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안락하다. 어린 날 쿠션 가득한 퇴창에 등을 기대 앉고 서로의 어깨에 의지해 낮잠을 자던 순간처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건 아닌, 눈이 쨍한 네온사인 아래에서 피가 묻은 딱딱한 콘크리트 벽에 기대고 있었지만 마음만큼은 편했다. 태오는 숨을 가다듬으며 눈을 감더니, 당신의 손짓에 가만히 몸을 맡겼다. 지나치게 얌전한 태도였다.
"옷…… 더러워져."
겨우 뱉은 문장은 늘 그렇듯 당신을 걱정한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자신과 연관되면 걱정부터 하였으니, 이내 소곤소곤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에 태오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듣고 싶어?"
평상시 감정이 드러나지 않던, 유리 장식같은 눈동자에는 일순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이 스쳤다. 형식적인 죄책감, 두려움, 망설임, 애착, 후련함, 결심……. 문장과 단어는 모조리 정리했지만 뱉는 것 자체가 두려운 듯, 태오는 잠시 침묵하다 손을 뻗었다. 뺨을 쓸어보려던 손은 허공을 맴돌다 주먹을 쥐고 다시 바닥에 힘없이 늘어진다. 입술의 속살을 자근 깨물며 시선을 맞추지 못하다, 기댔던 고개를 떼며 바르르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내가 악인이라서."
첫 마디는 시작을 의미하니 이는 고해라.
"데 마레에서 새 연구소로 옮기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도망쳤어요. 성운이가 이미 얘기했을진 모르겠지만. 거기가 그 아이 아버지의 연구소였지요."
평생을 묻어가고 싶은 일이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한다. 나의 앞날을, 그리고 당신을, 당신의 곁을 평생 함께 해줄 반려를 위해. 태오는 자세를 바꾸었다. 당신에게서 기대지 않고, 어깨에 기댄 당신이 조금 더 편하게 고개 뉘면서도 자신은 웅크릴 수 있게끔.
"거기에선 들려서는 안될 것을 들었어요. 지금도 이따금… 들리곤 하지요. 그걸 얘기하니…… 내게 마음에 병이 생겼다며 약을 먹였어요. 나는 이상하지 않다고 몇 번이고 얘기해도, 사람들은 겉으로는 수긍하지만…… 속내는 달랐어요. 아픈 아이들은 누구나 그렇게 얘기하니 마련이니까요. 약을 먹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그것은 내게 갈피 없는 끔찍한 증오를 퍼붓고, 죽어가는 소리를 내고, 울부짖었고…… 나는 그걸 견디지 못해 도망쳤어요. 지금의 고향으로."
태오는 입술을 자근 깨물었다. 이미 여기에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그리고 떠돌다…… 지금의 형님을 만났어요. 네가 아는, 그 붉은 눈의……. 스트레인지에서… 도박장을 운영하시던 형님은, 엘리트인 걸 들키고 2학구의 실험체로 나를 팔아넘기려는 사람들과 달리 나를 온전히 거둬주고… 나는 가진 잔재주가 있기에 안정적으로 자리할 수 있게 됐지요……. 그렇지만, 그 잔재주로는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겠지요. 여기에 있을 리도 없고."
양지……. 양지라. 아니죠. 아니죠. 아니죠. 어둠을 맛 본 이는 절대로 빛을 볼 수 없어요. 그건 당신도 잘 알잖아요. 단지 따스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나 그 누구도 반겨주지 않으며,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아요. 그건 당신도 어느 정도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필사적으로 그 양지에 머무르려고 이렇게 발버둥을 치는 거고. 태오는 윤태가 했던 말을 되새겼다. 자신의 처지를 타인에게 뱉는 동안 줄곧 생각했던 말이다. 누구도 반겨주지 않는다. 따스하다 느꼈다. 발 붙이고자 했던 것은.
"모두 나를 귀히 여겼어요. 거기 있는 나의 동포들이 모두 나를 아끼고 숭앙하듯이 대해주었지요……. 어긋난 곳임을 알면서도, 나는 그곳의 삶을 당연히 여겼고…… 사실상 동조했지요. 내가 나로 온전히 자리할 수 있던 곳이니."
과람함을 알지 못하고 주체없이 아가리 벌리던 탐심의 최후나 다름 없었다.
"메트로폴리스의 수석 엔지니어……."
그게 나였어요.
"메트로폴리스에는, VIP를 위한 도박장이 따로 있다지요.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게요."
태오는 숨을 애써 삼켰다.
"사람을 상대로… 투기도박을 벌여요. 엘리트든, 열등생이든 할 것 없이……. 안드로이드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박장의 직원……. 그곳의 직원들은 대외적으로는 메트로폴리스의 소속이나…… 실상 속하는 것도, 하는 일도 달라져요."
그리고 잠시 당신의 반응을 살피고자 했다. 애써 담담하게 뱉는 소리가 갈라진다.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곳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더 듣고 싶어? 내 추악한 속내를 정말 알고 싶어? 날 떠나면 어쩌지, 날……. 아니지, 그러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아니었나? 태오는 불안정한 속내에 맞춰 가늘게 떨리는 손을 숨기려 했다.
그녀는 비오는 날 더 히스테릭해지고... 오늘같은 날이면 안데르는 지 침대나 케이스 집에서 제습 빵빵하게 돌려놓고 이불덩어리가 되어있고 케이스는 그녀 손 붙잡고 비 그칠때까지 계속 재워놓으려 할거고. 수경이는 어디 한구석에 박혀서 눈에 안 띄고 있거나 케이스의 집을 지키거나(?) 로벨이랑 칼리스에게 붙잡혀서 안정...이라고 쓰긴 하는데걍 실험이라고 읽는거 당하고있을듯.
오늘 안티스킬 호출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에어거너, 그니까 청윤이가 소속된 연구소에 피해자는 청윤이의 전 연구원이라나? 심지어 청윤이의 현 연구원이 범인 아니냐고 의혹이 몰려 있단다. 커피 타는 모습이 연구소 탕비실의 CCTV에 찍히긴 했는데, 하필이면 컵에 뭘 넣었는지가 각도상 안 나왔다고.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커피에 섞인 복어독이래고. 그치만 이상하잖아. 현 연구원이 전 연구원을 살해할 동기가 없는걸?(그 반대면 몰라도) 이 연구소 CCTV 위치 바꿔야겠구만. 그래도 이번엔 사람 죽는 순간을 확인하진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하고, 연구소 탕비실에 가서 조사해 봤다. 현 연구원이 커피를 탔다는 진술은 사실이었는데, 커피를 막 다 탔을 때 누가 불러서 연구원이 자리를 비웠다. 그 틈에 컵을 옮겨서 복어독을 탄 건... 잠시만, 우리 학교 학생이야?! 저 짓거리를 얼굴도 안 가리고 체육복 입고서 했네??(CCTV는 피한 거 같다만) 소름이 쫙 끼쳤다. 머저리 수박한테 선동당했겠구나!! 저딴 수법을 쓸 정도면 피해자는 물론 현 연구원한테까지 악감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파악한 내용을 낱낱이 얘기하고 거짓말 탐지기로 검사도 받아서 청윤이네 현 연구원은 별 일 없으실 거 같다만, 돌아오는 내내 오싹했다. 머저리 수박의 선동에 휘둘린 살인 사건이 처음은 아니고 이전 사건의 조사가 끔찍하기론 더했어도, 우리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터진 건 아무래도 충격이다. 청윤이는 안 놀랐으려나 모르겠네. 연락해 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끗!!
/ @청윤주 제가 임의로 살을 붙인 부분이 있는데 문제가 없을지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아아아~~ (굽신굽신)
옷 더러워진다 해도, 개의치 않고 손을 옷소매로 감싸 토닥였다. 옷의 더러움은 세척하면 그만이었다. 이미 받은 상처의 아픔이나, 그저 지켜만 봐야 하는 무력감에 비하면 한낱 천쪼가리의 오염 따위, 신경 쓸 것도 못 되었다.
그것이 단순한 의미로 끝나지 않는다 해도.
나는 정말 듣고 싶냐는 되물음에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장난 같은 속살거림으로 뜨인 연녹색 눈동자가 실로 오랜만에, 여러 감정의 빛으로 일렁거렸다. 명도 낮은 무지개빛이 파르륵 스쳐지나가고 결심한 듯 들어올린 손에 기꺼이 내 뺨을 내어주었지만 닿는 감촉은 없었다.
툭 떨어지는 손처럼 모자에서도 떨어지는 기척에 붙잡는 대신 기댄 쪽으로 체중을 조금 더 실었다. 곧 말문 연 태오가 웅크리자 귀가 아닌 맞댄 곳을 통해 말이 들려왔다.
그 자신을 악인이라 고하며 시작된 옛 이야기는 너무나 여린 섬유로 짜여진 책의 한 페이지였다.
천천히, 드문드문, 숨을 고르며 이어지는 말들을 채근하지 않고 가만히 들었다.
스스로 열어 보여주어야만 온전히 내용을 볼 수 있는, 매우 여리고 섬세한 책이었다. 현태오라는 사람은.
그래서 내가 읽을 수 있음에도 그렇게 읽어달라 조르곤 했지. 책을 들고 있는 모습, 활자를 읊어주는 목소리, 그 와중에도 내게 향하는 소소한 행동들이, 참 좋았으니까.
그러니 오늘은, 그저, 태오의 책을 읽어주는 날이 왔을 뿐이었다.
비록 내용은 숱하게 읽어주던 동화 같은 내용이 아니었지만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지나갈 때마다 갖은 감정, 감상, 기분, 충동, 회상, 온갖 것들이 심중에서 고개를 치켜들었지만 전부 내리 누르며 이야기 자체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 문득, 말에 간극이 생겼다 느껴졌을 때 늘어뜨린 손이 희미하게 떨며 곧 감춰지려 한다 보였을 때
나는 태오의 손을 잡아 내 끌어모은 무릎 위로 올리려 했다. 손바닥이 동그란 무릎을 감싸게 하고, 손등 위로 고개를 기울여 뺨을 대려 했다.
이제는 조금 덜 차갑고, 제법 말랑해진 뺨을 대어주어 내가 그 시절- 납빛 시체 같던 시절이 아님을 아무런 감정도 편견도 없는 시선을 그저 조용히 보내주어 단지 태오의 얘기를 더 듣고 싶음을, 태오에 대해 더 알길 바람을 다른 누구도 아닌, 태오를 통해 태오에 대해서 알고 싶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