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정면에서 적나라하게 들어버렸다. 그거. 눈을 땡그랗게 뜨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뺘..뺘앗....!!!! 그렇게 들으니까 조금 부, 부끄럽... 유우가랑 똑같이 눈알을 데굴 굴리다가, 뒤이은 말에 충격먹은 표정을 지었다. 피, 필요없다니이.... 거기에 취향도 아니라니.
"엣....." "..............."
살랑거리며 흔들리던 꼬리도, 유우가를 향해 쫑긋 솟아있던 귀도 추욱 처진다. 취향도 아니고, 어리니까 안 한다고. 내년 6월까진 안 하겠다고 딱 잘라서, 정색하면서 말하는 유우가의 눈을 마주보다가 스윽 고개를 숙였다. ....나, 유우가 취향이 아니었던 거구나...... ....머리 잘라버릴까. 묶었던 게 조금 전의 소동으로 느슨하게 풀려서 어깨를 간지럽히고 있는, 길게 내려온 머리카락을 흘겨봤다. 돌아가면 단발로 쳐버려야겠다.
"....그럼 키스해줘." "어제도 했으니까, 오늘도 해줄 수 있잖아... 응?"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라는 말에, 슬쩍 키스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원래라면 키스 빼고 다 된다고 했었지만, 어젠 유우가가 먼저 키스해줬었고(맥주가 섞이긴 했지만). 그러니까 오늘도 해줄 수 있는 거 아냐? 여긴 학교도 아니고, 집도 아니고, 무엇보다 츠나지도 아니니까....
"...머리도 쓰다듬어줘. 그리고 꼬옥 안아주라...." "잘때도.. 안고 자줘."
그리고 이때다 싶어서 원하는 걸 줄줄 늘어놓는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다 하고 싶어🥺
내가 하긴 했지... 맞는 말이긴 한데. 뭐 한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못해줄 거 없지, 없는데. 일단 우리 혼인 신고서 쓰면서 약속하지 않았나. 키스는 금지라고... 그걸 이렇게 슬금슬금 넘는 걸 허락해주다 보면 언젠가......
아니, 내년 6월이면...
...그럴 일은 없겠지, 아마 나는 갈 거고... 모르겠다. 갑자기 머리가 뒤죽박죽이 돼서. 그래서, 이렇게 올려다보는 메이사한테 나는 수락을 해야 하나 거절을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적당히 유사키스로 만족시켜줘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뺨을 잡은 그대로 당겨왔다. 그리고 입맞췄다.
입술이 아니라 입꼬리에. 입술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키스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거. 내가 늘 하듯이 적당히 애매한 일을 해놓고는 능청으로 위기를 모면해보려고, 꾹 누르고는 떼어냈는데.
메이사의 얼굴이 너무 속상해보여서 나도 모르게,
에라이 닳지도 않는 거 아껴서 뭐해. 이제 갈 거니까 미련 없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에 불이 붙어버렸다.
"...알았다고. 그런 표정 짓지 마."
그래서 한 손을 물 안에 넣어 메이사의 엉덩이를 당겨붙였다. 붙어있기 편하게. 뺨을 잡고 있던 손도 부드럽게 턱선을 타고 뒤로 넘어가 목을 받쳤다.
"네 덕분에 료칸 왔으니까 해주는 거야. 돌아가서는 안 해줘. 알지?"
손끝을 간지럽히는 꼬리. 손가락으로 꼬리뼈를 살살 만지며 이마를 갖다붙였다. 그리고 아주 느긋하게 입술을 맞대고, 좀 문지르고, 숨결도 느끼고. 메이사의 호흡이 밭아질 때쯤에 갖다붙였다.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가 멀게 느껴질 정도로, 구강 안에서 엉키는 눅진한 소리 때문에 귀가 얼얼할 지경이었다.
진짜 오랜만이네 이것도.
꼬리뼈에 걸쳤던 손을 끌어올려 흉통에 둘렀다. 그리고 손끝으로 나도 모르게 등골쪽을 툭툭 건드리다가 타올의 감촉에 눈을 떴다. 익숙한 감각에 그만 버릇이 나와버린 거다. 있을 리가 없는데.
이러다간 진짜 저지르겠네 하는 위기감이 싸하게 올라오지만, 오랜만에 맞닿은 살의 감촉이라던가 어설프게 붙어오는 메이사의 느낌이 좋아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응석을 부리다가 떼어냈다.
뺨이 잡힌 채 끌려간다. 엄청 두근거려서, 내 심장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것 같았다. 아니, 전신이 심장이 된 것 같아... 하지만 뭐랄까, 받긴 받았는데. 이거 키스라고 해야하나 싶은...? 입이 아니라 입꼬리에, 그냥 가볍게 입맞춤 정도...? ...애매해. 뺨과 입술의 애매한 경계라서 이거 입술이 아니니까 키스 아니야!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하지만 그렇다고 키스라고 납득하기엔 이건 아니지 싶고. 불만도 불만이지만 속상했다. 키스 말고 다른 것도 안해주면서, 이것도 제대로 안해주다니.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로 유우가를 올려다보면, 제대로 전해진 건지 유우가가 항복 선언을 했다.
그리고 갑자기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히얏!하는 소리를 내버렸다. 유우가랑 엄청 찰싹 붙었어어.... 꼬리뼈를 슬슬 간지럽히는 손길에 몸이 흠칫 떨린다. 맞닿은 이마가 엄청 뜨겁다. 내 이마가 뜨거운 건지, 유우가의 이마가 뜨거운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느긋하게 입술이 맞닿고, 손길은 여전히 간지럽지만 뭔가, 아랫배부터 올라오는 간질거림이라고 할까... 그러다가 드디어, 제대로 된 키스를 하게 됐다.
뭐랄까, 처음이지. 이런 건 처음이니까. 물론 클래식 시즌의 크리스마스때가 첫키스고, 그때도 나름대로 해보겠다고, 유우가와 입술을 맞대로 낼름거리긴 했었지만 그땐 유우가가 입을 꽉 다물고 있었고, 나도 덜덜 떨려서 제대로 하지도 못했으니. 진짜 키스는 이렇게.. 뜨겁고 눅진하고, 엄청난 거구나아.... 무, 물론 이런저런걸로 예습하긴 했지만, 역시 실전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유우가에게 그저 휩쓸릴 뿐이었다. 그래도 역시 나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조금 머뭇거리면서, 어색하게나마 나도 휘감아보기도 하고, 이래저래 유우가를 따라해보다보면 입가로 가쁜 숨이 새어나오고, 유우가는 내 등쪽을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뭐, 뭐지이... 잘 모르겠어. 지금은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고, 유우가로 가득해져서어..... 녹아내리는 거 같아. 혀부터, 입부터 시작해서 주르륵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어......
"응.... 우... 후아....."
....조금만 더, 더, 아니, 그냥 계속 이러고 싶어. 이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으면 좋겠어. 그렇게 생각했는데 조금 야속하게도, 유우가가 입술을 떼어냈다. 아쉬워서 애타는 얼굴로 유우가를 올려다봐도 끝이라는 말만 매정하게 들려올 뿐이었다.
"므으...." "그럼..... 머리 쓰다듬어줘....."
그렇게 말하면서, 아쉬움을 담아 유우가를 꽈아아악 안았다. 진짜, 좋았는데에.... 조금만 더 해주지....
메이사는 진짜, 엄청, 처절할 정도로 못했다. 굳이 말하자면 손에 꼽을 것도 없고 그냥... 최고로 못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가, 내가 첫사랑이고 첫 키스랬으니까. 그래도 어디서 그 나잇대의 패기로 저지르고 오길 기대했는데 그러지도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입을 뗐을 때, 메이사가 좀 떨떠름한 얼굴이겠거니 생각했다. 내가 처음 했을 때처럼 이게 뭐 좋은 건가 하는 소감 아니었을까. 그러고 나면 좀 덜 조르려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떼어냈을 때, 완전 흐물흐물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솔직히 좀 놀랐다. 놀란 거 뿐인가. 싫진 않았다. 좀 기분이 괜찮기도 했고. 거진 몇 년만인데 녹슬지 않았구나 싶어서.
"알겠으니까 정신 좀 차려봐. 목도 좀 가누고..."
뒷목을 받쳐주니까 이쪽도 흐물흐물해져있다. 목을 몇 번 주물러주고 풀어주자, 엄청 아쉬운 얼굴로 꼬옥 붙어온다. 자기가 지금 어떤 얼굴 하고 있는 건지 아는 건가. 오히려 이쪽이 낯간지러울 정도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사이에 손가락을 넣어 두피를 스친다. 귀뿌리도 좀 긁어주고. 그러면서 나도 좀 진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키스를 안 하면 모르겠는데, 하고 나니까 이쪽도 간당간당해서 미칠 거 같다. 알고 요구한 건지, 모르는 건지.
"이제 더 오래 담그고 있으면 위험하니까 씻고 나가자. 또 쓰러질까봐 쫄린다고..."
그래서 애써 웃어넘기면서 메이사를 나한테서 떼어냈다. 먼저 머리 좀 감고 씻고 가라고. 난 시간이 좀 더 필요해서.
아우아아... 머리 쓰다듬는거 조아아아..... 눈을 감고 늘어지면서, 유우가한테 푹 기댄 채로 복복복을 즐긴다. 두피 긁어주는거 좋아아... 귀뿌리도오... 으혹.... 반대쪽 귀도오..... 아아 그거야 그거 우아앗 최고옥... 그렇게 한참 즐기다보면 이제 씻고 나가자는 말이 들렸다. 아, 그러네에... 오래 있었으니까... 지금도 좀 어질어질한 기분이기도 하고. 그치만 이건 키스가 너무 좋아서, 그리고 유우가가 머리를 너무 잘 쓰다듬어서 그런 거 아닐까.
"으뮤.... 알겟서어....."
늘어지는 목소리로 대답하고 몸을 팟 일으켰는데, 어라, 왜 앞이 흔들거리지.... 그대로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고꾸라졌다. 유우가를 덮치듯이 그렇게 푹 넘어져버렸다. 아, 다리에 힘이.... 어라.. 머리 어지러워..... 뭔가 또 스륵하고 철퍽하면서 풀린 것 같은데, 아, 타올... 타올? 으데데...?으뷰...우땨따뚜땨아....뭔가 머리가 안 돌아가... 엄청 멍청해진 느낌이야....
"으... 안대.. 어지러워.... 유우가아 나 먼저 나갈게에..."
멍청해졌지만 이건 알 수 있었다. 너 당장 나가서 안 자면 그대로 욕조 물에 코박고 죽을 걸?이란 사실. 그래서 힘이 잘 안 들어가지만, 어떻게든 욕조를 잡고 다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어라, 묘하게 시원한데? 아, 그치만 엄청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에 닿는 서늘한 공기는 좋구나아~ 그대로 방으로 나가자마자 "이불... 이부우울..."하고 좀비처럼 이불을 향해 질질 발을 끌면서 걸어갔다. 그리고 바로 이불 위로 털썩.
——여기서 의식이 끊겼다.
"으.... 으음...."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아침이었다. 창호지 너머로 빛이 어슴푸레하게 비치는 걸 보면 슬슬 일어날 시간 같은데... ....근데 왜 몸이 안 움직이지. 낑챠끙챠 팔다리를 움직이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답답하고 잘 안 움직인다. 헉, 뭐, 뭔가에 묶인 거 같아. 엣, 뭐, 뭐야!? 다급하게 내려다본 내 몸은, 내 몸엔...... ........이불이 돌돌 말려있었다. 마치 부리또처럼. 우마=브리또......라니 그게 뭔데!?
".......하아아아아아아!? 의미 모르겠어!!!!!" "뭐야? 이거 뭐야?! 유, 유우가아!? 나, 나 왜...!? 이게 뭐야???"
대체 내가 자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던 거야!? 그, 그보다 나 언제 잠들었던거지? 혼욕하면서 킷, 키, 키키키스는 했던 거 같은데 그 뒤가..... 어,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이었던거지??? 완전 패닉상태로 꿈틀꿈틀거렸다. 아와와와왓!? 대, 대체 무슨 일이야 이게!?
하지만 잠깐만,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어쩌면 이건.... 새로운 플레이일지도 몰라. 그, 그래... 이런 것도 그.. 페티쉬가 있다고 들었어...(?)
"....그, 그런건가아... 유우가도 차암...💕"
납득하고 나니 패닉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뭐야아. 그런 거였나. 그런 거라면 나도... 괜찮아 유우가라면💕
유우가를 좋아하지 않게 된 세계의 멧쨔.... 꼬꼬꼬가 승리한 세계선인가...(?) 미스미처럼 혼자 살 것 같기도 하네요🤔 혼자 살면서 하야나미 운영하기 좀 빡셀 것 같지만... 친구들이 도와주겠지(?) 오타쿠 멧쨔도 있을법하고... 아니면 진짜로 할매쨔가 와서 후계자로 데려갔을지도 모르죠... 데려가진 않아도 혼처 찾아줘서 대충 할매쨔가 소개해준 모브아저씨랑 결혼할지도...🤔
>>612 에....................... 어.......................................???? 거짓말....................너무아름답다고 게다가 프리지아 목도리잖아아아아..........🥹🥹🥹🥹🥹🥹🥹🥹🥹🥹🥹🥹 아웃......앗........우우..........우우우.......... 순애얼굴을 하고 있어 이 괘씸한 순애가키가아아아아앗 메스가키의 독기는 다 어디가버린 거야 쿳소 벌써 발렌타인초코 줄 생각까지 하고 있잖아 이 얼굴.................같이 별 보러가자고 평생 함께봐달라고 하고 있다고.........
🙀 ........ 🙀 ...몬다이.....경력직이었구나... 🙄 그렇게 말하면 기분 이상하니까 그만두라고... 🫠 아니 그보다 역시 너 ○○였잖아 🙀 윽 그 그거언... 😿 마 맞아요 저는 ○○주제에 경력직인 몬다이님을 ○○이라고 비방한 몹쓸 쿠소가키입니다... 🙄 갑자기 비굴해지지 말라고 어이!!! 진짜 종잡을 수가 없네!
>>630 ...어쩐지 이 세계선의 멧쨔는 머리가 후히히 방향으로 으?헤한 친구일 것 같단 말이죠... ○○인데 이상한 지식이 많은 친구... 어둠의 지식인... 그래서 도게자하고 있다가 슬쩍 고개들어서 유우가보고 🥺 머리... 안 밟아...?했다가 유우가가 기겁하는 일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