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4 음~ 오키! 그럼 그냥 기승전결 다 끝내는 식으로 원하는거지? 흠음 간단하게 상황 설명하고 그려오는 게 좋을 것 같긴 한데 포피는 먼저 동행 요청 안할 것 같은 설정이란 말이지 우라라가 그냥 먼저 거기 지나가시는 분! 하면서 말 걸었다는 식으로 날조해서 그려오겠삼
그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무게가 얼마나 되길래 버티지 못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녀가 저렇게 말하는 이유까지도. 마치 종족의 벽이 크게 세워진 것 같아 유우키는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었다. 그녀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오랜만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 같아 그는 씁쓸함을 작게 느꼈다.
"아야나님은 카와자토 가의 자제니까요. 그리고 카와자토는 알아가는 재력가이자 유력가이기도 하고요."
그 어떤 것도 어지간하면 바로 준비할 수 있는 곳이 아니겠는가. 역시 여기서는 아야나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그는 판단했다. 혹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지 자신이 좀 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을테고. 우선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너무 이쪽으로 마음이 쏠리는 것도 좋지 않으니까. 자신이 모시는 이는 어디까지나 '카와자토'였다.
"후훗.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그렇다면... 일단 저는 슬슬 좀 더 저택을 둘러보러 가볼게요. 그 이후에 같이 테루테루보즈 만들어봐요. 우리."
싱긋 웃어보이며 그는 슬슬 발걸음을 옮길 채비를 했다. 그녀가 붙잡지 않았다면 아마 안으로 천천히 들어섰을 것이고, 이후에 천을 수도 없이 가지고 와서 그녀에게 나눠주지 않았을까. 물론 붙잡는다고 한다면 좀 더 이야기할 의향은 충분히 있었다.
/슬슬 이벤트 기간도 되었고... 막레로 받아도 되고 조금 더 잇고 싶다면 이어도 괜찮아! 정말로 더 이어도 괜찮아! 다만 테루주도 이벤트 상황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 이렇게 쓴 거기도 하고!
>>799 …긴가민가 했는데 정말로 아는 사이구나. 사장님이 저렇게 웃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옛날의 일이 그다지도 사랑스러울까. 이제는 없는 친구의 얼굴을 그 아들에서 찾을 정도로.
여름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이제 겨우 오후 여섯 시를 반정도 지난 시간이었지만, 세상에는 어둠이 내려 앉아있었다. 상관 없었다. 조금 처지는 날씨지만 이런 날씨가 더욱 어울리는 사람도 있으니까. 무엇보다 이렇게 지하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면 바깥의 날씨 따위 아무런 상관이 없어진다. 제습기따위를 돌리는 소리는 조금 신경 쓰이지만.
“그건 내가 해야할 말인 것 같은데. 비가 이렇게 오는데 말이야.”
그냥 집으로 돌아가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뭐 어때. 다들 저 정도는 하니까 괜찮겠지. 아이자와의 모습에는 변화가 있었다. 굳이 누군가가 짚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녀석이 들어오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일전의 모습은 역시 취기가 올라 버려서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할 짓을 해버렸던 거겠지. 그때는 분명 건드리는 순간 형체를 잃고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달콤한 공포의 향기에 취해 있었는데. 오늘은 그 그림자가 아주 조금은 떨어져나간 느낌이었다. 보기에는, 더 나빠졌지만.
“…그야 어른이니까.”
확신은 없었기에 카운터 위를 침략해가는 꼬마 침략자의 이마를 가볍게 딱밤을 먹여주었다. 그날, 스튜디오에 있던 날. 딱히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신곡의 마무리 작업만이 남아, 언제나 하던 것처럼 영감이 올 때까지 혼자 손이 찢어지도록 기타를 쳐대는.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 무엇이 계기가 되었던 것인지, 그저 아이를 스튜디오의 안으로 초대했고……… 그리고 강렬하게 명치를 두들겨오는 취기에 주인없이 방치 되어 있던 오래된 기타의 주인을 찾아주었다. 사장님에게 말을 했더니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듯이 아무 말 하지 않았더랬다.
그 날은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 나를 이끄는 공포의 향에 취해 아이를 밀어 넣으려 들었고… 그리고 그것조차 하지 못해 결국 그냥 보냈다. 지금 당장 향하고 있는 곳의 위치조차도 모르는 채, 말로는 마음을 전하기 어려워 음악을 이용했다. 아이자와가 돌아간 이후에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기분이 나빴다. 변모해버린 ‘야요이’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헛구역질을 했다. 내 안에 조금 남아있던 희망을 전부 토해버렸고, 고통과 절망으로 빈 곳을 다시 채웠다가. 그저, 그마저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고통과 절망마저 음악에 싣고 토해냈다. 그 아이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줄 건 없는데. 이거라도 마실래?”
적당한 잔에 콜라를 따라서 아이자와에게 건냈다. 기본적으로, DOG DAY에서는 소프트 드링크를 취급하지 않았지만 나름 칵테일종류는 충실하게 갖추고 있어서 그에 따라 기본적인 재료정도라면 있었다. 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그런 꼬마한테 술을 권할 수는 없잖아. 뭐 어때, 갑작스럽게 찾아온 녀석이 잘못이지. 3천엔이나 하는 티켓 값도 받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으니까. 음료값정도는 있어야 할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