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여름도 슬슬 끝물이다. 해 떨어져도 식지 않던 더위에 잠 못 이루던 열대야도 어느샌가 지나갔고 그에 따라 공기 중의 습기 또한 천천히 사라지는 게 곧 있으면 단풍이 지고 완연한 가을날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하는 듯하다. 이 카페 저 카페에서 우후죽순 내놓아졌던 여름 맞이 신메뉴나 빙수들은 어느새 소비자층의 관심에서 뒤로 밀려났으며, 영광스러운 인기 메뉴 자리는 조금 이르게 출시된 가을 신메뉴 혹은 조금 덜 차가운 음료들에게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내부는 아직 에어컨이 상시 가동되고 있었다. 차가운 냉방기 바람은 무더위를 쫓아내는 현대 문명의 축복이지만 동시에 추위에 약한 몇몇 사람들에게는 꽤 고달픈 것이라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바깥의 더위와 반대되는 실내의 냉기로부터 몸을 방어할 겉옷을 상시 구비하고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리라도 예외가 아니다. 흰 바탕에 검정 체크 무늬가 새겨진 남방은 충분히 넉넉한 크기로 냉방장치에서 비롯된 서늘함을 적절히 커버해주고 있었으며 손에 들린 핫 페퍼민트 티는 빠르게 식을지언정 손바닥에 온기를 전달해준다. 아직 나오지 않은 음료들을 기다리는 동안 먼저 나온 티를 한 모금 마시면 따뜻함과 상반되는 상쾌한 맛이 목구멍에 퍼지니 역시 다가올 가을을 준비할 음료로 적절하구나 싶다. 정기 상담을 마친 후 센터 선생님들의 커피를 사기 위해 마실을 나온 선경을 짐꾼 명목으로 따라붙었는데 그러길 잘했다 싶다. 방학이라서 그런지 이 시간대의 카페는 유독 더 붐비는 것 같다. 카공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 떠는 또래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활기찬 풍경이 썩 마음에 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리라는 캡모자를 더 꾹 눌러썼다.
"어?"
그런데 이게 누구람. 모자 챙 아래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실내를 탐색하던 두 눈동자가 어느 한 곳에 멈췄다. 검은 머리. 익숙한 얼굴. 학원도시라는 공간 특성상 아는 사람을 우연히 마주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런 만남에서 반가움을 느끼는 건 또 별개다. 때마침 픽업대에 올라온 음료 캐리어 하나를 집어든 리라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한양에게로 향했다.
"한양 선배님! 안녕하세요!"
한 손에는 음료 캐리어, 한 손에는 제 몫의 음료가 담긴 컵이 들렸어서 손을 흔들지는 못했지만.
그럼 적어도 눈칫밥에 구박 받은 것은 기억한다는 것일까. 아무 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아는 것과 하나도 모르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다른지 하나하나 열거하기는 어려우나 그 조금의 차이가, 최악과 최선을 나누는 것 만은 분명했다.
"세은이가 고작 4학년이었으면 부장님은 고작 6학년이었죠. 그걸 혼자 속에 묻고 선택을 했다는 점도 대단한 거에요. 그 나이에."
어쩌면 그것이 부모님 대신 세은이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에서 나온 행동일 지도 모르지만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이란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지 모르지만.
"차라리 이곳이 낫다라... 뭐, 부장님에겐 그렇다면 다행 아닌가요. 잘 됐네요."
대화가 너무 무겁지 않게 적당히 대꾸하던 나는 은우를 향해 다시금 조소를 날렸다.
"부장님이 스스로를 비난하는 건 뭐 상관 않겠는데, 제가 부장님을 원망하든 존경하든 그건 제 자유에요. 제 말고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고. 부장님이 해도 상관없다느니 할 자격, 권리 없으니까, 자책은 혼자 침대 속에서나 하세요."
조소와 더불어 쓰게 내뱉고서 자세를 조금 고쳐 앉았다. 늘어졌던 상체를 일으키며 다리를 슥 꼬다가 참나, 하고 작게 읊조렸다. 곧 은우에게도 까칠하게 말했다.
대놓고 빈정거리고 눈을 가늘게 떠 은우를 흘겨보았다. 연애 기분 어쩌고는 둘째 치고, 그 앞서 했던 말에 짚을 것이 있었다.
"부장님, 방금 하신 말 말인데요. 가족이 아니어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과 잘 지내면 되지 않냐. 예, 그 말 맞긴 해요. 정론이죠. 그런데 그랬던 사람들도 다 한 번씩은 그랬다면, 저는 대체 누구와 잘 지내야 할까요? 결국은 돌아왔고, 그들에게도 사정은 있었겠지, 하며 넘어가줘야 할까요? 그래도 결국은 돌고 돌아 다시 왔고, 저를 생각해주니까?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하! 숨을 터뜨리듯 웃음소리를 냈다. 눈매를 한껏 구겨 짜증을 여실히 드러냈다가 슬그머니 풀어내곤 은우에게 질문했다.
"아무튼, 그래서 말인데요. 부장님, 현태오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요? 안희야도요. 걔들도 날 버렸다가 돌아와서 뒷수습 안 해주는 유사 가족인데, '부장님 조언대로' 버리기 전에 뭔 짓거리를 하고 다녔는지는 좀 알아야 할 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