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토는 포도맛 카키고오리에 정신이 팔려 있었어요! 저 주인 아주머니가 얼음을 갈고있는 모습을 봐봐요! 당장이라도 입을 벌려서 갈린 얼음들을 먹고 싶어요. 하지만 잠시 참기로 했어요. 아주머니가 저를 신고해버릴 수도 있거든요! 세계 속의 군대를 관장한 군신! '힘'이라는 전체적인 개념을 관장하는 대신을 모시는 보좌관! 생애 처음으로 빙수집에서 진상짓을 하다가 신고당하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렇게 얼음이 갈리고, 얼음 위에 포도시럽을 뿌리는 아주머니였어요. 나오토는 그 과정을 보면서 먼 과거 시점에서 서양의 북방지역에서의 전쟁을 관장할 때, 목이 말라서 산에 쌓인 눈을 퍼먹는 기억을 떠올렸어요. 그때는 환경이 지금보다 훨씬 좋기에 먹어도 괜찮았을 겁니다! 괜찮을 거라고 했지, 괜찮다고는 안 했지만요! 그렇게 포도시럽이 덮인 카키고오리를 받고서는, 시원하게 먹을 생각에 생긋생긋 웃었어요. 이어서 한 소녀도 가게에 들어와서 딸기빙수를 주문했어요. 금발에 머리를 양갈래로 묶고, 안경을 낀 귀여운 소녀였어요. 양산을 쓰고 있어서 서구문물을 좋아하는 군신의 시점에세 속으로 웃었고요.
' ...신격은 안 느껴진다만.. 하지만..조금 더.. '
신격이 느껴지지 않은 소녀였어요. 하지만 이 아야카미쵸는 신과 요괴가 함께 섞인 마을. 이 자리에서 신이나 요괴를 봐도 이상할 것이 없었죠.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감각을 더 예민하게 곤두세워서 소녀에게서 신격이 느껴지는지 봐요. 인간이나 요괴면 그만인 것이지요.
' 칠요의 신이다.. '
나오토는 결국 나나의 정체를 알아보았어요. 그것도 구면인 사이였죠. 나오토는 나나라는 소녀가 빙수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고, 생긋 웃으며 말을 걸었어요. 방금 전까지 보였던 대가리꽃밭 같은 헤실한 웃음이 아닌, 정중하고 차분한 웃음이었어요.
그 존재는 그리 말하며 은막을 쳐다본다. 쉬운 말로는 거울이라고도 부르는 그 것은 센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턱에 손을 가져다보면 거울 속의 형상은 그 것을 똑같은 타이밍에 손을 가져간다. 처음 봤을 때는 자신이 하나 더 있다며 매우 놀랐던 그 존재는 거울 속 자신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 것이 '자신'인 줄도 모르고 벽 안에 누군가 있다!라고 생각하며 나름 위협도 했지만 그 것을 따라하자 화가 났었던 것이다. 아마 그 때 옆에서 다른 이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거울 속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봐야 자기 손만 아팠겠지만 말이다. 평상시에도 인간 정도 수준의 신체 능력만 유지하고 있는 그 존재는 최대 거울을 깨트려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는 것 외에는 없었을테니..
"....인간은 대단해"
물에 비치는 것 정도는 '기억' 속에 있지만 그 것을 인위적인 도구로 구현해낸다는 발상. 아마 자신이라면 300년이 지나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 존재는 다시 자세를 바꾸면서 한참 거울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 풍경에서 본 것은. 그 옛날 본적 있으나 기억하지 못하는 풍경. 스스로는 기억하지 못하는 풍경. 수많은 불길과 불길과 불길 속에 피흘리는 사람들의 공포와 절규와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을 이 어린요괴 느낄 수 있었다. 이승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것들이 저 곳에 있었다. 비명소리 여전히 귓가에 선연하다. 산자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강. 산 자는 절대로 볼수 없는 거울. 산 자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끓음. 하나같이 모두들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하나같이 모두들. 이렇게.
ーーー전부 너 때문이야. 카와자토 아야나.
“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어린 요괴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지르며 움츠러든다. 한 순간이었으나 그 총기 빛을 바랬다. 덜덜 떨며 아야나 지금 이순간 가장 찾고 싶은 이를 부른다. 카가리 신님, 카가리 신님. 어디 계세요? 카가리 신님. 아야나 지금 너무 무섭사와요, 보고 싶사와요. 보고 싶은 것이와요.
“카가리 신님………..”
덜덜 떨며 이 어린 요괴 초점 없는 눈길로 주변을 둘러본다. 이미 [ 아저씨 ] 에 대한 생각이…..생각이? 부들거리는 몸을 추스리려 하며 이 어린 요괴 신을 똑바로 바라본다. 똑바로 바라본 채 이리 말한다. 초점없는 눈으로.
“아오이 아저씨, 잘못했사와요. 잘못했사와요……..“
초점 잃은 푸른 눈에 물기가 고인다. 물기는 곧 흐름이 되어 땅에 떨어진다. 어린 요괴 울부짖는다. 잘못했사와요. 잘못했사와요.
거울을 주는 상대를 보며 그 존재는 그리 이야기했다. 손거울이라 불릴 그 것은 잘 포장되어 센에게 주어진 것이다. 생일 선물이 뭐더라하고 그 존재는 기억을 되세겨본다. '태어난 날에 주는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받는 것'이라는 정보를 떠올린 그 존재는 가볍게 고개를 꾸벅인다.
"고마워"
그리 말하며 포장을 그 자리에서 뜯고 손거울을 쳐다보자, 작은 막에 자신이 비추어지는 것에 움찔한다. ...작은 버전 거울?!이라고 겉으로는 티가 안 나지만 매우 놀란 그 존재는 자신에게 선물을 준 이를 쳐다보며 신물물이다...라는 생각과 인간 대단해..라고 인간을 속으로 찬양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