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이 방송을 부디- (치지직) 주의 깊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전달-되는 내용은, 국가의 비상 상황에 관한 중요한 안내입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 있습니다. The Annihilator Of Mankind, 약칭 TAOM으로 통하는 질병-(치직)-은 이미 각국으로 확산되어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이어질 방송 내용을 즉시 숙지하고, 반드시 지-지-지침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TAOM은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해 빠-빠르게 전파되며, 일부 동물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 또한 존재합니다. 이는 약 3개월의 잠복기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 번 증상이 나타날 시 48시간 이내에 급격히 악화되며, 이는 발열, 심한 기침, 호-흡 곤란, 붉은 반점, 두드러기 등을 포함합니다. 사망률은-(치지직) 90% 이상으로, 현재까지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병원은 과부하 상태에 있으며, 의료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치직) 따라서 시민 여러분께서는 본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할 때까지 모든 외출을 자제하시고,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며, 증상이 나타날 시 즉시 격리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현재 통-통-통신망이 다소 불안정할 수 있으며, ...(치지직) 긴-급 상황에서는 긴급 연락망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국가재난통합-관-리센터 혹은 보건복지부에서-(치지직) 제공하는 대체 연락망을 통해 정보를 확-확보해 주십시오...
국가-재난-방송은-(치지직)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드시 모든 국민들이 방송 내용을 주의 깊게 청취하고, (...) 지침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정부 또한 해당 재난- 상-상-황에 대해 세계 각국과 협력하여, (치지직) ... 총력을 다해 이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을 약속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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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xxx.xxx.xxx. 누구든지 이 전파를 듣는다면 응답바란다. (치직...) 반복한다. 여기는 xxx.xxx.xxx. 생존자 한 명. 누구든지 이 것을 듣는다면... (...) 응답하라. 이상. ]]
[[ ...아, 이젠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 젠장. 현 좌표 xxx.xxx.xxx. 벙커 내 잔류 인원, 한 명. ...특이사항, 당신이 취약한 벙커를 노리는 도끼 살인마가 아니길 바라고 있다. ]]
조엘은 숨 아래로 씨근거리며 장대를 휘둘러 자잘한 잔해들을 치워냈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잔해 속 흙먼지가 매캐했다.
"이 근방엔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지? 젠장, 그럼 역 내에는 뭐라도 남아 있어야 할 텐데..."
당신에게 말을 붙이듯, 혹은 혼잣말을 하듯. 매캐함 속에서도 그는 무언가를 계속 브리핑했다.
저 녀석-그러니까, 카밀라. 쉽게 익숙해지지 않네- 말에 의하면, 도보로 하루 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는 쓸만한 자원이 남아있지 않은 모양인데. 좋지 않아. 조엘은 생각했다. 카밀라가 가진 식량은 출발하기 전을 기준으로 2~3주분쯤이라고 했으니 지금쯤엔 거의 바닥나 있을 테고. 내 남은 식량도 잘 쳐 줘야 2주분 정도야. 이걸 둘이 나눠 먹으면 1주일.
정말로, 그들에게는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아까 인포메이션 안내판을 봤어. 안내판에 따르면 1층에 매점이랑 작은 약국이 둘 다 있더라, 운이 좋았지. 고층은 순 식당가며 푸드코트라 볼 게 없을 거야. ...뭐, 다른 게 있었더라도 진작 무너졌겠지만."
늘어진 거미줄을 장대로 다시 한 번 걷어냈다.
"우리한테 당장 급한 건 식수나 식량, 의약품인 것 같다. 너도 응급 키트 외에는 따로 가진 약이 없는 것 같고, 나도 거즈 몇 장이랑 반쯤 남은 소독약... 항생제. 그 외에는 딱히 가진 게 없으니까. 식량은 말할 것도 없고. ...네 생각은 어때? 따로 필요한 것 있어?"
군홧발과 워커가 나란히 바닥을 즈려밟길 한참, 조엘은 문득 어떤 잔해 앞에서 멈추어 섰다. 반파된 십자 모양 LED가 바닥에 늘어져 있는 곳. 약국이다. 먼지가 끼고 서랍은 무너져 상태는 영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앞서 걷기 시작한 조엘의 뒤를 따르며 카밀라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언제 사람의 손길이 닿았는지 짐작도 안되는 풍경이었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올라오는 흙먼지에 그는 잠시 숨을 참아야 했다. 기차역 주변은 특정할 만한 무언가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식당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다 허물어진 벽 너머에는 먼지들만이 남아있을 터였다.
혼잣말처럼 들리는 당신의 목소리가 생경하다. 대화는 전파 통신으로도 해봤지만, 바로 옆에서 실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이것저것 말을 주고 받은 지도 거의 하루가 되어가는데, 그는 사실 아직까지도 조금 어색했다.
"일단 식량이 가장 먼저 필요하긴 해. 식수야, 뭐... 기차역이었으니까, 어딘가 상수도도 존재하지 않을까? 그걸 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찾아봐야 알 수 있겠지만."
자신이 가진 식량은 고작 며칠 분밖에 남지 않았다. 사냥하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겠는걸. 쓸만한 도구들도 있으려나? 카밀라는 잔해에 뒤덮인 약국에서 진입을 방해하는 커다란 돌 같은 것을 밀어내며 안으로 들어섰다. 먼지가 날리는 허공을 손으로 휘젓고 눈을 가늘게 떴다. 생명체의 움직임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안에 짐승 같은 건 없나보군.
"나는 이쪽을 찾아볼게."
카밀라는 망설임없이 터벅터벅 걸어가 카운터같아보이는 책상을 넘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먼지투성이와 이름 모를 이끼들을 대충 손으로 치워버리고는 첫 번째 서랍을 뒤적거렸다. .dice 1 100. = 59
"'남아 있을까?' 가 아니라, 남아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린 굶어 죽는 수밖에 없어."
농담 반, 진담 반쯤 되는 대꾸였다. ...진담의 비율이 조금 더 높았는지도 모르겠다. 기차역마저 털려버린 도시라면 번화가며 주택가라고 털리지 않았을 리 없으니까. 이곳에는 무언가 남아 있어야만 했다. 적어도 조엘은 그리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허망하게 죽어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때가 급해지면 목숨 걸고 사냥이라도 해야지... 생각이 당신과 다시 한 번 겹쳤다. 역시 조엘로서는 알 수 없을 일이었다. 그나저나 사냥. 사냥이라?
"...여차하면 어제 그 고라니라도 다시 파내 볼까? 누린내야 나겠지만, 굶어 죽는 것보다는 누린내 나는 육포나마 먹는 게 훨씬 낫겠는데..."
그러나 곧바로 이어서,
"...아, 아니다. 날이 더운데 이미 상했겠지. 너무 성급하게 파묻어 버렸네... 그래 상수도, 상수도라도 멀쩡하면 좀 낫겠지. 하다못해 자판기라도 한 대쯤 남아 있으면. 인간적으로 과자 몇 개는 건지게 해 주자고."
자문자답. 여전히 혼잣말인지 건네는 말인지 모를 것을 중얼거리는 중. 이쪽은 당신을 제 마음 속의 목소리 정도로 생각하는지 외려 당신에 대해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전파로 쓸데없는 정보-제 아침 식사, 점심 식사, 저녁 식사 따위-를 흘려 보내던 버릇이 아직 남아 있기라도 한 건지...
...그러다 서랍이 열리는 소리에 불현듯 정신을 되찾는 것이다. 그렇네. 나, 지금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네. 그것도 10년 만에.
"...어, ...힘내?"
당신이 안을 맡고 있으니 조엘은 자연스럽게 바깥의 반쯤 무너진 곳을 향했다. 맨 왼쪽 서랍에서부터 시작한다. 가장 윗쪽 서랍을 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쪽도 대차게 실패~!! 씁 좋아좋아 30% 정도로는 잡아야 뭔가 건질 수 있겠다!!ㅎㅎ;; 일단 30%로 하고, 약국에서 다이스 몇 번 굴려보면서 앞으로(마트... 기차 내부에서... 등등)는 조사 확률 몇 퍼센트쯤으로 할지 정해보는 거 어때?! 진짜 너무 안 나오면 40%쯤까지는 올려야할지도...
ㅎㅎㅎㅎㅎ; 아잇참 부끄럽구만 고마워요 카밀라주~!!! 좋아 그럼 원래 벙커에서는 로퍼를 신고 있었다가 나오면서 워커로 갈아신었다는 설정인거야...^^ 천재를 옆에 두니 아주 좋구만!!!!!
아유 청년 현생을 우선으로 챙기시오,,, 무리하지 마시오!!! 일정 끝내고도 피곤하면 무리해서 답레 이어줄 필요 없소~!!!!! 일 이것저것 다 잘 풀리길 바랄게 카밀라주도 쫀밤!! 쫀내일 보내!! ^^7777
...일단 본인이랑 카밀라가 근시일 내로 죽지 않는 미래(ㅎ;) 좀 더 부차적으로는 말린 옥수수 이외의 식량을 씹을 수 있는... 쟤(카밀라)는 렌틸콩을 싫어한댔나? 그래 그럼 렌틸콩도 말고... 식량 사정이 좀 안정된 후에는 재건된 사회를 꿈꿔보려고 하지만 기존 문명이 어떻게 생겻는진 잘 몰라서 어렴풋한 망상에 그침
카밀라는 서랍을 뒤적거리며 혼잣말에 가까운 당신의 말을 배경음처럼 흘려들었다. 그리고 마치 전파 통신을 키고 있었을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서랍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부터 뭘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던 터라 별로 실망하지 않고 바로 다음 서랍을 열어본다. .dice 1 100. = 82
"기차?"
제게 건네진 질문에 서랍을 뒤적거리던 손이 멈춘다. 기차라... 그는 당연히 타본 적이 없었다. 자동차라던가 기차라던가, 기타 이동수단들이 움직이는 것도 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런 게 있었다더라, 정도의 지식만 배웠던 거 같은데. 카밀라는 답을 생각하느라 머리를 굴리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안쪽에 있느라 그런다고 당신에게는 보이지도 않았을테지만... 아, 역시 어색하다. 작업을 하던 중에 누군가의 질문이 던져진다는 것은. 카밀라는 그런 어색함을 지우려고 다시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말을 이었다.
"아니. 난 태어난 지 얼마 안돼서 벙커에 들어왔다고 들었어. 그래서 그런 건 듣기만 했던 거 같네...... 너는?"
당신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은 이런 대화를 한번도 나누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전파 통신으로는 신상 정보보다는 그때그때 있었던 일이나 시시콜콜한 대화만 했었으니까.
"벙커에는 혼자 얼마나 있었어?"
조엘의 전파에 따르면 그곳의 생존자 또한 조엘 혼자였었다. 유일한 생존자로서 얼마나 오래 있었을까? 카밀라는 그가 들었던 정보들을 떠올려보며-대체로 식사메뉴였지만- 안쪽의 찬장으로 손을 옮겼다. .dice 1 100. = 83
무언가 찾기는 힘들어보였다. 이곳은 규모가 꽤나 큰 기차역이니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겠지. 그래서 이미 쓸 만한 것들은 다 가져간 것 같았다. 카밀라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남은 서랍장들을 열어보며 또 이것저것 뒤적거렸다. .dice 1 100. = 97
"그렇군... 태어난 시기가 우리 둘 다 여러모로 안좋았던 것 같네."
그는 자조적인 농담을 내뱉었다. 문명을 뭔가라도 경험해봤으면... 글쎄, 더 괴로워했으려나. 카밀라는 자신을 교육해주던 어른들의 모습이 어땠는지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그가 기억하기로 어른들은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한탄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부러라도 전염병 이전의 시절을 잘 얘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얘기를 나누다보면 자꾸 생각나고, 그러면 현실을 버티는 것이 더 버거워져서 그랬던 걸까. 카밀라는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맞아, 운이 좋았지. 퇴역 군인과 군인의 가족들을 우선 격리시켰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었대. 부모님은 군인이셨거든. 난 기억에 없지만."
그는 별 동요없이 말했다.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 대해서 딱히 별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당신의 답을 듣고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10년이라. 비슷하군. 우연이네.
"나도 그 쯤. 열 다섯살 쯤부터 혼자 다녔으니까...... 뭐."
둘 다 각 벙커 내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된 시기가 비슷하다는 건, 역시 우연이겠지? 그가 생각했다. 다른 생존자를 발견할 수 있다면 더 비교해볼 수 있을텐데. 카밀라는 마지막 서랍장까지 모조리 뒤졌다. .dice 1 100. = 20 여기서도 뭔가가 나오지 않는다면 자리를 옮기는 게 좋겠는걸.
"...다른 생존자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여기서 더 못찾으면, 자리를 옮길까? 약국 말고도 탐색할 만한 다른 곳도 있을 거야."
헉 드디어 떴어요 떴어!!!!!! 와 이게 뜨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신히 하나 발견했다... 뭘 발견했다고 할까? 진통제? 비타민?(조엘이 좋아하겠다)ㅋㅋㅋㅋㅋ 이래서 다이스는 두 개씩!!!! 앞으로도 뭐 찾을 땐 2개씩 굴리자... 안그러면 답없을 거 같다...(먼산)
ㅋㅋㅋㅋㅋㅋㅋㅋ자 우리 다같이 친해져야한다... 자 얘들아 들었지 각자 술 한잔씩 하고 옆으로돌려(?)
앜ㅋㅋㅋㅋㅋㅋㅋ아 당연히 믿습니다 조엘은??? 조엘은 취객이 시비걸면 어떻게 행동하는 편인가요!!!1
"그걸 말이라고. ...그런데 우리 벙커에서는 날 부러워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어. 그 양반들이, 뭐랬더라, 풍족함을 평생 모르고 사는 것보다도 알았다가 빼앗긴 쪽이 훨씬 더 괴롭다고. 아예 모르는 게 나한테는 약일 거라면서... 다 헛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럼 뭐, 피차 벙커살이 하는 중에 위로라도 해 드려?' 비꼬려다 참았지."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당신이 묻지 않은 것까지도 대꾸했다. 대다수가 모여 살던 군용 벙커와 민간인들이 소규모로 모여 살던 벙커는 분위기부터 아주 딴판이었을 테다. 당신의 우습지 않은 농담에 조엘은 픽 웃는다. 서랍 열리는 소리로 착각할 만큼 작은 소리였다.
"나면서부터 아주 든든한... '빽'이, 있었던 거네, 말하자면. ...그런데, 부모님이랑 같은 벙커에서 지내게 해준 건 아닌가봐?"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단어지만 다른 사람들이 쓰던 은어를 어설프게 따라 써 봤다. ...좀 무례하게 들렸으려나? 말을 뱉은 직후에서야 생각이 미쳤다. 끄응. 나랑 다르게 성격은 좋아 보이니까 이런 일로 화 내지는 않겠지... 그리고 서랍은 둘 모두 허탕이었다. 이런. 조엘은 빠르게 옆줄로 넘어가 새로 두 칸을 열었다.
.dice 1 100. = 59 .dice 1 100. = 36
"열다섯이면, 얼추 비슷하네. 시기도 대충 겹치고."
...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혹시 10년 전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대거 죽어나간 건가? 사람의 행동 양상은 비슷하기 마련이고, 벙커라는 통제된 환경은 사람들의 생각을 더욱 획일화시키는 법이니까. 혹시나 다른 벙커들에서도...
...조엘은 제풀에 머리를 흔들어 생각까지 털어냈다. 아니지. 여기에만도 두 명이나 살아 있는데, 다른 사람이라고 없을 리가. 먼지 묻은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반 너머로 당신을 건너다 보았다.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짧게 답한 카밀라는, 곧이어 당신도 뭔가를 찾았다는 소리에 반가워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진통제네! 도움이 많이 되겠는걸. 잘했어."
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인사하듯이 주먹을 올려 당신의 어깨를 툭 치고는 약국 밖으로 걸어갔다. 멀지 않은 곳에 매점이 있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어느 창고처럼 보이는 옛 매점에 들어선다. 먹을 게 좀 남아있으려나... 아니, 있어야 한다. 가능성이 희박할지라도...... 이대로라면 그들은 굶어 죽을 것이다. 카밀라는 또다시 잠시간 움직임을 멈추고 짐승의 기척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걸음을 내딛었다. 옛날이었다면 물건이 잔뜩 쌓여져 있었을 매대는 먼지나 곤충의 흔적같은 것만 남아 있고 몇개는 무너져 있었다. 그래도 꼼꼼히 살펴봐야지. 잘 살펴 보면 창고 같은 것도 있을 것이다...
아니근데ㅠ확률 이게 맞을까...??ㅋㅋㅋㅋㅋㅋ아니면 범위를... 좀 좁혀볼까? 1~10 중에 2나 3이하로 나오는 걸로 바꾼다거나......
자캐모에화 어렵지...... 양심 상의 문제로ㅋㅋㅋㅋ222... 헉 도베르만이 경비견이야??? 생긴 건 완전 사냥개였는데... 신기하구만... 덕분에 나도 처음 알았어ㅋㅋㅋㅋㅋ 카밀라랑 잘 어울리긴하네...... 그럼 조엘은 무슨 강아지일 거 같아?!!!?!!!!!????
...다시 허탕이네. 조엘은 턱을 긁적였다. 옆 선반으로 넘어가 똑같이 선반 두 개를 살폈다. 뭐라도 건지게 해 줘, 좀!
.dice 1 100. = 81 .dice 1 100. = 64
어쩐지 너머에서 한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저쪽 사정도 이쪽과 별반 다르지 않은가 본데... 목소리를 높여 물을까 하다가, 괜히 어제의 야생동물-고라니-에 생각이 미쳤다. 반갑지 않은 손님을 구태여 부를 필요는 없지. 얌전히 당신 근처로 향했다. 코너 너머에서 머리만 슬금 내민 꼴이다.
"찾은 것 좀 있어? ...재촉하려고 묻는 게 아니고, 네 쪽에서도 수확이 없으면 그냥 다른 곳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자, 하고 말하려다가 중간에 멈추었다. ...딱히 더 볼 곳도 없지 않나? 더 볼만한 곳이 남아있더라도, 약국이며 매점 상황이 이런 마당에 다른 곳이라고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았다.
이이일단 2번으로 밀고 갈까?!! 사실 다이스에서 숫자 뜨면 쥐같은 걸 발견했고 쥐를 따라가다보니 물류 창고 엿다... 같은 진행을 생각했었는데 다이스가 망해서 고민 중이었어ㅋㅋㅋㅋㅋ 다이스 떴다 해도 음식같은 걸 바로 발견하는 것 보단 그게 더 개연성 있어보여서... 그럼 다음 레스에서 쥐 발견했고 그대로 창고 발견했다는 상황을 쓸까??? 조엘주 의견은 어때?!!
뱀?!?? 와 의외다ㅋㅋㅋㅋㅋ의외인데 뭔가 또 잘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고...?!!
와벌써 크리스마스 이브네... 아니 왤케 시간이 빠른건지... 올해는 뭔가 느낌이 연말 안 같다... 계속 11월 54일 인 것 같은 기분이...... 조엘주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멸망 세계관이 아니었으면... 흠 카밀라는 크리스마스 짱좋아했을 거 같다ㅋㅋㅋㅋㅋㅋ 12월 시작하자마자 자기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 잔뜩 해두고 한달 내내 그렇고 있을듯... 근데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니까 흠... 그래도 분위기는 내고 싶어 할 거 같아 빨간 옷을 입는다거나ㅋㅋㅋㅋ 벙커에서 사람들이 그런 기념일들은 챙겼을 거 같아서!! 조엘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하 쥐를 따라서~~ 카밀라주 천재천재!!! 나도 너무 좋아 그렇게 하자~~!~! ...물류창고에서는 다이스 어떻게... 할까?! 다이스 굴리지 말고 적당히 있는 거 주워담았다고 하기vs 다이스 굴리는 대신 확률 50.이나 70.으로 올리기
와 진짜로... 그렇지... 원래 연말 분위기에 한참 취해있어야 진짜 크리스마스라는 느낌이 나는데 올해 연말에는 분위기에만 취해있기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음(ㅎㅎ;) 카밀라주도 미리 크리스마스~~^^bbbb ㅠㅠㅠ 으앙 카밀라 너무귀여워서죽다... 카밀라한테 싼타분장하고 클스마스 선물 줄래용... 절대바이러스아닙니다믿어주세요전산타할아버지입니다 조엘은 막 온몸으로 너무 신난당!! 외치는 타입은 아닌디 그래도 좋아했을 것 같다~~ 말로는 뭐 예수 생일이지 내 생일인감...<하면서 손은 착실하게 리스 걸고 있음 둘이 좀 친해지면 연말파티... 같은 것도 할 수 있겠지...?! 선물교환식 하고... 여유 되면 전나무에 뭐 둘둘 감아서 트리도 만들고... 크리스마스 정찬으로 말린옥수수와 렌틸콩통조림과 비타민도 먹고...(카밀라: 으)(조엘: 으)
선반을 뒤적거리던 카밀라는 순간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에 움직임을 멈추고 눈을 굴렸다. 뭔가 있다. 본능적으로 기척이 느껴진 곳으로 고개를 돌린 그는 쥐 같이 생긴 무언가-그러나 쥐라기엔 꽤 덩치가 있었다- 와 눈이 맞았다. 쥐는 카밀라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채자 당황한듯 어디론가 도망쳐버렸고, 카밀라는 재빨리 그것이 도망치는 방향을 파악, 그리고 흔적을 놓치지 않았다.
"조엘, 뭔가를 찾은 거 같아!"
카밀라는 당신의 말에 딱히 대답을 하지 않고 도망치는 쥐의 뒤를 좇아 매점의 꽤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외진 곳에서 '관계자 외 출입금지' 라고 쓰여진 빛바랜 표지판을 발견했다. 그 사이 쥐는 어디론가 사라진듯 보이지 않는다.
"쥐 같은 게 있었어. 여긴... 창고일까?"
철컥철컥. 녹슨 손잡이를 돌리자 잠금 장치의 소리가 난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약해져 있지 않을까? 카밀라는 더 생각하지 않고 있는 힘껏 손잡이를 돌리며 어깨를 앞세워 몸통을 문에 여러 번 박았다. 쿵쿵, 꽤 묵직한 진동이 울린 후에 문이 다소 거칠게 열렸다.
그래도 창고니까 뭔가 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생각이 하나 더 났는데... 그냥 주사위 수를 1 100으로 하고 1~30 실패 / 31~60 보통 / 61~90 성공 / 91~100을 대성공 이런식으로 정하고 주사위에 따라서 발견하는 물건의 질이라던가 양이라던가...이런걸 정해보는건 어때?? 저 수치는 예시라서 좀 조정해야겠지만!!
산타할아버지ㅋㅋㅋㅋㅋㅋㅋㅋ선물로 생존을 주세요!!!!(?) 조엘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츤데레야?ㅋㅋㅋㅋㅋ 헉 둘이 빨리 친해져라 연말파티하는거보게;;; 선물교환식 너무 귀엽다 딱히 뭐가 있진 않으니까 걍 나뭇가지 주워서 엮은 인형이라던가... 돌멩이에 리본 묶어서 반려돌이야 하면서 준다거나...(...) 카밀라는 이게 정찬이야?(울상) 이러면서도 착실하게 먹을 거 같네ㅋㅋㅋㅋㅋㅋ트리 만드는 것도 너무 귀엽다... 옛날에는 훨씬 화려했대 이러면서 낡은 전선이랑 끈같은 걸로 트리 둘둘 말고... 다먹은 통조림을 걸어둔다거나...(카밀라: 이거먹고 살았다는 거에 의미있잖아 왜)
시선을 당신에게 두느라, 또 매점 안은 바깥보다 어두웠던 까닭에, 조엘은 그 설치류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당신이 '무언가 찾은 것 같다'고 외치며 더 깊은 곳으로 들자 그 역시 즉각 당신을 따를 수밖엔 없었고.
"쥐라고? 잠시만, 그 문, 핀으로 열 수 있는지 볼 테니까-"
...그러나 조엘이 문 앞에 도착한 후에는 이미 상황은 종료! 너덜해진 문은 진작 열려 있었다. ...이 녀석, 문을 부순 거야? 이래서 몸이 좋으면 머리가 고생하지 않는다고... 약간 망연한 시선이 당신을 훑었다.
괜한 헛기침 한 번.
"...안 다쳤지?"
... "그래도 다음부턴 조심하는 게... ...아니다, 일단 들어가 보자."
중얼거리며 한 걸음을 내딛었더니, 불현듯 썩은내가 훅 끼쳤다. 우와. 조엘은 급히 한 걸음 물러서며 옷깃을 당겨 코를 가렸다. 그래도 이건 좋은 신호였다. 적어도 음식을 보관한 적이 있었던 창고임은 확실한 듯했다. 가능한 천천히 호흡하며 천천히 창고 안으로 들었다. 선반 위, 삭아가는 종이 박스며 플라스틱 보관함이 먼지와 함께 켜켜이 쌓여 있다.
와!!! 진짜 좋은 생각이다 그건!!! 카밀라주 천재야??? 그렇게 하면 수치를 확실히 정해두기보다는 장소에 따라서 조금씩 바꾸는 것도 괜찮겠다~~ 창고는 원래 물건이 많은 곳이니까 카밀라주가 예시로 들어준 수치로 가도 좋을 것 같아!! 보통~대성공 70으로... 대신 좀 더 빡센 데로 이동하면 보통~대성공 확률을 좀 낮추고~~
1~30 실패(...쥐 시체? 곤충 시체?)/ 31~60 보통(찾긴 찾았는데 상태가 아슬아슬함 먹을수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음... 60에 가까울수록 먹을 만한?)/61~90 성공(칼로리바나 단백질가루~상태 괜찮은 통조림)/대성공하면... 하여튼 좋은 통조림x(n개) <<< 같은 느낌인거지?
ㅠㅠㅠ 호호호 메리 생존기원스마스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 진짜 너무 귀엽고 좋다 서로서로 돌멩이/나뭇가지 교환하고 흠..(대체로 불만족. 그러나 챙겨준 것이 고마움.) 싶어지지만 "...이름이라도 지어보자." 하는 상황도 웃길 것 같다... 이제부터이돌멩이이름은엘리자베스고 나무인형이름은클라라야... ㅋㅋㅋㅋㅋㅋ(조엘: 나 아무말도 안 했는디) 카밀라... 이런물건활용도가좋은청년. 넘 귀여버~~!!! 대충 빨간색이랑 초록색이 코드니까 콩 통조림/토마토 통조림으로 장식해놓고 꼬마 전구에 불 넣어서 몇분간 보고 있다가... 한창 센치한 기분에 빠질랑말랑할 즈음에 전구가 픽 꺼져버려서 어이없어지는 둘도 보고싶네... 빨랑친해져야돼
카밀라는 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당신을 돌아보았다. 괜찮은 성과였다! 걱정하는 듯한 당신의 말에 카밀라는 당연히 다치지 않았다며 과장되게 어깨를 돌렸다. 누군가가 걱정해준다는 게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는 감상을 뒤로 하고, 그는 썩은내가 나는 창고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코를 막고 주위를 둘러본다음 천천히 그곳에 적응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주머니 속에서 작은 손전등을 꺼내어 안쪽을 비춰보았다. 생각보다 넓은 것 같은데. 그리고는 가장 가까운 선반을 훑는다. .dice 1 100. = 36
"꽤 안쪽에 있었어서 사람들이 못보고 지나쳤나봐. 잠겨있기도 했고..."
목소리에 기쁨이 역력하다. 카밀라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잘만 한다면 오랜만에 꽤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싱글싱글 웃으며 상자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dice 1 100. = 21 그는 한동안 배고프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처럼 행동해왔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 렌틸콩 통조림이라도 기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맞아맞아 정확해~!! 그런식으로 정하면 될 거 같아ㅎㅎㅎㅎ 맘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뿌듯하네!!!! 그리고 카밀라는 기뻐하던 것과는 다르게 실패와 미미한 보통의 결과가 나왔군ㅋ...
ㅋㅋㅋㅋㅋㅋㅋㅋ이름 귀여워~!~!!! 카밀라 조엘한테 엘리자베스 오늘은 일광욕 잘 시켰어???<<이럴듯ㅋ... 하 포.아(포스트아포칼립스라는뜻) 연말 분위기 너무 좋다~!~!!!! 콩통조림이랑 토마토 통조림 장식해두는거 너무 귀여워ㅠㅠㅠㅠ아니면 그런 통조림들을 트리모양이라고 삼각형으로 쌓아두는 것도 넘 기엽겠다ㅋㅋㅋㅋㅋ 전구 꺼지면 어이없어서 웃다가 걍 얼른 자자... 하고 침낭펼쳐놓고 자러가고...ㅋㅋㅋㅋㅋ 둘이 빨리 친해져라!!!!! 그 나중엔 오래 묵은 술 같은 것도 발견해서 어 이게 뭐지??하고 주사도 부려보고 그랬으면 좋겠다... 조엘 특이한 주사 같은 거 있으려나ㅋㅋㅋㅋㅋㅋ카밀라도 생각을 해볼게ㅎㅎㅎㅎ
자러 가기 전에 갱신! 조엘주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 즐겁게 보내^O^ 크리스마스라서... 25일도 밤늦게나 올 수 있을 거 같다...!! 26일에 답레쓸 수 있을 거 같다...!!!!(죄송합니다) 미리 좋은 하루 보내고 내일 보자!!!!!! 다시한번 메리 크리스마스!!!!!
어깨를 돌려 보이는 당신을 보며 조엘은 어이없는 낯을 했다. 이윽고 그 어깨를 가볍게 툭 치고선-그 모양새가 방금 전 당신이 한 '인사'와 닮아 있었다- 당신 옆 선반으로 가 그곳의 상자를 하나 들었다. 광원이 있는 곳에 내려 놓고 상자를 뒤적거렸다. 옷깃으로 여전히 코와 입을 가린 채였다.
.dice 1 100. = 68
"운이 좋았네... 우리도 하마터면 못 보고 지나쳤을 텐데. 아주 잘 했어."
확실히 사람이 많아지니 든든했다. 비교적 일이 순탄히 풀려가고 있었다. 백업이 생겨 보다 안전해진 것은 물론, 이런 구석구석까지도 탐사가 가능하고. ...지금까진 어째 내가 많이 얻어가기만 한 것 같지만. 생각이 그쯤에 미치자 좀 뻘쭘해졌다. 광원 아래에서 상자를 한 번 더 뒤적거렸다.
진짜 실화냐... 이브날까지만 해도 아무 일정 없었는데 당일에 일정이 생겼고 그게 지금 막 끝날 수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카밀라주 크리스마스 재밌게 보냈길 바라!!!
아 그래도 확실히 70%니까 뭐가... 뭐가 많이 나온다!! (당연하다) 좋아좋아 이대로 가자~!~!~! ㅠㅠㅠ 사실 세계 전체가 '카밀라 조엘이 친해지기 전까지는 못 나가는 방'인 셈이니까 분명... 조만간 친해질 수 있을거야... 조엘을 슬리퍼로 두들겨서 근시일내에 사람 만들어 놓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 조엘은 일단 말술이라는 설정이라(혼자 그 많은 술을 다 처리한 전적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진짜 완전히 맛갈때까지 마셔본적은 없을 것 같은데... 고로 주사는 나도 아직 정해둔 게 없다ㅎㅎ; 같이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게 될때까진 뭔가 생각해두겠습니다^^7777 ㅋㅋㅋㅋㅠㅠ 아 카밀라 주사도 너무 기대된다
싱글벙글한 것과는 다르게 카밀라가 집은 것은 족족 실패였다. 먹을 수 없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자마자 그는 미련을 갖지 않고 다음 상자를 뒤적거린다. .dice 1 100. = 78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할 만 한 거, 있어?"
알 수 없는 음을 흥얼거리며 선반을 둘러보다 문득 호기심을 느끼고 당신에게 질문한다. 통신으로 들었던 그의 식사 메뉴는 거의 고정이었고 자신이나 당신이나 좋고 싫은 정도를 따져가며 편식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긴했지만 개인적인 선호도는 있을 수 있으니까. 그는 어렸을 때 언젠가 아주 특별한 날에 먹었던 소고기 몇 점을 생각했다. 그날 이후로 아쉽게도 다시 먹은 적이 없긴 했지만 그에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했다. 또 언젠가는 케이크를 먹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고... 내란으로 인해 낭비하지 않아도 됐을 자원들이 떨어지고 환경이 점점 황폐해져갔기에, 그때 이후로 다시는 그런 음식을 먹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맛있게 먹었던 음식의 기억을 몇 개 가지고 있는 카밀라는 역시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콩 통조림 같은 것만 남기 전엔... 나는 그래도 다양하게 먹었던 것 같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 떠올려보려고 애쓰며 그는 다른 선반으로 손을 가져갔다. .dice 1 100. = 59
으랏차차ㅏ 갱신!!!!! 쫀저녁이야!!!!!!! 오 이번에는 다이스가 그래도 꽤 괜찮은 결과를 줬네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그것이... 연말이니까...... 조엘주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냈길 바라!!!! 나도 분명 초아싸인데... 연말이라는 특수 이벤트 때문에 뭔가...뭔가 자꾸 일정이 생긴다 미안해ㅠㅠㅠㅠㅜㅜㅜ 이번 주말은 주말내내 나가 있게 생겼어...^.ㅠ... 이번에도 미리 말해둡니다...
앜ㅋㅌㅌㅋㅋㅋㅋㅋ그렇게 비유하니가 진짜... 그렇긴하네... 얼른 친해지길 바라 카밀라조엘^^^^ 차이점이 있다면 친해져도 못나가는 방이긴하지만... 맞아 우리 조엘 역시 애주가... 카밀라는 술 못먹어봤을 거 같다ㅋㅋㅋㅋㅋ애초에 벙커에 술이 많이 없었을 거 같고... 걍 손 자체를 잘 안댔을듯...???
들려오는 질문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손은 상자에서 찾아낸 에너지바 하나와 통조림 하나로 향했다. 광원에 비추어 흐릿한 글씨를 읽어 보자니... '포크 앤 빈즈'. 오케이. 에너지바와 포크 앤 빈즈는 옆으로 따로 빼 둔다. 새로운 상자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시선은 상자에 둔 채 입만 열었다.
.dice 1 100. = 84
"...딱히 없는 것 같은데? 뭘 많이 먹어봤어야 알지. 굳이 따지자면,-..."
술, 이라는 말을 꺼내려다가 간신히 멈췄다. 아니. 이런 걸 물어본 게 아니겠지.
"말린 옥수수만 아니면 상관 없어. 옥수수라도, 뭐... 다른 방식으로 조리된 거라면."
이건 뭐지? 상자 내용물 하나를 더 들어올렸다. 말은 이어진다.
.dice 1 100. = 26
"사실 외가가 옥수수 농사를 했었거든. 그러니까 어렸을 때에도 옥수수 외의 뭔가를 먹었을 것 같진 않다. ...그래도 그땐 말라 비틀어진 것만 먹진 않았겠지."
카밀라주~~~ 안녕안녕 쫀저녁!!!! ㅋㅋㅋㅋㅋ그치만 다이스 이녀석 조금 야속할지도?ㅎㅎ... 그제까지만해도 죽어도 30이하 안주더니 이젠 슬슬 주기 시작하는게...
아!!!! 아니야아니야 진짜 괜찮아.... 사실 나도 이번주 토요일에 외출할 일이 생길수도? 있고 생기지 않을수도? 있는데... 확실하진 않아... 그치만 나도 일단 보고하고 갈게!!(내향인이 집에 있을 권리 보장하라 보장하라) 카밀라주도 미안해하지 말고 현생을 먼저 챙기십시오...^^77777777777 늘 신경써줘서 고마워!!!!!
아습그러네 친해져도못나가는방<이구나 깨닫고 너무 웃겨졌다 카밀라~!~!~!~! 이 똑부러진 fm여자야~~~~ 모에하다... 좀 친해지고 나서 야~ 술도 안 마셔봤어? 아직 덜 컸구만ㅋㅋ<같은 개저씨발언을 하고싶다... (정말미안합니다슬리퍼로두들겨놓겠습니다)
둘다 딱히 주도를 배울만한 환경이 아니니까 그냥 적당히 편한대로 마시다 침낭바닥에 쓰러져 자고... 다음날 숙취on모드로 인나고... 하는게 보고싶구마잉
드디어 먹을 만한 것을 발견했다. 카밀라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두 개의 통조림을 각각의 손에 들었다. 그리고 통조림에 써있는 글씨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콘비프 통조림. 절인 소고기 통조림이었다. 고기 통조림이라니,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그는 당신이 옆으로 빼둔 식량들 옆에 자신이 찾은 통조림도 내려놓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다른 선반 쪽으로 이동한다. .dice 1 100. = 73
"옥수수 농사? 와, 옥수수 밭이라는거 구경해보고 싶은걸."
카밀라는 신기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사실 그는 옥수수 밭 뿐만아니라 멸망 이전의 세계가, 사람이 손으로 일궜었다고 하는 다른 것들이 보고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얘기를 해봤자 도움 될 건 없겠지. 그는 다시 손을 바삐 움직였다. .dice 1 100. = 73
"어렸을 때 소고기를 구워먹은 적이 있는데, 진짜 맛있었거든. 입에서 녹아 없어지는 음식은 그게 처음이었어. 몇번 씹지도 않았는데 그냥 입에서 없어졌다니까? 통조림 고기는 꽤 오래 씹어야 했었는데."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더 오래 전의 기억을 꺼내려고 노력했다.
"되게 부드러운 빵 같은 것도 먹어보고... 통조림으로 절인 과일이 아니라 '진짜' 과일도 먹어봤던 거 같네. 그거 이름이... 음, 복숭아였던가. 우유는 꽤 여러 번 먹을 수 있었던 거 같아. 어린애는 그런거 더 먹어야 한다고 양보해주셨었거든. ... 아, 우유가 뭔지 알아? 주로 소들이 생산해내는 건데..."
카밀라는 희미한 기억을 더듬었다. 그렇게 양보해줬던 이들도 이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는 자신이 이런저런 것들을 아직 이렇게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일부러 더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었는데. 그는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마치 멀리서 옛 기억 속의 시끌벅적했던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내가 있던 벙커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었어... 그래서 아마 자원들도 부족하지 않았을거야. 애초에 그 시설이 방공호였다고 들었었거든."
다 죽었지만. 그는 자신이 묻었던 무덤들을 떠올렸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입안이 썼다. 카밀라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싱글싱글 웃기 시작했다.
친해져도 못나가는 방이야 진짜ㅋㅋㅋㅋㅋㅋ어쩔 수 없다. 이곳은 그런 곳이다! 아 조엘ㅋㅋㅋㅋㅋ짱웃곀ㅋㅋㅋㅋㅋ아니 역시 이런 때에 연상 모먼트 나오는거야 가라 조엘!!! 가라 카밀라 가서 조엘한테 술을 배워라!!! 카밀라는 의외로...? 아니 짐작대로...? 술을 잘 못할 거 같다... 술 약할 거 같다 그냥 느낌이...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취한 카밀라 수습하는 조엘이라면... 짤처럼 될듯;;ㅋㅋㅋㅋㅋㅋㅋ 각자 쓰러져서 잤다가 다음날 둘다 머리 붙잡고 일어나고 막...ㅋㅋㅋㅋㅋ귀여워~!~!!!
...어, 챙겨 왔겠지?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나니 어쩐지 불길해졌다. 어차피 배낭 속에서 구겨질 것 같으니 챙기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없으면 부끄럽겠는데. 불길한 예감을 무시하려 슬쩍 주제를 돌렸다.
"옥수수 농사라는 게 말이야, 엄청 큰 부지에서 하는 거였대. 네 벙커랑 내 벙커, 그 사이 몇백 킬로미터 부지를 전부 사용한 것보다도 더 크게... ...심지어 옥수수는 원래 대가 높고, 빽빽하게 자라는 식물이거든. 그래서 그 밭이 온갖 조난자와 도망자들의 온상지가 됐었다나, 뭐라나. ...그러니까, 당시의 옥수수밭 거름은 질소비료뿐만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농담처럼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지금도 엄마의 고향에는 그만큼 높다랗게 자란 옥수수들이 남아 있을까? 모르겠다. 어쩌면 평생 알 수 없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조엘은 대신 당신이 들려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런 거-당신이 방금 찾아낸 콘 비프 통조림 말이다- 말고, 진짜 고기? 신기하네. 비프 통조림의 맛으로부터 진짜 쇠고기 맛을 상상해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는 않았다. 솔직히, 이제는 비프 통조림의 맛조차 희미했다.
...그나저나, 나도 우유가 뭔지는 알아. 말은 않고 당신을 스을쩍 흘겨 봤다. 먹어본 기억은 없지만.
"그런 음식들이라면... 마음에 들어했을 만하네. 맛있는 음식처럼 들려. 솔직히, 내 입장에서 상상은 잘 안 가지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당신에게 물었다. 보다 정확히는, 당신이 눈을 깜빡거리던 모습. 그 사이에서 언뜻 비쳐 보인 그리움을 훔쳐본 그 이후에, 물었다.
"그것들이 그리워? 예전의... 음식, 자원, 벙커, 그곳의 사람들, ...말이야. 너는 좋은 벙커... 좋은 사람들이랑 지냈던 것 같아서."
......그리고 조엘이 방금 집어들었던 것은 생쥐의 사체였다. 젠장! 사체는 황급히 방 구석으로 집어던지고, 상태가 좋아 보이는 통조림 햄만 챙겼다. 이런... 찝찝한 마음을 뒤로 하고 새 상자를 뒤진다...
이건 적다 보니까 체감이 되는 건데, 조엘은 뭔가... 4살때까진 바깥에서 살았음+엄마가 얘기해준 정보+어디 책에서 주워읽은 정보 등등으로 기존 문명에 대한 정보는 풍부한 반면 확실한 기억이 없어서 경험은 0에 수렴하고, 바깥에서 산 적이 없어서 정보에는 조금 뒤처지지만 진짜 문명을 체험해보고 끝자락을 누린 건 카밀라인 것 같네... 이 대비가 재밌다~!!! (최고!!)
와 그리고 방금 카밀라 다이스 73 73이었네 왕 신기하다... 진짜 다이스 뒤에 사람 있어요
참고로 19시 35분 사담레스를 적은 지 15분 후에 바로 약속이 픽스됐다; 칙쇼~ 내향인의 권리 보장하라!~!! ㅠㅠ 아무튼 나도 토요일에는 어차피 접속하기 힘들 운명이었나봐...ㅎ; 카밀라주도 부담갖지말고 현생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오시길 바랍니다...^^bbbbbbbb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돼ㅡ!!!!! 아 쓰읍 ㅠㅠ 아니야.. 카밀라를버리고가진않을거야.. 나는너를그런딸로키운적이없다조엘. 근데이제 본편이면은 버릴 생각도 안 하고(당연함 카밀라없으면 조엘혼자임) 궁시렁거리다가 근처에 침낭펴놓고 재움. 대신 현대au면은... 버릴생각을할듯 그것도 좀 많이(;) 물론버리진않고 근처 친구방이나 숙소잡아서 눕혀두고나옴... 그정도의 차이가 있을것... 공통점은 너는 앞으로 나랑 술마실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함 ...근데 일주일쯤 흐르면 또 나름 술친구 있으니까 재밌었는데ㅎ 해서 자기가 먼저 한잔 해보자고 꼬심(@: 마셔야 느는거야~!! 개저씨도 연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