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해인도 전적으로 세나의 말에 동의했기에 이 이상으로 권하지는 않았다. 세나가 자신에게 욕심이라는 감정을 품는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 이상의 것을 위해선 지금 자중할 필요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이어지는 것은 아쉬움을 담아 좀 더 길게 이어졌고 그가 충분하다고 느꼈을때쯤 입술이 떨어졌다.
" 나야말로 너를 놓을 생각은 없으니까. "
카메라가 없으니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카메라가 있어서 이런 대화가 방송에 나간다면 분명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했기에 함부로 할 수는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카메라도 없이 둘만의 공간. 이런 밀담 정도는 나눌만하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품에 안겨있는 세나를 끌어안고 있던 해인은 그녀의 말에 그저 웃어주었다. 세나가 덮어주는 기억이란 대체 무엇일까. 살짝 기대할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 으음 아니야. 무릎베개 진짜 불편하니까. 대신 ... "
해인은 자세를 잡고 눕더니 그대로 팔을 벌린채 세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안고 자고 싶은데 ... 그건 안될까? "
세나가 별로 피곤하지 않으면 자신의 품 안에서 따분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주 잠깐 조는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해인이었다.
저기서는 해인이가 뒤에서 안아주는 구도가 조금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긴 해! ㅋㅋㅋ 옆으로 누워서 자는거니 말이야! 앗. 물론 그것도 좋지! ㅋㅋㅋㅋ 아무래도 세나가 키가 더 작으니까 백허그로 뒤에서 안으면 자연스럽게 해인이에게 매달리는 구도가 될 것 같지만..그건 그것대로 좋아!
무릎베개를 권했더니 돌아오는 것은 안고 자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옆으로 누워서 안게 해달라는 의미인걸까? 세나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게 답이 나올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탓이었다. 물론 자신은 잠들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딱히 잠이 오지 않았고, 여기에 눕는다고 해도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 물론 실제로 누우면 또 다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자신을 바라보며 팔을 벌리고 있는 해인을 바라보며 세나는 말없이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살며시 자신의 등을 그에게 가져가며, 그대로 백허그 자세로 폭 안겼다.
"이런 자세가 좀 더 낫지 않아요? 오빠 입장에서도요."
확 사로잡힌 것 같잖아. 그렇죠? 대답을 바라지 않는 동의를 구하며 세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주 자연스럽게 세나의 표정은 해인이 바라볼 수 없도록 가려졌을 것이다. 아주 당연하게도 세나는 자신의 얼굴을 지금 보일 생각이 없었다. 그야 지금 자신의 얼굴은 정말로 붉을 것 같았으니까. 이어 그녀는 살며시 누우려는 듯, 몸을 기울였다.
"...이번만이에요. 후훗."
파트너도 아닌데 이런 거 안해주는 거 알죠? 이건 특별서비스.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는 그에게 어서 푹 자라는 듯 조용히 속삭였다. 그리고 한마디를 살며시 더했다.
"공연 정말로 수고했어요. 오빠."
다음에도 또 보여줘요. 그렇게 속삭이듯 이야기하며 그녀는 분위기라도 맞춰보려는 듯, 살며시 눈을 감았다.
마주보고 안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세나가 선택한 자세는 백허그였다. 등을 자신에게로 한채로 안겨오는 세나를 보며 해인은 그게 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세나를 안아보았을때 좀 더 좋은 자세가 나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사로잡은 것 같다는 느낌도 들기는 했지만 그런 감상은 구태여 말로 꺼내진 않았고 허리를 살짝 끌어안은채 눈을 감으며 말했따.
" 파트너일땐 해주는거야? "
파트너일때 이런 스킨쉽을 하면 아마 교내에 소문이 쫙 퍼질 것이다. 최근까지 나온 방송에서 그 정도의 스킨쉽을 하는 페어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 키스를 하는건 봤으니까 이 정도는 상관 없으려나 싶기도 했다. 키스랑 뒤에서 끌어안고 자는 것과 어떤게 더 자극적인지는 보는 사람들이 판단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해인은 예전부터 하고싶던게 있기에 다음에 세나랑 파트너가 되면 꼭 하려고 마음 먹은게 있긴 했다.
" 그럼 다음 파트너땐 기대해야겠는걸. "
옅은 미소와 함께 해인은 세나가 속삭여주는 말과 함께 조금씩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넓지도 않고 엄청 편안한 잠자리도 아니었지만 그저 세나를 품에 안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인은 다른때보다 더욱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세나는 본스레에서도 말했다시피 진심이 되면 지는 것을 싫어하니까! ㅋㅋㅋㅋ 눈치를 못 채도 딱히 세나는 신경쓰지 않을거야. 해인이를 노리기보다는 이 방송을 보는 이들을 노리고 있는 거라서 말이야! ㅋㅋㅋ 그러면 이제 세나는 더욱 꼬옥 안기고 가만히 가슴팍에 볼을 부벼대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