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렌지아 레인워커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 자신을 왕이라 부르는 플루의 뺨을 죽 늘려보며 부루퉁하고 있다. 먼 과거부터 그럴 수 있고 그러고싶다는 이유로 요정들의 지킴이를 자처했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왕이라 불렸다. 그리고 오랜 공백을 넘어 돌아온 현재도 마찬가지였으나... 그가 왕이라는 호칭을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튼, 오늘부터 훈련을 할거야." [훈-련?] "응. 아무튼, 조-금 등급이 올랐으니까? 좀 더 할 수 있는 걸 해봐야지."
잠시 고민하던 렌지아 레인워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까? 일정 범위 내의 아군을 강화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는 그의 능력들은 자신의 심상을 넓게 펼치는 영역화와 닮아있지 않나 싶다. 당장 심상도 꽃을 피우는 정원의 구현이고. 평소에 내리는 '비' 역시 렌지아 레인워커의 '근본'에 닿아있다보니.
공혼유화는 혼돈과 유술이 합쳐진 기술이다. 혼돈의 기로 적의 움직임을 인력처럼 끌어당기면서 중심을 빼앗고 이어지는 타격으로 마무리를 하는 기술이었다. 여기에 남운세가의 구름의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유연함이 추가되었다.
지금의 기술로만 봐도 유용한 반격기였다. 하지만 더 발전할 길이 보인다고 판단되면 일단 시도부터 하는 것이 우성이기에.. 공혼유화의 해석의 폭을 넓히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을 시키려고 한다.
먼저 '적의 움직임을 끌어당긴다.' 는 공혼유화의 해석을 '적의 공격을 끌어당긴다.'라는 해석으로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적의 몸을 사용한 근거리 공격 뿐만이 아닌, 원거리 공격까지 끌어당긴다는 것. 하지만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성에게는 이미 강한 인력을 낼 힘이 있지 않은가? 바로 마공인 무혼공마신공이었다. 기존의 혼돈의 기만 이용하여 끌어당기는 원리에 인력의 성질이 매우 강한 무혼공마신공의 음기를 더한다. 원거리 공격마저도 우성에게 끌어당길 정도로 말이지.
하지만 이러면 오히려 공격만 더 빨리 당하지 않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음양(空)'을 공혼유화에 입히면서 왜 그러는 것인지 풀어날 것이다.
강한 음기로 끌어당긴 적의 공격. 그 공격이 우성에게 닿기 전에 음양의 기로 음기에 양기의 출력을 높이다보면 중간 지점인 空에 머물게 된다.
모든 걸 파괴하는 힘인 공의 기. 이 힘을 그대로 쓴다면 상대의 공격은 그대로 소멸하면서 없어지고, 우성 역시 상당한 양의 마력을 소모할 것이다.
하지만 이 공의 기의 출력을 낮춘다. 파괴할 정도의 출력이 아닌 공격을 멈출 정도로만의 출력으로 낮추어서 마력의 소모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완전한 공의 기가 아닌 불안정한 공의 기를 출력한다는 표현도 맞다면 맞겠지.
그렇게 우성의 앞에서 멈춰버린 공격.. 이대로 반발하는 힘이 강한 양기의 출력을 높이면서 공격을 튕겨내서 적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었다.
우성의 신체접촉이 필요한 기존의 공혼유화를 마공과 음양으로 신체접촉이 불필요한.. 반사막과 같은 기술로 발전을 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적의 공격 타이밍도 읽어야 되는 것은 물론..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난이도가 높다. 사실상 이 기술을 전투에서 우성이 의식해서 사용한다면 그 활용률은 굉장히 처참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전투를 할 때는 항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마치 자신을 보호하는 배리어처럼 말이다. 이렇게 한다면 마력의 소모가 크기에 적에게 쓰러지기 전에 우성이 기운을 다해서 스스로 쓰러질 확률이 매우 컸다.
그러나 우성에게는 잃어버린 기를 항상 회복하는 심법인 혼령공련이 있지 않나? 주변의 기를 끌어당겨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섭취하는 이 심법.. 이 심법으로 회복되는 기를 공혼유화의 유지에 쓰는 것이다. 기존에 신체의 회복에 사용되는 홍련공련의 기의 사용을 공혼유화의 유지로 방향을 바꾸는 것.
사실상 혼령공련의 메리트를 스스로 제한함으로써 강력한 방어막을 얻으려는 시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해본다.
지옥의 불꽃과 레오넬의 마력 운용식을 함께 가진 스킬인 원초의 빙화. 불꽃의 성질은 지옥의 불꽃에 가깝지만, 마력의 운용 자체는 레오넬의 방식인 만큼 신격을 깃들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빙화 자체의 특성은 그대로 남긴 채, 신격만을 더해 사용하는 훈련을 해 봅니다.
situplay>1597047901>507 열심히 책을 찾아봤지만 아직 원하는 책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3층 한정이라고 한들 책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물론 시간을 좀 소모한 당신의 탓도 조금 크흠크흠.
situplay>1597047901>508 플루는 대장이 된 이후로 격이 높아져 상위의 요정이 되었습니다만. 그 성격은 여전합니다. 당신을 왕님이라고 부르는것도 놀릴고자 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었죠. 그래도 나름대로 도움을 주고 싶었는지 정원을 넓히는 동안 다른 요정들과 함께 영역화를 도와주었습니다.
사실 그게 아니라도 당신은 영역화의 갈피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글쎄요, 전에 한번 닿았던 경지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situplay>1597047901>511 당신은 공혼유화를 좀 더 파격적인 성능을 가진채로 동시에 자동적으로 몸에 두르고 있는 형태로 발전시키려 했으나. 기의 소모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것을 자연스레 평소에도 발동하고 있어야하는 부분에서 막히고 말았습니다.
그저 계속 유지되는 배리어로 하자니 굳이 공혼유화까지 쓸 필요도 없는 공격에 반응해서 사용되고 틈이 생기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혼파천휘와 안개몽상에 눈을 돌려봅시다. 이치를 왜곡하고 두번의 동작을 구사하는 안개몽상의 신기루를 응용하여. 마치 병렬사고와 같은 또 하나의 계산을 맡아줄 의식을 만들어내 그것을 공혼유화의 컨트롤에 둔다면....
심상의 영역화는, 생각보다 쉽게 다가왔다. 누군가 들으면 그게 뭔 소리니 고양고양아라고 질색할 말이지만, 진짜 그랬다. 다만 이는 내 재능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경험을 해서 그런 것이지. 퍼져나가던 정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높은 먹구름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나의 심상은 과거와 다르다.
당연하다. 나는 옛날의 왕이 아니라 현대의 레인워커이니까. 나는 빗속을 걷는 자이다. 나는 빙긋 웃으면서 점차, 마음을 넓게 펼쳤다. 빗줄기에 미묘한 색채가 머금어지는 듯하다.
"-이번 일이 끝나면, 고향에 가봐야겠네."
나는 나를 도와주던 작은 요정들을 부르면서 중얼거렸다. 작은 요정들은 내가 지켜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그러기에는 힘들다. 카셀라와의 일에서 배운 건 있지만, 이 아이들은 카셀라와는 경우가 다르다. 요정이 정직하게 격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어느 정도.. 보호할 수단이 있어야 하려나.
우성은 자신의 극룡의 창이 용과 같은 힘을 낼 수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을 추구해야 됐다. 인간의 기술의 극치인 극룡의 창.. 이 극룡의 창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여러 속성들이 조화롭게 섞이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무공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속성들의 이해도와 이를 조화롭게 공존시키기 위한 정밀도가 필요한 무공이었다. 결국 이 극룡의 창은 신도 뚫어버리는 '비혼살'이라는 초식을 구사하는 강력한 무공이 되었다. 강력하지.. 무공으로는 말이야.
무공으로서 강력하다는 말은 마력이나 기를 강력하게 다룰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결국 무공이니 마법이니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마력과 기를 사용하는 방법일 뿐이었다. 컨트롤,출력조절,해석,정밀도,속성 등에 따라 문파부터 시작해서 무수히 많은 스킬들로 나뉘어지고, 어느 것이 더 강력한 술식인지 정해지는 것이었다.
여기서 빠진 것이 있지 않나? 바로 신체의 정교한 컨트롤이었다. 무공은 외공이 아니다. 마력의 컨트롤은 보장하지만 신체의 컨트롤은 보장하지 않는다. 아, 신체의 강화는 반드시 따라오지. 하지만 신체의 정교한 움직임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본인의 타고난 센스 혹은 오랜 기간의 노력으로 커버되는 것이었다.
우성의 외공은 이미 훌륭했다. 창수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신창합일에 도달하지 않았던가? 그의 창술에 대한 기본과 센스는 아카데미를 넘어 이 대륙에서도 손에 꼽힐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다. 무공인 극룡의 창과 외공인 신창합일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종종 들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성이 지금까지 외공인 신창합일을 무공인 극룡의 창을 구현하기 위한 단순한 과정으로만 여겨왔기 때문이었다. 사실, 본질은 똑같은 창술임에도 불구하고, 우성은 이를 '신창합일의 과정으로 극룡의 창을 시전한다'고 판단하여 하나의 통합된 창술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단계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서로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성은 이제 그 둘을 하나로 융합해, 더 이상 따로 떨어진 기술이 아닌, 완전히 일체화된 경지로 나아갈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그렇기에 우성은 외공인 신창합일과 무공인 극룡의 창을 통합해서 하나의 창술로 만들려고 한다. 신체의 정교함이 더해진 극룡의 창으로 말이다. 단순히 마력을 더 강하게 키워서 화력을 높인다거나 특정한 속성을 추가해서 강해지는 방법이 아닌 신체의 정교함을 추가해서 더 날카롭고 깊이 있는 창술로 탄생시키려는 것이었다.
특히 신체적 정교함은 오로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특혜였기에 더욱 더 이 창술에 필요했다.
이종족? 괴물? 신?
이들은 처음부터 강력했기에 정교하고 꼼꼼한 움직임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력이나 신격으로 살짝만 휘둘러도 다 쓰러지는 경험이 대부분이었겠지.
그렇기에 그들이 가지지 못한 힘으로 극복해야 됐다.
사실.. 인간은 이들에 비해서 매우 약하다. 그들처럼 강력한 신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신체도 연약하다. 그렇기에 인간은 손가락부터 시작해서 발가락까지 신체를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게 진화를 해왔을 것이다. 본질적으로는 약했기에 더 정교하고 기민하게 본질적인 강함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무작정 찾는 게 맞을까? '길잡이 나비'들이나 '아서'와 '로빈' 등, 여러 인물들과 함께 도서관 3층에서 책을 찾던 중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좀 더 제대로 찾는 법이 있지 않으려나. '배드엔딩' 책과 같이 어느 특정한 요소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예감이 든 것이다. 흐음, 나는 주변을 둥실둥실 떠다니는 네로를 보았다.
"...네로는 뭔가 느껴지는 거 없나요?"
네오도미니언 그랑페슈! ..라는 대단한 이름까지 있던 소중한 책이었으니, 네로 역시 다소 '특별한' 책일 가능성이 높다. 아, 어쩌면 그 세 가지 책 중 하나가 사실 네로일지도? 하지만 3층이 내게 개방되기 전부터 찾아왔으니 아니려나..
situplay>1597047901>517 이미 영역화에 대한 이해는 끝나있다. 남은것은 정할 뿐.
situplay>1597047901>518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의 말대로 신격을 지닌 신이라 불리는 이들은 굳이 정교한 기술을 배우지 않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신들은 태어날때부터 피지컬이 깡패인거라고 보면 됩니다. 딱히 특별한 수련 없이도 저절로 강해지죠.
허나 그건 그거고, 당신이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코 쉬운 길이 펼쳐져있진 않았습니다. 이미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에는 당신은 너무 강해졌고, 애초에 당신의 무공은 굉장히 오리지널리티가 넘쳤으니까요. 지금까지처럼 혼자 나아갈 수 밖에 없으니 어렴풋이 길이 보임에도 그것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겁니다.
그렇기에 기본을 다시 되짚고, 다시 정교한 움직임을 구상하고. 그것을 반복합니다.
"아, 거기 틀렸고마!"
당신의 창의 소리를 들으며 정립하고. 다시 정립하고. 새로운 경지엔 아직 닿지 못했지만 그저 나아갑니다.
situplay>1597047901>521 공간에 마성을 담아보았지만 그 위력이 강해지기만 할 뿐 신격을 막을 근본적인 수단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지금 확실하게 신격을 견딜 수 있는건 신기로 취급되는 녀석들 뿐일텐데. 그러고보니 신기는 어떻게 정해지는걸까요. 레이나스에게 전수받은 두 기술은 그렇다치더라도. 본디 신기일리 없는 기술들도 신기로 취급받고 있는데..
situplay>1597047901>524 네로는 여러가지 의미로 당신을 닮아있었습니다. 당신을 따라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당신을 따라서 혼자 책도 읽기 시작했죠. 책이지만요.
그렇기에 지금도 네로는 당신이 찾고있는 책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이나 보고있죠.
우성은 블러디의 조언을 들으면서도 공백안으로 자신의 움직임을 보며 기초를 점검하고 고쳐나가기 시작한다. 사실 외공적인 면으로만 보면 이미 완벽하지만, 무공과 섞었을 때는 말이 달랐다. 무공에 신경을 쓰느라 자세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놓쳐왔거든. 극룡의 창의 초식을 반복하면서도 간단한 찌르기와 베기부터 보법, 시선, 거리, 그립, 중심 등의 교정을 계속해서 반복하여서 완벽한 정교함을 추구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작은 실수나 어긋남도 허용하지 않고,모든 움직임이 본능처럼 완벽하게 수행될 때까지 이어나갔다.
각 초식에 맞는 외공의 움직임을 찾아가며 미세한 디테일들을 교정해나간다. 극룡초열파부터 시작해서 경계의 혼참까지.. 각 초식들마다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움직임들을 찾아가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무공의 요소까지 잡아야 했다. 외공의 요소를 더하는 만큼 초식들에 사용되는 속성들을 정교하게 조정하고, 움직임과 합쳐서 초식들의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극룡초열파는 창을 앞으로 길게 내밀며, 신체의 중심을 낮춰 안정된 자세를 취한다. 창 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초고열의 기운이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며, 적을 꿰뚫듯이 찌르는 동작이 필요했다. 이 초식의 의도는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넓은 범위에 걸쳐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을 내지르는 동시에, 무릎을 굽혀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켜 초식의 반동을 최소화한다. 이는 무반동의 묘리로 해결할 수 있었다. 시선은 적의 중심을 주시하며, 창의 끝이 적의 중심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도록 해야 됐다.
극룡 영환람은 창을 천천히 회전시키면서, 신체의 회전을 이용해 적의 영혼을 끌어당긴다. 이 과정에서 창을 중심으로 상체와 하체가 함께 회전하며, 적의 본질에 최대한 접근할 수 있는 각도를 찾아야 됐다. 이 초식의 핵심은 적의 본질을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 회전이 부드럽고 끊김 없이 이어져야 했다. 적의 영혼을 포착하기 위해 창의 움직임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창과 적의 영혼이 완전히 교차되는 순간을 노려야 된다.
천공 무화는 창을 위로 치켜들고, 동시에 하체를 튼튼히 고정한다. 창이 적을 찌르며 지나가는 경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회오리가 발생할 수 있도록 창을 회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이 초식은 창이 지나간 경로에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창을 찌르는 순간, 몸을 비틀어 회오리의 중심을 유지하며, 두 번째 공격을 준비한다. 두 번째 공격은 무형의 공격이기 때문에, 창을 내지른 후 바로 다음 동작으로 연결되도록 신체의 중심을 재빠르게 이동시켜야 됐다.
극마혼무 용첨은 창을 넓게 휘두르며, 주변의 기운을 끌어모으는 동작을 취한다. 이때 신체의 움직임은 유연하게, 그러나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공간 자체를 비틀듯이 힘을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초식은 창을 통해 주변의 기운을 끌어모아 일격에 방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창을 크게 휘두르며, 공간 자체가 왜곡될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를 모으고, 이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방출되도록 몸 전체를 사용해 창을 휘두른다.
영(空)은 신체를 최대한 고요하게 유지한 채, 창을 빠르게 그리고 정밀하게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창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게 해야 하므로, 창을 찌르는 순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적을 공격해야 됐다. 이 초식은 보이지 않는 공격을 이미 달성했지만 모든 움직임이 최소화되어야 했다. 우성은 적에게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도록, 창을 찌르는 순간 몸 전체가 고요하게 정지된 듯한 느낌을 주어야 했다. 이때 창과 신체의 균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아무리 공의 기운으로 공격이 보이지 않다고 해도, 타고난 힘 자체가 다른 그들에게는 이것마저 보일 수도 있기에 외공적으로도 동작을 최대한 숨겨야 됐다.
진혼 백라는 창으로 적을 빠르게 찌르거나 베면서, 흡수하는 동작을 취한다. 이때 창의 끝이 적의 중심에 정확히 맞닿도록 하며, 힘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몸을 단단히 고정한다. 이 초식의 의도는 적의 힘을 흡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창이 적의 몸에 닿는 순간 그 힘을 끌어당기는 동작이 필요하다. 창을 내지른 후, 그 힘이 자신의 신체를 통해 순환하도록 신체의 흐름을 조절한다.
경계의 혼참은 창을 세 번 내리치며, 각각의 공격마다 신체의 자세를 미세하게 조정한다. 첫 번째 참격은 빠르고 강하게, 두 번째 참격은 적의 방어를 뚫을 수 있도록 강력하게, 세 번째 참격은 최종 일격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초식은 세 번의 강력한 공격을 통해 적을 제압하는 것이 목표다. 첫 번째 공격은 적을 무력화시키고, 두 번째 공격은 방어를 뚫으며, 세 번째 공격은 최종 일격으로 마무리한다. 각 공격마다 신체의 중심을 빠르게 이동시키며, 창의 속도와 강도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무공과 외공의 요소를 전부 고려하여 기술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이 둘의 밸런스였다. 어느 초식은 외공에 더 신경을 써서 무공의 요소가 약해지고, 다른 것은 무공에 더 신경을 써서 외공의 요소가 약해진다. 이는 우성의 의지가 아니었다.
"혹시.. 심상을 쓴다면..."
우성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심상인 '균형'으로 무공과 외공의 밸런스를 맞추며 이전보다 더 균형잡힌 창술을 구사하려고 했다. 무공의 화력과 부가효과 그리고 외공의 정교함과 날카로움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창술을 말이다.
계속해서 훈련하고 또 훈련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균형의 심상까지 써가면서 그 감각을 기록한다. 당연하지만 모든 초식을 쓸때마다 심상을 쓸 수는 없으니 심상은 어디까지나 도우미에 가깝다. 한번 그 감각을 이해하고나면 좀 더 구사하기 쉬워지니까. 그런식으로 끝이 없는 훈련이 이어졌다. 이미 알고 있는 초식들이지만 그렇기에 그것들을 다시 정립하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련량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내 당신의 창이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극룡파창의 초식이 당신의 이상점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상상한 그대로 몸이 움직이면 얼마나 좋을지 무공을 배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본적 있을거다. 이것은 그 경지.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움직임을 매우 당연하게 현실에서 구현해낸다. 용의 힘도 마찬가지. 실제의 용이 가진 힘이 아닌 인간이 두려움을 가지고 경외심을 품었던 상상속의 그 힘이다.
인간의 공포는 언제나 자신보다 강한 존재를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그런 공포를 통해 인간은 강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진룡파를 나오고나서 당신은 선조가 그토록 원했던 무공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시절 괴물에게 맞서고 떠오른 공포심, 경외심. 그는 자신이 만든 상상에 갇혀서 아무리 강해져도 만족하지 못했다. 허나 당신은 상상에 갇혀있는게 아닌 그로인한 길을 다시 한번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이 새로운 창술을.
situplay>1597047901>530
신성과 마성의 융합으로 그 힘이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기로서 취급받진 않고 있었습니다. 레이나스에게 배운 신성계통의 신기들. 그리고 당신이 가지고 있는 신성과 마성이 섞인 신기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들 사이에 종류적인 공통점이 없습니다. 공간계라면 초업이 있고. 창은 신창. 방패와 와이어등. 그 종류가 겹치지 않습니다. 어쩌면 테리토리가 신기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위력적으로 하자가 있는건 아니니 큰 문제는 없지만요.
필리아는 그것을 보았다. 안개가 뿌려진 곳, 부숴지는 것, 그리고 자신이 보고 지각하고 있던 그 전장의 끄트머리에서. ……그런가. 돌아왔던 그녀는 재해 토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어느 부분에서는 인위적으로 지워진 모습이 보인다면 그때 본 그것이 진실.비겁하고,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허나 동시에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권의 극한, 무예의 극한. 그녀는 그것에 도달해 있었다고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아직 더 머나먼 길이 있었고,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그 길에 다하는 것은 아니니. 자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
그녀가 있는 곳은 서부기사단의 본거지라고도 볼 수 있는, 레오넬가문의 한 구석. 그녀의 집무실과 기사단 숙소가 마련된 공간이었다. 평소 그녀는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나오는 순간 훈련장에서 죽도록 뛰어다니거나 산에 올라 명상을 하고는 했으나 오늘은 날붙이를 다룬다고 하는 한 무리의 기사단원들과 함께 숙소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장작을 몇 개 들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패지 않은 장작을 창을 들고 있던 단원을 향해 건네주려는 듯 높게, 천천히 던졌다.
결과를 본 그녀는.
당연한 것인가.
장작은 창에 꽂혀있었다. 창날이 1m가 넘는 괴이한 창이었으나 아주 깔끔하게 가운데 부근까지 꽂혀있었다. 두께 탓에 약간 부풀어오른 것이 보였다. 단원은 가볍게 창을 휘둘러 장작을 갈라 두 개로 나누었다. 이러면 할단. 온전히 베어졌다. 그 과정에서는 일체의 소리가 없었고 관통력이 높았기에 섬유 구조가 찢어질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다른 장작을 하나 들고 가볍게 내리쳤다. 경쾌한 소리가 들렸고 장작이 두 동강이 나 좌우로 날아갔다. 가른 것이다. 예리함은 없었으나 그것이 갈라졌다는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다들 돌아가도 좋네.”
단원들이 자리를 비우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고뇌했다. 이전과는 다른, 희열 때문에 몸이 떨리는 경험.
“권능이라고 할 것도 없군. 정말, 할 수 있으니 하는거야.”
그것이 자연체. 행동이 이루어내는 결과가 아니라, 행위 자체에 뜻이 있었다. 그렇기에 결과가 당연히 따라온다. 강물이 흘러 바다가 되고 잿더미가 된 후에 모든 것이 되살아 나는 것처럼. 당연한 것에 그렇지 않은 이유를 찾으려니 막혀 있었을 수 밖에!
그녀는 곧이어 그 자리에서 명상을 시작했다. 물어보고 싶었다. 그날의 사자의 정체에 대하여.
아이러니하게도 우성은 자연과의 동화를 익히기 전에 이미 오래전, 생과 사를 연결하는 힘을 얻게 된 적이 있다. 그 힘은 금기였던 혼백저를 버리고 얻은 '백령'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이 백령은 진화하여 '극혼백령'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는 생과 사를 연결하는 영혼의 힘으로, 우성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동화’는 순수한 자연의 힘으로, 생과 사를 넘나드는 경지를 가능하게 한다. 자연 속에서 생명은 탄생하고, 그 생명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며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우성은 자연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서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게 되었다. 반면, '극혼백령'은 영혼의 힘으로 생과 사를 이어주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영혼은 생명과 죽음의 경계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며, 육체가 죽더라도 영혼은 남아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우성이 깨달은 것은, 생과 사의 이치가 자연과 영혼의 밀접한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생명은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그 생명을 유지하는 동안 영혼은 육체와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죽음은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는 과정이자, 영혼이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시작점이 된다. 이처럼 생과 사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며, 영혼은 이 순환의 고리 안에서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본디 생과 사는 자연의 이치이며, 그 과정에는 반드시 영혼이라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자연과 영혼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순환의 일부로서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생명은 자연의 이치로, 죽음은 영혼의 여정으로 이어지며, 이 둘은 분리될 수 없는 단일한 실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성은 이 힘들을 독립적으로 사용해왔다. 동화는 자연의 이치를, 극혼백령은 영혼의 흐름을 다루었지만, 진정한 힘은 이 둘이 하나로 통합될 때 비로소 완성되지 않을까?
우성이 깨달은 진리는 단순히 새로운 힘의 창조가 아니라, 세상의 창조부터 이어져 내려온 진리에 도달하는 과정이었다. 생명과 죽음, 자연과 영혼은 원래부터 하나였고, 그 본질을 이해하는 자가 이 진리를 깨우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의 생명력과 영혼의 힘이 결합될 때, 우성은 단순히 자연의 순환이나 영혼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에서 벗어나, 생과 사의 본질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