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쨌든 메이사한테 밥 먹이기는 성공했지만, 3분도 안 되는 시간에 먹어치웠다는 게 불찰. 무엇보다 내가 집어들은 건 입에 대기만 했다는 게 아쉬운 일이다. 메이사에게 먹이려던 튀김은 그대로 내 입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생각했다.
메이사가 깼을 때 영 안색이 안 좋아보이기 전까진. 마음은 쓰였으나 메이사가 딱봐도 '말 걸면 진짜 죽여놓는다' 얼굴을 하고 있기도 했고, 교토역에서 인원체크하랴 유인물 전달하고 공지하랴 정신이 없어서 챙기질 못했다. 그래도 체크인만 하고 나면 교토 타워 구경하고 자유시간이니까 괜찮지 않으려나 싶었다. 우마무스메들이야 워낙 강한 녀석들이니까(2주 전에 맞은 곳이 아직도 핏멍자국이 남아있을 정도로)
교토타워는 이전에도 본 적 있어서 애들이나 감시하면서 구경하는둥 마는 둥 돌아다녔다. 50명 정도의 우마미미에 둘러싸여 있다보면 익숙한 갈색 귀가 시야에 스쳐간다. 메이사인가 싶어서 눈으로 좇다보면 패밀리 마트로 들어가서, 뭔갈 사서 나온다. 그게 뭔가 석연찮았지만 챙기질 못했다. 나는 챙겨야 할 녀석들이 25명이나 있었으니까. 그 녀석들에게 자유시간을 선포해주고 나서야 메이사의 뒤치다꺼리를 하러 갈 수 있었다.
"너 아까 뭐 샀어?"
메이사의 손을 붙잡았다. 안 잡으면 또 어디론가 휙 가버릴 거 같아서.
"...이제 자유시간이니까 좀 쉬어. 너 안색이 별로야. 숙소까지 데려다줄까?"
어쩌다보니 메이사는 혼자 동떨어진 방이었다. 총 15명, 여자 9명 남자 6명으로 구성된 인솔자 조에서 두명씩 짝을 지어 방을 썼으니까. 그러니까 좀 더 걱정되는 게 있었다. 메이사는 남의 눈을 은근히 의식해서, 룸메이트가 있으면 멀쩡히 굴어도 없으면... 뭘 어떻게 할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나는 메이사의 손을 꼭 잡고 물가에 내놓은 아이 보듯이 좀 안절부절하게 되는 게 있었다. 과할 정도로 챙기게 되고.
"나야 교토는 자주 와봤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먼저 온천 들어가서 담그고 있어도 돼. 데려다줄게."
교토에 도착할 때까지 잤는데도 어째 속이 불편했다. 배도 더부룩하고 식은땀도 나고, 아무래도 체한 것 같은데... ....학생이었을땐 그런 이유로도 슥 빠지거나 쉬거나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으니까. 그냥 참다가 중간에 소화제나 사서 먹으면 되겠지. 하지만 표정을 관리할 정도의 여유가 있진 않아서 돌아다니고 인솔하는 내 얼굴은 분명 반쯤 썩어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절반이 아니라 꽤 많이일지도.
체크인 후 교토타워를 둘러보던 중, 저 앞에서 유우가가 애들을 챙기고 있는 게 보였다. 어차피 여기만 둘러보고나면 자유시간이고 애들도 알아서 돌아다닐테니까... 지금 잠깐 약을 사러 가야겠는데. 잠시 주변에 양해를 구하고 슬쩍 빠져나가 패밀리 마트로 향했다. 소화제 하나를 사서 주머니에 챙겨넣고 나오고나서야 잠시 후회했다. 물도 같이 사서 그냥 한 알 먹고 나올 걸 그랬나. 잠시 멈춰서 다시 들어갈까 머뭇거리던 사이에 손을 붙잡혔다.
"....."
뭐 샀어?하고 추궁하듯 물어오는 말에 어쩐지 대답하기가 싫었다. 약이라고 얘기하면 분명 또 뭐라고 잔소리를 시작할 게 뻔하지. ...내가 그동안 쌓은 업보 때문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몸이 안 좋아서 괜히 더 짜증나고 화날 것 같아서.. 하. 모르겠다. 몸도 안 좋은데 괜히 더 피곤해지기 싫어서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대신 주머니에 넣은 소화제를 괜히 만지작거렸다.
"...혼자 갈 수 있어."
그래도 자유시간이니 좀 쉬라는 말은 꽤 괜찮네. 안 그래도 자꾸 시큼하게 신물이 올라오는게 진짜로 상태가 안 좋다. ...빨리 가서 약 먹고 좀 누워서 쉬면 되겠네. ...이런 상태로 온천에 들어가는건 아무래도 무리겠지만.
"알아서 갈테니까 이것 좀 놔..... 가서 쉴 거라고. ...아."
대체 왜 이렇게 꽉 잡고 안 놔주는 건지 모르겠다. 남은 힘을 짜내서 억지로 손을 당겨 빼려고 해본다. 괜히 다른 손까지 힘을 준 덕분에 주머니 안에서 종이곽이 우그러지는 느낌이 났다. 아, 젠장. 아차 싶어서 손에 쥔 채로 주머니에서 빼서 내용물이 멀쩡한지 살펴본다. ...다행히 액상캡슐이 아니라 정제라서 터지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귀찮은 일 생기는 게 싫어서 감추고 있던 게 전부 헛수고가 됐다는 거. 유우가의 눈 앞에서 약을 꺼낸 것이다. 그것도 조금 전에 산 걸 주머니에 감추고 있다가. ○됐다. 또 시끄럽게 굴겠네. 짜증섞인 한숨을 길게 뱉었다.
와그작 하는 소리가 메이사의 주머니 안에서 났다. 나도 메이사도 주머니에서 꺼낸 그걸 바라봤고, 그건 소화제였다.
"...말을 하지."
어쩐지 급하게 먹더라니. 아니, 그건 역시 나 때문인가? 좀 심란해졌다. 자세히 보면 안색도 파랗고 식은 땀도 배어나와있는데 정신사나워서 신경을 못 써줬다.
"나한테 오타이산 있는데 괜히 샀네. 일단 먹고 쉬고 있어. 호텔에서 오타이산 꺼내줄 테니까 그거 먹고... 같이 가자."
솔직히 약이란 걸 보고 좀 움찔한 건 사실이다. 나도 모르게 손을 꾹 잡았을 정도로. 하지만 아까 급하게 먹던 게 마음에 밟히기도 했고, 다른 약이라면 모를까 소화제 정도라면야 큰 무리는 없으니까. 그걸 다 먹기도 고역일테고. 그래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메이사를 데리고 호텔방으로 갔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래보이긴 하는데, 일단 엄연히 다른 방이다 우린. 메이사 방의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서 뜯어온 가루 오타이산을 생수와 함께 내밀었다.
"...일단 먹고 좀 쉬어. 너 오늘 밤에도 못 잤었고 기차에서도 편하게 못 잤을 거 아냐. 눈 좀 붙이면 내가 저녁 때 깨워줄게. 그때 몸 좀 괜찮으면 저녁 먹자. 여기 온천이 괜찮다니까 9시 되면 좀 담그러 가도 될 거야. 몸 따듯하면 소화 잘 되잖아."
"자, 물이랑 같이 먹고. 옳지."
메이사를 침대에 눕혀주고는 나도 걸터앉았다. 방은 역시 적당한 비즈니스 호텔 아니랄까봐 침대 사이는 사람이 겨우 한 명 지나갈락 말락하고, 캐리어 하나를 펴기에도 애매한 공간이었다. 몸 담글 수 있는 욕조가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배 쓰다듬어줘?"
그렇게 말하면서 메이사의 머리를 내 무릎에 갖다댔다. 그리고 슬쩍 옷깃을 들어 손을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렇게 간을 좀 보다가 배를 살살 문질러주기 시작했다.
아 알아. 안다고. 그건 술이랑 같이, 그것도 무식하게 먹어서 그런 거겠지만. 그런 일이 자주 있다보니 내가 약을 사기만 하면 뭐라고 하고 뺏어가고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서 감춘 건데. ....의외로 별 일은 없었다. 하긴, 소화제니까. 많이 먹어봤자 소화 잘 되기만 하겠지 뭐. ...근데, 이러다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끌려서 같이 숙소로 향하게 됐다. 혼자서 갈 수 있는데.. 결국 혼자 가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 카드키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고만고만한 비즈니스 호텔답게 좁은 방에 둘이 들어서니 꽉 찬다. 멀쩡한 상태였으면 '누가 너무 커서 방이 좁네'따위의 농담을 꺼냈을지도 모르겠지만(사실 몸이 좋았어도 안 꺼냈을 것 같다) 지금은 그런 걸 신경쓸 상태가 아니었다. 그냥 빨리 약 먹고 쉬고 싶어.... 유우가가 내민 약과 생수를 받아들어 먹으려다가 잠깐 멈칫했다. ....이, 이거 가루잖아......
"...가루약이네......"
어차피 삼킬 거라면 정제가 낫지 않나. 삼키는 그 편의성이라고 할지. 가루는 다 들러붙고 목에 걸리고 난리난다고.... 입에 가루를 털어넣고 빠르게 물과 함께 삼킨다. ....사레들려서 전방을 향해 힘차게 가루를 뿜어내는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으. 이상한 맛. 애매하게 민트인듯 아닌듯한 맛에 물을 한모금 더 마신다. ...좀 낫네.
몸이 안 좋으니 그냥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침대에 눕는다. 베개를 베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뜬 사이에 유우가의 무릎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베개가 유우가로 변한 걸지도.. 아니면... 모르겠어..... 배가 아파서 머리도 안 돌아가는 건가.. 배 쓰다듬어줘?라는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식은땀이 배어나와 조금 차갑게 식어있는 배 위로 뜨듯하고 큰 손이 왔다갔다,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치만 거기 묘하게 아랫배고.. 뭔가... 뭔가 좀 더 위쪽이란 말이지.....
"으...으으... 조금 더 위에.... 명치 쪽 쓸어줘....."
물론 지금도 배가 좀 뜨듯해지면서 괜찮아지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만 더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나도 모르게 유우가의 무릎에 볼을 부비면서 그렇게, 조금만 더 위로 해달라고 말했다.
이렇게 문지르고 있다보면 확실히 달라진 촉감이 느껴진다. 물론 클래식 때나 시니어 때도 말랑벌꿀주머니 참외배꼽이긴 했지만... 지금은 트레이닝도 안 해서 그런가 복근에 근손실이 있고 무척 말랑말랑하다. 이 아래가 바로 내장이래도 믿겠다.
메이사의 요청에 따라 손을 좀 더 끌어올렸다. 손목에 옷이 걸려 허리가 더 드러나고, 바지에 눌린 뱃살이라던가 말캉한 허리가 눈에 밟힌다.
...봐도 이런 거나 보게 되고 말이지. 난 글렀네. 애써 눈을 피한다. ...음, 위험하지는 않았어. 괜찮아. 뭣보다 무릎베개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난 진짜 엿되는 거니까. 나도 심호흡 심호흡. 애초에 딸 같은 녀석한테 너무 의식하지 말라고. 아무리 요즘 개인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해도... 아 젠장, 시니어 시즌 생각이 나네...... 눈을 질끈 감고 딴 생각을 열심히 하다가 문득 내려다보면 어느새 색색 잠든 메이사가.
앞머리를 슥슥 헝클이고는 침대에 바로 눕히고 이불을 덮어줬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맞은편 침대에 풀썩 누웠다. 그리고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떠보면...
"헉."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보면 어느새 저녁 9시. 그대로 나가서 애들 저녁 점호하고 공지 전달을 하고 왔다. 다시 메이사의 방으로 돌아와보면... 깨 있네.
"몸은 좀 어때? 푹 잘 자던데. 밥은 먹을 만 하고?"
저녁 먹을 시간은 이미 지났고... 편의점에서 뭐라도 사와야 하나 고민한다. 일단 나는 배가 고팠으니까. 그러고 나서 욕조에 몸 좀 담그고 잘까나 물은 메이사 몫까지 받아둘까 고민했다. 아, 근데 나 다른 방... ...여기 써도 되지 않나. 어차피 우리 맨날 같은 욕실 같은 침대 쓰는데 뭔 차인가.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도 적당히 말만 트고 지내는 사람이랑 같이 묵고 싶지 않은 건 똑같고. 뭣보다 남자랑 같은 방에 묵기 싫다. 일단은 생각만 해둔다.
"컨디션 괜찮으면 야식이나 사올래? 열은 곳 있으면 거기서 먹어도 좋고. 포차 우동이라던가 라멘이라던가."
에리쨔가 유우가 죽여도 할 말 없는데요 이건...... 에리쨔 미안... 가구조립 이거저거 다 해줄테니까 🙄
저 뭔가 👾 프로키온씨죠? 😾 ...네 👾 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 네 👾 히다이씨랑 무슨 사이에요? 😾 유우가랑 저는... 😼 트레이너랑 우마무스메의 관계인데요. 라고 했다가 에리쨔가 👾 아... 당신이 그 담당이구나. 해서 유우가가 에리쨔한테 담당 이야기를 대체 어떻게 했는지 멧쨔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전개가 생각났어요...🤔
오히려 첫날에 사이가 좋았다가 마지막 밤에 파국인 게 좋다고 생각해요 😏 첫날엔 사이좋게 껴안고 잤다가 마지막 날에는 등 돌리고 맞댄 채 자는 걸 보고싶어요 같이 자는 것도... 고간킥당해서 꼼짝할 기력도 없는데다 남에게 아픈 거 보이기 싫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메이쨔가 걱정돼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게 아닐런지 🫠
,,,,,,,,,,유우가가 잠들었을 때 😿 괘... 괜찮은 거 맞나... 하고 슬쩍 확인해보는 멧쨔를 상상하게 되네요... 이거 적폐망상인가요?
앗 근데 갑자기 😿 유... 유우가 근데 역시 병원 가보는 게 낫지 않아? 😿 약간 색이 변했던데... 하고 봤던 거 실토해버리는(...) 멧쨔가 생각났어요 유우가 분명 🫠 "아니... 가끔 이래서 아는데 그냥 타박상이고 멍든... 아니 그보다 색깔을 네가 왜 알고 있는데?!" 하고 뒤늦게 깨닫고는 얼굴 새빨개져서 엄청 화내겠죠wwwwwwwwwwwwww
외관 | 검은 보브컷 단발이 찰랑거리는 여성. 호리호리한 체격에 어디 모자랄 거 없이 훤칠한 키. 얇은 뼈대와 군살 없이 스타일이 좋은 타입이다. 흰 피부에 쌍꺼풀 없는 보라색 눈이 아주 어른스러운 인상을 준다. 냉랭한 표정과 미동 없는 입꼬리가 특유의 매력을 만드는 모양이다.
성격 | 아가씨, 고학력, 깍쟁이. 말딸과 관련된 의학과를 졸업한 고급인재. 게다가 교원면허와 중앙트레이너 라이센스까지 있는 무시무시한 아가씨다. 게다가 있는 집 딸인 게 역력한 태도와 특유의 꼿꼿한 자세는 남들이 그녀를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지게 한다.
늘 좋은 향을 풍기는데, 그 향수도 어디서 만든 조악한 물건이 아니라 제대로 물건이고, 손에 습관적으로 바르는 핸드크림까지 내로라하는 곳의 것. 입고 있는 곳은 잘 관리해서 단정하기까지 한데다 그 취향이 모두 값싸지 않아서 부장 선생님까지 그 앞에서 쩔쩔매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깐깐하고 사람과 친하지 않다. 완벽주의에다 결벽증까지 있어, 그녀의 보건실은 무시무시하리만치 가지런하고, 누군가가 멋대로 약을 하나 꺼내 쓰기만 해도 넌더리를 치는 연약하고 예민한 사람. 트레센의 호평 일색인 급식도 그녀 입맛에는 맞지 않으니, 얼마나 까다로운지 짐작이 간다.
취미는 가극과 뮤지컬 관람. 좋아하는 건 신발 고르기. 스타킹에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구멍이 나면 조퇴를 요청한다.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정신적으로 저질 체력인데다 예민해빠졌고 은근히 허당인 걸 알지만, 그 쿨뷰티한 외모 덕에 많이 들키지는 않은 듯 하다.
기타 | 히다이 유우가와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대충대충인 그 몬다이 쌤이 어떻게 도쿄깍쟁이 보건쌤을 함락시킨 건지는 어느 말딸도 모르는 트레센의 불가사의 중 하나.
친구가 히다이 유우가밖에 없다. 조금 불쌍하다는 평이 말딸들 사이에서는 있지만, 다른 선생들은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듯 하다.
왼손 중지에 반지가 있다.
좋아하는 향은 라벤더와 우드 계열.
담당 말딸이 있다. 담임을 맡은 C반의 멀대같은 말딸인데, 이 녀석은 또 어떻게 담당이 되었는지가 트레센의 불가사의 후보. 둔탱이 취향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
어이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에리쨔 뒷목잡고 쓰러진다고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아 행복해 이 와당탕탕 결속또레나들 평생 함께해주길... 그래도 에리쨔... 멧쨔한테는 유들유들해질테니까요 🤭 칭구칭긔하자긔... 다음 판 세울 때에는 에리쨔 시트도 끼워넣어봐야겠네요 그리고 벌써 4시가 가까워져 오니까 저는 슬슬 들어가봐야겠습니다...🫠 생체패턴을 지켜야만 해요... 내일 아침에 (가능하다면) 뵈어요 앵바앵밤입니다 👋
하지만 어쩐지 고간킥이라니 유우가가 멧쨔를 멧쟈멧쟈 놀라게 해버렸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드네요 😏 유우가는 DV머스마니까... 아 도대체 어떻게 해버렸길래 고간킥인지 너무너무 궁금한wwwwww아 행복해 이런 포상을 주는 말딸도 있고 유우가는 복받았네요...도둑놈이네요...😇
문이 닫히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방은 어두컴컴하다. 지금 몇 시지... 언제 잠든 거지... 멍하니 몸을 일으켜 그대로 눈만 꿈뻑이며 앉아있었다. 그렇게 몇 분을 있다보면 문이 다시 열리고, 방이 밝아진다. ...유우가였다. 나갔다 온 건가. 덤덤하게 생각하다가 그제서야 여기가 집이 아니라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걸 생각해냈다. 맞다, 지금은 수학여행 중이었지....
"...응.. 많이 나은 거 같아."
얹힌 느낌, 속이 쓰리고 아픈 느낌도 지금은 없어져 있었다. 약이 잘 들은 모양이다. 푹 자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일단 물을 마셨다. 목을 축이고 나니 뒤늦게 약간의 허기가 고개를 든다. 아, 살짝 쓰린 것 같기도 하다. 배가 고파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 나은 게 아닌 건지.... 사실 분간은 잘 안 가지만, 이럴 땐 먹어보면 아니까.
"...그래, 가자..."
그렇게 말하면서 나갈 채비를 한다. 채비라고 해봤자 옷도 안 갈아입고 누웠으니-사실 옷도 별로 안 들고 왔다-그냥 기지개 한 번 켜고 핸드폰을 챙겨드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옆 침대에 흘끗 눈길이 간다. ...어라? 분명 방 배정 때, 이 방은 나 혼자 쓴다고 했었는데..
"옆에 침대 쓴 거야?"
누가 잤던 흔적이 역력하게 남은 침대. 유우가도 잠깐 눈을 붙인 걸까. 차라리 그 편이 낫지. 내가 정신 못차리고 자는 사이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잔다면 그건 너무 무섭잖아. 그래서 그냥 지나가듯 그렇게 물어보며 문을 열었다.
확실히 아까보다는 안색이 많이 나아졌다. 안심하면서 옆 침대에 걸터앉아 저녁 제안을 하고, 폰으로 대충 근처의 이자카야라던가 라멘집을 찾아 놓고 출발한다. 카드키 하나를 챙겨다가 문을 열었다.
"응, 아까 잠깐 눈 붙였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몇 시간..."
- 오,
그러다가 복도를 지나던 쇼미 더 바신과 눈이 마주친다. 같은 방에서 나오는 두 남녀 선생님이라는 화두에 실시간으로 들뜨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런 거 아냐. 약 준 거야 약." - 그, 그런 게... 뭔데요? "...가라." - 힛.
키득거리면서 멀어지는 말딸. 크게 신경쓰이진 않는다. 약 준 것도 사실이고, 우리가 뭐 떳떳하지 못할 것도 없고, 일단 난 반지도 끼고 있으니까. 성가신 말딸을 치우고 몇 분 걷다보면 금방 라멘가게에 도착한다.
"내일은 여기저기 버스 타고 둘러볼 예정이야. 금각사랑 은각사, 기요미즈데라랑 이거저거. 피곤할 테니까 먹고 목욕이라도 하고 푹 자라고." "아, 네 옷은 내가 건조대에 있던 거 좀 쓸어 왔어. 뭐 없으면 저기 이온몰에서 사서 입으라고."
그렇게 둘다 차슈 추가를 한 라멘을 먹으면서 몸을 뎁혔다. 메이사의 차가운 배도 이제 좀 따듯해졌겠지. 뜨끈하고 진한 국물에 설익은 면과 다진 마늘이 최고였다. 지로우 라멘은 먹을 때마다 원기 보충하는 기분이라니까. 뜨끈한 몸으로 미닫이 문을 열고 나오면, 어느새 싸늘해진 새벽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아, 문을 나오자마자 말딸과 마주친다. 쇼미 더.. 뭐였더라. 아무튼 마주친 말딸의 얼굴은 그야말로 흥미진진 그 자체로 변해갔다. 그렇겠지. 나도 츠나센 시절에 같은 방에서 나오는 두 남녀 선생님을 마주치면 히죽거리면서 신나게 퍼트리고 다녔을테니까. ...아니, 했었지. 무지 많이. 이제와서지만 조금 미안해지는걸... 그 둘은 잘 지내고 있으려나. 문득 생각난 두 사람을 떠올리며 저 멀리로 돌아가는 쇼미 더 어쩌구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 위로는 예전의 내 모습이 겹쳐서,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그런 게 뭔데?"
호텔을 나서면서 뒤늦게 유우가를 향해 툭 던진다. 예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잠깐 히죽거리는 웃음이 걸렸지만 일부러 유우가를 보고 있진 않으니까. 들켰으려나. 들켜도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나와서 조금 걷다보면 라멘가게에 도착했다. 나오기 전까지 찾아보던 곳인가 여기가.
"내일도 바쁘네. 하아.... ....그래? 하나도 안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고마워...."
자리에 앉으면서 들은 내일의 예정은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바쁜 일정이었다. 그냥 혼자 여행을 가도 지칠 스케줄인데 다른 애들 수십명을 챙기면서 가야한다니. 선생님이라는 것도 정말 쉬운 일은 아니구나. ...애초에 난 교원 면허도 없지만. 그나저나, 내 가방은 아무것도 안 챙긴 상태 그대로라 옷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유우가가 챙겨와준 모양이다. ...속옷이 없어서 좀 난감했는데, 다행이네. 이건 소소하게 고맙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중얼거리고 괜히 물을 마셨다.
뜨끈하고 진한 국물, 추가한 차슈도 엄청 맛있었다. 단점이라면 이거, 마늘 엄청 넣어서 마늘냄새 엄청 나게 될 것 같아. 그래도 뭐, 상관없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 뜨끈뜨끈한 국물까지 다 마시느라 이마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가게 밖으로 나오면 서늘한 새벽바람에 땀이 식어서 시원하다가도 살짝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떨게 된다. 아직은 좀 쌀쌀하구나.
"....생각해보고."
짜증만 내지 말고 좀 즐겨주라, 라는 말에 슬쩍 고개를 돌리면서 대답했다. ...뭐어, 이왕 온 거 즐기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사실 즐기기엔 애들 챙기랴 뭐 챙기랴 점호하랴 유인물 나눠주랴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즐기는 게 아니라 기력을 바닥까지 빨아먹히는 느낌이고. 그래서 대체 뭘 즐기라는 거지? 라는 것도 조금은 섞여 있었다. 인적도 없고 열린 가게도 드문 거리에 밝게 불이 켜져있는 편의점을 보고서 유우가의 소매를 살짝 잡아끈다.
나는 어쩐지 하겐다즈가 당기는 기분. 편의점에서 장보고 호텔로 간다니 뭔가 더 사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라 픽 웃음이 난다. 같이 있는 대상이 전혀 그럴 수 없어서 더 그랬다. 내 말차맛 하겐다즈와 메이사가 갖고온 아이스크림, 맥주 두 캔과 과자 한 봉. 그리고 여성용과 남성용 양말 한 켤레씩을 샀다. 생각해보니 양말은 많이 못 갖고 온 거 같아서.
"아, 근데 말이지, 나 네 방에 가도 돼?"
이미 거기 가서 먹을 셈으로 맥주랑 과자까지 사버리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허락받은 적이 없다.
"어차피 우리 맨날 같은 욕조랑 침대 쓰는데 여기서도 그러면 안되나 싶어서. 방 같이 쓰는 분이 별나거나 그런 건 아닌데, 너랑 있는 게 더 편하잖아.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손만 잡고 잘테니까 안심하라고."
아저씨같은 웃음을 흘리며 좀 그런 농담도 쳐봤다. 아니 그야, 메이사는 날 싫어하는 건... 아니라지만 또 예전처럼 좋아라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가 서로를 알아서 편할 뿐인 관계니까. 가망 없어서 좀 웃긴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양말은 없었던건가. 남녀 양말 한 켤레씩을 챙기는 걸 보니 그런 것 같다. 내일 아침에 급하게 사러 달려오지 않아도 되겠네. 거기에 아이스크림..잠시 나도 하겐다즈로 할까 했지만 역시 하겐다즈는 파인트 아니면 좀 그래서(?) 참았다. 그리고 맥주에 과자까지. 먹고 마실 생각 가득하네. 나도 그렇지만.
"응?"
자연스럽게 같은 방에서 먹고 마시고 씻고 잘 거라고 생각했다. 낯선 거리인데도 자꾸만 수학여행을 왔다는 걸 까먹게 되네. 이대로 돌아가면 호텔이 아니라 집일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같이 잘 거라고 생각했어....
"아... 상관없어. 어차피 나 혼자 쓰는 방이고." "아까 걔처럼 오해하거나 내일 이상한 소문 퍼지는 거 괜찮다면야. ...하긴, 몬다이는 예전부터 알아서 이상한 소문의 근원지였으니 상관없나."
손만 잡고 잔다는 말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집에선 어쨌든 한 침대에서 서로 붙어서 자면서 왜 새삼 그런 농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