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성격이 지랄맞아서 맘에 안드는 지점이 종종 있는데 그걸 일일히 지적하자니 세간에서 보기에 그리 심각한 일도 아니고, 나한테 말해서 내가 시무룩해하는 것도 보기 힘들다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말 안해주면 짐작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그것도 그냥 추측이니까 정확하지 않을 뿐더러 참고 있는 것도 눈치를 보게 되는거라고. 그리고 나는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도 안 하고 그렇게 일일히 시무룩해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혼자 괴로워하고 혼자 생각하더니 혼자 다짜고짜 헤어지자고 말한건 잘못된거다. 그래서 그것도 말했다. 헤어지자는 말 듣고 내가 짐싸고 있을때 네가 무슨 말 했었냐고. 그랬더니 그건 추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건 참 잘도 말한다)
내가 여지껏 잘못한 게 몇가지 짚이는게 있다고 여기 써놨지. 내가 잘못한건 1. 바보라고 한 점 (나중엔 장난으호 비버라고 바꿔 말했는데 그것도 싫다더라) 2. 속물같다고 놀린 점 이 두가지임. 굳이 하나 더 있다면 깨끗하게 하고 살자고 잔소리한거 정도. 근데 이것도 그릇이나 어딘가에 물 고이게 두지 말라고, 그러면 벌레가 창궐한다고 말한 게 전부인듯 (그날도 집에 가니까 설거지감 잔뜩 쌓여있고 식탁엔 먹다 남은 라면 그대로 있었고 바닥엔 일주일전에 먹고 버린 페트병이랑 기타 잡 쓰레기들 다 널부러져있었음)
하이튼 난중에 정리되면 다시 연락하겠다 했고 그 사이에는 좀 떨어져있기로 했다. 근데 별로 기대는 안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헤어지게 될듯.
왜 여지껏 나는 연애를 3달을 못 넘길까? 이번엔 5-6주정도 된듯. 이런 인스턴트 관계 질릴대로 질렸다. 근데 저번에도 이런 얘기 했는데 또 시작하고 또 보란듯이 망했다. 그게 아마 나라는 인간의 한계인듯 하다. 아예 시작하질 말아야지.
굳이 사람한테 일일히 매달리기도 싫고. 내가 뭐가 아쉽냐? 나같은 사람 내쳐버린 당신이 아쉽지. 그리고 나 좋다고 많이 앵기고 치대긴 했지만 사실 그게 진짠지도 난 의심스럽다. 그야 다 큰 성인남녀끼리 아무런 이유 없어도 사랑에 빠지는건 가능한 일이지만, 최소한 나였다면 굳이 내가 잘못했네 어쨌네 일일히 인정하고 굽히고 수그리면서 관계를 지속할 정도로 절박하진 않을거같다. 그리고 좋아한다는 말도 너무 많이 하면 진실성 없어보여. 그러는 거 자체가 마치 자기 자신이 그렇게 느끼게끔 속이는것처럼 보여.
>>663 사람 자체를 아예 안 만나고 싶어. 데면데면한 친구면 모를까 내 자원(감정을 포함한)의 상당수를 줄 정도로 좋아할만한 사람도 없을 것 같거니와 나를 그렇게 좋아해줄 사람도 없을거같고 툭하면 싸우고 헤어지고 지랄 염병난듯. 하여간 머리 검은 짐승을 믿고 거둔 내가 비버다.
아무튼.. 애인이랑 심야대담 1. 나의 양가감정: 사람을 좋아하지만 (내지는 좋아하고 싶지만) 사람을 믿지않아 1-1. 믿음의 정의: 믿지않음의 기원은 기대가 부재한 상태.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는다. 기대않음과 믿지않음은 다르고, 믿지않음은 또한 예측불가능함과도 다르다. (말의 뉘앙스와 맥락, 가치중립적인지 여부 등) 1-2. 잔소리 (현실 운운): 아래 부양 참고
근데 애인분 심적으로 어디 아프신거 아니냐 >>659 에서 고개 푹 숙이셨다는거 보면 본인도 잘못됐다는거 알면서도 잘 안되는 단계신것 같은데 네 삶의 방식임 존중함 하고 넘어갈게 아니라 도움(물리)이 필요해뷤 형도 사람에게 기대안함 그럼 실망안함 이러고 있는거 보면 크게 건강하지 않아보여서 더 걱정됨 아픈 사람들끼리만 붙어있음 악화되기만 한다 이말임 주변에 님덜한테 참견해줄만한 대충 멀쩡한 다른 사람 있음?
그냥그냥 하다가도 한번씩 이 사람이 과연 진심일까 하는 모면이 있고 BPD라면 과거에 철썩같이 믿었던 것도 금방 싫어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꿀 수 있으니 당초 신뢰는 불가능하다 만은 내가 내 돈이나 기타 감정적 자원을 일정 한도만큼만 제한하면서 친구처럼 지내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군 역시 일정 한도로만 기대하는게 정답이었다구
아니 내가 토요일 전화했을때 얼결에 괜찮다 그러긴 했거든? 근데 그거랑 별개로 내가 화난 지점은 그 전부터 이미 약속되어있던걸, 그냥 갑자기 작업에 몰두하게 되어서 그냥 깨버렸다는건데 이게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거냐? 자꾸 이런 나를 이해해달라고 그러는데 머리로는 알지 그 양반 ADHD에 BPD도 있으니까 갑자기 뭔가에 꽂히거나 대뜸 화내거나 그럴수도 있다는거. 근데 그걸 일방적으로 이해해달라는건 아니자나. 왜 저쪽은 내가 담날 출근이라 일찍 자는것도 서운하다 하면서 자기에 대해서는 이해해달라 그러는거냐고 나 노가다하니깐 6시에 일어나야한다니깐
에휴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랬다고 걍 그만만나야하나 짜징나네 인간 싫다 정말
내가 위와같이 따지니깐 한숨쉬면서 알겠다 하고 나 만나는 날에는 작업 않겠다 그러는데 하이튼 점점 짜증나는것만 많아지네.
집나와서 카페가서 작업이나 할까 아니면 만화방가서 염병이나 떨까 하다가 "여성도 태아도 생명입니다" 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대여섯명 정도가 지나가는걸 봤다. 그만큼 당사자들의 인식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는데 정부와 절대다수의 여론은 그대로라는게 제법 웃기는군. 이 나라는 결국 세계 최고의 친환경국가(저출생이라는 뜻)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