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요즘 자주 보이던 두 손을 펼치고 어깨를 으쓱이며 모르겠다고 하는 제스처, 그도 그럴게 그녀가 이곳에 온지도 곧 1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깥세상에 대한 기억이 온전할 리 만무했다. ...아무리 그래도 바깥에서 그런 강력범죄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리는 없겠지만,
"...주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인가 보네여. 머, 아얘 신경쓰지 않고 사는 사람들보단 백배 낫다 생각함다."
당연지사, 세상엔 자신이 무얼 했든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런면에선 정하는 꽤나 좋은 사람일거라고, 그녀의 머릿속에 확실히 정립되기 시작했다. ...사람 일이란건 모르지만, 그저 직감일 뿐이긴 해도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인건 아닌듯 보였기에...
그렇다고 양지의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본인이 물들이지 않으려 피했었다면 모를까,
"스읍... 끈끈이 거미줄은 아니라서 그런건 시도해본적 없는데... 해봐야 할까여..."
스파X더맨 웹스윙으로 집에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 하는 정하의 말에 그녀는 자신의 양손을 펼쳐보았다. 확실히 손목은 아니어도 손에서 나오는 에너지이긴 한데... 이게 인장력이 있을거라곤 여지껏 생각해본적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줄곧 상상하던 스파이액션 영화의 여주인공 아닐까? 아니면 정하의 말대로 스X이더맨일지도 모르고...
"그래도 은근 편함다? 혹시 모르잖아여. 어느날 갑자기 인첨공의 모든 전력이 나가서 복구에 몇날며칠이 걸린다던가, 광범위 재밍현상이 일어난다거나 하면 필요하게 될지도 모름다."
어지간해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왠지 샹그릴라 건보다 더 말도 안되는 일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들곤 했다.
"머, 틀린 말도 아니네여~"
아무렴, 그저 성적과 능력향상에만 고민하면 되는 학생과 다르게 어른들은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을테니까. 이런 걱정들에 비할 바가 못될 것이다. 마치 저지먼트와 안티스킬의 차이처럼,
"스읍...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데이트 같은데... 완전 드라마적 모먼트인데..."
이 모든 순간이 의심스러운 엉뚱한 망상에 사로잡힌 그녀였지만 싫은건 아니기에, 오히려 진짜라 해도 그-렇구나- 하는 특유의 추임새와 함께 받아들일 그녀이기에 건배를 요청하듯 잔을 들어보인 정하를 따라 자신 또한 잔을 들어 가볍게 부딪혔다.
"코뿔소를 위하여, 임다."
같은 여고생인데도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구나, 라니... 참으로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말이다.
당일 커리큘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최근 부상을 입는 일이 잦아 시술 실습의 노르마가 현저히 적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니긴 하지만 나 역시 그 부분은 스스로 불만을 느끼고 있긴 했다. 어떤 도구든 익히는 것을 소홀히 하면 그나마 익힌 것도 사라지는 법이니.
그러니 오늘은 평소보다 시간을 더 들이자는 연구원의 제안을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면 귀가길 해질녘을 볼 수 없겠지만, 그만큼의 달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감상이라도 겪어보지 않으면 몰랐다. 그로 인해 무언가가 변할지 혹은 아닐지.
오늘 하나의 실습실이 통째로 내 차지였다. 다수의 실습대에 일사분란히 각 부위를 구현한 모조 인체가 놓여졌다.
임의로 부상을 일으켜놓은 모조 인체를 내 능력으로 회복 가능한 수준까지 처치하는 것을 반복했다. 홀로 수시간에 걸쳐 같지 않은 과정을 반복하였으니, 내 상태는 분명 한계점 이상이었다.
해가 진 지 오래되고 연구동의 불도 거의 다 꺼졌을 쯤, 끝을 알리는 연구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전까지 수술하던 모조 팔뚝의 마지막 봉합 매듭을 짓는 순간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땀이 비오듯 흘러 등이 축축했다. 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할 수 있다는 들뜬 고양감이 있었으나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다. 내일도 있으니 오늘은 이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기숙사로 돌아갈 체력을 추슬렀다. 얼른 돌아가 따끈한 물로 샤워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기 전 마지막으로 계수를 측정하는 과정이 남아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네?"
순간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과 왜 어째서라는 생각이 강하게 교차했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정리 중이던 의료 트레이로 손을 뻗었다. 차가운 금속제 도구들 중 가장 날카롭고 가장 위협적인 도구, 메스를 움켜쥐었다.
정말 단 한 순간이었다.
은빛 메스가 푸르스름한 조명빛을 반사하며 그어진 자리에 뒤따르듯 붉은 물방울이 솟구쳤다. 실내에 비가 내리는 양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 울렸다. 무슨 짓이냐며 고함 치는 연구원의 목소리가 되려 멀었다. 그가 내 손에서 메스를 빼앗고 거즈니 붕대니 찾는 잠깐이 너무 길었다. 너무 길어서, 그가 도구를 들고 내게 왔을 때는 이미 붉은 비가 그쳐 있었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실금과 바닥에 흩뿌려진 흔적 만이 잠시 소나기가 지나갔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