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situplay>1597048179>996 그냥 이런 공지가 들어왔구나. 혹시 모르니 나도 주의해야겠다. 이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나 솔직하게 말해서 새봄주가 왜 그렇게까지 반응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캡틴의 공지 자체도 "이거 하지 마", "이거 해" 이런 뉘앙스는 전혀 없었잖아.
그냥 새봄주도 "그럴 수 있구나. 나도 조심해야겠다." 이렇게 반응하면 된다고 생각해. 비단, 캡틴이 이야기 꺼낸 게 "새봄" 하나 때문만은 아니잖아. 서연이가 디스트로이어를 수박이라 부른 걸 예시로 들은 것만 해도 말이지.
situplay>1597048179>998 캡틴이 웹박수에 제기된 의견에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하면, 따를 수 있어.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한다면 신경 안 쓸거야.
그런데 캡틴, 요구가 명확하지 않으면 난 어떤 변화도 줄 수 없어. 그게 싫으면 "캡틴이" 바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줘. 웹박수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니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애매하게 저격당한 기분 들어서 솔직히 난처했어. 그래서 캡틴의 입장을 묻기 시작한 거야.
>>8 여로주에게 대답은 위 글로 대신할게. situplay>1597048179>1000 철현주의 말은, 빌런 캐릭터가 악행을 하더라도 오너가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일까?
"..." 헤에. 같은 소리를 낼 법도 하지만 놀라지도 않습니다.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내가 알던 동월 군이 아니야! 라는 혼란스러움이 조금 있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래도 알던 사람을 만났다는 것과 약물이 잘 도는 것은 꽤나 그녀를 너그럽고, 이해심 높은 존재로 만들어줍니다. 그러다가 그녀에게, 동월이 떨어지게라는 말을 하자 큭큭 웃으려 합니다.
"테..텔레포터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건.." 동월 군이 처음이네요. 라는 말을 합니다. 목소리가 영.. 안좋네요. 그걸 그녀도 알고는 있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는 뭐 달라진 거 없는걸요..?] 문자로 입력해서 목소리를 내는 장치를 사용해, 달라진 거 없다는 말을 하려 하고는 동월에게.. 상당한 호의적인 시선을 보냅니다. 그녀가 다른 이들에게 좀 까칠하고 상태 안 좋게 히스테릭하긴 해도, 몇 사람들한테는 그렇지 않은데. 그 사람 중 한 명이 동월인 것입니다.
>>24 만약 그게 "새봄주"와 "새봄이"만을 저격하고 나온 거였다면, 진작에 캡틴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을까? 저 공지가 새봄주와 새봄이만을 겨냥해서 나온 거였다면, 지금처럼 말하지 않았겠지. 해당 발언을 새봄이만을 겨냥해서 나온 것도 아니잖아? 새봄주,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나도 과했을지도 모르니 조금 주의해도 좋겠다. 정도로 받아들일 순 없는 거야?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엔 없네요. 제가 직접적으로 지목해서 하는 공지가 아니라 웹박수에서 이런이런 의견이 다수 들어왔으니까 이런 점에 대해서는 조금 주의를 하자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식으로 이야기하면 그냥 내가 그럴 수도 있으니 주의를 해야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말아주세요.
직접적으로 제가 정말로 크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특히 NPC 관련으로 이런저런 행동이나 말이나 이런 것이 정말로 싫었다면 이미 디스트로이어때 벌레를 먹인 것부터 뭐라고 했을 거예요.
그리고 다른 분들도 다시 한번 포함해서... 마치 제가 싫어서 웹박수 핑계를 대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다 포함해서요.
저도 까놓고 이야기해서 이딴 걸 나보고 어쩌라는건데. 식으로 생각되는 거 많고 그런 거 컷한 적 많아요. 다만 이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은 그냥 대충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지.
일단 오신 분들은 다들 안녕하세요! 그리고 저는... 이 타이밍에서 사라지면 제가 화가 나서 열이 나서 그런 걸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절대절대절대절대 아니고... 어머니가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하는데...그 선이 도저히 보이지 않아서 조금 구석구석 찾아봐야 할 것 같기에...잠깐 자리를 비울게요!
>>28 애매하게 저격당해서 난처한 거랑은 별개로 나만 저격당한 게 아니라는 사실은 나도 알아. 그래서 정확히 어떤 변화를 보여주길 바라는지가 불명확해서 계속 묻고 있는거야. 조심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행동이 똑같길 바라는 건 아닐 거잖아?
>>32 여로주에게도 말했듯, 조심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행동이 똑같길 바라는 건 아닐 거 같아서 캡틴이 바라는 방향이 구체적으로 뭔지를 계속 물었던 거야. 근데 조심해야지 마음 먹길 바란다가 끝이라면 나로선 캡틴이 바라는 바에 부응하고 싶어도 뭐 더 할 수 있는 게 없네. 알았어.
>>29 하기사 유니온은 캡이 멍청한 캐로 의도한 빌런이 아니니, 그 부분은 조심하는 게 좋겠네! 이해했어:>
모하모하 웹박에서 이런저런 얘기 나왔나본데 기본적으로 난 크게 신경 안쓰는 편이다, 조심해야겠다는 생각 정도만 하고 말지. 어차피 나 직접 지목한거 아니면 난 모르니까 돌려말하고 그러는거 못알아듣는 쪽이 잘못하는건 아니라고 봄, 다들 하던대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캐릭터들 굴릴 땐 문제 없어보였으니까.
오너 입장에서 빌런들이 열불나게 만드는건 사실이고 이건 캡틴이 빌런을 미화하지 않는 성격이라 더 그런거지 완성도 높은 순수악당들에 가깝다는 점이 난 마음에 드는 편 캐릭터를 굴릴 때 오너와 100% 분리하고 굴리는 게 쉽진 않으니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입장에 이입하게 되는 건 나쁜 게 아니지만 언제나 과도한 몰입은 취미를 망친다 다들 알제
원래 이런건 기준이란게 명확히 없어서 더 어려우니까 너무 부담갖지 말고, 직접 골라서 지적 들어온 게 아니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고 본다.
[...웃을 줄 모르는 존재는 아니에요.] 하지만 너무 오랜만이니까.. 아. 그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해... 의외라면 의외로 그녀는 저지먼트 인물들에게 호의적으로 구는 편입니다. 거기에 이전의 자신을 알고 있는 이이기 때문에 더 플러스되었던 거죠. 그리고 텔레포터도 떨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하자.
[그건.. 맞네요.] [하지만 전 레벨 4 텔레포터인걸요.] 웬만해서는 공간적으로는 잘 안 죽을걸요? 라는 말을 들려주려 하다가 이질감이라는 말에 잠깐 움찔합니다. 그리고 치마를 한쪽 손으로 꾹 쥡니다. 약간의 긴장이었을까요?
[이질감... 상처에요...] [저희가 좀 많이.. 오랜만에 봐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정말 그렇습니다. 동월(*선관적인 존재)가 말하는 거니까 넘어가는 거지. 다른 이가 그런 말을 했다면 살짝 날카롭게 말을 했을 겁니다. 그것이랑만 봐서 나를 모르니까 그런 거겠지... 내 것을 빼앗아가고 그런 이와 같이있는...(이하생략)
[아... 목화고에 와서 둘러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거 외에는.. 딱히 할 말은 없었습니다. 물론 병가 신청서를 내기 위해서도 있긴 했지만, 병가 신청서는 그녀가 아니라 케이스가 낸다거나 하는 게 나은 일이니까요. 전달인으로 말이지요. 물론 작성 자체는 그녀가 했습니다. 의외라면 의외로 필체같은것도 동일하도록 되어 있으니까요. 그녀는 필사를 하지 않아서 조금은 삐뚜름한 면은 있지만 아플 때니까 용납되는 선이었겠지요.
[동월 군은.. 도플갱어라는 걸 아시나요?] 괴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슬쩍 물어볼 수 있는 일입니다.
신체를 괴롭히던 이상 반응들은 가라앉았으나 마음만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바람 잘 날 없다. 바로 전 주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더더욱 그랬다. 그나마 몸 하나 제대로 가눌 수 있게 되었고 어지럽던 머릿속도 재정립 되긴 했으나 별개로 심란함은 유지된다. 가능성의 바다 속에서 미래를 구성할 퍼즐 조각을 찾아 맞춰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그 바다가 개인의 어긋난 신념을 위해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체감했으므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컨디션이 일정 부분 정상화 된 건 기뻐할 만한 일이다. 커리큘럼도 일정도 저지먼트 업무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고, 또 이런 것도 할 수 있으니까.
어둠이 깔린 세상 위에 알록달록한 별 모양 조명들이 떠오른다. 소음을 유발하지 않는 야광 촬영 드론이 그 주위를 돌며 구역을 촬영한다. 1학구의 중앙 광장. 인첨공에서 가장 치안 상태가 좋고, 생활수준이 높으며 잘 관리되고 있는 구역의 한가운데에서 갑작스럽게 음악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하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소녀가 서 있었다.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가 화려한 고층 빌딩들을 훑는다.
"제가요? 진짜 총괄이요?" "응. 네가요. 진짜 총괄이요."
부장 없는 댄스부실은 평소보다 조금 어수선했다. 리라는 부부장, 한채영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쉰다. 평소와 달리 두꺼운 안경을 끼고 앞머리를 실핀으로 마구 넘긴 채영의 눈가에는 그늘이 짙었다. 곧 다가올 수능 탓도 있겠지만, 리라가 보기에는 부장인 정 진의 부상 소식이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온 듯싶었다. 정 진은, 커리큘럼을 받던 연구소에 리버티 입단을 지망하는 무리가 침입하는 과정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에 다리가 깔렸다고 한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연구원들이 살해당하는 걸 두 눈으로 목격한 데다가 전문 댄서 지망생의 다리 부상이라는 큰일이 겹쳐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졌고, 덕분에 면회는 물론 제대로 된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었다.
짧게 한숨을 내쉰 리라는 채영에게 건네받은 게릴라 공연 참가자 명단 파일을 연다. 그곳에는 목화고 댄스부 내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부원들의 연락처와 3, 4학구의 다른 고등학교. 심지어는 백광예고 소속 학생의 연락처까지 있었다.
"진이 언니는 여전히 연락 안 돼요?" "어. 나도 미치겠다. 사실 취소해야 하나 싶었는데, 2일 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도 좀 그렇고 걔가 발품 팔면서 열심히 준비한 거라 아쉽기도 해서." "알죠. 걱정 마세요. 긴장은 좀 되지만... 날짜가 내일 모레라고요?" "응. 부탁 좀 할게. 아씨, 너도 나은 지 얼마 안 돼서 이런 거 부탁하기 미안한데... 알잖냐. 난 요즘 공부하느라 몸 못 풀어서 당장 군무 못 들어가." "아뇨. 괜찮아요. 근데..." "응?" "이왕 하는 김에 판 좀 키워도 되나요?"
- 띠링!
[인첨스타그램: @_RiR4s22 님이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인첨스타그램: Live 바로가기🛜]
- 인첨스타그램 Live 에 접속 중입니다. - ... ... ...
[@_RiR4s22 님의 라이브 방송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이리라입니다!"
ㄴ실시간 채팅 : 헐 뭐임 : 라이브라이브라이브라이브 : 언니 셀카 좀 자주 올려주세요 ㅠㅠ : ? 고양이 계정 개뜬금 본업 사건 : 뒤에 무대야? 공연? 갑자기? : 시녀 ㅈㄴ 많네 얜 얼굴 없었음 어쩔뻔 : 누나 라이브 켤 줄 알았으면서... : 용안미쳣는데 : 퇴물 ㅋㅋ : 드디어 데뷔하는거임? 오늘만을 기다렸습니다. : 그래서 여기 어디? : 위치 태그 봐라 1학구잖아
"네, 맞아요~ 저희는 지금 인첨공 고교 합동 댄스 버스킹을 위해 1학구 중앙 광장에 와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목화고, 월광고, 청율고, 백광예고 등 다양한 학교 학생분들이 지원을 해주셨는데요, 덕분에 보다 다채롭고 규모 있는 무대를 꾸릴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두근거리네요."
ㄴ실시간 채팅 : 음방나와주세요오타쿠소원 ㅠㅠㅠㅠ : 이제 아이돌도 뭣도 아닌데 빠 왤케많음 : 팀내불화조장녀ㅋㅋ : 와 오늘 사람 개많아 : 전처럼 학교 댄스부 공연인거임? : 인첨공의 밤에는 가로등이 필요없다 이리라의 얼굴이 있으니까... : 학교에선 죽상이던데 오늘은 말짱하네? : 스트릿 스타일 잘 어울린다 : 안무스포해줘ㅓㅓㅓㅓㅓ : 전에도 이런거 함? : ㅇㅇ 3학구에서 한번
"음, 사실 원래는 저희 학교 댄스부 부장님께서 행사 전체 관리를 해주셨는데, 오늘은 다리 부상 때문에 참가를 못 하게 되셔서 제가 대신하게 됐어요. 그래서 많이 떨리네요. 댄스 버스킹 참가는 두번째지만 총괄을 맡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
"그래도 이 많은 인원 모아주시고 기획해주신 저희 댄스부 '정 진' 부장님의 노력이 200퍼센트 빛날 수 있도록 힘내볼테니까요! 다들 지금부터 시작될 공연, 잘 지켜봐주세요!"
ㄴ실시간 채팅 : 낯짝 겁나두껍네 나 같으면 쪽팔려서 방 밖으로 못나옴 ㅋㅋ : 헐 다리부상 뭔일 : 무대 장치 쩐다 : 센터병 : 부장언니 춤 잘추셨는데 아쉽 :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다 ㅠㅠㅠㅠ : 정진이랑 연구소 동기인데 이번 공연 엄청 열심히 준비했음. 참여 못해서 아쉽네. : 남의 개인사 방송에서 막 말해도 되는거? : 인첨스타 라이브잖아 뭔 방송이야 이게 : 그분 라이브 보고 계셨으면 좋겠다 : 개안하는 거 같다...
퍼포먼스 장소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핸드폰을 내려놓기 직전, 마지막으로 실시간 채팅을 훑던 리라의 눈에 아이디 하나가 걸렸다. @jinjungdanc_ee.
@jinjungdanc_ee : 고마워. 무대 예쁘다.
부드러운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래. 이걸로 충분해. 그저 내가 바란 건,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바라왔던 건...—
어둠이 깔린 세상 위에 알록달록한 별 모양 조명들이 떠오른다. 소음을 유발하지 않는 야광 촬영 드론이 그 주위를 돌며 구역을 촬영한다. 1학구의 중앙 광장. 인첨공에서 가장 치안 상태가 좋고, 생활수준이 높으며 잘 관리되고 있는 구역의 한가운데에서 갑작스럽게 음악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하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이리라가 서 있었다.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가 화려한 고층 빌딩들을 훑는다. 원래는 4학구에서 진행될 퍼포먼스였지만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위치를 바꾸길 잘한 것 같다.
여기라면 그들에게도 더 자세히 보일 테니까.
우리의 삶이. 우리의 청춘이. 넘치는 생명력이.
이제와 바라도 예정된 멸망은 변치 않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두려움 따위 다 함께 있다면은 이제 무서울 것 없지 다시 해볼까?
La-la-la, la-la-la-la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 할래 난
La-la-la, la-la-la-la 쓰러져도 일어나
We go, we high, go now, oh-oh
La-la-la, la-la-la-la Girls never die 절대 never cry
그날 스트레인지 어딘가의 컨테이너 안에서는 탁자 부숴지는 소리가 났다 버스킹 위치가 1학구라는 점에 당장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소리 없는 절규를 하고 있는 유정 을 보며 요즘 애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며 부숴진 탁자나 고치라고 소리지르는 비단 유정의 부탁으로 라이브 채팅을 노려보며 살생부(?)를 만들고 있는 준명 연장 고르는 림 혼란한 컨테이너를 탈출하려는 도환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선배가 걱정이었다. 선배도 같은 처지니까. 무섭고 암담하긴 마찬가지일 테니까. 선배 품이 아늑하고 토닥여 주는 손길이 안심되면서도, 내가 너무 정줄을 놓아 버려서 억지로 참고 계신 건 아닐지가 염려스러웠다.
하여 늦으나마 선배는 어떤지 물으려는 찰나, 농담조지만 섬뜩한 얘기에 저도 모르게 선배를 꼭 붙들었다. 반대였어도 다르지 않았으리라. 만에 하나 선배가 유니온에게 당했다면... 몸서리가 쳐졌다. 자포자기해 버렸던 게 다시금 미안하고 아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 다독여 주셔서 더더욱
" 잘못했어요. 안 그럴게요... "
혼자가 아니니까, 나만 잘못되고 끝나는 게 아니니까, 아무리 미칠 거 같아도 이승 탈출 넘버원은 안 할 거다!! 최소한 총은 그게 통할 상대한테나 쏠 거야!!!!
건 그렇고 사람 마음은 참 엉뚱스럽다. 누군갈 죽어도 되는 사람 취급하다간 괴물이 되고 만다고 두려워할 땐 전능하신 싸이코의 돌연사를 기원하고 싶었는데, 선배가 그게 오히려 인간적이라고 말씀해 주시니 오히려 마음이 유해진다.
" 유니온이 초능력으론 못 낫는 병으로 몸져 누우라고 기도는 해 볼까 봐요. "
그 자의 능력 사용을 억제하는 듯하던 초커랑 구속구가 상시 발동되면 좋을 텐데. 뭐 방법 없나? 궁리해 봤지만 떠오르는 건 없다. 박형오의 연구실에서 찾은 자료와 전능하신 사이코가 설명한 내용에서 써먹을 수 있는 부분 없나 찾아봐야겠다 정도?
그때 선배가 정보를 얻어도 소용 없다는 푸념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아직 내가 걱정하는 것만큼 상황이 악화되진 않았다고. 리버티의 잠수함도, 유니온의 계획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있겠냐만, 유니온은 시간을 되돌릴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런 얘기 해도 되나? 겨우 기운 내 놓고 도로 찬물 뿌리는 건 아닌가? 망설이다 눈을 꾹 감고 숨을 골랐다. 선배가 고려 안 하셨을 리 없는 문제다. 언급을 피하는 게 오히려 눈 가리고 아웅이다!
" 유니온이 자기 계획대로 안 될 때마다 시간을 돌려 버리면... 수가 있을까요? " " 1년 전으로 돌려 버리면 제가 인첨공 오기 전이라... " " 사이코메트리도 못 쓰는데요... "
수경일 찾으러 갔을 때 시간이 되돌려지고도 기억을 되찾은 건, 나랑 언니가 위화감을 감지해서 사이코메트리를 써 보자고 귀띔해 준 덕이었다. 그런데 그걸 못하게 되면... 아니, 잠시만. 텔레포터도 인첨공 밖으로 못 나가는 모양인데, 시간을 되돌린다고 인첨공에 들어온 내가 인첨공 밖의 존재가 될까? 시간 돌리기에 뭔가 제약이 걸리진 않을까?
" 시간 돌리기도 제약이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 " 인첨공을 나가는 건 무슨 능력으로도 안 되는 것처럼요. "
모르긴 해도 이래저래 제약이 크긴 클 거 같다. 그런 능력자가 한둘이 아니라면 더더욱. 시간 돌리기가 정확히 어느 분야의 무슨 능력이지? 검색하면 나오려나?
분명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건만, 이마를 짚고 웃으시는 선배 모습에 그 중요한 사안도 뒷전이 되어 버린다. 저렇게 웃으시는 거 좋아! 분위기 있어!! 여태 말씀드린 적 없는 거 같은데, 말씀드리면 어떤 반응이실까? 쑥스러움과 호기심이 차오를 찰나 '남자친구'라는 단어에 확 쑥스러워졌다. 사귀는 사이이고 그래서 이렇게 부둥켜안고도 있지만, 저런 단어가 직접적으로 오르내리니 속이 뜨끈뜨끈 간질간질하다. 이 판국에 이런 기분 들어도 되나 싶어질 만큼
그랬다가 또 눈물이 날 거 같아졌다. 못 알아봐서 오히려 악을 쓰기도 했고, 주제넘게 나서서 오히려 아프게 했을까 봐 불안했는데,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 좋았다고 꼽아 주시는 게 고마워서. 의지하기만 하고 지금도 어리광이나 부려 버렸는데도, 내가 있는 순간이 최고라고 생각해 주시는 게 감격스러워서. 함께 살 거야. 이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막막하고 버거워도 살아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볼 테다!!
>>69 그렇습니다 고양이는 위대하다😸👑 다시 정신을 챙기고 나아갈 것이래요~~ 물론 또 넘어질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날 것 언제까지나
>>7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게 뭐야 아 너무귀여워 최고야 감사합니다 글레이프니르 실황 보기 위해 매일매일 버스킹해야만(???) 유정아ㅋㅋㅋㅋㅋ 다 다음엔 또 3학구에서 해줄게 기왕이면 유정이 학교 근처에서 할게(? 와중에 살생부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악플 다는 애들인가... 연장은 탁자를 고치기 위한 것이겠지요? ...그렇겠지요?(?)
그리고 공지에 대한 것은 어디까지나 예시이고... 저도 사람인지라 해당 캐릭터를 보면서 어? 이건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하는 것들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해요.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서로 이해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대충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례를 이야기 한 것이고요. 솔직히 모든 캐릭터에게 다 조금씩 그런 것은 있고... 아마 세은우, 혹은 NPC에게 다른 분들도 어? 이건 좀? 이런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디스트로이어는 대놓고 애들에게 애새끼라고 부르니까요. 이거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이런 점은 캐릭터의 특성이자 개성이니까 서로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냥 저 캐릭터는 저렇구나라고 오너적으로는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요.
호칭을 고칠 필요는 없어요. 저는 그렇게 부르는 것이 서연이의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기분 나쁘지 않아요.
" 아, 음. 방금건 뭐냐, 그냥 감탄사 같은거였어. 네가 웃을 줄 모른다는게 아니라. "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는 이마를 짚는다.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었을텐데. 사라지기 전의 과거를 제외하면, 거의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웃는 모습을 본거였으니까.
" 4레벨이든 5레벨이든. " " 자기가 어떻게 죽을지는 모르는거야. " " 조심해서 나쁠 것 없잖아? "
그것은 '오늘도 살아나가겠다' 라는 생각을 달고 살고있는 동월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아무리 머릿속으로는 살겠다고 해도, 자신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는 알 수 없는 법이다.
" 음, 미안.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
동월은 솔직하게 사과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좋게 들렸을 것 같지는 않은 단어였다. 결국 어울리는 단어를 찾아내지 못한 자신의 탓이었다.
" 오랜만이라... 그래서인가? "
하지만 좀처럼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상처를 준 마당에 이 이상 의심하는 것도 실례라고 생각되었기에, 잠시 그 생각은 미뤄두기로 했다.
" 뭐... 둘러볼게 있나? "
동월은 고개를 돌려 풍경을 바라본다. 여느 학교의 옥상에서나 볼법한 그런 풍경이었다. 딱히 특별하게 예쁘다거나, 무언가 볼거리가 있다거나 할만한 것은 없어보였다.
" .....알지. "
모를 수가 있나. 동월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괴이들을 무수히 베어넘겼다. 괴이라는 것과 맞딱뜨리다보면, 어쩔 수 없이 그것의 특징 같은 것들을 찾아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괴담이나 오컬트 같은 것과 가까워질 수 밖에 없었으니까.
" 왜, 만나봤냐? "
다만 도플갱어를 만나면 한쪽은 무조건 죽는다거나, 그런 것들은 안믿었다. 괴이가 불합리한 존재들이긴 하지만 그렇게 순식간에, 그것도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능력이 있는 괴이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 물론 정신 공격으로 죽일 수 있기도 하지만... 결이 다르다고 해야하나. 그것들은 사람을 온전한 상태로 죽이는 방법에 대해선 모르는 것 같았다.
>>98 마자용~~ 서연주가 정확히 봤다! 사실상 버스킹의 탈을 쓴 시위가 맞지🤭 굳이 1학구 간 것도 그 때문이고! 여기서 춤추는 우리는 실패작, 파편, 애초에 없었어야 할 것이 아닌 인간이다. 제대로 봐라!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야 양심아 보고있어? (이난리)
>>100 하... 태오 백발된 이후로 희야랑 형제 느낌 더 나는 것 같아 개아름다움진짜로 눈쌓인뱜미
첫만남 챌린지를 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카메라까지 들어올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은우는 아무런 말 없이 가만히 수경을 바라봤다. 아니. 어째서 내가 이런것까지 해야 하는건데? 그냥 이거 메시지를 보내라고 이야기해도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건이 너무 불공평한 것을 넘어서서 녹화까지 하려는 것에는 따르기 힘든 탓이었다.
"내가 만약 거부한다면 어쩔 거야?"
정말로 보내려나? 정말로 저걸 보내? 보낸다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그의 눈빛은 계속 그녀의 핸드폰에 향해있었다.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면서 그는 머리를 살며시 굴리면서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머랭쿠키 한박스는 어떨까? 나름 자신있는데! 물론 전문 제과에 비하면 조금 맛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덜 달고, 몸에도 좋은 성분도 넣었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녀의 반응을 조용히 기다렸다.
[다른 분들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웃을 줄 알긴 해요.] [그건.. 맞죠..] 레벨이 높다고 해도, 죽음은 찾아온다. 그 이별이란. 물론 당시에 그녀 자신은 2레벨이었다고 기억하고 있긴 하지만. 그녀는 죽을 뻔했고. 팔 부근에서 희미한 감각이 뻗어나와서 그녀는 무심코 팔뚝을 움켜쥐었습니다. 그러는 것보다 알약을 꺼내는 게 나았을텐데.
[몽롱하고, 지하 깊은 곳에 있다보면 이런 광경 제법 귀하다구요?] 밖에 나다니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는 이런 기회를 좋아합니다. 목화고는.. 그게 있을 수 있으니 더 오기 어려운 곳이었고요. 희미한 미소를 짓네요.
[그렇죠...] 담백한 긍정입니다. 사실 도플갱어라기보다는 여동생격의 존재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녀는 수경을 그 끔찍한 것이라고 여기며 도플갱어보다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것의 기억이 엉망진창이고, 신체적으로도.. 좀 다르긴 하지만.. 같다. 라는 건 알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걸... 없애야만 해요.. 그게.. 날.. 나를.. 대신해버리고 말거에요] 그럴 만하다. 그녀는 모르는 일이지만 위업이자 영원이 그것을 다시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이... 인지를 얻었으니까요..] 두려운 걸까. 아니면 증오하는 걸까.. 알기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는 건 알 수 있을 거에요.
>>133 새봄주 (짤 땜에 여기 먼저) 죽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복구해 보라고 뇌랑 싸우다 기억력 메롱으로 처참히 털리고 새로 썼어요ㅋ 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좋게 봐 주시니 보람있네요 히~☆ 반응 감사해요오오오오 ><
>>132 혜우주 엄청 예쁠 거예요!!! 그런 날 바다 보다간 얼어죽기 딱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안 갈 거고 사람들이 안 간 만큼 눈은 발자국 같은 거 없이 깨끗할 테니까요 >< 멀리서 바라보기엔 개쩌는 풍경이지만 접근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데 마레 남매들과 닮은 편 아닐까요?
"머, 여기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니겠슴까? 나름 소문으로 알려진 허수학구라거나 당장 이따금씩 때려줘야 하는 이상하게 생긴 애들을 생각하믄 증식하는 걸 넘어서 절반만 있어도 살아가는 토끼도 있을 가능성이..."
역시, 스스로 말하고도 좀 이상했으려나? 그녀는 말을 늘이며 눈을 도륵 굴리다가 멋쩍게 웃어보였다.
"엨... 살려줘여... 아 돈 원 투 다이..."
자신이 어물거리는걸 어떻게든 들은 건지, 아니면 귀가 간지럽단 말이 있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알게 된 것인지, 밤꿀이라는 이야기에 그녀는 잔뜩 찌그러져선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사실 한대 맞는다고 해도 조금 더 찌그러질 뿐 크게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머... 살아있는 고기분쇄기에게도 삶의 권리는 있단 얘기도 있지만서두, 그렇다 해서 그런 위험을 당연한듯 여기는 것도 안될 말이니까여."
당장 세상에는 여전히 문명을 거부한 채 야생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거니와 그런 풍습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곳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그들의 행동을 납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갈릴 테니까, 그녀 역시 괴이에게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는 이유도 딱히 큰 뜻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러한 존재들이 실재한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고 그녀도 어떻게든 붙잡고 있는 탐구욕, 그럼에도 당장 주변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계심과 실질적으로 겪고 있는 적대감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게 없었기 때문이다.
"......"
누구든 귀엽다는 자신의 말에 딱히 수긍하진 않는지 잠깐 고민하는듯 한 당신이 주머니에서 꺼낸 지갑, 그리고 거기에서 나온 사진을 보여주자 그녀는 눈에 띄게 놀란듯한 반응을 보였다.
...라는 말을 원판이 무미건조한 사람이 해봤자 설득력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확실히 그 사진을 보고 '귀엽다.' 라고 평할 수는 있었다. 무언가에 대한 평가 또한 상대적인 것이니까,
"글킨 하져? 아무리 억까가 심하기로서니 그렇다구 사람 못 살 곳인건 또 아니니까 말임다."
비록 어떠한 의도를 가진 곳이라 해도 결국 그것에 완전히 끝맺음을 하기 전까진 만들어진 규칙으로나마 움직이는 것이 세상이었고, 그녀는 그 이치에 대해서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한들 태연하게 있을 수 있는 것이지만... 반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진...
"사고도 사고인데 기행도 맞는거 같슴다."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고 하는 당신의 말에 그녀는 게슴츠레해진 시선으로 바라보며 목소리의 톤을 낮추었다. 글쎄... 쇄빙기로 부실의 게시판을 뚫어버리는 건 확실히 사고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 화창한 봄날에 쇄빙기를 학교까지 가지고 와서 다루는 경우는 충분히 기행이라 볼수도 있지 않을까?
"합법적인 상부상조네여!"
공의존이라기엔 각자의 주체가 확실했고, 무엇보다 주변 환경에 휘둘리는 일도 거의 없었기에 그녀는 조금은 없어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단어를 덧붙였다. 더욱이 다른 이들보다 좀 더 가까운 사이니만큼 발빠르게 돕고, 도움받을 수 있을테니까.
애초에 왜 이런 것으로 자신이 이렇게 몰려야하는지,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영상까지 찍히면서 숨겨야 할 정도의 일이던가? 이게?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여기서 물러서서 한번 해주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계속해서 거부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가만히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그리고 그 결과, 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착했다.
"아니! 안 해! 해달라면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게 무슨 약점 수준은 아니잖아! 솔직히!"
그냥 차기 부장에게 메시지 하나 남기는 것인데 다른 부원들이 우르르 몰려올 정도의 일인가? 그건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는.. 코뿔소보다는.. 좀 다른 느낌이긴 한걸요.." "하지만 영상을 찍어보고 싶긴 한걸요." "...사진이나... 영상같은 거 별로 없긴 해서요." 부정해보기는 하지만 역시 이런 면에서는 있을 수 밖에 없군요. 그리고 안하겠다는 것에 흠.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렇지만 한 말을 슬쩍 생각해보다가...
"그럼 해달라고 부탁하면 해주실 거라는 거죠?" 갸웃하는 표정을 짓고는 일단 예약은 정지하려 합니다. 보낼 거면 보내겠지만.. 부탁을 하면 들어주겠다고 하신 거잖아요? 지금 보내면 궁금해하는 이들이 몰려올수도 있으니까요...이런 건 혼자 보고 즐거워하는 게 나쁘지 않을지도요? 어딘가 성격 나쁜데.
"그럼 부장님. 챌린지 해주세요." 정중하게 부탁을 시전하려 하는군요. 물론 이것을 거절한다면 더 부탁하거나 하진 않겠지만요..
지금 이렇게 요구를 하는 시점에서 그녀는 아무리 봐도 코뿔소였다. 그의 표정은 상당히 진지했고 그 생각을 굽히지는 않겠다는 듯이 그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영상을 찍어보고 싶다니. 그럼 같은 1학년들을 찍어보려고 하면 되지. 왜 자신을 찍으려고 한단 말인가. 그것도 굳이 그런 것을 시키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와중에 해달라고 부탁하면 해주는 것이냐는 말에 그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그 챌린지가 뭐라고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요구를 하는 거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딱 한 번만이야. 다른 이들에게 보이진 마."
이어 그는 어흠 소리를 낸 후에, 그녀가 원하는 것을 꽤나 능숙한 느낌으로 수행했다. 팔 동작도, 다리 동작도... 그리고 특유의 팔짱을 끼고 몸을 흔드는 것과 그 외 리듬감도.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춤 실력도 괜찮은 편이었기에, 아마 그녀가 보던 영상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어 그는 마지막에 얼굴 부근에 손을 올리고 훅훅 바람을 부는 시늉까지 하면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조용히 책상에 앉았다.
이혜성 TMI 주세요! 우리 이혜성... 가방에는 뭐가 들어 있나요? > 많은 듯 많지 않은 것들이 들어있습니다. 약통(두통약/위장약/기타 간단한 상비약),스트레인지랑 스트레인지 밖에서 태우는 연초 두종류, 간단한 화장품, 필통, 연습장, 패드, 인이어와 무선 이어폰, 간단한 간식(사탕/초콜렛 종류), 텀블러(지금 계절에는 보온용 텀블러를 들고 다님)
운전을 잘 하나요? > 열아홉이라서 면허가 없는데(?) 근데 졸업하고 생일 지나자마자 면허 딸 생각은 있다네. 뇌피셜로 운전은 정석대로 모범적으로 해서 잘하는 축에 속하지 않을까.
형이란 것은 자신의 사슬을 끊어선 다시는 양지는 엄두도 못 낼 만큼 아래로 끌어들이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자신의 남은 성정마저 죄 불태우고 체념하게 만드니 어찌 증오하지 않으랴. 하물며 동생이란 것은 차라리 깊숙하게 숨어버리자 하던 것을 기어코 붙들어 다시금 양지 갈망하게끔 만들었다. 어디에도 발 뻗을 수 없음을 깨닫고 고통 받는 것은 언제나 태오였고, 잿더미 쑤셔 불 붙이기가 무섭게 한 번 자신을 배역하였다.
두 사람 다 죄다 목을 틀어쥐고 조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갈기갈기 찢어 그 흔적도 남지 않게 하고 싶고, 차라리 도망치자 싶었다. 하지만 그 느끼는 증오심 자신에게도 해당되지 아니하던가. 몇 번이고 치고 오르던 감정은 자신을 충동질했으나,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고개를 같이 치들었기에 태오는 외면하던 것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저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여기에 있다. 결국 나라는 작품을 완성할 재료이자 무한한 영감의 뮤즈이지 아니한가…….
하여 혼몽한 정신 너머로 뭐라 속삭였던 건 기억이 날 듯 말 듯하다. 뭐라고 했더라, 당신들이 몹시도 증오스러웁다. 그것만 기억난다. 잠들어 깨었을 때는 자신을 앞에서 끌어안은 한결과 뒤에서 끌어안은 서휘의 품에서 벗어나고자 기운 없는 몸을 한참이고 밍기적대야만 했다. 꼬물거리는 몸을 가장 먼저 눈치챈 건 서휘였다. 부스스 눈을 뜨며 태오의 어깨에 고개를 푹 파묻은 서휘는 "조금 더 자도 되는데 어찌 깼어."라며 잠기운 가시지 못한 목소리로 낮게 읊조렸다.
"학교……." "모레부터 근신 풀리잖니." "……혜우는." "그 아이에겐 내 연락 넣어두었단다. 근신 기간 동안 영 먹질 않아서 삐쩍 곯았다 하려다 참았지." "……이상한 거 가르치지 마요." "내 맘이지."
거짓말쟁이. 한 번은 고민할 거면서. 태오는 서휘의 짙은 와위를 느끼고 눈을 흘겼고, 서휘는 능구렁이처럼 상황을 빠져나가듯 태오의 뺨에 느릿하게 제 뺨을 비비고는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동시에 핸드폰이 웅, 올리자 허공을 한 번 보듯 눈을 가느다랗게 좁힌 서휘는 이내 혀를 찼다. 망막의 증강현실이 메시지를 띄워준 듯싶다. 서휘는 매트리스 너머로 다리를 뻗었고, 주섬주섬 옷가지를 주워냈다.
"어디, 가나요……?" "거래 일정이 잡혔구나. 분위기 좋았는데." "나는 안 좋았어요." "흐음. 새벽엔 다시 돌아올 테니 두고보자고." "……." "어찌, 두렵니?" "……."
태오는 시선을 피했다.
"한결이가 있잖니. 푹 쉬렴. 네 여기 있는 동안 누구도 해치지 않을 터다." "……응."
서휘는 대충 코트를 걸치며 머리를 손으로 빗질하듯 끝을 세워 박박 긁어내리며 자리를 빠져나가겠고, 태오는 가만히 몸을 웅크렸다. 분명 답답하다 생각했건만 막상 서휘가 빠져나간 등 부분이 허전하다. 영 달갑지 않은 상황에 몸 웅크리자니 온기가 등판에 닿고 따스한 이불 덮어내자 태오는 시선을 올렸다.
"…."
잠기운 가득한 눈으로 멍하니 쳐다보면서도 어찌, 제 움직임 이제야 깨닫고 이불 덮어주며 품에 당기는 꼴에 헛웃음 픽 나온다. 너무나도 늦다. 그때도 늦더니 지금도 늦어. 이런 것도 신도라고. 태오는 품 속에 온전히 기댔다. 한결의 팔이 태오를 더 가까이 당겨 붙이듯 안았다. 자신의 것이 아닌 심박음 들리고,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생각이 잡혀 들어온다. 태오는 천천히, 다시금 잠에 빠져들고자 눈을 감았다.
─ 좋은 꿈 꾸렴.
아, 이 생각. 어디서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태오는 익숙하지민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주제가의 음을 떠올리다 다시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알았으니깐 노력하려는 거죠. 방금 알면서도 가만히 그저 가만히 있는 태도야 말로 안 좋은 것 아닌가요? 아니면 내 말에 믿음이 별로 안 실렸나요? "
그렇게 조심히 잡았던 냉기가 감돌던 손은 한양의 손에서 벗어나게 됐고, 한양은 그저 방금 잡았던 자신의 손을 조용히 보고 있을 뿐이었다.
" 네. 바꿀 수 있어요. 아니, 직접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바뀔 수 있는 기억은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혜우씨는 경계하고 불신하겠지. 무슨 말을 해도 다 꺼졌으면 좋겠고, 다 회피하려고 하겠지. 타인의 의도가 선의이든 악의이든, 일단 다 멀어지면 자기 하나는 보존할 수 있으니깐. 그러니깐 내 말도 전부 같잖은 위선으로 느껴지겠죠. 그렇게 느끼기 싫어도, 그렇게 느끼라고 세뇌해야 이번에도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니깐. 그렇게 이번에도 붙잡고 싶어도 멀어지는 상대를 보면서 느껴지는 외로움을 자기자신을 지켜냈다는 위안으로 덮어야 됐겠지. 안 그러면 정말 미칠 것 같으니깐. "
"이해할 수 없는 심정은 아니에요. 저도 예전에는 그럴 때까 있었으니깐." 을 덧붙이면서 말했다.
" 실망 안 해요. 저라서 실망을 안 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 혜우씨 상태가 이제는 더 실망할 곳도 없을 정도로 위태롭게 보여서 그래요. 그리고 때리지도 않을 거고요. 일단은 오늘은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해요. 저는 언제든 혜우씨가 필요할 때마다 여기 있을 테니, 어서 들어가서 쉬세요. "
외면하듯 시선을 돌려도 금은 집요하게 당신을 좇았다. 그리고 쨍한 소리가 멎으면 금은 당신의 손등에 제 손바닥을 포개려 했었을까. 그러나 자신의 질문이 당신의 눈물에 잠긴 순간, 금은 눈을 크게 떠내며 당혹스러운 기색이 어지간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봤다. 당신의 그 모습은 금에게 두려움을 불러왔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매 순간을 기대하게 만들던 긴 기다림과, 기대와는 다르게 정 반대로 흘러갈 일들이. 당신에게 고백을 하던 그 순간부터 내내 마음속 옅게 깔려있던 그 불안 또한 함께. 금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걸음 한 걸음 당신에게 다가갔다. 당신의 번진 시야에서 금은 무언가에 대해서 막 체념하기 시작한 때의 표정을 하고 있을까. 금은 손을 뻗으며 당신의 얼굴을 쓸었다. 슬픔과 따스함으로 가득한, 당신과 비슷하나 다른 금의 눈동자의 채도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당신과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서, 금은 당신을 살며시 감싸 안았다. 금은 그 눈물이 어떤 대답을 주게 될지 알 것만 같았다.
"어떤 답이든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모든 관계가 다 상대를 향해 깊이 사로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사랑에 빠지고 맺는 관계에 대해서. 당신이 자신을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 주기를 원하면서, 또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하며 내색하지 않았으나 마음속에 깔려있던 이 불안에서 더 이상 도망칠 수는 없을 것만 같다고.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이 되며 쌓여가는 문자와, 당신과 눈을 맞추며 웃던 횟수가, 두고두고 회상할 일들을 쌓아오는 것과 달리.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게 아닐까. 믿고 싶지 않았던. 아, 이 역시도 언제나 좌절에 부딪치고 말았던 헛된 시도들과 다를 바 없던 것인지. 그런 생각에선 금은 다시 시간을 이전으로 돌려, 해질녘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바랬다.
"전 언니를 사랑하고 있는데. 언니는요?"
어쩌면 함께 더 좋은 미래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결과라면, 그땐 그저 예전으로 돌아갈 뿐이다.
방관은 옳지 못 한 것이 맞았다. 마주한 상황이 극적일수록 방관의 무게는 무겁게 드리웠다.
그러니 사람들은 때때로 그 무게를 방관 당한 자에게 지웠다 작게는 어쩔 수 없었다부터 크게는 그러지 말았어야지, 라며.
나를 낳은 육친이 그러했고 나를 맡았던 연구원들 중 일부가 그러했다. 어쩌면 그 외의 다른 사람들조차.
매번 원치 않는 무게를 돌려받은 마음에 한 사람 더 늘어난들, 흔적이나 남으랴.
당신도 결국 그렇게 말하게 될 거라며 움푹 패일 정도로 퀭한 눈이 말했다. 그 눈빛이 서서히 돌아서 한양에게서 멀어지며 들려온 말에 대한 답을, 입 밖으로 내었다.
"귀는 막으면 그만이고, 눈은 감으면 그만이에요. 경계하고 불신할 필요가 있을까. 접하지 않으면 되는 걸. 같잖다고, 몇 번인가 말했지만, 진실로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세상에 잘못되고 어긋난 건 나 하나 뿐이니까. 인첨공의 횡포, 저지먼트의 현 활동, 모두 각자의 목적의식이 뚜렷한데, 어느 쪽에도 섞이지 못 한 건 나인 걸."
횡포에 동조하지도 못 하고 저지먼트의 흐름에 감화되는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채 동떨어진 삶. 그렇기에 유니온에게 공감했고 그렇기에 허탈감에 몸부림쳤다.
"지친 사람에게 뭘 자꾸 못 시켜서 안달이실까... 실망할 곳도 더 없는 건 꽤 희소식이네요. 원래 관심이 그렇게 떨어지는 거거든요."
비틀거리며 문을 나서던 걸음이 잠깐 멈추고 힐끔, 뒤를 보았다.
"내가 필요할 때가 아니라, 저지먼트 부원이 필요할 때, 겠죠. 부부장님. 거기 앉아서 다른 부원들 많이 보세요. 말로만 돕겠다는 사람, 나는 굳이 찾을 이유가 없어서요."
안녕히.
손 대신 긴 집업 소매만이 팔을 따라 흔들거렸다. 문턱을 넘어 느릿하게 걸어, 해가 저무는 복도를 따라 목적 없는 걸음을 휘청휘청 옮겼다.
<[쉴 기간이 필요해보여서 뭐 못하게 잡아두고 있으니 걱정 말아요. 처제도 푹 쉬어요.] <[태오 성격 알잖아요, 겉으로 힘든 거 티도 안 내는 애가 절대 쉬지 않고 뭔가 하려고 드는 거. 그래서 잡아뒀더니 어찌나 앙칼지게 구는지!🤨] <[그래도 페이스톡 같은 거라도 한 번은 해보는 게 어때요, 연락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데.] <[솔직하질 못해서 내가 오작교라도 되어줘야지 ^^]
하신당 근데 문제는
>>^^<< < 약간 ^-^ 이런거면 몰라 ^^ 이거라서 더 뭔가 뭔가임 담임을 담탱으로 부르던 자의 머시깽이 짬이 느껴짐
[싫어한다기보다는..] 저를 볼 때마다 처연한 표정을 짓는 분이 계시기는 해요.. 라는 중얼거림을 말하고는 팔을 언급하는 동월에 흠칫합니다. 팔은 옷으로 덮여 있으니. 겉으로 보기에는 다를 건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동월이 잡는다는 식의 행동을 하거나. 그녀가 더 x랄을 하며 팔을 뽑아버리려 하는 식의 행동을 한다면 그 팔은 의수라는 것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는.. 그게.. 활개치고 다니는 동안 지하에.. 있었어요..] 그 지하에, 내가 누군지도 모호한 것 같은 그런 데에. 나는 언젠가 나름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미 있을 곳을 잃어버린지 오래였던 거에요. 전부 다... 심지어. 동월 군마저도 자신이 아닌 그것인 듯 대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냐 지금 그렇게 말해서는 안돼. 명정함을 유지해야해...
"그게.. 그건.. 이미.. 나를 대신하고 있어..." [그걸 없애버려야 해.. 그렇지만 그건 유용하니까...그래서 나보고 참으라고 했는데..] [그래서 마마가. 그걸 쓴다고 했는데..] [동월 군은 그게 동월 군이랑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이 맞이할 것에 맞서서 구할 거에요?] 그래서.. 부분까지는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오락가락하는 듯이 말을 하다가(심지어 육성이 작고 목소리가 엉망임에도 목소리를 내기까지 했다) 동월에게 구할 거냐는 물음에는 처연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러지 말아줬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말을 했을지도...
[그건 모르니까 가능한 일이에요..] [그건.. 사칭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떨리는 듯한 손으로 알약을 하나 삼키려 합니다...
대분류: ASTC 매니퓰레이션(ASTC Manipulation) 소분류(특화능력): 템포럴 리와인드(Temporal Rewind) 개요: 시공간연속체에 간섭하여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 그 특성상 체력소모도 효율도 극악하여 실질적으로는 써먹지 못할 수준으로 약한 능력이다. 최소한 레벨 2는 되어야 ASTC 시공간연속체 바깥으로 자신을 빼낼 수 있다. (즉 시간정지의 효과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물론 레벨 5까지 다다르면 시간을 약간 돌리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 정도로 고계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일시적인 시간정지 수준에 그친다. 평범한 레벨 4라면 시간정지는 4초 정도 가능하다.
>>294 내 기억이 정확한 건 아닌데 랑이나 서연이 같은 경우는 루프 이전을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흠.... 유니온 능력의 매커니즘을 내가 정확히는 몰라서 둘이 완전 다르다! 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땐 덮어씌우는 개념이라서 이전 루프의 기억이 잔류해있다든가 그랬다고 기억해
>>0 챙! 캉! 만화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효과음이 주변에 울린다. 동월이 자신처럼 칼을 쓰는 상대와 싸우는 효과음이었지만, 실상은 영화나 만화처럼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처음엔 동월이 상대에 맞춰 화려한 동작으로 칼을 막거나, 쳐내고 빈틈을 보이며 칼을 휘둘렀었다. 하지만 상대는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만화 같은 검술을 펼치며 동월을 상대하고 있었다.
" 야. "
받아주는 식의 결투였다곤 해도... 이건 좀...
[.....!]
상대는 말을 섞을 의지조차 없는지, 아니면 힘들어서일지는 몰라도 대답하지 않고 칼을 계속해서 휘두를 뿐이었다.
" 나랑 장난하냐? "
더 이상 어울려주기 지친 듯이, 동월이 움직임을 바꾼다. 칼과 칼이 맞붙어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아주 살짝 칼을 흘려 미끄러트린다. 미끄러진 칼날은 상대의 칼에 붙어있는 가드를 자르고 손가락을 얕게 벤다.
[무슨...] " 너 이게 무슨 만화같지? "
상대는 위협을 느끼고 재빨리 몸을 뺐다. 도망치는건 수준급이다.
[비겁한 놈.] " X병. "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월이 다시 파고든다. 방금게 경고였다면 이번엔 진심. 상대는 또다시 화려하고 큰 동작으로 칼을 휘두르려 한다.
"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비겁? " " 넌 칼 쓰지 마라. "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동월이 칼을 휘둘렀고, 상대의 손가락 중 몇개가....
[하지만.. 기분나쁘지는 않았어요.] 저를... 결국에는 되돌려놓을 수 있으니까요.. 라고 말을 하며 그녀는 팔에 관해 관심을 보이는 동월을 이상하지 않아요! 라고 약간 날카롭게 구는 듯이 뿌리치려 시도합니다.
[그걸 보고 있었잖아요..] [내가.. 그 지하에 박혀버려서 환상통에 증발해버릴 것만 같을 때.. 저지먼트 업무를 하면서..] 그건 증오라기보다는.. 생각보다는 덤덤합니다. 어쩌면 동월이라는 특수성 때문이었을까요? 하긴.. 다른 이하고 했었다면 반쯤 발작하듯이 몸부림치면서 거의 자해수준으로 굴었을지도 모릅니다.
[동월 군도 저지먼트도 그 간악한 것에게 속고 있었던 거에요...] [대체품... 나로 인해 만들어진 것..] [나는 이런 의지들이나 차고 다니는 꼴인데..] 그녀는 씹어뱉듯이 말을 입력했습니다. 이런 꼴이라는 것에 잡혔던 팔을 들어올려 바라봅니다. 그 팔이 의지라는 이야기인 거군요. 의지들이라면. 의수 말고 의지로 대체된 게 하나는 더 있다는 얘기인가?
[이제는 알지만 그건 모르고 있었어요...] [그럴 만도 하지요?] [그건 기억도 엉망진창이었으니까...] 신체적으로도 소망이 듬뿍 포함되어 있어서 그건 숱한 커리큘럼에도 색은 거의 변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 동월이 보고 있는 그녀야말로 희미한 변화점 때문에 눈이나 머리카락에 미묘하게 보라색이나 분홍색 계열의 색감이 도는 느낌이겠지.
[왜.. 다들 날 인정하지 않는걸까요? 그게 그렇게 활개치고 다닐 수 있는 건 내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걸. 그걸... 왜 나는 못해...] 추후 밝혀질지도 모르는 사안에선 정반대이지만, 그것을 그녀는 모르니까요..
그는 당신과 함께 걷고 있었다. 어쩌다가 만났는지, 어쩌다가 같이 걷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그를 만났을 때 뭔가 이상한 노이즈가 들린 기분도 들었다. 만약 그에게 노이즈에 대해 물었다면,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였을테다.
얼마나 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다시 노이즈가 들려온다. 이번엔 그도 들은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빙 둘러보다가... 자신의 몸으로 시선을 내린다.
" ....X발. "
그는 나직하게 욕을 중얼거린다. 자신의 몸에 알 수 없는 노이즈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본 것이다.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것을 보던 그의 얼굴에, 갑작스럽게 공포감이 퍼져나간다. 자신이 '어디로' 흘러가게 될 것인지를 알아차린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리자마자, 밀려오던 공포감을 억지로 억누르면서 동월이 움직인다.
" 야. "
지금까지 그는 단 한번도, 저지먼트 대원을 부를 때 '야' 라고 부른 적이 없었지만, 그것은 명백히 당신을 지칭한 말이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에 당신의 앞으로 다가간 그가, 양 손으로 멱살을 강하게 쥔다.
" ....따라오면 죽여버린다. "
싸늘하고 공허함을 담고서 당신을 노려보는 눈빛에는, 아직 공포감이 조금 어려있었다. 꽉 깨문 이, 부들부들 떨리는 손. 이렇게 말하더라도 당신들이 따라올 것이라는건 명백하다. 그 어떤 말로도 코뿔소들은 멈출 수 없겠지.
" ....따라오겠다면, 하나만 약속해줘. "
멱살을 잡은 손에서 힘이 스르륵 풀린다. 양 팔은 힘없이 떨어지고, 고개를 푹 숙인 동월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 때가 되면, " " 망설이지 말고.... "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가리키는 동월의 얼굴은 전에없이 화사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그 화사함 속에 어딘가 슬픔이 어려있는건, 기분탓이었을까.
맞다 리라한테 부탁할거 생각낫어 한 모서리 30센치 길이의 정사각형 모양 보관함 근데 말이 보관함이지 잠금 기능도 넣어달라 할 거라 금고 같은 거 잠금기능은 건반 같은 버튼 8개가 있었으면 하고 억지로 열려고 하면 내용물과 함께 돌처럼 굳어버리게 할 수 있냐고도 물을듯 따로 불러서 부탁하는 건 아니고 부실에서 마주치면 물어볼거래
여러분이 색적을 해서 정보를 얻는 것과 공유되는 건 원래는 자동으로 되지만 여기에서는 별개입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어! 를 알아차려도 이쪽으로 가도 괜찮아. 로 전달당할 수 있다...
데인저 센스. 본인은 무사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을 구하는 건 별개죠. 위험하다. 를 전달하는 걸 타인의 감각을 뒤틀어 방해하기. 근본적으로 이 시설 자체는 안전합니다. 타인을 하나둘씩 낙오시켜 근본적으로 혼자 놔두기.
에코로케이션 텔레프래그는 좌표를 겹치는 타입의 텔레포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벽에 박혀있는 것은 텔레프래그로 박아놓은 거라 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음파가 들어가지 못해요. 그러니까.. 초음파지 엑스레이가 아니잖아요.. 라는 것입니다. 사실 엘리베이터에도 뭐 서류같은거 박아놨는데... 그리고 근본적으로 분리된 공간의 나열이기 때문에 비밀통로같은 것도 텔레포트로 붙는 거라... 방 내부는 틈 없는 닫힌 공간이라 그 이상을 탐지할 수 없죠.
나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건데 캡틴이 퍼클도 평소에는 일반적인 레벨 5급 선으로 능력을 무의식적으로 제어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었잖아. 제어 풀고 너무 과하게 돌리면 뇌가 터진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럼 유니온도 이런 방법으로 죽을 수 있는 거 아닐까... 뭐 그런 생각
데 마레의 임시 소장은 한결의 기획서를 면밀히 훑듯 읽어내렸다. 한 장씩 넘기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기울이기도 하며 한참을 침묵하던 소장은 온화한 눈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백한결 연구원?"
소장은 서류를 내려두었다.
- 예. "다시 봐도 흥미로운 안건이에요." - 감사합니다, 소장님. "어휴, 소장이라니! 그 양반 오면 끝날 삼일천하니 부르던 대로 불러요. 그리고 나는 이 안건에 대해 묻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소장은 넉살좋게 웃으며 한결에게 편히 앉으라는 듯 자리를 권했고, 한결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어떤 것을 말입니까? "일반적으로 커리큘럼은 머리를 여는 수술을 하지요. 그 이후 능력을 개화하면, 그때부터 연구소마다 촉진 약물이든, 놀이과정이든 각 커리큘럼 과정을 실시하는 거고요. 그렇지요?" - 예. "그렇지만 한결 연구원은 개화 이후가 아닌, 능력을 부여하는 수술 과정부터 레벨별로 설계된 것의 역방향으로 커리큘럼을 기획하여 시도하고자 하는군요. 아주 흥미로운 안건이에요. 하지만." - 예. "우리는 데 마레고, 우리의 방향은 어느 쪽이죠?" - 한 사람이라도 더 고통받지 않는, 학생 친화적인 방향입니다. "그런데 한결 연구원의 커리큘럼 기획안에는 역방향의 보조연산을 돕기 위한 전극 시술이 있어요. 우리의 방향성으로 보면 이걸 받아들이고 학생에게 시도하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 저, 소장님. "말씀하세요." - ……제 프로젝트는 어떤 학생도 고통 받지 않을 겁니다. "일회성으로 폐기할 안건이니, 하나의 희생으로 끝내고자 하는 건가요?" - 예. "그 방향성이 말이 안 된다는 거예요, 백한결 선임 연구원. 다른 학생들이 고통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학생을 희생-" - 학생이 아니라면요? "뭐라고요?"
한결은 천천히 제 가슴팍 위에 손을 올렸다. 임시 소장은 눈을 홉뜨고 고개를 저었다.
"맙소사, 안 돼요, 백한결 연구원. 그 어떤 연구원도 본인에게 그런 행위를 하지는 않아요!" - 소장님, 부디 부탁드립니다. "이건 도의적인 선을 넘었어요!" - 결국 데 마레도 인첨공이지 않습니까.
소장은 몸을 움찔 떨었다.
- 결국 저희도, 선을 넘어선 사람들로 하여금 상처 받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시금 상처를 주었지 않습니까. 한 번이면 됩니다. 한 번이면……. "……그렇다면 묻겠어요." - 말씀하십시오. "이렇게까지 절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성취를 위한 욕망? 높은 자리로 오르기 위한 실적? 실험 욕구?" - 저는…….
한결의 대답을 들은 소장은 입술을 자근 깨물더니 한숨을 깊게 내쉬고는, 금고를 열어 도장을 꺼냈다.
"안승환 그 양반에게도 보고가 올라갈 거예요. 저는 분명 반대한 겁니다. 알겠죠? 저까지 끌어들이지 말란 소리예요."
(흥미로운데) 먐미야 한결이가 최종적으로 하려는 게 머리를 열지 않고 하는 커리큘럼인거야??
>>416 (좋은데?)(이거아님) 그치 나쁘지 않지 다만 어떻게가 문제이긴 하다... 디트 같은 경우에는 트리거가 눌려서 제어를 일시적으로 풀었지만 유니온은 양심이? 감정이? 를 떼어놨으니까 흠늠므🤔 그리고 그 연산의 산물(퍼클1위의능력덩어리공격)은 어떻게 처리하느냐... 이 두가지만 고려해보면 나쁘지 않을지도 저 딱히 찬유를 죽이고 싶은 건 아닙니다(제발저림
>>420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가능성도 있고...흥미롭다. 바부 치즈덕은 이런 생각 못했어요. 괜찮아 설마하니 죽기야 하겠어 죽을정도로 아프긴 할텐데 안죽겠지(이러기) 떼어놨다고 해도 그게 완전히 떨어진 게 맞는지(그 있잖아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크룩스 같은 느낌으로 보면 타격이 갈거라고 생각하는데) 확인해보면 되지(???)
>>422 우헤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 어차피 우리 어장 데플없어(???)(캡틴: 이러라고 그렇게 설정 해둔거 아니에요) 헉 근데 호크룩스라고 생각하니까 몬가 몬가... 그러게? 능력도 쓸 수 있는 분신이니 완전히 떨어진 게 아닐지도? 영향 있을지도??🤔🤔 찬유아 거 양심이 좀 델고 와바라 실험좀해보게(유니온-빔에 맞아 녹아내리며
>>423 대박 완전 흥미 랩실에 연구생으로 낑겨넣어주세요(안됨) 하 근데 맞네 서휘가 너는 절대 커리큘럼 받지 말랬는데 하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아 잠시만 그럼 설마 그 시작 레벨 다이스 굴린게 한결이었어???????
>>418 그으 혜우우한테 그걸 막아달라 하면 (이자식 훈련으로 제일 많이 쓴게 자기몸이었다)
>>419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으치만 처제가 자꾸 귀찮게 굴면 형부들한테 미움받어잉 인간불신이 일렁일렁 태오 톡 받고 고민하다가 그냥 전화 걸겠지 얼굴 보이기엔 처참한 걸 지도 알아서() 통화 내용은 평범한데 유난히 고요한 (심음 안들림) 상태일거고 통화 막바지에 "이제는 괜찮아?" 라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하니까 넘어가도록 할까. 평소라면 여러 의문을 내비쳤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째 애린의 일이라면 조금 유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 안돼.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
꽁한 표정에 푸스스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궁금하다면야 고찰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지금 그러기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런 이야기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둘 사이에 이런 분위기를 연출할만한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 동월은, 일단 지금을 먼저 즐기기로 했다.
" 그래? "
'그래야 할거 같아서 해줬다' 라는 말에 동월은 미소지은채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 진짜 단지 그것 뿐? "
이미 애린이 그것 뿐이라고 한 이상, 정말 그것 뿐이라는 것을 알고있지만서도. 그냥 부려본 심술이다.
십수초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나고 고개를 다시 뒤로 뺀다. 다들 첫키스의 맛은 달콤하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곳은 뒷골목. 그것도 여기저기 다쳐서 애린이 붕대를 두르기 전까지 피를 흘리던 사람이 있던 곳이다. 과연 그런 곳에서의 입맞춤이 달콤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그것도 인첨공스럽다면 인첨공스러운거겠지. 동월은 괜히 멋쩍어져 킥킥거리며 웃어보였다.
" 확실히 이건, 비겼다고 보는게 좋으려나? "
애린이 한 말의 뜻은 그런게 아닌 것 같지만... 동월은 애린의 의문스러운 표정을 보며, 웃는 얼굴 그대로 고개를 기울여본다. 뭔가 문제라도 있냐는 듯이.
[그..그게..에...] 다치지 않았으면이라는 말에는 조금 어쩔 줄 모르는 듯 눈을 내리깝니다. 하지만 이미 다쳐버린 것을 밝히고 싶진 않았었던 겁니다(그런 것 치고는 조금만 자극하니까 바로 밝혀버리긴 했다만)
[로벨 내부고발 이후 벌어진 테러 사건 이후 계속..이죠] [원래는 지금도 나올 수 없어야 했는데...] 그게 지하에 처박혀 있으니까 아주 가끔의 일탈인 거에요. 라고 중얼거리듯이 목소리를 냅니다. *로벨 내부고발사건과 테러는 수경이 중 1과 중 2 그 사이쯤에 발생했다.
[왜... 왜 그런 질문을....하나요?] [이미 교분이 있었기 때문에 나.. 다시 만나는 거.. 굉장히 기대했는데요..] 그녀가 멈칫합니다. 어딘가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이네요. 그래도 진정의 목적 자체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헉헉거리며 숨을 몰아쉬려 합니다. 조금만 더 였으면 과호흡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것.. 때문이에요? 그것을 먼저 만나버린 거라서요?] [그것의 이름이 내 이름인데. 그게.. 내 자리도.. 내 신분도.. 결국엔 이름마저도 뺏어간거에요..] 사고의 전환이 거의 병적입니다. 안타깝게도 저지먼트가 이제까지 알던 수경에게로 모든 것을 돌리는 편이지요. 그나마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그녀가 알약을 떨리는 손으로 한개. 두 개..를 털어넣으려 합니다.
>>488-489 아이구 그럼그럼!! 서형이랑 철형이 꽁냥꽁냥하는 모습만 봐도 도파민이 솟는걸><(흐-뭇) 고맙다구!>< 그치그치 ㅋㅋㅋㅋㅋ 사실 내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나한테나 예쁜 게 기본일 수밖에 없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있으면 다행인 거니, 어떤 이에게는 아무래도 좋을 내 캐의 서사로 모두를 만족시킬 서사를 짜는 건 사실상 어려운 것 같다고 생각했지 뭐야<;3 요리책 항상 요긴하게 써먹고 있지! 고마워>< 이론이나 연산식같은 건 나한테도 어려웠는데 서연이가 준 책이 딱 생각이 나더라구>< 서연이의 경우는 흠... 토실이나 안경 아카이브를 뒤지면서 회상하고 싶은 과거를 골라 회상하는 훈련을 해본다거나?
왜 하필이면 이럴 때, 왜 하필이면 이런 때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까. 테이블 위로 떨어진 눈물 한방울은, 자각하니 넘치기 시작한 감정이었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었다, 고 넘치기 시작하는 감정처럼 터져나온 눈물이 뺨을 적시고 테이블을 적셨다. 어째서 왜 지금일까. 가까이 다가온 발소리에도 눈물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이미 터져버린 눈물을 감춰내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 혜성은 눈물범벅으로 엉망이 되어있을 제 얼굴을 쓸어내는 손길에 울음이 아닌 목메여 떨리는 한숨을 흘렸다.
쓸어주는대로 가만히 눈 감은 혜성의 파르르 떨리는 눈꼬리를 타고 채 떨어지지 못한 눈물 방울이 흘러 손등을 적셨을 것이다.
"一 나는.."
네가 알고 있는 거랑 다른 사람이야, 하고 제 몸을 감싸안고 있는 금의 어깨에 턱을 기대고 혜성은 낮게 속삭였다. 떨어지는 눈물도, 목메여 떨리는 목소리도 그대로였으나 어투 자체는 고저없이 차분하기 그지 없었다. 제 몸을 감싸안은 팔과 몸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어떤 강요도 없이 제 옆을 지켜주고 있던 아이가 자신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나이대라는 걸 혜성은 새삼스레 깨달았다. 확신도, 확언도 받지 못했음에도 자신의 답 하나만을 기다리며 얼마나 불안했을지 알 수 있었다. 과거를 돌아보느냐고 현재의 너를 바라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상념에 잠겨,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제 옆에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로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 자신을 감싸안고 있는 금의 옷깃을 그러쥔 채, 눈물에 젖은 뺨을 문지르며 혜성은 느릿하게 여전히 눈물이 넘치는 눈 깜빡였다. 옷깃을 잡고 있었던 양손으로 금의 얼굴을 감싸고 입맞췄을 것이다. 평소의 입맞춤과 다른 점은 조금 더 길고, 눈물로 인해 약간의 짠맛이 났다는 것 빼고는.
리라링 안녕안녕~!! 그나저나 정인쌤 다이스 무슨 일이야(호달달 (여전히 정인쌤 좋아인)새봄:(긴장!)
>>5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말씀을! 뭐랄까 서연이는 서연이 자체로 매력적이고 여러 면에서 내 취향이지만(여리지만 우직하고 올곧은 성품, 담백한 성격, 귀여운 반응 등) 서연주의 캐입이 서연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느낌으로 와닿아서, 더 서연이에게 마음이 갔던 것 같아. 게다가 서연주랑 서연이도 새봄이에게 관심가져주고 잘해주고 진심으로 대해줘서 엄청 고맙기도 했구><
situplay>1597048228>87 “괜찮아. 그래도 네가 총을 쐈을 땐, 정말 통쾌했어.”
키득거리며 서연에게 말한다. 그리고 잊고 있던 무엇인가, 너무나도 당연한 무언가를 깨달았다.
“...유니온도 인간성을 완전히 버리진 못했구나.”
모든 능력의 시초이기에 인간성마저 버린 괴물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저 하나뿐인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가 위험할 때 진심으로 분노하는 그저 철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했기에 아들은 아버지를 사랑했기에 모든 문제가 벌어진 것이다. 그저 두 사람 밖에 모르는 맹목적인 사랑이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끄니 지독한 블랙코미디다.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 선언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오는 부작용들에는 눈을 돌린다. 또 다른 해결책을 제시해도 그저 자신의 방법이 옳다 믿으며 고집을 부린다. 자신은 이기적인 사람이라며 그러니 내 마음대로 할 것이다. 불만 있으면 막아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자신을 죽이거나 봉인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말했다.
그냥 뭘 해야할 지 몰라서. 가장 쉬운 길을 택했을 뿐이구나.
누군가 자신을 막아주길 바라는 건가? 그렇기에 ‘양심’이라는 녀석이 만들어진건가?
악당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승리하면 파괴할 뿐이고 패배한 죽는다. 자신과 아버지가 낳은 결과를 책임질 수 없기에 악당을 자처하며 영웅들에게 죽으려고 하는 건가? 그것이 자신이 질 수 있는 책임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니야. 이것은 그저 나의 망상이다. 망상은 고집을 낳고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된다.
“나도 함께 기도할게.”
그래, 유니온의 동기가 어떠하든, 그가 어떤 사연이 있든,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변하지 않는다. 유니온을 쓰러뜨리고 모두를 구하는 것.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
“그럼 또 다른 누군가가 그를 막겠지.”
굳이 우리가 아니어도 된다. 정말로 그가 1년 전으로 돌아가 우리를 모두 죽인다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를 찾을 것이고 그를 막을 것이다. 설령 패배해서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해도 상관없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운명이라면 그것에 맞서 저항한 것이야말로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
“시간 돌리기의 제약은 1년이지.” “그런데 진짜 궁금하네, 정말 못나가는 걸까? 아니면 나갈 수는 있는 데 나가면 죽는 걸까?”
수경이는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
서연이는 이제 괜찮아진 것 같았다. 당당하게 자신에게 미래를 약속했으니까. 그런데 서연아...
“수능 볼 거면...공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엿은 얼마든 지 사줄게. 배가 터질 듯 사줄게. 그러니 함께 공부해보자. 꼭 함께 살아보자.
오늘 커리큘럼은 전기 자극이었다. 강도가 세면 아프기도 하고 누워 있는 거 말곤 아무것도 못하는 게 아쉬워서, 연구원한테 자극은 좀 약하게 해 달랬다. 저번에 작성한 서류를 확인하면서 부장을 비롯한 저지먼트 전원에게 제안할 거리를 찾아보려고. 자극 약하게 해 달라니 연구원은 황당한 표정이 됐지만, 내가 서류 읽을 때랑 그 서류를 사이코메트리할 때 뇌파나 전기 자극 기기의 신호에 무슨 차이가 있나 체크해 달라니 ㅇㅋ는 해 줬다. 근데... 수박!! 머리 타는 줄 알았다!!! 사이코메트리를 쓸 땐 더 그랬다;;;;; 이거 약한 강도 맞아??
애써 서류 내용을 훑으면서 보고할 거릴 정리하다가, 유니온 부분에서 콱 막혔다. 모든 초능력을 다 쓸 줄 아는, 절대자에 가까운 존재를 무슨 수로 저지한담? 전기에 지져지느라 눈알이 튀어나올 거 같은 와중에 불쑥 의문도 튀어나왔다. 그렇게 절대적인,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는 능력자가 왜째서 수십만 명을 몰살시키고 자기도 죽는 거 말고는 답이 없다 여기지? 게다가, 시간 되돌리는 초능력에 현실 조작용 초능력도 있을 테니, 마음만 먹으면 당장 인첨공 사람들을 몰살시킬 수 있을 법도 한데, 왜째서 번거롭게 거대 잠수함이며 리버티를 동원한다?? 재미로? 그럴 수도 있지만, 유니온이 능력을 사용하자 그 초커랑 구속구가 억제하는 눈치였다. 그렇다는 건... 번거로워도 그런 수단들이 필요했다는 의미 아닐까? 유니온의 개입이 상당히 차단당하고 있어서, 유니온과 제로만으로 다 해먹는 건 불가능하다고. (능력을 억제당한 게 부장의 힘까지 씹어먹을 정도인 건 끔찍하다만;;;; ) 만약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지도?? 일단 제안서부터 써 봐야겠다.
1) 제로포 완성 저지 ① 제로 시리즈 7기가 모두 완성된다면? ▸인첨공의 현 지도층은 능력자 및 바이오로이드의 폐기를 감행할 것임 ▸제로와 유니온은 인첨공을 파괴를 도모할 것임 ② 제로포 완성을 위해 레드윙의 위크니스 습격을 지시하려는 계획 있었음 ▸해당 계획을 저지하고 레드윙과 연합할 수 있다면 최선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현재 리버티이므로 연합이 어려울 수 있음 ③ 임시로 공조해서라도 레드윙의 데이터 추출 or 위크니스 사망은 막아야
2) 그림자-제로, 리버티-제로의 단절 ① 그림자가 제로 시리즈를 기대하는 것은 전적으로 통제되리라 믿어서임 ▸그 믿음을 깬다면 제로 시리즈 제작이 무산될 가능성 있음 ▸인첨공 현 지도층이 유니온을 견제할 가능성도 있음 ② 리버티의 간부 및 부원 대부분은 제로가 모두를 몰살시킬 계획임을 모름 ▸진상을 알리면 제로에게 협조하지 않고 와해될 가능성 있음 ③ 증거와 함께 진상을 공개해 제로에 대한 불신을 이끌어 낼 필요 있음
3)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강탈 저지 ① 생산 후 강탈 계획을 세웠다면 내부의 협조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됨 ▸리버티에 협조하는 내부자 적발 필요 ▸최악의 경우 생산 중단 및 폐기도 고려할 필요 있음 ② 목화고 저지먼트가 감행하기엔 한계 명확 ▸4학구 안티스킬 크리에이터를 통해 2학구 안티스킬에 협조 요청?
4) 수중 전함 포세이돈 무력화 ① 초능력은 방어됨. 물리적 수단 필요 (예 : 어뢰) ▸동원 가능한가? ▸동원 가능할 경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가? ② 내부 진입을 통한 무력화 ▸파워 제어 장치 넷을 동시에 파괴 ▸그로 인해 AI룸이 열리면 AI 파괴 ▸내부 진입이 가능한가? ▸장치 파괴는 가능한가?
5) 퍼스트클래스와의 공조 ① 최악의 경우 유니온과 제로 시리즈의 연합을 저지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 ② 해체 코드의 확보 및 사용이 필수에 가까울 것으로 보임 ▸해체 코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언제 폭사당할지 모르므로 위험 ③ 웨이버는 리버티, 플레어는 현 지도층에 충성하므로 사실상 어려움 ④ 레드윙도 위크니스가 리버티 소속, 1-②로 인해 가능성이 불투명 ▸여의치 않을 경우 중립이라도 유지하도록 설득 필요
6) 유니온 저지 ① 유니온 오리지널은 능력 사용이 초커와 구속구에 의해 억제되는 것으로 추정됨 ▸초커와 구속구의 발동 조건은 불명. 가능하다면 파악 필요 ② 리버티를 조직한 것은 유니온-제로만으로는 계획 추진이 불가능해서로 추정됨 ▸유니온의 개입이 제한되는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임. 가능하다면 파악 필요
뜻밖의 키득거림에 어리둥절해진 서연이었다. 그랬다가 이어진 말에 괜스레 숙연해졌다. 인간성... 그러네. 의식이 회복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도, 그대로 사망할 거라면서도, 심지어 목표를 달성하면 같이 죽을 작정이면서도 총 쏘자마자 돌변했으니. 그게 박형오가 사망하면 제로도 파괴되고, 제로가 파괴되면 자기 목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정 때문이라면... 선배 말씀대로 유니온도 사람이겠다. 그런 면에 연민을 가질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유니온을 살아 있기에 끔찍한 대재앙으로밖에 볼 수 없는 처지다. 에효...
저도 모르게 한숨 쉬다 이번엔 픽 웃어 버렸다. 이루어질 리 없는 얘긴데 같이 기도해 준다고 하실 줄이야?? 기도하는 사람이 늘어나서, 개중에 현실 조작 능력자도 있어서, 진짜로 유니온이 몸져 누워서라도 그 미친 계획을 추진 못 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랬다가 비장한 한마디에 또다시 숙연해지고 만다. 함께 살 거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실은 우리가 실패한 뒤...까지 각오하고 계셨구나. 그러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괴로워하셨을까. 거기다 내가 주체 못한 감정까지 받아 주셨다. 그게 안타깝고 안쓰러워 힘껏 웃었다. 나라도 기운 차려야 덜 힘드실 거 같았다.
" 저희 선에서 막아야겠네요. 그 헛소리 듣는 사람 또 생기면 끔찍하잖아요;;;;; "
하던 중 시간 돌리기로 화제가 옮겨가자, 머릿속에서 물음표가 늘어나고 불어난다.
" 모르겠어요. 1년 되돌려지면 제가 인첨공 밖 사람이 될지, 못 나가고 죽을지;;; " " 근데 시간 돌리는 능력도 있고, 현실을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능력도 있을 텐데 " " 왜 자기 입맛대로 세상을 바꾸질 않고 " " 잠수함 동원하고 리버티 동원해 가며 번거롭게 일을 벌일까요? "
거의 전능한 능력을 지녔고, 다 죽자만 되풀이할 만큼 다른 시도는 안중에도 없는데, 왜 쉽고 빠른 방법 두고 그 난리를 피우고 있지? 이상하잖아;;;;
즉 오늘 아니라 내일해도 되고암튼 언제나가능이다 합동훈련 하고싶다면 그냥 @랑주 걸어버리고 써라 다들
>>560 오 좋아! 일단 오늘 안에 쓰긴 하겠지만 대강 알려주자면 담당 연구원들간에 서로 담당하는 애들 심리상태라든가 이런거 파악하다보니 돌발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근데 그걸 기계적으로 파악하기보다 랑이가 알아채는게 빠를수도 있고 랑이 훈련도 겸해서 랑이가 참관한다는 느낌으로다가 + 성환씨가 연구소 도우러 가는걸 우회할 방법으로 근처 연구원들이랑 협력하는걸 선택
>>567 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은우에게 직접적으로 거론하면 너는 뭔데 그런 것을 굳이 보고 나에게 말하는 거냐는 말은 나올 것 같네요.
571신새봄 - 저지먼트 활동 제안서 No.nnnn에 관하여, 의견 첨부.
(TWIQlASwP6)
2024-06-20 (거의 끝나감) 21:33:52
작성일자 : ◇◇◇◇년 ◇월 ◇일
작성자 : 신새봄
1. 레드윙과의 연합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리버티라곤 하나, 그를 보호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레드윙과 저지먼트의 목적이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레드윙이 우리의 말을 믿는다면 그와의 공조는 의외로 수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가능하다면 레드윙과 접선해서 우리가 알아낸 사실을 필요한 만큼 알리고, 공조를 제안하는 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2. 우리가 가진 정보를 각각 그림자 및 인첨공 현 지도층, 리버티 측에 전할 방법 2-1. 그림자 및 현 인첨공 지도층의 경우, 일단은 아군이라고 볼 수 있고, 현 인첨공 지도층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디스트로이어를 통하는 게 그나마 최선일 것 같습니다. 2-2. 리버티의 경우,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리버티이니 레드윙과의 접선이 성공적일 경우 정보를 흘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4학구의 안티스킬 크리에이터 외에도 부장님과 최세은 부원의 외삼촌 되시는 분께도 도움을 요청드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4. 수중전함 무력화 4-2. 내부 진입이 가능할 경우, 물리적인 파괴력을 행사할 수 있는 멤버가 저지먼트에 다수 있고, 파괴하기 어려운 물질로 되어있더라도, 생물이 아닌 한 저 신새봄이 음식으로 바꾸어 제 기능을 못하도록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퍼스트 클래스와의 공조 모든 항목에 동의하기에 사적인 이야기나마 첨언하자면 요 전에 디스트로이어에게 사적인 원한을 풀기 위해 미운 사람을 위한 떡을 먹이고 약올렸는데, 퍼스트클래스인 아군 한명한명이 중하니 앞으로는 자제하겠습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 더러 수다쟁이 아저씨라거나 배드파더인줄 알았다는 이야기도 자제하겠습니다.
6. 유니온 저지 마찬가지로 모든 항목에 동의합니다. 초커와 구속구의 발동조건은 저의 능력으로서는 알아내기 어려우나, 유니온의 개입이 제한되는 원인은 리버티의 이전 활동에 대한 기록을 검토하고, 현재의 동향에 주목하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도 잘 살펴보겠습니다.
572신새봄 - 저지먼트 활동 제안서 No.nnnn에 관하여, 의견 첨부.
(TWIQlASwP6)
>>570 캡 ∑@ㅁ@;;;;;;;;;;; 그런 걸 봐 버린 것도 모자라서 당사자한테 인증까지 해 버리면 벼락맞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훈련 소재로 써먹는대도 의도해서 본 것도 아니게 할 생각이었는데(애초에 서연이는 모르는 일이니 의도한 결과일 수도 없고요...;;;; ) 서연이가 봐 버리면 부장님이 아시든 모르시든 찜찜하실까 봐 여쭤봤어요...
>>571 새봄주 헐 헐 허허허허허헐 ∑@ㅁ@!!!!!!!! 이 이런 정성 가득한 반응이라니!!??!!?? (입떡)(어버버) 새봄아아아아아아아 8989ㅁ898888 근신 중인 제3학구장은 생각도 못했는데요!! (2대표한테 밉보였긴 해도) 저지먼트가 접선 가능한 인물 중에 그만큼 높으신 분들과 접선할 여건이 되는 사람도 드물겠어요. 캡이나 부장님이 허락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 초능력의 효과가 완전 차단된다고 들은 거 같은데... 내부에선 가능하려나 모르겠네요. 내부에서 사용이 안 먹히면 난이도가 미친듯이 상승할 거 같은데...@ㅁ@;;;;;;;; 암튼 반응 감사해요 새봄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얀 장갑 낀 손이 포스트잇에 정사각형 상자를 그려내고 실체화 시킨다. 이윽고 현실로 불려 나온 하얀 상자에는 낡은 물건들이 옮겨 담겨졌다. 지저분해진 가방과 필통, 썩은 당근이 들어있는 밀폐 용기와 공책, 8년 전의 교과서...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빛바랜 소지품들을 흠집 나지 않게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아직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도 정하지 못했는데. 하지만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누군가의 멸망 계획을 알게 된 이상 마냥 미루기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 됐다."
이윽고 캐비닛 속 선류빈의 유품을 전부 상자 안으로 옮긴 리라는 뚜껑을 닫고 몸을 일으켰다. 최대한 물건의 상태를 보존하기 위해 그려낸 상자는 제법 크고 묵직했다. 하긴, 가방 하나를 통째로 넣었으니 당연한 일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크기 축소 기능이나 무게 감소 기능이라도 추가 설정하는 건데. 옅은 라벤더색 눈동자가 하얀 상자에서 먼지투성이 크로스백으로 돌아간다. 하도 이것저것 쑤셔넣고 다니느라 곧 터질 듯한 그의 책가방은 요 얼마간 이곳을 들락거리며 먼지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것뿐이라면 차라리 괜찮았을 텐데, 가장 큰 문제는 조금 전 캐비닛 문을 열다가 망가진 의자 표면에 가방 아래쪽을 긁어서 표면이 조금 찢어졌다는 거다.
"휴, 상자는 내일 다시 와서 가져가야지."
그래도 외부 충격이 없으면 당장 못 쓰게 될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지만. 리라는 상자와 가방을 번갈아 보다가 한숨을 내쉬고 몸을 일으켰다. 상자는 벽 뒤 커리큘럼실에서 가장 깨끗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가방은 한쪽 어깨에 걸치고, 손에 백묵을 쥐면 나갈 준비는 완료된다.
벽에 165cm의 인간이 드나들 만한 크기의 하얀 선이 문의 형태로 그려진다. 언제나 그랬듯 이 문도 한번 열고 나간 뒤에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이곳을 아는 단 세 사람—이리라, 동월, 김서연—을 제외한 누구도 여기를 드나드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겠지.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겁니까?"
그래야만 했는데.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고, 익숙함은 필연적으로 방심을 부른다. 리라는 고요히 울리는 익숙한 말투와 목소리에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문을 뒤로 하고 얼어붙었다. 복도의 저편에서부터 긴 그림자가 드리운다. 차가운 검은 눈동자와 옅은 라벤더색 눈동자가 그늘진 길 끝과 끝에서 마주친다.
강하게 붙들렸던 팔이 욱신거린다. 소매로 가려져 확인할 순 없지만 높은 확률로 손자국이 남을 것이다. 리라는 먼지 묻은 가방을 커리큘럼실에 만들어진 작은 성채의 뒷쪽에 보이지 않게 놓아둔 뒤 곁눈질로 정인을 바라보았다.
"뭔가 이상하다 했지." "......" "말 좀 하죠? 대체 거기서 뭘 한 겁니까." "......" "...하, 됐습니다. 곧 커리큘럼 참관할 학생 오니까 준비해둬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관자놀이에 뇌파 측정용 패치가 붙은 직후 커리큘럼실의 문이 닫힌다. 리라는 거의 다 완성된 성채를 올려다보다가 바깥이 보이지 않는 매직미러를 한번 응시하고, 붓을 들었다.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 인첨공의 수많은 초능력 중에서도 극소수에 해당하는 능력. 한때는 그 대분류에 해당하는 것만으로도 감시의 대상이 되던 위험도 높은 능력.
그런 타이틀만으로도 이리라가 랑의 합동 훈련 대상자가 되기는 충분했을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이쪽에서 참관하시면 됩니다.'
조금 전의 소동이 없었다는 양, 정인은 언제나와 같이 흐트러짐 없는 차림으로 방문자들을 맞이한다. 구면의 연구원과 학생. 다만 그때와는 다르다. 보다 높아진 레벨, 낮아진 계수. 정인은 성환과 랑을 매직미러 앞으로 안내한 뒤 리라의 뇌파가 실시간으로 측정되고 있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미리 전달드렸다시피 저희 측 담당 학생은 뇌파 안정도와 심리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과거 같은 이유로 몇 차례의 돌발 상황이 있어왔고요."
그러니 모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덧붙이고 정인은 한발짝 물러났다. 그 말대로 모니터상의 그래프는 그렇게 안정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지 못했다. 불안정하게 뛰는 심장 박동처럼 위 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세찬 파도 같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랑은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하얀 담쟁이 덩굴이 미친듯이 쏟아져 나와 벽을 뒤덮고, 이내 커리큘럼실과 연구실을 이어주는 문고리마저 묶어버리는 이미지를 일시적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이게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것임을 알 수 있겠지.
>>577 히히 뭘 이정도가지구~!!>< 서형의 진지함이 자포자기성 악귀 들리려던 새봄이의 마음도 울려버렸다구><(일종의 백화... 약간 했을지도!!) 고마워!>< 다 서연이가 보고서로 먼저 이야기를 꺼내준 덕에 연상해서 꺼낼 수 있었지 뭐야! 서연이가 꺼낸 제안들이나 새봄이의 의견 등을 캡틴이 허락해주면 엄청 기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둘은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 뭔가 이미 뿌듯해 히히 에이 설마 내부에서도 캐퍼시티 다운이겠어 그럼 자기들도 초능력 못쓸텐데...(라고 말하면서도 약간 쫄리는 새봄주) 그리고 별말씀을!! 나야말로 쓰면서 즐거웠어>< 좋아해줘서 고마워!
상상도 못한 얘기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멘탈 나가서 해 버린 자살행위에서도 저런 추론을 다 하시는구나. 난 무대책으로 어그로 끄는 짓은 다신 말아야지만 생각... 가만, 겜 같은 거 보면 어그로 일부러 끄는 캐도 있던데. 그렇게 어그로를 끌되 초능력을 고스란히 반사하는 보호구 같은 장비를 장착한다면? 유니온의 초능력을 버텨 주는 한 역공 수단이 되지 않을까? 유니온이 너무 쎄서 한 방에 아작날 게 뻔하단 회의감이 바로 들었지만, 그래도 중얼중얼은 해 본다.
" 초능력 공격을 모조리 반사하는 방어구가 있으면 좋겠네요. " " 유니온의 공격까지도 반사할 수 있는 성능으로요. "
그런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박형오도 거기까지는 못 만들어서 모든 초능력을 철벽 방어하는 데 그친 모양인데.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다가 표정이 풀어졌다.
" 그러게요. 얻어먹었으니 보답도 해야 하고요!! "
엄청 손 가는 먹거리던데 그걸 직접 만들어 줬다. 거기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다 같이 살아남길. 살아남아서 지금 이 순간을 가벼운 추억으로 여길 수 있길 기도했다.
그런데...
" ??? "
유니온이 실제로 사람을 죽인 적은 없으리란 추측에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해진 서연이었다. 수십만 명을 다 죽인단 소릴 내일 급식 뭐 나온다 수준으로 태연하게 지껄였는데, 사람을 죽인 적은 없을 거라고? 정말일까? 확실히 그때 사람들 싹 죽이는 영상은 조작이었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역할은 리버티한테 맡긴 채 은둔해 있다가, 인첨공을 완전히 파괴할 때만 제로 시리즈 7기와 힘을 합칠 작정이라면... 어느 정도 앞뒤도 맞는 거 같다. 하지만...
" ...모르겠어요. 근데 저는 유니온도 어쩌지 못하는 제약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게, 누굴 죽일 마음을 못 먹어서라면 " " 거꾸로 유니온이 마음 먹고 나서는 순간 감당이 안 될 거 같아서요... "
약점이든 한계든 있어야 된다. 안 그럼 노답이다... 새삼 아찔해졌다가 머릴 쓰다듬는 손길과 힘있게 끌어당겨 주는 팔에 숨을 돌려 본다. 전 같으면 질색팔색했을 공부 얘기도 그저 반갑다.
" ...에???? "
자습서를 살려 준 값이라 언급하신 것엔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만. 저렇게 말씀은 하셔도 누가 승호씨 죽이려고 들었으면 오히려 말리셨을 거 같은데. 그 얘길 해 볼까 말까 하는데, 선배가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하신다. 자습서와 다른 선배들 호칭이 무슨 상관이지??
주변에서 들려오는 환경음 비슷한 느낌의 소리. 스트레인지는 언제나 그렇듯 환영받지 못하는 친구들과 함께한다. 마치. 저기 저 길고양이들처럼. 길냥이는 환영받지 않냐구?
그렇다고 해도, 한쪽 귀가 찢어지고 코가 길-쭉해 못생긴 얼룩 점박이한테도 환영을 줄 사람은 많지 않다.
"...저리가, 우리집엔 키우는애 있어. 걔 심장사상충 걸릴라."
에비에비하고 물로 쫒아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금고를 열어본다. Thug Thug한 학식의 증거인 고무줄로 곱게 말아넣은 만원짜리 지폐와, 이젠 명실상부 공인중개사(사실 자격도, 공인도, 중개도 하지 않지만) 역할이 되어버린 쿼츠. 그리고...
이 모든걸 한번에 없애버릴 수 있을만한 파급력을 가진 '문서'
...정말 공개해도 되는걸까. 아니면 적어도... 서연선배가 올린 보고서를 보고선 검지와 중지로 톡톡 튕겨보다가...한가지 생각이난다.
[조심해, 요즘 멸망론자들이 많더라. 통제되지 않는 기계악마가 일곱 모이면 멸망의 시작이라나. 찌라시니까 염두에는 두고.]
예약전송을 걸어둔다. 대충 시기는 12시간 뒤, 오후. 오랜만에 입어보는 마스크와 롱코트, 빨간 락카와 그리고... 저번에 주운, 금이간 '가면'에 대충 검은색 칠을 한 채 뒤집어 쓴다.
...미안하네 혜성선배. 딱히 사칭할 생각은 없긴한데, 얼굴을 가릴만한게 이것밖에 없네.
지금...새벽 3시인가? 딱 적당해. 아무도 없을만한 시기야.
대충 짠 도안이지만 만족스러워 당연히 도안 디자인만 혁신적일뿐, 그린건 괴발세발 초보처럼 그렸지만. 머리에 7이 새겨진 해골, 그리고 종말이 다가온다는 문구. 그리고, '0 하나는 무의미요 둘은 지배요 셋은 혁신이며 넷은 불이오 다섯은 수축이며 여섯은 징조이며 일곱은 멸망이라' 같은 뜬구름 같은 문구. 의미는...없어. 그냥 오해해줬으면 좋겠을뿐.
다음날 뉴스에서, 이걸 보도해줬으면 좋겠는걸?
...아. cctv 사각에서 그렸다지만, 평범한 사람이 너무 cctv 사각을 잘 알고있어도 곤란하지? 여기서 적당히 안들키게 갈만한 루트가... 아. 역시 스트레인지 쪽인가. 안쪽엔 cctv고 뭐고 잘 없으니까.
가볍게 톡톡 땅을 차다가, 스트레인지 쪽으로 뛰어간다. cctv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자. 물로 계단을 만들어 공중위를 걸어 쿼츠의 아지트 공터로 향한다. 그리고...토요일 아침까지 쭉 자면, 알리바이는 완성.
>>579 >>580 >>583 철현주 살고 봐야죠............. (죽은눈) 살아서 수능 보자!!!!!!!! (인생 목표가 수능이 되어 벌임;;;;;;; ) 그때 그거 봐서 좋을 게 없을 거 같은데... 확인해야만 나오는 단서가 있으려나 싶어서 꽤 갈등 때렸던 기억이 나요(먼눈)
>>581 >>594 랑주 아!!!!! 맞다. 선배 갠스에서 식칼살인마가 비슷한 거 했었어요...........(끔찍;;; ) 좀 가볍게는 최근에 급식소 볶음밥이, 새봄이 작품(원 재료 : 음쓰)이란 걸 알았던 정도겠네요 ㅎㅎㅎㅎㅎㅎ 혜우의 하바리움이 바닷속 분위기라면 나랑 언니의 하바리움은 살짝 사막 느낌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벚꽃 흩날리는 거 같아서 이색적인 분위기예요 ><
>>590 >>608 청윤주 오오오오오!!!!!! 해방을 축하드려요오오오오오오 >< 며칠 푹 쉬시면 실감도 나실 거예요!!!!!! 청윤이 하바리움은 뭔가 향수 같아요. 상큼달달한 향이 날 거 같아요 파란 꽃이랑 잎이 평상시 청윤이의 차분한 분위기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ㅎㅎ
>>602 수경주 수경이는 잘 꾸며진 꽃밭에 미니미로 들어간 거 같네요 히히
>>610 혜성주 혜성 언니 하바리움도 예쁘네요. 머리 비우고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져요 ><
>>619 캡 부장님은 뭘 들고 있나요? 도넛인가요? 부장님 평소 이미지랑은 다르게 살짝 장꾸 느낌이에요 ㅎㅎㅎㅎ
>>625 새봄주 에? 에에? 에에에??? ∑@ㅁ@ 진짜요? 그 제안서로요? 흑화 안 했으면 좋겠다 말씀은 드렸지만 원한이 안 생길 수가 없는 상황이라 생각도 못했는데요...89ㅁ898 뭐가 됐든 나아졌다면 다행이에요!!!!! 글고 네네!!! 서연이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제안까지니까요. 암튼 시간이랑 기력 많이 들이셨을 텐데 즐거웠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오 ><
>>648 그냥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들락거려서 혼냈구나 ㅋㅋㅋ 헉 그것만 있지 않다면 어떤...!! 궁금해진다! 그러고보니 리라랑도 일상해야 하는데 ㅋㅋㅋㅋ(새봄이가 정인쌤한테 고백한 거 알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구><)
>>665 응응!! 아직 죽이고 싶은 마음, 죽었으면 하는 마음은 남아있지만 꼭 내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을지도... 하는 생각이 서연이 보고서를 보면서 들었겠더라구>< 게다가 서연이 사과문 보고 걱정하다가, 보고서를 보고 서연이도 많이 무섭고 막막하지만 힘내고 있다는 걸 느껴서 자기도 좀 더 저지먼트 다운, 사람다운 마음을 유지하자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히히 그거야 정말로 즐거웠으니 말이지! 이다음 스토리에서도 힘내자구><
>>443 머지 나 이거 왜 이제 봄 태오 대가리 깨서 바다에 던져버리고 올게 공구리 시멘트좀 ㄱㄷ
아아니~ 먼 미움이야 저 양반들이 미워하면 소박맞아요 그리고 나이 비슷하면 질투라도 하는데 거 저 두분은 주책 아님?(진짜모럴리스발언) 아 머야 인간불신 휴 다 묻어버려야지 ㅋㅋㅋㅋㅋㅋ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 다 처참하냐고 눈물나 힝... 통화 하면서 태오도 평소보다 더 가라앉은 듯 잠기운 묵직하게 조곤조곤 얘기하다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잠깐 침묵하더니 "……괜찮아지려 노력하고 있어." 하지 않을까 괜찮긴 하지만 아직 심적 여유는 없고 그렇지만 심적 여유를 가지기엔 또 복잡한 심상이고 그걸 또 해소하자니 심적 여유가 없는 딜레마의 상태
먼지 알지 그... 알지? 아 씨... 일어나야 하는데 이거 무너지면 안 되는데 근데 무너져있네 아 한심하게 하 일어나야 하는데... 아 일어나야 하는데 왜 안 일어나져 한심하게 이거 무너지면 안 되는데의 반복 상황이라서 혜우에게 그걸 숨기고 싶진 않다나 봐. 그리고 "네 잘못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그정도일 줄은 모르고 안일하게 군 내 잘못이지." 하겠지~
>>0 그러잖아도 지하시설인데 불도 켜놓지 않아 바닥면의 비상전등만 겨우 켜져있는 실험장 내부, 토끼야 밤눈이 밝으니 그녀의 체취를 쫒아 어디든 돌아다녔지만 여학생은 그러지 못하고 여기저기 헤매고 있었다. 분명 오늘은 훈련을 쉬는 날도 아닐 뿐더러 훈련이 없대도 알아서 지지고 볶는 그녀가 있어야 할텐데, 어째 안에선 어물거리는 소리만 들려오니, 여학생은 궁금증이 생겨 안으로 들어가려 했고...
"멈추십셔!!!"
안에 있던 익숙한 복슬복슬하고 커다란 실루엣이 여학생을 불러세웠다.
[...갑자기 왜 그래?] "이곳은 통행금지가 실시되고 있슴다!" [어두운데서 실루엣만 드러내고 그래봤자 하나도 안멋있거든... 무엇보다 갑자기 통행금지라니, 하나도 모르겠거든.] "이곳은 현재 R&E에 의해 전면 진입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임다. 그러니 어서 돌아가십셔. 양키 고 홈."
과한 제스처, 여느때와 똑같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아무리 봐도 그녀였지만... 방정맞은 평소와 다르게 가만히 있는 것이 의심스러웠던 여학생은 실눈을 뜨며 자세히 살피려고 했다.
[난 양키도 아니고 집도 못돌아가거든... 뭣보다 나도 여기 소속인데...] "통행금지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엔 보안 유지를 위해 제압이 될수 있슴다. 반복함다.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반복함다.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반복함다.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반복함다. 지시에 따르시겠슴까?" [지쉬에 똬르시궸숨꽈~???] "순환 참조 발견. 치명적 오류... ##&^^^$#%@#%" [......]
갑자기 들려오는 기본설정의 기계음에 여학생은 '그럼 그렇지.'하는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와 비슷한 느낌의 인공 머리카락을 씌운 더미는 스파크를 일으키더니 이내 터져버리고 알았다.
별건 아니구 이제 장마 시즌이자나 그니까 행여나 우울하거나 예민하거나 하면 장마구나, 를 먼저 생각하자 우리 해도 없고 비도 오고 습기 눅눅하고 그니까 짜증도 나고 예민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울적도 하고 그럴 텐데 시원하게 복숭아 캔 통조림 하나 사서 양심상 제로 사이다에 촤라랍 말고 얼음 동동 띄워서 후루룩 먹읍시다요 복숭아 알러지 있으면 제로 사이다에 얼음이랑 마트에서 파는 키위같은 1개에 nnn원 그런 자잘자잘 과일들 썰어넣어서 먹자
몇몇 연구소에서 연구소에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을지 협력해달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꽤 지났다. 랑은 딱히 거절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성환은 그 날 이후 어느 연구소로 협력을 위해 가야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인첨공의 연구원이라기에는 조금 강단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지만 지금까지 커리큘럼을 이어오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면, 성환이라는 남자는 출세에 대한 욕구가 다소 결여된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최대한 안전한 방법을 사용하려고 했고, 발상의 전환도 시도했다.
"참관?"
그렇기에 앞서 언급되었던 시급한 일로 뵈는 연구소 협력과는 전혀 다른, 타 학생의 커리큘럼 참관이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을 때에도 랑은 그저 한 번 되물었을 뿐 불평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뭐, 참관 대상이 랑의 연인이었던 것고 한 몫 하겠지만.
그렇게 랑은 리라의 담당 연구원인 정인에게 나머지 이야기를 들은 뒤, 물러선 정인과 달리 모니터와 매직미러 너머의 리라를 쳐다보았다. 훈련하는 장소 자체는 새로울 것 없다. 학생이 온전히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만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연구원을 시야에서 치우는 것, 그게 가장 기본적인 환경 조성이니까. 그러나 연구원도 아닌 자신이, 자신만이 상대를 볼 수 있는 거울 앞에 서 있다는 것은 다소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기 충분했다.
"뭔가 이상한 게 있으면 바로 알려주면 돼, 네 커리큘럼도 겸하고 있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아무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괜찮다. 능력을 사용하며 집중하는 것 자체가 커리큘럼의 일환이니까.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아무 일이 없는 편이 좋았다.
그렇게 리라의 커리큘럼이 진행되던 도중, 랑은 머리에서 갑작스럽게 울리는 경보에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반 박자 정도 늦게, 모니터에 드러난 뇌파는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으니.
랑은 정인과 성환이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말리려 들기도 전에 커리큘럼실과 연구실을 잇는 문을 걷어찼다. 그 순간 말도 안 되는 속도와 양으로 증식하는 흰 색의 담쟁이덩굴이.
그 사이로 뛰어든 랑의 손끝 근처에서 증식하는 만큼 빠르게 불타기 시작했으니, 랑의 품 속에 있던 성냥갑이 어느새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이미 타오를 만큼 타올라 손잡이까지 숯덩이가 된 성냥 무더기, 손끝이 지져지면서도 성냥을 놓지 않은 채 주변의 담쟁이덩굴을 태우며 랑은 나아갔다.
그 끝에 있을, 자신을 빛으로 인도할 하얀 영혼을 향해서.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 인간의 틈바구니에서 빛을 내던 너, 주변으로부터의 시선과 간섭을 차단하는 듯한 담쟁이덩굴 너머에 있을 리라를 향해 랑은 나아갔으니, 불타는 속도가 담쟁이덩굴이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때.
ㅋㅋㅋㅋㅋㅋㅋ 주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어 나름 도움이 되는 구석이 있을테니 미워하진 않을거 같은데 이노므 인간불신이 '어차피 나는 눈엣가시겠지 언제든 기회만 되면 치워버릴거야'하고 삽질 푹푹팍팍
괜찮아지려 노력하고 있다라 혜우 심해 심상이지만 그건 또 찰떡같이 알아듣고 다행이네, 해줄거래 현 상황이 그렇더라도 적어도 마음 한켠에선 그걸 벗어나고자 하는 거잖아 그리고 조용히 있다가 태오가 네 잘못 아니라고 해주면 음 이불 같은거 꽉 쥐는 소리 나고 흐느낌 소리도 잠깐 났다가 먹먹한 목소리로 "아냐 오빠도 잘못없어..." 한마디 하고 나 이제 잘래, 하고 전화 끊으려고 한대
>>713 >>716 새봄주 앗앗!!! 서연이 심정과 상황상 손놓고 있지 않을 거 같아서 구색 맞추기 용으로 남긴 건데 새봄이한테 좋게 작용했다니 쓰길 잘했는데요!!! 그렇게 캐입해 주셔서 감사해요 >< 덕분에 보람차요!!!!! 새봄이는 역시 딸기인가요!!? 과연 생크림딸케의 전수자!!!! 저거 뚜껑 열면 샤랄라 봄향기 날 거 같아요~~
>>723 점례주 훈련 졸업 축하드려요오오오오오오 >< 꾸준함으로 승리자가 되셨네요!!!! (폭죽)(헹가래)
>>760 같이 공구리쳣냐고 사람아 아아악 밎아... 태오 기시감 느꼈을 거래 그리고 만약 자기랑 비슷한 상황이면 수복하게끔 지켜볼 거임... 자기도 어케든 홀로 수복했으니까... 그렇지만 자기처럼 더 뒤틀리진 않게끔 손뻗겟지 혜우는 자기랑 다르게 영락도 저지먼트도 있으니까
아이고 대마 자란다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하고 잠드는 소리 듣는데 제3자가 전화를 끊는다?
서형의 보고서를 처음 봤을 땐, 안도감이 들었다. 서형의 사과문을 봤을 때 마음이 내려앉았던건 서형이 잠깐이나마도 자포자기했던 게 아닐까 싶어서였으니까. 내 생각이 맞는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지금의 서형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우리를 학살하려는 전능하신 리틀 히틀러와 맞서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머리가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박형오와 박찬유를 내 손으로 죽일 각오까지 했던것도, 어쩌면 일종의 자포자기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선하를, 죽어간 많은 훈련생들을 죽음으로 몬 원흉인 박형오와, 우리를 학살하겠노라고 잘난 듯이 떠들던 박찬유가 죽어버렸으면 싶을 정도로 증오스러운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영화 대부에서도 이런 대사가 있다.
적을 미워하지 마라. 판단력이 흐려진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 미움을 최대한 분출해서 내려놓아 보기로.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노래 개사였다. 생각해보니, 박씨 부자에게 바치는 노래를 꼭 1학구 거기서 부를 필요는 없겠다, 하는 생각도 든다. 그녀석은 전능하니 전지하기도 할 테니 어디서 부르든 듣겠지.
그래서 즉석에서 뮤지컬 엘리자벳의 넘버, 나는 나만의 것을 개사한 뒤, 재빠르게 코인 노래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번호를 눌러 재생하고, 핸드폰을 보면서 한음 한음 또박또박 노래했다.
난 싫어 이런 삶 새장 속의 새 친구 난 싫어 이런 삶 도구 같은 내 취급
난 네놈들 소유물이 아니야 내 주인은 나야
난 원해 내 친굴 죽인 원수 갚기를 여기서 내 삶을 온전히 누리기를 난 신경 안써 네놈 입장 내 알 바 아니야
그래 알아 네놈들 세상에선 우린 존재할 수 없댔지 하지만 착각마 난 가만 안있어 내 주인은 바로 나야
이 문을 넘어서 너에게 가고 싶어 나 당한 모든 일 온전히 돌려줄래 난 나를 지켜나갈 거야 니 모가질 원해
난 싫어 네 놈들 사상도 신념들도 날 이젠 그냥 둬 이 녹음기같은 놈아 살인자가 될 것만 같아 니 모가질 원해
당신들의 학살에 저항하다 나 설령 죽는다 해도 저 세상 가서도 괴롭혀주마 난 원한을 잊지 않아
새장 속 친구로 살아갈 수는 없어 난 이제 내 삶을 원하는 대로 살래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주인은 나야
내일이면 다시 등교할 수 있다. 태오는 가만히 테라스에 비치해둔 빈백에 앉아 야경을 눈에 담았다. 담요를 덮고, 재머로 인해 밖에서는 무얼 하는지 보이지 않는 테라스에서 찬란한 네온사인을 보자니 생각이 깊어져 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한 삶이었다.
도피로 태어나 기업을 휘청이게 만든 것. 뒤틀린 심성이 타인과 다른 탓에 두 아이를 해칠까, 악독함의 씨앗이라 여겨진 것. 사슬에 묶이고도 그 심성 뒤로 순종하지 않는 것. 도망쳐서 남의 통수를 치고 살아남던 것. 기어이 메트로폴리스에 발 들인 것. 호기심 이기지 못하고 암부에 발 들인 것. 형제를 기어코 해친 것. 자신을 거둬준 주인 나리를 등진 것. 은우에게 잔인한 행각 보인 것. 그렇게 해놓고 다시금 돌아가야만 하는. 그렇기 때문에 기어코 돌이킬 수 없는 결단을 내려버린.
"독악한 것."
태오는 눈을 감았다. 아직 온전히 돌아온 정신은 아니다. 여전히 불안정하면 류시원이 손톱을 뽑던 순간이 떠올라 손가락이 욱신거린다. 그렇지만 이제 슬슬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믿기로 했다. 봐라, 한결도, 서휘도 없는데 더 발작하거나 울지 않고 있잖은가. 한결은 무언가 결심했는지 아침부터 연구 자료를 주섬주섬 챙겨 2학구로 떠났고, 서휘는 거래를 마칠 겸 자신이 부탁한 일을 행하러 갔다.
샹그릴라를 얻어야 한다. 최대한 많이. 시원은 레벨에 대한 욕망이 없으나 샹그릴라에 대한 지대한 호기심과 자신 대신 부작용을 겪어줄 실험체가 필요한 인물이고, 제사장은 본인의 흠결을 가리고자 어떻게든 레벨을 올리고자 들었다. 라바나를 통한 경기로 이미 한 번 포석을 깔았으니 제사장은 샹그릴라에 더 눈독을 들일 것이고, 자연스레 더 많이, 자주 손댈 것이다. 그리고 시원은 그 행동을 말리지 않을 것이며, 외려 종용할 테지.
아스트라페는 변형된 전기 신호를 잡고자 분석에 들어갔다고 했던가. 서휘가 작가의 탈을 쓰고 아스트라페에게 바즈라의 연구 관계를 끊을 수 있는 실마리를 주고 있다 했거니와, 남은 것은 희야와 혜우의 의지 뿐이다. 데 마레를 다시 습격할지도 모르는데 견딜 수 있는가.
"다만 수단일 뿐이지……."
태오는 눈을 반개했다. 태오는 늘 계획만 제공하였지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아주 가끔 행동에 나설 때가 있었다. 끝내 돌아올 수 없을 마지막 선에 도달한 사람을 만났을 때. 손가락으로 살짝 떠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선에 걸친 인단을 검지 하나로, 혀 하나로 슥 밀어버리면 누구도 모른다.
"……."
스스로 떨어졌다 생각하겠지. 그 순간 뻗는 손은 아주 최소한의 자비요, 그 자비를 희망으로 삼아야 한다는 절망을 안겨주어야 수지타산이 맞지 아니하겠나……. 태오는 다시금 네온사인 너머 세상을 향해 시선을 멀리 두었다.
귀를 기울이니 온통 심음이다. 세상사 살아가는 자의 하루만큼 늙어가는 일상이 뇌를 침식한다.
세상의 속내가 이리도 시끄럽고 순진무구하거늘, 오늘따라 독악한 내 심상은 고요하기 짝이 없다. 잔잔한 심중에 파문 일어날 일을 두려워 말아야 할 때가 다가오누나.
요 며칠 정보 정리다 제안서 작성이다 정신없이 보냈더니, 학교 분위기는 어떨지도 조금 염려스러웠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나름 조용조용히 흘러갔던 거 보면, 못해도 인첨공이 반 이상은 선망해 왔을 퍼클 1위 유니온이 실은 모두를 몰살시킬 생각에 드릉드릉한 싸이코임이 대대적으로 알려지진 않은 모양이다만. 일단 나더러 요즘 들어 밤에 왜 더 지X이냐고 포효했던 룸메는 괜찮은 거 같고, 태인이도 슬리퍼 어택은 거의 안 하지만 건 내 꼴이 엉망이라서 같고 평소랑 비슷하다. 다른 학생들은 어떠려나? 전교생을 쫓아다니는 건 불가능하니 교실, 운동장, 급식실, 강당 같은 데를 하나하나 짚고 사이코메트리로 학생들이 어떻게 했나 살펴봤다. 그랬더니... 경악스러울 만큼 별일 없었다. 내가 요 며칠 피 마르고 발 동동 굴렸던 게 헛짓 같아질 지경이었다. 다행일까? 유니온의 목적이 알려지면 그 즉시 인첨공판 휴거가 뜰 테니;;;;; 근데도 기분은 이상했다. 내가 겪은 게 다 꿈이고, 실은 아무 일 없었던 거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바램이 또 치솟아서. 정신 차려야지!!! 그래 봤자 할 수 있는 일은 0에 가깝지만, 정줄 놓았다간 폐가 되니까
>>771 캡 앗 아앗;;;;;;;;;;;;;; 30%나 남았는데 4개월 안에 끝날지 아닐지가 각이 안 나오는군요오오오오오;;;;;(털푸덕)(좌절) 이럼 훈련 접을지 말지를 못 정하는데에에에에에89898ㅁ9898888...
>>775 혜성주 에? 에에? 에에에에에에??? 30%밖에 안 남았는데 4개월보다 더 간다고요?? 저희 스레 그렇게나 장기 스레였나요? @ㅁ@;;;;;;;;;;;
>>777 >>778 새봄주 멘탈레기 모먼트가 너무 많았어서 당찼다는 표현은 부끄럽지만...(쥐구멍)(머리박) 새봄이의 흑화가 그치는 데 보탬이 됐다면 다행인 거시에오오오오오오 >< 사람 죽일 각오를 했던 게 일종의 자포자기였을지도 모른다라... 저런 방향으로 자기성찰도 가능하군요!! 적을 미워하면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영화 대부의 대사도 엄청 멋있어요!!!! 증오스러운 상대일수록 냉철해져야겠네요. 그리고 막줄 깨알같이 웃었어요 ㅎㅎㅎㅎㅎㅎ 새봄아 목 쉬겠다^^;;;;;;;;;;;; 글고 영상 노래 엄청 좋아요!!!! 배우 노래 끝장나게 잘 부르신다아아아아아 @ㅁ@ (엄지척)(얼음땡) 서연이 영향 받은 훈련 레스라고 알려 주셔서 유심히 봐 봤어요 히히 안녕히 주무세요 새봄주 ><
>>779 수경주 숙면 꿀잠 아침까지 편안히 주무시길요오오오오 (붕붕)
>>780 한양주 안녕하세요오? 야식을 달리시다니? 내일 쉬세요?
>>783 태오주 어휴... 손톱 뽑히는 거 상상만 해도 아픈데;;;;;;;; 태오 선배 회복해서 다행이네요. PTSD 같은 건 없길 바래요...
담쟁이 덩굴을 그려내는 손이 간헐적으로 떨린다. 오늘만큼 저 매직미러가 신경 쓰이던 날이 없었다. 이쪽에서는 볼 수 없지만 저쪽에서는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의식하는 날이 올 줄도 몰랐다. 색을 올리지 않은 덩굴의 스케치가 조금씩 길어지고 많아지며 한 페이지를 채워나가지만 리라의 정신은 현재가 아닌 과거를 부유한다. 조금 전 일어났던 상황이 끊임없이 리플레이 되며 정상적인 연산에 필요한 정신력을 갉아먹는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사각사각사각사각.
온갖 생각들이 근본없이 뒤얽히는 와중에도 눈과 손은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덩굴들이 종이의 네 모서리에 닿을 정도로 꽉 찼을 무렵.
- 잠깐, 나랑 학생! 멈춰요!
정신적으로 몰릴 때마다 튀어나왔던 나쁜 버릇이 가짜 식물의 형태로 실체화 되었다. 연필심이 부러지는 동시에, 하얀 담쟁이 덩굴이 폭발적으로 뻗어나가 커리큘럼실을 뒤덮는다. 당황할 틈도 없이 제 주변의 일부만 제외하고 벽과 천장을 가려내는 덩굴의 모습에 철없게도 안도감이 앞섰다. 순식간에 형광등까지 뻗어나간 담쟁이 덩굴의 잎은 빛을 가려 밝았던 커리큘럼실을 한순간 암실로 만든다.
"허억!"
그러나 열기를 띈 탄내 사이로 은은한 올리브 향이 성큼 다가와 그를 끌어안았을 때, 불안의 생장은 비로소 멈추었다. 동시에 공간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던 하얀 덩굴들이 힘을 잃고 하나 둘 중력을 따라 바닥으로 추락한다. 커리큘럼실의 하얀 형광등 불빛이 마치 태양처럼 쏟아져 내리며 두 사람의 실루엣을 온전히 드러냈다.
"......랑이 언니?" - 나랑 학생, 이리라 학생. 괜찮습니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어떻게 여기에— 아, 맞다. 참관하러 온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 안에는 어떻게. 다만 깊은 판단 이전에 리라는 손에 든 그림 도구들을 떨어뜨리고 그저 랑을 마주 끌어안았다. 두근두근, 서로 맞닿은 두 개의 심장 박동이 이윽고 맞물리며 같은 리듬을 띈다. 그리고 그대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리라는 고개를 들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랑이 걸어온 길을 따라 타들어간 담쟁이 덩굴과 그 끝에서 들려오는 정인의 난감한 음성, 성환을 향한 사과의 목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언니! 손!"
덜 가신 듯한 열기를 따라가다가 발견한 손의 상처가 현실에서 몇 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듯하던 감각을 다시 지상으로 끌어왔다. 리라의 얼굴에는 당황이, 그 다음에는 슬픔이, 죄책감이, 미안함이 차례로 스쳐간다.
"미, 미안해요... 정말 미안, 나 때문에... 아프겠다. 이거 덴 거죠. 불에... 치, 치료..."
불을 쥐게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독하게 마음이 아프다. 리라는 잠시 손 둘 곳을 모르고 허공을 휘젓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랑의 손을 감싸쥐었다. 난 왜 하필 오늘 그곳에 갔을까. 내가 거기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들키지도 않았더라면 이럴 일은 없었을 텐데. 그저 무난히 커리큘럼을 마치고 웃으며 손 잡고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요. 정말로..."
하지만 동시에 범람하는 불안을 기꺼이 뚫고 들어와 준 당신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게 그늘진 미욱함을 걷어내준 당신이 마치 별 같아서. 미끄러질 때마다 손을 잡고 끌어내주는 당신이 나의 구원 같아서. 그래서 리라는 랑의 손을 놓을 수 없다. 놓지 않는다.
저 멀리 놓인 모니터에 기록되는 뇌파 그래프가 점차 안정되는 동안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어쩌면 금에게는 숭배에 가까울 정도로 맹목적으로 당신에게 애정을 표현하던 그날들이, 언제 어떤 관계로 끝날지 모르는, 형벌을 받기 전까지 기다리는 날들에 가까웠을 지도 모른다. 금은 서로를 깊이 끌어안은 채 눈을 감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면, 알아가면 된다고. 그것이 당신을 사랑하지 못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심장이 죄여오듯 아파지고, 머릿속은 복잡하나 하나는 명확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체온을 나누는 이 순간의 충만함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 이내 당신이 입을 맞춰오면 금은 경직된채 굳어버리고 만다. 혼이 빠진듯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았으니,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을 정도였다. 금은 통증에 가까울 만큼 황홀함을 느끼고 있었다. 당신이 그렇게 대답하면 정지된 것 같은 시간 속에서 서로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을까. 마음속에 품었던 상념들을, 째깍째깍 터질 듯 불안하던 초조와 불안은 사라지고.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 그때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금은 웃었다.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꼭 그렇게 만들고 말 것이라고요."
처음 만난 날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애타게 이 순간을 기다렸는지. 금은 그렇게 대답하며 당신의 어깨를 감싸며 다시금 입을 맞추며 당신을 달랬다. 이제는 당신과 함께 할 더 나을 미래를 금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금은 애절한 사랑이 넘치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으니, 당신의 귀에 대며 낮게 속삭였다.
높낮이 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 들고 있던 이면지를 두 손으로 공손히 내밀었다. 잿빛 재생지 위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금고형 보관함 너비, 폭, 높이, 30센치. 면두께, 약 8센치. 소재, 경량형 금속제, 강도 최고치, 무접합 시공형으로. 외관 치장 불필요, 통상적인 스틸그레이 컬러, 내외부 올 무광. 기능, 일반 금고와 같음, 넘버링 없는 9개의 버튼을 측면에 은폐식으로. (평소 보이지 않도록) 버튼은 장조 음계 8음과 반음 1개로 구성. 번호입력 5회 실패 혹은 강제적인 개방 시도 시 내용물과 함께 암석이 되어버릴 것. 요구사항이 적힌 이면지를 내밀고 조용히 기다렸다. 기력이 현저히 떨어져 보이는 걸 빼면 대화를 거부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물어도 좋지 않을까.
//혹시나 물어볼게 있다면 물어도 좋음! 다만 제정?신이기 때문에 대답을 에둘러 회피하거나 왜곡할 수 있음 당장 오늘 말구 내일자 훈련감으로 느긋하게 써줘도 오케이
>>803 헉 읽어줬구나!! 고마워!! 888ㅅ888 아무래도 살인자가 되면 메리트보다 디메리트가 더 많은데 새봄이가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머지 그걸 다 고려를 못했을 수 있겠다 싶더라구>< 히히 그치!! 나도 좋아하는 대사라 맥락에 맞게 써먹어보고 싶었는데 괜찮았다니 다행이야>< 그리고 저 끝장나는 고음을 쌩목+비명발성으로 지른 새봄이는 다음날 목소리가 제법 걸걸해져있을지도 ㅋㅋㅋㅋㅋㅋ 반응 달아줘서 고마워! 덕분에 뿌듯했어 ><
>>628 정하주 ∑@ㅁ@!!!!! 이제야 봤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찌라시 식으로 소문내는 건 상상도 못했네요. 역시 정하 똑똑이!!!!! >< 위험하다면 위험한 시도라 한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막줄대로 되면 베스트일 텐데요👀👀👀
>>863 혜우주 쿠키 언급 감사해요오오오오오 >< 금고에 넣을 만한 기밀이나 보물이 생긴 걸까요? 라지만 내용물과 함께 암석이라니...안 귀하고 안 중요해서가 아니라 털릴 바엔 차라리 돌로 만들겠단 거겠죠?👀👀👀
>>869 새봄주 그쵸 그쵸!!! 저는 그 부자를 안 죽이고도 사태 해결 가능한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스레엔 지니어스 많고 캡도 판정 널널하게 해 주시니 새봄이가 꼭 피 묻힐 필요는 없을 거예요 >< 미워해선 안 되는 이유로 감성적인 이유를 꼽는 경우는 꽤 본 거 같은데 대부 대사는 지극히 이성적인 이유라 간지가 확 사는 듯해요~~~ 재밌게 읽었어요 히히~☆
1) 제로포 완성 저지 ① 제로 시리즈 7기가 모두 완성된다면? ▸인첨공의 현 지도층은 능력자 및 바이오로이드의 폐기를 감행할 것임 ▸제로와 유니온은 인첨공 파괴를 도모할 것임 ② 제로포 완성을 위해 레드윙의 위크니스 습격을 지시하려는 계획 있었음 ▸해당 계획을 저지하고 레드윙과 연합할 수 있다면 최선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현재 리버티이므로 연합이 어려울 수 있음 ③ 임시로 공조해서라도 레드윙의 데이터 추출 or 위크니스 사망은 막아야
2) 그림자-제로, 리버티-제로의 단절 ① 그림자가 제로 시리즈를 기대하는 것은 전적으로 통제되리라 믿어서임 ▸그 믿음을 깬다면 제로 시리즈를 가동 중단or파괴할 가능성 있음 ▸인첨공 현 지도층이 유니온을 견제할 가능성도 있음 ② 리버티의 간부 및 부원 대부분은 제로가 모두를 몰살시킬 계획임을 모름 ▸진상을 알리면 제로의 계획에 따르지 않고 와해될 가능성 있음 ③ 증거와 함께 진상을 공개해 제로에 대한 불신을 이끌어 낼 필요 있음
3)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강탈 저지 ① 생산 후 강탈 계획을 세웠다면 내부의 협조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됨 ▸리버티에 협조하는 내부자 적발 필요 ▸최악의 경우 생산 중단 및 폐기도 고려할 필요 있음 ② 목화고 저지먼트가 감행하기엔 한계 명확 ▸4학구 안티스킬 크리에이터를 통해 2학구 안티스킬에 협조 요청?
4) 수중 전함 포세이돈 무력화 ① 초능력은 방어됨. 물리적 수단 필요 (예 : 어뢰) ▸저지먼트가 동원 가능한 수단인가? ▸동원 가능할 경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가? ② 내부 진입을 통한 무력화 ▸파워 제어 장치 넷을 동시에 파괴 ▸그로 인해 AI룸이 열리면 AI 파괴 ▸내부 진입이 가능한가? ▸장치 파괴는 가능한가?
5) 퍼스트클래스와의 공조 ① 유니온과 제로 시리즈가 연합하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음 ② 해체 코드의 확보 및 사용이 필수에 가까울 것으로 보임 ▸해체 코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언제 폭사당할지 모르므로 위험 ③ 웨이버는 리버티, 플레어는 현 지도층에 충성하므로 사실상 어려움 ④ 레드윙도 위크니스가 리버티 소속, 1-②로 인해 가능성이 불투명 ▸여의치 않을 경우 중립이라도 유지하도록 설득 필요
6) 유니온 저지 ① 유니온 오리지널은 능력 사용이 초커와 구속구에 의해 억제되는 것으로 추정됨 ▸초커와 구속구의 발동 조건은 불명. 가능하다면 파악 필요 ② 리버티를 조직한 것은 유니온-제로만으로는 계획 추진이 불가능해서로 추정됨 ▸유니온의 개입이 제한되는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임. 가능하다면 파악 필요
[...팔.. 다리.. 목.. 내부..] [엉망진창이나 마찬가지죠...] ..그래요.. 저지먼트에게 가장 와닿는 사례는 수연(샹그릴라 사건 피해자, 현 리버티 간부) 정도일까요? 수연보다야 덜하긴 하지만.
[나는 혼몽하다가 깨었다가 금방 잠들고 복원하고 있었던 게... 그때로부터 몇개월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그렇게나(2년은 넘게) 흘렀고.. 그게 제대로 활동을 시작해서 나도 제대로 깨어날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그녀가 반쯤 울먹이는 것처럼 표정을 짓고. 말을 전달하려 하고는 지하에 있냔 것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에 표정이 좀 밝아집니다. 처음 만난 저지먼트가 자기를 막 의심하고 긁었던 것에 비하면 이 얼마나 긍정적인 신호인가요. 라고 생각하는 걸지도요. 그리고 그때는 확실히 너였다는 것은 긍정합니다. 그런 것이라고 당연하게 믿고 있는걸요. 기억도 선명하게 온전하고요. 하지만 너무나도 온전합니다.
[나..나는.. 그냥.. 도플갱어같은 그 간악한 것을 처리하고 내가 있을 자리를 보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동월 군을 만난 건.. 우연이지만.. 기쁜 일인걸요.] 도울 건 없어요.. 라고 말을 전하려 합니다. 나름 진정하긴 한 건지. 동월이 어깨에 손을 올려도 흠칫하기만 할 뿐 가만히 있네요. 의외로, 타인에게 수경을 미워해라. 를 주장하는 건 아니라 내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그거는 가짜나 마찬가지고 진짜는 나에요. 라는 사실관계를 확인받고 싶어한다에 더 가깝습니다. 사실관계는 그렇지만 걔도 생명은 생명이잖아! 라고 하면 눈 앞에 수경이 없다면 비교적 차분하게 말할 순 있습니다. 있으면 좀 달라질지도 모르긴 한데. 여로 때(여로와 그녀 일상에서는 부듧거림)엔 왜 그랬냐고요? 긁혀서 그랬습니다..
커리큘럼을 통해 개화시킨 ■■■의 초능력 개발 결과: 대분류: 인투이티브 앱티튜드(Intuitive Aptitude) 소분류(특화능력): 킬러 인스팅트(Killer Instinct) 개요: 데인저 센스의 역방향으로 커리큘럼이 진행될 경우 개발되는 능력. 분석을 시작하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조합해 어떻게 해서 저 상대를 해치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 죽일 수 있을까가 머릿속으로 저절로 계산된다는 얘기.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이 이 능력을 개발하면 위험하므로, 해당 능력을 가진 능력자들은 주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 꼭 사람이 아니라 사물을 박살내는 방향으로도 작동한다.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이기 때문에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체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판정: 레벨 4, 계수 41 위 인물은 상위 1%에 해당하는 귀중한 인재입니다. 「마에스트로」라는 이명으로도 불립니다.
커리큘럼을 통해 개화시킨 ■■■의 초능력 개발 결과: 대분류: 인투이티브 앱티튜드(Intuitive Aptitude) 소분류(특화능력): 킬러 인스팅트(Killer Instinct) 개요: 데인저 센스의 역방향으로 커리큘럼이 진행될 경우 개발되는 능력. 분석을 시작하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조합해 어떻게 해서 저 상대를 해치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 죽일 수 있을까가 머릿속으로 저절로 계산된다는 얘기.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이 이 능력을 개발하면 위험하므로, 해당 능력을 가진 능력자들은 주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 꼭 사람이 아니라 사물을 박살내는 방향으로도 작동한다.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이기 때문에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체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판정: 레벨 5, 계수 17 비고 : 위 인물은 레벨 5로, 무엇보다 귀중한 인재입니다. 「도올」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립니다.
한바탕 뒤집어졌던 커리큘럼실에는 짙은 소독약 냄새와 더불어 덜 지워진 탄내가 가득했다. 청소 로봇이 내부에 남아있는 하얀 담쟁이 덩굴의 잔재를 빨아들이는 동안, 정인은 낮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제 발끝만 내려다보는 리라를 응시한다.
"제정신입니까?" "......죄송합니다." "커리큘럼 시간엔 커리큘럼에만 집중한다. 이게 그렇게 어려워요? 그러라고 조금 전 일에 대해 묻는 것도 미룬 건데." "죄송..." "하아. 다른 연구실에서 참관 온다는 것도 미리 고지하지 않았습니까. 왜 하필 오늘 이렇게까지... 도대체가, 하루라도 조용히 넘어가면 어디 덧나기라도 합니까?"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정인은 마른세수를 한 뒤 숨을 들이켰다.
"됐고, 처음부터 다시 짚어보죠. 거기서 뭐 했습니까?" "...거기가 어디," "모르는 척 하지 말고. 그 구역. 벽 말입니다." "아무, 것도." "아무것도?" "말 못 해요. 개인사예요." "개인사."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짧은 침묵 안에서 두 쌍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별 웃기지도 않는 괴담이 도는 낡은 구역과, 고작해야 1년 반 전에 들어온 학생 사이에 무슨 대단한 개인사가 얽혀있다고. 됐습니다. 이제 와서 뭘 했는지가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정말 중요한 건 지금부터죠."
청소를 종료합니다. 안내 음성과 함께 청소 로봇이 벽 안쪽의 충전소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자 정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데스크탑이 놓인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조작하나 싶더니—
[알림: User_이리라 님의 목화고등학교 제 12연구소 출입 권한이 관리자에 의해 임시 차단되었습니다.]
띠링, 하는 경쾌한 알림음과 핸드폰 화면을 밝히는 팝업 메세지에 리라는 그만 얼어붙고 만다. 출입 권한이 관리자에 의해 임시 차단되었습니다. 하는 문장은 두세 번 더 입속에서 읊어본 뒤에야 그 뜻을 실감할 수 있다.
"이게 뭐예요?!" "앞으로는 제가 직접 픽업 나가고 내보내는 것까지 할 겁니다. 그렇게 알고 오늘은 이만 귀가할 준비 하세요." "잠시만요. 학생 연구소 출입을 막아버리는 담당 연구원이 어딨어요! 로비, 엘리베이터, 커리큘럼실까지 적어도 3번은 출입증 태그해야 하는데 이렇게 다 막아버리시면—" "쓸데없는 짓을 못 하겠죠. 그러라고 막은 겁니다."
데스크탑의 프로그램 창을 내리고 절전 모드로 돌린 정인은 다시 리라가 있는 곳으로 다가와 선다. 긴 그림자가 몸 위로 드리운다.
"이리라 학생. 내가 당신의 담당 연구원이라 이 정도로 끝내는 겁니다. 다른 연구원에게 그 상황이 목격됐다면 지금쯤 어땠을 것 같습니까? 트집 잡기 좋아하는 인간들이 여기 한둘일 것 같아요?" "......알아요. 그, 그렇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연구원님한테도 저한테도 둘 다 번거로운 일인데." "레벨 4 최상위권을 바라보고 있는 담당 학생이 괜한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보다야 번거로운 게 차라리 낫습니다. 알아들었으면 짐 챙기세요. 내보내 줄 테니."
지난날 벌어진 여러 사건들로 인해 머릿속은 복잡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컨디션에 큰 변화는 없었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무너져서 휘청거렸던 지난 몇 주를 생각하면 그나마 나쁘지 않은 결과다. 심란함은 어쩔 수 없다지만, 그마저도 주어진 일들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정도는 잊을 수 있으니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응?"
때문에 혜우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신경 쓰이는 곳은 따로 있다. 낮게 가라앉은 음성, 창백한 피부에 그늘진 눈가, 결정적으로 생기 없는 눈동자. 어쩐지 학기 초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응시하며 리라는 지난날 1학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이전, 태오와 관련되었던 일까지도.
"물론이죠."
그러니 어쩌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질문 같은 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그는 쉽게 형태 잡히지 않는 질문을 성급히 던지는 대신 고개부터 끄덕이며 혜우가 내민 재생지를 받아 쥔다. 조금 차가운 이미지의 금고형 보관함. 특이사항이라면 건반과 유사한 잠금 장치를 원한다는 것과... 정석대로 열지 않으면 메두사의 눈을 본 것처럼 돌이 되어버린다는 것일까. 리라의 시선이 재생지에 적힌 내용을 두어 번 더 훑어내린다. 무엇을 넣고 싶기에, 무엇을 단단히 잠가두고 싶기에 이런 기능을 부탁하는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너비, 폭, 높이가 각 30cm. 각 면의 두께는 약 8cm인 무접합 시공형의 보관함이 실체화 된다. 경량형 금속을 소재로 선택해 심각하게 무거운 정도는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쏟아부어 강도를 최고치로 맞춘 스틸 그레이 컬러의 그것은 치장도 무엇도 없어 다소 투박하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 보관함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금고에 가깝다는 감상을 줄 정도로. 그리고 광이 나지 않는 보관함의 측면에는, 언뜻 봐선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검은색 초승달 문양이 상단 좌측 구석에 조그맣게 새겨져 있었다.
"이 부분을 터치하면 버튼이 나와요. 이렇게. 잠금 풀면 종이 주사위 도안 펼치는 것처럼 윗부분만 깔끔히 열릴 거예요.
그리고 그 초승달에 손가락을 올리면, 문양을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넘버링 없는 9개의 버튼이 올라올 것이다. 장조 음계 8음과 반음 1개로 구성된 건반 같은 잠금 장치.
"입력 5회 실패 혹은 강제적인 개방 시도 시 내용물과 함께 암석이 되어버릴 것. 여기 적힌 대로 설정해 뒀어요. 혹시 모르니까 사용 설명서도 간단히 썼는데, 사실상 혜우 후배님이 준 아이디어 시안을 그대로 옮긴 물건이라 굳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머쓱한 웃음을 흘리며 금고의 한 면에 포스트잇을 붙인 리라는 이윽고 혜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뭘 넣고자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모쪼록 혜우 후배님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컨디션은 어떻냐, 너무 무리하지 말아라. 그런 말조차 주제넘을까. 고민하던 그는 그저 겉옷 주머니에 든 캐러멜 서너 개를 꺼내 혜우에게 쥐어주려 한다.
"최근 사건이 너무 많았죠. 마음 고생 많이 한 것 같아서.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해요. 꼭 물건이 아니라도 괜찮으니까 뭐든지. 알겠죠?"
커리큘럼을 통해 개화시킨 ■■■의 초능력 개발 결과: 대분류: 일렉트로키네시스(Electrokinesis) 소분류(특화능력): 이모션 마리오네트 (Emotion marionette) 대외적인 번개, 전기의 큰 흐름을 조작하는 것이 아닌 미세한 전류를 조종하는 것에 특화된 능력. 상대방의 생체전기와 뇌파를 조작하여 감정을 자극하거나, 아예 반대의 감정을 심고, 상대방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혼선을 줄 수 있다. 감정의 경우에는 …… 단숨에 깨질 수 있다는 것이 약점. 환각과 감정 신호를 조작하는 것에 특화됐지만 생체전기를 다루는 특성상 레벨이 높아질수록 상대방의 뇌파신호를 조작해 아주 잠깐 움직임을 멈추거나 행동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판정: 레벨 4, 계수 4991 비고 : 위 인물은 상위 1%에 해당하는 귀중한 인재입니다. 「퍼펫티어」라는 이명으로도 불립니다.
머리 = 이성 = 시시각각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가장 몸서리치게 끔찍해하는 것, 자신의 상태와 상황을 제3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에 그 행위의 여파를 미리 인지시키고 본능대로 하고픈 충동을 억지로 억누르게 만드는 감각, 그러나 떼어내고자함을 보류, 태오의 '노력'이 쐐기로 박혀있기 때문이다
심장 = 감정 = 예측불허하게 본능을 자극하는 것 현 시점 가장 쓸모 없고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이성과 본능 뿐이라면 그나마 갈등이 덜할 텐데 이것이 있어서 늘 갈등이 극에 치닫는다고 여김, 특히 이것은 쐐기가 없기 때문에 본능을 자극하는 영향이 더 커서, 그만큼 반발하는 이성 탓에 필히 떼어내고 싶어하는 중이다
오마케★ 리라에게 부탁한 보관함 = 영구한 상실 최초 설정한 패스워드 외에는 본인조차 열 수 없음, 강제 개방 시도 시 내용물과 함께 암석이 되어버리는 설정은 넣었으나 되돌아오는 설정은 없는 것으로 함과 함께 돌이 된 것은 다신 돌아오지 않는, 영구한 상실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