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방정식’. 그렇게 와닿는 제목은 아니다. ‘사랑’은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자신은 남들의 연애를 구경하면 구경했지, 절대 그 주역이 되고자 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표버들이 ‘사랑의 방정식’에 참가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변덕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것에 대해 더 알 수 있겠다는⋯⋯. 물론 양질의 기삿거리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동거인 배정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표버들의 동거인은⋯⋯ 강소호라는 3학년 선배였다. 어떤 사람일까? 소년은 꽤 들뜬 마음으로 짐을 챙겼다. 사실 챙겨갈 짐도 별로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가벼운 가방을 메고, 표버들은 배정받은 기숙사로 향했다. 참 신묘한 게 제가 도착하자마자 방문이 덜컥 열렸다는 것이다. 현관에 서있는 사람은 저보다도 키가 한 뼘은 큰 미모의 여학생이었고. 표버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뺨을 긁적였다. 일단 첫인상은 합격이라고 할까⋯⋯.
“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꾸벅 인사한다. 허리를 어찌나 굽혔는지 등에 멘 가방이 앞으로 불쑥 쏠렸다. 다시 몸을 꼿꼿이 세운 버들은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강소호 선배님이시죠~ 앞으로 2주동안 동거하게 된 표버들이라고 합니다~”
소개하는 목소리가 제법 발랄하다. 그와 함께 버들의 머릿속 사고회로도 팔팔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단 가볍게 인터뷰부터 해보는 것도⋯⋯. ‘사랑의 방정식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는 참가자가 있나요?’, ‘앞으로의 프로그램 진행에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등등. 아니, 너무 부담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