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그런 것과 비교(?)했는데도 화내지 않는 걸 보면 적응 자체는 빠르게 하는 모양이다. 미하엘은 알겠다는 듯이 다시금 고개를 끄덕끄덕 흔들다가 아, 하고 짧게 소리쳤다.
“뭐, 내가 물어본 걸로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말이야? 추락자나 추락자가 추락하는 세계는 각각 달라. 그러니까 혹시라도 차별 발언은 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아.”
여기든, 다른 곳이든. 물론 네가 다른 이들을 쉽게 차별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르는 일이다. 특히나 마물 같은 얘기를 한 걸로 보면, 혹시 모르잖은가. 제 세계에서의 마물로 착각하고 공격하거나 경계하게 될지.
“그럼 그 외로 궁금한 거 더 있어?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잖아. 내가 아는 거라면 얘기해줄 수 있거든.”
미하엘은 방실방실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하더니 널 보던 시선을 돌려 바쁘게 돌아다니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봤다. 별 의미 없이 시선을 돌린 거였지만, 때마침 맞은 편에는 켄타우로스처럼 사족보행을 하는 사람이 무거운 짐을 옮기는 것과 평범해 보이는 인간들이 간이 창고인지 집인지 모를 것을 만드는 게 보였다.
일단 미하엘이 이 도시를 둘러본 바론, 이곳엔 다양한 종족이 섞여 있는 곳이긴 했다. 이 도시가 유별난 건지, 아니면 세계 전부가 이렇게 평화로운 건진 알 수 없었지만.
“뭐 지내다 보면 생각날 거라고 생각해.”
윈터와 영원처럼 이것저것 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닌 사람도 있다. 로시테아가 그런 것처럼. 좀 더 상황을 파악하고 정리하고 난 뒤에 생각나는 것도 있을 거다.
“한동안은 너나 나나 이 세계에 머무를 테니까 궁금한 건 나중에라도 물어보면 되고—.”
무어라 더 덧붙이려던 미하엘의 말은 갑작스레 울리는 큰 소리에 잘려나갔다.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린 미하엘은 방금까지 눈앞에서 만들어지고 있던 작은 건물이 사라진 것에 두 눈을 꿈뻑거렸다.
건물이 있던 곳 바닥이 무너졌다.
지반이 약해 무너졌다고 하기엔 그 크기가 제법 크다. 짐을 옮기던 켄타우로스나 몇 명의 사람들이 무너진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소리가 들렸다. 음. 눈동자를 굴려 하늘을 쳐다보다가 다시 사람들이 모인 곳을 바라보던 미하엘이 짧게 한숨 쉬었다. 그리고는 네 등을 툭 밀며 말했다.
모험가든 영웅이든 용병이든. 미하엘과는 그다지 거리가 가까운 말들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낯설거나 어색한 것은 아니었고. 훌쩍 앞서 가는 너를 보며 미하엘이 뒤늦게 따라 붙었다. 사람을 구하려 드는 걸 보면 영웅이라 불러도 괜찮겠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무너진 곳 주변을 기웃거렸다. 어떡하느냐며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과 급하게 다른 도와줄 이들을 부르러 가는 사람들. 그 틈에서 미하엘이 대충 손을 젓는 시늉을 하며 사람들을 뒤로 물렸다. 언제 또 2차로 무너질지 알 수 없었기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 덕에 로시테아를 놓쳤다. 미하엘이 주변을 둘러보며 로시테아를 불렀다.
“로—시—테—아—. 어딨어?”
주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서 들릴까 싶었지만, 수인인데 뭐. 보통은 들리지 않나 싶다. 미하엘이 흘끗 무너져 공간을 드러낸 아래를 바라보았다. 벌써 저 안으로 들어갔나 싶어서였다. 부서진 자재들, 그 아래에 깔려서 신음하는 사람들.
사실 손 몇 번 까딱이면 쉽게 치울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미하엘은 그러지 않았다. 그건,
네 능력이 어떤 것인지, 혹은 힘이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능력을 쓴 뒤 돌아오는 반작용이 싫어서일 수도 있고.
귀가 길기만한 종족...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메구무는 생각했다. 그의 고향에서 메구무와 친했던 요괴들 중 몇몇은 귀가 길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엘프도 요괴의 한 종류로 생각한 듯 하다. 그보다 요괴퇴치사인데 친한 요괴가 있다고? 놀라지마시라. 메구무는 철저히 악한 요괴만 잡으니깐 말이다.
"...내가?"
메구무는 황당하다는 말투로 물었다. 당연하지만 그의 눈엔 알레프의 복장이 더 이상했다. 그녀와 다른 문화권에 산다는 걸 감안해도 메구무가 느끼기엔 알레프의 복장은 굉장히 가벼워보였다. 아무리 더워도 얇은 천으로 만든 긴 소매의 복장을 꼭꼭 챙겨입었던 메구무의 문화권에선 조금은 꺼려지는 복장이었다.
"내 눈엔 니 옷이 더 이상하다. 춥지도 않나?"
알레프의 지적에 되려 그녀의 옷을 두고 투덜거리던 메구무는 그녀의 '비밀'이라는 말에 무언가 어색한 점을 느꼈는지 심문 모드(...)로 들어가 물었다.
"뭐고? 비밀? 그럼 인간은 아이겠네? 인간이라면 굳이 비밀로 하지 않을거아이가."
그러나 그녀가 굳이 비밀이라고 한 점이 마음에 걸렸는지 살짝 고민하던 메구무는 그만두자. 라고 마음을 먹고는 벽에 등을 기대앉아 중얼거렀다.
메구무는 화가 났다. 알레프의 말보다는 점점 그녀에게 설득당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생각해보니, 여기서 나처럼 입는 사람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자신에겐 당연하던 상식이 이곳에선 이질적인 무언가가 되었다는 사실에 메구무는 탄식을 금치 못 했다. 안 되겠다. 빨랑 이 가시나를 어디든 맡기고 내 갈길을 가야...
"춥지 않다고? 바지가 그래 짧은데?"
그녀의 바지를 손으로 가리키며 지적하던 메구무는, 이어지는 알레프의 질문 러쉬에 머리가 복잡해져 살짝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는 아이리로 땅을 쾅! 치고는(아이리: 아야)
"고마해라!!! 시끄러버가 정신이 없다 정신이!!!"
결국 폭발했군. 아이리는 이렇게 생각했다. 잠시 씩씩대다 곧 숨을 고르던 메구무는, 알레프에게서 몇 걸음 떨어져 검집에서 칼날을 꺼내 아이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가 끝난 뒤엔 다시 알레프에게로 돌아와서...
"...우린 같은 곳에서 널쩌진게 아인 것 같다. 자, 니는 지구엔 인간만 사는게 아니냐고 했제? 근데, 내 고향은 인간과 요괴가 같이 산다. 이 말은 즉, 우린 같은 지구에서 널쩌진게 아니란 얘기제."
무뚝뚝한 말투로 툭툭 던지듯 이야기 했지만, 메구무는 이성을 꽉 붙잡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검은, 놀랍게도 인간이었다. 요괴의 저주를 받아 이래됐제. 자, 인사해라. 야는 아이리."
상대를 마주보며 이런저런 한담을 건넸을 즈음, 그는 무엇인가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박동할 리 없는 내장이 움찔거리는 것만 같은 기이한 이물감. 지극히 낯설면서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는, 무어라 형언하기 힘들고 이질적인……. 기묘한 현상에 골몰하느라 잠시 정신이 팔려 있었다. 제 어깨를 툭 건드려오는 손길에 퍼뜩 놀라며 그가 고개를 돌렸다. 손가락으로 톡 치는 정도라 그런가. 그나마 이번에는 처음 미하엘을 만났을 때처럼 펄쩍 뛰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으리라.
[ 그냥── 구경? ]
저를 때리려 했던 사람이 달아난 쪽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뭐…… 이미 사라져버리기도 했으니 이제 와 무얼 더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취객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사고에 휘말렸던 것치곤 미련 털어내기가 참 빨랐다. 그 말을 끝으로 잠시간 더하는 말이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물끄러미 상대를 쳐다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서 진중한 고민에 빠졌는데, 얼떨떨하면서도 무엇인가 찜찜한 기분에 시달리는 듯싶었다.
이 사람의 앞에 서자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알고 있을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그의 육체는 물리적 요인으로 인한 직접적 손상을 제외하고서는 언제나 항상을 유지하게끔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永이고, 그런즉 불변인 것이다. 무엇도 명확하지 않은 그의 존재에서 그것만이 오직 유일한 확적이었다. 명확한 실체 없는 이변은 그동안─남아 있는 기억의 한도 내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종류의 문제였다. 이제껏 겪어 보지 못한 이상 현상을 맞닥뜨린 그의 사고회로는 꼬여 가기 시작했고……. 아마 그래서였으리라. 종이와 펜을 얻은 이후 다소 양호해졌던 의사소통 능력이 다시금 처참하게 곤두박질 친 것은.
윈터를 보니까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음 →'너를 보니까 이상한 기분이 든다. 너는 이 이상한 기분에 관해 알고 있는 게 있어?'라고 묻고 싶었음 →하지만 본인은 원래부터 심장이 뛴다거나 덜컥 내려앉는 듯한 감각 자체를 느끼지 못함=어 뭐지 내장이 이상한데?=상했나? →nnnn년 만에 처음 느끼는 기분에 당황함+고립 생활로 인해 기본 의사소통 능력 나쁨+글로 표현해서 더 나빠짐 →그렇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