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면서 그는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자는 신 혹은 요괴라고. 굳이 말하자면 요괴에 가깝지 않을까라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별 근거는 없었다. 단순히 아야나가 데리고 식객으로 살게 하는 이니까 요괴가 아닐까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그의 태도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자신이 믿고 모시는 것은 오로지 카와자토. 그들 뿐이었으니까.
테루테루보즈를 같이 만들겠다는 그 말에 유우키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야나도 함께 불러서 해볼까. 아니면 그녀는 지금 몸이 안 좋아서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으나 결국 아야나는 빼는 것이 좋겠다고 그는 판단했다. 몸이 안 좋은데, 테루테루보즈를 만들게 하는 것은 역시 너무 무리를 시키는 것 같았으니까.
"후훗. 그러면 제가 재료를 모아볼테니까 나중에 같이 만들어봐요. 일단 저는 저택을 천천히 둘러보는 중이었으니까요. 아. 혹시 저택에서 지내면서 불편한 점이나 그런 것은 따로 없으신가요?"
이곳에서 일하는 이로서, 카와자토의 손님은 정중하게 대한다. 그 원칙을 고수하며 유우키는 테루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이야기를 하라는 듯이.
뭐야, 우리 학교에 막 주종관계까지 맺는 애들도 있는 거야? 아니 뭐... 요괴가 있으면 신도 있을 거고... 인간도 있을거고... 아냐... 생각하는걸 그만두는게 좋을거 같아...
"그... 건 좀 곤란하겠네..."
응, 엄청 곤란할거야... 누군진 모르겠지만 그 주인님이란 사람이 화를 내는 것도 별로 보고 싶진 않단 느낌이 들고... 학교 여기저기 다 뒤지면서 찾을 정도라면 분명 엄청나게 엄청난 사람이겠지...
그렇게 다급하게 말하던 카와자토양은 데굴데굴 굴러서 바닥에 톡 떨어지더니 완벽하게 사람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검은 개구리 같은 형태였음을 말해주는 반듯하게 잘린 새까맣고 예쁜 머리카락, 하얀 피부에서도 금방 눈에 띄는 푸른 눈동자... 응, 분명 이런 애를 보고 미소녀라고 하는 거겠지...
"어... 어...? ...... 응..."
간절해보이는 표정과 함께 손까지 뻗어보이며 다시 학교 정문까지 가기를 재촉하는 카와자토양을 앞에 두고 잠깐 얼빠진 소리를 냈다가 이내 정신이 바로 들자 내밀고 있던 손을 잡고서 목적지로 향하기 시작했다.
뭐가 뭔지 제대로 갈피조차 안잡힐 정도로 복잡한 하루였기에 무의식적으로 목을 매만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평소보단 간지러움이 덜했을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그냥 기분탓이려나?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오랜 장마가 그치고 하늘은 무지개가 내걸렸습니다. 일기예보는 다행스럽게도 오늘부터 있을 마츠리 양일의 쾌청을 알립니다. 이야, 그나저나 아슬아슬했어요.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내렸다니까요?
삑삑─ 삑삑─ 삑삑─ 삑삑─ "왓쇼이─! 왓쇼이─! 왓쇼이─! 왓쇼이─!"
일본 전국에 마츠리가 널리고 널렸듯이, 크고 작은 신사가 간간이 비치는 아야카미쵸에라도 마츠리는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통칭 나츠마츠리, 언급되지 않는 나머지 잊혀져 가는 명칭이지만 정식 명칭 아야카미 신사 예대제라고 하는 행사야말로 아야카미쵸의 하이라이트. 토요일부터 일요일 이틀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열리는 대축제는 예나 오늘이나 지역 주민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가마에 모셔진 신의 정체를 아는 주민이 과연 몇이나 될런지는 차치해두고요.
화려한 라이브 공연을 초청할 정도로 크나큰 행사는 아니지만, 오랜 역사의 명맥을 잇는다는 사명 하 구색만큼은 제법 건실합니다. 먹을거리와 놀거리의 노점들도 제법 즐비해 있고, 꾸밈새도 다른 커다란 축제 못지 않음에, 토요일 행해지는 오미코시御神輿 행차 ─아야카미의 신을 모신 가마를 수많은 사람이 메고 온 아야카미를 순행하는 행사─ 는 가마꾼의 자원자 또한 많아 우렁찬 기합과 함께 열기를 끌어올립니다. 게다가 다시山車 순행은 양일에 걸쳐 눈이 아프도록 행해지고, 축제의 한 켠에서는 작은 무대가 마련되어 전통 악기 등을 이용한 공연을 볼 수 있으며, 축제의 분위기에 젖을 대로 젖는 일요일 밤에는 정해진 시간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니 이 얼마나 모자랄 데 없는 여름축제입니까?
날이 갈수록 기원이나 역사나 본질 같은 것은 잊혀지더라도, 지역 축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힘껏 손을 보태고 웃음을 높이며 즐기는 지금의 모습도 그 나름대로 좋은 것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요.
잊혀지는 신. 구색만이 남는 축제. 유카타를 입고 뛰어다니는 어린아이. 저마다 고르는 가면. 풍선 터지는 소리. 먼 옛날에는 들리지 않던 소리. 다가오는 왓쇼이 소리. 나이가 지긋하여 지팡이를 짚고 소란에서 조금 떨어진 노인이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면서 무릎과 지팡이에 의지해 화단 턱에서 일어나 멀리로 멀어져갑니다.
"우스운 일이 따로 없지. 다른 누구도 아닌, 아야카미의 신 그 자신이 잊혀지다니……."
그 말을 들었는지 모르는지, 축제의 열기는 끝도 모른 채 높아지기만 합니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신들의 시간이니까요. 떠들썩한 곳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하니, 그래서 아야카미 고등학교의 숨어든 신들도 나츠마츠리의 소식에 얼굴이 활짝 펴서 노점이 끝도 없이 늘어진 등불의 거리에 홀리든 스며든 것일지도 모릅니다.
"영차─!!" 짝짝짝짝짝짝짝짝……
물결을 치듯한 오미코시. 신앙 되찾이만 순탄토록 된다면, 이런 광경이야말로 만세토록 이어질 테니!
나츠마츠리 배경으로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3月9日~3月23日)
【 불꽃놀이 아래에서 보자 】
마츠리 마지막 밤에는 정해진 시간, 불꽃놀이를 쏘아올립니다. 언제부터 마츠리 하면 불꽃놀이가 된 것일까요? 언제부터 그것을 소중한 사람과 손을 잡고 바라다보면 그만큼 소중한 순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일까요? 인연이 없던 사람과 지켜보더라도 어째서 그 사람이 조금은 소중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버리는 것일까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불꽃놀이를 함께 지켜볼 인연이 결정되었습니다. 당신은 그 상대가 누구이거나 상관없이, 반드시 그 캐릭터와 축제 마지막 밤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일상을 돌려야 합니다.
< 주의사항1 > 누가 보더라도 인정할 정도로 불가피한 사정이 되지 않는 이상, 불꽃놀이 페어 일상을 취소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파트너가 마음에 들지 않아 어영부영 넘기려 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사정에 대한 설명과 양해 없이 페어 일상을 취소하거나, 기간 내 돌리지 않을 시에 최대 시트가 내려갈 수 있음에 유념하시기 바라겠습니다.
< 주의사항2 > 마지막 날 불꽃놀이를 보는 일상은 오직 1번만 돌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전 찌르기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당연히 불꽃놀이 일상은 돌릴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오직 단 1번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사전 찌르기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희망할 시 그 자리에서 불꽃놀이 일상을 구인하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즐거운 나츠마츠리를.
가사 번역 https://blog.naver.com/cifer_siu/220706253806
그 존재는 그치는 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길던 장마가 끝났다. 방 안에서 창가를 보며 그 존재는 끝난 장마에 살짝 성가시다는듯이 째려보고나서는, 포스터를 하나 손에 집어들었다. 나츠마츠리 , 이번에도 찾아왔구나하고 그 존재는 그 포스터를 쳐다보고는 '불꽃놀이'라고 적힌 것에 한번 시선을 갔다가 이내 흥미를 꺼버렸다. 시간이 자나면서 음식의 맛이나 질적인 것은 좋아졌지만, 그 존재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남아있어 이 지역의 마츠리와는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존재는 나츠마츠리보다는 유키마츠리가 더 익숙하였으므로.
"어쨋든 기나긴 장마는 끝나서 다행이네"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넘기자, 머리카락은 고체가 아닌 액체처럼 손을 따라 움직였다가, 이네 원래대로 돌아온다. 긴 장마가 끝나고, 여름의 축제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