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천계요? 이 세상 외에 다른 세상이라도 있는 건가요? 지옥이란 곳도 있으니깐 당연한 얘기이기도 한 건가."
우성은 처음 듣는 천계의 이야기에 눈을 흘긋 뜨며 의문점을 물었다.
"도움..."
결국 도움은 줄 거라는 뉘앙스의 이야기에 우성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더니 얼마 안 가서 입을 열었다.
"그 괴물이 다시 부활하지나 않게 힘을 써주세요. 뭐 부활한다면.. 같이 싸워주시고요."
"저한테는 힘을 주실 필요는 없어요. 이번 사태에서 저로 인해서 인간이 당신들보다 강력하다는 걸 보여줘야 인간들도 당신들의 힘을 탐내지 않고, 이 멍청한 인과의 반복도 끊어지겠죠."
"당신들의 힘이 주가 되어서 괴물을 무찌른다면 인간들은 다시 당신들의 힘을 탐내어 역사를 반복하고, 또 그 괴물이 탄생해서 파멸의 길을 다시 맞이할 테니깐요. 그래도 돕고 싶다면 신격 말고 당신들의 노하우라도 전수해던지.. 당신들 오래 살아서 저희보다는 더 능숙하고 센스도 좋을 테니깐요."
아니, 틀려. 왕이라니, 솔직히 그게 무슨 소리인지 항상 의문이었단 말이지, [나]는. 그저 다른 아이들 보다 조금 더 강하게 태어났고,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하였을 뿐이었다. 상처입고 다치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어 힘을 사용하고, 그러다보니 [내] 주변에 점차 요정들이 모여들었던 거다. 자연스럽게 생긴 무리가 어째 점점 커졌고. 다른 종족들에게서 배운 것인지 그 가운데에 있는 [나]를 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나]는
"-카셀라."
나는 익숙한 목소리,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거미다리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이름을 부르고, 솟구치는 말을 참지 않았다. 푸른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어느새 그 틈으로 햇볕이 한 줄이 내려온다.
"[나]는 단 한 번도 '나]를 왕이라 칭한 적 없어. 그러고 싶지도 않아."
딱히 거절한 이유가 없었으며, 당시의 [나]는 그게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도 못해서, 딱히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두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국가가 당연한 인간인 '나'이기에 알고 있다. 아무래도 나는 왕이 아니다.
"지킬 수 있으니까 지켰고, 그러고 싶으니까 그런 거야. [나는 세상천지를 여행하는 빗물. 하늘에서 땅으로, 바다로, 다시 하늘로. 어느 곳도 싫어하지 않고 여행하는 것. 그러니, 모든 요정 역시 내 친구라 여겼으니까."
그리고 그에 답하듯 모두 나를 보며 웃어줬으니까.
"그러니까 지키려고 하는 거야. 관심도 없는 왕이란 자리의 책임도 의무도 아니야. [나]는, 나는."
해피엔딩은 어디까지인가? 자신의 죽음까지인가? 아니면 더욱 가깝거나, 혹은 먼 어느 시점인가? 지금 구원을 위해 달려간 이들이 모두 사라진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 의문에 안데르센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살짝 흘러내린 안경을 손끝으로 밀어 올린 뒤 고개를 든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여상하여, 오히려 기묘하였다. 그는 가장 먼저, 질문은 두었다.
”항구적인 평화... 라는 게 실존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갸웃. 정말 그것이 궁금하다는 듯한 제스처가 이어지고 그는 깃펜을 집었다. 파라락, 네로가 둥실 떠오르더니 몇 장의 종이를 흘려보내었다. 그것은 곧 허공에 바로 서더니, 칠판 정도의 크기가 되어 자리잡았다. 그 위에 소년은 깃펜을 대었다. 가장 먼저 쓰는 것은, ‘해피 엔딩’이라는 문자.
”저는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음, 이 세상에 엔딩이 있을까요? 저의 죽음은 저의 에필로그지 세계의 것은 아니죠. 세상 단위의 엔딩이 실존하고, 모두 행복했습니다- 하고 끝난다고 한들, 정말 세상에는 그 어떤 그늘도 없을까요?“
둥그린 구형을 그린 뒤 중간에 선을 긋는다. 그 위에는 빛을 표현하듯 위로 선을 여러개 쭉쭉 긋고, 그 아래에는 반대로 어둠을 묘사하듯 아예 검게 칠한다.
”창작된 이야기는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보여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어요. 결국 메인이 되는 플롯을 따라 흘러갈 뿐이죠. 용사가 세계를 구한 이면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범죄에 희생된 사람이 아주 없을까요? 외전으로 그들의 삶을 조명한 뒤 행복으로 이끌어 준다면, 또 그 뿐일 테죠.“
그렇게 그린 구형 중 밝은 면 일부에 네모를 그리고 그 안에 ‘메인’이라 적는다.
”이야기마저도 그럴진대 현실은 얼마나 더할까요. 그 가짜 신에게서 승리하고, 세상을 원래대로 복원해도. 욕심은 문제를 일으키고 권력은 사람들의 등을 어두운 곳으로 떠밀지 않을까요.“
안데르센의 깃펜이 움직이며 일전에 보았던, 진룡파의 학살 사건을 그려낸다. 그 외에도 많고 많을 권력 혹은 욕심, 악의 등으로 인한 재해가 그려진다.
”-라고, 되게 염세적인 느낌으로 말은 했습니다만.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어떻게 알까요? 저는 예언자가 아닌데 말이죠!“
가벼운 웃음소리와 함께 안데르센이 깃펜으로 중앙을 툭, 건들자, 종이로 이루어진 면이 후두둑 풀려나며 허공을 날았다
”사람은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교훈, 도덕, 삶의 자세, 옳고 그름, 금기. 그러니 저는 해피엔딩을 적어 내린 뒤, 미래로 보내며 전하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 참 아름답지 않아?’“
한 장, 한 장, 종이에 여러 이야기가 보인다. 페가서스가 하늘을 난다. 마녀가 겨울과 춤을 추고, 어린 광부가 곡괭이를 높이 든다. 정체불명의 짐승이 화원에서 잠을 자고, 뇌룡이 기사와 잔을 나눈다. 그 밖에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평화를 노래한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이야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글쟁이라서요. 고작 이 정도 밖에 못 됩니다. 먼 ‘내일’에 맡기는 거죠.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고, 좋은 일을 하면 기쁜 일이 생긴다고 알려주면서."
세계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업보도 역사에 묻혀 옛날 이야기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 지금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안데르센은 펜을 든다.
카셀라는 어떤 여행을 하고 있던건지 탈피했을 직후보다도 강한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요정으로서의 격도 상당히 높아진듯 했고. 허나 그 성격이 바뀐건 아니었는지. 갑자기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당신의 상황을 아직 잘 파악하지 못하고 눈을 깜박이며 뻘쭘하게 있었습니다.
"응? 응.."
그러다 감사 인사를 받곤 다시 뻘줌해졌지만.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는 당신에게 다가왔죠. 그러자 그것과 동시에 푸른 구슬이 빛나며 당신의 주머니에서 빠져나와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어..."
자기 자신에 대해 파악한 당신에게, 구슬은 다시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요정인지 사람인지.
┴┬┴┬┴┬┴┬┴┴┬┴┬┴┬┴┬┴┬┴┬┴┬┴┬┴┴┬┴┬┴┬┴┬ "좋은 검이군."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며 회복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검을 뽑았습니다.
"그럼 보아라."
그리고 나서 그가 펼친건 그의 검술이 아닌 천무검이었습니다. 당신이 보여준 기술들을 그대로 따라하지만. 용의 부분은 떨어지더라도 검술로서의 정교함이 두드러져 천무검의 새로운 일면을 보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당신이 펼치지 못했던 무련검의 마지막 초식도 섞여있습니다.
"내 검이 완벽하단 이야기는 아니다. 허나 너의 검의 부족한 부분은 채울 수 있겠지."
┴┬┴┬┴┬┴┬┴┴┬┴┬┴┬┴┬┴┬┴┬┴┬┴┬┴┴┬┴┬┴┬┴┬ "후, 후후후.."
당신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작게 웃더니 이내 폭소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마음에 들었던건지.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웃는건지. 알 수 없지만. 음... 아마 마음에 안 드는건 아닐거 같습니다.
"맞아, 이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누가 알 수 있겠고, 누가 후대에까지 영향을 계속 남길 수 있겠어. 시간이 지나면 영웅들마저 잊혀져가기 마련이지. 지금 단합하는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싸울지도 몰라."
실제로 그러했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이야기 하나를 펼쳤습니다. 가짜 신을 봉인하기 위해 한마음 한 뜻이 됐던 인간들. 그러나 지속되는 평화속에 그때의 흔적조차 남지 않은 관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허나 어쩔 수 없어. 우리는 평범한 인간이고 수백년 이후의 일까지 어찌 할 방도는 없지." "오히려 그걸 모두 지켜보려 한다면 그 녀석들처럼 미쳐버리고 말거야."
"그렇기에 나는 이 도서관을 남겼단다. 최소한의 장치로서."
그는 손짓했고, 그러자 당신의 열쇠가 나타나더니 그것을 변화시켰습니다. 조금 더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너한테 이 도서관을 맡길게."
┴┬┴┬┴┬┴┬┴┴┬┴┬┴┬┴┬┴┬┴┬┴┬┴┬┴┴┬┴┬┴┬┴┬ "본디 암살이란 말이다. 대상을 두기는 하지만 그 대상 하나만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건 아니지?"
그건 그렇습니다. 암살법을 따로 연마하긴 하지만 그게 누구 하나만을 죽이기 위한 기술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저 기술은 누군가 단 하나만을 죽이기 위한 맞춤형 기술이란다. 지금은 저 괴물을 대상으로 만든거지. 그렇기에 기술은 쓰는 대상에 따라 항상 극단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어찌보면 기술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는 형태이지."
허나 그러한 무리수가, 저 전쟁에서는 꼭 필요했다는것.
"단 한명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재조합하는거란다. 사실 엄청 극단적인 방식이 맞아."
그리고 그녀는 그 절초를, 당신에게 실행해보였습니다. 직접 목에 검이 겨눠지고서야 진정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죠. 어떤 방식으로도 피할 수 없었고. 자신의 어떤 기술을 쓰더라도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감각이었습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것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나 하나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
┴┬┴┬┴┬┴┬┴┴┬┴┬┴┬┴┬┴┬┴┬┴┬┴┬┴┴┬┴┬┴┬┴┬ [도와는주되 저희가 너무 앞에 나서지 않는게 좋겠군요.]
그녀는 당신의 말에 대충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하우라는 말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부분은 도와드리기 힘드네요, 여러분이 마력을 쓰듯이 저희는 신격을 쓰는게 그냥 자연스러운 흐름이거든요.]
오히려 신격없이 싸우는 방법을 모르는게 신이라며 그녀는 작게 웃었습니다.
[부활을 막는것도, 인과에 막혀있어서 힘드니.. 그렇다면 일단.]
아무래 그들 나름대로 제약에 걸려있는것도 있는지, 일루미나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어깨를 잡고 무언가를 주입했습니다. 그러자 당신의 영혼의 힘이 강해진것을 느낄 수 있었죠. 본래 있던 백화안 같은 힘이 강해졌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축복일까요. 이런식의 보조 정도는 괜찮겠죠.] [그리고 다른 이들을 설득해서 카르마 같은 원래 신과 어느정도 접점이 있던 이들을 도와달라고 하는게 좋겠어요.]
┴┬┴┬┴┬┴┬┴┴┬┴┬┴┬┴┬┴┬┴┬┴┬┴┬┴┴┬┴┬┴┬┴┬ "그 아이는.."
그녀는 유라에 대해 생각하는 당신의 생각을 읽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당신의 머리에 손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주입되는건 단편적인 기억. 유라가 레오넬의 방계로서 있던 시절의 이야기. 현대의 레오넬의 선조였던 그 당시의 가주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레오넬을 습격한 당시의 카르마.
원래 친한 사이였기에 방심했던 레오넬은 순식간에 빈집털이를 당했고 유라를 비롯한 이종족들은 끌려가고 다른 이들은 전부 죽임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죠.
그리고 거기서 가짜신을 만들기위해 거쳐가는 파이프 역할로 선택된게 악마이며 격이 높았던 유라였고. 가면녀, 가면남은 그 역할을 맡았던 두 사람이었습니다. 허나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신만 만들어내고 죽을거라 예상했던 둘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고 과도하게 주입된 신격의 부작용으로 죽지않는 몸만 얻게 되어 그 이후의 시대를 지켜보게 됐죠. 다만 그 이후 어떤 일이 있었고 어째서 지금처럼 괴물을 부활시키려 하게 됐는진 나오지 않습니다.
"그 당시엔 레오넬에도 다른 곳에도 이종족이 매우 흔하게 섞여 있었어. 물론 그 녀석들이 레오넬을 습격한 이유는 방해될거 같아서도 있었겠지만~"
다만 그녀는 착각하지 말라는듯 손을 저었습니다.
"물론 유라는 카르마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야. 이미 그런건 아주 예전에 사라졌을테니까."
세상 모든 것에는 다함이없고 동시에 모든 것이 다함에 다다라있다. 삶도 죽음도 다함도 다하지 아니함도. 실체도 감각도 생각도 행함도 행하지 아니함도 없다. 그의 세계에는 순수하게 무와 그 결과만이 존재했으며 그것은... 무를 탐구하는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은 매료될법한 경지였다. 탐한다. 오만하게. 탐욕스럽게.
손끝의 움직임과 힘의 움직임. 모든 것을 체현하기엔 아직 부족함을 느꼈으나 그럼에도 따라간다.
그의 말은 당연하다. 지극히 당연하기에 오히려 생각하지 못했던 것. 무언가를 상대하기위해 같은 것을 가져야할 필요는 없다. 꽃을 꺽는것은 가위나 칼이 아니어도 되며 경지에 이른자는 종이로 나무를 베어낼 수 있다. 인과관계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격이나 힘이 아닌 순수한 깨달음.
"불초 제자가 스승님보다 조금 더 앞서나가야 겠습니다."
깨뜨리지 못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수지 못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치도 상념도 그 모든 것은 주먹으로 깨뜨릴 수 있으니. 너무나 당연하기에 되려 깨닫지 못한 것.
도대체 무슨 그런 걸 묻느냐는 듯 소년은 고민없이 대답했다. 평소의 살짝 달관한 것 같은 표정과 달리, 자그마한 그의 친구 플루.. 보다는 좀 덜 밟은 웃음을 걸친 채였다. 둥실 떠오른 그는 잠시 고민하다, 카셀라의 등...이라고 할까, 거미 쪽에 앉으려 하였다. 거절하면 바닥에 꽃을 피우고 앉겠지. 그런 이후 요정의 힘을 풀고, 인간으로서 배운 마법으로 자그마한 정원을 조성하였다.
"나는 말이지, 내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목숨까지 걸었어. 전생의 죽음마저 내가 고른 일이야. 그러니까, 말하자면, 상당히 제멋대로란 거야."
어깨를 으쓱한 소년은 우산을 펼친 뒤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구슬에게 말했다.
"인간의 수명까지만 기다려줘. 백년 정도만 살다가 갈게."
아 그런데, 음
"카셀라는 수명이 얼마나 길어? 혼혈이니까 오래 살려나? 정령이나 요정이나, 왠만해서는 죽지 않으니까. 그러면 좋겠다. 오래 만날 수 있을 거 아니야."
자신이 요정인지 인간인지는 전-혀 상관 없는 그냥 '소년'인 렌지아 레인워커는 방싯방싯 웃고 있었다.
어라, 지뢰를 터트렸나? 아닌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하고싶은 말을 죄 쏟아부은 것은 좋은데 막상 그러고 나니까 후폭풍이 걱정되었다. 친구들 중 이것에 대해 잔소리를 한 게 누구였더라... 아직도 졸업을 못했다며 엉엉 울던 마리 선배였나.... 하지만 다행이, 마음에 든 쪽인듯 초대 도서관장님은 태연하게 말을 이으며 어느 책 한 권을 보여주었다. 현대에서는 찾을 수 없던, 먼 과거에 대한 책.
이제는 잊힌 영웅들의 이야기. 평화와 함께 풍화된 역사. 그것을 보던 나는 열쇠가, 좀 더 고풍스럽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것은, 이제 나의 것이다.
우성은 잠시 의문에 잠긴 표정을 짓고는 일루미나가 어깨를 잡더니, 영혼의 힘이 강해짐을 느끼면서도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우성은 일루미나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제가 며칠 전에 진룡파의 선조를 봤어요. 진짜로 용이더라고요. 그 용이란 것도 당신들이 말한 이종족들이 맞죠?"
"그렇다면 다른 대가문들의 선조들 역시 이종족이라는 추측이 나오고요. 이종족들의 후예기에 더 강하고 , 그 힘을 이용해서 대륙의 패권을 잡았겠죠."
우성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해가 안 되어서요. 신격이란 것도 결국 힘에 지나지 않는데, 더 강한 힘이면 당연히 격파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우리의 공격이 안 통할까.. 그 괴물은 신격을 통해서만 부술 수 있다고 했죠?"
"그 괴물에게 공격이 안 통하는 이유. 약한 신격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강력한 신격으로 이루어진 괴물을 약한 신격으로 공격하니깐 당연히 안 먹힐 수 밖에요.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도 신격이 있나?"
"아주 미미하게 있는 겁니다. 당연히 이종족들의 후예니깐요. 피가 섞이고 섞였다지만 결국은 이종족의 신격이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죠. 너무 미세해서 우리는 그게 신격인지도 모르지만요. 그런 미세한 신격이 오히려 발목을 붙잡는 겁니다. 그 미세한 동질의 신격을 가짐으로써 방대한 격을 가진 당신들이나 괴물들에 비해 약할 수 밖에 없겠죠."
"신격만 사용할 줄 안다는 당신의 말에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럼 왜 지금까지 그들을 초월한 인간이 나타나지 않았나.. 분명 신격과는 다른 힘을 사용하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어차피 신격이니 마력이니 해도 다 같은 힘인데 말이죠."
우성은 자신의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제 말이 맞다면.. 제 몸에 있는 용을 포함한 신격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없애주세요. 오히려 버리고 순수한 인간으로 탄생하면서.. 이종족..신... 그들과 대등해질 수 있으니깐요."
당신의 대답에 푸른 구슬은 이내 형체를 잃고 사라졌습니다. 허나 당신은 진정으로 그 경계를 걷는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죠. 애매하게 걸쳐있는게 아닌. 자신의 의지로 그 경계를 넘나드는 자.
"나? 나는.. 마수에다가 요정이니까 엄청 오래 살겠지."
그녀는 잘은 몰라도 아마도 그럴거라며 당신에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생긴 문. 이 문을 열면 나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얘네 따라오고 싶은가봐."
아까 구해줬던 요정들중 일부가 당신의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라곤 하지만 그 수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근데 이 안에서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는걸까요?
"뭐, 괜찮지 않을까..."
┴┬┴┬┴┬┴┬┴┴┬┴┬┴┬┴┬┴┬┴┬┴┬┴┬┴┴┬┴┬┴┬┴┬ "후우..."
그의 검에서 단순히 당신의 검에 부족함만을 본게 아닌. 그 이후의 검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고. 그것은 그도 알고 있었죠.
"이걸론 좀 부족하지.."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검을 당신에게 건넸습니다. 만약 당신이 검을 받아들였다면 그 검은 형태를 잃고 당신의 홍련에게 흡수되었겠죠.
그리고 동시에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수많은 전투와 수련의 과정들이 머리속으로 흘러 들어올겁니다.
┴┬┴┬┴┬┴┬┴┴┬┴┬┴┬┴┬┴┬┴┬┴┬┴┬┴┴┬┴┬┴┬┴┬ "그리고 이건 특대 서비스. 원래는 네가 직접 찾아야하지만.."
그는 세권의 책중 하나를 꺼내서 당신에게 건넸고. 그 힘은 네로에게 자연스레 흡수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어떠한 힘을 받은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시간을 절약하는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면 잘 부탁해. 앞으로의 세계와 이야기를."
그는 문의 모습을 드러내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이 도서관도 계속 채워줘.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책장은 늘어날테니까."
"내가 채울 수 없는 미래의 이야기들로 말이야."
┴┬┴┬┴┬┴┬┴┴┬┴┬┴┬┴┬┴┬┴┬┴┬┴┬┴┴┬┴┬┴┬┴┬ "그래.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니."
그녀는 기술을 알려달라는 당신의 말에 앉아보라고 손짓하며 당신의 등에 손을 댔습니다.
"잘 배우렴."
이것은 단지 보여주는걸론 익힐 수 없었죠. 그야 당신이 겪은건 당신의 죽음이지 타인의 죽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당신은 몸속으로 들어오는 살법의 극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독한 통증이 이어졌지만 그것은 좀 더 확실하게 당신을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겁니다.
┴┬┴┬┴┬┴┬┴┴┬┴┬┴┬┴┬┴┬┴┬┴┬┴┬┴┴┬┴┬┴┬┴┬ [아.. 그건 아니에요.]
정확히는 이종족은 맞지만.. 이라며 일루미나는 선조에 대해 부정했습니다.
[대가문의 가주들은 원래부터 인간이었어요. 그는 원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걸 목표로 했지만..] [자신의 힘이 괴물에게 통하지 않아 모두가 힘을 합쳐서 겨우 봉인을 한 일을 계기로 인간 이상의 존재를 원했죠.] [그리고 결국 진짜로 용이 되어버린거에요. 대신 그 대가로 이성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녀는 비극이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희도 신격이 생기는 정확한 구조 자체는 모릅니다. 저희에게는 그냥 숨쉬는것처럼 자연스럽게 생기는거니까요.] [하지만 인간도 수련을 거듭하다보면 신격이 쌓인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는 당신의 신격을 없애달라는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어요]
그리고 곧바로 당신의 업적등으로 인해 쌓였던 신격이 사라진 순간. 인과가 옅어짐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신격과는 다른 격이 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까 강화된 영혼의 힘과 더불어 영혼의 격을 높였죠. 물론 당장 얼마나 강해진건지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요.
┴┬┴┬┴┬┴┬┴┴┬┴┬┴┬┴┬┴┬┴┬┴┬┴┬┴┴┬┴┬┴┬┴┬ "그래 맞아. 본디 카르마의 과격파들이 가주마저 무시하고 그 짓을 한거지."
그녀는 웃기는 이야기라며 코웃음을 치고는 그 때 가주는 너무 착했었다며 그래서 의심하지 못한거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본디 유라와 그 남자도 처음부터 인간을 멸하려고 하진 않았어. 아, 유라는 좀 그런 생각이 있긴 한거 같긴했지만."
아무튼 시간을 들여서 지켜보긴 했었지.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여만가는 인과에 포기한게 아닐까. 라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녀의 말이 애매한것은 그녀는 그들의 기분을 별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겁니다.
"그래 내 후손아. 시간이 거의 됐구나."
어느새 문이 나타났습니다.
┴┬┴┬┴┬┴┬┴┴┬┴┬┴┬┴┬┴┬┴┬┴┬┴┬┴┴┬┴┬┴┬┴┬ "....."
당신의 대답에 용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가만히 지켜봤고. 이내 손톱으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내 딸을 맡아준 사람이 당신같은 사람이라 다행이네요. 그녀에게도 감사를 해야하나."
몇번의 쓰다듬이었지만. 그걸로도 당신에게 꽤 큰 힘이 흘러들어오고 있었고. 용은 다음으로 스텔라도 쓰다듬어 주고는 작은 팔찌를 하나 건넸습니다. 뭔가 딱 스텔라한테 맞는 사이즈네요.
"선물이에요, 받아줄래요?"
┴┬┴┬┴┬┴┬┴┴┬┴┬┴┬┴┬┴┬┴┬┴┬┴┬┴┴┬┴┬┴┬┴┬ "얼씨구, 지금 내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그는 웃으면서 동작들을 이어나갔고, 당신은 그것을 따라하다가 이내 자신만의 권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몇 시간? 아니 몇 일이 지났을까요. 흘러버린 시간속에서 당신은 무를 깨우칠 수 있었고. 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허나 그가 말했듯 이것은 결코 무의 끝에 도달한게 아니었습니다. 아직 당신이 걸어갈 길은 너무나도 많이 남았기에.
"어때, 좀 조바심은 사라졌냐?"
그는 어느샌가 나타난 문에 기대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록시아가 누구냐고 하는 말에 그녀는 굉장히 착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공간에 있다는건 그녀도 가주급이란걸텐데. 어째서인지.. 그녀의 표정은 당신에게 큰 미안함을 담고 있었죠.
비틀비틀, 언제 어느 쪽으로 쓰러져 문제가 생길지 모르던 때와 다르게 쑥-하고, 편하게 요정의 격을 꺼낸 소년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고서는 살랑- 하고 날아올라 양 손을 입가에 대고,
"플루!"
하고 외쳤다. 곧 살랑살랑 다가온 플루를 살살 쓰다듬어준 소년은 손으로 주변에 모인 요정들을 가리켰다.
"네가 대장이야. 알겠지? 그러니까, 친구들 잘 데려와야해?"
물론 이걸로 대응을 끝낸 건 아니고, 혹시 모르니 요술을 이용해 요정들을 보호한 소년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카셀라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 나타난 문을 보고 입을 열었다.
"나 말이야, 옛날에는 왕이라고 불렸어." "요정들을 지키는 데에 힘을 썼거든. 딱히 누가 시킨 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서 말이야, 나는 늘 앞에서 비를 내리며, 요정들을 지키고자 했어. 그러다 인간에게 반해서... 음,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할래. 엄청 길다구?" "아무튼.. 음... 그러다보니까, 지켜지는 건 사실, 딱히 익숙하지 않아." "...지켜지는 거 말이지, 생각보다 훨씬 기분 좋긴 했어." "여태껏 여러번 고마워." "앞으로도 너에게 고마워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3층의 책도 그 수가 많아서, 찾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참이다. 그런 중에 하나를 이렇게 안겨주니 무척 안심이 되었다. 세 개를 찾는 거랑 두 개를 찾는 건 훨씬 좋은 일이지.
"그럼요."
누가 알았을까? 평범한 시골 소년이던 내가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중요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시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묘한 기색의 네로를 쓰다듬고 품에 껴안았다. 문으로 다가가던 중 살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네로를 띄워두고 슬쩍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는 톡톡 다가가서 초대 도서관장님에게 내밀었다.
"어쩌면 먼 미래에 다시 만날 수도 있어요."
미래는 모른다. 그러니 불가능을 미리 말해두는 것은 영 로망이 없는 일이다.
"그럴때면 꼭 도서관에 초대하겠습니다. 분명 놀라실 거에요. 아주 많이 넓어져 있을 테니까."
저번에 싸웠던 그 남자가 여기에 갇혀있었다. 분명 저번에 봤을땐 죄수 같은 복장은 아니었는데 ... 그리고 이렇게 갇혀있으면 밖으로 나오는게 가능한건가? 나는 좀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다 이 문이 시공을 얽어놨다는 것을 떠올렸고 그렇다는 것은 과거의 어느 순간을 내가 경험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 연구원 ... "
연구원이라는 말이 나오자 나는 이곳이 연구소의 산하시설이라는 사실까진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은 알 수가 없었기에 연구원들을 좀 더 관찰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