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학기 초에는 서로 서로 안면도 익힐 겸 먼저 연락도 하던 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단톡방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거르기 일쑤였다.
요근래 내가 먼저 연락을 보낸 사람은 한 손으로 꼽고도 손가락이 남았다.
그랬던 톡에 새로운 대화창이 생겨났다. 부른 이는 김서연, 저지먼트 부원이었다. 그저 할 말이 있다는 이유로 부실에 와달라길래 간단히 답장으로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갈게요]>
무슨 용건일 지는, 예상이 되고 있었다. 이 사람의 능력을 생각해보면.
...오래지 않아 부실에 도착하니 잘 준비된 다과상과 함께 서연이 있었다.
인사말 대신 고개를 까딱이며 들어가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 아마 새봄표인 디저트와 까만 커피가 나름 신경 써서 준비한 티가 났다.
그 다과상과 서연을 번갈아 보다가 먹으란 권유가 들리자 쿠키에 손을 뻗었다. 포슬포슬 부드러운 버터 쿠키는 제법 잘 먹는 것 중 하나였다. 일부러 천천히 먹었는데도, 쿠키를 한 세 개쯤 먹었을 때에야 서연은 나를 부른 용건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뭐, 예상한 내용이었다. 중학교 시절까지 조사한 건 예상 밖이었지만 생각해보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지 않나 싶고.
할 말이 많아 보이길래 일부러 말을 아꼈다. 쿠키를 우물거리며 하고 싶은 말, 묻고 싶은 말, 속 시원하게 다 털어놓을 때까지 듣고만 있었다.
아, 물론 듣고 있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마저 말 하란 듯 손짓을 하기도 했다. 기분 나쁘다던가, 화가 난 티는 전혀 없었다. 톡을 받은 순간부터 줄곧, 내 상태는 평온했다.
어느덧 접시에 담겨있던 쿠키가 움푹 줄어들고 서연의 말이 지극히 당연할 질문으로 마무리 되자 잠자코 손을 뻗어 케이크를 한 조각 집었다.
그래, 초콜릿 케이크 조각 하나를 그대로 손으로 집어들어와 입가로 가져가며 내 말을 시작했다.
"일단, 사과하실 거 없어요. 그런 사건과 소문이 들리면 진상이 어떤 건지 궁금해서 찾아볼 법 하다고 생각해요. 선조사 후보고이긴 한데, 자진해서 얘기를 해주니 뭐라고 할까, 기분이 나쁘다기보다 존경스럽네요. 감탄스럽기도 하구요. 그 행동력이."
그제야 싱긋 웃어보이고 케이크를 한 입 먹었다. 달콤한 크림과 빵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기분 좋게 케이크를 삼키곤,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보자. 질문을 몇 개 했었죠. 제일 먼저 인첨스타의 비공계에 대해서 아는지. 네, 알아요. 중학교 때 내게 환심을 사려던 어떤 멍청이가, 지랑 만나주면 이런 말 안 돌게 해주겠다면서 보여줬거든요. 웃기지 않나요? 그걸 보여줬다는 건 지도 그 계정을 팔로우 했다는 건데, 그 안에서 그들과 똑같이 나를 씹었다는 건데- 만나주면 거기를 조용하게 만들어주겠다? 계정주와 팔로워 전부 죽이기라도 할 셈이었을까요? 거짓말이겠지만."
앞서 서연이 보냈던 녹취 파일을 잠깐 틀자 양아름의 목소리가 들리길래, 바로 껐다.
"정말 철두철미하게 증거들을 모으긴 했지만, 이런 대답을 하게 되서 미안하게 됐어요. 선배. 나는 학폭위도 고소도, 하물며 복수도 할 생각이 없어요. 뭐라고 해야 할까. 그런 걸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거든요. 분명 몇 년을 시달렸고 앞으로도 시달릴 거고, 이제부터는 더한 일도 당할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을 해도, 복수심이라던가 억울하다던가,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 사건도 선처로 넘어간 거구요."
후후, 작게 웃고 케이크를 또 한 입. 이럴 때 당분은 참 좋은 성분이었다. 그저 평범한 다과회를 하듯 계속 말했다.
"난 단 한 순간도 참은 적이 없어요. 참을 것이 없었거든요. 그 시절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더라. 어쩌면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살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말 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주변과 통하질 않아서. 걔들이 나 말고도 다른 타깃을 잡고 있다면 나 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겠네요. 그러면 그 부분을 찾아서 그 부분으로 걔들을, 음, 단속해 주면 좋겠네요. 내 일은 아무래도 좋으니까요."
먹고 있는 케이크와 달리 내 말과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서연에게 과연 내 말들이 어떻게 들릴까 궁금했다. 아마 평생 알 수 없겠지만.
"저지먼트에서 의무를 다하고 있는 건 내가 그러기 위해 여기 있기 때문이에요. 저지먼트 활동을 하기 위해 저지먼트에 들어왔으니, 당연한 일이잖아요? 당연한 일에 대해 역으로 의무를 받을 이유는 없다고 봐요. 아, 물론 선배가 보고서를 올리든 어딘가에 이 사건을 공론화 하든, 선배가 손수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거니 자유롭게 해주세요. 난 또, 조사부터 마음대로 해놓고 뭘 그런 걸 묻나 했네요."
손 안에서 점점 작아지며 뭉그러지는 케이크 조각을 조심조심 입 안에 밀어넣고 씹었다. 혀로 누르기만 해도 무너지는 그 잔해를 꿀꺽, 삼켰다. 손에 남은 크림 덩어리를 혀끝으로 살짝 핥곤 말했다.
"다음은 뭐더라, 아, 건강 문제. 원래 체질적으로 약했고 후유증이 꽤 남긴 했는데, 내 능력이랑 약만 잘 먹으면 사는데 지장 없대요.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이 이상의 치료도 가능해진다니 그 때까지 살아만 있으면 되겠죠. 아마. 그리고 다음 질문은-"
스트레인지 관련이라. 흠, 하고 숨을 한 번 고르고, 대답을 이었다.
"죽고 싶어서, 정확히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서, 그럴 만한 곳을 찾아다녔죠. 이 도시에서 스트레인지만큼 그러기 좋은 장소도 달리 없으니까요."
후후후! 무슨 농담이라도 한 듯 웃었다. 크림의 유분이 번들거리는 손을 티슈로 닦기 시작했다.
"선배, 나는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온전치 못 한 인간이에요. 딱히 그런 일들을 겪어서가 아니에요. 태어나면서부터거나 혹은 아직 자아도 의지도 없는 시절에- 머리인지 마음인지 혹은 둘 다인지, 망가뜨려졌고, 그래서 어딘가 좀 많이 어긋나 있어요. 내가 그런 일을 겪는 건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니 죽으면 된다고 생각한게 예시죠. 거기에 아무런 희노애락도 없어요. 내겐 그게 보통이자 이성적인 판단이거든요."
다 쓴 티슈를 뭉쳐 부실 쓰레기통으로 휙 던져넣었다.
"그리고 소문이란 건 말이죠, 한 번 퍼진 이상, 거둘 수도 자를 수도 없는 거에요. 더는 내 귀에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해서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혀 아니죠. 갓 뿌려졌을 때면 모를까, 이미 4학구까지도 뻗친 소문을 무슨 수로 거둘 수 있겠어요."
가볍게 말하며 표정 또한 가볍게 미소지었다. 커피를 마셔 입가심을 하곤, 말을 조금 덧붙였다.
"별 거 아닌 개인적인 일을 이렇게나 파헤치고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 준 것은 고마워요. 하지만 그건 확실히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나는 이 일에 대해 수습이나 대책 같은 건 바라지 않아요. 보고서를 올려 대책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건 저지먼트나 선배의 자유지만, 조금 전 선배가 말했듯이, 선배가 원하고 저지먼트가 원했기 때문에 했을 뿐인 거에요. 하지 말라곤 안 해요. 단지 '나를 위해서' 라곤 말도, 생각도 하지 말아주세요. 아, 내 일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의 일어날 지도 모를 사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거라면 오케이네요. 바로 바로 대입하기 쉬운 사례가 있으면 대안과 방법을 찾기도 쉬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