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위원인 아이가 잠잠해졌고 자신이 들어오면서 교실을 둘러봤다라는 것은 상관관계가 없었다. 그야말로 고양이가 야옹 울고 있는 것과 사과값이 내렸다 정도로 엄청나게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그것으로 정말로 추측하고 맞췄다라고 한다면 정말로 이 요괴 혹은 신은 눈치가 엄청나게 빠르다라고밖엔 할 말이 없었다. 아니면 찍었거나.
한편 박스를 다시 꺼내들자 유우키의 시선은 자연히 그녀가 꺼낸 박스로 향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들려오자 그는 잠시 침묵을 지켰으나 이내 싱긋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과보호가 아니에요. 그저, 아가씨가 신세를 졌으니 아가씨를 모시는 이로서 어느 정도의 성의를 준비한 것 뿐이니까요. 후훗. 시리카와 가문의 사람은 대대로 카와자토 일가를 모셔오기도 했고요."
딱히 그녀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모시는 이로서 최소한의 성의, 그리고 부탁을 하는 것 뿐.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오로지 상대의 선택이었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토마토...라는 것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야나를 모시는 캇파 중 하나겠지. 그렇게 추측하며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저 다른 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분이거든요. 아마 앞으로는 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 말을 했다면 말이에요. 어쨌든... 저는 제가 전할 것을 다 전했고... 이 이후는 제가 간섭할 사안은 아니니까요. 후훗. 아가씨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테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성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하는 것 뿐이니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216 응응 아마 그거일 거야! 이 스토리 진행 방식이... 에도 시대의 시작부터 몰락하기까지의 몇백년 간 역대 쇼군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까 등장인물이 많은데, 영상화된 건 1대 이에미츠 시대나 8대 요시무네만 다루는 편이야. 그래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만화판을 추천해😏 물론 보고 흥미 생긴다면 말이지!
>>2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때 초딩이었던 혈육이 하길래 나도 같이 했지...😙
>>234 히 데 주 야..................................🥺🥺🥺🥺🥺
자신 때문에 받지 않겠다. 그에 대해서 그는 특별히 무슨 말을 더 하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이 무례하다고 느꼈다면 그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겠으나 아쉽게도 유우키는 지금 자신의 행동에 크게 잘못이 있다고는 느낄 수 없었다. 추측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와서 이렇게 있다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졌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허나, 그것에 대해서 일일히 이해를 바랄 순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그녀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그녀 역시 자신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이 있을테니까.
허나 그의 표정은 조금도 구겨지지 않았다. 여전히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그는 박스를 조심스럽게 챙겨들었다.
"그렇다면 괜히 시간을 뺏은 셈이 되겠군요. 죄송합니다."
사과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뺏었다는 것. 단지 그 뿐이었다. 이어 그는 꾸벅 고개를 숙인 후에, 정중하게 예를 차렸다. 일단 받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 그렇다고 한다면...
"하지만, 괜찮다고 한다면 알고 지내면서 친분을 쌓는 것 정도는 괜찮을까요?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이니까요."
딱히 거절하지 않는다고 하니, 자신 쪽에서도 굳이 더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일 뿐이었다. 이렇게 알아가는 이를 넓혀서 나쁠 것은 없었고, 자신에게 있어선 지인이 늘어가면 늘어갈수록 좋았다. 그야 친구가 많아진다는 이야기니까.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한 지인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엔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편, 그녀의 충고를 들으면서 유우키는 눈을 감고 싱긋 웃어보였다. 자신은 그걸 싫어하니까 자신 앞에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말라..인가. 왜 그렇게 말을 하는진 모르겠고, 자신의 다음 식사가 현세가 아닐 것이라는 위협 아닌 위협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도 모르겠으나 유우키는 두 눈을 깜빡하지 않고 이야기했다.
"...아야나님에 대한 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야 굳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야나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럴수만도 없으니, 그 점은 마냥 약속하긴 힘들 것 같네요. 노력은 해보도록 할게요."
그녀의 입장이 그러했듯이, 자신의 입장은 그러했다. 시라카와 가문은 대대로 카와자토 일가를 모셔온 집안. 그런 입장을 마냥 부정할 수도 없었고,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한다고 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꿀 마음은 없었다. 설사 눈앞에 있는 이가 범접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신이라고 하더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어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그는 돌아가려고 하는 듯한 그녀를 바라보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렇다면 또 보도록 해요. 아카유키씨."
꾸벅. 다시 한 번 인사를 하며 그는 그대로 뒤로 돌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돌아가려고 하는 이를 굳이 붙잡을 것은 없었고, 이렇게 안면을 마주했으니, 다음에 만나면 조금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