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유토피아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가을이 시작되었다. 그림자의 음모로 사람들의 혈흔으로 도시가 붉게 물드는 일은 없었으며, 붉게 물들기 시작한 것은 단풍잎들 뿐이었다. 밖은 이렇게 선선해지고 붉어지는데, 저지먼트 부실은 그대로다.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건 여전하지. 아, 바뀐 게 하나 있긴 하구나.
" ..... "
서한양은 컴퓨터를 켜두었지만, 화면에는 스크린 세이버만이 어둡게 비춰지고 있다. 책상에는 '부부장 인수인계철'라는 제목의 바인더가 올려져 있다. 한양이 전부 만든 바인더는 아니다. 한양 역시 이 바인더로 인수인계를 받았고, 지금까지 업무를 하면서 의미없는 내용들은 다 지우고, 필요한 부분을 추가하거나 수정을 해서 고친 것이다.
서한양은 의자에 앉아서 푹 늘어져 있다. 등받이를 푹 내리고, 머리를 의자머리에 기대고 있다. '개념원리'라는 제목의 문제집을 피고 얼굴에 덮었는데, 문제집에 장난이라도 친 것인지 '매몀원림'이라고 네임펜으로 색칠이 되어 있다.
조금 설렁설렁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다시 요즘 바빠지기 시작했다. 스트레인지의 동향이 좋지 않았기때문에, 저번에 octv 한숨을 푸욱 쉬고 부실 안에 들어와, 가방을 소파에 던진채 빙그르르 안마의자에 몸을 던진다. 아아...cctv 설치도 꽤나 고생스러웠고, 저번에 빨간 스카프를 두른 이상한 여자는 나보고 마약팔이를 같이 하자고 하질않나...
하아아... 계속 생각해봐도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 능력의 성장도 (너무나 당연하게도) 약간씩 부진해지고있다. 여태까지가 고레벨 바겐세일! 느낌으로 팍팍 오르긴 했지만말야.
...아, 그러고보니. 한양선배, 레벨 5 달았댔나? 밥이라도 한번 같이 먹어야할텐데... 급식땐 반 친구들이랑 같이먹으니까. 통 시간도 없이 바쁘기도 했고.
이제 나름 가을이고 큼지막한 일도 얼추 지나갔고, 성하제는...다음주 부터니까. 또 이번기회를 놓치면 언제 느긋-한 시간이 날지 모른다.
"하아아이이이이 비이익X비이이"
안마의자에 누워서 떨리는 목소리로 빅X비를 부른다. 손을 꺼내지 않는 이유는, 당연히 귀찮아서.
한양의 자리 근처 가까이에 안마의자가 있음에도, 한양은 정하가 안마의자를 작동시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정하가 음성으로 빅X비에게 전화를 걸어도 전혀 듣지를 못한 채로 잠에 들어 있었다. 정하가 전화를 걸자, 한양의 오른쪽 팔목에 찬 스마트워치에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기본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스마트워치에서만 벨소리가 울릴까? 아니었다. 책상에서도 한양이 올려둔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https://youtu.be/km6gc9q5CJA?si=JWEp9yblC0p3l6fT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하고나서야 한양은 잠에서 깼다. 의자에 기댄 허리를 들어올리고, 얼굴에 덮은 책은 바닥으로 떨어져버린다.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 주변을 살펴본다. 정하가 안마의자에 앉은 것을 보고, 자신의 워치와 휴대폰이 울리는 걸 인지한다. '물수제비'라는, 정하를 저장한 이름이 보임에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는지, 그냥 바로 전화를 받았다. 정하가 걸은 전화인 것도 모른 채로.
너무나 피곤해서 오자마자 안마의자에 숨참고 러브다이브를 하는 바람에 주변을 확인하지 못했고, 그 결과...갑작스레 들리는 벨소리에 약간 놀라버렸다. 뭐야, 여기에 있었어? 고개를 돌려 원래 한양선배의 자리를 쳐다보자, 약간 부스스하고 잠긴 목소리로 눈이 마주치고 나서 잠시 뒤... 전화를 받는다. 왜 받는거지...?
뭐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니, 전화기 너머, 그리고 파티션 너머로 들리는 여보세요 소리에 대답한다.
"레벨 5됐다고 농땡이치는거에요? 진짜 못됐다 증말~"
그렇게 살며시 웃으며 너스레를 떤다. 물론 나도 크리에이터전 이후로 조금...조금 지쳐서 저지먼트 활동을 쉬엄쉬엄 했으니까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별건 아니고, 저번에 말했던거 기억나요? 수족관에서, 밥한끼 먹기로 했었잖아요. 성하제 들어가면 다시 바쁠거고, 일단...큼지막한 일도 거진 다 끝났으니까. 밥이나 먹을까~해서요. 레벨 5 됐으니까, 이제 밥 말고 식당을 사줘도 되지 않아요? 돈이야 썩어 넘칠텐데."
뭐, 연구지원금은 소득이 아니라, 세금도 안뗀다. 레벨 4인 나도 900넘게 받는데, 레벨 5야, 진짜 썩어 넘치는게 돈이겠지. 딱히 부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만큼 고생했다는 증거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도 내 분에 넘치는 돈을 받고, 가지고 있으니까. 물론...저번 지하에서 한판 크게 딴 돈도 있지만.
오늘의 커리큘럼은 또 어떤걸로 같이죽자일까 가봤더니 연구원이 측정할게 있다며 내 몸에다 전선을 잔뜩 부착했다 이래놓고 자기는 쏙 빠지고서 전기로 지지는건 아니겠지? 의심스러워 한참 째려봤는데 다행히 별 충격이 없는게 정말로 측정만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선언을 들었다 내가 레벨3이란다 그게 된다고? 이렇게 쉽게?? 기뻐해야할지 황당해야할지;;; 근데 연구원이 앞으로 자기한텐 커리큘럼을 시키지말란다 어딜 나만 죽일라고? 그렇겐 못한다 시킬거면 연구원님도 하시라 뻗댔더니 레벨3이니까 앞으론 커리큘럼을 하면 지원금이 나온단다 내가 인첨공에서도 꽤 특이케이스라 한달에 96만원은 나올거라나? 뭐지? 그거 좀 한다고 알바월급의 절반 넘는 지원금이 나와? 이거 완전 고소득이잖아... 그렇게 돈을 퍼주고도 돌아간다니 인첨공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수익을 얻는담? 모르겠다 나야 돈준다면 땡큐지 알겠다고한 순간 연구원의 표정은 지금도 생생하다 마치 이세상 모든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행복을 찾아 떠나는 사람같았어;;;
오늘의 일기 끗!!
/situplay>1597044171>120에서 빼먹은 부분이 있어서 보충~~ 근데 >>0도 안 달았었네요;;; (댕청서연주)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다. ...아닌데, 이 아일랜드 식탁, 이 싱크대, 이 찬장... 많이 보던 인테리어인데? 아! 생각났다. 내가 능력 쓸 때 쿠킹 스튜디오로 맨날 상상하던 인테리어잖아. 그런데 이런 곳이 정말로 존재했나? 내가 왜 여기 있어? 황당해하다, 문득 깨달았다. 꿈이네. 그러지 않고서야 머릿속으로나 상상하던 곳에 와 있을 리 없잖아. ...잘 됐네! 한동안 길게 쉬어서 찜찜했는데 꿈속에서 연습할 수 있겠다~ 히히.
신선하고 품질 좋은 재료가 다양하게 진열된 선반(이건 선택! Z의 디저트에서 본건데 여기가 호주일리가 없잖아, Z님도 R님도 아무도 안 계시고~)에서 룰루랄라 재료를 챙겨서 아일랜드 식탁에 늘어놓았다. 우선 기본 버터 쿠키를 만들어볼까나? 언젠가 만들 과자집의 벽과 기둥이 될 거니까 적당히 단단할 필요도 있으니 재료의 비율을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겠어. 정량보다 약간 덜어낸 말랑한 실온버터를 보울에 넣고 손거품기로 힘껏 저어 크림처럼 만든 뒤 설탕을 두번에 나누어 넣는다. 그 다음엔 실온계란과 소금. 분리되지 않도록 빠르게!
보울을 안고 팔에 힘을 주어 속도를 높여 재료를 섞다가 슬쩍 안을 보니, 덩어리가 뭉친곳 없이 매끈하다. 이제 나머지 가루 재료를 섞어야지!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 슈가파우더를 넣고 실리콘 주걱으로 잘 섞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뒷목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 이전의 전투에서 내가 잘 잡고 있던 빨간머리 여자분이 사라지시기 전, 뭔가 바람같은게 불기 전에 이런 느낌이었는데... 급히 보울을 내려놓고 주변을 살피다가 경악한 나머지 악 하고 비명이 터져나왔다. 쿠킹 스튜디오의 벽면이 쿠키반죽이 되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뭐야?! 이거 뭔데? 그 배드 파더 소행인가? 모르겠다. 일단 여기서 나가야겠어! 보울을 팽개치고 그 자리를 박차려는데, 발바닥에 뭔가 끈끈한게 달라붙는 바람에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철퍽, 소리가 나며 바닥에 얼굴이 파묻혔다. ...철퍽? 급하게 상체나마 일으켜보니, 바닥까지 쿠키반죽으로 변해있었다. 바닥은 고사하고, 사방이 쿠키반죽이다. 나갈 틈도 없어보여. ...어쩌지? 이렇게 죽는 건 상상도...ー
"야!!! 신새봄!!!!!"
귀를 찢을 듯한 절규에, 눈이 번쩍 뜨였다. 내 룸메, 나단풍의 목소리다. 다행이다. 꿈이었구나. 그런데 이상하다. 뭔가 침대가 찐득하다. 마치 버터와 계란을 섞은 밀가루 반죽처럼...
농땡이 맞다. 좋게 말해서 비상사태를 위한 체력비축인 거지. 그렇다고 놓지면 큰 일이 나는 일까지 놓쳐가면서 농땡이를 피우진 않았겠다. 아니, 지금 이렇게 자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농땡이를 피워도 조금 활발하게 다녔다고 할까. 저지먼트 창가 밖이 칙칙하다면서 직접 꽃을 심지를 않나, 부실의 공기가 칙칙하다면서 화분들을 들여오지를 않나, 밤에 일하면 라면이 땡기지 않냐고 하면서 라면포트를 설치하지 않나..
" 어? "
전에 수족관에서 밥 한끼 먹기로 했다는 말에 기억이 안 나는지, 잠시 갸우뚱하는 대답을 하였지만 금새 "아아, 맞다." 하면서 기억을 해냈다.
" 어어. 그래서 뭐 먹고 싶은데? 그나저나 너 지금 어ㄷ.. 아, 안마의자에 있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린 한양.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파티션 너머의 한양의 자리에서 누군가가 넘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을 것이다. 일어나서 가려다가 발이 다른 책상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것. 그렇게 넘어질 뻔한 몸뚱이를 일으키고는, 안마의자에 있는 정하에게로 갔다.
정하는 도박을 하고 술을 마신 것에 대해 잠시 혼란을 겪었지만, 사실 행동의 강도로 따지면 한양도 할 말이 없었겠다. 결과론적으로 다 성공한 일이었지만, 크리에이터의 힘을 끊어버리겠다면서 4학구의 송전탑을 전부 박살내버리거나, 유니온을 막는다며 알루미늄판들을 정가도 알아보지 않고 부당하게 구입했다. 또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뒤집어서 엎겠다며 4학구의 언론인들에게 거짓정보를 전파했다. 정말로 안티스킬에게 걸렸다면 전과 3범 서한양이 됐겠지.
" 기억 났어, 기억 났어. "
그렇게 나오다가, 다른 파티션을 붙잡음과 동시에 정하의 능력으로 보이는 막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음, 잠이 덜....깼지 당연히. 아침마다 정신 못 차리는 서한양인데, 이 정도면 꽤나 양호한 거지.
" 어. 괜찮아.. 방금 깨서 그래.. 어으.. 몇 시간을 잔 거지.. 아.. 두 시간 넘게 잤네.. 서한양 이 미친놈.. 이제 정신 차렸어. 놀라서 잠이 다 깨네. "
뭘 먹고 싶냐는 말에 스테이크,오마카세,활어회,소고기가 나오자, 한양은 잠시 고민을 한다. 소고기를 먹자니, 저번에 먹었고. 오마카세나 회를 먹자니, 저번에 연어를 먹었고. 이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