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좋아 데이트지. 자세히 보자면 결국 그냥 바람 쐬러 나가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아니. 그것이 어떻게 보면 데이트일까? 세나는 그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하루 놀러가는 거야, 중학생 시절에는 가끔 있던 일이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벚꽃을 보거나 따로 밥을 먹거나 할 정도로 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그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딱히 나쁘지 않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해인과의 데이트라. 응. 나쁘지 않았다.
"저는 오빠가 없고, 동생도 없어서 솔직히 첫째의 특성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제 친구 오빠들의 말을 들어보면 해인이 오빠처럼 섬세하게 챙겨주고 신경 써주는 케이스는 없었어요."
오히려 싸우기만 싸우고, 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는 케이스만 가득 들었다고 하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은 '친오빠'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은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어쨌든 잡담은 여기까지. 슬슬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세나는 해인을 바라보며 오른쪽 눈을 살며시 감아 다시 윙크를 보냈다.
"그럼 안내 부탁해도 될까요? 오빠."
생각해둔 곳이 있다고 했으니, 안내는 결국 해인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안내를 위해서 앞장선다면 아마 세나는 그의 옆에 나란히 서서 천천히 걸어갔을 것이다.
/일단 페어로서의 미션은 다 끝났고..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긴 한데... 이후에 스테이크를 먹고 산책을 했습니다! 라는 정도로 가볍게 정리하고 끝내도 괜찮고... 조금 더 길게 일상을 즐기고 싶다면 더 이어도 괜찮아! 이 부분은 해인주가 편한대로 해도 될 것 같아!
음.. 일단 페어라고 해서 해인주하고만 계속계속 돌리는 것만 아니면 괜찮겠...지? 아마도? 사실 여기 시스템과 분위기를 내가 다 파악한 것은 아니라서! 그러면 캡틴 답변 나오기 전엔 저 일상 후일담 썰이나 풀래? 어차피 지금 깨어있는 거 나와 해인주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나도 그렇게 오래 깨어있진 못하긴 하지만.. 내일 이어서 풀어도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니까!
>>29 세나도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니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니까 아마 해인이가 공원에 쉬러 가자고 하면 알았다고 하면서 따라갔을 것 같아. 그리고 해인이에게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것저것 물어볼 것 같아. 중학생 때 이야기라면 소속사에 있었을 때 함께 활동햇던 이야기려나? 아마 세나는 그때 이야기를 하면 덕분에 많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배시시 웃을 것 같아. 무대에도 많이 익숙해졌다고 이야기도 할 것 같네.
>>31 해인이가 그렇게 근황을 말하면 아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이번에는 평범한 학교 생활도 마음껏 즐기라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그래도 가끔은 기타 연주 들려달라고 살짝 조를 것 같기도 하고! 앗. ㅋㅋㅋㅋ 그러면 세나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짓궂은 목소리로 그럼 지금은 안 귀엽다는 말이에요? 그렇게 말을 할 것 같네. 장난스러움 99%로! 그리고 여동생을 보여주면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도 끄덕일 것 같아. 그래도 제가 조금 더 예쁘네요. 라고 이렇게 장난스럽게 또 말을 할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바로 이어서 농담인 거 알죠? 라고 말하면서 웃을 것 같아.
>>32 기타 연주는 들려달라고하면 들려줄꺼야. 곡도 원하는거 얘기하면 바로바로 해준다구~ 세나가 그렇게 말하면 해인이 진지한 얼굴로 고민하다가 음, 지금은 더 예뻐졌으니까? 하고 받아치겠네. 해인이 입장에선 여동생보다 세나가 더 낫다고 느끼긴할껄? 해인이가 여동생들 소중히 여긴다고해도 어디까지나 여동생이니까 ...
>>33 그러면 아마 세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다음에 방에서 느긋하게 듣고 싶다고 할 것 같아. 어차피 공원이니까 당장 연주할 수도 없을테고! 앗. 그렇게 나오는구나. 애초에 세나는 해인이가 살짝 당황할 것을 유도하고 말한건데, 오히려 그렇게 돌아오니까 살짝 당황할 것 같긴 한데... ㅋㅋㅋㅋㅋ 그럼 세나는 가만히 해인이를 바라보다가 살풋 웃으면서 오빠도 되게 잘생겨진 거 아시죠? 저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고등학생 매직인가봐요. 이게. 이렇게 대꾸할 것 같네!
조금 더 썰을 풀고 싶지만..슬슬 자러 가야 할 것 같다..;ㅁ; 해인주도 잘 자고 다른 이들도 잘 자!! 이만 가볼게! 나!
생각했던 것보다 과하게 몸을 숙여 인사하는 세나의 모습에 지나는 눈을 깜빡였다. 아. 1학년이었지 참. 도서부에 1학년 후배들이 들어와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럴 때에 새삼 자신이 3학년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1학년들보다 더 어른스러운 것 같지는 않지만.
“책? 무슨 책 찾는데?”
지나는 신뢰감있는 미소를 지으ㅡ려고 애쓰ㅡ며 말했다. 그래 오늘이야말로 선배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나 도서부원이니까! 책 찾는 거 도와줄게.”
하고 어깨를 펴고 가슴을 두어번 쳤다. 지난 방송에서는 너무 어리숙한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으니까. 물론 이런 것이 방송에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운이 좋다고 세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딱 도서부원을 만나다니. 도서부원이면 지금 그녀가 말한대로 책의 위치를 잘 알고 있지 않겠는가.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지나를 바라보면서 바로 부탁했다.
"그럼 혹시 '요리'와 관련된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도시락을 조금 만들어볼까 하는데 기왕이면 좀 맛있는 것을 만들고 싶어서 레시피 참고를 할까 해서요. 인터넷도 좋지만, 가끔은 책에서 나오는 좋은 것들도 있잖아요?"
딱히 누군가를 위해서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개인적인 취미이자 만족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 급식이 안 나오는 주말에 직접 요리를 해서 만들어서 먹는 것도 제맛이었으니까. 그러다가 다른 이에게 나눠줄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러다가 그 와중에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세나는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데? 라는 표정으로 빤히 지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우리.. 어딘가에서 만난 적 있어요? 묘하게 낯이 익은데."
하지만 이름을 모르는 것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고민이 된다는 듯, 그녀는 빤히, 정말로 빤히 지나를 바라봤다.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최근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끄응...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는 절로 표정을 찡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