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단호하다. 얼마나 강하든 싸울 생각이라니. 그러면서도 시커먼 수박네가 밝혔던 바를 바탕으로 그네들의 우선순위를 가늠하기도 한다. 나무를 보기 바쁜 자신과 달리 부부장은 숲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정도면 뭐 더 드릴 말도 없다. 그저 노파심 한마디가 버릇처럼 나올 뿐.
" 그래도 혹시 모르니 웬만하면 혼자 다니지 마세요. "
이쪽은 그나마 가볍게 넘어가지는 화제인데 반해 저지먼트의 계획에 관한 건 아니었다. 폰도 툭하면 해킹(???)당하는데 부실이라고 안전할까. 앞서 떠든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이제부터는 조심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커리큘럼 외에 사이코메트리의 편리함을 느껴 보긴 거의 처음 같기도??) 그래서 서연은 한양에게 실례하겠다는 의미로 눈짓을 보내고는 한양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흡사 말소리처럼 머릿속을 울리는 한양의 생각. 다른 것보다 퍼클의 통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으시단 게 반가웠다. 근데 위크니스의 대안이...... 완전히 상상 밖이다??? 퍼클들보다 더 강해진다고? 그 1등이라는 유니온보다도 더?? 게다가 왕이라니 이건 또 무슨;;;; 그건 전근대 체제잖아...;;;;
" .................. "
말이 안 나왔다. 말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참는 게 아니라 그냥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장난이라고? 진짜?? 농담인지 진담인지까지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보고픈 충동이 매우 강하게 일었으나, 가까스로 참았다. 보안상의 이유로 능력 쓴다고 해 놓고 허용하지 않은 영역까지 캐내 버리면 사기꾼이다. 참아야 하느니.............
애써 이어지는 한양의 생각에 집중하노라니, 한양은 인첨공의 기술력이 알려진 것 이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일리가 전혀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서연이었다. 핸드폰 하나도 1년이면 구식이 되는데, 뭐든 해낼 거 같은 기술력으로도 15년째 레벨 6이 안 나올 이유가 없다. 그 감춰진 기술을 손에 넣으면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렇게 강해지면 퍼클을 제어할 수 있다. 이거 정리하면 최강자로서 위에서 군림하면서 사회를 통제하겠다는 의미잖아?! 앞서 한 인첨공의 왕 얘기 농담이 아닌 거 같은데??!!
" .................. "
당장은 가능만 하다면 신박한 돌파구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의 퍼클들을 통제하는 데나 통할까 말까인 임시 방편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 부부장이 생각하시는 사회가 되면, 결국 최강자가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누구든 해칠 수 있는 힘을 지녔으면서도 요행히 정신 똑바로 박힌 인간이길 기도 메타로 바랄 수밖에 없잖아................. 아니, 그거도 문제지만 더 무서운 건;;;;;;;;;;;;; 서연은 다시 메모앱에 할 말을 적었다.
[ 퍼클의 통제를 풀 생각이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부부장은 부장과 오래 알고 지내셨을 텐데도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안심했어요. 근데 부부장께서 추측하신 대로 레벨 6 이상을 구현할 기술력이 있다면, 그게 부부장을 습격했던 그 깡통한테 먼저 이식됐을 거 같아요. 부부장을 습격했을 때는 이식을 안 했다손 치더라도, 앞으로 이식해 버리면 그땐 어쩌죠;;;;?? ]
situplay>1597046206>966 철현주 여기에 동의하는 입장이면서도 '안전'과 다른 가치의 딜레마 상황에선 누군가에겐 공포스러운 걸 피하고픈 지극히 당연한 욕구가 누군가에게는 존재 등을 부정하는 억압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면 착잡해지고 마네요 (이건 새벽 갬성 아니고 야밤 갬성인가;;; )
오늘 커리큘럼은 안티스킬의 호출이었다. 또 살인 사건이래서, 것도 연구원이 살해당했대서 못 볼 꼴 보겠다 각오하고 갔는데, 각오한 것보다도 더 끔찍했다. 온통 피칠갑에 피해자의 장기가 태반은 없어... 도저히 안 되겠어서 밖에 나가 한바탕 토하고서야 겨우겨우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했는데, 그러자마자 또 토할 뻔했다. 범행 목적이 자기 연구원을 안 죽이면서 시커먼 수박네에 합류하기 위함이다. 당연히 범인은 내 또래 고등학생. 이게 무슨 미쳐 돌아가는 상황이야........ 차마 말이 안 나와서 버벅거리니 안티스킬의 거짓말 탐지기가 가차없이 숨기는 게 있다고 반응해 버리더라. 수박. 저 기기 테스트시킬 때 좀 덜 성실하게 할걸. 내 속 안 읽히게 방어는 못 하나? 혜우 납치했던 패거리네 빨간 눈깔 수박은 잘만 했는데. 결국 다 털어놓고 나니 아주 탈탈 털린 기분이다......
급작스러운 누군가의 방문은, 비사문천 아지트를 발칵 뒤집었기 충분했다. 알려지지 않은 비사문천 아지트를 직접 찾아온 사람-안드로이드지만-이 있다는 것, 그 사람-안드로이드지만-가 어르신이 비사문천 캡틴을 초대했다는 사실이 퍼지면 그것또한 곤란하다. 안드로이드의 방문 목적을 듣자마자, 야차가면을 쓰고 있던 K가 이마를 짚고 서있는 캡틴을 쏘아보듯 물끄러미 바라봤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길래 아지트 위치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쪽에 들어가는거야? 캡틴." "....조금 생각해보면, 위치를 눈 감아주고 있던 걸지도 모르죠."
K의 으르렁거리는 것 같은 물음에, 안드로이드가 건넨 안대를 받아들며 캡틴이 지극히 평온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스트레인지에서 어르신이라는 거물의 부름을 받았음에도 기이할 만큼 변함없는 태도로 비사문천 캡틴은 안대를 쓰기 직전 K를 향해 눈길을 향했다. 이질적으로 일그러지는 노이즈 흔적 너머로, 새파란 눈동자가 드러난다.
"걱정하지 마세요. 설마하니 죽이지는 않을테니까요."
잠시 노이즈 너머로 드러났던 새파란 제 눈동자를 안대를 이용해 제 손으로 가리며 비사문천의 캡틴, 혜성은 느릿하게 말을 뱉어냈다.
온갖 소음들을 헤쳐 달리는 익숙하지 않은 호버택시를 탔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제 능력이 소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인지 안내를 따라 안대를 벗은 혜성은 한손을 귀가 있는 위치에 댄 상태였다. 툭툭. 귀에 들어간 물을 빼는 것 마냥 손바닥으로 두드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던 혜성의 걸음이 인지저해 프로그램으로 가려져서 동요가 드러나지 않는 얼굴 표정 대신 동요를 드러냈다. 그 어르신이라는 사내와 관계가 있어보이는 이상 단순히 스트레인지 정서를 잘 알고 있을 뿐인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낯익은 목소리를 듣자마자 떠올린 생각이었다. 처음 스트레인지에 발 들이고 가장 먼저 K에게 들었던 엔지니어라는 존재가, 자신과 같은 저지먼트 출신이라고 생각도 못했지. 아니면 내가 그만큼 스트레인지와 저지먼트에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라바나라는 이름의 여인이 인사를 할 때, 혜성은 비사문천의 특징적인 새하얀 정장 바지 주머니에 한손을 넣으며 느릿하게 눈 굴렸다. 스트레인지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을 비사문천의 캡틴인 자신을 불러들이면서, 둘이나 되는 대리인을 불러둔다고. 둘이나 듸는 대리인을 불렀다는 걸로 비사문천의 몸값이 올라가는 건 모르겠지만, 어르신이 비사문천의 캡틴을 호출했다는 사실이 스트레인지에 퍼지면 골치 아플 건 분명하다.
젠장. 이래서 들키지 말았어야했는데. 한숨이 나올 것 같지만 상황에 맞지 않다. 태오와 라바나라는 이름의 여자가 소개를 끝내고 나서야 혜성은 건방져보이지 않을, 하지만 너무 굽히지 않는 정도의 목례를 까딱 해보인다.
"저에 대해서는 어르신께 전달 받으셨을테지만 인사드리죠. 비사문천이라는 작은 집단을 이끌고 있는 캡틴입니다."
거래를 제안한다고? 무슨 거래? 잠깐만. 방금 무슨 말을 들은거지? 가르쳐? 뭘? 인사를 하기가 무섭게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혜성은 제 머릿속이 온통 물음표로 가득 들어차다못해 폭발해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인지저해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여서 다행이지,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얼떨떨함과 어이없음, 그리고 불신에 찬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을 걸 생각하니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이다.
등줄기에 흐르던 식은땀은 곧장 식고, 식은땀이 식어 남은 곳에는 차가운 서늘함만이 남았다. 테이블 위에 펼쳐지는 서류. 인첨공에 사는 근 3년 남짓 되는 시간동안 엮여본 적 없는 자들의 인적사항을 스트레인지의 비사문천 캡틴이라는 위치가 되어서야 눈에 담았다. 스트레인지에 들어서기로 마음 먹은 이상, 이렇게 될 줄 알았으나 그 시기가 너무 빠르다.
내 발로 그 남자를 찾아갔으니 내 스스로 스트레인지의 광기에 발 디딘 걸테지만.
"...좋게 표현하자면 스트레인지에서 시작되는 또다른 언론 플레이가 인첨공에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키는지 경험해보라는 이야기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스트레인지가 인첨공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해보라는 이야기군요."
라이터 부싯돌을 몇번이고 누르며 가만히 서서 이야기를 듣던 혜성은 느릿하게 입 열어 읇조리듯 고저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둘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혜성은 재킷 포켓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짙은 딸기향이 섞인 희뿌연 연기를 한숨 대신 뱉어낸다. 생각해보자. 저 제안을 받아들여도 비사문천이 위험해질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비사문천의 몇 되지 않는 규칙들에 어긋나는 것도 없으며, 되려 피를 보지 않고 소문만을 퍼트리면 되는 역할이라 쉬운 일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말로, 위험하지 않은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일이 틀어졌을 때 가장 먼저 잘려져 나갈 수 있다.
"신경 쓰이는 점은.. 그래요. 소문을 퍼트린다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일이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연구원의 신원을 보호하는 일에는 우리 비사문천의 전력을 넣어야하는 상황입니다. 인원이 적고, 스트레인지는 현재 소란스러우니 자경단은 한 사람만을 지키고 있는다는 선택지를 함부로 선택할 수 없지요."
한 손에 쥔 라이터로 서류들이 흩어진 테이블 한구석을 톡, 부드러이 두드린 혜성은 느릿하게 웃었다. 기괴하게 변조된 웃음소리가 짧고 음울하게 울렸다.
"하지만 재밌군요."
K의 말대로, 혜성은 멀쩡한 얼굴을 한 또라이였다. 언젠가 태오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저지먼트에 있는 사람들 모두 또라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안그래도 제 귀에도 거슬리던 상황이었으나 워낙 가진 힘 부족하여, 달리 할 수 있는 일 없었는데 어르신의 가르침을 받지요. 제가 정치에 소질은 없으니, 알려주시는대로 따라가보겠습니다."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저지먼트처럼 강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본인을 습격하는 녀석들이 어떤 녀석인지는 기록하고 도망칠 수 있는 녀석들이니깐.
[ 퍼클의 통제를 풀 생각이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부부장은 부장과 오래 알고 지내셨을 텐데도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안심했어요. 근데 부부장께서 추측하신 대로 레벨 6 이상을 구현할 기술력이 있다면, 그게 부부장을 습격했던 그 깡통한테 먼저 이식됐을 거 같아요. 부부장을 습격했을 때는 이식을 안 했다손 치더라도, 앞으로 이식해 버리면 그땐 어쩌죠;;;;?? ]
' 죽겠죠. 다른 방법이 없어요. 기술이 있음에도, 이식을 안 한 것은 인첨공의 윗놈들이 다 한 패는 아니란 걸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기술의 통제권을 가진 사람을 포섭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퍼스트클래스 이상의 무력을 낼 기술이 실제로 없어서 위크니스를 실행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경우의 수는 널리고 널렸죠. 제 추측이 맞다는 보장도 없으니. '
' 근데 애초에 퍼스트클래스의 해방에 대해서 저하고 논해봤자, 얻어가는 것도 없을 텐데요. 난 솔직히 거기에 관심은 없어요. 통제할 수 있으면 좋지만, 뭐 알아서 잘 하라고 하세요. '
' 내가 집중하는 것은 인첨공의 계획을 완전히 갈아서 엎어버리는 거에요. 우리요..아, 나는 제외일 수 있으려나. 인첨공의 계획에 따르면 폐기 당하잖아요. 가만히 있으면 분명 죽을 운명이라고요. 저는 위크니스가 해방되고 말고를 떠나서 이 계획을 엎어버리는 게 우선이에요. 아, 필요에 따라서는 위크니스를 해방해서 퍼스트클래스의 힘을 빌릴 수도 있겠지. '
' 그들이 폭주하고 말지는 미지수에요. 하지만 인첨공이 우리를 폐기하려는 건 확정이지. 그렇다면 어떤 걸 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되는지 답이 나온다고 봐서요. 저는 그저 선택을 한 거죠. 선택에 따라오는 리스크는 너무나 당연한 거고요. '
" 우리 부원들은 대부분 전자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서요. 사실 더 급한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
" 서연양은 어떤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래서 저한테 이런 걸 묻는 거 같은데. "
묵직한 물 폭탄을 맞은 기분이었다. 별별 걱정 다 했으면서 정작 4렙 이하는 살해한다는 계획이 진짜로 실행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었으니. 한양은 그 계획이 100% 실현될 것이라 보고 있다만, 그 정도로 위험성을 높게 보지 않는대도 끔찍하긴 마찬가지다. 그쪽은 실행되면 꼼짝없이 죽으니까.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죽이지는 않을 거란 생각은 너무 안일했다. 그 지원금이 사육하는 가축들에게 주는 사료나 마찬가지가 아니라는 보장이 없으니. 서연은 폰에 적었던 내용을 지우고 다시 입력했다.
[ 더 좋은 방법이 있었다면 진짜 좋았을 텐데요... 죄송해요. 막막해서 여쭤봤었어요. 살던대로 가만히 사는 것도, 뭔가 해 보는 것도 똑같이 막막해서. 지금도 막막하긴 비슷하지만, 부부장 덕분에 조금은 차분해질 수 있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부부장은 예외일 수도 있는데도 '우리'가 폐기당할 운명이라고 말씀해 주신 것도요. ]
그냥 뒤가 없다고 생각해야겠구나. 이제 앞 말고는 갈 데가 없다고. 인첨공에 오는 걸 마다하며 너무 나한테만 유리한 거 같은 조건은 의심해야 한다던 보육원 친구의 말이 다시금 떠올랐지만, 이젠 후회하기도 늦었다. 선택에 따라오는 리스크를 수습할 방도나 궁리해야지. 그래서 폰은 주머니에 넣고 입을 뗐다.
" 징징거려서 죄송해요. 저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볼게요. "
" 음...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
토실이를 살짝 쓰다듬고서 헛기침을 했다. 종잡을 수 없지만, 확실히 굉장한 분이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히 중심을 잡을 것 같은, 그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정줄 잡게 해 줄 거 같은 사람. 이래서 부부장이신 걸까. 암튼!!
서로 떨어진 자리에서 보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러니 영화를 보기 가장 좋다는 열의, 붙어있는 좌석으로 예매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손가락을 붙잡았을 때, 의아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던 그 시선에 금은 어떻게 반응했던가. 고개를 슬쩍 기울이며, 묘한 미소와 함께 이번에는 자신이 당신의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어낸다. 마치 간지럼 태우듯 듯한 손길로 방금 전 당신이 했던 행동을 의식 시키는 것이었으니, 시선을 피하는 것에 더더욱 그래왔을 것이었다.
"그거면 괜찮습니다. 음료수는 아- 음, 콜라로 하겠습니다."
당신이 주문하는 동안 잠깐 걸린 메뉴판을 살필 적에 금은 커플 세트에서 시선이 머문다. 그리고 주변의 다른 커플들 의식하며, 자신과 당신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손을 잡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비밀스러운 말을 속삭이는 지금. 우리는 주변에 있는 이들과 같을까. 금은 잠깐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려 했을까. 계약처럼 엮인 관계. 그렇지만 지금은 서로를 보고 웃으며, 영화를 보는 그런 주변의 커플과 분명 같을 것이라 금은 생각했다.
"언니랑 같이 보게 되어서 더더욱이요. 응."
소중한 것을 품에 안듯이, 팝콘을 받아 든 금은 당신에게 생긋 웃어뵌다. 상영관으로 나란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금은 갑자기 궁금하다는 듯, 당신에게 묻는다.
연구소와 병원을 오가는 와중에 유준이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느닷없는 귀가 조치에 무슨 일인가 하고 빤히 쳐다봤더니 그는 말없이 가라는 고개짓만 했다.
"진순이가 데려다 줄 거니까 따라가." "야호! 이쁜아! 집에 가자!" "아오 저 망할 X. 밖에서 기다리라니까."
그새를 못 참고 연구실에 고개를 들이밀어 팔까지 파닥대는 진을 보고 유준은 욕을 참지 않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진은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해맑게 웃으면서 얼른 나오라며 손짓을 하고 있었다. 하던 거 마무리는 하고 싶었는데, 더 있다간 유준의 혈압이 폭발할 듯 해서 마무리를 그에게 맡기고 후다닥 짐을 챙겨 나갔다.
"유후! 이쁜이 겟챠! 준아! 나 다녀올게-!!!"
내가 나오자 온 연구동이 떠나가라 큰 소리로 외출을 고한 진이 내 손을 덥석 잡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집에 가기 전에 드라이브 한 바퀴 조지고 갈까, 이쁜아!" "미친 X아 곧장 집으로 가!!!"
하도 크게 말해서 들렸는지, 뒤에서 유준이 일갈하자 진은 잠시 뒤를 힐끔 봤다가 혀를 낼름 하더니 나를 데리고 냅다 뛰었다.
그렇게 늦저녁에 예정에도 없던 3학구 드라이브를 조져버리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집에 도착한 건 연구소를 나와 한 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내일 보자, 이쁜아!"
개인 차량으로 나를 내가 사는 빌라 앞에 내려준 진은 내가 방범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보고서야 창 밖으로 손을 흔들며 떠났다. 요란해보이는 외관과 달리 조용하게 미끄러지듯 사라지는 차 뒤꽁무니를 보다가 에휴, 한숨을 쉬며 내 집으로 들어갔다.
띠 띠 띠 띠, 삐리릭, 철컥.
"아이구야..."
어쩐지 어마어마한 피로감이 몰려와 집에 들어가자마자 냅다 거실 바닥에 퍼질러졌다. 순식간에 축 늘어지는 몸이 물 먹은 솜마냥 무거웠다.
그대로 엎드린 채 골골대고 있으니 저멀리 아장아장 걸어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자그맣고 폭신폭신한 무언가는 내 옆으로 오더니 나를 이리저리 툭툭 건드리며 살폈다. 나는 으에에 소리를 내며 부들거렸다.
"나 쓰레기 아니야- 안 돼- 버리지 말아- 후루-"
후루, 라고 명명된 그것은, 일전 성하제 때 리라가 만들어낸 토끼 인형이었다. 시작은 카페 일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복실하고 귀여운 외관으로 인기가 많아져 처분하는 대신 원하는 사람에게 나누어졌었다.
얼마 전, 강당이었나, 아무튼 한바탕 인형 빨래가 있던 날, 슬쩍 가서 고개 디밀어보고 가까이 있던 인형 하나 슥 집어왔었다. 지금은 내 집에서 소소한 청소 도우미로 잘 지내는 중이었다.
...가끔 늘어진 나를 치워야 하는 이물질 취급하는 것만 빼면 말이지...
"아- 알았어 알았어- 방에 들어가면 되잖아-"
무시하려고 했으나 끈질긴 툭툭거림에 결국 못 이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밍기적거리면 괜히 더 귀찮아질 것 같아 거의 튕기듯 몸을 일으켜 방에 들어가기 전에 물이나 한 잔 마시려고 부엌에 갔다. 가서 유리로 된 물컵을 꺼내 들고 냉장고로 몸을 돌렸는데
순간 아찔, 하며 눈 앞이-
쨍그랑! 쿠당탕...
일시적으로 시야가 암전된데다 비틀거린 탓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겨우 들린 소리로 보아 유리컵이 떨어져 깨졌고 나는 그 위 혹은 옆에 넘어졌다는 것만 파악할 수 있었다.
넘어질 때 바닥을 짚은 손과 다리의 일부가 뜨끈하고 아릿했으니까.
"후우, 후으..."
간신히 숨만 추스리고 눈을 깜빡이자 시야가 천천히 밝아졌다. 예상대로내 손과 다리의 일부는 붉다 못해 검게 물들고 있었다. 지혈을 하기엔, 박힌 조각이 그대로 심겨질 테니 불가능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의료 키트를 가져오도록 시킬 후루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자그마한 토끼 인형에게 내가 방에 둔 전용 키트를 가져오게 시켰고 몸집보다 큰 키트 가방을 질질 끌며 온 후루에게 잘 했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차분히 키트를 열어 핀셋과 탈지면, 거즈 등등을 꺼내놓고 모자란 손은 후루에게 지시하며 손과 다리의 유리조각을 무사히 제거했다.
"...이건 또 왜 이렇게 깊게 박혔어...?!"
임하기는 차분하게 임했는데, 손짓은 거칠어 내 손과 다리가 좀 처참해졌다. 그런데 뭐, 까짓 거 회복시켜 버리면 감쪽같아지니 아무렴 어떨까. 마지막으로 이곳저곳 헤집어 유리의 잔해가 남진 않았는지 확인하고 너덜한 피부를 말끔히 회복시켰다.
단지 그 모든 걸 끝낸 후에 고민은...
"아... 이거 언제 치워..."
선혈과 유리조각 낭자한 부엌과 잡다하게 사용한 도구들의 소독과 내 몸이 샤워와 기타 등등, 이었다.
"너어 얌전히 있어. 피 묻으면 내가 빨아야 한다고."
자기가 치우겠다며 알짱대는 후루를 그마나 멀쩡한 팔에 안고 귀찮아-를 한 스무번 남발한 후에야 밍기적밍기적 일어나 그 자리의 뒷수습을 할 수 있었더랬다.
늦게나마, 약도 두어 알 주섬주섬 주워먹고...
"야호- 준아 나 왔ㅇ겍!" "이게 돌았냐! 지금 시간이 몇 시야?! 내가 곧장 데려다 놓으라고 했잖아!" "아 흐- 그렇다고 정수리를 찍냐! 드라이브 한 번 했다고 겁나 쩨쩨하게 구네!" "옘병, 드라이브 중에 걔 쓰러졌으면 수습할 자신은 있었고?" "엥? 쓰러져? 멀쩡하게 놀다가 들어갔는데?" "아슬아슬했겠지- 하, 니X, 너 또 X랄 할까봐 알려주는데, 걔 빈혈이 심해. 특히 최근엔 바빴으니까 더했지." "어어 그럼 이쁜이 창백한게 그거 때문이었어?!" "그래 X신아. 내가 작작 놀리랬지. 아무튼 빈혈 심한데다 신경도 먹통이 심해. 아침에 일어나다 쓰러진 적도 수십번이다." "앗 아앗 우리 이쁜이 어떡해! 그거 낫는거지 그치?" "체질과 지병엔 약도 없다는 말 모르냐. 아주 극진히 모셔도 살만할까 싶은데 지가 그 X랄 하고 다니니 오죽하겠냐." "하와와 진순쟝 무섭고 걱정되는 것이와요." "알았으면 두 번은 내 말 무시하지 마라." "아으- 그런데 오늘은 괜찮을까?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정 뒤질 거 같으면 연락하는데, 오늘은 없네. 냅둬. 약은 줬으니까." "으으음-" "또 또 X랄병 돌릴 생각 하지." "엣, 아닌데 아닌데." "그럼 따라와. 나 대신 연구소 청소나 해. 말 안 들은 벌이다." "으게- 쌤 저 벌칙은 싫어요오옷-" "여물고 따라와라." "느에에-"
-어쩌죠... 저렇게 상태가 안 좋은 건 간만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녀입니다. 오늘은 그 존재도 밖에 나가게 될 거니까. 데려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 들썩거리는 가슴. 거친 숨... 형편없이 깨진 것 같은 느낌... 무난하게 두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이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이미 사달은 났습니다.
[나와 계속 마주치게 두는 건 날 더 화나게 하기 위해서에요?] [이런 (검열되었습니다) (검열되었습니다)] [그래요.어디까지 가나 보죠?] 퍽. 하는 소리가 들리고 스친 상처에서 피가 흐릅니다. ........눈이 두 쌍. 이건.. 못보여주겠네요. 봤다가 그대로 뒤로 넘어가면 오늘 못나간다고요?
-진정해 주세요. 자연스러운 손가락으로. 단백질이 아니기에 더 날카로운 손톱으로 아예 뜯어내고 싶다는 듯이 구속을 뜯는 그녀가 이 고통을 전가하겠다는, 알아라는 목적으로 이성을 잃고 묵직한 것으로 내리치려 하는 것은 첫번째만 성공했습니다. 고통을 전가해... 너는 내가 느끼는 걸 몰라.. 라는 말을 웅얼거리다가 그녀는 푹 쓰러졌습니다. 그녀가 능력으로 고통을 흐릿하게나마 흩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했다는 점도 있었을지도요?
-도와.. 주시겠나요? 어우.. 앞 보여요? 시야가 새빨갈 것 같은데 말이지요? 묵묵부답으로 그녀는 침대같은 것으로 그녀를 옮겨주었습니다.
-잠깐 나가기 위해서는 커리큘럼에 준하는 이동을 생각하고 믿어야 해요. -자. 손을 잡고. 같이 나가요... 그 존재 또한 같이 나갈 일이랍니다... 방해하는 것을 전부 떨치기 위해서, 능력을 강화해서 잠깐 나가기 위해서... 수경은 능력을 사용했지요.
-그런데. 이걸 어떻게 데리고 가죠. -그렇다고 질질 끌고갈순 없잖아요...? -이 존재는 못끌고가고요. "....미안해요 케이스." 이동하고 나서 반쯤 기절한 그녀를 어떻게 데리고 갈지에 대해서 고민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그건 어찌저찌 해결했을 거에요. 자기가 잠깐 정신을 차려서 앉아있을 데로 케이스와 그존재도 덤으로 데려가주거나...
//아녜스 센터에서 멍하게 앉아있는 수경이가 보이고 나서 장소이동하고 수경이가 제 멱을 잡던데 어쩌겠나요. 아녜스 센터에서 멍하게 앉아있게 해야지...
시선과 시선이 마주칠 때는 의식하지 못한 채, 눈 마주치고 천천히 두어번 눈 깜빡이다가 곧 제 행동을 상기시키는 것 마냥 똑같이 해보이는 금의 행동에 혜성은 그제야 제 행동을 의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깨를 살짝 움츠리며, 느릿하게 눈 돌렸다. 가을로 접어드는 날씨에도 아직 영화관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안그랬으면 자신이 한 행동을 의식했을 때 홧홧하게 차오르는 열로 뜨끈해진 얼굴을 가라앉히는데 부던히 노력해야했을테니까.
자주, 당연하다는 듯 잡았던 손을 갑자기 의식하는 게 새삼스러운 기분이었지만 말이다. 혜성은 손으로 다시 제 입가를 꾹 눌러 가리고, 열로 뜨끈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려했다.
"음.., 그럼 난 사이다로 바꿀까. 아니다. 나도 그냥 콜라로 해야겠다. 그렇게 주세요."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동요하는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차분함을 가장하여 카라멜 팝콘과 콜라 두개를 함께 주는 세트 메뉴를 주문하고 계산까지 마치고 나서야 달아올랐던 얼굴의 열이 가라앉는 기분에 잠시 한숨을 내쉬려던 혜성의 어깨가 눈에 띄게 움찔한다. 손을 의식하기 시작하니,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별거 아닌 스킨십에도 의식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평소 자연스레 해왔던 행동을 이렇게 의식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아, 아까 뛰어와서 땀을 좀 흘렸는데 괜찮으려나. 잠깐 어쩔 줄 모르고 머뭇거리며 헤매던 혜성의 새파란 눈동자가 도록 굴러서 제 어깨에 기대고 있는 금을 잠시 바라보더니 살짝 가늘어졌다.
금의 말을 듣고 작게 키득키득 웃은 혜성은 고개 기울여서 금의 머리에 제 머리를 잠깐 기대고 짧게 부비적거리고 들어올렸을 것이다. 주문한 팝콘과 콜라 두개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영화..? 으응, 아니. 그러고보니 여기 와서는 영화관에서 영화 본 일이 거의 없네. 영화관 자체가 오랜만이야. 새로운 영화보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금이는 어때?"
영화 자주 보는 편이야? 콜라 두개를 양손에 들고 상영관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물음에 대답한 뒤 혜성은 흘끗 곁눈질로 금을 바라보며 질문을 되돌렸다. 도착한 상영관에서는 광고가 흘러나오는 소리와 함께 상영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춘 커플 두어쌍이 표를 확인받고 입장하는 중이었다.
"직진 후 바로 보이는 갈림길 왼쪽에 하나, 코너를 돌자마자 둘. 그리고 미로 끝 벽 뒤에 커리큘럼용 타켓 셋 포함해서 총 다섯." "다섯이 끝?" "옆 커리큘럼실에서 연구원이 겁에 질려서 떨다가 패드 떨궜다는 것도 말할까요?" "에이 씨, 쪽팔리게. 여하튼 탐지하는 건 이제 숨쉬듯이 자연스럽네. 이게 레벨 4인가." "....응용력이 좀 부족하지만요."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느껴지는 불쾌한 감각은 익숙하지 않아서, 혜성은 의자에 앉은 채 담당 연구원이 던지듯 건네주는 진통제를 양손으로 받아들었다. 알약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그러면 약물농도 일정량 유지하던 게 빠져서 부작용이 펑펑나오고 약물농도가 다시 안정을 찾을 때까지(완전 빠지는 것에 익숙해지거나, 다시 적정 농도로 회귀하거나. 근데 상정이니까 후자겠지..) 흐늘흐늘 정신을 잘 못차리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취사선택이 가능합니다(?)
연지에서 와서 대체 뭔 일이냐고 물을듯....하고.. 수경은 진술을 거부하겠지만(저지먼트 활동 중에 일어났다(리버티 사건 이후로 흉흉함을 이유로 들수도 있다)...같은 말도 할수있다) 그런 게 조금씩 쌓이니까 안나오면(*개인이벤트 시작하면) 의심을 하게 됩니다(나름 개연성을 챙기기 위한 발버둥)
로벨이라는 옛 연구소가 있는데 여기가 인첨공에서 유달리 혹독한 데로 유명했는데...(그래서 매운설정 나올때마다 로벨연구소 이자식들 대체 이런데를 제치고 혹독하고 무서운 그런걸로 꼽히다니를 외치는 수경주) 한번 망했는데 음지(*암부)로 숨어들어서 현시점에서 슬금슬금 수경이를 잡아채가려 하다가.. 진짜 잡아채는 데 반쯤 성공해서..
>>235 히익; 먹힌다! (뒷걸음질) 아냐 말랑하고 단것도 좋아해. 젤리나 푸딩도 좋아함. 퍽퍽한거 좋아한다는 건 아니었지만 먹고 목 막힐 때쯤 달짝지근한 음료수 마시는 건 좋아할 것(이러기) 스콘? 좋아하지 않을까. 오너는 안먹어봤는데 딸기잼과 버터 바르면 맛있다고 들었어(??) 아 납득 기름 뜨거운건 있지 뜨거운 기름에 입술 데여가며 먹는 게 제맛이긴 한데 우리애들은 절대 식혀서 먹어 순찰하다가 붕어빵 발견하고 하나씩 입에 물고 가는 거 귀여울 것 같아
태오의 앞에는 흰머리를 가진 남성이 앉아있었다. 따스한 금빛 눈은 물에 풀어 흙을 모조리 벗긴 사금처럼 찬란했고, 꿀처럼 부드럽다. 눈과 입 주변에 새겨진 희미한 주름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었고, 머리는 최근 잘랐는지 목 주변을 맴돌았다. 남성은 따스한 김이 피어오르는 유자차를 한 모금 마시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쪽이 제 안전까지 고려할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당신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그간 투자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하여 내린 조치일 뿐이지요…." "선생님께 큰 감사를 드려야겠군요." "당분간은… 위험하더라도 4학구가 아닌 3학구에 거처를 마련해 드릴 테니…… 그곳에서 숨어계시면 됩니다." "아스트라페는? 깨었다 들었는데요."
남성의 부드럽고 친절한 어조는 누구나 호감을 느낄 법하나, 태오는 다르게 느꼈다. 자신이 가진 능력 탓이다. 남성의 속내에는 깊은 불신과 예민함,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다. 묘하게 기대하는 듯한 감정을 애써 무시한 태오는 제 몫으로 나온 차가운 커피를 마셨다.
"깨었어도…… 당분간 쉽게 활동하진 못할 겁니다." "그렇군요. 다행이에요, 요즘에는… 알겠지만, 여러 사건이나 검문이 좀 많아서." "능력을 유지하기…… 힘들겠지요. 이해합니다……."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요." "그런고로…… 본론을 얘기하다면…… 명령이 하달되었답니다. 지금은 그 어떠한 접촉도, 활동도 하지 말아 달라 하시더군요." "이해합니다. 3학구에는 쉽게 활동하지 못한들 아스트라페의 관할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에어버스터가 활동 중일 테니." "……." "요즘 그 녀석은 어떻답니까. 내 얼굴을 죄다 갈아버리고 그분을 모독하며 능력으로 배불리는 이단이니 잘 살고 있겠다마는." "예, 무엇보다 잘 살고 있으나 그분 아래에서는 평등하겠지요." "신앙심 가득한 발언이군요. 그분께서는 어디에서나 듣고 계시니,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
지금 발언하는 모든 것을 전혀 믿지 않고 있으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기는. 태오는 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손을 모아 깍지를 꼈다. 차가운 온도에 그만 이슬이 맺힌 잔 때문인지 손끝이 축축했다.
"긍휼한…… 은혜를 내 눈으로 보았으니 말이지요. 기뻐하셨다면 좋을 텐데요." "은혜라. 그러고 보니 바다에 삼켜진 나의 빛무리를 알고 싶은데." "바다는 무엇이든 포용하고 진취적이지요. 다만 순환은 퇴행을 낳고 끝내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니…… 아무리 태양인들 첫걸음을 떼는 법이랍니다."
남성은 머그컵을 만지작대던 손을 우뚝 멈췄다.
"아하, 그렇군요. 좋은 말씀입니다." ─ 그것들이 기어이 내 연구 결과를 부정했다 그거지.
태오는 느릿하게 허리를 기울였다.
"부디 2학구로 가지 않길 바랍니다. 목숨 보전해 주겠다고…… 이 내가 손을 더럽힐 정도인데, 욕심 하나 가지고 숨통 날아갔다간 손해가 커서요." "……유념하도록 하지요. 그렇다면 무화 씨." "네에." "질문 하나만 해도 됩니까?" "물론이지요." "본명은 그렇다 칩시다. 그렇지만 데 마레 출신임을 어째서 숨겼나요?"
아하, 이것 때문에 그리 경계를 하며 내게 능력을 써 어떻게든 틈새를 파고들려 했나.
"그쪽이 첫째에게 정신이 팔려 날 잊은 겁니다. 윤 선생." "……하하! 많이 컸군요.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며 무엇이든 읽어대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쓸데없는 감상에 젖기보다는 내 요구 조건도 들어야 할 텐데요……. 한 3개 정도." "목숨의 대가 치고는 가볍군요. 어디, 들어봅시다. 태오 학생."
태오는 느릿하게 다리를 꼬았다. 이미 머리에서 무언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첫째, 연산식 굴리는 거 다 읽히니까…… 외형 유지하는 것 빼고는 그만두시지." "……허." "둘째,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직 때가 아니니 대기하라 하셨습니다." "예. 마지막은?" "제사장이라는 신분으로 정정당당히 데 마레로 가고 싶지 않습니까?" "저지먼트라는 껍질을 쓰고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될 텐데요." "……."
그러게요. 태오는 눈을 휘었다. "어떻게 됐니." "좋아 죽더군요……." "고생 많았단다."
호버가 상용화된 인첨공이라지만 아직도 자동차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미래의 산물을 좋아한들 그 시대의 멋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확실히 못 박듯 검은 세단에 기대서있는 서휘는 검은 머리카락에, 코트 차림이다. 퍽 멋스러운 차림이었다. 태오는 서휘에게 다가갔다. 허리를 숙여주는 배려에 뺨에 가볍게 입술을 댄 태오는 눈을 감고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쉬고 싶어요." "조금만 시간을 내주렴." "일이 더 있을까요." "아니, 재봉사가 일을 잘 해주었거든."
번쩍 들려 안긴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서휘는 그 모습이 놀람의 표현임을 잘 알았다. 어깨 위에 손을 얹은 태오는 균형을 잡으며 서휘를 내려다보았다.
"……혼자 입을 수 있는 걸까요." "가능하기야 하지." "입는 거 도와달라 하면 혼낼 건가요?" "그때 그 드레스처럼?" "마음대로." "하하! 당돌해졌어, 상품 주제에."
태오는 문을 열고 자신을 조수석에 앉히는 서휘의 태도에 얌전히 눈을 감았다. 안전벨트까지 손수 매어줬을 때, 태오는 손을 훅 뻗어 서휘를 끌어당겼다. 부드럽게 맞닿고, 이마를 기댄 태오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모조리 읽었다는 듯, 한 글자씩 똑바로 발음했다.
>>244 그야 아무튼 알면서(?) 달달이 좋아해서 간식거리 쥐어주면 미아핑 찍으면서 받을거고 뭐 집중하고 있을 때 이거 머겅 하고 단거 입에 넣어주면 날름 받아먹는 이혜성임. 식사로 제격이라면 그걸로 됐다 원래 자취생은 영양밸런스 안맞춰서 먹는 게 국룰이랬어 옹알옹알 추운날에 밖에서 먹는 길거리 음식이 짱이지 크윽 먹고 싶다 인첨공에서 먹어줘야만 헛소리 왱알
맞아 시장떡볶이 특유의 그 꾸덕한 고추장 물엿 섞인 건강 나빠지는 맛!!!!!!!! 돌려줘!!!
혜성이... 한번은 금이가 붕어빵 사왔는데 혜성이가 너무 맛있게 먹음 그 모습이 귀여워서 매일 사옴 근데 하루는 붕어빵 안 사오는데 시무룩함 혜성이 왜그러냐고 물으니까 "붕어빵 포장마차가 안 열어서 오늘은 붕어빵 맛있게 먹는 언니의 귀여움을 못 본다"고 하소연함 그 말 들은 혜성이 n차 덕통사고 당함 하는 적폐도 슈룩
>>266 ㅋㅋㅋㅋㅋㅋ나폴리탄 호떡가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떠나서 먹으면 어째서 두배로 다치는 것인가 워낙 따끈따끈해서+혜우가 고쳐줄 걸 감안해서 만드느라 왕 따끈따끈인 탓인가
>>267 잉. (밈미 한입 더 먹음) 후후 귀여워☺️ 저지먼트 서류업무 할 때 옆에서 금이가 통에 든 초콜릿이나 마이쮸 같은 거 입에 쏙쏙 넣어주는 거 보고싶다 쏘 테이스티 쏘 러블리 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아 그게 맞긴하지만!ㅋㅋㅋㅋㅋ 안대 혜성이 영양밸런스 맞춰야 해 목화고 급식 힘내라(학교식당을 바라봄) 크윽 나도... 저번 겨울에 좀 아쉬웠어 현실은 여름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쉬울 뿐🫠 여긴 이제 아이스의 시대야
아진짜맛잇겠다 🤤🤤🤤🤤 꾸덕하고 건강나빠지는맛⬅️떡볶이의 정수. 떡볶이의 이데아. 암튼그런거. 이런 떡볶이는 요즘 것처럼 토핑 이거저거 안 들어가도 맛있었는데 말이지... 우리 동네에는 순대에 떡볶이 소스 올려주는 것도 있었어 그거 맛있었는데 돌려내🫠🫠
>>272 잉 (한입 더 먹혀서 옴폭해짐) 금이라면 진짜 하나씩 입에 넣어주면서 흐뭇해할 것 같아ㅋㅋㅋㅋㅋㅋ후....사랑스럽다 정말. 그러니 리라랑도 서로 초콜렛이든 마이쮸 같은 거 나눠먹어줘. 기왕이면 랑이 무릎 위에 리라가 앉아서(끌려감) 에베벱 리라주도 긍정했대요 에베베벱. (얄밉!) 겨울에 막 그런거 먹으러 찾아가기엔 겨울날씨가 너무 혹독했다 마지라잌 북극..아니 남극? 아무튼....(흰눈) 그치 인첨공에서 애들 먹여버리면 된다. 불끈. 몇번이나 물이랑 양념 넣고 끓이고 끓여서 떡이랑 오뎅 흐물흐물해져서 거기에 튀김 섞어먹으면 꿀맛이었는데 잉... 진짜? 와 짱맛있겠다....진짜 돌려줘
정하랑 청윤이도 이 둘은 어묵... 어묵 냠냠하고 어묵국물 들고 순찰 다니는데 정하가 능력으로 안 식게 해서 순찰 끝날때까지 따끈따끈한거 보고싶다 근데 다음에 똑같은 상황 생겼는데 그때는 국물 온도 유지(?) 안해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종이컵 대신 청윤이 손 잡고싶어서 그랬다고 대답해줬으면 좋겠다 (적 ㅍㅖ!!!)
여로이경 이 둘은 호빵(수제라 안에 뭐 들어있을지 모름 랜덤임) 여로가 이걸로 손님한테 게임 걸 듯 "안에 뭐 들어있는지 맞추면 공짜~ 대신 틀리면 하나 더 사가야 함~" 이러는데 블러핑 쩔어서 아무도 못맞춤 (손님: 서러워요) 나중에 가게 뒤쪽에서 열심히 호빵 만들던 이경이가 와서 여로 볼 한번 꼬집어줌 손님 그만 놀리라고
조각상, 법관, 재판장, 정의의 여신... 여러 이름으로 불렸던 당신은 더 이상 정당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의 어리석음이자 업보입니다. 예에, 참으로 그렇지요. 그렇기에 당신은 알 수 있을겁니다. 더 이상 인간들은 당신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저희는 이제 과거의 업보를 청산하러 나아가렵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주신 공명정대한 재판들을 잊지 않으리라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야 인간들은 잊겠지요. 우리에겐 망각이라는 나약함이 있는걸요. 다만 당신의 존재만은 기억될 것입니다. 그야 인간들은 기억하겠지요. 우리에겐 펜이라는 강한 칼이 있는걸요. 이제 그만 그 자리에서 내려오시지요. 무얼, 굳이 힘을 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가 직접 내리막길을 만들어드릴테니. 당신은 그저 미끄러지면 될 일입니다.
[유죄다.]
쿵!
단 한마디에 머리 위에서 거대한 단두대가 내리꽂힌다. 미처 피하지 못한 인원들이 그 날카로운 칼날에 두 쪽이 난다. 뒤쪽에서 빠득, 하고 이를 가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사실 그럴만 하다. 이미 전투가 시작되고 몇 시간이 지난 상황인데 딱히 나아진 것이 없었다. 갈려나간 인원이 몇인데, 우리가 입힌 피해라고는 어깨의 견장 한 짝을 날려버린 것 밖에 없었다. 사실 그게 피해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조각상이라 고통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할 수 있는건, 그저 공격을 퍼붓는 것 뿐.
[대체 언제쯤 그만두실 생각인가요?] [슬슬 의미 없다는걸 아셔야 할 텐데요.]
그래도 지금까지 싸운게 아예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는지, 드디어 그것이 입을 열었다. 다만 목소리는 평이한 것이, 입 밖으로(사실 입이 진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뱉은 말의 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양이다.
" 닥치세요. 빨리 부서지기나 하시죠. " [제가 왜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한 말투. 당연히 이해하길 바란건 아니지만, 수십의 인간을 일격에 쓸어버릴 힘을 가졌으면서 저런 천진난만한 말투를 지껄이는걸 보고있자니 열불이 터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무시하는건 강자의 권리고, 우리는 지금 명백히 약자다. 저것의 팔이라도 한짝 떨어트리지 않는 이상 동등해지긴 힘들테다. 그래도 우리에겐 물량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지금은 조금 열세를 보이더라도, 저것의 권능이 영원하지는 않을 터. 시간은 당신의 편이 아닐 것입니다. 조각상이시여.
이 소리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쿵? 쾅? 펑? 아무튼, 이윽고 그것의 팔이 터져나가면서 커다란 소리가 울렸다. 본부 인원들이 미친 집중력을 발휘하여, 대괴이탄환을 똑같은 곳에 정확히 79번 때려박은 결과였다. 물론 그 와중에 죽은 인원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기존 투입된 인원은 본부의 30%, 그걸 100%로 치환했을때, 죽은 인원은 거의 40%정도. 팔 하나 떨구는데 그 정도의 인원이 소모된 것이다. 심장을 터트리려면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건지.
그 때, 떨어져나간 자신의 팔을 바라보던 조각상이 가장 가까이 있던 인원에게 남아있는 손을 뻗는다. 그것이 공격이라고 생각한 인원은 재빨리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당신은, 무죄입니다.]
예상치 못한 말이 그것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우리는 보았다. 그것의 '무죄 선고'를 들은 인원이, 어린 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것을.
후일담 Q. 혜성이가 저렇게 유죄 무죄를 측정할 정도로 정의 가치관에 대해 투철한 사람인가요? A.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역할은 자기보다 정의 가치관이 더 투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넘기는 타입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근데 왜 저렇게 썼는고 하면, 인간을 어린아이로 생각해서. 라는 생각을 할거라고 유추해서입니다. 그야 꼬맹이들이 빽빽거리면서 누가 잘했네 못했네 하고있으면, 어른들은 자기 주관으로, 또는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하면서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판단해주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유죄 무죄를 판단했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적폐 캐해지만...) 근데 자기랑 큰 상관도 없는 그 꼬맹이들이, 합심해서 자기를 막 때리면 말이죠. 그야 다음부턴 신경쓰기 싫을거 아니에요? 그런 느낌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직접 글을 쓰는 입장이지만, 아무래도 확정짓고 쓴다기 보다는 '그렇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쓰니까요.
" 흐음.. 뭐 그렇다고 제가 완전히 옳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저의 생각일 뿐이지. 감사할 필요까지야,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
한양은 다 마신 콜라캔을 염동력으로 꽉 쥐어서 찌그린 후에 일반쓰레기통에 넣다가, "아" 라는 소리와 함께 콜라캔을 다시 꺼낸 후에 '플락스틱/캔'이라고 써진 쓰레기통에 다시 집어넣는다. 분리수거를 하는 부원들이 이걸 누가 일반쓰레기에 버렸냐고 욕할 수도 있어서.
" 징징거려서 죄송해요. 저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볼게요. "
" ......... "
한양은 서연의 다짐에 잠시 말 없이, 무표정으로 빤히 쳐다보았을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쯤에 한양은 천천히 입을 열었을 것이다.
" 그래주면 고맙죠. 하지만 이건 알아두세요. 위험한 곳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것만이 용기는 아니라는 걸요.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외면하고, 묵묵히 평소처럼 본인의 길을 걷는 것도 용기랍니다. 혹여나, 이 일에 뛰어드는 것이 분위기가 대부분 대항하자는 분위기이기에, 은우나 저 혹은 다른 부원들에게 미움을 받기 싫다는 이유거나 무조건 이 일에 뛰어들어야 된다는 충동 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서요. 나는 대의고 뭐고 일단 개인의 의사부터 존중하는 쪽이라. "
" 뭐 자기자신이 제일 잘 알겠지만요. "
이어서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는 서연의 말에 한양은 고개를 끄덕이며 " 네~ 말해봐요. 저 시간 많으니깐 괜찮아요. " 라며 대답을 했다. 서연의 부탁을 들은 한양은 싱긋 눈웃음을 짓고, 나긋나긋 말했다.
자신은 그저 선택했을 뿐이다. 한양의 그 말은 서연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고 어찌할 수도 없는 나중보다 지금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자는. 만에 하나라도 몰살 계획이 실행되는 사태를 막는 게 최우선. 나머진 그 다음!! 답지 않게 답도 없는 큰 문제부터 걱정하다, 저 스스로도 정리되지 않은 심정을 아직 안면도 제대로 못 튼 선배에게 쏟아 버린 게 부끄러워졌다. 한양이 염동력으로 콜라캔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분리수거 하는 모습도 무의식중에 당장 소용 없는 생각은 분리수거해야 한다는 인식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그러는 사이 한양의 얼굴이 무표정해졌다. 빤히 보는 시선에 자기한테 뭐라도 묻었나 옷과 손을 확인해 보는 서연이었다. 뭘 묻히진 않았는데. 뻘쭘함에 두 손 모아 얼굴을 가리는데 생각지 못한 당부가 울렸다. 놀라웠다. 부원이 부의 방침에 따르는 걸 환영할 법도 한데, 이분은 정반대로 군중 심리에 휩쓸릴 것을 염려하고 있다. 정식 부원이 되기 직전 부장이 해 준 얘기가 떠올랐다.
" 싸움이 무서우면 싸우지 않아도 되고 물러서도 돼. 싸울 수 있는 이가 싸우면 되니까. 그 대신...싸우는 이들이 못하는 것을 네가 하면 되는거야. 알겠니? "
개개인의 입장과 의사를 그렇게나 존중할 수 있다니, 부장도 그렇고 부부장도 그렇고 대단한 분들이다. 서연은 토실이가 흔들리지 않도록 붙든 채 고개를 꾸벅였다.
" 분위기 때문이었으면 정기회의 날 생각해 보겠다는 말씀도 못 드렸을 거예요. 저도 살고 싶으니까,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제 어린 시절과 비슷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하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건 해 보겠다는 거예요. 잘해야 정보 캐내기 정도겠지만요. "
" 그래도 그런 부분까지 신경써 주셔서 감동했어요. 부부장께 면담 신청하길 잘한 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
만화영화처럼 이걸로 갈등 끝, 이제 직진 쌉가능. 그런 게 될 리는 없다. 그래도 일단 큰 방향은 잡은 느낌이다. 내친 김에 정신 승리도 해 본다. 어쩌면 퍼클 문제도 그렇게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지도 모른다고. 나라 사정을 아무때고 좌우할 수 있는 대재벌에게 언제 나라를 파탄낼지 모른다며 폭탄을 심지 않아도(심지어 폭탄 심자는 소릴 하면 그 사람이 수박으로 몰릴 거다...) 큰 문제는 안 생기니까. 그건 나라를 엎는 거보다는 나라를 유지하는 게 대재벌에게도 더 이익이어서겠지? 그와 마찬가지로 폭주하지 않는 쪽이 퍼클에게도 더 이익인 세상이 된다면 최악의 사태는 막아지지 않을까? 막연하기 그지없는 망상이지만, 그런 희망이라도 갖고 싶은 서연이었다.
그랬다가 친절하지만 깨끗한 거절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어색한 웃음이 나와 버렸다. 타인과 일정 거리 이상이 필요한 분이시구나. 그런 분인데 취하시면 그렇게 거침없어(???)지신단 말이지. 제 2의 인격쯤은 될 법한 격차가 놀라웠지만, 그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서연이 왈가왈부할 영역도 아니거니와 자신부터가 술 취했을 때 친구 붙들고 울고 부는 바람에 박제됐던 흑역사가 있는지라 사람이면 입을 다물어야 할 거 같았다. 여러모로 굉장한 분이니 친해질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기회가 되면 부장한테처럼 내 편의점에 걸어 놓을 사인도 받고 싶지만! 아직 그럴 때는 아닌 듯하다.
다만 한 가지는 궁금했다.
" 아, 근데 부부장 그날 옷... 콜라 얼룩 아예 안 빠진 거예요?? "
폰을 flex하시려다 셔츠만 운명을 달리했(???)던가. 흰 셔츠에 콜라 얼룩이면 제거하기 쉽지 않을 텐데. 아까 셔츠 더럽힌 놈들이라고 치를 떨기도 하셨고.
>>421 >>423 혜성주 미래의 혜성 언니가 과거의 혜성 언니한테 해 주는 말이 어쩐지 슬퍼요 898ㅁ988 어른이 된다는 게 꼭 반가운 의미만은 아닌 거 같아서 그런가 봐요... 피폐한 어른미라니, 뭐든 감싸 줄 거 같으면서도 다가가면 위험한 그런 고혹적인 느낌일까요? 그러실 수 있죠 무리하지 않으시면 된 거예요!
>>428 캡 으아......... 이제 고작 중3이었던 애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은우 세은 남매도 운명 한번 디게 기구했네요...어휴;;;;;
서연의 생각대로 한양의 머릿속에는 퍼스트클래스에 대한 해결은 저 너머에 있었다. 불확실한 위험보다는 확실한 위험을 먼저 막아낼 생각이 자리 잡혀 있었다. 앞에 집은 불타고 있는데, 소화기를 사용하거나 119를 불러야지.. 불난 집 앞에서 어떻게 하면 불에 탄 재산들을 복구하는지 궁리부터 하고 있냐.. 이 말이었다.
" 분위기 때문이었으면 정기회의 날 생각해 보겠다는 말씀도 못 드렸을 거예요. 저도 살고 싶으니까,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제 어린 시절과 비슷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하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건 해 보겠다는 거예요. 잘해야 정보 캐내기 정도겠지만요. "
한양은 서연의 대답에 눈을 아래로 내리깔듯이 살짝 감고는, 옅은 미소와 함께 입으로 작은 숨을 뱉어냈다. 사실 평범한 인상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무난한 성격이라서 꽤나 소시민적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단단한 내면에 살짝 놀라서 지어진 미소였으니.
" 좋아요. 이 정도면 서연양도 억지로 하는 게 아닌 거지. 대신에..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신입이 120% 로 일하는 것만큼 팀을 위험하게 하는 건 없으니깐. 일을 하면서도, 너무 앞만 보지 말고 주변도 둘러보고요. 안 그러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잘하던 일도 못하게 되더라고. "
서연의 의지를 듣고는,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이와 동시에 혹여나 일에 잡아먹히거나 목표에 너무 집중해서 자신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에 이런저런 한양의 의견을 들려주었다. 서연은 신입이라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잠깐 동안이라도 정신이 피폐해진 애들이 적지는 않았거든.
서연이 한양의 취한 모습을 다시금 기억해내고 있었지만, 한양은 그런 게 없었다. 첫 잔부터 필름이 끊긴 녀석이니, 서연의 흑역사 역시 알 리가 없었다. 혜우에게 츄르를 먹어봤냐거나, 금에게 크라운을 다 금니로 떼우냐는 질문 역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본인은 뒷풀이 때 한 잔만 먹고 바로 뻗어서 잔 걸로 기억하고 있다니깐.
" 아.. 그게.. 지금 세탁소에 있어요. 얼룩..빠지겠죠. 그래서 나도 리버티랑 싸울 때 까나리 액젓 가져가려고. "
한양은 냉장고를 염동력으로 열고, 적어도 1.5리터는 되어보이는 까나리 액젓통을 자신의 손으로 가져온다.
이어지는 한양의 말에도 내심 감탄을 금치 못한 서연이었다. 의욕이 앞서면 저지먼트가 위험해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직 출동 경험이 부족한 서연으로서는 오롯이 실감하기 어려웠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 있다는 말은 알아듣고도 남았다. 혜우 납치 사건 때 세뇌당한 채 저지먼트에게 닥돌했다가 다친 사람들을 보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멘붕했던 걸 기억하기에. 그런 부분도 짚어 가며 셀프 케어를 권하다니, 부부장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한마디로 만렙 베테랑. 어디 홀로 내던져져도 무사히 귀환하실 역전의 용사 같은 느낌? 서연은 머리 위의 토실이를 품으로 옮기며 대답했다.
" 그럼요~ 잘 살자고 하는 저지먼튼걸요! 토실이도 챙기고 주변도 둘러보고 할게요!! "
" 아, 성하제 때 리라가 그렸던 토끼 메이드 중 하난데요, 혹시 부부장도 입양받으셨어요? "
성하제 끝나고 강당에서 세탁된 토끼 메이드가 못해도 수십 마리는 됐으니. 부부장도 그럴 의사만 있었다면 한 마리 이상 데려올 수 있었을지도?
복잡하던 머릿속도 화제도 한결 가벼워져 마음이 풀어져 있는데, 서연이 셔츠를 언급하기 무섭게 한양에게서 미묘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어 냉장고 문이 열리더니 대용량 까나리액젓이 둥실 떠올라 한양의 손에 날아들었다. 결국 서연은 시험에 들고 말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더없이 진지하고 노련하던 부부장이 까나리액젓으로 시커먼 수박의 옷을 더럽히겠다며 치를 떠는 아득한 격차에 폭소가 터지기 직전이어서다. 속절없이 필사적인 웃참챌. 까나리액젓을 염동력으로 날리는 광경이나 시커먼 수박이 그 시커먼 옷을 킁킁거리다 옷 갈아입으러 가는 모습 따위가 상상되어 버려서 환장할 지경이다. 눈코입 다 가린 채 흐느끼다시피 했다가 귀까지 빨개지고서야 가까스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 부부장께 원한 샀다간 큰일나겠네요. "
누구든 작은 하마를 건드리면 수박되는 게 아니라, 누구든 부부장을 건드리면 수박되는 거 같다.
>>433 수경주 8989ㅁ8989898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10살 위가 뭐예요!! 백세 시대에 최첨단 하이 테크놀로지를 달리는 인첨공인데 100살 위도 노려 봐야죠!!
>>434 한양주 까나리 액젓통 보고 제가 한 10분은 웃어 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38 리라주 역시 리라는 누구든 품어 주려는 카나리아예요^^ 그나저나 역시 지호 언니가 다쳤던 게 매우 큰 상처였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애기 리라한테 전하는 두 번째 세 번째 메시지는 맴이 따수워져요 >< 저지먼트에 이어 안티스킬로 진로 확정인 줄 알았는데 아직 아이돌이 될 수도 있는 거였군요!! 결혼은 한다면 역시~~~~??
>>443 >>453 캡 10년 후에도 인첨공이 남아 있단 말입니까?? (◀인첨공이 붕괴되고 모두 탈주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은 인간) 어? 코뿔소들 하드코어 골라 버린 건가요? (오싹)
>>447 철현주 xx에서 딥빡이 느껴져서............. 그래도 저런 말을 자주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목표한 만큼을 자주 해냈다는 의미 같기도 해요. 로또 번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루를 시도한 직원들 덕에 일을 잔뜩 떠안은 건가요? 과연 철현 선배는 인과응보의 살아 있는 증거가 될 것인가 ㅋㅋㅋㅋㅋㅋ
>>457 승엽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빠따가 본체예요?? 본인의 촉? 육감?에 대한 확신이 있는 승엽이군요.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뚝뚝하고 츤인데 모르면 유죄일 거 같은 사심 멘트예요 ㅎㅎㅎㅎㅎ
>>469 혜우주 혜우는 과묵하군요. 어라? 듣고 보니, 그때그때 상황이 다른데 자주 하는 말을 딱 집기 어렵기도 하네요. 미래의 혜우는 희망을 확실히 찾은 거 같아서 보기 좋아요 >< 회사에 갈리는 연구원 루트는 귀엽고 발랄한데 ???의 멤버 쪽은... 암부로 빠졌을 때 저렇게 되는 걸까요?
>>493 리라주 사람 갈아서 에너지로 쓰는 건 가성비 구릴 거 같다고 말씀드리려다... 설마 퍼클들을 무한동력(???)으로 삼아 버리나 했어요? (동공지진) 오? 지호 인첨공 방문 가능한가요? 그게 되면 리라도 지호도 아프고 쓰고 매운 과거는 청산하고 한 발 나아갈 수 있길 바라요^^
>>506 승엽주 ..................야구팀 롯데 해체하라는 거 맞죠? 대체 어떤 팀이기에......ㅠㅠㅠㅠㅜㅠㅠㅠㅠ 앗 아앗 @ㅁ@;;; 미래의 승엽이가 과거의 꼬꼬마 승엽이한테 고민 상담을 한다!!?? 이런 전개는 예상 못 했어요!!! 가장 가능성 높은 건 안티스킬인가요!! 리라가 안티스킬이 된다면 동기나 선후임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꿈이 이루어지는 루트는 퍼클보다 더 높은 인첨공 대표이사?!!? (범죄자루트는 다메요오오오오오 ㅠㅠㅠㅠㅠㅠㅠ )
" 좋아요. 혹여나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고요. 우리 애들이 코뿔소 기질이 다분해서 그렇지.. 심성이 착해가지고 혼자서 삭히다가, 문제가 터져서야 도움을 요청하더라고요. 서연양, 아니.. 그 이후로 들어오는 후배님들부터는 안 그랬으면 해서. "
서연의 머리 위에 앉은 토실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삐뚤어지게 표현하지 말 것. 베테랑으로 보이는 서한양도 결국 사람이다. 성인군자의 마인드를 생각했으면 더욱 더 틀렸고. 오히려 역효과만 낼 뿐이었다. 한양 역시 무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 얘 왜 이러지..? 무언가 힘드나..? ' 가 아닌 ' 이 놈 싸가지 진짜 없네? ' 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한양에게 삐뚤어지고 모난 표현 속에 숨겨진 고충을 느끼라는 건 너무나 큰 욕심이거든.
" 토끼 메이드요...? 음.. 아니요.. 리라양이 그런 것도 만들었구나. 근데 저는 어차피 못 키워요~ 지금 강아지를 두 마리나 키우고 있는데, 토끼까지 키우려면.. 나 피곤해서 죽어~ "
토끼 귀엽지. 그런데 키울 여건이 안 돼. 책임지지 못할 거면 그냥 포기하는 게 옳아. 그나저나 서연만 입양받은 게 아닌 것 같은데.. 1학년 중 대장토끼도 입양을 받았으려나? 갑자기 토끼를 보니깐 생각나서 말이야.
그 와중에 한양은 서연이 갑자기 얼굴을 가리고, 서서히 붉게 변한 것을 보고는 왜 그러는지 의문에 빠지기 시작했다. 애초에 본인을 적대하고 괴롭히는 사람을 어떻게 담그는지 본 이성들은 '잘생겼다.' '강해..듬직해..' 가 아닌 이성들마저 '건드리면 진짜로 죽이는 거 아니야?' '무서워..' '왜 저래..진짜로 미친놈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외모와 평소에 보이는 친절한 언행이 깨끗하게 잊혀질 정도로. 본인 역시 이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연애감정은 절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 그렇다면 왜 그러는 거지? 무언가 캥기는 게 있는 아이는 아닐 텐데. 흐음- 물어봐도 얘기는 안 해주겠지?
헛소리 일발장전 이혜성 서사야...스토리가 어떤 엔딩을 맞을지 모르겠지만 안티스킬 루트는 초기랑 다르게 완전히 폐기가 될 상태고 이대로 쭉 서사 진행하면 이중생활을 유지하며 스트레인지 내 인지도가 있으며 밖에서는 최대한 눈에 안띄는 평범한 생활을 하지 않을까 싶음 안티스킬과 자경단 둘다 하는 루트도 생각해봤는데 그랬다가는 이혜성이 여러의미로 큰일날 것 같아서(?)
...루트 이야기라면, 정하는 스레 초나 지금이나 되는대로 사는애라(컨셉상도, 굴리기도) 그냥 확률적인건데...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라거나? 아니면 좀 노는언니로 헛소문난 예체능(디예)쪽이라던가? 아니면 뭐... 안티스킬...인데, 이건 솔직히 좀 옅긴 합니다. 주변 사람이슈라던가, 차라리 7급 공무원이면 몰라요 진정하주무관
리라는 암부 가면 조직원보다는 사용되는 사람이 될 거 같은데(근데 딱히 지시를 잘 듣지도 않음) 승엽이가 거 선배님 깝깝하게 구시네<<이런대사 쳐주면 좋겠다 망상 so good
>>535 뇌터짐4배이벤트 한번에 4배라니 당신 대단해 😇 목 닦고 기다릴게...
>>536 마히다(우물우물) 처음이랑 달리 안티스킬 루트 완전 폐기된 게 좀 씁쓸하면서도 혜성이가 걸어온 길 생각하면 그럴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해... 당장 나리한테 정치 배우는 것만 봐도 🫠 그치만 이런 혜성이도 좋아 걍 3학구 스트레인지 씹어먹고 치안유지 기깔나게 해보자 쿠베라 렛츠고.
수경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좋은_꿈을_꾼다면_무슨_내용 지금 그녀에게는 좋은 꿈이 존재하지 않아요. 영원히 좋은 꿈으로, 심연으로 가라앉음이 그녀의 끝이겠지요?
자캐의_형제_남매_설정을_풀어보자 넷...이 가장 가깝긴 했죠. (넷이란? 네명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보육원 내의 집단. 연구소 아이도루 유닛 비슷한가라고 보면 편하다..) 소형-소년소년한 웜화이트 포니테일or댕기머리 연노랑눈. 생각보다 장난기있고 밝은 편에 속하는 성격이긴 한데 한번 기분이 내리꽂히면 회복하기 힘들어하던 타입.
리라(동명이인)-보라색 머리카락.. 내려묶은 양갈래 머리. 보라색 눈. 머리카락보다 눈에 흰색이 좀 더 섞여있어서 연보라한 계열에 가까웠음. 의외로 시니컬한 타입의 성격. 약간 츤데레스러운 느낌도 있었을지도.
케이스-쿨화이트 포니테일 벽안. 넷일 당시에는 좀 자신감 없고 가라앉은 타입의 소심한 느낌의 성격이었고 지금도 그것에 가깝다. 발랄한 것은 지금이나 이전이나 가면에 가까워요.
자캐의_교복_입는_스타일은 정석이고 약간 낙낙한 편이긴 했지만 홀스터같은 것들 때문에 묘하게.. 조이는 그런 느낌이 있었을지도요. 그 옷주름이 잡히는.. 그런거라던가.
A의 오늘 풀 해시는 나중에_크면_나랑_결혼_하자_라는_말을_들었을_때의_자캐반응 누구한테서 듣느냐라던가 언제 듣느냐라는 것에 따라 다르지만 인첨공 들어오고 초기에 들었으면 정말로 그래줄거에요? 같이 순진하게 생각했을지도. 그리고 그걸 빌미로 심리적 지배같은 그런거로 써먹다가 버려졌겠지만 그런말을 듣지는 않았고..
바람으로_우산이_뒤집어진다면_자캐는 비오는 날 나가지 않지만 우산이 뒤집어지면 이분도 나풀나풀거려서 누가 잡아줘야 해요(?)
모카고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자주_하는_말은 "...이번만이다?" 과거의_자신을_만난_미래의_자캐가_해주는_한마디 "하아아아....어디부터 이야기해줘야할까. 일단 저지먼트는 들어가지마. 그리고 나중에 목화고 입학하면 2학년에 이청윤이라고 도서관에 자주 들르는사람 있거든? 가서 볶음밥이야기해. 생긴거? 으음... 예뻐. 일단. 그리고 백발청안. 뭐? 남자가 이쁘냐고? 아니 하...으음..됐다 그냥 일단 가"
미래의 정하가 현재의 너에게 "일단...집은 빨리 알아봐. 그리고!!! 에어버스 주식사! 딱히 상관없는데 에어버스터 결혼 찌라시 돌고 엄청 떡상했어! 380배정도! 사실이냐고? 몰라 오늘 아침 10시일이라. 이따 은우오빠한테 물어봐냐해 진짜냐고"
"연락? 당연히 하지. 청윤언니...? 아, 자기? 그땐 아직 그렇게 불렀었나~...생일지나고 둘이 저기 저번에 피자먹으러 갔던 호텔있지? 거기서...음... 아니다 너한텐 좀 일러. 아 그리고 거기 룸서비스 유료니까 적당히써! 하룻밤에 서비스값만 83만원이나왔어!"
자캐의_나이를_열살_올려보자 그래도 27! 진정하 주무관 혹은 척척석사 진정하가 된다! 돈? 썩어넘친다!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친절한 말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이번 면담 신청부터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였으니. 한편으로는 혼자서 삭힌다는 저지먼트 부원도 이해는 됐다. 서연도 아마 조금이라도 냉철한 사고가 가능한 상태였다면, 부장과 친분이 있는 부부장에게 퍼클 제어가 필요하단 소릴 할 엄두는 못 냈겠으리라. 그렇게나 멍청해진 상태였기에 제가 뭘 바라는지도 모른 채 속에서 들끓던 말과 감정을 앞뒤 안 가리고 퍼부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그 상대가 부부장이었어서 다행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두 번 세 번 생각해도 제 처신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니 종합하자면
" 네~ 다음엔 오늘처럼은 말고! 육하원칙에 따라 제대로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
그나저나 리라도 '양'이구나. 나름 오래 함께해 온 부원이고 차기 부부장인데도. 정말로 타인과 일정 거리 이상 유지해야 편안한 성향이신가 보다.
" 토실이는 사실 인형이라 샴푸로 씻겨 주기만 하면 되... "
말하다가 강아지를 그것도 두 마리나 키운다는 한양의 말에 놀란 서연이었다.
" 우와!! 둘이나요? 강아지는 매일 산책 시켜야지 않아요? 부부장이 안 계실 때 외로움 타진 않나요? "
토끼 메이드야 실상은 인형이라 사료도 필요 없고 배설물 처리도 필요 없고 병도 안 걸려서(대신 불씨 근처에도 데려가선 안 되지만) 반려동물의 예쁜 점만 누릴 수 있다지만, 진짜 생명체면 그만큼 책임감도 무거워지지 않을까. 어휴, 엄두도 안 난다. (당장 룸메부터가 날 죽이거나 퇴사시키고 말걸.) 그런데도 진짜 생명체를 기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 어떤 개예요? 몇 살이에요? 사진 있으시면 봐도 될까요? "
얘기하다 보니 이 어려운 선배가 어떤 분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진 기분이다. 공적인 면에서는 철두철미한 FM이신데, 사적인 면은 의외로 느슨하달까? 감정에도 충실하시달까? 또 왼뺨을 맞았다간 눈눈이이 정도가 아니라 때린 인간의 얼굴을 즉각 아작낼 성향이다. 요약하면, 우리 편일 땐 최고 든든한데 적이면 최고 위험한 타입!! (덤으로 술 드셨을 땐 특히 피해 있자.) 그래도 선공형은 절대 아니신 듯하니 나만 처신 조심하면 괜찮...지는 않나? 시커먼 수박도 콜라 사태까진 예상 못 했을 텐데.
" 명심할게요. 부부장께 원한 샀다간 정말 뼈도 못 추릴 거 같거든요. "
" ...라고 말씀드리자마자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
서연은 한양이 쥐고 있는 대용량 까나리액젓을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에이, 암만 그래도 이 말 한다고 원한이야 사겠어? 부부장이 그 정도로 쪼잔하진 않을 거야.
" 리버티가 바로 봐도 거꾸로 봐도 정신 나간 수박들인 건 맞는데요, 걔네도 부부장이 폰을 콜라에 빠뜨리거나, 콜라에 빠진 폰이 컵을 자빠뜨리는 거까지는 예상 못 하지 않았을까요...? "
그거까지 의도했다면 시커먼 수박네는 미래를 그냥 내다보고 있는 수준이니 이 난리를 치지도 않았을 거다.
"요즘애들은 그런거 몰라요. 7이 제가 써본 마지막 OS에요." 물론 XP라는게 있었다~라고는 듣긴 했지만 말야. 물론 그래도 깡파워라는게 있으니까. 그때 당시 하던작업들은 씹어먹겠지만 아직 컨트롤이 힘들다...라는건가. 그치만.
"어떻게보면, 만약 뷴자단위의 컨트롤이 가능하다 치면 제 능력 상위호환인걸요? 흐으음....물론 동레벨이면 다르겠지만요."
물론 이건 만약의 이야기지만말야.
"그럼 감사히! 이럴때 내빼는편은 아니라서요." 만약 그랬다면 청윤언니한테 마니또 선물을 보낼때 은우선배 돈으로 한우를 보내진 않았겠지. "것보다 모지리라뇨. 뭔가...음....허당미로하죠?" 요즘 빈틈이 많은건 부정 못할만한 사실이니까. 아. 카드지갑을 둥둥 띄우는걸보니, 역시 인첨공이긴 하다 싶다. 자기 손발처럼 능력을 쓰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뭐, 저희는 일단 4인가족이기도 하고. 일단 가져가는 동안에 능력 쓰면 딱히 식지도 않을걸요? 정 안되면 택시타고 가도 되는거고."
충격적인 폭로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인천첨단공업단지의 하늘은 높고 맑다. 리라는 창 밖의 하늘이 천천히 색을 바꾸고 구름을 흘려보내는 모양을 응시하다가 나직히 걸음을 옮겼다. 익숙한 복도, 낯익은 계단, 별 다를 것 없는 교내의 공기. 열린 옥상 문으로부터 내려오는 바깥 바람은 적당히 선선해서 개운한 감각을 안겨준다. 리라는 여러 사람이 오르내리느라 조금 닳아있는 계단참 끝의 미끄럼 방지 턱을 발끝으로 살짝 건드려보다가 도로 걸음을 재촉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의지를 다잡은 후의 부실에서 누군가 사라진 것을 눈치챈 탓이다.
목화고등학교에서 생각이 많아진 사람이 익히 갈 법한 장소는 어디인가?
사람마다 다른 답이 내려질 게 명백한 질문이지만, 그럼에도 리라는 이 질문에 대한 은우의 답을 알 것만 같았다. 그도 별반 다를 게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예상대로, 열린 옥상 문 틀 너머에는 보랏빛 머리카락의 소년이 있었다. 곧장 부를까. 아니면 조용히 있어 볼까. 그런 고민은 고작 몇 초를 사이에 두고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 까앙!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깡통과 은우의 머리가 청량하게 입 맞추는 소리가 고요한 옥상을 메웠기 때문이다.
"푸핫!"
그리고 이 자식은 웃었다. 아차 하는 얼굴로 입을 덮었지만 이미 웃음은 입 밖으로 튀어나온 뒤다. 주워담기엔 늦어버렸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정해져 있다. 리라는 입을 덮었던 손을 그대로 떼서 은우를 향해 흔들어 보인다.
"은우 선배님~ 혼자 뭐 하세요!"
그리고 성큼성큼 다가가 은우의 앞에 서서는, 몸을 낮춰 바닥에 떨어진 캔을 집어들었다.
"그, 일부러 보려고 한 건 아닌데... 아, 아하하! 이거 어디에서 나온 거예요? 비둘기가 들고 날아가다가 흘렸나? 다치진 않으셨고요? 빈 캔이라 아프진 않았을 것 같긴 한데~"
>>536 혜성주 진짜 다크나이트 되는 건가요?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며 인첨공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를 저지하되 일상생활은 평범한? (배트맨처럼 갑부면 더 좋겠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538 >>572 정하주 어? 전 정하는 엄청 문어발로 사업을 빵빵 성공시키다가 대기업 총수가 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만이다 하면서 매번 봐주나 보네요 정하는. 의외로 물렁했구나. 서연이가 키 얘기한 것도 이번만 하고 넘어가 줘 ㅋㅋㅋㅋㅋ 저지먼트는 들어가지 말라는 부분에서 정하도 마음고생이 심했구나 싶어져서 짠했어요 그리고 청윤이 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7살에 돈이 썩어넘친다니 부러워요 나도 그 돈!!!!!!!! (응???)
은우는 현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리버티라는 이들이 공개방송을 하고 난 직후. 그는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했다. 어느 정도 저지먼트의 방향은 정해지긴 했지만 이게 정말로 옳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고, 애초에 리버티는 무슨 일을 꾸미려고 하는지도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 그 원인이었다. 말 그대로 대놓고 인첨공에게 선전포고를 걸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아닌가. 거기다가 위크니스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폭로해버린 이상... 이전과는 조금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알게 모르게 인첨공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신의 씨앗이 심어지고, 그 수많은 씨앗 중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이 늘어나면 대체 어떻게 될런지. 당장은 큰일이 없겠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될 순 없을 것이라고 은우는 판단했다. 정말 아무런 일도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하는 와중, 갑자기 머리 위에서 캔이 떨어져서 명중하니 은우로서는 그야말로 당황스럽고 어이없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딱히 뭔가가 더 보이진 않았다. 바로 뒤에서 터져나온 웃음소리와 이어지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뺀다면.
은우는 살며시 몸과 고개를 돌려 리라를 바라봤다. 혼자서 뭐하냐는 물음과 함께 캔이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묻는 그 말에 은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글쎄. 갑자기 캔이 뿅하고 떨어졌는데... 어디서 나온 것인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나와 너 뿐이니까 합리적으로 따져보자면 내가 내 머리에 던진 것은 아니니까 너이겠지만... 너는 또 그럴 애는 아니니 말이야."
다치진 않았다는 말을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아프긴 했는지 그는 캔에 명중한 부위를 괜히 손으로 문질렀다. 이어 작게 혀를 찬 후에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조금 이런저런 일로 생각을 정리할까 해서. ...대충 왜 그런진 너도 알잖아.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하거든. 리버티라는 녀석들 때문에 말이야."
>>611 혜성주 음... 말씀 듣고 보니 정의와 악행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혜성 언니의 번민이랑 노력은 평생 끝나지 않을 거 같네요8ㅁ8 물에 떠 있으려면 죽어라 발을 놀려야 하는 새처럼... 외롭고 고달프게 느껴지는데, 금이가 동반자로 든든하게 있어 주면 좀 나으려나요?
한양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피폐해진 부원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본인이 부부장으로서 부원들의 멘탈도 잘 케어했어야 됐는데, 너무 목표만 보고 직진했던 것이 아닐까. 사실 본인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에는 딱히 천직은 아니지 않을까. 본인 역시 부원들의 감정을 제대로 헤아리지도 않고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았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딱히 후회하거나 자책하지는 않았다. 이미 지나가버린 일인 걸. 지난 날에 실수를 했으면 앞으로 더 잘하지 뭐. 이런 마인드를 알면 꽤나 따가운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으나..어떡하나. 그게 서한양인 걸.
" 뭐 그렇게까지야.. 그 정도로 빡빡하지는 않아요.. "
한양은 뻘쭘하게 웃으며 손을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더불어서 한양에 대한 서연의 분석은 정확했다. 겉으로 보면 사회성이 좋고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타인들과 거리를 둬야 편안해지는 성격이었다. 모순된 사회성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나.
" 아, 인형이에요? 으음.. 그래도 안 해. 귀찮아요. "
인형이었구나? 진짜로 토끼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한양은 서연의 머리에 누운 토실의 볼을 손가락으로 살짝살짝 눌러보며 말했다.
" 매일 시키죠. 하루에 두 번씩 시켜. 한 녀석이 골든리트리버라서 덩치가 크거든요. 그런 애들은 산책을 좀 많이 시켜야 돼. 외로움이라.. 리트리버 녀석이 좀 많이 타긴 하죠. 그래서 한 녀석 더 붙여준 건데. "
골든리트리버야 뭐.. 워낙에 사람을 좋아하는 견종이니깐. 그런데 한양이 가끔 집안을 오래 비울 때가 있지 않냐. 물론 강아지를 케어하는 로봇이 있다지만, 로봇 말고 본인과 같은 친구 하나는 있어야 외롭지가 않으려나 싶었지. 그래서 흰 믹스견을 한 마리 더 키우게 되었고. 물론 금랑이가 외로울까봐를 위한 목적 만은 아니긴 한데.. 그.. 사정이 좀 길다.
" 하나는 골든리트리버 '서금랑' 3살이고요. 하나는 믹스견 '서설향' 주워온 애라서 정확한 나이는 몰라요. 수의사 말로는 이제서야 1살 먹은 애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
한양은 서연에게 자신의 인첨스타그램에 올린 두 강아지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 음.. 무슨 말인데요? "
서한양은 서연의 말에 잠시 귀를 기울인다. 침을 삼키는 것이 느껴졌고, 입 밖으로 내뱉기에는 꽤나 긴장을 해야 되는 내용이라고 긴장했다. 말하는 이가 꽤나 부담스러워 하니깐, 편하게 반응을 해줘서 긴장을 풀어주고자 했다.
" 어... 당연히 예상 못하죠. "
의외로 덤덤하게 대답하는 한양..그런데...
" 하지만 제 알 바가 아니죠. 박살내지는 못해도, 평생 동안 몸에 까나리 냄새가 돌게 만들어야지!!! "
이럴 줄 알았어. 서연이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 내용만 나오면 한양은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고는 했다. 논리적인 판단과 반박이 전혀 먹히질 않는다고. 해당 질문을 한 서연에게 공격적인 태도는 아니었지만, 두 눈에서는 불꽃이 이글이글 타고 있었다.
>>616 어...이걸 뭐라고 말해야하나... 난 그렇게 깊게 생각하고 엔딩까지 서사를 짜놓는 편이 아니라서 맞다 아니다 라는 결론은 못내리겠다. 맞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 금이가 동반자가 되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말한대로 외로운 길에 끌어들일지 아닐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한 몇달동안 캐릭터에 대해 풀어도 반응 못받았던 걸 받으니 유연하고 명쾌한 답을 못내리겠다.
"그렇죠~ 제가 그렇게 못된 후배는 아니니까요! 그럼 누구려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아니면 호버 택시 타고 가던 사람이 떨어뜨리기라도 했나? 하지만 그렇게 높이 날면 아마도 불법일텐데."
난감해보이는 표정에 캔에 맞은 부위를 문지르는 모습을 보니 입가에선 웃음이 잘 떠나지 않는다. 아니, 물론 다른 사람이 갑작스레 마른 하늘 날벼락을 맞은 일이니까 자꾸 웃으면 안 되지만— 아무래도 황당한 건 매한가지인 것 같고. 때문에 실없는 소리나 하던 리라는 이어진 혀 차는 소리에 짧게 키득거리며 손에 쥔 캔을 살짝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곧 불어오는 가을바람에는 흔들리는 앞머리를 슬쩍 정리한다. 내리감긴 상대의 눈꺼풀이 그만큼의 무게로 짓눌리는 것만 같아 심정이 미묘해진다.
"물론 알죠. 복잡하지 않을 리가요. 게다가 은우 선배님은 당사자인 만큼 더더욱..."
말끝을 조금 흐린 그는 이윽고 옥상 난간에 다가가 팔을 걸쳤다.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평소와 다를 게 없다. 차라리 뭔가 달랐으면 이렇게까지 기묘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지럽고 심란한 마음과 달리 눈에 들어오는 세상의 모습은 너무나도 평상시와 흡사했다. 그래서 더 두려운 것이다. 저 아래에서 무슨 생각들이 들끓고 있을지 모르니까.
"글쎄요? 후자가 조금 더 많고. 전자도 꽤 있고~"
바람이 서늘하다.
"어쩌면 이 캔은 머릿속을 잠깐 비우라고 누군가가 내려준 특별 이벤트일지도 모르겠네요. 복잡해 마땅한 시점이지만, 너무 고뇌하다 보면 괴로워지기도 하니까요."
리라는 은우를 돌아본다.
"아무튼! 이렇게 옥상에서 얘기하고 있으니까 블랙 크로우와 싸우기 전 일이 생각나네요! 그때도 딱 이랬었는데~ 심란하고 헷갈리고 불안하고."
이런 식으로 추억을 곱씹다 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그만큼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빌어먹을 칩 하나가 얼마나 큰 파란을 몰고 오는지.
쓰으읍...미안하네 혜성주... 뭔가 내가 캐릭터에 대해 반응을 안한것같아서. 이건 그냥 개인적인 스탠스긴 한데, 내가 다른사람들의 설정이나 루트에 대해 별 말 안하는 이유는 절대 관심이 없어서가 아님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어째서든 본인이 생각한 이야기와 복선에 내가 끼어들면 이야기가 바뀌고 변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풀어준대로 먹는다! 같은 느낌이지... 그래서 캐릭터끼리 상호작욘으로 바뀐다면 몰라도 오너대 오너로 반응하기가 좀 무섭다...! 오랜만의 상황극이라 그런진 몰라도! 예전엔 훨씬 더 가볍게 진행하는 느낌이였으니까!
>>641 깜짝야 갑자기 내 이름이 나와서 좀 놀랐다. 일단 먼저 정하주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사과할 필요없다는 걸 미리 말할게. 나또한 정하주랑 같은 이유로 안끼어드는 느낌이고 그거랑 같은 이유로 상호작용도 최소한으로 하는 타입이야. 이건 내가 언젠가는 좀 진지하게 밝힌 적 있었는데 당시 정하주가 없었으니 못들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캐릭터 상호작용이 편한 캐릭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뭐라고 할 생각도 없고 지적할 생각도 없었으며 저격하는 것도 아니었다. 실수했다면 그건 내가 한거니 사과할게. 미안하다.
퍼스트클래스는 만인의 우상이었으나, 그 말은 그림자도 그만큼 진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동경하는 이도 많지만 원한을 가진 이도 절대로 적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원한을 가진 누군가가 깡통을 자신에게 집어던져서 명중시켰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하며 그 정도로 생각을 마무리지었다. 애초에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이어 은우는 아무런 말 없이 리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 역시 여러모로 복잡한 것일까. 아니.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봄부터 본 그녀라면 지금 이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을리 없었다.
"후자가 조금 더 많다라. 나를 찾아서 온 것이 조금 더 많다는 이야기구나."
이어 은우는 살며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가을 바람을 옥상에 조금 더 불게 만들었다. 평소에 사용하는 압축 볼보다 조금 더 작게 압축해서 터트리니 머리카락이 흔들릴 정도로 시원하고 강한 바람이 바로 그곳에 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네. 하하. 하루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려나."
어쩌면 리라의 말대로 머릿속을 잠깐 비우라는 의미의 특별이벤트일지도 모르나 고작 이런 캔 하나 때문에 생각이 정리되는 것은 힘들었다. 너무나 평온하기 짝이 없는 인첨공의 모습. 하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그 어둠은 진해지고 있었고 마침내 대놓고 테러를 하겠다는 집단까지 나타나고 말았다. 거기다가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는 사실상 모두 다 부숴버리겠다는 선택을 다수가 했으니 이제 이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멀어질 수도 없었다. 자신이 말리려고 해도 말을 듣지 않을 아이들이었으니 특히나 더.
"지금 이 상황이라.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 ...너무나 무모하기 짝이 없어. 리버티라는 녀석들 말이야. 대놓고 높으신 이들에게 선전포고를 한거나 마찬가지이고, 인첨공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려고 하고 있어. 위크니스를 대놓고 공개해서 퍼스트클래스의 현실을 알리고, 능력자의 비밀. 그러니까... 레벨 자체가 병기로서의 레벨임을 공표해서 연구원과 학생들의 불신을 키우려고 하고 있잖아. 거기다가 퍼스트클래스 중 하나가 자신에게 가담했다는 것도 공표했고 말이야. ...절대로 높으신 이들이 가만히 있을 사안이 아니야."
이렇게까지 도발을 해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이고, 최종적으로 뭘 원하는 것이며 애초에 저들에게 승산이 있긴 한 것인지도 은우로서는 짐작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퍼스트클래스들이 절대로 가만히 방관만 할 수 없을테니까. 방관을 선택하려고 해도 높으신 이들이 절대로 그렇게 둘 리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무모한 것은 저지먼트도 마찬가지야. 이제와서 역시 그만두자고 말을 해도 말을 듣지도 않을 것 같고... 하하. 정말 어쩌다가 이런 시기에 부장이 되었는지 모르겠네."
정말 난감하기 그지 없다고 생각하며 은우는 가만히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솔직히 무섭다고 말을 하고 싶은데... 위치가 위치라서 그럴 수가 없어. ...그러니까 속으로만 중얼거리는거야. ...역시 무섭다고 말이야."
타이틀에 대해서는 그냥 제가 5판마다 어떤 과학의 000 시리즈로 캐릭터를 테마로 판 제목을 정하고 있어요!! 새로운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그 캐릭터를 테마로 정하고... 모든 캐릭터가 정해지면 어떤 과학의 000 시리즈를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요. 대신에 어떤 캐릭터인지는 가르쳐주지 않는 식으로요! 그렇게 이제 선착순으로 제시한 다음에 다른 분들이 그게 어떤 캐릭터를 테마로 만든 것인지 맞추도록 하고 있고요!
그 정도로 빡빡하진 않다며 겸연쩍은 듯 손을 내젓는 한양을 보자 서연은 확신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타입은 절대로 아니시다. 지금도 부부장으로서 부원에게 최대한 맞춰 주기 위해 노력 중이신 거 같다. 면담 시작할 때만 해도 사교성이 좋은 분인 줄 알았는데, 정말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르는구나.
그리고 한양이 기르는 강아지들에 대해 듣다 보니 그가 사람들과의 어울림에서 에너지를 얻지는 못하는 원인을 알 것도 같아졌다. 산책만 하루에 두 번. 강아지 이름에 붙여 준 본인 성. 본인 사진보다 더 많은 강아지 사진이 더 많은 인첨스타그램. 게다가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금랑이와 설향이 얘기를 하는 부부장의 표정은 이전까지보다 훨씬 부드럽고 편안해 보였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이 강아지들과 어울리는 게 부부장에겐 더 힐링 아닐까? 또 (아이가 있는 가정이 으레 육아로 하루를 다 보낸다고들 하는 것처럼) 강아지 케어만으로도 하루가 꼬박 가 버리니, 굳이 타인과의 교류에까지 연연할 필요는 없으신 거고.
암튼 사진은 정말 귀엽다. 더러 조금씩 흔들린 초점마저 귀여운 모습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와 애정의 산물 같았다. (나도 저렇게 토실이 사진 찍어 볼까?) 게다가 묘하게도~
" 귀엽다!! 설향인 부부장이랑 분위기가 비슷한 것도 같은데요?? "
금랑이랑 있으니 훨씬 쪼끄매 보이는데도 (마냥 순하게만 보이는 금랑이와는 달리) 어딘지 만만찮은 분위기. 건들면 참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 닮았어!! 부부장이 키우는 강아지라 부부장을 닮게 된 걸까, 원래도 비슷한 분위기였을까? 전적으로 제 착각일 수도 있는데도 그런 점을 궁금해하는 서연이었다.
아마 그건, 당한 건 처절하게 갚는다는 결의가 부부장의 특성으로 서연에게 각인된 영향일 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양은 시커먼 수박네는 몰랐을 거라는 서연의 이의에 수긍하면서도 오히려 더욱 불타오르고 말았다. 그 시커먼 수박이랑 마주치면 초능력 싸움이 아니라 까나리액젓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네. 그날 방송의 여파로 이래저래 끔찍한 일을 겪어서 시커먼 수박이라면 치가 떨리는데도, 이 순간만큼은 시커먼 수박이 가여워지는 서연이었다.
/막레 분위기 같네요. 이걸 막레로 받아 주셔도 되고 부부장님이 또다시 전의를 불태우고자 하신다면 막레 달아 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이으면서 부부장님 노련하고 냉철한 모습에 감탄도 하고 화끈한 반응에 배째지게 웃었어요ㅎㅎ 일상 돌려주셔서 감사해요 ><
>>672 그래도, 어쩌면, 더욱 인간다워져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혜우가 시한부라거나 하는 말 들어버릴 것 같은 한 가닥 기우가 남아있긴 하지만요. 👀 (정말로기우입니다 성운주지금까지보셨으면알겠지만이런씨잘대기없는기우한두번한거아님)
혜우에 대한 간단생각(적폐, 네가 뭔데 이딴생각을!주의) 혜우우는 있잖아. 결국 행복해진걸까. 아직 조금 마음의 짐이 있어보여. 그걸 채워나갈 상대도...같이 텅 비어있어서 서로를 채워나가기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좋다고 해야할지...무엇을 채워나갈지 방향에대한 안정감이 아직 없다고 해야할지...물론 최근엔 이것저것 채워지면서 최소한의 중심점(성하제의 합주)가 잡혔으니까 절대 넘어지거나 무너질 일은 없겠지만말야. 적어도 지금은 몰라도 앞으로는 행복해질 일만 남았으니 다행이야
>>674 성운: “정하야 몰랐는데 너 많이 까부는구나···?” (웃는 얼굴에 그늘이 드리움.) “뭐 나는 상관없어. 깜찍한 후배님한테 데미지를 줄 이유가 없잖아?” (상반신을 일으켜 정하의 종아리를 다리 사이에 끼고 발을 붙잡아 발목을 특정 각도로 틀더니, 오금 한 부분을 콕찌름) “그래도 혼은 나야겠지?” (종아리에 쥐가났다)
[ ??? ]> 김서연 [ 무슨 일을 시키기에 그렇게들 호구야? ]> 김서연 [ 아무리 그래도 일해 놓고 돈을 왜 안 받아;;;??? ]> 김서연 [ 글고 순이익 500이면 나한테 60이나 줘도 되는 거야;;;?? ]> 김서연 [ 넌 남는 것도 없겠다;;;;; ]> 김서연
은우의 말이 옳다. 고작 캔 하나로 생각이 정리될 만한 상황이었다면 모두가 그런 반응을 보이지도, 그런 결정을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큰 일이었다. 리라는 은우의 대답을 가만히 경청한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 지나치게 급진적인 언행과 분란을 조장함으로서 사회 자체를 어그러뜨리려는 듯한 목적이 뚜렷하게 엿보이는 선언들.
"그렇게 해서 걔들이 얻을 수 있는 게 뭘까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은 사정없이 흩날린다. 그 시원함에 잠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이마를 줄곧 덮고 있던 앞머리가 넘어가 이마의 수술흔을 드러내고야 만다. 하지만 이번에는 굳이 가릴 생각도 없었다는 듯, 리라는 팔을 들어올려 제 이마에 남은 흔적을 손끝으로 살짝 쓸어본다.
"인첨공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많고, 연구원에게 불만 있는 학생도 많고... 그런 것들은 사실이죠. 내부 시스템이 이상한 건 명확하고요. 당장 은우 선배님과 세은이의 일만 해도 그렇잖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 중 일부는 저런 격렬한 방법을 쓸 수 있다는 것도, 그럴 마음이 생긴다는 것도 이해해요."
연구원과의 분란이라. 리라의 시선이 잠시 저 어딘가에 존재할 연구소 건물을 찾아 헤맨다.
"솔직히 화나죠. 위크니스, 병기...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누가 화나지 않겠어요. 세상에 물화되고 싶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텐데요. 인격을 가진 인간이라면 인간적으로 대우받고 싶은 게 당연하고, 그렇게 대우하는 게 당연하죠. 그러니 이 사태에 분노하는 것 또한 당연한 거예요. 때문에 저희도 전부 다 부숴버리자는 말에 동조한 거고요. 하지만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집 대들보와 벽을 전부 허물고 안에 사는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데다가 집까지 무너진 사람이 생길 뿐이죠."
리라는 살짝 헝클어진 머리를 슥슥 빗어내렸다. 가을 바람이 시원하다. 방송 탓에 패닉이 와서 눈물 흘렸던 눈가는 아직도 붉다.
"무서운 게 당연한걸요. 여기서 가장 무서울 사람이 은우 선배님과 세은이 아닐까요? 위치 때문이라... 굳이 위치를 고려하자면 오히려 은우 선배님이 가장 그런 말을 해도 되는 위치라고 생각해요. 이 거대한 폭로의 당사자시잖아요. 아, 아니면 부장이라는 위치가 걸리시는 걸까요?"
그런 주제에 말투는 여상히 가볍다.
"그건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어차피 몇 개월 뒤면 내려놓으실 건데요, 뭐! —그러니까 드러내놓고 말하셔도 괜찮아요. 쌓아두면 병 되는 거 아시잖아요. 그래도 정 부담스러우시다면, 지금 저랑 하는 것처럼 따로 나와서 이야기 하셔도 괜찮고~"
>>0 모니터에 나열된 수많은 문자의 배열들, 그리고 SF에서 자주 나오는 그것처럼 허공에 손을 휘휘 저으면서 조작하는 시늉을 해보이는 그녀가 있었다. 물론 굳이 행동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저 손만 뻗고 있는 것보단 더 멋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앨랠래." [어째 컴퓨터 언어를 알아가는만큼 사람 언어를 잃어가는거 같은데...] "애애애앵." [사람은 사람 말을 해야 하거든...] "앨랠래 무시하심까? 이것두 사람 말임다." [그러니까 왜 멀쩡한 표현 놔두고 그러냐는 거거든...] "앨랠래." "홈맘마미!!!" [깜짝야!!!]
갑자기 뒤에서 툭 튀어나온 여성이 두 사람을 놀래키는 건 확실히 흔한 일은 아니었다. 장난기야 있었겠지만... 그래도 시시때때로 벌일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흠... 뭔가 되게 심심한 깜놀인거 같은데..." [원래 너무 놀라면 제대로 된 반응조차 못한다고 하거든...] "ㄹㅇ이에여... 그나저나 꽤 빨리 오셨네여?" "뭐, 저쪽으로 넘어가봤자 내가 뭐 할게 더 있겠니? 난 탁상공론 같은거 싫어하거든~" [하긴... 엄밀히 따지면 탐구에 가까운 실험은 주로 이쪽에서 하거든.] "그래서, 내가 안하는 탁상공론 좀 하니 어떠니?" "궁뎅이가 근질거림다..." [하지만 난 이쪽에선 효율이 안나니까 점례한테 맡길 수밖에 없거든...] "빨리 이거나 마저 해치우고 산책 나갈래여..." [한 세시간쯤?] "어뜨케 알아찌..." "빨리 끝나면 서로 좋은거 아니겠니~? 돌아오는 길에 햄버거도 사오고~" "호헤~ 세리쌤이 햄부거라니, 흔치 않은 일이네여." [그러게, 내일은 해가 남쪽에서 뜰거 같거든.] ""왜 하필 남쪽인 것이지...?"" [...그냥 해본 말이거든...]
>>705 정하주 ㅋㅋㅋㅋㅋ 이렇게 서연이는 쿼츠 회계의 길로 접어들면... 비대면이면 편의점 손님 없을 때 짬짬이 앱으로 처리한다고 해야겠어요!! (그러다 손님 몰리거나 물류 들어오면 잠시 미뤄 두는 바람에 나중에 정산할 게 수두룩하게 쌓여 버리고... ) 썰풀이 감사해요 정하주~~ ><
과거의_자신을_만난_미래의_자캐가_해주는_한마디 "죄는 결국 스스로한테 돌아오는 법이야. 늦든 빠르든."
자캐의_나이를_열살_올려보자 29살의 장태진...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살아는 있으려나... 어쩌면 인첨공에서 가장 높은 탑에다가 핵폭탄 설치하려고 난리부리고 있지 않을까... 그러다가 결국 영혼만 쏙 뽑혀서 격리되었다가 어떤 운 억세게 좋으면서도 억세게 나쁜 녀석 머리통에 들어앉아서 '몸뚱아리 내놔 임마' 하면서 실랑이를 한다거나...
>>710 점례주 오늘도 아슬아슬 세이프!!! 역시 마감 직전에 힘이 솟으시는 점례주@ㅁ@ (엄지척) 해킹에도 가오가 있군요!!!(???)
>>711 청윤주 앗 청윤주 안 하셨었구나 8898ㅁ888889 제가 놓쳤는데 봐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 >< 근데 자주 하는 말마저 볶음밥이면 어떡해요.................. 볶음밥 혼자 먹기 VS 정하랑 다른 거 먹기, 청윤이의 선택은??! 청윤이가 독단적인 행동을 했다가 위험해진 적이 있었나요? (뉴비는 늅늅하고 웁니다...) 경찰관이면 아버지 직업을 이어받게 되는 셈이네요!! 소방관도 잘 어울리고요~~^^
>>720 태진주 처음 경고가 마지막 경고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거에 태진 선배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런 말을... @ㅁ@;;;;;;;;;; (뉴비는 늅늅하고 웁니다...) 살아는 있으려나라니요!!!!!!!!!!!!!! 무슨 그런 끔찍한 말씀을... (후덜덜)
"차라리 뭔가를 얻을 목적이라면 다행이지. 뭔가를 얻을 목적조차 없다고 한다면 그건 정말 손을 쓸 수조차 없을 정도로 위험해."
목적이 있는 이들은 행동에 제어가 생기고 특정한 페턴이라도 있지만, 목적이 없는 이들은 그 페턴을 읽을 수 없으며 행동에 제어조차 없어지기 마련이었다. 둘 다 위험하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상대해야 한다면 차라리 전자가 낫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목적을 위해서 행동을 제어하는 가운데, 페턴이 나타나게 되면 그 페턴을 토대로 어떻게 대처가 가능할 수 있을테니까.
허나 페턴은 읽을 수 없는 무차별적인 파괴만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그건 어떻게 대처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어지는 리라의 말에 은우는 귀를 기울이긴 했으나 중간에 끼여서 무슨 말을 하진 않았다. 아마 봄 이후로 한번씩 이렇게 둘이서 따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던가.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아이는 보통 속이 깊은 것이 아니었다. 경력이 짧다는 것이... 올해에 들어온 아이라는 사실이 은우를 다시 한 번 괜히 아쉽게 만들었다. 그래도 부부장으로 정해질 예정인 것 같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팔짱을 끼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입을 열었다.
"역시 부부장이 될만한 이로구나. 생각이 깊네. 더더욱 힘을 내서 올해가 지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네. 에어버스터의 이름을 걸고서 말이야."
3학년 동기조보다 경험도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현 후배들은 상당히 멋진 이들이 많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졸업하기 전에, 이 아이들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닦아주고 갈 수 있다면 그 또한 나름 보람찬 1년이 될 것 같도개 생각하며 은우는 조용히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하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긴 한데, 위치는... 굳이 말하자면 부장이라기보단 난 퍼스트클래스니까. ...만인의 우상이고, 정점에 있는 자이고, 동경의 대상이야. 늘 이야기하지만 저지먼트 아이들이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난 생각해. 당장 우리 반에만 가도 나를 신처럼 보는 이도 있는걸."
볼때마다 곤란한 이들이라고 괜히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가만히 난관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으며 바람을 조용히 마주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눈꺼풀을 살며시 감았다.
"강한 힘을 지닌 이기에, 약한 모습을 함부로 보일 순 없는거야. ...부실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그리고 이미 세은이가 먼저 선수를 쳤잖아. 그 상태에서 나까지도 그렇게 말하면... 뭔가 폼이 안 살잖아. 명색이 부장이고 퍼스트클래스인데 말이지."
진지하게 말한다기보단 꽤나 장난스럽게, 그리고 가볍게 이야기를 하긴 했으나 전반부에는 제법 무게감이 있었다. 어쨌든 키득키득 웃음소리를 내던 은우는 다시 차분한 목소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내가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정말로 목화고등학교는 물론이고 3학구가 흔들릴지도 몰라. 리버티의 말은 명백하게 진실이지만... 그것에 휘둘리는 것 또한 리버티의 노림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든. 아직은... 아직은... 이런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기둥으로서 있어야 해. 난."
왜 이게 훈련이냐고? 사실 광자 레이저란건 없는 레이저를 마법 마냥 갑자기 뿅! 하고 만들어내지 않는다. 레벨이 올라가면 또 모른다. 현재는 광원이 있어야 광자를 모아서 레이저를 쓸수 있음으로, 밤에는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형광등, 랜턴 등 광원이 있다면 쓸수 있다.
그럼으로 영희는 그런 광원들을 사기 위해 쇼핑을 한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과한 데단해~") 미니 사이즈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출력을 가진 렌턴이나 손정등이 널리고 널렸다. 물론 EMP 공격 같은걸 대비해 라이터와 특수 가공된 촞볼도 잊지 말아야 한다.
>>796 성운: “그치만, 그치만··· 그게. #$%@#$@” (알아들을 수가 없다.) (대충 자신은 그러지마저 못했다고 우는 중.) (아주 최근에 4년 반 동안 생이별했던 어머니가 인첨공으로 들어온 성운이기에 더 눈물났다고 합니다) (성운이 눈물센서가 원래 좀 카테고리 단위로 눌리는 스타일)
>>822 일반 개체(하급 괴이)들은 별다른 일이 없는 이상 서로 싸우지 않습니다. 인간을 모방하는걸 좋아해서, 겉모습은 좀 그렇지만 인간처럼 행동하곤 하지요. 특수 개체(상급 괴이)는 합체한다거나 그런 개념보다는, 그냥 어쩌다가 생겨난 괴이가 좀 강해지는 경우랄까요. 인간이 괴이화를 한 경우에도 특수 개체로 분류되긴 합니다!
꿈을 꿨다. 시커먼 수박네 본진에 잠입한 꿈이었다. 근데 거기 핵심 기기 같은 걸 만졌더니, 혜우 납치 사건 때 정보를 보려고만 하면 나타났던 빨간 눈깔 수박이 튀어나왔다. 또 너냐고 수박거리다 들키기 직전까지 갔을 때, 푹신한데 묵직한 게 뒤통수를 후려쳤다. 룸메가 한동안 조용하더니 또 시작이냐고 잠 좀 자자고 성내고 있었다. 아... 또 잠꼬대 해 버렸네. 입에 물었던 헝겊은 어디 갔냐... 한숨 쉬며 뒤적거리다 룸메가 던진 베개를 들었더니, 그 베개에서 그간 룸메가 불면의 밤을 보내느라 쌓인 억하심정이 내 손을 찔러 대는 기분이었다. 레벨 오른 뒤로 의도치 않게 능력이 써진 건 처음이다. 능력 쓰는 꿈을 꿨어선가? 요즘 컨디션이 별론가? 연구원한테 의논해 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끗!!
/어제 훈련이 너무 고어해서 오늘은 비교적 가벼운 소재로... @리라주 서연이 잠버릇 뭔지 궁금하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공개해 봤어요👀
>>833 동월주 으히히~ 감사해요오오오 >< 근데 오늘 곰 잡아 버린 에피소드를 봤더니 썰어버린다는 소리가 무섭게 느껴지는데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당부해 주는 건 보기 좋으네요 응원한다 동월이!!! 10년 뒤에도 칼로 썰어 버린다...고 이해하면 되나요 @ㅁ@;;;;;
목적조차 없다라. 그건 생각해보지 못한 경우인데. 은우의 말에 리라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목적 없는 테러? 단순히 원한으로 말미암아 전부 때려부수겠다는 이유 하나로 움직이는 폭력조직?
"......그러게요. 그건 정말 생각하기도 싫네요. 차라리 뭔가 목적이 있으면 협상이라도 해 볼 텐데. 협상... 협상이라."
그러고보니 그들은 왜 퍼스트클래스 하나만을 끌어들였을까. 인첨공의 높으신 분을 상대로, 사회 전체를 상대로 반기를 들려면 현재 체제에 가장 큰 반감을 가질 존재인 동시에 체제에서 마음대로 벗어날 수 없어 그들 자신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될 만한 퍼스트클래스들부터 전부 포섭하는 게 나았을 텐데. 심지어 그들은 방송을 준비하기 전부터 퍼스트클래스에 대한 비밀을 미리 알았을텐데도. 어쩌면 전원을 안정적으로 끌어들일 만한 준비는 아직 되지 않은 걸까. 그렇다면 역시 무모하다는 말 이상을 얹을 수 없겠다.
"걔네는 해체 코드를 어디서 어떻게 얻었을까요?"
문득 생각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튄다. 해체 코드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뭘까? 애초에 어디에 보관되어 있을까?
"진민호 경장님과 전면전을 하기 전, 리버티가 저희에게 전화를 했었죠. 2학구에 테러를 하겠다고... 물론 아예 무관계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어지러운 상황을 조장한 후에 뭔가를 빼돌리는 건 클래식한 수법이니까. 물론 그냥 우리를 도발하기 위한 헛소리에 불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쩐지 찜찜한 마음은 벗어던질 수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는.
"......아~ 언니한테 정강이 또 차 달라고 할 걸 그랬나~"
약간 툴툴거리는 듯한 한마디가 튀어나오고 만다. 물론 그것도 은우의 것처럼 딱히 진지한 느낌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진심이 섞이지 않았냐면 글쎄.
"무슨 말인지는 알아요. 한낱 개인을 자기들만의 이상향으로 추앙하고 떠받들며 의무만을 강조하는 와중에 그런 말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은우 선배님 말씀대로 우리는 예외잖아요. 죄다 특이한 사람들이라고요."
이런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기둥으로 있어야 한다. 그 한마디에서 느껴지는 무게는 결코 적지 않았다. 틀린 말도 아니었다. 어쨌거나 퍼스트 클래스가 흔들린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흔들릴테니까. 그리고 그건 리버티가 바라마지 않는 것이겠지.
왜일까. 물론 그 주제를 입에 올린 것을 머리로는 이해한다. 누가 뭐래도 위크니스의 존재란 이 사회의 불합리함과 인권 유린을 가장 잘 보일 수 있는 사례이니까. 하지만 마음으로는 역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꼭 그랬어야만 했나? 정체 모를 퍼스트클래스의 칩을 해체하여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그렇지 못한 다른 퍼스트클래스들에게는 협박에 가까운 선전포고를 날려 어깨 위의 무게만 더해주었다.
"그러니까 부실 안이나 이런 사람 없는 곳에서는 마음껏 얘기하셔도 돼요. 오늘 선수 쳐졌다면 내일은 은우 선배님이 먼저 얘기하시면 되죠. 오늘만 날인 것도 아니고요~"
아무리 포장해도 누군가를 약점 잡아 손 안의 꼭두각시처럼 다루려는 행동은 그들이 증오하는 윗선과 아주 똑닮지 않았나? 그 점이 기분 나쁜 것이다. 누군가를 위한다면 이렇게 행동하지 못할 테니.
"코뿔소들 사이에는 부원과 부장의 관계가 명백하지만, 이 정도 기간이라면 그래도 나름 친구라고 이름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친구는 원래 고민도 우는 소리도 서로서로 나눠 들으며 등 두드려 주는 사이랍니다~"
리라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은우는 조용히 그 말에 동조했다. 2학구를 굳이 건들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오늘 공개한 자료도 모두 2학구의 연구소에서 가져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역시 코드 역시 2학구에서 얻었을 가능성이 컸다. 어디까지나 정말로 코드를 얻었다고 한다면의 이야기지만. 코드를 얻지 못했지만 얻었다고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만큼 은우는 그 가능성에 대해선 어디까지나 가능성으로만 두기로 마음 먹었다. 직접 본 것이 아닌 이상, 그 말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해체코드를 얻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어. 일단 어디까지나 그렇게 주장만 하고 있을 뿐이고, 실제로 코드를 보여주거나 한 것은 아니니 말이야. 증명이 된 것은 하나도 없잖아?"
자신의 생각을 리라에게 이야기하며 은우는 괜히 무의식 중에 자신의 심장 부위를 손으로 살며시 쓸어내렸다. 아마 리라의 눈에는 그 손길이 조금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허나 은우는 그 떨리는 손길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
"아...아하하. 아하하하. 그건 참아주지 않을래? 정강이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등짝을 맞을지도 몰라. 혜성이에게라던가..."
이전에 한번 제대로 맞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은우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강이, 등짝, 그리고 잔소리 기타 등등. 아주 폭풍처럼 쏟아질 것을 생각하니 절로 무서웠는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어 두 다리를 모으고 살짝 정강이를 가드하는 것처럼 다리를 굽히는 모습을 보였다.
"뭐,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진 알겠는데... 그게 쉽질 않네. 퍼스트클래스로 산지 어느 정도 시간도 지났으니 말이야. 익숙하지 않아. 그게. ...그래도 마음은 고마워."
아예 접하지 않은 영역이라면 모를까. 이미 접해버리고 그 영역에서 약 3년을 보냈기에 리라의 말은 정말로 고마운 말이었으나 그대로 실천하기에는 조금 어색하고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은 진짜였는지,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이어 그녀가 자신의 등을 토닥이자 그는 눈을 뜨고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친구라... 그래. 맞는 말이지. 친구가 맞지. 나이는 다르지만 말이야."
그녀의 말을 거부하진 않으며 은우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온전히 그녀의 말을 모두 받아들이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 나는 아직은 좀 더 단단한 기둥으로 있고 싶어. ...약해지는 것은 이 사태가 모두 끝난 후여도 늦지 않아. 의무라던가 책임감도 있겠지만, 그냥 내가 그렇게 있고 싶어. 아직은... 저지먼트 모두의 기둥으로 든든하게 있고 싶거든. 그러니까... 무섭다거나 그런 말은 모든 것이 끝난 후에 할게. 하하. 그건 너도 어느 정도 양보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안되려나?"
그녀의 허락을 구하듯, 그렇게 이야기를 해보면서 그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이어 살며시 등을 떼어낸 후에 그는 쭈욱 기지개를 켰다. 이어 다시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는 조용히 바람을 맞이했다.
"처음에는 세은이를 지키기 위해서, 누구에게도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 뭐든지 다 날려버리는 힘을 그토록 바랬는데 말이야. ...어쩌면 내가 컴프레스 볼을 손에 얻고 퍼스트클래스의 자리에 오른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뭐, 근거없는 운명론이긴 하지만 그냥 괜히 그런 기분이 드네. 하하."
>>908 (소심한 칠라박치기 톡.) 어떻게 되었든, 아마 태오주의 설정보다는 짧을 것 같기에.. 태오주만큼은 아니더라도 부지런히 독백이나 교류훈련 등으로 털어낼 계획이에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혐생에 뚜까맞기 전까지는) 어찌되었건 저는 명료하게 다 드러나거나 다 드러내는 쪽을 선호하는지라.
다만 밈미와 먐미의 인첨공혐오+인간혐오가 더 심해질 것 같은 건....... (얼굴싸쥠맨.)
"선생님." "왜." "내가 퍼스트 클래스가 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 "현 체제 내에서 된다면 착잡하겠지." "그럼 체제가 바뀐 뒤에는요?" "바뀐 체제 보고 생각 달라지겠지." "흐음." "또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길래 그러냐." "그림이 꽤 잘 됐다는 생각?" "그림?"
유준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짜증만 팍 솟고 말았다. 그림이랍시고 해 놓은 그것은 공예용 칼로 하얀 팔뚝 살갗 위에 새긴 그림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또 또 X랄하지. 안 그래도 복잡한데 너라도 얌전히 있어라 제발." "왜요. 이만하면 얌전하잖아요. 때려부수지도 않는데." "그런 말이 아니, 하, 아니다. 그거 당장 지워. 지우고 거기 얌전히 있어. 너 오늘 정수리 구멍 날 줄 알아." "와- 너무한다-" "어휴 X발."
유준이 기어코 앓는 소리를 내자 나는 만족스럽게 낄낄대며 팔뚝을 회복시켰다. 그림의 가운데부터 가장자리로 향하게끔 회복을 진행시켜보니 실시간으로 나아 말끔해지는 피부가 꽤 인상적이었다. 뭐, 깨끗하진 않았지만.
휙 퍽!
"으갹." "긁지 말고 닦아!"
드러누운 소파 위로 날아온 물티슈 팩에 얼굴을 맞아버렸다. 살짝 투덜거리려고 하다가 정수리로 느껴지는 따가움에 얌전히 팔뚝만 닦았다.
그들 중 일부의 운명을 예견하는 것처럼... 그 붉은 수색이, 그들을 담았던 것이 바닥에 퍼지고 있었다.
깨진 것을 치우는 것은 안드로이드와 능력을 응용한 기기들이었다. 쓸린 상처처럼 보이는 것을 그녀는 바라봤고. 느껴지지 않음에 안도하며 동시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통증과 가장 닮은 감각에 몸부림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를 바라봤지만 그는 그녀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잃어버린 자의 고통정도는 같은 것을 지닌 입장으로... 달래줄 만한 의리는 있었던 거라서 바라보는 것일지도.
여기가 어디죠? 아. 저는 멀쩡해요. 기억이요. 음. 잘 기억나지 않아요. 머리가 아파요. 왜 안 줘요? 왜 다르지..요? 입원. 할 수 있어요. 다니는 병원이 있는데요. 입원용 서류. 아. 어디 있었나요? 리태님? 이동에는 문제가 없어요. 그렇죠? 갈 수 있어요. 부상은 리버티에 가입하고 싶은 이들의 원한 같은 그런거일 수 있어요.
하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거짓으로, 연산을 끝도 없이 이어서, 겨우 성공해낸 것이었을 것이다... 계수가 오를 정도로 열이 오르는 과정이었을까?
//주말의 아침. 못잔건 아니지만(출근시간에 일어나는 매직) 좀 더 뒹굴거릴 생각(?) 잠깐 다들 안녕하세요
하긴, 아직은 그저 주장일 뿐이다. 퍼스트클래스와 합류했다고 한 것도 그저 말뿐이고. 하지만. 리라의 시선이 은우의 떨리는 손에 닿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 말이 증명되지 않았다곤 해도 불안한 건 당연하겠지. 설령 그게 참 아닌 거짓이라 한들 그들의 심장에 박혀 있는 폭탄의 위험성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니까. 오히려 높아졌으면 높아졌지.
"오호? 등짝이 더 무서우신가 봐요? 혜성이 언니~ ...하하하! 농담이에요. 안 부를게요."
들릴 리가 없는 외침을 조그맣게 내어놓은 뒤 웃어버린 리라는 이내 가만히 은우의 말들을 들었다.
"그럴 만도 하죠. 3년이라는 게 적은 시간도 아니고, 그 시간동안 얹혀온 무게도 무게니까. 다만 그런 외부적 요인 때문에 은우 선배님이 억지로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그리고 인정하셨듯이— 친구들이잖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차라리 환영할만한 것이다. 리라는 살짝 웃었다.
"하지만 선배님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라면 저는 막을 수 없어요. 그러고 싶지도 않고요! 스스로의 의지로 단단해지고 싶다면 그건 축하하고 응원해 마땅할 일이죠."
아~ 벌써부터 든든하네요~ 라며 가볍게 덧붙인 후 등을 두드리던 손을 내린 리라는 이윽고 저 멀리로 기울어가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둥글고 환한 빛을 내는 별은 이런 우리의 상황을 알지 못해 여전히 아름답게 세상을 밝힌다.
"정말 그럴 수도 있죠~ 근거 없는 운명론이라고 하셨지만... 은우 선배님 같은 분이 그 힘을 쥐게 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들도 그렇고요."
예전이라면 이런 말을 입에 올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저지먼트는 에어버스터가 갖게 된 힘의 무게와 그로 인해 짊어진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최은우는 그가 쥔 힘을 저주하기보다는 더 나은 내일이라는 목적을 위해 동행하기로 한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이런 말도 해볼 수 있는거다.
"전쟁 병기를 목표로 양성된 초능력자라고 하지만, 결국 그건 윗선의 목적일 뿐이고 우리에게는 자유 의지라는 게 있으니까요. ...음, 이건 아까 전 리버티의 폭로에 충격 받고 흔들렸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가~..."
살짝 머쓱한 미소가 한 차례 스쳐간다. 하지만 어쨌든.
"주어진 운명도 운명이지만, 그 위에서 가장 나은 내일로 갈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사람은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응원할게요."
케이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의_방에_나방이_들어온다면_자캐반응 -꺄...꺄아아악!!!! 으로 사람들에게 청각적 테러를 펑펑 때릴 수도 있지만 그건 꾸민 거고 의외로 관찰합니다... 나방이 어떻게 사람을 돌게만드는지...(?) 나방의 촉감과 버둥버둥거리는 것을 살신성인으로 경험해보고... ^^
사건사고는 언제나 순식간에 일어난다. 잠깐의 부주의가 큰 눈덩이로 돌아와 머리통을 강타하는 건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일은 쉬이 예상할 수 없다. 미처 생각치도 못한 방향에서 시작된다면 더더욱.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시간이었다. 리라는 가벼운 일탈의 결과로 만들어진 센터 내부의 무지개 미끄럼틀을 그림 먹는 동글이 애벌레로 철거 중이었고, 내부 카페 벽면의 통창으로는 따스한 햇빛이 내려앉았으며, 아이들은 웃고 떠들며 실내외를 오간다. 그저 평범한 매일 중 하나일 뿐인 하루.
- 으아아앙! 허어어엉...
그러나 그 익숙한 안락함은 머잖아 들려오는 커다란 울음소리로 인해 산산조각나고 만다. 빗자루 위에 앉아서 애벌레가 미끄럼틀을 먹어치우는 걸 감독하던 리라의 시선은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통곡에 곧장 가는 방향을 달리한다. 근원지를 찾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앞마당과 연결된 센터의 현관, 그곳에서 무릎이 다 까진 어린아이가 눈물 콧물로 얼룩진 얼굴을 한 채 걸어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중에 떠 있던 빗자루가 부드럽게 현관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연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 흐어엉, 토끼, 목걸이이이... "토끼? 목걸이?" - 잡혀갔어... 내 목걸이...
횡설수설하는 아이를 의무실로 데려가 치료받게 하며 들은 바, 상황은 이랬다. 아녜스 센터에 맡겨져 인기 스타가 된 토끼 메이드 중 하나를 데리고 나가 놀던 아이가 웬 이상한 괴한에게 토끼를 눈 앞에서 뺏겼다는 것. 그 괴한을 쫓아가려다가 무릎을 깨 먹었다는 것. 그리고, 놀아주던 통에 토끼에게 자신이 가장 아끼는 로켓 목걸이를 걸어주었는데 그것마저 덩달아 도둑맞았다는 것이다.
- 그, 그 목걸이 안에, 가, 가족사진, 있는데...
상황이 골치 아프게 됐다. 분실물이 눈에 띄거나 큰 것이면 찾기 어렵진 않을 텐데, 하필 둘 다 작고 생판 모르는 남들이 보기엔 전혀 별볼일 없는 것들이라. 사실 그래서 더 찜찜하기도 하다. 토끼 메이드나 연주의 로켓 목걸이나 딱히 금전적으로 득 볼 일은 없다고 봐도 좋은 것들인데, 어째서?
"울지 마. 내가 찾아줄게." - 히끅. 저, 정말? "당연하지! 언니 저지먼트다? 이 정도는 금방 찾을 수 있어! 언니네 학교 친구들한테도 찾아봐달라고 할게. 그러니까 이제 그만 뚝~" - 흑. 쿨쩍. "잘했어요~ 자. 그럼 몇 가지만 물어볼게. 토끼 잡아간 그 사람,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
@저지먼트
무전기가 울렸다. 발신인은 이리라. 3학구의 아동 청소년 센터인 선 아녜스 아동 청소년 복지 센터 앞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 추적 중에 있다는 보고와 함께, 상세한 내용을 단톡으로 전송할테니 용의자와 비슷한 용모의 사람을 목격한다면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저지먼트 단톡방
이리라: [(네잎 클로버 문양이 새겨져 있는 타원형의 은색 로켓 펜던트를 그린 그림)] 이리라: [토끼 메이드 목에 걸린 채로 없어졌대요. 훔친 사람 인상착의는 데님 재질 볼캡에 어두운 녹색 머리, 하얀 마스크를 꼈고 손에도 하얀 장갑. 두꺼운 검은색 목폴라 스웨터.] 이리라: [비슷한 사람 목격하시면 저한테 연락 주세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덕분에 빗자루를 타고 3학구 상공을 떠돌던 리라는 너무 늦지 않게 연주가 말한 인상착의와 흡사한 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한쪽 팔에는 토끼를 끼고 반대 손으로는 담배를 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치솟는다.
"거기! 태어난 지 몇 주 되지도 않은 애 앞에서 담배 피우면 어떡해요?" - 응? 뭐야?
시야각 밖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당황한 도둑이 허둥지둥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빗자루를 기울여 착륙한 리라는 이내 도둑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그냥 그랬을 뿐인데. 어깨를 두드리고 눈만 좀 마주쳤을 뿐인데, 무슨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헐레벌떡 도망치는 도둑의 뒷모습을 리라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니, 왜 도망가? 내가 뭘 어쨌다고!
"저기요! 토끼 돌려달라고요!" - 으악! 왜 쫓아와! 저리 가! "뭔 소리야! 당신이 먼저 훔쳤잖아! 토끼랑 펜던트 돌려달라니까?!"
근데 왜 저렇게 빠르지? 일반인보다 확연히 빠른 속도에 의아해하는 찰나, 리라는 자신이 점점 뒤쳐진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놓친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마자 리라는 주머니에서 포스트잇을 꺼내 대충 그린 끈끈이 물풍선을 실체화 시켜 앞서가는 사람에게 던졌다.
- 끼욕!
그리고 빗맞았다. 현란한 형광 녹색의 끈끈이는 인적 드문 골목길을 반짝반짝 물들였지만 달려가는 자는 붙잡지 못했다. 이내 골목을 틀어 모습을 감춰버린 도망자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가볍게 혀를 찬 리라는 다른 포스트잇에 그려져 있던 클레이건을 실체화 시킨 뒤 재차 걸음을 옮겼다.
"아, 근데 여기가 어디지."
너무 멀리 온 것 같은데. 속도를 낮추자 그제서야 상태가 좋지 못한 골목의 그래피티와 바닥을 구르는 쓰레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쫓아가던 사람은 보이지 않고. 주변 분위기는 나쁘고. 이걸 어쩌나. 고민하던 그는 곧 핸드폰을 꺼내들고 지도 앱을 켰다.
@저지먼트 단톡방
이리라: [(현재 위치가 찍힌 지도 앱 링크)]
도난 사건 용의자를 추적하다가 놓쳤습니다.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계신 분들은 한번씩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는 두번째 메세지는 보내지지 못했다.
타의에 의해 차단당했던 호흡과 의식이 돌아오는 동시에 전신의 감각이 폭풍처럼 단번에 몰아닥쳤다. 리라는 튕기듯 몸을 일으켰다가 훅 끼치는 두통에 얼굴을 찌푸렸다.
"뭐야, 당신들?"
수상쩍은 얼굴이 최소 아홉 명. 어딘지 모를 좁고 어둑한 장소. 로켓 목걸이를 건 채 옆에 앉아있는 토끼. 그리고, 테이프로 묶인 팔다리. 리라는 손발이 묶인 상황에 경악하여 주위를 둘러싼 자들을 노려보았다.
"뭐냐고." - 아니 그게 저기 그... - 야, 이리 와. 꿇어 꿇어. - 아니 난 그냥 시킨 대로 으악! 아 형님 아프잖아요!
...노려봤는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한 건 기분 탓인가? 리라는 서로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는 무리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사지를 구속당한 상황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안일하다 못해 안전불감증 같긴 하지만, 어쩐지 저들이 그를 해칠 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기요." - 죄송합니다!!!! "네?" - 죄송합니다! 이리라 양!! 저희 애들이 폐를 끼쳤습니다!!! 정중히 모셔오라고 했는데 이것들이 느와르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만!!!! "그러니까 네?"
"......정리하자면, 나랑 사업을 하고 싶어서 이런 일을 벌였다...?" - 네! 맞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치지 않을 것 같다는 감은 옳았다. 리라는 황당하다 못해 넋이 빠져버린 눈으로 코앞에 무릎을 꿇은 스킬아웃 패거리의 대장을 응시한다. 다소 빛이 죽은 그의 눈동자와 달리 상대의 눈동자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대장은 제 품 속에서 사진 몇 장을 꺼낸 후 리라의 눈 앞에 들이민다.
- 이건 됩니다! 백 퍼센트 되는 사업이에요! 성하제 카페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대박 캐릭터 프랜차이즈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아, 네..." - 저희와 함께 해주십쇼! 그늘속에서 깡패짓 하면서 빌어먹는 생활에서 손 씻게 도와주십쇼!! 이리라 양!!! 아니 굿위치 님!!!! "......"
미쳐버리겠네, 진짜.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감도 안 온다. 리라는 제 눈 앞에서 단체로 머리를 숙이며 부탁하는 스킬아웃 멤버들을 흐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 거면 그냥 당당하게 찾아오지 그러셨어요. 아니면 인첨스타 디엠으로 문자하셔도 되고, 방법은 많았는데 굳이 이런 식으로...?" - 죄송함다!! "애초에 저랑 같이 사업하고 싶으셨던 거면 왜 토끼를 훔치셨는데요?" - 억. 그, 그건... 거 그러니까는...
음. 대답을 듣지 않아도 대충 알 것 같다. 리라는 제 옆에 얌전히 앉아있는 토끼 메이드를 내려다보다가 한숨을 푹 내쉰다. 처음엔 그냥 허가 없이 갖다 쓰려고 했는데 내가 쫓아오니까 방향을 바꾼 거겠지. 이러나 저러나 무계획적이긴 매한가지다.
"제 외투는 어딨나요? 핸드폰은? 무전기는?" - 외투... 무전... 야, 외투 어딨냐? - 엉? 버렸는뎁쇼? - 뭣 씨X 그걸 왜 버려 새꺄! - 아니... 펜이랑 종이 다 갖다 버리라고 형님이... 그랬잖수... - 펜이랑 종이 버리랬지 옷을 다 갖다 버리랬냐!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 애가 실수를.
그 와중에 이런 것만 주도면밀하고.
"......좀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잠깐 혼자 있게 해주시겠어요?"
그나마 말은 잘 들어줘서 다행인가. 제 한마디에 우르르 몰려나가는 스킬아웃 무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리라는 문득 제 곁에 앉아있는 토끼에게 속삭였다.
"토끼야, 네가 해 줄 일이 있어. 저 사이에 몰래 섞여 나가서... 녹색 완장... 알겠지?"
그로부터 얼마 후, 만약 리라의 마지막 메세지를 보고 근처에 도착한 저지먼트 부원이 있다면 당신은 흙과 먼지로 꼬질꼬질해진 토끼 메이드 한 마리가 저만치에서 도도도 달려오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토끼가 당신을 어딘가로 안내하려는 듯 귀를 까딱이는 것 또한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안녕 스킬아웃... 만나서 이상했고 다시 보지 말자 그그 랑주 혹시 저런거 올릴때 미리 언질주는게 나았으려나 소재가 가벼워서(라고생각했음이제보니잘몰루겠다) 그냥 올렸는데 🫠 별로였다면 미안합니다 앞으로 신경쓸게... 생각은 며칠전부터 했는데 뭔가 말할 타이밍이 애매해서 자꾸까먹었던
후 그리고 영희 체리 초코 쿠키 맛나겠다🤤 은우가 클래식 버터쿠키 느낌이라면 영희는 짱 두껍고 이것저것 많이 들어간 묵직 쿠키 잘 만들 거 같아
>>974 @김영희 얼떨떨했다. 일전에 우리 점포에 왔던, 눈에 띄게 자그마한 체형에 새빨간 머리칼이 인상적이고 체리 맛 식품이란 식품은 싸그리 담아가는 모습은 더 인상적이었던 손님이, 저지먼트 신입이란다. 알았으면 그때 인사라도 해 둘걸 그랬네. 소개가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체리 쿠키를 구워 왔다며 나눠 준다! 먹을 거 주는 사람 좋은 사람!! 신나서 양손에 하나씩 집어 버린 서연이었다.
" 반가워! 쿠키 고맙고! 앞으로 잘 부탁해~!! 사장님께 체리 맛 제품도 많이 들여 달라고 말씀드릴게!! 나 학교 건너편 인첨25에서 알바하거든~~ 2학년 김서연이야!! "
>>951-952 @이리라 >>969 @강철현 그렇게 신입과 인사한 거까진 좋았는데, 리라가 저지먼트 단톡에 도난 사건을 알리고 자기 위치도 찍어 주더니 더는 메시지를 안 보낸다. 뭔데? 무슨 일인데?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어버버거리는데 철현 선배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런 수박!!??
[ 바로 갈게요!!! ]> 김서연
그러고는 첫날부터 쿠키를 나눠 준 친절한 신입에게도 들이댔다.
" 저기! 우리 차기 부부장이 도난 사건 추적하다 납치당한 거 같아!! 첫날부터 갑작스럽지만, 같이 가자!! "
이런 식으로 우당탕탕 막 나가도 되는 걸까? 몰라!! 리라 어쩔 거야, 리라;;;; 평정심을 이미 잃고 만 서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