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티는 저지먼트에 있고.. 그 저지먼트의 활약상을 티에게 들어보았단다?" "...." "정말로 그렇게 하시게요..?" "그럼. 부수는 것 외에는 모르는 듯 구는 이들에게는 부수면 안된다는 것도 좀 가르쳐 줘야 하지 않겠니?" "부수는 거 화끈해서 좋네요.. 그럼 부수기 좋게 텔레프래그는 한정적으로...요?" "아니. 적절한 융합으로 비교적 약한 강도이지만 틈은 없도록." "그래도 정석 프로토콜은 존재해야 하겠지요."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단다?" "아.. 스스로의 손들로 영원히 망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철저하게 구시는군요." "...내게서 빼앗아 가려면 너희들도 부서진 것만 얻을 수 있도록...일까?" "강경파의 의견 중 하나만은 기억하고 있단다.." 허가를 받은 것은 어렵지 않았겠지만. 당신을 지긋이 바라보는 파란색 계열의 눈동자는 상냥하고, 다정하지만 무기질했습니다. 케이스에게 너와도 닮은 걸지도요? 라 한다면 화를 내겠죠? 색만 비슷하다고 다 같은 줄 아세요?
프로토콜 책자는 텔레프래그로 엘리베이터에 박아넣어졌습니다. 물론 엘리베이터에 텔레프래그용 장비를 들이밀지 않으면 망하는 거긴 한데.. 장비도 다 밑에 내려두자고 했던 걸 아 그건 좀..이라고 해둔 값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 프로토콜은 이름을 뭐라고 할까요? 대략적 개요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모으거나 일정 트리거를 건드릴 시에 복도와 연결되며, 코드를 모을 수 있다. 잖아요?(*레스주적으로는 문제나 정보 모으기 등등) "KA-455..?" -너무 간단하잖아요! 저랑 안데르님 이니셜에 레벨 붙이고 5는 왜 또 붙이셨나요? "몰라요. 피곤해요.. 잘거랍니다.." -안데르님? 안데르님? 그렇게 케이스는 이 프로토콜을 각 방마다 설치하느라 쌔빠지게 노력했으나 이 프로토콜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프로토콜을 안 쓴 것 자체가 로벨한테 놀아난 거지만요. "로벨.. 그녀가 웃으면서 이 시설을 코뿔소는 백퍼센트 부순다고 한 게 맞아서 기분이 별로랍니다.." 팔락거리는 서류철을 보며 애매한 표정을 짓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영원히 망쳐진 것은 아니긴 하죠?
흐으음... 제가 지금 혼란스러워서 그런건데요, (100% 동월주의 정주행 부족임) 지금 월이가 만나고 있는 그녀는 정확히 어떤 존재인가요? 말하고 있는 것 처럼 진짜? 아니면 단순히 자신을 진짜라고 믿고있는 클론?? 현생 때문에 최근 어장에 붙어있던 적이 많지 않던지라... 죄송합니다... (머리박)
"평생의 목표를 훌륭하게 성공한다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거야?" 태오: "……." "돌아가서 쉬어야죠." (태오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죽는다는 의미는 아니니 걱정 말아요……. 이젠 이유가 없거든." "……일단 잠이나 잘까요." < 얘가 이러니까 좀 뜻이 그렇지만 진짜 16시간 딥슬립 할 녀석
"처음으로 죽여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누구였어?" 태오: "……." "너무 많은데." < ??????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주는 제일 큰 애정 표현은?" 태오: "……." (태오는 한참을 침묵하다 멍하니 고개를 기울였다. 생각에 잠긴 듯 테이블 위에 손가락을 들었다 놓으며 툭툭 소리가 난다.) "모르겠군요. 내가 내어줄 게 뭐가 있지……. 필요할 때 정치적으로 쓰라고 목이라도 내어줄까요. 아니면 정적의 목을……?" "우와, 멘헤라가 좀 나아간다 싶으면 미친 중세 중국 삼국지 스타일의 상남자 피가 깨어나네요 너……." "그렇지만 사랑은 증거가 남아야 하잖아…… 그 사람에게 가치를 증명하는 게 뭐가 나빠." "좀 학생다운 생각을 할 수는 없어요?" "……." (태오는 순간 눈을 홉뜨더니 손을 우뚝 멈춘다.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를 휙 돌렸다.) "어라-? 너- (˵ ͡° ͜ʖ ͡°˵)" "아, 아니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어...!" "윗사람의 실수에는?" 시원: "아, 건수 잡혔다." (시원은 보드랍게 눈을 휘었다.) "이제 나도 소장직에 오를 수 있구나아. 좋네……."
"네가 원하는 이상적인 친구는?" 시원: "재밌으면 좋지. 으음, 그러니까아…… 잘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화도 통하면 좋겠고. 장난감들은 나랑 대화가 안 통해서 노는 정도지만……." "한결이나 이시미는 나랑 대화가 통했거드은…… 으응, 그랬지. 한결이는 나랑 정말 대화가 잘 통했는데…… 내 말은 다 들어주고…… 고분고분 따르고, 말하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해내고."
"키가 그 정도밖에 안 돼?" 시원: "네가 높은 거야." "으음…… 나랑 눈이 마주치고 싶은 거면 말을 하지." "잘라줄게. 이리 와 봐."
[지하에선... 별 일은 없었어요..] [그저 테러로 인한 중상이었을 뿐이에요..] 진짜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냥 지하로 들어가서 치료받고 요양받아서 이정도로 끝난 거지.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어갔을 것을 목숨줄을 붙여놓은 건 로벨을 위시한 상정 측이니까. 물론 안데르가 목숨줄 붙여놓은 그녀를 보고 멘탈이 나가버려서 온전한 복구는 할 수 없긴 했지만.
[그렇죠.. 저도 동월 군이 많이 변했다고 느껴요..] [...]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이라는 말에 따라나온 말들은 그녀를 확 긁어내리지.. 않았습니다. 일단 우리가 아는 수경이 눈 앞에 없다는 점과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라는 점이 큰 보너스였지요. 다만 고개를 떨구고 떨 뿐이죠. 안 울려고 노력하는 것인가 봅니다.
[읏...으....] [하지만.. 저는.. 그걸 마주할 때마다... 너뮤아픈데..] [감정을 주체를 못하겠어요..]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듯함도 환상통이라고 할 수 있으면 끔찍하게 아픈 것이겠지. 그래도 썰어주고 싶다는 말에 눈을 처연하게 내리깔면서 동월을 붙잡으려 시도합니다.
[하지만 테러를 일으킨 이들은 지금 대부분은 차디차고, 지하에 갇히게 한 건...] [한 건... 근본적으로... 그것이잖아요.. 써는 건..] 그렇게 믿고 있기에 이런 반응은 동월에게 호의적인 반응입니다. 어쩌면 동월에게 몇가지 약품으로 처치를 하여 그것을 사용할 때에 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시도할지도 몰라요(갠이벤에 참여 못한 그럴듯한 이유(?))
situplay>1597048228>872 서연주 맞아맞아! 하긴 새봄이가 아무거나 달콤하게 만들고 유니온 설득은 커녕 승질 벅벅 긁어 자극만 하고 그래도 스토리는 잘 흘러갔지>< 이 부분을 새봄이나 서연이도 알면 좀 마음을 놓을텐데...(??) 그치그치!!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거나 미움은 스스로를 해친다거나 그런 상투적인거랑 뭔가 결이 달라서 신선하지>< 인용을 맥락에 맞게 한거 같아서 뿌듯하네! 재밌게 읽어줬다니 더 기쁘구><
아 그러고보니 문득 궁금해졌는데, 새봄이(내담자)가 살인을 하고 싶어져서 고민이라고 하면 서연이 새봄이네 센터장님은 어떻게 반응하실까?(사유는 대강 상대 하나는 절친의 원수고 상대 하나는 살해 협박을 하고 있는데 법으로 어떻게 못하는 상황이다 정도로!)
>>55 혜우주 분위기 엄청 멋있네요 @ㅁ@... 도전해 보고 싶었으나 안경 표현이 안 되어서 포기요 ㅠㅠㅠㅠㅠㅠㅠ
>>58 리라주 리라랑이 해저물어 가는 가을 밀밭에서 만나는 거 같은 분위긴데요 이거도 멋져요 (붕붕)
>>59 새봄주 새봄이 쪽은 몰라도 서연이 쪽은 저만 정줄 잡으면 될 거 같아요 ㅎㅎㅎㅎ 근데 살인을 하고 싶어져서 고민이라니 이건 뇌피셜로 땜빵하던 저한텐 너무 어려운 문젠데요 @ㅁ@;;;;;;;(호달달) 섣불리 말리면 범죄 의욕을 더 자극할지도 모르니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는 힘들 거 같고...어;;;;; 살인은 저지르면 돌이킬 수 없다. 그러니 살인할 경우의 이해득실, 살인을 안 할 경우의 이해득실, 살인 외의 대안은 없는지 같은 걸 꼼꼼하게 따져 보는 게 좋으리라 생각한다. 정도로 간접적으로 말릴 거 같아요.
>>66 태오주 설원에서 태양 엄청 받으면서 어딘가로 나아가려는 거 같네요. (겨울 바다로?? )
"합동훈련이요?" "소나키네시스는 다른 능력이랑 합동훈련하기가 좀 까다로운 편이지만 다행히 합동훈련을 권유해준 연구소가 생겨서. 우리야 네가 다른 학생들과 어떤 합을 보여주는지, 어떤 식으로 능력을 사용하는지 관찰할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직접 해야하는 건 너니까 묻는거다." "다른 학생들이랑 합을 맞춘다던가 그런거만 아니라면 상관없어요. 저는 혼자 움직이는 쪽이 더 편하니까요." "오케이라는 뜻이지?" "네.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니까요."
새로운 A4용지를 끌어당기며 혜성은 어려울 것 없다는 양 대답했다. 이 대답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알지 못한 채.
>>91 ㅋㅋㅋㅋ 하긴 가상이라도 너무 무거운 문제긴 했다>< 그래도 답변 현명한걸!! 아무래도 살인은 웬만한 사람에겐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지 ㅋㅋㅋ 새봄: 음, 살인하면 좋은 점은... 선하의 원수를 갚을 수 있구요, 우리를 죽이려는 사람 중 하나는 제거돼요 새봄: 나쁜 점은... 범죄자가 되고, 정신적인 충격도 있을 거고,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실망할 거고, 한 다음에는 목표를 잃어버리고 길도 잃어버려서 어쩔 줄 모를 거 같고... 새봄: 나쁜 점이 더 크다 ㅋㅋㅋ 안되겠네요. 좀 더 고민해볼래요. 새봄: 고맙습니다! ...그 두 사람이 미운 거랑은 별개로, 제가 살인이라는 행위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었나봐요~
>>81 생각나는 건 다른 관계자를 구워삶는다거나...? 뭐 조만간 밝혀지겠지! 그건 그렇고 리라주에게도 궁금한 거! 아녜스 상담센터라면 살인을 하고 싶어져서 고민이라는 내담자에게 어떻게 반응할까?
>>122 오빠가 옷 지어줄게...🥺 약간 혜우도 피백 있는 옷 생각해봤는데 아예 그쪽 보다는, 브레이브슬릿에 연결된 느낌으로(소위 말하는 오리엔탈리즘 스타일) 해도 어여쁠 것 같아. 왜냐면 피백은 걸칠 때 팔의 움직임에 유달리 신경 써야 하는데다 한푸나 치파오, 아오자이 스타일은 바람 불면 상당히 거슬립니다요 그러니까 실용성 있는 투피스 느낌에(feat. 내가 오빠의 자아도 자아지만 tl발 그렇다고 내 동생이 서구권 미인대회 가도 입상할 라인이라 차마 옆트임을 포기할 수가 없네 레이브 자아) 위를 여미는 크롭을 가슴라인 가로로 딱 가르듯 극단적으로+차이나칼라 느낌으로 딱 붙게끔 잡되 외투를 너비감 있게 줄듯 브레이브슬릿 피백도 포함해서... 으흐흐~
>>125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새봄이한테는 죽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었던 것 같애! 살인은 택할 수 있는, 그러나 좀 꺼림칙한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랄까? 고마워!!>< 지금으로서는 스토리가 캡이 의도한 대로 잘 흘러가서 새봄이가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무력화되거나 대가를 치르게 된다면 새봄이의 고민도 해결되지 않을까싶어 히히
"—와, 그거 꽤 숨막히겠는데." "편하진 않죠." "편하지 않은 게 아니라 불편하겠지. 아무튼 이제 어쩌냐. 아직 물건들 못 뺐다며." "그러게요. 그것 때문에라도 한 번은 더 가야 하는데. 물론 들어갈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아, 시현 쌤. 저 이제 상담 시간이라서." "어 그래. 얼른 가."
짧은 대화를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리라의 뒷모습을 보낸 시현은 머잖아 담배갑을 쥐고 센터 밖으로 나갔다. 알록달록한 낙서 그려진 담벼락을 낀 채 옆으로 돌아 후문 근처. 약간 그늘지고 외진 공간에서 라이터의 불이 켜진다. 치익, 불 붙는 소리와 함께 독한 연기가 피어올라 시야 일부를 흐려놓았다. 한껏 서늘해진 기온 탓에 드문드문 몸이 떨리지만 충분히 태우기 전에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
"후우."
휴대용 재떨이에 재가 떨어지길 몇 번. 구름이 바람 따라 흐르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한참이라 부를 만한 시간이 됐을 무렵, 차 바퀴가 구르다 멈추는 소리에 시현은 고개를 들었다. 누가 이쪽으로 차를 끌고 들어오는 거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끈 그는 곧장 발을 옮겨 엔진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간다.
"저기, 여기 차 세우시면 안 되거든요. 반대쪽으로 가셔서... 저기요?"
그리고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는 동시에 후회하고 말았다.
"...엄시현 씨가 왜 여기 있습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X발.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한마디가 목구멍 안쪽에서 맴돌다가 사그라든다.
"아무튼 반대쪽으로 가. 여기 주차장 아니야."
그 말만 남기고 물러난 시현은, 곧 정인의 차가 맞는 길을 찾아가는 걸 지켜보다가 핸드폰을 들었다.
[다미쌤]> [주다미야]> [너 어디냐? 안이면 로비로 내려오지 말고 밖이면 더 있다 들어와라]>
이 안에는 그 자신보다도 윤정인과 마주치면 안 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래서 여긴 왜 왔냐?" "담당 학생이 여기로 심리 상담을 다녀서 픽업하려고 왔습니다. 그러는 그쪽은 무슨 일로 이런 델 옵니까?" "'이런 데' 가 뭔데?" "엄시현 씨와 안 어울리는 곳." "허! 사돈 남 말 하네. 야, 너도 딱히 어울리진 않아~ 로비 지나오면서 애들이 슬금슬금 피하는 거 못 봤냐? 가운은 안 입어도 본능적으로 느끼는 거지." "그렇게 따지면 저보다는 엄시현 씨를 보고 피했다고 생각하는 게 더 합리적인 추론인 것 같습니다만."
언제나 따스하던 아녜스 센터의 카페테리아에 드물게 한기가 돈다.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전직 연구원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커피는 입 댄 흔적 하나 없이 깔끔한 상태로 식어있었다.
"아직 제 질문에 대답 안 하셨습니다. 그래서, 엄시현 씨는 여기 왜 있는 겁니까? 심지어 꽤 익숙해 보이시던데." "그러는 너는 학생이 여기 다니는 것 치고 별로 안 익숙해 보이더라. 처음 왔지?" "왜 여기 있냐고요." "대답해야 되냐? 윤정인아. 나도 사생활이라는 게 있다?"
짧은 정적 사이로 저 멀리서 메아리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스민다. 시현의 눈이 카페테리아 벽면의 디지털 워치에 닿았다. 상담 끝났을 것 같은데. 빨리 이 자리를 떠야...
"어? 연구원님... 이랑...?"
그래! 이럴 것 같아서 빨리 뜨고 싶었다고! 젠장! 차마 입 밖으로 뱉을 수 없는 욕설을 필사적으로 삼킨 시현은 정인이 등 뒤에서 들린 리라의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틈을 타서 제 머리를 마구 좌우로 휘저었다. 아는 척 하지 마!
"응?" "......지금 뭐 합니까?" "아니~... 여기 파리가 있어서~ 에휴, 파리가 왜 이렇게 많냐. 응? 하, 하. 그래서 저 친구가 네 담당 학생이라고? 정인아?" "징그러우니까 친한 척 부르지 마십시오. ...이리라 학생, 상담은 끝났습니까?"
깜빡깜빡. 리라의 눈이 빠르게 깜빡이며 눈 앞의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상황을 계산하기 시작한다. 윤정인과 엄시현. 같은 연구소 소속이었던 사람들. 그리고.
"아는 사람 누구? 이름이 뭔데." "저희 담당 연구원님이요. 윤정인 이라고." "정인이가 목화고에 있어?" "연구원님이랑 아는 사이세요?" "어. 걔한테는 내 얘기 하지 마라." "왜요?" "왜요는 일본 담요고. 그냥, 그쪽이 날 별로 안 좋아해."
여름 끝자락, 시현과 나누었던 대화 한 페이지를 떠올리는 순간 계산은 끝난다. 리라의 시선이 시현을 떠나 정인에게 꽂혔다.
"네, 끝났어요. 안까지 들어와 계셨을 줄은 몰랐는데... 여기 커피 맛있죠?" "어쩌다 보니. 다 끝났으면 바로 가죠." "네. 그럼, 음... 안녕히 계세요." "어어, 그래요. 들어가세요. 정인이... 담당... 학생."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난 정인이 리라를 이끌고 사라지자, 시현은 의자에 푹 퍼진 채 식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하으어으어어... 진 빠진다."
잘 넘어갔겠지. ...넘어갔겠지?
깔끔하게 정돈된 차내는 고요했다. 리라는 고개를 모로 틀고 창 밖으로 바뀌는 풍경만 응시하며 침묵을 지킨다. 몇 번의 스몰톡 시도가 장렬히 실패한 끝에 도출된 결과였다. 살면서 수많은 사람의 차를 얻어타고 다녔지만 이렇게 불편한 건 또 처음인데. 차라리 얼른 연구소에 도착하면 좋으련만.
"이리라 학생." "네?"
그런 생각에 빠져 있었으니 갑작스럽게 들려온 상대의 목소리에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차체가 멈추고, 정인의 말이 이어진다.
"아까 그 사람, 센터에 자주 옵니까?" "어, 음... 글쎄요? 그렇... 다고 할 수 있죠?"
거짓말은 안 했다. 거기 사는 사람이니까.
"많이 마주쳤겠군요." "그런... 가?" "딱히 잘 아는 사이처럼 보이진 않던데. 맞습니까?" "......알아야 해요?" "아뇨.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내세요."
짧은 침묵 후, 정인의 시선이 리라를 향해 돌아왔다. 동시에 신호가 바뀐다.
"......잘 모르는 사이는 맞겠죠."
대답을 원한 질문이었던가. 잘 모르겠다. 다만 연구소에 도착해서 그 날의 커리큘럼이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의 입에 더 이상 그 주제가 오르는 일은 없었다.
1.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요? 2. 살인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나요? 3. 내담자 분이 생각하기에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살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4. 법적으로 살인은 중죄이고, 당하는 사람은 물론 행하는 사람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남기는 게 일반적이에요. 살인이라는 해결책을 선택했을 때 얻는 장점이 앞으로의 인생에 남아있을 흉터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런 식으로 연결되는 질문을 여러 개 던지고 내담자가 스스로 답을 찾게 유도할 것 같아! 다만 기본적으로 살인은 범죄지요... 여러 번의 상담을 거쳐 최종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쪽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할 것 같네😁
>>147 아진심너무행복합니다감사합니다 이거 좌측 캐릭터 노란옷이 마땅치 않아서 아쉬웠는데 오른쪽에 두니까 크으 이거지예~~!!!!🤭🤭🥰🥰🥰🥰🥰 너무조아 아기늑대야~~!!!!!!!!!!! 아침으로 만든 사람과 밤으로 만든 사람... 리라랑은 두가지 버전 네카를 다 가졌다 우리는 부자 이다(?)
>>163 1.자신보다 약한 이에게 한정해서 연산을 방해하는 향을 만들 수는 있을 것 같네요. 2.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리라에게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해도 한정된 공간. 이를테면 리라를 포함해서 반경 3m 정도만 아주 일시적으로 켤 수 있는 느낌이 될 것 같네요. 당연하지만 그나마도 불을 지르면 사라지고요.
1.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요? 새봄: 기밀이 좀 있어서 간추려서 말하자면 하나는 제 절친의 원수고 하나는 어... 제 2의 홀로코스트를 꾸미고 있어요.
2. 살인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나요? 새봄: 음... 원수를 갚아서 통쾌하고, 두번째가 꾸미는 홀로코스트는 일어나지 않겠죠.
3. 내담자 분이 생각하기에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살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새봄: 제 문제에 한해서만 생각하자면 장점은 공권력이 하지 않을 일을 저 스스로라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확실하게 화근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무지막지하게 어려운 거랑 성공시에는 정신적 충격이랑 범죄자가 되는 거,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거요.
4. 법적으로 살인은 중죄이고, 당하는 사람은 물론 행하는 사람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남기는 게 일반적이에요. 살인이라는 해결책을 선택했을 때 얻는 장점이 앞으로의 인생에 남아있을 흉터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새봄: 그 점을 모르고 살인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진 않았는데요, 그러게요? 친구의 원수를 갚고 홀로코스트를 막을 수 있다면 값어치가 제법 높다고 생각하긴 해요. 새봄: 근데 제가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하나가 저보다 천배는 강해서 성공할 지 어떨지도 모르긴 해요 ㅋㅋㅋ 아마 제가 범죄자가 될 확률보다 죽을 확률이 한 천배는 높은 정도? 새봄: 그래서 제가 목숨을 걸거나 손을 더럽히지 않고도 제가 증오하는 대상들을 무력화시키거나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살인은 포기할 건데, 지금은 그 방법이 잘 찾아지지 않아서... 솔직히 죽이고 싶은 마음이 크긴 하네요(헤헤)
써놓고 보니 새봄이 완전 어둠의 금쪽이다 ㅎㄷㄷ 새봄이가 선경쌤한테 갔으면 이래저래 선경쌤에게 폐를 끼쳐버렸겠는걸... (다행이지 뭐야!)
>>0 손끝부터 생긴 화상으로 인해 생긴 물집이 가라앉을 때까지, 손을 쓰는 훈련은 잠시 중단되었다. 인첨공의 의학 기술은 뛰어나므로 흉터는 남지 않을 것이다. 이미 깊게 남은 흉터는 어쩔 수 없더라도, 이 장소에서 생긴 상처라면 꽤나 빨리, 말끔히 나을 수 있다.
그러니 다친 것은 그다지 신경 쓸 만한 부분이 아니다. 그보다는 참관을 하러 갔을 때 발생했던 돌발상황. 미세하긴 하지만 뇌파를 감지하는 기계보다 자신이 알아채는 것이 빨랐다. 아마 기계를 보고 대응하려고 했다면 늦었겠지. 그런 점에서는 이 능력이어서 다행이구나, 싶었지만.
그 이후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거나, 좀 더 다독이지 못한 채로 헤어진 것이 마음에 조금 걸렸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만날 수는 없는 노릇, 성환이 이야기하길. 참관을 한 덕에 사고는 막았지만 그게 앞으로 이뤄질 참관이나 합동 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연구원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이 능력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게다가.
"...또 왔네, 지치지도 않는구나 여긴."
다른 학생들의 훈련에 있어서 돌발상황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참관을 하며 일부러 스케쥴을 채우고 있었는데, 손에 부상을 입으며 잠시 빈 그 타이밍을 노려 귀신같이 연구소에서 협력 요청이 들어왔다. 성환이 여러 이유를 대며 물리치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정식으로 들어온 요청을 계속해서 거절하는 것은 성환의 연구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랑은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177 괜찮다!! 선경쌤이야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만나보신 분이라... 새봄이 정도면 논리나 이성도 아직 살아있고 괜찮지 않을까아🤔 아마 저렇게 말하면 >>목숨을 걸거나 손을 더럽히지 않고도 제가 증오하는 대상들을 무력화시키거나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면 살인하지 않을 것<< 이 부분에 초점 맞춰서 얘기 이어갈 것 같네! 살인보다 새봄이 본인에게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면서~
>>189 오오 선경쌤 경험 많구나~! 선경쌤이 만나본 까다로운 내담자 1등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지는걸 ㅋㅋㅋ 새봄이에게 더 나은 방법이라... 사실 새봄이가 살인 안 해도 문제는 결국 잘 해결되게 되어있다는 걸 새봄이가 인지하게 되면 빠른데 아무래도 제 4의 벽을 뚫지 않으면 어렵지 ㅋ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2nyeoNDjJAY 대충 오프닝 음악) "안경과!" <파란 스카프의!> "율럭키 썰전!>
오늘은 뜬금 없이 폭죽이 펑하고 터진 바람에 파란 스카프가 조금 움찔하며 당황했다.
<왠 폭죽이..?> "관객 중 한분이 흥이 많이 나신 모양입니다.."
파란 스카프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절래절래하며 종이를 읽었다.
<어쨌든 이번에도 이런저런 소식이 많죠?> "네. 첫번째 소식은 비사문천과 바즈라라는 연구소가 충돌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바즈라.. 바즈라라... 그 스트레인지에 자주 기웃거리던 연구소요?> "네, 그렇습니다. 충돌 사유는 현재까진 불명입니다만..."
파란 스카프는 고민된다는 듯 잠시 말을 곱씹었다.
<그 바즈라, 최근 들어 언급되는 차일드 에러들을 납치한다는 연구소는 아니겠죠?> "뭐, 비사문천이 자경단이니 명분이라면 그쪽이 확실하겠습니다만... 솔직히 지금 상태에서 파악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중립적이시군요.> "네. 적을 늘리지 마라는 조언이 있었잖아요?"
파란 스카프는 인정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소식입니다. 한동안 스트레인지의 조직을 습격하던 정체불명의 여학생에 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반대로 검을 사용하는 한 남학생이 조직 하나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소식입니다." <조직들이 완전.. 동네ㅂ...아니 얘네요? 와.. 검 쓰는 애부터 해서 많이도 당했군요..> "조직원들의 빠른 쾌차와, 혹시 갈 곳이 없다면 율럭키는 늘 열려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소식은 스트레인지에 알 수 없는 문장이 생겨나 화제를 몰고 있다는군요." <네, 제가 전문을 읽어보자면 '0 하나는 무의미요 둘은 지배요 셋은 혁신이며 넷은 불이오 다섯은 수축이며 여섯은 징조이며 일곱은 멸망이라' 라는데요 마지막 멸망이란 말이 워낙 불길하다보니 정확히 누가 적었나부터 인첨공에 앞으로 거대한 지각 변동이 발생하다 못해 진짜로 붕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붕괴라.. 아예 무시할만한 소리는 아니란 것이 또 그렇군요. 파란 스카프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붕괴할 것 같나요?" <전, 붕괴는 크게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데요. 리버티가 뭔갈 하더라도 퍼스트클래스 사이에서도 1위를 찍은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요? 뭐, 그 1위가 회까닥 돈다면 가능성이 있겠네요.> "뭐, 대부분의 퍼스트클래스는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는 입장에서 1위는 또 얼마나 강할지 상상도 안되는군요."
안경은 옆에 있는 물을 한모금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만약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사과나무를 심-> "전, 멸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쪽에 한표를 걸겠습니다. 모두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13 거의 인첨공 초기? 중기부터 들어와서 병원 영업하던 사람이니까😉 청소년 대상 상담이 주력이기도 하고~ 안티스킬이랑 협력해서 인성교육 받는 미성년 범죄자들 심리치료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이쪽에서 좀 까다로운 케이스가 많았었다! 대화 의지가 없는 친구들이 많아서리... 그리고 커리큘럼 후유증으로 트라우마 앓는 학생들 상담도 많이 하는데 이쪽도 꽤 쉽지 않은 편이라네🤔
크아악 확실히 지금으로선 그렇지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새봄새봄이... 스토리 진행되며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음 좋겠어🥺 손을 더럽히기엔 새보미 인생 아직 창창하다구~~
이전의 해프닝에서 살짝 맛이 들린 건지 여전히 거꾸로 매달린 채 단말기를 이리저리 조작하며 들썩이는 그녀였다.
"쉬잇, 메타발언은 안됨다. 그래서 이젠 그냥 >>0도 빼놓았잖아여~" [......] "아, 그치만 왠지 허전한 느낌은 있슴다. 원래 사람이란건 평소에 하던걸 어느날 갑자기 안하면 강박증 때문에 이전의 행동을 반복하려는 성질이 있거든여." [......]
거꾸로 뒤집어져 긴 머리가 귀신의 그것처럼 치렁치렁 흐트러졌고, 여학생은 한가닥 떨어져나와 코를 간질이는 회색 털뭉치에 그만 재채기를 하며 바퀴달린 의자 째 뒤로 미끄러졌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프로그래밍한 동물형 더미들로 신나는 춤무대를 만들고 있었을까? 아마 조금만 더 사치를 부린다면 로봇 닭과 고양이, 개와 당나귀로 음악대를 꾸릴 수도 있겠지. ...다만 그건 다른 과의 연구원들에게 썩 좋게 보이진 않을테니 그녀 나름대로 타협을 본 것이다.
확실히 삼삼오오 모여 뛰놀던 더미들은 급조한것 답게 저마다 픽픽 쓰러지더니 이내 위에서 떨어진 판넬에 뭉개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으려나.
"그럼 이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나 꺼내보라구여? 아, 퍼렁머리 슨배임이랑 얘기하던 거나 이으라구여...? 아라따~~~" [...저기, 아까부터 누구랑 얘기하는 건지 모르겠거든?]
여학생은 아직 남아있는 간지러운 감각에 다시 재채기를 하며 자리로 돌아와 태클을 걸었고, 그녀는 뚱한 표정으로 받아쳤다.
이혜성의 오늘 풀 해시는 어느날_자신이_괴물이_된다면_자캐는 > 잠깐 뇌정지는 오는데 의외로 침착하게 가능성(항상 있었던 어느 연구소의 박사와 조수의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까. 워낙 여러번 그런 일을 겪었다보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본래대로 돌아가겠거니 생각하고 말듯.
어린_자캐가_마시멜로_실험의_대상이_된다면 > 반발없이 얌전하고 착하게 앉아서 기다린다. 몇번 언급됐지만 어릴땐 어지간히 비합리적이지 않는 이상 어른이 말하는 것에 대해 의심없이 수용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가능함. 근데 마시멜로가 신기해서 건드려보기는 할것 같긴 해.
자캐가_좋아하는_것들을_나열해본다 > 가족, 간식, 책, 혼자 있을 수 있는 사적인 공간, 해가 지는 하늘. 친구와 그리고 다들 알고 있을 한명.
>>268 가능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겪어서 초연해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돌아가지 않는다면?(?) 혜성이는 어릴 때도 혜성이었구나 얌전히 기다리는 거 귀여워 상으로 마시멜로 한박스 줘야만! 좋아하는 것들 굉장히 일상적이고 담담해서 힐링이다... 그리고 >한명< 우후후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먹물이 흘러내린 것 같은 것, 그것이 제멋대로 발을 적시는 것도 흔적으로만 남았다. 그것들은 바람에 흐트러져 발자국이라는 정체성을 잃을 것이다. 먹이라는 오랫동안 남는 흔적마저 없어질 텐데, 하물며 그저 있었던 것은. 먼지가 된 것들은 쓸려갈 뿐이다...
>>274 이게 전부 일상 이벤트로 괴물화를 가져온 캡틴의 잘못이다(??) 돌아가지 않으면 어 씨 조졌네? 하며 이마 한번 탁 치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까. 마시멜로 한박스 주면 꽁끼꽁끼 품에 안고 히히히 거리며 쫄랑쫄랑 부모님한테 가서 자랑할거라는 생각이 좀 있어. 일상적인 거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비사문천 아지트에서 자기 방도 밖이 잘 보이는 위치에 놓았고.
>>267 쫑쫑 걸어오면서 렛잇고 꽃잎 팔랑팔랑 해주는 아기무너 리라링이 예전에 머리 땋아줬던 것처럼 땋고 팔랑팔랑 꽃잎 날려줘야 함
그래서 내가 미친사람인가봐 소리 들을 거라 햇자나 호호 도올이 전승상 '거만하고 완고한 성격으로 매우 난폭하고 호전적이라 마음대로 마구 설쳐대며, 싸울 때는 퇴각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싸워 누군가 죽어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로 끈질기고 집요하다. 또한 악행을 일삼으니 지능이 높아 덫을 놓으면 알아차리고 피한 뒤 사람들을 학살하였다 한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서휘가 그래서 예전에 태오가 이명 받았을 때 '너도 결국 이름에 얽매였구나' 했던 거고 호호
>>269 아이고 이건 효륜아잖니 태오도 체온 낮은 편인데 데 마레즈 특성인가 아냐 근데 희야는 겨울엔 따끈할지도🤔 일단은 여름엔 셋 다 시원할듯 은 사 람아 커미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컴션주님... 힝구 컴션주님 보고싶다 사실 더 신청하고 싶은데~ 그러면 이제 나오자마자 바로 갈아치우는 게 되니까 좀 기다리려구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생기는 돌파구란 얘기에 곰곰 생각에 잠긴 서연이었다. 유니온에 대해 아는 거 짐작되는 정보를 다 긁어 보면 답이 보일까?
" 모든 능력이 정점에 있고 그것들을 동시에 쓸 수도 있는데 " " 일처리를 직접 하진 못하죠. 초커랑 구속구 때문이든 심리적 제약 때문이든 둘 다든 " " 리버티가 와해되고 제로가 파괴되어서 부려먹을 대상이 없어지면 포기할까요? " " 자길 죽이거나 아무도 못 찾게 가두는 거 말곤 답 없다고 막무가내였는데요... "
초커와 구속구 같은 장치의 위력이 좀 더 강해지면, 개입이 막아질까? 글고 보니 그런 족쇄를 박형오가 채우진 않았을 거 같은데, 그럼 지금 대표이사가... 가만, 족쇄? 설마 유니온, 지금 대표이사한테 가축처럼 사육당하거나 실험체 취급당하는 처지야? 그 바람에 자기는 물론 (인첨공의 논리대로라면 자기처럼 되는 게 지상목표인) 능력자들 수십만 명까지 인간으로 보려야 볼 수 없게 된 거야?? 그런 거면 소름 끼치는데...;;;;;;;
문제도 노답인데 엉뚱한 추측까지 뻗어 가니 골이 띵해 죽겠다!!!! 냉큼 새봄이 얘기로 주의를 돌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서연이었다. 얻어먹은 건 셀 수도 없고, 오늘 만들던 것도 새봄이가 알려........잠시만!!??
" !!!! "
재료 다 방치해 놓고 있었잖아?! 퓨레 만들려던 냄비에 내가 불을 켰던가??? 당황해서 돌아봤더니 토실이가 냄비 옆에 선 채 이쪽을 향해 있다. 불은 안 켠 거 같은데(토실이가 꺼 줬을지도??) 만들던 케이크를 깜박했던 게 찔려선지, 토실이의 시선이 뚱하게 느껴진다. 포옹을 풀고 토실이에게 향하고자 한 서연이었다. 철현이 팔을 풀어 주었다면 토실이를 안아올렸을 것이다.
" 토실아, 미안!!! "
시트는 어느새 다 식었고, 속에 샌딩할 크림은 마스카포네 치즈와 함께 방치됐고, 퓨레는 계속 끓였다면 냄비채로 버렸겠다. 나중에 뒷정리나 해야겠다... 한숨만 폭폭 내쉬다 놀이공원 얘기에 눈이 뜨였다. 놀이공원에 갔던 날 그런 일을 겪으셨는데도, 놀이공원 자체가 싫어지진 않으신 듯해 맘이 놓인다. 그렇다면...? 이참에 새봄이랑 가서 나쁜 기억 덮으면 좋겠다!!
새봄인 몰라도 난 공부머리는 꽝이라 괜찮으실지 모르겠네. 공부고 운동이고 잘하는 사람들은 못하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왜 헤매는지 몰라서 답답해한다는데. 하다가 어딘지 미묘해진,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철현의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서연이었다. 뭐가 문제지?
" 네. 다들 선배고 연상이시잖아요. "
했다가 편하게 말해도 된다는 얘기에 혼란에 빠진 서연이었다. 편하게라는 건, 말을 놓자는 의미?? 근데 선배께 말 놓는 건......
" 그...저...;;;;;;;; "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영희랑은 서로 야자 튼 거 땜에 저런 생각을 하셨을까? 근데 건 영희가 첨에 날 1학년으로 착각해서 내친 김에 지른 거고, 선밴 선배신걸. 내 쪽에서 상급생한테 말을 놓는 건, 뭐랄까 선 넘는 짓 같단 기분이 든다. 안 편해;;;;;;;;;;;; 결국 안절부절못하다 어정쩡한 물음이나 던지고 말았다.
" 높임말, 불편하세요? "
/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오래 걸렸는지............곰손 소리도 과분하고 돌손이에요 돌 굴러가유우우우우(털푸덕)(백기 흔들)
>>276 ㅋㅋㅋㅋㅋ 맞다 캡틴이 잘못했다 학습이 되버렸자나! ㄱ래도 인첨공인데 머 어케든 되긋지 응 하아앗 마시멜로 들고가서 자랑하는 애기 혜성이 귀여워... 절대 금주에게 앵커를 전달해야만 일상적인 걸 좋아하는데 스스로 자경단을 세운 혜성이라 볼 때마다 정말 의외인 조합이야 음
>>277 아 긍가? 암튼 혜우우 효륜아 할거래 이이잉 더위 안 타는 데마레즈인가 부러움이 3배가 되어버렷 여름엔 셋이 각자 있다가 겨울엔 희야 가운데 놓고 양 옆에 붙어있는거 보고싶다 희야는 옷도 막 보송보송 폭신한거 입을 거 같아 쪼막만한 여우귀 뾰족 나온 망또 같은 거 하 언제 나오나요 서휘태오한결 커미션 컴션주님 부르짖기22
"너는 어디까지 비열해질 수 있어?" 이리라: 굳이 그러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그래야만 한다면, 할 수 있는 만큼은. 이리라: 할 수 있는 만큼이 어느 정도냐고요? 이리라: ......해 봐야 알겠죠?
"너의 거짓말을 하는 모습은?" 이리라: 글쎄? 요즘엔 최대한 안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거짓말은 후폭풍이 강해서. 그런데 오늘 해 버렸네. (*대충 위에 독백 가리키며)
"소원 한 가지를 빌 수 있다면? 뭐든 좋아." 이리라: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국 행복해지기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무도회에 간다면 복식은?" < 첫번째 질문끼리 바뀐거 가튼데 윤정인: 꼭 가야 됩니까? 윤정인: (대충 정장 풀셋 꺼냄)
"같이 있어 줄래?" 윤정인(기본): 그런 건 저 말고 다른 사람 찾으십시오. 윤정인(상대가 쓸모 있을 때): (1)왜? (2)얼마나? 윤정인(???): 기꺼이.
"난 포기할 거야. 다 관둘 거라고." 윤정인: 네, 그럼 여기까지 하죠. 수고했습니다. 윤정인: 왜 그렇게 보시는지. 포기할 거라고, 다 관둘 거라고 말한 건 본인 아닙니까? 제가 어르고 달래서 일으켜 세워 주길 바라기라도 하는 건가요? 당신이 제게 그럴 만한 가치를 증명해 보인 적이라도 있습니까? 윤정인: 어리광은 딴 데 가서 피우십시오. 전 그런 거 안 받아줍니다.
>>284 이이잉이!! >:ㅁ 아 뭐야 진짜 귀여워 희야 가운데에 놓고 붙어있는대... 희야 맞아 겨울에 폭신하게 입어... 망토 담요 그런거 돌돌 두르고 "이잉 뭐야 희야 또 핫팩 됐어요" 막 이럼~~악 악 서휘태오한결... 낙서타입 하나 더 신청할까 고민 풀샷은 월급의 영혼까지 끌어모아야함
태오가 속을 읽을 줄 알아서 자기가 어떻게 죽일지 알고 이따금 이성 놓기 전에 브레이크 역할을 해줬거든 메트로폴리스에서 태오랑 지낼 때 상담도 안 받고 그러다 보니 다시 -도올- 할 뻔한 순간마다 태오가 옷깃 잡고 고개 절레절레 흔들고. 브레이크 걸어주면서도 아무런 말 없이 그냥 폭 누워만 있고 그러다 보니까 .oO(고양이.) 이런 생각으로 돌리게 되고
정작 태오는 서휘가 스스로 얘기하기 전까지 능력을 모르거니와 레벨도, 이명도 모르는 상태지만. 그냥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람 조져버리는 미친 천재구나 생각했다나 봄.
>>284 이러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상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경단을 만든 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어색할 줄 알았는데 서사 진행될수록 이혜성의 본체가 나오는 걸 보고 겁나 신기하긴 했음. 인첨공이니까 뭐 하며 반쯤 포기함+근데 조지긴 했는데 라는 마음이라나 뭐라나. 마시멜로 한박스 안고 가는 이혜성....귀엽긴 해(급기야) 반응 땡큐
>>29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사탕함(??) 아니 혜우주도 그렇고 왜 다들 금이를 부르짖는거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딱 사랑이랑 애정같은 거 듬뿍 받고 자라서 구김도 없고 낯가림도 없었을 어린 이혜성은 해준다는 사람이 있으면 빵긋거리면서 다리 붙잡고 매달리거나 빤히 바라본답니다. 입가 닦아주면 얌전하게 있고, 꺄하 하고 웃고....요즘 유튜브 쇼츠로 보이는 그 애기들 웃는 것처럼 막.. 늘어놓고 보니 어린 이혜성 너무 무해하게 귀엽군 근데 그런애가 지금은 씁 양치시키고 재우려하면..이때는 부모님 찾을듯 아니면 지 오빠나(??)
>>29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예시가 너무 귀여워서 평생 그렇게만 비열해야겠다(????) 양말 몰래 짝짝이<<진심 있을법해서 웃김... 남의 양말을 짝짝이로 준비하는 것도 있을법하고 짝 안맞으면 죽는 사람 앞에서 짝짝이 양말 신고 춤추는 것도 있을법함(리라: 먼 소리야 진짜 근데 재밌겠다) 히 히히 행복할거시에요 걱정마로라~~!!!!!🥰🥰✌️ 인첨공 뜯어고치고 창창한미래로나아가겠습니다
ㅎ후후😏 아근데 시원이가 감복해주는거 너무 감사합니다(?) 인정받은거같고??? 기분이조으네요??????
>>297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뭔가... 비열해진다 해도 끝까진 못 갈 것 같단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착한... 것인가...!!! 착하구나(??) 감사함니다 히히히 리라는 저지먼트를 정말정말 조아하니까 행복했으면좋겟대...🥰🥰 그간 힘들었던 거 다 커버할 수 있을 만큼 행복해지면 좋겠다 우리애들🫠
수능 보기가 인생 목표가 되어 버렸다!! 근데 공부, 각 나오나? 사이코메트리론 답 못 캐내잖아;;;;; 에라, 모르겠다. 하고 수박씨에게 받은 참고서나 보려는데 태인이가 이거 언젯적 거냐고, 교육과정 어쩌고 하며 경악하더라. 교육과정은 또 뭔데? 뭐라는지 1도 모르겠음을 뿜뿜하며 불쌍한 표정을 잔뜩 지었더니 태인이가 얇은 책자를 던져 줬다. 숫자들이 잔뜩 적힌 걸 보니 수학 문제집이다. 그래도 이 문제집은 정답이 몇 페이지에 있다고 적혀는 있더라. 그래서 사이코메트리로 정답 페이지를 읽고서 답을 썼더니, 태인이 표정이 썩더니 중학 수학부터 다시 하란다. 슬리퍼 어택을 참아준 걸 고마워해야 하려나? 머쓱하게 웃다가 께름칙해졌다. 유니온은 학교도 안 다녔나? 학교 다녔으면, 태인이 같은 친구들 때문에라도 수십만 명을 죽인다는 미친 발상은 차마 못할 텐데?? 박형오의 기록이나 유니온의 말에 따르면 능력 때문에 괴물로 여겨졌다지만, 다른 아이랑 어울리는 거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심리치료나 놀이치료 프로그램 같은 거 상담 센터에 많던데? 그런 건 어릴 때 시킬수록 효과가 좋다는데, 1도 안 하고 뭐 했대? 실험체 취급하며 사육만 했나? 그래서 자기고 남이고 다 짐짝 취급하는 싸이코가 된 거야?? 그런 거면 나비 효과도 이런 나비 효과가 없다. 애 하나 조져 놓은 어른들 때문에 수십만 명이 학살당할 위기에 처한 거잖아!!! 똥은 어른들이 쌌는데 폭탄은 애들이 맞았다고, 수박!!!!!!
>>305 원래는 밖에서 들어와서 자기가 있을 곳이 없어서 자기 스스로 있을 곳을 만들어보고자 시작한 게 자경단이긴 했는데. 뭐 일상이 무너질까봐 만들었다는 것도 통용되니 서사 오류는 아니겠지(흠) 근데 오너는 아직도 적응이 안돼요. 이혜성이 초기와 다르게 상당히 무심하고 덤덤한 애가 됐거든(??) 좁고 얕은 인간관계의 소유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사람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대에_대한_신뢰의_상중하에_따른_자캐의_태도는 : 어~ 이거가 좀 달라질 일이 없?지 않나 싶은데
신뢰도 하: "……네에, 믿고 있답니다." 정작 속내 읽어보고 봐, 그럴 줄 알았지. 인간들이란... 하고 대충 넘길 걸
신뢰도 중: "……얘기하지 않아도 돼요." 여전히 속내가 들리기 때문에 쩔수없이 속내를 듣긴 하는데, 가늠하면서 그럴 줄 알았다. 하는 정도는 아님. 그냥 무념무상하게 넘길 걸~
신뢰도 상: 아무런 말 없이 상대가 뭐라고 하기 전에 행할 정도지. 들리니까, 그리고 그게 스스로 몇 번 곱씹고 판단해도 수지타산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자캐의_부위_별_키스_반응 : 개쩌는걸(개쩌는걸) 진심으로 개쩌는걸
이마: 그러려니 넘기는데 가장 쉽게 익숙해질지도...(두 남자의 키를 봄) 눈꺼풀: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움찔! 하는 정도~ 콧등: 눈 감고 "정말이지." 하고 넘기는 정도~ 귀: 몸 움츠리면서 상대한테서 빠르게 떨어집니다요 뺨: 정말! 정말! 정말 익숙하지 않음 뺨은 화들짝 놀랄 정도래요~ 입술: 눈 꾹 감고 뒤로 슬쩍 주춤함.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사람처럼~ 손등: 세모입으로 입술 꾹 다물고 시선 슥 피함. 어색하거든~ 발등: 빤히 내려다보다 슥 발등 치우기도 하는데... ???면 포인된 거 플렉스로 당겨서 턱 슬쩍 올려서 눈 마주치는 경우도 있음
심리치료 놀이치료 같은 건 요즘도 꽤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인첨공 같은 데가 조성될 만큼 과학이 발전한 세계에서 그런 대안은 고려 못 하고 비슷한 수준의 초능력을 지닌 사람을 양성하면 아들한테 친구가 생기겠지 생각해 버린 박형오의 오판도... 문제를 악화시킨 요인이긴 한 거 같습니다...만 이제 와 한탄한들 소용없겠죠?
길고 긴 근신도 끝이 났다. 학교에 정상적으로 등교하며 복도를 거닐자 시선이 쏟아졌다. 쟤가 걔래. 연구원 찌른 애. 어? 내가 듣기로는 자해를 했다던데. 무슨 소리야? 쟤 바즈라로 커리큘럼 옮겼다가 사고 나서 학교 못 나온 거래잖아. 저지먼트 활동 하다 다쳤다던데. 그러고 보니 쟤 머리가 새하얗네, 진짜 커리큘럼 사고 난 거 맞나 봐……. 어찌 되었든 긍정적인 반응이라곤 하나 없는 쑥덕임과 시선, 그리고 이따금 들리는 쟤는 저지먼트가 맞긴 한가 의심하는 심중의 소리가 가득하지만 태오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교실에 들어섰다.
정기적으로 정신 감정을 받고, 바즈라에 가서 류시원과 즐겁지 않은 시간을 대여섯 번 정도 더 보내는 것이 남았다 보니, 학생들의 근거 없고 한 번 말 나돌면 그러려니 넘어가는 이야기들이 훨씬 낫다 판단한 탓이다. 어차피 학생들은 자신을 외형만 보고 판단했거니와 평판은 바닥이요, 하물며 며칠 얘기 나돌다 사그라들 것이 뻔한 것이 교내 소문이다. 태오는 자리에 앉으려다 잠시 멈칫했다.
"……." "저, 태오야." "응." "그거…… 2학년 애가 두고간 거야. 빨간머리 가짜 레이브." "알려줘서 고마워." "고맙기는."
태오는 책상 위에 놓인 흰 바탕의 명함이 호치케스로 집힌 간식 꾸러미를 집어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끌어당긴 의자를 발로 대충 밀어 넣고 다시금 복도로 나섰다. 2학년이 있는 교실은 계단 하나만 내려가면 되었고, 층 하나를 내려가니 또 얘기가 나돌며 심중의 소리가 쿡 꽂히지만 그리 큰 타격은 없는 듯 굴었다. 태오는 2학년 교실 문을 하나 아무렇게나 열어젖히고는, 책상에 엎드려있는 익숙한 소년의 자리 지척에 다가갔다. 인기척을 느낀 소년은 고개를 돌렸다 눈을 크게 뜨곤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혀, 형님. 오셨어요? 학교에 못 나왔다고 들었는데……." "나야 뭐…… 사건사고 많은 저지먼트니까요. 그것보다, 우리 동생을 누가 때렸나 봐요." "……아, 니에요. 제 잘못이죠! 제가 실수를 많이 해서…." "어째서 그리 괴로운 표정일까요, 고작 실수일 뿐인데……." "……." "털어놓아도 좋답니다. 내 간식의 값은 해야겠다 싶거든요……."
성훈이 고개를 슥 들었다. 뺨에 남은 시퍼런 멍자국이 머리카락에 미처 가려지지 못하고 드러났다. 바즈라는 연구원도 굴린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군.
"그게, 제가 최근에 데 마레로 견학을 갔거든요." "네에." "거기에서, 연구를 들어서. 저희도 해보는 건 어떠냐고 여쭸다가, 너는 남이 이룩한 결과물을 뻔뻔스럽게도 써보고 싶냐면서…… 혼이 났어요." "어떤 연구인가요……? 대분류에 맞지 않는 것이었나요?" "아뇨, 역방향 커리큘럼이라고……. 한 명이라도 덜 아플 수 있는 커리큘럼이면, 우리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었는데."
태오는 눈을 반개했다. 걱정 어리고 순진무구한 속내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바즈라도 좋은 연구소인데, 더 나아질 수 있을 텐데. 지나치게 순수하고 어린 녀석 같으니라고. 다만 태오는 익숙한 이름에 생각을 끊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천천히 주먹을 말아 쥐었다.
"……."
그래서였구나, 당신이 바빠보이던 것이.
"형님." "네에." "…불안하신 것 같아서요." "내가, 요?" "네. 그러니까……. 조금, 걱정을 많이 하면서…… 그런 표정이세요. 그러니까, 그……."
누군가를 자꾸만 신경 쓰는 것처럼……. 태오는 처음으로 성훈 앞에서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럴리가요." "그렇지만 정말 그런 걸요…… 잠깐, 형님 설마!" "조용히 해요." "형님께서 드디어……!" "아니라고. 아니야!"
태오는 울적하던 성훈이 금세 밝아져선 "응원하겠습니다!!" 하고 외치는 것을 뒤로 하며 자리를 피하고자 후다닥 도망치듯 교실을 나섰다. 인간이란 다 똑같지, 그러니까, 그게, 그─
>>340 오(오) 괜찮은데 그거. 금이랑 금주에게 냅다 맡겨서 우리 이혜성 잘부탁해요 하면 될듯(??) 태오주에게 검증 받아야하는 썰이긴 한데 킹능성 있어보이는 썰같기는 하다. 찐친바이브를 보여주고 그냥 담백하게 말하면 납득해줄 한결쌤....서휘처럼 되게 신기하게 볼 것 같기도 하고?
>>350 이거 정답. 진짜 치트키가 되어버렸잖어~~ 정상적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기다가 예의바르기까지 <<진짜 희안하네 하면서 바라보는 백씨 형제...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에 이혜성은 태오를 보며 진짜 미친놈인가봐 하는 눈빛을 보내고(급) 흰눈받는 한결쌤 좀 보고 싶음
>>359 언제부터 그게 공식이 된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벌써 거하게 일 하나 터트리고 서휘가 수습 봤다는 공식까지 나온 것 같잖아(??) 소리없는 비명 지르면 그제서야 손 떼어내는 이혜성이었다. 근데 이게 서휘랑 형제라는 말 들으면 집착광공 기질 있다는 거 눈치채지 않을까. 대신 태오를 향한 이혜성의 미친놈인가 하는 눈빛은 받아야함
>>280 새봄: 공부도 좋아요!!(폴짝!) 서형은 기본 머리가 좋으니깐 공부도 요령 붙으면 잘할 거예요>< 새봄: 천재들이랑 같이 공부라니 신난다~ >>307 유니온이 하도 자기 아빠 애지중지해서 무심코 학대(물리적인 게 아니더라도)나 방임 피해자일 거란 생각을 못했는데 아차했어...! 정말로 애가 친구랑 못 어울린다고 해서 학교도 안 보내고 시터나 가정교사를 쓰지도 않고 치료도 안 시켜본거라면 정말 나쁜 인간인걸!! >:( 이렇게 보니 유니온도 조금은 딱한걸... 물론 리버티를 이용해서 학생들이 자기연구원을 죽이게 하고 샤를리아 연구소 사람들을 학살한 건 대가를 치뤄야겠지만 말이야!!>:3
>>219 미성년 범죄자라면 새봄이보다 더 까다로운 친구들이었겠네 새봄이는 아직 될락말락 하고 있으니!(인정!(? 히히 고마워~>< 새봄인 아직 몰라도 새봄주는 그럴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정인쌤한테 임시라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담당학생이 있었다는 오명을 안 씌우고 싶은 맘도 고삐가 되어줄거구>< >>288 (아침부터 고자극에 쓰러진 새봄주입니다) 정인쌤 정장 풀세트 완전 고자극이겠다...(군침 꿀꺽)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자포자기 대응법이 너무 멋져서 심멎이야ㅜㅜㅜㅜㅜㅜ 크ㅡ 이거지 연구원을 넘어서 선생님은 이래야지(기립박수) 새봄: 제가 진짜 이런 단호하고 강직한 모습에 반해버린 거예요... 새봄: 진짜 너무 멋있다(또 첫사랑에 기름 부어짐) 새봄: 선생님 좋아하길 잘했어요 히히
Q.유니온은 학교에 안 다니나요? A.중학교때까진 1학구에 있는 학교에 다니긴 했는데 그럼에도 유니온과 어울리려는 이는 없었답니다. 고레벨이라는 것은 때로는 선망이지만, 오히려 때로는 멀리하게 되는 요소인 법입지요. 오히려 연구원들이 분리시키기도 하고.... 그래서 고등학교때는 자연스럽게 자퇴하고 홈스쿨링을 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인첨공을 없애버려야겠다고 생각한 시점부터는 그것도 안하고 있어요.
뭐가 어찌되었건 지금 하려는 것은 절대로 동정받을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행동이지만 아무튼 설정은 그래요!
>>389 질문! 인첨공에 제법 정신의학이 발달한 듯 한데, 박형오 씨는 식물인간되기 전에 아들램한테 정신과 진료나 각종 심리치료를 받게 한 적은 없었어? 혹은 아들에게 능력 제어장치를 채워 학교에 보내서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거나! 새봄: 제가 레벨 1때 사고치고 잘 때 찼던 것처럼요
하나라도 해봤다면 유니온이 원래는 심성이 나쁘지 않은 아이라고 문서에 적혀있었으니 지금 이 지경까진 안왔을거같은데:>
그리고 지금 하려는 일 외에도 배후에서 리버티가 조직되도록 유도해서 학생들에게 연구원 살해를 강요하고 샤를리아 연구소를 날린 것에 대해서도 심판을 받아야겠지!>:3
>>391 일단 유니온은 어느 날 정신이 미쳐서 지금 저러는 것이 아니라 자기딴에는 더 이상 이런 곳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고등학교 이전에는 생활에 큰 문제는 없었어요. 외로움은 좀 많이 느끼긴 했지만요. 일단 그에 대해서 이것저것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그 자체를 해결할 수는 없었죠. 그리고 제어장치는 이미 인첨공에 올 때부터 쭉 하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1위라는 타이틀과 그렇게 찼음에도 다른 이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초능력은 오히려 유니온을 고독으로 몰아갔어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강한 능력은 다른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질투의 대상이고, 시기의 대상이랍니다.
당장 목화고등학교의 은우도 마냥 선망만 받는 것은 아니에요. 질투의 대상이기도 하고, 시기의 대상이고, 동시에 멀리하는 이도 상당히 많고요. 그래서 아마 초기인가 그때 은우가 그 상황에 대해서 살짝 피식 웃으면서 비조하듯이 말한 것도 있었어요!
적어도 은우가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진 않을 거예요! 그 대신에 많은 것을 얻었고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내심. 사실 이건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만약 은우가 과거의 이런저런 일을 겪지 않았고, 세은이가 없었다고 한다면 은우도 아마 유니온 비슷한 루트를 탔을 수도 있어요.
사실 지금도 세은이가 있으니까.. 나는 부장이니까...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떻게든 정신줄을 잡고 있는 것이다보니! 물론 티는 안낸답니다.
>>382 새봄주 서연 : 천재들이라니@ㅁ@;;;; 선밴 몰라도 난 두뇌파 아니야...(뻘뻘) 으아아 일기도 다 읽으셨군요👀👀👀 그러게요. 애기랑 잘 놀아주는 시터라도 있었으면 애기애기 때 친구 못 사귀는 게 그렇게까지 크리티컬하진 않았을 텐데요,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는 요령도 익히려고만 하면 놀이치료 심리치료 스피치학원 등으로 익힐 수 있었을 텐데...(당연히 저런 수단만으론 한계가 있지만) 그런 것도 일절 없었다면 의도는 그게 아니었더라도 아동 방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딱한 사정과 별개로 지금까지 저지른 일들은 딱 테러리스트고 학살 희망자라 착잡하네요.
>>384 >>394 철현주 ...아무리 그래도 4시간 수면은;;;;; 수능 도전이 아니러 이승 탈출 넘버원 도전이 될 거 같은데요@ㅁ@;;;;;; (그래서 선배가 셀프혹사한다고 걱정했던 건데!!!!!) 으에에에 @ㅁ@;;;;;;;; 답레 정도로도 괜찮으셨다면 다행이에요. 답레에 다 반영 못하는 내용도 있고 오너로서 강철현이란 캐한테 호감 표현했던 적은 드물었던 거 같아서 아침에 주접 부려봤어요^^;;;;;;
>>385 수경주 황금 같은 주말에 특근 잡히셔서 고생이 많으세요... 돈도 돈이지만 주말을 잡아먹는다면 평일에 1.5일은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89 >>395 캡 학교에서 친구 사귀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친구가 전혀 없는 원인이 순전히 레벨뿐이라고요? 헐;;;;;;;;;;;;;;; 고레벨이니까 어울리지 말라고 연구원이 말린다? (여기서 말린 연구원은 유니온의 연구원일지, 학교 동기들의 연구원일지???) 물론 세상에 사람은 다양하니 그런 이유로 안 어울리고 피하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었을 텐데...안타깝네요 8898ㅁ88988
>>399 안녕하세요! 서연주! 정확히는 너는 초특급 엘리트니까 저런 애들과 어울리면 안돼! 라던가 저 애는 너랑 차원이 다른 이야. 너는 다가가면 안돼! 식으로 쌍방으로 말리는 경우가 많았죠.
그리고 스토리 내에서는 레벨이 낮은 이들이 힘든 것만 주로 나오긴 했지만 실제로는 레벨이 높은 이들도 상당히 고달프답니다. 대표적으로 은우만 해도 퍼스트클래스라는 이유로 중학교때의 친구들의 대부분이 거리를 확 두고 멀어지기도 했고요. 물론 아닌 이도 있긴 한데 유니온은 애초에 처음 올 때부터 누구보다 막강하고 절대적인 초능력자였으니까요. 그렇다보니 어릴 때부터 쭉 그런 분위기가 있었고.. 대충 올해로 15년 정도 되었네요!
>>395 어... 캡틴아. 심리치료랑 정신과 진료를 정신이 미친 사람만 받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내가 오해했길 바라ㅜㅜ 그럼 우리 스레에서 심리치료 받는 캐들이 싹 다 정신이 미친 캐들이 되잖아ㅠㅠㅠ
그리고 난 유니온이 어려서부터 정신이 미쳤다는 요지로 말한 게 아니라(어떤 가치관에 맹목적으로 매몰되어 아무의 말도 듣지 못하는 지금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엄연히 정신적으로 상해를 입을 일이라서 그게 영향을 미쳤을수도 있겠다 싶어 물어본 거야ㅠㅠㅠㅠ 그리고 심리치료사같은 사람이라도 찬유한테 붙어있으면 찬유에게 브레이크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싶었거든... 결국은 그런 사람을 곁에 두지 못했던 거 같아서 안타깝네 ._.
>>399 새봄: 에이 왜요 서형 완전 똑똑한데~>< 이번 보고서도 엄청 일목요연했잖아요! 그럼그럼 다 읽고말고!>< 그러게 말이야... ._. 딱한 부분은 있지만 너무 돌이킬 수 없는 짓들을 저질러와서 구제 여부가 불투명한게 씁쓸한 걸. 어쩌면 2대 대표이사가 없었더라도 비슷한 비극이 일어났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 ;ㅅ;
>>397 캡 >>398 철현주 부장님이 정줄 안 잡고 흑화할 경우 나타나는 게 일전에 말씀하신 부장님 보스 루트인가 보네요👀👀👀
>>400 캡 어 어 어어어어;;;;; 그렇군요...인첨공이 아무리 레벨지상주의라고 해도 레벨을 떠나 친하게 지낼 만한 인격체냐 아니냐를 기준 삼는 사람도 상당수이리라 생각했는데요👀👀👀 유감스럽게도 하필이면 중학생 시절 부장님이나 유니온 주변에는 레벨만 보는 사람이 천지였나 봐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알겠습니다.
>>402 그런 쪽도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도 올렸답니다! 심리치료도 받긴 했지만 결국 찬유가 결정하게 된 것은 현재 돌아가고 있는 인첨공의 모습,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니까요. 그에 대해서 실망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편을 들고, 아버지의 뜻을 따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결국엔 자신도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403 물론 있을 수도 있지만 아닌 이도 상당수에요. 그만큼 인첨공은 현재 레벨만능주의가 강하답니다. 그래서 챕터1에서 샹그릴라가 뭔지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다 그거 먹겠다고 3학구가 난리가 났었던거고요. 결국엔 어른들이 나쁜 것이 맞아요.
>>405 새봄: 에이 남들이 알든 모르든 형이 생각해서 추론한 결과를 논리정연하게 정리한거잖아요 나 완전 감탄했다구요! 새봄: 암기는...... 같이 힘내봐요 히히 그럼그럼!! 자기가 불행했다고 남을 해치면 안되지><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진 모르지만 꼭 대가를 치뤘으면 좋겠는걸!
서연주 이따봐!><
>>406 음 그렇구나! 꼭 이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만 살 가치가 있는 게 아닌데 찬유가 그걸 몰라서 안타깝네<:3
그는 한 번도 스스로를 유능하다 생각한 적이 없었다. 아직 창창한, 불과 서른 중반인 나이에, 한 병원의 부장직에 오른 동시에 한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이란 직함을 달고서도 그 자신이 재능에 축복 받았다 생각한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
하여 수석이란 직책을 위해 개인실을 받게 되었을 때도 말단이나 쓸 법한 작은 사무실을 쓰겠다고 했었다. 기껏해야 책장 몇 개 들어가고, 개인 책상과 접대용 테이블, 2인용 소파까지 2채 들어가고 나면 넉넉함보다는 빠듯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그러면 직책의 위상이 살지 않는다며 더 큰 사무실을 쓸 것을 권유 받았으나 나중에, 라며 굳이 미뤘었다.
그런 행동으로 인해 주변에서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질긴 정신줄을 가진 인간이기도 했다.
단 한 사람의 반응만을 제외하고.
...오늘도 변함없는 일과를 수행하던 그는 남은 서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아, 참."
뚜벅뚜벅, 묵직하게 복도를 걷던 걸음이 방향을 돌렸다. 최근,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럽게 사무실을 바꾼 탓에 아직 가는 길이 어색하고 헷갈리는 탓이었다. 그렇게 살짝 돌아 도착한 그의 사무실에는 선객이 한 명 있었다.
"쭌 하이- 나 왔다궁-" "왔냐. 걔는." "오자마자 약 먹이구 옆방에 넣었지용-" "그래."
경박하게 들리는 말투로 그에게 인사를 한 선객은 그의 사무실이 제 집인 양 소파에 다리 뻗고 누워 있었다. 화 낼 법도 한 상황이지만, 하도 겪었는지 작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가 아무 지적 없이 서류가 쌓인 책상으로 가자 선객- 진은 게임 하던 폰을 슬쩍 내리고 그를 보았다.
뭔가 할 말이 있는데 기다리는 것처럼.
시선을 눈치 챈 그는 무시하려고 했지만 계속 힐끔거리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어, 기어코 이마를 손끝으로 짚었다.
"...왜, 뭔데, 할 말 있으면 해." "음- 말해도 화 안 낸다고 약속하면?"
그 말에 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떴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내. 약속해." "진짜지? 나 방금 녹음했다?" "어." "좋아 일단 저장하고... 으음,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이."
진이 느닷없이 말꼬리를 늘이면서 말을 하면 그 뒤가 썩 좋은 일은 아니라는 전조나 다름없었다. 아니나다를까, 한 번 들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가 그의 귀에 들어왔다.
"그러니까- 뭘 가져왔다고?" "음- 아마도 금고? 라고 생각하는데에." "그래서, 지금 그거 끌어안고 있다고." "뭐- 현실적으로 보자면 그- 렇지이-?" "바빠 죽겠는데 헛소리를" "앗! 아 화 안 내기로 약속했잖아-" "이걸 어떻게 화를 안 내는데. 젠장."
또 무슨 정신 나간 짓거리를 하려고!
그는 구겨진 인상과 달리 각 잡힌 동작으로 일어섰다. 몸을 세우자마자 곧장 넓은 사무실을 가로질러 내부로 연결된 다른 방의 문을 열었다. 잠겨 있지 않은 문은 저항 없이 순순히 열렸고 그 안에 비치된 간이침대에서 휴식을 취하던 아니, 어쩌면 그저 거기 있을 뿐일 지도 모를 그녀를 보았다.
너비 30센치는 되어보이는 잿빛 금속 박스를 끌어안고 그 위에 녹아내린 듯 기댄 그녀를.
뒤늦게 따라온 진이 뒤에서 안절부절 못 하는 건 무시한 채 저벅저벅, 방 안으로 들어간 그는 눈 앞까지 가도 시선조차 주지 않는 그녀에게 물었다.
"왔는데 인사도 안 하냐."
그녀의 눈동자가 잠깐 위를 향했다. 그리고 다시 아래로.
"그 물건은 뭐야. 너 연구 계획서 제출한 것도 없잖냐. 보고 없이 아무거나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말 했을 텐데."
무응답.
"대답 안 하면 그거 압수한다."
그녀는 꼭 그가 그렇게 말하게 만들곤 했다. 꼭 한 번은, 강압적으로 말을 해야만 대답이든 행동이든 내보였다. 지금처럼.
"그냥... 보관함이에요. 집에 가져갈 거..." "보관함? 돌덩어리가 아니라?"
겨우 대답을 하던 그녀가 금속 덩어리의 측면을 건드렸다. 그러자 덮개가 사라지며 아홉 개의 버튼이 나타나고 그녀의 손가락이 그 위를 오가며 누르니, 정말로 열렸다. 철컥, 소리와 함께 열린 그 내부는 일반적인 금고와 다를 것이 없었다. 단지 아직 아무 것도 없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저 단순하게 뭔가 보관하기 위한 물건인가.
질문을 시작한 그는 그 사실까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렇기에 질문했다.
"안에 아무 것도 없잖아. 뭐 넣을 건데."
그리고 곧장 후회했다.
"머리... 아니다, 심장인가..." "뭐?" "뭐긴 뭐에요, 여기에 넣을 거지..." "내가 지금 그걸 되물은게 아니"
젠장!
금방이라도 노성을 지를 듯 그의 얼굴이 구겨지자 그때서야 진이 호다닥 다가와 그의 팔을 잡아 살짝 당겼다.
"쭌쌤- 화 안 낸다고 아까 약속 했잖아, 응?" "너한테 한 소리지 쟤한테 한 말은 아니다." "나한테만, 이라는 말도 없었는 걸? 쭌쌤-" "지금 그걸 말이라고." "쌔애앰-" "...X발."
말투는 여전히 경박했지만 진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다 알지 않냐는, 이번만이라도 이해해 줄 수 있지 않냐는, 동정 섞인 절박함. 그걸 마주한 그가 그 이상 화를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참고 참은 화를 욕지거리 하나로 압축해 내뱉고 그 방에서 등을 돌렸다.
"오늘은, 이만 데리고 가. 집에 데려다 주든 네 사무실로 데려가든." "그- 래도 돼? 요?" "어. 여기 있어봤자 잠도 안 자는데 둬서 뭐하냐. 바깥 바람이나 쐬게 해." "라져!"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진은 호다닥 그녀에게 다가갔다. 축 늘어진 몸 위로 입고 온 듯한 겉옷을 둘러주며 자 일어나야지 우리 사무실 가서 놀자- 하고 추슬러주는 모습을 그는 잠시 지켜보다가 방 밖으로 먼저 나갔다. 천천히 책상 자리로 돌아가니, 뒤에서 두 사람이 나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달칵, 문 열리고 진의 말이 뒤이어 들렸다.
"그럼 쭌- 오늘은 우리 먼저 갈게- 외롭다고 울면 안 되용-?" "하여간 끝까지. 가라 가, 제발 좀 가." "히히히히히. 그럼 내일 봐!" "어어."
소란이 일렁이던 사무실은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다시 적막에 갇혔다. 오롯이 혼자 남아 침묵하던 그는, 팔로 얼굴을 가리며 의자에 푹 기댔다.
그녀가 말했던, 머리와 심장. 그 의미를, 그가 모를 리가 없었다.
"젠장..."
그는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스스로를 유능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를 만나고부터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었다. 고작 어린 애 마음 하나 고치지도 못 하면서 이제는 그것에 신물마저 느끼고 있으면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조용한 사무실에, 듣는 이 없는 탄식만이 한동안 이어졌다.
헛된 꿈 안고 나는 또 노래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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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cover) #4] https://www.youtube.com/watch?v=PoRNsq0ePyg //다른 커버곡이 없어서 원곡 들고 옴 즉당히 혜우 목떡 필터링 해서 들어주기 찡긋 목떡 곡 https://www.youtube.com/watch?v=8oV_qxVSt94
수경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던 그 일련의 사건 이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수경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긴 했으나, 완벽한 해결이 아니었다든가 하는 이유로 수경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것이 필요한 모양이다. 구체적인 건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아직 십 대의 소녀가 그런 일들을 겪는 게 흔한 일도 아니거니와, 적당히 넘길 만한 일도 아닌 만큼 랑은 병문안을 가보기로 했다.
사실 병문안을 갈 기회는 많았지만, 굳이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어차피 퇴원하면 볼 텐데. 그러나 퇴원하고 나서 저지먼트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어져서 퇴원하기 전에 한 번쯤 얼굴을 볼 생각이었다.
"여긴가."
그렇게 도착한 병원은, 생각했던 것 보다 평범했다. 랑이 수경과 함께 갔던 병원이라는 곳은 느낌이 영 좋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그런 곳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어, 랑은 또 그 나름대로 미심쩍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수경이 입원해 있는 병실까지 안내받고 나면,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드.. 들어오셔도 괜찮?아요요엣. 마치 혀를 씹은 듯한 말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진짜 목소리가 아니라 그렇게 들리게 했을 뿐이라는 것을 랑은 능력의 발동으로 인해 알 수 있습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고 부드럽게 열리고. 수경은 등받침 쿠션에 기대어서 깨어 있기는 했지만 꼼작도 안하고 있는 상태네요.
-어..어서오세용? 당신을 어색하게 맞이하는 건 케이스입니다. 수경도 몸을 제멋대로 늘어뜨리고는 있지만, 고개를 꾸벅이며..
"안녕..하세요.." 간단한 인사를 하네요. 병문안을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병문안 사실을 전달받았기 때문에 케이스는 좀 갈등한 것인가 봐요. 이상하리만치 정돈된 주위를 보니. 케이스가 병문안 안내를 받아서 올라오는 시간동안 계속 정리를 했던 겁니다.
당혹스러운 듯한 목소리가 들리고, 들어와도 괜찮다는 말이 전해지자(들린 게 아니었다) 그대로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등받침 쿠션에 기대 있는 수경과, 어색하게 자신을 맞이하는 케이스.
"몸은 좀 어떠냐."
랑은 케이스에게 가볍게 고갤 까딱여 인사를 하곤, 정돈되어 있는 병실을 한번 슥 둘러본 뒤에 침대 옆에 있을 탁자에 들고 온 달콤한 케잌을 올려놓았다. 포장 너머로 계피 향이 피어오르는 것 같다. 그리곤 침대 근처에 있을 의자를 적당히 끌어와 앉곤, 케이스를 쳐다보았다. 계속 있을 거냐는 듯한 눈빛.
"연구원 쌤한테 일단 이러이러한 문제로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커리큘럼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해." "너가 정신적으로 힘들잖아? 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실거야." "왜냐면 어쩔 수 없이, 연구원 선생님한테 제일 중요한 건 성과거든, 성과." "연구소도 마찬가지라, 상담비용 정도는 연구소 예산에서 나갈거구."
단풍이의 두 눈이 토끼눈마냥 동그래졌다.
"야, 그 방법을 몰랐네! ...근데, 우리 부모님도 저런데 나 상담받았다가 취업에 지장생기거나 그러진 않겠지?" "얘, 상담센터는 물론이고 정신과 병원도 비밀보장이 원칙이야~! 그런 건 드라마속에서나 있는 일이라구. 너가 밝히기 싫은 정보가 새어나갈 일은 없어! 아, 내친 김에 좋은 데 추천해줄까?"
...그렇게 해서, 우리 상담센터에는 내담자가 한명 더 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늘고 있는 거 아냐?) 나한테는 꽤나 잘 맞아서 라포형성도 꽤 된 곳인데, 단풍이에게도 잘 맞았으면.
"몸은... 아마 괜찮아질지도 모르겠어요.." 조금 비관적인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를 기대할 수는 있는 점에서 일단 나쁘지만은 않은 대답입니다. 대답하려 하고는 내려놓아지는 것을 흘깃 바라봅니다.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처럼 고개를 기울이네요. 향은 살짝 맡을 수 있었지만..
눈빛에 쫄린 것처럼 흠칫하던 케이스는 케이크가 내려놓이는 것과 계피 향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 것에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습니다...
엑. 계피향이닭.... 같은 생각을 하는 게 보이는 표정을 짓는 케이스입니다. 만일 케이스가 초 단 것이나 다른 감각에 으에옑에엥.. 거리는 걸 보고 싶다면 있어도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국 일어나서 나갈 것 같습니다.
"저지먼트가.. 병문안을 올 줄은 몰랐어요..." -그렇긴 하죵...? 말에 가시가 돋았다 까지는 아니었지만 저지먼트에게 기대하는 게 없다는 듯한 힘없는 말투입니다.
체스를 전혀 몰라 철현의 비유를 알아듣지 못한 서연이었다. 그나마 킹은 아는 말이라 수틀리면 유니온이 직접 나설지도 모른다는 의미려니 한 정도다. 유니온이 직접 나서 버리면, 대책이 있나? 정면 승부는 사실상 가망이 없고, 신의 가호라도 받아 기적적으로 우위를 점해 봤자 유니온이 시간을 돌리고 현실을 조작하면 노답이다. 짜증스레 이를 악물어 봤지만 달라질 건 없다. 하여 그 부분은 포기한다.
" 당장은 리버티 해체, 깡통들이랑 제로 박살내기가 답이라고 생각할래요. "
급한 불부터 끈다. 각도 안 나오는 일에 한눈 팔다 눈앞의 일들을 망치면 더 큰일이다. 그러니 유니온 대처법? 몰라, 수박!!!! 그딴 걸 내가 어케 알아!? 정답이 있다 한들 신이나 알겠지!! 지 입맛대로 당장 해치워도 될걸 리버티며 제로를 굴리며 번거롭게 구는 건 직접 개입에 제약이 있어서이리라는 행복 회로나 돌리고 치울란다.
근데 행복 회로를 돌려야 할 건 유니온 일만이 아니다. 토실이를 안은 채 영혼이 털려 있다가 뒤늦게 치즈 엎은 생크림의 온도부터 재 본다. 8도...면 완전 망한 건 아니지? 부실이 선선해서 살았다!! 시트야 어차피 식혀야 하는 거였고!! ...라지만 겉에 바를 크림이 없잖아. 어쩐다? 다시 만들어? 토실이를 안아든 채 끙끙거린 끝에, 서연은 토실이를 머리에 얹었다.
" 선배, 잠시만요... "
뒤이어 서연은 케이크 시트를 얇게 자르기 시작하더니, 단면도 식빵 반쪽 정도의 크기로 잘라냈다. 기왕 망한 거, 샌딩용 크림과 딸기 퓨레를 넣은 샌드위치(???)로 만들어 버릴 작정이었다. 딸기와 설탕과 레몬즙이 담긴 냄비도 도로 끓이기 시작했다. 퓨레가 다 끓으면 얼음 채운 보울에 얹어서 식히고, 그 사이에 샌딩용 크림 만든 다음에, 퓨레랑 크림 섞어다가 잘라낸 시트에다 발라서 시트 두 장 겹치면 샌드위치지, 뭐;;;;;
그렇게 퓨레를 끓이다 그만 기겁하고 말았다. 다 외워야 해? 전 과목을?? 지저스 크라이스트!! 딸케 레시피 하나도 못 외워서 토실이 동원하고 있는데 그걸 어케...... 상상하니 끔찍해져 하마터면 또 하던 일을 깜박할 뻔했다. 이크크!! 달콤상큼한 냄새에도 눈물이 찔끔할 거 같았지만, 다행히 어찌어찌 얼음 보울에 식히기 시작했다.
" 듣기만 해도 끔찍한데;;;; 선밴 그 과정을 다 거치셨겠네요... "
새삼 선배가 굉장해 보인다. 나더러 하라면 못해. 서현씨 능력을 쓴대도 뭐가 외워질 거 같지가 않아. 한쪽 귀로 지식을 쑤셔넣어도 다른 쪽 귀로 줄줄 새 나가지 않을까? 공부하다 헤롱거릴 제 모습을 상상했다가 바르르 고개를 흔들고는 마스카포네 치즈를 얹은 생크림이나 휘젓는 서연이었다. 이어 설탕도 넣고 휘핑 기계를 돌려서... 매끈하게 뿔이 바짝 설 때까지 돌렸다. 이제 퓨레가 다 식었으면 둘을 섞어다 샌드위치(???) 만들면 되겠는데...
" ...... "
말문이 막혔다. 내가 편하다면 존댓말이 좋다는 건 반대로 선배는 편하지만은 않다는 의미일 거 같아서. 좀 더 편해지면 말 놓아 달란 말도 난처하다. 저런 얘길 듣고도 존댓말을 쓰면 선배를 편히 대하지 못한다는 인증이잖아;;;;;;;;;; 하지만 서연으로서는 주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배는 상급생이다. 나처럼 어리버리까서 상급생다운 구석이라곤 찾기 어려운 타입도 아니다. 아니, 그런 걸 떠나 편해지는 게, 선을 넘어 버리는 게, 반드시 좋은 일일까? 사람은 편한 상대는 알게 모르게 막 대하기 쉽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괜히 생겼을까?) 나도 이미 선배한테 너무 많이 기대고 있고. 그런데 말까지 놓아 버리면, 경계심도 자제심도 놓아 버릴지도 모른다. 그 바람에 선배한테 내 감정 퍼붓거나 진상짓을 일삼게 되면...
" 그게... 저...;;;;;;;; "
머리가 지끈거려 딴청 부리듯 딸기 퓨레의 온도나 쟀다. 적당히 식었다. 그걸 앞서 휘저어 둔 생크림과 섞자, 하얀 크림과 발간 퓨레가 뒤섞이며 연분홍빛으로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뒤섞인 샌딩 크림이 무슨 영향이라도 미쳤을까? 머릿속의 흐름도 뒤섞이기 시작한다. 일생일대의 희망사항이 선배 수능 치르기, 내년에 수능 보기가 된 판이다. 행복 회로 팽팽 돌려 봤자 당장을 충실히 살기도 아까운 현실이다. 이 마당에 저렇게 바라시는 걸 마다한다? 그러고도 후회 안 할 자신 있나?
" ...... "
이렇다 할 대답은 못한 채 샌딩 크림과 시트로 샌드위치(???)나 여럿 만들었다. 그러고는 (케이크를 제대로 완성할 수 있었다면 표면에 올려 두려던) 딸기는 씻어다 접시에 담아서는 샌드위치와 함께 내놓은 서연이었다.
" ...케이크 대신이에... "
아, 말이 안 나와.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말아넣었다가 숨을 골랐다.
" 대신...이야. 딸기는 좋아하시... 좋아하는 거 같아서... "
말이 나오다 턱턱 걸리니 아직은 어정쩡하다. 선배를 도저히 못 보겠기도 하다. 그래도, 익숙해져야겠지. 정줄 잘 잡으려는 노력도 해야겠지.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남기려면
/ 돌손은 돌돌 하고 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티미로 딸기 얘기는 오맨들씨 때 봤던 레스situplay>1597046305>443가 기억에 남아서 써먹어야지 벼르다 이번에 써먹었어요👀👀👀
>>476 새봄주 이게 뭔 일이래유?? 상담 센터 단풍이도 오나요??? (어버버)(진땀) 이, 이거 괜찮나?? 호옥~~시 상담 관련으로도 훈련 레스 쓰실 일이 있으면,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굳이 제게 말씀하실 거 없이 새봄주 편하신 대로 작성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서연이 훈련레스 땜빵용으로 만든 모브캐라 조종? 상관없어요. 센터장 쓰기 뭔가뭔가시면 그 센터 다른 상담사로 처리하셔도 돼요오오오오오
>>485 헉... 고마워!>< 사실 사심으론 새봄이까지는 센터장님이 좋은데 단풍이까지 했다간 센터장님 과로하실까봐 단풍이는 다른 상담사 배정받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 히히 그나저나 모브캐래도 공이 적지 않게 들어갔는데 기꺼이 써도 된다고 해주다니 ㅠㅠㅠㅠ 감동이야!! 만약에 훈련레스에서 등장시킬 일이 생긴다면 감사히(그치만 온화하면서도 현명한 이상주의자 느낌을 잘 살려다가!!) 잘쓸게! 고마워 서연주!!><
>>489 새봄주 아뇨 아뇨 별말씀을요@ㅁ@ 서연이 상담이야 제 입맛대로 하고 치우면 그만인데, 새봄이 상담으로 훈련을 하신다면 그를 통해 표현하시려는 바가 있을 텐데 제가 방해하면 안 될 거 같아서요!! 서로 시간 맞추기 힘들 수도 있고요👀👀👀 암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493 랑주 안녕하세요오오오오 >< 나랑 언니가 수경이 병문안 간 일상 보고 있어요!! 역시 시크하면서도 따숩게 주변 사람 챙겨 주는 나랑 언니예요오오오오(붕붕방방)(오두방정)
>>491 새봄: 원래 홈베이킹은 망해가면서 느는거예요 히히>< 에이 그래도 서형이 오직 철형 한 사람만을 위해 만든 딸기 디저트는 급을 달리하지!! 게다가 말도 놔주고...! 철현주가 답을 달기 전이지만 내가 다 달달하걸!!(흐뭇 >>494 아이구야 원래 설정주인은 서연주인걸! 방해는 무슨! 새봄주가 반한 건 서연주가 굴리던 센터장님이기도 하구 말야><
"그러면 좋겠다...이지만요.." "가능성은 희박할 거라도요..." 빤히 쳐다보는 것에 눈을 슬그머니 피하려 합니다. 어디로 피하던간에 다시 돌아오긴 할 것이고. 표정을 읽기 힘들도록 모호한 표정을 한껏 지어보일지도 모르는 일이군요.
"아무도 안 왔다기보다는..." "제가 계속 자다깨다 하니까 그 사이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있어요." 자다깨다 하는 사이에 저지먼트가 왔을지도 모르지만. 수경은 저지먼트가 병문안을 오면 좀 두려워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원래 내향성이 있어서 스스로의 본심이나 그런 것에 솔직함이 많지 않았지만 저지먼트 앞에서 그게 팍팍 파헤쳐지고 말해진 것은 미묘한 껄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된 것이지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서 나아질 것이다. 로 넘길 수는 있는 일입니다..
"단 거... 감사히 받을게요..." 라고 말을 하고는 건네는 조각을 거절하지 않는 수경입니다. 향은 좀 강해서 흠칫하긴 하지만. 향을 민감하게 느끼는 편이라고 해서 맛을 잘 느끼는 거랑은 별개니까요. 케이스는 눈을 데굴 굴리면서 저도 한조각.. 이라고 웅얼거리다가 계피향이 물씬 풍기는 것에 으이에엥엙.. 거리는 괴상한 신음을 내며 한발짝 물러나려 하네요.
//집인데 잠깐만 빨래만 돌리고 조금만 쉬고..(이러다가 기절하면 1시에 깰지도모름(?)) 답레는 느긋하게 주셔도 되지만 앵커를 걸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손바닥 위에 가뿐히 올라갈 만큼 아담한 크기, 섬세하게 세공된 표면에 금빛 테가 둘러진 하트 모양의 연한 라벤더색 유리함 안에는 진주빛 연고가 들어 있다. 그 옆에는 유난히 하얀 붕대 한 묶음과 반창고 한 세트가 줄지어 놓여 있었고, 가장 끝에는 연고를 만들기 전 시행착오를 거친 실패작들이 쌓여 있었다. 리라는 큼직하고 하얀 종이 봉투에 직접 만든 치료 키트와 작은 메세지 카드를 담은 후 책가방에서 길쭉한 마카롱 상자 두 개를 꺼내 동봉하고 검은 리본을 매듭지어 마무리한다. 실패한 연고들까지 조금 전 간식거리를 꺼낸 자리로 우르르 쏟아넣으면 준비는 끝난다. 다급한 시선이 텅 빈 교실의 시계로 향했다.
"휴우."
다행스럽게도 아직 정인이 데리러 오겠다고 고지한 시간으로부터 15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 리라는 즉시 짐을 전부 챙기고 저지먼트 부실로 달려간다. 그리고 랑의 자리에 검은 리본이 매듭 지어진 하얀 봉투를 내려놓았을 것이다.
[사랑하는 랑이 언니에게]
손은 좀 어때요? 많이 나았어요? 계속 걱정했는데, 연구원님 눈치도 보이고 무엇보다 저 때문에 다친 거니까 미안해서... 좀 늦어졌어요. 그것도 미안해요.
보라색 유리함에 담긴 게 제가 만든 연고예요. 상처를 더 빠르고 깨끗히 낫게 해 줄 거예요. 붕대랑 반창고도 비슷한 효과를 주고요. 집중해서 잘 만들었으니까 부작용 걱정은 안 해도 돼요! 마카롱은 언니 몫이랑 성환 연구원님 몫으로 한 박스씩 준비했어요. 주황색 리본이 언니 거, 크림색 리본이 성환 연구원님 거예요.
그 날 구하러 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언니가 그 자리에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아마 더 큰 사고가 났겠죠. 제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일 저지르기 전에 멈출 수 있었던 건 다 언니 덕분이에요. 정말, 정말 고마워요.
음...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능력 조절을 못 했는지도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사실 합동 커리큘럼 시간 전에 조금 일이 있었어요. 편지로 다 하긴 좀 많이 긴 이야기인데, 어른들이 좋아하지 않을 일. 특히 연구원들이 좋아하지 않을 만한 일을 하다가 담당 연구원님한테 들켰거든요. 아! 그렇다고 불법적이거나 불량한 일은 절대 절대 아니었고요! 그냥...... (고민한 듯 선이 구불구불 이어진 흔적) 랑이 언니는 벽 뒤에 사고 났던 커리큘럼실이 숨어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요? 그거랑 관련된 일이에요. 어쩌다 보니 제가 그 이야기의 진위 여부와 속사정을 좀 깊게 알아버렸고, 이야기 속 주인공인 학생이 제 근처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어버렸거든요. 그리고 그 누군가는 자신의 가족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넜다는 걸 지금도 모르고 있고요. 슬픈 일이죠?
그래서 그 날 벽 뒤에 남아있는 학생의 물건을 정리해두러 갔었어요. 아직 가족분에게 어떻게 사실을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발견한 이상 계속 그 자리에 방치해두기만 하는 건 마음에 걸렸거든요. 그러다가 들켜버렸고, 혼날까 봐 혼자 겁먹어 있다가... 이어지는 커리큘럼에도 집중 못 하고... 그렇게 된 거예요.
저희 담당 연구원님 말이 맞아요. 제가 합동 커리큘럼 하기 전에 괜한 짓만 안 했어도 언니가 다칠 일은 없었을지도 몰라요. 오랜만에 같이 훈련하는 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제가 망쳐버린 것 같아요. 미안해요. 그래도 그때 언니가 절 찾아서 달려와준 게 너무 좋아서, 안심돼서, 그래서 더 큰 일을 내기 전에 멈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할 말이 많아서 정리가 잘 안 되네요. 그냥 제 옆에 랑이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언제나 곁에 있어주고 단단히 붙잡아 줘서 고마워요. 저도 언니에게 그런 사람이라면 좋을 텐데, 과연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전 언니에게 그런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정말 좋겠다.
1학구에서의 조사 끝에 다들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갔고 아직도 사회는 너무나 평화로웠습니다. 1학구에 있는 인첨공 제 1위. 유니온이 모두 다 없애버리려고 한다는 사실을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을 바라보며 모두가 어떻게 느낄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은우는 그 사이에 '레드윙'과 접촉을 하려고 했지만... 아니. 어쩌면 다른 누군가도 레드윙과 접촉을 하려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레드윙은 스케쥴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와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직 위치가 명확하지 않은 레드윙의 의사는 물어보지 못하고 시간은 또 다시 흘러갔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정말로 평화로운 일을 하는 중입니다. 제 3학구 자연공원의 쓰레기를 줍고, 안내가 필요한 이들을 안내하는 그런 일을 저지먼트 멤버들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오늘따라 제 3학구 자연공원엔 사람이 많이 모여있습니다.
왜일까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요?
아. 저거군요! 근처 나무를 바라보면 최근 인첨공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초능력 특공대. 싸이킥포스!'의 공연이 제 3학구 자연공원에 설치된 야외공연장에서 있을 예정이라는 플랜카드가 달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특별 출연으로 '불렛'도 온다는 모양입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입니다. 일단 지금은 일에 집중해볼까요? 어느 정도 일을 하다가 야외공연장으로 가봅시다. 은우가 거기서 호출하고 있습니다.
"다함께-! 싸이킥 포스를 응원하기 전! 주의사항 몇가지를 전해줄게요!" 그렇게 소리지르면서, 관중석 1열에서 응원할 준비를 한다. 물론 쇼를 즐기는건 즐긴다고 하더라도, 본래 목적은 잊지 않아. 첫 줄에서 너무 열광하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물을 따스한 막 삼아서 펜스처럼 쳐둔다. 물론 착석한 사람들도 적긴 하지만말야. 공원은 제대로된 공연장이 아니라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으니까
스태프 목걸이를 차고, 저지먼트 완장을 든 채 하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아이들. 미소를 보면 저절로 나도 미소가 지어지는 듯 하다.
오늘은 주말답지 않게 평화롭다. 항상 주말이면 이래저래 멘탈이고 몸이고 갈리는 일이 생겼으니까. 누가 알까? 이러다 갑자기 초커로부터 회복된 유니온이나 그놈에게 사주를 받은 리버티가 설칠지. 그걸 막는 건 우리 몫일 거고. 마음의 준비나 해두자. 일단, 머리를 비워야 해. 그나저나 이 쓰레기, 버리지 말고 가지고 있어볼까? 여차하면...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바지주머니에거 징 울린 진동에 새봄은 곧장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장선배가 부르시네. 아쉽지만 쓰레기는 여기까지만 모아야겠다. 새봄은 쓰레기 봉투를 잘 묶어 가방 안에 넣고 야외공연장으로 향했다.
간만에 저지먼트다운 일이다. 평화롭게 자연공원의 쓰레기를 줍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안내하고. 물론 평소의 자연공원이라면 굳이 이런 일을 저지먼트가 할 필요는 없지만, 가만 보아하니 평소보다 사람이 꽤 많다. 아마 저 나무에 걸려 있는 플랜카드 때문이겠지, 불렛도 온다고 하고.
랑은 플랜카드를 쳐다보다가 야외공연장이 어딘지 묻는 꼬맹이를 데리고 야외공연장으로 향했다. 도착한 뒤에는 적당히 주변으로 보냈겠지, 랑 자신은 공연을 보러 온 게 아니라 은우의 호출을 받고 온 것이었으니까.
유니온의 선언 이후였다. 유니온이 세상을 다 없애버린다고 말했지만, 우리가 느끼고 있는 지금의 순간은 평화로웠다. 리버티도 활동이 잠잠해지고,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태풍이 오기 전이 가장 잠잠하다고, 곧 큰 위기가 닥친다는 징조일까? 이와 별개로 유니온의 선언은 한양을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이상하게 결론은 ' 어떻게든 인첨공을 구하겠지 '로 흘러간다. 오만인 것일까? 아니면 그저 행복회로일 뿐인가.
" 저기로 가시면 됩니다. "
저지먼트는 오늘 3학구의 자연공원의 환경미화와 안내를 맡았다. 서한양은 교복 위에 연두색 엑스반도를 착용하고, 머리에는 검은색 모자로 쓰고, 오른손에는 붉은색 경광봉을 쥐고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왜냐면 오늘은 자연공원에서 인기가 있는 공연을 하거든. 또.. 불렛도 여기로 온다드만.
" ? "
역시 불렛의 등장이 핵심이었던 걸까, 결국 예상되던 은우의 호출이 왔다. 그런데..
[지금 들어오는 시민들 내가 안내하고 있는ㄷㅔ.. 들어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바로는 못 가겠다]
우리가 어릴 때 나왔던 사이오닉 포스가 진짜 명작이지. 요즘 나오는 사이킥 포스니 뭐니 하는 것들은 모두 근본 떨어진 것들이다~ 이말이야!
꼰대같은 생각을 하며 누구보다 즐겁게 누구보다 재밌게 싸이킥포스의 공연을 기대하고 있었다. 만약 누군가 왜 사이오닉포스가 사이킥포스보다 명작인지 묻는다면 사이킥포스의 줄거리를 줄줄 읊고 빌런들과 히어로들의 특징과 개성, 능력들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며 왜 사이킥포스보다 사이오닉 포스가 더 나은지를 설명할 것이다.
닥친 상황을 생각하면 오늘의 저지먼트 활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자연공원 환경 미화라니? 지금 이런 걸 할 땐가? 그 잠수함은? 제로랑 깡통들은? 유니온은? 대책이 있어? 안절부절못하는 게 나만은 아닐 텐데, 제안서는 검토가 안 된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지니 집게로 쓰레기를 줍다가도 짜증이 폭발할락 말락이었다.
하지만... 한숨 반 심호흡 반으로 타는 속을 애써 다스려 본다. 나도 나지만, 부장은 지금 속이 오죽할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건 우리 모두와 똑같은데, 부장과 세은이의 목숨줄을 쥔 작자가 부모님을 살해한 진범이라는 것도 알아 버렸으니. 마음 같아선 저지먼트 활동이고 뭐고 윗대가리부터 작살을 내고 싶은 심정을 꾸역꾸역 억누르고 계실 거다. 그러니 내 제안서 하나 고려 안 됐다고 초조해해선 안 되겠지...
그나저나 머문 자리가 아름답지 못한 사람이 많구만. 애들도 저렇게 데리고 왔으면서 모범을 보이진 못할 망정... 야외공연장에 몰린 아이들을 힐끗했다가 투덜투덜 쓰레기를 줍는데, 공연의 특별 출연자가 눈에 띄었다. 불렛? 그, 레드윙이 아이돌로 활동할 때 쓰는 이름이지?? (선배가 좋아하는 아이돌이라고도 알고 있는데... ) 퍼클 중에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희박하게나마) 있는 유일한 인물. 그래서 여기 환경미화 활동을 하자고 하셨나? 부장 빅피처였구나!!!!
좀은 의욕이 생겨서 쓰레기 봉투를 제법 채웠을 무렵, 부장에게서 호출이 왔다. 인제 레드윙 나오나? 쓰레기 봉투의 주둥이를 적당히 여미고 야외공연장으로 향했다.
폭풍전야는 고요하다던가. 평화로운 자연공원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그 누가 이 광경을 보고 멸망이 코앞이라는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선선한 공기 사이에 서서 아이들을 인도하고 쓰레기를 줍다 보면 얼마 전의 그 일은 마치 꿈처럼만 느껴진다. 아니, 사실은 정말로 꿈이 아닐까? 그저 조금 나쁜 악몽을 꾼 게 아닐까? 세상이 그렇게 쉽게 망할 리 없잖아.
"불렛... 도 오는구나."
하지만 익숙한 이의 예명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애써 외면하던 현실감도 쓰나미처럼 몰아닥치는 것이다. 아직 누구와 뜻을 함께할지 확실치 않은 인물. 인첨공 최고 인기 아이돌 겸 인첨공 4위의 능력자, 그리고... 연보라라는 이름을 가진 또래 아이.
싸우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바란다고 모든 게 이루어지진 않으니까. 그런 생각들에 잠겨 있던 중 호출이 왔다. 리라는 길을 묻는 일행에게 마지막 안내를 마친 후 곧장 야외 공연장으로 향했다.
situplay>1597048277>529 크아아악 8ㅁ8 (땅속에서 기어올라옴) 맞아요 리라는 랑이를 믿고 있구 이제 숨기는거 없이 이거저거 다 얘기해주고 싶으니까 그냥 떠오르는 대로 이거저거 다 써버렸대(?) 히히 만족스러웠다니 기쁘군요 랑이와 랑주가 만족한다면... 나도... 만족...👍
한양의 메시지에 은우는 바로 그렇게 톡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한양이 올 때까지 기다려줬을 것입니다. 어쨌든 은우가 모두를 호출한 곳은 야외공연장 뒤쪽의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연기자들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야외에 임시적으로 설치된 컨테이너 대기실에서 준비를 하는 듯 했습니다. 거기다가 일반 관객들은 이 공간까지는 들어올 수 없었기에 상대적으로 한적한 모양이었습니다.
도착하는 이들에겐 세은이 한 명, 한 명 수고한다고 인사를 하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버터 쿠키를 3개 줬습니다. 물론 달콤한 것을 싫어하는 이는 달콤하지 않은 버터 쿠키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 모양새가 코뿔소 모양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또 은우가 집에서 잔뜩 만들어서 나눠주게 된 모양입니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청윤에게 은우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한양이 올 때쯤에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일단 다들 청소하고 안내한다고 수고 많았어. 일단 예상한 이들도 있겠지만 오늘 이곳의 일을 굳이 맡은 것은 여기에 불렛이 오기 때문이야. 몇 번 불렛을 만나려고 했지만, 스케쥴이 바빠서 만날 수 없었거든. 정확히는... 그 위크니스가 만나는 것을 막는 것 같지만 말이지.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여기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그걸 떠나서..."
이어 은우는 잠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한숨을 약하게 내쉬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때 2학구의 그 꼰대 할배의 연구실에서 본 자료가 사실이라면... 오늘일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불렛은 계속 철통 경호를 받았고, 사실상 외부로도 잘 나오지 않았거든. 여름의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 밖으로 나왔고... 하다 못해 공연 무대 위야. ...내가 제로라면 오늘을 노릴 거야.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리버티 멤버들이 섞여있을 수도 있어. 이 자리에. 불렛의 위크니스가 리버티라고 한다면, 그 아이도 이 순간을 경계하지 않을리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나중에는 상당히 이 현장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는 점은 명심해줘. 경우에 따라서는 관객들의 대피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고. 그리고..."
이어 은우는 가만히 서연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렸습니다.
"제안서는 잘 봤어. 잘 정리가 되어있던데.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침착하게 먹어. 나도 불안하고 무섭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성급하게 움직이면 오히려 역으로 당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하나하나 나아가자. 아무튼... 그거와는 별개로...."
갑자기 은우는 말 끝을 천천히 흘렸습니다. 그러자 세은이 한숨을 내쉬면서 은우의 옆구리를 강하게 팔꿈치로 쿡 치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에어버스터를 본 기획자가 게스트 참가자로 올라와달래요. 우리 저지먼트 이미지가 좋다고 2명 정도만 더 올라와달라고 하는데... 혹시 지원하고 싶은 이 있어요? 일단 전 안 가요. 그리고 그 2명은 에어버스터와 레드윙의 대기실에서 대기하게 된다고 하니까... 레드윙과 꼭 만나야겠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지원해주세요."
/지원하는 루트, 지원하지 않는 루트로 나뉩니다! 지원하는 이가 많으면 그 중에서 랜덤으로 다이스를 돌릴 거예요! 어차피 내일은 통합되기 때문에 편하게 골라주세요! 9시까지!
"제로가 오늘 습격할 가능성이 높고, 일이 벌어지면 관객들을 대피시키고 응전해야 하는거죠? 이해했어요."
난 제로를 달콤하게 만들 수 있을까? 뭐, 모르겠다. 무장을 아예 안 하고 나오진 않겠지. 게다가 여기 레벨 4 이상의 능력자들도 많고 레벨 5에 퍼클인 은우선배랑 세은이도 있는데 나는 관객들 대피만 도와도 되지 않을까? 아, 그러고보니 그 망할 애비 박씨 주장에 의하면 오늘이 최고로 훈련하기 좋은 날이긴 하다. 근데 다같이 모여도 계수가 딱히 오르진 않던데. 아이고, 머리를 좀 비우자.
새봄은 고개를 탈탈 털다, 서연을 빤히 본 은우가 꺼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음을 침착하게 먹으라? 성급하게 움직이면 오히려 역으로 당한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시지? 서형 보고서는 내가 읽었을 땐 당장 뭘 어떻게 하자기보단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거던ㄷ... 아, 알겠다.
은우선배, 불안하시구나. 그래서 보고서를 보면서도 일종의 강박을 느끼시는 거고. 딱하다. 그러고보니 지난주엔 세은이한테 희대의 모욕을 들으셨지. 나도 부부장 선배처럼 한마디 할 걸 그랬나, 부장 선배는 고장난 전축이 아니라고. 뭐, 근데 이제와서 그 이야기 꺼내기에도 뭣하다. 그만 두자. 다른 이야기도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격언이 있지. 세은이 말을 들어보니, 은우선배랑 저지먼트 부원 둘 정도가 게스트로 초청받은 모양이다. 음... 내가 나갔다간 어린이들을 울릴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만둘래. 불렛 설득하는 것도 다른 부원들이 잘하겠지.
만나기 어려웠던 이유가 위크니스의 방해 공작 때문이었다는 건가. 세은으로부터 버터 쿠키를 건네받은 리라는 그것을 꼭 쥐고 가만히 은우의 말을 들었다.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라. 여름의 15주년 기념 공연장과 팬사인회장에서 겪은 소란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상의 특징 탓에 소란이 일어날 시 근처에 민간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게 까다로운 점이었고, 어쩌면 오늘도 그렇겠지. 아예 소란이 일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아무래도 그리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진 못할 듯싶다. 그럼 우리가,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게스트 참가자요?"
연보라와 가까운 자리에서, 직접 대면이 가능하다. 리라의 눈이 반짝였다. 예전이라면 무대에 근접하는 것부터가 불안했겠지만 지금이라면, 지금이라면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대화할 기회가 주어진다니.
부장의 호출대로 이동했더니 세은이가 쿠키를 3개씩 나눠 주었다. 부장과 세은이는 표정이 여느 때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심란한 와중에 쿠키도 다 만드셨나, 아니면 심란하셔서 쿠키라도 만드신 걸까? 그런저런 생각이 앞서니 쿠키를 받으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하여 봉투와 집게는 잠시 내려놓고 쿠키 하나를 세은에게 건네 보는 서연이었다.
" 세은이 네 몫은 있어? 너도 좀 챙겨 먹고 그래. "
세은이 사양하지 않았다면 .dice 1 2. = 2을 것이고 사양했다면 고개를 끄덕이고 주려던 쿠키를 제가 물었을 것이다. 1 세은의 입에 물렸 2 세은의 손에 놓았
아무튼 모두가 모이자, 부장이 상황 설명을 시작했다. 레드윙의 위크니스 강선혜가 리버티여서인지 우리 저지먼트와 레드윙의 만남을 차단해 왔던 모양이다. 그리고 깡통의 강선혜 습격도 오늘일 위험이 높다? 게다가 리버티까지 꼬이면...;;; 개판 나겠네. 지금 이렇게 사람들, 특히나 아이들이 몰려 있는데. 관객들의 대피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전한 대피 경로를 확보하고, 그리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겠구나. 야광봉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다. 아, 낮이라 소용없나?
" 전 싸움은 못 하니까,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 집중할게요. "
하다가 뜻밖의 반응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제안서 읽으셨구나, 경황이 없어서 못 보신 줄 알았는데. 이어지는 얘기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저것 제안하긴 했지만 우리 선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리버티 저지와 레드윙 포섭 정도일 테니. (현재 인첨공의 윗선과 제로를 이간질하면 정말정말 좋겠고, 새봄이 제안대로 제3학구장에게 요청하고도 싶지만, 안 그래도 윗선한테 찍혀서 무기한 근신 중인 외삼촌이 위험을 감수하는 건 부장 입장에선 부담될 거 같다...)
" 네, 여러모로 힘드셨을 텐데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멘탈 잘 잡아 볼게요. "
근데 부장이 말끝을 흐리는가 싶더니, 세은이가 추가 공지를 했다. 저지먼트 2명을 게스트 참가자로 부른단다. 어... 저지먼트 대표인 셈? 출연자로 무대에 오르고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레드윙도 만나고? 덥지도 않은데 머리에서 땀이 나는 기분이다. 레드윙과 꼭 만나고 싶은 사람... 일단 나는 아니네. 난 불렛 팬이 아니고 레드윙과도 일면식이 없으니. 게다가 이 많은 사람 중에 딱 2명만이니, 다른 부원이 들어가는 게 낫겠다.
입맞추고 떨어졌을 때, 확연히 굳어버린 금의 모습에 혜성은 느릿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얼떨떨해보이는 얼굴이 이렇게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나. 영화관에서 막연히 느꼈던 기분을 정말로 느낄 줄은 몰랐지.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를 감정을 추스르지도 못하고 울며 말하는 연상이라니. 혜성은 갑자기 밀려드는 창피함에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금의 어깨를 슬그머니 밀어내려했다.
제 얼굴이 어떤 꼴로 어떻게 엉망이 되어 있을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아서였다. 진짜 엉망이 되어 있을 것 같은데 이거 어쩌지. 밀어내는 손이 아닌 다른 손으로 제 얼굴을 폭 감싸 가리며 혜성은 작게 중얼거렸을 것이다.
"진짜, 정말.. 다음부터는 말 안해줄거야.."
한번 더 좋아한다라는 말을 입에 올렸을 때, 지금처럼 울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없다. 진정되지 못한 감정 때문인지 여전히 눈물은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코를 훌쩍이는 소리까지 나는 바람에 혜성은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금의 입맞춤을 거부할 수 없었다. 입맞춤에 응하며 소리없이 흐른 제 눈물에 차오른 제 숨이 얼마나 떨리고 있는지 혜성은 알 수 있었다.
"一하나씩 천천히 하자. 아직 급할 건 없으니까."
케이크를 먹다가 펑펑 울지를 않나. 울다가 입맞추질 않나.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들을 한 탓아지, 아니면 울고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얼굴이 보여지는 게 부끄러운 건지. 혜성은 제 고개를 슬그머니 뒤로 물리면서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을 것이다.
쓰레기 봉투와 집게는 한쪽 구석에 모아 두고 스태프 중 한 명에게 연두색 엑스반도와 빨간 경광봉을 빌려도 되겠냐고 물었다. 사람들에게 피난 경로를 안내할 경우엔 눈에 띄는 복장과 도구가 필수일 거 같아서였다. 다행히 스태프는 흔쾌히 승낙하며 물품이 비치된 곳을 알려 주었기에 그리로 가서 하나씩 챙겼다. 경광봉은 두 개 챙겨서 양손으로 휘두를까 살짝 고민했으나, 혹시라도 총을 쏴야 할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서 하나만 집었다. 그런 뒤에는 머리 위에 얹었던 토실이를 가방에 도로 집어넣었다. 공원 환경미화론 위험해지려야 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부장 말씀대로면 오늘도 위험하다.
버터 쿠키를 받지 않고 특별히 말을 하지 않는 혜우를 바라보며 세은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이쪽에서도 더 무슨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어느 정도 심정도 이해가 가고 더 나아가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모두의 말을 듣고 은우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리라와 여로는 날 따라와. 그리고 여로. 네 성향이나 방식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오늘은 도를 넘진 않게 주의해."
묘한 도발과 거짓말. 그것이 은우가 파악한 여로의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은 그게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은우는 그에 대해선 미리 주의를 줬습니다. 지금은 손이 하나라도 더 많아야 하는 만큼, 레드윙을 최소한 적대로 돌리면 곤란했습니다. 이어 그는 마저 근무 힘내라고 이야기를 하며 리라와 여로를 데리고 대기실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니다.
<대기실 밖 루트>
저지먼트 멤버들은 다들 각자 하던 일을 이어나갔을 것입니다. 혹은 몰래 땡땡이를 치거나 잠시 쉬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랑은 어딘가에서 묘하게 불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 위치가 잡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큰 위험포인트가 2개. 그리고 작은 위험포인트가 자잘하게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생각보다 그 수가 많았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수많은 아이들이 단체로 갇혀서 울부짖고, 레드윙이 누군가에게 힘없이 얻어맞는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일단 이 사실을 모두에게 전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한양은 이상한 힘이 없는지 나름대로 염력의 힘으로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었지만 어디선가 여기저기서 따끔한... 마치 약한 정전기가 살짝 살짝 튀는 느낌을 어느 정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진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이들은 천천히 둘러봤을지도 모르지만...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없었습니다. 일단 조금 더 주변을 둘러볼까요?
<대기실 안 루트>
대기실 안으로 들어서자 거기에는 막 분장을 끝내고 화려한 마법전사가 입을 것 같은 의상을 입고 있는 보라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런 보라를 바라보며 분홍색 머리에 노란 눈을 가지고 있는 여성. '선혜'가 있었습니다. 오늘도 그녀의 어깨에는 새가 한 마리 앉아있었습니다. 은우와 리라와 여로가 안으로 들어서자 보라가 먼저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머! 결국 참가하기로 했어? 거봐. 거봐. 이거 은근히 참가하고 싶어진다니까! 그러면 보자... 이 불렛님이... 아. 옆의 두 사람은 같이 참여하는 게스트? 흐~음. 우리 전에 본 적 있었지? 둘 다 말이야."
목화고 저지먼트의 멤버인 두 사람을 금방 알아보며 보라는 오른쪽 눈을 감으면서 귀여운 윙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특히 리라를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습니다.
"후훗. 같이 무대에 오르게 되었네. 잘 부탁해! 그리고 옆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부탁해!"
"언니. 보는 눈이 많아. 그러니까 쓸데없는 사담은 하지 말아줘. 당신도 쓸데없는 사담은 하지 말아주시겠어요? 오늘은 비번이 아니라, 엄연히 비즈니스니까요."
그리고 선혜는 살며시 보라와 저지먼트 멤버 사이에 끼여서 몸으로 막아서며 적대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어 은우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문 쪽을 바라보다가 선혜에게 말했습니다.
"잠깐만 같이 가줄래요? ...당신과는 조금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이에요."
"무슨 말이요? 저는 딱히 당신과 할 말 없는데요? 에어버스터."
"어머어머. 내가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내 매니저인 아이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나 질투하면 되는 거 맞지? 그치? 그치?"
"무, 무슨 질투야! 그런 거 아니야!" "맞아요! 언니! 그런 거 아니에요! 누가 이런 자식하고..." "나도 싫거든?! 아무튼 잠깐 따라와! ...전의 4학구의 일로..이야기할 것이 있으니까." "......"
4학구의 일. 그 말이 나오자 선혜는 잠시 보라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작게 혀를 차더니, 잠깐만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은우를 따라 나섰습니다. 자연히 대기실에는 여로와 리라, 그리고 보라만 남았습니다.
"흐~음. 수상한데? 그래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내 매니저를 밖으로 빼내고 굳이 너희 둘만 남긴 것을 보면... 아! 싸인 필요해? 바로 해 줄 수 있는데. 아니면... 나에게 다른 할 말이 있으려나? 저지먼트로서? 후훗."
장난스럽고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아주 잠시, 정말로 잠시 진지하게 반짝이다가 다시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바뀌었습니다.
/대기살 밖 루트를 타신 분들은 무슨 행동을 해도 자유긴 하지만... 다이스를 1~100으로 돌려주세요! 합계가 250이 넘으면 성공이고 아니면 실패처리에요!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이번에도 분명히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무언가 아직 느낄 수는 없지만, 감지계들이 있으니 문제가 생기면 말해줄 거라 생각하며 금은 주변을 둘러보며 살핀다. 혹여나 무언가 수상한 것이 시야에 잡히진 않는지, 둘러보면서도 그냥 지나치는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살핀다.
세은이 손에 쿠키를 놓자 세은이는 맛있게 먹었다. 뭘 못 먹을 만큼 입맛이 없진 않나 보다. 겉으론 씩씩하다고 속도 괜찮을지는 모른다만, 일단은 다행 같았다.
아무튼 리라와 여로가 지원하자, 부장은 여로의 방식이 걱정되는지 경고를 하더니 두 사람과 함께 대기실로 향했다.
나랑 언니와 부부장은 상황을 살피는 중이고, 난 뭘 한다? 깡통에다 리버티까지 습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가만있기 껄끄럽다. 그치만 사이코메트리는 범위가 넓으면 효과가 꽝인 거 같은데. 무대 장치라도 짚어볼까? 무대를 파괴하거나 추락시켜서 공격할 가능성도 0은 아닐 테니.
하여 무대를 가리지 않도록 쪼그려 앉아서는 무대의 단상을 짚고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봤다. 이 무대가 안전한지, 함정은 없는지 확인이 되길 바라며.
은우선배들이 들어가자, 주머니에서 아동틱한 왕방울 머리끈을 꺼내 머리를 묶고, 부러 잔뜩 신난 티를 내고 돌아다니며 주변을 살폈다. 제로고 뭐고 여길 습격한다면 어린애들을 활용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까, 내 키를 활용한 일종의 묻어가기랄까. 자존심상하긴 하지만 어린이들을 보호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야, 내 키정도야 얼마든지 써먹어주지.
은우를 따라가는 인원은 리라와 여로로 확정된 모양. 두 사람과 은우를 배웅하고 나서 랑은 대기실 바깥. 그러니까 원래 하던 일을 이어서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길을 잃거나 한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적당히 부모를 찾아주거나. 사람이 몰린 곳에서 으레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위험들을 미리 파악해 사고를 예방한다거나. 그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그러던 와중, 정말 사소한 위험과는 다른 느낌의 무언가가 느껴져 랑은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허나 명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가 없었으니. 비슷한 위험이 동시에 여러 장소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정도 규모의 위험을 구분하기에는 아직 연산 능력이 모자란가.
그럼에도 일단 위험에 대한 이미지는 파악할 수 있었기에, 랑은 이어셋에 대고 공원에 함께 있을 저지먼트에게 자신이 느낀 것을 전파했다.
"공원 안에 뭔가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뭔가 올 예정일지도. 대충 두 곳이 특히 위험한 느낌이고, 나머지는 자잘하긴 한데 온통 산개되어 있군, 특정할 수가 없다. "
"보여지는 이미지는 수많은 아이들이 단체로 갇혀서 울부짖고, 레드윙이 누군가에게 힘없이 얻어맞는 상황, 다들 긴장하고 있어라."
그 말을 끝으로, 랑은 다시 한 번 신경을 기울였다. 자잘한 쪽을 무시하고 큰 위험 포인트에만 집중해 위치를 특정해 보자.
사람이 많다. 아이들이 많고, 일단 사람이 많다. 태오는 불렛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단호히 저었고, 하던 일이나 마저 하고자 했다. 머리를 높게 올려 묶었던 탓에 목에 검은 천 초커 매고, 옷차림도 완장 찬 뒤로는 평범히 가을철 날씨 옷차림에 가깝다. 다른 점이라면 등에 맨 기타 케이스 정도지 않을까. 평시 이 구석에서 이젤 두고 캔버스 위에 유화 그리는 걸 즐겼지만 오늘은 사람도 많으니 어디 도망쳐서 그림 그리거나 쉬지 못하게 생겼다. 태오는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가리고자 했다.
아이들의 심상은 순수하여 듣기 싫다. 타인과의 교류를 떠올리게 하거니와 우르르 들려오는 소리만큼 끔찍한 것이 없다. 희망 품고 눈 반짝이며 지금처럼 왁자지껄 웃으며 다가올 현실도 모르는 그 모습이 심히 안타깝기에 귀 기울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 그 순수하던 것이 모종의 사건이나 테러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면, 그것만큼 듣고 싶지 않은 것은 없다. 그 순간이 싫은 이유는 아이들을 끔찍하게 여기기 때문이 아니라…….
"하."
잡념은 여기까지다. 태오는 손바닥을 들어 제 관자놀이를 팍 후려치듯 툭툭 내리치며 기어이 표정 구겼다. 조절 안 되는 능력이 필터링 없이 주변의 심상의 소리 죄 들리게끔 한 탓이다. 뭐가 이리 시끄러운지, 적당한 구석에서 아이들 말고 다른 누군가의 소리나 걸러보고자 눈 감아본다.
은우의 말에 리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다만 대기실로 직행하기 전, 잠시 랑을 찾아 한번 껴안고 "조심해야 해요." 하는 한 마디를 남기는 건 잊지 않았다. 짧은 인사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니 앞서간 사람들을 뒤따르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보라 양,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몸은 좀 어때요?"
오랜만에 보는 대기실 구조에 얕은 향수가 올라오는 것도 잠시, 마법전사 옷을 입은 보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는 얼굴이 나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니 다행이다. 미소 지어지는 상대의 얼굴을 마주하자 자연스레 리라의 얼굴에도 반가움 담은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게요. 그때 그 이야기가 오늘 실현될 줄은 몰랐는데~ 저 아직 은우 선배님 쪽으로 전달받은 초대장 잘 가지고 있거든요. 여름 지나서도 이런저런 일이 많았으니까 먼저 연락하진 못했지만요."
은우와 함께 대기실을 나서는 선혜의 뒷모습에 잠시 시선이 간다. 4학구 이야기를 여기서 바로 꺼낸다라.
"다른 할 말? 으음~... 아! 있어요!"
하지만 그도 잠시, 리라는 곧 들고 있던 가방에서 깨끗한 종이를 꺼내 봉투 모양으로 접은 후 은우가 구워낸 버터 쿠키 중 두 개를 그 안에 넣어 보라에게 건넸다.
"이거 은우 선배님이 구운 거예요. 3개나 있으니까 보라 양이랑 선혜 양도 하나씩 맛보면 좋을 거 같아서 가져왔어요. 꼭 지금 먹지 않아도 되니 편할 때 먹어봐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쿠키를 건넨 리라는 제게 하나 남은 쿠키를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 한입 베어문다. 그리고 입 안에서 충분히 부숴진 쿠키가 목을 타고 넘어갔을 즈음.
"......그리고 하나 더. 궁금한 게 있어요. 이건 저지먼트로서의 질문이에요. '레드윙'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나요?"
여로가 이런 촬영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을 하자 레드윙은 싱긋 웃었습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습니다.
"응?! 그렇지?! 그렇지?! 물론 세은이는 이런 거 엄청 엄청 엄~~~~~청 싫어하지만 이거, 은근히 재밌거든. 너도 이번 기회에 한 번 도전해볼래? 후훗. 아. 그러면 미래의 내 라이벌이 생길 수도 있나? 괜찮아! 그렇다고 해도 나는 내 실력으로 당당하게 톱을 차지할테니까!"
아주 신이 났는지, 보라는 환하게 웃으면서 이런저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역은 들었어? 우리는 인첨공 3학루를 지키는 또 다른 전사들이라는 설정이야. 악의 초능력을 사용하는 '이빌 싸이커'에 대항해서 싸이킥포스와 함께 초능력 괴수 '이빌 카이저'와 다섯 체와 싸우면 된다는 것 같아."
그쪽은 여기 말고 다른 대실에서 대기중이래!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보라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리라 쪽으로 돌아갔습니다.
"와! 은우 오빠가 구운 쿠키야? 이거 되게 맛있는데! 후훗. 고마워! 그건 그렇고...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냐라. 그것도 저지먼트로서 하는 말 말이지?"
리라의 물음에 보라는 잠시 입을 다물고 천천히 쿠키를 입에 담고 씹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말이 없더니,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리라의 앞으로 다가간 후에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요즘 핫한 것은 리버티지? 리버티가 자유를 되찾아야한다는 구호를 내세우고 이런저런 일을 저지르고 있고, 내 위크니스가 리버티의 멤버 중 하나라는 것까진 알고 있는데... 이거 말고 다른 이야기야?"
정말로 이것만 알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떠보는 것일까요? 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기 힘들어보입니다.
[대기실 밖 루트]
랑의 정보를 들은 한양은 바위를 들고 오더니 폭격을 시작했습니다. 그 중 몇 군대에서 작은 폭발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당연히 한양으로서는 그게 무엇인지 확인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안티팬이 나타났다며 대피를 지시하였으나... 근처를 순찰하고 있던 순찰 안드로이드의 시선이 모두 한양에게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한양에게 다가왔고, 그의 팔목에 수갑을 채우려고 했습니다.
"위험 인물 체포합니다." "위험 인물 체포합니다." "저항할시, 안티스킬을 부르겠습니다."
아마 별 말을 하지 않거나 대처하지 않으면 그대로 어디론가 끌려가지 않을까요? 그 모습이 상당히 처량할지도 모릅니다. 그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은 와! 문제가 해결되었어! 싸이킥포스가 우리를 구해줬어! 만세! 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 중에서는 한양을 보고 이빌 싸이커다!! 라고 외치는 이도 있었습니다. 이를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한편 랑은 큰 포인트를 추적하려고 했지만, 무대 근방 어딘가라는 것 밖에는 추적할 수 없었습니다. 그걸 떠나서 그 포인트는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수많은 포인트 중 7개가 사라지는 것은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건 작은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서연은 무대에 능력을 써서 위험요소가 없는지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딱히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검은색 불꽃 모양의 뱃지를 달고 있는 붉은 머리 여성이 무대 근처를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보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서연은 모를지도 모르지만 다른 저지먼트 멤버들은 그게 뭔지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림자'의 문양입니다.
한편 새봄은 숨은 곳 근처에 있는 풀숲에서 이상한 노란색 상자처럼 생긴 기계장치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장치를 지나가던 길고양이가 슬쩍 앞발로 툭툭 건드렸고, 그 순간 기계장치에서 발산된 전기 장치가 고양이 주변에 막을 설치해서 고양이가 갇히는 것까지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 혜우는 주변을 둘러보다 상당히 낯익은 붉은색 머리 여성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른손을 양복 상의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틀림없이 그림자의 그녀입니다.
한편 청윤은 관객들의 모습을 살폈습니다. 특별히 이상한 이는 보이지 않았으나, 그때 봤었던 '유니온'과 비슷한 느낌의 이의 모습을 그녀는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내 그 모습은 아지랑이처럼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금은 마찬가지로 구석진 풀숲 속에서 노란색 상자처럼 생긴 기계장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대체 뭘까요? 만약 그녀가 정보를 들었다면 새봄이 찾은 것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 정하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또 아이들과 가까운 좌석 근처에 교묘하게 숨겨진 기계장치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태오는 당장 뭔가 특별한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아닙니다. 근처를 보니 혜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근방에서 이런 속마음이 들립니다.
[50개를 전부 설치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타이밍을 보고 리모컨을 누르는 것 뿐이야.] [쉽네]
눈 앞에 벌어진 현장에 기겁한 것도 잠시 새봄은 급하게 장치의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올리고는 이어셋을 통해 모두에게 전달했다.
"여러분, 잠깐만 단톡방 좀 봐주실래요?" "이 노란 기계장치 보이시죠? 이거 신체를 통해서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초능력도 주의하시고요. 이거 함정이에요." "두번째 사진속의 고양이처럼 갖히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일단 이것들을 맛있는 걸로 만들어버릴 작정인데요, 이 기계 발견하셨다면 다치지 않는 선에서 고장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장내기 어려운 분들은 위치를 말씀해주시면 제가 그리로 갈게요." "다들 조심하세요!"
전달을 마치고, 새봄은 전기장치를 빵으로 만들어 막을 해제하고자 했다. 전기장치가 빵이 되고도 막이 남아있었다면, 막을 랑그드샤 쿠키로 만들어 부수고 고양이를 꺼내주었을 것이다. 그런 뒤, 노란 전기장치를 사이즈가 비슷한 식빵으로 만들고자 시도했다. 하나라도 무용지물로 만들어봐야지.
맞불 작전이랴 하더라도 이게 맞는지. 잡혀서 끌려나가는 한양을 보며 안타까운 듯 금은 고개를 내젓는다. 그럴 적에 기계를 찾고, 마침 새봄이 전한 정보 또한 확인하였을까. 잡힌 고양이를 보던 금은 기계를 내려다보고, 조금 거리를 벌리고선 노란색 상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발화 에너지를 모아 고열로 녹여버리려 시도한다.
무대는 안전했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무대였다. 공연 중에 사고는 나지 않을 테니 다행일까? 문제를 찾아내지 못했으니 걱정일까? 애매한 결과에 쓴 입맛을 다시는데, 웬 붉은 머리가 눈에 띄었다. 불꽃 모양의 검은색 배지가 특히 눈에 띄었다. 뭐지, 저 사람은? 스태프는 아닌 거 같은데. 수상해서 인이어로 부원들에게 알렸다.
" 빨간 머리에 검은색 불꽃 모양 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이 무대 근처에 있어요. 스태프는 아닌 거 같은데... 리버티 배지는 날개고, 혹시 짐작 가시는 데 있나요? "
그러고 부부장의 바위 폭격에 장단을 맞춰 시민들에게 대피 경로를 안내하기 시작했으나, 부부장이 순찰 안드로이드한테 들켜 버렸다!! 시민들과 아이들이 이것도 공연의 일부인 줄 알고 오히려 흥이 올라 버렸다. 뜨아아... 이를 어째??!!
놀란 것도 잠시. 부부장이 당황한 듯 허둥지둥하다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하셨다. 그러더니 이빌 사이커를 자칭하면서는 공원 안의 민간인 전원에게 염동력을 시전하셨다!!! 자발적으로 탈출하지 않으니 강제적인 수단을 쓰신 거구나.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때, 새봄이의 목소리가 인이어로 들렸다. 단톡방? 확인해 보니 노란 기계 장치 사진이 있었다. 이걸 직접 건들면 갇힌다? 저 기계 장치로 사람들을 이 공원에 가두려고 한 거겠구나!!!! 새봄이는 기계 장치를 먹거리로 바꾸겠대고, 난 뭘 하면 되나? 그래. 짱돌을 던지자!!!!
하여 서연은 새봄이 사진으로 보여 준 노란 기계 장치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노란 기계가 눈에 띄는 대로, 주먹만한 크기 이상의 돌을 들어다 기계에 있는 힘껏 낙하시키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무대는 안전했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무대였다. 공연 중에 사고는 나지 않을 테니 다행일까? 문제를 찾아내지 못했으니 걱정일까? 애매한 결과에 쓴 입맛을 다시는데, 웬 붉은 머리가 눈에 띄었다. 불꽃 모양의 검은색 배지가 특히 눈에 띄었다. 뭐지, 저 사람은? 스태프는 아닌 거 같은데. 수상해서 인이어로 부원들에게 알렸다.
" 빨간 머리에 검은색 불꽃 모양 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이 무대 근처로 왔었어요. 스태프는 아닌 거 같은데... 리버티 배지는 날개고, 혹시 짐작 가시는 데 있나요? "
그러고 부부장의 바위 폭격에 장단을 맞춰 시민들에게 대피 경로를 안내하기 시작했으나, 부부장이 순찰 안드로이드한테 들켜 버렸다!! 시민들과 아이들이 이것도 공연의 일부인 줄 알고 오히려 흥이 올라 버렸다. 뜨아아... 이를 어째??!!
놀란 것도 잠시. 부부장이 당황한 듯 허둥지둥하다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하셨다. 그러더니 이빌 사이커를 자칭하면서는 공원 안의 민간인 전원에게 염동력을 시전하셨다!!! 자발적으로 탈출하지 않으니 강제적인 수단을 쓰신 거구나.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때, 새봄이의 목소리가 인이어로 들렸다. 단톡방? 확인해 보니 노란 기계 장치 사진이 있었다. 이걸 직접 건들면 갇힌다? 저 기계 장치로 사람들을 이 공원에 가두려고 한 거겠구나!!!! 새봄이는 기계 장치를 먹거리로 바꾸겠대고, 난 뭘 하면 되나? 그래. 짱돌을 던지자!!!!
하여 서연은 새봄이 사진으로 보여 준 노란 기계 장치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노란 기계가 눈에 띄는 대로, 주먹만한 크기 이상의 돌을 들어다 기계에 있는 힘껏 낙하시키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눈을 가늘게 뜨자니 낯익은 뒷모습 보인다. 요 며칠 전화로만 대화한 제 동생이다. 근신 이후 제정신 아닐 적에 유니온과 마주했으나 그때는 우는 것 달래주느라 제대로 무언가 할 여력 없었다마는, 지금은 상황 예의주시하며 행여 공격 당할까 시선 오래 머물게 된다. 리버티라면 파나케이아에 대해 알 것이고,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미루어 보아 가장 먼저 처단할 수도 있으니까. 다만 동생의 시선 끝에 있는 것은…… 낯익은 사람이다. 동시에 심상의 소리에 천천히 허리춤에서 제압용 총을 꺼내들었다.
"……후배님이 보고한 상자가…… 50개 정도 된다는군요. 스위치를 누르는 형식일 테고…."
그림자, 레드윙, 그리고……. 영 미덥지 않던 그날의 기억. 태오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암부의 멤버가 여기 있다면…… 제로가 있을 확률이 커요. 동시에 리버티도, 그리고……."
>>712 "서형, 검은색 불꽃모양 뱃지에 빨간머리라면 그림자의 일원같아요." >>714 "50개요? 세상에." "리버티에 제로에 그림자에 아주 그냥 난장판 되겠네요, 여기."
(성공했다면) 다른 장치를 찾아다니던/(실패했다면) 계속 파괴를 시도하던, 새봄은, 인이어에서 들려오는 나쁜 뉴스에 미간을 짚었다. 아이고, 골이야. 쉰 개를 어느 세월에 다 찾아 부순담? 노란 흉물 쉰 개를 다 부순다 쳐도, 그림자랑 제로까지 상대 가능해, 우리 전력으로? 모르겠다. 일단 이 노란 흉물이라도 최대한 부숴두면 애들이 납치되는 거라도 조금은 막아지겠지.
상황이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다. 한양이 뭔가 시도하고는 있지만 거기에 모든 걸 걸 수는 없는 법, 랑은 주변에서 웅성대는 사람을 밀치거나 하며 짜증을 냈다.
"뭐 해, 빨리 나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그리 어깃장을 놓으며 향한 곳은 무대 근처, 홍서아가 있었다던 장소다. 아까 전처럼 느껴졌던 자잘한 위협은 아마 50개에 이르는 장치가 맞겠지, 그걸 전부 찾아내기에는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렵다. 그렇다면 큰 위협의 근원지를 찾아봐야겠지. 단순히 가두는 것만이 끝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랑은 정신을 집중했다. 자잘한 것들은 더 이상 위협이라고 판단하지 말자, 커다란 것에만 집중해 보는 거다. 아마 이 무대 주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랑은 무대 주변을 살폈다.
악의 초능력을 사용하는 '이빌 싸이커'에 대항해서 싸이킥포스와 함께 초능력 괴수 '이빌 카이저'와 다섯 체와 싸우면 된다. 아동 연극에 걸맞은 시나리오다. 그럼 이쪽도 의상을 갖춰 입게 되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생각보다 본격적이겠다.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만.
"쿠키 커터도 은우 선배님이 만드셨대요. 아니, 주문 제작이라고 했던가...? 어쨌든 세상에 두 개는 없는 모양이죠. 코뿔소 모양~ 독특해서 전 참 좋아한답니다. 보라 양은 어때요?"
가벼운 이야기를 이어가던 리라는 이내 그의 앞으로 다가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보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거기까지는 알고 있구나. 부장님도 알고 있었을까.
"거기까진 아는구나... 음... 그래요. 그럼 혹시 그림자에서 레드윙의 위크니스를 노린다는 계획을 짠 것도 알고 있을까요? 저번에, 목화고 저지먼트로 오지덕 박사의 뇌과학 연구소 관련 오더가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전에 보라 양이 편지로 귀띔해준 그 사람이요. 거기서 입수한 정보인데."
불완전한 제로포, 데이터 재수집, 레드윙과 그 위크니스의 제거 작전. 그리고 레드윙의 리버티 가담 가능성이 적혀있던 문서의 내용을 기억한다. 리라는 잠시 보라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뗐다.
"그들이, 그림자가 데이터 재수집을 위해 제로 세븐을 보낸다고 했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둘 다 제거하겠다고. 그리고 저지먼트는 그게 오늘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보라 양이 일정을 중시하는 건 알지만, 지금은 위크니스와 함께 몸을 피하는 게 어떨까요?"
머릿속이 복잡하지만 당장 드는 생각은 하나다.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그건 이미 질리도록 하지 않았나.
50개라니... 세상에, 많이도 깔아 놨다!!! 태오 선배 말씀대로라면 오맨들씨네, 리버티, 제로까지;;; 개판 5분 전이네. 한숨이 폭 나왔지만 그럴 시간도 아깝다. 보이는 족족 부숴 버려야!!! 근데 감사 인사를 해도 되나? 태오 선배는 평소에 워낙 노이즈에 시달리시니... 하지만, 정보를 들었다는 걸 전달은 해야잖아? 죄송하지만 할 수 없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최대한 짧게!!!!!
자신은 다른 것이 더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보라의 표정은 상당히 밝았습니다. 마치 은우가 만든 쿠키가 정말로 좋다는 듯이. 괜히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리라의 말에 보라는 표정을 원래대로 돌렸습니다.
그녀가 해주는 말. 그것을 들으면서 보라는 절로 진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제로 세븐이라는 이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 자신과 위크니스 둘 다 죽일수도 있다는 것. 지금은 몸을 피하는 것이 어떻냐는 것. 그 말을 들으면서 보라는 숨을 후우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역으로 리라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아는 것이 맞다면, 저지먼트는 지금 다른 퍼스트클래스를 영입하려고 하는 것으로 아는데... 너는 나에게 그런 제안을 하지 않네. 은우 오빠가 일부러 내 위크니스를 다른 곳으로 치운 것도 그 이야기를 하라고 한 것 같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은우 오빠의 기대를 저버리는 거 아니야? 나라면 리버티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나에게 우리 편이 되어달라고 이야기했을텐데. ...그 애가 돌아오면 이렇게 다시 말하기 힘들거야. 그런데도... 나에게 그 제안은 할 생각이 없어?"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말이 나와서 그런 것일까요? 보라는 상당히 진지한 표정으로 리라를 빤히 바라봤습니다.
"내가 리버티로 들어가면, 너희 저지먼트에게 있어서는 좋을 것이 없잖아? 내가 그 애와 같이 대피했다가... 그 애의 말을 듣고 리버티에 들어가면 어쩌려고? 아. 혹시 이미 들어갔다고 판단한거려나?"
[대기실 밖] 랑은 웅성이는 사람을 밀치면서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기겁하며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랑은 커다란 위험 사이렌에 집중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어떻게든 이미지가 잡혀가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은우를 닮은 무언가', 그리고 '디스트로이어를 닮은 무언가'의 모습입니다. 물론 디스트로이어를 닮은 무언가는 디스트로이어가 학생이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런 이들이 불길한 신호로 느껴집니다. 무대 근처 어딘가에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그녀가 읽은 위험 속의 둘은... 의상이 마치 어린이 뮤지컬이나 공연에서 '빌런'이 입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 둘의 패션 감각이 드디어 망가진 것일까요?
한편 한양이 있는 곳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이빌 싸이커라고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을 날려보내자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그를 향해 전기 총을 쏘려고 했지만, 그 전에 한양에게 다 박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선 엄마!! 아빠!! 살려줘요!! 싸이킥포스!! 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정하가 힘껏 외치자 아이들은 도와줘요! 싸이킥포스!! 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물론 청윤의 말이 있었기에 아이들은 모두 입구 쪽을 바라보면서 크게 외쳤습니다. 일부 도망가던 아이들도 모두 도망가면서 크게 외쳤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어딘가에서 특유의 BGM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 황급하게 무대 뒷편에서 싸이킥포스 다섯 명이 뛰어나왔습니다.
"하하하하! 평화로운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빌 싸이커! 우리들이 있는 이상, 평화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초능력 특공대! 싸이킥포스!!"
리더로 보이는 레드의 외침에 따라 다른 4명이 특유의 포즈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들은 순간 굳었습니다. 이어 그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니. 왜 무대 위에 아무도 없는건데? -이제 우리 어떡함? -도와줘요 싸이킥포스하면 나오면 되는 거 아니었어? 어쩌지? 레드?
웅성웅성. 기대에 가득찬 눈빛이 그들을 향했습니다. 이어 레드는 헛기침 소리를 낸 후, 저편에서 말썽을 부리는 한양을 바라보며 이야기했습니다
"거기에 있는 사악한 악의 초능력자여! 이 싸이킥 레드가 상대해주마! 싸이킥 플레임 킥!!"
이어 그는 점프한 후에 한양을 향해서 킥을 날렸습니다. 그의 발에서는 뜨거운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쪽도 진짜 능력자는 맞는 모양입니다. 그래봐야 레벨2 정도의 화력이었지만요.
한편 다른 이들은 다른 이들대로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새봄은 전기장치를 빵으로 만들었고, 그와 동시에 전자망이 해제되어 고양이는 황급하게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금은 자신이 바라보고 있던 장치를 단번에 녹여버렸습니다. 전기가 살짝 튀는가 했지만, 금방 녹았기에 장치는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서연은 서연대로 있는대로 기계를 전부 박살내기 시작했습니다. 돌이 갇히는가 했지만, 이내 무게 때문에 기계 박살이 나서 돌은 갇히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철현은 막대기를 이용해서 기계를 최대한 건들지 않고 하나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는 와중 일부 경비 안드로이드들이 하나둘 그들에게 각각 등장했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뭘 파괴하고 계신겁니까? 그것이 무엇인지 대답해주십시오."
그리고 한편, 이 상황 속에서 그림자의 멤버, 홍서아는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듯 했지만 그 목소리가 들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태오는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거지] [어째서 저지먼트가 이렇게 빨리 나타난거고 저것들을 다 박살내는 거고, 왜 저 싸이킥포스인지 뭔지 하는 이와 싸우기 일보직전인거야?] [...내가 파악하던 쇼는 이게 아니었는데] [일단 돌아가야하나.. 어차피 남은 일은 제로 세븐과 제로 쓰리가 하기로 했으니까] [인질이 없더라도 그 둘이라면 충분히...]
그 순간이었습니다. 혜우가 메스를 꺼내서 서아를 덮치려고 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안 좋은 분위기를 느꼈는지 서아는 단번에 몸을 옆으로 돌렸지만, 그래도 어깨가 메스에 베였습니다. 큭! 소리를 내면서 서아는 혜우를 바라보며 이야기했습니다.
"..너..너..." "칫. 오늘따라 일 진짜 꼬이네!" "짜증나게 하지 마! 오늘은 널 상대해줄 시간 없으니까!"
[이렇게 된 이상..제로를 바로 출격시키는 수밖에]
제로는 이미 이곳에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리버티에 대한 것은 지금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분명 여기에 뭔가 있다. 이 주변에서 느껴지는 게 있어. 그렇게 생각하며 집요하게 무대 주변에 신경을 집중하던 랑은, 그 노력에 부응하듯 이미지가 잡혀가기 시작하자 심호흡하며 집중을 이어가려고 했다. 은우와 디스토로이어를 닮은 무언가. 아마 제로라고 부르는 놈들이겠지. 여기 있구나.
무대 근처. 하지만 명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다. 장소가 느껴지지 않아.
"...그런가."
그러나 랑은 알 수 있었다, 두 제로의 옷차림이 뮤지컬이나 공연에서 '빌런'이 입을 법한 옷차림이라는 것. 그리고 여기서 '빌런'이라고 할 만한 존재는...
"저건 아니고."
랑은 무심코 난동을 부리고 있는 한양과 한양에게 공격을 날리는 싸이킥포스의 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여기서 빌런이라고 할 만한 존재는 한양이 스스로를 지칭한 '이빌 사이커' 뿐이겠지. 랑은 무대 주변, 배우들의 대기실이 있을 만한 장소를 찾아 달리며 이어셋에 소리쳤다.
"이미 제로 어쩌구 하는 놈들 둘이 여기 숨어들었다! 무대 의상 같은 걸 입고 있었고, 그건 히어로가 아니라 빌런이었으니... 아직 대기실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지금 내가 가고 있지만 혼자 감당하긴 어렵겠지."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란은 잠깐 무시하도록 하자. 기계는 쉽게 녹았으니, 스파크를 튄 것에 다음 번엔 조금 주의 해야할까 생각한다. 그 때 안드로이드가 다가오는 것에 금은 눈살을 찌푸린다. 이어셋을 통해 들려오는 랑의 이야기를 들었으니, 이런 일에 시간을 빼앗길 수는 없다. 금은 바닥에 탄 자국을 슬쩍 내려다보다, 어깨를 으쓱인다. ID카드를 보여주고선 말을 잇는다.
"저지먼트입니다. 보안 취약이 될 수 있을 걸 처리한 것 뿐입니다."
이러면 대답이 될련지. 안드로이드의 반응을 지켜보다, 막아서지 않으면 금은 대기실로 이동하려 했다.
태오는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나서서 활동하기엔 한양이 있는 쪽은 물리적인 힘이 필요해 보이고, 혜우는 잠시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판단했다. 여기에서 붙잡으며 안 된다고 해도 저쪽이 가만히 있지 않을 듯하니, 일단 무엇이든 하게 내버려 두다 심각하다 싶으면 그때 나서는 것이 좋겠지. 너무 묶어만 두어도 안 될 일이라 판단하며 심중의 소리 마저 읽는다. 그리고 눈 굴리며 한양이 있는 곳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게도 인간의 삶은 절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보고할게요…… 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되는 거니까 하는 일에 집중해줘요……."
그리고 향한 곳은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 두 대를 향해 발걸음을 죽여 다가간 태오는 입술을 달싹였다.
"제로 세븐과 제로 쓰리가 있어요……. 인질로 잡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제로를 출격시킬 테니 대비하는 것이 좋겠죠."
동시에 안드로이드의 반응을 조금 먼 발치에서 지켜본다. 둘 다 그리 적대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않는다면 달칵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다시 소매춤에 집어넣었겠지만, 한 대라도 적대적인 반응이나 부정적인 반응을 도출한다면 해당 기기에 다가가려 들었을 터다. 그리고 조용히 안드로이드 하나를 붙들어 뒷머리의 걸쇠를 품속에 늘 상비하고 다니는 드라이버 하나를 통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따버리더니, 그대로 뇌를 닮은 기계장치를 헤집어 전원을 꺼버리려 했을 것이다. 레이브의 삶으로 산 지 수 년이다.
"순찰 안드로이드인데도 기종을 좋은 걸로 쓰네……. 안티스킬을 호출하는 기능까지 있으면, 판 한 번 키워보자고요……."
이 정도는 식은 죽 먹는 것보다 쉽다는 뜻이다. 태오의 얼굴에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깊은 만족감과 행복, 그리고 미약한 흥분까지 엿보이는 것은 덤이었다.
진지한 표정, 마주 던져지는 질문. 리라는 보라의 말을 가만히 듣다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분명 그랬었지. 퍼스트클래스를 영입하자고.
"그건 사실이에요. 지금 목화고 저지먼트는 다른 퍼스트클래스들의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보라 양이 한 다른 말도 대체로 맞고요. 지금이 아니라면 레드윙에게 함께해 달라는 말을 꺼낼 수 없겠죠. 기회를 놓치면 부장님이... 그래요,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잠깐의 침묵. 리라는 숨을 깊이 들이쉰다. 다 맞는 말이다. 레드윙이 리버티에 들어간다면 저지먼트에게 차후 심각한 위협이 될 테니까. 하지만.
"하지만 보라 양은 다른 퍼스트클래스들과 상황이 좀 다르잖아요. 사정이 어쨌든 크리에이터에게 피해를 당한 적이 있고, 아까 말했듯이 위크니스인 선혜 양이 리버티에 소속되어 있죠. 물론 리버티는 위험해요. 동기 자체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요. 다만... 소중한 사람과 반대되는 길을 걷는 건 쉽지 않은 일일 테니까."
손끝을 손톱으로 누르던 리라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가 보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현재의 레드윙은 리버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연보라가 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선뜻 저지먼트와 손 잡기에는 걸리는 게 많겠죠. 그래서 저는 보라 양이 끝까지 듣고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는 걸 전부 말해줄테니까."
"목화고 저지먼트는 저번주에 1학구에 있는 박형오 박사의 연구실을 조사했어요. 거기서 유니온, 박찬유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요. 하고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만 말하자면 유니온의 목적은 단순히 인첨공의 붕괴뿐만이 아니에요. 능력자를 전부 없애는 거죠. 그 자신을 포함해서요. 선혜 양을 포함한 리버티 멤버들도 이걸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선혜 양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나요?"
"여기, 새 두통약이랑 위장약. 예전에 했었던 뇌파검사에 근거해서 새로 받아왔으니까 먹어보고."
부작용이나 그런게 있으면 이야기해라. 연산식을 쓴 종이 위에 올려지는 새 약통을 가만히 바라보던 혜성은 잠시, 느릿하게 눈 깜빡인다. 벌써 그렇게 됐나. 위장약이야 태오한테 뺏기는 경우가 있다보니 여분이 필요한 건 맞지만, 두통약은..없는 것보다 낫겠지. 묵직한 약통을 집어들어 이리저리 살피다가 혜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멈췄던 펜을 재촉했다.
situplay>1597048277>484 “그게 맞지.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야.”
모든 것은 그저 생각이고 예측이고 추측이다. 확실하지 않은 그저 가설에 불과하다. 서연의 말대로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서연이는 토실이를 안은 채 가만히 있다가 생크림의 온도를 재고 토실이를 머리에 얹었다. 토실이가 무겁지 않은 모양이었다.
“응? 그래. 얼마든지.”
서연은 케이크 시트를 얇게 잘랐다. 뭐 하는 걸까? 시트는 멀쩡해보이는 데 자르는 이유가 있을까? 단면이 식빵 반쪽 정도의 크기로 잘린 것을 봐서 아무래도 샌드위치를 만들 생각인 것 같았다. 그런데 햄도 없고 치즈나 야채도 없으며, 무엇보다 단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게 가능한걸까?
이내 식어버려 달달한 향만 풍기는 냄비를 도로 끓이기 시작했다. 과연 어떤 요리가 될 것인가 기대가 되고 있었다.
“해야하니까. 하면 어떻게든 되더라고."
서현이 능력으로 지루함,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봉인 해버리면 하기 싫어도 하게 된다. 지식은 한번 공부하면 30분만에 절반을 잊는다. 그러니 계속 복습을 하고 계속 공부해야한다. 그러다보면 하나는 끝까지, 잊고싶어도 잊을 수 없는 지식이 된다.
서연은 생크림을 다시 휘젓기 시작했다. 설탕과 휘핑 기계가 돌아가니 어느새 매끈하게 생크림 뿔이 생겨났다.
서연이는 말을 놓아달라는 자신의 부탁을 듣고 아무 말 없이 딴청 부리며 딸기 퓨레의 온도를 쟀다. 그리고 생크림과 섞었다. 생크림은 이내 연분홍빛이 되었다.
아무래도 서연에겐 여러 가지로 무리인 모양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지.
"?" “오..”
순간 귀를 의심했다. 더듬거리지만 확실하게 말을 놓아줬다.
창피함을 이겨내고 애써 말을 놓아준 서연의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정쩡한 서연의 말을 보니 귀여워서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다.
“고마워 서연아!!”
햄도, 치즈도 없는, 빵과 생크림으로 만든 샌드위치다. 한입 크게 베어 문다. 생크림 케이크를 먹는 느낌이다.
[대기실 밖] 서연과 새봄, 그리고 금은 각각 안드로이드에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안드로이드는 알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딱히 금을 막아서진 않았고, 서연의 말에 납득하며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했고, 새봄을 장치로 하나하나 안내해서 파괴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각각 아직은 이상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편 금에게 갔었던 안드로이드는 여기저기로 움직이며 빨리 대피를 하라는 메시지를 확성기 시스템을 통해서 주변에 알렸습니다.
한편 싸이킥 레드가 한양을 쓰러뜨리자 아이들은 크게 환호했습니다. 역시 싸이킥 레드야!! 만세! 싸이킥 레드! 멋있어요! 그런 말을 들으며 레드는 괜히 웃음소리를 내면서 포즈를 크게 취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한양의 목소리를 들으며 무슨 헛소리를 하냐는 듯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핫! 무대를 이렇게 만들고서 어디서 뻔뻔하게...."
-탕!!
그 순간 청윤이 총소리와 비슷하게 자신의 탄환을 쏘았습니다. 그러자 자연히 모두의 시선이 청윤에게 향했습니다. 이어 레드는 헛기침 소리를 하더니 앞을 가리켰습니다.
"그,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대피하도록 하지! 자! 모두들 우리를 따라와라!!"
-쫄았네. -총소리 듣고 쫄았어.
"아니야! 이것들아!!"
어쨌든 싸이킥포스가 하나하나 대피시키자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이들이 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싸이킥포스에게 응원을 보내고 환호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편 랑은 이내 금이와 합류해서 대기실 근처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자 거기에는 '이빌 싸이커'측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다들 아직 한창 분장중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은우를 닮은 이와 철준을 닮은 이가 있었습니다. 그 둘은 가만히 랑과 금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 뭐야? 너네는 뭐니?"
"우리 벌써 나갈 차례야? 아직 공연 시작 아니지 않아?"
이 빌런 팀들은 아직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밖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뭔가 심상찮은 것을 느꼈는지, 그들 사이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다 안드로이드가 빨리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그제야 그들은 겨우 상황을 파악하고 황급하게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두 사람이 문을 열지 않았으면 아마 끝까지 모르지 않았을까요?
한편 혜우와 대치하던 서아는 아이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혀를 차면서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꾹 누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혜우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고 동시에 서아는 크게 비명을 지르면서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움켜잡았습니다. 그 때문에 리모컨을 그만 떨어뜨렸습니다.
"아아아악! 이, 이 자식!! 진짜!! 짜증나게!! 제로 쓰리! 제로 세븐! 당장 움직여!! 저지먼트를 죽여버리고, 레드윙의 데이터를 뽑아내! 당장!"
그리고 혜우는 서아의 복부에 매스를 찌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서아는 혜우를 있는 힘껏 밀치려고 했고, 재빨리 손목에 찬 장치를 작동시켜서 워프했습니다. 잡는 것은 실패했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서 쫓아내는 것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대기실 안에 있던 제로 쓰리와 제로 세븐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봄과 서연을 안내하던 안드로이드와 근처에 있던 다른 안드로이드의 눈동자도 갑자기 붉어졌습니다.
그 순간 태오가 빠르게 움직였고, 가까운 곳에 있던 안드로이드 하나를 단번에 제압했습니다. 전원이 꺼진 안드로이드는 그대로 완전히 멈춰섰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른 안드로이드들은 각각 저지먼트 멤버들을 잡으려는 듯, 두 팔을 뻗었습니다.
그 순간 랑은 느꼈을 것입니다. 자신이 느낀 큰 위험 포인트는 제로 쓰리와 제로 세븐이 맞으며 둘 다 레벨5의 위험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퍼스트클래스급은 아니었으나 레벨5 중에서도 중하위권까진 올라온 상태였습니다.
"임무 수신 완료." "임무를 수행한다."
이어 둘은 그대로 날아올랐고 컨테이너의 지붕을 박살냈습니다. 그리고 야외 무대 위에 착륙했습니다. 그 근방이 가장 저지먼트가 많기 때문에 그곳으로 간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실 안]
"...그건 맞긴 하지. 맞아. 나는 팬들 앞에선 레드윙이 아니라 '불렛'이야. 그러니까 뭐... 적어도 지금 리버티라고 하더라도, 딱히 적대할 생각은 없어. 후훗."
여로의 말에 그녀는 인정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습니다. 꽤나 날카로운 곳을 찌른 것에 감탄했는지, 그녀는 호오- 소리를 내면서 여로를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너 제법이구나. 그런 말을 덧붙이다가 이내 그녀의 시선은 리라에게 향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리라의 말을 들은 보라는 표정이 조금씩 진지하게 바뀌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반대되는 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말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녀의 위크니스는 리버티였습니다. 만약 리버티를 적대하게 된다면, 그녀는 자신의 위크니스와 적대하는 셈입니다. 이내 그녀의 입에서 끝까지 듣고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들려오는 말에는 다시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아니. 들은 적 없어. 그런 말은. 그거 정말이야? 아니... 그보다 어째서 유니온이 나오는 거야? 그 애는 맨날 실실 웃기만 하고, 제대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 이인데. 그 유니온을 만난 거야?! 진짜로?!"
적어도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듯이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눈을 조용히 감았습니다.
"나는... 나는... 그 애를 적대할 순 없어. 하지만 리버티가 하는 행동에도 동감하지 못해. 솔직히 순수하게 자유를 위하고 나름대로 선 안에서 운동을 했다면 도와줄 수 있고 나도 리버티에 들어갔을 거야. 하지만... 지금의 리버티에 과연 '그 애'의 의사가 얼마나 들어갈까? 내가 아는 그 애는... 연구소를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로 악독한 애는 아니야."
어쩌면 지금의 리버티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그녀는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습니다. 문이 급하게 열리고 선혜와 은우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다들! 빨리 나와! 이빌 싸이커의 대기실에서 제로가 있었어! 두 체나!! 무대로 날아간 모양이야!"
"언니! 빨리 대피해요!"
"....아니. 대피 안 해."
이어 레드윙은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리라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습니다.
"넌 참 신기해. 마치 내가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지금의 말도 끝까지 안 꺼냈을 것 같아. 그건... 나를 병기가 아니라 순수하게 협력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의미로... 그리고 설사 내가 거절하더라도 딱히 나를 적대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아이돌은 도구로 쓰이는 것이 익숙하기에, 설사 나를 병기로 본다고 하더라도 충격받진 않겠지만... 그래도 역시 기분은 좋은걸?"
이어 그녀는 살며시 선혜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도와줄게. ...리버티가 아니라 너희들을 말이야."
".....!"
"걱정 마. 선혜야. 딱히 널 적대하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네가 잘못된 길로 간다면, 지금의 리버티라는 곳이 널 그렇게 만들고 있다면 역시 난 찬동할 수 없어. 지금 너에게 당장 빠져나오라고 하진 않을게. 그건 나중에 또 우리가 둘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도 힘을 빌려줘. 오늘 여기서 도망친다면, 결국 끝까지 그 제로라는 이들이 우릴 쫓아오겠지? 그러니까 설사 데이터가 뽑힐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끝낼게. 내 팬들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그리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에게 더 이상 폐끼치긴 싫어. 내가 왜 레드윙인지 똑똑하게 보여줄게. 너도 왜 드루이드라고 불리는지 보여줬으면 좋겠어. 지금은... 그냥 순수하게 나를 도와줘. 선혜야."
".........."
"이걸로 괜찮을까? 리라양? 그리고 거기의 어... 이름이 뭐지? 아무튼 연기하고 싶어서 왔다는 애. 그리고... 은우 오빠?"
이어 보라는 싱긋 웃었습니다.
/오늘자 진행은 여기까지! 반응레스는 안 다셔도 괜찮아요! 진행은 내일 저 장면에서 바로 이어집니다! 다들 수고했어요!
"그렇죠... 의외로 빨리 될 수도 있지만요.." -근본적으로 퇴원을 빨리 시키기보다는 안전주의적으로 확인하고 확인하시고 계시니까요. 그러니까 연지가 확인하고 확인한다 라는 겁니다. 지금은 확실히 뭐 정상적인 걸로 보이지는 않긴 합니대. 어떠한 조치를 취해서, 신체적인 회복은 빠르게 끝낼 수 있지만, 그건... 케이스하고도, 안데르하고도 이야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죠. 운이 좋았나보다. 라는 것에 눈을 내리깔고는 그런 걸지도요... 라고 웅얼거리듯 말합니다.
-...하..한조각! 먹을거에용.. 케이스는 단 걸 엄청엄청 좋아하긴 하지만, 엄청난 단맛이 케이크에 있었다면 그걸 한 입 먹고는에그뤠엙. 거리는 소리를 낼지도 모릅니다. 정작 수경은 한입 먹고 조금 달달하네요. 라고 평범한 케이크정도로 느낀 모양이네요. 향이 강렬하게 느껴진 만큼.. 맛도.. 비교적 강렬하다는 모양이에요. 물론 수경 입장에서요. 이게 보통 사람들이 케이크를 먹을 때 느끼는 건가..?
"뭔가.. 궁금한 거라던가.. 있으실까요..?" 혹여나 해서 물어보려 해봅니다. 무언가 의문점이 있다면 수경은 나름 성실히 대답해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경이 모를 만한 건 케이스가 답할 수도 있지만. 케이스도 모르는 게 있을 수 밖에 없긴 하죠? 참고로, 가장 많은 것을 대답해 줄 수 있는 건 안데르였다고.
태오가 학교에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지 않고, 하교 후 오는 길까지 안온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서휘는 계산기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목화고 교복을 입은 학생을 빤히 쳐다보았다. 학생은 뒷짐을 진 채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노이즈에 가려진 얼굴 때문일까, 시선을 느낀 학생은 서휘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했지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지 못하는 탓에 불안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서휘는 그 모습을 보며 괜히 혀를 찼다. 그냥 쳐다만 봤을 뿐인데 표정 하나 모른다고 지레 겁을 처먹고 있다니, 이럴 때면 태오의 반이라도 닮았으면 했다. 적어도 태오는 자신이 화가 머리끝까지 났을 때도 묵묵히 자신과 눈 마주칠 정도였으니. 서휘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고생했다, 나가 봐." "예." "교복 입고 너무 돌아다니지 말고, 요즘 저지먼트들이 주제도 모르고 스트레인지를 관광지로 착각해서 싸돌아다니는데 꼬리라도 밟혔다간 네 목이 날아갈 줄 알아." "예!"
문이 닫힐 적, 서휘는 턱을 괴며 닫힌 문에 시선을 고정했다.
"3일 정도는 살려둘까."
태오와의 관계를 말하지 않고 저지먼트에 독심술사라는 이유로 뒷조사를 시키긴 했지만, 저런 녀석들은 남겨두면 후일 좋지 못한 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스트레인지의 굶주린 개들이 주제도 모르고 먼저 어르신을 위함이라며 상품에 아가리 대려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어르신을 무너뜨리고자 계획을 방해한답시고 손을 뻗을 수도 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지만 이따금 작은 확률이 사람의 복장 뒤집는 법이다. 서휘는 방금 전 나간 학생의 인상착의와 소지품을 떠올렸다. 손목에 있던 워치, 가방에 달려있던 인형 키링…. 그리고 스트레인지를 전전하며 불량한 짓을 배워보다 메트로폴리스에 발이 딱 묶인 학생. 적당한 시나리오를 만든 서휘는 다시금 계산기와 홀로그램 출력 표를 보며 돈 계산에 마저 집중하기로 했다. 오늘 거래 성사한 것 중에서 솔리스 쪽 지원 자금은 이 정도, 그리고 제사장에게 할당할 돈은…….
"……."
상품 가치를 훼손시켰는데, 수복이 될까. 서휘는 도저히 계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계산기를 멀리 밀어버리고 홀로그램을 스와이프 하며 창을 닫는다. 그래, 상품. 태오는 상품이지. 그러니까- 흠집 나면 안 되고, 어쨌든 내 눈에 있어야 하고, 누가 건드려서도 안 되는 상품. 그냥 그 정도인 거다. 아무리 자신이 흥미 있게 여기고, 그게 내 머리 위를 노닐며 가지고 놀아보겠답시고 아양을 떨어대도 결국 계약서에 지장을 찍은 이상…… 코트를 주섬주섬 걸쳐 팔을 꿰던 서휘는 눈을 질끈 감더니 후, 하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미치겠군."
왜 하필 그 얼굴이 떠오르는 건지. 평소보다 훨씬 이른 퇴근에 메트로폴리스의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제각기 시선을 교환하다, 이내 드디어 저 양반이 뒤질 때가 왔는지 일벌레가 퇴근을 한다며 제각기 상사 없을 때 나누는 가장 즐거운 대화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양지로 나서기가 무섭게 마주한 3학구는 활기차고, 서휘는 인파를 스치며 성큼 걸음을 옮겼다. 쌀쌀한 가을의 바람의 끄트머리가 날선 것을 보니 슬슬 겨울이 다가오려는 것 같다. 아, 빌어먹을. 서휘는 괜히 인상을 썼다. 추우면 춥다고 말도 안 하고 웅크리기만 하다 기어이 고뿔이 드는 녀석인데 대비는 하고 있을지. 옷이라도 한 벌 더 맞춰줘야 하나? 그러니까, 상품성을 위해서 말이다. 와중에 연락은 왜 또 안 받는담? 자나? 성큼성큼 걸어 태오의 집 비밀번호를 입력하면서도 서휘는 계속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복기했다. 학교에서 무사히 돌아왔다는데 커리큘럼은? 한결이 이 녀석은 또 뭘 하길래 2학구에서 틀어박혀 나오질 않는 건지 원, 잠깐, 집에 오긴 한 건가? 문을 열고 현관을 확인하니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집에 있는 건 확실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니 집안이 싸늘하다. 서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넓은 정경을 보며 싸한 공기에 괜히 입술을 비죽였다. 이러다 겨울에 얼어 죽겠네.
"고양아."
현관을 지나쳐 거실로 들어설 적, 서휘는 자연스럽게 널브러진 가방에 시선을 두었다. 어지간하면 바로 가방도 정리하던 녀석이 오늘은 어쩐 일로 가방을 던져버렸나? 설마 집에 와서 무너지기라도 했나? 탁 트인 창이 있는 거실에 급히 시선을 둘 적, 중앙에 깔린 러그에 자리 잡은 태오를 본 서휘는 상황을 단숨에 파악하곤 황당하다는 듯 표정을 구겼다. 몸을 감싼 것이니 하나도 버리기 아깝다는 듯 최대한 원형 그대로 조심조심 뜯어 구석에 모셔둔 포장에, 바닥에 흩어진 칩 리스트, 그리고 작업실에서 꺼내온 것이 분명한 공구함…… 그리고 품에 꽉 안긴 안드로이드의 머리까지. 이제 보니 교복도 안 갈아입었다.
"허?" "아, 오셨군요……." "그건 또 뭐니?" "아는 동생이 준 선물이에요……. 근신이 풀렸다고, 축하한다는 의미로 받았답니다……."
태오는 드물게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머리와 몸이 분리된 안드로이드는 딱 봐도 구식 모델이었다. 2세대 정도 됐을까, 조잡한 기계에서 그나마 사람의 형태를 갖추려 노력한 모습을 보니 1세대인 것 같기도 하다. 몸은 고이 옆에 모셔놓고, 머리를 뜯어 안면부의 기계장치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던 태오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짧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어쩜 이리 좋은 모델을 보내주었는지……." "그래서, 지금까지 옷도 안 갈아입고 머리를 분리하면서 놀았니?" "구하기 힘든 모델인데 어떻게 참겠어요."
서휘는 한쪽 눈썹을 꿈틀 움직였다. 누구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저 안드로이드에 정신이 팔려 연락도 없는 꼴이라. 우스운 일이군. 심기가 불편한 것을 읽기라도 했는지, 태오는 잠시 서휘를 빤히 쳐다보다 눈을 두어 번 끔뻑이더니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휙 돌려 다시금 안드로이드의 머리에 집중했다. 서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긴 머리는 바닥을 고이 덮고, 얌전히 앉아 품에 있던 머리를 살피더니만 이내 들어 감긴 눈을 마주하고는 제 안면부에 가까이 가져다 대는 꼴에 서휘의 손가락이 움찔 떨렸다.
"지금 이게 뭐 하는 걸까?" "피그말리온이… 기도를 올리고 평시처럼 입을 맞추자 조각상에 숨결을 불어넣었노라 하지요……."
서휘는 태오가 안드로이드의 입술에 가볍게 자신의 입술을 대었다 떼는 모습을 지켜보며 제 입술을 손수건처럼 잘근잘근 깨물고 있던 것도 모르곤, 태오의 앞으로 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털썩 소리가 들렸다. 안드로이드 머리를 가까스로 사수한 태오는 손목이 큼직한 손 하나에 쉽게 붙들리자 뒤로 넘어간 상태 그대로 눈을 동그랗게 떠 자신을 넘어뜨린 서휘를 마주했다.
"……우리 주인님은."
간신히 쥔 안드로이드 머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손에 힘이 빠지자 러그 위를 데굴데굴 구른다. 태오는 서휘가 나지막이 입술을 달싹이는 모습에 세모난 입과 함께 어안이 벙벙한 듯 눈을 깜빡였다.
"그렇지만 아직 미숙해. 숨결을 불어넣는 건 말이다." "자, 잠깐- 잠깐만요, 그러니까, 이, 이건. 아, 진짜-"
귀에 닿는 부드러운 감각에 태오는 결국 꼼지락대던 다리를 동동 굴렀고, 서휘는 어림도 없다는 듯 태오를 더 품에 가두며 귓바퀴, 그리고 뺨 주변에 입을 맞추곤 가만히 시선을 마주쳤다.
"이건 뭐. 발언하렴." "그, 그게. 그러니까."
부끄러움에 귀까지 잔뜩 빨개져서는, 태오는 붙들린 손가락 꼼질대며 애써 눈시울 붉어진 것을 가리듯 눈을 내리깔았다.
"아, 안드로이는 정말 마음에 드는 거긴 해도, 그렇지, 만, 바, 방금 건 질투 나라고 한 건 맞는데, 이, 이건 안 익숙하단 말이에요……."
웅얼거리며 갈수록 작아지는 목소리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에 서휘는 참지 못하고 뺨에 입술을 대며 작게 앓았다. 태오는 어떻게든 안드로이드를 다시 손아귀에 안아 품에서 벗어나려 꼼지락대다 뺨에 여섯 번이나 자행되는 무자비한 입맞춤과 질투심 꽉꽉 눌러담은 속내에 항복했다.
"정신 못 차렸지." "머, 머리이." "못 차렸네. 안 되겠다. 한 번 더 갈기든 해야지." "노, 놓아주라니까요-!"
감정을 숨기지 않는 그 표정이야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살짝 밀려나 당신이 얼굴을 가렸을 때 금은 아쉽다는 표정이 되었을까. 부끄러운 듯하는 그 말이 더 사랑스러우나, 말로 하기엔 정말 당신이 그렇게 굴까, 그저 금은 싱긋 웃어뵌다. 하나씩 천천히. 그 대답이 만족스러운지 금은 선선히 끄덕인다. 저지먼트 활동과 관련된 일들로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중에도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이 없을 건 아니므로. 앞으로 당신이 있으므로 달라질 삶을 생각하던 금은 당신이 얼굴을 감싸기 전에 엄지로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을 것이었다.
"그 모습조차 사랑스럽다고 하면 화낼 거지요?"
장난치듯 말하며 너스레 웃는다. 천천히 응시하다, 고개 살짝 기울이며 당신의 어깨에 머릴 기대며 눈을 감은 채 말한다.
"언니가 제게 보여줬던 모든 행동에도 불구하고 절 선택하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그러니까.. 고맙습니다. 절 선택해 줘서요."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선배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유니온 대응책을 옵션에서 빼고 할 일이 명확해지자 한결 기분이 낫다. 리버티 해체나 깡통이랑 제로 박살내기나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마찬가진데도. 뭐, 어때? 난 못해도 부원들은 할 수 있겠지. 그러니 부원들이 할 수 있을 만한 일은 모조리 적어다 제안서라도 써 보자. 도움되면 좋고, 안 돼도 본전이니.
그나저나 토실이를 얹고 선배의 양해를 구해 가며 시작한 요리는 나름대로 착착 진행됐다. 이걸 요리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말이 샌드위치지 샌딩하다 만 케이크 쪼가리 아니냐고오오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기어이 고집한 건, 첫째로 선배가 배고파 보이는데 다른 먹거릴 고르질 않아서, 둘째로 이미 온전한 케이크를 만들긴 글러서, 셋째로 이건 그나마 믿는 구석인데 우리 점포 땅콩크림샌드는 단맛뿐이라도 맛있고 든든해서. 몰라!! 정말 망하면 내가 먹지!!!!
그렇게 밀어붙이던 중 하면 어떻게든 되더란 대답에 생각이 많아진 서연이었다. 말은 저리도 간단하지만 저 경지에 도달하기까지가 결코 간단친 않았으리라. 당장 내가 공부 해 볼까 잠깐 깔짝댔던 것만으로도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으니. 그렇게나 필사적으로 찾은 진로니까, 지키고 싶다. 보람이 있었다고 기뻐하는 모습 보고 싶어. 내 수능은... 솔직히 볼 수만 있어도 (그때까지 살았다는 거니) 인생 목표 초과 달성이라 점수는 아무래도 좋은데. 그래도 목표는 세워야 하나? 상담심리학과 갈 수 있는 3... 아니, 이건 좀 미친 목푠데. 에비에비!!! 샌드위치(???)를 망칠까 헛된 망상일랑 후딱 내쫓는 서연이었다.
그러면서 힘냈다고 해야 할까. 선을 넘어 버렸다고 해야 할까. 샌드위치(???)와 딸기를 내놓으며 눈 꾹 감고 지른 반말에, 선배의 탄성이 돌아왔다. 뒤따라온 고맙단 인사. 그렇게 좋을까? 웃음이 머금어지면서도 선배를 바로 볼 엄두는 안 났다. 부끄러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자제심을 잃으면, 앞으로 점점 나빠질까 봐 불안했다. 태인이나 룸메 같은 친구야 막 대해도 선은 안 넘을 자신이 있는데, 선배한텐 어느 정도가 적정선일지 감이 안 와서. 그럼 조심하는 게 상책인데,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 나사가 풀리기만 하니... 노답이다.
그 와중에 샌드위치 오물거리는 선배는 행복해 보인다. 언제까지고 보고 싶은 함박웃음이다. 그러니 잘해야... 그 시점에 뜨끔했다. 크림도 적게 발린 빵만 먹다간 목 맥히겠다.
" 잠시만... "
'요'까지 나올 뻔했다가 애매한 소리로 삼켜졌다. 쉽지 않다... 어째 진땀 나는 기분. 그래도 냉장고에서 솔의 눈을 한 캔 꺼내고 보니, 선배 입가에 크림 수염(???)이 났다. 이런 모습은 은근 애 같기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어려져라 빔을 맞았을 때도 떠올랐다. 그땐 오만 소리 다 해 놓고 지금은 주저하고 앉았네. 이게 과연 바람직할까? 내 속을 알아야 선배도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 깨달았다. 차일까 주저했던 때랑 똑같네. 내가 너무 풀어져 버리면 선배가 질릴까봐 쫄았어. 이런 상탤 감추고만 있는 건 비겁하다! 결국 비장한 기분으로 음료캔을 선배 앞으로 밀어 두는 한편, 티슈로 선배 입가를 닦고자 하며 떠듬떠듬 말문을 열었다.
" 그... 저... 오늘, 영 정줄 놔서... 힘들긴 똑같은데 너무 제... 아니, 내 생각만 해서... " " 근데 말까지 놓으려니... 내가 막 무례하게 굴고 선 넘을까 봐... " " 그래서 선배 맘 상할까봐 쫄려!! "
버벅거린 끝에 겨우 애매한 소리 안 뱉고 끊었다. 이거 내가 뭔 상탠지 똑바로 말하고 있는 건가?? 말 놓기도 빡세니 가늠을 못 하겠네;;;;;
" 음... 그니까, 내가 오늘보다 심하게 진상짓할지도 모르겠어서;;;; " " 당연히 조심해야지만!!! 막 대하는 쪽은 모르기 쉬우니까... " " 어... 불편하거나, 께름칙하거나, 뭐가 됐든 개운치 않다면 " " 얘기해 줄 수 있어...? 주의하고, 고칠게. " " 오늘 죄...아니, 미안. 고맙고... "
아 해 보라며 딸기도 내밀어 보려다 포크로 찍어만 뒀다. 이런 소리 해 놓고 먹으라 들이대는 건 빼박 입막음 같아서. 딸기 접시를 선배 쪽으로 슬쩍 밀긴 했다만
오늘따라 태인이 상태가 이상했다. 평소랑 엄청 다르진 않은데 묘하게 멍때리는 거 같았달까? 눈앞에다 손을 흔들어 봤더니 뭐하냐며 썩소 가득이기에 기분 탓인가 보다 넘기려다 대번에 속이 싸해졌다. 이 녀석이,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면 어쩔 거냔다. 설마 유니온 그 싸이코 얘기라도 들었나? 덩달아 썩은 얼굴이 돼서 뭔 소리냐 쏘아붙였더니 요새 듣는 방송이 그런 보도를 하더란다. '0 하나는 무의미요'로 시작해서 '일곱은 멸망이라'로 끝나는 문장이 스트레인지에 그려져 있더라나? 당연히 헛소리겠지만 인첨공의 퍼클이 일곱 명이지 않냐며, 그들이 위크니스로 확 돌아서 리버티한테 붙으면 헛소리가 아니게 될 거라며 저지먼트 부장 상태 괜찮냔다. 우리 부장은 리버티한테 붙을 일 없으니 일곱은 절대 안 된다 둘러대고 바로 커리큘럼이나 하러 오긴 했는데, 하필이면 (연구원이랑 몇 번 같이 먹어 본) 파란약을 먹은 뒤 명상하는 커리큘럼이라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 단순히 리버티가 기승이라 난 소문일까? 뭘 아는 사람이 낸 소문일까? 어느 쪽이든 그림자 귀에든 높으신 분들 귀에든 들어가서, 그네들이 제로 시리즈 7기를 의심하면 좋겠다~!
>>932 적어도 우리 모카고는 내부의 이야기잖아요? (옆눈) 어과금은 이미 세계 단위의 이야기인지라...(옆눈22) 모카고 버전으로 따지자면 인첨공이 멸망해서 그것을 막아야한다 수준이 아니라 세계가 붕괴하게 생겼고 그것을 막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상대가 신적인 존재이고 절대적인 존재이고... (옆눈333)
손이 분주하다. 가발망을 쓰고, 위그홀더로 긴 머리를 누르자 동그란 두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딱핀과 실핀, 3M 테이프로 가발망을 누르고 집어 튀어나온 머리카락도 하나하나 고정하고, 손을 소독한 뒤 특수 주문한 렌즈를 꼈다. 특유의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마저 가려버리는 렌즈는 특수한 기술 덕분에 시야를 방해하지 않았다. 태오는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며 퍽 우스꽝스럽다 생각했다. 가발망에 죄다 가려진 머리, 사라진 세로동공…… 살다살다 이런 경험도 다 하는구나. 태오는 제 뺨을 손가락으로 두어 번 더듬다 윤곽을 잡아보고자 했다.
"……."
가발을 쓰거니와 원판을 가려야 하니 콧대도 그렇고, 윤곽을 더 살려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코스프레 했던 사람들은 주로 어떻게 했더라……. 태오는 깊게 생각하며 패드로 피부결을 정돈하는 등 기초적인 보습 과정을 거쳤다. 느릿느릿 피부에 베이스를 깔고, 컨실러로 다크서클을 가리고, 브러시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스패츌러로 파운데이션을 얇게 깔며 레이어링하고, 쿠션을 통해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피부에 밀착시켰다. 이후 뷰러로 속눈썹을 집었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서투르지만 익숙하기도 한 손놀림에 정확히 집혀 높이 솟아오른다. 파우더 처리를 1차적으로 하고, 컨실러로 다시 2차 커버를 하자 피곤한 기색도, 시원과의 커리큘럼 윤리 교육 시간에 미세하게 긁힌 상처도 희미해진다.
브러시 하나를 들어 옅은 색으로 콧대를 먼저 살려본다. 가볍게 윤곽을 잡은 태오는 외형을 생각했다. 그러니까…… 콧대를 살리고, 아이홀을 좀 더 깊게 만들고, 전체적으로 스모키하게. 그리고 포인트는 진녹색으로……. 뭐라고 했더라. 딥그린코어? 라바나가 알려준 방법대로만 하면 되겠지. 쉐딩 팔레트를 본 태오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것보다 이거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주디돌? 한국 브랜드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걸 공수해와서까지 화장을 하는 건지. 일단 발색은 괜찮긴 하다. 태오는 라바나가 마련해준 하이라이터 펜으로 눈 앞머리를 밝혀주며 손가락으로 가볍게 스머징했다. 거울을 보니 제 낯짝이 벌써부터 익숙하지 않다.
다른 브러시를 꺼내 눈두덩 주변에 베이스를 전체적으로 깔아주고, 또 다른 브러시로 사각사각 음영을 깔아간다. 베이지, 옅은 옐로우 그린으로 녹색을 적당히 표현해가고, 조금 짙은 베이지로 어둡게 표현해야 할 부분을 천천히 쌓아주고…… 화장하는 법을 어디서 배운 것 없고 이따금 라바나의 얼굴 재창조와 오늘을 위해 메이크업 영상 두어 개 보았을 뿐이지만 손놀림은 제법 타인을 잘 따라는 듯싶다. 음영을 주고, 스머징으로 풀어주기를 반복하며 얇은 브러시에 검은색과 짙은 고동색 아이섀도우를 섞어주며 점막을 채웠다. 바로 스머징하는 것도 잊지 않고, 앞으로 쭉 내민 고개를 뒤로 물린 태오는 몸서리를 쳤다. 전체적으로 짙고 자연스럽지만 제 얼굴이라 생각하니 영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해야지.
해야만 하지…….
태오는 한숨을 쉬며 속눈썹 케이스를 열었다. 검은색 속눈썹 풀을 덜어 케이스 투명한 부분에 좀 짜내고, 핀셋으로 쿡쿡 찍어 속눈썹 점막을 찌르지 않게 툭 붙였다. 이건 연습을 해두길 잘 했다. 마스카라로 색을 입혔지만 이따금 새하얀 본래 색을 드러내는 속눈썹과 새까만 속눈썹이 자연스레 섞여 어우러지니 제법 신비로운 것 같기도 하다. 붓펜형 아이라이너를 꺼낸 태오는 눈꼬리를 길게 빼며 스스로도 한 번 감탄을 해봤다. 처음 치고는 괜찮지 않나? 애교살에 다시금 연두색을 깔아주고, 붉은 느낌의 트임라이너로 눈을 트여준 태오는 마지막으로 제 얼굴의 윤곽을 다시 잡듯 하이라이터를 꺼내 콧등과 코 끝에 툭 바르고, 가볍게 손가락으로 두드린 뒤 쉐딩이 부족해보이는 부분에 약간의 음영을 더했다. 블러셔는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중안부와 윤곽을 위해 약간만 얹는 정도로 끝냈다.
"……."
이게 나라고? 안 믿겨. 벌써 10번은 넘게 생각한 태오는 입술도 자연스럽게 칠하고, 픽서를 흔들어 뿌렸다. 그리고 곧장 후회했다. 침냄새. 그렇게 표할 수밖에 없는 독한 냄새다. 얼굴에 부채질을 하며 픽서가 마르길 기다린 태오는 마지막으로 파우더를 덮어내고자 했다가…….
"……켈록!"
기침을 했다. 브러시로 툭툭 쳐낸 파우더가 기관지에 들어간 탓이다. 픽서도 냄새가 별로더니만 파우더도 냄새가 불만족스럽다. 한참을 콜록거리던 태오는 급히 파우더 케이스를 닫아버리고 고개를 뒤로 쭉 뺐다. "어으." 태오 치고는 격한 반응을 뒤로, 화장품을 정리한 태오는 주섬주섬 거치대에 걸어둔 가발을 뒤집어 쓰고, 결을 정돈했다.
"……."
거울 앞, 태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검은색과 진녹색으로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화장으로 잔망스럽게 올린 입꼬리와 깊은 아이홀, 또렷한 윤곽, 동심원의 오드아이, 스모키하니 자연스러운 딥그린코어의 화장과 눈가의 점, 분장용으로 끼운 상어이빨과 목의 초커까지. 아무리 봐도 태오라고 생각하기 어렵고 헤이커라고 볼만하다. 태오는 마지막으로 제 뭉툭한 손가락 끝을 바라보다, 약간 자라난 손톱 끄트머리에 인조 손톱을 붙였다.
…….
《공지방송 feat. 헤이쨔》
헤이커키보드받침: 와따시가 킷타 헤이커발닦개: 1 헤이커발닦개: 아 또 뺏김 리버티견: 오늘 방송일도 아닌데... 왜 버튜버 캠도 안 켬? 뭔 일 있음? bori: ???
달칵.
헤이커키보드받침: ??? *갑작스러운 본체 공개로 쏟아지는 채팅들*
"안녕, 자기. 자기만의 해커가 왔어."
아직은 가슴팍까지만 공개됐지만, 그 자체로도 채팅방은 아수라장이 됐다. 단 한 번도 얼굴도, 목소리도 공개하지 않고 신상도, 빨간약도 알기 어렵던 버튜버가.
그치만 나라도 얼굴 드러나면 화장법 탐색에 빠졌을듯 약간 이번에 나온 컬러그램 있잖아 그거 그... >버터컵 더하기 브라운은 사랑< 그린코어 그거랑 맥 그린 아이섀도우랑 라바나가 알리랑 타바에서 직구해온 흰색 녹색 아이라이너, 그런 걸로 스모키하되 흰-녹 라인으로 포인트 줬을 것 같음🤔🤔🤔
어찌 됐든 큰 일을 겪었으니 이렇게 요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푹 쉬어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랑은 수경이 저지먼트로 복귀하지 않는 가능성은 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은 잘 먹는데, 호들갑 떠는 거 아니냐."
강렬한 단맛과 향에 고통스러워하는 케이스를 수경과 비교하며 그렇게 이야기하던 랑은, 자신 역시 한 조각을 잘라 한 입 베어물었다. 미각이 둔한 것은 그도 마찬가지인지라 그의 반응 역시 수경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기에 랑은 수경의 상태가 좋지만은 않음을 파악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솔직히 말하자면, 뭔가 물어봤을 때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올 지 모르겠군."
상황이 종결되기 이전에 마주쳤던 수경은 상당히 소극적이고, 대답하는 것 역시 애매하기 짝이 없었다. 제정신으로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지금은 상황이 정리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멀쩡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뭔가를 물어도 제대로 대답이 돌아올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뭔가 물어보기엔 난 너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질문이라는 건 지식의 모자란 걸 채울 때 쓰는 거지, 아무것도 모를 때 꺼내기는 어려우니까."
그러니까, 하고 랑은 케잌을 한 입 더 베어문 뒤. 수경과 케이스를 한번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뭔가 설명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네 쪽에서 먼저 하는 편이 좋을 거다, 듣다 보면 질문할 거리가 생길지도 모르지."
>>988 2.전체적으로 계수 수치가 강화되었답니다. 이전에 싸운 제로는 레벨4 정도의 힘이었지만 지금의 제로는 레벨5.. 구체적으로는 계숙 11~12 정도의 수치로 강화되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혜우의 힐링 능력이 없으면 어지간한 힐링 속도는 따라잡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공격의 속도나 그런 것들이 말이에요.
>>992 3.애린이 능력이라면 제로를 건드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완전히 컨트롤하는 것은 힘들고 어느 정도 움직임에 제약을 주는 것은 가능하겠네요. 안드로이드야 뭐 이미 애린이라면 그냥 뺏을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