흐르는 것도 모르고.
총을 쏜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새봄이가 방패를 든 채 다가오고 정하가 보낸 듯한 물도 주위를 에워싸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와중에 보기도 살벌한 빛줄기가 바로 옆을 스쳐 갔다. 방패와 물벽이 있었는데도 화끈거리는, 무시무시한 레이저였다. 놀라서 레이저가 날아온 방향을 노려봤다가, 차갑게 살기 띤 눈이며, 월이와 선배와 혜우가 유니온에게 근접한 상황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본능적인 공포. 동시에 확신이 들었다. 저 관은 진짜다. 이런 공간을 우리한테 노출한 목적이 뭘까. 아까 말한 '양심'의 일탈이나 반항?
그때 엄청난 압력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건, 부장이 바람을 잡아 준 덕이었다. 그 옆의 부장과 꼭 닮은 사람은 세은이일까? 둘이 협공했지만 유니온은 끄떡도 않았다. 부장의 도망치란 외침이 절박했다. 어떻게든 혼자 막겠다는 부장. 저기요??!! 아니나 다를까. 세은이가 일갈했다.
" 세은이 말 들으세요!!!! "
덩달아 절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부장이 혼자 남으면, 그건 내가 저 관에 총을 쏜 탓이다. 그건 안 된다. 하여 부장을 붙들고자 했다.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기세의 유니온이 멈칫했다. 고통스러운 듯한 비명. 초커와 구속구에서 붉은빛이 났다. 초커...? 로벨이 수경이를 감시하고 고문할 때도 저런 걸 썼었는데? 유니온을 통제하는 존재가 있다? 누구지?? 의문이 커져 갔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닐 듯했다. 유니온의 반응 하나 보자고 섣불리 나댄 탓에 부원 모두가 위험해질 뻔했다. 그런 주제에 더 뻗댈 수는 없었다.
총을 쏜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새봄이가 방패를 든 채 다가오고 정하가 보낸 듯한 물도 주위를 에워싸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와중에 보기도 살벌한 빛줄기가 바로 옆을 스쳐 갔다. 방패와 물벽이 있었는데도 화끈거리는, 무시무시한 레이저였다. 놀라서 레이저가 날아온 방향을 노려봤다가, 차갑게 살기 띤 눈이며, 월이와 선배와 혜우가 유니온에게 근접한 상황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본능적인 공포. 동시에 확신이 들었다. 저 관은 진짜다. 이런 공간을 우리한테 노출한 목적이 뭘까. 아까 말한 '양심'의 일탈이나 반항?
그때 엄청난 압력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건, 부장이 바람을 잡아 준 덕이었다. 그 옆의 부장과 꼭 닮은 사람은 세은이일까? 둘이 협공했지만 유니온은 끄떡도 않았다. 부장의 도망치란 외침이 절박했다. 어떻게든 혼자 막겠다는 부장. 저기요??!! 아니나 다를까. 세은이가 일갈했다.
" 세은이 말 들으세요!!!! "
덩달아 절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부장이 혼자 남으면, 그건 내가 저 관에 총을 쏜 탓이다. 그건 안 된다. 하여 부장을 붙들고자 했다.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기세의 유니온이 멈칫했다. 고통스러운 듯한 비명. 초커와 구속구에서 붉은빛이 났다. 초커...? 로벨이 수경이를 감시하고 고문할 때도 저런 걸 썼었는데? 유니온을 통제하는 존재가 있다? 누구지?? 의문이 커져 갔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닐 듯했다. 유니온의 반응 하나 보자고 섣불리 나댄 탓에 부원 모두가 위험해질 뻔했다. 그런 주제에 더 뻗댈 수는 없었다.
스쳐지나갔지만 방패에 가해지는 충격을 견디느라 몸에 힘이 들어갔고, 손잡이를 쥔 손이 뜨거움에도, 새봄은 아랑곳않고 허겁지겁 서연을 돌아보았다. 그러다, 다시 느껴진 서늘한 시선에, 새봄은 꺾일 뻔한 무릎을 바로세우고 방패로 풍압을 막고자 몸에 힘을 주었다. 그러던 중, 풍압을 막아내던 은우가 내뱉는 대사에, 새봄은 눈을 도록 굴리며 생각했다.
아, 젠장. 오늘 가져왔어야 했는데 왕자 코스튬. 대신 이 말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새봄은 은우를 향해 복식호흡으로 냅다 외쳤다.
"선배 혼자 남으셨다가 유니온한테 납치감금 당하시면 왕자 코스튬 입고 리라언니한테 부탁해서 백마 타고 와서 이렇게 말할게요!" "오, 프린세스 은우!! 그대를 구하러 나 나이트 새봄스찬이 왔소이다!!" "그 대사 듣고 싶으시면 맘대로 하세요~."
그렇게 으름장을 놓은 뒤, 새봄은 캡슐을 감싼 배리어를 식빵으로 만들어보고자 시도하고는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도망쳤을 것이다.
새봄의 말에 은우는 당황하면서 새봄을 빤히 바라보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생각도 못한 말을 들어버린 모양입니다. 이어 서연을 바라보며 그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태오가 혜우를 안아들고 도망쳤고, 청윤이 정하의 손을 잡고 도망쳤습니다. 캡슐을 노려보던 철현도 빠르게 후퇴했습니다.
한양은 도망치지 않고 유니온에게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유니온은 그에 응하지 않고 핏줄이 튀는 눈빛으로 한양을 바라봤습니다. 이어 그는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습니다.
"조종? 내가 이러는 것이 조종당해서 이러는 것 같아? 아니면 이 구속구 때문인가? 크크큭...크하하하하! ...10살때부터 쭉 끼던 거라서 딱히 조종당하는 것은 아닌데? ...통제당하는 거지."
"자. 궁금증이 풀렸으니까 죽어. ...너는 살아있을 가치가 없어. 나도, 다른 능력자도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존재야!!"
이내 한양은 자신의 몸이 순간적으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자신보다 훨씬 강한 염력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눈앞에서 레이저가 번쩍였습니다. 그대로 머리를 꿰뚫어버리려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새봄은 베리어를 식빵으로 바꿨습니다. 물론 그 내부의 결계는 바꿀 수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아주 잠깐 유니온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동월의 풍선이 눈앞에서 터지려고 했습니다. 핏줄이 잔뜩 선 유니온은 이내 손가락을 튕겼습니다.
하나둘... 도망치는 이들의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양의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부축되어서 도망가던 은우의 모습도, 세은이의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다른 이들 모두의 모습이 다 사라졌습니다. 유니온의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대신에 남은 것은.. 펑 터져서 '캡슐'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풍선의 모습 뿐이었습니다.
모두가 있는 곳은 다름 아닌 1학구의 입구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유니온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강제로 워프라도 당한 것일까요?
그 와중에 정하가 가지고 있는 서류는 그녀의 손에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걸 발표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정말로 이걸 발표하면..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알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저들에겐 확실하게 말을 듣는 병기 '플레어'가 있었으니까요.
어찌되었건 오늘은 뭔가 이것저것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두운 내용이었습니다. 인첨공의 어둠. 그것은 생각보다 너무나 깊었고, 그 시작조차도 상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유였습니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채, 오늘도 인첨공의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그들의 터전 속에서... 자신들의 가치관에 따라..인생을 함께...
약속된 파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채...
/오늘자 진행은 여기까지에요! 한양이 저렇게 말을 걸었기에..또 유니온에 대한 정보가 하나 더! 다들 수고했어요~
웃었으면 좋겠는데, 그래야 걱정 덜 끼칠 텐데, 웃을 수가 없었다. 정신 놓고 어리석은 짓을 해 버린 게 미안하고 무사해 준 것과 앞다투어 구해준 게 고마운데 그런 마음들과 별개로 속이 꽉 막힌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됐던 걸까. 앞으론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은 고개나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깨어보니 뒤집어 쓴 이불은 곱게 몸 위를 덮어 숨 쉬기 편하였으며 손가락에는 답답한 기분이 든다. 태오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자 고개를 들었다. 하도 어두운 탓에 암순응이 되기에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았고, 넓은 집은 드넓은 어둠을 그대로 눈에 때려박는다. 탁 트이다 못해 저지먼트 전원이 늘어져 잠들어도 충분할 공간이지만 온통 어둡고 비좁은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태오는 잠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곱씹고자 했다. 그러니까, 시원의 고문에서 잠시 쉬었던 것 같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어떻게든 뒤집어 끼운 안드로이드 칩셋을 꺼내듯 제 능력으로 무의식 속을 헤집어보고자 머리를 굴려본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시원의 고문에서 쉰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쿠키도 먹었던 것 같은데, 한결 선생님이랑 비를 맞은 것 같은데…… 왜 비를 맞았더라.
가을의 싸늘한 공기가 목덜미를 스치자 손가락 끝이 욱신거렸다. 고개를 돌려도 어떤 것도 없다는 듯,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태오는 멍하니 몸을 일으켜 침상에서 무릎을 꿇은 채 시트만 내려다보았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떠올리기가 무섭게 태오는 움찔 떨었다.
머리에서 피가 식는다. 금방이라도 시원이 웃으며 이시미야, 놀자. 하고 문이 열릴 것 같다. 분명 가장 큰 고통은 끝이 났다. 어째서인지 그 모든 것이 꿈인 것 같다. 아니다, 꿈이다. 한결이 자신을 떠난 것이 아니라 공인하던 서휘의 목소리도 제 망상이고, 제사장이 제 뇌리에 때려박은 환각일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는 걸 지켜보면서 비웃고자 함이 분명하다. 손톱이 자꾸만 욱신거린다. 또 혼이 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어둠, 그 빌어먹을 시야 속에서, 그 아래에서, 손등은 괜찮나? 아니야, 손등도 이제 성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사실 손등도, 손등도……. 다시는 예술을 하지 못하게, 그 사람은 모든 걸 알 것이다!
태오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더니 침대에서 기어 내려왔다. 자신이 걷는 건지, 아니면 기는지도 모른다. 도톰해지기 시작한 이불 꾸러미가 꾸물거리며 바닥을 기더니 테라스로 향하는 중문의 커튼 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눈을 감으면 안 된다. 감으면 다시금 세상이 새빨개질 것이다. 태오는 이불 속에서 웅크렸다. 이번 고문은 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걸음 소리가 들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바짝 붙였다. 가을의 찬바람을 머금은 유리에 등을 기대자, 이불 너머로도 온몸이 차게 식는다. 태오는 숨을 죽이며 고개를 무릎에 푹 처박았다.
"……."
커튼을 누군가 젖혔다. 태오는 동시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조금 더 둥글게 붙여 말았다. 온몸을 감싼 이불이 어디 하나라도 찌르거나 빼지 못하게 커다란 방패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동시에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태오의 이불 위에 손을 얹었다.
태오는 덜덜 떨며 고개를 들었다. 눈물 어린 시야에 맺힌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 다만 자신과 시선을 맞춰줄 때, 태오는 눈물을 후드득 떨어뜨리며 몸을 조금 더 바짝 뒤로 붙였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탄식에 가까운 속내가 들리고, 태오는 우윽, 우, 하면서 눈물을 꾸역꾸역 삼켰다. 어둠 속에서 팔을 뻗고 품에 안아주자 태오는 안쓰러울 정도로 바들바들 떨며 잘못했어요, 손은 싫어요, 복종할게요,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따위의 말을 두서없이 내뱉었다.
"아, 아으, 우윽- 시, 싫다고, 싫다고 했잖아아, 아, 아프단 말이야, 이런 거 싫어…… 잘못했어요, 다시는, 다시는 안 그럴게요……." "괜, 찮아. 쉬이, 괜찮아……. 이제 집이잖아, 안심해……."
다독이는 손길에 태오는 한참을 흐느끼다 품 속에서 축 늘어졌고, 잠시간의 침묵 뒤로 한결은 고개를 돌렸다. 서휘 또한 착잡하다는 표정으로 태오를 내려다보고는 기어이 탄식을 흘렸다.
"……곱게 못 보내겠군."
한결은 축 늘어진 태오를 이불째로 안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지먼트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아니, 지금은 함구해. 아이들이 자신들의 질문으로 그렇게 됐다고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 특히 그 아이에겐 비밀로 해. 그러면 어떻게 하게? 당분간은 곁에 있어야지. 너도, 나도. ……형. 왜? ─해?
>>964 꽤 많은 분들이 추측을 하시던데... 유니온이 자신의 목적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자신의 마음의 일부를 분리해서 만들어낸 또 다른 자신이랍니다. 하지만 본체는 아니기 때문에 오리지널에게 다시 돌아갈 수도 있어요. 그리고 오리지널이 죽으면 얘도 죽게 되겠네요.
더 간단하게는 이누야샤의 나락을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걔도 막 분신 만들어서 활동시키고 그러잖아요?
>>959 학교도 나오고 연락은 받는다 대신 연락 받을 때마다 영상통화면 멍하니 있다가 이유없이 자기 뺨 더듬가리고 다시 멍때리다 겨우 통화에 집중하더니 애써 웃으면서 "잠을 못 자서..." 하거나 밤마다 저gr을 하는 통에 한결과 서휘가 상시로 곁에 있어줘야 하고 혜우가 집에 놀러가면 안 돼? 하면 '작업 때문에, 시간을, 내야 해서요. 미안해....' 하면서 애써 웃고 결국 혜우 앞에서 추궁 당하면 멘헤라 특유의 입꼬리만 바들바들 올라간 식은땀 미소 짓다가 갑자기 어깨 콱 붙들더니 "너는 영락 외엔 누구와도 커리큘럼 하지 마. 레벨 5라고 해도 아무한테나 협조하면 안 돼... 오빠가 약해서 미안해, 잘못했어..." 하고 울어버리는 오라비가 있을 뿐이지
>>971 학교 나오는 거면 통화연락보다는 학교에서 보는 걸로 일단 만족할듯 흐으음 오라비는 잠을 못 자고 동생은 틈만 나면 잠만 자네 어휴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추궁을 한번쯤은 할테니 태오 상태 보고 다른 건 안 물을 듯 어렴풋이 바즈라에서 당했구나 하고 예상은 하겠다만 이것도 그냥 생각으로 흘리고 얌전히 가능한 만큼 옆에 있다가 방과 후는 백씨 형제한테 맡기긋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