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세탁해오면 빨개져서 앉는다니wwwwwww코이츠wwwwwww 멧쨔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오해해서 🤔(빈백을 인원수대로 놓는 게 좋겠구나.. 내가 굴러들어와서 그런가)하고 빈백 하나 더 사오는 걸 봤어요wwwwwww 귀여운 염소가 그려진 커버를 씌워서 놓으면서 😸 이건 염소쨩 거니까 나도 유우가도 안 앉을게~ 하겠네😏
농담이라는 말. 날 놀리는 게 역력한 말에 속만 터진다. 이, 이러면 내가 이상한 거 생각한 녀석이 되잖아. 아니, 생각은 했고 그게 자연스러운 2차 성징기의 남자이지만서도 그런 게 있다고. 체면이랄까. 좋아하는 애 앞에서 너무 응큼해지고 싶지 않단 그런 거. 저 여우는 알런지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전생의 나도 늘 이렇게 놀림당한 걸까. 듣자하니 좀 악당?같고... 은둔하고, 그리고 여색을 밝힌 편인 거 같은데... 어쩌면 거기서는 내가 매번 메이사를 놀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양치를 하고... 가글가글가글... 퉤. 뱉으며 물끄러미 옆의 메이사를 바라보다가... 물어봤다. 약간 놀려볼 생각도 있었고. 호기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기도 했다.
옆에 나란히 서서 양치를 하고 있다가 같이 씻을 거냐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우가를 봤다. 아니, 그야... 보통은 내가 찰싹 붙어서 유우가아 같이 씻으러 가자아~ 해야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같이 들어가주고 그랬었는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애송이가 밧줄만 준 게 아니라 다른 것도 준 건가? 그 뭐냐. 지식이라던가 뭐 그런 거.... 너무 놀라서 벌어진 입에서 거품이 툭툭 떨어져내렸다. 물론 세면대 안으로 조준하긴 했는데... 아니... 유우가... 어쩐 일이야 이게....
"윳, 유, 유우갓...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서둘러서 입을 행구고 다시 유우가를 본다. 그렇구나아. 아까 거로는 부족했던 거구나. 눈을 피하는 유우가를 보면서 히죽히죽 웃다가 슬그머니 몸을 맞댄다.
"유우가 쪽에서 먼저 권하다니 놀랐다구? 물론... 같이 씻어야지💕" "나도 아까 거로는 부족했으니까💕 빨리 씻으러 가자, 유우가~"
응. 부족했지. 엄청나게 부족했지. 요력적인 의미로도. 그러니까 더 보충할 기회가 온다면 사양하지 않고 받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가를 꼭 끌어안았다. 슬그머니 튀어나온 꼬리를 기세좋게 흔들면서, 꼭 끌어안은 채로 욕실로 향했다. 오늘 목욕은 꽤 길어지겠는걸💕
/기대하고 욕실에 갔지만 결국 선은 안 넘었다는 걸로...🫠 이걸로 막레를 할까요..? 다른 것도 짧게짧게 돌리면 좋을 것 같아서...😏
🤔 떨어져나간 살생석 조각이 변이되어 탄생한 또 다른 여우요괴 헷쨔... 자아가 약한 시기에 백귀야행이 먼저 물들여버려서 세뇌타락한채로 나오는 중간보스로 등장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멧쨔한테 흡수되거나.. 아니면 자아를 가진 채로 별개의 개체가 되어서 유우가 옆에 찰싹 붙어서 😐나하고 계약해서 음양소년이 되어줘 한다던가🤔 멧쨔헷쨔 둘에게 정기셔틀이 되면 유우가 죽겠지... 그냥 멧쨔한테 흡수되는걸로 하죠.....🫠
안카자카시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르페를 먹고 있는 메이사. 그리고 옆에는 어머니가 앉아있었다. 살짝 숨을 들이마시면 찐한 화장품과 향수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메이사의 어머니는 늘 이랬다. 진한 화장품과 향수의 냄새. 술냄새와 집안 곳곳에 쌓인 쓰레기의 냄새를 감추기 위해 뿌리는 향수는 메이사에겐 너무 진해서 콜록콜록 기침이 나왔지만 어머니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걸 신경쓴다면 쓰레기더미나 다름없는 집에 메이사만 두고 며칠을 외박하고 돌아오곤 하지 않았을테니까.
그렇게 며칠을 밖에 있다가 돌아오면 가끔 메이사를 깔끔하게 씻겨서 이렇게 파르페를 먹으러 온다. 그리고는 늘 파르페를 먹고나면 그냥 다시 쓰레기집으로 가거나, 운좋게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의 집에 맡겨지면 몇 달도 안 돼서 다시 쓰레기집으로 보내지고, 또 다시 며칠간 혼자 있다가 또 깔끔하게 씻겨져선 또 파르페를 먹으러가고 또— 그래도 맡겨진 동안에는 눈칫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메이사가 혼자 있을 때는 쓰레기집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먼지쌓인 잔돈이나, 가끔 테이블 위에 어머니가 올려두고 간 천엔 지폐 하나를 아껴가면서 싸구려 크림빵으로 끼니를 떼우거나 그조차도 여의치 않아 수돗물로 물배를 채우고 잠든 적도 많았으니까.
"....."
파르페를 찔끔찔끔 아껴가며 먹던 메이사가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을 힐끗 곁눈질한다. 덥수룩한 머리를 한 남자. 인상은— 잘 모르겠지만 새까맣다. 머리카락도 옷도. 옆에 앉은 어머니는 귀가 째질 것 같은 높은 소리로 '네가 이 아이의 아버지다'같은 말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한 두번이 아니다. 파르페를 먹을 때마다 앞에 앉아 있던, 메이사의 '아버지'라고 하는 사람도 달랐으니까. 힐끔힐끔 표정을 살핀다.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사실 매번 파르페를 먹을 때마다 앞에 앉은 사람들은 다 그런 표정이었다.
이번엔 어떻게 될까. 파르페를 먹고는 있지만 신경이 온통 어머니와 맞은 편 사람의 대화로 쏠려있다. 여기저기 떠밀리고 방치되기만 했지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메이사는 전부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그다지 좋은 느낌이 아니라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우마무스메의 감이 아니더라도. 그러다가 녹아서 흐르는 아이스크림 부분을 급하게 수습하느라 잠깐 한 눈을 판 사이에 어머니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가버린다. 메이사 쪽은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마치 짐이라도 덜어낸 것처럼.
"....아..."
가자는 말 한 마디도 없이 그냥 나가버린 엄마를 쫓아야 할지, 아니면 맞은 편 사람을 따라가야 할지 몰라서 문을 한 번, 그리고 맞은 편 사람을 한 번씩 번갈아 본다.
/하야나미 마망과 완전 반대되는 타입을 상상하면서 썼습니다 히히...🫠 냅다 두고 간 방치아를 떠맡게 된다고 유우가....
"오랜만에 불렀길래 나왔는데... 이게 뭐냐?" - 그야 네 아이니까. "너랑 나랑 안 만난 지 몇 년인데?" - 7년 됐지. 얘도 마침 7살이야. "6살이어야하지 않냐? 나 간다." - 6살이야!
저 애의 표정은 딱봐도 좋지 않았다. 혹시 내 아빠인 걸까 하고 가져보는 일말의 기대감조차 없었다. 표정만 안 좋은가, 안색도 좋진 못했다. 6살인데 키도 작고 체구도 왜소하다. 4살이래도 믿겠다. 토실토실해야 하는 볼은 좀 야위었다. 거기에 씁, 탐탁찮은 소리를 내며 커피를 한 입 마셨다.
"내 애라고 치자고. 그래. 근데 왜 하필 지금인 건데?" - 지금... "임신하자마자, 그게 아니면 낳자마자 연락할 수 있는데 왜 지금이냐고." - 경황이... 없었어.
아니, 어쩌면, 진짜 내 애일 수도 있지. 있는데, 얘가 워낙 문란했어야지 믿음이 없다. 그래서 관계도 오래 지속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때 설마 실수를 했다면...... 생각하고 싶진 않은데.
그러니까 인터넷에 나도는 여러 소문에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우마무스메는 엄청나니 뭐니 그런 헛소문에 오오, 하고 들떴다가 이런 업보를 마주하게 된 거다 히다이 유우가.
진짜 한숨 나온다. 골치아픈 마음을 커피로 가라앉히고 시선을 끌어올려 전여친을 살펴보면 뭐랄까, 손을 떨고 있네. 손톱은 네일로 감췄지만 영 질이 안 좋다. 네일을 했어도 물어뜯은 게 보이고. 팔뚝은 긁은 건가? 눈은 원래 퀭했지. 알중이라. 실핏줄이 서있네. 머리숱은... 좀 빠진 거 같은데 착각인가? 모질이 별로긴 하다. 그런 여러가지를 살피고... 묻는다. 아니, 묻지 말았어야 했나. 책임질 생각도 못한 채 질러버린 게 맞나. 이런 엄마 밑에서 자라는 게 불쌍하단 거 하나만으로.
"뭐 그래..." - 내가 지금까지 고생하며 키웠으니까 앞으로는 네가― "너 아직도 그거 하고 다니냐?" - 그거라니... "각성제."
그 말에, 여자는 핸드백을 확 끌어안고 주변을 살피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하나 보다. 애초에 쟤를 알게 됐을 때 주변인이 물이 안 좋았었지. 누나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이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지내던가, 죽었던가 중독자였던가... 쟤는 용케 안 걸리고 지금도 하고 다니네.
"그렇게 됐네 꼬마야." "내가 니 아빠랜다. 잘부탁."
애한테 손을 내밀면, 내 손이 크게 느껴질 정도의 조막만한 게 닿아온다. 이게 애라니... 아니, 그보다 손톱도 안 깎아준 거냐 걔는. 진짜 다메마마였구만. 그동안 안 찾아가고 희희낙락 내 삶이나 누려온 나도 다메파파지만은.
애의 손을 잡고 팔뚝을 보다가... 일단 옆에 꽂혀있던 메뉴판을 꺼내 펼쳤다.
"너 좀 먹어야겠다. 뭐 먹을래? 아니, 그보다 글은 읽을 줄 알아?"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가 앉았던 옆자리에 내가 앉았다. ...일단은 못 먹고 방치당한 애가 불쌍해서 나도 모르게 잘해줘버렸다. 나중에 내 애가 아니라고 밝혀지면 바이바이 해야하는 건 생각도 안 하고.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손을 보고 눈을 꾹 감는다. ...그러다가 다시 뜨고, 아무런 일이 없다는 것에 조금 의아해하며, 유우가가 내민 손을 가만히 보다가 천천히 손을 내민다. 이내 옆자리로 유우가가 옮겨오자 머뭇거리다가 슬그머니 펼쳐진 메뉴판으로 다가간다. 한자를 떼지 못한 건 물론이고, 가타카나는 간신히 빵이라는 글자만 읽을 수 있는 메이사가 보기엔 어려운 메뉴판이었지만, 그래도 음식 사진이 실린 메뉴가 있어 그쪽을 우선해서 보고 있었다. 아니, 그것밖에 못 본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사진 하나를 손으로 가리켜 짚는다. 메이사가 가리킨 것은 햄버그 스테이크였다.
"이, 이거... 먹고 싶어...요."
그 말 하나를 하는 데도 유우가의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쁘게 유우가와 메뉴판을 오가던 메이사의 눈이 향한 곳은 구석에 있는 사이드메뉴였다. 사진을 짚었던 손을 빠르게 떼더니 사이드메뉴 쪽에 적힌 글자쪽을 짚었다.
"아, 아니 이거... 이걸로. 이거면 돼요.."
메이사가 짚은 것은 식전빵 추가였다. 유일하게 눈에 들어오는 빵이라는 글자와 다른 메뉴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보고 짚었으리라. 아마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것이겠지. 처음에야 정말 먹고 싶은 걸 짚었다가, 앞으로 눈칫밥을 얻어먹게 될 사람한테 너무 비싼 걸 달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고쳐서 짚었을 것이다.
장난하나? 애가 머리는 공부하는 데에 써야지 이런 데에 벌써부터 잔머리를 굴려... 애엄마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아닌가, 역시 오늘 내가 좀 허름하게 입고 와서 그런가. 아니, 근데 성가신 여자랑 얽히기 싫어서 일부러 대충 입은 거긴 한데 그래도오... 뭔가 심란해진다. 애가 벌써부터 눈치보는 게 마음이 안 좋기도 하고.
"그래, 그럼 일단 햄버그 스테이크에다가..."
이것저것 넘겨서 웨이트리스에게 주문한 건,
"햄버그 스테이크, 칠리콘카르네, 일본식구운파와로스트치킨세트. 그리고 어린이용 치즈 햄버그 부탁해요."
거진 3인분쯤 되는 양.
"아 왜, 아빠는 원래 많이 먹어. 힘들다고."
직업 때문에라도 여름엔 팍팍 먹어줘야 한다. 원래도 앉은 자리에서 2메뉴 정도는 여유지만 여름이 다가오면 특별히 3메뉴 정도랄까. 물론 애한테 이거저거 맛보여줄 생각으로 주문한 것도 있다. 애가 아빠한테 이거 사줘 저거 사줘 애교는 못 부릴 망정 식전빵 하나 주문하는 데에도 눈치를 본다니 이해가 도저히 안 가서. 있지, 아빠가 뭐 사준다면 정정당당하게 실바니안 패밀리 인형의집(1.2만엔)사줘! 라고는 할 수 있어야 딸이지!
그나저나, 이거 집안 사람들한텐 어떻게 설명하지...... 얘를 혼자 집에 냅둘 수는 없으니 낮에는 본가에 맡겨야 할 텐데... 몰라, 철면피 깔지 뭐. 한숨을 푸욱 내쉰다.
"자 그래서, 우리 딸 이름이 뭐라고? 엄마한테서 못 들었거든." "아빠는 히다이 유우가. 아빠라고 부르기 정 어색하면 유우가라고 불러도 돼. 삼촌? 그런 것도 괜찮고."
하? 라는 소리에 메이사는 안절부절하면서 흘낏 먹다남은 파르페를 봤다. 빵도 안 되는 거라면, 정 안 되면 그냥 아까 시켰던 파르페(이었던것)로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햄버그 스테이크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주문하는 유우가를 보고는 또 눈을 크게 뜬다. 사람은 둘인데 음식은 3인분이나 되게 시킨 것이 놀라운 것 같다. 아빠는 원래 많이 먹는다지만, 지금까지의 '아빠'들은 그렇게까지 많이 먹진 않았던 것 같은데.. 메이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허둥지둥 자기 이름을 말했다.
"아, 저기... 메이사..." "메이사 프로키온...이요...."
그리고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발끝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아빠랑 같이.. 가도 돼요...?"
안 된다고 해도 엄마가 먼저 가버렸고, 메이사 혼자서는 돌아갈 길을 모르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데도 불안한지 자꾸만 눈치를 살핀다. 잔뜩 주눅이 들어있던 메이사의 얼굴은 음식이 나오고서야 활짝 펴졌다. 난생 처음보는 음식들이 테이블 한가득 차려지고, 메이사 앞에는 어린이용 치즈 햄버그가 놓인다. 햄버그 위에 꽂힌 작은 우산을 신기한듯 들여다보던 메이사가 머뭇거리면서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자, 잘 먹겠습니다!"
지금까지 냈던 소리 중에서 가장 크게 말하고서 허겁지겁 음식에 달려든다. 어린애라면 브로콜리같은 야채는 싫다고 떼를 쓸법도 한데 그런 것도 없이, 오히려 없어서 못 먹었다는 듯이 가리지 않고 먹어치운다. 어린이용 메뉴라서 양이 적은 걸 감안해도 접시는 꽤 빠르게 비워졌고, 마지막 햄버그 한 조각을 입에 넣은 메이사는 아직 조금 아쉬운지 '아빠'의 접시를 힐끔 보고 있었다.
내 말이지만 아내...랄까, 애엄마에 대한 실망이 잔뜩 묻어나오는 게 느껴진다. 아무리 내가 좀 그래도 애가 있으면 정신 바짝 차리고 살 거 같거든. 누나부터가 그랬고. 근데 애가 있어도 이렇게 방치하고 배 곯게 만들다니 진짜 엄마된 도리를 못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벌은 돈은 죄다 각성제 구매에 꼴고 얼마나 교육에 안 좋았겠나. 애가 아무 것도 몰라선 안되지만,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걸 알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내 옆의 애는 나이에 비해 너무... 눈치를 많이 봤다.
"이거 먹을래? 이건 그냥 햄버그고, 이건 약간 매콤하긴 한데 아주 맵진 않아. 이건... 파 못 먹겠으면 고기만 먹어도 돼. 메이사."
배가 고팠는지 순식간에 애기 몫을 해치우고 내 접시를 흘끔인다. 난 아직 세 입 밖에 안 먹었는데... 아깝단 건 아니고, 체할까봐 걱정이다. 왜 있잖나. 환경이 바뀌면 적응 못해서 토해버리는 애들. 냅킨을 꺼내서 햄버그 소스가 묻은 입을 문질러 닦아주곤, 애 앞으로 접시를 슬쩍 밀어줬다.
"이건 너한테 매울 수도 있으니까, 못 먹겠으면 삼키지 말고 뱉어. 파도 굳이 안 먹어도 되고... 근데 먹으면... 건강... 해지겠지."
구운 파 나는 좋아하는데. 애들은 별로 안 좋아하니까... 내 몫의 햄버그를 우물거리며 애가 먹는 모습을 구경한다. 복스럽게 잘도 먹는다.
"...일단은, 이거 먹고나서 이온몰 가가지고 네 옷 좀 사자. 엄마가 아무 것도 안 줬으니까. 어디보자 속옷이랑 내복이랑... 외출복? 그런 거 사야겠네. 여자애들은 뭐가 더 필요한가? 너 모르지?"
그렇게 혼잣말 하면서도 애를 내려다보면, 애가 날 올려다 보면서 입에는 소스를 잔뜩 묻히고 볼은 터질듯해선 끄덕끄덕한다.
역시 내 새끼 아니랄까봐 귀엽네. 내 종자가 맞는 듯. 봐봐, 이 미인의 가능성. 어딜 봐도 내 유전자야.
그런 확신을 얻었다.
"좋아, 최고로 귀여운 걸 사줘야겠네."
라고 해도 난 애들 옷 잘 몰라서, 휘황찬란한 공주옷들 사이에서 난감하게 서있는 것밖에 할 줄 몰랐다.
먹겠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골고루 맛을 본다. 햄버그도 치킨도, 구운 파도 낼름 먹어치웠지만... 칠리콘카르네는 조금 매웠던 모양이다. 한입 가득 물고선 새빨개져 있다가 간신히 삼킨다. 뱉어도 된다고 했지만 아마 먹을 것을 뱉고 싶진 않았겠지. 그렇게 한참을 먹고 접시가 다 비워졌을 무렵, 옷을 사러 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냅킨을 집어 어설프게나마 입을 닦아낸다.
그렇게 패밀리 레스토랑을 나와 도착한 매장에서 옷을 보는데, 메이사도 어리둥절하게 주위만 둘러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떤 걸 사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이 반짝반짝 아기자기한 옷들로 가득한 건 알겠고. 멍하니 '예쁘다아' 같은 말을 중얼거리다가 뭘 입고 싶냐는 말에 정신이 든 모양이다.
"어, 그, 그게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일단 근처에 있는 티셔츠를 집어 가격표를 보자, 천엔을 아껴가며 살았던 메이사가 보기엔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 적혀있었다. 너무 놀라서 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메이사의 귀와 꼬리가 하늘로 치솟은 걸 보면 적잖게 놀란 티가 나겠지.
예쁜 옷은 비싼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메이사는 천천히 매장 안을 돌기 시작했다. 일단 속옷은 7개씩 묶여있는 걸로, 내복과 외출복은 비록 세일이란 글자는 모르지만 가격표 숫자가 가능한 적게 적힌 걸로 고른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대체로 편한 옷들 위주로 고르고 골라서 메이사가 가지고 온 것은 속옷 한 세트, 내복과 외출복 두어장 정도였다. 외출복 중 하나는 어린이 사이즈의 트레이닝복이었다.
"...이거면 될 것 같은데에...." "그, 그리고 이거.. 아빠랑 같은 거...."
유우가가 입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색의 트레이닝복을 골라온 것이었다.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얼핏 보면 맞춰입은 것 같아 보일 정도.
가격표를 보고 꼬리가 펑 터져버렸다. 귀가 부르르 떨며 조심스럽게 다시 걸어놓는 걸 봐선 엄청난 거라도 본 모양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내가 가격표를 봤을 땐... 응? 이거 가지고? 싶었다.
뭔가 이해가 안 가서, 메이사가 둘러보는 걸 관심없는 척 눈으로 따라갔는데, 죄다 뭐랄까, 똑똑하지 못한 것들로만 데려와서. 속옷의 양이 많은 건 좋았다. 내가 피곤해서 세탁을 자주 할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하지만 그 밖에는 영 마음에 안 드는 것들 일색. 아니, 마음에 안 드는 건 꼬맹이의 태도인지도.
그래도... 이 검은색 트레이닝복은 지금 나를 의식한 건가 싶어서 귀여웠다. 이거 입으면 영락없이 부녀로 보이겠지 싶어서 흔쾌히 사줄 마음이 든다.
"아니, 아니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너 학교 갈 때 되면 이 옷만으로는 생활 못해. 내가 시간 날 때 잔뜩 사가야 한다고. 알간?"
모르간으로 보인다. 이 녀석, 이렇게 인간의 감수성 없이 살면 이문대의 주인이 되어버릴지도 몰라.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저런 꼬까옷을 잔뜩 입혀봐야겠다.
"일단 이 원피스라던가는 어때, 이거 귀엽네."
그래서 내가 보기에 꼬맹이가 입으면 귀여워 보일 것들을 잔뜩 입혀본 후, 거울을 봤을 때 메이사도 볼을 발그레 붉히는 거라던가, 한바퀴 빙글 돌아보는 것들이라던가, 그런 것들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속옷도 한 묶음 더 샀다.
"그럼 이제 신발도 사러 갈까."
멜빵이 달린 청바지에 안에 산뜻한 반팔티, 그리고 귀여운 캡모자까지 씌우고 나니까 한결 봐줄 만하다. 온갖 옷들을 입느라 지쳐는 보였지만 키즈모델해도 될 정도로 귀엽더라고. 이 허름한 옷은 버려버릴까... 쇼핑백 안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는데, 일단 부모님 뵈러갈 때는 이걸 입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쌍한 거에 약한 건 두 분 모두 그래서 말이지. 요즘은 또 중년이라고 눈물이 많아지셔서 분명 받아줄 거라고.
"자, 메이사 어린이한테 숙제. 신기 편한 운동화 하나랑, 예뻐서 가지고 싶은 신발 하나씩 골라와. 가격 보면 혼난다. 가격 신경쓰지 말고."
그리고는 산더미같은 쇼핑백을 의자 옆에 내려놓고 잠깐 휴식. 쇼핑은 머리를 쓰는 거라 그런가 꽤 힘들다. 쉬면서 폰을 슬쩍 열어보니까 오랜만에 지출이 생겨 있었다. 어차피 평소에 돈 쓸 일도 없어서 치명적일 것도 없지만. 어쩌면 지금까지 목적도 없이 험한 일 하면서 돈 벌어온 게 이거 때문은 아닌가 싶은 마음도 조금 생긴다.
그거 비싼 거 아닌가, 하고 경악하지만 건네지는 옷을 쥐고 싫다고 말할 수 없어, 얌전히 갈아입고 또 갈아입고 갈아입는다. 그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거울을 보니 평소의 자신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든—쓰레기 속에 묻힌 거울로는 사실 전신을 보긴 힘들어서 자신이 어땠는진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어쨌든—모습들이 있어서, 마치 공주님이라도 된 느낌이라 자신도 모르게 '우와-'라고 하거나 볼을 붉히거나, 빙글 돌아보는 것까지 해버렸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갈아입기에 조금 지쳤지만, 신발을 골라오라는 소리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매장으로 달려간다. 아직은 어려도 우마무스메. 뛰는 걸 무엇보다도 좋아하기 마련이다. 뛸 때 편해보이는 신발을 고르느라 한참을 보고, 신어도 보고 점원에게 더듬더듬 물어도 보면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고른 것은 신기 편한 신발 두 켤레였다. 예쁜 것보다도 신고서 달리고 싶어 안달이 난 얼굴로 두 켤레를 들고서, 벤치에 앉은 유우가에게로 쪼르르 달려온다.
"이거랑 이거, 달리기 할 때 좋다구 해서...."
점원이 추천한 건지 어린이용 편자까지 끼워져 있다. 그것들을 품에서 내보이다가 문득 산더미같은 쇼핑백에 눈길이 간다. 너무 많이 산 건 아닌지, 덜컥 그런 생각이 들지만 입어보라고 시켰던 것은 유우가고, 뭐라 말은 못하고 사고친 강아지마냥 힐끔힐끔 눈치만 보다가.
신발이 하나 더 늘었다. 앞이 조금 헐렁한 것 같지만 엄청 예쁜 신발이라, 신겨주는대로 가만히 있는다. 걸음걸이는 조금 어색하지만 걷는데 크게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마음에도 들고, 그래서 결국 배시시 웃어버렸다. 가격을 듣고 또 꼬리와 귀과 솟구쳤다가 축 내려갔지만.
그렇게 가득 사고나니, 쇼핑백이 엄청 많이 늘어나서 메이사에게도 두어개 정도가 배당된다. 조금 더 들어도 될 것 같지만 이 이상은 넘겨줄 것 같지 않아서 그냥 건네준 것만 열심히 들고 가기로 한다. 갈아입어 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던 건지,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에 들어간 쇼핑센터였는데, 나올 땐 어둑한 저녁이 되어 있었다. 낯선 곳에서 아빠를 놓치지 않도록, 유우가를 따라 열심히 걸어가 버스에 올라탄다.
"따듯한 거.... 컵라면?" "뜨끈한..초밥?"
뜨끈한 거라면 따듯한 걸 말하는 거겠지. 아까 낮에 먹었던 것들도 다 따끈따끈했었는데, 무슨 차이인거지? 잠시 낮에 먹었던 따듯한 음식들과 뜨끈한 것에 대한 차이를 생각해보던 메이사는 결국 모르겠단 결론을 내리고, 따듯한 거라면 컵라면을 말하는 거란 결론을 내렸다. 낮에 먹었던 것과 다른 따듯한 거라면, 메이사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컵라면이 전부니까. 하지만 초밥은, 비록 비싸서 사진 못해도 편의점에서 봤을 땐 항상 차가운 쪽에 있었는데. 뜨끈한 초밥이란 뭘까.
wwwwwwwwwwwwwww유우가 사랑을 담아서 뽀뽀했더니 부항자국 때문에 DV아빠로 오해받아서wwww 학부모 면담당하는 때 있을 거 같단 말이죠... 교무실에서 다른 선생님들도 듣는 앞에서 "아... 그.. 이게...딸이 너무 귀여워서 술마시고 뽀뽀 좀 했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하고 수치사해버리라지wwwwwwwwwwwww
>>128 이 상황...유우가 억장 무너질걸요?! 열심히 키워뒀더니 이제 아빠랑 내외하다니 아빠랑 결혼하고 싶다더니 이제 사춘기 온 거구나 메이사...!!!!!! 하고 술마시는 짤처럼 잔뜩 마셔버릴지도wwwwww
🤔 사실 여기서의 유우가는 요리를 못하는 건... 아닌데 원래 세계선보단 못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멧쨔가 유우가보다 요리 잘할지도 모르겠네요 😏 유우가 처음 먹어보고 신세계를 맛볼지도 모르겠어요wwwwww 으헤헤...wwwwwww 딸... 역시 자식농사가 어떤 농사보다 최고야... 너무너무 보람차... 최고라고...
유우가 솔직히 친자검사 한 번은 맡겼을 거 같은데www 통지서 온 거 안 열어봤을 거 같단 말이죠 🤔 그거 메이사가 발견해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오.. 그걸 발견해서 읽어본 다음부터 멧쨔의 사춘기가 시작된다던가....🤔 아빠라면 괜찮지만 친부모도 아닌 아저씨랑 같이 빨래하기 싫겠지...(?) 점점 친해지면서 아빠~아빠~하고 부르고 반말도 쓰고 하다가 이제 통지서를 읽고나서는 어색하게 존대를 쓰는 멧쨔라던가...😏
😄 ^^우리 메이사 요즘 아빠랑 잘 안 논다며? 왜 그래~? 아빠가 결국 DV했어? 😿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 알지두 못하면서... 🙄 얘가 이모한테 버르장머리?! 말 곱게 안 해? 😿 아 이모는 모르자나여💦 진짜아... 하고 얼레벌레 이야기 했다가 멧쨔가 왁 울음터져서 😿 "유우가는 내 친아빠도 아니면서―!!!!" 외쳐버리고 옆에서 엿듣고 있던 유우가도 유우나도 🙄 "뭔소리여―!?" 하는 전개를 떠올려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