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이거 내가 만든 거야, 진짜로? 권능이 다시 생긴 걸까, 그치만 여기로 떨어지기 전까진 정말 없었는데. 혹시 추락하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리고, 소녀는 불현듯 어떤 것을 느꼈다. 몸이 축 처지고 기운이 쭈욱 빠져나가는 듯한...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이걸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소녀는 피곤에 절은 낯을 한 채, 무심코 입을 크게 벌려 소리를 내었다... 그냥 하품 한 번 했다는 얘기다.
"에?"
나 방금 뭐 한 거야? 하품까지 해놓고서 어리둥절한 표정 짓는 소녀. 그 와중 검은 옷의 존재는 어디선가 종이와 펜 꺼내 글씨를 썼는데, 주변이 어두워서 무어라 적혀있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이럴 때가 아니다. "...아!" 소녀는 퍼뜩 정신 차리고서 라이터를 집어들었다. 게임에서 보면 이걸 이렇게 하던데... 잠시간 라이터를 붙잡고 끙끙대던 소녀는 결국 불 피우는 것에 성공했다. 은은한 불빛에 주변이 조금이나마 밝아진다. 그제서야 종이에 휘갈겨진 글이 눈에 들어왔다. '대단하다'!
"...헤헤."
불 켜진 라이터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마냥 쥔 채, 소녀는 말간 낯으로 히죽댔다. 비록 스스로도 놀랐긴 했지만 이는 분명한 자신의 권능이니까!
아이리와 닮지 않았다는 말에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무심히 말했다. 나와 아이리가 가족인 줄 안걸까. 물론 알고 지낸 세월이 진짜 피가 이어진 가족보다도 더 오래되었으니 정말 가족이라고 할 수 있었다. 메구무도 어느정도 인지하는 것 같지만, 그는 제 3자의 시선으로 봤을때 진짜 가족보다도 아이리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에 말이다.
"...안 궁금하다."
그녀가 자신을 떠보듯 말하자 메구무는 마찬가지로 그녀의 붉디붉은 동공을 응시하며 직감했다. '궁금하다고 했다간 순식간에 저승행이겠군.' 메구무, 잊지 말거라. 지금 눈 앞의 여성은 귀신 들린 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목숨이 아깝거든 무조건 거절하거라. 뭐지? 이거 누가 말 하는거야? 할아버지? 어찌되었건 메구무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무심한 말투로 거절했다. 애초에 그리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래... 니도 오늘 고생 많았다. 푹 자그라..."
하품을 하며 졸린 눈 사이를 손으로 꾹꾹 누르던 메구무는 아이리를 품에 꼭 끌어안고 코우에게 잠자기 직전 밤인사를 건넸다. 내일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 방을 잡아야겠다... 그렇게 다짐한 메구무는 그 뒤로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70 미하엘은 휘청휘청 몸을 일으켰다. 이내 쭈욱 기지개를 켠다. 뻐근한 곳은 없었지만, 습관 같은 행동이었다. 미하엘이 똑바로 서서 너를 바라보았다. 완전하게 상실한 감각이 돌아온 건 아니었으나 어느 정도 판단할 정도까진 돌아왔다. 이 정도면 움직여도 괜찮겠지. 적어도 인지하는 방향과 같은 곳으로 움직이긴 할 테니까.
“그으래—, 영웅님. 한 번 영웅은 영웅이다, 이거잖아.”
멋진 일이다. 비록 영웅이 필요하지 않은 세계에 추락하더라도, 영웅은 영웅이겠지 싶었다. 영웅님 하며(비아냥거리는 투는 아니었다.) 헤죽 웃던 미하엘이 장난스레 말을 이었다.
“그래서~ 우리 로시테아는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뭐, 그런 거 있잖아? 아까 자신의 가게로 와달라고 했던 사람을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식사를 하러 간다던지, 그런 것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이렇지 않았는데 이 소녀는 계속해서 낯을 가리는 것인지 손을 가만두지 못했다. 근데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거리낌 없이 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런 부류의 사람들도 있는 법이다. 알레프도 처음엔 겁을 먹고 말도 잘 안했으니까.
" 앞으로 여관에서 자주 볼텐데 서로 편하면 좋지 않을까요? "
여관이 여기 하나 뿐이니 추락자들은 점점 이 여관으로 모여들 것이다. 내가 본 추락자들 이외에도 분명 여럿 더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벗어나는 것보단 여기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서 움직이는게 훨씬 이득일 것이다. 그러니 서로 오래 봐야할테고.
" 하지만 강요는 아니에요. 그게 편하면 그렇게 부르셔도 괜찮답니다. "
그렇다고 부르기 힘들어하는 호칭을 강제하는 것도 서로의 관계에 좋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사실 날 어떤 식으로 부르던 상관은 없는데 너무 오랜만에 듣는 호칭이라 좀 어색해서 그런 것도 있었다. 그리고 니아가 나를 어려운 어른으로 생각하는 것 같으니 그것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을듯 싶다.
" 꽤 많아요. 내가 아는 것만 2명이고 더 있을걸로 추정 되니까요. "
내가 만난 2명, 거기에 니아까지 3명이 끝이라면 하루만에 이렇게 만난게 기적일 것이다. 그러니 도시 내부의 다양한 지역에 더 많은 추락자가 있을 것이란 예상. 그리고 그들이 하나 둘씩 여기로 올 것이란 예상도 있다.
" 니아는 인간인가요? "
외모 갖고는 종족을 쉽사리 판별하기 힘들다. 인간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기 위해서 인간처럼 외형을 한채 살아가는 이종족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자주 올껄 그랬나보다. 그러면서 나는 알레프를 만난 사실과 추락자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예상, 그리고 밤을 보낼 여관 방까지 구했다는 사실을 얘기해주었다. 그렇게까지 오래 걸릴 일은 아니었던것 같은데 중간중간 도시를 탐방하느라 시간이 늘어지긴 했다.
" 찢어졌으면 상처라도 난거 아니에요? "
걱정스런 표정으로 윈터를 바라본 나는 아까 본게 떠올라서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아까 그녀가 쓰러졌을때는 사용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손에서 희미한 빛이 나더니 윈터의 옷이 찢어진 부분을 감싼다. 찢어진 부분이 고쳐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상처가 있었다면 어느정도는 아물었을 것이다.
" 치유마법을 배워왔어요. 누가 쓰는걸 우연히 보게 되어서. "
이번엔 제대로 잘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얘기했다. 그런데 무언가 줄어드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느낌에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원인은 알 수가 없어서 의문은 잠시 뒤로 미뤄두기로 했다.
" 먼저 간게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어디 가버렸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
밝은 미소와 함께 얘기한 나는 점점 밤이 깊어지는 것 같아 입고 있던 외투를 다시금 벗어서 윈터의 어깨에 걸쳐주려하며 말했다.
한순간만에 눈앞이 확 트인다. 제대로 작동까지 된다는 뜻이었다. 기세 좋게 활활 치솟는 작은 불꽃을 바라보던 그는 그곳에 심지를 가져다 대었다. 끄먹끄먹 꺼질 듯 깜빡거리던 불이 천천히 옮겨붙었다. 초는 아래가 뚝 부러져 버렸지만, 촛대의 스파이크가 길어 무식하게 다시 꽂기만 해도 고정은 대충 될 듯싶다. 무사히 고정까지 마친 그가 조금 떨어진 곁에 촛불을 내려두었다. 회색빛 머리칼, 검은 복색, 혈기 식은 살결. 온통 빛 죽었던 무채색의 형상이 은은한 주홍 불빛 너머로 번히 물들어갔다. 이제야 눈앞이 보이는 기분이다. 환히 웃는 상대의 얼굴에 그도 부드러이 입매를 끌어올렸다. 종이를 바닥에 내려둔 채 몇 번쯤 펜을 놀린 후, 상대에게 스윽 밀어서 내밀었다.
[ 조금 전엔 놀라게 해서 미안해 ] [ 바닥에서 뭐하고 있었던 거야? ]
생각해 보면 도중에 걸음소리라도 제대로 냈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혹여라도 상대가 저와 같이 수면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르니, 왜 잠들지 않았느냐는 말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식사 때가 지나 정리된 식탁 위에는 그리 많은 물건이 놓여 있지 않았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자잘한 물건 몇 정도만 주섬주섬 주워 올리는 것으로 정리 거리는 끝이 났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눈앞의 자그마한 일행에게 손을 내밀었다. 잡고 일어나라는 뜻일까? 손에 감은 붕대는 종일 활동하며 마무리가 조금 흐트러진 부분도 있을 테지만, 한 차례 붕대를 감은 덕에 흉하게 상한 부분이 잘 보이지는 않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