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내가 너에게 뭘 하든 전부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내가 너에게 가진 감정조차 전부 너한테는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나는 너한테....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이 될테니까. situplay>1597038191>1 히다이 유우가 situplay>1597038191>2 메이사 프로키온 situplay>1597038191>589 이누키 시로 situplay>1597048240>874 미스미 에리카 situplay>1597038191> situplay>1597039238> situplay>1597041174> situplay>1597044204> situplay>1597046156> situplay>1597046776> situplay>1597047117> situplay>1597047643> situplay>1597048240> situplay>1597049307> situplay>1597049845>
추석 연휴 때... 쉴 수 있으려나요..🫠 작년이나 올해나 추석을 제대로 못 쇠는 게 너무 아쉽군요... 추석 맞이 한복입은 히메이를 그려서 만족해야겠어요 히히 앗 말하고 보니 칠월칠석 견우성 직녀성 히메이도 보고싶은wwwwwwww 보고싶은 게 너무너무 많아요.. 이번 가을 겨울도 불초하지만 사리사욕 잘 채워봐요 저희.... 🫠 저희의 사리사욕을 채워줄 수 있는 건 저희 뿐이니까요
>>32 히히wwwwwwwwwww 사바캔에서 흙투성이 멧쨔 끌어안고 빙빙 돌고 츄츄 잔뜩하고 같이 흙투성이가 되는 거 보고싶은wwwwwwww 예쁜 승부복으로 갈아입고 위닝라이브도 추자고...
라고 했다가 푸파쨩이랑 사키쨩의 라이브 실력이 처참해서 결속또레나들이 특훈연습해서 라이브는 이렇게 하는 거다!! 라고 보여주는 에피소드를 떠올려버렸네요 있을 법해 이거..
헐 칠월칠석 히메이라니 이런 좋은 소재를 잊고있었다니이이이 최고입니다..🤭 추석맞이 한복 히메이도 꼭 그려야겠어요 히히... 벌써 스티커 소재도 나와버린wwww 히히.. 가을에도 겨울에도 다시 찾아올 봄에도 열심히 사리사욕 채우겠습니다😏 화이팅이에요
멧쨔가 제일 열심히 하겠네요🤭 이와시때 17점이었나..🫠그런 경험이 있었으니까😏 사바캔 1착 라이브도 했었구 히히... 처음엔 그냥 😾💦너무 오래 전이라 잊어버렸는데에... 하고 마지못해서 시범보이다가 몰입해서 열심히 우마뾰이 추는 멧쨔 보고욌다구요😏 마지막 마무리 포즈까지 활짝 웃으면서 했다가 뒤늦게 크흠!흠! 아 아니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된다구😾 알겠어??😾 하고 부끄러워하는 것도..히히...히히힉....
공부만 하고 운동을 안 해서 어쩌다보니...🫠 트레이닝 스타일도 접이식 의자같은 거 마련해서 결승선에서 지켜보는 타입일 거 같아요 지능트레이너랄까 🤔 유우가는 굳이 분류하자면 스피드/근성쪽일 거 같네요 도주/대도주마 특화라는 느낌 하지만 메이사라는 추입마를 맡아버리게 됐겠지 히히히...😏 왕코쨩은... 그냥 트레이닝이 아직 허접임 G3 3착한 D급 말딸을 육성하는 정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유우가의 춤은 무릎을 사려서도 있지만 그냥 웨이브가 안됨(...) 쪽일 거라고 생각하는wwwww 박자 맞춰서 몸짓은 잘 구사하는데 뭔가 목각인형같은 느낌을 없앨 수 없는 그런 거 아닐까요 히히...🫠 애초에 미소녀 몸에 맞춘 춤을 추니까 시꺼먼 아저씨는 이상한 게 당연하다구
오호.. 에리쨔는 지능또레나🤔 유우가는 어쩌다보니 정반대인 멧쨔를 만났군요😏 하지만 저... 멧쨔는 의외로 도주 적성 B라고 생각해요🤔 단지 압박감 때문에 추입으로 빠진 것 뿐이니까.... 그래서 육성 중에 도주 각질로 G2 이상 레이스에서 7회 우승하면 대도주 스킬을 얻지 않으려나🤔하는 망상도 살짝 있었던... 왕코쨩은 좀 더 노력하도록... 하지만 막 말딸을 시작했을 때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귀엽네요 히히...
그리고 띠부씰 파일 잘 받았습니다 😌 히히... 못 본 메이사들도 잔뜩 봐서 행복하네요 이거...🤤
대도주 메이사 🤔....!!!!! 하긴 도주적성 B인 거 바로 납득가요... 멧쨔는 유우가한테도 도주했잖아... 인자 잘받으면 도주 S도 가능이라고 멧쨔 부히히... 유우가는 최근 트레이너 시험 이벤트에서 더트 우 마일 양 중거리 우 단거리 가 장거리 양을 받았다고 합니다... 딱 더트 특화 중견 트레이너라는 느낌이네요 🤔 멧쨔는 어떤 성적 받았을지 궁금한www
멧쨔도 은근 고집이 있는 편이니까🤔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끙끙거리지 않을까요🙄 레이스 한 번 뛰어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그땐 😿이거 좀 도와줘... 하고 내밀 것 같아요😏
칠월칠석하면 역시 그거 있어야 하거든요 조릿대에 소원 적은 탄자쿠 달기😏 멧쨔는 분명 한참 고민하고 적었다 지웠다 하다가 [유우가랑 예전처럼 지낼 수 있길]하고 적은 걸 달려다가 😿역시... 안되겠지... 하고 새로 [좋은 트레이너가 될 수 있기를]하고 적어서 달고 올 것 같아요 그러다가 게다가 끊어져서 유우가가 업어주면 멋쩍고 부끄러워하면서 아까 안 달고 가져온, 먼저 적었던 탄자쿠를 유우가 몰래 손 안에서 꽉 쥐는 거겠죠🫠
>>43 저 이거 좋아요...🤤 동거지아의 완전 커여운 모멘트인www 유우가는 [메이사랑 화해할 수 있길] 이라고 적고 메이사가 못 보게 엄청 위에다 묶어뒀을 거 같아요wwww 그리고 게다가 끊긴 멧쨔를 업고 오면서 😏 어휴~ 손 많이 간다 손 많이 가~ 하고 장난핀잔 주면서 소소하게 행복해할 거 같단 말이죠
얼굴 마주 보지 않은 상태에서만 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도 나눠야만wwww 히히... 이래놓고서 메이사 업은 거 내려놨을 때 업혀있느라 완전 흐트러진 거 보고는 둘다 😳 멧쨔 어색해지는 것도 보고싶어요 오늘 아침은 이거다..
으히히... 업혀가면서 핀잔 들으면 꼬리 휙 휘둘러서 유우가 손 괜히 찰싹 때리는 것도 하고😏 😼...츠나지에서도 이런 일 있었던 거 같은데.. 하고 추억 얘기도 꺼내보고🤭 그러다가 집 다 와서 내려주면 옷 잔뜩 흐트러져있어서 🙀!!!뺫!!하고 새빨개지면서 후다닥 가리는 것도 해야만...😋
그리고 멧쨔가 구겨둔 탄자쿠는 취중진담 이후에 유우가가 발견했으면 좋겠네요😏 멧쨔.. 분명 못 버리고 집까지 들고 왔을테니깐....
이히히🤭 나중에 멧쨔가 떠나고나서 뒤늦게 순산기원 부적이라는걸 알아채고 🥺하는 유우가를 상상했어요 최고네요.....
그리고 교통안전 부적을 사지 않은 업보로 이동할때 기차가 지연되거나🫠 길이 막히거나 자전거랑 가볍게 접촉사고(?)나거나 하는 멧쨔의 개그파트도 상상했고요 🤔뭔가 유우가가 츠나지 가서 아카미노카미 오오토로누시님께 😔멧쨔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고 빌면 그때마다 자잘한 사고나 지연이 일어나서 멧쨔의 이동이 막히는 거였다던가🙄 그런 상상도....
그리고 유우가는 왕코쨩의 눈이 멧쨔의 붑에 잠깐 들렀다 가는 걸 똑똑히 봤겠죠 😏 멧쨔가 하도 갠차나 갠차나😸 유우가보다 착한 애라구? 해서 조금은 🤔 (오카마나 게이 같은 건가...) 했지만 확신의 이성애자관상이라서 🙄 (이 십새가..) 했을 거 같아요wwwww 그리고 멧쨔 너 얼마나 눈치 없는 건데라고 속으로 길길이 화낼지도www
히히... 유우가는 또 금방 새빨개지고 티가 나는 편이니까ww 😏 쉬었다 갔던 에피소드 이후로 엄청 의식할 거 같고요wwwww 왕코쨩 마중나갈 때 즈음이면 옷장에 들어가도 보고 유우가랑 개인정비시간에 대한 약속도 하고 😏 개인 정비를 위해 종종 외박도 할 즈음이니까 바로바로 눈치챌 거란 게 멧쨔 좋은wwww 이힉히..
하하 혈당... 저도 요즘 습격을 자주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말딸 플랭크를 시작했어요 말딸들이 레이스 1배속으로 뛰는 동안 저는 플랭크를 하는 겁니다 그것이 아리마기념이더라도 국화상이더라도.........효과 좋더라구요 🙄 매 육성 때마다 그러고 있으니까... 뭔가 염원이 담기기라도 하는 건지 Ug랭도 종종 뜨고요 😌
내가 레이스를 그만두고, 레이스로는 더 이상 갈 수 없게된 중앙으로 가기 위해 트레이너 라이센스를 준비하던 때, 그때 같이 라이센스를 준비하던 애가 있었다. 이름은.... ....뭐였더라. 왕코쨩이라는 별명은 기억나는데. 뭔가 졸졸 따라다니고 같이 공부하고 그랬던 것도 기억나고. 그 당시엔 여러모로 병들어 있어서(물론 지금도 그렇긴 한데) 제대로 웃지도 않고 대답도 잘 안했던지라 금방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끝까지 같이 공부해서 놀랐었지. 제일 놀란 건 나만 합격하고 왕코쨩은 불합격 했었다는 거지만. 그대로 츠나지를 떠난 다음엔 따로 연락도 잘 안하고, 그냥 잊어버린 채로 살고 있었다. 사실 왕코쨩을 기억해내기엔 그럴 여유가 없었다는 쪽에 가까울 것 같다. 이런저런 일이 많았으니까. 유우가랑 다시 만나고, 같이 살게 되고.... ...조금 안 좋은 일도 겪고.
그런데 며칠 전에, 그렇게 잊고 살았던 왕코쨩이 우마톡을 보냈다. 중앙 라이센스를 따서 중앙 트레센으로 올 예정이라고. 뭐랄까, 잊고 지냈던 사람의 소식이 닿으니 반갑기도 했고, 내 후배로 들어온다길래 조금 더 반갑기도 했다. 그래서 모처럼이니까 마중을 나가야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거다. 동향 사람이고, 같이 공부도 했고, 후배로 들어오는 애니까 좀 잘 챙겨줘야겠다 싶어서.
다만, 지금 좀 마음에 걸리는 건.... 슬쩍 옆에 따라붙은 유우가를 보고, 작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근데 진짜 따라오는 거야...?" "유우가는 왕코쨩 잘 모르잖아...."
유우가가 중앙으로 가버린 다음에야 알게 된 사이라서, 유우가는 왕코쨩을 모르지. 왕코쨩은... 조금 알지도. 내가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혼자 마중 나가려고 했는데, 나가기 전에 유우가랑 잠깐 얘기하다보니—
- 꽤나 친했나보네? 마중도 나가고 "응~ 누나누나하고 잘 따르던 애였어~" - ...누나? "아 말 안했었나? 왕코쨩 남자애니까~" - ......................
—이러고 나서 갑자기 자기도 가겠다며 막무가내로 따라왔다. 아니 뭐냐구 갑자기. 그냥 집에 있어도 된다고 했는데 자기가 꼭 가야겠다고 하도 고집을 부려서 결국 같이 역까지 오게 됐다. 왕코쨩이 탄 기차가 도착하기까진 조금 시간이 있어서, 역사 안에 있는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중이다.
"왕코쨩 옷은 잘 챙겨왔으려나. 츠나지랑 달라서 꽤 더운데..."
이쯤부터 확 선선해지는 츠나지와 다르게, 도쿄는 여전히 끈적거리는 습기와 후끈한 공기가 가득했다. 최대한 얇게 입었는데도 이렇게 덥다니 죽는다고 진짜... 손부채질을 멈출 수가 없네...
나한테 늘 마음에 걸리던 게 있었다. 츠나지 때랑 달리 여기는 도쿄, 내가 연수를 갔다오거나 해서 자리를 비울 때 메이사는 정말로 덩그러니 혼자 있게 된다. 수련회라던가 그런 건 내가 모든 방법을 다 써서 메이사를 데려갔지만, 세상이 그렇게 내 편의만을 봐주진 않는다.
게다가 메이사는 멘헤라이기까지 하니까. 그동안은 이 말을 붙여야 하는 걸까 고민했지만, 생일 부로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메이사는 멘헤라고, 머리가 아프다. 정신머리도 많이 아프다.
그래서 난 메이사를 도쿄에 혼자 두는 게 정말이지 마음이 불편해서 늘 걱정이었다. 나 없는 동안 식사는 잘 할까, 아프면 어떻게 하나, 혹여나 갑자기 멘헤라가 도지기라도 하면―
그런 불안감에, 메이사가 츠나지에서 새로 사귀었다는 아는 동생 이야기를 할 때 기껍게 받아들인 거다. 아, 그 친구라도 있으면 훨씬 낫지. 우리 인근에 살게 되면 좋겠다. 종종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사례하고 도움을 구할 수도 있고. 내가 어디 갈 땐 집 열쇠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겠다. 좋아, 마중갈 때 같이 가서 좋은 인상을 만들어볼까나. 우마뾰이전설을 흥얼거리며 셔츠에 페브리즈를 뿌리고 있을 때.
- 아 말 안 했었나? 왕코쨩 남자애니까~
흥얼거리던 콧노래가 끊겼다. ...누나? 남자애? 하? 아는 동생? 인데 남자야? 내 경험상 아는 누나들은 죄다 아는 남자 동생을 잡아먹었다고. 불순해질 수밖에 없는 관계잖아. 그 새끼도 저 무지막지한 흉부에 이끌렸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누나를 잡아먹을 생각 뿐이겠지.
뭔가 심기가 불편했지만 애써 감추며 "그럼 더더욱이 가야겠네."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메이사는 내심 안 내킨다는 듯이, 둘의 만남에 외부인이 끼어드는 게 싫다는 것마냥 약간 사양해서.
"아니, 무조건 갈래."
하고 따라왔다. 예정 도착 시간보다 한 15분 일찍 와버려서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데, 역사 내도 만만찮게 더웠다. 도쿄의 여름은 정말이지 최악이야. 셔츠 괜히 입고 왔네, 나도 메이사처럼 민소매만 입을 걸 그랬나. 생각하며 무심코 내려다봤다.
땀이 스며나와 여름 햇볕에 번들거리는 피부와, 맞닿은 골짜기에 송글송글 맺힌 땀. 그리고 그걸 겨우내 받아내고 있는 땀에 젖은 나시. 흉곽에 달라붙는 천은 이미 흉부 아래의 땀으로 젖어 축축해보였다.
"..."
난, 난 맨날 보는 거라고? 새삼 이런 거 가지고 동요하는 그런 허접이 아니니까. 물론 자꾸 눈길이 가긴 하지만 나는 뭐어 자고 일어나면 맨날 보이는 광경이라고? 하하하. 하하하하. 나 완전 동요 안 했다고.
갑자기 입고 있던 셔츠를 벗더니 나한테 내미는 유우가. 말이 좋아서 내미는 거지 거의 입혀버릴 기세였다. 아니, 갑자기!? 그리고 지금 무지 덥다고 어필한 거 안 보여?? 아까부터 손부채질도 엄청하고 있는데?? 맨날 걸치던 가디건도 놓고 나올 정도로 덥다고 지금?
"뭐야 그게? 갑자기 시비거는 거야? 더우니까 어쩔 수 없잖아!" "으..... 덥다구우.. 유우가아... 이거 꼭 입어야해???"
닦달하는 듯한 시선에 조금 쭈그러들며 일단 소매에 팔을 꿰어본다. ...우왓, 그냥 팔만 넣었는데도 엄청 덥다고!! 순식간에 체감온도가 확 올라간다니까!? 호들갑을 떨면서 셔츠와 유우가를 번갈아 본다. 하지만 유우가의 눈은 변함없이 셔츠 입기를 강요하고 있었다. 크윽.... 진짜 뭔데...
"....진짜아. 갑자기 뭐냐고.... ....새것도 아니고 그새 땀냄새도 밴 걸..."
입이 댓발은 튀어나온 채로 마지못해 셔츠를 입는다. 하지만 뭐, 제대로 입어준다고는 한마디도 안 했거든요~ 평소에 가디건을 걸치듯 대강 팔에 걸치고,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결국 가리는 부분은 최소화시키는 느낌이 되었다. 하지만.. 어쨌든 입긴 입었지? 그리고 제대로 단추까지 채워서 입기엔 인간적으로 오늘은 너무 덥다고.
"자. 이제 됐지? 하여간 고집은."
바득바득 따라와선 더워 죽겠는데 셔츠도 입히고, 대체 뭘하고 싶은 건지.... 벤치에 등을 푹 기대다가, 우마톡이 울려서 핸드폰을 본다. 아, 왕코쨩이네.
"—도착했대. 역사로 나온다니까 이제 곧 오겠는데."
어디지? 어디? 하고 일어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 두리번거리..면.... .....왕코쨩 어떻게 생겼더라.... 생각해보니 꽤 예전이라 지금은 좀 바뀐 모습일지도 모르고, 얼굴도 잘 기억이 안 나서 봐도 모르겠네. 그냥 다시 벤치에 앉았다.
지금 무척 덥긴 하다. 입히는 게 인권 침해라는 건 안다, 가뜩이나 몸이 우리보다 더운 우마무스메한테라면 쥐약이기도 해서 뭔가 구실이 없다. 입히고는 싶은데. 아니, 입혀야만 하지.
어쩐다, 고민하다가...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 하긴 그거밖에 답이 없긴 하다.
"흉터."
내 왼 손목을 톡톡 쳐보였다. 내 손에는 시계밖에 없지만 메이사 손목은 다르다. 큼지막한 게 하나 있지. 나도 볼 때마다 양심이 저려서 눈을 못 마주치겠는 게. 애도 참 한 번 긋는 거 시원하게도 긋는다. 자잘하게 여러 번 긋는 건 보겠는데 이건 진짜 죽겠다 싶을 정도로 커서 도저히 못 보겠다. 내 손목을 그렇게 툭툭 치고 나서 고개를 돌렸다.
"...동생한테 보여주고 싶지는 않을 거잖아. 보여준다고 하면 말리진 않겠지만... 걔가 얼마나 걱정하겠어."
그러고보면 그날 병실에서 메이사랑 약속했었지, 이 이야기는 나중에 준비가 되면 하자고. 난 아직도 안 된 거 같다. 평소에 애써 의식하지 않던 걸 말로 꺼내고 나니까 입안이 썼다.
다행이도, 메이사는 내가 더 설득할 필요 없이 셔츠를 입어줬다. 역사의 어렴풋한 냉방이 듣는 거 같기도 했고.
그렇게 머리를 한 차례 가라앉히고 나니까 드는 생각이 있었다. 메이사가 그렇게 괜찮아 괜찮아~ 착하고 순한 애야~😸 라고 하는데 내가 걱정할 건 없지 않을까. 메이사는 사람을 무척이나 가리는 편이니까 그런 선을 잘 지킬 가능성도 있다. ...물론, 요즘의 메이사는 멘헤라라서 좀 다르긴 한데. 그래도.
어쩌면 게이라던가 오카마라서, 메이사가 좀 더 호모소셜적인 동질감을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근거없는 안심감이 이해가 가지. 남의 성정체성을 그렇게 밝히는 것도 무례랬고...(미스미가 그랬다.)
하지만,
- 어! 메이사 누나!!
서슴없이 메이사의 이름을 부르는 쾌활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거기엔, 손을 붕붕 흔드는 활기찬 남자... 애새끼가 있었다. 통 넓은 바지에 반팔, 멋을 잔뜩 부린 빈티지풍 캡모자로 금발 펌헤어를 덮고 목에는 헤드셋을 낀 겉멋 든 애새끼가.
그리고 봤다. 뿔테 안경 너머의 갈색 눈이 슬쩍 메이사의 가슴을 훑었다가 애써 시선을 캐리어로 꽂는 걸. 그러고서도 흘끔거리는 걸.
이 녀석, 메이사를 좋아한다. 본능이 바로 견적을 내줬다. 그리고 본능이 경박하게 일러준 말에 의하면, 메이사의 스타일을 좋아하면서도 먼저 손댈 객기는 없어서 옆에서 흘끔흘끔 골짜기를 훔쳐보는 거로 만족하는 핏덩이에 불과하다고.
괜찮다고 한 이유는 알겠다. 메이사의 한 발짝 뒤에서 따라붙자, 소년은 그제야 날 의식한 건지 우리 둘을 번갈아봤다. 조금은 불길한 눈빛이었다.
"아, 저 말이죠."
실실 웃었다.
"저는 메이사의―"
친구? 유사 아빠? 원수? 쓰레기? 뭐라고 말해야 하지. 머리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내 쓰레기같은 본능이 능청맞게 이미 말을 던지고 있었다. 그것도 무지 크리티컬한 거로.
그치, 우리 관계를 말하려면 이거밖에 적확한 게 없지. 메이사의 머리를 헤집다시피 쓰다듬었다. 귀가 손가락 사이에서 이리저리 흔들렸다.
"담당 트레이너였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뭐어 보호자랄까, 그런 신분이네요."
"트레센에서 일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트레센에서 팀 블랙을 지도하고 있는 트레이너니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메이사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그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듯이.
"잘 지내봐요."
내 손을 떨떠름하게 잡고 한 번 흔든다. 그리고 고개를 든 소년의 눈빛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뭐랄까. 그렇네. 날 연적으로 확실히 인지하고선 한껏 경계를 하는 낌새였다.
그랬지. 중앙에 와서 생긴 손목의 흉터. 제법 크고 진하게 남았고, 흐린 날이면 조금 욱신거리기도 하는 그거. 완벽하게 반박할 수 없게 됐다. 댓발 튀어나왔던 입도 조금은 들어갔다. 투덜거리는 것도 그만뒀고. ....할 말이 없어져서 말이지. 괜히 흉터 얘기가 나와서 그런가, 유우가도 조용히 생각에 잠긴 것 같았다. 나는... 나도 딱히 생각할 건 없지만 그냥 생각에 잠긴 척 팔짱을 끼고 있었고. 그러다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귀가 쫑긋 섰다. 오, 왔나보네.
"아, 왕코쨩! 오랜만~"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하면, 캐리어를 끌고 오며 손을 흔드는 왕코쨩이 보였다. 어라, 왕코쨩 저런 머리였던가...? ...사실 잘 기억 안 나니까 뭐, 아무래도 좋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긴 하네. 나도 손을 흔들면서 다가간다.
"얼마만이지 이게, 참, 라이센스 딴 거 축하해. 아 그리고 이쪽은—" "—아훗, 뭐, 뭐야 그게에."
왕코쨩한테 소개해주기도 전에, 어느새 뒤로 다가온 유우가가 내 머리칼을 마구 헤집는다. 아니이 뭐하는 거야~ 그리고 그 말은 뭐야. 사실이긴 하지만. 이리저리 휩쓸리는 귀를 파다닥 털어내고, 손이 떨어진 뒤에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
"이쪽은 그... 내 예전 트레이너. 히다이 트레이너야." "그리고 이쪽은 나랑 같이 라이센스 공부했던 왕코쨩... ....이누키 군."
이누키라는 것까진 생각났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 나서. 결국 이누키 군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나저나 서로 악수도 하고 뭔진 모르겠지만 눈빛 교환까지 끝난 모양이네.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츠나지에 있었던 사람들끼리 잘 지내보자고~" "맞다, 왕코쨩 집은 어떻게 했어? 사숙 신청? 아니면 자취?"
나는 그런 거 생각없이 올라왔다가 유우가한테 얹혀사는 중이지만. 아니 사숙 신청은 해놓긴 했었는데 완전 잊고 있었다가 얼마 전에 확인해보니까 당연히 떨어져 있었고(...) 그래서 그냥 없었던 일로 치는 중이다. 하지만 왕코쨩은.. 후배는 잘 챙겨줘야지. 그게 선배니까. 어쩐지 그런 사명감에 젖어(?) 왕코를 보며 물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