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입시형 커리큘럼이 진짜로 출석으로 인정받게 됐단다. 마침 잘됐다고 부실에 짱박아 뒀던 고철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포세이돈의 겉면 쪼가리랑 파이프 쪼가리. 초능력이 안 통하게 만든 거래서 별별 생쇼 다 해가며 챙겼으니, 이걸로 방패든 슈트든 총알이든 만들 수 있었으면 했다. 근데 연구원한테 얘기하자마자 욕부터 먹었다. 우리 연구소는 ESP 계열의 초능력을 연구하는 데지, 전투 장비 제작하는 데가 아니란다. 기한도 터무니없고 뭐 하자는 짓거린지 모르겠다는 말에 커리큘럼 싫어서 꼬장 부리는 거냔 말까지 나왔다.
막막했다. 어떻게 설득한다? 고민하다가 도저히 방법이 안 떠올라서, 또 연구원도 알 건 알아야 한다 싶어서 그간의 얘길 털어놓았다. 템빨이라도 없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정말로 0이라서 부탁하는 거라고. 근데 한참 진지하게 듣던 연구원이 돌연 심드렁한 얼굴로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사실이면 안티스킬에 신고하든, 언론에 터뜨리든 공론화해서 인첨공의 지도층이 대처하게 할 일이라고. 인첨공의 지도층 역시 능력자고 민간인이고 모조리 학살할 계획이래도, 지들이 살해당하긴 싫을 테니 조치를 취하지 않겠냐고 박형오가 유니온의 위크니스랬는데, 그럼 인첨공의 지도층이 버튼 한 번 누르면 유니온은 끝이라고. 인첨공의 지도층도 유니온도 학살에 미쳐 있다면 한쪽이라도 확실히 끝낸 뒤 대처하는 게 낫다고.
말문이 막혔다. 대표이사나 오맨들이 유니온의 속셈을 알기만 하면, 그래서 제로 시리즈가 자기네 명령이 아니라 유니온 말만 듣는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유니온과 제로 시리즈를 다 없애지 않을까? 그러면 자기네가 확보한 병기도 없어지니, 학살 계획을 밀어붙이기도 어려워질 거 같은데?? 유니온만 아니면 제로 시리즈가 자기네 말을 들으리라 기대하고 유니온만 없앤대도, 지금보다는 상황이 낫잖아??? 내가 사람 죽이는 걸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나락 인성이 돼서 이런 생각 드나????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연구원이 더 퍼부었다. 다 집어치우고 간다 쳐도 거기서 니가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접촉해서 정보 캐내는 거밖에 못 하는데, 듣자니 정보 캐고 앉았을 상황도, 정보 캐서 득 볼 만한 상황도 아니겠다고. 이대론 죽는댔지만, 넌 템 둘둘해 봤자 민간인1 피지컬이라 죽는다고. 퍼클도 나서고 저지먼트의 전투 능력자 다 출동하면 차라리 가만있는 편이 생존 확률 높다고. 그러더니 0명이나 다름없는 거 알면서도 고집 부리는 이유가 대체 뭐냐더라. 도저히 노 이해라면서.
그러게. 나도 어이없다, 연구원 말 맞말 하면서도 이러고 있는 내가. 1도 대꾸 못 하고 웃는데 연구원이 정곡을 찔렀다. 설마하니 남친 때문이냐 한마디에 온몸이 뜨끔해진 듯했다. 그러자 연구원이 아예 썩소를 지었다. 그러고 이어지는 독설. 무슨 대단한 사랑이라고 같이 죽으러 가냔 소리도 참기 힘들었지만, 남친 다칠 때 아무것도 못할 것만 걱정되고 남친이 너 땜에 다치는 거 걱정은 안 되냐는 소린... 듣자마자 비명부터 나왔다. 악을 쓰고 쓰고 또 썼다. 나도 싫고, 무섭고,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다 정신을 차렸을 땐, 연구원이 내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이어 연구원이 말하길, 자긴 내 담당 연구원이고, 난 우리 연구소의 유일한 대능력자니, 죽으러 가는 걸 거들 생각은 없단다. 그러고 덧붙이는 말이 지금은 남친이 세상 전부처럼 느껴지겠지만 내년 4월만 되어도 지금같진 못할 거란다. 대학교는 고등학교랑 전혀 다른 세계라 내가 잊히는 건 시간 문제라면서.
내년 4월. 그 네 음절에 정신이 확 들었다. 연구원은 내년이 있으리라 확신하는구나. 하긴, 왜 안 그럴까. 나도 한 달쯤 존버 타면 이 사태가 말끔히 해결되어 있을 것만 같다는 행복회로가 쿨탐마다 팽팽 도는데. 그래서 그냥 웃었다. 웃으며 그리 잊히는 날이라도 왔으면 좋겠댔다. 그럼 다들 살아남은 거 아니겠냐고. 그랬더니 연구원이 얼척없는지 입을 못 다물더라. 내친 김에 자학 모드 작정하고 했다. 지금 나 정신 나간 걸로 보이겠다고. 근데 안 가면 정신 완전히 나갈 거 같다고. 그러니 유일한 대능력자 미치는 꼴 보기 싫으면, 뭐든 만들어 달라고 우겼다. 연구원이 뒷목을 잡았지만, 나 같아도 뒷목 잡았겠다만, 어쩌겠나. 지금 내가 이 모양 이 꼴인걸.
그런 침묵 끝에 와작거리는 소리가 났다. 연구원이 물었던 사탕을 씹어먹은 모양이었다. 이윽고 연구원은 대능력자 갑질 더럽다고, 만만한 게 자기냐고 투덜거렸다. 맞말이다. 내가 요청하면 안 들어줄 수 없으리라 배짱 부린 거니 갑질 맞지, 뭐. 그러고 있었더니, 뭐가 됐든 만들려는 시도는 해 보겠다만 비용은 알아서 하란다. 전적으로 나 개인의 일이니 연구소 차원의 지원까지 끌어내진 못하겠다고. 이번엔 정말 파산 각인가;;;;;;;;;;;;;;;;; 모르겠다. 나도 연구원도 지쳐 빠져서. 그래서 입시형 커리큘럼도 집어치우고 정맥 주사로 때웠다.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전달되었을까. 혹시나 또 다시 잘못 알고 있는 이가 있다면 정정은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몇 명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역시 모든 것을 다 끝낸 후로 하는 것이 좋을까.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었고, 종말은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시끄럽게 웃으면서 활기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해서 은우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허나 정하에게도 말했다시피 자신은 그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지금의 평화마저도 무너질 혼란이 다가올것만 같았기에.
어쨌든 나가서 이야기를 하자는 그 말에 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카페에 대해서는 조금 난감하게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카페는 힘들 것 같아. 말했다시피 일행이 있으니 말이야. 아니면 너도 함께 할래? 레드윙과 너, 동갑이잖아."
참으로 눈치가 없다못해 이놈은 왜 이러나 싶을 정도의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며, 은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쨌든 일단 밖으로 향하고 말없이 걷기만 하는 혜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은우는 괜히 반대편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말하기 곤란하면 하지 않아도 돼. 대신 이것만 답해줘. ...떳떳하지 못한 짓을 하는 것은 아니지?"
말 그대로 네 스스로의 신념이건, 정의건, 다른 무엇이건 당당한 것을 하고 있냐는 물음이었다. 솔직히 붉은 머리를 대체 왜 빼돌린 것인진 모르겠지만... 그녀가 떳떳하지 못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따질 필요는 없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어차피, 자신은 곧 졸업해서 나갈 몸이기에 더 깊게 간섭할 순 없었다. 그저 제 부원들이 언제나 당당하게 떳떳하게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