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데 무섭다고 이 적중률!!!! 80%라고 허세 포함해서 서술해봤지만 진짜 80%라니 무섭다고. 메이사랑 지낸 2년동안 너무 많이 메이사당한 거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소름을 가라앉히려 비치된 생수 한 병을 당겨와 따서 한 모금 마셨다가... 메이사가 스르륵 들어올린 스커트와 그 아래의 광경을 보고는 정말이지 도리 없이 푸하아아악 뿜고 말았다. 그래놓고 사레까지 들려서 고개를 푹 수그리고는 콜록거렸다.
아니, 뭐, 뭔데 저거. 저거 애한테 팔아도 되는 거냐...? 아니, 애는 아니지만. 어떻게 잘 좀 거 팔지 말았어야지...!!! 자꾸 그쪽으로 시선이 가려고 하는 걸 억누른다.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래서.
아니 근데, 너무 충격적인 광경이라 자꾸 생각나... 입가를 손등으로 문질러 닦았다.
"..........너 말이야..."
아니 근데 진짜로, 진짜로. 진짜로 장난없긴 했다. 슬쩍 봤을 뿐이지만 그 틈 사이로 보이는 거라던가, 그냥 오늘은 커피색이로구나 생각했던 게 사실은 데니어가 적은 거였을 뿐이라던가. 뭔가 말하고 싶은데... 아니... 하...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냐 정말, 입만 벙긋거리다 말았다...아 젠장 얼굴도 빨갛고. 아니 근데 진짜 훅들어오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
"......하나만 물어보겠는데..." "그거 올 때부터 입고 왔니..."
그러면 열차 시트에 민폐인 거 아닌가... 아... 몰라... 골 존내 땡긴다 진짜. 그만큼 화끈거리기도 하고.
"따라해." "나는, 저질입니다." "나는, 아빠 속 썩이는, 나쁜 말딸입니다." "안 하면 혼욕 없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콜록거리는 유우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건 비웃는 건 아닌 거 같고... 잘 먹혀든 걸까나아... 유우가가 걱정되는 마음 반, 좀 잘 먹힌 거 같다는 뿌듯함 반이 섞인 기묘한 감정에 꼬리가 흔들리다가 바짝 섰다가 그러고 있었다. 앗, 유우가 눈 질끈 감았네. ....뭐 됐어. 나도 좀 부끄러웠으니까. 스커트를 내리고 탁탁 털어냈다.
"어? 그, 그건...." "............묵비권 행사할래..."
그, 긋, 그런 질문은 왜 하는 거얏!!! 나도 눈을 질끈 감았다. 사실 처음부터 입었던 건 아니구, 집에서 나올 땐 유우가가 좀 비웃을만한 그런 거였는데..... .....역시 이걸론 안되겠다 싶어서 중간에 역에서 잠깐 화장실 갔을 때 슬쩍 갈아입었던 거라구. 아, 물론 가터벨트는 집에서 나올 때부터였지만.
"에, 에웃....." ".....나, 나느은... 저질입니다아..." "아, 아빠 속 썩이는 윽, 나, 나쁜 말딸....입니다아...."
하? 뭐야 그게?? 하고 무시하려고 했지만, 안 하면 혼욕 없다는 말에 나는 '큿 죽여라'라고 말하는 여기사의 심정이 되어 느릿하게 복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복창했으니까, 이걸로 혼욕 확정인거지? 아싸.
".....그, 그래도 유우가... 이런 거 좋아하지?" "아까부터 얼굴도 새빨갛구..... 에헤헤..."
지금도 얼굴도 귀도 새빨간 상태니까. 딱 봐도 안다구. ...근데 왜 유우가는 자꾸 자기를 아빠라고 하는 거지. 내가 그렇게 애 같은 가.... 그렇게 안 보이려고 오늘 이렇게 입고 온 건데. 헉, 아니면 그런 플레이(...)가 유우가 취향이었나...? ....매트리스 아래에 있던 그거에선 별로 안 나오던데. 다른 곳에 또 숨겨놨던건가...
"근데 유우가. 왜 자꾸 유우가를 아빠라고 부르라는거야?" "아, 혹시 그런 쪽이 취향? 그, 그럼 이제 파파💕라고 부를까?"
너 이런 거 좋아하지 우히히 얼굴 새빨개져선 허접(곡해) 이라고 하는 메이사를 슬쩍 흘겼다. 아직도 롱스커트가 허벅지 쪽에서 살랑거리며 가터벨트의 꾸밈부분을 반쯤 보여줬다 말았다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싫지는 않아. 난 기본적으로 연상 그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단 연상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거니까, 좀 나긋나긋하고, 롱 스커트 입고, 풍만하고 그런 거. 그러니까 저 롱스커트랑 가터벨트를 싫어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거지. 만지기 좋게 살이 붙은 허벅지 같은 것도 좋고.
근데 좋아하면 안 된다고.....................!!!!!!!!!!!!!!!!!!!!!!!!!! 난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잖니 메이사야!!!!!!!!!!! ...성인이긴 하지만, 이 직함에서 나오는 배덕감이란 게 있다고.
한숨만 푹푹 찐다 진짜...... 목만 바싹바싹 마르고.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다가...
- 파파💕라고 부를까?
"콜록콜록콜록큽흡 아 메이사 진짜!!!"
또 하관이 물범벅이 돼버렸다. 아니, 나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을 그렇게 찌르고 들어와서, 취향이냐고 하니까 나도모르게 '어? 그런가?' 싶어지고. 그리고 나서 고민할 틈도 없이 파파라고 부를까? 라니. 잽 다음에 스트레이트냐? 진짜 잘 넣는구만 어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상식적으로 내가 그런 쿠소취향으로 보이냐?! 나는 다분히 정상이라고! 절대, 전혀, 다시는, 그런 취향일 리가 없잖아 메이사! 어!"
"나 나는 그냥 널 거진 딸처럼 여겨서 그런 거지 딱히 그런 의미는 절대 아니라고! 이건, 그 , 그냥 너 너를 그만큼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지 뭐 그런 걸 즐기는 건 전혀 아니니까―"
...우리 딸 우리 딸 하긴 했지. 그리고 평범하게 그런 의미로 다가오는 것도 맞고. 근데 그걸 내 입으로 말하자니 무심결에 속사포처럼 나온 거라 해도 좀 부끄러워서... 자각해버리자, 아까부터 화끈거리던 얼굴이 이젠 목까지 새빨개져서 그야말로 불덩이같은 몰골이 됐다.
동거지아땐 조심한다고 꼬리 앞으로 쭉 땡겨서 다리에 끼우고 자다가 스르르르 자세 풀리면서 또 난로 앞으로 가고... 연기 풀풀나서 유우가가 또 식겁해가지고 손으로 잡아주는거 봤어요 이히히.... 🙄 아 뜨거! 이렇게 뜨거워졌는데 안 깨냐??? 😴 음먀... 😮💨 에휴... 이러고 나가서 살겠다고? 참나
아. 또 사레들렸네. 머라이언이라도 된 것처럼 입에서 물을 뿜어대는 유우가를 보고 히죽 웃었다. 그렇구나. 유우가 이런 취향인거네~ 얼굴을 넘어 목까지 새빨개졌다고? 엣치치~
"그치만 유우가,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 알지?" "그렇게 열심히 부정하니까 진짜 그런 취향이라는 것처럼 들린다구.... 안 그래? 파파아💕"
속사포처럼 줄줄 나오는 부정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지. 응. 그리고 생각해보면 유우가는 툭하면 날 우리 딸 우리 딸 하고 부른 적도 있으니까. 클래식 시즌부터 말이야. 그때 온천에서 '유우가가 날 이성으로 안 보나 봐...'하고 다른 친구에게 하소연했다가 '이성으로 안 보면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고 했겠지'라는 말을 들은 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하지만 우리 딸이라고 부르면서 혼인 신고서 작성도 해주고, 키스만 빼고 다 해도 된다고도 해줬으니까.... '딸'의 의미가 완전히 다른 걸로 들려버린다구...
".....히히, 그래도 기쁘네. 그만큼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라는게."
이건 사실이긴 하니까. 수줍게 말하면서 슬쩍 테이블에 기대 엎드렸다. 기차를 좀 탔더니 지친다고 할까. 마음 같아서는 누워서 낮잠자고 싶은데, 아직 이불이 안 깔려 있어서 좀 그래. 그냥 바닥에 누우면 다다미 자국이 남아버릴거고. 그래서 그냥, 테이블에 엎드리는 정도로 만족할까.
"큭... 악... 아악... 아 답답해...!!!!!!! 아니라고 진짜!! 아니 나는 전혀 그따위 취향 아니라고!!!"
라며 머리를 마구 헝클이고 워석워석 산발로 만들어버린다. 물론 내 것을. 그러지 않으면 대가리 터질 거 같았으니까... 그러다가 부끄러워서 메이사한테서 고개를 홱 돌려버렸지만, 테이블에 엎어져선 나를 올려다보는 녀석을 계속 외면할 순 없었다. 뭐라고 말이 많긴 했지만, 난 정말로 메이사를 많이 좋아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이건 어떻게 부정할 도리가 없다.
물론 작년서부터, 내가 아끼는 이 바보가 왜 나 같은 걸 좋아하는지 이해를 못하긴 했지만. 어떻게 정을 좀 떼보려고 애도 썼다만 쉽지가 않았다. 나한테 완전 메로메로 무츄였다. 독하다 독해.
그런 메이사니만큼 졸라대는 심보는 뻔했지만, 솔직히 마음 한 구석에서는 '닳지도 않는 거 좀 닿으면 어떤가' 싶기도 했다. 메이사보다 한참은 덜 요구했는데 그냥 내어줬던 일도 종종... 아니, 대부분이었지 않았나.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가자 가. 담갔다가 가이세키 먹고 노곤하게 자지 뭐." "대신 조건." "타올 벗으면 난 그대로 츠나지로 돌아갈 테니까 그런 줄 알아. 알았나."
그렇게 엄포를 놓고 나서 일단 하프 집업의 지퍼를 쭉 내리다가...
"나 먼저 들어가서 갈아입고 온다."
하고는 타올을 대충 하나 집어서 욕실로 들어갔다. 옷이 습기에 눅눅해지긴 하겠지만 애 앞에서 탈의를 보여주는 것보단 낫지 싶다... ...그렇게까지 조건 걸었으니까 괜찮겠지? 잠깐만 참으면. 그렇게 생각하고선 물을 받아놓은 탕에 먼저 들어갔다. 어흐으 소리가 절로 나오며 몸이 싹 풀린다. 석연찮았던 기분도 사르르 녹아버렸다. 물이 좋긴 좋네...
...이 때의 나는 몰랐지. 조건을 말할 때 '타올을 벗으면' 이라고 했을 뿐, '벗기면'이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단 걸.
타올 두르고 들어가는 거구나..... 지금 들어가자는 말에 귀도 꼬리도 쫑긋 섰다가 타올 벗으면 그대로 츠나지로 돌아간다는 말에 다시 추우우욱 처졌다. ....그, 그렇네에... 그래도 같이 들어가는 게 어디야. 여기서 싫다고 하면 '그럼 혼욕 없어.'라고 할 것 같아서,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말했다. 타올을 집어서 욕실로 들어가는 유우가를 보다가, 나도 허둥지둥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옷은 벗어서 정리해두고 갈아입을 유카타를 챙기고 타올을 두르고.... 뭔가 바쁠 건 없지만 어쩐지 서두르면서 준비를 하고, 잠시 귀를 기울였다. ....유우가가 탕에 들어가는 소리가 들려서 나도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선다.
"드, 들어갈게...."
유우가랑 같이 탕에 들어간다니, 유우가랑 혼욕이라니. 타올이라는 방어구를 서로 두르긴 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도 드러낸 면적도 넓고, 같은 탕에 들어가서 같이 붙어 앉아있어야 하니까 더 밀착하게 된다. 엄청나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킬 생각도 못하고, 조심스레 탕에 들어간다. .....다리를 담그고서 잠시 멈칫. ...어, 어떻게 앉지.... 탕이 생각보다 넓진 않은데. 나란히 앉기도 마주앉기도 애매한 넓이라서....
"그으, 생각보다 탕이 좁네. 헤헤. 에헤헤...."
이것도 생각해보면 기회 아니야? 뻔뻔하게 유우가의 다리 사이로 몸을 슬쩍 밀어넣으면서 '아 정말 탕이 좁아서 어쩔 수가 없네에 진짜로오'하는 어필을 잔뜩 해본다. 유우가의 무릎 사이에 앉는 거야 자주 하니까 익숙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하는 건 처음이라. 역시 두근거린다. 으, 으으.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꼬리가 폭주할 것 같....지만 열심히 참자.
아니. 참을 필요가 있나?
그러고보니 유우가, 내가 타올을 벗으면 츠나지로 바로 간다고는 했지만.... ........유우가의 타올을 '벗기면' 어떻게 할 지는 말하지 않았는 걸. 궤변이라고? 에~ 메이사는 그런 거 몰라~ 꼬우면 정확하게 이용약관 광고심의필처럼 5pt로 따다다다다닥 적어놨어야지~
"후아아, 따듯하네에~"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 슬쩍슬쩍, 흥에 겨워 주체못하는 척 하면서 꼬리로 공작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사실 저도 그런 타입이라🙄 지금까지 중간에 내던진게 한두개가 아니거든요.. 심지어 게으르고 확 식는 주제에 은근히 완벽주의까지 있어서🫠 아~ 어차피 중간에 내덜질건데 그냥 아예 시작하지 말지?ㅎ 하고 시작도 안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프리지아는 애정이 게으름과 중도포기를 근소하게 이기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히히...😏
마 맞아요.. 이제 바빠질 시즌...🫠 무리하지 않고 느긋하게.. 천천히.... 잘 해볼게요 히히...
메이사의 꼬리가 붕붕... 이 아니라 첨벙첨벙, 목욕탕 들어온 초딩마냥 물장구를 쳐댔다. 당연히 그 물은 안경 쓰지 않은 나의 눈으로 직격. 얼굴이 메이사가 뿌린 물로 범벅이 돼버렸다. 조금 불만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면, 안경을 벗어두기도 했고 눈에 물도 들어간데다 하도 첨벙거리고 있어서, 그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전혀 짐작도 못했다.
"...어휴, 말딸이랑 들어가는 건 이런 느낌으로 불편하네. 그래도 넌 체구가 작아서 좀 낫다 야."
다리 사이에 들어가고서도 꼬리를 첨벙거릴 공간이 남을 정도고. ...그보다 워낙 안 하던 자세여서 불편하다. 유우키 기를 때에는 애가 메이사보다 작았으니까 문제 없었는데. 이러니까 뭔가... 뭔가... 그래, 운동회에서 치마 입었을 때의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그때보다 심하지. 그 땐 속옷에다 속바지, 파니니인지 뭐시기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의식하고 나니 느껴진다. 꼬리털이 물 안에서 스르륵 휘감기고 스쳤다가 다시 물 바깥으로 나가는 게. 그리고 워낙 물 안이라 나풀거리던 수건자락이 허벅지를 슥슥 스쳐지나가는 게. 어느 방향인진 모르겠지만 단언할 수 있다.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고.
"거, 메이사, 꼬리 좀 어떻게 해봐... 정신 사나ㅂ"
그렇게 딴지를 걸 때면 또 꼬리에게 물벼락을 당하고. 물장구를 첨벙첨벙 쳐서 눈으로는 도저히 확인하지도 못한다. 그저 의문의 감촉만이 날 불안하게 자극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