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얘가 여기 왜 들어왔지? 온더로드 그룹이 마지막이 되었으니까. 왜 마지막이지? 인기가 떨어져서? 근데 진짜 그랬었나? 그래도 인기 제법 많았던 것 같은데? 근데 애초에 연예인 인기라는 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거잖아? 확실히 이전보단 티비나 신문에 덜 보이긴 했었어. 그래서 그룹이 해산하고 여기 들어온건가? 그렇다면 활동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가라앉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도달한 그는 연예인의 이야기를 줄이기로한다.
그 이유가 뭐든 분명 그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확실하니까.
"혼자서 모든 파트를 다 소화할 수 있어? 대단한걸? 그룹을 위해서 엄청 노력한 것 같아"
철현은 리라가 대견한듯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칭찬했다.
"여기 와서 머리색이나 눈 색이 변한 사람은 많이 봤는데 넌 활동할 때처럼 백발로 변했구나."
원래 활동할 때 그녀의 머리색은 애쉬 그레이였고 지금의 머리색은 백발이다. 그러나 두 색이 비슷한 계열인 탓에 착각하고 말았다.
그런 면에서 소년의 활쏘기는 훈련이면서 긴장을 가라앉히는 방법이기도 하였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단 한 점에 집중하는 것은, 술렁 거리며 소년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상념을 가라앉히기 충분하였으니까. 그가 중학교 시절부터 양궁에 빠진 것은 그 순간의 평온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재능에 대해서는, 사실 후 순위였다. 정말로 재능에 매몰되었다면 지금 쯤 양궁부에서 살고 있었겠지. 도망치는 게 아니라. 또한 다행히, 소년은 동월이 칼을 살피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쨌든 화살은 소모품이다. 흠집 좀 생긴다고 문제 없다.
"....혹시 만화 좋아하세요?"
하지만 방금 그 말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날아가는 화살을 벤다니, 적어도 소년은 만화나 영화에서나 본 일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양궁장에서 화살을 썰겠다는 사람이 있었어야지... 그래도 정상적인 사과가 나왔기에 소년은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
"죄송한데 혹시 선배 기억을 좀 봐도 괜찮을까요?"
넘어갈 수 있었는데. 동월이 거부하였다. 그래 갈치 사건의 주인공이 평범할 리가 없지.. 소년은 홀로 납득하였다.
상식적으로 보면 농담이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해서 화살을 칼로 쳐서 날리는 사람이 딱히 상식적이지는 않지 않을까.. 하얀 소년은 상당히 실례되는 생각을 하였다..
"네?"
아무튼 우연히 흘러 들어왔다는 말에 잠시 그가 튀어나온 수풀 방향을 보다가, 동월의 부탁에 의아함을 꾸며내었다. 한 템포 정도 느리게. 동월의 말은, 이해하지 못할 말은 아니었다. 그냥 문제가 하나 있다면..
"..음, 활이랑 총은 좀 다른데요.."
투사체의 크기 차이도 그렇고 궤도도 그렇고. 둘 다 뭔가를 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하얀 소년은 자리로 돌아와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글쎄요~ 굳이 말하자면 둘 다? 다시 안 부르시는 건 이해해요. 저도 세은 후배님한테 엄청나게 한 소리 들었거든요. 두 번 하면 절교 당할 것 같던데, 그건 무서우니까."
질색팔색하는 세은의 반응을 기억한다. 솔직히 좀 미안했기에 은우에게 그런 벌칙을 시키는 일은 앞으로 없을 듯싶다. 춤이라면 모를까. 그나저나 대답 안 하네. 뭐,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리라는 그에 대해 별 말 하지 않은 채 흘러가는 대화 주제에 몸을 맡긴다.
"절 너무 믿어주시네요. 하지만 맞아요. 그 믿음에 부응할 정도로 행동할 눈치는 갖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툴툴거리는 건 귀여우니까 상관 없다. 그게 진심 어린 미움으로 변하지 않도록 거리를 조절할 자신은 충분하다. 하늘은 점차 어두워지고 운동장은 서서히 비어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이야기를 오래 나눴는지도 모르겠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네요."
둘 중 하나가 정답이라거나 둘 다 맞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 그저 은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리라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그럴까. 그럴 수 있을까.
"...솔직히 조금은 주제 넘는 발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고맙다고 생각해주셨다니 기쁘네요."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잘못된 거지만 이해한다. 정상에 있기에 받는 시선들. 정상에 올라 있기 때문에 이해도 걱정도 공감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고작 위치 하나 때문에 개인은 점차 무뎌지고 타인의 시선으로 말미암아 무기물처럼 변해서 마구잡이로 침 뱉어도 되는 존재가 되고 만다. 갑갑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현상이다. 괴로움을 토로하면 기만으로 보이는 걸 스스로도 알기에 입 다물어야 하는 지위. 이쯤에서 리라는 다시 한번 생각한다.
"퍼스트클래스의 소원권이라, 이런 대단한 걸 제 손에 쥐여주셔도 되나요?"
괜히 장난스럽게 말해보지만 저무는 태양에 그늘진 얼굴을 보고 있으면 말의 무게를 새삼스럽게 체감하고 마는 것이다. 리라는 잠시 침묵했다.
"으음~ 이거 당장 골라야 하나요? 저도 내일 할 일 때문에 지금은 이래저래 머릿속이 좀 복잡해서요. 하지만 이 귀한 기회를 날리고 싶지도 않고... 그러니까 모든 게 끝나고, 좀 더 정돈된 머리로 생각하고 요청드리고 싶은데. 어떤가요? 이것도 가능할까요?"
척 봐도 심술궂어 보이는, 길고 부스스한 털의 삼색 고양이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는 태평스레 식빵을 구우며 요지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울먹이고 있는 어린아이와, 그 어린아이와 대충 키가 비슷해 보이는, 머리가 더 긴 다른 아이, 자신의 '주인'을 참칭하는 건방진 인간을 달래려고 애쓰는 다른 인간은 팔에 초록색 완장을 차고 있다.
고양이 장난감도 츄르의 유혹도, 자신을 나뭇가지에서 끌어내리려는 두 작은 인간의 발버둥치는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에 대자면 시시하기에 삼색 고양이는 그저 그 나뭇가지에 앉아서 두 사람의 하는 양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 상황이 바뀐 것을 눈치챈 것은, 둘 중 머리 긴 사람이 나무 줄기에 철썩 달라붙어서는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을 때였다.
아까 자신의 주인이라는 녀석이 시도해보려다 참 우스꽝스럽게 실패한 방법이라 고양이는 이번에도 재미난 꼴을 볼 수 있겠다 싶어 나무를 타고 오르는 머리 긴 꼬마를 바라보았으나, 기대와 달리 무슨 설치류마냥 나무를 매우 쉽사리 타고 오르는 모습에 고양이는 자세를 조금 바꿨다. 잡힐 걱정도 걱정이고, 아무리 아름드리 가로수라고 하지만 지금 자신이 올라앉은 나뭇가지가 고양이 한 마리 무게쯤은 감당할 만해도 사람의 무게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마침내 그 츄르를 쥐고 올라온 머리 긴 인간이 자신이 올라타 있는 나뭇가지를 붙들었을 때 고양이는 마침내 식빵자세를 풀고 일어서서 점프할 폼을 잡았다. 사람 하나가 나뭇가지에 매달렸는데 나뭇가지가 부러지기는커녕 이상할 정도로 별로 흔들리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고양이에게도 이상하다, 하고 와닿았지만, 딱히 이 이상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기에 고양이는 그냥 무심하게 나뭇가지에서 담벼락으로 훌쩍 점프했다.
그리고 고양이는 뭔가 이변이 발생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허공으로 몸을 훌떡 날린 것은 좋은데, 자신의 몸이 생각하던 착지지점으로 떠밀려가는 게 아니라 붕 날아가다 말고 멈춰서서 둥둥 떠 있지 않은가. 마치 무슨 깃털처럼. 그리고 고양이는 자신이 무언가의 품에 와락 끌어안기는 것을 직감했다. 한번 세상이 뒤집히고, 고양이는 땅바닥에 멋지게 착지한 작은 인간의 품에 자신이 붙들리다시피 안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까 말했듯 고양이는 지금 사람의 손을 탈 기분이 아니라 하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한바탕 난리칠 폼을 잡았으나, 갑자기 입가에 기습적으로 디밀어져 온 츄르의 냄새에 그만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츄르에 혓바닥을 대고 말았다. 그리고 적당히 간간하고 적당히 달달한 중독성있는 맛에, 그만 기분이 다 풀려서는 그래, 이 정도 성의를 보여준다니 오늘의 외출은 여기까지 하고 봐주도록 할까, 하고 자비롭게도 그 성미를 가라앉히기로 결정해버렸다.
성운은 한결 얌전해진 태도로 골골대고 있는 북실북실한 고양이를, 환해진 얼굴의 꼬마아이의 품에 돌려주었다. 문단속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421 갑작스럽게_비가_내리기_시작했는데_우산이_없는_자캐는_어떻게_행동하는가 “아······.” 성운은 이맛살을 살짝 찌푸리면서, 후드집업에 달려있던 후디를 뒤집어썼다. 방수 후디라던가 하는 형편좋은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머리카락에 직접 비를 맞히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았다. 세탁기 돌리면 그만이기도 하고.
198 자캐는_누군가를_화나게_한_적이_있는가 저지먼트 일을 하면서 마주치는 스킬아웃들에게는 제법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에, 키도 작은 녀석이 까분다는 미움을 꽤 많이 샀다. 최근에는 키 작음을 얕잡아보고 덤볐다가 부쩍 늘어난 칼리 스킬에 생각지도 못한 굴욕을 당하는 스킬아웃들이 많아서, 아마 더하지 않을까. 스킬아웃이 아닌, 가까이 지낸 이들에 대해서라면 표면적으로는 불명이다. 서성운이라는 소년은 모든 것이 다행스럽게, 안락하게, 행복하게 흘러가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행복을 추구하는 평범한 소년이고, 그 다행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비굴하게까지 행동할 수 있는 자존감 낮은 녀석이었으니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 비굴함에 직접 화를 낼 만큼 그를 강경하게 아껴주거나 강경하게 미워하는 이를 만나지 못했다.
206 자캐는_첫눈을_함께_보면_사랑이_이루어진다는_말을_믿는가 딱히 믿지는 않지만 부정하지도 않는다. 자신과는 관련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딱히 그 미신에 대해 뭔가 의견을 가질 생각은 없으나, 다른 이가 그것을 믿는다고 한다면 굳이 그것을 미신이라 꼬집을 생각도 없다.
주제를 바꾸는 게 느껴진다. 리라는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흘러가는 철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작은 웃음을 흘렸다. 세심한 사람이다. 보통 이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면 여기에서 주제가 맴도는 경우가 많은데, 잠깐 표정이 흔들린 걸 캐치한 건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알아챘는지는 몰라도 위화감 없이 대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엄청 노력했죠. 즐겁기도 했고요! 그나저나 너무 칭찬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저 지금 어깨가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가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싫지 않은 듯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맞아요. 막활 때는 백발로 염색했었으니까! 기억하고 계시네요. 하긴, 그 상태로 이것저것 많이 찍기도 했죠. 화보라던가 광고라던가~ 선배님이 기억하실 만도 하네요. 이젠 더이상 염색이 아니지만."
착각을 곁들이긴 했지만 놀랍게도 철현의 기억이 옳다. 그는 막활 때 백발로 활동했었다!
"정말요? 눈썹까지 하얗게 변했다니. 인첨공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친구들은 많이 봤지만... 눈썹까지 하얘졌다니. 커리큘럼 영향을 강하게 받으셨나 보네요."
할아버지... 아, 웃으면 안 되는데 웃고 말았다. 책표지로 입을 덮고 소리 죽여 웃은 리라는 곧 시선을 돌려 책상 자리를 바라본다. 공부하던 사람들도 많이 빠졌고, 책은 무거우니 슬슬 자리에 앉을 때다.
"이제 슬슬 책상 가서 앉을까요? 가는 김에 철현 선배님이 타실 보드 스케치도 하면 되겠다. 발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개 보여드릴 테니까 개중에서 편한 걸로 골라주세요."
밸크로, 벨트, 아예 발을 끼울 수 있도록 홈을 파도 좋겠다. 여의봉과 보드라, 재밌겠어. 만화책 표지의 주인공을 바라보는 눈이 즐겁게 빛난다.
내 얘기를 할 생각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좋은 얘기도 아니고, 그 상대가 세은이라면 듣기에 거북하리라 여겼다.
하지만 항상 인생은 내 예상대로 예측대로 흘러가주지 않았다. 환경도 사람도 시간도 장소도.
잠시 고개를 들어 세은을 보았다. 안쓰러움이 스쳐가는 붉은 눈동자를 그 빛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응시했다. 그리고 태연히 고개를 내려 행거의 옷을 보며 말했다.
"다 얘기해 줄 테니까, 천천히 들어."
급하게 들을 것도 없는 얘기니까. 그렇게 한숨 쉬어간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면서도 내색하지 않았었어. 너도 알다시피 초등학교 때까지는 전혀 티 내지 않았잖아. 매일 연구소에서 선생님들을 만나고 학교에 가면 네가 있으니까 그럴 때는 고민도 잠시 잊었거든. 그런데..."
그런데... 낮아지는 목소리 끝에 가는 한숨이 붙었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연구소를 옮겼어. 그 연구소에서 연구하던 능력과 내 능력의 대분류가 달랐으니까, 그 이상은 거기 있기도 죄송해서 내가 스스로 다른 곳에 가기를 자처했어. 익숙한 사람들 대신 낯선 사람들에게 새로운 커리큘럼을 받아도, 그것까지는 괜찮았어. 견딜 수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네 연락이 줄어들기 시작했지."
점차 울리지 않게 되어가는 폰을 보던 시기가 있었다. 간혹 가다 울려도 거절과 사양하는 내용이 전부이던 연락이 아직도 눈 앞에 선했다.
"그 때였겠지. 네가 힘들던 시기가. 하지만 넌 내게는 그 사실을 말하지 못 했고, 나는 그걸 내 식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여버렸어. 너마저도 나를 버렸구나."
이기적인 해석이지.
"인첨공의 안팎이라면 연락이 끊길 법도 해. 하지만 인첨공 안에서라면? 서로 멀지도 않고 만나려면 얼마든지 만날 수도 있는데, 그런데 폰으로 하는 연락조차 점점 줄어들어. 한 시기는 거의 없었던가. 그냥 내가 먼저 연락하고 그런 거냐고 물었으면 좋았을 텐데, 무서웠어. 정말이면 어떡해. 네가 중학교에서 만난 새 친구들이 더 좋으니 나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연락하지 말라고 하면, 그거 듣고 제대로 살 자신이 없었어."
한 번, 두 번은 버티고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세 번은 장담할 수 없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바지가 걸린 행거로 옮겨갔다. 슬렉스와 면바지들을 들춰보며 말했다.
"결국 너는 다시 연락을 취해주긴 했지만, 그 때는 이미 정신이 닫힌 후였어. 기억해? 그 후에는 내가 만남을 거절하거나 사양하거나 했었잖아. 아마 성적 핑계를 댔었을 걸. 다신 누구도 믿지 않고 가까이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거든. 너도 다시 연락을 해주긴 했지만 결국 또 멀어져 언젠가 끊어질 거라 여겼어. 이렇게 다시 마주칠 줄 몰랐지만."
다시 얘기가 끊겼다. 그렇다기보다 할 얘기는 다 한 듯 했다. 검은 면바지를 들고 살펴보다 조금 덧붙였다.
"그래서였어. 다시 만난 너를 두고도 그저 기뻐할 수 없었고, 그런 태도를 취했던 건.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아. 음, 여기까지네. 물어볼 거 있어?"
>>118 그러고보니 봤던거 같어!!!! :0c 괴이에 들어가지 않고도 괴이라 일컬을수 있을만큼의 일을 겪는 거구나... :0c
경진주도 잘자~~~~~~~~~
>>124 쳇(?) 오레오랑 확실하게 놀려면 오레오를 겁줘야 한다! 마치 댕댕이 터그놀이처럼 힘겨루기!!!! 그래서 흥분해가지고 스텀핑 할때 들어올려서 배방구 갈겨야 해~~~~ 평온한 상태에선 쓰담이랑 뽀요뽀요만 허락한대.
>>142 아닠ㅋㅋㅋㅋ 스켈레톤도 그런 자세는 안취해!!! 그냥 좀비자세라구 하자! (??) 월월주도 아는구나~~~ 둘기 날리기~~~~~
오오... 굉장히 엄청나게 친해지고 싶어!!!!!! 저 신경쓰여요!!!!!!! 꿀만 좀 맞으면 어때~~~~~~ 점례는 원래 맞으면서 크는 거야~~~~~~ (?) 에이, 여고생펀치가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닥우... 어... 근데 혹시 몰라, 상체가 발달하면 손도 좀 매운 경우가 왕왕 있는데 우리 점례가... (눈치덕)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그리고 네가 선을 넘어서 곤란하게 할 이라면, 세은이가 벌써부터 너에 대한 온갖 말을 나에게 할테고 말이야."
전부 세은이 덕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그 공을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세은에게 넘겼다. 그리고 그 말은 겸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만약 세은의 입에서 조금이라도 안 좋은 말이 나왔다면 자신이 리라에게 이런 말을 할 일은 없었다. 너무 믿는다가 아니었다. 동생이 믿어주니까 자신도 믿는 것 뿐이었다. 물론 그에 대해서는 은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나도 사람이니까."
그때 그녀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주면서 그는 피식 웃어보였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머릿속에선 이것만큼 정확한 대답이 없었다. 사람이기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겠는가. 병기는 그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하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강요받고 있지만... 저지먼트 멤버들 앞에서는 사람으로서 있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왔고, 그리고 그러는 중이었다. 그녀 역시 저지먼트 멤버였기에 더더욱.
"필요없다면 거절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퍼스트클래스라고 해도, 무조건 뭐든지 다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해도 상관은 없긴 한데... 졸업한 후에 갑자기 찾아와서 이거 해주세요..는 곤란해."
기한은 내가 졸업할때까지. 까먹거나 필요없다고 판단하고 버리면 그 즉시 없던 것으로. 조건을 천천히 걸어버리면서 그는 완전히 난관에서 멀어졌다. 슬슬 해가 떨어지고, 하늘에 더움이 천천히 깔릴 시간이었다. 이제 슬슬 옥상에서 내려가는 것이 좋겠거니 생각하며 그는 이야기했다.
"아까 청춘을 즐기니 뭐니 그런 말을 했었지?"
아까전에 답하지 않았던 말. 그 말을 괜히 언급하면서 그는 리라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어 핸드폰의 시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후에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말하는 청춘은 필시, 그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아련한 것, 간질간질한 것, 괜히 흐뭇해지는 것, 뭔가 즐거운 것... 그런 느낌일까? 만약 그렇다면 난 그런 것도 좋지만, 소소하게 흘러가는 그런 것도 꽤 좋아해."
특별하기에, 누구보다 위이기에 갈구하는 것. 허나, 아마도 자신과는 가장 거리가 멀지도 모르는 것. 평범하고 소소하고, 잔잔한 그런 것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그는 그녀에게 이어 이야기했다.
"괜찮다면 밥이나 먹으러 가자. 맛있는 걸로. 슬슬 뭐라도 먹긴 먹어야할테니까. ...뭐, 네가 말하는 청춘이라는 것이 이런 것과...연관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만약 연관이 있다면... 지금은 너랑 즐겨보지 뭐. 아니라고 한다면... 그냥 이게 내 청춘인 것으로 치지 뭐."
받을지 말지는 네 자유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선약이 있거나 사정이 있거나 배가 부르다면 아마 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을 것이다. 먹으러 간다면 가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옥상에서 내려가려고 했을 것이고.
/사실상...다음 것이 막레가 되려...나요? 좀 더 할 이야기가 있고 잇고 싶다면..이어도 괜찮아요! 어쨌든...저는 슬슬 자러 가볼게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너무 긴장해서 좋을 것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실전에서 긴장해봐야 오히려 실수가 많아지는 법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을 올려주지만 과한 집중력은 화를 부르는 법. 그런 의미에서 이경의 마음가짐은 굉장히 좋다. 동월은 속으로만 이경을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 어... 보긴 하는데, 좋아하냐 물으면 그닥? 영화쪽을 좀더 좋아하지. "
하지만 동월은 진심이었다. 일단 로망. 활을 칼로 썬다는게 얼마나 로망적인 일인가. 어딘가에 나오는 해적 사무라이처럼 활을 썰어내고 납도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리고, 진짜 스킬아웃들과 싸울 때 활같은 무기가 있다면 써는 법을 배워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성의 문제가 좀 있긴 하지만, 죽도록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 뭐? 내 기억을? 왜! 너 인마 보이스피싱이지!!! "
스킬아웃이지! 라고 물었어야 했는데 당황해서 말이 헛나왔다. 아니 그도 그럴게 갑자기 기억이라니! 동월은 자신이 뭔가 수상한 말을 했나 싶어 기억을 되짚어봤지만, 슬프게도 찾지 못했다(...)
" 총은 정면승부로 하면 썰 수 있어. "
유튜브에서 비비탄총 썰어내는 사무라이를 본 적 있는가? 그 사람과 같이 감각과 상대가 총을 쏘는 타이밍을 잘 재서 칼을 휘두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썰린 총알이 어디로 튈 지에 대한 이야기는 둘째치도록 하자.
" 아, 오케이. "
고개를 끄덕인 동월은 뒤로 물러나는가 싶더니.... 난간에 점프해서 올라간 다음, 툭 떨어졌다.
그것은 어째서 이렇게 되었냐는 이유였으며, 자신이 알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들으면서 뭔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하필 장소가 장소였다. 방금 혜우가 이야기한 그 '힘들던 시기'에 대해서 제대로 입에 담았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이 사람들 중에는 퍼스트클래스의 약점을 잡으려고 눈을 붉히는 이가 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어도 자신을 붙잡아서 어떤 일에 이용하려고 할지도 모르며, 경우에 따라서는 함부로 만인의 앞에서 발설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심장이 터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생각을 하고 나니,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있는 부위를 손으로 천천히 문지르다가 손을 아래로 내렸다.
"......"
그녀의 말이 맞았다. 딱 그 시기였다. 위크니스가 되어버리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어서 우울하게 지냈던 나날들. 누군가에게 연락을 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친구들과 제대로 지낼 수도 없었다. 모든 것이 밉고 싫었으며 저주를 퍼부으며 방에 틀어박혀있었다. 당시 제 오빠가 미안하다고 몇번이고 사죄를 하고, 며칠이 더 지나, 외출하고 돌아오니 욕실의 물이 붉어진 광경에 깜짝 놀라 은우를 꺼낸 적도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던 그 광경에... 정말 아무 것도 믿을 수 없고, 뭘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 그녀는 그 시기를 힘겹게 보냈다. 진정을 한 것은 조금 더 긴 시간이 지난 후였다.
"당시의 난, 나 하나를 챙기는 것도 너무 힘들고 버티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 머리가 아팠고, 모든 것이 싫었고,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었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뭘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서... 학교조차 제대로 갈 수 없었으니까. 그게 널 힘들게 했다면, 그 점은 사과할게. 내 행동을 합리화할 생각은 없어. 딱히 이걸로 내가 불행하게 살았다고 어필할 생각도 없어. 단지, 이걸 말한 이유는... 너도 이것저것 이야기했으니까, 나도 조금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 그 뿐이야."
자신이 불행하다고 어필할 이유는 무엇이며, 그러그러했기에 나도 사정이 있어...라고 떠들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혜우는 혜우대로 힘들었다. 그 뿐이었다. 물론 다른 중요한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세은이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것 뿐이었다.
"궁금한 거?"
잠시 눈을 감고, 물론 그 시간은 1분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쨌든 눈을 감고 생각을 하던 세은은 바로 눈을 뜨고 혜우에게 말했다.
나도 사람이니까. 은우의 대답을 듣는 순간 심장에 파도가 치는 것 같았다. 그건 기쁨이었다. 자신을 병기라고 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병기로서 다뤄지다가 스스로를 병기로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을 사람이라고 칭하다니. 그건 리라가 가장 바라마지 않는 일 중 하나였다. 그래서 활짝 웃고 마는 거다.
"거절은요! 이런 기회를 어떻게 놓치나요? 선배님 졸업하기 전에 꼭 쓸 테니까 걱정 마세요."
옥상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밤의 커튼이 내려온다. 리라는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말이 없었다. 밤이다. 그건 곧 몇 시간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어두워지는 하늘처럼 머릿속에도 어둠이 내려앉는다. 대화를 나누며 애써 내려놓았던 걱정이 다시 끓어오른다. 그러던 도중 은우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오자 리라는 우울한 상념에서 벗어나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는 가만히 상대가 하는 말을 들었다. 소소하게 흘러가는 청춘.
"소소하고 평범한 게 사실 제일 갖추기 어려운 거니까요.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저도 꽤 좋아해요. 그런 거."
빗자루를 집어들고 계단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며 은우에게 손을 내민다. 잡거나 잡지 않거나, 식사 권유가 거절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좋아요. 그럼 가 볼까요? 은우 선배님?"
/딱 적절하게 끝날 타이밍인 거 같아서 막레를 놓겠다! 캡틴 잘자는거야~~ 재밌었다! 역시 리라랑 은우 조합으로 붙으면 애들이 말을 많이 해...🤔 말이 잘 통하는 거 같아서 즐겁고 기쁘다 후후 그리고 퍼스트클래스의 소원권을 얻었죠? 언젠가 알차게 쓰도록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