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도 포함해서 괜찮다는거야!! 이건 진짜! 어쨌건 잇는 것은 얼마든지 편하게 이을 수 있거든. 거짓말 아니고 저기서 해인이가 세나 입술 뺏어도 충분히 잇기 가능해! 수위선이 넘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지금의 세나는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고...그걸 떠나서 스레가 터지니까 곤란한거고! ㅋㅋㅋㅋ 반대로 해인이는 이건 안돼 하는 것이 혹시 있어?
"후훗. 예쁘게도 보인다면 다행이네요. 하지만 일단 저는 귀여운 이미지로 밀고 가는 중인걸요. 아마 데뷔하고서도 그러지 않을까요?"
아이돌은 데뷔를 하게 되면, 각자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미지를 유지하며 활동해야 했다. 이를테면 세나에게 주어지는 이미지는 귀여움. 특유의 귀여운 외모도 있었기에 그다지 어려운 이미지는 아니었다. 자신도 귀엽다는 말 듣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물론 예쁘다는 말도 나쁘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귀엽다는 말이 그녀에게는 조금 더 좋았다.
그가 자신을 밀착시키자 그녀는 그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방으로 들어섰다. 룸카페를 그렇게 많이 간 것은 아니지만 이곳은 휴식이라는 취지에 더 특화된 공간 같다고 세나는 생각했다. 담요도 그렇고, 바닥이 다른 곳보다 좀 더 푹신한 것도 그렇고 눕기 좋게 되어있는 것도 그렇고. 피곤한 사람들이 과자를 먹으면서 잠들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등으로 쉬기에는 딱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마음에 든다는 듯이 밝은 미소를 머금었다.
자신이 그의 볼을 콕 찌르는 것을 해인이 피하지 않자 세나는 괜히 콕콕 찌르면서 배시시 웃었다. 그러다 자신의 팔을 살짝 잡아서 제 품으로 당기는 그의 행동에 그녀는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훅 끌려와 해인의 품에 포옥 안겼다.
"오, 오빠?"
눈치를 안 봐도 되겠지라는 말과 함께 자신을 안는 행동. 생각하지 못한 행동이었으나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살며시 고개만 위로 올려 그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일부러 제 몸을 밀착시켰다. 그 안에 아무 것도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녀는 배시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눈치 안 보면 뭐하려고요? 갑자기 이렇게 끌어안는 건 확실히 설레니까 싫진 않지만요."
오빠라서 그래요. 장난스럽게 속삭이듯 이야기하면서 그녀는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지금은 마이크를 찬 것도 아니겠다. 정말로 프라이버시 타임이었다.
당황한듯한 세나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인은 세나를 끌어안았다. 파트너일때도 가벼운 스킨쉽 정도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안아주는 것은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도 신경 써야했기에 생각만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방송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해인이 생각만 했던 것을 실제로 할 수 있었다.
" 이렇게 안아주고 싶었거든. "
그러면서도 세나가 싫어할까봐 걱정했지만 오히려 밀착해오는 세나를 보며 해인은 내심 안심했다. 얼굴을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에 조금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지만 티는 내지 않으려하며 해인은 말했다.
" 나도 같은 마음이야. "
살짝 웃어보인 해인은 그대로 세나를 쓰다듬어주었다. 보드라운 머릿결이 손에 감기는 느낌이 너무 좋긴 했지만 여동생들도 너무 많이하면 머리가 망가진다고 싫어했기에 해인은 조심스럽게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그러다 세나와 눈을 마주친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세나를 더욱 끌어안으며 말했다.
" 이건 저번의 답례. "
그렇게 말하고선 해인은 가볍게 세나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려 했다. 세나가 거부하지 않는다면 아마 좀 더 긴 시간을 할애할 것이고 그 이후에도 아마 계속 껴안고 있을 생각이었다.
같은 마음. 그 말을 곱씹으며 세나는 아무런 말없이 해인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가 자신에게 가진 호감이나 호의는 이미 꽤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야 방송을 보면 싫어도 알게 되니까. 자신이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그에 대한 마침표를 아직 찍을 생각은 없었다. 방송은 아직 길었고, 그 사이에서 마음이 바뀌는 일은 아주 흔했다. 그렇기에 여기서 딱 이거라고 그녀는 마침표를 찍는 대신, 조금 더 지켜보면서 이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악랄해도 어쩌겠는가. 자신은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적어도 해인만큼 이렇게 밀착한 남자는 아직 없다고 그녀는 자부했다. 재밌게 잘 보내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감은 있는 느낌. 하지만 그러면서도 너무 멀지 않고 같이 웃으면서 이야기 나누고 밥도 같이 먹을 정도의 사이를 다른 참가자들과도 그녀는 유지하고 있었다. 방송은 방송인만큼, 어느 정도 분량도 뽑아야하고 사귀진 않더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나쁠 것은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방송이 아니었기에, 무슨 일을 당할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당장 여기에 오자마자 그는 자신을 끌어안았고, 자신을 이렇게 안고 싶었다고 이야기해오지 않는가. 심장이 뛰었다. 애써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며 세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만 머금을 뿐이었다. 머리카락이 그의 손에 사르륵 깨지다가 다시 뭉치는 것을 반복했다. 자신을 강하게 끌어안는 것에 그녀의 몸이 그의 몸에 더욱 밀착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아 그 무엇조차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밀착한 그 순간 해인의 얼굴이 다가오는 것이 그녀의 눈에 보였다.
입술을 빼앗기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었다. 쉽게 떨어뜨리지 않고 길게도 이어나갔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기만 할 뿐이지만 그 순간의 설렘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자 촉촉함만이 입술에 남아 아쉬움을 표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그 감정을 숨기면서 살며시 해인을 올려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헤에. 오빠. 아직 엄연히 방송도 아닌데 이렇게 입술 뺏기 있기에요? 후훗. 이래보여도 첫키스인데. 이거."
장난스럽게 말을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상당히 수줍었다. 얼굴이 붉어진 것도 그렇고. 이어 그녀는 그의 몸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선언하듯 이야기했다.
"...진심이 되어야겠네요. ...다른 여성이 오빠를 꼬셔도 안 넘어가게, 진짜 진심으로 해야겠어요. 오빠는 내 꺼야."
오빠도 진심으로 해올거죠? 다른 남자의 유혹에 안 넘어가게. 장난스럽게 말을 하나, 나름대로의 진지함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는 꺄르륵 웃으면서 가벼운 목소리를 냈다.
"후훗. 하지만... 이보다 더 진지한 것은 마지막 날에 이야기해요. ...방송이 꽤 오래 남았는데 벌써부터 속박할 필요는 없잖아요?"
마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진심이 될 생각이었다. 다른 여자의 유혹에 그가 넘어가지 않게. 자신이 더더욱 유혹할 생각이었다.
ㅋㅋㅋㅋㅋ 어..그때면 세나 이미 아이돌 활동중일테니까... 스케쥴을 조절할 필요가 있겠네! 그런데 어차피 오너가 그 날 비었다! 라고 정하면 되는 거니까 문제는 없을 것 같아! 일출보기라! 그것도 괜찮다!! ㅋㅋㅋ 그런데 성인이 되기 바로 전날이라.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이건 좀 궁금해서!
자신이 어째서 이런 행동을 했는지 해인은 아직 잘 알진 못했다. 물론 충동적으로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했다기도 애매한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입술에 남은 감촉은 진짜였고 지금 품 안에 안겨있는 세나도 진짜였기에 해인은 세나의 볼을 살짝 어루만지며 말했다.
"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
그에게도 첫 키스였다. 자신이 세나의 처음을 빼앗았다곤 하지만 그도 처음이었으니 나름 세나가 억울하진 않겠다고 속으로 생각한 그는 세나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진심이 되어야겠다는 말에 해인은 옅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 나는 이미 진심이었는걸. 예전의 그때에도. "
사실 이미 다른 파트너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있었다. 과거 세나에게 품었던 여러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오랫동안 그의 안에서 잠들어있었고 다시금 그 감정의 주인을 만났을때 펑, 하고 터지듯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일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기에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을뿐이었다.
" 그때는 피했지만 이젠 그러지 않기로 마음 먹었어. "
분명 그때보다 더한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인은 굴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에 그저 세나를 보고 미소만 지을뿐이었다.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말에 세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내면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확히 그녀의 입에서 말이 나올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기분이 나쁘다거나 억울하다거나 하는 등의 부정적 생각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 지금만 해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까. 절대로 기분이 나쁘거나 불쾌할 때 나올만한 표정이 아니었다.
"예전의 그때는... 지금은 거론 안할래요. 그때의 일은 그때의 일이고, 지금은 지금이니까요."
과거에 자신과 해인의 사이는 어땠던가. 그때도 썸을 타고 계기만 있으면 확 관계가 좁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그때의 일. 지금에 와선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물론 아예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건 중요한 것은 지금이 아니겠는가. 적어도 세나에겐 그랬다. 가볍게 웃으면서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조금 더 위로 올려 해인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후훗. 그러게요. 방송도 즐기고, 저희도 같이 즐기면 되겠네요. 지금 이 분위기를요. 꼭 사귀어야만 할 수 있는 행동들은 아니기도 하고."
이를테면 지금 있었던 키스라던가. 가볍게 웃으면서 그녀는 손을 뻗어 그녀의 앞머리카락을 살살 매만졌다. 그러다가 살며시 손을 아래로 내렸고 가만히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있잖아요. 오빠. 방송이 시작되면 못할테니까... 한번만 더 하고 싶다고 하면 좀 그래요?"
말을 마치며 그녀는 팔을 뻗어 그의 목에 살며시 팔을 감았다. 그리고 살며시 오른쪽 눈을 감아 윙크를 보냈다.
"두 번 더 하면 적당히 아쉬운 상태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서 욕심만 더 생겨요. 안돼."
그가 좋았으나, 그렇다고 필요 이상으로 욕심을 낼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다. 지금은 적절하게 이 정도로만. 적당히 아쉽기에 더 원하게 되는 법이고, 더 가지고 싶어지는 법이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상태에선 아무런 욕심도 생기지 않으니 금방 식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그녀는 딱 한 번의 횟수만 요구했다. 이내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서툴긴 하지만,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서 키스에 가까운 입맞춤을 조금 더 길게 이어나갔다. 목에 감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며 그녀는 눈을 감다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조심스럽게 입숭를 떨어뜨렸다.
"지금은 말 안해도 전 아무런 답도 안할 거예요. 전 확실한 것을 더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요. 그렇게 해도 다시 저에게 오게 만들테니까요. 가볍게 웃지만 말하는 내용은 어떻게 보면 조금 무서운 느낌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저 귀여울 뿐일지도 모르고.
"후훗. 거기다가.. 이런 일, 저런 일. 다양하게 경험하는 쪽도 나중에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를테면... 오빠가 다른 여자랑 데이트를 간 곳이 나중에 저와 데이트를 하는 장소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대신 뭐..."
제가 새롭게 그곳에서의 기억을 덮어씌우겠지만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는 그에게서 살며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