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내가 너에게 뭘 하든 전부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내가 너에게 가진 감정조차 전부 너한테는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나는 너한테....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이 될테니까. situplay>1597038191>1 히다이 유우가 situplay>1597038191>2 메이사 프로키온 situplay>1597038191>589 이누키 시로 situplay>1597048240>874 미스미 에리카 situplay>1597038191> situplay>1597039238> situplay>1597041174> situplay>1597044204> situplay>1597046156> situplay>1597046776> situplay>1597047117> situplay>1597047643> situplay>1597048240> situplay>1597049307> situplay>1597049845>
아............................................................................................................................하....................................괜찮..........괜찮습니다 비록 그냥 좀...약간 뭐냐...음... 허망해졌지만..진짜괜찮아요 괜찮아요
...........사실 저 그 사진의 원본을 찾으려고 했는데 지금 도저히 안 찾아져서 피눈물 흘리고 있던 참이었는데 언젠가 메이사로 볼 날이 오겠죠(그리고 안 옴) 하하하하.............. 메이사 동그랑땡으로 만들어버리고 싶네요 후후...후후후후....하하하하....하하...체인소맨봐주세요그리고첸소맨에유를...아닙니다....... 약간 지금 너무행복해서머리가자꾸하하하하
그거...그거라구요 그거..히히..........🫠 아니 저는...........어지간하면 다 괜찮아요 진짜로...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저희는 야생의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보던 세대니까요 내성이 높습니다... 물론 메이사가 갑자기 뱃살 두둑한 아저씨랑 디즈니랜드가서 웨~이 하면 나도 디즈니랜드 가고 싶어서 피눈물이 흐르겠지만 괜찮아요... 그것대로 즐거우니까...브이로그 같은 거지.......
기어코 시니어 시즌에도 열렸다. 츠나센의 명물. 중간고사가 끝나고 독이 잔뜩 오른 말딸들이 그 독기를 아낌없이 내보이는 마츠리 전전야 체육제가.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해내지 못한 녀석들 모두가 이 체육제에서 온천여행권을 따 갈 셈으로 체육복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리고 그건 시니어 D반의 어느 말딸도 다를 바 없었다.
"온천이야 그냥 가면 되지 않아 메이사?"
물론 공짜는 좋다. 공짜는 좋지만. 저번 온천에서도 위험했던 게 사실이기에, 나는 메이사와 나 둘을 부모님의 개입 없는 단칸방에 놓고 싶지 않았다. 저번에도 자는 척으로 겨우 회피했지만 이번에는 진짜 뭘 당할 수도 있다(...) 라는 위기감이 스멀거렸다.
"그... 일단 나가기로 했으니까 안내는 해줄게. 첫번째로―"
반대항 경기, 박 터트리기. 담임의 고간을 노리고 콩 팥을 던진다던가, 담임의 배를 갈라서 그 콩팥을 던진다던가 하는 놀이가 절대 아니다. 하나당 5kg 하는 콩과 팥(이라고 쓰고 모래주머니라고 읽는다)을 던져 7m 상공에 있는 뒤주를 깨는 경기다. 뒤주에는 당연히...
"우..우아아. 살려줘."
...위커맨처럼 뒤주에 갇힌 내가 있다. 담임을 힘을 합쳐 무사히 받아내는 것까지 협력해야한다고! 좀 더 흉악해지지 않았냐고? 에이 착각이야 착각. ...아무도 안 받아주면 어쩌냐고? ......그런 일은 벌어지지 말아야겠지... 물론 여기저기 보호장구를 착용하고는 있지만.
비장하게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를 돌리고 다리 스트레칭을 하며 준비운동을 한다. 동작과 표정을 보면 누구 하나 담그러(...) 가는 것 같지만, 사실 그냥 박 터트리기를 할 뿐이다. 콩과 팥이라는, 오해하기 쉬운 이름이 붙은 모래주머니(5kg) 몇 개를 들고서, 상공에 매달린 뒤주를 본다. 각각의 뒤주 안에는 각 반의 담임이 들어있다. 뭔가 이렇게 말하니 이상한 느낌인데... 아무튼.
...근데 원래 체육제가 이런 흉흉한 느낌이었나... 하지만 뭐어, 클래식 시즌이 지나자 다들 어쩐지 좀 살벌?해진 느낌이기도 하고.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아무튼 이제 곧 시작이니, 잡생각은 금지다 금지. 손에 든 모래주머니를 가볍게 위로 던졌다가 받고, 목표물인 뒤주를 본다. 음.... 저기를 노리는 게 나은가, 아니면 좀 더 옆... 이렇게 던지나... 잠시 가늠하다가 힘차게 모래주머니를 던진다.
"가라!! 전부 박살내버려!!!"
유우가를 박살내는 게 아니라, 뒤주만 박살내려는 거니까.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오해할 정도로 살벌했다.
무릎을 꼭 끌어안고 울부짖지만 그 비명은 포탄 터지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이 경기가 이루어지는 곳은 츠나센에서 가장 큰 더트 중거리 트랙 위. 관중들은 관중석에서 레이스 보듯이 멀찍이 즐기고 있으니까. 여기에 참여하기로 한 10명의 아이들을 제외하면, 다들 포카리를 건배하며 이 촌극을 관람하고 있을 거다.
거의 반파되다시피한 뒤주와, 뒤주와 나를 매달아놓은 철제 케이블을 꼭 잡고 버티면 스탭들이 와서 나를 조심스레 내려준다. 뒤주는 이미 한계에 가까웠던 듯, 바닥에 닿자마자 폭삭 스러졌다. 그리고 내 머리 위를 꽁 때리는 목재 하나.
"으... 으으으... 이젠... 이젠 싫어 이런 거..."
하지만 히토미미 어른을 제물로 바치자 분위기는 후끈해졌다. 온갖 환호성이 쏟아진다. 무기력한 나는 메이사에게 부축을 받아 그대로 실려나갔다.
"닷, 다다 다흠, 다음은..."
말딸의 말딸에 의한 우마피구.
반 대항으로 이루어지는 이 피구는 죽어서 나가는 쪽이 없다. 그저 10분 동안, 주어진 2개의 공을 독점해 상대편을 줄창 패는 것이 목적. 물론 공은 설거지할 때 쓰는 스폰지보다 야들야들한 녀석이지만 말딸들이라면 그거로 코피를 내는 것도 가능하겠지.
안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근데 진짜 아깝다. 조금만 더 했으면 완전히 부쉈을텐데. 아 유우가 말고 뒤주를. 뭐 일단 분위기는 달아올랐으니 괜찮은가~ 유우가를 부축해서 데리고 나간 뒤, 다음 경기에 마저 참가하기로 했다. 다음은 우마피구. 피구라고 하지만 사실상 공으로 서로를 두들겨패는 그야말로 야만과 낭만의 경기다. 그래도 평소 체육시간에 쓰던 공이 아니라 특수제작한 스폰지 공을 사용해서 사상자가 나올 일은 없다. .....아마도.
- 공이 너무 말랑한데? - 이러면 패는 맛이 덜한데... 씁 - 덜 다치니까 여러번 패도 되겠네!
여기저기서 조금 무서운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뭐어, 다들 혈기왕성할 때고. 조금 흥분해서 그런 거겠지. 무엇보다 이 장소의 열기가 그렇게 만들고 있기도 하고. 기묘한 고양감에 나도 꼬리가 조금 바르르 떨린다.
"그럼..... 가즈아!!!!"
정정. 조금이 아니라 무진장 바르르 떨렸다. 부르르르 떨리는 꼬리와 함께, 신나게 공을 던지고 받고 맞는 광란의 축제 속으로 뛰어들었다.
마치 코인 풀매수한 청년처럼 외치는 메이사를 보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만류를 하려 했지만... 물론, 부욱 하고 공기 찢는 소리를 내며 던져지는 공을 보고 식겁을 집어먹었다. 이거 우마무스메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못 견뎌... 나약한 히또미미는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어야지.
그렇게 관중석에 들어서자 보이는 것.
- 신났잖아 꼬맹이.
토네이도 대쉬, 메이사의 라이벌이랄까 연적이랄까 원수랄까 숙적같은 그 녀석이 상대 반에 있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대진표가 애프터 A반이랑 붙어서 다들 식겁했었지.
그래봬도 시니어 녀석들보다 1년 더 트레이닝한 강호들이다. 메이사, 너무 맞지는 말라고... 응?
뻑. 팍. 퉁빠박. 뭐 그런 험악한 소리가 나고, 메이사도 만만찮게 맞긴 했지만 그보다도 더 강하게 상대편을 죽이기 시작했다.
아니 오히려 뭐랄까, 레이스 때보다 더 신난 거 같은...?
빠각.
결국 메이사가 던진 공이 토네이도의 코를 짓눌렀다. 나도 숨을 삼켰다.
멧, 메 메 메메메메이사 기어코 저질러버렸구나아아아아악 담임한테 도게자 박아야겠다학
하지만 토네이도는 얼굴에 처박힌 그대로 텁, 하고 공을 잡고선. 파워 A+의 저력을 똑똑히 보여주는 반격을 날렸다.
메이사의 명치에 직격.
'히에에에에에에엑―!!!!!!!'
돌려줘. 나의 와구와구더비라던가 지붕뛰기 레이스라던가 그런 거 돌려줘. 우마피구 이제 싫어어어 A반 담임의 얼굴도 내 얼굴도 새파랗게 질려버려서 서로를 바라봤지만 그런다고 시간이 더 줄진 않았고.
D반, 승리.
"얘들아... 제발... 적당히해...온천을 죽어서 갈 수는 없잖니 마 니들 진짜 목숨걸었나! 어!"
아~ 짜증나는 녀석이 나왔구만. 뭐, 대진표를 봤을 때부터 느낌이 왔지만. 마치 지금 이 자리가 우리 둘의 결판을 위한 장소라는 느낌마저 든다. 흥분으로 가득찬 꼬리를 두어번 휘젓고, 그대로 공을 던졌다. 토네이도의 얼굴에 정확하게 박혀들어간 공. 아, 아깝다. 이게 진짜 배구공이었으면 저 얼굴을 그대로 짓이길 수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게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건지, 토네이도는 그 공을 그대로 나한테 돌려준다. 정확하게는 내 명치로.
"—큭... 제법인데..."
그렇게 툭 내뱉은 후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공이 오가면서 쐐액 바람을 가르는 소리라던가, 서로의 몸에 공이 맞아서 나는 뻑 팍 퉁빠박 쾅 하는 소리만이 트랙을 가득 채울 뿐이었다.
그리고 승리를 거머쥔 것은 우리 D반이었다. 여기저기 쓰러져있는 A반의 시체(살아있다) 사이에서 포효하듯, 공을 쥔 손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이겼다——!!!"
하지만 돌아온 건 칭찬이나 격려가 아닌 곡소리였다. 어째서지....
"유우가, 아직도 모르겠어? 이제 온천은 중요하지 않아." "꼴도 보기 싫은 놈들을 박살낸다... 그게 이 체육제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물론 아니지만. 학원장이 들었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 말이겠지만. 하지만 보라고? 이미 다들 온천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죽인다...' '햣하!!!' '말딸은 죽이고 히또미미는 납치해라' 같은 살벌한 말을 중얼거리고 있다고?? 하지만 분명 다들 지치고 배고파서 좀 과격해진 거겠지. 마침 점심시간이니, 밥을 먹고나면 식곤증으로 다들 좀 얌전해질 수도 있다. ....아마도.
"하아. 지쳤다아... 배고파아~ 유우가아~ 도시락은???"
맡겨두기라도 한 것처럼 당연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하지. 유우가는 나만의 또레나잖아? 그래서 당당하게, 펴진 돗자리 위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유우가를 향해 말했다. 빨리 도시락~ 나 배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