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제 멋대로 적어놓긴햇습니다만...... 소민이도 3학년이고 동아리 부장이고 게다가 프로그램 진행자고 하니까 무조건 소민이에 대해선 알고있겠지 싶고... 그래서 완전초면!!!!! 보단 조금 더 편하게 대할 것 같기는 해요 참고만 해 주시구 편하실 때 이어주시기 >:3~~~~ 그리고 캡틴의 핸드폰 잘.. 고쳐졌기를🥺
약간 매운 맛을 시키는 것을 보고 지나가 물었다. 엄청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 않던가. 물론 자신은 어떤 맵기든 상관 없었지만!
"그렇지이. 아무리 열심히 하고 잘 한다고 해서 모든 게 다 잘 풀리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 되게 멋있다."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지 않는가. 아니면 완벽한 길을 걸어온 것 같은 찬에게도 운이 좋지 않아 힘들었던 때가 있었을까? 지나는 잠깐 호랑을 떠올렸다가 이어 말했다. "그래도 노력은 분명 배신하지 않을거야. 운이 안 따라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물론 지나는 이럴 말을 할 만한 자격이 되진 않는다. 왜냐면 노력 없이 한량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엄청 부럽잖아?" 눈을 동그랗게 뜬다. "찬이 부럽다아." 히히 웃는다.
"나도 최근에 용돈 받았으니까!"
별것 아닌 것에 으쓱한다. 그래도 집에서 용돈을 넉넉하게 주니까. 나름 외동딸이기 때문일까? 집안의 사랑을 양껏 받고 있다. 기숙사 생활 하는 것을 부모님이 서운하게 생각할 정도로.
"정말?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이게 울렁거리는 거면 자신은 이미 멀미를 하고 있는 것일테다.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웃겼다. 지나는 찬이 귓가에 소근대자 간지러운 듯 웃었다. 엄살같은 찬의 말에 조금 긴장이 풀린 모양.
드르륵, 하며 경쾌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 까르르 웃으며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는 소리. 부드러이 웃으며 유소민은 내부에 발을 딛는다. 설마설마했는데 제비뽑기 결과가 그렇게 나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늘은 유감스럽게도 유소민과 남현우를 점지어 주셨고 그 결과가 이것이다. 아, 이미 도착해있는 상태인 저 낯빛 보라지...... 영락없는 [ 원흉 ] 을 보는 눈빛이다. 입꼬리를 올리며 재킷 주머니에 휴대폰을 도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어깨를 으쓱이며 하는 소리가, 바로 이것이다.
"아아~ 방송실에서만 주구장창 있고 싶었는데, 아쉬워라~! " 하고 몸을 배배 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모습이 참 주먹이 울 것 같다. 신발장에 올려진 카드. 이미 올려져 있는 카드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다시금 유소민에게서 미소가 터져나왔다. 그렇지, 연애프로그램에서 커플 미션이 빠지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첫 주의 미션은 그나마 [ 쉬운 ] 것으로 정해 두었답니다. " 마치 기다렸다는 듯 보란듯이 유소민에게서 설명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설명충의 재능이란 것일까. 아, 머리가 아플 것 같은 설명들이다......
>>786 @진아주 양아치 패는 양아치는 착한 양아치 인정합니다(?) 오잉 왜 큰지나 작은진아지? 키는 진아가 더 크자너? 시트 잘못 본 줄 알고 다시 보고왔다 ㅋㅋㅋ 적폐 아니라 지나는 확실히 동생 느낌 나는 캐릭터니까! 하지만 선배라는 것이 재미랄까. 진아가 은근슬쩍 챙겨준다니...!!! 학급 정리하고 있을 때 높은 물건 못 빼내고 있는 지나를 진아가 도와준다거나!! 간식같은 거 하나씩 준다거나!!! 그런 거 말하는 걸까???(행복) 지나도 진아한테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어할 것 같지~ 히히히 가까운 반친구 정도 느낌? 좋아~~ 그런 상황에서 진아 정학당했다고 하면 학교가 너무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 정학까지 했어야 했나 싶고 유급까지 해버렸으니 더더욱 학교가 너무했다고 생각할듯 흑흑
>>796 @호랑주 지나도 어느정도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 들어서 호랑이 엄청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었다는 걸 자세히는 모르더라도 알고 있을 것 같지 ㅠㅠㅠㅠ 호랑이 하는 이야기에 눈 막 부비면서 닦는데도 계속 눈물 뚝뚝나고 "분명한 건....흐윽.... 네가 잘못한 건 전혀 없다는 거야." "그렇게... 그렇게 힘들거면서 선아랑은 왜 헤어진 건데에...." 하면서 호랑이 멱살 잡고 흔들기 ㅋㅋㅋㅠㅠㅠㅠㅠ
그런걸 감안하더라도 뭔가, 너무 조용하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기도 했지만 진아는 이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미 데이트를 나온건 되돌릴 수 없고 이렇게 되면 최선을 다해서 시청률이나 좀 땡기면 되는거니까. 인센티브 같은 것들은 기대할 수없겠지만. 어릴때부터 이런저런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던 그녀였기에 이런 프로그램 자체에는 별다른 감상이 없었다. 최근들어서야 암흑진화를 해버렸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오고 본인도 거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럼데를 나가기에는 정신상태가 영 좋지 않다보니 몇년간은 나간적 없지만 아무튼.
초조해하고 있었나. 얼굴의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으니 아무래도 감으로 때려맞추는 거지만 아무래도 뭘 하기는 해야한다고 느낀 것은 나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상황을 헤쳐나갈 든든한 동로가 생긴것은 순수하게 기쁘지만 그 방향성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는 불안요소가 늘어난 것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남자, 해...일이었나 아무튼 그래. 아무튼 얘. 무뚝뚝하다기보다는 표현이 크지 않은 탓에 어지간한 것들은 내가 직접 때려맞춰야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어느 정도 대본이 있는 방송과는 다르게 이건 개같이 악랄하기는 해도 일단은 리얼 버라이어티. 간단히 말해 플롯은 있어도 대본은 유명무실한 수준의 프로그램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고작해야 학교에서 동거까지 종용하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통과된건지는 의문이었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 즉 서로서로 주고받는 일상회화에서 오는 캐미를 보러 오는 거란 말이다.
"그럼 일단은 거기부터 가보자. 아 근데 나 너무 단건 못먹어."
그렇다면 너무 거부하는 것보다야 흐름에 참가하는 편이 낫다. 이미 시작된 이상 되돌릴수는 없...지는 않지만 그 방식으로 판을 엎어버리면 여러가지 이유로 논란이 되어버린다. 작년에는 눈이 돌아가서 불가피한 행동을 해버렸지만 그렇다고 히서 올해도 그래버리면 2학년(3회차)가 되어버릴테니 피할때는 피하고 받아줄때는 받아줘야지.
"뭐꼬 그 친구따라 와가 아이돌 되는것 같은 경위는"
아차 하고 입을 가렸을때는 이미 늦었다. 사람이 어이가없으면 긴장이 풀린다고 하던가? 그녀역시 그런 타입의 실수를 범한 것이다. 진아의 부모님은 호남사람이었다. 그것도 아주 억양이 강한 호남방언 사용자. 태어나서 서울을 벗어나보지 못한 진아였으나 그럼에도 가장 자주 듣던 말도 억양도 그쪽인 탓에 긴장을 놓으면 자연스럽게 방언이 터져버리는 것이다. 언제였을까 초등학교 이래로는 일부러 다른 사람앞에서는 숨기고 지냈었지만. ...생각해보니 이런데에 제정신으로 직접 넣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걸러두도록하자. 신호가 변하지 않았다. 평소였다면 짧았을 터인 붉은 신호는 얼마나 시간이 지나도 푸르게 바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원래부터 말수가 적었던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감돌려고 하던 그때에 해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화두는 몇일 전에 있었던 그것. 피곤했을 것 같다는 말에는 흐음 하고 소리를 내며 애매한 답을 남겼지만 그 이후에 이어진 말에는 진아역시 손사래를 치면서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됐어. 쓸데 없는데 돈쓰지 말고 그냥 모아놔라. 언제 쓸지 모르잖냐."
진아는 그리 말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굳이 따지자면 진아가 입은 피해보다는 진아와 페어가되면서 입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그걸로 피해를 입었다고는 볼 수없을테고 무엇보다 이미 끝난 이야기다.
너무 단 것은 못먹는다는 진아의 말에 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진짜 단맛에 미친 사람들이 주로 시켜먹는 메뉴도 있는 곳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과일이 올라가있는 무난무난한 것들도 파는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어떤 메뉴를 시켜야할지 고민하던 해인은 갑자기 낯선 사투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 진아를 바라보았다. 입을 가린채 당황한 기색이 보이는 진아를 보며 해인은 슬쩍 웃어버렸다. 사투리가 이상하다는게 아니라 그냥 이런 상황이 재밌어서.
" 웃어서 미안. 갑작스러워서 웃어버렸어. 절대 이상한건 아니니까. "
진아의 앞에서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보여준 해인은 조금은 싱글벙글한 분위기가 되어서 파란불이 되어버린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기 시작했다. 자신의 팬을 자처한 여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해인은 자기가 사겠다는 말에 거절 의사를 표현하는 진아의 말엔 딱히 답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기가 계산하면 그만이라는 생각. 거기에 그는 웬만한 어른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고 개인적인 취미 같은 것도 딱히 없었기에 통장에 돈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다.
" 나한텐 아무 말도 못하니까. 원래 그런 애들이야. 자기보다 상위 카스트라고 생각되는 사람들한텐 꼼짝 못하거든. "
꽤나 논란이 될법한 말이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툭 내뱉은 해인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선명한 붉은눈이 햇빛에 비치고 그는 재밌다는듯이 작은 미소와 함께 진아를 바라보고 말했다.
" 그래서 한편으론 좋았어. 언젠가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네가 그렇게 해주었으니까. 그니까 오늘은 감사인사도 포함인거야. "
해인치고는 조금 말이 길었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아보이는건 확실했다. 횡단보도를 다 건너고 그늘을 찾아 걷다보니 어느새 디저트 카페 앞까지 와있었다. 중간중간 해인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해인은 웃으며 다음에 해주겠다고하고선 카페로 들어섰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쓴 해인은 매대로 가서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 먹고싶은거 있으면 얘기해. "
규모는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주인장 솜씨가 좋은지 웬만한 것들은 전부 메뉴에 있었다. 물론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것들도 많았지만 ... 바로 시켜서 먹을 것들도 상당히 퀄리티가 좋아보이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진아는 해인을 가볍게 쳤다. 아무래도 이전에 해인이 듣고 웃어넘긴 것은 없던 일로 치부하려는 눈치였다. 그러기에는 짜증에 수치심이 섞인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지만 본인은 일단 그러려는 듯 보였다. 평소였다면 이 시점에서 입막음을 위해 주먹이 나갔을테지만 그런걸 해봐야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버려서일까. 보폭이 조금 줄어든 정도로 끝났다.
"상위카스트고 나발이고 그냥 생각이 없는거지. 머리에 우동사리라도 들어있으면 적어도 그런 식으로 나온다는 생각은 안했을거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작년의 사건은 제법 큰 소란을 불러왔다. 까움의 규모나 그런게 아니라 그 이후의 행동탓에. 제법 운동을 했다는 체격좋은 3학년들이 여자 하나한테 덤벼들었다가 피떡이 된채로 무슨 포댓자루를 옮기는 것 마냥 질질 끌려가며 교무실로 배달되었다. 학생들간의 싸움이라기에는 피해자가 너무 처참한 꼴이 되었으나 어디까지나 평소 그들의 행실이 좋지 않았던 탓에 그녀를 옹호해준 이들이 있어 정학으로 끝났다는 기괴한 사건. 그탓에 적어도 서진아라는 이름은 아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광인의 아이콘과 비슷한 것이 되어있었다.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 폭발하지 않지만 잘못 건드렸다간 돌이킬 수없게되는. 그런 폭탄을 건드리고 뺨 한대로 끝났으니 어찌보면 그 여자도 운이 참 좋은 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뭐 그건 됐어. 나야 그냥 졸업만 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 상관없으니까. 네쪽에는 뭔일 없었냐고 묻는거야."
그녀는 메뉴판에 눈을 고정한채로 입만을 움직였다. ...요즘 디저트는 이렇게 이름이 복잡하구나. 관성적으로 자판기 커피나 아는 어른이 하는 가게에서 주는대로 마셔대던 그녀에게는 잘 알기 어려운 이름들이었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 라떼까지는 그나마 각각 커피원액, 원액에 물탄거, 원액에 우유탄거로 알아먹고 있었지만 무슨 비엔나니 오레니 하는 것들은 그냥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아우 난 모르겠다. 적당히 니가 좋아하는 걸로 주문해봐 결제는 내 카드로 하고. 알람오니까 니 걸로 할생각 하지마라."
진아는 이내 포기했다는 듯이 짜증을 내며 해인에게 자기 카드를 건냈다. 이런 뭔가 세련된 가게가 어려워 그냥 앉아있을 생각이었는지 적당한 자리를 찾듯 여러번 두리번거리다가 무언가 떠올린게 있다는 듯 가벼운 말투로 말을 덧붙인뒤 빈자리를 찾아떠났다. 햇빛이 싫은건지 조금 구석진 곳에 있는 넓은 자리였다.
>>876 우리 애기지나... 어쩜이렇게 상냥할수가이써!!!! 안되겠다. 데리고가서 에어컨 잘나오고 인터넷잘되는 호화빌딩에 넣어두고 삼시세끼 좋은것만 먹여야겠어... 낄낄끼르... 진아는 동생이 몸이 약하다보니 챙기는게 버릇이 되어버렸으니까! 오히려 지나가 뭘 챙겨주려고 하면 "아니 니 몸이나 챙겨." 하면서 되려 햄스터 먹이주듯이 이것저것 과자같은거 입에 넣어주고 할것같은걸... 이름도 비슷하다보니 아마 지나 이름은 제대로 외우고 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정학 끝나고나서 학교 돌아왔을때 아, 그러고보니 하면서 생각난 김에 찾아가니까 다른 반친구들이 막아서는 그런 그림도 보이는걸...
>>889 진아주 진아 놀랄때마다 사투리 나오는거 최고시다.......(굿) 지나 사육되는 거냐궄ㅋㅋㅋㅋㅋㅋ 진아 동생 챙기듯 지나 바라보는 거냐구 너무 조아 ㅋㅋㅋㅋ큐ㅠㅠ 지나 막 주는거 ?하면서 잘 받아먹고 ㅋㄱㅋㅋ 문제는 지나 너무 건강해서 탈이라는 거지~ 완전 건강체질이야! 어릴 때부터 호랑이랑 뛰다니면서 놀다보니(?) 튼튼한 편이랄까. 지나 친구들이 앞에 막아서길래 ? 하면서 고개 빼꼼하다가 진아 보이니까 ! 하고는 "진아야ㅡ!" 하면서 키큰 애들 뒤에서 폴짝폴짝하면서 양손 방방 흔들고 ㅋㅋㅋ 막아선 애들 뻘쭘하게 물러나면 진아한테 다가가서 괜찮냐는둥 학교가 너무하다는 둥 그동안 뭐하고 지냈냐는둥 엄청 걱정하고 반가워할 것 같지!!
표정 하나하나도 관리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물론 웃는 모습까지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미소를 연습한적은 있었다. 너무 해맑지도, 그렇다고 너무 옅지도 않은 그런 웃음을 말이다. 모든 종류의 기타를 전부 다 다룰줄 아는 해인은 그만큼 다양한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기에 그만큼 표정 관리엔 자신이 있었다.
" 그러게. 아무리 화가 나도 너한테 덤빌 정도로 멍청할거라곤 생각 안했거든. "
해인도 어쨌든 학교에 있으니 진아에 대한 소문은 정말 엄청나게 들었다. 애초에 진아와는 작년까지는 같은 학년에 있었으니 그 사건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던 사람 중에 하나였고. 그때도 해인은 진아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가지진 않았다. 광인이니 뭐니 해도 그 전까지 그녀가 먼저 사람을 그렇게까지 피떡이 되도록 때린 적이 없었으니까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았구나 싶었던것뿐. 거기에 진아는 애초에 격투기에선 해인만큼이나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렇게 덤빈 것 자체가 그냥 자기들이 손해볼 일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 학교에 있는건 약과지. "
해인은 진아와 있으면서 처음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릴적부터 유명했던 그는 외모까지 출중하니 이른바 사생팬이라는 사람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해외에 계시는 날이 잦은데 집까지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그는 여동생들이 걱정되어 일부러 신수동까지 와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최근엔 무대를 거의 나가질 않아서 조금 잠잠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학교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을 정도였다.
" 성심성의껏 취향에 맞춰볼께. "
슬쩍 웃으며 진아의 카드를 받아든 해인은 자신의 것으로 결제하려고 했는지 덧붙인 말에 살짝 움찔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금방 저녁을 먹을 것 같으니 무난한 티라미스 조각 케잌 하나와 자신의 것은 콜드 브루, 진아의 것은 디카페인으로 주문하고선 진아가 맡아놓은 자리로 돌아왔다.
" 소고기라면 좋은 곳을 알아. "
저번에 세션 멤버들이 놀러왔을때 갔던 곳을 기억하고 있었다. 가격은 꽤나 비쌌지만 맛만큼은 해인도 먹어본 것중에선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다음에 누군가 데리고 가자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마침 진아가 그 물망에 올랐으니 운이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 여동생한테 네 얘기를 했더니 좋아하더라. 나는 강한 여자가 좋다나 뭐라나. "
진아와 파트너가 되고나서 해인은 여동생들에게 근황을 전하는 중에 진아와 파트너가 되었다는 소식도 전했다. 둘째는 별 말 없었으나 셋째는 진아의 얘기를 듣자마자 상당히 좋아하는 기색을 보였다.
2주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느리게 가겠구나. 문득 그런 확신이 들었다. 너와 함께하게 된 이 시간이 생각보다 소중하게 다가와서 나는 결국 매 순간을 쉽게 넘길 수가 없다. 그 증거로, 네가 감고 있던 눈을 뜨는 이 순간마저 내게는 마치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익숙하게 당신과 두 눈을 마주했다. 여름날의 태양을 닮아있다고 느꼈던 한 쌍의 금빛 눈동자는 이제 그곳에 없었음에도.
"아니라고 대답해도 돼?"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그를 향해 반문한다. 태연한 척 하려고 했지만 결국 말 끝에 찰나의 진심이 담긴다. 기만자처럼 연기로 포장한 마음만 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그날부터 이어져 온 너를 향한 죄책감이 다시금 심장을 헤집었다. 나는 결국 도망이라도 치듯 눈을 감아버렸다. 선택해야 한다. 아니,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수락해야 한다. 우리가 딛고 선 무대를, 나 때문에 침몰하는 배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 마."
말보다는 숨소리에 가까웠다. 작고, 흐릿하고, 불분명했다. 너를 향하지 않고 혼잣말처럼 그저 공중에 흩어질 뿐이었다. 애써 덮어쓴 배역에 금이 간다. 네 진심을 보고 싶다. 하지만 나를 향한 네 감정이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할까 봐 두렵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맡은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까 너만은 자유로웠으면 한다. 그러나, 이 모든 마음 중에서도 너만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선택. 어쩌면 이것이 내게 주어진 진실한 형벌의 일종이었음을 무력하게 깨닫는다. 너와 파트너가 된 일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너를 대할 내 모습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를 대하는 네 모습을 선택해야 한다. 이 흔들리는 무대를 내려갈 수 없는 내가. 나는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
"...생각보다 힘들어. 그래도 괜찮겠어?"
뒤늦게 변명하듯 말을 이어 붙인다. 꼭 자신에게서 멀어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듯이. 결국 나는 너마저 이 우스꽝스러운 연극에 끌어들이려 한다. 그렇게 다른 의미로 나와 함께 해달라 너를 꼬여낸다.
다미 [ 이해하려고 내가 하루 종일 연락 안 돼도 뭐라 안 했잖아. ] [ 지금 시간을 봐 ] [ 오빠가 분명히 어제부터 열시쯤에 헤어질 거라 했으면서 ] [ 열시 조금 넘는다 해서 나는 열한시 반쯤엔 헤어지겠구나 이 생각했는데 ] [ 오빤 그랬지 내가 오빠한테 일방적으로 통보한다고 ] [ 너는 나한테 일방적으로 통보하긴 하니? ] [ 넌 맨날 누구 만날 때 내가 먼저 전화하면 그때 받잖아 ] [ 온종일 핸드폰 붙잡고 있으라는 것도 아니야 ]
도현 [ 그래서 떡볶이 사가 말아 ]
다미 [ 사와 ]
다미 : 오빠,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도현 : 누구를? 다미 : ?
도현 : 안다미에게 "넌 신경질을 자주 내는 게 단점이야."라고 말했더니 "내가 언제 신경질을 냈어?"라며 신경질 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