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네.. 맞아요. 그 분의 집에서 지낼 수 있어요." "그거랑 별개로... 자다가 끌려나와서 조금 졸리네요." 어쩌다가 데려와진 걸까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물론 그건 여로 때문.. 덕분이지요? 그러다가 그 이상을 치겠다는 것을 듣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걸 안 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물론 그러려면 수경도 잘해야 하지만요.
"....감사해요." 하지만 수경은 여로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가실래요..? 라고 말을 합니다. 받아들인다면. 이동해서 부실에 갈 수도 있겠지요.
//그럼 이걸로 막레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부살에 가서 푸딩을 먹었다.. 로요. 미리 수고하셨어요 여로주
이내 새봄은 메뉴판을 가져온다고 말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저 하늘하늘한 치맛자락...내가 저런걸 입고 일했구나... 퍼리메이드로 활약했던 때를 생각한다.
"음...일단 공식적으로는 그렇지?"
비공식적으로 어려졌을 때 서연이에게 고백 받았고 커져서 디스트로이어와 싸우고 나서 약속했던 기한이 다 되었길래 에라 모르겠다하고 고백했지.
"최대한 맛있는 거. 주방장 마음대로. 네가 계산한다니까 뭐든 좋지."
그 대가로 연애를 어떻게 시작했는 지 말해줘야한다. 딱히 숨길 일도 아니니까...
"언제부터 좋아했냐라..." "음..."
철현은 몸을 뒤로 넘긴 채 허공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였지....
"호감은 성하제 때부터. 그냥 착했으니까." "호감이 더 커진건..." "너랑 싸우고 다음 날인가?...사실 너랑 비슷한 이유로...조금...뭐...그랬거든?" "그리고 나서.. 조금...어... 어쨌든 걔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거야?"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지고, 뭔가...그냥 둘 수 없는?" "그리고 이런저런 시간이 흐르고..." "걔가 먼저 고백했지." "그리고 내가 무효선언하고" "네가 알던 것처럼 고백한거야."
한양은 정과가 담긴 박스를 열어보면서 말했다. 음, 과일정과들이네? 금귤,딸기,사과 그리고 과일 뿐만이 아니라 도라지와 연근들도 있네. 설탕에 절여져서 그런가? 마치 코팅이 된 듯한 빛깔에 과일 고유의 색이 합쳐지니깐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과자가 되었는 걸. 하지만 먹으라고 만든 거잖아. 먹어봐야지.
" 잘 골랐다. 새봄양도 먹어보세요. "
탕후루와 정과는 둘 다 설탕으로 코팅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탕후루는 생과일을 바로 설탕으로 코팅하는 반면에 정과는 재료를 먼저 꿀로 졸인 뒤에서야 설탕으로 코팅한다는 점. 그렇기에 탕후루와는 다르게 쫄깃쫄깃한 젤리와 같은 식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탕후루보다 정과가 맛있단 말이지. 크흠.. 탕후루를 먹으면 ' 이거 왜 사먹음? 차라리 생과일을 먹지;; ' 라고 한 반면에 정과는 ' 캬 역시 한과가 근본이죠? 👍👍' 이러고 있으니.. 스스로 모순이 느껴지는 걸?
" 아, 놀라기만 할 줄 알았는데. 정말로 당장 투입해도 되겠는데요? 그래요. 일단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으니깐.. "
하지만 요즘 상황이 너무 어수선해서 말이야. 사람 하나하나가 급하니깐 곧 전투에 투입되지 않을까 싶었다. 리버티와 그림자가 저지먼트의 패턴에 맞춰서 움직여주지는 않을 거니깐 말이야. 이어서 한양은 새봄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천천히 답하기 시작했다.
" 그 기사요. 제가 그랬어요. 제가 기자들을 선동했거든요. 전에 크리에이터에게 했던 것처럼. 규모가 컸죠. 엄청 컸지. 사람들도 알아요. 우리랑 디스트로이어랑 싸운 거요. 하지만 보도에는 디스트로이어가 방심한 틈에 리버티의 정신조종에 당했다고 나왔을 거에요. "
" 4학구에 리버티가 크리에이터를 암살하기 위해 출몰했고, 그 사이에 디스트로이어는 위크니스를 전부 잡기 위해 끼어들었죠. 사실 삼파전인데, 제가 좀 꼬아서 선동했어요. 디스트로이어는 원래 우리 편이라서 리버티와 같이 싸워줬는데, 리버티가 정신공격을 해가지고 부득이하게 저지먼트는 디스트로이어와 싸우게 됐다... "
" 그리고 크리에이터는 왜 도왔냐가 아닌, 전에 우리와 왜 싸웠는지 이해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 역시 그림자와 윗분들이 위크니스를 인질로 협박과 압박을 가하니깐 어쩔 수 없이 싸운 거죠. 절대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사과도 했고. 이번에 우리와 함께하게 된 것은 저번의 행위에 대한 죗값을 치르기 위함도 있겠죠? "
>>930 >>968 >>984 새봄주 새봄이 세심하네요!! 한과를 일부러 샀어. 이걸로 알 수 있는 점. 새봄이는 한과 레시피는 모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0명 하의 실종 맙소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팝콘 먹다 탈주하는 영혼한테 그 팝콘 뺏길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전투 중은 아니었는데..................(죽은눈)
>>933 혜성주 금이가 찾는 학생들을 혜성 언니가 찾아 줄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서 마주친다? 👀👀👀 (팝콘)
>>934 >>942 >>955 >>971 철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맙소사 메인 스토리 없을 때 선배의 활동은 저런 식이었군요ㅋㅋㅋㅋ 저지먼트 최고 정상인 드립인 줄만 알았는데, 다른 의미도 있었나요?👀 디스트로이어도 알......;;;;;;;;;;;;;;;;;;;;;;;;;;;;;;;;;;;; (이미 영혼이 나간 참치입니다) 그랬던 승호가 지지난주 진행에선 선배한테 설득됐으니 캐생 모르네요(먼눈)
>>937 >>958 >>986 수경주 케이스는 보기에 비해 화끈한 성격이었네요 @ㅁ@ 제가 좀 더 센스 있었어서 서연이가 사이코메트리 썼을 때 말을 걸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해졌어요 케이스의 브레이크가 수경이라는 느낌이네요. 오수경과 케이스는 어떨지...? 근데 케이스 진짜로 샹그릴라 만들고 있나요?@ㅁ@;;;; 커리큘럼에서 약 주사되는 경우는 종종 있는 거 같긴 한데, 케이스가 말한 약물도 샹그릴라 말고 그런 거겠죠?
>>938 새봄주 휴식이 달콤했던(새봄이 특기인 달콤 아님 주의!!) 만큼 일이 빡세군요...는 다른 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훈련 레스가 답정너 티는 안 났다니 안심이고 진짜 상담사 같다는 극찬까지 해 주시니 황송합니다아아아(그랜절)(중요하니 두 번 절) 연플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얼레리 꼴레리도 어... 감사히 받겠습니다아아아아 (도주)(쥐구멍)
>>939 한양주 스킬아웃 마약 거래 임무에서 순간 동공지진 일어났었네요;;; 근데 에어버스터...는, 부장이라 애초에 예외인가요👀👀👀 (생각해 보니 목화고 저지먼트 엄청 세력 강한 셈이네요, 퍼클 7명 중에 2명이 합류함)
>>940 리라주 나랑 언니가 리라 앞에서는 편하게 웃나 봐요~ 다른 사람한텐 안 보이는 모습 나한테만 보이는 거 발리죠 >< 리라는 수영에도 소질이 있었군요! 빨리 배웠어!! 운동 신경이 좋아일까요?
>>945 태오주 저는 더 마레 서사를 잘 모르는데도 이 레스에서 태오랑 혜우가 무척이나 각별한 사이고 그간 쌓인 서사도 많았다는 게 느껴져서 신기해요@ㅁ@
>>994 여로주:3 어서오세요오오오~ 여로는 뭐랄까 사람 다루는 데에 되게 능숙해 보여요. 누굴 만나든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일 거 같달까요? 그러면서 저지먼트인 수경이한테 다정한 면도 보이니까 재밌어요~
>>998 청윤주 공기탄 사정거리를 얼마 정도로 생각하고 계세요? 먼저 쏜 공기탄을 나중에 쏜 공기탄이 밀어 주는 방식으로 사정거리를 늘릴 수도 있으려나요? (그러면 보통 뒤의 공기탄 때문에 앞의 공기탄이 흩어지지 않을까 싶지만 혹시나 해서요 ^^;;; )
아마 나리 쪽에서 밈미한테 개인적으로 전언 보내서 '혹시라도 위협이 가는 일이 있으면 내 이름을 팔지 말고 나를 불러라.' 할지도 몰루 왜냠면
나리가 '우리 고양이 친구 밈미가 지금 착한 일 한다는데 너희가 괴롭히니?' 하고 썰러가신다
>>15 메트로폴리스에서 자행하는 소문은
'이상하지 않아? 인첨공에서 전쟁 병기를 만든다고 폭로할 때는 언제고, 왜 리버티는 자신들과 함께 하는 조건으로 사람을 죽이는 걸 제안했지? 정의라기엔 이상하잖아.' '꼭, 저쪽에서 전쟁 병기를 시험하는 것처럼. 거기다 위크니스 얘기를 꺼냈는데... 설마 그 목줄이 우리에게 안 내려올 것 같아? 그 퍼스트클래스들도 목줄이 있는데?' '쟤네들이 만약 전쟁 병기 중에서 위험한 걸 선별해서, 위크니스를 달려고 한다면...?' '이 모든 게 잘 짜여진 판이라면?'
식의
흑백논리 갈라치기 원래 갈라치기는 일단 자극적인 걸로 온갖 선동한 뒤에 아님 말고ㅋㅋ!로 넘어가는 것이 정배라서 그거 시도하려고 한대~
입술이 떨어지면 리라의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입술을 맞댄 동안에도 느꼈지만. 떨어져 있음에도 여전히 뜨거운 상태로 있는 그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랑은, 들릴 듯 말 듯한 리라의 목소리에 말을 얹는 대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바라보며, 유죄인간이라는 말을 아느냐고 물어오는 리라. 랑은 고갤 저었다. 유죄와 인간이라, 단순히 생각하면 죄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겠지만. 단어 자체는 생소하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이윽고 수영하자는 말에 반응하듯, 리라가 수영장에 가라앉는가 싶더니 수영장의 물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야기했던 대로 괜찮은 실력인지라 바다에 빠졌을 때에는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제대로 헤엄치지 못했다는 말이 사실인 모양이었다. 언제든지 제대로 헤엄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쉽진 않으니까.
"나? 나는... 훨씬 어렸을 때 배웠지, 아무 때나 물에 빠져도 헤엄칠 수 있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물에 던져졌던 때를 떠올리면 그다지 유쾌한 기억은 아님에 분명하지만. 그 덕에 리라를 구하기도 했으니 마냥 불쾌해 하기는 어렵다. 아니, 역시 불쾌하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 그 과정은 지극히 불쾌했다.
"그러게, 얼마 안 됐네."
길어야 3년인가, 꾸준히 수영을 해 왔을까 같은 궁금증이 피어오르긴 하지만, 질문하는 대신 랑은 저만치 물을 헤치고 나아간 리라를 향해, 능숙하게 헤엄쳐 나아갔다. 그러다가 뭔가 재밌는 게 생각난 듯, 뜬금없는 말을 꺼낸다.
"부장이 바다에 빠뜨려 버린 녀석들, 수영을 제대로 할 줄 알았으면 허무하게 빠지진 않았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헤엄을 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은우의 바람에 휘말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기에, 쓸데 없는 이야기가 분명한 그런 말을 꺼내며, 랑은 리라 가까이 도착해 몸을 일으켰다.
>>16 안그래도 다이스의 의지대로 이혜성이 캡틴 폼으로 직접 금이랑 마주쳤고 학생들 위치 알려주는 식으로 훈련 작성했걸랑 그러면서 이혜성 캡틴 폼으로 피는 담배향 언급했고....이 뒤는 금주의 선택에 맡길 뿐
>>20 대체 또 언제 전언을 남긴 것이야 나리ㅋㅋㅋㅋㅋ아니 이름 팔지말고 자기 부르라는 거 진짜 든든한 말이긴 한데 한켠으로는 너무 파격적인 제안이라서 이혜성 미아핑 찍을 듯 근데 이유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유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봐도 비사문천은 내가 지지하는 집단이니까 건들면 알지<<느낌이라 뭔가가 뭔가야(?)
>>35 몰랏어? 백나리 사실 홍길동이라 동에서 뿅 서에서 뿅 하잖음(?) 미아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유 매콤하죠... 아 비사문천 재밌다고 계속 지켜보고 싶다고 약간 배민에서 단골로 삼고 싶은 맛집 생겼는데 프차도 아니고 개인 자영업이라 사라질까 두려운 그 마음인거야(비유를 해도 이딴 비유를)
서휘: 내겐 이름이 있단다 태오주: 닥쳐 네 이름은 지금부터 센이다 알겠느냐 나리 서휘: 섞였잖아
"있지~ 나는 레드윙이기 이전에 보라잖아. 그치? 그치?" "보라라는 학생으로서 난 솔직히 리버티인지 버터인지는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아. 그렇잖아. 당장 무대 준비하기도 바쁜데 말이야." "...하지만 레드윙으로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내 말을 어떻게 생각해? 선혜야?"
(https://www.youtube.com/watch?v=viPS5080Xg8 대충 오프닝 음악) "율럭키의 안경과!" <파란 스카프의!> "인첨공~ 썰전!>
오늘도 열렬히 박수를 치는 관중들. 다만, 오늘은 게스트 자리가 아예 없었다.
<자, 오늘도 이렇게 살아 돌아왔습니다.> "살아 돌아왔다니, 고생 많이 하셨나보네요?" <뭐 돌격대장 역할이 그렇잖아요? 돌격하다가 저승으로 돌격하기 딱 좋은, 그런건데요.>
잠시 분위기가 짜게 식었다. 몇명이 피식하긴 했다만.
<죄송합니다.> "자, 어쨌든 오늘도 소식이 꽤 많이 들어왔다죠?" <아, 네. 일단 저희 율럭키에서 트럭 운송 지원을 시작했는데, 경호의 연장선상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트럭 운송 지원을 시작했죠?" <네,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죠. 어쨌든 그 와중에 저희 측 인원이 일을 겪었다죠?> "1화 게스트로 나오셨던, 철모께서 지금 개인 사정으로 나오시진 못했지만 전화 인터뷰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아 연결되었군요!"
트럭으로 추정되는 소음을 배경으로 철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철모입니다! "안녕하세요 철모씨." <안녕하세요. 일은 잘 하고 계신가요?> -넵, 아무런 이상 없습니다. "그럼 이전에 첫 트럭 배달을 하다 한바탕 싸우셨다면서요?" -아, 네. 에어건너였나, 그 사람이 최근 저희 율럭키를 습격하는 일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이번엔 트럭에 올라타 물건을 훔치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와.. 트럭에요?> -네. 정확히는 숨어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알아채신건가요? 그리고 어떻게 되었죠?" -잠깐 멈추고 중간에 짐을 몇개 내리려고 했다가 발견했습니다. 바로 교전에 들어갔고, 이대로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본부를 향해 냅다 밟으라고 했습니다. <이야.. 완전 영화네요..> -어쨌든 에어거너는 공기탄을 난사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결국은 어느정도 밀어냈으며, 결국은 트럭에서 던져서 추격을 막아냈습니다. <어쨌든 잘 끝났군요.> -네, 다음부턴 내부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스트레인지인 만큼 보안에 더욱 신경쓰는 것이 맞으니까요. 다만 짐의 손상이- <자 여기서 전화 통화를 마치도록 하겠구요, 마이티 익스프레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전화 인터뷰는 황급히 종료되었다.
"..그 다음 소식은, 아 네. 조직 블루 도파민이 괴멸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게 원래였으면 그냥 조직이 망하는 얘기였겠지만 이거 특이한게 그것도 전원 속옷 차림에 오리걸음으로 안티스킬 본부에 찾아와서 자수했다는거 있죠!>
파란 스카프 본인도 말하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는지 목소리가 좀 떨렸고 다른 관람객들도 웃는 눈치였다.
"그 블루 도파민은 좀 너무 막나갔죠. 말 그대로 도파민을 위해 살던 애들도 상당해서. 그건 무시할 수 없어요." <그런데 도대체 그 조직을 궤멸시킨 사람은 누구일까요?> "일단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비사문천 같은 자경단은 맞지만, 딱히 뭔갈 쓰고 있지도 않았다는군요." <그럼 한동안 보이지 않으며 스트레인지의 조직들을 때려잡던 소문의 그 사람일까요? 혹은 에어버스터?> "둘 다 아닌게 둘 다 빤쓰만 남겨놓는 악취미를 가지진 않았으니까요." <그럼 위험한 존재가 새롭게 생겼을 수도 있겠군요..>
둘은 마치 짠 듯 스읍 하아 하는 한숨을 내쉬곤 말을 이어갔다.
"다음 소식은.. 율럭키에 좋은 소식은 아니겠군요.. OO 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살해당하면서 율럭키와의 계약 관계도 급격히 악화되었다는 군요." <네.. 최근 경호를 서고 있었는데 곧 취소될 것 같습니다..>
경호 계약이 취소될 것 같다는 소식에 율럭키 단원들도 웅성거리며 당황하는 눈치였다.
"죄송합니다. 저희들의 부족함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미상궁으로 빨간 스카ㅍ- 아, 네...>
둘은 고개를 푹 숙이며 사죄의 말을 남겼다.
"일단 사망 원인은 복어 독으로 밝혀졌죠." <네, 이를 먹고 사망한 연구원인 O모씨는 커피를 마시고 방에서 갑자기 쓰러져...> "잠깐, 질문 하나 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때, 율럭키 단원 한명이 벌떡 일어나더니 질문했다.
"아, 원하신다면야." "빨간 스카프양은 복어 독도 다루실 수 있지 않으시던가요?" <아뇨, 곤충이나 식물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독에 대해선 잘 아는 것도 사ㅅ-" "그만하시죠."
안경이 말을 막았다.
"왜 굳이 만난 적도 없는 연구원을 죽이겠습니까?" "그렇지만 과거사ㄹ-" "굳이 의심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파란 스카프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율럭키 단원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일단 이 일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리버티에 가입하려는 학생 아닐까요?> "그게 가장 가능성이 높죠." <다만, 최근에 리버티에 대한 안좋은 소문도 돌고 있긴 하지만요.> "전쟁 병기를 만든다고 하지만 마치 시험하는 것처럼 사람을 죽이게 한다는거요?" <네. 또, 리버티가 만약 정권을 잡더라도 믿을 수 있겠냐는 얘기도 있고요.> "그렇지만, 지금 윗선에 문제가 없다고 보기도 힘들지 않나요?" <반대로 리버티를 신뢰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죠.>
안경은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최근에 스트레인지로 유입되는 학생들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이것이 기회일지, 위기일지, 그저 혼란일지는 알 수 없지만, 청취자 모두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율럭키의 파란 스카프,> "안경이었습니다."
수명을 다한 고철 덩어리 옆에서, 이 고철들의 주인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나날이 있었다. 폐기장에서는 비가 내리고 기름 가득한 웅덩이가 고이며 이따금 튀는 스파크가 위험했으나 나는 인내했다. 조그마한 몸집을 안드로이드가 만든 작은 움막 속에 웅크려 넣어 숨어 기다렸을 때,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번에도 처참하게 망가진 안드로이드를 버리던 사람들의 뒤를 몰래 쫓아 건물에 발 들였던 날. 나는 삶의 전환점이 이곳이노라 생각했다.
땀 냄새와 후끈한 열기, 환호성과 수많은 인파, 링 너머로 친구라는 본분을 잃은 안드로이드는 사람의 손에 휘둘려 서로의 부품을 박살내고, 생을 마감했다. 죽어있는 것으로 만드는 죽음.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보며 알 수 없는 희열에 사로잡혔다. 잘못되었음을 알지만 안드로이드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한 것만 같았다. 아니, 나의 삶이다. 지나친 쾌락과 열정에 사로잡힌 몸이 가늘게 떨렸다. 운명처럼 광활하고 아득한 황홀경 속에서, 나는 경호원에게 붙잡히기가 무섭게 외쳤다.
"여기서 일하게 해주세요!!"
비극의 시작은 지나치게 달콤하고 운명적이나, 삶을 포괄적으로 둘러볼 적엔 그리도 아름다운 서막이 아닐 수가 없다. 나는 이기적이게도 이 아름다운 곳에서 평생을 함께 하고 싶노라 생각했다. 그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것이 내가 사랑하던 것을 죽였을 때, 신데렐라가 목이 꺾여 부들거리다 눈을 뒤집었을 대, 그 상황에서도 느꼈던 동일한 감각과 아무것도 발설하지 않겠다며 친절하게 내놓은 계약서를 보며 당장의 생존을 생각했다. 죽은 자에 대한 조의를 표할 시간도 없이 아직 뜨거운 신데렐라의 피로 지장을 찍었던 날, 나는 내가 확실히 데 마레의 눈물겹던 날로 돌아가기 어렵다 생각했다.
그 이후 나는 숭앙되었으니 그야말로 하나의 신이나 진배없다. 너의 품에서 함께 하며 행하던 모든 일이 범죄임을 알지만 나는 수긍했다. 우리는 악인이나, 이 비상식적인 인첨공 내부에서는 제법 합리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너는 본디 악하기에 그 성정을 표출하는 방안을 택했고, 나는 나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방안을 택했을 뿐이다. 우리는 서로의 급에 맞는 행동을 할 뿐이다. 살아남고자 한다면 이것도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나는 그럼에도 끝없이 욕망했다. 나는 이곳에서 숭앙받으나 그 햇빛 아래에서 비늘 반짝이며 눕던 순간을 그리워할 적 있으니 그마저도 가지고 싶었다. 허황된 욕심 속에 나는 끝없이 갈망했고, 끝없이 행동했다. 쥐어 굴리고, 행하고, 너와 다투고, 너의 악함에 넌더리를 내고, 너를 떠나고, 양지에 비늘 드리우며 만족하고, 뜨거운 햇살에 눈을 잃고, 수명을 다한 고철 덩어리를 외면하고, 조의를 표하고, 허물을 벗고, 승천하지 못하고, 이곳마저 똑같다 느끼고, 그리고, 그리고……?
내가 무얼 위해 여기에 있더라? 【 태오 】
단어: 범죄 문장: 너는 악했고 나는 이기적이었다. 분위기: 영원한 허기인 것처럼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
>>100 청윤주 "둘 다 아닌게 둘 다 빤쓰만 남겨놓는 악취미를 가지진 않았으니까요."에서 터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희야 왜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호하던 연구원 암살당하니까 내분 났어 율럭키 어떡해요 방송 끝나고 서로 멱살 잡고 드잡이질 했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3 태오주 와 진단에서 주는 건 저렇게 짧은 키워드인데 저렇게 캐 소개를 하는 장문이 다 나오는군요 @ㅁ@ 고생하셨어요!!
백일도 채 안돼서 이런데, 백일 되면 기관지에 닭털이 끼겠는데? 축하하고픈 마음에 신나고 들뜬 한편, - 아주 조금이지만 - 불길해졌다. 잠깐만. 나 기관지에 닭털 끼어본 적 있어. 성하제 때. 작년 성하제 때도, 제작년에도, 더 멀리가면 인첨공에 들어오기 전에도... ...이제 보니 내가 닭살 커플이 될 사람들을 형으로 삼았구나!! ...이 쯤되면 운명이네, 닭털 커플의 주변인이라는. 뭐,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면 나도 좋으니 상관 없나? 그나저나, 공식적? 그럼 비공식적인 고백도 있다는 소리?! 눈에서 거의 분홍빛 레이저가 나오려 할 찰나, 철현이 주문을 하자 새봄은 도로 점원 모드로 돌아와서는 히쭉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뒤, 새봄은 진열대에서 케이크를 비롯한 갸또 몇 조각을 담아, 따뜻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두 잔과 함께 가져왔다. 시그니처 메뉴인 딸기 생크림 케이크, 작은 티라미수, 바닐라 크림 밀푀유, 체리 콩포트를 곁들인 치즈 무스케이크, 헤이즐넛 크림을 샌드한 쿠키슈, 반지르르한 초콜릿이 발린 에클레어 등, 형형색색의 디저트와, 앤티크 찻잔에 담긴 홍차가 철현의 앞에 놓였다. 새봄은 제 몫의 홍차를 홀짝이며, 가만히 철현이 요약해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경청했다.
"서형이 먼저 고백했었구나. 하긴 티 많이 났어요, 서형이 철형 신경 쓰는 거. 내가 철형 걱정하는 거보다 좀 더 뭐랄까... 깊어보였달까?" "철형도 서형이 점점 스며들었구나~! 신경쓰이고, 마음에 걸리고, 계속 생각하게 되고!"
서형이 대놓고 티를 낸 건 아니긴 했지만, 뭔가 살짝 촉에 어? 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 혜우 사건때 셋이서 만담할 때도 생각해보면 그랬던 것 같고. 근데 무효 선언이라?
"무효선언 이야기 듣고 그냥 추측한 건데, 멋있게 고백하고 싶어서 무효선언 했던 거예요?"
"히히, 선배 다 드시라고 산 건데! 그래도 사양하진 않을게요, 저기 맛있으니까요! 고맙습니다~."
한양의 권유에, 새봄은 넉살 좋게 웃으며, 한 구에 소복이 쌓여있는 딸기 정과 더미에서 하나를 동봉되어 있는 꼬지로 하나 찍어 입안으로 넣었다. 음음, 새콤달콤하다. 그러고보니, 설명해주시는 분께서 정과는 계절에 상관없이 과일의 맛과 향과 비주얼을 즐기려고 만들어졌다는데, 하우스 과일이 나오는 지금에는 약간 애매해졌지만, 그래도 생과일이랑은 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다. 설탕이 오독오독 씹히는 캐러멜같은 식감도 좋고 말이지~.
"히~ 실은 머릿속에서 벌써 약쟁이 스물다섯명 옷을 달콤하게 만들었는걸요! 그래도 또 2주 안 쉬려면 안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긴 해요. ...아, 선배가 하신 거였어요? 우와!"
...세상에, 레벨 5 쯤 되면 기자들 선동해서 가짜뉴스도 만들 수 있는 거야? 영향력 봐... ...그러니까 그 선생님, 엄청 위험했던 게 맞았어! 별 탈 없어서 다행이었지만서도. 게다가 들어보니 되게 그럴듯하게 속였잖아? 우와... 한양 선배가 저지먼트가 아니고 나쁜 친구들 편에 서셨으면 진짜 상대하기 빡셌겠다. 혀를 내두르고 싶은 걸 유자차 한모금을 더 넘기는 것으로 자제하며, 한양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새봄은, 크리에이터 이야기로 넘어가자 귀를 쫑긋 세우다, 아아... 하는 탄식을 흘렸다. 이제 좀 납득이 가네.
"리버티에 디스트로이어에... 정신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선배 엄청 머리 잘 쓰셨네요! 그리고 그 아저씨 협박당하고 있었던 거구나, 어쩐지 딸이랑 부인이 위험하다는데 우리랑 실랑이하느라 미적거리고 있었던 게 이해가 안 갔는데, 그것도 그림자랑 윗분들이 뭐라고 해서 그랬던 거였나보네요. ...사과도 하고 우리도 도와줄 정도로 미안해하는 건 좀 의외지만서도요."
아, 우리한테 미안한 게 아니고 부장 선배한테 미안한 건가보네. 부장선배랑 그 아저씨랑 구면인 것 같았으니... 아니, 구면 정도가 아니고, 부장 선배는 그 아저씨를...... 상념에 끝에 다다른 (어쩌면 현실과는 대단히 동떨어진) 결론에, 새봄은 상황을 설명해준 한양에게 감사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시무룩한 얼굴로 잔 속의 수면만 바라봤다. 부장 선배도 부장 선배야. 사랑은 사고같은 거라지만, 어째서 하필이면 유부남을 그렇게 진심으로 사랑하게 돼서...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부장 노릇 열심히 하고... 분홍빛 눈에 그득 차오른 것이 한 순간 일렁였다.
이따금 느끼는 거지만 랑은 유행어나 인터넷 용어에 약간 둔감한 것 같다. 유죄인간이라는 단어는 인첨튜브 직캠 댓글이나 SNS 팬 계정만 조금 봐도 심심찮게 보이는 단어인데. (*진실: 보통 덕후가 아니면 그런 걸 굳이 쓰지도 보지도 않는다.)
"그게 뭐냐면, 엄청 매력적이고 잘생기고 멋지고 다 하는데 그걸 무의식적으로 해서 마음 설레게 해 버리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물론 그런 점마저 매력적이지만. 솔직히 덕질 판에서나 쓰이는 유행어를 많이 알아서 뭐에 쓰겠나. ...잠깐. 아니면 그냥 내가 인터넷을 많이 하는 건가? 갑작스러운 고뇌에 머릿속이 빙글빙글 돈다. 이에 잠시 멈춰서서 코 밑까지만 물에 담근 채 다시 랑을 바라보고 있으면, 곧 훨씬 어렸을 때부터 배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래. 보통 수영은 어릴 때부터 배우긴 하지. 보통은 그렇지. 그건 별로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아무 때나 빠져도...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생존 수영 같네. 언니도 학원 같은 데에서 배운 거예요? 아님 학교인가?"
아무 때나 빠져도 헤엄칠 수 있게? 물론 수영 교육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물에 빠졌을 시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기도 하지만, 보통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가르칠 때 그런 부분을 강조하던가.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긴 몰라도, 좀 묘한 부분이 있는 말이긴 하다. 보통 아무 때나 빠질 일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랑은 부쩍 가까이 도착해 있다.
"어? 아~ 하하! 그러게~ 수영을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인천 앞바다 물에 퐁듀가 되진 않았을 텐데. ...근데 그건 갑자기 왜요?"
여전히 물 속에서 고개만 쏙 뺀 채 몸을 일으킨 랑을 바라보던 리라는 문득 눈을 깜빡였다. ...어? 설마 나, 저 이야기 속의 아무개들처럼 허무하게 물에 빠질 타이밍인가? 아까의 복수? 아닌가? 맞나? 긴가민가하는 사이 눈동자만 도륵도륵 굴러다닌다.
>>16 서연주 히히 칭찬 고마워!>< 그리고 정답~! 새봄: 한과가 은근히 손이 많이 가요~ 외워야 될 것도 엄청 많구! 그치만 언젠가 한과도 정복할거예요!(번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르륵 거기 웃겨해주니 보람있는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후후 풍문이라는 건 조금씩 와전되기 마련 아니겠어~>< 그 이야기 듣고 새봄이 머릿속에서 로맨스 대작 영화 한편 나왔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정너라기엔 상담사 선생님도 서연이도 각자의 입장이 있고, 상담사 선생님은 서연이를 배려하는 한편 조곤조곤 자기 생각을 말해주고, 서연이도 귀담아 듣되 조금 다른 결론을 내니까 실제 대화 같았는걸! 자신감을 가지라구>< 그리고 어딜도망가 얼레리꼴레리 받아야지~~~~(추격
>>135 >>144 새봄주 새봄이는 나중에 디저트계의 큰 별 같은 게 될 거 같아요... 청윤이네 전임 연구원을 암살한 복어 독으로도 각종 한과를 만들어 내는 그날까지(◀뭐???) 화이팅!!! ............................돌릴 땐 엄청 신나서 돌렸는데 회상 시점으로 접하니 쥐구멍이 고파져요오오오오 (털푸덕)(영혼 탈주) 좋아 보였다니 다행이에요 퍼클-위크니스 이슈에 대한 서연이의 관점이 바뀌는 전환점 삼은 레스이긴 했어서요 장문 반응 힘든데 세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 (그랜절) 그니까 부장님과 크리에이터 간에 그런 기류는 없다고................. 저거 서연이가 알게 되면 아니라고 해명해 줘야겠어요 (삐질삐질)
>>0 "짱짱 신남다!!!" [넌 이게 신나는 거야???] "그럼녀!!!" [내가 늙는다 늙어!!!] "유라 원래 즈보다 한살 반 늙었잖아여~" [시꺼!!!]
모름지기 학생이라면 자신들의 능력을 갈고닦느라 한참 바쁠 시간, 마찬가지로 이곳의 훈련구역 역시 이리저리 나뉘어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케줄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어째 그녀와 여학생이 있는쪽은 상황이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즐겁게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그녀와는 다르게 신경질적으로 소리지르느라 목이 쉰것 같은 여학생이 언제 힘이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않이, 솔직히 이르케 하는 편이 운동도 되고 좋은거 아님까? 유라는 몸을 좀 움직여야 해여~" [이리저리 구른다고 너같은 몸이 된다면 백날천날 구르겠다!] "혹시 모르잖아여~" [아니! 전혀 가능성 없거든요!]
뒤에서 들려오는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채찍소리와 여기저기서 터지는 작은 폭탄들, 사실 대부분은 더미들의 제어를 빼앗아 폭탄을 향해 뛰어들게 하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폭발에 휘말리게 했지만... 대체 어디서부터 나오는 건진 몰라도 끊임없이 몰려오는 더미들에게 쫓기고 있는 둘이었다.
"역시 청춘이란건 팔팔해서 좋네~"
그리고 그런 둘의 모습을 유리벽 너머로 흐뭇하게 바라보는 여성과 아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오이를 먹고 있는 토끼가 있었을까.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는 표정 속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생기도 없고 초점도 없는 붉은 눈과 푸른 눈이 반짝였다. 그 뒤에서 치솟아오르는 검붉은 빛은 그녀의 색일까? 이내 그녀는 모두와 단번에 거리를 띄웠다. 그리고 두 팔을 X 형태로 교차하면서 손바닥을 아래로 향했다. 손끝마다 반짝이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그야말로 모든 것을 멸할 것 같은 검붉은 빛이었다.
"...방해돼." "...너희들 따위 몇 명이 사라진다고 해도 상관없어." "...죽어."
두 팔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내 검붉은 빛은 바닥을 뚫어버리며 무수히 많이 난사되었다. 이내 눈앞의 이. 그녀가 멸해야 할 적은 땅이 크게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검붉은 빛이 땅바닥을 뚫고 하늘로 치솟아올랐다. 그 범위는 눈 앞의 모든 구역? 아니. 저 멀리? 그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지금 이들이 서 있는 지역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셀 수 없는 빛기둥은 그 안의 모든 것을 가둬버리려는 듯, 사라지지 않고 하늘로 계속해서 치솟아올랐다.
"...도망칠 수 없어." "...누구도..."
하늘로 치솟아오른 빛은 이내 꺾이며 서로서로 교차하며 다시 땅으로 무차별적으로 떨어졌다. 닿는 그 모든 것을 멸해버리며, 흔적도 없이 소멸시켜버리며. 마치 의지가 있는 것처럼. 빛은 더욱 교차하며 범위를 줄여나가며 그 지역의 온도를 올렸다. 어지럼증. 그리고 숨이 턱 막혀오는 것은 필시 그녀의 빛이 방사선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
자신의 앞에 빛을 촘촘하게 묶어 방어벽을 생성한 그녀는 무덤덤하게 앞을 바라봤다. 모든 것이 멸하는 것을. 건물도, 사람도, 모두 다 재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다 날아가 아무 것도 없는 무(無)가 되어가는 공간을.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대처 실패시 플레어 제외 모두 소멸처리. -이후 공간 출입 불과 처리. -워프시, 소멸은 하지 않으나 다음 턴 강제 리타이어.
" 이걸 혼자서 어떻게 다 먹어요~ 그래도 잘 먹을게요. 나중에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겠네.. "
뭐 사람들이야 대부분 그럴 테지만, 한양 역시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하는 사람에 속했으니깐. 아마 작든 크든 보답을 해주려고 하지 않을까? 남에게 퍼주고는 살 수 있어도, 무언가 신세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으니까.
" 그런 것도 할 줄 알았어요..? "
사실 이 말은 ' 너의 계수로 그게 가능해? ' 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 어떻게 머릿속에서 그런 발상이 나온 거야? ' 라는 의미에 훨씬 가까웠다. 옷을 달콤하게 만든다니, 그냥 아예 부스러기로 만들겠다는 얘기잖아. 새봄양 앞에서는 비싸거나 아끼는 옷을 입고 깝죽대지는 말아야겠다. 레벨 5로 오르고나서 옷을 좀 많이 샀는데.. 일단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기본 디폴트가 옷값 날리고 치욕감까지 보너스로 줄 그럴 상대야. 그런 걸 해맑게 말하다니.. 역시 저지먼트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건가..?
" 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거든요. 그림자의 목적이 크리에이터를 이용해서 4학구 사람들을 전부 몰살시킨 뒤에, 퍼스트클래스는 매우 위험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 ' 유토피아 프로젝트 ' 라는 걸 실행하려고 했대요. 그 프로젝트의 핵심대상이 크리에이터였고요. 막말로 크리에이터에게는 꽤나 재수없는 일이었어요. 다른 퍼클이 대상이 될 수도 있었으니깐. 크리에이터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면서도 하던 일이었죠. "
" 혹시나 민호 아저씨(크리에이터)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다면 지금 만큼은 잠시 거둬주시는 게 좋아요. 어쨋거나 우리가 유토피아도 뒤집어버렸고, 민호 아저씨도 뉘우치고 우리를 도우려고 하니깐. 뭐라고 쏘아붙이는 건 일이 다 끝나고 하자고요. "
현재는 크리에이터는 우리의 편이니깐 사적인 감정은 접어두고 같이 협력하자는 말을 건네었다. 지금은 우리의 편 하나하나가 귀하고, 겨우 영입한 크리에이터까지 사적인 감정으로 난감하게 할 수는 없으니깐.
어두운 곳 몇 번이고 오면 몇 번이고 돌려보내면서도, 끔찍한 생각 한 번 한 적이 있으니 차라리 곁에 두는 것이 맞지 않던가 싶던 마음이다. 다만 네게 이 세상을 알려주고 싶지 않거니와 내 주인 되었던 자의 성정을 알기에 계속해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결국 바라지 않은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지금은 제어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 것으로 치자.
"응, 더 가까이 와요……."
태오는 당신을 불렀다. 고양이 놀이에 맞장구를 쳐주면서도 온전히 당신의 뜻에 따라 맞춰주었다. 부실에서 보였던 모습과 달리 물러서지도 않았고, 자리를 비켜주지도 않았으며,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무마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전무하지 않았나 싶은 반응이었다. 어쩌면 이 장소가, 태오가 자신의 거처를 제외하면 눈치 보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추측은 무성하나 하나는 확실하다. 현재의 태오는 당신에게 호의적이었다.
옆자리에 앉아 어깨에 머리를 기댈 적, 태오는 고개를 느리게 기울여 조그마한 빵모자 위에 제 뺨을 마주 기대려 했다. 어릴 적에는 어깨에 어떻게든 고개를 기울여보려 노력했건만, 이제는 자신이 그저 대어주면 끝일 정도로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는다.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며 화끈거리던 뺨과 입안의 통증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래, 너무나도 많은 것이 변했다. 레벨 0의 아이는 파나케이아라는 이름의 레벨 5 인재가 되었고, 이명 하나 없던 조그마한 뱀은 이시미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렇기에 더 얘기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달라졌고, 달라졌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이 그 기로를 알려주어야만 한다고. 희멀건 녀석의 조언이 머리를 다시금 맴돌았지만 쓴맛이 나는 입을 도저히 벌릴 수가 없었다.
"……."
태오는 고개를 슥 움직여 시선을 마주했다. 입안에 남은 비린 피를 삼켜도 여전히 쓴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단순하게 엘리트라 습격을 당했다고 얘기하면 될 텐데 뭔가 더 얘기해야만 한다는 마음이 앞선다. 문장과 단어를 엄선하던 태오는 나지막이 입을 벌렸다.
"……내가, 적이 많아서요."
태오는 눈을 애써 휘었다.
"……내 저지먼트가 아니더라도, 엘리트라는 이유로…… 귀향하지 아니하길 바라는 고향 사람들에게 습격을 받을 뿐이지요. 흔한 일이지…… 않겠는지요."
귀향. 돌아갈 곳임을 은연중에 암시하며 태오는 눈을 감았다. 숨을 씨근거리는 것은 체력 탓이었다. 어릴 적에도 희야만큼은 아니더라도 약한 편이었다만, 이렇게까지 약하던 사람이었나.
>>209 비사문천 단원들과 이혜성 캡틴 폼의 다른 점? 전원 흰색 재킷에 흰색 바지, 흰 야차가면에 각자 좋아하는 색깔의 동양식 술로 된 장식이 달려있다는 게 가장 일반적임. 어깨에는 견장처럼 세줄의 발톱 무늬가 새겨져 있음. 단원들은 안에 받쳐입는 셔츠나 티까지 하얀색. 하다못해 신발까지 흰색임. 이혜성은 단추 두개 푼 붉은색 셔츠에, 검은색 구두차림. 흰색 재킷 위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흰색 코트도 걸치고 있음. 장갑도 착용 중. 인지저해 프로그램이랑 목소리 변조 시스템 동시 사용 중. 새파란 장식 술이 달려있는거 맞다.
>>227 겉으로만 보면 이혜성 캡틴 폼은 수상쩍을 만큼 예의바르고 미스테리한 느낌이긴 해. 더할 나위없이 밤도깨비 수장이라는 분위기(?) 언제든지 궁금한 거 있으면 내가 있을 때 물어봐도 되니까 찡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치 정말...나쁘지....() 근데 더 나쁠 수 있다? 올리브색으로 해버리면(?)
진정으로 한 능력에 익숙해진다는건, 자신이 그 눙력의 최대 마저도 자유자재로 그렇게 까지 힘들이지 않고 사용하거나 조종할수 있다 라는게...출발선이라는 것이, 영희의 의견 이였다.
"익숙해진다" 라는건 곧 얼마나 능력을 잘 응용하니가 라는 것과 직결되는 문제니까 말이다.
"...."
집중...집중하고....!
영희의 눈에서 나온 포톤 레이저가 콜라캔 여러게와 책상을 훍어내자, 그대로 반으로 갈라졌다. 그 후, 영희의 영옆의 허공에서 레이저 4발이 동시에 반으로 갈라진 콜라캔들과 책상을 맞쳐서 녹여버리기 사작했다. 그러는 와중, 영희의 손에서 레이저 10발이 동시에 나선으로 목표들의 옆으로 날아가다 다양한 각도로 꺾이면서 돌진했다.
잠시 후, 콜라캔과 책상의 잔해와 탄 내만이 존재할 뿐이였다. 누가 봐도 꽤 훌륭한 파괴였지만, 영희는 불만족 스러운 듯 고개를 까딱였다.
'뭐가 참...설명을 할수가 없네..."
익숙해져 있지만, 무엇인가 불편하다. 마치 이제 이륜 자전거를 자력으로 탈수도 있지만, 코앞에 그 자전거로 답파해야 하는 산이 있는것 마냥.
'뭔가 실마리가 잡힐듯 말듯...아니, 여기서는 출력이라 해야 하나?'
출력은 레벨 2가 되면서, 도통 "익수해 지지" 않고 있는 유일한 요소 였다. 몸에서 레이저를 쏘는 것도 이제는 그 허공이 가까우면 나름 자유자재로 사용할수 있었다. 부족한 회력은 갯수와 갯수의 집중으로 보완이 가능 하다만, 출력 자체가 강해저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였다.
서연이 걱정하니, 걱정끼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에, 새봄은 그만 또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그득 차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지만, 손으로나마 입으로 가리며 작게 웃었다.
"그거 엄청 좋은 취진대요? 건강하고 여유로워야지 공부도 잘 되잖아요. 서형 한시름 놨겠다. 히히."
마음의 종류는 다르지만, 철현을 걱정하는 마음이 어떤 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기에, 또한 철현이 자기 자신을 돌보는 듯한 모습에, 새봄은 여러모로 안도를 느꼈다. 다행이다. 둘이 잘 돼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서. 앞으로도 쭉 이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두 형들 다. 그렇기에, 새봄은 철현이 제 말을 따라하며 놀리는 것마저 기꺼웠다.
"히히, 뭘요! 고마우면 김에 서형한테 '자, 아~' 도 해주면서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말 끝에 오호호호, 하고 만화영화속 마녀처럼 웃은 것도 잠시, 새봄은 "먹으면서 이야기해요!" 라며 다과를 권한 뒤 철현의 이야기를 마저 들었다. 그러다, 눈치가 빠르다는 말에 에헴~ 하고 뻐기듯이 코를 찡긋거리며 웃었다.
"제가 또 인첨공 오기 전에는 한 닭살 떨어주는 커플 사이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모쏠이지만 눈치는 좀...... 잠깐만, 몰랐다고요?! 서형이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챙기고 격려하고 다 하는데? 제가 눈치가 좋은 게 아니라 철형이 눈치가 소멸했네!! 아이고, 서형이 얼마나 속앓이했을까!"
서연이 어떤 마음으로 고백했을 지 조금은 짐작이 갈 것도 같아, 새봄은 아이고~ 하고 탄식하며 마치 포차에서 소주를 마시듯 조금 식은 홍차를 들이켰다. 그렇게 속이 타는데 이어지는 등골이 오싹한 아재개그. 새봄은 잔을 내려놓으며 충격을 받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 개그 서형한테는 절대... 아, 아니다. 서형은 지금 형이 물리학자가 웃을 땐 physic 하고 웃는다고 해도 예쁘게 보겠네요. 그렇게 애 태우다 고백했는데 같은 마음이라고 확인한데다가, 또... 아주 일생일대의 맞고백도 받았잖아요~."
얼레리 꼴레리~ 하고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놀리던 중, 철현이 자신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새봄은 놀리던 것을 멈추고 가만히 경청했다. 하긴, 이제 사랑한다고 말할 기회는 차고 넘치겠지만, 첫 고백은 한번 뿐이니까 더 멋있게, 기억에 남을 만하게 하고 싶었겠네. 철형이 눈치는 좀 없어도 솔직하게 말하면 상대 마음을 정말 잘 알아주는 사람이니까.
"좋은 조언이었네요, 진심을 다 하라는 거! 연애랑은 관련 없지만, 지난번에 형하고 속 터놓고 풀었을 때도, 형이 솔직하게 형이 느낀 거, 생각하는 거 다 말해줘서, 되게 고마웠거든요. 그래서 서형이 고백할 때든, 철형이 고백할 때든, 난 그 상황에 없었긴 하지만, 둘 다 엄청 멋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둘 다 내가 엄청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형들이니까요."
"에이, 뭘요! 항상 여러모로 신세지고 있으니깐 약소하게나마 챙겨본건데요, 히히. 그래도 맛있는 거 사주시면 사양 않고 감사히 얻어먹을게요!"
부부장 선배니까 맛있는 것도 스케일이 다를지도! ...아마도? 군침이 도는 걸 꿀꺽 삼키던 찰나, 자신의 약쟁이 소탕 계획에 한양이 충격을 받은 듯 되묻자, 새봄은 만족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살아있는 것만 빼고 모두 달콤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물론 슬프게도 사회적 품위를 잃고 말고를 신경 안쓰는 미친 사람들한텐 안 통하긴 해요. 혜우 납치범이 그랬구요."
그래서 쓸 때는 신중하게 써야 하긴 하지. 그러고보면 실존할 지 어떨지 모르지만 쉰 명의 약쟁이들도 혜우 납치범이랑 같은 약 먹었을 테니까 사회적 품위따윈 신경 안 쓰려나? 역시 한계가 명확한 방법이긴 하다. 실없는 생각도 잠시, 한양의 설명이 이어지자, 새봄은 가만히 경청했다. 유토피아 프로젝트. 아, 그... 쓸데 없이 퍼스트 클래스 왕따시키는 걸로 통제하겠다는, 실효성 밥말아먹은 희대의 작전. 그걸 그 아저씨한테 하려고 했구나. 아저씨는 인질 잡혀서 당해주고 있었고. 음, 좀 많이 불쌍하네. 잘못한 건 여러가지 있지만. 뭐, 나한테 잘못한 건 사실 없긴 하지? 내가 빡친 것도 따지자면 (아마 오핸 것 같지만) 딸이랑 부인 나몰라라 하는 것 같았던 거랑, 미성년자 납치한 거랑... 그리고 은우 선배 마음 몰라주는 거... 아니, 냉정히 따지자면 모르는 게 약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은우선배가 너무 ...가엽잖아. 눈이 뻐근한 것 같아 깜빡였더니, 볼 위로 뜨끈한 것이 지나가는 게 느껴졌다. 어? ...눈물? 당황해서 허겁지겁 닦으며 어색하게나마 웃었다.
"아... 아이고, 죄송해요, 선배. 제가 딴 생각... 선배 말씀은 다 듣고 있었는데, 그..."
잠깐만, 이거 말하면 아웃팅이잖아. 내가 생각해도 바보같은 말투로 머뭇거리다가, 고민 끝에 이렇게 말했다.
"그... 저는 이제 그 아저씨한테 오해도 다 풀렸고 크게 유감 없는데, 왜 전에 그 아저씨랑 전투할 때 은우 선배가 그 아저씨 걱정 엄청 많이 하셨잖아요. 한양 선배가 저한테 알려주실 정도면 은우선배도 당연히 전말에 대해서 아실 거고, 아셨으면 많이 속상하셨겠다 싶어서 그만 과하게 감정이입해버렸지 뭐예요. 아하하."
@서연주 >>16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재밌겠다! 이 한과는 복어 독으로 만들었습니다(두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이 연플-이라는 것이다(얼레리 꼴레리) 히히 뭘! 나야 솔직하게 느끼는 대로 썼을 뿐인데 기뻐해주니 뿌듯하다 히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엄청 재밌겠다! 한양이한테서 오해가 풀리면 이야깃거리로 삼을 수도 있겠구>< 어느쪽이든 서형이 엄청 당황하는 게 그려지는걸! >>196 ㅋㅋㅋㅋㅋㅋㅋㅋ빙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건물이 먹을거가 된 적도 있으니까 말이지>< 새봄: 아잇 참 저 이제 레벨 3이라구요~!
그리고 새봄주는 이만 자러 가볼게!>< @한양주 @철현주 답레는 편할 때 천천히 올려주면 시간 나는대로 이어둘게! 곰손이라 미안타 흑흑
>>225 철현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당시에도 여러 가지로 핑핑 돌았는데 이렇게 회상 시점으로 말씀들으니 또 핑핑 돕니다아...
>>259 영희주 화이팅이에요!! 곧 렙3이시라고 들었으니까... 웬만큼은 영희가 카운터칠 수 있으리라 믿나이다 믿나이다!!!
>>254 >>279 리라주 약은 드셨다니 일단 급한 조치는 하신 거 같은데요;;;; 밤마다 체하시면 심신이 너무 갈리시겠는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녁은 가급적 부드럽고 순한 음식으로 드시는 게 좋겠어요...8988ㅁ888899
>>266 캡 캡 말씀대로면 방사능씨(???)가 기를 완전히 모으기 전에(???) 저지하는 거 말곤 뭘 해도 무소용일 거 같지 말예요@ㅁ@;;;;
>>269 >>272 새봄주 와 와 와 우와아아아아 새봄아 서연주가 그랜절하께 두번 하께!!!!!!!!!!! 서연이는 딸케 얻어먹기나 했지 새봄이한테 뭐 잘해 준 게 없는데도 저렇게까지 위해 주니 어째야 보답이 될지 모르겠어요8898ㅁ88988 복어 독 한과는 서연이도 차마 못 먹을 가능성이...👀👀👀 연플은 쥐구멍과 가까운 것이었음을 이렇게 배워갑니다아아...그런 감상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 만큼 한 구절 한 구절 다 읽어 주셨다는 거잖아요 저희 스레 화력도 장난 아닌데 진짜진짜 감사해요 새봄주 >< 소재야 많으니 언제고 일상 꼭 돌려 보아요!!!! 그리고 안녕히 주무세요!!!!
/ 저도 이만 들어가 볼게요 주무시는 분들은 1시간만 자도 10시간 잔 거 같은 숙면하시고 계시는 분들은 좋은 밤 평온한 밤 아픈 데 없이 말끔한 밤 보내세요오오!!!! ><
아 나 어제그제 자백제 썰 보면서 든 생각인데 리라한테 그런 인체에 부정적인 약물 생성하는 걸 가르쳐줘도 되나 싶?은 샹그릴라야 이미 아는 약이고 그렇지만 자백제?는 아무래도 용도가 그렇고 그런 약이다보니 이런 경험 하나하나가 리라의 진로 및 장래에 악영향을 주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함
>>308 이헤성 캡틴 폼 만났을 때 묻는거라면 이혜성 머리굴리느냐고 대답 좀 느릴 듯? 좋아하는 색이라서요 해버릴까 아니면 다른 이유를 들지는 그때를 기약하지. 변조 목소리도 딱 들었을 때 불쾌감을 일으키는 기괴한 스타일이니까 더욱 수상쩍을 것이다 히히 빌런처럼 느껴지는데 하는 짓은 빌런이 아님 오케이!
>>318 꾸에엥(납작!) 그치 꽤나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겠지...🤔 지금까지의 리라 그림은 대부분 상대를 서포트하는 것들 위주로 만들어졌고 독 같은 건 더더욱 만들어 본 적 없는데 자백제를 만들어서 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 반향도 후후(??)(냥펀치 피하는 무빙) 그치 흥미로운데🤔 흥미로운데... 두렵 따 사실 나도 어케될지 모르겟어요?
>>319 응... 저는... 운석에 맞아죽고 싶지 않아요... 😇 다음에 디트아재 만날때 토끼장 토끼 데리고 가야만(그리고 호감도가 더 떨어지고 마는데!)
태오에게는 위스키 봉봉이 있다. 총 여섯 개 중 네 개가 남았고, 각기 맛은 다르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는 초콜릿인지라 유독 아껴먹었던 것 같다. 자신이 뭔가 하나를 더 해줘도 모자랄 아이인데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고, 이렇게 귀한 걸 어찌 냉큼 먹어버리나 싶기도 했다. 특별한 날이나 생각이 깊을 때만 먹어야겠다 스스로 다짐한 초콜릿은 식품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특수 돔 케이스에 고이 덮여 보관되고 있었다.
"내가."
그리고 오늘 태오는 위스키를 한 병 꺼내며, 동시에 돔 케이스를 열 수밖에 없었다. 한결과 있었던 일 때문이다. 감정을 도저히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한 것도 모자라 품에 달랑 들리기까지 했다고?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리가 없잖은가! 말도 안 된다, 태오는 자신이 한결의 품에서 서럽게 울었을 리 없다고 한 번 부정했고, 달랑 역으로 업혀선 집까지 그렇게 갔다는 사실을 두 번 부정했으며, 한결의 집에서 품에 안겨 코코아를 마시다 충동적으로 물어본 질문을 세 번 부정했다. 네 번 부정하는 것도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머리에 물을 끼얹어도, 몸에 물을 끼얹어도, 심지어 머리를 말리는 그 시간까지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감정은 쌓여만 갔다!
"내가 미쳤지."
자신이 미성년자이긴 하지만, 이번 일은 도저히 알코올과 니코틴, 혹은 그에 준하는 것이 아니면 해소할 수 없다! 태오는 지금껏 그런 방법으로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스트레인지에서 스트레스나 부끄러운 감정을 해소하는 법은 극단적이었다. 여기에서 당장 뭔가 때려 부수거나 누군가를 쥐어패는 걸 구경할 수도 없거니와, 태오는 이런 방법 외엔 다른 해소 방법을 몰랐다. 달달 떨리는 손이 위스키를 따르지만 정량을 한참 넘어섰다. 눈은 핑핑 도는 것 같고, 아직도 뺨이 화끈거리는 것 같았다.
병의 입구가 다시 천장을 바라보기가 무섭게 태오는 초콜릿을 입에 덥석 물었다. 설탕 코팅이 바스러져 눅진한 단맛과 함께 그윽한 위스키 향이 비강을 훑고, 태오는 약을 삼키듯 남은 초콜릿을 녹이지도 않고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켰다.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서휘는 상황을 파악하고자 눈을 굴려 주변을 훑었다.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궁상맞게 팔을 늘어뜨린 태오, 분명 저번까지 3잔 정도는 더 마실 수 있겠구나 싶었던 위스키의 병은 비어있고, 태오가 그렇게 아끼던 위스키 봉봉의 개수는 저번보다 하나가 모자라다. 서휘는 이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가." "……." "일어나서 나 보자. 응?"
이 사회에 섞였으나 건전한 해소 방법을 모르는 어린 녀석이 또 취했다. 서휘는 태오가 몸을 잔뜩 웅크리다 방향 감각을 잃은 고개를 겨우 기울이자 손으로 태오의 고개를 가눴다. 서휘는 누구보다 태오를 잘 알았다. 분명 빈속에, 혹은 초콜릿 좀 씹다가 술을 때려 넣었으리라. 잠이 오는지 자꾸만 눈을 묵직하게 감았다 뜨던 태오가 불분명한 발음으로 입술을 달싹였다.
"……님." "내가 누군지는 알아보겠니?" "형님…….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태오는 손바닥에 뺨을 비비곤 눈을 마저 감았다.
"지금 새벽 다섯시 오분이잖아요, 저녁을 시작하려면 늦게 자야 하는데, 졸려……."
음, 헛소리하는 걸 보니 제대로 취한 게 맞다. 서휘는 한숨을 쉬며 태오를 부축할까 생각하던 마음을 접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스톨에 앉아 대리석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고 있던 태오를 덥석 공주님 안듯 안아든 서휘는 태오가 기절한 사람처럼 쭉 늘어지자 한숨을 쉬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담? 내일 학교는 또 어떻게 가려고? 자더라도 침대에 눕혀 재우기 위해 걸음을 옮기다 우뚝 멈췄다. 이제 보니 태오의 눈시울이 붉다. 짓무른 흔적도 보이고, 아무리 봐도 나 펑펑 울었습니다 아닌가?
"……."
누군진 몰라도 자신이 보았으니 목숨 보전하긴 어렵겠다. 그리 생각했을 적, 태오는 서휘의 생각을 읽었는지 입술을 달싹이며 웅얼거렸다.
"죽이지 마요……." "납득할 근거가 있으면 생각은 해보마." "형제끼리 싸우는 거 아니야……. 나랑 희야는 남매라서 싸우는 거지만……." "잠깐, 잠깐만. 한결이가 그랬니?" "곰 선생님 잘못 없어……. 뱜미 잘못이에요 형님……. 다 내 잘못이야…."
미치겠네. 서휘는 상황의 흐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한결이가 누군가를 울릴 만큼 못된 사람은 아닐 것이고, 제 잘못이라 하는 걸 보면 뭔가 일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일단 재우고 나중에 한결이와 대화를 나눠보면 되겠거니 생각한 서휘는 침대에 태오를 눕혔다.
"일단은 자자꾸나. 네 푹 자야-"
서휘는 이불을 덮어주기 위해 허리를 숙였다가, 제 옷깃을 덥석 잡혀 맥없이 끌려갔다. 방심하고 있던 터라 털썩 소리와 함께 침대에 엎어진 서휘는 몸을 일으키려다 태오가 먼저 제 복부 위를 짓누르듯 차지하자 당황스럽다는 듯 눈을 홉떴다.
"……아가?" "……." "우리 고양이가 왜 그럴까, 내려오거라, 네 많이 취한 듯싶-" "……당신 목이라도 조르고 싶은 걸 몇 번이나 참았는데… 이것도 못 버텨……?" "그러지 말고 내 심장에 꽂을 비수를 준비하라 했잖니." "지금 꽂으면 되는데……. 응?" "가능하겠니?" "당연하지, 한 번만 헤집어보면 안 돼……? 형, 나 갈라볼래. 태오 한 번만 갈비뼈 열어보게 해주세요. 네에…?" "네 그리도 내가 미워서 그러니?" "좋아서 그러지…… 그러니까 갈비뼈……."
서휘는 자신을 내려다보며 애타는 시선을 보내는 태오를 덥석 안아 품에 가두더니 몸을 빙글 돌렸다. 제 위를 차지하다 푹신한 이불 위에 폴싹 쓰러진 태오는 저도 모르게 "에븝." 소리를 내며 이불에 파묻혔고, 서휘는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
"흠, 어림도 없지. 네 이리 한 번에 제압되잖니."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찔려줘어……." "한결이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면 찔려주지." "……."
술에 떡이 됐어도 그것만은 말하지 못하겠는지 태오는 입을 딱 다물고 잔뜩 흐려진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다만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뺨과 꼼지락거리는 몸은 충분한 답이 되었고, 서휘는 괘씸하다는 듯 이불에 가둔 태오가 고개를 빼꼼 내밀자 이마를 맞댔다.
"……뭐든 1순위는 나였으면 좋겠는데. 동생이라도 그건 양보 못 한단다."
숨결 닿는 거리에서 태오는 먼저 고개를 툭 기울였다. "그럼 지금 1순위……." 술김에도 심중의 소리가 들린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많은 분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극야의 서를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과 저의 특별한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태오는 서휘의 속내에서 한참이고 재생되던 감사 인사를 모조리 읽은 뒤 볼에 꾹 와닿다 떨어지는 말랑한 감촉과 함께 숨을 가다듬다 잠에 빠져들었고, 서휘는 그런 태오를 겨우 재웠다 생각하며 천장을 향해 돌아 누웠다.
"……."
조금 많이 늦긴 했지만 알코올이 아닌 다른 건전한 해소 방법을 교육해야겠구나. 한결이에게 이걸 알려줘야 하나...? 아니, 그 이전에 쟤는 왜 저렇게 예쁘게 죽어달라 부탁을 하지? 나야 좋기야 하다마는 이게 옳은 감정이 맞나? 아니, 근데, 아니…… 예쁘잖아. 나 진짜 성격 이상하네. 그런데 쟤가 먼저, 아니 근데 내가 먼저 쟤를 아니 근데 그-
1.『널 잊어버릴거야』 하지만... 당신의 존재를 잊히게 할 수 있기에 오히려 제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걸지 아시겠나요? 2.『함께 살아가자』 같이일 수 없나요? 모든 것을 버린다고 하면... 3.『난 네 편이야』 저는 당신의 편이니까요. 4.『정말?』 당신의 판단을 믿을 수 있을까나요? 5.『나를 믿어?』 저를... 믿어주실 수 있나요? 6.『이제 만족해?』 이제는. 만족하시나요?
>>344 상상하니 벌써부터 약간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데 겁나게 맛있음. 눈물이 나는 것이야.... 이혜성한테 물어보면 모르쇠로 일관하지 않?을까? 몰?루 나중에 물어봐도 모르쇠할 것 같기는 해. ㅋㅋㅋㅋㅋㅋ숨기는게 왜 그렇게 많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통스러워서 죽을 것 같음. 부정도 긍정도 안하는 이혜성이 떠올랐다.
솔직히 말하면, 랑은 인터넷 유행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고 보는 게 맞았다. 예전 15주년 때 찍힌 리라의 영상도 의도적으로 찾아본 게 아니라 우연히 접했을 뿐이고, 그걸 본 뒤에도 따로 리라의 뒷조사를 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그런 영상이 있었구나 하고 말았던 것이다. 어떤 연예인이든 팬이 되어 이것저것 해봤다면 모를까, 그런 쪽으로는 관심이 없어 무지하다 보니.
"그렇구나, 그러면 너도 유죄인간인가?"
무의식적인지 의식적인지를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사실 무의식적이라는 표현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으니까, 앞에서 표현된 모습들이 중요한 거겠지. 그렇다면 리라도 마찬가지로 유죄인간이 아닌가.
"연구소, 정말 아무 때나 빠뜨렸거든."
자다가도 풍덩, 다른 훈련이 끝나자마자 풍덩, 아무튼. 리라의 질문에 연구소라고 의외로 선선히 대답한 랑은, 리라 가까이 도착해서 리라를 내려다보다가 자신 역시 리라처럼 몸을 물 속으로 가라앉혀 시선의 높이를 맞췄다.
"아니, 글쎄... 뭘 하고 싶은 걸까, 그냥 쳐다만 보고 싶을지도 모르지."
물 속으로 가라앉을 때 생긴 물결이 점점 작아지는 동안, 랑은 리라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마에 있던 상처는 다 나았으려나, 아까는 물장난 하느라 신경을 못 썼는데. 하고 손을 뻗어 리라의 젖은 머리카락을 이마가 드러나게 넘겨보곤 하는 것이다.
그래, 바로 이런 점이 유죄인간 같다는 거다. 리라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역으로 물어오는 랑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글쎄요~ 그런가? 그건 언니도 나 볼 때마다 두근두근하고 설렌다는 뜻이죠? 그럼 맞을지도~ 우리 둘 다 유죄인간이네!"
이거이거, 같이 은팔찌라도 차야 하나~ 장난스럽게 덧붙이면서 양 손목을 한번 붙여보이던 리라는 이어지는 말에 눈을 두어 번 깜빡인다. 연구소에서, 라면 커리큘럼의 일환이었겠지. 그런데 빠뜨린다고? 빠질 걸 대비하는 게 아니라 정말 빠뜨렸다고? 아무 때나?
"연구소였구나. 커리큘럼 같은 거였어요? 근데 아무때나 빠뜨렸다니, 왜? 단순히 수영 잘 하게 되라고... 는 아닌 거 같은데."
보통 커리큘럼이라는 건 능력의 발현과 성장을 돕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랑의 능력은 위기 감지, 데인저 센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기분이 좀 미묘해진다.
"......설마 빠질 걸 예측하라고 그런 건가? 진짜 그런 거면 너무한데요? 언니 수영 배울 때 꽤 어렸었다고 했잖아요. 15살보다 훨씬 어렸을 때면 초등학교 때? 아님 그보다 더 어렸나? 아무튼, 큰일 나면 어쩌려고."
물론 커리큘럼이라는 것들이 마냥 온화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인첨공의 많은 아이들이 꽤 어릴 때부터 머리를 열고 이런저런 커리큘럼을 받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민 아는 것과 느끼는 건 별개니까. 17살이 되어서야 인첨공에 들어와 커리큘럼을 받은, 아직 바깥 물이 덜 빠진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들은 다소 학대에 가깝게 들렸다. 아니. 솔직히 맞지 않나? 몸을 물 속으로 가라앉혀 시선의 높이를 맞춘 랑을 가만히 마주보던 리라는 이어지는 손길을 그저 가만히 받아들인다. 젖어 있는 머리카락이 넘어가며 드러난 이마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옅은 자국만이 남아있었다.
"많이 나았죠? 저번에 갑자기 어려졌을 때는 스케줄대로 못 해서 건너뛰었거든요. 덕분에 나름 깨끗해졌어요! 머리도 안 아프고~"
신경 쓰고 있었으려나. 하긴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리라 또한 그러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니 당연할지도.
"나도 언니 쳐다보고 있는 거 좋아."
이마에 닿는 손끝의 감촉에 살짝 소리 내 웃은 리라는 이윽고 양손을 천천히 들어 랑의 얼굴을 조심스레 감싸보려 한다. 상처 없는 쪽도, 상처가 있는 쪽도.
철현은 새봄의 눈을 피했다. 철현 역시 서연의 걱정을 덜길 바랐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철현의 수면은 적은 편에 속했기 때문이다. 분명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시키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수면을 줄여서까지 공부를 해야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성적이 방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필요로 하는 고생이고 하지 않으면 안될 어려움이라고 생각했다.
"오~ 좋은 아이디어네, 나중에 써먹어봐야지."
서연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겠지만 그것역시 귀여울 것이다.
새봄의 권유에 빵 하나하나를 맛보며 먹기 시작했다. 빵 하나하나 마다 식감이 달랐다. 다들 달콤한 빵이지만 설탕의 달콤함, 크림의 달콤함, 빵의 달콤함이 달랐다.
"그래도 멋있게 고백했잖아. 하하"
서연이 눈치 없는 자신 때문에 고생을 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멋쩍게 웃는다. 나름 눈치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아무래도 착각인 것 같았다.
그리고 새봄의 물리학자 개그를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
"그거, 그거 대체 뭐야" "물리학자가 웃으면 피식이라니 크크"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참는다. 아무래도 철현의 마음에 드는 농담인 것 같았다.
"일생일대의 맞고백이었지? 세상에 퍼스트클래스 두명과 부원들 앞에서 고백을 하다니"
지금 생각해도 어떤 생각으로 한 것인지 스스로의 담력이 감탄스러웠다. 분명 자신을 놀리고 있음에도 철현은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저 새봄의 노래를 따라 노래를 흥얼거릴 뿐이었다.
"너도 써먹어봐, 모솔 새봄아."
철현은 자신의 고백 대사를 읊어주려고 했지만 기억을 되짚어봤을 때 대체 이런 고백을 왜 받아준건지 의문이 들정도의 고백이라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안락하다. 어린 날 쿠션 가득한 퇴창에 등을 기대 앉고 서로의 어깨에 의지해 낮잠을 자던 순간처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건 아닌, 눈이 쨍한 네온사인 아래에서 피가 묻은 딱딱한 콘크리트 벽에 기대고 있었지만 마음만큼은 편했다. 태오는 숨을 가다듬으며 눈을 감더니, 당신의 손짓에 가만히 몸을 맡겼다. 지나치게 얌전한 태도였다.
"옷…… 더러워져."
겨우 뱉은 문장은 늘 그렇듯 당신을 걱정한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자신과 연관되면 걱정부터 하였으니, 이내 소곤소곤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에 태오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듣고 싶어?"
평상시 감정이 드러나지 않던, 유리 장식같은 눈동자에는 일순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이 스쳤다. 형식적인 죄책감, 두려움, 망설임, 애착, 후련함, 결심……. 문장과 단어는 모조리 정리했지만 뱉는 것 자체가 두려운 듯, 태오는 잠시 침묵하다 손을 뻗었다. 뺨을 쓸어보려던 손은 허공을 맴돌다 주먹을 쥐고 다시 바닥에 힘없이 늘어진다. 입술의 속살을 자근 깨물며 시선을 맞추지 못하다, 기댔던 고개를 떼며 바르르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내가 악인이라서."
첫 마디는 시작을 의미하니 이는 고해라.
"데 마레에서 새 연구소로 옮기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도망쳤어요. 성운이가 이미 얘기했을진 모르겠지만. 거기가 그 아이 아버지의 연구소였지요."
평생을 묻어가고 싶은 일이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한다. 나의 앞날을, 그리고 당신을, 당신의 곁을 평생 함께 해줄 반려를 위해. 태오는 자세를 바꾸었다. 당신에게서 기대지 않고, 어깨에 기댄 당신이 조금 더 편하게 고개 뉘면서도 자신은 웅크릴 수 있게끔.
"거기에선 들려서는 안될 것을 들었어요. 지금도 이따금… 들리곤 하지요. 그걸 얘기하니…… 내게 마음에 병이 생겼다며 약을 먹였어요. 나는 이상하지 않다고 몇 번이고 얘기해도, 사람들은 겉으로는 수긍하지만…… 속내는 달랐어요. 아픈 아이들은 누구나 그렇게 얘기하니 마련이니까요. 약을 먹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그것은 내게 갈피 없는 끔찍한 증오를 퍼붓고, 죽어가는 소리를 내고, 울부짖었고…… 나는 그걸 견디지 못해 도망쳤어요. 지금의 고향으로."
태오는 입술을 자근 깨물었다. 이미 여기에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그리고 떠돌다…… 지금의 형님을 만났어요. 네가 아는, 그 붉은 눈의……. 스트레인지에서… 도박장을 운영하시던 형님은, 엘리트인 걸 들키고 2학구의 실험체로 나를 팔아넘기려는 사람들과 달리 나를 온전히 거둬주고… 나는 가진 잔재주가 있기에 안정적으로 자리할 수 있게 됐지요……. 그렇지만, 그 잔재주로는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겠지요. 여기에 있을 리도 없고."
양지……. 양지라. 아니죠. 아니죠. 아니죠. 어둠을 맛 본 이는 절대로 빛을 볼 수 없어요. 그건 당신도 잘 알잖아요. 단지 따스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나 그 누구도 반겨주지 않으며,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아요. 그건 당신도 어느 정도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필사적으로 그 양지에 머무르려고 이렇게 발버둥을 치는 거고. 태오는 윤태가 했던 말을 되새겼다. 자신의 처지를 타인에게 뱉는 동안 줄곧 생각했던 말이다. 누구도 반겨주지 않는다. 따스하다 느꼈다. 발 붙이고자 했던 것은.
"모두 나를 귀히 여겼어요. 거기 있는 나의 동포들이 모두 나를 아끼고 숭앙하듯이 대해주었지요……. 어긋난 곳임을 알면서도, 나는 그곳의 삶을 당연히 여겼고…… 사실상 동조했지요. 내가 나로 온전히 자리할 수 있던 곳이니."
과람함을 알지 못하고 주체없이 아가리 벌리던 탐심의 최후나 다름 없었다.
"메트로폴리스의 수석 엔지니어……."
그게 나였어요.
"메트로폴리스에는, VIP를 위한 도박장이 따로 있다지요.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게요."
태오는 숨을 애써 삼켰다.
"사람을 상대로… 투기도박을 벌여요. 엘리트든, 열등생이든 할 것 없이……. 안드로이드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박장의 직원……. 그곳의 직원들은 대외적으로는 메트로폴리스의 소속이나…… 실상 속하는 것도, 하는 일도 달라져요."
그리고 잠시 당신의 반응을 살피고자 했다. 애써 담담하게 뱉는 소리가 갈라진다.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곳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더 듣고 싶어? 내 추악한 속내를 정말 알고 싶어? 날 떠나면 어쩌지, 날……. 아니지, 그러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아니었나? 태오는 불안정한 속내에 맞춰 가늘게 떨리는 손을 숨기려 했다.
그녀는 비오는 날 더 히스테릭해지고... 오늘같은 날이면 안데르는 지 침대나 케이스 집에서 제습 빵빵하게 돌려놓고 이불덩어리가 되어있고 케이스는 그녀 손 붙잡고 비 그칠때까지 계속 재워놓으려 할거고. 수경이는 어디 한구석에 박혀서 눈에 안 띄고 있거나 케이스의 집을 지키거나(?) 로벨이랑 칼리스에게 붙잡혀서 안정...이라고 쓰긴 하는데걍 실험이라고 읽는거 당하고있을듯.
오늘 안티스킬 호출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에어거너, 그니까 청윤이가 소속된 연구소에 피해자는 청윤이의 전 연구원이라나? 심지어 청윤이의 현 연구원이 범인 아니냐고 의혹이 몰려 있단다. 커피 타는 모습이 연구소 탕비실의 CCTV에 찍히긴 했는데, 하필이면 컵에 뭘 넣었는지가 각도상 안 나왔다고.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커피에 섞인 복어독이래고. 그치만 이상하잖아. 현 연구원이 전 연구원을 살해할 동기가 없는걸?(그 반대면 몰라도) 이 연구소 CCTV 위치 바꿔야겠구만. 그래도 이번엔 사람 죽는 순간을 확인하진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하고, 연구소 탕비실에 가서 조사해 봤다. 현 연구원이 커피를 탔다는 진술은 사실이었는데, 커피를 막 다 탔을 때 누가 불러서 연구원이 자리를 비웠다. 그 틈에 컵을 옮겨서 복어독을 탄 건... 잠시만, 우리 학교 학생이야?! 저 짓거리를 얼굴도 안 가리고 체육복 입고서 했네??(CCTV는 피한 거 같다만) 소름이 쫙 끼쳤다. 머저리 수박한테 선동당했겠구나!! 저딴 수법을 쓸 정도면 피해자는 물론 현 연구원한테까지 악감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파악한 내용을 낱낱이 얘기하고 거짓말 탐지기로 검사도 받아서 청윤이네 현 연구원은 별 일 없으실 거 같다만, 돌아오는 내내 오싹했다. 머저리 수박의 선동에 휘둘린 살인 사건이 처음은 아니고 이전 사건의 조사가 끔찍하기론 더했어도, 우리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터진 건 아무래도 충격이다. 청윤이는 안 놀랐으려나 모르겠네. 연락해 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끗!!
/ @청윤주 제가 임의로 살을 붙인 부분이 있는데 문제가 없을지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아아아~~ (굽신굽신)
옷 더러워진다 해도, 개의치 않고 손을 옷소매로 감싸 토닥였다. 옷의 더러움은 세척하면 그만이었다. 이미 받은 상처의 아픔이나, 그저 지켜만 봐야 하는 무력감에 비하면 한낱 천쪼가리의 오염 따위, 신경 쓸 것도 못 되었다.
그것이 단순한 의미로 끝나지 않는다 해도.
나는 정말 듣고 싶냐는 되물음에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장난 같은 속살거림으로 뜨인 연녹색 눈동자가 실로 오랜만에, 여러 감정의 빛으로 일렁거렸다. 명도 낮은 무지개빛이 파르륵 스쳐지나가고 결심한 듯 들어올린 손에 기꺼이 내 뺨을 내어주었지만 닿는 감촉은 없었다.
툭 떨어지는 손처럼 모자에서도 떨어지는 기척에 붙잡는 대신 기댄 쪽으로 체중을 조금 더 실었다. 곧 말문 연 태오가 웅크리자 귀가 아닌 맞댄 곳을 통해 말이 들려왔다.
그 자신을 악인이라 고하며 시작된 옛 이야기는 너무나 여린 섬유로 짜여진 책의 한 페이지였다.
천천히, 드문드문, 숨을 고르며 이어지는 말들을 채근하지 않고 가만히 들었다.
스스로 열어 보여주어야만 온전히 내용을 볼 수 있는, 매우 여리고 섬세한 책이었다. 현태오라는 사람은.
그래서 내가 읽을 수 있음에도 그렇게 읽어달라 조르곤 했지. 책을 들고 있는 모습, 활자를 읊어주는 목소리, 그 와중에도 내게 향하는 소소한 행동들이, 참 좋았으니까.
그러니 오늘은, 그저, 태오의 책을 읽어주는 날이 왔을 뿐이었다.
비록 내용은 숱하게 읽어주던 동화 같은 내용이 아니었지만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지나갈 때마다 갖은 감정, 감상, 기분, 충동, 회상, 온갖 것들이 심중에서 고개를 치켜들었지만 전부 내리 누르며 이야기 자체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 문득, 말에 간극이 생겼다 느껴졌을 때 늘어뜨린 손이 희미하게 떨며 곧 감춰지려 한다 보였을 때
나는 태오의 손을 잡아 내 끌어모은 무릎 위로 올리려 했다. 손바닥이 동그란 무릎을 감싸게 하고, 손등 위로 고개를 기울여 뺨을 대려 했다.
이제는 조금 덜 차갑고, 제법 말랑해진 뺨을 대어주어 내가 그 시절- 납빛 시체 같던 시절이 아님을 아무런 감정도 편견도 없는 시선을 그저 조용히 보내주어 단지 태오의 얘기를 더 듣고 싶음을, 태오에 대해 더 알길 바람을 다른 누구도 아닌, 태오를 통해 태오에 대해서 알고 싶음을
>>421 아마 다른 음파와 큰 차이는 없을 거예요! 다만 여러개의 음파가 합성이 되어있는 느낌이라는 것이 특징이에요. 메인 베이스는 칠판을 긁을때의 그 음파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이런저런 음파가 섞여있어서 하나의 커다란 음파병기가 되었다는 느낌이랍니다. 주파수 분석이라던가 여러개의 음파가 섞여있다던가, 메인이 저것이라던가. 그런 것이 포인트가 될 것 같네요!
🤔 오늘 생각해본건데 초능력 개화를 위해서는 머리 열고 전극 지지직이 거의 필수지 리라가 그걸 대체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 수 있으려나...? 약이라던가... 아니더라도 뭔가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인첨공에서 일상적이 되어서 그렇지 솔직히 머리를 연다? 이거 조금 트라우마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밖에서 이러면 잡혀가요????
>>467 그건 아마 5레벨이 되어도 힘들지 않을지요.. 청윤이의 공기탄 능력은 공기중의 특정 원소를 압축시키는 식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아마 5래벨이 되었을때부턴 총알 단위긴 해도 어느정도 리얼리티 계열 능력도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중이에요! 공기탄 조종은 성운이랑 협동을 해야할 것 같고요!
>>488 🤔 오호 그렇구나 대체가 힘들어서....... 확인! 답변고마운거야!! 이리라 연구원 루트 생성되는 소리(그러나 내신이 안돼서 대학을 못 가고 마는데) 🤔🤔 호오................ 그렇구만... 그렇구만........ 흥미롭다
>>489 (몸통만 남다) 더이상 새가 아니다 그렇게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 하아아ㅏ 그래도 여긴 이제 조금 멎긴 했는데 아직 꿉꿉하긴 하네... 혜우우 있는 쪽은 어떠려나🤔 (더복복) 태오(주)가 퍼뜨린 토스트 스무디 아 안대... 씹어먹지 않으면 이가 약해질거야...
>>490 ㅋㅋㅋㅋㅋㅋㅋㅋ 호랭이처럼 달려오는 밈미 너무귀엽잖아ㅋㅋㅋㅋㅋㅋㅋ 응!!! 오늘은 어제처럼 아프진 않은데 그래도 안 아플 때 조심해야 하니까👍 탄산... 귀가할 때 사왔지요😏 아임무적 인어공주처럼 아름다운 목소리에 홀려 갔는데 그곳에는 영물의 얼굴을 한 자경단장이 존재했다 이거완전맛나거든요 소문날듯(?)
자신을 바라보는 여성 연구원의 표정이 썩 좋지 않다. 혜성은 그런 연구원의 표정을 가만 응시한 채 아, 내가 부탁한 것에 대한 결과가 나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건 어디서 구한거니? 혹시 불법적인 루트라던가, 모종의 거래를 통해 테러를 할 생각으로 구매했거나 입수한거라면 지금 이 사실을 안티스킬에 신고할 수 있어." "제가 저지먼트 소속이라는 건 당신한테는 잊기 쉬운 진실인 모양이네요. 분석 결과는 어떻게 나왔죠?"
느릿한 웃음을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하는 혜성의 앞으로 연구원은 서류화하여 정리해둔 분석 결과를 툭, 신경질적으로 던지듯 내려놓는다. 혜성은 그 불쾌감과 짜증이 잔뜩 느껴지는 연구원이 내놓은 캐퍼시티 다운의 분석 결과를 찬찬히 눈으로 훑어 살피기 시작했다. 온갖 전문적인 용어로 어렵고 복잡한 수치와 규칙, 언어들로 정리해놓은 걸 보니 일부러 이런 거겠지. 차근차근 알것 같은 언어들을 해석하고 수치와 규칙들을 정리해가며 차근히 분석 결과를 바라보던 혜성은 제 턱 아래로 손을 기댔다.
다른 음파들과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음. 여러가지의 음파들이 합성되어 있음. 베이스가 되는 소리는 칠판을 긁는, 파음에 가까운 음파로 관찰되며 베이스가 된 소리를 골조로 여러가지의 음파들의 치명적인 특징들만 골라 인공적으로 만들어냄. 초능력자를 상대로, 레벨이 높을수록 효력이 강한 음파병기로 추정됨. 이하 아래는 주파수의 분석과 베이스 음을 제외하여 합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음파들의 분석을 서술함.
"흥미롭네요." "어디서 이런 병기를 얻어온거야?" "제가 저지먼트잖아요. 그래서 그렇죠."
연구원은 usb를 책상 위에 소리나게 내려놓으면서 물음을 던졌고, 혜성은 여전히 서류에서 시선을 떼어내지 않은 채 고저없이 단조로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여기에 나와있는 소리들을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화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이걸로 시도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분석한 소리를 하나씩 몸에 익히다보면 완벽하게 카피하지 못하더라도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을 것이다.
수경이 그 고양이를 발견한 것은 학교 주위를 조심스럽게 순찰과 비슷하게 돌아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냐아... 늦여름까지는 어찌저찌 돌봐줄 수 있었다지만 가을비가 내리고, 폭력성이 높아진 이 가을에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요...
사람의 손을 타서 어떤 능력에 조금 당한 듯 한올의 하얀색이 없이 새카만 털과 파란 눈의 고양이는 살짝 털과 수염이 그을린 채 학교 한구석에서 수경에게 냐아거렸습니다.
"...저는 길러줄 수 없어요..." 길러주는 것도 문제이지만 고양이에게 그런 공간은 좋은 일이 아닐 거에요. 진짜로 슈뢰딩거의 사고실험을 진짜 실험으로 할 수 있는 곳인 만큼.. 하지만 잠깐동안은 놀아줄 수 있는 만큼. 근처 현금을 받아주는 편의점에서(물론 수경에게 근처라는 개념은 박살나 있긴 했지만) 작은 캔을 하나 사서 따주려 시도하는군요. 쪼그려앉아 있는 당신을 누가 발견할지는 모르는 채로요.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렌다. 좋아하니까. 양 손목을 붙이는 시늉을 하며 웃는 리라를 쳐다보다가, 이어지는 리라의 질문에 랑은 리라를 빤히 쳐다보며 잠시 침묵했다. 이야기를 해줘야 하나? 라고 생각할 즈음 리라가 나름대로 추측을 꺼내놓자 랑은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니까.
"큰일이라... 무슨 일이라도 나면 거기까지지, 능력을 각성하지 못한 사람들은 별로 쓸모가 없다고 본다지만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기에는 아까우니까."
물론 그렇게 건져지더라도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트라우마가 생긴다면 오히려 그걸 이용하려고 들었겠지. 아무튼, 랑의 손길로 드러난 리라의 이마에 있던 흉터는 지난번과는 다르게 확실히 옅어진 상태였다. 적어도 다시 상처를 내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
"굳이 필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되면 안 하겠다고 하는 건 어때."
이러니저러니 해도, 지금 리라는 상당히 귀중한 자원이다. 연구원이라면 더욱 그렇게 생각하겠지.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을 거야. 그러나 리라의 의지가 그렇게 하길 원치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처를 내는 게 보기에 나쁘긴 하지만... 자신이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안감이 등골을 타고 기어오르고, 식은땀이 되어 피부를 타고 흐르며 순환한다. 감정은 이따금 고개를 디민다. 당장이라도 도망쳐야 한다며, 늘 그렇듯 모르게 하는 것이 약이라고 유혹해온다. 불쏘시개로 잿더미 속을 뒤지면 툭 튀는 불똥처럼 울컥 치솟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결코 태오를 봐주는 법이 없었다. 화상처럼 몸의 흔적으로 남아, 귀한 동생에게 손 대면 안 된다고 막아세우고, 기대서도 안 된다며 모질게 살갗을 지져오고, 끝내 손까지 불태웠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섬세한 책에 불똥이 튀어 그 페이지가 타들어가기 전에, 태오는 애써 입을 벌리려 들었다.
그리고 책갈피를 꽂아둔 부분을 마주하자,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태오는 이 부분을 읽는 걸 지대히 두려워했다. 얼굴은 평온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 반면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손은 태오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얼굴에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위해 속을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고, 체념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저 표정을 완성했을지 익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
태오는 희미한 온기가 감도는 뺨의 감촉에 몸을 움찔 떨며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비늘에 닿는 온기가 이제는 어엿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을 일깨운다. 그 사실에 안도하며 동시에 두려워했다. 동공이 수축하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편견 하나 없이 모두 들어주겠다는 듯, 말이라고는 절대 들어먹지 않을 고양이가 되어 울음소리를 내자 태오는 덜덜 떨며 고개를 숙였다. 얘기해야만 한다. 믿어주고 있지 않은가, 믿음에 부응해야지, 못난 오라비로 남을 수 없지 않은가.
"나, 나와 동포를 부르는 이름은 많았, 지만요. 하나, 하나로만, 통칭할, 수, 이, 있었어요."
아직도 귀에 선명했다. 용생구자, 승천하지 못하는 짐승들, 인간의 탈을 쓴 것들, 거래자, 신뢰하는 존재, 그림자 속의 맹수, 인간이라 지칭하는 사람은 단 하나 없는 굴 속의 집단을, 이 바깥의 사람들은 단 하나의 단어로 통칭했다. 태오는 숨을 뱉듯이 기어코 단어를 뱉어버렸다.
"암부."
태오는 허망하게 뱉어버린 단어 뒤로 떨던 것을 뚝 멈췄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가도, 암울하게 말을 이었다.
"암부, 딜러. 우리는 도박장의 직원이나, 제각기의 목표로 모인 여타 암부와 다르게…… 스트레인지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존재이자, 인첨공을 위해 일하고, 하나의 목표로 결속된 존재였지요. 나 또한 그곳에서 나의 쓸모와…… 가치를 증명하고자 했어요."
태오는 푹 숙인 고개 사이로 눈을 잘게 떨었다. 필요하면 검은 돈을 세탁했고, 높은 자가 바라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해 경제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주인 나리가 개인적으로 그 사람들 비위를 맞춘다는 명목 하에 자기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며 바라고 바라던 것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유리 조각을 목에 머금은 것 같았다. 삼키자니 속내를 전부 찢어발길 것 같고, 그렇다고 뱉자니 피를 토하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을.
"그 증명으로 인해 나는…… 저지먼트 사이에 섞일 수가 없는 거고."
잔뜩 갈라지고 체념한 태오의 목소리는 더 이상 친절하지 못했다.
"내가 그랬거든요…."
체념에 젖어버리고 불타고 남은 잿더미처럼 허망했다. 기어코 고해하니, 그 순간 손이 다시금 바르르 떨려왔다.
"우리는…… 거래를 위해, 희야의 유일한 친구의 죽음에 대한 여론을 조작하고, 불이익을 주고, 선동하고, 윤 선생님이 단 하나의 선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몰아갔지요……. 그렇게, 솔리스라는 테러 단체가 생겼지요."
태오는 고개를 쭉 빼들어 시선을 마주하려 했다. 눈물조차 흐르지 못하는 눈은 목소리만치나 공허했다.
>>574 캡 그럼 둘을 합쳐서 1차로는 if 미래가 보이고 그래도 능력 연산을 강행하면 캐퍼시티 다운이 재생되는 장치도 구현은 가능할까요? 그리고 어... 공론화까진 생각 안 하고 있어요👀👀👀👀;;;;; 그냥 서연이는 저런 걸 개발해서 퍼클들한테 장착시키는 편이 현재의 퍼클-위크니스 폭탄보다 실용적이라고 판단했다 정도??
>>577 가능하기야 가능하죠! 사실 저쪽이 좀 더 실용적이긴 해요. 대표이사가 위크니스 제도를 만든 것은 결국엔 퍼클들을 모두 병기로 유용하게 쓰기 위해서 반항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인지라.... 실용적이라기보단 비인간성, 반항을 못하게 하는 방향 쪽이지요!
situplay>1597046806>382 철현이 어쩐지 평소와는 달리 자신없는 투로 대답하며 눈을 피하자, 새봄은 의아한 듯 철현의 낯빛을 살폈다. 뭐야, 이 찔려하는 것 같은 반응? 아, 설마 이 형, 제대로 못 자나? 그는 반사적으로 잔소리의 포문을 열려다 그만두었다. 아니다, 형도 생각이 있겠지. 게다가 청개구리 효과 무시 못 하잖아. 아, 그래도 이 말은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몸 잘 챙겨가면서 공부해야돼요? 형 걱정도 걱정이지만 서형 속상해하면 내가 형 와이셔츠 솜사탕으로 만들거예요~."
새봄은 생글거리는 낯으로 엄포 아닌 엄포를 놓고는 홍차를 홀짝이다가, 제 놀림에 철현이 민망해하기는 커녕 솔깃해하자, 못말리겠다는 듯이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어우~ 누가 로맨티스트 아니랄까봐! 그러라고 싸드리는 거긴 하지만요." 둘이 잘 돼서 기쁜 건 기쁜건데, 앞으로 성하제 시즌이 아니어도 기관지에 닭털 끼게 생겼네! 그 와중에 철현이 자신이 꺼낸 아재개그를 듣고서는 폭소를 터트리자, 새봄은 아이고~ 하고 과장스레 탄식하며 이마를 가볍게 쳤다. "세상에, 이제보니 형이 아니라 철아재네요, 철아재!"
"그럼요, 그건 왜 보고서에 안 적혀있나 의아했다니까요? 완전 역사적인 염장쇼였는데~."
철현의 말에 맞장구를 치던 중 보고서란 말을 내뱉자마자, 새봄은 무심코 보고서에 적혀 있던 지난 전투에 대한 기록을 떠올리고 잠시동안 얼굴을 굳혔다. 철현을 포함한 부원들이 뼈가 부러지는 심한 부상을 당하고, 서연이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것을 생각하면 뱃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 싸패 뇌근육 XX, 눈에 띄기만 해봐라. 속옷까지 팔팔 끓는 설탕시럽으로 만들어줄 테다. 맘 같아선 확 죽여버리고 싶은데... 아이고, 그 전에 레벨 5라도 되어야지. 힘 없으면 서럽다니까~ 그런 상념도 잠시, 철현이 얼레리 꼴레리 노래를 따라부르자 금새 얼굴이 풀리며 웃음이 터졌다.
"뭐야, 셀프 놀림이에요?" 키득거리면서도 철현이 너도 써먹어보라며 고백 대사를 말해줄 듯 운을 떼자마자 팔이 보이지 않을 듯한 속도로 재빠르게 수첩과 볼펜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곧 철현이 머뭇거리듯 얼버무리자, 새봄은 가만히 철현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다 입을 열었다.
"사실 그게 정론이긴 해요, 고백하는 상황은 같아도 고백하는 마음들은 다 다를 테니까요. 그래서 형한테 조언해준 분도 진심을 말하라고 하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니 형이 진심을 담았고, 서형이 그걸 느끼고 기뻐했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그것도 그건데, 난 고백을 할지말지도 미지수기도 해요, 히히."
...아, 생각하니 슬퍼졌다. 새봄은 얼마전부터 갑작스레 찾아온, 가망이라고는 슈가파우더 한 알갱이만큼도 없는 첫사랑이자 짝사랑을 생각하며, 주전자에서 홍차를 따라 또 소주를 들이키듯 한 입에 털어넣었다. 야~ 첫사랑에 비하면 진하게 우려진 홍차도 다네. 그런 궁상도 잠시, 새봄은 멋쩍게 웃었다.
>>584 철현주 서연이는 대가리를 깨도 완강할 거 같다는 게 고민인 지점이긴 한데ㅋㅋㅋ(최대한 타협하면, 서현이 능력 사용을 중단한 상태에서 가는 거 정도일 거 같아요) 연애한 지 얼마나 됐다고 말다툼이에요 ㅎㅎㅎㅎㅎㅎ (...는 얼마 안 됐으니 싸우는 게 당연한가?👀👀👀)
말이 이어지기 전 잠깐의 침묵은 생각의 부피를 늘린다. 그렇게 늘어난 생각의 일부는 나름의 추측으로 형태화 되어 입 밖으로 나왔고, 직후 침묵이 깨지며 약간의 설명이 덧붙여진다. 실상은 혼자 나름대로 머리 굴려 한 상상보다 더 별로라는 점이 문제였지만.
"일이 나면 거기까지라고요? ......언니 수영 배운 데가 연구소라고 했죠? 거기 연구원 같은 사람들이 그래요?"
능력을 각성하지 못한 사람은 쓸모가 없다. 레벨 0은 쓸모가 없다. 열등생은 어디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 인첨공에 발 들인 이래로 쭉 들어왔고, 한때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되뇌였던 논리와 닮아있다보니 말 자체야 익숙했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불쾌하지 않은 건 아니다. 게다가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기 아깝다는 말은 어딘가 더 찜찜한 구석이 있었으니, 왠지 속이 울렁이는 것 같아 리라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방금 그 얘기 저 상담 받는 센터 선생님들이 들었으면 다 뒤집어졌을 거예요. 말하는 게 꼭 그림자 놈들이랑 저 멀리 1학구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떠오르게 하네. 아~ 재수 없어라. 인첨공이 이상한 사람을 만드는 건지, 아니면 인첨공에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는 건지. 똑같이 취급 당해봐야 역지사지를 좀 하려나~"
좋은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가볍게 마무리해보려곤 했지만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다. 이러니까 사람들이 리버티 같은 걸 조직하지— 그런 생각마저 들었을까. 다만 이마를 스치는 손가락의 감촉에 집중하면 조금이나마 부글거리던 게 가라앉는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안 하겠다고 한다라.
"음, 솔직히 별로 안 하고 싶긴 한데... 그걸 들어줄까요? 커리큘럼을 추가하는 데 의견을 내 본 적은 있어도 빼는 데 의견을 내 본 적은 없어서."
기초적인 커리큘럼을 재실행한지도 몇 주가 다 되어간다. 그러나 머리를 지지거나 말거나 계수가 감소하는 폭은 완만했고. 그럼 결국 하나마나 효과는 비슷하다는 뜻일 텐데. 이걸 근거 삼으면... 물론 결재는 연구원이 내리는 거지만. 리라는 잠시 담당 연구원의 빳빳한 얼굴을 떠올렸다가, 이내 손으로 감쌌던 랑의 양 볼을 살짝 눌렀다. 볼이 말랑!
"헤헤, 오리 입! 응, 그래도 랑이 언니 말대로 얘기는 해볼래요. 여태 이런 얘기 안 했으니까 한번쯤은 들어주겠지."
랑이 그를 신경 써 주고 있다는 게 새삼 마음을 간질인다. 그래서 리라는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여서 랑과 이마를 맞대려고 했다.
"그래요. 이제 슬슬 밥도 먹어야 하니까, 눈 속에 완전 각인시켜놓고 나가야지~"
그렇다고 해서 식사 중에 얼굴을 안 볼거냐면 그것도 아니지만. 창문 밖으로 해가 조금씩 붉어진다.
>>586 >>588 >>594 새봄주 새봄아 보고서에 그걸 왜 적.................................................@ㅁ@;;;;;;;;; 그건 수치사하라는 박제 아냐??!!??!! (졸도)(영혼 탈주) 그나저나 새봄이 짝사랑요?(동공지진) 누구야 누구야 하고 놀랐는데 NPC군요!!?? 그럼 누구지??? 새봄주가 직접 설정하신 NPC일까요? 어 어 어??? 혜우 사건 땐 오히려 서연이가 새봄이한테 신세 진 거 같은데요^^;;;;;;;; 덕분에 케이크도 먹고, 4번 방 들어가기 전에도 새봄이가 라이스페이퍼에 쿠키 싸 줬던 거 먹진 못했지만 감동이었는데요... 그래도 그때 서연이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에요오오오 >< 앞으론 도움되는 면이 좀 더 많은 서형이 되도록 굴리고 싶네요 히히!!
>>599 서연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즐겁다 서연주 반응도 너무 재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땐 새봄주 새봄: 왜요 왜요~ 완전 역사에 길이 남을 세기의 로맨스였는데~(얼레리꼴레리 말해도 될라나? 자컾하고 싶음(X) 성장서사 희망(0)니까! 새봄이 리라 담당 연구원인 정인쌤한테 정며들었대~ㅋㅋㅋ 그럼그럼! 새봄이도 혜우 사건때 여러모로 마음이 복잡했는데 서형이 새봄이가 초면에 치대는 거 받아주고 재밌게 놀아주고 달콤 수치플이 수포로 돌아갔을 때도 위로해줘서 큰 힘이 되었다구>< 새봄이도 서형한테 힘이 되었다니 기쁜걸! 히히 이미 도움 많이 되고 있으니 새봄이도 서형한테 좋은 동생 되도록 힘내게써!><
>>601 우리캡 오 이번 스토리는 전투 없구나!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더더욱 예상이 안 되는걸>< 다다음주엔 전투 있다니! 누구랑 싸우게 되셔나?
약물 패치를 처음으로 임상에서 사용해봤다는 말을 듣자마자 정인은 보고서 서식을 쥐여주었다. 리라는 네모반듯한 프린트 용지를 가만히 쏘아보다가 커리큘럼실 테이블에 얼굴을 모로 기댄다. 그러자 종이와 서식 사이의 여백이 유독 눈에 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볼펜을 들고 조그마한 종이 부분에 낙서를 끼적인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긴 허리의 토끼와 곰 캐릭터가 빠르게 그려지고, 실체화 된다.
"......풉."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춤을 추는 곰과 토끼를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배경 음악이라도 틀어줘야 하나...
>>607 >>615 새봄주 어 어 어어어...새봄이랑 서연이 만나게 되면 서연이 영혼이 남아날지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나 버벅거리는데도 즐거워해주시니 감사합니다아아아아...(해탈)(영혼 나감) 헐?? @ㅁ@ 새봄주께서 설정하신 NPC가 아니라 리라주의 NPC였군요!!?? 이건 매우 놀랍네요. 어떤 성장서사를 바라고 계시는지는 앞으로 지켜보면 알 수 있겠죠?👀👀👀 네네!! 전 계속 서형으로 여겨줘도 좋고 1살 차이 별거 아니니 그냥 터놓고 지내도 좋아요 >< 서연이가 영희랑은 친구 먹기도 했고요(처음에 서연이가 1학년으로 오인된 영향도 있었지만요^^;;; ) 저 말고 누가 보겠냐고 만든 건데 봐주시고 계셨다니 감동이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감사해요오오오~~~ ><
>>616 리라주 감사해요오오오오(그랜절) 다음엔 팔찌 안 던지고 고이고이 써먹겠어요!! 팔찌 던졌다가 디스트로이어한테 뼈 으깨진 거 생각하면...(눈물) 한 번 써먹은 수법이라 두 번은 안 통할 거 같기도 하고요^^;;;
" 내가 새봄양한테 뭘 해줬다고. 부원들에게 신세졌다고 생각해서 다 같이 먹게 둬야겠다. 그리고 그거 기억해두고 저한테 말해주세요. 저번에 정하한테도 사주기로 해놓고, 정하가 말하고나서야 기억나서.. 제가 잘 까먹거든요.. 하하.. "
한양의 기억력이 나빠서 까먹기보다는 생각의 우선순위를 외부와의 교류보다는 자신의 일에 더 높게 두어서 그런 것이겠다. 겉으로 보아서는 사교성이 나쁘지 않게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굉장히 내향적이고 혼자 일하는 걸 선호하는 원인이기도 했지.
" 으음- 저는 안 미쳤으니깐.. 새봄양한테는 장난치면 안 되겠다. 차라리 은우한테 컴프레스 볼을 맞는 게 낫지... "
어쩌면 저지먼트에서 가장 '강한' 능력은 아니지만, 가장 '위험한' 능력은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새봄양의 말대로 그런 것도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 그런데 혜우양의 납치범이 그랬다라.. 아, 새봄양은 그 당시에 나와 다른 창고로 들어갔었구나. 그런데.. 갑자기 왜 우는 거야?! 내가 무슨 심한 말을 했나? 그런 거는 아닐 텐데. 내가 한 말 중에서 기분 나쁠 말한 발언이 있었나..? 그리고 그게 눈물까지 흘릴 정도야? 아니아니..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하니깐 ' 서한양 너 T발 C지 ' 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다니는 건가?
" 어어.. 새봄양.. 왜 우세요? "
서한양은 똑부러진 방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새봄이 눈물을 흘리자, 당황한 표정과 이마에서 한 방울의 식은 땀을 보이면서,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를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서 새봄이 운 이유를 듣자, 그제서야 저기 보이는 각티슈를 손으로 직접 뽑아왔다. 그냥 염동력으로 뽑으면 될 걸, 당황하긴 했구나.
" 크리에이터는 은우,웨이버,레드윙하고 같이 과거부터 알았던 사이니깐요. 은우도 겉으로는 티는 안 냈지만, 굉장히 힘들었겠죠. 사실 저도 그 전부터 크리에이터와 구면은 아니어서.. "
으음- 은우도 사건의 진짜 전말을 그림자 녀석들에게 듣고나서야 알았다는 말은 굳이 안 해도 되겠지? 그리고는 " 그래도 그냥 옆집 아저씨 정도였을 텐데.. " 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서한양이었다.
고요할 리 없는 이 골목이 이토록 고요한 이유가 내내 미적지근하던 태오가 유달리 친절한 이유가 그토록 듣고자 했던 이야기를 지금 푸는 이유가
그 모든게 폭풍 전야이자 던져진 불씨가 가솔린에 닿기 직전일 거란 불길한 예감은, 분명히 있었다.
예감을 느끼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럴 수록 내 안 내 속에 고개 드는 모든 생각을 내리누르고 기어코 발화하는 순간을 불러들였다.
그런 걸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 하던가.
그리고 나는 더이상 누르지 않아도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가 그랬다는- 그 이전까지는 그래,
태오와 속한 그곳이 뭐라 불렸던. 통칭하는 것이 암부라 했다 한들, 스트레인지의 가장 깊은 곳에 박혀 암약했다고 해도, 그 안에서 태오가 무엇을 행했든 언제나처럼 그 또한 태오의 인생이었구나 하고 바라볼 수 있었는데 그림자 드리울 수 밖에 없었을 그 시간을 작은 보석 다루듯 보듬어 다독여 줄 수 있 었을 텐 데
네가 그 이름들을 입에 올리고 네가 희야를 그리 만들었다 고백하기 전까지는.
세계를 아우른다는 뱀의 요동 한 번에 절대 뒤집힐 일 없던 심해가 뒤집혔다.
태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이미 고개를 들고 있었다. 공허한 녹빛 눈동자에 검푸른 심해의 기류가 일렁인 순간
철썩
아리고도 건조한 파열음이 태오의 뺨을 스쳤다. 오른쪽에 한 번, 곧장 왼쪽에도 한 번.
가차없고 매서운 손길이 그렇게 지나간 것도 순간이었다. 정신 차릴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우악스런 손짓이 안 그래도 흐트러졌을 태오의 목깃을 거의 쥐어뜯다시피 잡아 뒤로 밀었다. 그 기세로 바닥에 내리누르고 그 위를 차지했다.
잠잠하던 지면에 흙먼지 파스스 피어오르고 거친 기세에 벗겨진 빵모자가 저어기 어딘가에 툭 떨어졌다. 재차 펼쳐진 벚꽃색 머리카락 위로 깊은 바다에서 건져올린 듯 검고도 푸른 머리카락이 촉수 되어 내리누르듯, 산발적으로 덮였다. 그 가운데 동그랗게 뜬 창백한 달빛 얼굴이 치뜬 눈매 속에, 흉흉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쇄골깨를 움켜쥐고 누르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렸다.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떨림을 넘어 소리 되어 흘러나왔다.
"네가, 네가 윤 선생님을, 솔리스를, 희야를, 희야가, 그런 무서운 일을, 그 테러를,"
차마 말로 이어지지 못 하는 생각 쏟아지는 동안 움켜쥔 손이 몇 번이고 옷 당기고 누르기를 반복했다. 딱딱하고 지저분한 바닥에 몇 번이고 쿵 쿵 찧게 만들었다. 머릿속에 온통 희야와 데 마레와 안 소장과 그 주변인들을 생각하며 태오를 향해 끝없는 분노와 원망을 쏟아내는 듯 했으나
"...크흑."
달빛 속 흉흉함이 일순 어그러졌다. 눈매가 찌그러지고, 물기가 훅 차올랐다. 그 변화를 기점으로 내려찧던 손도 멈췄다. 생각은 일제히 흐트러졌고 나조차도 내가 무얼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혼란한 심정, 뒤죽박죽인 그 심내에서 간신히, 건져올린 말 몇 마디는.
"...그런, 그런 짓을 해놓고, 왜 그런 눈을 하는 거야. 더 당당해야지. 이기적이어야지. '우리'의 거래를 위해서였다며, 너도 거기 있었던 거잖아 너도 얻는게 있으니까 동참한 거잖아 너도 너도 너도 너도! 너도, 너도 거기 있었으면서 왜 그런 눈을 해? 왜, 다 잃은 눈으로 그 얘기를 하는 거야? 그럴 거면 왜 그랬어 왜, 멍청아, 왜 그럴 수 밖에 없는 길을 갔어, 바보야, 왜 그랬어, 왜, 혼자 아파하고 혼자 힘들어 하고 있었어, 왜 혼자 그러고 있었어, 이 빌어먹을 현태오, 망할 오빠야..."
차오른 물기가 큼직한 물방울 되어 아래 있는 태오의 얼굴 위로 뚝 뚝 떨어졌다.
울음소리는 없었다. 눈물은 참지 못 할지언정, 내가 울 자격은 없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바보 같은 오빠의 바보 같은 짓을 책망하고 그로 인한 현재를 똑바로 마주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나는 당사자들이 아니니까. 전해들은 것으로 느껴본들 그 때의 그들이 느낀 것에 근접조차 하지 못 할 테니까.
그저 언젠가 희야가 울며 했던 얘기들과 그럼에도 태오가 아프다고 내게 알려주었던 것을 떠올리며 입술 꾹 물고, 떨리는 손 저릿해지도록 쥐고서 눈물 고인 눈으로 태오를 바라보았다.
>>0 아무리 하에 몇시간이고 뛰어다닐만한 체력과 근성이 있다고 해도 그녀 역시 결국엔 사람이기에 퍼지는 때는 있었다. ...다만 그게 딱히 무리한 행동을 연이은 것 때문이 아닌 순전히 기분에 따라 갈린다는 점이 달랐을까?
"건전한 정신에 건강한 신체가 깃드는 법이에여..." [순서 뒤바뀌었거든... 근데 뭐, 너같은 경우엔 그게 맞는거 같네... 마치 다 놀고나서 눈만 껌벅거리고 있는 대형견 같아.] "유라두 즈가 개같다구 생각하는 거에여...?" [...그걸 그렇게 말해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기 십상이거든...]
딱히 진지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차분해져 있거나 하는건 흔히 볼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아마도 연구소의 누군가들은 그녀가 이런 '날뛰지 않는 상태'가 된것에 대하여 안도의 한숨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녀가 얌전히 단말기만 만지작거리면서 건물 내의 오류들을 하나하나 수정해나가고 있을때까지, 적어도 그들에게는 잠깐의 휴식이 주어졌다는 뜻일테다. 물론, 대부분을 그녀와 함께 행동하고 있는 여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였고,
[그나마 다행인건 딱히 텐션이 다운될만한 소지가 없단 부분이거든. 아무리 그래도 침울한 사람 앞에서 조용해졌다고 안도하는 상황이 되는건 사양이니까.] "에엥... 즈 침울한거 맞는데여...?" [...왜? 최근에 뭔가 문제가 생긴건 없었다고 생각하거든?] "오늘 아침에 오레오한테 퍼렁머리 키링을 빼앗겼슴다..." [......] "개슬퍼여..."
-흥-
여학생이 고개를 천천히 돌려 토끼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토끼는 코웃음을 치듯 키링을 입에 문 채로 도리질을 했다.
"전 밖을 모르니까요..."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수경은 보호소에 데려다줘야 할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지. 아니면... 그대로 내버려두는 선택을 할지. 고민했을 겁니다.
"철현 선배는..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이랗게 버려진 고양이를 보면.. 이라고 물어보는군요.
자신이 선택해도 된다라는 것은... 두려움을 가지게 하는 일입니다...
"그건... 그냥 할페티라는 걸 수경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앨리어스는...만들기 애매해서 끝글자만 말하는 게 애칭이 된 거라고 들었어요" "...참고로 케이스는 그냥 티이 라고 늘여서 부른 것 뿐이에요." 실감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수경이 3인칭적인 시점으로 말하게 된 원인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연구소에서 앨리어스.. 즉 가명을 썼는데 그 가명의 애칭이 티. 이다. 라는 겁니다.
청소가 난감해서 잠깐 망설였는데, 청소도 철형 시키면 간단하겠네~ 뭐 물론 진짜 그걸 실행할 일은 없길 바라지만서도. 그런 상황이면 철형이 꿀범벅이 되어있어도 나나 서형이나 유쾌하진 못할 테니까. 차라리 우유에 꿀과 계피가루를 타서 강제 투여해야하나? 궁리하는 사이, 이어 철현이 사랑꾼이라는 말을 써달라며 우리말 사용을 권하자, 새봄은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뭐! 아, 이거 어때요? 금세기 최고 사랑꾼! ...아아, 그러게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는데! 형 말대로 전쟁터를 디저트 뷔페 무한 제공 참말사건의 현장으로 만들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리고 좀 더 실감나게 놀리구요~."
철형은 과연 뭐라고 고백했을까? 지금은 못 들을 것 같으니까 나중에 서형한테 물어봐야지~ 서형은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겠지! 그날 고생했던 기억보다 철형한테 고백 받았던 게 더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아픈 덴 없으려나? 조만간 연락해봐야지.
"그쵸? 그니까 형은 최고로 잘 고백했을 거라니까요~ 자신감을 가져요!"
철현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마저 격려하던 찰나, 그가 제 짝사랑 상대를 추측하면서 댄 세개의 이름에, 새봄은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땡! 세 분다 제 스타일 아니에요~ 선배님들도 그럴 거구요!"
부장 선배, 부부장 선배, 태오 선배의 성적 지향. 로맨틱 지향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열일곱 되도록 140을 못 넘는 애랑 연애를 하면 죄 짓는 기분 들지 않을까? 그리고 태오 선배는 좋아하는 사람 있는 것 같았고. ...고작 1년을 못 기다리는 본능만 아는 인간인 게 문제지만, 뭐... 내가 상관할 문제는 아니지. 내 코가 석잔데! (이번에는 점잖게)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새봄은 말을 이었다.
"저지먼트 부원이나 모카고 학생은 아니고, 바깥의 어른이세요. 형도 뵌 적 있으려나요? 리라 언니네 담당 연구원님요." "저보다 한참 어른이신데다, 지금은 저 훈련시켜주시는 중이니까 괜히 어색해지고 싶지 않아서 접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긴 해요. 그래도,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역시 철형이라니까! 첫사랑의 실패에 대한 예감에 입맛이 쓴 거랑은 별개로, 철형이 응원해주겠다고 말한 마음은 고마워서 기운이 났다. 철형도 이렇게 응원해주는데, 고백하든 안 하든, 마음에 안 남도록 잘 갈무리해야지! 정인 쌤은 첫사랑이기 전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존경하는 어른이기도 하니까.
"아유, 그러실 수 있죠! 부부장이신데 공사가 다망하시잖아요~ 그러니 제가 꼭 기억해놨다가 알뜰하게 얻어먹을게요, 히히."
어쨌거나 사양은 안 한다! 왜냐면 원래 윗사람이 사주는 건 얻어먹어야 제 맛이라고 내 원래 연구원 선생님이 그랬으니까~ 부부장 선배도 엄연히 윗사람이니까 말이지. 넉살좋게 대답하던 새봄은, 한양이 자신의 능력 - 또는 발상을 두려워하는 듯 자신에겐 장난치면 안되겠다고 말하자,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우와, 부부장 선배한테 부장 선배보다 무서운 사람 됐다! 이건 어디가서 자랑해도 되겠는데요?"
...라고 말하면서, 왜 우니 나?! 새봄은 한양이 뽑아온 각티슈를 "감사합니다..."라며 목멘 소리로나마 감사인사를 건넨 뒤, 공손히 받아들고 얼굴을 훔친 뒤, 코까지 풀고 잘 닦았다. 아이고, 내 코가 석자인데 남 걱정할 때냐구. 가까스로 진정하던 중, 한양이 지나가듯 중얼거리는 말에 새봄은 귀를 의심했다. 그냥 옆집 아저씨?
"그랬구나..... 어, 근데 그냥 옆집 아저씨요?" "......짝남 아니었어요?"
아차! 이놈의 입방정! 새봄은 화들짝 입을 가렸지만, 후회했을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이거, 되게 민망한데. 아니, 하지만! 그 때 은우 선배 멘트는 거의 고백이었다고! 엄청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그래서 더 노골적으로 고백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에이 괘념치마! 여유로울 때 이어주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히히 그리고 나도 곧 자러 가야 하는 신세라 흑흑
>>0 삶의 모든 절망과, 숨기고 감춰야 하는 것들이 한곳에 모인 이곳. 이곳에서는 누구든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금은 앞을 지나가는 당신들을 가늘게 뜬 눈으로 노려본 채, 침묵으로 대응한다. 기계음으로 감춘 목소리. 얼굴을 가린 특이한 가면. 그렇게나 숨기려고 하는 것이 많은 모습은, 더더욱 당신들을 향한 금의 의심을 늘릴 뿐이다. 지나가며 하는 말에 담당 연구원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고갤 끄덕이고, 금은 당신들의 뒷모습을 쫓아,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불만스럽다는 얼굴로 연구원을 바라보다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 곳에서 도망쳤던 아이들을 찾았을까. 도망치지 못하게 화염으로 길을 막았으나, 자신과 상반되는 능력을 가진 아이의 능력으로 놓치고 마는 것이라. 금은 지긋지긋한 스트레인지에 계속 찾아오게 되겠다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며 한숨을 내쉰다.
불편하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감정들이 요즈음 영희가 훈련할 때 마다 끈쩍하게 덮쳐왔다.
능력의 제어와 기교, 활용과 응용은 김영희이란 사람에게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출력, 한번에 방출되는 양이 였다. 이종격투기에서도 선수들을 체급으로 나누는 것 처럼, 아무리 기교나 기술로 어느 정도 출력을 대체할수 있더라도 출력, 즉 체급이이 높아져야 기술의 활룡도와 폭이 넒어진다.
답답했다. 그리고 영희는 이 "답답함"을 잘 알고 있었다. 레벨 1 시기에 레벨 2로 올라갈 때의 느낌 이였다.
지금의 영희는 마치 일반 자전거로 험중한 산을 돌파하려는 것과 마찬 가지였다.
영희는 한숨을 쉬며, 평소보다 더 요사스러운 기운을 뽐어내는 붉은색의 방울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저택의 괴물들의(괴이라 하지만)공간으로 사람을 끌고오고 다시 돌려보내는 일종의 메개체 였다.
물론 지금은 괴이의 "ㄱ"자도 모르는 영희의 세X코 스러운 하루 일과의 훈련으로 악용(?)당하고 있긴 하다만... 영희의 직감상, 오늘은 다른것 같았다.
생명이란.... 스스로에게 주어진 것이 너무 버거워야 한다. 그리고 가능성으로 주어진 것을 전부 발휘하도록.... 그런 뒤..... 그런 것을 생각한다 하여도, 당신은 그저 희미한 미소만 지을 것이겠지.
"잠깐 빌린 거라고 하니까요... 어쩔 수 없는걸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을 한 수경은 다음 질문에는... 애매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케이스랑 같이 ㅆ는 것은 실감나지 않는 과거를 실감나도록 하는 것에 가까웠고. 동시에 자신을 미워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에 희미한 변덕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나쁘지는.. 않아요." 그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나쁘지 않다라는 건 꽤 정확한 평가겠지요. 사실 당신은 상정과 관계없었으면 꽤 나쁘지 않았겠죠.
"선배는 요즘 어떠세요?" 사람들 앞에서 이런저런 말들을 했었다는 걸 수경도 보긴 봤으니까요. 주제를 돌리려는 노력이었겠지요?
>>728 ....어...어..어...일단 다른 애들도 다른 애들이지만 수경이부터 어떻게든 도움을 줘야...(죽은 눈)
>>729 지덕:.....(빤히) 지덕:요즘 애들은 이래서 문제야. 겸손이라는 것을 몰라. 겸손을. 지덕:내가 자네 나이 때는 말이야. 그렇게 잘난척 하는 것은 생각도 못했어. 지덕:아무튼 요즘 것들은 오냐오냐 하니까 나라를 위해서 희생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자기 권리 자기 권리. 지덕:에잉...(절레절레)
용서 받을 리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건조한 파열음과 함께 고개가 돌아가며 몸이 휘청였다. 거칠게 넘어지는 소리와 함께 태오는 골이 울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눈앞이 아찔했지만 정신은 올 것이 왔구나 체념하고 있었다. 태오는 서슬 퍼렇고 격양된 시선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당신을 마주하다, 시선을 먼저 내리 깔았다.
"……."
책망이, 원망과 노성이, 한 서린 비명과 고통에 가득 찬 감정이 하나의 문장이 되어 뇌를 찌르고 들어오고, 몸이 들썩일 때마다 원한의 칼날은 깊숙하게 박혀 속을 헤집었다. 태오는 한참을 침묵했다. 당신이 모두 쏟아낼 때까지, 그렇게 한참 동안 입을 다물었다.
"……태양의 아이들은, 차일드 에러 후원 재단이 아니에요."
태오는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뺨을 세게 맞았는지 긴 손톱에 쭉 갈라진 상처에서도 옅은 피가 배어 나오고, 입안도 다시 터진지 오래였다. 태오는 기분 나쁘게 타액과 섞이는 피를 삼켜내며 겨우 입술을 달싹였다. 안다. 자신이 앞으로 할 말들이 변명이 됐으면 됐지, 절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앞으로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얘기하고자 했다. 자신이 아는 것정도는, 당신도 알았으면 했다. 두 사람에겐 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명목상 종교 시설이자 차일드 에러 후원 재단이었지만, 동시에 온전한 후원은…… 아니에요. 차일드 에러 문제를 예측하고…… 적당히 걸러내 제각기 실험을 하거나, 처리하고자 만들어진 폐기 시설이지."
태오는 그 사실을 암부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쓸만하면 후원하여 명망을 높이고, 쓸모가 없으면 실험에 써먹다 폐기하는 시설임을. 서휘가 어딘가에 연신 전화를 걸고, 받다가도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드디어 거래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며, 드디어 원대한 꿈의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아이처럼 기뻐하던 날 또한 기억한다. 무화라는 이름을 가지고 빈소를 찾았던 날을, 윤 씨가 이미 그 순간부터 자신의 연구 성과 하나를 잃었다는 연구자의 마음과, 그렇지만 가슴으로 낳은 자식과도 같았으니 이제 보내주자고, 남은 아이라도 잘 챙겨줘야지 무의미한 일에 매달리는 건 그만두자는 인간적인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서휘의 구슬림에 결국 마음먹은 것도 알고 있었다.
"희야는 처음부터 그런 용도로…… 윤 선생님이 데려간 거였고, 우리랑 있을 때부터 비슷한 조건의 실험체인 제 친구와 실험을 받았지요……. 그 친구가 죽고나서…… 우리는, 정확히 내가, 그 집단이 더 뒤틀릴 수 있게 부추겼고, 그 집단의 실험 결과를 공유하는 조건으로, 거래했어요……. 어느 쪽으로든, 쓸 수 있다고 형님께서는 그랬으니까요."
눈물이 뺨 위로 후드득 쏟아졌다. 달래주고 싶지만 달랠 수 없는 처지임을 알았다. 손 뻗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위에 있는 것을 진흙탕에 빠졌던 것이 어찌 손을 대랴. 태오는 다시금 바싹 말라가는 입안에 고인 피를 삼켰다.
"교단, 그러니까, 솔리스와 거래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교단 내부에서… 우리가 조건으로 내세운 실험은, 남은 적합한 실험체가…… 희야밖에 없다는 걸 알았어요. 교단 밖에선 공교롭게도 내가, 적합하다는 사실도."
태오는 손을 천천히 뻗어 자신의 눈을 손바닥으로 짓누르듯 덮어 가렸다. 눈시울이 메말랐지만 그 속이 따끔거렸다.
"형님은…… 처음엔, 윤 선생님의 의견을 묵살하려 했어요. 희야를 폐기하고 그 자리에…… 내가 있기를 바랐지요. 죽은 아이에게서 데이터를 많이 뽑아 안전하긴 했거든요. 희야를 폐기하기 전에, 뽑아낼 수도 있고."
운이 좋다며, 네가 완벽해질 수 있노라 속삭이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때 서휘가 느낀 희열을, 아무리 귀애한들 자신도 그 순간만큼은 상품가치가 있는 것이었음을, 이곳에 발 들인 이상 해야만 하는 것을.
"나는 희야를 폐기하는 게 아니라, 같이 실험을 받으면…… 여러 결과가 있을 테니 더 나을 거라고 제안했어요. 내가 같이 받으면 희야가 조금 덜 고통받을 테니까요. 희야는 몸이 약했으니까……. 그리고 그 자리에서 폐기 당할 위험을 차단하려면, 그 아이를 무엇보다 높은 자리에 올리는 수밖에 없었어요……."
침묵.
"그래요…… 그것밖에 없었어. 그 길밖에. 죄책감을 덜고자 한 이기적인 행동밖에 남지 않았어요. 나는 삼촌께, 그래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삼촌은, 우리가 가족이라고 했으니까, 당시의 나는 그게 옳은 거라 생각했고, 희야와 사이가 좋았던 너를 생각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는 게 맞는 줄 알았어요……. 나는, 사실 희야가 퍽 미웠음에도 불구하고."
심호흡.
"삼촌은 나를 꺼려했는데, 희야는 삼촌 편만 들었거든……. 삼촌은 내가 남들과는 다르다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자꾸만 교정하려 들었으니까. 그런 삼촌이 계신 곳이 뭐라고, 그깟 정이 뭐라고, 무시하면 됐는데. 실로 그 빌어먹을 데 마레가, 배운 것이, 빌어먹을 피가 뭐라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주제에 그리 나서선 스스로 업보를 쌓았나.
"……나 또한, 거래를 하여 얻는 게 있었을 거라 했지요."
태오는 손바닥으로 가린 시야 속에서 눈을 감았다. 손등 위로 여전히 당신의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때 내가 얻었던 건, 빌어먹을 삶에서의 해방감이었어요……."
모순이지요, 정작 다 떠안은 주제에. 태오는 속으로 생각하며 숨을 가다듬었다. 짙은 한숨 속에 자신을 향한 조소가 묻어나왔다. 미련하고 멍청한 놈. 한 번에 끊을 것이지, 그깟 바깥사람 놀이가 당최 무에 중요하다고.
>>755 -오늘 뭐했는지 물어요? 하. 집에서 티와 조금 오래 지내기 위해서 서류작업을 했죠. -그. 빌어. 처먹을. 서류들. -정말로 다 뜯어버리고 싶었다고요. 정말로 그딴 처벌조항까지 넣어가면서 해야했는데... -아니. 아니.. 지금은... 아니야. -수경의 히스테릭을 달래기도 했고요. -응... 하기야! 그러니까 히스테릭을 부리지! 아 정말 그녀를 붙잡은 동안 나도 무언가를 집어던지고 싶었어요 -정말로 그녀를 되돌리지 않는 이유가 뭐지요? 왜?
나는 내가 닿은 그 바닥보다 더 깊은 곳이 있으랴 싶었는데 그 말이 정말임을 알게 되는 날이 올 줄은 그걸 겪은 이가 희야가 될 줄은, 그걸 알려주는 이가 태오가 될 줄은, 진실로, 꿈에서조차 생각치 못 했다.
그러함에도, 나는.
...태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진실과 사실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
태양의 아이들. 아, 그래, 어떻게 잊고 있었지. 윤 선생님이라 하면, 바로 떠올렸어야 했는데. 거기서 희야가, 그 친구가, 아.
붙잡아 흔들던 손이 느슨해진데는 이어진 얘기를 들으며 머리가 얼얼해진 것도 있었다.
문장 하나, 그 내용 하나하나가 무지한 나를 두들기는 듯 했다.
내가 얼마나 세상물정 몰랐나를 깨닫게 하고 그저 나를 떠나간 것을 원망함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나를 체감하게 하고 아무리 힘을 키운들 그보다 더한 것이 있어 여기까지 쫓아와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은 여전하지 않나 싶고.
앞선 것들을 다 합치고도 남을 만큼 두 사람이, 안쓰럽고 서글프고 원망스러우나 그 이상으로 애처로워서 필사적으로 그 시간을 견뎠을 남매들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 하는 내가 무엇보다 견딜 수 없어서.
고작해야 나보다 두 해 앞서 태어났을 뿐인데 그 많은 고초를 어떻게 견뎠을까. 얼마나 힘들웠으면, 세상에 등을 돌리게 되었을까. 얼마나 괴로웠으면, 끝내 해방을 바라게 되었을까.
너무나 격렬한 물살은 심해를 뒤엎다 못해 아득히 어두운 심중절벽으로, 현실이란 이름의 무저갱으로 훌쩍, 밀어던졌다. 온갖 새까만 것들이 차오르고 넘치도록...
힘 풀린 손이 스륵 태오의 옷깃을 놓았다. 드세던 기세는 눈물에 흘려버린 양 사라졌고 풀석, 주저앉는 인형 같은 몸 하나만 있었다. 눈물의 궤적이 태오의 손등에서 명치로 옮겨졌다.
투둑투둑... 둑 터진 듯 흐르는 눈물 뒤로 갈피 잡지 못 한 눈이 천천히 깜빡였다. 흐르는 눈물과 대조적으로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벌어진 입술새로 흘러나왔다.
"...뭐야, 그게. 뭐냐고, 대체. 나 떼놓고 갔으면 잘 살기나 할 것이지. 어떻게 그렇게 아프게만 살았는데. 너도, 희야도, 왜 그렇게 아파야만 했어? 왜? 어째서? 희야는 아무 것도 몰랐으니까? 네가 하겠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놔둔게 누군데. 그럴 수 밖에 없도록 부추긴게,"
있었지.
심중에 붉은 눈을 한 사내의 얼굴 하나가 또렷이 떠올랐다. 동시에 뚝, 조용해진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슬그머니 떠올랐다.
당신이, 그저 단순한 후견인이었던 것이 아니라면 당신으로 하여금 나의 가족들이 아파했던 거라면 당신 하나 정도는. 내가.
나는 늘어뜨렸던 손을 들어 태오의 손 위로 얹었다. 마른 손등을 어루만지며, 함뿍 가라앉은 목소리를 냈다.
"내가... 도와줄까? 오빠랑 희야를 괴롭게 한 사람들, 전부, 바싹 말려줄게. 한 명도 남김없이, 그저 조력했을 뿐인 인물이래도, 전부 찾아내서 살아있는 고목으로 만들어줄게."
이 모든 사실을 숨겼던 그 새빨간 눈동자도 포함해서.
"전부, 전부 다, 값을 치르게 해줄게. 나 이제 그럴 힘 있어. 내가, 내가 왜 그렇게 능력을 키우려고 발악을 했는데. 그런다고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다 그냥 둘 수는 없잖아?"
그 김에 고향 운운하는 곳도 없애버리면 태오가, 다신 멀어질 일 없지 않을까.
"아, 오빠는 괜찮아. 희야가 오빠 걱정도 하고 있었으니까, 분명 용서할 거야. 그야 우리 남매잖아. 삼촌도 결국은 이해할 거야.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을 테니까. 응. 오빠들이 이렇게 괴로워했는데, 지금도 그러는데, 내가 언제까지 가만히 있어야 해. 핍박하는 것들, 조롱하는 것들, 티끌까지 찾아내서 없애줄게. 더는 아플 일 힘들 일 없게 해줄게. 내가."
그것은 어린아이의 치기이자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해내버릴지 모를 음산한 의지였다. 겨우, 지난 세월의 울분을 쏟아낼 곳을 찾았으니까.
"전부 없애버리고, 인첨공도 더 숨 쉬기 편하게 바꿔버려서, 다신 아플 일 없이 살자."
그 말을 하는 내내, 눈물은 그치지 않고 있었다. 주체 못 할 감정 넘치듯 계속 흘렀다.
//쁘띠흑?화 스읍 아무리 고민해도 지금의 혜우가 힝잉이 하고 넘어갈거 같진 않아서 조율이나 조언? 필요하면 얘기해줘
>>679 새봄주 으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로든 재미거리를 찾으신다면 그까잇 부끄러움은 감수해 보겠어요!! 새봄이가 서연이한테 쏟아주는 애정 생각하면 그 정도야 약소할 테니까요~~ 정인쌤 짝사랑인 걸로 보아 새봄이는 GL이거나 All일까요? 둘을 섞어서 서형아~! 할 수도 있겠어요👀👀 저희 스레처럼 화력 쎈 데에서 일부러 주목해서 읽어주신 게 저같은 관종한텐 감사한 일이랍니다아아아 ><
>>687 >>695 철현주 어? 먼지를 물로 만든 뒤에 닦는 건 생각 못 했다👀👀 기발한데요! 그리고 사랑꾼 타이틀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정하려야 못하겠네요 선배 변화에 진짜 많이 놀랐는지라.../////////////////////// 어른-미자 연애는 범죄다도 ㅇㅈ요 새봄이 짝사랑 험난해(먼눈) 토실이는 예쁜 모습만 봐도 그만이지만 다친 길냥이는 어렵네요 죽을 때까지 책임질 각오 없이는 못 거둘 거 같아요 ㅠㅠ
>>690 >>710 영희주 오늘도 괴이는 좋은 샌드백입니다;;;; 쿨타임마다 체리 머리 인간한테 구타당하는 가여운...(눈물) 그래도 렙업 앞두고 있으니 주먹보단 레이저를 더 많이 썼을까요? 그나저나 영희도 곧 3렙이군요!!! 산악자전거 나오면 플레어 견제도 조금은 되겠죠??(믿씀미다!!!!)
>>704 수경주 '할페티'라는 이명(앨리어스)이 원래는 오수경씨의 것인데 그거도 수경이가 임시로 쓰고 있다가 케이스한테 '티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의미일까요? 수경이가 오수경씨의 클론인지 오수경씨 신체에 문제가 생길 경우의 부품교체용(???)으로 만들어진 존재인지 그런 거 없고 다 오수경씨의 일방적인 착각인지 모르겠네요 (독해력도 나쁘고 둔해 놔서 파악을 잘 못 하고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
>>729 리라주 오박사님이랑 티격태격하는 리라 귀여운데요!! 오박사님 말은 저렇게 꼰스럽게 해도 리라한테 감겨드는 입덕부정기일 거 같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746 태오주 후원 재단을 가장한 폐기 시설이라니............@ㅁ@;;;;;;; (호달달) 암부는 무서운 곳이네요 세상에 끔찍해라 그와 별개로 삼촌이 태오 선배에게 어떻게 하는 게 적절한 처신이었을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오 선배의 본성이 악에 들어맞는다면 양육자 비슷한 입장에서 내버려 둘 수가 없었을 테니요 이런 면모가 있어서 영희주께도 태오 선배 이미지가 반 고흐로 굳어졌나 봅니다ㅎㅎㅎ
>>763 혜우주 태오와 희야의 기구한 사연에 혜우가 복수귀가 될락말락이네요 레벨5 능력자니 이제 힘 있는 것도 사실이고@ㅁ@ 태오 선배 사정을 알게 될수록 혜우는 어떤 방향으로든 누구보다 발벗고 나서 줄 거 같아요 태오랑 희야가 덜 힘들어하는 쪽으로요 (이 참에 허심탄회하게 다 터놓는 대화가 필요해요오오오오~~~) 태오주랑도 조율 잘하고 계시는 거 같으니 둘이 서로서로 위하면서 비극을 헤쳐나가는 게 관전포인트일 거 같아요^^
과연 알려줘도 됐을까. 이 사실을 뱉어야만 했을까. 그저 내가 암부 소속이었다, 나쁜 일을 저질렀다, 희야가 위험한 걸 알면서 방관했다. 단지 그뿐이다.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얘기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태오는 몇 번이고 단어와 문장을 곱씹으며 고민했다. 어릴 적 당신에게 책을 읽어주다 이건 아니다 싶었던, 동심을 지켜주지 못하는 문장이 있으면 서술된 것과 비슷하지만, 그 날카로운 부분을 다듬어 다르게 뱉어내던 순간처럼 당신에게 이 끔찍한 일을 알려주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물러서면 안 된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태오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당신은 알아야 하는 것이 많았고, 알아내고자 하면 뭐든 알아낼 수 있는 힘이 있으며, 개입할 수 있는 명분 또한 충분하니까. 당신은 더 이상 품 속에 가둬 키우던 동생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하며, 웃고, 울고, 떠들며 자유로이 날아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얽매인 사슬을 깨야 했다. 미련을 남겨서는 안 됐다.
옷깃을 놓는 손길과 함께 명치가 뜨끈하게 젖어온다. 덮어 가린 손이 가늘게 떨려온다. 지금 당장 이 손을 내려놓으면 자신 만치나 텅 비어버린 눈을 마주할까 겁이 덜컥 밀려왔다.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 다짐한 주제에 망설임은 여전하다. 동시에 속에서는 이렇게나 겁 많고 아둔한 것이, 어째서, 그놈의 정이 뭐라고 이렇게 고통을 떠안으려 들었는지 스스로를 채근하며 다그쳤다.
"……."
태오는 손을 움찔 떨었다. 몹시도 보드라운 어루만짐과 달리 가라앉은 목소리에 눕혀져 있던 비늘이 바르르 떨리며 곤두섰다. 도와줄까? 상냥한 듯하지만 심해로 다시금 가라앉는 그 목소리에 태오는 손바닥으로 덮어가린 눈을 부릅 떴다. 채근하고, 다그치던 심중의 소리가 우뚝 멈췄다. 목표가 명확한 증오와 울분, 원한이 등골을 타고 기어올랐다. 태오는 숨을 들이 마셨다. 금방이라도 울 듯한 숨이 몸을 떨게 만든다. 여기에 어째서 왔는지, 왜 희야를 살렸는지, 왜 자신이 당신을 만나지 않았는지. 그 모든 다짐을 하며 입을 벌리지 않았던가?
"혜우야."
그 순간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눈을 덮어 가리듯 짓누르던 자신의 손을 애써 움직여 떼내곤, 당신의 손을 망설이다 부드럽게 손으로 쥐려 했다. 제 손의 떨림이 점차 멎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눈이 아팠다. 뭔가 흐르는 것 같으나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오빠 봐봐. 혜우야, 응? 오빠랑 얘기할 땐 눈 마주쳐야지."
태오는 희야와 달리 살갑지 못했다. 상냥하기보다는 삭막한 어조였지만 그 안에 내포된 정까지 삭막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태오는 숨을 가늘게 들이마시고 결심한 듯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하고자 했다. 운명에 벌어져 버린 큰 균열처럼 선명한 자국이 존재하는 눈동자를. 땅을 기는 짐승이기에 올려다 봄이 응당 옳은 자세로.
"혜우야, 희야랑 오빠는…… 혜우가 있어서 포기하지 않은 거야. 우리 둘은…… 우리 혜우가 그 사람들과 똑같은 존재가 되지 않길 바라. 오빠도 바라지 않지만, 성운이도 바라지 않을 거잖아요. 응……? 성운이도 이제 가족이잖아."
태오는 쥔 손을 가까이 가져와 제 뺨 위에 얹으려 했다. 네 오라비가 여기에 여실히 살아있노라고. 매서운 손길에 홧홧하고 생채기 생겨 피 송골 맺힌 뺨 위에 손을 얹으면 저 또한 눈물 후드득 흘리는 것도 모르는 녀석의 눈썹은 아래로 향하고, 입꼬리는 애처로이 올라갔으리라.
"우리 혜우가 지금 달라지고 무언가를 해낼 힘이 있듯이 오빠도 그만큼 자랐어. 이제 그때처럼 같이 아파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무력한 사람이 아니야…… 단지 그게, 그게…… 타인 보기에 실로 악한 방법일지언정. 그러니까 너는 부디 손 더럽히지 말아요……."
너만큼은 손 더럽히지 않길 바라. 우리가 그간 해온 발악을 내 말 하나로 망치지 않길 바라. 지금은 몹시도 괴롭겠으나 너를 위한 일이니, 온전히 발 담그지 아니한 네가 아닌 내가 손에 온갖 역한 것 묻히는 것이 낫지 않겠더니. 태오는 많은 의미가 담긴 눈으로 당신을 마주했다.
>>800 히히 그게 사람의 고뇌지... 양육자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아버지 역할을 맡을 계획 없던 사람에게 덜컥 아버지의 의무가 주어지면, 부모는 처음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했을까~ 같은 걸 고민하는 맛이 있더라구...😊 근데 역량 부족으로 망했죠? 클낫군. 반 고흐 캐해... 솔직히 맘에 엄청 들어서 영희주에게 감사하고 이따
둘 다...쓸 수 있죠. 둘 다 그랬다고 기억은 하고 있으니까요. 한쪽은 실감이 없이 그렇구나 였을 뿐.
케이스는 둘 다에게 티이~ 혹은 티 라고 부르는 편이지만. 레스주들의 편?의를 위해서(?) 케이스는 우리가 아는 수경에게만 티이~ 혹은 티 라고 부르는 편이라고 표현해주는 거에요...(원래는 둘 다 티이~ 혹은 티 라고 부르고 그녀도 수경도 제법 닮게 해서 누구를 표현하는 건지 헷갈리게 하려고 했지만 수경주는 생각보다 제법 자비로워요)
만일 수경과 그녀와 케이스 셋이 같이 나오면(같이 나올 일은 아마 없겠지만) 케이스가 부르는 티이~ 혹은 티 가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앞뒤 문장이나 행동보고 알아서 추론하셔야...
"음............그건...아니에요."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거에요." 수경은 기억이 둥둥 떠 있고 잘려있고 가라앉아있고 아무튼 애매한 기억들이 많기 때문에, 그걸 설명할 수 있지만 동시에 설명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걸 말하고 하다보면 말하는 것만 해도 한세월에. 그것마저도 모호하게 말할 것만 같으니까요 하지만 질문을 하면 나름 성실히 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모호하고.. 입을 다물지라도요.
"....괜찮았어요." "괜찮을 거에요..."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만 보통 그래도 자신이 감내하면 되는 일입니다. 어쩔 수 없는걸요.
수경은 철현이 말하는 너무 좋아라는 말을 듣고 잠깐 빤히 보다가...
"좋은 날들을 보내시길 바래요..." 저번의 일은 손이 살짝 떨리긴 했지만...(*초밥을 얻어먹고 사이코메트리를 하려 했다거나의 일이다)(물론 수경은 그만큼의 현금을 상품권으로 교환해서 자리에 놓아둘 생각인 것 같다!)
"티라는 이름은 누군가 이미 가지고 있던 이름이고 너는 그 이름을 빌렸다. 이건가?" "누구한테서 빌린거야?"
수경이 준 정보를 조합하여 되묻는다. 어떠한 직책 같은 이름인건가? 아니, 일반적으로 직책을 가지고 '빌렸다'라는 표현을 쓰진 않는다. 본래 티라는 이름은 원래 누군가가 가지고 있던 이름이고 수경은 그 이름을 빌렸을 뿐이다. 그렇기에 케이스는 수경을 티이라고 부른다. 뭐지? 대체 어떤 상황인걸까?
"으음..."
철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엇인가 개운치 못한 점이 있었다. 지금까지 괜찮았고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는 말이라는 뜻이지만 무엇인가 찜찜함이 느껴졌다.
케이스와 살면서 그녀의 큰 단점 때문에 힘들어하는 건가? 그 단점이 정말로 사소하지만 거슬리는 것이기에 '괜찮다'고 말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참는 것일까?
전자라면 누구나 룸메이트를 두면 겪는 일이다. 후자라면...어떤 말을 해줘야하는 걸까?
"평소에 불만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말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 "당장 저지먼트에도 동거하는 무리들이 있으니까 조언을 구해봐."
누구나 할 수 있는 가벼운 충고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소개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너도 좋은 날만 있기를 바랄게."
흐음... 뭐랄까...어색하다...왜 아까 빤히 날 봤던 거지? 서연이랑 무슨 일이 있었나?
평소에 보고서는 휴지조각으로도 안보는 철현이었기에, 무엇보다 그 보고서는 철현에게 올라 온 것이 아니었기에, 그는 서연과 수경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몰랐다.
연구원이 학생 뇌를 헤집고, 리버티로 인해 일반 학생들이 연구원을 해치며, 스킬아웃이 그 틈을 타 날뛰는 혼란스러운 상황. 제 한몸 지키기는 당연한 교양이 되어버린 이 상황에서 서휘는 태오를 1:1로 교육하겠다 명했으니, 선택권이 없는 태오는 싫어도 따라야만 했다. 천만다행인 것은 실전이 없다는 사실 정도였다.
"몸은 좀 어떠니?" "죽을 정도는 아니에요……."
그렇다고 마냥 좋은 건 또 아니지만. 태오는 머리를 쪽지고 몸에 붙는 재질의 민소매 터틀넥, 그리고 조거팬츠 차림으로 털레털레 투기장 안으로 들어섰고, 서휘는 일을 하다 왔는지 여전히 정장 차림이었다. 저런 옷차림으로는 움직임이 불편할 텐데. 물끄러미 서휘를 보던 태오는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휙 돌렸다.
"난 또, 숙취 때문에 앓다가 못 나오면 어쩌나 싶었단다." "……계약은 이행해야 하니까요." "가끔 보면 우리 고양이는 FM이라니까! 융통성이 없어." "…줄곧 생각한 건데요……." "응?"
서휘는 훈련용 안드로이드의 전원을 켜다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형님께서 노련하셔서 암구호로 어딜 공격하면 될 거라 알려주신들…… 무조건 죽어주리란 보장은 없잖아요. 상대가 그곳이 약점이 아닐 수도 있고……." "난 또. 잘 보렴."
가동을 시작한 안드로이드는 훈련을 위해 몸체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서휘는 태오의 손에 쥐여져 있던 고무 나이프를 슬쩍 빼가더니 장난스럽게 다가갔다. 태오는 서휘의 행동을 말가니 바라보았다. 세게 칼날 부분을 당겼다 살갗에 툭 튕겨도 찰싹 소리만 날 것 같은 장난감으로 대체 뭘 하려고? 그리고 그 생각은 서휘는 여유롭게 고무 나이프로 안드로이드를 건드렸을 때 뒤집혔다.
나이프가 안드로이드의 관절을 부드럽게 파고들었고, 안드로이드는 그 틈새에 낀 관절에 몸 파츠가 뒤틀려 명령과 다른 움직임을 냈다. 명령을 이행하고자 복구 프로그램이 가동되었으나 뒤틀린 파츠를 무리하게 움직였고, 뚝 소리와 함께 내부 기관의 스크류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명령과 프로그램이 상충하고, 회로에 치명적인 오류가 생겼다는 알림음과 함께 안드로이드는 몸을 뒤틀다 마침내 산산조각이 나듯 털썩 무너져 내렸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태오는 늘어진 안드로이드를 보며 이 비현실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어때, 간단하지?" "……." "내 늘 말했지, 스트레인지에서는 굼벵이 구르는 재주 가진 놈들이 부족하기에 조금만 굴러도 우뚝 선다고. 내 가진 능력이 마침 이쪽이더구나." "내가 이걸…… 어떻게 배워요."
태오는 영 미덥지 못하다는 듯 자리에 툭 앉아버렸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내 어찌 한다고! 이건 불공평하지 않나? 아니, 서휘의 능력이 이런 쪽일 줄은 자신도 몰랐는데. 서휘는 속도 모르고 끌끌 웃었다.
"그러면 암구호 연습부터 해주랴?" "……." "어찌 답이 없어." "해보시든지요……." "흠, 그래. 동물이 좋니, 식물이 좋니?" "……." "……참새?"
태오는 평범한 단어와 달리 심상을 파고드는 한마디에 눈을 슥 들어올렸다. 내가 뭘 들은거지? 갈비뼈?
"……." "……그래, 이건 좀 아니었지. 그래, 다시 해보자꾸나. 야옹아." "……미쳤어요?" "익숙해져야지. 네 앞으로 임무에 나서면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독심이 필요할 터인데." "그, 그, 그렇다고 그런 생각을 하세요……!" "네가 어제 취해서 한 말이다, 이 녀석아."
태오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내 태오는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나더니 도망치려 들었고, 서휘는 흐느적거리는 태오를 쉽게 붙잡으며 만족스럽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잔뜩 빨개진 얼굴로 품에 갇혀 바둥거리던 태오는 다짐했다. 내 겨울이 지나 성인이 되기 전까지, 다시는 술에 입 대지 아니하리라…!
>>802 리라주 오수경을 처음 고안해 내신 건 다른 분이었던 거 같아요. 영희주셨나? 히히 저도 듣고 찰떡같아서 그 뒤로 채택했어요 >< 예~전에 깡통 한 대는 부부장님 혼자서도 반파했었으니까 부부장님 1대, 부장님 1대, 나머지 1대는 다굴!!! 이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계산의 상태가?)
>>806 혜성주 오랜만...이시라 함은 점심을 제 시간에 드신 적이 별로 없다는 말씀 같은데요 8ㅁ8;;;;;
>>807-808 태오주 동생이 휘말리지 않길 바라는 심정은 인지상정이겠지만 혜우를 설득하려면 훨썬 더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져요@ㅁ@;; (팝콘) 누구나 부모가 되는 건 처음이겠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 온 사람과 어느 날 덜컥 맡은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겠네요. 사람 하나를 사회에서 배척되지 않게 자립시키는 과정은 정말 매순간 조마조마하고 기 빨릴 거 같아요. 양육 아무나 못해요.............
>>810 금주 금주도 현생에 들볶이고 계시군요... 고생이 많으세요. 그래도 죽으면 안 돼요!!! (심폐소생술)
>>812 철현주 /////////////////////////////////// 와 간질간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도 항상 좋을 수는 없는 법이지가 복선 같아서 좀 오싹한데요👀👀👀👀
>>813 >>818 수경주 앗 아앗 아아아앗 너무 어렵게 쓰시면 저 같은 난독종자는 정보를 처리하질 못해요...8989ㅁ888988 (사실 지금도 떡밥 주셔도 거의 놓치고 있는 거 같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건 그렇고 수경아 상품권 ㄴㄴ야 초밥 그거 니가 줄 필요 없었던 현금 대신 산 거라고 상품권 또 주면 또 갚아야 하잖......;;;;;;;;;;;;;;;;;;;
오늘은 가상현실 영화관으로 사전 답사를 가 봤다. 로맨스 영화가 가상현실 영화관에서 박스오피스 1위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미심쩍기도 했다. 그런 장르면 폰이나 컴으로 봐도 무방하잖아. 줄거리 보니 순수 로맨스만은 아니고 과거로 돌아가길 되풀이하는 내용이긴 하더라만. 어쨌거나 사전 답사 방법은 전에 인덴이치로에서 사람들 식후감 확인했을 때랑 비슷했다. 상영관 문에 손 대고 소감 확인하기! 이 방법이면 적어도 별점 알바, 리뷰 알바한테 속을 일은 없겠지! 근데 막상 손대 보려니 영화는 스포 알면 난감해진다. 즉 스포는 빼고 관람객이 마음에 들어 했는지만 확인해야 한다는 거. 이건 뭐 거의 훈련인데? 아니나 다를까 온갖 노이즈에 스포는 거르려니 상당히 빡셌다. 주연들 외모 소감이야 그렇다 쳐도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단 소감은 왜 있는데? 이거 커플이 봐도 되는 영화야?! 불안했지만 종합적으로는 볼 만한 영화라는 거 같아서 안심이긴 하다.
원래도 자정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해야 할 일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는 시간.
근데 선배와 함께 귀가하면서부턴 그전과 차원이 다르다. 어린왕자였나? 그 책에 나온 말처럼 자정이 가까워올수록 기대에 차고 들뜨고 자정 직전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한다. 그러니 선배와 마주할 때의 난 아마 세상에서 제일 실없이 풀어진 얼굴일 거다.
기숙사까지의 체감 거리도 전혀 다르다. 횡단보도 신호가 짧으면 5분 길면 10분 거리이긴 똑같은데 왜 눈 깜짝할 새 도착하는 거 같은지. 헤어지기 아쉬워 밍기적거리고 싶은 마음과 얼른 헤어져야 선배가 조금이라도 더 주무신다는 마음이 매번 옥신각신이라 속에서 난리가 난다.
그렇게 돌아오면 예~전에 읽은 글이 떠오른다. 별이 총총이 박힌 밤하늘을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에 홀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하늘을 보는 그 사람에게 홀린다던가?
근데 선배와 함께 귀가하는 동안을 되짚어도 그 말이 참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늘론 눈이 안 가던걸. 선배만 보게 돼서
말없이 미소 띠어도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려도 농담을 해도 진지한 얘길 해도 내 시시콜콜한 얘길 가만히 들어주어도 이따금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혀도 그저 좋다. 다 좋다!
그럴수록 바라게 된다. 좋은 순간 말고 힘든 순간도 나눌 수 있길 선배에게 의지해도 좋은 사람이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길 날 아껴 주시는 만큼 선배 자신도 아껴 주시길
"저는 설명을 듣고 납득했으니까요." "언니...라고 해야할까요." 이제까지 써오던 티. 라는 것은 다른...이의 것이고 저는 그것을 유용하고 있었다. 정도의 이야기에요. 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수경은 언니라는 말에는 미약한 어색함을 느꼈었겠지.
"케이스는.. 귀찮다면서 그냥 빌린 쪽과 가지고 있던 이를 둘 다 티라고 부르긴 해요." 어쩌면 그래서 잘못하면 둘의 정보가 혼선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노력해볼게요..." 저지먼트의 이들은 자신을 도우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을 돕는 것이 근본적으로 잘묫된 시작에서 기인한 것이었다면요?
"....그게.. 철현 선배도 좋은 날이 되시길 바래요." 서연 양께서.. 보고서에서 제기한 문제에 관해.. 제 상황을 알아보셨어요. 물론 자신이 (덜덜 떨고 불안해하고 돚할까말까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허락한 일이긴 하지만요. 라고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흠칫합니다. 한양과의 일상에서 슬쩍 봤던 서연의 보고서를 살짝 떠올렸던 걸까요.
".....아니에요." 그래서 이 고양이는.. 어찌할까요.. 라고 고민하지만. 단 한번만이라면. 허가해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곳에 계속 있다면.. 위업이자 영원이자..지배자...에게 제가 허락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겠지요..."
아니 난장판으로 만든 거 왤케 귀엽지 우당탕탕 쿠킹 클래스... 그래도 제법 멀쩡하게 나왔다는 점에서 되게 귀여운 것 같아... 그만큼 점례에게 진심이다 이 말이지~~ 이거지예🤤😋😋😋 독백 귀여워 월이 이 하프보일드 내 사람에겐 그래도 잘 챙겨주고픈 마음이 가득한 말랑펭귄아~~~~
"저는.. 사고 이후로 좀.. 붕 뜬 상태였으니까요.." 사고가 있었다. 같은 말을 하는 수경입니다...
"만나는 게.. 조금 두렵긴 해요." 하긴 만날 때마다 반쯤 돌아버린 눈이랑 마주하고 폭력이 저질러지거나 무난해도 폭언이 날아오는 현장에는 들어가기 두려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것은... 존재성의 문제인가요? 어쨌든 만난다. 라는 뉘앙스의 말입니다.
"..." 사실 장점이라기보단. 저지먼트에 관련된 이와 계속해서 주고받으면 미안하다. 에 가깝습니다.
"....아뇨.. 장점이 있다기보단..." 그러나 그것을 말할 수 있나요?
"...어쨌든 데리고 가도 되나요?" 라고 말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안아듭니다. 허락을 한다면. 수경은 고양이와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 요즘은 곧 졸업이라 일도 널널해요~ 내가 요즘 얼마나 마음 편하게 생활하는데. 좋아하는 음식 미리 말해주세요. 내가 센스껏 정하는 것 적성에 안 맞아가지고.. 히히.. "
저번에 정하와 식사를 할 때, 한양이 먼저 피자를 먹자고 하니깐 나왔던 정하의 반응을 잊을 수가 없다. 한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광공 수준으로 좋아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 그렇게 어필을 한 적도 없는데 어째서.. 세상은 그렇게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상각해왔는데, 가끔은 이게 틀릴 때가 있다는 건가.
" 어..그게..자랑은..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죠? "
한양은 뻘쭘히 웃으며 말했다. 이건 당하는 사람 뿐만이 아니고, 행하는 사람 역시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당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새봄양이 진짜 그런 취향을 가진 후배님은 아니겠지만.. 그..그..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새봄은 한양에게 티슈를 받은 뒤 감정을 진정시키고 있었고, 한양은 한 손으로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아까처럼 식은땀을 한 방울 흘리고 있었다. 왜 따로 더 진정시키거나 위로해주지는 않냐고? 그야 당연히 이미 다 진정한 것 같고, 내가 울린 것도 아니잖아. 아, 이러니깐 연애를 못하는 건가..?
....
어쩌라고. 진정했으면 된 거지 뭘. 근데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그.. 크리에이터가 은우의 짝남 아니었냐고 물어보는 거야? 짝남의 의미를 내가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아니면 은우가 사실 동성애자였던가? 하지만 지금까지 봐온 은우로는..내가 장담할 수 있어. 은우는 여자를 좋아했으면 좋아했지, 남자 쪽으로는 절대 그런 마음을 가진 걸 본 적이 없다고. 물론 내가 봐온 은우는 그랬다는 거지, 이게 백프로 맞다는 건 아니고. 결론은.. 새봄양이 오해했을 확률이 엄청나게 높아.
" 그.. 은우는 확실하게 이성애자에요.. 새봄양이 무슨 오해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
>>829 >>831 >862 수경주 덜덜 떨고 불안해하고 고민고민하면서 허락한 일이라고 하니 서연이가 수경이한테 몹쓸 짓을 저질러 버린 거 같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위업이자 영원이자 지배자는 로벨 얘기하는 거 같은데 맞으려나요? 치유 능력자인지 사이코메트리 차단 능력자인지 텔포 능력자인지 모르게써요 치유는 그 파란 약물 기기 같은(로벨은 단순히 파란 약물이 아니라고 했지만;;; ) 연구소 장비빨일 거도 같은데요 그니까 초밥 줬는데 상품권 받아 버리면 수경이가 받은 게 없어져 버리지 않나요오오오오(털푸덕) 초밥 산 것도 완전 무례하게 우격다짐이었는데요(쭈굴) 수경이는 원래 어린애로 만들어졌는데, 오수경씨한테 사고가 생기면서 급성장하게 됐고, 이후에 저지먼트 활동을 하면서 레벨도 올라 버려서 오수경씨가 나설 자리가 없어지는 바람에, 오수경씨가 자기 자리를 빼앗겼다고 수경이 볼 때마다 폭언폭력을 가하는 걸까요? @ㅁ@???? (◀해석 못하고 있음) 오!! 고양이 살았군요. 건강한 길냥이가 됐다~~ ><
>>842 >>852 철현주 ////////////////////////////////////////////// 에 엔젤씩이나@ㅁ@;;;;;;;;;;; (도주)(쥐구멍)(머리박) 선배 일상에서 서연이 언급이 왕왕 나오는 거 보고만 있기 그래서 같이 귀가하게 되면 어떤 분위기일까 상상해 본 건데 맘에 드셨다면 다행이에요>< 선배가 알게 모르게 떡밥 많이 캐내 주고 있는 거 같아요 덕분에 제 동태눈으로도 이런저런 추측을 해 보네요 ㅎㅎㅎㅎㅎㅎ
>>843 >>863 동월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월이 귀여워요 근데 초콜릿은 중탕으로 녹였겠죠? 아니면 초콜릿이 녹는 게 아니라 타서 다 눌어 버리는데...... 저 고생을 하고 만들었는데도 질투하는 오레오한테 빼빼로 털리는 거예요? 그럼 너무 슬픈데요...898ㅁ98989 ..............초콜릿에 개구리를 넣다니 그 무슨;;;;;;;;;;;;;;;;;;;;; (끔찍)
>>866 >>879 혜성주 으아아 지옥철이라니 끔찍한 것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은 무사히 들어오셨으려나요? 냉난방이 완벽하면 여름도 겨울도 걱정없을 거예요 >< (◀헛소리)
>>892 수경주 주변 정리면 더더욱 안 받고 싶죠;;;;;;;;;; 밥 한 끼가 정리씩이나 할 만한 주변도 아니라구요오오오오 @ㅁ@;;;;;;; 로벨의 능력은 텔포였군요!! 리라 때 수경이가 텔포하도록 원격으로 조종한 게 아니라 로벨이 직접 텔포를 시킨 거일 수도 있으려나요?
라고 말하긴 했지만 결국 못 이긴 척 바꿀 수도 있겠다, 고 새봄은 (다분히 장난기 가득한 투로 대답하면서도) 생각했다. 장소가 부실이든 우리 가게든, 아니면 다른 곳이든 (서형 속을 썩인 철형을 응징하는 목적이라 해도) 어지른 건 치워야 하니까 말이지~.
"아유, 그럼요. 청소랑 카운터랑 SNS 관리가 제 일인걸요! 근데 능력 써서 청소하는 건 아직 금지예요, 왜냐면 제가 레벨 1일때 기숙사에서 거하게 사고 친 걸 사장님도 알아버렸거든요."
이야기하자면 길어요~ 하고 너스레를 떨며 키득거렸지만, 그 날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했다. 커리큘럼은 아파도 제 때 받아야지... 안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배웠으니까 말야. ...그러고보니 정인 쌤이 그 날 리라 언니를 호되게 혼낸 것도 리라 언니랑 비슷한 이슈가 있어서인 거 아닐까? 실없는 상념을 깬 것은, 철현의 자신만만한, 약간은 무협풍이 첨가된 자기 PR이었다. 그 자신만만한 선언에, 새봄은 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거기에 우주제일의 무한 꾀주머니이기까지 하죠! 아이고, 이렇게 대단하면 형 수능 끝나자마자 인첨공에 있는 회사란 회사에서 형 데려가려고 경쟁이 치열하겠는데요? 어떡해요, 피곤해서~."
이어, 철현이 자신이 꺼낸 뜻밖의 연애 상담에 제법 진지한 투로 조언해주자, 새봄은 장난기를 거두고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가만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3년간 잘 보인다라, 그런 방법도 있었구나! 내 외모가 이래서,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 오래 기다려서 수확한 과일이 더 달고 맛있다. 새봄은 철현의 말을 곱씹었다. 자신이 아는 철현의 고민(연애 문제에 국한되지 않은)을 생각하니, 더욱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고마워요, 형. 응원만으로도 고마운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조언까지 해줘서요." "고생끝에 수확한, 달달한 과일 있잖아요." "그거, 연애 면에서는 이미 누리고 있지만, 그거 앞으로도 쭉 누리면서, 다른 면에서도 형이 많이 누리게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될 거라고 좀 확신도 하고 있구요." "누가 뭐래도, 형은 동서고금 우주제일의 사랑꾼에, 꾀주머니고, 역시 천재니까!"
다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보이다, 새봄은 중요하다면 중요한 말을 잊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근데 이 타이밍에 말해도 되려나? 모르겠다, 형은 천재니까 잘 소화해주겠지.
"아, 그리고. 그 선생님 여자분일거예요, 아마."
아마, 라는 단서조항이 붙은 건 그 선생님의 외모나 목소리로만 판단해서 그렇다. 일단 시스젠더 남자는 확실히 아닌 것 같고, 여성분이시거나, 논바이너리시거나? 모르겠네, 나중에 여쭤볼까?
"그리고 저는 남자, 여자, 그 외의 성 지향성의 소유자까지 모두 연애상대로 생각할 수 있어요. 제가 반하기만 한다면요!"
얻어먹을 수 있을 때 얻어먹어야지~ 히히. 게다가 비싼 고기가 아니어도 삼겹살이라거나 고기뷔페라거나 선택지는 다양하니깐 말이지~ 고기는 단언컨데 가장 맛있으면서도 안전한 회식거리입니다. 그러던 중, (한양에게 있어 은우보다 무서운 사람이 된 것을) 자랑해도 되겠다며 뻐기는 말에 한양이 난처한 기색으로 만류하듯 말하자, 새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이내, 깨달은 바가 있는지 아~ 하고 탄성을 냈다.
"아, 하긴 사람에 따라서 엄청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제가 제 능력으로 선배님들의 사회적 품위를 인질잡아 저지먼트를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네요, 비선실세라고 해야하나? 조심하긴 조심해야겠네요."
애초에 그건 저지먼트가 할 일이 아니라 스킬아웃다운 짓이긴 한데. ...알잖아, 저지먼트나 스킬아웃이나 한끝차이인거. 저지먼트도 구성원이 잘못된 상황에 잘못된 마음을 먹으면, 어쩌면 스킬아웃보다도 더 위험하지. 그나저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 보니 진정이 되긴 한 것 같다. ...근데 입방정 어쩔거야. 내가 생각한 게 사실이 아닌 것 같아서 망정이지 사실이었으면 아웃팅인데. 좀 더 말 조심하자. 그렇게 다짐하며 마저 얼굴을 닦던 새봄은, 한양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제 오해를 정정해주자, 새봄은 민망함에 앓는소리를 내며 얼굴을 가렸다.
"으아아, 역시 제 착각이었구나...!! 부끄러워라... 저, 그 아저씨와의 전투에서 은우 선배가 그 아저씨한테 외친 말을, 지금껏 공개고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뭐예요! ...옆집 아저씨는 연상이 안 될 정도로 로맨틱했단 말이에요... 물론 제가 거하게 착각한 거지만... 그래도 한양 선배 덕에 더 큰 사고 치기 전에 사실을 확인해서 다행이에요. 고맙습니다, 선배..."
>>800 서연주 헉 서연주 상냥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새봄이의 놀림은 딱 서형과 철형의 행복을 축하하는 정도의 선을 꼭 지키겠어! 그거랑은 별개로 이건 좀 그렇다 싶으면 꼭 기탄없이 말해줘!>< 언제든 수정하고 고칠 수 있으니까 히히 맞아맞아! 말하자면 All이지 ㅋㅋㅋ 전문용어로는 팬로맨틱? 이번 철현이 답레에도 풀어서 써봤어>< 서형아~! 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데? 말 놓게 되면 그렇게 잘못 나갔다가 애칭 삼아도 되겠다! 하긴 나도 서연주가 정신없고 피곤할만 한데도 모두에게 하나하나 반응해주는 거 보면 놀랍기도 하고, 새봄이한테도 관심가져줘서 엄청 고맙더라구, 힘나구! 그런 의미에서 나도 고마워 서연주><
사실 한양이는 그렇게 말했지만 웨이버나 에어버스터나 레드윙에게 있어서 크리에이터는 인첨공에 와서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하는 컸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로 좋아하는 아저씨니까 완전히 다른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연애적인 느낌이 아닐 뿐이지!
레벨 1때 기숙사에서 사고쳤다고 한다면...여학생 한명이 방을 통째로 없애버렸다는 그 사건을 말하는 건가?? 퍼스트 클래스와 레벨 5를 압도적으로 개박살 낼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 사감 쌤을 분노케한 그 사건. 방 하나를 밀가루로 만들었다는 그 대단한 녀석이 새봄이었다니!
"꾀주머니라니~ 내가 백날 머리 써봤자 너희들이 손가락 한번 튕기면 끝나는데"
이번 디스트로이어와 싸울 때 느꼈다.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다른 이들의 능력을 생각하고 조합을 해도 돌파구가 떠오르지 않았다. 모든 것을 뒤집을 신의 한 수 따위 없이 그저 색적으로 약점을 찾고 일점사로 파괴하는 공격으로 공략했다. 몸이 모자라니 머리가 고생하는 데 정작 그 머리도 완벽하지 않아서 다른 이들이 대신 해결해줬다.
>>903 리라주 @ㅁ@?? 집에 못 가고 계세요? 어쩌다가요?? 지금은 귀가하셨어야 할 텐데요...
>>904 >>923 청윤주 몸살기;;; 아이고... 갑자기 기온 뚝떨하고 일교차도 심한 게 악영향을 미쳤을까요? 8ㅁ8 도핑만 믿으시면 안 됨요...내일 쉬시는 날 아니면 몸 따끈하게 하시고 일찍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ㅠㅠ 오?? 합동 훈련 아이디어 좋아 보여요!! 그런 거 잘하다 보면 빡센 전투에서 합동기 써서 효율을 높일 수도 있을 거 같고요 ><
>>906 로운주 따수운 레스다!!! 안녕하세요오오오 어서오세요오오오 ><
>>913 수경주 으앗!!! 원격 조종이 아니었군요. (서연아 보고서 잘못 썼다......ㅋㅋㅋㅋ ) 암튼 수경이가 초밥 값도 정리하고자 한다면 서연이는 서연이대로 돌려 줄 방법을 궁리할 수밖에 없겠어요(뭐로 한다.........??) 야근 근무 고되신데 쉬는 시간에 한숨 푹 돌리셨길요
>>915 >>916 >>917 새봄주 어... 저 이 레스 읽기 전까진 정인쌤은 당연히 여자지!!! 하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겉모습만으로 넘겨짚다간 실례할 수도 있겠네요(동공지진) 크리에이터전에서 은우 대사가 얼마나 절절했기에 새봄이가 저렇게 오해하고 있었나 한번 보고 와야겠어요👀👀👀👀 으아 으아 감사해요 @ㅁ@ 지금 철현 선배랑 일상만 봐도 새봄이가 찐텐으로 축하해 주는 게 보여서 고맙더라고요!! 호칭은 앞으로 일상에서 만나면 흘러가는 대로 정해 보자구요>< 모 모두에게 반응하는 정도까진 못돼요@ㅁ@;;;;;;;;; 아예 못 따라가는 경우도, 따라가려다 놓치는 경우도 많고 그래요^^;;;;
>>919 >>921 혜성주 앗 앗 @ㅁ@ 다행이에요!!! 해명해야 하는 드립은 망한 거라 배워서 찔렸는데 언짢으시게까지 해 버렸으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기분 상하신 게 아니시라고 말씀해 주셔서 안심했어요! 감사해요 >< 바른생활 어른이 ㅎㅎㅎㅎㅎㅎ 밤이 순삭되는 게 억울하고 아쉽긴 하지만 피곤하실 땐 쉬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선택은 혜성주의 몫!!!
>>939 여로주 안녕!!!!!! >>938 빛을 맞이해라 혜성주!!! 그러면 편안해질 것이다!!! >>936 새 팝콘!!! >>931 레벨 5되면 발가락에서도 쏠 수 있나요? ㅋㅋㅋㅋ 아마 가상의 손가락에서 쏠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918 푹 쉬어요!!!!!!!!!
"....그래서.. 대신 사줄 수 있나요..?" -이젠 하다하다 저한테 그런 거까지 시켜요? 하지만 저도 사야하니까 그김에 해주죠! -갈비뷔페와 디저트 뷔페를 같이 하는 건 반칙이니까 꼭 사야하고요! 그리고 케이스는 응용으로 거의 불릿타임과 집중력의 극한을 시전하며 할인까지 한 예약권을 구매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으...으으.... 오늘은 더는 무리... 5장이나 샀어... 잠깐동안 정말로 약물을 투여받은 느낌이어서 그런지. 조금 멍하게 기대앉은 그녀는 퀵으로 배송된 예약권을 받은 뒤 그 중 두 장을 수경에게 건네주려 합니다.
-무엇에 쓰던간에. 안 받는 게 좋을 거에요... 그렇죠..? "...알아요. 그러고 싶어요." 받음으로써 모든 것을 청산하기 위해서. 라는 생각을 하며 수경은 곱게 포장한 갈비&디저트 뷔페 예약권을 서연의 테이블 위에 놓아두려 했을 겁니다. 두 장인 건 둘이서 가라는 얘기였을까요...
수경: 받고 그냥 감사해주시기만 해도 괜찮아요 수경주: 나도못가본디저트뷔페를 수경: 처음에는 해산물뷔페를 생각하셨다면서요. 수경주: 거긴 우리나라에서 젤 비싼 뷔페 모티브라서 그건 아무리 너라도 좀... 무리지 않을까.. 너도 호텔그거는 성하제 교환권으로 가는거잖어...
리라는 치즈색 코트를 가진 울상의 고양이를 마주본 채 손에 쥔 뭔가를 들이밀었다. 짭짤한 냄새가 나고 바삭바삭해보이는 이리라표 고양이 간식 겸 장난감은 나비 내지는 나방의 모습을 한 채 자신들을 짓누르고 있던 손가락이 떨어지자마자 천천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날갯짓에 맞춰 풍기는 익숙한 간식의 향기에 찡찡이의 분홍색 코가 움찔거린다.
드릉드릉. 드릉드릉! 점프!
"잡았!... 아이고."
사냥 실패!
"우오오오오옹." "아니야, 찡찡이는 할 수 있어. 다시 한 번 해보자!" "므애오오오오오옹."
아. 드러누웠다. 리라는 요즘 부쩍 동그래진 반려 고양이를 바라보다가 짧은 한숨을 내쉰다. 결국 직접 잡아서 먹여주고 말았다.
" 고기라.. 혹시 육사시미 좋아해요?! 아, 혹시 날음식은 안 좋아하려나.. 안 좋아하면 바로 말해줘요. "
왜 육사시미냐고? 레벨 5 라는 신분으로 누군가에게 식사를 대접하기에는 삼겹살이나 고기뷔페는 조금 그렇다는 것. 그렇다고 뭐 최고급 소고기나 어디서 많이 들어본 꽃등심이니 뭐니 하기에는 엄청나게 투머치하다는 것. 그래서 육사시미가 제일 적절하나고 판단한 것ㅇ... 사실 서한양이 육사시미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다. 방금 한 말은 전부 핑계였고... '고기'하니깐 한양이 좋아하는 육사시미가 생각난 것이었다. 그나저나 이미지로 보면(?) 고기는 굳이 찾아서 안 먹게 생겼는데, 역시 분위기나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되겠어.
" 혹시라도 나중에 진짜로 쓸 거면 완장은 빼주시고 써주세요.. 장난이고요. 새봄양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까봐 한 걱정이었어요. 선배들이야 뭐.. 이미.. "
이미에서 말끝을 흐리며 살짝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사실 저지먼트인 사람을은 인지하기 쉽지가 않겠지만, 밖에서의 저지먼트의 인식은 단순히 '코뿔소'를 넘어서, '정의로운 괴짜들'이란 이미지가 강할 것이다. 왜냐니.. 굳이 이유를 계속 설명해야겠어. 지금 이 글을 보면서 흠칫한 당신. 당신 역시 포함이야. 아, 물론 나는 아니고(??). 나야 뭐 오히려 괴짜 이미지를 줄여주려고 노력했지.
[5개월 전]
타학교 빌런 : 당신이 이렇게 나오면 목화고 저지먼트의 인식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서한양 : 아주 X 같아지겠지, 븅X같은 년아.
[현재]
흠흠. 나 없었으면 코뿔소를 넘어서 아예 불도저란 호칭이 붙었을지도 몰라. 그나저나.. 새봄양 지금 오해가 풀린 거야? 아주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네.. 방금은 눈물을 닦느라 얼굴을 가렸다면, 지금은 그냥 쪽팔려서 가리는 거지?
" 그 만큼 아저씨에 대한 애착이 강했나보죠. 아, 물론 다른 방향으로요. 여튼 이거 세은이가 들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아, 새봄양이 아니고 은우한테 큰일이요. 그래도 아직 다른 사람한테는 얘기하지 않았나봐요?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