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01065> 나만의 작은 창문 또는 휴지통 :: 155

익명의 창문 씨

2023-07-21 15:29:34 - 2024-01-18 11:40:10

0 익명의 창문 씨 (2v/FZsyKRs)

2023-07-21 (불탄다..!) 15:29:34

死ぬことばかり考がえてしまうのは
きっと生きる事に真面目すぎるから
죽는 일만 자꾸 생각하고 마는 것은
분명 살아가는 것에 너무 진지하기 때문이야

• 개인 일기 스레. 난입은 자유지만 대답은 장담 못함.
• 우울. 무기력. 사회불안. 정신병리.
• 아버지의 상실.

94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38:40

B는 본인이 견디기 힘들면 진작 도망치지, 왜 버티고 버티다가 겁자기 공격을 한 거람. 의중을 알 수가 없네. 사고방식과 행동원리를 파악할 수가 없어. 왜 이러는지 모르니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아무튼간 고마워. 이렇게 네가 내 트라우마를 하나 더 적립했네. 이제 정말로 못 버티겠어. 네가 나가든지 아니면 내가 나가는 거야. 살면서 사람 때리는 장면을 그렇게 목격한 적이 없었는데. 네 덕에 이번에 두번째야. 내가 "괜찮겠지" 하고 잠시 긴장을 놓았다가 B가 A를 폭행한 거. 이번이 두번째라고.

95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43:02

A를 요양원에 집어넣지 않고 집에서 데리고 있는 게 엄마 욕심이라고? 엄마 일상 망가질 뿐만 아니라 자식들 인생이 망가지니까? A는 하나지만 가족들은 여럿이니까? A 하나만 죽으면 된다고?

하지만 거기 들어가면. 요양원에 들어가면 갑자기 사람이 온순해지고 말을 잘 들을까요? 오히려 센터에서보다 더 난리치겠지. 가족들이 저를 버렸다고 생각해서.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물리적으로 꽁꽁 묶어놓거나. 아니면 진정제 등을 잔뜩 먹여서 반송장으로 만들겠지. 그게 사는 건가?

이왕 죽다 살아났는데, 사는 것처럼 살면 좀 안 돼? 이게 그렇게 욕심이야? 이왕 목숨 붙어있는 거 사람답게 살자고. 행복하게 살자고.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사람이라면 양심이 있다면 바라서는 안 될 지독한 욕심이야?

96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43:16

97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45:34

나는 아빠 사랑하면 안 돼?
나도 아빠 있는데.
왜 나는.
왜 나만.

98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46:10

아빠 때리지 말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차라리 욕하고 소리질러. 차라리 물건을 던져. 왜 신체를 폭행하는데.
생각이라는 게 없어? 너 머리 좋잖아. 그 훌륭한 머리 좀 돌려봐.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있잖아.

99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47:40

하하. 만약에 B가 주먹응 드는 게 아니라 쇠붙이를 들었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아직 장례를 올릴 자신은. 오늘 약속은.

100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48:56

와 이거 큰일 날 뻔했네.
만약 내가 예정대로 다섯 시에 집을 나왔다면. 그리고 아직 엄마가 집에 도착 안 했다면. 그 시점에서 둘이 갈등이 생겼다면.

...

나는 아직 자신이 없는데

101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50:19

정말로 없는 거랑... 온전치 못하게나마 있는 거랑은 다르지. 둘 다 일종의 상실이긴 하지만. 다르지. 다르다고. 그리고 만약 그 끝이 B의 손에 의한 것이라면. 아. 나는 세상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102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50:54

손에서 아직도 비린내가 나. 비누러 싯었느데. 혹시 이거 환청 같은 건가?

103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6:53:55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나한테서 아빠도 빼앗고 가족도 빼앗는 거예요?
내가 그렇게 끔찍안 욕심을 가졌나요?
나따위는 감히 바라서도 안 되는 사치인가요?
대답해주새요. 제발. 고아 같이 버려두지 않으신다면서요. 이대로라면 고아가 되어버린다고요. 난 아직 다 자라지 못했는데 이 지붕 아래가 너무 힘들다고요.

104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7:04:30

A도 내가 뭘 잘못했냐고 울고있네 아이고

105 익명의 창문 씨 (lSU34V2UW2)

2023-09-06 (水) 17:06:57

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생각이에요.

106 익명의 창문 씨 (dNnlF7Jea6)

2023-09-09 (파란날) 13:44:42

6일 수요일 저녁. 드레싱 중.

A: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햇나요 흐엉헝
엄마: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부모가 된다는 건 죄인이 된다는 거예요. 우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어떤 형태로든 자식에게 잘못을 할 수 밖에 없어요.

107 익명의 창문 씨 (dNnlF7Jea6)

2023-09-09 (파란날) 13:49:32

A와 B 사이에 말다툼이 생겼어. 이때 A는 안경을 쓴 채로 앉아있었어 평소처럼. B가 주먹으로 A의 옆얼굴을 세게 쳤어. 안경이 날아갔고. 쨍그랑. A의 몸은 그대로 옆으로 넘어졌어. 쿠당탕. 넘어지면서 A는 아마도 반사적으로 B의 손을 붙잡았는데, 내가 둘 사이에 끼면서 A의 손을 떼어놓으면서 B를 똑바로 보고 소리쳤어. 너 미쳤어?

108 익명의 창문 씨 (dNnlF7Jea6)

2023-09-09 (파란날) 13:58:38

(아래 상처 묘사 있음)

주저앉은 A의 얼굴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어. 주르륵. 줄줄. 두 눈을 뜨고 있으므로 실명은 아니니 불행 중 다행이지만, 피가 너무 많이 났어. 왼쪽 눈 아래, 아이홀과 코뼈가 만나는 부분, 즉 안경 코받침이 닿는 부분이 찍히고 찢어졌어. 아마도 안경 알이 깨지면서 찍히고 테가 벗겨지면서 찢겼겠지. 피가 광대와 턱을 지나 목을 타고 줄줄 흘러서 윗도리 넥라인에 고였어. A는 목에 호흡기를 달았던 구멍 흉터가 있는데, 이 흉터를 손으로 만지는 건 처음이었던 거 같아. A는 계속 소리치며 삿대질하며 B를 저주했고 아프다고 엉엉 울었어. 나는 울면 더 아프다고 말하며 그를 진정시키려 애썼어. 휴지와 화장솜으로 상처를 틀어막고 물티슈로 흘린 피를 닦았어. 피가 좀처럼 멎지를 않아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어.

109 익명의 창문 씨 (dNnlF7Jea6)

2023-09-09 (파란날) 14:03:36

상처는 아직 낫지 않았어. 당연함. 꽤 깊음. 근데 병원은 싫대. 병원 가서 꿰메면 훨씬 빨리 아물 텐데. 눈과 아주 가까운 곳에 피멍 등 상처가 진하고 크게 있어서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어. 안 그래도 A와 눈마주치는 게 마음이 쉽지 않은데, 더 어려워졌네.

와중에 엄마는 드레싱을 갈 때마다 상처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고 있어. 나는 피 보는 거 싫단 말이야. 상처도 싫고 단면도 싫어. 핏줄도 싫어. 징그러워. 힘들어. 하지만 엄마도 속상하니까. 그리고 공유하고 싶으니까. 열심히 관찰하고 비교해서 그래도 어제보다 낫다, 메디폼 이렇게 붙이길 잘했다 등 뭐라도 이거에 관해서 말해주고 있어.

110 익명의 창문 씨 (dNnlF7Jea6)

2023-09-09 (파란날) 14:07:17

막막하다

111 익명의 창문 씨 (dNnlF7Jea6)

2023-09-09 (파란날) 14:13:23

A를 보내든지. B가 나가든지. 아니면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지만 그냥 내가 나가든지... 이 좁은 집에 A도 B도 들어있는 집을 감당하기는 내가 너무 힘들다.

B는... 왜 고집을 부리지. 이해가 안 가. 밉고 보기 힘들면 도망 나가면 되잖아. 돌보라고 안 한다니까. 그냥 나가라고. 뭐가 문젠데. 집 밖이 그렇게 싫어?

근데뭐... 나도 독립할 깜냥도 능력도 없긴 해. 하지만 나가고 싶긴 한데.

112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0:34:48

그런 말이 있잖아. 노인과 아기는 거의 같다고. 신생아가 생후 한 달간 급격하게 성장하듯이, 노인은 죽기 전 한 달간 급격하게 퇴화한다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생명에서 죽음으로.

실제로 치매 초기에는 엉뚱한 말을 하지만. 중기에는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만 가능하게 되고. 더 진행되면 언어가 되지 않는 옹알이 같은 소리만 나다가 결국에는 목소리조차 내지 않게 된대. 그때 즈음엔 정말 보내드릴 준비를 해야 한대.

113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0:40:55

그런데 말이야. A는 노인은 아닌데. 애초에 노환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뇌졸중으로 인한 뇌손상에서 치매성 어쩌고이기도 하고. 아무튼 아마도 살 날이 꽤 남았는데. 그러면 수십 년을 치매 초기와 동일한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인가.

수십 년을? 앞으로 몇십 년이나 더? 이 상태로? 일십 년만으로도 정신 나갈 것 같은데? 앞으로 대체 몇 년이나 더...?

114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0:49:33

부모와 자식은 책임 소지 때문에라도 아무래도 무게감이 다르겠지만... 발달장애인의 후견인도 혹시 비슷한 마음일까.

아무튼 겉모습은 멀쩡한 편인데 뇌가 제 나이만큼 기능을 못한다는 점이 같잖아. 그리고 나아질 가망이 없다는 점도.

갓태어난 아기는 지능도 떨어지고 충동 조절도 못하고 고등정신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당연함. 아기임. 그런데도 왜 아기를 예뻐해주고 용인해줄 수 있는가.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앞으로 성장하고 나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오늘 미성숙하게 행동해도 내일은 나아질 수 있잖아. 올해 한글 못 뗐지만 공부하면 내년이나 내후년 즈음엔 한글 뗄 거라고. 하지만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면? 절대 성장하지 않는다면? 개선 및 향상의 가능성이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면?

115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0:49:53

그 절망감.

116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0:57:57

어둠이란 곧 빛이 없는 것
죽음이란 곧 생명이 없는 것
절망이란 곧 희망이 없는 것

희망.
가능성.

빛이 아주 희미하게라도 있다면 그곳은 완전한 어둠이 아니야. 생명 활동이 조금이라도 돌아간다면 아직 죽었다고 하지 않아.가능성이라는 게 단 1이라도 있다면, 희망은 있는 거야. 정말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절망이 아니라고.

하지만.

117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1:00:06

하지만 다리가 잘려나간 사람에게 걷고 뛰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신체의 어떤 기관이 영구적으로 망가진 건데, 여기에 어떻게 기대를 걸겠어. 어떻게 가능성이 남아있겠어.

118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1:04:33

사실 나도 잘 몰랐을 때는 나아질 수 있는 병인 줄 알았어. 다리가 부러져서 깁스를 한 것처럼, 잘 치료받고 재활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줄 알았어. 그래서 A가 나아지기를 매일 기도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래. 말하자면 다리가 부러진 게 아니라 아예 뽑힌 거래. 가능성은 없대.

119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1:06:49

아니 좀 빨리 알려주지 그랬어요................ 난 그것도 모르고 몇 년을. 낫기를 바라면서 매일. 가능성이 있는 줄로만 알고 가능성을 붙들고서 간절하게. 그런데 내가 붙잡고 있던 그것이 사실 '없는 것'이래.

120 익명의 창문 씨 (mluHustlx6)

2023-09-11 (모두 수고..) 01:12:14

모바게로 비유하자면,
최애 픽업인 줄 알고 n만원 태웠는데 알고보니 그 가챠에서는 걔가 안 나온대. 수치로 따지면 0%래. 1/100000도 아니고 그냥 완전히 0.

하하. 내 돈. 내 시간. 내 간절한 마음.

걔 픽업이라는 정보는 대체 누가 준 거야?! 확인해보니 누가 알려준 게 아니라 내가 착각한 거였음.

121 익명의 창문 씨 (IwmAx5tr/Q)

2023-09-13 (水) 11:22:09

또다시 수요일이 되었다. 그 사건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났고. 아직 아무런 대책이 없어.

122 익명의 창문 씨 (IwmAx5tr/Q)

2023-09-13 (水) 11:26:15

집에 있으면, 집에 있는 A와 B가 보이면, 그날 일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돼. 답답하고 막막하고 불안해서 이 집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은데. 동시에 내가 안 보는 사이에 무슨 일이 또다시 생길까 두려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어.

123 익명의 창문 씨 (OvoEORnO..)

2023-09-19 (FIRE!) 13:25:45

꺄아아악

친구랑 만나??? 약속 잡아?????? 진짜로 리터럴리 문자 그대로 몇 년만인데...?

124 익명의 창문 씨 (OvoEORnO..)

2023-09-19 (FIRE!) 13:27:22

나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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