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글쎄... 중원의 판단에는 시아의 걱정이 조금 과하지 않은가 싶기도 했다. 절정이라는 경지가 얼핏 아무것도 아닌 듯 싶을 수도 있겠지. 시아는 어린 나이에 절정에 올랐으니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게다. 무공은 우리로 치면 실력을 날카롭게 다듬어주는 숫돌 같은 것이지. 모든 것이 아니니 말이다."
삼재검법을 쓴다고 내가 약하겠느냐? 하고 중원은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자신이 수를 뚫어내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면 시아는 수를 짜고 들어가는 것을 즐긴다. 그러니 벌어진 상황에서 당황하는 것이겠지. 생각을 마친 중원은 다시 나뭇가지를 툭툭 털어내곤 안개를 다시 불러들인다.
"자. 이걸 보거라. 상대는 창을 쥐고 있고 한쪽 어깨를 다쳤다. 어깨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는 모르겠지만 네 다리가 멀쩡했다면 나라면 더 뒤로 거리를 벌리고 상대가 다친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 것이다."
그것만으로 상대는 상처를 의식해야한다. 상처가 덧나 수습할 수 없게 되면 그 팔을 잘라야 할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시아 너처럼 다리가 하나 없다면 오히려 다친 부위를 또 노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왜? 이 부분을 상대도 노리기 때문이다. 뼈를 내주고 살을 취하듯, 네가 이곳을 노리고 들어올 것임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중원은 지금까지 보아온 시아의 검술들에 더불어 시아의 상황을 되짚는다.
"처음부터 두 번 정도는 상대의 무기를 견제하거라. 두 수 정도는 직접 싸우지 않아도 좋다. 거리를 조금 벌리면 너에게도 상대에게도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내공의 소모를 최소화하고, 거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왜? 시아는 상대적으로 체력을 온존했고, 상대는 부상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전투가 길어지면 상대 역시 수를 쓰려 할 것이고. 그 순간부터가 진짜 전투의 시작이다.
"그 전까진 이 수를 잇는 것은 가정이 없다. 왜? 네 말대로의 상황이라면 해봐야 두 수. 상대가 더 노련히 널 견제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네가 침착히 수를 교환해 상대를 달아오르게 해야할 상황이야."
백시아는 눈빛에 전혀 변화를 두지 않으며 상대를 노려보았다. 진정 상경지의 무인을 앞에 두고도 두러워 하거나 말에 주저함이 없다. 익숙하거나 겁이 없는 것이다. 상대의 기운의 크기를 보아하니 일류 남짓한 무인. 손이 거두어진 괴뢰는 철이 서로 부딪히며 불쾌한 소리를 잔뜩 내고 있으나,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 마냥 상대를 훑었다. 흰머리. 금안. 동공이 특이하다. 그에 걸맞은 무공을 익혔던가? 아니면 요괴인가. 청산유수 흘러나오는 백랑의 말을 잠시 듣고는 백시아가 입을 열었다.
"백랑. 질문은 제가 합니다. 사문은?"
금자결의 묘리를 세워, 상대의 검집에서 도를 뽑아 목을 겨누게 하였다. 그 검 끝은 검기가 흉흉하게 푸른 빛으로 서 있었다. 입마공을 익히지 않아 그 기의 색이 검지 않다.
"십대명문에 이름은 올리지 못 하였으나, 그 아래의 것들 중에서는 나름 이름있는 가문이지요."
그리고 천천히 중원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상대의 무공은 감히 신공을 넘보지는 않을 것이다. 서른이라는 나잇대도 무인으로서는 젊다. 중원의 말 대로 여러가지 변수를 생각해내는 것이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같이 사지가 멀쩡하지 않은 이라 그런지, 실전경험이 부족한 이에게 피와 살이 되는 말을 해줌에 백시아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온전함을 유지하고 받아내어 상대가 틈을 보일 순간을 노려라, 상대는 조급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이해했습니다."
공손하게 포권을 하여 예를 차리고는 여러 수를 생각한다. 창끝을 흘리는 법. 상대를 달아오르게 하는 법. 좋은 말과 좋은 행동.
"이 아우가 너무 받기만 해 마음이 불편한데, 혹 형님께서 필요하신것이 있으시다면 제가 물심양면으로 도외드리겠습니다."
당했다. 전적으로 제 오판이었다. 첫째로는 상대가 제 무기를 뽑을 정도로 막무가내는 아닐 것이라 판단한 것이고, 둘째로는 유일한 무기를 빼앗긴 것이다. 그럼에도 능청스럽게 반응하며 속내의 당혹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셋째, 상대가 아무런 이득도 없는 상대를 죽일 정도로 정신 나간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늑대는 타고나기를 서열 동물이다. 백랑은 두 손을 펼쳐 보이는 것으로 반격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며 답변했다.
상대는 목에 칼이 겨누어진 상황에도 뻔뻔스러울 만치 여유로웠다. 광서백가. 광동출신의 사투리. 흑도 66문 백도 89문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 만큼 판결은 쉬웠다. 상대는 죽을 것이다. 괴뢰의 수리과정을 보았다는 이유로. 정사마의 괴뢰라 함은 교국이 으뜸인 만큼 이 기술을 보고 그 어떠한 배움도 얻어낼 수 없을 것이지만- 판단자는 상대가 조금의 정보를 가지고 살아나갈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 하였다.
"너는 죽을 것이다. 이유는 교국의 비술인 괴뢰제작술을 훔쳐보았기 때문이다. 시신은 훼손하지 않을 것이기에 운이 좋다면 네 가문에서 유해를 거두어갈지도 모르지. 천마께서 너를 가엾이 여기시길."
그리고 검이 상대의 목과 닿아 서슬퍼런 냉기가 흘러들어갈 무렵, 더이상 움직이길 멈추었다.
아하, 그래서 그 아무러한 이득이 있기 때문에 나를 죽이시겠다. 확신에 못질이 가해진 것은 좋지만, 그 밖의 것이 전혀 좋지 못했다. 나는 죽는다. 겨우 마교도의 비술 한 개 잘못 보았다는 이유에서 어이 없이 살인멸구 당하는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목이 꿰뚫리고, 운이 좋으면 당숙 아재가 내 시체를 받아보겠지. 시체가 멀쩡할런지도 알 수 없다. 무인으로서도, 일개 인간으로서도, 탄식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허무한 결말. 방도가 없음에 절망했다. 아직 무엇도 이룬 것이 없는데. 가문을 위해 무엇 하나 이룬 것이 없는데...... 마교도라는 사실을 부정해봤자 다다르는 곳은 낭떠러지다. 방도가 없긴. 씨발, 이럴 줄 알았으면 줄행랑이나 칠걸. 겁쟁이 같은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 생리적인 역함을 느끼며, 은연중에 엄니를 갈며 현기증 끝에, 평정을 가장하며 바짝 마른 혀로 겨우겨우 토해내는 것은 차악인지 최악인지 도무지 모를 것들이었다.
"...천유, 양월... 천세만세, 지유본교, 천존교주..."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구호를 외며 안도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독보염혈, 군림천하, 천상천하, 지상지하, 광명본교, 천유본교, 천세만세, 마유신교."
구호를 갈무리하곤 짐짓 덤덤한 눈으로 푸른 냉기가 서린 무기를 흘겨보며 못을 박았다.
"교국의 무인치고는 검기가 너무 청명한 것 같은디."
내 기분탓이가?
//보기 너무 너저분해서 걍 한번에 정리해서 올렸어용! @김캡은 보시면 >>230-232 하이드 부탁!
상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사뭇 기대와 다른 것이었다. 광서백가라는 한미한 가문. 독특한 생김세. 그런 이의 입에서 천마를 찬양하는 48자 교언이 나올 줄이야. 허나 오성이 남다른 이에게는, 인간의 신체를 근섬유 구조 단위로 아는 이에게는 상대의 안면근의 흔적이 보인다. 평정을 유지하려 부단히 노력하나 심리적인 반응이 가져다주는 그 자그마한 떨림을. 그래. 공동과 곤륜의 도사놈들도 시경전을 외우고 다니지.
"말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도 끝을 가볍게 상대를 향해 밀어넣었다. 피부에 느껴지는 압박감은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천마께서 내리신 교언을 외우고 다닌 정성이 갸륵하여 잠시 명줄을 늘렸다만, 신앙인이 아니라면 너는 거짓된 말로 천상을 우롱한 죄를 치루게 될 것이니."
악즉선, 선즉악이라.
"내 앞에서 너의 정체와 신앙을 증명하라."
열개의 손가락 끝에서, 은형의 묘리를 갖추지 않은 주사가 가닥가닥 뿜어져 나왔다. 잠자리의 날개처럼 투명한 골자를 지닌 것 처럼, 월광에 반짝이고 바람에 나풀거리지만 하나하나는 푸른 검기를 띄고 있다.
도가 목을 일정 깊이 파고든다. 얇은 핏줄기가 흐른다. 여기서 잘못 판단하면 죽는다. 허나 단 한 발짝이면 된다...... 단 한 번만 더 견디면 된다, 이 같잖은 목숨 협박을. 굳이 도가 없어도 된다는 것은 참 다행인 일이다. 그 자리에서 내공을 운용하고, 보란 듯이 퍼트렸다. 입마공을 2성까지 끌어올렸다. 독실한 신자 같으신데 이 정도라면 가히 알아채겠지. 입마공은 신앙심으로 기능하는 무공이다. 백랑은 광적으로 머릿속에서 천마신교의 구호를 되뇌었다. 백가의 선대들처럼 살기 위해.
신성한 기운이 내공으로 발휘되는 순간에 주사는 한 겨울 입김이 그러하듯 공중에 녹았으며 시퍼런 검기 또한 그 기세를 감추더니 공중에 떠있던 도가 절로 제 집에 들어갔다.
"교국에 무공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지요."
천유양월, 가볍게 교언을 외우며 살가운 미소를 띈다. 신심없는 이는 마기를 품을 수 없다. 같은 교인에게 어울리는 것은 합당한 자기소개와 사과일 것이다. 상대는 광서백가의 백랑. 외당의 일이라지만 유명한 분타는 알고 있다. 게중에 광서백가는 없다. 교인을 대함에 있어서 예절이 교국스럽지 못하니 입마관을 나오지는 못 했을 것. 상대는 전향한지 얼마 되지 못 한, 신앙의 후배이다.
"한한백가의 백시아입니다. 부득이하게 상해를 입혀드리게 된 것에 사죄드립니다."
허나 간단한 교리와 교국의 체계에 대해서는 배웠겠지. 십대 명가에 대해서도. 백시아는 포권으로 상대에게 사과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