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내 태도가 어느새, 아니 처음부터 적대적이었음은 두말 할 것도 없었다. 대화 중에 존경심이 새로이 솟았다 한들 그만큼 원망이 줄어든 것이 아니었다. 단지 최은우라는 인간에게 새로운 감상이 추가되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니 내 이런 거슬리는 부분을 지적한다 해도 코웃음을 쳤겠지만 단 한 번의 지적도 들어오지 않았다. 되려 그 포용하는 듯한 태도에, 흘려넘기는 저 태도에 나만 긁혀가고 있었다.
그 태도로 나를 대한다는게 참을 수 없이-
"...생각 정도는 해본다니 참 여유가 넘치시네요."
웃음기 없이 메마른 목소리로 대꾸했다. 이어지는 말에는, 바로 뭔가 말하지 않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러고보면, 나는 내 원래 성격이란 걸 몰랐다. 집- 그 저택에서는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죽은 듯이 있어야 했고 데 마레에서는 미움 받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착한 아이인 척 해야 했고 영락에서는 하루하루 미쳐버리지 않게 정신을 붙잡고 있는게 고작이었고 같은 말이라도 표정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걸 알았고 무표정보다는 웃는게 인간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걸 알았고 그래서, 그러니까, 그랬으니까.
그러므로 내가 지금 취해야 할 태도는.
"...습, 후-..."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서 심호흡을 했다. 내가 아주 잘 아는 것을 하면 됐다.
감정을 죽이고, 기분을 죽이고, 이 상황을 넘기면 돼.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래.
나는 차분히 감정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들었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로 말했다.
"부장님의 의견은 잘 들었어요. 분명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가치관이 있으니, 저와 생각이 다르실 수도 있겠죠. 저는 용서하고 용납하고 그러지 않을 거에요. 거기에 대해선 세은이하고는 이미 얘기가 끝난 상태에요. 이제 세은이 차례일 뿐이죠. 세은이 본인이, 다시 친구가 되겠다고 직접 말했으니까요. 직접 한 말을 지킬지 이번에도 버릴지는, 세은이 하기 나름이에요. 전 그저 지켜볼 뿐이구요."
나는 마시지 않은 이온음료를 챙겼다. 완전히 미지근해진 캔을 후드집업 주머니에 넣었다.
"태오와 희야에 대해서는, 말하실 것이 없다면 그런 줄 알게요. 말하지 못 한다는 사실 만으로 충분해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멋대로 끌어온 의자를 제자리에 넣고 부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귀한 시간 낭비하시게 하여 죄송합니다. 저는 이만 귀가할 테니 마저 일 보세요. 안녕히 계세요."
나는 돌아서 내 자리로 가 내 가방을 챙겼다. 가방을 한 쪽 어깨에 올려 걸치고서 부실 입구로 갔다. 뒤에서 붙잡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한, 나는 주저없이 부실을 나갔을 것이었다.
//은우야 고맙다 덕분에 초기 혜우 생각이 났다 혜우 잡는거 아니면 그냥 가버릴 거라, 이걸로 막레 해도 되고 따로 막레 써줘도 좋다
다소 어색하고 머쓱한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그저 만족스러웠는지 똑같이 미소지으며 한양을 바라볼 뿐이다. 특히 선경은 한양의 현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눈에 띄게 안심한 기색을 보였다.
'다행이네요. 한양 학생이 그 일 때문에 계속 아팠으면 마음이 안 좋았을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또한 리라는 이 광경에 다른 의미의 안정을 느낀다. 여러모로 강력한 스크래치를 내고 지나간 초여름의 사건은 관계의 재정립과 안정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거대한 트라우마를 남겼으니. 약의 종류와 양은 늘어났고 길어지던 상담 텀은 다시 짧아졌으며 종종 괴로운 기분이 되곤 했다. 하지만 역시 이런 광경을 보고 있으면 그 모든 고단한 일들이 마냥 의미없이 일어난 사건만은 아니었구나 하고 재차 느끼게 된다. 파도 쓸려간 자리에도 남는 것이 있다.
'사실 나는 리라가 저지먼트를 한다고 했을 때 조금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한양 학생 같은 좋은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점점 더 밝아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내부의 일—이를테면 그림자와 위크니스 같은 것들—을 모르는 만큼 일면에 불과한 감상이었으나 그 또한 진실의 일부분이다. 리라는 저지먼트와 함께하며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일어나는 법을 배웠으니까.
"물론! 좋은 건 잘 배워서 써먹어야죠. 그게 후배가 할 일 아니겠어요?"
다른 이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일. 한양의 말에 리라는 웃는다. 마땅히 그러할 것이다.
'만난 김에 뭐라도 사 주고 싶은데. 혹시 음료수는 이미 마셨나요? 어디 보자... 아, 여기 있다.'
그러던 중 어깨에 맨 가방을 뒤적이던 선경의 손에 작은 플라스틱 용기가 하나 딸려나왔다. 선경은 그것을 한양에게 내밀었다. 투명한 플라스틱 덮개 안에는 분홍색, 노란색, 연두색의 다식이 각각 2개씩 들어있었다.
'내가 만든 거예요. 답례라기엔 약소하지만 가져가서 한번 맛봐요. 음... 아니면 고등학생인데 케이크 같은 게 더 좋을까?' "한양 선배님 떡이나 녹차 같은 것도 좋아하세요. 부실에서 간식 드실 때 보면 그런 거 자주 드시더라고요."
당장 봄에 마니또를 할 때도 건넸던 간식들에 대부분 긍정적 반응을 보여줬던 걸 고려하면 이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차라리 더 나을지도? 그건 한양이 가장 잘 알겠지만.
>>0 [그래서,,,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있었대?] "다들 먼가 화풍이 달라진 느낌이에여." [...그건 또 무슨 소리래?] "마치 의도적인 작붕 같은거 말임다. 시리어스 장르에 있는 코미디계 그림체인 캐릭터처럼여." [그렇게 설명해도 전혀 모르겠거든...] "에이잉... 대충 그런 검다. 설명하는 것두 귀찮아여..." [이젠 또 제풀에 지쳐서 늘어져있거든...]
물론 당장 보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이해할수 있을만큼 그녀의 모습 역시 며칠 전과는 딴판이었을까? 생전 본적 없는 단발, 더위를 타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복장, 세상 다 산 사람마냥 피로에 쩔어있는 인상까지... 단지 그녀라고 짐작할수 있는 거라곤 그녀가 늘상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것, 여느 훈련때와 다를 바 없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과 특유의 독보적인 실루엣 뿐이었을테다.
[걱정까지 될 정도거든...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바뀌면 죽음을 암시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했으니까.] "설마 그러겠슴까~ ...머, 솔직히 살아오면서 그런 생각 안해봤다곤 못하지만... 확실히 있던게 없어진 느낌이라 허전하긴 하네여. 그렇다 한들 어쩌겠슴까? 잃어버린건 노력해서 다시 찾으면 그만이고, 그래도 못찾는다면 다른 길을 선택하면 그만임다." [...단어선택 하나하나가 어째 청춘이랑은 거리가 멀어보이거든. 솔직히 말해, 너 점례 아니지?] "...이래서 눈치 빠른 유라는 아보카도인 검다." [뭐래.]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가로젓는 그녀였지만, 다시금 그녀와 눈을 마주한 순간 자신의 의문이 모두 바로잡히는 경험을 했을테다. 그것은 일평생을 후회로 점철했던 인간성이 누락된 자의 말로가 느껴지는, 아무 것도 담겨있지 않은 동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