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물놀이라 ... 해인이도 질 수 없는데 말이지! 그럼 바닷가랑 워터파크중엔 어딜 더 선호할까? 해인이는 워터파크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장소도 좁아서 바닷가를 좀 더 선호해! 근데 좀 사람 적은 그런 프라이빗한 곳... 헉 세나랑 프라이빗 비치 같은 곳에 놀러가도 재밌을 것 같다
앗. 그 부분은 약간 취향이 다르구나. 물론 기본적으로 세나는 둘 다 좋아해! 하지만 둘 중 하나라고 한다면 워터파크 쪽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야. 세나는! 아무래도 그 특유의 분위기를 좀 더 좋아하거든. 물론 프라이빗 비치 같은 곳도 세나는 완전 좋아하지! 그런 곳은 엄청 비쌀텐데... ㅋㅋㅋ 뭐 방송용으로 쓴다고 한다면 빌려주려나?
한여름에도 차가운 물로 샤워는 못하는 해인인지라 이번에도 한껏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온 그는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했던 화장실에서 나와 에어컨 바람을 쐬는 순간 상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세나에게 향했다. 머리를 닦아낸 수건은 따로 바구니에 던져 넣은 해인은 세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빗질은 머리를 말리는 것보단 좀 더 조심스럽게 해야했기에 그는 결단에 찬 표정을 지으며 빗을 손에 들고선 세나의 뒤에 앉았다.
" 시작하겠습니다 고객님. "
장난스런 말투로 얘기한 해인은 조심스럽게 빗질을 하기 시작했다. 중간을 잡고서 아래쪽부터 조금씩 빗질을 하기 시작한 해인은 혹여 엉킨 곳이 있을까 조심스럽게 빗질을 했지만 세나의 머릿결이 워낙 좋아 엉킨 곳도 많이 없어서 수월하게 빗질이 되었다. 다 마르지 않은 머리인데다 어느정도 찰랑거리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해인은 엉키려고 하는 곳만 조금씩 빗어주면서 손으로 이따금 머리를 쓰다듬는 등의 사심을 채우기도 했다.
" 끝났다. "
앞머리는 나름의 스타일이 있다고 들었기에 앞머리까진 건드리지 않고 어느정도 빗질을 마친 해인은 웃으면서 어깨까지 몇번 주물러주고 마무리라면서 뒤에서 살짝 안은채 귓가에 속삭이고선 다시금 옆에 앉았다. 씻고 나오니 나른해지는 몸을 기지개를 펴며 깨워낸 해인은 준비해둔 간식거리를 가져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팝콘이랑 나초랑~ 이것저것 준비했어. "
영화는 간식도 중요한 법이니까. 그렇게 준비해둔 것들도 모조리 가져온 해인은 이내 자신의 노트북으로 영화를 세팅해두고선 말했다.
해인이 장난스럽게 시작하겠다고 말을 하자 세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물론 눈을 뜨고 빗질을 받아도 되겠지만, 뭔가 빗질을 받을 땐 괜히 눈을 감고 싶지 않던가.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를수도 있지만 세나는 그랬다. 지금도 부끄러워서 눈을 감는다기보다는 그냥 빗질을 해주니까 눈을 감는 것일 뿐이었다.
"오빠. 생각보다 빗질 잘하시네요. 후훗. 못하는 것이 없는 남자는 인기가 많은 법인데."
오빠는 진짜 제 생각보다 훨씬 인기 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을 하며 세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내 자신의 머리가 천천히 정리되는 것을 느끼며, 그 와중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기도 하며 세나는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해인이 끝났다고 이야기를 하자 세나는 눈을 다시 쓰고 해인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후훗. 다음에도 부탁해도 되죠? 이렇게 서비스가 많으면 계속 이용하고 싶은데.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요."
앞머리카락을 살살 손으로 정리하고, 손거울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확인한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 어깨를 주무르고 뒤에서 살포시 안은 것까지 포함해서 모두 마음에 들었다. 이어 그녀는 머리를 다시 묶을까 했지만, 오늘은 이렇게 풀어볼까 생각을 하며 머리를 다시 묶지 않았다. 찰랑이는 머리카락이 살며시 그녀의 등 뒤에서 살랑살랑 흔들렸다.
"너무 많이 준비 한 거 아니에요? 방금 밥 먹어서 다 먹지도 못할 것 같은데. 그래도 고마워요."
준비한 것 자체는 상당히 고맙다고 느끼며 그녀는 이내 이리오라고 하며 팔을 벌리는 해인을 바라보다 다시 한번 웃으면서 그에게 다가갔고, 그의 품에 살며시 자신의 등일 기댔다.
"이거 방송 나가면, 진짜 오빠나 저나 이런저런 질문 엄청 받겠는걸요? 뭐, 저는 상관없지만요. 어떻게 답할지도 이미 다 생각해뒀고."
가볍게 웃으면서 그녀는 그의 품에서 고개만 살짝 돌려 품에 얼굴을 살짝 부비다 노트북 화면을 바라봤다.
ㅋㅋㅋㅋㅋㅋ 도게자는 아무래도 세나가 좀 많이 부담스러워할 것 같은걸. 장난인 것을 알면 그냥 적당히 장난으로 알고 넘기겠지만 말이야! 어쨌건 세나가 해인이에게 호감이 강해도 그렇다고 무조건 다 오케이! 이런 것은 아니기도 하니까 말이지! 그건 사실 해인이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은걸?
물론 전부 다 오케이는 아니지! 이런 것도 해인이는 그냥 앞으로도 풀고 다녀달라~ 보단 지금이 더 예쁘니까 보기 좋은걸? 하고 칭찬하고 넘어갈 확률이 높지! 세나 헤어스타일은 세나가 정하는거니까 자기가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가 없는걸. 그래도 단 둘이 있을땐 가끔 머리 푼거 보여달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는 주말일때 푹 쉬는 것이 제일인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오늘은 집에서 계속 뒹굴거리는 중이야! 앗. 그러게. 크리스마스로구나. 사실상 4일 남았네! ㅋㅋㅋㅋ 수요일이니까 말이야! 뭐..이 둘은 초여름이지만 이 둘도 언젠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겠지! 그때는 방송이 끝난 상태려나?
연말은 물론이고 연초도 바쁘기 마련이지. 나도 1월 연초에는 2박 3일 놀러갈 예정이야! ㅋㅋㅋㅋ 가까워지면 일정 확실하게 이야기할게! 앗. 그거 괜찮겠다! 딱 크리스마스때 마지막 방송해서 선택해서 이어지는 이들끼리 커플되면 되게 분위기도 예쁠 것 같고! 난 찬성이야! ㅋㅋㅋㅋ 엄청 재밌고 분위기 예쁠 것 같아.
해인이 한창 바쁠때도 여동생들만큼은 꼭 챙겨주었기에 그의 여동생들은 부모님의 잦은 부재에도 딱히 불편함을 느낀적은 없었다. 막내 동생이 어릴땐 해인이 머리도 말려주고 빗질까지 꼼꼼하게 해주었던 경험도 있었기에 그가 빗질을 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세나에게 칭찬을 들으니 귀찮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게된 해인은 그저 멋쩍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 세나에겐 특별히 평생 이용권을 주도록 할께. "
물론 세나에게만 해주는 특별 서비스였으니 그녀만 이용할 수 있는게 당연한 것이긴 했지만 해인은 일부러 세나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아서 손바닥에 사인해주는 척을 하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빗질이 끝났으니 다시 머리를 묶으려나 싶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해인은 세나가 머리를 풀어놓자 살짝 감탄을 하며 머리를 만져보았다. 빗질하면서도 느꼈지만 정말 부드러운 머릿결이었는데 미소녀인 세나와 합쳐지니 어디 선녀가 내려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 개인적으론 머리 푼게 더 이쁜 것 같아. "
그리고 방금 머리를 감았기에 풍겨오는 샴푸 냄새가 그의 정신을 아찔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다. 당장이라도 머리에 얼굴을 파묻고 싶은 것을 참아내며 해인은 이리와 안기라는듯이 팔을 벌렸다. 세나가 등을 기대어오며 안기자 해인은 그대로 팔을 굽혀 세나를 꼭 끌어안아 품에 안아주며 답했다.
" 세나 전용석이야. "
여전히 장난끼 가득하긴 했지만 표정은 진심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 상태로 노트북을 조작하기 시작한 해인은 영화 한편을 틀었다. 얼마 전에 개봉하여 인기가 되었던 로맨스 영화. 가짜 연애를 이어가던 두 사람이 점점 진심이 되어가며 생기는 여러 해프닝들이 주요 내용이었다.
"후훗. 평생 이용권이라는 말 함부로 쓰면 안돼요. 평생이라는 거, 생각보다 엄청 길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1회용 정도만 더."
평생은 모든 것이 끝나면 그때 받아갈게요. 장난스럽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그녀는 자신의 손바닥에 사인을 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가 빗어준 머리카락 감촉이 괜히 더 부드러워진 것 같아 세나는 자신의 손으로 흘러내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살살 위에서 아래로 손을 이용해 쓸었다. 그러는 와중, 해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자 그녀는 편하게 만질 수 있도록 살며시 고개를 조절했다.
"머리 푼 것이 더 예뻐요? 음. 머리 묶은 쪽이 더 예쁘다는 말도 많은데... 오빠는 제가 머리를 풀고 다녔으면 해요?"
그건 조금 궁금하다는 듯, 그녀는 해인에게 그렇게 물었다. 물론 머리를 묶은 쪽이 더 예쁘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머리를 푼 쪽이 더 예쁘다는 말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해인은 아무래도 머리를 푼 쪽이 조금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기에 그녀는 마치 확인을 하고 싶다는 듯 괜히 그렇게 또 질문을 던졌다.
어쨌건 그녀는 살며시 그에게 안겨 등을 기댔다. 그의 팔이 자신의 몸을 안았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몸이 그의 품에 쏙 들어갔다. 자신의 전용석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에 세나는 가볍게 웃을 뿐,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들 뿐이었다. 아무런 말 없이 그의 품에 살며시 제 고개를 조금 더 부비다 그가 영화를 재생하자 그녀는 영화를 가만히 바라봤다.
"...가짜로 시작한 마음이 진심으로 바뀌었네요. 분위기 좋네요. 배경음도 괜찮고요."
영화에서 조금도 눈을 떼어내지 못하고 세나는 계속해서 집중해서 그 영화를 바라봤다. 그러다 마치 자신들의 상황 같다는 생각을 하며 세나는 괜히 장난스럽게 해인에게 말했다.
"이 영화 살짝 노리고 재생한 거 아니죠? 가짜 연애를 프로그램으로 바뀌기만 하면 딱 저와 오빠 이야기 같은데. 혹은 다른 페어 이야기일 수도 있겠고요."
뭐, 저는 진심이니까 기왕이면 저와 오빠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을 남기며 그녀는 다시 영화를 바라보며 괜히 수줍은 웃음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