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선도부원의 손이 잠깐 찬혁의 어깨에 올라오자, 찬혁은 의념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720 에미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이야기가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말하고 있단 것도요. 그리고, 에미리 역시 알고 있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에미리는 그 장면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무리, 부들부들 떨리고, 감정에 복받쳐 폭발할 것만 같더라도요. 요이치. 요이치. 왜 요이치는 그렇게 바보같이 웃고만 있었을까요? 왜 저렇게 해맑게 미소를 짓고 있었을까요? 나는 딱히 좋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한가득 달고 있었던 피어싱이나, 가족들과 점점 단절되어가던 에미리에게 적어도 '편안함'이란 감정을 알게 해주었던 사람을 누가 지난 기억이니까. 하고 잊을 수 있단 말인가요? 적어도 에미리는 불가능했습니다.
요이치는 천천히 아이스크림과, 눈꽃처럼 펼쳐진 빙수를 크게 떠올립니다.달짝지근한 맛과 향기가 적절히 어울려 입 안에서 녹아내립니다.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맛과 여러 토핑들의 분위기가 입 안에서 적절히 어우러집니다. 이가 썩어버릴 것 같은 진한 초콜릿 시럽에 의해 적절히 섞여버리고, 마침내 찬찬히 녹아내려, 마침내 입 속에서 사라집니다. 표현하자면 그것은 봄. 그리움이 가장 많은 계절입니다. 숲이 초록빛 옷을 꺼내 입기 시작하는, 봄과 같은 그리움이 입 속에서 머물다 지워집니다. 타는 듯한 여름과 지기 시작하는 가을, 완전히 사라지는 겨울에 비해서 봄은 새로운 것들로 다시금 채워지기에 그만큼 아쉬운 것입니다.
에미리가 느낀 감정들은 그랬습니다. 요이치에 의해 삼킨 그 작은 맛의 홍수를, 이리도 선명하게 기억할 만큼 에미리의 기억이란 너무나도 선명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주위 풍경이,
가을이 온 것을 애써 부정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 .. 리. "
에미리는 천천히 잠에서 깨어납니다.
" 에미리 아가씨. "
눈을 떠서 처음 본 것이 야마모토라, 최악의 현실이네요. 꿈도, 현실도. 별로 달달하지 못한 맛입니다. 맞아요. 가을입니다. 붉은 가을이 왔습니다.
" 죄송합니다. 갑작스럽게 괴로운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
야마모토는 조금의 변화도 없이 에미리를 내려다 봅니다.
" 차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
하지만 미묘하게, 행동에서 호의가 느껴지는 것을 에미리는 느낍니다. 별로 기분 좋진 않지만. 따뜻한 홍차를 마시면 진정이 되지 않을까. 가볍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칫... 찬후 선배랑은 또 다른 타입이군... 하지만 이런 타입은 간단하다. 내가 지금까지 본 만화가 몇권이라 생각하는가! 실력을 인정 받으면 서서히 칭찬을 하며 잘 대해주는 그런 타입이다! 신뢰성은 50%. 어쨌든, 기본기부터 다지고 와라. 라는 말은 뭐다? 의향은 있지만 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못 알려준다. 라는 뜻이다. 그런, 기본기를 어느 정도 숙련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뜻이지! 그리고 기본기를 숙련하려면 일단 그림 그리기랑, 관찰력도 키우고... 신체도 어느 정도 단련하는 게 나으려나
"츤이시군요. 알겠습니다. 다음에 올땐 만신창이 차림으로 와서 소년만화의 정석과도 같은 걸 보여드리겠어요."
고도는 천천히 앞으로 접근하며 방패를 두드립니다. 사슬, 사슬, 손에 쥔 사슬, 뜬 사슬. 대충 몇 가지 공식이 지나고 나자 나타나는 잠깐의 틈을 향해 에바는 방패를 든 채 앞으로 돌진합니다.
차징
퉁, 하고 방어 자세가 크게 흐트려진 고도의 앞으로 서하는 지팡이를 뻗습니다. 거센 바람의 사슬이 일시적으로 고도의 사슬을 묶습니다. 분명 금새 깨져버릴 사슬이었지만 그 한 순간이면 충분합니다.
지훈은 자세를 잡습니다. 다시금 납도해두었던 검을 쥐고, 자세를 쭉 낮춘 채.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떨림을 진정시킵니다. 지훈의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한 의념의 흐름이 눈에 보입니다. 그 흐름은 고도의 움직임에 따라 정신없이 훔직이고 있습니다.
닿아야 하는 것은 이 일격일 뿐입니다.
찰칵. 납도되었던 검이 천천히 뽑힙니다. 두 손에 검을 쥐고 천천히 검을 당깁니다. 하늘 높게 솟았던 검의 손잡이를 양 손으로 잡고, 천천히 선을 따라 검을 긋습니다.
의념기
지훈은 소망합니다.
절단
벤다.
카가가가가가강!!!!! 공간을 찢는다는 것이 어떤 감각인지 아십니까? 찢겨난 공간을 통해 엄청난 힘이 빨려들어 주위는 일시적인 공백이 만들어질 만큼, 공간 자체를 벤다는 것은 압도적인 힘을 상징합니다. 벱니다. 베었습니다. 그 힘에 의해! 그 일격에 의해! 공간을 베고, 상대에게 나의 일격을 새깁니다.
크리티컬 - !!!!!!!
선명한 검흔을 새기고 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립니다. 새겨진 흔적으로부터, 피의 분수가 터져 오릅니다! 다시 검을 고쳐잡으며 지훈은 고드를 바라봅니다.
고드의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광폭화와 함께! 2페이즈에 돌입합니다!
>>751 먹습니다!
일단 사과 자체는 아주 달콤합니다. 사과 자체는 단단한 편이라 쉽게 씹히지 않지만, 천천히 빵과 곁들여 씹고 있으니 과즙과, 생크림이 천천히 섞여 입 안에서 부드럽게 터져납니다. 생크림에는 약간의 레몬 맛이 섞였는데 그것이 사과의 단 맛이 입에 남기 전에 부드러운 생크림과 함께 씻겨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 맛을 기억하며 차를 입에 한 모금 머금고, 천천히 삼킵니다. 차의 향이 입 속을 헤매이다 남은 이들을 끌고 사라지고 후, 하고 짧은 숨을 내뱉자 입 속에 선명한 사과 향이 남았습니다.
놀라운 맛입니다! 처음 먹는다고 해도 무방할 완벽한 사과 케이크입니다! 다림의 행운이 1 상승합니다!
그날 이후 나에게는 안좋은 습관이 하나 자리잡았다. 아주 친하고 소중한 사람에게는 나의 비밀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한다는것. 마도일본에 오기 전에도 내 가장 겉부분의 마음을 간신히 털어놓았는데, 속에 짓뭉개진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리가. 나는 내 소중한 가족이 내색하지 않는 표정 아래로 힘들어하는것 같아서, 친구 부모님의 눈빛에서 한 줌의 원망을 읽고 그렇게 나는 내가 털어놓은 말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를 주저했다. 나만 참으면, 나만 내색하지 않으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
'무신 맛이고? 짜투리 하나 읎이 개쩌는 맛 아이가. 너우리 왕님 이거로 파→티↑세리↓ 차리도 대박인디?' 생각으로 끝난 게 아니라
"사과고 생크림이고(아마 생크리미구 같은 발음이었을 거다) 달큼하고 부드러버서 말이 안 나오게 맛나다." 막 꾸민 말을 못 쓰겄다. 이런 완벽한 케키는 첨 먹는거요. 라고 말이 나옵니다. 현재 매력 B+에 갭모에 사투리도 써주는겁니다. 가끔 이렇게 환기시켜야 본인이 본인 설정을 기억한다나요. 시연이 앞에서 이래 사투리 써도 되나. 싶지만 이런 맛은 진짜 막 나오는 걸 어쩌겠습니까. 조금 부끄러운 듯 눈을 깜박이지만 그래도 맛은 대단하다고 느끼는 모양입니다.
"특히 이 사각사각 씹히는 질감이 퍽 재미있다." 그리고 입 안에 남는 거 없이 넘어가니까. 라고 말을 마치고는 진짜 좋다는 뜻으로 환하게 미소짓네요.
>>771 에릭은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한 켠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청성일검류의 서예가 눈에 들어오고 나서, 에릭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봅니다. 검을 들고, 천천히 검무를 추고 있는 여성. 에릭의 눈이 보기에 쫓는 것이 겨우인 검술. 가장 부드럽고, 또한 올곧은 검술을 펼치고 있는 사람.
" .. 손님이십니까? 아니면, 부원으로 오셨습니까? "
시오조메 칸나는 에릭을 바라보며 이야기합니다.
" 오랜만입니다. 에릭 군. "
>>774 지아는 보건부 침대에 기대어 자고 있습니다! 그저 침대의 기운을 빌어줍니다!
피로가 쌓였는지 꽤 깊게 잠이 든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하루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립니다.
적당한 온기, 적당히 우려진, 모든 게 완벽한 차입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완벽히 온 차를 조용히 머금었습니다. 소리도 없이 나타났다 소리도 없이 가셨네요... 처음 어머니 손을 잡고 사오토메 가에 왔을 때부터 미스터 야마모토께선 저러셨지요. 차를 마시고 나니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잠시 목욕을 하고 나갈 준비를 해야 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며 잔을 비우고천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러고보니 카르마양께선 지금 깨어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