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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그렇지? 여우는 털이 복슬복슬해. 나도 딱 한 번 만져본 적이 있지만 엄청 복슬복슬해. 어디 그뿐이야?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그 귀여움이 또 얼마나 좋은지 몰라. 거기다가 개과라서........ 미안."
여우 이야기가 나오자 카나타는 자신도 모르게 평소와는 다르게 눈을 반짝이면서 이런저런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곧 정신을 차리며 그는 헛기침 소리를 내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순간 자제를 하지 못한 자신에게 부끄러웠는지, 그는 얼굴을 붉히면서 시선을 살며시 회피했다. 이어 자신의 평소 무심한 듯한 표정을 되찾으며 그는 조금 더 앞으로 걸었다.
"...뭐라고 쓴 거야? 이거? ...역시 안 가르쳐주는거야?"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확실하게 물어보려고 하며 카나타는 가만히 글씨를 바라봤다. 유려한 글씨체의 내용을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끄응...끄응...소리를 내며 읽어보려고 했지만, 역시 잘 읽히지 않았기에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어쨌든 그와 마찬가지로 배를 찾으려고 하는 그는 가만히 주변을 둘러봤다.
"...분명...카미노라는 사람이 태워다준다고 하지 않았나?"
이어 그는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저편에서 배 한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즈미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면서 그에게 말했다.
"어딘가에서는 여우를 고양이와 개를 더한 느낌이라고...도 하더라고요." "실제로 키울 때에는 어떨진.. 모르겠지만요" 여우 덕후스러움을 뽐내는 카나타를 빤히 쳐다봅니다. 여우를 직접 키울 수 있다면 이미 키우고도 남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을까요?
"말 그대로 화목함을 바란다.. 정도에요." "생각보다.. 데면데면하거든요." 뭐라고 썼는지 안 알려줄..건 아니지요. 아까 조금 말했던 그대로 화목함입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일종의 해결됨과 그것이 그렇지 않다라는 것 사이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 데면데면해지는 것이었다. 였던 거지만. 그래도 좀 더 화목해지는 걸 바랄 순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보는군요. 가족과의 화목함에 제일 가깝긴 하지만... 가끔은.. 아예 다르다면.. 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아 저 배인가 보네요..." 저 배가 그런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카나타와 같이 걸어가려 합니다.
애초에 여우를 키울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 키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디서 얻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야생 여우를 잡아다가 집에서 기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는 아쉬운 표정을 가득 지었다. 역시 동물원 같은 곳에서 볼 수밖에 없나. 그런 아쉬운 가정을 가득 품으면서 그는 제 질문의 답변을 들었다.
"...화목이라."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다. 이런 것을 소원으로 정말로 빌 정도면 집안이 그다지 화목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그냥 한해의 건강을 빌듯이 가볍게 비는 것일까. 그에 대해서는 역시 너무 깊게 들어갈 것 같았기에 그는 굳이 질문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용히 이즈미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 소원. 꼭 이뤄지길 빌게." 그렇게 짧은 말을 남길 뿐이었다.
이어 그는 배 근처에 도착했고, 대가를 요구하는 말에 그 대가를 지불했다. 물론 전부 내기는 힘들었기에, 이즈미에게도 어느 정도 지불을 요청하긴 했지만.
애초에 자신은 그렇게 등불을 띄운다고 해서 소원이 이뤄질지, 아니면 이뤄지지 않을지는 알지 못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물에 떠다니는 등불은 상당히 예쁠 것이라는 점. 그의 관심사는 오직 그곳에 있었다. 물론 일부는 이즈미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도 있었지만. 어쨌든 대가를 지불했으니 배는 탈 수 있었고, 그는 살며시 배 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괜찮아. ...한다고 해도, 내가 옆에 있을테니까."
싱긋. 그렇게 미소를 보이면서 카나타는 이즈미에게 어서 올라타라는 듯, 손을 내밀었다. 그가 붙잡을지. 아니면 붙잡지 않고 혼자서 탈지는 개인의 자유였다. 물론 붙잡는다면 그는 가볍게 이즈미를 태우면서 배 위에 제대로 올라탔을 것이다. 바람이 불긴 했으나 호수가 그렇게 흔들릴 일은 없었다. 여긴 바다가 아니었으니 파도도 없었으니까.
허나 일단은 물 위. 배는 가볍게 출렁였고, 이내 두 사람이 타자 배가 천천히 앞으로 가는 것이 보였을 것이다. 그래봐야 호수이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일은 없겠지만...
"...이 날이 지나면... 집행부 일도 끝나겠구나. ...뭔가... 아쉽네."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카나타는 이즈미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넌지시 물었다. 집행부 생활. 괜찮았어? 그런 물음을.
모든 답은 이나리님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 아래에서 고요하게 묻혀있는 것들도... 물 위에서 말라가는 것도... 다른 것들도... 생각이 복잡하면서도, 동시에 배멀미를 해도 옆에 있어준다는 말에 옅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건 다행이네요. 라고 답하려 합니다.
"하긴.. 배멀미를 해도 호수에서 사고나진 않을 걸요." 구명조끼나 튜브를 붙잡지도 못할 정도로 꼬르륽 가라앉으면 그것도 곤란한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아주 잠깐 진짜 빠지면 이나리님하고 만날 찬스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그 와중에 붙잡아준다면 감사하다는 의사와 함께 붙잡고 타려 합니다.
"집행부... 좀 바쁘긴 했지만 집행부가 아니고서는 못하는 일들은. 이 때여야 한다.. 라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는 듯한 말을 하며 이즈미는 뱃전에서 호수를 내려다봅니다. 충동에 몸을 맡기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냥 내려다보는 것 뿐이었지만.
무엇보다 파도가 치지 않는 이런 호수에서 그런 일이 있겠냐는 듯, 카나타는 태연하게 이야기를 하며 가만히 근처 풍경을 바라봤다. 등을 쳐 줄 수는 있으니 안심하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바다처럼 배가 빠르게 나아가진 않았으나, 그럼에도 어느 정도 속도는 있었고, 그로 인해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애초에 호수가 넓다고 한들 엄청 넓은 것은 아니었으니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 아니었을까.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호수를 가만히 바라보며 그는 눈을 감으면서 이즈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졸업. 그 단어를 그는 조용히 읊었다. 언젠가 자신도 이즈미도 졸업해서 학교를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던가. 아마 여름방학이 끝나면 자신도 일단은 고3이니 어느 정도 공부를 할테고, 그러면 자연히 지금 하는 것들의 대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그는 큰 아쉬움이 없었다. 누구나 지나가야 하는 길이 아니던가. 자신에게도 왔을 뿐이었다.
"...여름방학 끝나면 또 공부해야겠네. ...서로 열심히 하자. ...너도 가고 싶은 대학을 갈 수 있도록 말이야. ...나는 이 근처 대학이 아니면 갈 생각은 없지만."
/갱신이야! 다들 안녕! 그리고 마이주는...맙소사...8ㅅ8 아이고..푹 쉬고...하루 빨리 낫길 바랄게!
다만 그 소년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어느덧 밤이 자욱히 내린 토키와라에 서서, 마치 자신만 그 때의 밖에 외떨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 그림자에도 빛에도 잠기지 않고, 소년은 가만히 저 머나먼 곳을, 토키와라의 저 너머를, 수평선인지 지평선인지도 밤의 야음에 가리워 흩어져 가리킬 수도 없는 저 어둠 너머를... 무엇 하나 보일 리 없는 곳을 멀거니, 밤처럼 새까만 머리와 달처럼 하이얀 얼굴을 하고서는 아무것도 쥐지 않은 빈손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지줄거리는 물소리가 야속히 소년의 주변으로, 어떤 알아듣지 못할 주문이나 암호문마저도 되지 못한 뜻없는 주절거림이 되어 아련히 흩어져간다.
마치 이 여름이, 한갓 실없는 농담이었기라도 한 것처럼.
그 낯선 이방인은 거기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라도 있는 것 같았다. 그 무엇도 그 이방인을 위해주거나 찾아오거나 할 리 일절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마침내 이것이 자신에게 합당한 일이기라도 한 듯이. 어느 국도에서, 언제 올지도 모를 고도를 디디와 고고 대신 기다리며 서 있기라도 하듯이.
시작보다는 확실히 사람이 많이 줄었지. 하지만 스레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복불복이라고 생각하는지라... 굳이 말하자면 나도 조금 더 많이 돌리지 못한 것이 아쉽네. 2회차 일상... 츠키주 빼면 돌린 이가 없기도 하고.. 아. 지금 이즈미주와 돌리는 거 2회차로 치면 되려나. 어쨌든!
뭔가... 시작보다 서사가 쌓인 것이 없어서 괜히 아쉽다는 그런 느낌이야. 하지만 이건 내가 아쉽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해결되는 것도 없으니 그러러니 하고 넘길 수밖에!
에잇! 10일 뒤면 끝이야! 그러니까 카나타에 대해서 아직도 잘 모르겠는 거 있으면 막막 물어봐라! 내가 답할 수 있는 것은 답한다!
추가적으로 카나타의 소원 관련으로 아마 눈치챈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카나타는 '변하지 않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야. 일상에서도 몰래 과자나 이런거 두고, 다른 사람 일을 많이 도와줬다는 언급은 꽤 했었는데.. 사실 이것도 '꼭 자신이 해야만 한다'라는 의무감이나 선배로서의 책임감 그런 것보다는 '이전부터 쭉 했으니까 그냥 이번에도 내가 해야지.' 라는 생각에 가까워.
물론 이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카나타가 좋다고 하니까 어쩌겠어. 인정할건 해야지!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이런 모습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지.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변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이 쭉 유지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있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