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우 문제에 대한 보고서까지 올리고 보니 딱 수업 마칠 시간이다.
양아름 그 수박도 교내 봉사 시작했겠지?
눈이 새봄이가 만들어 준 <미운 사람을 위한 떡>으로 돌아간다.
이번 재료는 먼지, 빈 과자봉지, 페트병으로 만들었댔지?
지금 이 끓는 속을 생각하면 더한 재료로 만든 걸 맥이고 싶지만!!
개똥 마시멜로 같은 걸 자꾸 만드는 건
새봄이 정신 건강에도 해로우니 이 정도가 적당할 거다.
하여 <미운 사람을 위한 떡>을 모조리 위생 비닐에 담고
새봄이에게 메시지나 남겨 두었다.
situplay>1597049157>464@신새봄[ 새봄아~ 이번 미운 떡 완판이야~ ]>
[ 내가 다 가져감~☆ ]>
아! 깜박할 뻔했다.
선배한테도 알려 놔야지. 나 사고 친다고;;;;;;;
근데 뭐라고 보내야 덜 놀라지??
situplay>1597049157>675@강철현[ 선배~ ]>
[ 나 새봄이표 미운 떡 대량 배달 가~ ]>
[ 눈눈이이만 하고 올게!! ]>
그러고 양아름을 찾아 나갔더니
오늘도 현관 청소를 도맡았나 보다.
자, 그럼 양아름 개싸움 시즌2, 이번엔 증거 확실히 남긴다.
토실이를 근처에 내려 준 다음,
폰을 맡기고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눌렀다.
" 쟤랑 얘기하는 거 다 찍어야 돼! 알았지? "
그러고 토실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혹시 몰라서 워치의 녹취 기능도 활성화하고
양아름에게로 갔다.
" 안녕? "
" 이 시간에 청소하면 배 안 고파? "
" 먹을래? "
복수할 때는 자기 무덤도 파랬던가?
그 말대로 나도 하나 먹었다.
내가 안 먹으면 수상쩍은 음식으로 여길지도 모르니.
음, 먼지와 빈 과자봉지와 페트병은 달콤바삭하군.
그렇게 하나하나 먹으면서
양아름도 쿠키를 먹기만 기다리는 서연이었다.
그리고 양아름도 쿠키를 먹기 시작해서
쿠키가 완전히 동나면 입을 뗄 것이다.
" 좋았어? 내가 니들한테 솔깃하니까? "
" 야, 나 솔직히 니들 얘기에 꽤 공감했거든. "
" 나도 좋아하는 사람 문제로 천혜우가 되게 부러웠어서 "
" 내 남친이 실은 천혜우한테 반해 있다면 나도 슬플 테니까 "
거짓말은 아니다. 공감해서 솔깃하긴 했으니.
물론, 양아름이 태오 선배 같은 능력자였다면
그때도 이미 구라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며
들었다는 사실을 들키겠지만
" 근데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더라? "
" 니들 말대로면 천혜우는 아무때고 수십 명을 꼬시는데 "
" 내 남친이랑 썸은커녕 별 교류조차 없었어. "
" 둘 다 저지먼트에 반 년 넘게 있고도 "
사실 거기까지였다면
이렇게까지 빡치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부러운 나머지 열폭해서 원망했고,
그런 애들끼리 모여서 이말 저말 나누다 보니,
뭐가 사실이고 뭐가 착각인지 분간 못 하게 된
딱하고 한심한 인생들이라고
그렇게 갑갑해하고 말았을 거 같기도 하다.
" 그래서 니네 중학교 가서 조사해 봤지. "
" 내가 사이코메트리스트거든~ "
" 천혜우는 고백이란 고백은 다 거절하던데 "
" 니네가 천혜우를 사사건건 괴롭히더라? "
" 그럼 누가 남자에 미친 걸까? "
" 고백 다 거절하는 쪽? 아님 고백받았을 뿐인 사람 괴롭히는 쪽? "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짐짓 혀도 찼다.
" 뒷담은 기본에 대놓고 욕하는 것도 예사고 "
" 책상 버리기, 물건 숨기기, 쓰레기 투척, 의자 나사 빼놓기 "
" 것도 모자라 창고에 가두기까지 하데? "
" 어휴, 말하기도 입 아프다. "
" 그 짓거릴 2년이나 했으면서도 안 지겹디? "
" 아직도 인첨스타에서 뒷담거리 축적하게? "
" 뒷담거리 모으는 방식이나 떳떳하나? 스토킹에 도촬에! "
" 내가 사이코메트리스트랬지? 니네 아이디 다 외웠어. "
사실 외우진 못했고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거지만
거기까지야 설명할 필요 있나~?
양아름도 성격이 보통은 아니니
서연의 입을 막고자 폭행을 시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맞았든 맞지 않았든 더욱 독기를 올렸을 것이다.
" 잘~한다! "
" 하교 시간이라 구경거리 되기 딱인데? "
신나게 쳐 보라고 부러 팔도 으쓱해 보였을 것이다.
" 그래도 경고 정도는 해 줄게. "
" 난 천혜우가 아니라 김서연이야. "
" 폭행엔 학폭 신고 아니겠어~? "
" 듣자니 어느 고렙 신발에 찍찍이 넣었던 친구들은 "
" 깔쌈하게 무기정학 먹었다더라고~? "
" 넌 뭘 먹으려나? "
내 레벨로 으름장 놓고픈 마음도 솔직히 들었으나,
거기까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이미 레벨 유세는 부릴 대로 부렸다. 화제 돌리자.
" 아님 이번엔 구라 타겟을 나로 돌려 볼래? "
" 나도 스토킹에 도촬하고? "
솔직히 이건 무섭다.
수십 명이 작정하고 소문 내면
하지도 않은 일로 쓰레기 되는 걸 직접 봤는걸;;;;
그래서 움츠러들 거 같은 걸,
박형오와 유니온을 생각하며 버텼다.
곧 죽을지도 모르는데, 수박!!! 헛소문이 대순가?
" 할 테면 해 봐. "
" 대신 다시 한 번 말해 줄게. 난 천혜우가 아니야! "
" 가만 당해 줄 인간은 아니란 의미야!! "
보육원 시절이라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지금은 내 생활 전반을 챙겨 주는 연구원도 있고,
저지먼트 부원들도 있다.
나 엿 먹이면? 내가 동원할 수 있는 합법적 수단 총동원해서
니들도 엿 먹인다!!!!
아, 저지먼트 말이 나왔으니...
" 참! 니 희망사항은 접수했다? "
" 저지먼트에 니네 구라 공론화했거든. "
" 니가 나한테 헛소문 내 달랬던 거까지 싹 다! "
" 근데 나까지 구라 타겟으로 삼으면 어떻게 될까? "
" 볼 만하겠는데?! "
" 내가 너네라면 천혜우에 관해서도 입 닥치겠다만 "
" 할 테면 해 봐! 적어도 난 가만 안 있을 테니!! "
이걸로 선전포고 끝.
서연은 보란듯이 워치의 녹취를 마무리했다.
" 지금 이거 녹취했다? 니가 입벌구라 증거가 필요하겠더라고~ "
" 청소 잘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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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우주들이받아 봤는데 소문 줄이는 효과가 있을지 도리어 역효과일지는 모르겠네요^c^;;;; (서연이가 제 무덤 파 버린 건 아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