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은 혼자서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이 길들인 마수들과 같이 싸우기 시작했다. 로자가 지면에서 뿌리를 뽑아내서 적들을 묶으면 스피드와 치악력이 좋은 실비아가 하나하나 치명타를 주며 끝내고, 대인 전투력이 가장 강한 베히모스가 실비아를 저지하려는 적들을 역으로 저지하거나 보이는대로 팬다(?).
하지만 마수는 단순히 같이 많이 싸운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평소에 마수를 잘 케어해야 됨은 물론이요, 휴식을 해도 같이 휴식을 하고, 좋은 것도 먹이면서 따를 만한 주인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면서 성장을 시켜야 된다.
우성은 한 별장을 빌려서, 마수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로자는 풀밭에 누워서 여유롭게 잠을 청하고, 실비아는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던 베히모스에게 흙을 뿌려서, 베히모스와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쇼콜라는 우성의 어깨에 올라타서 무언가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 쇼콜라. 맛있는 거 만드는 중이니깐."
우성은 능숙하지 않은 실력이었지만, 마수들이 먹을 요리를 하고 있었다. 불로 굽거나 기름으로 튀긴다거나.. 물로 끓이는 과정을 최소화 시키면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얘네들은 소환수가 아니고 철저히 자연에서 온 마수들이니,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내려고 했었다.
로자에게는 풀의 즙을 뿌린 마수생선회, 실비아에게는 육즙을 뿌린 닭회, 베히모스와 쇼콜라에게는 의외로 용과를 곁들인 샐러드와 브라우니를 만들고 있었다.
"이제 여기에..."
우성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든 음식들에 자연의 기를 향신료처럼 뿌렸다. 혼돈이나 다른 기를 섞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기 말이다. 우성은 마무리를 하고, 종을 울린다.
명상을 시작하고 나흘의 시간이 흘렀으나 그녀는 여전히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육신의 강함은 극에 이르렀고 자연의 마력을 몸에서 순환시키며 실낱같이 희미한 자연의 심상을 몸에 받아들여 당장은 쇠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그럼에도 그녀가 추구하는 무의 극치에는 여전히 이르지 못한채로 얕은 호흡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일전의 사투에서 느낀 아주 미약한 감각.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만들기 위해서는 그 이외의 것을 머리 속에서 깎아내는 것이 필요했다. 방법은 안다. 감각 역시 알고 있어. 그렇다면 닿을 수 있을터인데도 닿지 않아. 그것이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 격전 속에서 달아올라야만 이루어지는 각성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일시적이나마 반응속도와 정밀함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었다 한들 그것은 고작해야 그 순간만의 것. 그 감각을 자유자재로 만들지 못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신에는 닿지 않는다. 마음도 정신도 비워내고 무아에 자신을 맡기는 것 만이 그 방법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짐승이지 인간의 극이 아니기에.
권은 극한에 달했다. 인간의 권이라면 그리 말할 수 있었다. 허나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절벽 너머로는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군데군데에 솟은 산은 그 위세를 뽐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채 하늘에 닿아있었다. 그것들은 멀고도 동시에 가까웠으며 거대하기도 했으나 턱없이 작아보이기도 하였다. 그녀가 바라본 자연은 모순으로 가득했다. 타오르고 썩어들어 형체를 잃은 후에야 새로운 싹이 튼다.
그 싹이 어떤 방식으로 자라날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으나 한가지 지혜만은 손에 쥘 수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파각이었다.
그녀의 이상하리만치 높은 이상은 지금까지의 그녀를 부정했다. 용쓰지마라. 어떤 짓을 하더라도 '인간의 경지'로는 부족하다. 저 대자연의 이치를 몸에 새기지 않는다면 신에게는 절대 닿을 수 없어. 자신의 육체와 마음이 내는 소리. 그리고 이 세계가 내는 소리. 그것을 들을 수 있어야만 닿을 수 있다. 별에, 신에 닿기위해서는 자기자신을 부숴야만한다.
우성은 진룡파창에서 새로운 속성들을 완벽하게 적응하여 '극룡의 창'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극룡의 창이 아직 더 성장할 길이 보였다. 그러나 이 극룡의 창을 성장시키려면 여러가지 힘을 신경써야 됐다.
일단 우성이 재해석한 극룡의 창은 여러 힘들과 권능들이 작용해서 , 최종적으로 창술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새로운 힘에 융화되는 창술이 아닌, 우성이 가진 모든 것을 표현하는 도구였다.
일단 첫 번째로 활성화 시키는 것은 '무혼공마신공'. 무혼공마신공의 음기는 적을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꼭 적만 끌어들여야 될까? 아니었다. 무한공마신공의 해석을 확장하여, 주변의 기운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는 '동화' 와 '연비청공'이었다. 혼화공법으로 호흡을 순환하기 전, 마공으로 끌어들인 주변의 기운을 '자연'으로 받아들여서 다소 음기로 어두워진 기운을 동화시킨다. 우성과 기운은 동화가 되었고, 이는 곧 '연비청공'으로 동화된 힘을 신체에 담는다.
세 번째로는 연비청공으로 힘을 담았다면, 그 힘을 혼화공법으로 신체에 순환시키기 시작했다. '혼돈'을 메인으로 한 이 심법으로 자연스럽게 기운을 신체와 융화시키는 것.
여기까지가 혼화공법의 과정을 우성이 재해석한 것이었다. 자연으로부터 기를 무리없이 순환시키는 혼화공법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부터는 혼화공법을 다음으로 창술을 구사하는 과정이다.
주변의 낯선 기운을 여러 권능들을 연계한 혼화공법으로 신체에 순환시켰고, 그 순환된 기운은 힘을 먹는 용의 기운인 '진혼성염룡'이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우성이 순환된 힘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게 해석을 돕는다.
이 힘을 온전히 해석하면, 이 힘은 곧 공의 경지인 '음양(空)'으로 다른 힘들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결국은 이 기운으로 '空'으로 이어지며 파괴의 힘을 담게 된다. 이 힘은 곧 '금강혼'으로 이어지게 된다. 무공이란 본디 기운을 이용해서 신체를 강화시키는 것이 기본 아니었던가.
그렇게 강화된 신체를 바탕으로 우성이 지금까지 갈고닦은 창의 기본이자 외공인 '신창합일'로 외부로 힘을 표출하면서 '극룡의 창'을 시전하는 것이었다.
극룡의 창을 시전하는 메커니즘을 해석하고, 자신이 가진 권능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서 가진 힘을 온전히 창술로 표현하는 것. 이것이 우성이 가고자 하는 새로운 경지였다.
고대의 문자로 페가서스와, 블라드를 강화하고 든 생각이 있다. 이걸 좀 더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법이 있지 않을까? 마침 이를 시험해볼 좋은 스킬이 있었다. 물론 다른 친구들도 점차 강화시켜줄 생각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든 아이디어를 사용해보자.
'원소 문자' 플러스 스크립트 즉, 이야기에 문자를 더하는 방식의 마법이다. 근본적으로는 원소 마법이지만 굳이 그렇게 사용할 필연성은 없다 생각한다. 타오르게 만드는 것, 얼어붙게 다시 쓰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포괄적으로. '날카롭게' 만들거나 '피할 수 없게' 조정하거나... 그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실험해보자.
마수들은 최근 서로간에도 꽤 친해진거 같았고. 특히 베히의 알 수 없는 부상도 많이 나은거 같았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마수들과 같이 싸우는것 외에도. 마수의 힘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을 만들 수 있을지도...
situplay>1597047901>459
극룡파창을 다듬는 과정에서 극룡파창과 진혼창용환파식의 힘도 완전히 정립되었습니다. 두 힘은 음양을 거쳐 하나의 무공으로 정립되었고 그로인해 당신의 힘은 점점 더 안정화가 되어가고 있었죠.
그리고 그러는 사이 쇼콜라는 당신의 창을 보며 무언가 생각난듯 방방 뛰기 시작했습니다.
"요 녀석이 자기도 하고 싶다는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지만. 뒤이어 쇼콜라의 보조를 받은 새로운 기술이 태어났습니다.
situplay>1597047901>445
사라진 뱀뱀이를 찾으러 다니는 당신. 그런 당신은 우연히 뱀뱀이가 다른 마수와 시비가 붙은걸 발견했습니다. 상대는 보통 뱀 마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마수. 크기도 뱀뱀이의 몇배는 넘어 보입니다. 애초에 이무기인 뱀뱀이는 그냥 길기만 한거니 당연히 다른 마수에 비하면 작기는 하지만요.
- 쉬익~
그러나 걱정하던 당신과 달리, 뱀뱀이는 그 마수를 그냥 한입에 삼켜버렸습니다. 아마도 어디가서 맞고 다닐 걱정은 없어보입니다.
situplay>1597047901>451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추구하던 경지의 끝자락이 보였습니다. 이미 한번은 도달했었기에 알 수 있었던 그 시작점. 그러나 아직은 거기에 도달할 육체가 되지 못합니다. 그저 경지로 가는 길을 찾았을뿐.
그러나 그것은 정말 인간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한 일인걸까요? 이 답을 누군가 알고 있다면...
과거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돌아온 남자가 있었다. 도달할 수 없는 무극을 쫓으며 만년을 넘어 이어지는 무술의 가능성을 찾아 평생을 쫓아다니던 남자. 문헌에서도 아주 잠깐 그런 사람이 있었다고 넘어갈 정도로 인지도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무를 숭상하는 인간이라면 그 남자의 존재를 모를 수는 없었으니. 그 정체는 무명의 무도가. 출신도 행적도 불 분명하며 사용하는 유파도 하물며 어떤 인물인지 조차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불꽃과 같은 남자를 무극을 쫓는 이들은 이리 불렀다. 무도가라고. 그것은 개인의 기록이 아니었다. 몇 대에 걸쳐서 누구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를 의지를 품에 안고서 언제 도달할지 모를 무의 극치를 쫓으며 살아간다.
그의 후계는 시대도 성별도 기술조차도 형태가 정해진 것은 없었다. 누구인지 모를 남자와 지금을 이어주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져온 가슴속에 지펴진 불 뿐이었으니. 그것은 이미 무도가로서의 인연 같은 것이 아닌 세대에 이어 내려오는 광기에 가까웠다. 그것으로 대체 누가 가장 큰 구원을 얻었을까.
빈민가를 전전하다 우연히 시대를 관통한 무술가에게 발견되어 재능을 꽃피운 어린아이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평범한 삶을 살다가 우연히 비급을 얻어 강호에 나선 무인인가.밤, 숲이 있었다. 벌레가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극한의 땅. 달이 하늘에 걸려있고 푸르스름한 빛이 나무 사이에서 밤이슬이 내린 지면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빛이 닿지 않는 곳에는 검푸른 그림자가 가득 차있었다.
필리아는 여전히 그 숲을 지나간 절벽에 있었다. 서부 기사단은 그녀를 보좌할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기고 레오넬의 영지로 돌아갔고 남은 이들 역시 어지간 해서는 다가와서는 안된다는 그녀의 말에 한참을 떨어진 숲 속, 그녀가 보이는 아슬아슬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뿐이었다.
“대체 뭘까? 대장님은 뭘 하려는 거지?”
“글쎄다. 하지만 신기하기는 해. 몇 일동안 평소의 단련도 하지 않으신 탓에 근육은 조금 줄어든 것 같은데. 그래도 안에 있는 마력의 흐름은 놀랄 정도로 안정 되어 있어.”
“너 그게 보여?”
“감이야.”
그들은 생각했다. 눈앞에 있는 풍경이야말로 지금 관심을 둬야할 전부인 건 부정할 수 없나. 몇 일 전, 서부 기사단은 장례식을 마쳤고 그대로 귀환하는 형태가 되었다. 북부 민족의 혈통인 이들이 앞서서 험한 산세를 헤치고 나가기 위해 길잡이가 되어 대부분은 내려가는 형태가 되었으나 산을 거의 다 내려온 시점에서 그들의 단장인 필리아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들을 모두 물리고 해가 저문 산속으로 올라갔다. 급하게 내려진 명령에 밤의 삼에도 문제가 없는 이들이 그녀의 뒤를 쫓았으나 이미 격이 한참 벌어진 필리아를 쫓는 것 만으로 한계였고 도착한 시점에서 그들이 쫓아온 것을 알고 있던 필리아가 다가와서는 안된다는 말을 남긴 채 명상에 들어갔던 것이다.
‘무언가 깨달은 게 있으신건가.’
정순하다고 해야할까. 몇일이 지나고 드디어 단장의 육체는 안정을 찾아가는 듯 두근대고 있었다. 명상을 시작한 시점과는 달리 온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인지 겉으로 새는 마력도 없었으나 그녀가 바라는 경지를 알 수 없으니 그것이 얼마나 완전할지는 알래야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재해 중 하나를 사냥한 사실은 기사단 내부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무극으로의 길. 아쉽게도 그녀의 정보가 닿을 만한 위치에 있는 그 누구의 인도도 없었기에 그녀는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심해를 손끝의 감각에 의지해서 걸어가는 것 같다 말하고는 했으나 그것을 포기하려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기에 아는 이들은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뭐 어때, 우리라고 저런걸 동경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따라가야겠지. “………”
포근한 장소란 부족한 장소인가 안도하는 장소인가. 체감상으로는 밤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산중에는 옅은 어둠이 가득 차 있었다. 깨달음이라고 하던가. 정순하게 정련된 마력이 몸을 도는 것은 느껴졌다. 물론 그것이 자신이 바라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스스로를 축복받았다 여겼다. 폭발하듯 성장하는 근육과 갑옷 같은 골격을 갖춘, 무의 신에게 사랑받는 자라고. 그리 여기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허나,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든 지금의 그녀는 무신의 육체를 가지게 되었고… 그 안에 담을 것을 찾아내야만 했다.
그릇은 너무나도 넓었다. 지금까지의 그녀가 쌓아온 것들이 한 방울조차 되지 않는 다는 듯 경지에 이르니 비어버린 공간이 눈에 띄었다. 비어있는 공간에는 바람이 불었고 그렇기에 아주 약간정도라면 이 천지를 구성하는 크고 작은 무수한물질과 힘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으나,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
하늘이 넓구나. 대지도 어디까지나 이어져서 이 작은 육신에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을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여전히 강해질 수 있었다. 그곳에 모자람은 없었으니. 길은 찾았으니 안내인을 찾을 차례였다.
“돌아간다.”
그녀는 기나긴 명상을 마치고 산을 내려간다. 가야할 곳은 정해져 있었다. 오랜만에 스승님이라도 만나러 가볼까.
우성은 진룡파에서 탈퇴했고 대륙의 중앙에 자리를 잡아서 1인 조직을 만들었다. 그 조직의 이름은 바로 '중앙의 군단'이었다. 조직원들은 인간이 아닌 마수들이었고, 우성은 군단이라는 이름에 맞게 동료들을 모으려고 했었다.
"역시 성급이어도 추위는 싫어."
바로 빙하던전이었다. 우성은 마수들과 함께 빙하 위를 걸으며 강한 마수를 찾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은 마수라서 그런가? 우성보다는 추위를 덜 타는 모습을 보였다. 무덤덤한 베히를 빼고는 전부 처음 보는 눈과 빙하에 신난 모습을 보인다. 쇼콜라가 바닥에서 눈웃음을 지으며 눈을 퍼먹고는 시원한 듯, 몸을 잠시 떨다가도 좋다고 방방 뛰어댄다. 쇼콜라는 그렇게 눈을 먹던 중에 근처에 무언가가 있음을 느끼고 우성에게로 간다.
"알았어. 저기에 있다는 거지?"
우성은 마수들을 데리고 쇼콜라가 가리킨 장소로 향한다.
그 장소에는 우성의 키와 비슷한 거대한 펭귄으로 보이는 마수가 무리들을 경계하며 째려보고 있었다. 귀여운 펭귄의 이미지와 다르게 카리스마가 있고 날카로웠다.
"내 말이라면 알아들을 수 있지? 내 동료가 되어줬으ㅁ.."
펭귄의 부리에서 물방울들이 모여서 커지더니, 그것을 엄청난 수압으로 발사하는 마수.. 극룡초열파로 불을 뿜어내서 펭귄마수의 하이드로펌프(?)를 증발시킨다.
베히모스는 싸울 의도가 없는데 공격을 당해서 어이가 없었는지, 상당히 인간적인(?) 표정을 짓고는 몸을 풀면서 마수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성은 베히모스보다 앞서갔고 그를 타이르기 시작한다.
"베히모스? 지금은 너네가 나설 때가 아니야. 내 능력에도 불구하교 저 녀석이 공격을 했다는 건 녀석이 너네들처럼 격이 높기에 처음에는 나를 따르는 게 마음에 안 들겠지. 너도 처음에는 그랬잖아?"
"그리고 영입하는 입장에서 마수들과 떼로 덤벼서 되겠나? 이건 싸움이 아니야. 녀석에게 나를 주인으로서 따라도 되는지 알려주는 과정이야. 너네는 보고만 있어."
우성은 그렇게 말하자마자 펭귄마수가 무차별로 난사하는 하이드로캐논(?)에 맞아서 바닥에 앉으며 쓰러진다.
"아오... 저 녀석이..."
방금까지 고상하게 말했지만.. 이번에는 살짝 열이 받은 듯한 우성. 그러나 이런 위력의 공격들을 짧은 딜레이로 연사하니, 어찌 뚫을까 고민을 하는데..
"실비아?!"
근처에서 싸움을 구경하는 실비아가 자신의 기를 우성에게 전하기 시작한다. 우성은 실비아의 기운에 동화되어서 여러 권능들의 메커니즘으로 우성의 힘으로 쓰기 시작했다.
예전보다 더 가벼워진 몸놀림. 우성은 이제서야 깨달았다. 실비아의 속성은 '바람'이라는 걸. 우성은 발이 푹 밟히는 눈밭에서도 마수의 공격들을 전부 피해가며 거리를 좁히고, 날개부분에 창을 찔러넣는데..
'강철...?'
창이 들어가지 않는다. 펭귄이라는 마수의 특징에 맞지 않게 단단한 내구도.. 분명 도감에서 봤을 때는 펭귄마수는 성장을 해도 내구도는 단단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거는 거의 베히모스 이상으로 단단하잖아...?!
"꾸엑—!"
마수의 비명이 아니다. 우성의 비명이었다. 우성이 당황한 틈을 타서 강철처럼 단단한 날개로 카운터를 날린 것이었다. 우성은 펭귄마수에게서 거리가 멀어지고 마수는 포효를 하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저 자식.. 영역은 아니지만 비슷한 걸 쓰는 건가.."
마수는 비를 맞으며 아까보다 더 강하고 빠른 물공격을 난사하기 시작했고 우성은 실비아의 스피드로 겨우겨우 피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성은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사실 우성이 진짜로 죽일 마음으로 싸운다면 저 마수의 체력의 반의 반 정도는 이미 깎이고 역으로 고전을 시켰겠지만.. 영입이잖아.
"에옹~"
로자가 실비아의 목에 탄 채로 여유롭게 울더니 우성에게 자신의 기를 전하기 시작한다. 식물의 기운을 동화시킨 우성은 마수의 비에 맞으며 오히려 체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빨라진 스피드는 덤.
"이제 너네들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감이 잡힌다..!"
우성은 다시금 빠르게 마수에게 다가가서 복부를 찌르려고 한다. 하지만 창끝이 마수의 복부에 가까워질 때 쯤에 중간에 얼음막이 생겼다. 우성의 찌르기는 얼음을 뚫었지만 위력이 반감되어서 제대로 된 공격이 되지는 않았다.
"....."
하지만 우성이 느껴본 바로는.. 이 펭귄마수는 본질적으로 얼음을 다룰 수가 없다. 우성은 얼음막이 생기는 과정을 다시 생각해본다. 얼음막이 생기는 첫 번째 과정.. 바로 물들이 모이는 것. 그러니깐 이 마수는 순수한 힘으로 얼음을 바로 생성한 것이 아닌, 기의 온도를 능숙한 컨트롤로 조절하여서 물에서 얼음으로 변환을 시킨 것이었다.
우성은 백화안으로 마수의 영혼을 보기 시작했다. 꽤 오래 살은 마수네. 본디 펭귄마수라는 것은 포식자가 아니다. 오히려 먹히면 먹힐 존재였지. 하지만.. 사실 아까 느낀 거지만.. 이 장소에 가까워질수록 눈에 보이는 마수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강하다는 백곰마수들도 이 장소의 기에 눌려서 오히려 피하는 모습이 보였어.
정리하자.
이 마수는 오랜 기간 동안 약한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서 빙하던전의 강자로 등극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아남을 수 있게 진화를 한 것이다. 그렇기에 도감에서는 본 적도 없는 높은 차원의 술식과 피지컬을 가진 것이고..
사실 실비아의 스피드로 녀석의 공격들을 어렵지 않게 피한 것을 보면 빨라도 실비아보다는 느려.
피부가 단단해서 내구성이 좋아도 베히모스보다는 아니야.
술식의 퀄리티가 높지만 비의 규모로 봐서는 로자보다 정교할 수는 있어도 규모는 작아.
하지만 녀석의 진짜로 무서운 점은..
본능대로 덤비지 않고 우성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런 근접전에서는 딜레이가 있는 원거리 술식이 아닌, 날개를 이용해서 즉각적으로 반격이 가능하게끔 자세를 잡고 있어.
약한 개체로서 살아남아가면서 순간순간이 죽음에 가까웠겠지. 그 과정에서 익힌 것들이 노하우로 쌓인 거야.
"그래.. 너는 내가 진심으로 싸워주지."
우성은 다시 쇄도했고 마수는 몸을 숙이고 창끝을 피하며, 창의 리치 안으로 파고들면서 날카롭고 단단한 날개로 우성의 목을 베려고 하지만.. 베는 감촉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너라도.. 이런 힘은 처음이지?"
환영척이었다. 우성은 베히모스의 기운을 창과 몸에 담아서 창날이 아닌 봉으로 마수의 머리를 빠깡-! 후리면서 기절을 시켰다.
"어.. 너무 세게 쳤나?"
"야..야.. 죽으면 안 돼!! 일어나!!!! 글레이시!!!!"
언제 또 이름을 지었을까? 곧 마수는 눈을 부스스 뜨기 시작했다.
"내가 너보다 강하니깐 주인으로 인정해. 내가 엄청 잘해준다고 말은 못하지만.. 적어도 여기보다는 걱정없이 살게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