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607 새봄주 당 치료가 좋긴 좋죠...신체 건강을 상하지만 않으면요(꾸닥꾸닥) 상호 작용에서도 기운을 얻는다면 새봄이는 E와 I 중에 E일까요? 병연이는 장꾸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헐? 헐? 허허헐? @ㅁ@;;;;;;;;;;; 어... 서연이네 상담 센터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세상에 뇌꽃밭일까 걱정했는데 프로 심리상담사 같다니요??!! 감사해요오오오 >< 활용해 주시면 저야 영광이니 편하게 써 주세요!!!! ㅋㅋㅋ 쿠키는 이미 한참 전에 소화되어서 자연으로 돌아갔을 테니... 다음에 비슷한 일 있으면 새봄이한테 부탁할지도요? (◀그럴 시간에 걍 새 쿠키를 사라...)
서연이 은우와 세은의 등을 토닥였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지금은 혼자 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둘 다 괜찮다고 하지만, 일단 당장 진정되지는 않는 것이 분명했기에 더더욱 말입니다.
이어지는 자신을 향한 적대적인 말들. 그 말을 들으면서 유니온은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 내 아버지와 내 욕심으로 인해서 수많은 이들이 여기에 오게 되었고 그만큼 피해를 입었어. 그 사실을 부정하진 않을 거야. 확실히 이제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가 있고, 나도 파괴보다는 개혁이 더 좋다고 생각해. 내 아버지의 모습은...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고 천하의 몹쓸 존재지. 이건 인정할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다는 듯이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저지먼트 멤버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만약 조금 더 빨리 이런 말들을 들었으면... 너희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였을테고, 이것저거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래. 책임도 지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내 아버지는 그것을 원하지 않고, 난 아버지의 아들이야. ...어찌되었건 이 모든 것을 나를 위해서 시작한 분이고...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아버지야. 지금은... 그저 생명유지장치에서 목숨만 유지되어서, 의식은 없고... 아마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베리어를 쳐서 아무도 건들지 못하게 해뒀지만...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
이어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캡슐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물론 난 시간을 돌릴 수 있고, 죽은 이를 살릴 수 있고, 몸을 원상태로 돌릴 수도 있어. 괴물같지? 언제부턴진 모르겠지만, 항상 나는 괴물 같다는 소리만 들었거든. 지금도 말이야. 저지먼트가 없었으면 누구에게 사과라? 글쎄. 언젠가 찾아올 최후의 날에... 공개사과방송이라도 해야하나?"
잠시 팔짱을 끼면서 생각을 하던 그는 조용히 어깨를 으쓱하더니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사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희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따라줄 순 없기 때문'이야. ...너희들을 부정하는 소리가 되겠지만... '순수한 초능력자'와 '그 초능력자의 파편'은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돼. ...그러니까... 모든 것을 멸할거야. 물론 우리 모두 살 가치가 있지만... 가져서는 안되는 보석이 있으면 욕심을 내는 이가 나오고, 그 때문에 많은 피가 나올 수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멸할 수밖에 없잖아?"
나도. 너희도. 인첨공도.
초능력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부 다.
"그것이 내 아버지의 뜻이고, 나 역시 결국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리버티는 그 계획을 수행해주고 있어.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 애들도 결국 모든 것을 알진 못한다는 사실이려나."
소용없는 짓이다. 부모님이 살해당한 원인이 자신들을 인간 병기로 양성하기 위해서였다는 얘길 막 들은 판에 뭐가 위로가 될까? 두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았노라 자위하기 위한 오지랖에 불과했다. 민망하고 미안해져 유니온에게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서연이었다.
그 사이 부원들은 제각기 심경을 토로했다. 청윤이는 도대체 일을 벌여 놓고 안 풀리니 버리냐고 몇 명에게 피해를 안길 셈이냐고 분개했고, 태진 선배 역시 잘못해 놓고 싸그리 없애 버리겠다는 건 사죄가 아니라 책임 회피라 일갈했다. 새봄이는 어차피 네 맘대로 할 거면서 의견을 묻는 건 맘 편하자는 거냐는 일침을 놓았고, 혜우는 박형오와 유니온의 욕심 때문에 지금도 고통받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그 삶을 모조리 없던 일로 만드는 게 사죄냐며 폭소가 섞여 더 서러운 오열을 쏟았다. 그 와중에 부부장께서 유니온의 입장을 헤아리고자 시도하며 개혁이 더 나은 방법임을 강조하시는 건 경이로웠다. 부부장도 적잖이 충격이셨을 거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합리적인 이야기를 하실 수 있을까 하고. 정하도 정하대로 인첨공을 부순 이후의 일을 생각해 봤냐고 물으며 서류에 기록된 진상을 알려서 인첨공과 현 정권을 붕괴시키자는 이성적인 제안을 했다. 선배는 인첨공에서 망가진 사람들을 되돌릴 수 있는지를 하나하나 따져 물었다. 그건 분노에 찬 항변이자 할 수만 있다면 그 모든 참사를 없던 일로 돌리고 싶다는 절망적인 희망 같았다. 수경이는 저지먼트가 없었다면 누구에게 사과할 생각이었냐며 유니온의 사과가 실체 없이 허망한 것임을 지적했고, 태오 선배는 혜우를 감싸고 다독여 주는 한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농락하며 재밌었냐 네 아비의 되도 않는 발악은 재밌었다 조롱했다. 리라는 사람들의 과거를 망친 것도 모자라 애써 살아내려는 사람들의 미래마저 지울 작정이냐며 저질렀으면 감당하라고 울분을 토했다.
근데 유니온의 대답은 도통 영문 모를 소리였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인첨공의 개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 아버지는 개혁이나 자신이 책임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란다. 그러더니 제 아버지는 이대로 의식을 못 차리다 죽을 것이라고 한탄했다가, 자신은 시간을 돌릴 수도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단다. 그렇게 다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괴물 같다는 소리만 들었다고도 하는데... 뭐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괴물이 아니라 신이라 불릴 거 같은데? 신이나 다름없지 않아? 근데 정작 자기 아버지는 못 살린다며 한탄하고 앉았는 건 왜째서람?? 지금 내가 너무 충격받아서 완전 엉뚱한 소릴 잘못 알아듣고 있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의미가 파악되기 시작했다. '능력자들이 존재하는 한 희생자는 계속 나올 테니 지금 모조리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 사과했으니 됐지?'네. 미친... 인첨공에 있는 능력자 학생만 무려 25만 명이다. 졸업한 능력자까지 합치면 그 수는 헤아릴 수도 없다. 그 사람들을 싹 다 죽이겠다고? 히틀러냐??!! 사과 얹는다고 저딴 개나발에 '네, 그러세요. 죽을게요.' 할 거라 기대하나? 황당하고 유니온은 모든 초능력을 다 쓸 수 있기도 하대서 파소키네틱 오라토리라도 쓴 줄 알았으나, 내 머리가 이렇게 돌아가는 걸로 보아 그건 아닌 듯하다. 그럼 내가 학교 화단 잡초 뽑으면서 꼬우면 담에 인간으로 태어나라 했던 거랑 존똑인데??;;;;;;; 말만 미안하다지, 순 잡초 취급이잖아!!!!
저 개나발이 진심이라면(태오 선배한텐 어떻게 들리는지 모르겠네...) 방향성도 개판이다. 사람들이 전쟁병기 취급받으며 희생당하는 게 싫었으면 더더욱 2대 대표이사라는 자를 비롯한 윗대가리부터 잡아야지. 리버티로 애꿎은 연구원부터 조지고 있는 건 뭐하자는 짓거리야? (이쯤 되면 리버티가 불쌍해질 지경이다. 박형오의 측근인 듯한, 강제 방송을 송출했던 시커먼 수박이야 이 자들과 한패겠지만, 나머진 자기들까지 살해당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투신했을 거잖아...) 더욱이 제로의 제어 장치가 됐다면 그림자가 뭔 깡통을 개발하고 있는지, 그 깡통이 완성되면 무슨 짓을 저지를 작정인지도 알 거 아냐? 어차피 능력자들 모조리 죽이고 깡통으로 대체할 계획이던 윗대가리한테나 좋을 거 뻔히 알면서 수십만 명을 다 죽이겠다고?! 깡통 생겨서 무쓸모라는 이유로 하면 나쁜 학살이고, 희생자가 자꾸 나온다는 이유로 하면 착한 학살이냐??!!
울컥하던 중 부부장을 습격했던 깡통이, 인간의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서 움직였다는 사이코메트리 결과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박형오와 유니온은 그 깡통들이 윗대가리나 그림자에게 순종하는 것처럼 조종하다가 결정적인 순간(능력자 25만 명 이상을 깔끔히 없애고 윗대가리들이 쾌재를 부를 때?)에 통수 치고서 그 깡통들과 자폭할 심산일까? 그러자고 그림자가 검은 샹그릴라 실험으로 차일드에러를 폐인 만드는 것도 내버려 뒀어? 어차피 죽일 애들이니까?! 미친 또라이들...
그렇게 다 성공한다 치자!! 다른 나라에서 초능력자 양성하는 거 다 아는데 제2의 인첨공 만들려는 작자들이 안 나올까? 그런 작자들이 안 나온들 초능력을 둘러싼 참사가 뿅 하고 사라져? 다른 나라에서도 초능력자들이 양성 중인데?? 부자가 쌍으로 바보들인가??!!
생각할수록 끔찍하고 징그러워 유니온을 쏘아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꽁꽁 묶어다가 먼지도 안 나올 정도로 흠씬 패 주고 싶다!!! 하지만, 반항한대서 승산이 있을까? 저 자는 모든 능력자의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신에 가까운 능력잔데?? 빌어먹을!!!!!!
머리가 아프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토할 거 같다. 머리를 부여잡고 마른침을 넘기는 한편 발바닥에 잔뜩 힘을 주었다. 정신 바짝 차리자. 저 자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 한 우린 죽는다. 근데 저 자는 자기도 죽을 작정이라 도무지 아쉬울 게 없으니 협상은 어림도 없고, 태오 선배의 능력도 지니고 있으니 맘에 없는 소리 꺼냈다간 역효과다. 하여 안 돌아가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며 진심으로 꺼낼 수 있는 말만 골랐다.
" 모든 것을 멸한다, 그거 꼭 지금 해야 해? 니 말대로면 2대 대표이사를 비롯한 윗대가리들이 능력자를 이용해 먹을 궁리만 하는 게 문제고, 그 자들이 물러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그런데도 다 죽여야 해? 너도 죽어야 하고?? "
" 초능력에 욕심 내는 인간들이 문제다 싶었으면 깡...아니, 제로 시리즈 만드는 거라도 막았어야지!! 그거 제작에 오히려 협력한 건 어째서야? 그 바람에 윗대가리들이 제로 시리즈, 아니, 널 본뜬 제로원만 완성하면 나머지는 다 없애도 된다고 눈이 돌아 버렸잖아. 설마, 거기까지도 의도한 거였어? 여기 사는 수십만 명 다 죽인 뒤에 제로 시리즈는 자폭시키면 그만이라? "
" 나 진짜 이해가 안 돼서 이래. 지금 상황도, 니가 하려는 게 뭔지도 진짜 1도 이해가 안 돼. 너 우리 부원들이랑 친해? 난 너 첨 보고 나머지 부원들도 많이는 못 본 거 같은데. 그런 사이에 '미안하지만 나와 같이 죽어 주길 바래~' 하면 누가 ㅇㅇ 하겠어? 게다가 우리 다 죽는다고, 그걸로 문제 해결 땅땅이야? 너 같은 초능력자가 우리나라에 다신 안 나타나리란 보장 있어? 제2의 인첨공 안 생긴다는 보장 있냐고? 그게 된대도 다른 나라에선 초능력자를 양성 중이고, 인첨공 같은 데가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잖아? 인첨공 하나 흔적도 없이 날린다고 뭐 돼?? 근데 우리가, 니가 왜 죽어야 해??? 거 개죽음 아냐???? "
" 우린 인간이야. 조종당하는 존재가 아니고, 누가 이용하는 것도 못 견뎌. 너희 아버지랑 니가 지금의 윗대가리들한테 느끼는 문제의식, 그거 느끼는 사람 많아. 그런 사람들이 아무도 도구 취급당하지 않는 인첨공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 중이고. 그니까 좀 기다려 보면 안 돼? 여기 사는 수십만 명이 삶을 바꾸어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어차피 넌 마음먹으면 바로 다 없앨 수 있으니 꼭 지금 없앨 필욘 없잖아? 지금 없애나 1년 뒤에 없애나 뭐 엄청나게 달라?? "
기승전 1년만 더 살게 해 달란 목숨 구걸이다만 어쩌겠어? 내가 저 자에게 할 수 있는 건 이런 거뿐인데;;;;;
>>614 E가 근소한 차이로 높을 것 같아! 외향적이긴 하지만 생각이 많기도 하고 가리는 것도 많다보니 히히 우와 고마워!!>< 에이 뇌꽃밭이라니!! 물론 너무 대책도 생각도 없이 이상만 공허하게 부르짖거나, 내담자의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허울 좋은 말만 늘어놓는다면 뇌꽃밭이라 할 수 있겠지만, 센터장님은 이상이 있되 현실을 볼 줄 알고, 이상에도 선이 있어서 현명한 이상주의자같던걸>< 그리고 모든 말을 서연이를 고려해서 해주시는 느낌이구! 개인적으로 할 수만 있다면 레스 속으로들어가서(??) 서연이네 상담센터 센터장님한테 상담받고 싶을 정도였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다!! 새봄이라면 그 쿠키 통째로 새걸로 바꿔줄 거야>< 새봄: 돈도 안들고 이런건 일도 아니죠 히히~
분노를 토해낸 직후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던 리라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전히 격앙되어 있지만 조금 전보다는 확연히 안정된 음성이었다.
"네 입으로는 이해하고 인정한다고, 사과한다고 하지만 난 역시 잘 모르겠다. 미안하다면 우릴 고작 '파편' 따위로 부르면 안 되지. 우리가 그저 네 부산물이라고? 아니야. 절대 아니야. 각자가 갖게 된 능력이 너에게서 시작되었다 한들 성장은 우리가 이룬 것이고, 그 이전에 우리의 삶과 생명은 그것만으로 정의되는 게 아니니까."
몇 개월 전의 리라였다면 선뜻 진심으로 하지 못했을 말이다. 오로지 계수와 레벨이라는 숫자로 판단되며 가치를 인정받는 이 도시에 적응하고 이전과 비슷하게나마 살아가기 위해서는 능력의 발달이 필수적이었고, 그랬기에 능력의 발현과 레벨 상승에 목맸으니까. 하지만 이리라의 가치는 더 이상 그곳에 없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하니까? 웃기지 마. 어렵고 무거운 길을 걷는 게 싫은 거겠지. 아니야? 아니면 어째서 너희 부자의 목표를 돕는 리버티 멤버들에게 진실을 전부 털어놓지 않아? 그들이 진실을 전부 알게 되면 돌아올 반응이 무겁고 무서워서 그러는 거 아니야?"
"소중한 사람의 뜻이라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알겠어. 나라도 소중한 사람이 떠나기 전 남긴 목표라면 되도록 실현시켜 주고 싶었을 테니까."
"하지만 너는 그러면 안 되지. 너희 부자가 이 모든 것의 시작이니까. 우리에게 미안하다며? 죄책감을 갖고 있고, 네 아버지가 객관적으로 미친 작자였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며? 그럼 그가 죽어가는 지금, 너라도 바뀌어야지!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 없이 사과만 하는 게 정말 미안한 사람의 태도고 죄책감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동이야?"
이제 그의 가치는 능력이 아닌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있었으므로.
숙인 고개를 들어올린 리라는 유니온, 박찬유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위태롭게 흔들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단단한 눈빛으로. 붉은색과 옅은 라벤더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눈동자로.
"그리고 넌 괴물은 아니야. 사람들의 인생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 빌어먹을 인간의 자식이긴 하지만, 너로 인해 농락당한 인생이 많고 많지만 아직까지는 죄와 업보가 무수히 많은 인간일 뿐이야. 그러나 이 이상 나아가면... 넌 정말 괴물인 거지."
소매 안쪽에서 무언가 흘러나오더니 리라의 손을 타고 덩굴처럼 감긴다. 그것은 이윽고 한데 모이더니 보석 같은 재질로 이루어진 작은 새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아니, 보석이 아니라 유리인가? 혹은 얼음이거나. 시시각각 색이 바뀌던 그것은 이윽고 옅은 분홍빛이 감도는 연한 라벤더색으로 마무리된다.
하얗고 긴 속눈썹 아래로 드러난 한 쌍의 눈동자와 함께.
"나는, 저지먼트는 리버티처럼 네 잘못된 날갯짓에 딸려 가는 깃털 중 하나가 되어 줄 생각이 없어. 그러니 여기서 그만둬."
" 왜 안 되는 것이냐고 물었어. 왜? 아, 이 힘은 비극을 불러오는 힘이기에 존재하면 안 된다고?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군대도 존재하면 안 돼. 핵기술도 존재하면 안 돼. 최첨단 기술들도 존재하면 안 돼. "
" 그냥 우리 전부 다 동굴에 살면서 옷도 안 입고, 뗀석기로 멧돼지나 잡으러 가게 회귀가 되어야 이 얘기가 맞는 소리가 되는 거야. 찬유 너가 초능력의 비극을 봐왔고, 그것이 너무 뇌리에 강하게 남았겠지. 하지만 초능력에는 그저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을 뿐이야. 나쁜 면만 보고 모두를 죽이는 짓은 너무나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너가 나쁜 면을 봐와서 이런 선택을 했다.. 지금까지는 비극이었겠지. 하지만 이럴 때는 지금까지는 비극이었으니, 지금부터 더 빛을 밝게 하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과정으로 바꿔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
한양은 말투에 잠시 날을 세우다가, 심호흡을 쉬고 다시 말한다.
" 찬유야, 네 말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는 알겠어... 하지만 네가 말하는 '멸망'은 그 어떤 정당성도, 이유도 없다. 네 아버지가 저지른 일들에 대해 네가 책임을 느끼는 건 이해해. 근데 책임을 이런 방식으로 지려고 하는 건... 그거 잘못된 거야."
" 우리는 모두 실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어. 사람이라면 다 그래. 하지만 그 실수를 바로잡는 방법은 파괴가 아니야.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들을 인정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너가 말하는 '모든 것을 멸하는 것'은 단지 또 다른 폭력일 뿐이라고... 그저 또 다른 무고한 희생자들을 만들 뿐이지. "
" 네가 시간을 돌릴 수 있고, 죽은 이를 살릴 수 있고, 몸을 원상태로 돌릴 수 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그 능력을 파괴에 쓰는 것은 그 능력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거야. 네가 가진 힘은 사람들을 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여야 해. 우리가 필요한 것은 파괴가 아니라 재건이야.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네가 말하는 '순수한 초능력자'와 '그 초능력자의 파편'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어. "
한양은 유니온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한다.
" 네 아버지의 뜻이 무엇이든 간에, 이제는 네가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야 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네가 정말로 우리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해줘. 우리 모두가.. 그리고 후손들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야. "
성에 차는 대답을 듣길 바라고 던진 질문은 아니었지만, 막상 결과를 확인하니 실망을 금치 못하여, 새봄은 아예 그 자리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팔짱을 꼈다. 리버티 녀석들도 말 많더니, 이 녀석도 장난 아니게 말 많네. 어떻게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간결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법이 없... 잠깐만. 따분해죽겠다는 새봄의 표정이 한 순간 심각해졌다. 내 질문은 두가지였어.
왜 사과하는가? 왜 우리의 의견을 묻는가?
그리고 저 녀석은 전자에만 대답했지. 아주 폼 재면서, "따라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납득은 안된다. 하나마나 한 사과, 하나마나 한 질문이기 때문이지. 그런데 폼 잡을 수 있는 질문만 골라서 대답하고, 중언부언까지 하고 있다는 건, 이녀석...
"너, 설마... 후달리니?" "인첨공 1등이 뭐 이리 혓바닥이 길어?"
이 논쟁이 의미가 있나? 쟤는 이미 결론을 정해뒀고, 그건 우리가 바라지 않는 거고, 저놈은 무슨 말을 해도 안 바꿀 기센데. 그래도 이 대화가 논쟁의 성격을 띤 이상 내 입장 정도는 말해줘야 하나?
혼란을 느끼기도 전에, 흘러가는 상황에 당황할 새도 없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혼란과 당황을 느끼는 건 인첨공에 들어와서 경험했던 것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정신차리라고 난데없이 뺨이라도 후려맞은 기분이다.
"....너."
그 같잖은, 나와는 일말의 관계도 없는 그 같잖은 것 때문에 내가. 그 같잖은 이유때문에 내가.
"네가 그렇게 대단한가. 순수한 초능력자, 그래. 너한테서 파생된 우리들의 처우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단 하나도 질문하지 않고, 단 한번도 결정을 내리기 전 의논도 하지 않고 그냥 욕심때문에 너희들은 이용당할거니까 안타깝지만 죽어줘 라고 할 정도로?"
내가 어떻게 무슨 생각으로 그날 그 최악의 선택을 했는데. 머물러보려 내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시작했는데. 그 모든 게 지금에 와서 발버둥치는 것밖에 안됐다고? 혜성은 느릿하게 천천히 씹어뱉듯 단어 하나하나를 뱉어내다가 떨리는 손을 제 얼굴에 가져다댔다. 마치 얼굴을 덮은 무언가를 고쳐 쓰는 것 같은 제스처였다.
"네 아버지의 죄라는 걸 인정한다면 네가 끝까지 책임져. 너희 부자로 인해 한순간에 선택지도 없이 죽어야만하는 결과에 놓은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의 앞에 서서 책임진다고 이야기해. 무릎꿇고 너희 부자의 잘못을 고해할 생각조차 안했다면." "그 혓바닥 위에 '어쩔 수 없다' 라는 문장을 올리지마."
"네 생각이 옳다고 믿으며 타인의 의사는 무시하고 모조리 죽이겠다는 거잖아?"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으니 괴물이라고 밖에 할 수 없지."
철현은 유니온을 가리킨 후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그렇게 잘났으면 시간을 되돌려서 자살해버리지 그래? 그러면 끝 아니야?"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어나간다.
"인정할게. 우리의 능력이 가져서는 안되는 보석이라는 점은 말이야."
과거 무고한 사람들을 해친 저지먼트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살인을 일삼던 해피데이, 그리고 분명히 제압된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게 공격한 저지먼트 부원, 통제할 수 없는 능력으로 고통받는 부원, 자신의 성장속도를 비관하며 학교 밖을 떠도는 스킬 아웃과 그들을 골칫거리 취급하는 학교
최소한 이 곳 밖에서는 이러지 않을 것이다.
교육받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이들에게 주어진 강한 힘, 인간 개인이 가지기엔 과분한 힘은 재앙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이야? 모두를 죽인다면? 일본이나 프랑스, 독일에게 있는 초능력자까지 모두 죽일꺼야?"
철현은 키득거렸다.
"이거이거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게 또 먹히겠는 걸?" "아니면 비굴하게 더 큰 대가를 주고 초능력자 기술을 얻어오거나"
무심코, 몇 년 전 생각이 났다. 행복 따위 찰나의 꿈이란 듯 잡아주던 손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겨졌을 때가. 누군가와 이어지는 감각과 그것이 끊어지는 경험을, 동시에 떠안아야만 했던 그 시절이.
왜, 생각났을까. 그 때 이미 부서졌으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지도 몰라서, 일까.
모르겠다. 모르겠어...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내 것 같지 않았다. 몸도 정신도 다 제각각인 양 들리는 말들도 전부 너무나 멀게 들렸다.
뭔가 말을 해야겠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희미하게 형태만 남은 정신 위로 차가운 손길이 내려와 덮였다. 내가 대신 해 줄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오가는 와중 눈 가린 마른 손 내리는 서늘한 손 있었다. 여전히 눈물 범벅인 눈이 검푸른 머리카락 사이로 유니온을 응시했다. 옅지만 분명하게, 호선을 그린 입술이 움직였다.
"그런 식으로, 네 아버지 핑계를 대며, 도망치려는 거구나. 너."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소리가 짧게 이어졌다.
"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벌어진 모든 일에서 눈을 돌리고 도망가려고 해... 사실 알고 있지? 네가 없어진다고, 이 나라에 여기와 같은 곳이, 다시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은 거잖아. 그렇지? 이 도시를 세운 기반이 네가 아니면 그만이고, 이 도시를 수립한 사람이 네 아버지가 아니면 그만인 거잖아. 현재의 짐, 무게, 중압감... 그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뿐이잖아. 안 그래? 아니라곤 못 할 걸. 나도 완전히 똑같은 기분이었던 때가 있었으니까. 잘 해봐야 무시, 정도겠지."
크흐, 흐흐흐.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 탓에 일그러진 얼굴이 더더욱 일그러졌다.
"그래, 나는 알 것 같아. 네가 왜 당장 파멸을 택하지 않고 그렇게 주절주절 떠들며 저지먼트를 상대하는지. 단 한 명에게라도 인정 받고 싶잖아? 네가 할 행동이 정당하다, 그것을 지지한다, 네 뜻을 존중하겠다... 그런데 사실 아는 거야. 누구라도 해도, 너나 네 아버지의 결정을 인정해 줄 사람이 없는 걸. 하물며 저 밖에 날 뛰는 리버티조차, 너와 네 아버지를 부정하기만 할 테니까. 책임지고자 나섰지만, 막상 마주하니 무섭지? 무겁지? 얘, 사실대로 말해 봐. 너, 아버지가 원망스럽지? 하나부터 열까지 너를 위해서라며 저질러놓고, 정작 본인은 저 안에 들어가 편안히 있는 모습을 보면, 당장 뒤엎고 싶어지지? 하지만 무섭지? 그렇게 아무도 모른 채, 인정 하나 받지 못 한 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건 말야... 후흐, 흐흐하하하...!"
다시금 정신 나간 웃음소리가 터졌다. 힘에 겨워 고개를 휘청이면서도 미친 사람마냥 웃고, 또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뚝, 떨어진 고개 아래로 눈물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무력하게 늘어진 몸을 다독이는 손길이 느릿하다. 뒤에서 안아 다독이던 손을 천천히 올려 혜우의 눈을 덮어 가려주려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고개를 올려 유니온을 정확히 마주하고자 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양 발언하는 꼴에 두 눈이 가늘어진다. 책임을 지면 좋겠지만 아버지는 원치 않는다. 오로지 아버지 탓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가 그랬으니 나는 그럴 것이다, 소중하니 그래야만 한다. 추잡한 변명이다. 본심을 숨기는 자의 비겁한 변명이자, 저런 것이 인첨공의 가장 위에 존재했기 때문에 이 꼴이 났음이 당연한 일이다. 태오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다, 눈을 감았다 떴다.
겁이 많다. 지금도 스스로를 괴물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가여이 여기고, 아버지를 방패로 삼아 두려움을 곱게 포장하고 있었다. 타인에 대해 속단하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이 사람이 이런 사정을 가졌노라, 어떤 삶을 살았노라. 그런 것이 주어진들 사람은 자신조차 납작하게 생각하는데 타인을 어찌 생각하겠나. 그만큼 깊게 곱씹고 오래 보며 눈을 제대로 떠 직시해야 한다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 가치관이 무색하다. 태오의 눈길이 점차 무심해졌다. 인간의 봄은 그리도 짧으나 너는 봄도 볼 수 없을 만큼 쫓기고 살았구나.
"불안하군요, 당신."
태오는 느릿하게 주변을 살폈다. 제각기 스스로의 삶을 변호하며 나서고, 자신의 가치는 파편이 아니라며 하나의 인간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태오는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이내 그만 두었다. 리버티를 막아세워, 지금이라도 그만 둬, 지금부터 바꿀 수 있어. 과연 그 말이 통할까. 저게 변심한다 치면 나머지가 전부 변심할까, 가장 최악의 결과만 생각하고 살았고, 최악의 결과만 보고 산 사람은 희망을 붙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혀가 붙어버린 듯 단단하게 굳는다. 멸할 수밖에 없다는 말에 '누가 이렇게 되고 싶어서 된 줄 알아?' 라고 말해도 들어주기나 할까, 형식상의 사과를 들어 무엇하랴.
"그만 둘 수 없는 이유가 아버지의 뜻 때문은 아닌가 봐요……. 그 사람이 미쳤음을 인정하면서 그만 두지 않는 건, 네 욕심이 더 큰 거잖아요."
대체 내가 여기에서 대화를 해서 무슨 의미가 있냔 말이다. 운명은 순응하는 것인데.
"당신, 새장을 부순다면서 정작 새장 바깥 야생으로 나서기는 두려웁군요. 욕심이 문제가 아니야…… 당신, 진정 욕심이 두려웠다면 되돌릴 방법이 있으니 휘둘렀겠지. 그게 진정 아버지를 위한 것일 테니."
순응하여 나는.
"진정 새장을 부수면 아버지도 없이 홀로 있겠지. 밖으로 나와서, 만인에게 괴물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겠지. 이곳에서도 그런 시선을 받았는데 바깥이라고 아니할까요. 너로 인해 파생된 것을 보며 눈독 들이는 건 부차적인 문제겠죠……. 너를 풍파에서 지켜주던 아버지는 없고, 새장 밖은 지나치게 넓겠지. 그래서 흔적도 없이 괴물의 파편도 지우면, 아버지와 함께 사라지면 모두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거……."
정녕 끝까지 승천하지 못해야 한단 말인가? 비색 눈동자 주변을 고이 포장한 공막이 검게 물들고 팔에 돋아있던 이식된 비늘이 일순 솟아난다. 아니, 나는 오를 것이다. 아니지, 오르지 못해도 상관 없다.
"단 한 번만이라도, 저지먼트를 신뢰할 수는 없나요."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못한 말이다. 태오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이 말을 올려볼 수 없었다. 암부의 일원이었던 자, 그림자에 암약한 자, 돌아가야만 하는 삶을 가진 자…….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 얘기해야만 함을 알았다. 너는 내가 안은 불안을 가졌다. 그러나 그 깊이가 다르다. 기회가 있고, 삶의 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넌 괴물도 아니고, 외로운 녀석도 아니게 될 텐데 왜 스스로 그 기회를 걷어차나요. 외롭지 않고 두렵지 아니하게끔 네게 손 뻗어줄 텐데. 미욱한 힘이더라도, 크리에이터와 싸웠을 적 네가 봐온 것이 있을 텐데."
태오는 유니온의 눈을 정확히 마주치고자 했다. 그 속내를 남김없이 듣고 싶고, 들어주겠다는 듯. 너는 더 이상 강자가 아니다. 저지먼트에게 손 뻗음 받기를 간곡히 호소하나 그 방법이 뒤틀린 학생일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