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소녀는 애써 설명하려는 듯, 자기 귀를 붙잡고 늘려보이는 시늉 해보인다. 그치만 모른다 해도 이상할 건 없다. 하기야 소녀의 세계에서도 엘프는 가상의 종족이었으니까.
"...도원향? 처음 들어봐."
이윽고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생소한 이름. 미국이나 일본, 중국 같은 이름은 들어봤어도! 복사꽃은 또 뭐야, 복사하는 꽃? 금세 턱 매만지며 엉뚱한 생각에 잠기는 소녀. 적어도 자신이 있던 세계엔 그런 곳은 없었다. 그렇다면 조난자들은 다 같은 곳에서 떨어진 게 아닌가? 그러다 후지마가 되묻는 말에, "나? 어, 어디였더라..." 골똘히 생각해본다. 지... 뭐였는데. 그리고 마침내 생각났다는 듯 퍼뜩 고개를 들어올린다.
미하엘은 이 미묘한 괴리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비단 이 도시 안으로 들어왔을 때 느낀 저항감 때문은 아니었다. 아마 그건 도시를 지키기 위해 건 마법과 추락자라는 이질감이 부딪쳤기에 생긴 느낌이었을 테니까. 그보다 이 괴리감은 ‘저항감’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추락자가 한 세계에 몰리는 일이 있었나?”
생각해 보건대, 없다. 적어도 미하엘이 경험한 바로는 없었다. 자신이 며칠 사이 두 명의 추락자를 만났고, 그 중 한 명은 다른 추락자와 마주친 것 같았지. 미하엘과 다윈, 그리고 윈터와 영원이, 윈터가 만난 또 다른 추락자······. 가볍게 생각해도 최소 다섯의 추락자가 이 세계에 모인 셈이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닌가.
그리고 지금. 미하엘은 또 처음 보는 추락자를 발견했다.
잿빛털을 지닌 늑대. ······늑대가 맞겠지? 미하엘이 너를 빤히 바라본다. 두 발로 걸어다니는 늑대인간을 본 적 없는 건 아니었다. 그게 추락자라는 건 좀 다른 얘기지만.
저 추락자가 윈터와 마주친 사람인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이곳이 어딘지 잘은 모르는 눈치다. 그렇다면 새로운 추락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뭐 깊이 생각할 게 있나. 미하엘이 성큼성큼 다가가 저보다 머리 한 개 이상 큰 너를 쿡 찌르며 말을 붙였다.
>>425 이곳은 도대체 뭐하는 장소인가? 일단 사람의 흔적을 쫒아 숲속에서 도시로 온 것 까지는 좋았다.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 근래 자신이 하였던 선택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지 않았을까?
하지만 좋은 선택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와주지는 않는다. 지금 자신은 사람이 많은 도시로 오는 것까지는 성공하였지만, 여전히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겠으며 무슨 상황에 처해진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에게나 말을 걸고 물어볼까 생각하였지만. 솔직히 자신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존재에게 자신의 외모는 좀 객관적으로...꽤 무서운 편이었다.
한 성격하게 생긴 늑대 수인이 평범한 시민에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니 네가 아는 뭐든걸 말하라 한다면...적어도 그다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은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자신의 등이 쿡 찔리는 느낌과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
“안녕, 추락자. 여긴 처음이야?”
다리와 허리를 숙여도 내려봐야 할 것 같은 키, 살아생전 처음보는 분홍색 머리카락, 자신과 비슷한 색깔의 눈동자. 그리고...고양이 귀와 꼬리? 짐승의 특징이 도드라지지 않았는데 하프나 쿼터 수인인가?
그보다 추락자? 확실히 자신은 허공에서 추락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을 추락자라 부르는 것은 크게 이상하지 않으며 또한 자신은 이 주변에 어울어지지 못하고 한참을 멍때리고 있으니 초행길이라는 것을 눈치채는 것도 어렵지 않겠지. 하지만...
경계하는 것 같은 모습에 미하엘이 키득키득 웃는 소리를 냈다. 그럴 수도 있지. 대뜸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아는 듯이 이야기한다면 누구라도 수상하게 여겨질 법했다.
“왜 몰라~? 같은 추락자니까 알지. 그리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가만히 있으면 몰라도 알 수 있을 걸.”
미하엘은 양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당당하게 말하더니 곧 엄지를 세워 저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답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 난 미하엘이야. 추락자, 넌?”
상황을 보아하니, 이 추락자는 아마 첫 추락인 것 같았다. 사실 거의 95퍼센트 정도 확신하는 부분이다. 나머지 5퍼센트라고 해봤자, 두 번째 추락이거나, 상황 파악이 매우 느린 사람······ 정도인데. 그다지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기에 미하엘은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너와 눈을 마주할 뿐이다. 저와 비슷한 색의 눈동자에 어떠한 공포나 악의가 담겨 있는 것 같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