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실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원예부 온실의 앞마당에 들렀다 가자는 말이 들린다. 원예부에서 심어둔 은방울꽃을 같이 보고 싶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따라붙었다. 은방울꽃이라.
"그럼 원예부 온실로 간다."
랑은 리라의 말에 반응하여 원예부 온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학교 부지를 전부 아는 건 아니었지만 원예부 온실은 이전에 가본 적이 있었으므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교문을 넘어 운동장을 가로질러 어느새 온실 앞까지 도착하고 나면, 은방울꽃이 바람에 살짝씩 흔들리며 랑과 리라를 맞이해주는 게 보인다. 마치 손을 흔드는 것 같다. 은방울꽃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자리에 멈춰 서니 머리에 느껴지던 약간의 무게감이 사라지고 리라가 자신의 눈을 마주보며 날개짓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틀림없이 행복해진다...인가."
참 희망찬 꽃말이구나 생각하면서, 랑을 지금보다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싶다는 리라의 말에 피식 웃다가 금새 자신의 콧잔등 위에 올라앉아 이마에 부리를 콕 부딪히는 리라를 쳐다보았다. 눈이 살짝 가운데로 몰리긴 하지만 그래도 잘 볼 수 있다.
"...노력해보마."
리라에게만큼은 숨기지 않고 전부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게 꺼낸 말이 어쩌면 리라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았다. 그럼에도 랑은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차근차근 시간을 들이자. 시간이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는다지만 그 흐름을 쫓기 바쁜 삶은 언제나 시간을 쫓다가 끝날 뿐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못한 대로 맞이한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준비했다면 충분할 것이다.
그런 생각의 끝에, 자신의 이마에 얼굴을 폭 파묻는 자그마한 카나리아를 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연한 라벤더 색의 눈동자가 주황색의 눈동자와 마주하고 있다.
오늘 할건...서류우...작업... 동물원사태(나혼자 지었지만)때문에, 서류가 일주일치, 심지어 그 일주일치 밀린 사유에 대한 서류의 서류까지 자안뜩 밀렸다. 당장 코끼리나 코뿔소들이 지나가서 생긴 도로 크랙에 대한 청구서류작성이라던가... 주민소음 민원같은...이건 학교 행정반에서 해야하는거 아니냐 솔직히?!
성운선배가 하나 둘 족제비 상태에서도 힘내셨다지만...택도 없어... 서류서류서류 끝없는 서류...
그때 정하의 옆으로 핫식스 더킹 포도맛 뚱캔이 허공을 수평으로 부드럽게 가로질러 정하에게로 날아왔다. 이제 피로 때문에 환각까지 보는 건가? 하고 집어보면, 그 큼지막한 음료수 캔은 확실히 거기에 실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누군가 이능력을 써서 정하에게로 보내준 모양인데, 이렇게 깔끔한 수평을 그리며 박카스 병을 보내어주는 게 가능한 능력자는 로운이나 한양, 성운인데─ 성운이다.
손 안 대고 그래비셔널 포스로 자판을 눌러서 타자를 치는 법을 개발한 이후로 멀쩡하게 타자를 칠 때보다 더 빠르게 서류 처리가 가능해진 성운이 일주일간 분발했지만, 서류작업을 할 수 있다가 못하게 된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시 역부족이었다.
“원 플러스 원이더라.”
후배님 하나 드시라고. 하면서 성운은 칙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부실을 가로질러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 서류지옥에도 끝은 있을 테다. 쳐내고 쳐내다 보면 다시 원래 수준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페이션트 원의 상태는 어떻지?” “─심각한 변화는 없습니다. 누리랜드 사건 수준의 격동은 아직 탐지되지 않았어요. 얼마 전 「히프노스 피랍 사건」을 겪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그래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브젝트 제로가 아직 「팽창」해있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고서라도요.” “워낙에 성격이 자기 엄마를 닮았어야지.”
국장은 화면을 바라보며, 문득 감정이 옅게 묻어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걸」 보면서 아버지다운 미소라니 참 끔찍하게도 어울리지 않는다. 연구원은 못 볼 꼴을 봤다는 역겨운 우거지상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연구원은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다른 방향의 모니터를 확인하는 척했다.
“한동안은 서브젝트 제로를 주의깊게 관측해줬으면 하는데.” “그렇게 하지요.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시죠?”
그래도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히, 연구원은 국장의 요구에 반문했다. 지극히 과학자다운 반문에 국장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페이션트 원과 서브젝트 제로 사이에 생겨있는 「공백」, 조만간 자연적으로 메워지기 시작할 테니까.” “공백이 메워진다고 하시면··· 육체와 정신의 차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아마도 서브젝트 제로의 무의식이 지금의 성장한 모습을 억지로라도 붙들 계기가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면야.” “공백이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서 메워지게 되는 건가요?” “정신이 성장하거나, 육체가 역성장하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페이션트 원이 「성장」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후자겠지.”
배고파. 저녁을 조금 먹은 탓인가? 자정도 안 되어서 잠에서 깨더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한양은 바로 순댓국 밀키트를 꺼내서 끓이기 시작한다. 보기와 다르게 배고프면 야식도 꺼리지 않는 서한양. 간단하게 끓여진 순댓국과 밥 한 공기를 테이블 위에 둔다.
매운 국물에 입혀진 고소한 순대들을 먼저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준다. 짭쪼름함과 고소함이 입안과 코에 퍼지고, 순대 껍데기의 꼬들한 식감과 순대 안의 당면의 미끈한 식감이 조화로웠다. 순대를 다 비워서, 밥을 말아도 국이 넘치지 않겠다 싶을 때 밥을 말았다. 적당히 맵게 적셔진 밥과 꼬들꼬들한 내장. 특히 오늘은 저녁이 샐러드였기에 짠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걸까? 순식간에 그릇을 비우고, 깍두기 하나를 아삭아삭 씹는다.
" 꺼억-.. 잘 먹었다. 이대로 자기에는 양심에 찔리니깐.. "
이빨만 닦고 잔다. 양심에 찔려? 어쩔티비. 빨리 잠들어야지. 그렇게 한양은 회색 후드를 입고, 하늘색 수면바지라는 언밸런스한 조합의 코디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뭐 어때. 그냥 잠옷인데 말이야. 귀에 버즈를 끼고, 포스트말론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분 정도 지났을까? 어디선가 버즈를 뚫고 들리는 시끄러운 고성방가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다지 불쾌한 기분은 받지는 않았았다. 하지만 한양은 버즈를 빼고, 창문을 통해 소리가 들리는 곳을 살펴본다. 주변 건물에 사는 사람들 전부 다 자는 중인데 조용히 해달라고는 해야 될 거 아니여.
" 아오.. 왜 이 시간에 여기서 노상을.. "
한양은 아파트에서 터벅터벅 걸어나와서 무리들에게 다가간다. 후드티에 양쪽 손을 주머니에 넣고 무리에게 다가간다. 한양은 공격적인 어조가 아닌, 건조하고 낮은 톤으로 그들에게 말했다.
" 목소리 좀 줄여주실래요? 잠을 도저히 못 자겠어서요. 다른 주민들도 불편해하고 있고요. 부탁드려요. "
그런데 무리에 낀 익숙한 얼굴과 체구가 보였다. 얘는 왜 여기서 어울리고 앉았어.
" 뭐 하냐? "
정말 순수하게 여기서 뭐 하는지에 대한 의문 절반과 " 너는 이렇게 시끄러운 걸 가만히 냅두고 어울리고 앉았냐. "의 의미 절반이 섞인 질문이었다.